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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동맹 현대화(modernization of the alliance)’를 주장하는 가운데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요구에 따라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과 관련한 한국의 대(對)중국 견제 역할 등이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4일 “(대만 문제) 상황에 대해 여러 가지 협의를 (미국 측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소식통도 “특히 펜타곤(미 국방부)에서 대만 문제를 포함한 주한미군 태세 조정과 연계된 여러 요구들이 산발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지난달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이 일본과 호주에 대만 문제로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입장을 밝히라고 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중국에 대한 군사적 견제에 동참하라는 미국 측 요구는 ‘실용 외교’를 표방한 이재명 정부의 한중 관계 개선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국방부는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간 충돌 발생 시 한국이 맡게 될 역할 등과 관련해 우리 정부에 공식적으로 입장을 요청한 적이 있는지’에 대한 동아일보 질의에 “우리는 한국 국방부와 정기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미 국방부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평화, 억제력, 안정 유지 및 동맹 역량 강화를 계속해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 구체적인 역할, 입장을 요청했는지 분명히 밝히진 않았지만 중국 견제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가 미국 연방정부에 큰 수입을 가져다 주고 있으며 2028년 미국 대선에서 야당 민주당이 승리한다 해도 관세 수입을 쉽게 포기하는 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미 재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 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해 10월부터 올 7월까지 10달간 미국의 관세 수입은 1520억 달러(약 210조 원)였다. 한 해 전 780억 달러(약 108조 원)보다 거의 2배 늘었다. 이에 따라 현재의 관세 정책이 유지된다면 향후 10년간 2조 달러(약 2760조 원)가 넘는 관세 수입이 추가로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전문가들은 이 정도의 관세 수입은 어떤 정당이 집권해도 쉽사리 포기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조아오 고메스 교수(경제학)는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부채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수입원을 포기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관세 수입은) 중독성이 있다”고 NYT에 말했다. NYT는 민주당 내에서도 관세에 대한 견해가 나눠져 있다고 전했다. 일부는 반대하지만 현 관세 수입을 유지해 복지 혜택을 늘리자는 이들도 적지 않다는 것. 특히 민주당은 공화당보다 복지 확대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관세 수입처럼 꾸준히 정부에 들어오는 돈이 있을 경우 이를 포기하는 건 더욱 어렵다는 진단도 나온다.또 트럼프 대통령과 조시 홀리 공화당 상원의원 등은 관세 수입의 일부를 미국인에게 돌려줄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특히 홀리 의원은 최근 전 국민에게 1인당 최소 600달러(약 83만 원)를 지급해주자는 법안을 발의했다.한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 동부 시간 7일 0시(한국 시간 7일 오후 1시)부터 전 세계에 부과될 관세가 향후 며칠 간의 협상을 통해 낮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그는 3일 CBS방송 인터뷰에서 “며칠 안에 관세율이 낮아지진 않을 것”이라며 “관세는 미국이 그 나라와 가진 무역적자 및 흑자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다만 그는 “내 휴대전화로 (주요국) 통상 장관들의 연락이 쏟아지고 있다”며 관세 발효 후에도 협상의 문은 열어둘 뜻을 밝혔다.특히 그리어 대표는 캐나다에 올 4월 부과한 관세보다 10%포인트 높은 35%를 부과한 것을 두고 “지금까지 미국의 관세 조치에 보복한 나라는 캐나다와 중국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괘씸죄’도 반영해 관세를 부과했다는 뜻이다. 남미 최대 경제 대국으로 중국과 밀착 중인 브라질에 50%의 ‘관세 폭탄’을 투하한 것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에서 법과 민주주의의 오용, 이른바 ‘법을 무기로 한 정치공세’가 벌어지고 있다고 본다. 관세는 ‘제재’보다 가벼운 조치“라고 주장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의 우호적 관계를 강조하며 “우리는 한국과 훌륭한 관계(great relationship)를 맺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으로 출발하는 길에 ‘한국과 정상회담을 언제 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취재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 세계 상호관세 부과 등 최근 주요 현안을 묻는 가운데 한국과의 정상회담 일정과 관련된 질문도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미 무역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재명 대통령과 2주 내 백악관에서 양자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달 3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정상회담 일정 조율이 주요 안건 중 하나로 다뤄졌다. 4일부터 8일까지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취임 후 첫 휴가를 보내는 이재명 대통령은 휴가 기간 한미 정상회담을 비롯해 광복절 80주년 메시지, 광복절 특사 등 정국 구상을 가다듬는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의 경우 대미 투자 등 관세 협상 관련 후속 조치는 물론 국방비 증액 등 안보 현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한미 양국 간 논의에선 이 대통령이 이달 셋째 주 초 방미하는 일정이 유력하게 논의됐지만 이달 마지막 주 등까지 복수의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3일 “회담 개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한미 외교 당국 간 조율 중이며 결정 시 양국이 협의 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이재명 정부 고위 관계자가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한 주한미군의 역할 조정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에서 처음으로 이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재조정과 한국의 국방비 지출 증액 등이 최대 쟁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광복절 직전인 8월 셋째 주 초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한미 외교장관회담 후 열린 미국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주한미군의 역할이나 성격은 국제 정세 변화, 기술 발전, 그리고 중국의 전략적 역할 확대 등 여러 요인 때문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중국 등 공동의 위협(shared threats)에 대응해 요구해온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공식화한 것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동맹이 완벽하게 다 의견 일치를 보긴 어렵다”며 “미국 입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인도태평양 안보 협력과 관련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집단 방어(collective defense)를 강조하고 있는 데 대해선 “미국이 가진 생각과 우리가 준비되고 원하는 것을 잘 조합해 상호 협의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등 안보 현안에 대한 줄다리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조현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양측은 대만해협 안정과 평화 유지를 강조했다”고 미 국무부는 밝혔다. 또 루비오 장관은 “세계 정세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미국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한국과 어떻게 협조할 것인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고 외교부 관계자는 전했다. 한미는 8월 셋째 주 초로 이 대통령의 첫 방미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준비할 시간이 촉박한 점 등을 고려해 최대한 실용적으로 일정이 계획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날짜를 조율 중이며 내용(의제)도 실무선에서 충실히 만들어 가자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전 세계 68개국과 유럽연합(EU)을 상대로 각기 다른 상호관세를 부과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동부 시간 7일 0시(한국 시간 7일 오후 1시)부터 발효된다. 올 4월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을 외치며 예고했던 고율 관세가 현실로 닥친 것이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했던 다자간 자유무역주의 체제가 사실상 끝나고 각자도생의 보호무역주의가 중심인 새로운 국제 통상 질서가 도래했음을 뜻한다. 트럼프식 ‘국가별 맞춤형 관세 체제’가 현실화한 것이다. 하루 전 무역협상을 타결한 한국은 일본, 유럽연합(EU)과 같은 15%의 관세를 적용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불공정한 무역 체계로 인한) 미국의 무역적자가 국가 안보와 경제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하고 있다. 그 원인은 전부 또는 대부분 해외에 있다”며 관세 부과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특정 국가가 자국 상품을 제3국으로 보내 미국으로 ‘우회 수출(transshipping)’하는 일을 막기 위해 40%의 징벌적 관세 조항까지 신설했다. 우회 수출을 즐겨 활용하는 중국을 겨냥한 동시에 중국 제품의 핵심 경유지인 주요 동남아시아 국가를 압박하는 차원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진단했다. 미국의 주요 교역국인 인도, 캐나다, 브라질, 중국, 멕시코 등은 아직 관세 협상을 끝내지 못했다. 韓-日-EU ‘15% 관세’ 7일 시작… 타결 못한 캐나다 35%-브라질 50%[트럼프 관세 시대] 다자간 무역주의 대신 ‘새 통상 질서’러 원유 대거 수입 인도엔 25% 관세… 美가 무역 흑자 낸 英엔 10% 부과‘트럼프식 경제동맹 지도’ 새로 그려美 물가와 내년 중간선거 승패따라, 관세 정책 기조 달라질 가능성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서명한 상호관세 관련 행정명령을 통해 전 세계 무역 상대국을 △한국 일본 영국 유럽연합(EU)처럼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한 나라 △인도 캐나다 브라질 대만처럼 아직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나라 △중국 멕시코처럼 협상 타결을 유예한 나라 등 세 그룹으로 사실상 분류했다. 기존 통상 및 외교 문법을 무시하고 관세 중심의 ‘트럼프식 경제 동맹 지도’를 새롭게 그린 것이다. 그는 올 1월 재집권 후 동맹과 적성국을 가리지 않고 대대적인 통상 압박을 이어 왔다.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는 모두 교역국의 불공정한 무역 체계 때문이므로 미국에 대한 각종 관세, 비(非)관세 장벽을 철폐하라고 압박했다. 미국 동부 시간 7일 0시(한국 시간 7일 오후 1시)부터 적용될 상호관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80여 년간 유지됐던 다자 무역주의 체제 대신 ‘누가 미국에 이익이 되는가’를 새 무역 규범으로 삼은 ‘트럼프식 무역 정책’의 결정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식 국제 무역 질서 도래 백악관은 지난달 31일 웹사이트에 세계 69개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율을 공개했다. 다만 이 69개국에서 관세 협상을 체결한 나라와 아직 협상을 체결하지 못한 나라는 구분하지 않았다. 기한을 정해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 멕시코, 올 4월 관세보다 관세율을 더 올린 캐나다 등도 69개국에 포함되지 않았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같은 날 “전 세계적으로 200개국 이상의 통상·관세팀이 (우리에게) 접촉을 시도했다”며 “우리는 핵심 무역 파트너를 (협상) 우선순위로 삼겠다고 했고, 18개국 가운데 3분의 2와 맞춤형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부과된 관세를 보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각국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알 수 있다. 대미(對美) 무역흑자가 많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협상으로 미국 투자를 늘리고 미국산 상품과 에너지 또한 대거 구입하기로 한 한국 일본 EU 등은 비교적 낮은 15%의 관세를 책정했다. 역시 무역 합의를 완료한 베트남(20%)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이상 19%) 등 또한 올 4월 부과된 관세보다 낮은 관세를 적용받았다. 미국의 핵심 동맹이며 미국이 무역흑자를 기록 중인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인 영국은 가장 낮은 10%의 관세로 결정됐다.반면 인도는 올 4월 발표된 25%의 관세를 그대로 적용받았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산 원유를 대거 수입하며 러시아 제재에 나선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캐나다는 아예 기존 25%에서 10%포인트 오른 35%의 관세를 적용받았다. 미국으로 유입되는 ‘펜타닐’ 마약을 제대로 차단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하는데도 팔레스타인을 정식 국가로 인정하려는 시도 때문으로 풀이된다. 남미 최대 경제 대국이며 중국과 밀착 중인 브라질에도 50%의 관세가 적용됐다. 중국과 멕시코는 일단 현재의 관세를 잠시 유지하되 기한을 갖고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28, 2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제3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갖고 현재의 관세 유예 조치를 이달 12일까지 연장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에도 올 10월 말까지 현재의 25% 관세를 적용하고 협상 실패 시 30%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했다.● 美 물가-중간선거 등이 관세 지속 강도 결정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9년 1월 임기 만료까지 현재의 통상 압박을 계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관세로 인한 미국 수입물가 및 소비자물가 상승 정도,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집권 공화당의 성적 등에 따라 압박 강도가 조정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서정건 경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어떤 행정부가 들어서도 미국 우선주의, 중국과의 패권 경쟁 기조 등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반면 하상응 서강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미국 의회가 비준한 자유무역협정(FTA)과 달리 대통령 행정명령만으로 관세 정책의 지속성을 담보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본질적으로 ‘국내 정치용’이라고 진단했다. 미국과 관세 합의를 맺은 많은 나라들이 투자 규모, 세부 이행 방식 등을 놓고 미국과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 또한 ‘세부적인 숫자보다는 내가 이렇게 다른 나라를 굴복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과시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전 세계 68개국과 유럽연합(EU)을 상대로 각기 다른 상호관세를 부과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동부 시간 7일 0시(한국 시간 7일 오후 1시)부터 발효된다. 올 4월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을 외치며 예고했던 고율 관세가 현실로 닥친 것이다.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했던 다자간 자유무역주의 체제가 사실상 끝나고 각자도생의 보호무역주의가 중심인 새로운 국제 통상 질서가 도래했음을 뜻한다. 트럼프식 ‘국가별 맞춤형 관세 체제’가 현실화한 것이다. 하루 전 무역협상을 타결한 한국은 일본, 유럽연합(EU)과 같은 15%의 관세를 적용받았다.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불공정한 무역 체계로 인한) 미국의 무역적자가 국가 안보와 경제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하고 있다. 그 원인은 전부 또는 대부분 해외에 있다”며 관세 부과의 정당성을 주장했다.그는 특정 국가가 자국 상품을 제3국으로 보내 미국으로 ‘우회 수출(transshipping)’하는 일을 막기 위해 40%의 징벌적 관세 조항까지 신설했다. 우회 수출을 즐겨 활용하는 중국을 겨냥한 동시에 중국 제품의 핵심 경유지인 주요 동남아시아 국가를 압박하는 차원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진단했다.미국의 주요 교역국인 인도, 캐나다, 브라질, 중국, 멕시코 등은 아직 관세 협상을 끝내지 못했다. 다만 중국은 이달 12일, 멕시코는 올 10월 말까지 미국과 추가 협상을 하기로 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한국과 미국이 상호관세 부과 시한을 하루 앞둔 31일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미국은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그 대신 한국은 미국 조선업 등에 3500억 달러(약 486조 원)를 투자하고, 1000억 달러(약 139조 원)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와 에너지를 구매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한국 협상단과 만난 뒤 소셜미디어에 “한국과 전면적이고 완전한 무역 합의를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31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한국에 8월 1일부터 부과하기로 예고한 상호관세 25%는 15%로 낮아진다.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관세도 15%로 낮췄다”고 밝혔다. 한국은 이른바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를 위한 1500억 달러의 조선 협력 펀드와 미국에 투자하는 국내 기업을 지원하는 2000억 달러(약 278조 원)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또 향후 4년간 LNG 등 1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産) 에너지를 구매하기로 했다. 쌀, 소고기 등 미국이 강하게 요구해 왔던 농축수산물 시장 추가 개방은 사실상 제외됐다. 이날 합의에 따라 미국에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은 일본·유럽연합(EU)과 같은 15%의 관세를 적용받게 돼 관세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여건을 마련했다”며 “이번 합의는 제조업 재건이라는 미국의 이해와 미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 확대라는 우리의 의지가 맞닿은 결과”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본·EU산 자동차는 기존에 2.5%의 기본 관세를 받고 한국산 차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던 것과 달리 15% 품목 관세를 동일하게 적용받게 되면서 2012년 발효된 한미 FTA 효과가 13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또 철강과 알루미늄 등에 부과되는 관세(50%)는 이번 협상에서 제외됐다. 김 실장은 “펀드 규모를 늘려서라도 끝까지 (자동차 품목 관세) 12.5%를 얻으려고 노력했었다”며 “FTA 체제가 전혀 존중이 안 되고 있다”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스펙트(respect·존중)’ 받는다고 느끼게끔 계속 각인시켜라.”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오전 11시 미국 워싱턴의 상무부 청사.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국 무역협상단으로 방미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가진 회의에서 이같이 조언했다. 앞서 러트닉 장관은 워싱턴 상무부와 뉴욕 자택, 영국 스코틀랜드 등에서 한국 협상단과 만나 큰 틀의 협상안 조율은 거의 끝낸 상태였다. 그런 만큼 이날 1시간가량 이어진 회동은 최종 관문인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을 앞둔 사실상의 ‘마지막 리허설’이었다.● 트럼프가 SNS에 글 올려 면담하게 된 것 알게 돼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 협상단은 이날 러트닉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이 진행될 수도 있음을 직감했다고 한다. 러트닉 장관이 이른바 ‘트럼프 상대법’을 자세히 조언해줬기 때문이다. 특히 러트닉 장관은 앞서 일본과 유럽연합(EU)의 무역합의 과정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협상단을 만나서도 그냥 넘어가진 않을 것임을 주지시켰다. 그는 또 “트럼프는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협상가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라”며 협상단에 모의질문도 던졌다고 한다. 그러면서 러트닉 장관은 ‘리스펙트’란 단어를 여러 차례 반복해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물어도 그가 존중받는다고 느끼게끔 답하라는 것. 또 한국의 협상안이 일방적으로 미국에 ‘양보’하는 개념이 아닌, ‘협력’ ‘상생’의 취지라는 점을 강조하란 조언도 덧붙였다. 러트닉 장관과의 만남은 정오 무렵 종료됐다. 이후 협상단은 오후 3시 52분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오늘 오후 한국 무역협상단과 만날 것”이라고 쓴 글을 보고 백악관에서 마지막 담판을 벌일 때가 왔음을 알게 됐다. 구 부총리는 이날 한국 특파원단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이) 오늘 이렇게 전격적으로 이뤄질지 알 수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만남이) 현실화됐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韓 들고 온 투자액에 그냥 ‘오케이’ 하진 않아” 오후 4시 반경 한국 협상단이 백악관에 도착했다. 보안 검사를 거친 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직전까지도 협상단은 예상 질문을 수차례 되뇌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은 대통령이 질문을 던지면 협상단이 답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한국 협상단이 가장 우려했던 대미(對美) 투자액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의 즉석 인상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일본과 EU와의 무역협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즉석에서 대미 투자액을 직접 올렸다. 협상단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의 경제 규모가 한국보다 훨씬 큰 만큼, 일본이 약속한 수준의 투자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4조262억 달러로 한국(1조8697억 달러)의 두 배 이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한국이 준비했던 투자액보다는 더 많은 금액을 요구했다. 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액에) 그냥 오케이 사인을 해주진 않았다”며 “그게 왔다 갔다 하면서 금액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확정한 금액은 우리의 예상 범위 안에 있는 숫자였다”고 전했다. 또 일본과 EU와의 협상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문서에 자신이 원하는 숫자를 쓰거나, 적혀진 숫자를 지우고 새로 쓰는 상황은 없었다. 여 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보통 대통령이나 총리가 아니면 직접 협상하지 않는데 각료급 협상단(한국 협상단 의미)을 직접 협상한 건 한국을 존경하고 중시한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국 협상단은 백악관에 들어선 지 1시간 반쯤 지난 오후 6시경 백악관에서 나왔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시간은 30∼40분 정도였다. 그리고 오후 6시 16분, 마침내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한미 무역협상 타결 소식을 알렸다. 협상단이 이날 러트닉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합의 내용을 최종 점검한 지 7시간 16분 만이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3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정부 협상단과의 막판 면담에서 대미 투자액을 직접 높여 3500억 달러(486조 원)를 관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유럽연합(EU)과의 막판 협상에서도 대미 투자액을 직접 올렸다.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측 협상단을 만난 뒤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번 합의에 따라 한국은 미국이 소유하고 통제하며 내가 대통령으로서 직접 선정한 투자처에 3500 억달러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은 1000억달러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와 기타 에너지 제품을 구매할 예정”이라며 “자국 투자 목적에 따라 추가로 거액을 투자하기로도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협상단에 대해 “그들의 국가적 성공에 대해 이야기하며 만난 것은 영광이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한국 무역협상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즉석에서 대미 투자금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미국에 4500억달러 규모의 투자와 에너지 구매를 약속하는 조건(3500억 달러 투자와 1000억 달러 에너지 구매)으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할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 관세를 각각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무역 합의를 30일(현지시간) 타결했다. 이번 합의는 8월1일 관세 유예 조치 종료를 불과 이틀 앞두고 이뤄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2주 후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러트닉이 ‘도끼’라면 베선트는 ‘검’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협상 ‘투톱’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두고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이 두 사람을 각각 ‘도끼’와 ‘검’에 비유했다. 러트닉 장관의 협상 방식은 도끼로 내려찍듯 거칠고 묵직하고, 베선트 장관은 정교하고 날카로운 성향이라는 의미다. 두 장관은 다음 달 1일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는 한국이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결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두 장관을 설득하지 못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 또한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월가 출신답게 투자, 재정, 수익 등에 대한 관심과 감각이 남다르단 평가가 많다. 또 협상 스타일은 다르지만, 관세 부과를 미국 경제에 꼭 필요한 정책으로 인식하며 숫자를 중심으로 상대를 압박한다는 점에선 유사하단 분석도 많다.● ‘리틀 트럼프’ 러트닉… 베선트는 협상 과정서 존재감러트닉 장관은 최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장소를 바꿔가며 네 차례나 만났다. 그는 24∼28일(현지 시간)에는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을 미국 수도 워싱턴, 뉴욕주 자택,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했던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각각 만났다. 또 29일에는 두 사람에다 워싱턴으로 급파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더해 약 2시간의 협상을 진행했다. 구 부총리는 31일 베선트 장관과도 워싱턴에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과의 무역합의 성사 여부를 가늠하는 ‘최후의 담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황금 같은 마지막 협상 기회를 러트닉 장관과 베센트 장관에게 집중하는 이유는 그만큼 ‘트럼프표 관세 정책’에서 두 사람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 소식통은 “두 장관의 성향, 협상 방식 등을 고려해 준비하고 점검했다”고 전했다. 러트닉 장관은 최근 한국 정부 인사들에게 ‘리틀 트럼프’로 통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큰 목소리로 자신의 주장을 거침없이 펼치고 감정 또한 여과 없이 드러낼 때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또 한 가지 의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기보다 여러 의제를 넘나드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점으로 꼽힌다. 러트닉 장관과 수차례 만난 또 다른 소식통은 “말이 많은 편이고 숫자를 좋아하며 직관적인 성향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닮았다”고 평했다. 이런 스타일 때문에 그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한 인사는 그를 두고 “매끄러운 협상가는 아니다”라고 평했다.베선트 장관은 최근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무역협상 과정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올 4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각국에 상호관세 유예를 ‘깜짝’ 결정한 배경에 미국 경제에 미칠 타격을 우려한 베선트 장관의 강한 설득이 있었다는 주요 언론의 보도가 잇따랐다. 당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거칠고 위압적인 행동과 발언으로 일관하고 때론 월권까지 일삼는 러트닉 장관의 행보를 우려해 트럼프 대통령이 침착하고 유화적인 베선트 장관에게 주요 교역국인 일본과의 관세 협상을 맡겼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상대적으로 ‘온건파’ 성향으로 분류된다. 협상장에서 상대 측 발언을 귀담아듣고 논리적인 성향이란 평가도 있다. 다만 정부 소식통은 “상대적으로 베선트 장관이 젠틀하다는 뜻이지 큰 틀에서 관세 부과를 압박하는 건 마찬가지”라며 “꼼꼼한 디테일을 앞세워 압박하는 베선트 장관을 상대하는 게 때론 더 어렵다”고 토로했다.● ‘월가 CEO 출신’ 공통점… 재무장관직 두고 경쟁도 두 장관은 모두 월가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을 오래전부터 후원했고 정치적 야심도 남다르다는 평이다. 과거 한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에서 주로 상대했던 워싱턴의 정통 관료 출신 인사들과 결이 다르다는 의미다. 러트닉 장관은 뉴욕주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10대 시절 부모를 모두 병으로 잃었다. 펜실베이니아주 해버퍼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1983년 월가 투자은행 캔터피츠제럴드에 입사했다. 말단 직원에서 8년 만에 CEO에 올랐다. 2001년 9·11테러 당시 캔터 본사는 맨해튼 세계무역센터에 있었다. 이 여파로 러트닉 장관의 동생 게리를 포함한 캔터 직원 660여 명이 숨졌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한 자선행사에서 만났고 ‘뉴욕 출신 기업인’이라는 공통점으로 의기투합했다. 러트닉 장관은 2008년 당시 부동산 사업가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하던 방송 ‘어프렌티스’에 심사위원으로도 참가했을 만큼 쇼맨십도 강하다. 지난해 9월 11일 세계무역센터가 있던 ‘그라운드제로(0)’에서 열린 9·11테러 23주년 추모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반면 예일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베선트 장관은 대학 시절 월가 유명 투자자 짐 로저스의 인턴으로 일했다. 졸업 뒤엔 ‘헤지펀드 전설’ 조지 소로스가 세운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에 입사해 최고투자책임자(CIO)까지 지냈다. 2015년 키스퀘어그룹이라는 헤지펀드를 직접 설립했다. 공화당과 소속 정치인 등에게 최소 1500만 달러(약 208억 원)를 기부했다. 두 장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전 재무장관직을 두고 경합했다. NYT는 베선트 장관이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의 막대한 정부 부채,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불공정한 무역 구조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한 게 경제 수장으로 발탁된 주요 배경이라고 평가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한미 관세협상 담판을 앞두고 미국이 ‘최선의 최종(best and final) 협상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8월 1일은 (관세 협상의) 마감일”이라며 더 이상의 관세 연장은 없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는 조선업과 반도체, 미국산 무기 구매에 이어 2차전지, 바이오 주력 등 전략산업 투자가 포함된 최종 협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조만간 한미 관세협상 타결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정부 관계자는 “기존 제안보다 진전된 최종 제안을 미국에 전달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한국의 제안이 전달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오늘(미국 시간 30일) 한국의 제안에 대한 회의가 있을 것”이라며 “최종 결정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쥐고 있고 결과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단을 앞두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에선 상호관세 발효 전인 30, 31일 중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협상에서 한국에 “최선이자 최종적인 협상안을 갖고 협상 테이블에 나오라”고 요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만난 러트닉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종 협상안을 제시할 땐 “모든 걸 가져와야 한다(bring it all)”고 했다고 WSJ는 전했다. 한국이 제안한 대미 투자액 등을 증액해야 한다고 압박한 셈이다. 한국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에 이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류진 한국경제인연합회 회장(풍산 회장) 등이 미국을 방문해 관세협상을 지원하는 등 총력전 체제에 들어갔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민간기업이 그동안 구축한 미국 네트워크가 상당하다. 정부가 협상하는 큰 틀에 대해 필요한 경우 공유하고 있다”며 “민간에서도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도 많이 만날 수 있다. 거기서 들은 얘기를 전달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구 부총리 등 미국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는 주요 장관들과 화상회의를 갖고 “당당한 자세로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전했다. 구 부총리는 관세 발효 하루 전인 31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면담할 계획이다. 미국이 4000억 달러(약 557조 원) 투자를 요구해 온 가운데 정부는 2000억 달러(약 274조 원) ‘플러스알파(+α)’의 투자액 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대미 투자 패키지에 대해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등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러트닉이 ‘도끼’라면 베선트는 ‘검’이다.”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협상 ‘투톱’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두고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이 두 사람을 각각 ‘도끼’와 ‘검’에 비유했다. 러트닉 장관의 협상 방식은 도끼로 내려찍듯 거칠고 묵직하고, 베선트 장관은 정교하고 날카로운 성향이라는 의미다.두 장관은 다음 달 1일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는 한국이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결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두 장관을 설득하지 못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 또한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두 사람은 월가 출신답게 투자, 재정, 수익 등에 대한 관심과 감각이 남다르단 평가가 많다. 또 협상 스타일은 다르지만, 관세 부과를 미국 경제에 꼭 필요한 정책으로 인식하며 숫자를 중심으로 상대를 압박한다는 점에선 유사하단 분석도 많다.● ‘리틀 트럼프’ 러트닉…베선트는 협상 과정서 존재감러트닉 장관은 최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장소를 바꿔가며 네 차례나 만났다. 그는 24~28일(현지시간)에는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을 미국 수도 워싱턴, 뉴욕주 자택,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했던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각각 만났다. 또 29일에는 두 사람에다 워싱턴으로 급파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더해 약 2시간의 협상을 진행했다.구 부총리는 31일 베선트 장관과도 워싱턴에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과의 무역합의 성사 여부를 가늠하는 ‘최후의 담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정부가 황금 같은 마지막 협상 기회를 러트닉 장관과 베센트 장관에게 집중하는 이유는 그만큼 ‘트럼프표 관세 정책’에서 두 사람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 소식통은 “두 장관의 성향, 협상 방식 등을 고려해 준비하고 점검했다”고 전했다.러트닉 장관은 최근 한국 정부 인사들에게 ‘리틀 트럼프’로 통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큰 목소리로 자신의 주장을 거침없이 펼치고 감정 또한 여과 없이 드러낼 때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또 한 가지 의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기보다 여러 의제를 넘나드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점으로 꼽힌다.러트닉 장관과 수차례 만난 또 다른 소식통은 “말이 많은 편이고 숫자를 좋아하며 직관적인 성향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닮았다”고 평했다. 이런 스타일 때문에 그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한 인사는 그를 두고 “매끄러운 협상가는 아니다”라고 평했다.베선트 장관은 최근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무역협상 과정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올 4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각국에 상호관세 유예를 ‘깜짝’ 결정한 배경에 미국 경제에 미칠 타격을 우려한 베선트 장관의 강한 설득이 있었다는 주요 언론의 보도가 잇따랐다. 당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거칠고 위압적인 행동과 발언으로 일관하고 때론 월권까지 일삼는 러트닉 장관의 행보를 우려해 트럼프 대통령이 침착하고 유화적인 베선트 장관에게 주요 교역국인 일본과의 관세 협상을 맡겼다고 진단했다.이처럼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상대적으로 ‘온건파’ 성향으로 분류된다. 협상장에서 상대측 발언을 귀담아듣고 논리적인 편이란 평가도 있다. 다만 정부 소식통은 “상대적으로 베선트 장관이 젠틀하다는 뜻이지 큰 틀에서 관세 부과를 압박하는 건 마찬가지”라며 “꼼꼼한 디테일을 앞세워 압박하는 베선트 장관을 상대하는 게 때론 더 어렵다”고 토로했다.● ‘월가 CEO 출신’ 공통점…재무장관직 두고 경쟁도두 장관은 모두 월가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을 오래전부터 후원했고 정치적 야심도 남다르다는 평이다. 과거 한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에서 주로 상대했던 워싱턴의 정통 관료 출신 인사들과 결이 다르다는 의미다.러트닉 장관은 뉴욕주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10대 시절 부모를 모두 병으로 잃었다. 펜실베이니아주 해버퍼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1983년 월가 투자은행 캔터피츠제럴드에 입사했다. 말단 직원에서 8년 만에 CEO에 올랐다.2001년 9·11테러 당시 캔터 본사는 맨해튼 세계무역센터에 있었다. 이 여파로 러트닉 장관의 동생 게리를 포함한 캔터 직원 660여 명이 숨졌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한 자선행사에서 만났고 ‘뉴욕 출신 기업인’이라는 공통점으로 의기투합했다.러트닉 장관은 2008년 당시 부동산 사업가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하던 방송 ‘어프렌티스’에 심사위원으로도 참가했을 만큼 쇼맨십도 강하다. 지난해 9월 11일 세계무역센터가 있던 ‘그라운드제로(0)’에서 열린 9·11테러 23주년 추모식에 나란히 참석했다.반면 예일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베선트 장관은 대학 시절 월가 유명 투자자 짐 로저스의 인턴으로 일했다. 졸업 뒤엔 ‘헤지펀드 전설’ 조지 소로스가 세운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에 입사해 최고투자책임자(CIO)까지 지냈다. 2015년 키스퀘어그룹이라는 헤지펀드를 직접 설립했다. 공화당과 소속 정치인 등에 최소 1500만 달러(약 208억 원)를 기부했다.두 장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전 재무장관직을 두고 경합했다. NYT는 베선트 장관이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의 막대한 정부 부채,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불공정한 무역 구조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한 게 경제 수장으로 발탁된 주요 배경이라고 평가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9일 “북-미 정상 관계는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전날(28일) 공개된 대(對)남 담화에선 한국엔 “마주 앉을 일 없다”고 선을 그은 반면 미국을 향해선 핵보유국 인정을 전제로 한 북-미 대화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 미국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를 위해 김 위원장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며 비핵화를 조건으로 한 대화 의지를 강조했다. 한미의 대화 제의에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던 북한이 이틀 연속 담화문을 낸 데 대해 대통령실은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 김여정 “비핵화 논의는 우롱”김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우리 국가수반과 현 미국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조미(북-미) 수뇌들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비핵화 실현 목적과 한 선상에 놓이게 된다면 그것은 (상)대방에 대한 우롱”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국가의 불가역적인 핵보유국 지위와 그 능력에 있어서 또한 지정학적 환경도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엄연한 사실에 대한 인정은 앞으로의 모든 것을 예측하고 사고해 보는 데서 전제돼야 할 것”이라며 “우리 국가의 핵보유국 지위를 부정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철저히 배격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핵화 협상을 거부하면서도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면 북-미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수령을 거부해 온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향해 이틀 연속 담화를 낸 것을 두고 김 위원장과의 ‘브로맨스(bromance·남성 간 우정)’ 재개 의지를 밝힌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한미 연합훈련 중단과 핵보유국 인정 등을 끌어내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재명 정부에서 대화를 원하고 있는 상황을 미끼로 활용하면서 궁극적으로 얻고 싶은 ‘핵보유국 지위’라는 맥시멈 대화 조건을 요구한 것”이라며 “다만 이런 조건이 충족되더라도 북한이 나올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국으로부터 (대북 유화책으로) 받을 건 다 받아먹고, 대화 상대는 미국이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두 담화를 종합하면 한미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를 중단하고 비핵화 협상이 아닌 핵 군축 협상하자는, 트럼프 2기 출범 후 나온 담화 중 가장 명료하고 직설적인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 백악관 “北 완전한 비핵화 위한 대화 가능” 북한의 담화에 트럼프 행정부는 북-미 정상 대화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도 북한 비핵화 목표는 유지하고 있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 백악관 당국자는 28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fully denuclearised)’를 위해 김 위원장과의 관여(engaging)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수차례 북한을 핵 능력 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표현하며 김 위원장과의 대화 재개 의지를 강조해 왔다. 4월엔 “(김 위원장과) 소통이 있다. 그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북한을 ‘거대한 핵 능력 보유국’이라고 했다. 올 1월 취임식 당일에도 “그(김 위원장)는 핵 능력이 있다. 그 역시 나의 귀환을 반길 것”이라며 “우리는 잘 지냈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는 북-미 대화 가능성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김 부부장이 이틀 연속 입장을 낸 것이 굉장히 이례적인 것 아닌가”라며 “북한 고위당국자의 담화에 대해 굉장히 유의하고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한미 양국은 한반도 평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 왔다”며 “정부는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안정을 위해 북-미 회담 재개를 적극 지지한다”고 강조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미국이 예고한 상호관세 부과 시점(8월 1일)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민관이 총력 대응에 나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이 미국과의 막판 협상에 힘을 보태기 위해 29일 오후 워싱턴으로 출발했다. 전날 워싱턴으로 향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한국 정부가 조선업 협력을 위해 미국에 제안한 조선업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로서 협상단을 지원할 예정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31일(현지 시간)로 예정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의 담판을 위해 이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의 협상을 위해 유럽으로 떠났던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역시 워싱턴으로 복귀해 막바지 점검 작업을 진행 중이다.● 31일 관세 최종 담판2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50분쯤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 도착해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이 회장은 방미 목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안녕하세요”라고만 답한 뒤 출국장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투자액 370억 달러(약 51조5000억 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전날 테슬라에 공급하기로 발표한 23조 원 규모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인 테슬라 ‘AI6’ 칩을 이곳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이 회장이 대미 반도체 투자 확대 및 AI 반도체 기술 협력 등을 한국 정부의 협상 카드로 제안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미국에 이미 제안한 조선 협력 프로그램 외에 더 큰 ‘한 방’이 필요하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이 회장이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이 반도체 산업 재건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만큼 한미 기술 협력 확대를 논의하는 데 이 회장이 확실한 지원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에는 김동관 부회장이 워싱턴으로 향했다. 한화그룹은 올 초 1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했고 추가 투자 및 현지 기술 이전, 인력 양성 등을 정부에 제안한 바 있다. 같은 날 구 부총리는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 그리고 한국의 상황을 잘 설명하고 조선업과 한미 간 중장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도 잘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그간 미국과 조율해 온 한미 관세 협상의 세부적인 틀을 바탕으로 31일 베선트 장관과의 회담에서 최종 담판에 나설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깜짝 면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 역시 협상 타결 직전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 재무장관 회담은 협상을 위한 자리라기보다는 그간 한미 양국이 협의해 온 내용에 도장을 찍는 자리”라며 “회담 전까지 미국과 큰 틀에서의 협의가 완료돼야 협상 타결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축산물 카드 활용도 불가피” 정부가 재계까지 동원한 것은 그만큼 우리 정부가 다급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앞서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러트닉 장관과 회동한 후 25일엔 러트닉 장관의 뉴욕 자택까지 찾아가 협상을 이어갔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자택까지 가서 만났다는 건 협상에선 통상 긍정적인 시그널”이라면서도 “미국의 느긋함과 한국의 다급함이 그대로 묻어난 장면이기도 하다”고 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시간에 쫓기는 한국을 의도적으로 더 압박하고, 무역 합의의 분수령이 될 31일에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는 의도를 계속 보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러트닉 장관 역시 28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미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한 일본을 부러워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크게 웃으며 “한국인들은 스코틀랜드까지 날아왔다. 그들은 정말 정말 (무역) 협상을 타결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실과 여당 내에서 농축산물 개방에 대한 반대 기류를 감안해 정부가 기업 투자 확대로 미국을 설득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주요 지지층인 미국 농업계의 요구에 맞춰 주요 무역 대상국에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 확대를 꾸준히 요구해 왔다. 정부는 미국산 쌀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지지만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따라 국가별로 배정된 쿼터를 바꿔야 해 단기간 내 해결이 어렵다. 미국산 소고기 30개월 월령 제한 규제 폐지는 여당 내 반대가 거세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대미 투자 규모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부에 본인의 업적을 홍보할 수단”이라며 “농축산물 시장 개방과 같은 비관세 장벽 철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과의 무역 합의에 이를 수 있는 실질적인 명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이 예고한 상호관세 부과 시점(8월 1일)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민관이 총력 대응에 나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과의 막판 협상에 힘을 보태기 위해 29일 오후 워싱턴으로 출발했다. 전날 워싱턴으로 향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한국 정부가 조선업 협력을 위해 미국에 제안한 조선업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로서 협상단을 지원할 예정이다.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31일(현지 시간)로 예정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의 담판을 위해 이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의 협상을 위해 유럽으로 떠났던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역시 워싱턴으로 복귀해 막바지 점검 작업을 진행 중이다.● 31일 관세 최종 담판2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50분쯤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 도착해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이 회장은 방미 목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안녕하세요”라고만 답한 뒤 출국장에 들어갔다.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투자액 370억 달러(약 51조5000억 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전날 테슬라에 공급하기로 발표한 23조 원 규모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인 테슬라 ‘AI6’ 칩을 이곳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이 회장이 대미 반도체 투자 확대 및 AI 반도체 기술 협력 등을 한국 정부의 협상 카드로 제안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미국에 이미 제안한 조선 협력 프로그램 외에 더 큰 ‘한 방’이 필요하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이 회장이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이 반도체 산업 재건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만큼 한미 기술 협력 확대를 논의하는 데 이 회장이 확실한 지원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에는 김동관 부회장이 워싱턴으로 향했다. 한화그룹은 올 초 1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했고 추가 투자 및 현지 기술 이전, 인력 양성 등을 정부에 제안한 바 있다. 같은 날 구 부총리는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 그리고 한국의 상황을 잘 설명하고 조선업과 한미 간 중장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도 잘 협의하겠다”고 밝혔다.구 부총리는 그간 미국과 조율해 온 한미 관세 협상의 세부적인 틀을 바탕으로 31일 베선트 장관과의 회담에서 최종 담판에 나설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깜짝 면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 역시 협상 타결 직전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 재무장관 회담은 협상을 위한 자리라기보다는 그간 한미 양국이 협의해 온 내용에 도장을 찍는 자리”라며 “회담 전까지 미국과 큰 틀에서의 협의가 완료돼야 협상 타결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축산물 카드 활용도 불가피”정부가 재계까지 동원한 것은 그만큼 우리 정부가 다급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앞서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러트닉 장관과 회동한 후 25일엔 러트닉 장관의 뉴욕 자택까지 찾아가 협상을 이어갔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자택까지 가서 만났다는 건 협상에선 통상 긍정적인 시그널”이라면서도 “미국의 느긋함과 한국의 다급함이 그대로 묻어난 장면이기도 하다”고 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시간에 쫓기는 한국을 의도적으로 더 압박하고, 무역 합의의 분수령이 될 31일에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는 의도를 계속 보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러트닉 장관 역시 28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미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한 일본을 부러워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크게 웃으며 “한국인들은 스코틀랜드까지 날아왔다. 그들은 정말 정말 (무역) 협상을 타결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실과 여당 내에서 농축산물 개방에 대한 반대 기류를 감안해 정부가 기업 투자 확대로 미국을 설득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주요 지지층인 미국 농업계의 요구에 맞춰 주요 무역 대상국에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 확대를 꾸준히 요구해 왔다.정부는 미국산 쌀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지지만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따라 국가별로 배정된 쿼터를 바꿔야 해 단기간 내 해결이 어렵다. 미국산 소고기 30개월 월령 제한 규제 폐지는 여당 내 반대가 거세다.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대미 투자 규모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부에 본인의 업적을 홍보할 수단”이라며 “농축산물 시장 개방과 같은 비관세 장벽 철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과의 무역 합의에 이를 수 있는 실질적인 명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25전쟁 정전협정 72주년 기념일을 맞아 28일(현지 시간) ‘대통령 메시지’를 내고 “‘힘에 의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란 외교정책에 따라 우리는 한반도의 안보를 지키고 안정과 번영, 평화라는 숭고한 목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굳게 다짐한다”고 밝혔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날 ‘잊혀진 전쟁(Forgotten War)’으로 알려진 한국전쟁은 1950년 6월 25일, 북한 인민군이 38선을 넘어 전면적인 남침을 감행하면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대응해 미국은 한반도에서의 공산주의 침략을 저지하고, 미국의 국익을 방어하며, 서방세계에서 공산주의의 가장 강력한 적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병력을 파병했다”며 “마침내 1953년 7월 27일 휴전이 성립됐고, 공산주의 운동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히게 됐다”고 설명했다.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한국 비무장지대(DMZ) 방문 사실을 언급하며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선 최초로 비무장지대를 넘어 북한으로 들어간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1기 행정부는 북한 비핵화 협상, 미국인 인질 석방, 미군 유해 송환을 추진하기 위해 북한에 대해 최대 압박 정책을 시행하고 제재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또 “오늘날에도 공산주의의 악은 아시아에 잔존하고 있지만, 미국과 한국의 군대는 강력한 동맹 아래 단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7년 한국전쟁 정전협정 64주년을 기념해 7월 27일을 ‘한국전쟁 참전용사 정전기념일’로 지정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승리’, 유럽연합(EU)의 ‘굴욕’으로 끝났다.” 27일(현지 시간) 미국과 EU가 무역 협상을 타결한 직후 영국 텔레그래프가 내놓은 논평이다. EU가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30%보다는 낮은 15% 상호관세율을 얻어냈지만, 이번 합의로 유럽의 자동차, 명품, 제약 산업 등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EU 1, 2위 경제 대국이지만 이미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의 재정 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도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후 가장 큰 정치적, 외교적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를 내렸다.● NYT “트럼프 재집권 후 최대 성과”EU는 미국이 앞서 협상을 타결한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체급’, ‘중요도’ 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EU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9조4128억 달러(약 2경6781조 원)에 이르며, 미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다. 그런 만큼, 전반적으로 미국에 유리한 결과란 평가가 나오는 이번 미-EU 합의는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겐 상당한 치적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의 회담 뒤 들고나온 문서에는 EU의 대(對)미국 투자 금액이 5000억 달러에서 6000억 달러로 수정돼 있었다. 앞서 22일 일본과의 합의 당시 4000억 달러로 표시된 문서를 5500억 달러로 늘린 것과 유사하다. 또 EU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비용도 6000억 달러에서 7500억 달러로 수정돼 있었다. EU는 향후 막대한 규모의 미국산 군사 장비도 구매할 예정이다. 이처럼 EU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한 건 최악의 무역전쟁을 일단 피하자는 의도가 크게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비중이 높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가 미국 수출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를 통해 미국은 EU산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4월부터 부과된 25%에서 절반인 12.5%로 인하했다. 이에 EU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기존 2.5%의 관세를 더해 총 15%가 됐다. 일본과 같은 수준으로 조정된 것이다. 반면 EU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고 NYT가 EU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28일 보도했다. 자동차에서도 사실상 미국이 더 유리한 결과를 얻은 것. EU는 대다수 미국산 기계류 제품에도 무관세를 적용키로 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군사 위협을 막기 위해선 미국과의 안보, 군사 협력이 절실한 점도 이번 협상 과정에서 EU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데 반영됐을 것이란 해석도 제기된다. 미국이 유럽산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역시 기존 50%로 유지하기로 한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미국과 EU는 모든 항공기 및 관련 부품, 반도체 장비, 특정 복제약, 특정 화학 제품, 특정 농산물 및 천연자원과 핵심 원자재 등 전략적 품목에는 상호 무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합의 직후 佛과 伊에서 불만 터져 나와 상호관세율과 자동차 관세율을 낮추는 데는 성공했지만 EU에서 적잖은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28일 “의약품과 자동차 등 민감한 분야의 여러 요소가 빠져 있고, 농산물 일부 품목 면세 여부, 에너지 구매 조건 등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로랑 생마르탱 대외무역 담당 장관도 “(이번 합의는) 불균형하다. 특히 서비스 부문에서 ‘균형 회복’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추가 협상 가능성도 제기한다. EU 측이 대미(對美) 투자가 정확히 언제, 어떤 분야에서 이뤄질지 확정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향후 세부 협상에서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과 EU 실무진은 28일 양국 정상회담 후에도 일부 세부 사항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BBC방송도 “투자 관련 큰 숫자들이 거론됐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을 수 있다”며 협정 수정 가능성을 열어뒀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한미 간 핵심 확장억제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 가동이 지연되면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핵 고도화 대응에 초점을 맞춘 NCG가 향후 미국의 중국 견제 집중과 동맹의 방위 분담 확대 요구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여권 고위 관계자는 “미국은 NCG를 중국 견제로 확장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NCG는 ‘워싱턴 선언’에 따라 미국의 확장억제 기획·운용에 한국을 참여시켜 핵우산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2023년 7월 출범한 협의체다. 이후 매년 두 차례씩 열렸으며 한미는 비상계엄 직후인 올 1월 열린 4차 회의에서 올 상반기 중 5차 회의를 열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정부는 미국 측과 7월 개최를 목표로 NCG 5차 회의 개최를 협의했으나 일정 조율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르면 9월 개최를 염두에 두고 미국 측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NCG 개최가 지연되고 있는 것을 두고 미국이 확장억제를 중국 견제를 위한 동맹 분담 확대와 연계시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9월 한국 등 아시아 동맹국의 중국 견제 역할 확대 방향 등을 담은 새 국방전략(NDS)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NCG와 관련해 “한반도에서의 연합 전력 태세가 중국과 북한에 대한 억제에 신뢰성 있게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확장억제 등 한미 연합 전력 태세의 ‘억제’에 중국이 포함됨을 분명히 한 것. 실제로 미국과 일본은 지난달 외교·국방 당국자가 참가하는 정례 협의체인 확장억제 대화(EDD) 계기로 열린 미일 간 도상 연습에선 중국과의 충돌 등 ‘동아시아’에서 위기가 발생해 핵무기를 사용하게 되는 시나리오가 상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가운데 확장억제 정책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미국은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에서 전략자산 전개 비용이 포함된 ‘작전 지원’ 항목 신설을 요구한 바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 조야에선) 확장억제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한국의 경제 규모가 (일본보다) 작다는 점을 고려해 달라.”(한국)“한국의 대(對)미국 무역흑자 규모가 중요하다.”(미국) 다음 달 1일(현지 시간)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한국과 미국이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교역 상대국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를 중요한 협상 기준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 정부는 일본과 비교해 한국의 경제 규모가 훨씬 작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 측의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현지 시간)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양국은 한국의 경제 규모와 대미 무역적자 규모를 두고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한국과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는 각각 660억 달러(약 91조800억 원·세계 8위), 685억 달러(약 94조5300억 원·세계 7위)로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지난해 일본의 경제 규모는 한국의 약 2.15배(일본과 한국의 명목 GDP는 각각 4조262억 달러, 1조8697억 달러)로 일본이 미국에 약속한 5500억 달러 투자 등을 우리가 비슷한 규모로 추진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다. 이에 정부는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의 협의 때도 이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는 미국에 2000억 달러(약 274조 원) 규모의 투자 패키지 제안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이 금액도 한일 간 현실적인 경제 규모 격차 등을 기준으로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은 자국의 무역적자(한국의 무역흑자) 규모를 이유로 한국에도 일본 수준의 양보를 요구하는 분위기다. 미국 알래스카주 액화천연가스(LNG) 합작 사업 참여, 대규모 항공기 구매 등 일본과 합의한 내용을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하려 들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이 미국산 소고기, 쌀 등을 얼마나 수입하는지와 같은 시장 개방과 비(非)관세 장벽 해소도 협상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소식통은 “미국이 가장 중시하는 부분 중 하나는 ‘무역 불균형 해소’”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막판 협상 총력전에 돌입한 상황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최종 담판을 벌이기 전 협상 세부 내용을 대부분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에 머물던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협상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25∼29일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고위급 인사들의 스코틀랜드 방문 일정에 맞춰 유럽으로 이동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정부가 다음 달 1일(현지 시간)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이달 말 사실상 마지막 담판을 벌인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관세 및 통상 담당 장관들이 유럽연합(EU), 중국 등과 협상에 나서면서 한미 고위 당국자들이 얼굴을 맞대고 최종 조율에 나설 수 있는 시간이 짧으면 하루에 불과할 것으로 보여 정부의 부담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22일 일본이 미국과 무역협상을 전격 타결해 무역 합의에 대한 압박이 커진 상황에서 정부가 협상 시간에서도 쫓기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시간에 쫓기다 자칫 미국의 무리한 요구를 대거 수용하는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러트닉 “결정은 결국 트럼프 몫” 방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주말에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만나 협상을 이어갔다. 특히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의 뉴욕 관저로도 찾아가 협상을 진행했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26일 “큰 쟁점에서 서로 합의가 이뤄진 자리는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며 “결국 협상은 끝까지 가봐야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도 한국의 ‘비관세 장벽’ 등을 포함해 다양한 이슈에서 ‘백화점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그는 또 “결정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것”이란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각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입장을 고려할 때 그의 까다로운 눈높이에 맞출 협상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한국에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막판 협상’ 韓, 시간 쫓겨 부담감 커져상호관세가 부과되는 다음 달 1일까지 불과 나흘가량 남았지만 한미 고위급 회담은 주말 회동을 끝으로 잠시 멈춤에 들어간다. 미 측 핵심 인사들이 다른 나라와의 무역협상을 위해 워싱턴을 비우기 때문이다. 영국 스코틀랜드 방문을 위해 이미 출국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까지 현지에 머물며 EU와의 통상협상 등에 집중한다. 27일에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관세 담판에 나선다. 러트닉 장관과 그리어 대표 역시 EU와의 협상을 위해 스코틀랜드를 방문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들은 28, 29일에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되는 3차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관세 실무 사령탑’으로 통하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중국과의 협상을 위해 같은 기간 스톡홀름에 머문다. 베선트 장관은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과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를 갖기로 했지만, 구 부총리의 출국을 불과 1시간 앞두고 회담 취소를 통보한 바 있다. 연기된 양국 재무장관 회동은 베선트 장관이 워싱턴에 돌아오는 대로 열릴 예정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31일 방미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만나 통상협상에 힘을 보탠다. 결국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무역 상대국들 가운데 관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막판 협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협상을 위해 한국에 주어진 시간은 사실상 30일과 31일, 단 이틀밖에 없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당장은 중국과의 협상에 거의 올인하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 무역협상에선 사실상 31일 하루에 많은 게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편 백악관은 한미 무역협상과 관련된 언론 질의에 “미국 기업들을 위한 시장 접근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과 계속해서 생산적인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