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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 사회인 일본에서 치매 노인이 일하는 카페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일본 도쿄 서부 교외 지역 센가와에 있는 카페 ‘오렌지 데이 센가와’가 한 달에 한 번 ‘느린 카페’로 변한다고 보도했다.일일 직원으로 나선 치매 노인들은 손님이 들어오면 “이랏샤이마세(어서오세요)”라고 외치며 환영하지만, 주문이 시작되면 조금 버벅대는 모습이다.직원들은 주문서를 잊어버리거나 테이블에 메뉴를 잘못 전달하기 일쑤다. 손님이 주문한 물 한 잔을 마시기 위해선 16분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손님들은 치매 노인들이 서빙하는 날이라는 것을 알기에 누구도 불평하지 않고 “괜찮다”며 웃어 보인다.이 카페를 운영하던 전 주인이 치매에 걸린 자신의 부모에게 한 달에 한 번 카페 일을 맡긴 것이 시작이었다. 현재 카페를 운영하는 새 주인은 센가와 당국과 손잡고 지역 내 치매 노인을 꾸준히 연계 받고 있다.일일 서빙에 나선 모리타 토시오 씨(85)는 “이곳이 즐겁다.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다시 젊어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보험 판매원과 지역 협회 회장 등으로 일해온 모리타 씨는 2년 전부터 치매 증상을 보였다. 계속 일을 하고 싶었지만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던 그는 이곳에서 일하며 손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치매를 앓던 가족을 떠나보낸 손님들이 오기도 한다. 16세 딸과 카페를 방문한 아리카와 토모미 씨(48)는 “아버지와 함께했던 순간이 떠올라 눈물 날뻔했다”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4년간 치매를 앓다가 올해 초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일본은 2006년 인구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치매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현재 일본 인구는 약 1억2329만 명인데 후생노동성은 국민 600만 명 이상이 치매를 앓고 있다고 추정했다. 2025년에는 그 수가 73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치매 환자가 고립되지 않고 정신적·육체적 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치매 카페 등이 등장했다.카페 운영을 돕는 이와타 유이 씨는 “많은 (치매) 노인이 요양원이나 병원에 갇혀 있는 경우가 많다”며 “대중이 (치매에 대해) 더 잘 이해하면 이들이 외출하기도 더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부산항에 9300L가 넘는 기름 찌꺼기를 몰래 버린 러시아 선원 2명이 구속됐다.19일 부산해양경찰서는 해양환경관리법 위반 혐의로 러시아 선적 7000t 규모 원양어선의 러시아 국적 기관장 50대 A 씨와 기관사 20대 B 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해경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 6월 24일 부산항에 정박한 원양어선에서 단속을 피하고자 저녁 시간대인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해수 배출관을 통해 빌지(중질성 액상 유성혼합물) 9300L 상당을 몰래 바다에 배출한 혐의를 받는다.이들이 버린 중질성 빌지는 선박 기계 등에서 흘러내리는 기름 찌꺼기와 물이 섞여 있는 것으로, 전문업체에 맡겨 처리해야 하며 바다에 바로 버려서는 안 된다.해경은 부산항 바다에 오염이 발생하자 인근 선박을 대상으로 수사를 시작했으며 17일간 추적을 벌인 끝에 중질성 빌지를 유출한 해당 원양어선을 특정하고 이들을 적발했다.이들은 해경의 위반 선박 색출 과정에서 계속 범행을 부인해 오다가 기관사 B 씨가 먼저 시인했다. 기관장 A 씨는 B 씨에게 “벌금은 대신 내주겠다. 혼자 안고 가라”고 회유하며 사건 발생 1개월이 지날 때까지 부인해 오다가 증거 제시를 통해 비로소 범행을 자백했다.부산해경 관계자는 “국제사회에서 중질성 액상 유성혼합물이 바다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은 두말할 것 없을 뿐만 아니라 어민들의 어획고 저하와 관광 자원의 소실이 발생하고, 해양 환경 복원에도 장기간의 노력과 기술이 요하는 등 그 폐해가 고스란히 자국민 몫으로 돌아온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부산항은 매월 수백 척 이상의 외국선박이 입출항하는 국제 무역항으로, 고의적인 오염물질 배출에 대한 단속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112에 4000번 넘게 전화를 걸어 욕설과 폭언을 일삼은 50대 남성이 경찰에 입건됐다.18일 경기 화성서부경찰서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50대 남성 A 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A 씨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 16일까지 1년여간 112와 남양파출소에 별다른 이유 없이 약 4000회 전화를 걸어 경찰관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그는 지난 16일 오전 1시 43분경에도 112에 전화해 횡설수설하며 욕설했다. 이에 경찰은 A 씨 주거지로 출동해 인근에서 배회하던 그를 발견하고 임의동행해 조사했다.A 씨는 처음에 범행 사실을 부인하다가 경찰이 112 신고 기록 및 녹취 음성 등 증거를 제시하자 자백했다.그는 “술에 취해 특별한 이유 없이 112에 전화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경찰 관계자는 “상습적으로 경찰에 전화를 걸어 행정력을 낭비한 것으로 판단해 입건 조처했다”며 “112에 전화를 건 이력 가운데 실제 혐의가 있는 사례는 몇 건인지 등 보다 자세한 경위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만나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뉴욕에서 바흐 위원장을 접견해 내년 1월 19일~2월 1일 열리는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선수들이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소개했다.또 이번 대회가 갈등과 분열의 시기에 세계 평화와 화합에 기여할 수 있도록 바흐 위원장의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아울러 윤 대통령은 오는 23일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바흐 위원장의 전폭적 지지로 성대하게 개최되는 점을 평가하며 우리나라도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아시아올림픽 평의회(OCA) 등 주최 측과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바흐 위원장은 평화롭게 경쟁하며 전 세계를 하나로 만드는 것이 올림픽 대회의 정신이라며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가 한국 측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휴가 기간 가족 여행을 가던 한 소방관이 터널에서 트럭 전복 사고를 발견하고 유리창을 뜯어내 운전자를 신속히 구해냈다.강원특별자치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9시 40분경 횡성소방서 소속 이인표 소방사(32)는 누나 2명과 강화도로 차를 타고 여행을 가던 중 제2중부고속도로 동서울 방향 터널에서 1톤 트럭이 뒤집혀 있는 것을 목격했다.당시 비가 온 탓에 도로가 미끄러워 차들이 서행하는 중이었다. 이 소방사는 차에서 내려도 크게 위험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해 차를 트럭 뒤에 대고 운전자에게 향했다.운전자는 다행히 의식이 있었다. 다만 전복에 의한 충격으로 차량 문이 열리지 않는 상황이었다. 운전자는 유리 조각에 팔꿈치가 패이고 무릎에 타박상을 입어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었다.운전자 상태를 확인한 이 소방사는 큰누나에게 뒤따라오는 차들이 서행하도록 안내할 것을 부탁했다. 작은누나에게는 119 신고를 요청했다.이후 차 트렁크에서 구조용 장갑을 챙긴 이 소방사는 트럭의 정면 유리창을 힘껏 뜯어내 운전자를 트럭 밖으로 구조한 뒤 누나들과 터널 내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119 신고도 쉽지 않았다. 당시 사고 지점이 터널 안이었던 탓에 위치정보 시스템(GPS) 좌표가 잡히지 않아 119 상황실은 “위치 추적이 안 된다”고 전달했다. 강원 원주에 사는 이 소방사 역시 초행길이라 제대로 된 위치를 알지 못했다.이때 시외버스 한 대가 터널 안으로 진입했다. 이 소방사는 시외버스를 세워 기사에게 정확한 사고 위치를 물었고, 작은누나는 119 상황실에 위치 정보를 알려 소방대의 원활한 출동을 도왔다.누나들은 차에 있던 비상약품으로 트럭 운전자의 상처를 소독하며 안심시켰다. 또 사고 지점으로부터 50여m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또 다른 트럭 단독 교통사고 운전자의 응급처치를 해주기도 했다.곧이어 경기소방이 현장에 도착해 운전자는 무사히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이 소방사 가족의 노고를 알게 된 경기소방은 강원소방에 전화를 걸어 이 소방사를 칭찬한 것으로 전해졌다.이 소방사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고 누구나 그 상황을 봤으면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대전 초등학교 교사가 병가를 냈을 당시 후임으로 왔던 35년 차 기간제 교사도 교권 침해를 당했다는 증언이 나왔다.19일 대전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고인이 된 교사는 앞서 2019년 11월 학생들의 교권 침해와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 병가에 들어갔다.이때 대신 투입된 35년 차 기간제 교사 A 씨는 이른바 ‘문제 4인방’ 학생들로부터 큰 충격을 받았다며 당시 겪은 일을 교사노조에 제보했다.A 씨는 “보통 1학년 학급은 해맑고 명랑한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당시 학급은 문제로 거론되는 4인방의 기가 너무 세서 다른 학생들이 주눅 들어 있는 무겁고 어두운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이어 “출근한 첫날 관리자 등이 4인방을 의미하는 문제 학생들을 건들지 않는 것이 좋으며 특히 특정 한 학생은 뭘 해도 내버려 두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했다.A 씨는 4인방 중 한 명으로부터 욕설을 듣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학생에게 교과 내용을 지도하던 중 학생이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더니 ‘북대전 IC팔, 북대전 IC팔’이라고 반복적으로 이야기를 하더라”며 “내가 ‘너 욕했니?’라고 물었더니, 학생은 ‘그냥 북대전 IC를 이야기한 거예요’라고 답했다”고 전했다.A 씨는 4인방 중 한 학생이 다른 친구의 손등을 심하게 꼬집으며 괴롭히는 행동을 하자 따로 불러 지도했는데, 이 일로 학부모 민원을 받았다. 그는 관리자로부터 해당 일로 학부모가 불쾌해한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결국 A 씨는 기간제 교사 계약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10여 일 정도만 일한 뒤 그만둬야 했다. 그는 “정당한 지도임에도 민원을 받았다는 것, 학생들로부터 교권 침해를 당해도 교사로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점 등 더는 기간제 근무를 이어가기 힘들 것 같아 그만뒀다”고 털어놨다.이에 대해 이윤경 대전교사노조 위원장은 “고인은 35년 차 기간제 선생님도 감당하기 힘들었던 고통을 혼자 견뎌야 했다”며 “지금도 교사가 교권 침해로부터 보호받을 장치가 없고 혼자 싸우고 감내해야 하는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대전교사노조와 초등교사노조는 오는 21일 오전 11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숨진 교사의 순직 인정을 촉구할 예정이다.고인이 된 교사는 지난 5일 대전 유성구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만에 숨졌다. 해당 교사는 경찰 및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신고 외에 4년간 총 14차례 학부모들의 민원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9)이 2심에서도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았다.19일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창형 이재찬 남기정)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에게 1심과 같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769억3540만 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횡령 공범으로 기소된 김모 전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에게도 1심과 같이 징역 5년이 선고됐다.재판부는 김 전 회장의 주요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횡령과 사기 피해 금액을 총 1258억 원으로 추산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김 전 회장의 수원여객 206억 원, 스타모빌리티 400억7000만 원, 재향군인회상조회 377억4000만 원, 스탠다드자산운용 15억 원 등 회삿돈 횡령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재향군인회상조회를 매각하며 250억 원을 편취한 혐의, 투자 명목 등으로 티볼리씨앤씨에서 9억 원을 송금받아 가로챈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재판부는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에 따른 피해가 매우 크고 회복되지도 않았다”며 “범행의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고 경제적 이익 대부분이 개인에게 귀속됐음에도 변명만 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보석 조건으로 착용한 전자장치를 끊고 도주했으며 이후 구금 상태에서 도주 계획을 세웠다가 발각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은 만큼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앞서 김 전 회장은 수원여객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2020년 5월 구속기소 됐다. 이후 라임자산운용이 스타모빌리티에 투자한 돈으로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해 상조회 자산을 횡령한 혐의, 상조회 자산 유출 사실을 숨긴 채 다시 매각하면서 계약금을 가로챈 혐의 등이 추가됐다. 사업 편의를 대가로 정치권과 검찰에 금품·향응을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김 전 회장은 전자장치를 부착하는 조건으로 2021년 7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았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전자장치를 끊고 도주했다가 48일 만에 붙잡혔다. 올해 6월에도 구치소에서 경비가 허술한 틈을 타 달아날 계획을 세웠다가 덜미를 잡혔다. 그는 이보다 앞선 2019년 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도 5개월간 도주했다가 붙잡혔다.‘라임 사태’는 2019년 7월 라임이 코스닥 시장 상장 기업들의 CB 등을 편법 거래하며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의혹이 불거지자 라임 펀드에 들어 있던 주식 가격이 폭락했고 펀드 환매가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이후 김 전 회장은 라임사태를 촉발한 주범으로 지목됐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부산 최대 폭력조직의 자리를 놓고 30여 년간 세력다툼을 벌여온 칠성파와 신20세기파 소속 조직폭력배들이 도심에서 집단 난투극을 벌이다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19일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박성민)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등 혐의로 칠성파 조직원 4명과 신20세기파 조직원 8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이중 칠성파 조직원 2명과 신20세기파 조직원 3명 등 5명이 구속됐다. 현재 도주 중인 칠성파 조직원 1명에 대해선 검찰이 추적하고 있다.검찰에 따르면 두 조직은 2021년 10월 17일 새벽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상대방 조직에 대해 폭행을 저질러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다.검찰은 이들 조직원이 서면 한복판에서 ‘깍두기 인사’(허리를 90도로 굽히는 인사)를 하며 위화감을 조성했고, 상대방 조직원을 집단 구타하며 무고한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야기한 중대 범죄로 판단했다.검찰은 “단순 폭행 사건이 아닌 부산 양대 폭력조직원들이 위세를 과시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조직적·집단적 범죄단체 활동”이라고 지적했다.기소된 조직원 중 4명은 이미 지난 4월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으나, 범죄단체활동 혐의가 적용돼 추가 기소됐다. 범죄단체활동죄는 법정형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칠성파와 신20세기파는 영화 ‘친구’에도 등장하는 부산 지역 토착 폭력조직으로, 1980년대부터 계속 주도권을 두고 충돌해 왔다.칠성파는 조직원 200여 명으로, 1970년대부터 부산 유흥업소 등을 주요 수입 기반으로 삼아 지역 조직폭력계의 주도권을 잡았고 각종 이권에 개입해 왔다.신20세기파는 조직원 100여 명으로, 1980년대부터 부산 오락실을 주요 수입 기반으로 삼아 현재 ‘반칠성파’ 연합을 구축해 활동 중이다.두 조직의 다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993년 7월에는 칠성파 간부가 후배 조직원을 동원해 신20세기파 간부 조직원을 살해했다. 이 사건이 영화 ‘친구’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2005년 8월에는 칠성파 조직원이 신20세기파 조직원에게 흉기로 상해를 입혀 2006년 1월 이에 대한 보복으로 신20세기파 조직원 60명이 칠성파 조직원에게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가했다.2021년 5월에는 신20세기파 조직원들이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문상 중이던 칠성파 조직원을 찾아가 난투극을 벌이기도 했다.검찰 관계자는 “부산은 검찰이 전국적으로 관리하는 조직폭력배의 약 15%가 집중돼 있다”며 “폭력 범죄단체의 집단폭력, 보복 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구속 수사를 통해 부산 지역 토착 조직폭력 세력에 엄정 대처하겠다”고 말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정년퇴직 후 지난해 택시기사로 인생 2막을 시작한 60대 남성이 하루의 첫 손님들로부터 벌어들인 수입을 빠짐없이 모아 기부했다.19일 광주 광산구 운남행정복지센터에 따르면 택시기사 박윤석 씨(61)는 전날 센터를 찾아 어려운 이웃에게 써달라며 기부금 120만 원을 전달했다.박 씨는 30여 년 공직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7월 개인택시 운행을 시작했다.그는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이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 ‘첫 손님 수입’ 기부 원칙을 정했다.현금·카드 결제 상관없이 박 씨는 매일 첫 손님에게 받은 택시 요금을 차곡차곡 모아 1년여간 120만 원을 마련했다. 그는 자신이 사는 운남동 내 돌봄 이웃들에 기부금이 쓰이길 희망하며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박 씨는 “택시 운행을 시작하면서 스스로 다짐한 작은 약속과 실천이 복지 사각지대에 처한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면 그보다 더 큰 기쁨과 보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기부금은 박 씨 뜻에 따라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을 통해 소년소녀 2가정과 미혼모 가정 등 총 3곳에 전달됐다.성영진 운남행정복지센터장은 “돌봄이 필요한 이웃이 따뜻한 추석을 보낼 수 있도록 나눔을 실천해 감사하다”며 “센터에서도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일본 도쿄의 한 음식점에서 표백용 세제가 들어간 물을 먹은 한국인 손님이 병원에 입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17일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재팬 등에 올라온 현지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6시경 한국인 여성 강모 씨는 남편이 예약한 일본 도쿄 긴자의 백화점에 있는 고급 식당을 찾았다. 이 식당은 가장 비싼 점심 코스 가격이 1만 엔(약 8만9000원)으로, 도쿄 외에도 오사카와 교토, 후쿠오카 등 일본 각지에 지점을 두고 있다.식당에 도착한 강 씨는 목이 말라 직원에게 물을 요청했다. 물을 마시던 강 씨는 물에서 이상한 자극적인 냄새를 맡았다.강 씨는 점장과 물을 가져온 직원에게 “이거 이상해요”라고 외쳤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고 한다. 이때 직원이 말없이 강 씨에게 줬던 물컵을 주방으로 가져가 버리려 해 강 씨가 물컵을 빼앗아 돌아왔다고 한다.이후 강 씨는 “목이 타는 것처럼 아프다”며 인후통을 호소했다. 통증을 참지 못한 강 씨가 구토하려 하자, 다른 직원이 다가와 “여기서 (구토를) 하면 민폐니까 화장실에서 해 주세요”라고 요청했다고 한다.이어 상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직원은 강 씨 남편이 직접 따지자 설거지통 옆에 있던 스테인리스 물병에 든 표백용 세제를 물컵에 넣은 사실을 인정했다.결국 강 씨는 도쿄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급성 식중독 진단을 받았다.식당 측은 “직원의 착오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식당 측은 “스테인리스 물병에 텐쯔유(튀김 소스)를 넣어두는데, 세척할 때는 업무용 표백제를 물로 희석해서 한다. 직원이 병을 착각해 잘못 챙겨서 컵에 부은 뒤 갖다준 것”이라고 주장했다.해당 식당은 지역 보건소로부터 나흘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식당 측은 사과문을 내고 “식중독에 걸린 고객과 가족에게 큰 고통과 불편함을 끼쳐 사과드린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위생과 관련된 모든 작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강 씨는 식당 측이 한국인인 것을 알고 고의로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했다. 강 씨 남편이 직접 식당 주방에서 확인해 본 결과 마시는 물과 세척용 세제를 탄 병의 모양이 달라 혼동하기 쉽지 않았다.강 씨 측은 식당을 경찰에 업무상 중과실 상해 등으로 신고했다. 현지 경찰은 식당의 고의성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새벽 시간 차고지에서 관광버스를 훔쳐 무면허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19일 인천 서부경찰서는 절도와 무면허 운전(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A 군(16)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A 군은 지난 5일 오전 3시 30분경 인천 부평구의 한 버스 차고지에 주차된 45인승 관광버스를 훔쳐 30㎞ 정도를 운전하다 길가에 주차된 트럭 차량의 사이드미러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혐의를 받는다.A 군은 훔친 버스를 운전하던 도중 친구를 태워 휴대전화로 자신을 촬영해달라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친구는 방조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경찰은 A 군이 무면허 운전 처벌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감안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약 1억84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미국 유튜버 ‘미스터비스트’(본명 지미 도널드슨)의 채널 영상에 갤럭시Z플립5가 등장했다.17일 ‘미스터비스트’ 채널에는 ‘1달러 vs 1억 달러짜리 차’라는 제목으로 각종 차량을 리뷰하는 영상이 올라왔다.영상에는 폐차 직전의 1달러짜리 차량부터 바다를 건널 수 있는 50만 달러 보트카, 하늘을 떠오를 수 있는 60만 달러 비행차, 세계에서 가장 빠른 1000만 달러 슈퍼카, 페라리 창립자가 포드 창립자에게 선물로 준 3000만 달러 자동차, 전설적인 배우 스티브 맥퀸이 탄 것으로 유명한 5000만 달러 재규어, 박물관에 전시된 1억 달러 페라리 등이 소개됐다.미스터비스트는 이 중 200만 달러 한정판 수소 자동차를 소개하던 중 “삼성 갤럭시Z플립5에 대해 말씀드리겠다”며 “특별한 점은 반으로 접힌다는 것”이라며 갤럭시Z플립5에 대한 소개를 시작했다. 조수석에 앉아있던 동료는 직접 갤럭시Z플립5를 꺼내 보여주기도 했다.미스터비스트는 갤럭시Z플립5에 대해 크기가 작아 주머니에 넣기 편하다며 앱 2개를 동시에 보고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4K로 초당 60프레임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으며 접혀 있어도 찍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동료는 갤럭시Z플립5를 접어 캠코더처럼 이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특히 미스터비스트는 삼성 갤럭시S23 울트라를 채널의 공식 브이로그용 카메라로 이용하고 있다며 남다른 인연도 소개했다. 그간 미스터비스트 채널에 올라온 브이로그 영상들을 보면 갤럭시S23 울트라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한편 미스터비스트는 구독자 약 1억8400만 명으로, 전 세계 유튜브 구독자 수 2위, 개인 유튜버 구독자 수 1위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전북 군산시 동백대교 주변 해상에서 1일 숨진 채 발견된 초등학교 교사의 유서가 공개됐다.18일 전북교사노동조합과 유족 측에 따르면 숨진 A 교사의 유서는 휴대전화에 메모 형식으로 지난달 30일과 31일 작성됐다.31일에 작성된 메모에는 ‘모든 미래, 할 업무들이 다 두렵게 느껴진다’ ‘업무 능력, 인지 능력만 좀 올라왔으면 좋겠다. 나 잘했었는데. 군산 1등, 토익 고득점’ ‘늘 뭔가 태클을 걸고 쉬이 안 넘어간다’ ‘자존감이 0이 돼서 사람들과 대화도 잘 못하겠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특히 ‘심한 충동을 느꼈지만 포기했다. 가족이 느낄 고통을 생각하면 자신이 없다’ 등 극단 선택을 고민한 흔적도 남았다.30일에 작성된 메모에도 ‘아침부터 점심까지 미친 충동이 일어나다가 갑자기 1시부터인가 안정됐다. 왜 이러지. 폭풍 업무 오면 또 그렇게 될 거 같기도 하고’라는 말이 적혔다.유족 측은 A 교사가 6학년 담임을 맡았음에도 축제와 친목회 관련 업무 등까지 담당해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사가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바란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유서 공개 이유를 밝혔다.전북교사노조는 A 교사의 사인을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보고 순직 인정을 촉구했다.정재석 교사노조 위원장은 “고인의 생전 기록을 보면 업무 과다는 물론 특정 교원과도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전북교육청에 고인이 갑질을 당했는지와 고인의 업무과다를 증명하기 위해 감사를 신청했다”고 말했다.이어 “군산교육지원청이 사안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서 고인의 순직을 인정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경기 성남의 한 아파트 단지 앞 도로에서 오토바이 배달원이 신호 위반하는 시내버스에 치여 숨졌다. 이 배달원은 아내와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배달 일을 하던 60대 가장이었다.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5시경 성남시 중원구 하대원동 한 아파트 단지 앞 삼거리에서 시내버스와 오토바이가 충돌하는 사고가 났다.이 사고로 60대 오토바이 운전자 A 씨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버스 기사와 승객 4명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목격자 등에 따르면 당시 신호가 바뀌어 오토바이가 교차로에 진입했지만, 직진하던 버스는 신호를 무시한 채 달려와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자칫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들도 버스에 치일 뻔했다.A 씨는 배달 일을 하며 아내와 딸의 생계를 책임지던 가장이었다고 JTBC가 전했다. 사고 당시에도 떡볶이 배달을 가는 중이었다.버스 기사는 “오토바이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미국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의 제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B가 미국 본토 상공에서 비행 도중 실종됐다. 레이더 탐지에 걸리지 않는 스텔스 기능이 있어 비행경로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18일(현지시간)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F-35B 라이트닝2 전투기 한 대가 전날 오후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비행하다가 사라졌다.해당 전투기를 운용해 온 찰스턴 기지 측은 고장 여부 등의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조종사는 비상 탈출에 성공했지만, 전투기는 하루가 지난 18일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하다고 전했다.당시 전투기는 자동조종 모드로 비행 중이었기에 조종사 탈출 후에도 한동안 계속 비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기지 측은 “최종적으로 파악된 위치를 기초로 찰스턴 북쪽에 있는 2개의 큰 호수 주변에서 수색 작업을 집중적으로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기가 물속으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제조사인 록히드마틴에 따르면 이 전투기는 스텔스 기능이 있어 레이더로 탐지하기 어렵다. 이에 기지 측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주민들에게 실종 전투기를 찾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대당 가격 8000만 달러(약 1060억 원)를 상회하는 미국 최첨단 무기 체계가 실종되자 미국에서는 당혹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낸시 메이스 하원의원(공화)은 “어떻게 F-35B를 잃어버릴 수 있느냐”며 “어떻게 추적 장치가 없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일부 누리꾼은 러시아에 맞설 수 있도록 F-16 전투기를 공급해달라고 미국에 요구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F-35B 전투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합성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F-35B는 스텔스 기능뿐 아니라 이륙 거리가 짧고 수직 착륙 기능이 있어 항공모함이나 강습상륙함에서도 출격이 가능해 미국 여러 동맹국이 탐내는 기종이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유정(23)이 그간의 우발적 범행 주장을 번복하고 계획된 범행임을 인정했다.18일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는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절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유정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정유정은 1, 2차 공판준비기일에 이어 이날도 녹색 수의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타났다.정유정 측 변호인은 “지난 공판준비기일 때 언급한 ‘계획범죄가 아니다’는 말은 철회한다”며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이 제시한 200여 개의 증거 사용에도 동의했다.정유정은 지난달 28일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계획적 범행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이날 번복한 것이다.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정유정에 대한 수사 기록 등 증거 목록에 대해 설명한 후 재판부에 제출했다.다음 재판은 오는 10월 16일 정유정의 할아버지에 대한 증인신문과 함께 피고인 신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정유정은 지난 5월 26일 과외 앱을 통해 접근한 부산 금정구에 사는 피해자 A 씨의 집에 방문해 살해 및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다.그는 과외 앱에서 A 씨 등 54명에게 대화를 시도해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정유정은 앱을 통해 살해를 시도하다 미수에 그친 2건에 대한 추가 혐의도 적용된 상태다.그는 A 씨에 대한 범행 이전 중고 거래 앱을 통해 알게 된 20대 여성 B씨를 산책로로 유인해 살해하려다 주변 행인들로 인해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또 앱에서 만난 10대 남성을 채팅으로 유인하려 했으나 정유정의 부자연스러운 채팅에 의심이 든 남성은 장소로 나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살인예비 혐의로 정유정을 검찰에 추가 송치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한밤중 서울 강변북로를 달리던 차에서 40대 여성이 떨어져 사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마포경찰서는 전날 오후 11시 50분경 마포구 강변북로 일산 방향 양화대교∼성산대교 구간에서 스타렉스 승합차 조수석에 타고 있던 40대 여성 A 씨가 떨어져 사망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운전자인 40대 남성 B 씨는 사고 직후 경찰에 신고했다. B 씨는 경찰에서 “A 씨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문을 열고 뛰어내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A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은 A 씨가 추가 추돌 없이 추락 후 사망했다고 판단했다.운전자 B 씨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으며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왔다.경찰은 차량 블랙박스를 분석해 A 씨가 왜 도로로 떨어졌는지와 B 씨에게 범죄 혐의가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학교폭력을 저질러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처분을 받은 가해 학생 측이 이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으나 법원이 모두 기각했다.17일 광주지법 행정1부(부장판사 박상현)는 고등학생 A 군이 전남도 담양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제기한 사회봉사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각하·기각했다고 밝혔다.A 군은 다른 가해 학생들과 함께 지난해 학교에서 샤워하던 피해 학생의 피부색을 조롱하는 언어폭력, 오줌과 찬물을 끼얹는 신체적 폭력, 성기를 만지는 성폭력 등을 행하거나 동조·방관했다.이후 A 군 등은 학폭위로부터 사회봉사 5시간, 특별교육 10시간, 피해 학생 접촉·보복금지 등 처분을 받았다. 이 사건으로 가해 학생들은 기소된 후 소년부 송치 판결을 받아 현재 광주가정법원이 소년보호사건을 진행 중이다.A 군 측은 장난으로 찬물을 뿌리고 조롱한 사실만 있어 징계가 너무 과하다는 이유 등으로 소송을 내 “처분 통보서에 세부 내용이 기재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고, 가해 행위를 동조하거나 방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재판부는 학교폭력 심각성·지속성·고의성, 가해 학생의 반성 정도 등을 종합해 적법한 징계가 이뤄졌다고 판단했다.재판부는 “원고가 피해 학생에게 직접적인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가해 행위를 보고 웃으며 찬물을 뿌리는 등 행위까지 했다”며 “교육전문가인 교육장이 심의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교육 목적에서 취한 조치는 최대한 존중돼야 한다. 학교생활기록부에 학교폭력 사항이 기재됨으로써 A 군이 상급학교에 진학할 때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불이익을 고려해도 이 사건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같은 재판부는 중학생 B 군이 전남도 순천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낸 피해 학생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에서도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B 군은 2021년 3월 중학교에서 친구와 싸우다가 친구 엉덩이를 발로 차고, 목 주변을 눌렀다. 자기 다리를 볼펜으로 찌른 친구의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B 군은 당시 보호자와 교사 면담을 거쳐 학교폭력으로 접수하지 않고 자체 종결키로 했다가 지난해 5월 해당 사안을 학교폭력으로 신고했다.이후 B 군과 친구 모두 서로에 대한 학교폭력이 인정돼 특별교육 4시간과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 조처를 받았다.B 군 측은 쌍방 폭행 과정의 자구 행위였다며 징계 처분은 재량권 남용이라고 소송을 냈다.재판부는 가해 학생 조치별 적용 세부 기준과 의견 진술 기회가 충분히 보장돼 적법하게 징계가 내려졌다고 봤다.같은 재판부는 중학생 C 군이 광주시 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낸 학교폭력 가해 학생 처분 취소 소송에서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C 군은 지난해 10월 중학교 같은 반 학생과 체스 게임을 하던 중 시비가 붙었다. C 군은 당시 피해 학생의 얼굴·몸을 때려 다치게 했고, 학폭위에서 사회봉사 3시간 징계 처분을 받자 소송을 냈다.재판부는 C 군은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았지만 피해 학생이 안와 내벽 골절 등 전치 3~4주의 상해를 입은 점을 고려하면 C 군에게 미필적인 폭행·상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봤다.또 학교폭력으로부터 피해 학생의 보호, 가해 학생의 선도·교육 등을 통해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학생을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함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하는 이 사건 처분의 공익적 필요가 C 군이 받게 될 불이익에 비해 경미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연인과 말다툼을 벌이다 아파트에 불을 질러 14세대를 태운 20대 여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18일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상규)는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기소된 A 씨(25)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A 씨는 지난 1월 13일 오전 7시 50분경 광주 북구 한 아파트에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됐다.당시 술에 취해 있던 A 씨는 연인 B 씨가 자신에게 함부로 대한다며 말다툼을 벌였다. 그러다 B 씨가 좋아하는 옷을 전부 불태우겠다며 아파트 4층 주거지 옷방에서 라이터로 옷에 불을 붙였다.옷방에서 시작된 불은 순식간에 주거지를 태우고 아파트 전체로 번져 다른 세대와 외벽, 복도 등을 태웠다.이 불을 소화기로 끄려던 70대 아파트 경비원은 화상을 입었다. 이웃 50여 명이 대피했으며 총 14세대가 전소됐다.재판부는 “방화 범죄는 공공의 안전과 평온을 해치는 범죄로 자칫하면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에 중대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이 큰 범죄”라며 “피고인의 범행으로 막대한 인명 피해가 초래될 수 있었던 점에 비춰보면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이어 “다만 상해 피해자인 아파트 경비원과 10명의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비교적 중하지 않은 점, 피고인이 동종 전과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70여 년간 독도경비대원을 괴롭힌 흡혈성 곤충이 독도에만 서식하는 신종 모기로 확인됐다.17일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배연재 고려대학교 교수 연구진과 함께 2022년 자생생물 조사·발굴 사업을 진행한 결과 해당 흡혈성 곤충이 파리목, 등에모기과, 점등에모기속에 속하는 신종 곤충으로 확인했다며 ‘독도점등에모기(Culicoides dokdoensis)’로 명명했다고 밝혔다.이 종은 몸길이가 2~3㎜로 눈에 잘 띄지 않아 그동안 깔따구로 오인됐다. 1950년대 독도의용수비대로 활동한 고(故) 김영복 선생도 독도 생활에 대한 증언에서 “깔따구가 워낙 많았었다”며 “여름에 양말을 두 켤레 세 켤레 신어도 깔따구가 뚫었다”고 회상한 바 있다.독도점등에모기의 경우 주둥이가 퇴화해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깔따구와 달리 성충은 식물의 즙이나 꿀을 먹고, 산란기의 암컷은 척추동물의 피부와 모세혈관을 이빨로 찢어 피를 빨아먹는다.독도 연구가인 안동립 동아지도 대표는 “간지러우면 피가 나도록 긁거나 안 그러면 바늘로 따야 한다. 진물이 옆으로 흐른다”며 “몸 전체가 간지럽다”고 독도점등에모기에 물린 경험을 설명했다.독도점등에모기는 날개 앞쪽의 첫 번째 흰점 안에 검은 점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충은 부패한 동물 사체가 있는 물웅덩이에도 서식할 만큼 적응력이 높고, 성충은 빛에 이끌리는 성질을 보인다.연구진은 독도의 지명을 딴 독도점등에모기의 형태 및 생태정보를 최근 곤충학 국제학술지(Entomological Research)에 투고했으며 올해 말 국가생물종목록에도 등재할 예정이다.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독도수비대원들을 괴롭히고 있는 곤충의 실체를 70여 년 만에 밝힌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독도경비대원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등에모기류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관리 방안 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