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22일 0시 반경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병원에서 구급차 운전자로 근무하는 윤모 씨(41)는 당직실에서 맥주를 들이켰다. 업무가 많지 않아 일찍 잘 생각이었던 것. 그러나 5분 뒤 “성북구 동선동에 30대 여성이 간질 증상을 보이고 있으니 빨리 병원으로 옮겨 달라”는 전화가 왔다. 취기가 약간 올랐지만 윤 씨는 평소처럼 운전대를 잡고 도로로 나갔다. 윤 씨는 0시 40분경 노원구 상계동 영진사거리에 도착했다. 밤이라 도로는 한산했다. 신호등에는 빨간불이 켜졌지만 차가 오지 않는 것 같아 좌회전을 시도했다. 시속 약 30km까지 속력을 올리며 핸들을 틀었다. 왼쪽 차로로 접어들려는 순간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직진 신호를 받고 시속 40km로 주행하던 택시가 구급차 왼쪽을 들이받았던 것. 김모 씨(62)가 운전하던 개인택시는 앞 범퍼가 크게 망가졌지만 김 씨와 20대 남녀 승객 2명은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았다. 피해자들의 상태를 확인한 윤 씨는 안심했지만 술 냄새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신호를 위반한 윤 씨를 수상히 여겨 음주측정기를 갖다 댔다. 윤 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100일간 면허정지 수준인 0.062%였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22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윤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구급차를 요청했던 30대 여성 환자는 다른 구급차를 타고 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 무사한 것으로 밝혀졌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당신과 골수유전자(조직적합성항원형)가 일치하는 사람이 백혈병으로 고통 받고 있어요. 당신의 골수(조혈모세포)를 기증받으면 완치될 수 있습니다.” 회사원 장현진 씨(40)는 지난해 6월 미국 조혈모세포은행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e메일 한 통을 받았다. 그는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들긴 했지만 마음을 고쳐먹고 바로 답장을 보냈다. “좋습니다. 제가 뭘 하면 되죠?” 1988년 서울 대원외국어고 3학년에 다니던 장 씨는 무역업을 하던 부모를 따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민을 갔다. 장 씨는 노스리지 캘리포니아주립대를 졸업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뒤 영화사에 취직했다. 1999년 이 회사의 한국지사장으로 발령 받은 후에는 줄곧 서울에서 살았다. 현재 한 대기업 자회사의 간부로 근무하고 있는 그는 골수 기증 시술을 위해 최근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장 씨는 2006년 10월 미국에 들렀다가 골수 기증 봉사활동을 하던 지인으로부터 “미국에는 유독 한국인들의 골수 기증이 적다”는 얘기를 들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 그는 미국 조혈모세포은행에 골수기증 의사를 밝혔다. 피를 뽑아야 하는 한국보다 등록 절차도 간단했다. 면봉으로 얼굴과 혀 아래 부분의 세포만 긁어내면 바로 등록이 됐다. 장 씨는 미국에서 골수 기증 의사를 밝힌 지 3년 만에 나타난 이 환자가 당연히 미국인일 거라고 생각했다. 수술도 미국에 가서 받아야 할 거라 여기고 출국 준비도 했다. 그러나 장 씨의 골수를 기증받는 환자가 공교롭게도 한국인이라는 걸 곧 알게 됐다. 기증자와 환자의 신원을 비밀로 하는 규칙상 서로 만날 수는 없었지만 미국 기관을 통해 골수를 주고받게 된 이들이 모두 ‘한국인’인 인연을 맺은 셈이었다. 골수 안에 비정상적인 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해 생기는 만성골수성백혈병에 걸린 이 환자는 골수기증자를 찾지 못해 수년간 고통을 겪었다. 이 병은 유전자가 일치하는 사람의 골수를 이식받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이지만 골수기증자와 환자의 유전자가 일치할 확률은 2만분의 1에 불과하다. 이 환자는 그동안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를 통해 기증자를 찾아봤지만 유전자가 맞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일본, 대만 등지까지 수소문하다 지난해 미국 조혈모세포은행으로부터 유전자가 일치하는 골수기증자가 있다는 낭보를 들었다. 물론 환자와 미국 은행 측 모두 기증자가 한국인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장 씨는 골수 채취 수술을 받기 위해 최근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실에서 만난 장 씨는 “수술을 받는다고 하면 걱정하실까봐 어머니께는 비밀로 하고 형에게만 알렸다”면서도 “한국인의 생명을 살릴 수 있게 돼 오히려 더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난치병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을 나도 잘 안다”고 털어놓았다. 장 씨의 아버지도 난치병을 앓다 지난달 7일 세상을 떠난 것. 아버지를 1년 동안 괴롭힌 병은 신경세포가 서서히 파괴돼 근육을 쓸 수 없게 되는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이었다. 장 씨는 “병이 악화돼 가는 아버지를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던 상황은 정말 고통스러웠다”며 “골수를 빨리 기증해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을 모두 덜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수술에 앞서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술까지 끊었다는 장 씨는 “부디 수술이 잘돼 환자가 새로운 삶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소리를 듣지 못하는 한 사진작가가 세상에 숨겨진 ‘작은 소리’를 열심히 듣고 있다. “들을 순 없어도 눈으로 나눈다”며 소외계층을 위한 활동에 힘쓰는 청각장애인 김영삼 씨(사진)가 주인공. 장애인 봉사활동에도 열심인 그는 바쁜 시간을 쪼개 미국과 한국을 수없이 오간다. 그가 아이티 이재민들과 장애인들이 겪는 고통을 어떻게 듣고, 나눌 수 있는지 직접 들어봤다. ■ 김무성 “절충안 부결 땐 수정안 찬성”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으로 불려온 김무성 의원은 세종시 문제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일까. 김 의원이 18일 기자회견에서 독자노선을 선언하며 자신의 세종시 절충안을 내놓자 친박 진영은 술렁이고 있다. 김 의원의 선택이 던지는 파장을 살펴본다. ■ “北붕괴 때 中- 러 공동점령 가능성”북한이 급변사태를 맞아 붕괴에 이를 경우 이미 두 차례 실험을 마친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WMD)는 누구의 수중에 들어갈까. 미국 허드슨 연구소의 리처드 와이츠 선임연구원은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군대를 보내 북한을 공동 점령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 막걸리로 쌀소비 늘리려면…우리의 주식인 쌀은 소비 감소로 매년 10만∼20만 t이 남는다. 하지만 국산 쌀로 만들어야 제맛인 막걸리는 비용 때문에 대부분 밀과 수입 쌀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9일 열린 막걸리 정책토론회에서는 막걸리 생산으로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한 구체적 방법들이 제시됐다. ■ ‘위기는 기회’ 실천한 기업들 사례사람들은 겪어 보지 못한 위기 앞에서 몸을 사린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위기를 기회 삼아 미리 ‘위기 이후’를 준비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한 연구소가 한국의 LG전자와 미국의 인텔 등을 ‘위기를 기회 삼아 성장한 기업’으로 지목하고 그 성공의 비결을 분석했다. ■ 버티던 도요타 사장 “美청문회 출석”이틀 전만 해도 미국 의회 청문회에 안 나가겠다고 버티던 도요타자동차 사장이 19일 “출석하겠다”며 백기를 들었다. 자존심을 구기면서까지 말을 번복한 것은 도요타차의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의 비판 여론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 세계적인 기업의 사장도 시장 앞에서는 작아지는 모양이다. ■ 서양철학 프리즘으로 한국 현대시 읽기현대시는 어렵고 현대철학은 더 어렵다. 그런데 이 둘이 만나니, 시 읽기와 철학하기의 새로운 즐거움이 생긴다. 김수영 황지우 기형도 등 한국의 현대시인들의 대표작을 니체, 하이데거, 들뢰즈,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으로 읽어내니 시도 철학도 술술 풀린다. 강신주 씨가 새 책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동녘)에서 그런 풀이를 했다.}

“귀가 들리지 않으니 ‘나쁜 말’도 안 들려 오히려 마음이 순수해지는 것 같아요.” 청각장애인 사진작가 김영삼 씨(32·사진)의 눈은 반짝반짝 빛났다. “소리가 들리지 않는데 어떻게 순간을 포착하느냐”고 묻자 “귀는 안 들려도 눈은 남보다 빠르고 정확하다”고 답했다. 소외계층을 위한 작품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김 씨를 18일 발달장애인 특수학교인 서울 강남구 일원동 밀알학교에서 만났다.○ “들을 순 없어도 눈으로 나눈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어머니 나혜숙 씨(62)는 김 씨를 두고 “귀한 아들”이라고 말했다. 1974년 부산에서 결혼한 뒤 계속 임신에 실패하다 4년 만에 김 씨를 낳았기 때문. 남다른 애정을 쏟았지만 아기는 남들과 달랐다. 큰 소리에도 놀라지 않고 태연했다. 누군가 불러도 멀뚱멀뚱 쳐다봤다. 말도 늘지 않았다. 지인들은 “귀한 애라 늦게 배우는 것”이라고 위로했지만 자꾸 마음에 걸려 병원에 데려갔다. 의사는 “청각장애 2급이다. 수술로도 고칠 수 없다”고 말했다. 나 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 아기를 한동안 가사도우미에게 맡기고 기도원을 전전하던 나 씨는 마음을 고쳐먹었다. 세 살 때부터 바로 미술을 배우게 했다. 미술로 남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았다.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를 다니게 했다. 수화는 가르치지 않았다. 다행히 김 씨는 활발했다. 친구들 틈에서 온몸으로 얘기하며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생일파티에는 친구들이 몰려들었다. 청각장애가 있지만 글을 배웠고 불편하지만 띄엄띄엄 의사소통은 가능하다. 남다른 ‘눈’을 가진 김 씨는 미술에도 재능을 보였다. 부산디자인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뒤 미국 뉴욕의 유명 예술대학인 ‘스쿨 오브 비주얼아트(SVA)’에 입학했다. 미술을 전공하던 김 씨는 “가만히 앉아 그림을 그리는 것은 내 성격과 맞지 않는다”며 사진예술학과로 전공을 바꿔 졸업한 뒤 현재 미국에서 유명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김 씨의 작품은 사진과 그림의 경계가 모호한 것이 특징이다. 사진을 여러 장 찍은 뒤 컴퓨터로 합성해 새로운 회화이미지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의 이런 작품은 미국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뉴욕 퀸스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작가전에는 그의 작품 2점이 백남준 작가의 작품과 함께 초대됐다.○ ‘도시 안의 세계’展 내달 3일까지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나를 통해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김 씨는 2005년부터 미국 뉴저지 밀알재단에서 봉사활동을 해왔다. 장애인들의 목욕을 매주 도와주고 통학버스를 운전해주고 있다. 학생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전시회를 개최하고 수익금도 기부한다. 지난해 10월에는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가 아프리카 케냐 등지에서 벌인 구호활동에도 직접 참여했다. 19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는 아이티 이재민들과 발달장애인들을 돕기 위한 사진전시회를 밀알학교에서 연다. 작품을 팔아 얻는 수익은 모두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와 밀알복지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다. ‘도시 안의 세계’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사진전에서는 그가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만든 작품 15점이 전시된다. 어머니의 도움으로 2시간 동안의 인터뷰가 끝날 무렵 김 씨는 할 말이 더 남은 듯했다. 어머니가 김 씨의 뜻을 알아채고 마지막 말을 전해줬다. “최고의 사진작가가 돼서 비싼 가격을 받고 작품을 팔아 더 많은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군요.”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상화는 책임감이 강했고, 태범이는 승부근성이 좋았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딴 모태범(21)과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딴 이상화 선수(21)는 서울 은석초등학교 동창으로 어려서부터 운동을 같이 했다. 17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은석초등학교에서 만난 김한기 교장(57)은 “이들이 10여 년 전 스케이트 명문으로 이름을 날리던 리라초등학교의 아성을 깨뜨린 선봉장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체육부장이던 김 교장은 “태범이는 놀기도 잘 놀았지만 6학년 때 한번 감기에 걸려 결석한 것을 빼고는 개근할 정도로 성실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이상화에 대해서도 “많은 과목에서 ‘수’를 맞을 정도로 공부도 잘했다”고 말했다. 그는 “둘이 같은 반이 된 적은 없지만 같은 코치 밑에서 친남매같이 지냈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은석초등학교가 ‘빙상 명문교’가 된 이유로 1963년 개교 이후 겨울마다 한 번도 빠짐없이 열린 교내 빙상대회를 꼽았다. 김 교장은 “선배들의 노하우가 교내대회에서 그대로 전수되는 것이 가장 큰 비결”이라며 “승부근성과 스포츠맨십이 자연스레 길러지는 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스케이트를 즐기도록 1∼3학년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빙상반에서 선수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서울북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상철)는 여성과 청소년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등)로 구속 기소된 김모 씨(45)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김 씨에게 10년간 전자발찌를 부착하고 김 씨의 신상정보를 5년간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씨는 지난해 1월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주택에 들어가 A 양(9)을 흉기로 위협한 뒤 성폭행하는 등 2005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청소년과 여성 8명을 성폭행하고 4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범행 횟수와 방법 등을 볼 때 김 씨를 사회에서 장기간 격리해야 한다”고 밝혔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이상화 선수(21)의 아버지 이우근 씨(53)는 최근 달력을 보다 깜짝 놀랐다. 누군가가 2월 16일에 동그라미를 치고 ‘인생역전’이라고 적어놓았기 때문. 캐나다로 떠난 딸이 남긴 ‘각오의 메시지’였다. 16일은 캐나다 현지 시간으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가 열리는 날이었다. 이 선수가 기대한 ‘인생역전’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됐다.17일 오전 이 선수가 태어나고 자란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집에서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지켜보던 가족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 김인순 씨(49)는 “토리노 올림픽 때의 한을 오늘에야…”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오빠 이상준 씨(24)도 “내 몫까지 탄다더니 결국은 금메달까지 땄다”며 기뻐했다.오빠 이 씨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였다. 동생에게 스케이트를 가르친 사람도 그였다. 이 선수는 은석초등학교 1학년 때 스케이트에 빠져 “나도 스케이트 선수를 시켜 달라”고 부모를 졸랐다. 고교 교직원이던 아버지 이 씨는 둘씩이나 스케이트를 시킬 형편이 안 돼 오빠에게 스케이트를 포기하라고 설득했다. 중학교 때 운동을 그만둔 오빠 이 씨는 “동생을 원망한 적도 많았다”면서 “동생도 미안했는지 ‘늘 오빠 몫까지 타고 있다’고 말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이 씨 부부는 이 선수를 외국에 전지훈련을 보내기 위해 은행에서 700만 원을 빌리기도 했고, 집 지하에 옷 공장을 차려 부업을 하며 뒷바라지했다.이 선수의 미니홈피에는 이날 하루에만 방문자가 40만 명이 넘었다. 홈피에는 은석초등학교 동창인 데다 동갑으로 절친한 사이인 남자 500m 금메달리스트 모태범과 함께 다정하게 찍은 사진들이 올라와 있어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다시보기 = 이상화, 한국 女빙속 사상 첫 금메달 순간}

“방송작가가 돼서…. 너희들한테…. 받은 사랑을…. 나눠…. 주고 싶어….” 힘겹고 어눌했지만 똑똑히 들렸다. 단어 하나를 내뱉으려면 젖 먹던 힘까지 짜내야 했지만 친구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라 멈출 수 없었다. 12일 오전 11시 서울 강서구 염창동 염경중학교 시청각실. 난치병인 척수공동증을 앓고 있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최지영 양(15)은 친구들에게 받았던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어 행복했다. 다섯 살 때 최 양은 계단에서 넘어져 허리와 다리를 다쳤다. 어머니 남인순 씨(45)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도록 했고 척수공동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척수에 뇌척수액과 비슷한 액체로 이뤄진 공간이 생기고 이것이 확장하면서 척수 신경을 손상시키는 무서운 병이었다. 수술이나 약물로도 완치가 불가능했다. 1급 장애를 짊어진 채 평생을 살아야 하는 최 양은 많은 걸 포기해야 했다. 무엇보다 하고 싶은 것은 공부였다. 책장 하나 넘기는 것조차 힘든 최 양에게 공부는 불가능해 보였다. 말하는 것조차 힘들어 책을 소리 내어 읽을 수도 없었다. 연필을 잡는 것도 무리였다. 휠체어를 타고 집과 학교를 오가는 것도 버거웠다. 희망이 없을 것 같았던 최 양에게 기적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염경중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부터다. 교내 시험에서 매번 평균 90점 이상을 받을 정도로 성적이 좋아진 것. 최 양의 성적을 끌어올린 ‘범인’들은 다름 아닌 같은 반 친구들이었다. 최 양과 이름이 같았던 급우 최지영 양(15)은 등하굣길을 따라다니며 가방을 들어줬다. 최 양의 휠체어를 모는 ‘기사’ 역시 최 양이었다. 덕분에 최 양은 학교 구석구석을 마음껏 다닐 수 있었다. 최 양을 위해 자료를 챙겨주는 것도 친구들의 몫이었다. 필기는 주로 김민주 양(15)이 도맡았다. 김 양은 최 양이 미안해하면 “필기를 두 번 하면 나도 복습하는 거니까 걱정 마”라고 웃으며 말했다. 반 친구 전체가 최 양을 위해 ‘기사’가 되기도 하고 ‘학습지 배달원’이 됐다. 최 양은 친구들이 너무 고마웠다. 졸업을 앞두고 보답을 하고 싶었다. 마침 난치병 아동들을 위한 법인인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측에서 최 양의 사연을 듣고 이벤트를 마련해줬다. 12일 교실에서는 최 양이 준비한 파티가 열렸다. 마술쇼가 벌어졌고 케이크에 촛불도 켰다. 친구들 역시 최 양에게 “희망을 잃지 말라”고 편지를 쓰고 선물을 나눠가졌다. 파티가 끝나자 최 양이 다시 말했다. “친구들의 우정을 다룬 드라마를 꼭 만들 테니까 너희들이 꼭 봐줘!” 최 양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또렷하게 들렸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자동차 회사들은 웬만해서는 리콜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생산과 판매에 나쁜 영향을 주고, 신뢰도에도 깊은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양상이 달라졌다. 리콜 대상 차량이 1200만 대가 넘어섰다. 도요타와 혼다에 이어 푸조시트로앵, 르노, 폴크스바겐이 리콜 대열에 합류했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리콜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 ‘세종시 회오리’ 속 충청권 설 민심 촉각세종시 논란은 6월 2일 치러질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를 이슈다. 이 때문에 정치권은 설날 이후 충청권의 ‘세종시 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95년 이후 네 차례 있었던 역대 지방선거에서 ‘충청도 핫바지론’이라는 홀대와 ‘행정도시 공약’이라는 비전 사이에서 갈등을 빚어 온 충청표심이 세종시 이슈와 관련해선 어떤 선택을 할까. ■ 아이티 지진 한 달… 비극의 땅서 싹트는 희망아이티의 비극은 언제 끝이 날까. 지진 발생 한 달이 지났지만 아이티는 제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갈팡질팡하는 가운데 복구 작업은 더디고 우기가 다가오고 있어 120만 명에 이르는 이재민은 근심이 가득하다. 하지만 암담한 상황 속에서도 희망은 조금씩 솟아난다. ■ “공부 손발 돼준 친구들아 고맙다” 특별한 파티12일 오전 서울 염경중학교에서는 작지만 큰 파티가 열렸다. 1급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최지영 양(15)이 주최한 파티였다. 연필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는 최 양이 평균 90점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기꺼이 최 양의 손과 발이 되어준 친구들 덕분이었다. ■ “오바마-달라이 라마 18일 백악관 면담”‘중국이 뭐래도 한다면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18일 백악관에서 만난다. 중국이 그토록 싫어하는 회동이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와 만나는 것을 학수고대하고 있다”며 중국을 자극했는데…. 중국의 반격 카드는 무엇일까.}
“여보. 우리 몰래카메라라도 달아 보자.”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사는 성모 씨(36·회사원)가 아내 노모 씨(36·회사원)에게 푸념했다. 집이 털린 것은 벌써 이틀째였다. 하루 전에는 누군가 현관문 유리창을 깨고 집에 들어와 디지털 카메라와 귀금속 등 145만 원 상당의 물건을 훔쳐갔다. 이날은 유리창은 깨지지 않았지만 20여만 원이 든 돼지저금통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올해 1월 4일 오후 방 안은 또 어지럽혀 있었다. 다행히 도둑맞은 물건은 없었지만 이번에는 같은 건물에 사는 이웃 강모 씨(29·회사원)가 도둑을 맞았다. 강 씨도 “휴대전화와 귀금속 등 200여만 원의 물품을 도둑맞았다”고 했다. 오기가 생긴 성 씨는 다음 날 현관문 근처에 직접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2주일 뒤 누군가 침입한 흔적이 또 발견됐다. 성 씨가 CCTV를 확인해 보니 한 남성이 열쇠로 문을 열고 태연하게 집에 들어왔다가 나가는 장면이 보였다. 성 씨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CCTV 영상과 인근 지하철역 교통카드 기록을 조회해 6일 범인 이모 씨(41·무직)를 붙잡았다. 경찰 조사 결과 성 씨 집 4차례와 강 씨 집 1차례 등 같은 건물에서 5차례에 걸친 절도와 절도미수 사건은 모두 이 씨의 소행이었다. 경찰조사에서 이 씨는 “첫날 열쇠를 갖고 나온 덕에 들어가기가 쉬워 자주 들렀다”고 진술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10일 절도 혐의로 이 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여보. 우리 몰래카메라라도 달아 보자."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사는 성모 씨(36·회사원)가 아내 노모 씨(36·회사원)에게 푸념했다. 집이 털린 것은 벌써 이틀째였다. 하루 전에는 누군가 현관문 유리창을 깨고 집에 들어와 디지털 카메라와 귀금속 등 165만 원 상당의 물건을 훔쳐갔다. 이날은 유리창은 깨지지 않았지만 20여만 원이 든 돼지저금통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올해 1월 4일 오후 방안은 또 어지럽혀 있었다. 다행히 도둑맞은 물건은 없었지만 이번에는 같은 건물에 사는 이웃 강모 씨(29·회사원)가 도둑을 맞았다. 강 씨도 "휴대전화와 귀금속 등 200여만 원의 물품을 도둑맞았다"고 했다. 오기가 생긴 성 씨는 다음날 현관문 근처에 직접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2주일 뒤 누군가 침입한 흔적이 또 발견됐다. 성 씨가 CCTV를 확인해보니 한 남성이 열쇠로 문을 열고 태연하게 집에 들어왔다가 나가는 장면이 보였다. 성 씨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CCTV 영상과 인근 지하철역 교통카드 기록을 조회해 6일 범인 이모 씨(41·무직)를 붙잡았다. 경찰 조사 결과 성씨 집 4차례와 강씨 집 1차례 등 같은 건물에서 5차례에 걸친 절도와 절도 미수 사건은 모두 이 씨의 소행이었다. 경찰조사에서 이 씨는 "첫날 열쇠를 갖고 나온 덕에 들어가기가 쉬워 자주 들렀다"고 진술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10일 절도 혐의로 이 씨를 구속했다.유성열기자 ryu@donga.com}
유명 연예인들이 자신의 이름을 내세워 인터넷 의류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짝퉁 명품’을 팔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가짜 명품 의류와 액세서리 등을 판매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상표법 위반)로 유명 여가수 백모 씨(34) 등 연예인 3명과 짝퉁 제조자, 쇼핑몰 운영자 등 210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백 씨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인터넷 쇼핑몰을 직접 운영하면서 외국 유명 상표를 도용한 의류와 액세서리 등 135점을 팔아 1500만 원의 매출을 올린 혐의다. 경찰 조사에서 백 씨는 “공인으로서 팬들을 속인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배우 이모 씨(35)와 방송인 이모 씨(28·여) 역시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한 뒤 비슷한 방법으로 각각 700만 원과 200만 원의 매출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서울 동대문상가 등지에서 짝퉁 의류 등을 싸게 구입해 원가보다 2배 정도 비싸게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판매한 짝퉁 상품 중에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나이키, 노스페이스 등 스포츠 브랜드뿐만 아니라 샤넬, 크리스티앙 디오르, 이브생로랑 등 명품 상표를 도용한 것도 있었다. 이들과 함께 적발된 인터넷쇼핑몰은 총 200여 곳으로 이 가운데 일부는 한 해 매출이 60억∼1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명 MC N 씨(31)와 방송인 K 씨(38) 등 다른 연예인 7명도 짝퉁 의류를 파는 쇼핑몰에 초상권과 명의를 빌려주고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보고 공모 여부를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런 방식으로 수익을 거두는 연예인들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밴쿠버 겨울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누리꾼들 사이에 ‘동영상 전쟁’이 벌어졌다. 8일 한국의 피겨스케이팅 금메달 후보 김연아(20)를 둘러싼 ‘음모설’ 동영상이 석연찮은 이유로 계속 삭제되자 한국의 누리꾼들이 집단행동에 나서 3일 만에 복구시켰다.닉네임 ‘DES’를 쓰는 누리꾼은 김연아의 경기 모습과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6분 길이의 동영상으로 편집해 지난해 12월 세계적인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www.youtube.com)에 올렸다. 전문가들이 완벽하다고 칭찬하는 김연아의 점프에 유독 한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피겨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를 주는 심판)만 자꾸 감점을 줘 의혹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동영상에는 미국 NBC 중계진이 지난해 12월 도쿄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 프로그램을 중계하다 “김연아가 왜 감점을 받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는 장면도 포함됐다.동영상은 미국 시카고 트리뷴지의 스포츠 전문기자 필립 허시가 인용하며 유명세를 탔다. 허시 기자는 지난달 4일 쓴 칼럼에 이 동영상을 첨부하며 “김연아의 점프에 감점을 줬던 이 심판이 올림픽에도 나올 예정이라 우려가 크다”고 썼다. 누리꾼들은 칼럼에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 동영상 역시 20만∼3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김연아를 둘러싼 음모론에 근거로 거론됐다.그러나 이달 5일 동영상이 사라지면서 의혹은 더 커졌다. ‘DES’가 “유튜브는 동영상을 만든 내게 이유도 말하지 않고 지웠다”는 글을 올리자 파문이 확산됐다. 동영상 첫 화면에 나오는 ‘K. 야마구치의 저작권 침해 요청에 따라 볼 수 없다’는 문구도 문제였다. 누리꾼들은 “‘K. 야마구치’는 크리스티 야마구치(1992년 알베르빌 겨울올림픽에서 여자 피겨 금메달을 딴 일본계 미국인) 같은데 도대체 동영상과 무슨 상관이냐”고 반발했다. 또 누리꾼들은 “유튜브 측의 이유가 석연찮다”며 “일본 누리꾼이나 세계빙상연맹 후원사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누리꾼들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동영상을 다시 올리고, 삭제되면 또 올렸다. 시간이 날 때마다 클릭해 조회수를 높이는 전략으로 밀고 나갔다. 누리꾼들은 이를 ‘광클(광클릭) 전쟁’으로 불렀다. 시간대별로 조회수를 보고하며 다른 이들의 참여도 독려했다. 조회수가 1만, 2만 건을 넘기다 삭제되면 “눈물이 나도록 가슴 아프지만 절대 포기하지 말고 다시 올려 우리의 힘을 보여주자”며 서로를 격려했다. 새로 올린 동영상도 이틀 만에 다시 총 조회수가 10만 건에 육박했고 결국 8일 오후 1시 반경 원래 동영상이 전격적으로 복구됐다. 누리꾼들은 “유튜브가 이제 우리 요구를 받아들인 것 같다”며 환호했다.실제로 김연아는 지난해 12월 도쿄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 프로그램에서 깔끔하게 점프를 성공했지만 미리암 로리올오버빌러(스위스)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로부터 감점을 받아 2위에 머물렀다. 그는 2008년 11월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도 김연아에게 ‘롱 에지(wrong edge)’ 판정을 내린 바 있다.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코리아는 8일 “저작권 침해 신고가 들어와 심사를 거쳐 삭제했고, 동영상을 올린 사람으로부터 이의신청이 들어와 다시 검토한 뒤 복구시켰다. 동영상 삭제 요청과 이의 제기를 통한 복구는 종종 있는 일”이라고 밝혔지만 누가 삭제를 요청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민동석 전 농림수산식품부 정책관은 “1심 재판 때 ‘PD수첩’ 제작진 변호인 15명과, 편파적으로 재판을 진행한 재판장과 이중으로 사투를 벌여야만 했다”고 28일 말했다. 민 전 정책관은 이날 국민행동본부가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사법개혁 촉구 국민 대강연회’에 참석해 “나라를 위해 일하는 공직자로서 임한 쇠고기 협상에 대해 한 점 부끄러움도 없다”며 “진실을 밝힐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판장은 먼저 담당 연출자의 증언을 듣고, 정운천 전 농림부 장관과 내 증언 순서를 맨 마지막에 배치하는 등 피고에게 유리하도록 재판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재판장이 ‘PD수첩 방송에 나온 앉은뱅이 소가 광우병에 걸린 소인지 검사한 적이 있느냐. 위증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고 압박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PD수첩 제작진에게 무죄가 선고된 것에 대해선 “판결문을 읽어보니 변호인 변론인 것 같았고, 결론을 미리 내려놓은 뒤 무죄 선고에 필요한 내용만 짜깁기했다”고 주장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하얀 구두는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웠다. 때마침 음식점은 손님들로 붐볐다. 혼잡한 틈을 타 몰래 신고 나가도 아무도 모를 것 같았다. 대학생 김모 씨(19)는 24일 오후 11시경 서울 중구 충무로의 한 음식점을 나서다 명품 백구두를 발견했다. 김 씨는 마치 자기 것처럼 자연스레 그 구두를 신고 음식점을 나섰다. 몇 분 뒤 식사를 마친 홍콩인 관광객 왕모 씨(20)도 음식점을 나섰다. 그러나 아무리 신발장을 뒤져봐도 자신의 구두가 보이지 않았다. 650달러(약 75만 원)나 주고 산 명품이었기 때문에 꼭 찾아야만 했다. 경찰에 신고한 뒤 출동한 경찰과 함께 음식점 폐쇄회로(CC)TV를 살펴봤다. 한 남성이 태연하게 자신의 신발을 신고 나갔고, 이 남성의 일행 중 한 명이 신용카드로 음식값을 결제하는 모습이 보였다. 경찰은 카드 결제자를 추적해 김 씨를 찾아냈고, 김 씨는 훔친 구두를 들고 26일 오후 서울 중부경찰서에 출두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술에 너무 취해 내가 평소에 신던 하얀 운동화인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CCTV 확인 결과 당시 음식점에 하얀 신발은 그 구두 하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절도 혐의로 김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하얀 구두는 한 눈에 봐도 고급스러웠다. 때마침 음식점은 손님들로 붐볐다. 혼잡한 틈을 타 몰래 신고 나가도 아무도 모를 것 같았다. 대학생 김모 씨(19)는 24일 오후 11시경 서울 중구 충무로의 한 음식점을 나서다 명품 백구두를 발견했다. 김 씨는 마치 자기 것처럼 자연스레 그 구두를 신고 음식점을 나섰다. 몇 분 뒤 식사를 마친 홍콩인 관광객 왕모 씨(20)도 음식점을 나섰다. 그러나 아무리 신발장을 뒤져봐도 자신의 구두가 보이지 않았다. 650달러(한화 75만원)나 주고 산 명품이었기 때문에 꼭 찾아야만 했다. 경찰에 신고한 뒤 출동한 경찰과 함께 음식점 폐쇄회로(CC)TV를 살펴봤다. 한 남성이 태연하게 자신의 신발을 신고 나갔고, 이 남성의 일행 중 한 명이 신용카드로 음식값을 결제하는 모습이 보였다. 경찰은 카드 결제자를 추적해 김 씨를 찾아냈고, 김 씨는 훔친 구두를 들고 26일 오후 서울 중부경찰서에 출두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술에 너무 취해 내가 평소에 신던 하얀 운동화인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당시 음식점에 하얀 신발은 그 구두 하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절도 혐의로 김 씨를 불구속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휴가원을 내고 휴가를 갔으면 부서장의 허가가 없었더라도 무단결근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북부지법 민사13부(부장판사 서창원)는 이모 씨(51) 등 서울 H 대학 전 교직원 2명이 학교 측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 소송에서 이 씨 등에게 승소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씨 등은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소속 부서장인 행정지원처장에게 휴가원과 해외여행신고서만 제출하고 20여 일 동안 출근하지 않았다. 대학 측은 이를 무단결근으로 보고 지난해 8월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고를 결정했다. 이에 이들은 "근로기준법과 취업규칙에 따라 휴가원을 내고 휴가를 갔기 때문에 무단결근이 아니다"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학과 대학노조 사이에 체결한 취업규칙에서 휴가신청을 할 때 소속 부서장을 경유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근로자의 부재로 사업 운영에 지장이 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고, 소속 부서장의 허가를 받도록 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근로자가 근로기준법과 취업규칙 등에 따라 일반 휴가를 신청할 경우 사용자는 근로기준법 규정에 의하여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을 뿐 휴가 사용을 거부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누리꾼 박모 씨(30·무직)는 지난해 7월 병역을 면제받은 고위공직자 명단을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올렸다. 명단에는 정정길 대통령실장의 아들과 이동관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 등이 포함돼 있었다. 당시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병역 이행 여부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른 터라 누리꾼들은 이 명단에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 인터넷 정치칼럼니스트 박모 씨(37)도 이 행렬에 동참했다. 그는 명단을 아예 그림 파일로 만들어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 과정에서 누리꾼들은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명단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정 실장의 아들은 육군 중위로 임관했고 안 장관은 공군 중위, 유 장관과 이 수석은 육군 병장으로 병역을 마치는 등 누리꾼 등의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달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병역을 면제받은 현 정부 고위공직자들의 명단을 가짜로 만들어 인터넷에 유포시킨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박 씨 등 5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중심지인 델마 지역. 이번 지진 피해가 가장 심한 곳이다. 승용차 한 대를 빌려 17일(현지 시간) 오전 이곳을 둘러봤다. 델마는 ‘생지옥’이란 표현이 딱 맞았다. 먹을거리를 찾으려 거리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은 시신 썩는 냄새를 피해 마스크를 썼다. 길가에 너부러진 시신들은 나무처럼 굳어 썩어갔다. 30도를 넘는 무더위 때문에 시신들은 금방 부패했다.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다 숨을 거둔 사람들도 콘크리트 더미 사이로 듬성듬성 보였다. 유엔 평화유지군은 곳곳에서 중장비를 동원해 참사 현장을 정리하고 있었다. 불도저로 잔해 더미를 퍼내면 시신 여러 구가 걸려 나왔다. 군인들 가운데 일부는 장갑차로 돌아가 방독면을 꺼내 들었다. 주저앉은 대통령궁 근처의 한 종합병원 앞마당에는 천막과 나무로 만든 임시병동이 차려졌다. 이곳은 상처가 썩어가는 이들의 비명으로 가득했다. 관절이 뒤틀린 채 그대로 굳어가는 환자들은 의사만 애타게 부르다 정신을 잃어갔다. 한 소년은 카메라를 들이대자 “Help me(도와주세요)”라고 외치며 기자의 팔목을 잡았다. 목소리조차 낼 힘이 없어 멍하니 누워 있던 할머니는 가슴에 남은 상처가 썩어 금세 숨을 거둘 듯했다. 각국에서 몰려든 자원봉사자들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었지만 밀려드는 환자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의료진은 특히 “마취제가 없어 수술을 못하고 있다”고 허탈해했다. 치안 상황이 나빠지면서 구호활동마저 더디게 진행되자 희망을 잃은 사람들은 콘크리트 잔해 위에 앉아 멍하니 하늘만 쳐다봤다. 구호품을 실은 비행기 수십 대가 하늘을 오고 갔지만 여전히 먹을 물조차 부족해 길바닥 구정물도 모아야 했다. 미국대사관 앞에는 아침만 되면 장사진을 이뤘다. 미국 비자를 받으려는 아이티인들은 몇 날 며칠이라도 기다릴 태세였다. 캐나다대사관도 비슷했다. 도미니카공화국으로 향하는 버스 터미널도 하루 종일 북적였다. 버스에 오른 사람들은 ‘고향을 떠난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구호물자가 풀리는 곳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유엔 평화유지군이 몰려드는 사람들을 통제하자 굳게 닫힌 문 앞으로 모인 이들의 눈에는 핏발이 섰고 금세라도 폭동을 일으킬 듯 소리를 질러댔다. 기자는 18일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원들과 함께 철수에 나섰다. 아침 일찍부터 시내를 가득 메운 사람들은 기자 일행이 탄 버스 주위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혹시나 물품을 싣지는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한때 거리를 점거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버스가 고립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전날 흥분한 군중이 불을 지르고 유엔군과 대치하는 모습을 본 터라 순간 머리가 쭈뼛해졌다. 우리 일행은 커튼을 치고 골목길을 돌아서 한적한 곳으로 나가서야 다행히 국경으로 향하는 길을 찾을 수 있었다. 혹시 폭도라도 만나지 않을까 긴장하며 3시간을 달린 끝에 도미니카공화국의 국경에 들어서는 순간 식은땀이 주르르 흘렀다. 한순간에 ‘생지옥’으로 변한 처절한 취재 현장을 떠나면서 미안한 마음과 핏발이 선 아이티인들의 얼굴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유성열 포르토프랭스(아이티) 특파원 ryu@donga.com}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중심지인 델마 지역. 이번 지진 피해가 집중된 곳이다. 승용차 한 대를 빌려 17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이곳을 둘러봤다. 델마는 '생지옥'이란 표현이 적당했다.먹을거리를 찾으러 거리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은 시신 썩는 냄새를 피해 마스크를 뒤집어썼다. 길가에 너부러진 시신들은 나무처럼 굳어 썩어갔다. 30도를 넘는 무더위 때문에 시신들은 금방 부패해졌다.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다 숨을 거둔 사람들도 콘크리트 더미 사이로 듬성듬성 보였다. 유엔평화유지군은 곳곳에서 중장비를 동원해 참사 현장을 정리하고 있었다. 불도저로 잔해더미를 퍼내면 시신 여러 구가 걸려 나왔다. 군인들 가운데 일부는 장갑차로 돌아가 방독면을 꺼내들었다.주저앉은 대통령궁 근처의 한 종합병원 앞마당에는 천막과 나무로 만든 임시병동이 차려졌다. 이 곳은 상처가 썩어가는 이들의 비명 소리로 가득했다. 관절이 뒤틀린채 그대로 굳어가고 있는 환자들은 의사만 애타게 부르다 정신을 잃어 갔다. 한 소년은 카메라를 들이대자 "Help me(도와주세요)"라고 외치며 기자의 팔목을 잡았다. 목소리조차 낼 힘이 없어 멍하니 누워있는 할머니는 가슴에 남은 상처가 썩어 금세 숨을 거둘 듯했다. 각국에서 몰려든 자원봉사자들이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밀려드는 환자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의료진들은 특히 "마취제가 없어 수술을 못하고 있다"고 허탈해 했다.치안상황이 나빠지면서 구호활동마저 더디게 진행되자 희망을 잃은 사람들은 콘크리트 잔해 위에 앉아 멍하니 하늘만 쳐다봤다. 구호품을 실은 비행기 수십 대가 하늘을 오고 갔지만 여전히 먹을 물조차 부족해 길바닥 구정물도 모아야 했다.주 아이티 미국 대사관 앞에는 아침만 되면 기다린 띠가 생겼다. 미국 비자를 받으려는 아이티인들은 몇날 며칠이라도 기다릴 태세였다. 캐나다 대사관도 비슷했다.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향하는 버스 터미널도 하루 종일 북적였다. 버스에 오른 자들은 '고향을 떠난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구호물자가 풀리는 곳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유엔평화유지군이 몰려드는 사람들을 통제하자 굳게 닫힌 문 앞으로 모인 이들은 금세라도 폭동을 일으킬 듯 소리를 질러댔다.기자는 18일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원들과 함께 철수에 나섰다. 아침 일찍부터 시내를 가득 메운 사람들은 기자가 탄 버스 주위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혹시나 물품을 싣지는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한때 거리를 점거한 사람들 때문에 버스가 고립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전날 흥분한 군중들이 불을 지르고 유엔군과 대치하는 모습을 본 터라 두려움이 몰려왔다. 우리 일행은 커튼을 치고 골목길을 돌아서 한적한 곳으로 나가서야 다행히 국경으로 향하는 길을 찾을 수 있었다.아이티 현지에서 만난 한국인들은 아이티인들에 대해 "하나같이 똑똑하고, 배움에 대한 열정이 높다"며 "충분한 교육시설과 산업인프라만 구축되면 급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민족"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런 민족을 가진 나라가 한 순간에 '생지옥'으로 변한 현장을 떠나며 마음이 아려왔다. 이들이 다시 자립할 날은 언제일까.포르토프랭스(아이티)=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