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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억류된 ‘통영의 딸’ 신숙자 씨 모녀와 1977년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 씨 송환을 위해 결성된 한일의원연대가 신 씨 모녀와 메구미 씨의 생존 사실을 알린 탈북자 이용수(가명·46) 씨의 일본 의회 증언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일의원연대 간사인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과 일본 민주당 가자마 나오키(風間直樹), 아리타 요시후(有田芳生) 의원은 8일 한국 국회에서 첫 준비모임을 열어 이같이 합의했다. 또 박 의원은 캐나다 의회가 신 씨 모녀의 송환을 촉구하는 결의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여야는 8일에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채 기 싸움을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은 한미 FTA와 관련해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괴담을 유포하는 사람을 구속 수사하겠다’는 검찰 발표에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저해할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비판하며 ‘적전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 “검찰 나서면 되레 부작용”황영철 한나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검찰이 나서면 국익을 위한 한미 FTA 토론을 억압할 수 있다’는 의견을 검찰에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정부가 SNS상의 ‘한미 FTA 괴담’과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집권여당은 발을 빼겠다는 태도다.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의 방침을 처음 문제 삼은 사람은 최근 이명박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정태근 의원이다. 이에 다른 참석자들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모양새만 연출된다” “여당이 한미 FTA 비준안을 강행 처리하려고 검찰과 손을 잡은 것처럼 비칠 수 있다”며 동조했다고 한다.하지만 일각에선 “아무리 당청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해도 집 안에서 총질 하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 당직자는 “FTA 반대 움직임이 ‘제2 촛불’로 번지는 상황에서 집권여당이 FTA 괴담 대응에 정부와 손발을 맞추기는커녕 파열음을 내면 어떻게 하느냐”라고 말했다.○ “FTA 처리 없다” 되풀이한 여당이날 아침 한나라당 소속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 오후에 외통위 전체회의를 열어 비준안 처리를 시도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여야 의원들은 ‘5분 대기’ 태세를 유지했다.그러나 남 위원장은 오후 5시 기자회견을 열어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9일째 점거 중인 외통위 회의실이 아닌 정무위 소회의실에서였다. 그는 “9일에도 한미 FTA 비준안을 처리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처리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을 바꾸는 등 복잡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여야 지도부는 거친 입담을 주고받았다.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관련 태스크포스(TF)까지 만들어 연구할 정도로 한미 FTA를 치밀하게 검토했다”며 “노 전 대통령만큼은 욕되게 하지 말라”고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원내대표 등을 겨냥했다.민주당은 김효재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전날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야권이 FTA를 반미 선동의 도구로 삼고 있다’고 비판한 대목을 문제 삼았다. 김 원내대표는 “FTA 반대 세력을 반미 친북주의자로 몰아붙이며 전형적인 매카시즘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여기에는 한나라당 남 위원장도 가세했다. 그는 “(김 정무수석의 편지나 검찰의 발표는) 적절치 않고 비준동의안 처리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오히려 야당 의원들을 자극해 쪽박을 깨는 일”이라고 비판했다.비준안 처리 디데이로 알려진 10일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어서 한나라당의 강행 처리 가능성을 놓고 여러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수능일에 강행 처리할 경우 수능 이슈에 가려져 비판을 덜 받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유권자들의 정치적 혐오를 더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의 ‘ISD 절충안’ 결실 볼까민주당 내에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의 핵심 쟁점인 ISD 문제에 대해 절충안이 제시돼 협상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절충안은 ‘FTA 비준안이 발효되는 즉시 ISD 존치 여부에 대한 협상을 시작한다는 약속을 미국에서 받아오면 비준안 처리를 물리적으로 저지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민주당 의원 87명 가운데 김진표 원내대표를 포함해 강봉균 김성곤 김동철 의원 등 45명이 구두 또는 서면으로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한나라당은 이 같은 움직임을 일단 지켜보겠다는 태도지만 민주당이 이 절충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제안해 올 경우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절충안에 부정적이어서 당론 채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5, 6일 서울 여의도와 명동 등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반대하는 거리 선전전에 나섰다. 하지만 한미 FTA 비준안의 국회 처리에 대한 민주당 내부 강온파의 견해차는 점차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여 협상을 주도해온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6일 “한미 양국 행정부가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유지 여부에 대해 지체 없이 협의한다는 약속만 하면 비준안 처리를 저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간 약속이 있으면 비준안 처리를 몸싸움으로 막을 게 아니라는 의견이 훨씬 많다”며 “(ISD에 대한) 한미 양국 협의 채널만 열어두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뒤 ISD 조항을 고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동영 의원 등 강경파 의원들은 미국과 재협상해 ISD 조항을 폐기하지 않는 한 비준안 처리를 물리력으로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도 4일 “FTA 처리 문제를 내년 총선에서 국민투표에 부쳐 그 결과에 따라 18대 또는 19대 국회에서 처리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에 자유선진당 임영호 대변인은 6일 “제1야당 민주당이 결사저지를 주장하는 일부 야당과 재야세력에 휘둘려 거리홍보전에 나섰다”며 “민주당의 거리홍보전에 박수칠 시민이 과연 있겠는가. 시민이 외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인터넷상의 한미 FTA 비난 여론에 대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은 4일 트위터에 “한미 FTA의 쟁점에 대한 사실관계는 이제 명확해진 것 같다. 온라인상에서 더는 사실이 아닌 내용이 사실처럼 유포되지 않기를 기대한다”는 글을 올렸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FTA를 주제로 일반 시민과의 트위터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초 20분으로 예정됐던 인터뷰는 1시간을 넘겼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책임자였던 민동석 2차관은 5일 트위터에서 “어쩌면 이렇게 2008년 광우병 파동 때와 똑같나요. 반미, 괴담과 거짓선동, 촛불문화제 위장과 중고교생, 심지어 유모차 주부까지…”라고 강조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지난달 11일 현역으로 입대한 가수 비(본명 정지훈·29·사진)가 사격훈련에서 만점을 받아 특등사수로 뽑혔다. 국회 국방위원회 신학용 의원(민주당)이 국방부에서 제출받아 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비는 지난달 26일 육군 5사단(열쇠부대) 신병훈련소 사격훈련에서 주간사격 20발 중 19발, 야간사격 10발 중 10발을 각각 명중해 사격점수 만점을 받았다. 주간사격에서 20발 중 18발 이상, 야간사격에서 10발 중 9발 이상 명중하면 만점으로 평가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립 과정에서 제1야당인 민주당이 실종됐다는 지적이 많다.서울시장 선거 때 후보를 내지 못한 채 시민단체세력의 ‘들러리’ 역할을 했던 민주당은 이번에도 여당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제1야당’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질 못했다는 것이다.특히 한미 FTA는 4년 전 민주당이 여당(열린우리당) 때인 노무현 정부 때 체결된 것이고 현 민주당 지도부는 노무현 정부의 부총리, 장관 등을 지낸 인사가 대부분이어서 지금 와서 “절대 불가”를 외치는 것은 자기부정이란 비판도 적지 않다.지금까지 요구해온 피해대책을 여당이 받아들였음에도 의원총회를 통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단번에 퇴짜를 놓은 것 역시 수권정당으로서의 신뢰를 떨어뜨린 일이다.의석수 87석인 민주당은 “우리는 한미 FTA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누누이 밝히면서도 FTA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의석수 6석의 민주노동당이 주도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한미 FTA 소관 상임위) 사무실 점거 농성에 아무런 반대 없이 들러리로 동참하고 있다.당내에서는 ‘야권연대’에만 매몰돼 민노당에 질질 끌려 다니는 모습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김영환 의원은 1일 의원총회에서 “우리는 FTA에 대해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게 아니니 만큼 투쟁 수위를 조절해 국민에게 신뢰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당 지도부를 공개 질타했다. 그럼에도 손학규 대표 등 지도부는 이렇다 할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한편 과거 국회 폭력 사태로 물의를 빚은 의원들이 태연히 폭력을 반복하거나 묵인하는 태도도 논란이 되고 있다.민노당 강기갑 의원은 2일 외통위 전체회의실 문을 걸어 잠근 뒤 폐쇄회로(CC)TV를 신문지로 가렸다. 강 의원은 2009년 1월 미디어관계법 처리 과정에서 국회 사무총장실에 난입해 ‘공중부양’ 활극을 펼쳤다. 2008년 12월 외통위 회의실의 출입문을 해머로 때려 부숴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은 민주당 문학진 의원은 같은 날 외통위 회의실 점거 책임의 소재를 놓고 남경필 위원장과 설전을 벌였다.‘폭력의 악순환’에는 국회의 고질적 온정주의가 한몫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올해 4월 한나라당 김무성,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임기를 마치며 양당 간 제기한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모두 취하했다. 지난해 12월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주먹다짐을 벌인 한나라당 김성회, 민주당 강기정 의원의 징계안도 없던 일이 됐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

여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놓고 2일 극심하게 대립했다. 3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한나라당은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비준동의안 논의를 시도했지만 야당의 저지로 무산됐다. 여야는 국회 본청 외통위 소회의실에서 4시간여 동안 대치한 끝에 해산했다. 외통위에서의 대립이 격해지자 한나라당 황우여,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별도로 협상을 벌였으나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 남경필 “한미 동맹은 찬성하나”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2일 오전 일찍부터 외통위 전체회의실로 들어가는 문을 막았다. 오전 9시 반경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소회의실을 통해 전체회의실로 들어가려고 시도했으나 민노당 김선동 의원 등이 의자에 앉은 채로 문 앞을 가로막았다. 남 위원장이 “비켜 달라”며 김 의원의 의자를 빼는 과정에서 김 의원이 의자와 함께 뒤로 넘어졌다. 남 위원장은 김 의원을 일으켜 준 뒤 “한미 동맹에는 찬성하시느냐”고 물었지만 김 의원은 대꾸하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은 회의실 문을 안에서 잠가 남 위원장이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2008년 12월 한미 FTA 비준안 상정 과정에서 해머로 외통위 출입문을 부순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던 민주당 문학진 의원이 “2008년엔 한나라당이 문을 걸어 잠갔지. 우리가 벤치마킹한 거지”라고 말하자 남 위원장은 “망치로 (문) 부순 거 국민들이 기억해”라고 맞받아쳤다. 남 위원장은 민노당 곽정숙 의원 등에게 “(야당의 행동은) 북한이 핵 협상할 때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는 것과 같다. 김정일 수법과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몇 차례 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던 남 위원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후 한나라당 의원들은 전체회의실로 들어가는 것을 포기하고 바로 옆의 소회의실에 모였다. 남 위원장은 낮 12시경 소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외교부 예산안 심의를 상정했다. 야당 의원들도 여기에는 참여해 약 2시간 동안 예산안 토론이 진행됐다. 이후 남 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에게 전체회의실로 향하는 문을 열어달라고 거듭 요청했지만 야당 의원들이 응하지 않자 “이런 식이라면 그냥 FTA를 (심의)할 수밖에 없다”며 오후 2시경 구두(口頭)로 비준안 상정을 선언했다. 비준안은 이미 지난달 외통위에 상정됐지만 이날 예정된 안건에 없던 비준동의안의 논의를 시작하자는 뜻으로 남 위원장이 ‘상정’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 서로 ‘당신이 이완용’그러자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남 위원장에게 “이완용 되지 말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남 위원장은 “당신이 이완용”이라고 맞섰다. 정 최고위원은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을 향해 “존경하는 이상득 의장님, (여당 의원들이) 전부 의장님 얼굴만 보고 있는 것 같은데 한 말씀하세요”라고 몇 차례나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 전 부의장이 FTA 비준안 처리 상황을 사실상 지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이에 발끈하며 “다시 그런 말 하면 내가 구체적으로 당신 이름을 거명하겠소”라고 항의하는 이 전 부의장의 목소리는 분함을 못 이긴 듯 심하게 떨렸다. 남 위원장도 정 최고위원에게 “만날 트위터만 보시지 말고… 트위터에 빠져 있다. 갇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야당 의원들에게 비준동의안을 이날 처리하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지만 야당 의원들은 “믿을 수 없다”며 대치 상태를 풀지 않았다.결국 남 위원장이 오후 6시 20분경 “내일(3일) 본회의까지는 외통위 회의를 안 할 것”이라며 산회를 선포하자 한나라당 일부 의원이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전 부의장은 남 위원장에 대해 “순진하다, 순진해”라고 했고 윤상현 의원은 “(남경필) 위원장 사퇴하라고 그래. 사회권 넘겨줘”라며 “(민주당은) 안철수 박원순에게 승낙받고 범국본(한미 FTA 반대 범국민운동본부)에게 승낙 받고 오라”고 말하기도 했다. ○ 정동영 “만민 공동회 열자”여야 원내대표는 원내수석부대표가 배석한 가운데 1시간반가량 비공개 회담을 했다. 민주당 김진표 원대대표가 이 자리에서 “협정 발효 후 즉시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 유지 여부에 관한 협의를 시작하는 것을 한미 대통령이 약속하라”고 요구하자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를 거부했다. 여야는 언론 등을 통해서도 장외 설전을 벌였다. 김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에 나와 “이 대통령이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그렇게 절친한 사이면 ‘ISD는 우리 국회에서 반대가 많으니 일단 지속 여부를 재협의하도록 하자’는 얘기도 못하느냐”고 말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트위터 등을 통해 “서울광장에서 만민공동회를 열자” “국민투표 합시다” “주권자들이여, 국회를 점령하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지금 FTA 반대론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매국노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놓고 여야가 극한 충돌로 치달으면서 지난달 31일 작성됐다가 야당의 반발로 당일 휴지조각이 된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문 성격을 놓고서도 아전인수식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합의문 서명자의 대표성이 쟁점이다. 한나라당은 여야가 교섭단체 대표권을 확인한 뒤 서명한 만큼 ‘정치적 효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민주당은 ‘가(假)합의’인 만큼 효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합의문은 국회법상 교섭단체 대표권을 서로 확인하고 각 당의 내부 조정을 거쳐 전권을 갖고 서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진표 원내대표는 같은 인터뷰에서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를 했더라도)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의에서 추인되지 않으면 효력이 사라진다. 그래서 ‘조건부 가서명’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가서명한 것인데도) 민주당을 압박하기 위해 합의문을 언론에 공개하는 등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에 대해 배신감을 느낀다”고 비난했다. 합의문의 효력 범위도 쟁점이다. 김 원내대표는 “농축수산업, 중소상공인을 위한 피해대책은 상당히 어려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다. 여당이 합의했고 이를 공개까지 했는데도 다시 재검토하겠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황 원내대표는 “정부는 여야 합의가 깨진 이상 피해 보전 대책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그는 1일 최고위에서도 “야당이 합의를 파기한 만큼 정부, 여당은 피해 분야 지원 대책을 별도로 마련하겠다”고 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건부 찬성론자인 민주당 송민순 의원(사진)이 한미 FTA 비준 동의안 담당 상임위인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빠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1일 “송 의원이 지난달 28일 스리랑카 국제학술세미나 참석차 출국해 일시적으로 상임위를 농림수산식품위원회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송 의원은 이날 귀국하고도 외통위로 복귀하지 않았다. 송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의 사정이란 게 있다. 다들 아는 것 아니냐”고 했다. 원내지도부는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 불가’란 당론을 따르지 않고 있는 송 의원에게 “한미 FTA 문제가 정리될 때까지 외통위에서 빠져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무현 정부 때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송 의원은 2008년 12월 한미 FTA 원안이 외통위에 상정됐을 때도 원내 지도부의 ‘요구’에 따라 외통위에서 비켜 있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31일 오후 7시 24분경 국회 본청 4층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장 주변은 아수라장이었다. 외통위원장실 입구 앞에 20여 대의 카메라와 200여 명에 이르는 여야 보좌진들과 취재진, 한나라당 외통위원 10여 명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 30여 명이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메웠다. 남경필 외통위원장이 굳게 닫혀 있던 문을 열고 나왔다. 그리고는 “물리적 충돌을 야기하면서까지 더 회의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상기된 표정의 남 위원장은 “민주당과 민노당 의원 일부가 회의장 주변을 에워싸고 점거한 상태가 계속됐고, 국민에게 더는 실망을 드리지 않겠다는 생각에서 회의를 진행하지 않겠다”면서 “그러나 이것은 민주주의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 위원장은 “민주당이 비겁하다”며 “노무현 정부 당시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가 잘됐다고 했던 분들이 지금 와서…”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야당 보좌진들이 “쇼 하지 마라” “당신이 비겁하다” “어디서 고인을 팔아먹느냐”는 등의 고함을 지르면서 한때 소동이 벌어졌다. 이들은 그래도 남 위원장이 계속 발언하자 “우∼우” 하면서 발언을 방해했다. 남 위원장은 어렵게 발언을 마친 뒤 자리에서 나왔고 외통위 전체회의는 개의도 못하고 무산됐다. 민노당 보좌진들은 전날 한나라당과 협상한 민주당에 대해서도 “비겁한 민주당”이라고 외치기도 했다.이날 외통위에서 벌어진 난장판은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ISD 해법을 거부하면서 예고됐다. 자유무역협정(FTA) 조항인 ISD는 경제주권 침해 여부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해온 사안이다.여야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심야회동에서 ‘한미 양국이 협정 발효 뒤 3개월 안에 ISD를 유지할지 협의를 시작해 1년 안에 국회에 결과를 보고하고 국회가 3개월 안에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절충안이 담긴 여야정(한나라당 민주당 정부) 합의문에 서명했다.그러나 31일 오전 9시 반경 시작된 의총에서는 “ISD에 대한 한미 간 협의는 협정 발효 뒤가 아니라 비준 전에 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민노당은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는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반대해온 야권 정책 공조 파기”라고 비난했다. 결국 민주당은 오후 4시 50분경 ISD 절충안을 거부하기로 하고 한나라당에 “미국으로부터 ISD 폐지를 위한 재협상 약속을 받아야 비준동의안 처리를 위한 표결에 협조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3,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 이런 약속을 받아오라”고 요구했다. 하루 만에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가 휴지조각이 된 것이다.남 위원장은 민주당의 제안과 관련해 여야 4인 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협정문에 사인한 지 얼마 안 되는데 그걸 대통령이 빼오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은 “비준동의안 처리 전에 한미 양국이 ISD 폐지를 협의하면 FTA 발효가 지체된다”며 민주당 요구를 거부했다.이어 한나라당 소속 남 위원장이 외통위 전체회의를 소집했고 외통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후 6시경 외통위 회의실로 향했다. 이를 알아챈 민주당, 민노당 의원 40여 명이 외통위 회의장을 점거하면서 사달이 벌어졌다. 남 위원장은 질서유지권까지 발동했으나 속수무책이었다.남 위원장의 발언에 이어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이 같은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 최고위원은 “참여정부에서 FTA를 체결한 것을 인정한다. 잘못된 판단이었다”며 “법무부 재경부 대법원장은 모두 반대했지만 외교통상부 통상관료들이 대통령과 여당을 속이고 나라를 사실상 팔아넘겼다”고 소리를 질렀다.그는 이어 “다섯 번째 날치기는 한나라당의 무덤이 될 것”이라며 “한미 FTA는 애국이냐 매국이냐 갈림길에 서 있는 중차대한 문제로 당이 아닌 국민의 운명을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정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ISD 재협상 약속을 받아오면 몸싸움을 안 하고 당당히 표결처리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의도 (국회의사당) 둘레가 2400m로 1m마다 2사람씩 4800명이면 국회를 둘러쌀 수 있다”며 “(국민들은) 11월 3일 국회로 와달라”고 호소했다.이어 등장한 민노당 강기갑 의원도 “이명박 정부가 참여정부 얘기하면서 야당을 헐뜯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며 “한국이 강아지처럼 미국 꽁무니만 졸졸 쫓아다녀야 하느냐. 이명박 정권이 미국의 쫄쫄이 행세를 하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이어 강 의원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한나라당이 강행 처리할 가능성에 대비하겠다며 외통위원장실에서 철야 농성을 시작했다. 민주당 이종걸 전혜숙 김진애 의원도 철야 농성에 동참했다.이날 여야 원내대표가 서명한 여야정 합의문에는 민주당이 경제주권을 침해하는 독소조항이라며 재협상을 요구한 사안들에 대해 재협상을 전제하지 않는 선에서 일부 요구를 받아들인 내용들이 담겼다.여당은 정부에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을 위해 구체적 계획을 마련하고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학교 급식용 식자재를 FTA 협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하겠다고 밝혔다.정부는 농어업 대책에서도 △피해보전 직불금 지원 요건 완화 △밭농업과 수산업 종사자에 대한 직불금 신설 △농사용 전기료 감면 혜택 확대 등 민주당이 핵심적으로 요구한 3개항을 전격 수용했다.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대책에서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특별법(중소기업청이 고시한 업종에서 대기업의 진출을 금지하는 것) 제정 △FTA로 피해를 보는 기업과 근로자를 지원하는 무역조정지원제도의 대상 확대 등 민주당 요구 대부분을 받아들였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정동영 2006년엔 “FTA는 한미관계 지탱할 기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 앞에만 서면 민주당은 작아진다.”요즘 민주당 내에선 이 같은 얘기가 많이 나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재재협상이 이뤄져 상황이 바뀌었다”며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 반대를 외치고는 있지만 한미 FTA가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체결됐다는 점에서 어떤 반대 논리를 펴도 군색하다는 것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일종의 원죄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더욱이 “비준안 처리 저지를 위해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투쟁 방침을 밝힌 민주당 지도부는 대다수가 노무현 정부 때 요직에 있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2003년 경제부총리로서 FTA 추진 로드맵을 확정했다. 노무현 정부 때 여당이자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은 2007년 7월 ‘한미 FTA 협상 결과 평가보고서’에서 “한미 FTA는 ‘제2의 개항’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대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는데, 이 보고서를 주도한 열린우리당의 한미 FTA 평가위원장이 김 원내대표였다.정동영 천정배 정세균 최고위원은 노무현 정부 시절 각각 통일부 장관, 법무부 장관,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다. 특히 한미 FTA를 ‘신(新)을사늑약’이라고 맹비난한 정동영 최고위원은 과거엔 “한미 FTA가 완성되면 향후 50년간 한미관계를 지탱해줄 기둥이 (한미 군사동맹에 이어) 두 번째로 생겨나는 것”(2006년 열린우리당 의장 시절)이라고까지 했다.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 등에 대한 원내 대책을 브리핑하고 있는 홍영표 원내대변인은 한미 FTA 체결지원위원회 지원단장(2006년), 재정경제부 FTA 국내대책본부장(2007년) 출신이다.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정부와 한나라당, 민주당은 30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시행에 따른 농축수산업과 중소상공인 피해보전 대책 마련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FTA 비준동의안 국회 처리를 앞두고 여야정 협의체가 의견을 모은 것이다. 최대 쟁점인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 문제와 관련해 최종 합의가 이뤄지면 여야정 합의문이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정, 피해보전 합의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막판 심야 회동을 갖고 피해보전 대책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에는 한나라당 소속 남경필 외교통상통일위원장과 민주당 소속인 최인기 농림수산식품위원장,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 외통위 간사인 김동철 의원이 참석했다.이날 여야 6인 회동에서는 농축산업과 관련해 피해보전 직불제 발동요건 완화, 밭 농업 및 수산 직불제 시행, 농사용 전기료 적용 대상·장비 확대 등 세 가지 분야에서 의견 접근을 이뤘다. 피해보전 직불제의 경우 민주당은 농어민 소득이 기존의 85%로 떨어졌을 때 지원하도록 돼 있는 요건을 90% 수준이면 지원해 주도록 조건을 완화할 것을 요구해 왔다.한 참석자는 “정부가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던 1∼3항에 대해 정부가 원칙적으로 수용하겠다고 했다”며 “피해보전 대책은 초안까지 A4 용지 6∼7장 분량으로 마련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측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등과 통화를 연결해주며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여야 6인 심야회동 ‘직불제 요건 완화’ 등 3개 쟁점 타결▼이에 앞서 정부와 청와대는 29일 고위 당정청 회동에서 세 가지 분야는 재정 여건 등을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농어촌·축산 분야 지원은 당이 책임지고 처리하겠다“고 밝혔고, 당정은 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수립하기로 추가 합의했다.정부는 회동에서 “한미 FTA의 내년 1월 1일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10월 31일까지 비준안을 처리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지만 한나라당은 일단 민주당과 막판 협상을 벌인 뒤 결정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ISD 끝장토론회 불발하지만 여야는 이날 ISD 문제에 대한 합의 도출에 난항을 겪었다. 김 원내대표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노무현 정부 당시 자동차와 개성공단 분야에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면서 ISD를 내줬지만 이명박 정부의 재협상에서는 양보만 하고 얻은 게 없는 만큼 경제에 가장 큰 해독을 미칠 ISD부터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ISD 조항을 삭제하면 야5당 합의를 통해 FTA 비준안을 처리해 줄 수 있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황 원내대표는 “ISD가 노무현 정부 때 체결한 협정의 원안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와 체결한 FTA에도 포함된 일반적인 조항”이라고 맞섰다. 황 원내대표는 제3의 중재기구 별도 설치 등 다양한 보완 대책을 제시하며 막판 협상 타결에 나섰지만 견해차를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여야정이 이날 개최하려던 ISD 끝장토론도 무산됐다. 야당 측 토론자인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과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 정부의 31일 처리 요구와 방송사 생중계 불발을 문제 삼아 불참한 것이다. 정 최고위원은 “당정청이 31일까지 강행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은 토론이 진지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을 들게 한다“고 주장했다.이에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같은 당 소속 정 최고위원을 ‘민노당 의원’으로 부르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토론이 정 최고위원 등의 불참으로 무산된 사실을 파악하고 회의장에서 나오다 무산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누가 그랬어요? 민노당 정동영 의원요?”라고 반문했다. 정 최고위원이 민노당 측과 보조를 맞추는 것을 겨냥한 것이다.○ 국회 충돌 가능성 여전여야가 ISD와 관련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FTA 비준안 국회 처리를 놓고 정면충돌할 소지도 적지 않다.한나라당은 구체적 처리 시점을 못 박지는 않았지만 더는 늦출 수 없다는 기류가 대세다. 황 원내대표는 30일 “예산안 등 산적한 일정이 많기 때문에 11월 중순까지 마냥 끌고 갈수는 없다”고 밝혔다. 여권 내부에선 다음 달 1일 FTA 비준안을 외통위에서 의결한 뒤 3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반면 민주당은 여권의 국회 강행처리 결사저지를 위한 총력전에 들어갔다. 당 지도부는 30일 잇달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재재협상을 주장한 데 이어 31일에는 의원총회를 열어 결의를 다지고, 야5당 합동의총도 개최해 야권의 응집력을 과시할 계획이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민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나라당이 강행처리할 경우 야당의 대응 방법’을 묻는 질문에 56.8%가 ‘표결에 참석해 반대투표를 해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점거와 몸싸움을 통해 강행 처리를 막아야 한다’고 말한 응답자는 17.1%에 그쳤다. 13.2%는 ‘한미 FTA에 대해 찬반 토론을 한 뒤 표결에 불참하고 모두 퇴장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23일 전국 880명을 상대로 실시된 것이다. 27일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 방법을 논의하는 당 의원총회에도 보고됐다. 그러나 당시 8시간에 걸친 마라톤 의총에서 민주당은 ‘한미 FTA 비준동의안 통과 저지를 위해서는 몸싸움도 불사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의총에서 발언한 의원 43명(전체 87명)도 대부분 “몸싸움을 해서라도 막아야 한다”는 강경론을 폈다. “표결에 참석해 반대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의원은 김성곤 의원 1명뿐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8일 예산안 처리를 둘러싸고 국회 폭력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국민에게 사죄한다”며 3000배를 한 적이 있다. 당 관계자는 “국민의 생각도 중요하지만 국익 침해를 막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해 몸싸움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28일 오전 백령도에 해병대 병력을 태운 헬기들이 해안가에 착륙하고 있다. 이날 실시된 서북도서 방어훈련은 북한과 인접한 섬 지역에 대한 북한의 기습 도발을 막기 위한 훈련이다.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6월 창설된 이후 첫 번째 대규모 육해공 합동 훈련이다. 백령도=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여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28일 강행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자 민주당은 “미국과 다시 협상해 문제가 있는 조항을 고치지 않으면 몸싸움을 해서라도 저지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여당도 “재협상은 결코 없다”고 맞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가 파행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은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한나라당 남경필 최고위원은 “야당에서 (절대 못하겠다고) 깨자는 식으로 나오면 일방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홍 대표가 수차례 공언한 ‘28일 강행처리’ 방침에 대해 “일단 그렇게 하자고 하고 있다”고 동의했다. 한나라당은 28일 의원총회를 열어 한미 FTA 처리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의원 전원(295명)에게 서한을 보내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서한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때 한미 FTA를 주도한 분으로 역사에 분명히 기록돼야 한다”며 “한미 FTA는 정권의 이익이 아니라 철저히 국익이라는 기준에 입각하여 시작됐고 마무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 FTA는 결코 여야가 대결해야 하는 의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8시간이 넘는 마라톤 의원총회를 열어 “재협상을 통해 경제주권과 국익을 침해하는 조항을 고치지 않는다면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비준안 처리를 막겠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전체 87명 의원 중 40명이 발언대에 섰다. 재협상을 하지 않고도 미국으로부터 문제가 있는 조항을 보완하겠다는 약속을 받으면 비준동의안 처리가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층 강경해진 것이다. 손학규 대표는 “구체적인 대책 없이 미국의 눈치를 보기 위해 한미 FTA 비준안을 처리하는 건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김진표 원내대표는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사법주권을 침해할 수 있는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를 폐지하면 비준안 동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등 야5당은 28일 한미 FTA 비준안 처리 저지를 위한 회동을 하기로 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막판 응원 편지로 박원순 시장 당선을 도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사진)이 다시 교수로 돌아갔다. 27일 학장회의차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관을 찾은 안 원장은 ‘야권통합을 위해 역할을 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잘랐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제3 정당 창당 여부에 대해서도 “학교 일만으로도 벅차다”며 말을 아꼈다. 박 시장에 대한 공개 지지로 이번 선거의 판세를 뒤흔든 것으로 평가받는 그는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다는 물음에 대해서는 “당혹스럽다. 그런 결과는, 글쎄요…”라며 말끝을 흐렸다. 박 시장의 당선 의미에 대해선 “상식과 비상식의 대결에서 시민들이 상식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적으로 돌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그것이 상식”이라고 했다. 이번 선거전과 관련해서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네거티브 공격은 상식적이지 않은 것이고 또 상식적인 답변이 있는데도 계속 주장하면 그것은 검증이 아니라 네거티브다”라며 “모든 것은 시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 주변에선 그가 일찌감치 대권 출마 선언을 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원장의 한 오랜 지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아는 안 원장은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커밍아웃’을 해봐야 검증이란 미명하에 공세가 집중될 것이란 점을 안 원장이 잘 알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27일에도 폭락을 거듭했다. 안철수연구소의 주가는 안 원장이 박 시장 지지 의사를 밝힌 24일(주당 10만 원) 이후 계속 떨어져 이날은 주당 6만1600원으로 마감됐다. 3일 만에 고점 대비 40%가량 하락한 것이다. 안철수연구소 주식 372만 주를 보유한 안 원장의 자산도 1000억 원 넘게 사라졌다. 안철수연구소의 주가가 10만 원이었을 때 안 원장의 주식 총액은 3720억 원이었으나 이날 주가 기준으로는 2291억 원으로 줄어들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26일 서울시장 선거 투표 종료시간인 오후 8시가 다가오자 트위터에 “넥타이 맨 젊은 직장인들이 투표소에 줄을 서고 있다”는 글이 잇따라 올랐다. 한 트위터리안은 “넥타이 매고 하이힐 신고 투표소로 뛰는 사람이 많더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20∼40대의 ‘선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광경이었다. 방송 3사(KBS MBC SBS)의 출구조사 결과 20대의 박 후보 지지율(69.3%)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30.1%)의 2배를 넘었다. 30대는 박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무려 75.8%로 나 후보(23.8%)의 3배였다. 40대에도 박 후보(66.8%)가 나 후보(32.9%)를 2배 이상 앞질렀다. 지난해 6·2서울시장선거 때의 방송 3사 출구조사(20∼40대)와 비교하면 이 경향은 더 두드러진다. 지난해 오세훈 후보의 20대 지지율(34%)과 한명숙 후보(56.7%) 간 격차는 22.7%포인트였지만 올해는 나 후보와 박 후보의 격차가 39.2%포인트로 16.5% 포인트 늘어났다. 30대는 오 후보(27.8%)와 한 후보(64.2%)의 격차가 36.4%포인트였던 데 비해 이번에는 15.6%포인트 더 벌어져 52%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특히 40대는 오 후보(39.8%)와 한 후보(54.2%)의 격차가 14.4%포인트였지만 올해 33.9%포인트로 2배 이상 늘었다. 20, 30대는 물론 40대도 한나라당에 등을 돌린 셈이다.20∼40대 ‘영맨’들은 왜 분노했을까. 왜 그 분노를 박 후보에 대한 지지로 표출했을까. 전문가들은 현 정부와 한나라당이 청년 실업, 고용 불안, 경제 양극화의 고통과 사회 정의의 부재를 해결하기는커녕 확산시키고 있다는 실망에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20∼40대는 금융자본주의의 모순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를 가장 심각하게 경험하고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20대 대학생들은 1년에 1000만 원이 넘는 등록금에 신음한다. 나 후보의 ‘1억 원 피부과 출입’ 논란이 일자 트위터에는 “나 후보에게 대학 등록금 1000만 원에 벌벌 떠는 우리가 얼마나 우습게 보였을까…. 눈물난다”는 글이 올라왔다. 수많은 트위터리안이 이 글에 공감하며 리트윗했다.청년 실업으로 인한 상실감도 심각한 상황이다. 서울의 한 중상위권 대학 교수는 “대체적으로 문과대학 졸업생 취업률이 절반밖에 안 된다. 그중에서도 자신이 원했던 괜찮은 직업을 가졌다는 사람은 절반뿐”이라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다수를 차지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조에 의해 보호받지 못한 채 퇴출을 걱정하는 처지에 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이들은 인구의 상당수를 차지함에도 자신들의 이해와 삶의 고통을 대변해줄 정당이 없다고 느낀다. 정당정치의 핵심인 대의 민주주의의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한국 민주주의 위기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386세대인 1980년대 중·후반 학번이 다수인 40대 사이에서는 현 정부와 한나라당이 사회적 약자, 공공성, 정의에 대해 무관심한 ‘반칙 세력’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커졌다. 실제로 박 후보의 선거 유세에 혼자 와 ‘박원순’을 연호하는 40대 직장인이 많이 눈에 띄었다.윤 교수는 “상당수가 이명박 대통령의 사저 문제를 ‘최고지도자가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내세워 편법을 실행에 옮긴’ 사례로 생각한다. 실제 여부와 상관없이 현 정부를 반(反)공정, 반(反)공공 권력으로 인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영맨’들은 소통방식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부와 한나라당을 자신들을 대변하지 못할 뿐 아니라 자신들이 겪는 고통에 대한 연민과 공감이 부재한 집단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박 후보 선거캠프의 멘토단으로 참가한 배우 김여진 씨와 소설가 공지영 씨 등은 고통에 대해 들어주고 위로해주는 상담자로 여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시골의사’ 박경철 씨가 열어 온 ‘청춘콘서트’도 그런 고민을 들어주고 공감하는 장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서울시장 선거 투표일인 26일 오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와 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홈페이지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받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이날 “선관위와 박 후보 측 홈페이지가 디도스 공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돼 양측 사무실에 수사관 2명씩을 보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선관위 사이트는 오전 6시 15분부터 8시 32분까지 2시간 17분 동안 접속이 제한됐다. 박 후보의 홈페이지인 ‘원순닷컴(www.wonsoon.com)’은 이날 오전 1시 47분부터 12분 동안, 오전 5시 5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불통이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디도스 공격에 활용된 좀비 PC의 아이피 주소를 확보했다”며 “해당 좀비 PC에 어떤 악성 코드를 심었는지 또 어떤 작업을 하려고 했는지 등을 분석해 공격 근원지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공격 당시 디도스 방어 장비로 조치를 취했지만 공격을 막을 수 없어 KT가 제공하는 사이버 대피소로 홈페이지를 이동시켰다”고 말했다. 디도스 공격으로 선관위 홈페이지가 한때 불통돼 투표소의 위치를 검색하거나 투표율을 조회하려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박 후보 측은 “공격 사실을 확인한 뒤 홈페이지 접근을 차단하고 다른 서버로 홈페이지를 옮겼는데도 공격이 계속돼 사이버 대피소로 홈페이지를 이동시켰다”고 말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 박근혜의 득실‘선거의 여왕’도 서울에서는 판을 뒤집지 못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권 행보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됐다. 박 전 대표는 2007년 대선 이후 약 4년간의 침묵을 깨고 이번 선거의 전면에 나섰다. 사실상 내년 12월 대선을 향한 대장정을 시작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선거 막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선거캠프를 방문해 공개지지 발언을 하면서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박근혜 대 안철수의 싸움’이라는 성격이 더해졌다. 박 후보가 여유 있는 표차로 당선됨으로써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의 실체가 확인된 셈이다. YTN 여론조사 결과 박 전 대표의 나경원 후보 지지 효과는 19.1%, 안 원장의 박 후보 지지 효과는 28.6%로 나타났다. 박 전 대표는 6일 처음 선거 지원을 선언하며 ‘정당정치의 위기’에서 지원 이유를 찾았다.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25일에도 “책임 있는 정치가 되려면 정당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메시지는 울림이 작았다. 박 전 대표의 가장 큰 위기는 ‘기성정치’ 대 ‘제3세력’의 대결이란 이번 선거의 프레임에서 그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갈망’은 일단 박 전 대표로 상징되는 ‘정당정치’가 아닌 안 원장으로 상징되는 ‘제3세력’의 손을 들어줬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이런 흐름은 내년 총선과 대선 국면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성정치에 염증을 느낀 20, 30대와 소통의 길을 열고 진보와 보수가 혼재된 40대를 끌어들이지 못하면 박 전 대표의 지지세 확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친이(친이명박)계 일부에서 “안 원장에게 맞설 다른 후보도 물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꿈틀댄다.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보는 일각에서는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재오 전 특임장관 등 범친이계 주자들을 중심으로 ‘대안론’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선거 중반 여론조사에서 나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에 고무돼 있던 친박(친박근혜)계는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다. 친박계의 반론도 있다. 당초 20%포인트 가까이 뒤졌던 나 후보의 격차를 좁힌 데는 ‘박근혜 효과’가 한몫했다는 얘기다. 또 서울시장 외에 한나라당 기초단체장이 출마한 곳에선 모두 승리한 점을 함께 봐야 한다는 것. 한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지원 유세가 막판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선거의 여왕’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또 박 후보의 당선이 박 전 대표에게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박 후보와 시민단체가 주축이 된 ‘제3세력’이 서울시정을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따라 내년 정치 국면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선거 과정에서 ‘정당정치 바로 세우기’를 강조한 박 전 대표는 ‘신뢰와 소통’을 위한 행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수첩공주’라는 이름의 계정을 연 것도 그 일환이다. ○ 안철수의 득실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으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향후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원장은 이번 선거에 직접 나서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야권 서울시장 후보직을 박 당선자에게 ‘양보’했고, 후방에서 박 당선자를 지원했다. 박 당선자가 ‘안철수 바람’을 업고 당선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박원순의 승리=안철수의 승리’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 안 원장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게 맞서는 잠재적 대권주자로서의 입지가 더욱 확고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안 원장은 26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한 뒤 “선거관리위원회가 (내 말을) 어떻게 해석할지 몰라 조심스럽다. 선거에 대해서는 한 말씀도 못 드린다”고 말했다. 자신의 말이 이제는 ‘정치인 안철수’의 발언으로 해석된다는 점을 알고 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정치권은 이미 안 원장의 대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한 야권 인사는 “안 원장이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도 많고, 안 원장 주변에는 이미 그의 대선행을 염두에 두고 모여든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안 원장이 ‘스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대선, 박원순=서울시장 선거’로 역할을 분담했다는 얘기도 많다. 민주당 중진은 “야권에 한나라당 박 전 대표의 뚜렷한 대항마가 없는 상황도 그가 대권에 도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했다. 일각에선 ‘안풍’이 여의도 정치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만큼 안 원장이 기성 정당을 선택하는 대신 신당을 만들 것이란 관측도 돌고 있다. 이는 안 원장 스스로 기존 정치권을 대체할 새로운 리더십을 갖고 있다는 점을 거론해온 것과도 무관치 않다. 그는 지난달 6일 박 후보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할 때도 “(시민들이) 제게 보여준 기대는 우리 사회의 리더십에 대한 변화 열망이 저를 통해 표현된 것으로 여긴다”고 했다. 물론 현실 정치의 벽이 안 원장을 가로막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지금까지는 바람으로 영향력을 키워왔지만 정치세력화를 추진하면 리더십이나 정책에 대한 혹독한 검증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서울대 교수’란 직함을 달고 현실 정치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그에게는 벌써부터 ‘폴리페서’란 비판도 적잖이 나오고 있다. 안 원장이 야권의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히면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나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게는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 이사장은 서울과 부산을 오가면서 박 후보를 위해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고 대중연설을 하며 중앙 정치무대에 데뷔했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입지가 상승했다는 분석도 있다. 또 그가 야권 통합 추진기구인 ‘통합과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전개될 야권 통합 국면에서 목소리를 더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정작 홈그라운드인 부산 동구청장 선거에서 패하면서 위상이 흔들리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적 상승일로를 달리던 그에게 처음 브레이크가 걸린 셈.손 대표는 승리의 공을 나눠 갖게 됐지만 안 원장의 ‘힘’이 부각되면서 상대적으로 대선주자로서의 입지가 약해졌다는 분석이 많다. 자체 후보를 내지 못한 ‘불임정당’의 대표여서 ‘상처뿐인 영광’이란 평도 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통상절차특별법이 25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통과했다. 민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앞서 통과시킬 것을 강력히 요구해 온 이 법은 통상조약 체결 계획의 중요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나 국내 산업 또는 경제적 파급효과에 중대한 변화가 예상되는 경우 국회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통상절차특별법 표결 처리가 끝난 직후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시도했으나 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안건 상정에 대한 합의가 없었다”고 반발했고, 외통위 소속이 아닌 민주노동당 이정희 강기갑 권영길 의원은 위원장석을 에워쌌다. 이에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 등은 “이미 많은 요구가 수용됐다”며 고함을 쳤다. 김충환 의원은 “우리는 누구라도 내년 1월 1일 한미 FTA가 발효돼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이달 말까지 통과돼야 60일 동안 국내에서 준비할 시간이 있다”고 했다. 여야 의원들이 몸싸움을 벌일 기세를 보이고 국회 경위들이 회의장에 들어오면서 일촉즉발의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남 위원장은 “국민들 앞에서 몸싸움하고 문을 때려 부수는 모습을 보이길 원하지 않는다”며 야당 의원들에게 자리에 앉아줄 것을 촉구했지만 강기갑 의원 등은 물러서지 않았다. 남 위원장이 강 의원을 가리키며 “언제 공중부양할지 모른다”고 했고, 야당 의원들은 “동료 의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항의했다. 양측이 팽팽히 맞서자 남 위원장은 “피해 대책이 마련되면 적당한 시점에 표결 처리할 수 있도록 물리력을 동원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달라. 그러면 오늘 처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동철 의원은 “정부 여당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대책을 내놓는 것이 먼저다. 위원장도 여야 합의 처리를 약속해 달라”며 역제안했다. 남 위원장은 “신사협정을 맺자”며 “정부 여당이 피해 대책 마련에 충분히 성의를 보여 (처리할) 시점이라고 판단되면 야당 의원들도 표결에 임해 달라”고 재차 야당을 압박했다. 그러나 민노당 김선동 의원은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으면 물리력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남 위원장은 “(민노당과) 근본적으로 합의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면 몸싸움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산회를 선포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조만간 한미 FTA 비준안의 조속한 처리를 부탁하는 서한을 국회의원 295명 전원에게 보낼 계획이다. 28일 국회 본회의에서의 대국민 연설을 추진하다 여야 합의가 안 돼 무산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4년여 걸어온 ‘코러스(KORUS) FTA’를 2012년 1월 발효하려면 ‘알레그로(빠르게)’로, 경우에 따라 ‘비바체(매우 빠르게)’의 속도로 보조를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코러스는 한국(KOR)과 미국(US)의 영문 합성어로 동음이의어인 합창(chorus)에 빗대 국회가 한미 FTA를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요청한 것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17∼20일 미국 조지아 주 애선스 시의 조지아대에서 열린 ‘한반도 문제 학술세미나’에서 북한 대표단이 남측 참석 인사였던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국회 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장)과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해 상당 시간 논쟁을 벌였다고 박 최고위원이 25일 전했다. 북한 대표단은 이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맹경일 조선아태평화위 실장, 차건일 군축평화연구소 소장 등이었다. 세미나 당시 북한 측 대표단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던 것과는 배치된다. 양측의 논쟁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박한식 미 조지아대 국제관계학 석좌교수,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 미국대사, 프랭크 자누치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정책국장 등이 지켜봤다고 한다. 다음은 박 최고위원이 전한 북측 대표단과의 공방 내용.▽박=천안함 사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발표(북한 공격)를 믿는다. 이 사건으로 취해진 5·24조치(남북 교류 중단)를 철회하려면 천안함에 대한 북측의 조치가 필요하다.▽북측=우리는 천안함 사건에 개입하지 않았다. 그러니 책임도 없다. 남측 정부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 남북이 공동으로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 ▽박=정부 발표는 미국 스웨덴 등과 함께 한 조사 결과다. 이를 믿지 않는다면 남북 공동조사를 해서 과학적 근거가 나오더라도 계속 무관하다고 주장할 것 아닌가. ▽북측=5·24조치로 우리보다 남측의 피해가 더 극심하다. (북한 내에 있는) 남측 기업들이 문을 닫고 있다. ▽박=5·24조치를 철회하려면 북측이 ‘천안함 사건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밝혀야 하지 않나. ▽북측=우리는 이미 유감 표명을 했다.(천안함 사건 발생 한 달 뒤인 지난해 4월 북한이 “우리는 (천안함 사건이) 있어서는 안 될 유감스러운 불상사로 간주해왔다”는 논평을 낸 것을 가리킨 것으로 보임)▽박=그건 위로 차원일 뿐 북측의 책임을 전제로 한 게 아니지 않나. ▽이 부위원장=그렇다.이와 함께 북측 대표단은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두 차례나 만나 남북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남측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정상회담을) 더 구걸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임 실장과 김 부장이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조문하기 위해 북측 대표단이 서울을 방문했을 때와 2009년 10월 싱가포르에서 남북 정상회담 논의를 위해 접촉한 사실은 알려져 있지만 북측이 이를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나를 잊지 마세요’(물망초의 꽃말) ‘물망초 배지’ 달기 운동이 국회의원과 정부 기관, 시민단체로 확산되고 있다. 물망초 배지는 지난해 현충일 ‘6·25전쟁 납북인사 가족협의회’가 ‘북한에 납치된 사람을 기억하고 생사 확인과 송환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자’는 의미로 처음 만든 것이다. 20, 21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나선 김황식 국무총리,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등은 양복 왼쪽 옷깃에 물망초를 본떠 만든 배지를 달았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20일 내·외신 기자회견 때 배지를 달고 나왔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이 최근 협의회 측에 연락해 물망초 배지를 받아 김 총리를 비롯한 장관들에게 건넸고, 김 총리 등이 이를 달고 다니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 국가보훈처와 북한인권위원회, 충청향우회 등에서도 물망초 배지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결성된 ‘신숙자 씨 모녀와 메구미상 송환을 위한 한일의원 연대’ 소속 국회의원 30여 명도 물망초 배지를 달기로 했다. 신 씨는 북한 정치범수용소인 요덕수용소에 갇힌 뒤 생사 확인이 안 되고 있으며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橫田惠) 씨는 13세이던 1977년 북한에 납치됐다. 일본에도 비슷한 취지의 ‘푸른 리본 달기 운동’이 있다. 푸른 리본은 북한에 있는 피랍 일본인과 일본에 남은 피해자 가족이 푸른 하늘을 보며 재회의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는 의미를 담아 2000년 초부터 제작되기 시작했다. 2004년 5월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을 때도 이 리본을 달았다. 일본 정부는 최근 박 의원이 한 탈북자의 증언을 통해 제기한 메구미 생존설과 관련해 진위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22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납치문제대책본부’는 “메구미 씨가 2004년 말부터 2005년 초반까지 생존해 있었다고 들었다”는 탈북자의 증언을 조사하기 위해 직원을 직접 한국에 파견하기로 했다. 일본 여야 의원들은 ‘통영의 딸’ 신숙자 씨 구출운동을 벌이는 한국 국회의원들과 연계해 공동조직을 설립하고 메구미 씨의 송환 운동을 함께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