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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처음 출전한 파머스 인슈런스오픈에서 우승하며 화려하게 출발했다. 5월까지 PGA투어에서 시즌 4승을 거두는 매서운 상승세를 유지했다. 전성기가 되돌아왔다는 기대감을 부풀렸던 우즈. 하지만 시즌이 종착역을 향하면서 오히려 용두사미의 실망감만 안긴 것 같다. 우즈는 22일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GC(파70)에서 열린 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1타를 줄여 중간합계 3오버파 213타로 공동 26위에 처졌다. 중간 합계 11언더파 199타로 단독 선두를 지킨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에게 14타나 뒤졌다.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 무관 탈출에 실패했던 우즈는 페덱스컵 랭킹 1위로 이번 대회에 출전해 1000만 달러의 보너스를 향한 유리한 고지에 섰지만 부진에 허덕였다. 이로써 우즈는 2007년과 2009년에 이은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우승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올 시즌 PGA투어 5승에 상금 1위(840만 달러), 세계 랭킹 1위 등 풍성한 수확에도 어딘가 허전할 수밖에 없는 성적표다. 우즈는 큰 무대에서 번번이 부상, 뒷심 부족, 퍼트 난조에 허덕였다. 올 시즌 PGA투어에서 평균 타수 1위(68.868타)를 달리고 있는 우즈는 3라운드에서는 평균 70.57타(55위), 4라운드는 71.43타(118위)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한때 75%를 상회하던 그린 적중률은 67.76%로 22위에 머물렀다. 메이저 대회에 대한 충분한 대비 없이 예전처럼 한가롭게 9홀 연습라운드만 치르고 나섰다는 비판도 들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폴란드 스포츠라면 축구부터 떠오른다.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폴란드를 2-0으로 꺾었다. 월드컵 출전 사상 첫 승을 거둔 한국은 여세를 몰아 4강 신화를 이뤘다. 이제 폴란드는 축구뿐 아니라 테니스로도 국내 스포츠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것 같다. 22일 서울 올림픽코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코리아오픈 여자 단식 결승. 폴란드 출신의 세계 랭킹 4위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24)는 2시간 45분의 접전 끝에 세계 32위 아나스타시야 파블류첸코바(러시아)에게 2-1(6-7, 6-3, 6-4)로 역전 우승했다. 이 대회 역대 두 번째로 많은 7100여 명의 관중 앞에 나선 라드반스카는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중 유일한 세계 톱10 스타다운 기량을 마음껏 과시했다. 스트로크는 좌우 코너를 파고들었고 빠른 템포의 공격으로 상대 허를 찔렀다. 단단한 하체 근력을 앞세워 주저앉아 공을 쳐도 전혀 파워가 떨어지지 않았다. 고비마다 시속 180km를 넘나드는 강력한 서브로 포인트를 낚았다. 4세 때 아버지에게 테니스를 배운 라드반스카는 2005년 윔블던과 2006년 프랑스오픈 주니어 단식에서 우승한 유망주로 폴란드 테니스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이번 방한이 처음이었던 그는 “한국에서 트로피라는 선물을 갖고 가겠다는 꿈을 이뤄 정말 행복하다. 내년에도 다시 오겠다”고 말했다. 170cm, 56kg의 모델급 체격을 지닌 라드반스카는 올해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 누드 화보 모델로 나서 화제를 뿌렸다. 방한 후 20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프로야구 경기에 시구자로 나서 야구팬을 매료시키기도 했다. 라드반스카는 “폴란드에서는 야구를 거의 하지 않는데 처음 글러브를 끼고 공을 던져 봤다. 한국 음식도 맛있었다. 오늘 밤 일본 도쿄로 출국하느라 서울에서 멋진 추억을 더 만들지 못해 아쉽다”며 웃었다. 시즌 3번째이자 통산 13번째 단식 정상에 오른 라드반스카는 11만2467달러(약 1억20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10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는 3만 명 가까운 관중을 동원하며 성황을 이뤘다. 테니스 마니아인 성 김 주한 미국대사는 이틀 연속 경기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가위 연휴 기간 한국 여자 테니스는 환한 보름달이 비친 듯 축제 분위기였다. 세계 랭킹 540위에 불과한 18세 소녀가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코리아오픈에서 8강에 오르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장수정(18·양명여고 3년)은 단식 1회전에서 세계 33위 선수를 꺾더니 2회전에서 세계 랭킹 181위에게 1세트를 1-6으로 내주고도 역전승했다. 20일 8강전에서 비록 세계 랭킹 113위에게 패했어도 5000명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한국 여자 테니스가 WTA투어 8강에 진출한 것은 2006년 1월 조윤정 이후 7년 8개월 만의 경사였다. 장수정은 2008년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한 조윤정 삼성증권 코치(34)에게 6년째 지도를 받고 있다. 21일 대회 장소인 서울 올림픽코트에서 만난 장수정과 조 코치는 주위의 축하를 받느라 바빴다. WTA투어 8강 진출만으로 장수정은 올 들어 지난주까지 받았던 상금 7240달러보다 많은 8253달러(약 900만 원)를 받았다. 55점이던 WTA투어 랭킹포인트도 단번에 70점을 얻어 다음 주 발표되는 랭킹에서 350위 전후까지 점프해 국제대회 자동 출전 기회가 훨씬 많게 됐다. 장수정은 “상금으로 조 선생님께 맛있는 거 사 드리고 싶은데 평소 잘 안 드신다”며 웃었다. 장수정은 중1년 때 이미 중학교 무대를 휩쓸었던 유망주. 조 코치는 WTA투어 단식 준우승 3회, 복식 우승 1회의 눈부신 성적을 거두며 역대 한국 여자 선수 최고인 세계 45위까지 이름을 올렸다. 조윤정 코치는 올해 아버지, 어머니가 세상을 뜨는 아픔 속에서도 장수정 지도에 정성을 다했다. 조 코치는 베이비시터에게 맡긴 두 살배기 아들보다 국내외에서 장수정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을 정도. 현역 시절 ‘코트의 악바리’로 불린 조 코치는 허리 부상과 치아 부정교합을 이겨 냈다. 2001년 US오픈 때는 경기 도중 식중독 후유증으로 기절한 뒤 다시 일어나 경기를 재개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강한 근성은 장수정에게도 잘 배어들고 있다. 170cm, 58kg의 균형 잡힌 체격에 빠른 템포의 플레이가 강점인 장수정은 “훈련 때는 잘하다가도 경기만 나가면 무너지는 내가 너무 싫었다. 조 선생님을 통해 실제 접하지 못한 투어 생활, 훈련 태도 등 많은 걸 배운다”며 고마워했다. 조 코치는 “6년 동안 고생한 결실을 이제 보는 것 같다. 수정이가 워낙 성실하고 재능도 뛰어나다”며 흐뭇해했다. 장수정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근력, 서브 강도에서 큰 차이를 느꼈다. 일단 세계 200위 이내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4, 5년 안에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당찬 목표를 지닌 장수정. 큰 꿈을 향한 여정에 대선배 조 코치가 있기에 든든하기만 하다. 한편 22일 열리는 단식 결승에서는 세계 4위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폴란드)와 세계 32위 아나스타시야 파블류첸코바(러시아)가 맞붙게 됐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1000만 달러(약 108억 원)의 보너스에 도전할 최후의 후보 30명이 모두 가려졌다. 17일 미국 일리노이 주 레이크포리스트 콘웨이 팜스GC(파71·7216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3차전인 BMW챔피언십. 타이거 우즈(미국)는 퍼트 수가 전날(24개)보다 7개 많은 31개까지 치솟으며 타수를 줄이지 못해 공동 11위(9언더파 275타)로 대회를 마쳤지만 페덱스컵 랭킹 1위에 복귀했다. 페덱스컵 랭킹 1위였던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이 공동 33위(1언더파 283타)로 부진했기 때문. 더블 보기를 한 18번홀에서 격분한 나머지 자신의 드라이버를 땅바닥에 세게 내려쳐 헤드를 부러뜨린 스텐손은 페덱스컵 랭킹이 2위로 내려갔다. 동생 결혼식에 들러리를 서느라 플레이오프 1차전에 불참했던 잭 존슨(미국·사진)은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하며 합계 16언더파 268타로 역전 우승했다. 144만 달러(약 16억 원)의 상금을 받은 존슨은 PGA투어 통산 10승째를 거두며 지난주 랭킹 27위에서 4위로 점프했다. 이번 대회까지 페덱스컵 랭킹 30위 이내에 든 선수는 19일 애틀랜타에서 개막하는 플레이오프 마지막 대회인 투어챔피언십 출전 자격을 얻었다. 우즈를 비롯한 페덱스컵 랭킹 상위 5명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은퇴 후 연금 형식으로 받는 1000만 달러를 챙길 수 있다. 다른 선수들도 경우의 수에 따라 대박을 노릴 수 있다. 지난주 페덱스컵 랭킹 54위로 투어챔피언십 출전이 불투명했던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코스가 자신이 회원으로 있는 골프장이라는 홈 이점 속에 공동 4위(11언더파)로 마치며 페덱스컵 랭킹을 29위까지 끌어올려 최종전에 합류했다. 재미교포 존 허와 배상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투어챔피언십 출전권을 놓쳤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다음번 투어에 나갈 때는 프로가 돼 있을 거예요.” 10대 골프 천재 소녀 리디아 고(고보경·16)의 프로 전향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는 16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을 2타 차 단독 2위로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년에는 분명 프로 전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 그가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리디아 고가 11월 열리는 LPG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그룹 타이틀홀더스대회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를 것이라는 뉴질랜드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이 대회는 올 시즌 각 대회 3위 이내의 성적 우수자들이 출전해 ‘왕중왕’을 가리기에 신고식 무대로는 제격이다. 당초 리디아 고는 학업을 계속하겠다며 미국 스탠퍼드대 진학 의사를 밝혔었다. 어린 나이에 프로에 데뷔했다 실패했던 다른 유망주들의 사례도 프로 진출을 망설이게 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프로 대회에서 눈부신 성적을 거둔 자신감과 상한가를 치고 있는 요즘이 프로 전향의 적기라는 실리론이 계획을 바꾸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추어 골프 세계 랭킹 127주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는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 준우승을 거두며 프로와 아마추어를 합한 세계 여자 골프 랭킹에서 5위까지 뛰어올랐다. 2010년 뉴질랜드여자오픈에 아마추어 자격으로 무대 첫선을 보인 뒤 25개 프로 대회에서 한 차례도 예선 탈락이 없을 만큼 뛰어난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 준우승 상금 29만2994달러를 포함해 지난 2년 동안 130만 달러(약 15억 원)에 해당하는 성적을 올렸지만 아마추어여서 단 1달러도 받지 못했다. 대학 진학 문제와 관련해 학사 관리가 까다로운 미국 대학보다는 원격 수업이 가능해 투어 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한국 명문 사립대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리디아 고 측은 이미 LPGA에 입회 가능 연령(18세) 규정의 예외를 인정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3개 대회에서 리디아 고가 배경은과 아리무라 지에를 도왔던 전문 캐디 미키 밀번에게 가방을 맡긴 것도 프로 전향을 앞둔 수순이라는 분석도 있다.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자신보다 16세나 어린 리디아 고의 거센 추격에 진땀을 흘린 끝에 우승한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은 “리디아 고가 프로에 오면 프로 선수들은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리디아 고와 비교되는 미셸 위는 16세 때인 2005년 프로 전향을 하며 나이키, 소니 등과 연간 1000만 달러가 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김세훈 던롭코리아 마케팅팀장은 “상품성을 보면 당시 미셸 위가 훨씬 높다. 하지만 리디아 고가 검증된 선수이고 뿌리가 한국이라 국내 기업의 높은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국내 유일의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코리아오픈이 14일 서울 올림픽코트에서 막을 올렸다. 기자실에 배포된 공식 안내 책자를 살펴보니 2004년 1회 때부터 2011년 8회 때까지는 단식 1회전 결과가 누락된 채 2회전부터 나와 있었다. 한국 선수 중 1명도 단식 2회전에 진출하지 못한 과거를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았을까. 지난해 이소라의 기권승이 유일한 승리였다. 10회째를 맞은 올해에는 작은 사건이 일어났다. 세계 랭킹 450위 이예라(NH농협)가 16일 세계 140위의 러시아 선수를 꺾었다. 자력 승리까지 10년이 걸린 셈이다. 경사로 받아들일 만하지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이예라의 소감처럼 한국 여자 테니스의 현실은 여전히 답답하다. 한국은 세계 300위 이내 선수가 전무한 반면 중국은 200위 이내 선수가 7명, 일본은 12명, 태국은 5명에 이른다. 대만도 300위 이내에 3명이 있다. 한때 아시아를 호령하던 한국 여자 테니스가 추락한 것은 국내에만 안주하면서 국제무대를 향한 도전의식이 사라진 탓이다. 한 테니스인은 “돈 쓰고 고생하면서 외국에 나갈 이유가 없다. 실업팀에서 전국체육대회 같은 국내 대회만 뛰어도 수천만 원의 계약금에 연봉도 그 이상 받는다”고 지적했다. 한 팀에서 2년을 뛰고 나면 이적할 수 있게 되면서 일부 선수가 철새처럼 이 팀 저 팀 옮겨 다니는 부작용까지 낳았다. 국내 지도자들 역시 공격적인 플레이보다는 국제 흐름과 역행하는 랠리 위주의 수비 테니스에 치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테니스는 홈에서 열리는 내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메달조차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이 대회 톱시드인 세계 4위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폴란드)는 “테니스 수준을 월드 클래스로 끌어올리는 일은 어렵다. 장기적으로 내다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행히 이형택과 조윤정을 세계적인 선수로 길러낸 주원홍 전 삼성증권 감독이 올해 대한테니스협회장에 부임하면서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강산이 한 번 변할 세월 동안 쳇바퀴를 돈 한국 테니스는 더 늦기 전에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수 육성, 제도 개선 등에 힘을 합칠 때다.김종석 스포츠부 차장 kjs0123@donga.com}

아마추어 골프 최강으로 떠오른 국가대표 이창우(20·한국체대·사진)가 프로 무대까지 집어삼켰다. 이창우는 15일 강원 횡성군 웰리힐리골프장(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4라운드에서 선두에 5타 뒤진 공동 3위로 출발해 4타를 줄여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역전 우승했다. 6일 끝난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에서 대회 최소타(19언더파) 기록으로 우승한 이창우는 내년 인천 아시아경기에 출전한 뒤 프로로 전향할 계획이다.}

하늘의 시샘이라도 받았을까. 박인비(25·사진)는 평소 “3라운드가 가장 편하다”고 말하곤 했다. 1, 2라운드 동안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순위 변동이 심한 ‘무빙데이’에 집중력을 높여 4라운드에 들어가는 전략을 쓴다는 의미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박인비는 남녀 프로골프 사상 첫 한 시즌 메이저 4회 우승의 대기록에 도전하면서 이런 시나리오를 써내려갈 기회조차 없었다. 지난달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는 강풍으로 3, 4라운드를 하루에 치르는 강행군까지 겹쳐 우승권에서 멀어져 갔다. 12일 개막한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은 폭우로 1라운드가 순연되더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14일 대회를 3라운드 54홀 경기로 축소했다. 당초 3, 4라운드가 예정된 토 일요일은 물론이고 월요일까지 비올 확률이 90% 정도라는 일기예보가 나온 탓이었지만 메이저대회의 격에 걸맞지 않은 성급한 결정이라는 비난도 쏟아졌다. 1라운드에서 3오버파로 부진한 뒤 2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던 박인비는 15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파71·6428야드)에서 열린 3라운드를 10번홀에서 출발해 4번홀까지 2타를 더 잃었다. 중간합계 5오버파로 공동 60위에 처졌다(오후 10시 30분 현재). 아마추어 초청선수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6)는 8번홀까지 중간 합계 8언더파로 동반자인 선두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에게 1타 뒤진 단독 2위에 올랐다. 리디아 고는 박인비를 대신해 남녀를 통틀어 사상 최연소 메이저 우승이라는 새로운 골프 역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유소연은 9번홀까지 중간 합계 7언더파를 기록해 2타차 단독 3위로 선두를 쫓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장면 1. 4월 롯데마트여자오픈 마지막 라운드. 1타 뒤진 18번홀 이글로 우승.#장면 2. 지난주 한화금융클래식 마지막 라운드. 3타 뒤진 17번홀 홀인원에 힘입어 연장 끝에 우승.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두 차례 짜릿한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었던 김세영(19·사진)은 이제 ‘역전의 여왕’으로 불러도 될 것 같다. 시즌 최다인 3번째 우승 트로피 역시 뒤집기로 차지했다. 15일 경기 안산시 아일랜드골프장(파72)에서 끝난 메트라이프 한국경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챔피언십 4라운드. 공동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3위로 출발한 김세영은 전반에 1타를 잃었지만 후반에 버디만 3개를 집중시켜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2주 연속이자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전날 공동 선두였던 전인지와 안송이를 1타 차로 제쳤다. 김세영은 “장타자에게 유리한 코스였다. 평소 미들홀이 짧고 롱홀이 길어 불만이었는데 여긴 미들홀이 길고 롱홀이 짧아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올 시즌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268.18야드로 2위에 올라 있는 김세영은 이번 대회 파5홀에서 9타를 줄였다. 우승 상금 1억4000만 원을 받아 처음으로 시즌 상금 6억 원을 돌파하며 6억2827만 원으로 상금 선두를 지킨 김세영은 2주 동안 상금, 부상 등을 합해 8억 원 이상을 벌었다. 이날 김세영은 16번홀(파4)에서 3m 버디 퍼트를 넣으며 1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선 뒤 승리를 지켰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박인비(25·사진)가 남녀 프로골프 사상 첫 한 시즌 메이저 4승을 향한 도전을 시작했지만 출발은 썩 좋지 않았다. 13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파71·6428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1라운드. 지난해 챔피언 박인비는 버디 3개와 보기 4개에 더블보기 1개로 3타를 잃어 중간합계 3오버파 74타로 공동 85위에 머물렀다(오후 10시 30분 현재). 전날 폭우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장시간 대기하느라 컨디션 유지에 애를 먹은 박인비는 이날 10번홀에서 티오프해 전반을 이븐파로 끝냈으나 2번홀(파3)에서 나온 더블보기가 아쉬웠다. 퍼팅 어드레스에 들어갔다 공이 살짝 움직이면서 1벌타를 받았다. 박인비는 지난해보다 전장이 길어진 코스에서 아이언 샷의 감각이 무뎌진 듯 그린 적중률이 반타작 정도인 55.6%까지 떨어졌다. 퍼트수도 31개로 나빴던 박인비는 “샷은 나쁘지 않았는데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 실수가 있었고 퍼트도 뜻대로 안 됐다”고 말했다. 역시 10번홀에서 출발한 박세리는 버디 6개에 보기는 1개로 막아 5언더파 66타로 잔드라 갈(독일)과 공동 선두를 이루는 관록을 보였다. 박세리는 100%의 페어웨이 안착률을 기록했고 퍼트수도 27개까지 떨어뜨렸다. 뉴질랜드 교포인 아마추어 리디아 고(16)는 3언더파 68타로 마쳤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 선두 김세영(20)과 대상과 신인왕 포인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김효주(18)가 KL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선두로 치열한 우승 경쟁을 예고했다. 김세영과 김효주는 13일 경기 안산시 아일랜드골프장(파72)에서 열린 이 대회 2라운드에서 나란히 3타씩을 줄여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로 미국 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뛰고 있는 박희영의 동생 박주영과 동타를 이뤘다.}

골밑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지만 승리의 물꼬는 외곽에서 터졌다. 경희대 졸업반 슈터 두경민(22·183cm·사진)이 주인공이었다. 두경민은 12일 경기 화성시 수원대체육관에서 열린 고려대와의 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3전 2선승제) 1차전에서 40분 내내 코트를 지키며 양 팀 최다인 32점을 퍼부었다. 두경민의 화끈한 공격을 앞세운 경희대는 고려대를 76-70으로 꺾고 3년 연속 우승에 1승만을 남겼다. 당초 이날 경기는 경희대 김종규(207cm)와 고려대 이종현(206cm)의 장신 센터 대결에 관심이 쏠렸다. 12득점, 14리바운드를 올린 김종규는 13득점, 13리바운드를 기록한 이종현과 팽팽히 맞섰다. 포스트에서 ‘장군 멍군’을 부르는 사이 두경민은 승부가 갈린 4쿼터에만 연속 7득점을 포함해 12점을 집중시키며 팀에 소중한 첫 승을 안겼다. 후반에만 22득점의 뒷심을 보인 두경민은 “3월 MBC배 대회에서 고려대에 당한 패배를 설욕해 기쁘다. 우리 체력이 고려대보다 강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30일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경희대 동기 김종규, 김민구가 주목받으며 상대적으로 자존심이 상했던 두경민은 이날 활약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확인시켰다. 코트에서 희귀 성씨인 두경민은 농구인 2세. 아버지 두일호 씨(52)는 광신정산고와 경희대에서 가드로 뛴 뒤 광신중에서 체육교사로 일하고 있다. 최부영 경희대 감독은 “경민이 아버지가 아들 사람 만들어 보겠다며 새벽에도 슈팅을 가르치며 정성을 다했다. 운동이 힘들다며 자주 도망갔던 경민이가 한 건 제대로 했다”며 흡족해했다. 대학농구리그에서 처음 결승에 오른 고려대는 체력 저하와 경험 부족에도 경희대와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3점 앞선 4쿼터 막판 심판의 터치아웃 판정 번복으로 공격권을 놓치면서 승기를 빼앗겼다.화성=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올해로 뜻깊은 10회째를 맞은 국내 유일의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코리아오픈이 14일 서울 올림픽코트에서 막을 올린다. 강산이 한 번 변할 세월 동안 이진수 JSM 대표(49·사진)는 대회 총괄 책임자에 해당되는 토너먼트디렉터(TD)로 줄곧 코트를 지키고 있다. 첫 대회 때 타이틀 스폰서인 한솔그룹 테니스 감독으로 인연을 맺은 뒤 테니스 전문 에이전시인 JSM을 설립해 유망주 육성에 나서면서도 이 대회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10주년이라고 하니 감회가 남다르다. 14만 달러였던 총상금이 올해 50만 달러(약 5억4000만 원)로까지 늘었다는 외형적인 성장뿐 아니라 한국 테니스 위상을 높인 데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이 대회를 통해 한국 선수를 길러내겠다는 당초 목표에는 못 미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TD로서 선수 섭외, 스폰서 유치, 대회 진행 등을 도맡아 왔다. 이번 대회는 세계 79위 선수도 예선을 거쳐야 할 만큼 출전 경쟁이 치열했다. 이 대표는 1회 대회 때 미녀스타 마리야 샤라포바의 출전을 성사시켰고 비너스 윌리엄스, 마르티나 힝기스 등을 초청해 흥행 카드로 삼았다. 캐럴라인 보즈니아키, 아나 이바노비치 등 코리아오픈을 거친 유망주들은 대형 스타로 성장했다. 투어 생활과 지도자 경험, 폭넓은 인맥 등을 통해 출전 선수들의 옥석을 가린 이 대표는 “샤라포바 아버지는 한국 스타일의 폭탄주를 좋아한다. 선수 개인의 기호와 특성을 파악한 것도 섭외에 도움이 됐다”며 웃었다. 국가대표 출신인 이 대표는 선수 시절 사비까지 들여 메이저 대회의 문을 두드렸다. 이 대표는 “예전보다 환경이 훨씬 좋아졌는데도 후배들의 도전 의식은 오히려 약해졌다. 올해 한국 선수 두 명만 출전 신청을 했다. 한국 선수가 우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그날을 위해 더 뛰겠다”고 다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박인비(25)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대학 산악부에서 처음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산이 맺어준 부모님을 둔 박인비는 알프스 산자락에서 열리는 에비앙 챔피언십에 대한 각별한 기억이 있다. 2008년 US여자오픈 우승 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4년 가까운 무관의 부진에 허덕이다 지난해 이 대회 정상에 서며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 게다가 약혼자 남기협 씨와 함께 투어를 돌며 이뤄낸 첫 우승이라 더욱 감격스러웠다. 코스 구석구석마다 애틋한 기억이 살아 숨쉴 바로 그 대회에서 박인비가 새 역사를 향한 도전을 시작한다. 12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캘린더 그랜드슬램’ 등정에 나선다. 올 들어 메이저 3연승의 기세를 올렸던 박인비는 8월 브리티시오픈 우승을 놓쳤지만 이번에 우승하면 남녀를 통틀어 1930년 보비 존스 이후 83년 만에 처음으로 한 해 메이저 트로피 4개를 수집한다. 올해부터 메이저 대회로 승격한 이 대회는 총상금이 325만 달러(약 35억3000만 원)에 이른다. 지난달 말 세이프웨이 클래식에 출전했다 장염으로 귀국한 박인비는 컨디션을 회복한 뒤 지난주 경기 안성시 마에스트로CC에서 연습라운드를 하며 샷 감각을 끌어올렸다. 약혼자 남 씨가 경기과장으로 일했던 이 골프장은 450야드가 넘는 긴 파4홀이 꽤 있고 페어웨이가 양잔디여서 실전 대비에 안성맞춤이었다. 올해 에비앙 챔피언십 코스는 전장이 6428야드에 파72에서 파71로 변경돼 거리 부담이 늘었다. 지난해 박인비는 98번의 퍼트로 출전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퍼터를 100번 미만 사용했고, 마지막 날에는 11개 홀을 1퍼트씩으로 막았다. 최근 무뎌졌던 퍼트의 예리함을 되찾는 게 박인비에게는 중요한 과제로 보인다. 박인비는 “옛 추억도 생각 나고 마음이 편하다. 후회 없이 나서겠다”고 말했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부모님, 같은 골프 선수인 동생 박인아와 케이블카를 타고 알프스 산맥을 둘러본 박인비는 12일 오후 3시 18분(한국 시간) 10번홀에서 쩡야니(대만), 캐트리오나 매슈(스코틀랜드)와 1라운드를 시작한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고려대가 연세대에 3점 차로 쫓긴 경기 종료 2분 10초 전. 고려대 센터 이종현(206cm)이 골밑을 파고들다 투핸드 슬램덩크를 터뜨렸다. 림을 꺾어버릴 듯한 그의 기세는 가라앉던 고려대 분위기까지 되살렸다. 다시 고려대가 3점 차로 추격당한 경기 종료 24초 전. 이번에도 이종현이었다. 이종현은 박재현의 앨리웁 패스를 공중에서 그대로 받아 호쾌한 덩크슛으로 연결시켰다. 이 한 방으로 고려대는 승리를 굳혔다. 고려대가 10일 수원대체육관에서 열린 대학농구리그 4강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최종 3차전에서 라이벌 연세대를 81-75로 눌렀다. 2승 1패를 기록한 고려대는 2010년 대학리그 출범 뒤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3전2선승제)에 올라 3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경희대와 맞붙는다. 지난달 프로 아마 최강전에서 고려대의 우승을 이끌었던 이종현은 이날 30득점, 9리바운드로 골밑을 굳게 지켰다. 30일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주목받고 있는 고려대 졸업반 가드 박재현은 22점을 넣었다. 연세대는 허재 프로농구 KCC 감독의 아들 허웅이 36점(3점슛 6개)을 퍼부으며 전성기 때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원맨쇼를 펼쳤으나 고려대의 높이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허웅은 4쿼터 종료 2분 정도를 남기고 왼쪽 발목을 다쳐 아쉬움을 남겼다. 경희대와 고려대의 챔피언결정전은 12, 13, 15일(필요한 경우) 수원대체육관에서 열린다. 이민형 고려대 감독은 “연세대를 이긴 자신감이 크다. 우리 선수들이 젊기 때문에 뭔가 해내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경희대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한양대에 2연승을 거둬 체력 소모가 적었고 최부영 감독이 대학농구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타이틀 방어를 자신하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화려한 부활이었다. 스스로도 감격스러웠는지 경기가 끝난 뒤 코트에 드러누워 좀처럼 일어날 줄 몰랐다. ‘왼손 천재’ 라파엘 나달(27·스페인)이 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US오픈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세계 2위 나달은 10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에서 끝난 남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3시간 21분 만에 3-1(6-2, 3-6, 6-4, 6-1)로 완파했다. 나달은 지난해 이 대회에 불참했다. 그해 윔블던에서 입은 무릎 부상으로 7개월 동안 코트를 떠나 있었다. 올 2월 복귀해 승승장구하다 윔블던 1회전에서 세계 135위 선수에게 패하는 수모를 안았다. 나달은 조기 탈락의 아픔을 뒤로한 채 US오픈에 초점을 맞춘 끝에 원했던 목표를 이뤘다. 나달은 “내 생애 가장 감동적인 날이다. 완벽에 가까운 승리였다”고 말했다. 나달은 우승 상금 260만 달러(약 28억 원)에 US오픈 통산 성적이 가장 좋은 선수가 우승할 경우 받는 하드코트 시리즈 보너스 100만 달러까지 받았다. 그의 통산 상금은 6000만 달러를 넘었다. 나달은 2010년 이후 3년 만에 이 대회 정상에 오르며 통산 13번째 메이저 단식 타이틀을 안았다. 이 부문 3위에 해당된다. 2위 피트 샘프러스(14회)와는 1승차이며 1위 로저 페데러(스위스·17회)에게 4승차로 다가섰다. 나달은 그동안 US오픈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자칫 무릎에 무리를 줄 수 있는 하드코트인 데다 시즌 막판에 열려 체력이 달렸던 탓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 기간 무릎 보호대 없이 출전해 한층 강력해진 포핸드 스트로크로 절정의 컨디션을 보였다. 올 시즌 하드코트에서 22전 전승. 올 시즌 60승 3패의 놀라운 승률에 10회 우승.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나달이 페데러의 메이저 최다승 기록을 넘어서는 건 시간문제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비록 몸은 불편해도 골프를 즐기는 데는 아무 장애가 되지 않았다. 제1회 대한장애인골프협회(KDPGA) 하람 어울림 골프대회가 열린 9일 경기 가평군 프리스틴밸리GC. 이 대회에는 지체장애인 30명, 지적장애인 10명, 시각장애인 10명이 출전해 평소 갈고닦은 골프 실력을 겨뤘다. 조력자 20명과 자원봉사자 20명의 도움으로 이들은 호쾌한 장타를 날리거나 정교한 퍼트 감각을 보였다. 전동 휠체어에 의지한 채 페어웨이에 들어가 한 손으로 스윙을 해도 표정은 밝았다. 한 장애인 골퍼는 “스코어나 비거리보다도 골프 자체가 즐겁다. 재활에도 좋다”고 기뻐했다. 대회 후원사인 뱅골프 이형규 사장은 “골프를 향한 열정에 감동했다. 골프 룰도 벙커에 빠지면 1벌타 후 밖에서 치는 것 등을 빼면 비장애인 골퍼와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장애 유형을 통합한 골프 대회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 대회 명칭인 ‘하람’은 ‘하늘이 내리신 소중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대회 장소를 구하는 데 애를 먹는다는 얘기에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회장인 박정호 프리스틴밸리GC 회장이 기존 예약까지 취소해 가며 선뜻 대회를 유치했다. 75타를 친 지체장애 3급 의족 골퍼 김일곤 씨(45)와 78타를 기록한 지체장애 3급 조석만 씨(57)는 내년 일본 세계 장애인 골프 챔피언십 출전 자격을 얻었다. 강형모 대한골프협회 부회장은 “장애인 골프에 대한 관심과 선수 육성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골퍼만이라도 개별소비세 면제 같은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두 홀 남기고 3타나 뒤졌다. 선두는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신인왕이자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유소연(23). 2위였던 스무 살 소녀 김세영(미래에셋)에게는 넘기 힘든 상대처럼 보였다. 우승은 물 건너간 줄 알았다. 하지만 기적이 찾아왔다. 17번홀(파3·168야드)에서 6번 아이언을 잡은 김세영의 티샷이 핀 7m 앞에 떨어진 뒤 또르르 굴러 컵 안으로 사라졌다. 석양에 눈이 부셔 공의 방향을 제대로 볼 수 없었던 김세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진짜?”를 외치며 환호했다. 유소연과의 격차는 이제 한 타. 분위기는 이미 김세영에게 기운 것 같았다. 김세영은 18번홀(파5·598야드)에서 파를 낚아 이 홀에서 보기를 한 유소연과 동타를 이뤄 승부를 기어이 연장으로 몰고 간 끝에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8일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 골프리조트(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한화금융클래식. 5타 차 3위로 출발한 김세영은 4라운드에서 홀인원 1개, 이글 1개, 버디 2개, 보기 2개의 화려한 스코어 카드를 적으며 4타를 줄여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로 유소연과 연장에 들어가 승리했다. 김세영은 “샷이 너무 안돼 소연 언니가 당연히 우승할 줄 알고 재미있게 플레이하려고 했다. 처음으로 홀인원이 나오면서 이상하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상으로 받은 차는 우리 가족의 드림카로 직접 타겠다. 집을 사려고 했는데 새 집 장만의 기회가 빨리 올 것 같다”며 웃었다. 올 시즌 KLPGA투어 국내 개막전인 4월 롯데마트오픈에서 마지막 날 마지막 홀 이글에 힘입어 2011년 정규투어 데뷔 후 첫 승을 거뒀던 김세영. 이날은 더욱 짜릿했다. 9번홀(파4)에서 71야드를 남기고 56도 웨지로 한 두 번째 샷이 이글로 이어지며 추격의 발판으로 삼더니 프로골퍼들도 성공할 확률이 3000분의 1이라는 홀인원까지 낚았다. 18번홀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김세영은 특유의 장타를 앞세워 세 번째 샷을 그린에 떨어뜨린 뒤 1.5m 파를 잡아 4온에 이어 2m 파퍼트에 실패한 유소연을 꺾었다. 국내 최고인 3억 원의 우승 상금을 차지한 김세영은 시즌 상금 4억8827만 원으로 상금 랭킹 10위에서 1위로 점프했다. 홀인원 부상으로 1억4800만 원 상당의 벤츠 G350 블루텍까지 받아 기쁨 두 배였다. 161cm 단신인 김세영은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도복을 입기 시작해 태권도 공인 3단을 딴 ‘태권 소녀’. 태권도에서 끊어 치기가 골프 임팩트와 비슷하다는 그는 올 시즌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266.68야드로 2위에 오른 장타자다. 2년 연속 우승을 거의 품안에 안았다 날린 유소연은 김세영의 매직 앞에 허탈하게 코스를 떠나야 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미녀 테니스 스타로 이름을 날렸던 전미라(35)와 인기 방송인 윤종신(44). 이들은 테니스를 인연으로 2006년 결혼에 골인한 뒤 1남 2녀를 뒀다. 은퇴한 뒤 테니스 잡지 기자로 일하던 전미라가 테니스를 즐겨 치던 윤종신을 인터뷰하면서 가까워졌다. 테니스가 맺어준 이들 부부가 모처럼 라켓을 잡고 이색 이벤트 경기에 나선다. 15일 오후 3시 국내 유일의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인 코리아오픈이 열리는 서울 올림픽코트에서 세계 랭킹 17위 마리야 키릴렌코(26·러시아)와 짝을 이룬 그룹 쿨의 멤버 이재훈(39)과 한 세트 혼합 복식 대결을 벌이게 된 것. 세 아이를 키우며 지난해부터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테니스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 전미라는 “신랑의 테니스 수준이 상급인데 요즘 전혀 못 쳐 망신당하지 않으려면 벼락치기라도 시켜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이재훈은 테니스를 치다 다친 전력이 있을 만큼 실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요즘 충남 태안에는 꽃게가 풍년이다. 만선의 기쁨을 누리는 어부가 많다고 한다. 5일 태안의 골든베이 골프&리조트(파72·6526야드)에서 개막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한화금융 클래식에선 누가 ‘풍어’의 감격을 누릴까. 이 대회는 총상금이 12억 원에 이르며 우승 상금은 국내 최고인 3억 원. 올 시즌 KLPGA투어 상금 랭킹 1위인 장하나가 14개 대회에 출전해 3억4800만 원을 벌었고, 2위 김효주는 13개 대회에서 3억4400만 원을 받았다. 이번 대회 우승 트로피를 상금왕을 향한 ‘로또’라고 부를 만하다. 지난해 유소연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3억 원을 챙겼다. 국내 대회에 한 번만 출전해 규정 대회 수 미달로 상금 랭킹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7위에 해당하는 액수였다. 이날 1라운드에서는 올 시즌 정규 투어에 데뷔해 아직 톱10 진입이 없는 김도연이 5언더파 67타로 깜짝 선두에 나선 가운데 강자들도 대거 선두권에 진입했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유소연은 2언더파 70타를 기록해 장하나 임지나와 공동 10위에 올랐다. 최유림과 함영애 배선우는 1타 차 공동 2위. 김효주와 신인상을 다투는 전인지와 정하늘 등은 공동 5위(3언더파 69타)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3년 연속 상금왕을 노리는 김하늘은 이븐파 72타를 쳐 공동 23위에 머물렀다. 김효주는 1오버파 73타로 경기를 마쳤다, 이번 대회는 페어웨이를 좁히고 러프를 길게 조성해 이날 출전 선수 131명 가운데 22명만이 언더파 스코어를 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