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양종구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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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건강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yjongk@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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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로 시작해 등산, 사이클… ‘운동의 축복’ 절감해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간 질환 가족력 탓에 고생했다. 판사 시절 누적된 피로감에 힘겨워하다가 변호사 개업을 했지만 오히려 매일 늦잠을 자는 등 다소 나태한 삶이 이어졌다. 친구들 성화에 새벽 골프를 치며 골프 맛을 알았고 미국으로 골프 유학까지 다녀오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학창시절 운동을 못하는 ‘몸치’였던 법무법인 원 신용락 변호사(62)가 이젠 몸 쓰기를 생활화하며 건강한 인생을 즐기고 있다. “1998년 초 변호사 개업을 했는데 고민이 많았어요. 정의로운 사람만 대리하는 것도 아니고…. 새천년인 2000년을 앞두고 세상이 확 바뀔 것 같은 희망적인 얘기들이 나오기에 ‘나도 새로운 일을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미국 유학을 생각했죠. 그때 선배 한 분이 책을 보내줬습니다.” 신 변호사는 마크 매코맥의 ‘하버드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 것들’이란 책을 읽고 스포츠 전문 변호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매코맥은 예일대 법학대학원 출신 변호사로 세계적인 스포츠 매니지먼트사 IMG를 창설한 인물이다. 신 변호사는 “매코맥은 어떤 일을 하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코맥은 학창시절 골프 선수로도 활약했고 골프의 전설 아널드 파머와 친하게 지냈다. 결국 세계적인 스포츠 에이전트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국내에 골프 전문 변호사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골프산업에도 관심이 생겨 공부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경희대 골프레저산업 최고위과정을 수료하며 유학 준비를 한 뒤 2000년 여름 가족과 함께 미국 샌디에이고로 떠났다. 샌디에이고골프아카데미에서 2년간 골프에만 집중했다. 주 3회 라운드를 포함해 매일 골프를 치면서 골프 지도자 자격과 매니지먼트 등 두 과정을 복수 전공했다. 그때 운동이 인간에게 주는 가치를 체득하게 됐다. “몸을 움직이니 머리가 맑아졌습니다. 골프는 격한 신체운동은 아니지만 끝까지 공에만 집중하다 보면 세상만사를 잊을 수도 있죠. 물론 걸으면서 공을 치다 보니 신체적 건강도 따라왔어요.” 국내로 돌아온 뒤 레슨 프로로 활동하기도 했고 경기 이천의 뉴스프링빌CC 대표를 지내기도 했지만 변호사의 길을 다시 걸어야 했다. 아직 한국의 스포츠마케팅 시장은 그를 받아줄 여력이 되지 않았다. 사법연수원에서 ‘골프회원권 계약’ 등 강의를 했고, 골프 등 스포츠 관련 법률 대리를 하기도 한다. “친구가 도와달라고 해서 2005년부터 경기 의정부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함께 운영했는데 힘들었어요. 운동을 등한시하다 보니 몸이 좋지 않았죠. 2006년쯤 등산 마니아인 친구가 산에 가자고 해서 따라 다니기 시작했죠.” 인터넷 산악회 회원인 친구를 따라 오른 산은 너무 힘들었다. 늘 헐떡거리며 뒤에서 맴돌았다. 그해 겨울 눈 쌓인 북한산을 오른 뒤 설산에 빠져 매주 산에 오르다 보니 체력이 좋아졌다. 그는 “다음 해 봄부턴 산 오르는 게 즐거웠고 전국의 명산은 거의 다 올랐다”고 했다. 그때쯤 암벽등반에도 빠졌고 인수봉 등 명소도 올랐다. 그는 “등산은 대자연의 품속으로 들어가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이다. 힘들지만 목표로 한 산 정상에 올랐을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신 변호사는 2020년 사이클에 빠져들었다. 중고교, 대학교 친구들과 환갑 기념으로 전국 각지를 여행하겠다는 계획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탓에 틀어지면서 사이클을 타게 된 것이다. 그는 “재택근무를 하며 유튜브를 보다가 자전거로 일본 여행을 하는 사람을 보면서 ‘그래 이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사이클 전도사를 자처하는 친구 2명의 도움을 받아 타기 시작해 그해 인천에서 부산까지 국토 종주 633km를 완주했다. 사이클은 시간 날 때 바로 탈 수 있어 좋았다. 새벽에 일어나 집 근처 50km, 주말엔 100km 넘게까지. 친구들과 경기도, 강원도 맛집을 정해놓고 달려갔다 오기도 한다. 그는 “사이클 타고 광화문, 서초동, 여의도를 오가며 일한 적도 있다”고 했다. 생활 속의 운동도 가능했다. 한때 73타(핸디 1)를 쳤던 골프 실력은 이제 보기플레이어(90대 타수)가 됐지만 사이클 타는 삶이 더 즐겁다. 땀 흘린 만큼 심신이 단련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몸 쓰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 건강하니 피로감도 사라졌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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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매·파킨슨병도 KO!…“90세 어르신도 옥타곤 설 수 있어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파킨슨병 환자도 운동을 하면 증세를 완화시키고 보다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세계 3대 이종 종합격투기 대회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의 자회사인 UFC GYM의 아담 세드랙 대표이사(51)는 ‘100세 시대,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한국 피트니스 시장을 살펴보기 위해 최근 한국을 찾은 그를 만났다. 그는 “파킨슨병도 적절한 운동을 통해 완화시킬 수 있다”며 “운동은 6세부터 100세까지 꾸준히 해야 건강하게 인생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창시절 미국프로농구(NBA) 무대를 꿈꾸던 그는 “대학에서 ‘내가 절대 NBA에서 뛸 수 없다는’ 내 한계를 실감했다. 그래서 다른 길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여름방학 아르바이트로 한 피트니스센터에서 일한 뒤 미국 캘리포니아의 ‘24시간 피트니스’에 몸담으면서 본격적으로 피트니스 전문가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는 프론트데스크 업무에서 시작해 트레이너, 마케팅담당 등을 거쳐 총괄 매니저까지 올랐다. 한 디비전 회장까지 올랐던 그는 2005년 24시간 피트니스를 떠난 뒤 2009년 UFC GYM을 창설했다. “24시간 피트니스를 떠나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을 때 UFC 선수들이 훈련하는 현장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12주 프로그램이었는데 이 과정을 거치면서 선수들이 최상의 몸 컨디션에 최고의 정신상태로 올라가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그래서 ‘그래 이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적용해보자’고 결정했습니다.” 세드랙 대표는 UFC 훈련 프로그램이 아주 정교한 것에 주목했다. 피지컬 및 멘털 트레이너는 기본이고, 무에타이, 브라질이언 주짓수, 킥복싱, 복싱, 레슬링, 유도 등 모든 격투기 코치들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그는 “기본적인 피트니스 프로그램으로 몸을 만들면서 모든 격투기를 소화하면서 몸은 단련되고 중간 중간 심리 상담을 통해 그들은 ‘나는 어느 누구도 무너뜨릴 수 있다’는 확신 갖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일반 사람들에게도 적용해 심신을 단련하면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UFC GYM에선 UFC 선수들이 하는 모든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원한다면 옥타곤(8각형의 UFC 공식경기장)에서 대결을 벌일 수도 있죠. 물론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뒤에 가능합니다.” UFC GYM의 모토는 ‘차이 나게 훈련한다(Train Different)’이다. 웨이트트레이닝과 유산소운동, 그룹 운동 등 전통적인 피트니스 방식에 더해 UFC 선수들의 훈련방식까지 더한 게 ‘차이’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38개국에 170개의 UFC GYM을 운영하고 있고, 700여개가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세드랙 대표는 집에도 체육관이 있다. UFC GYM에서도 운동을 하지만 집에서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하루는 주짓수, 하루는 웨이트트레이닝, 하루는 복싱 등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 그는 4명의 아이들과 아내, 그리고 부모님까지 가족 전체가 UFC GYM에서 자신들만의 몸만들기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조만간 900만 명을 넘을 정도로 초 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다’는 얘기에 세드랙 대표는 “UFC GYM이 한국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전 국민이 건강해야 하지만 노인들이 건강해야 사회도 건강하다. 우린 모든 연령층에 맞춘 피트니스 프로그램을 서비스 하고 있다”고 말했다. UFC GYM은 ‘Rock Steady Boxing(RSB)’이란 파킨슨병 환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RSB는 느린 운동, 정지시 떨림, 근육 강직, 질질 끌며 걷기, 굽은 자세 등 진행형 신경 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 환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목표를 향해 주먹을 날리는 복싱 동작을 통해 투지력과 인지능력을 높여준다. 뇌와 신경계를 자극해주고 체력도 업그레이드 시킨다. RSB는 2006년 미국 스콧 뉴먼 검사가 40대에 초기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뒤 1:1 복싱훈련으로 파킨슨병의 증상 악화가 지연되고 운동 장애 증상이 개선된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탄생한 파킨슨병을 위한 맞춤 운동이다. 신경계 진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보다 나은 삶을 보장해주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세드랙 대표는 “운동은 파킨슨병은 물론 치매 등 노인질환을 예방하고 이미 걸린 사람들에게는 질병의 악화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러시의과대(Rush Medical College)도 복싱이 파킨슨병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일리노이주 데스 플레인즈 지역에서 파킨슨병 2기(떨림 강직 보행 장애 등이 몸에 영향을 주는 단계) 환자에게 맞춰 수정된 3개월 복싱 프로그램을 완료한 환자 14명을 조사했다. 분석결과 운동 능력이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복싱의 경우 심혈관 및 유산소 운동, 균형, 발놀림, 손과 눈의 협응, 근력 훈련을 포함해 다양한 유형의 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파킨슨병 환자에게 좋은 운동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파킨슨병에 대해 운동이 갖는 이점에 대한 증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약물처럼 운동도 치료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부언했다. 세드랙 대표는 강조했다. “운동은 2~3개월 하고 그만 두는 일회성이 되어선 안 됩니다. UFC GYM은 다양한 운동을 통해 재미를 줍니다. 운동을 해야 할 동기도 부여합니다. 다양한 커뮤티니 활동을 통해 서로간의 유대도 키워줍니다. 한번 오면 절대 발길을 끊을 수 없게 다양한 혜택을 주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피트니스는 신체적인 건강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정신 건강도 중요합니다. 우린 심리 상담자가 늘 상담하고 있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UFC GYM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 시작됩니다. 90세 어르신도 잘 훈련 받으면 진짜 옥타곤에 설 수 있습니다.” 세드랙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피트니스 시장의 미래를 밝혀줬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심신 건강이 엄청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을 때 데이나 화이트 UFC 사장은 다양한 UFC 대회를 진행했습니다. 다른 메이저 스포츠 단체들이 이벤트 만들기를 꺼려할 때였죠. 사람들은 UFC 경기를 보고 열광했습니다. 그리고 몸을 만들려는 열풍도 불었죠. 심신이 건강한 사람들이 코로나19도 잘 이겨낼 수 있습니다. 체력은 곧 강한 면역력입니다.” UFC GYM은 중국 일본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등에는 이미 프랜차이즈를 만들었지만 한국엔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세드랙 대표는 “조만간 한국 시장에도 들어와 색다른 피트니스 열풍을 만들겠다”고 말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2-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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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리면 몸-마음의 찌꺼기 비워져…5200km ‘대한민국 한바퀴’ 완주 도전”[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회사 일도 잘 안 풀리고 내부에 안 좋은 일도 있었죠. 제 자신이 무기력해지기까지 했어요. 그 때 코리아 둘레길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죠. 그래서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뜀박질에 나선 것입니다. 땀 흘리면 에너지가 생깁니다.” 지난해 12월부터 대한민국 둘레길 5200km 완주 도전에 나선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63)은 22년째 달리기를 생활화하고 있다. 달리는 형님들을 따라 2001년 마라톤에 입문한 조 회장은 지금까지 42.195km 마라톤 풀코스를 80회 완주한 ‘철각’이다. 달리기 시작하면서 달리기는 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됐다. “달리면 몸과 마음에 쌓인 찌꺼기가 비워집니다. 비워야 채워지듯 달리고 나면 에너지가 충만해집니다. 전 기분이 안 좋으면 달립니다. 그러면 의욕이 없다가도 생기가 넘칩니다. 마라톤은 제 인생은 물론 사업에도 큰 도움을 줬습니다. 달리면 생각도 바뀝니다.” 조 회장이 ‘대한민국 한 바퀴’ 5200km 완주에 나선 이유다. 그는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시작해 부산까지 동해안 해파랑길(750km), 부산 오륙도에서 전남 해남 땅끝마을까지 남해안 남파랑길(1470km), 해남부터 강화도 평화전망대까지 서해랑길(1800km), 그리고 강화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524km)을 달릴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조성한 ‘코리아 둘레길’이다. 여기에 제주도 둘레길(220km), 육지와 교량으로 연결된 주변 섬과 해안선(436km) 등을 합치면 5200km에 이른다. 조 회장이 만든 ‘대한민국 한바퀴’다. 조 회장은 목요일까지 회사 일하고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새벽 5시부터 6시간씩 주 2회 대한민국 한 바퀴를 달리고 있다. 8월 6일까지 67일간 2881km를 질주했다. 하루 평균 43km. 매주 마라톤 풀코스를 2회 넘게 달리고 있는 셈이다. 경남 거제에선 6일 연속 달리기도 했다. 이미 서해랑길로 접어든 조 회장은 이번 주까지 달리면 전남 목포에 이른다. 그는 “DMZ길은 일부 단절구간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안 이어진 곳이 있다면 다른 길을 돌아서라도 내년 초까지 완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달리다보니 무슨 엉뚱한 짓이냐고 하던 사람들이 응원을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저를 따라 도전해보겠다는 사람도 있었죠. 60대 중반인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큰 자부심이 생겼죠. 매번 풀코스 이상 달리자는 목표로 달리기 시작했는데 매번 성공하면서 제가 자랑스럽고 강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40km를 넘어서면 더 힘이 납니다. ‘오늘도 목표 달성했다’는 생각에 더 에너지가 넘쳐요.” 조 회장은 혼자 뛴다. 그래도 외롭지 않다. 그는 “자연이 나와 함께 한다. 대한민국 해안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처음 느꼈다. 전국을 돌아다녔고 해외 유명 관광지도 다녀봤지만 바다와 논밭, 숲이 조화를 이룬 경남 남해와 전남 고흥은 환상적이었다. 파도소리도 날 응원해준다. 이번에 달리면서 자연이 위대한 벗이라는 것을 다시 실감했다”고 했다. 조 회장은 언덕을 오를 때 절대 걷지 않았다. 그는 “한번 걸으면 또 언덕이 나오면 걷고 싶어진다. 이번 폭염에 30km 지점에서 서고 싶었지만 그럼 다음에 또 선다. 그래서 속도를 늦추고 어떻게든 43~44km를 완주했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참고 극복하면 자신감을 얻는 법”이라고 했다. 하지만 몸에 안 좋은 신호가 오면 바로 멈춘다. 조 회장은 이번 둘레길 달리기에서 근육 이상 등으로 두 번 중도에 섰다. “제 친구들, 가족들이 가끔씩 응원을 옵니다. 그럼 그날 질주가 끝나는 곳에서 장을 봐 음식을 해줍니다. 고마움의 표시죠. 뭐 술도 한잔 합니다. 인생 이렇게 서로 즐겁게 사는 것 아닙니까.” 조 회장은 뛰는 과정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 ‘괴짜왕 조웅래’에 올린다. 액션 카메라를 들고 평균 시속 10~11㎞로 달리면서 말하는 ‘러닝 토크’ 영상으로 매주 업로드 된다. 여기에 응원 댓글이 많이 달리고 있다. ‘괴짜왕 조웅래’는 2020년 11월부터 올리고 있는 동영상이다. 코로나19가 터지고 사람들 사는 게 힘들어져 뭔가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어 시작했다. 2004년 (주)선양주조를 인수한 조 회장은 주류 업체 오너로서 한 달에 술자리가 30~40회나 된다. 그는 “술 마시는 게 일인데도 건강검진 때마다 몸 상태가 좋게 나와 의사가 신기해한다”고 했다. 그는 2006년부터 계족산 14.5km 임도에 황토를 깔아 맨발로 걷고 달릴 수 있게 했다. 첫해 2만여 톤, 이후 매년 2000여 톤을 추가로 뿌리고 관리한다. 보수공사 및 비온 뒤 정비 등 연간 10억 원이 들어간다. 계족산은 연간 100만 명이 찾는 명소가 됐다. “2006년 초 대전을 방문한 지인들과 계족산을 걷다 하이힐을 신은 여성에게 운동화를 벗어주고 맨발로 걸으며 맨발걷기의 효능을 체험했어요. 몸이 후끈 달아올랐어요. 잠을 잘 못 잤는데 숙면을 취했고 머리도 맑아졌죠. 그 때부터 계족산을 맨발로 걸어 다녔습니다. 그런데 곳곳에 큰 모래와 자갈이 섞여 있어 발바닥이 아팠어요. 그래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맨발로 걷게 하기 위해 황토를 깔았습니다.” 조 회장은 2013년 (주)선양주조를 맥키스컴퍼니로 바꿨다. 맥(脈·이을 맥)과 KISS를 혼합해 만들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준다는 뜻을 담고 있다. 2018년 소주 ‘O2린’을 ‘이제우린’으로 바꾼 것도 단순히 술을 파는 게 목적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의 의미를 담기 위해서였다. 그는 대한민국 한 바퀴 5200km를 최초 및 최단 시간에 완주한 기록을 공인받기 위해 한국기록원에 정식 기록 등재를 신청할 예정이다. 모든 구간 거리 및 경로 등이 표시된 지도와 일지, 기록 관련 문서, 사진 등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기록한 모든 코스도 정보 공유 차원에서 공개할 생각이다. “제가 이렇게 뛸 수 있는 원동력은 22년간 달린 게 쌓였기 때문입니다. 달리고 나면 요가를 1시간 합니다. 요가는 근육을 풀어주면서도 단련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또 맨발로 황톳길과 흙 운동장을 걸어 몸에 나쁜 기운을 다 뺍니다. 먹는 것도 잘 먹습니다. 이렇게 관리하지 않으면 못 달립니다. 뭐든 하고 싶다고 바로 되는 것은 없습니다. 작은 것들일 꾸준하게 지속하는 게 비결입니다. 22년간 부상 없이 달리고 있는 이유입니다.” 맨발로 맨땅을 걸으면 접지효과(Earthing)로 활성산소가 빠져 나가고 마사지 효과도 볼 수 있다. 조 회장은 계족산 황톳길을 맨발로 거의 매일 달리고 사무실에 요가 매트를 깔고 근육을 풀어주며 몸을 관리하고 있다. 그는 “맨발걷기가 왜 좋은지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은 잘 모른다. 다만 황톳길을 깔고 맨발로 걷고 달리면서 내 몸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내가 40km 이상 달리고 몸을 회복하는 제일 중요한 방식은 요가와 맨발걷기다”고 말했다. “90살에도 풀코스를 달리는 게 꿈입니다. 인생은 마라톤에 비유합니다. 10km든 하프코스, 풀코스든 준비를 하지 않으면 완주를 못합니다. 인생도 준비 안하면 힘듭니다. 마라톤 완주를 준비하면서 심신이 건강해고 에너지도 얻습니다. 완주하고 나면 자신감도 생깁니다. 아흔 살에도 그 기분을 느끼고 싶습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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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한 바퀴 5200km 최초 완주, 예순 넘어 도전해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63)은 지난해 12월부터 대한민국 둘레길 5200km 완주 도전에 나섰다.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시작해 부산까지 동해안 해파랑길(750km), 부산 오륙도에서 전남 해남 땅끝마을까지 남해안 남파랑길(1470km), 해남부터 강화도 평화전망대까지 서해랑길(1800km), 그리고 강화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524km)을 달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조성한 코리아 둘레길이다. 여기에 제주도 둘레길(220km), 육지와 교량으로 연결된 주변 섬과 해안선(436km) 등을 합치면 5200km에 이른다. 조 회장이 만든 ‘대한민국 한 바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회사 일도 잘 안 풀리고 내부에 안 좋은 일도 있었죠. 제 자신이 무기력해지기까지 했어요. 그때 코리아 둘레길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죠. 그래서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뜀박질에 나선 것입니다. 땀 흘리면 에너지가 생깁니다.” 조 회장은 달리는 형님들을 따라 2001년 마라톤에 입문해 지금까지 42.195km 마라톤 풀코스를 80회 완주한 ‘철각’이다. 목요일까지 회사 일 하고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새벽 5시부터 6시간씩 주 2회 달리고 있다. 지난주까지 67일간 2881km를 질주했다. 하루 평균 43km. 매주 마라톤 풀코스를 2회 넘게 달리고 있는 셈이다. 경남 거제에선 6일 연속 달리기도 했다. 이미 서해랑길로 접어든 조 회장은 이번 주까지 달리면 전남 목포에 이른다. 그는 “DMZ길은 일부 단절 구간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안 이어진 곳이 있다면 다른 길을 돌아서라도 내년 초까지 완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달리다 보니 무슨 엉뚱한 짓이냐고 하던 사람들이 응원을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저를 따라 도전해 보겠다는 사람도 있었죠. 60대 중반인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큰 자부심이 생겼죠. 매번 풀코스 이상 달리자는 목표로 달리기 시작했는데 매번 성공하면서 제가 자랑스럽고 강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40km를 넘어서면 더 힘이 납니다. ‘오늘도 목표 달성했다’는 생각에 더 에너지가 넘쳐요.” 그는 대한민국 한 바퀴 5200km를 최초 및 최단 시간에 완주한 기록을 공인받기 위해 한국기록원에 정식 기록 등재를 신청할 예정이다. 모든 구간 거리 및 경로 등이 표시된 지도와 일지, 기록 관련 문서, 사진 등을 전달할 계획이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기록한 모든 코스도 정보 공유 차원에서 공개할 생각이다. 조 회장은 혼자 뛴다. 그래도 외롭지 않다. 그는 “자연이 나와 함께한다. 대한민국 해안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처음 느꼈다. 전국을 돌아다녔고 해외 유명 관광지도 다녀봤지만 바다와 논밭, 숲이 조화를 이룬 경남 남해와 전남 고흥은 환상적이었다. 파도 소리도 날 응원해준다. 이번에 달리면서 자연이 위대한 벗이라는 것을 다시 실감했다”고 했다. 조 회장은 언덕을 오를 때 절대 걷지 않았다. 그는 “한 번 걸으면 또 언덕이 나오면 걷고 싶어진다. 이번 폭염에 30km 지점에서 서고 싶었지만 그럼 다음에 또 선다. 그래서 속도를 늦추고 어떻게든 43∼44km를 완주했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참고 극복하면 자신감을 얻는 법”이라고 했다. 하지만 몸에 안 좋은 신호가 오면 바로 멈춘다. 조 회장은 이번 둘레길 달리기에서 근육 이상 등으로 두 번 중도에 섰다. “제가 이렇게 뛸 수 있는 원동력은 22년간 달린 게 쌓였기 때문입니다. 달리고 나면 요가를 1시간 합니다. 요가는 근육을 풀어주면서도 단련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또 맨발로 황톳길과 흙 운동장을 걸어 몸에 나쁜 기운을 다 뺍니다. 이렇게 관리하지 않으면 못 달립니다.” 맨발로 맨땅을 걸으면 접지(Earthing) 효과로 활성산소가 빠져나가고 마사지 효과도 볼 수 있다. 조 회장은 2006년 사재를 털어 조성한 대전 계족산 황톳길(14.5km)을 맨발로 거의 매일 달리고 사무실에 요가 매트를 깔고 근육을 풀어주며 몸을 관리하고 있다. 조 회장은 “90세에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는 게 꿈이다. 꾸준하게 몸을 만드는 이유”라며 활짝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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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스-요가 즐기며 달려”…그녀가 크로스 트레이닝을 선택한 이유는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평소 몸 쓰는 것을 좋아했다. 어렸을 때부터 수영을 했고 헬스와 요가 등도 즐겼다. 어느 순간 그동안 했던 운동의 결과물을 내고 싶었다. 보디 프로필(Body Profile) 사진을 찍기로 마음을 먹었다. 자신에 대한 동기부여이자 목표였다. 보디프로필 찍기를 시작으로 계속 다른 목표가 생겼고 그 도전을 즐기고 있다. 운동 마니아 이소연 씨(37) 얘기다. “어느 순간 보디 프로필 한번 찍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운동하는 것보다는 목표가 있어야 더 열심히 할 것 같았죠. 근육의 선명도를 높이기 위해 유산소 운동이 필요하다고 했죠. 러닝머신을 달리는 것은 싫고 그래서 서울 한강 근처에 사니까 한강공원을 달렸죠. 그런데 새 세상이 열렸어요. 헬스장과 요가장에선 느끼지 못한 광경들이 펼쳐졌어요. 강도 있고 나무도 있고 사람도 있고…. 야경은 또 다른 느낌을 줬어요. 풍광을 보며 달리는 게 좋았어요.” 이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기 전인 2019년 초 보디 프로필을 찍기로 마음먹은 뒤 달리기 마니아가 됐다. 지방을 완전히 빼기 위해 유산소 운동으로 달려야 한다고 권유해 시작했는데 지금은 달리기가 가장 최애(最愛) 스포츠가 됐다. 물론 처음부터 잘 달릴 순 없었다. 천천히 조금씩 거리를 늘렸다. 2~3km, 5km…. 안 뛰다 달리니 관절에도 부담이 갔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을 만들며 달렸더니 좋아졌다. 달리면 호흡도 가빠지고 힘들지만 특정 거리를 완주한 뒤 느끼는 기분이 좋았다. 요가 등 정적인 운동을 했을 때완 다른 활기를 느꼈다. 그해 가을 10km 마라톤에 참가해 55분에 완주했다. 한참 달리기에 빠져 있는데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회가 모두 취소됐다. 함께 달리지도 말라고 했다. 그래서 찾은 곳이 남산 트레일러닝. 도로보다는 산이 통제에서 좀 더 자유로웠다. 그는 “인터넷 서핑으로 남산에서 트레일러닝을 함께 하는 동호회 찰스런을 찾았다. 매주 목요일 저녁에 모여 함께 남산을 달리는데 또 다른 맛이 있었다”고 했다. 2017년 겨울 만들어진 찰스런은 산을 달리고 싶은 사람들이 함께 달리는 모임이다. “산을 달릴 땐 오르막을 다 달리진 못해요. 너무 힘들어 걷기도 하죠. 그럴 땐 주위 풍광을 봅니다. 풀과 나무, 꼭 바위 등이 신비롭게 다가옵니다. 자연을 온전히 느낀다는 기분이랄까. 전 비온 다음날 산에 오르는데 산뜻한 기분에 물, 풀 냄새가 너무 좋아요.”이후 산을 달리는 즐거움에 빠졌다. 2020년 7월 강원도 정선에서 열리는 ‘운탄고도’ 트레일러닝 22km를 3시간20분에 완주했다. 경험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대회에 출전하는 바람에 무릎도 좋지 않아 2021년엔 대회 출전을 자제했다. 그리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대회에 출전했다. 거제지맥 트레일러닝 24km. 북한산 12성 종주 트레일러닝 14km 등에 출전했다. 이 씨는 7월 초에는 울릉도 트레일러닝을 다녀왔다. 울릉천국아트센터에서 출발해 나리분지와 성인봉을 거쳐 대아리조트로 내려가는 15km 코스. 그는 “생각보다 산이 험하고 원시림이라 힘들었다. 하지만 울릉도가 너무 맑고 깨끗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육지에선 보기 힘든 풀도 많았다. 자연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느낌이었다”고 했다이 씨가 즐기는 운동은 다양하다. 거의 매일 10km를 달린다. 거기에 더해서 월요일엔 테니스, 수요일과 금요일엔 헬스, 목요일엔 찰스런 트레일러닝, 주말엔 사이클 라이딩과 장거리 달리기를 한다. 어릴 때부터 즐긴 수영은 가끔 생각날 때 한다. 철인3종 대회에 출전하려고 사이클을 샀는데 코로나19로 대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주말 라이딩 용으로 쓰고 있다. 다시 대회가 열리고 있지만 대회 참가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이클은 한강공원 등에서 모여 남산 북악산을 오르고 돌아오는 코스를 자주 달린다. 일요일엔 달리기 동호회에서 함께 질주한다. 이 씨가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방식은 운동의 즐거움을 더하고 부상을 예방할 수 있는 크로스트레이닝(Cross-Training)으로 볼 수 있다. 한 종목만 계속 하면 흥미가 떨어지고 어느 순간 운동이 스트레스가 돼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크로스 트레이닝의 정의는 스포츠나 피트니스 현장에서 다양한 운동으로 몸의 다양한 부위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특정 운동은 특정 근육만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크로스 트레이닝은 이런 불균형을 막기 위한 훈련법이다. 예를 들어 마라톤과 사이클을 하게 되면 마라톤이 잘 안될 땐 사이클을 타고, 사이클이 잘 안 될 땐 마라톤을 하면 된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다양한 종목을 하게 되면 지루함에서 오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고 성취감이 배가 된다.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사이클을 타다보면 어느 순간 마라톤을 할 때 안 되던 것이 될 수 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특정 종목에 얽매이다보면 해결 되지 않는 문제가 다른 종목을 할 때 해결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다보면 마라톤과 사이클 두 종목 모두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다양한 운동을 하면서도 달리기에서 큰 즐거움을 찾고 있다고 했다. “아직은 사이클보다 달리는 게 더 맞아요. 달리다 쉬었다 다시 달리면 쉽게 적응할 수 있는데 사이클 타다 다시 달리기로 오면 그 스피드 감을 느끼지 못해 달리는 게 힘들어요. 사이클이 주는 맛도 있지만 극한 상황까지 몰고 가며 목표한 거리를 완주하는 달리기가 더 매력적입니다. 5월에는 매일 20km를 15일 연속 달리는 도전을 했어요. 함께 달리는 동호회에서 실시한 챌린지였는데 힘들었지만 끝낸 뒤엔 해냈다는 성취감에 기분이 좋았어요.” 달리며 선의의 경쟁심도 생겼다. 그는 “같이 시작했는데 한 친구가 엄청 잘 달리니 부러웠다. 나는 항상 제자리인 것 같고. 그래서 더 열심히 달리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바리스타였던 이 씨는 운동을 더 열심히 하기 위해서 5월 종합스포츠용품업체 매니저로 자리를 옮겼다. 회사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데 근처 헬스클럽과 수영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사이클 라이딩을 회사 직원들과 함께 하기도 한다. “솔직히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으면 좀 질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이직을 꺼렸는데…. 오히려 제가 좋아하는 스포츠를 맘껏 즐길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이 씨는 10월 42.195km 마라톤 풀코스에 처음 도전한다. 도로와 산을 달리지만 결국 목표가 있어야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풀코스를 달리기 위해 주말에 25km LSD(Long Slow Distance)를 하고 있다. 하프코스까지야 훈련 안 해도 달릴 수 있지만 풀코스는 30km나 35km까지 달리는 훈련을 하지 못하면 완주가 어렵기 때문이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세계 최고의 트레일러닝 대회인 UTMB(울트라트레일 몽블랑)에도 갈 생각이다. “목표가 절 움직입니다. 보디 프로필 때문에 달리기 시작했고, 트레일러닝까지 하게 됐죠. 이젠 마라톤 풀코스, 트레일러닝 100km도 도전할 겁니다. 천천히 단계를 밟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도전하는 자체로 제가 살아 있음을 느낍니다.” 이 씨는 이런 운동의 결과물을 보디 프로필로 남겼다. 2019년부터 매년 보디 프로필을 찍고 있고 올 5월에도 3차례 찍었다. 그는 “운동을 열심히 해 찍은 보디프로필은 엄청난 노력의 산물”이라고 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2-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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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디 프로필 찍다 달리기 마니아 돼… 도전 통한 성취감 짜릿”[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운동 마니아 이소연 씨(37)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기 전인 2019년 초 보디 프로필을 찍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에 대한 일종의 동기 부여이자 목표였다. 헬스와 요가, 수영 등 그동안 즐기던 운동 결과를 탄탄한 몸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근육의 선명도를 더 높이기 위해서는 달리라는 권유가 있었다. 그래서 달리기 시작했다. 보디 프로필을 찍겠다는 목표가 결국 그를 달리기 마니아로 만들었다. “지방을 태우기 위해 유산소 운동이 필요했어요.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것은 싫고 그래서 집 근처인 서울 한강공원을 달렸죠. 그런데 새 세상이 열렸죠. 헬스장에선 느끼지 못한 광경들이 펼쳐졌어요. 강도 있고 나무도 있고 사람도 있고…. 야경은 또 다른 느낌을 줬어요. 풍광을 보며 달리는 게 좋았어요.” 처음부터 잘 달릴 순 없었다. 뛰는 거리를 조금씩 늘렸다. 2∼3km, 5km…. 안 뛰다 달리니 관절에도 부담이 갔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다리 관절 부위 근육을 만들며 달렸더니 좋아졌다. 달리면 호흡도 가빠지고 힘들지만 특정 거리를 완주한 뒤 느끼는 기분이 좋았다. 요가 등 정적인 운동을 할 때와는 다른 활기를 느꼈다. 그해 가을 10km 마라톤에 참가해 55분에 완주했다.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회가 모두 취소됐다. 여럿이 어울려 달리지도 말라고 했다. 그래서 찾은 곳이 남산 트레일러닝. 산은 도로보다 통제에서 자유로웠다. 그는 “인터넷 서핑으로 남산에서 트레일러닝을 함께 하는 동호회 ‘찰스런’을 찾았다. 매주 목요일 저녁에 모여 함께 남산을 달리는데 또 다른 맛이었다”고 했다. “산을 달릴 땐 오르막을 다 달리진 못해요. 힘들기 때문에 걷기도 하죠. 그럴 땐 주위 풍광을 봅니다. 풀과 나무, 꽃, 바위 등이 신비롭게 다가옵니다. 자연을 온전히 느낀다는 기분이랄까. 저는 비 온 다음 날 산에 오르는 게 좋아요. 산뜻한 기분에 물, 풀 냄새까지 향기로워요.” 이후 산을 달리는 즐거움에 빠졌다. 2020년 7월 강원 정선에서 열린 ‘운탄고도’ 트레일러닝 22km를 3시간 20분에 완주했다. 경험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대회에 출전하는 바람에 무릎이 좋지 않아 2021년엔 대회 출전을 자제했다. 그리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대회에 출전했다. 거제지맥 트레일러닝 24km, 북한산 12성 종주 트레일러닝 14km 등에 출전했다. 7월 초에는 울릉도 트레일러닝을 다녀왔다. 울릉천국아트센터에서 출발해 나리분지와 성인봉을 거쳐 대아리조트로 내려가는 15km 코스. 그는 “생각보다 산이 험하고 원시림이라 힘들었다. 하지만 모든 게 너무 맑고 깨끗해 좋았다. 육지에선 보기 힘든 식물도 많았다. 자연이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고 했다. 이 씨는 다양한 운동을 즐긴다. 거의 매일 10km를 달리는 게 기본. 그에 더해 월요일엔 테니스, 수요일과 금요일엔 헬스, 목요일 찰스런 트레일러닝, 주말엔 사이클 라이딩과 장거리 달리기를 한다. 어릴 때부터 즐긴 수영도 비정기적으로 한다. 사이클 라이딩은 한강공원 등에서 모여 남산과 북악산을 오르고 돌아오는 코스에서 주로 즐긴다. 일요일엔 달리기 동호인들과 함께 질주한다. “지금은 달리는 게 가장 즐거워요. 5월에는 매일 20km씩 15일 연속 달리는 도전도 했어요. 동호회에서 실시한 챌린지였는데 힘들었지만 끝낸 뒤엔 해냈다는 성취감에 기분이 좋았어요.” 이런 운동의 결과물을 보디 프로필로 남기고 있다. 2019년부터 매년 보디 프로필을 찍고 있고 올 5월에도 3차례 찍었다. 그는 “보디 프로필은 엄청난 노력의 산물”이라고 했다. 이 씨는 10월엔 마라톤 풀코스인 42.195km에 처음 도전한다. 목표가 있어야 더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풀코스를 달리기 위해 주말에 25km LSD(Long Slow Distance)도 하고 있다. 하프코스까지야 훈련 안 해도 달릴 수 있지만 풀코스는 30km나 35km까지 달리는 LSD 훈련을 하지 않으면 완주가 어렵다. “목표가 절 움직입니다. 보디 프로필 때문에 달리기 시작했고, 트레일러닝까지 하게 됐죠. 이젠 마라톤 풀코스, 트레일러닝 100km에도 도전할 겁니다. 도전 그 자체로 제가 살아 있음을 느낍니다. 보디 프로필은 그 도전의 결과물입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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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 운동’ 어려운데…주말 등산만으로 건강 지킬수 있을까[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일주일에 한두 번 강도 높게 운동하는 것도 거의 매일 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왜 국내에서 주말에만 등산하는 사람도 건강을 잘 유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다. 하버드 T.H. 챈 보건대학이 7월 초 미국의학회지(JAMA)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주말 전사(Weekend Warrior·격렬한 운동을 주말에 몰아서 하는 사람)’도 국제보건기구(WHO)의 가이드라인을 따른다면 건강을 유지하며 다양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WHO는 주당 75~150분 이상의 격렬한 운동이나 150~300분 이상의 중강도 운동을 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격렬한 운동은 수영이나 달리기, 테니스 단식 경기, 에어로빅댄스, 시속 16km이상 자전거 타기를 말한다. 심박수로 따지면 분당 142박동 이상의 운동이다. 중강도 운동은 시속 4.8km로 걷기나 시속 16km 이하 자전거 타기, 테니스 복식경기 등을 말한다. 심박수론 분당 109박동 이상의 운동이다. 이 연구는 1997년부터 2013년까지 국가건강인터뷰서베이에 참가한 미국인 35만여 명을 10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WHO 가이드라인에 따라 주당 1,2회 운동한 사람도 운동하지 않은 사람보다 다양한 원인에 의한 사망률을 8% 낮았다. 사망률이나 심장질환 등 발생 빈도도 주당 3~5일 운동하는 사람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건강을 지키는데 주당 1,2일 WHO 가이드라인에 따라 하는 게 거의 매일 운동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보인 것이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매일 운동하는 사람들이 근소하게나마 주말 전사들에 비해 더 건강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이런 수치적 차이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경우든 몸에 좋기 때문이다. ‘스포츠 천국’ 미국 헬스랭킹에 따르면 WHO 기준에 맞게 운동하는 사람은 23%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엔 주말만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직장인들의 경우 매일 운동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주말을 활용에 산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등산은 한번 하면 1,2시간에 끝나지 않는다. 보통 4~6시간 걸린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240분 이상 하는 셈이다. 등산은 자연 속에서 하는 인터벌트레이닝(Interval Training)이다. 인터벌트레이닝은 일정 강도의 운동과 운동 사이에 불완전한 휴식을 주는 훈련 방법이다. 예를 들어 100m를 자기 최고 기록의 50%에서 최대 90%로 달린 뒤 조깅으로 돌아와 다시 100m를 같은 강도로 달리는 것을 반복하는 훈련으로 강도가 높다. 엄격한 의미에서 등산을 인터벌트레이닝과 동급으로 놓을 순 없다. 하지만 산을 오를 때 급경사와 완만한 경사, 평지, 내리막이 반복 된다. 이를 휴식할 때까지 1시간 이상 하니 일종의 인터벌트레이닝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등산은 1, 2시간 안에 끝내기 보다는 5~8시간까지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운동량이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인터벌트레이닝을 하면 에너지소비가 많다. 운동생리학적으로 강도 높은 훈련과 불완전 휴식을 반복하면 그 자체로 엄청난 체력을 소비하게 된다. 어느 순간 숨이 턱 막힐 정도다. 하지만 우리 몸은 어느 시간이 지나면 그런 훈련 상황에 적응하게 돼 에너지 소비량을 높인다. 1시간 동안 10km 달리는 것보다 100m 인터벌트레이닝을 10회 하는 게 에너지 소비엔 효과적일 수 있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52)은 “등산은 8MET 중고강도 수준의 운동이다. 70kg인 사람 10분 등산하면 100kcal를 소비한다. WHO 권장량인 150분을 할 경우 1500kcal을 소비한다”고 했다. 송홍선 실장은 “결국 얼마나 자주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운동량도 중요한 요소다. 운동량=운동시간 × 강도다. 주 1,2회 하더라도 일정 시간 동안 일정한 강도를 해주면 효과가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송 실장은 “매일 주기적으로 하는 운동도 좋지만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다면 쉬는 날 몰아서 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송 실장은 “등산은 하산할 때 무릎만 조심하면 정말 좋은 운동”이라고 했다. MET(Metabolic Equivalent of Task)는 체중 1kg이 1분 동안 사용하는 산소소비량 mL를 의미한다. 우리 근육 세포는 근수축을 위해 에너지를 소비할 때 산소를 쓴다. 신체가 특정 활동을 할 때 산소를 많이 소비하면 그만큼 에너지를 태우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 몸은 산소 1L를 소비할 때 5kcal의 에너지를 태운다. 보통 6MET 이상 운동을 고강도라고 한다. 오르막을 걸을 때 운동량이다. 8MET는 계단을 오르는 운동이다. 우리나라에서 등산으로 건강을 지키는 사람이 많다. 주말이나 공휴일 주 1~2회 등산을 하면서도 건강한 이유가 이번 연구결과가 설명해주고 있다. ‘100세 시대 건강법’에 소개한 인물 중에서 등산으로 건강을 지키는 사람도 많다. 2021년 6월 12일에 소개한 도서출판 청송재 장종표 대표(67)는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유럽 알프스 산행을 다녀왔다. 알프스를 가기 위해 남한산성과 소백산, 태백산 등을 주 1회 정도 올랐다. 한번 산행은 최소 3시간에서 5시간. 이렇게 등산을 해도 알프스를 오르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 기상악화로 모든 봉우리를 오르진 못했지만 체력적으론 큰 문제가 없었다. 장 대표는 4번의 수술로 만신창이기 된 몸을 산을 오르며 건강하게 되돌려 놨다. 군대에서 맹장이 터져 복막염 직전까지 갔고, 이어 목과 신장암, 간암 수술이 이어졌다. 맹장 수술 이후는 회사에 다니거나 사업에 매진하다 몸 관리를 못해서 얻은 병이었다. 1992년 초 급성 간염,그 15년여 지나 신장암, 그 4년 뒤 간암으로까지 이어졌다. 장 대표는 2014년 말부터 한강변 걷기 묵언수행을 시작했다. 묵언수행은 불교에서 하는 것이다. 수술로 몸을 좀 추스른 뒤 건강을 위해 한강변을 걸어 다니고 2013년부터 간간히 산도 올랐다. 2016년 초에는 북한산 둘레길 71.8km 묵언수행에 나섰다. 21개 코스로 나뉜 북한산 둘레길을 주말과 공휴일에 도전해 8회에 걸쳐 마쳤다. 북한산 둘레길은 한강변하고 또 달랐다. 아름다운 기암괴석, 기송괴목을 만났다. 오르막 내리막을 걷다보니 훨씬 힘이 들었지만 산속을 걷다보면 자연의 일부가 된 것처럼 좋았다. 장 대표는 2016년 9월20일 설악산을 오른 것부터 본격적으로 대한민국 백대명산을 오르기 시작했고 2년여 만에 완등했다. 거의 매주 산을 오른 셈이다. 등산은 신체는 물론 정신 건강에 최고였다. “정상에 오르면 몸은 힘들지만 정신이 해방된 느낌이 듭니다. 성취감, 정복감 등도 있죠. 산은 저를 감싸줍니다. 자연의 품속에 안기는 느낌이랄까. 어머니 품속처럼 정말 편안해요. 제가 밖에 나가면 잠을 잘 못 자는데 전날 20km를 비를 맞고 걸어 힘들지만 다음날 산행을 1~1.5km 하고 땀이 나면 곧바로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워집니다.” 장 대표는 산을 통해 건강을 다시 얻었다고 믿고 있다. 평생 산행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그는 “산을 오른 때 살아 있음을 느낀다”고 했다. 그에게는 산이 곧 건강이자 생명이다. 매일 운동할 수 없다면 주말에라도 등산하는 것은 어떨까?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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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흔일곱에도 50km 완주 거뜬…“페달 밟을 땐 무릎 안 아파”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 “아흔둘입니다.” “헉, 저보다 열한 살 형님이네요.” 정상근 대한사이클원로회 회장(86)은 5년 전 서울 한강공원에서 사이클을 타다 만난 이성우 씨(97)를 보고 “같은 또래인줄 알고 인사를 건넸다 깜짝 놀랐다”고 했다. 90세 넘어 사이클을 탄다는 자체도 놀라운데 아주 젊어 보였기 때문이다. 시니어사이클계에서 이 씨는 화제의 주인공이다. 100세를 눈앞에 둔 나이에도 거뜬히 40~50km를 완주하기 때문이다. 나이 들면 협응력이 떨어져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해 넘어질 수 있는데 전혀 문제없이 질주하고 있다. 특히 사이클의 경우 바퀴도 얇아 더 균형 잡기기 힘들다. 이 씨는 50세 무렵인 1970년대 중반부터 축구를 했다. 80세 중반에 이르자 무릎이 아파 더 이상 공을 찰 수 없었다. 그때부터 사이클을 탔다. 의사도 자전거를 권했다. 페달을 밟을 땐 무릎이 아프지 않았다. 이 씨에게 사이클은 최고의 건강 지킴이이자 친구다. “사이클은 축구를 대체한 운동이었죠. 너무 좋아요. 사이클 탈 땐 진짜 무릎이 전혀 아프지 않아요. 운동도 되고. 인생 후배들과 경기 용인, 남양주 등까지 사이클 타고 가서 맛난 것 먹고 돌아오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이 씨는 시속 30~40km로 달릴 정도로 수준급이지만 혹 다칠 수 있어 운동 겸 여행 삼아 천천히 달린다. 토요일이나 일요일, 공휴일엔 한강사이클클럽 회원들과 40~50km를 달리고 있다. 20~30km 갔다 그 지역에서 점심 먹고 다시 돌아오는 4~5시간 코스다. 사이클 타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이를 얘기하면 ‘지금까지 만나본 최고령’이라며 다들 놀라 자빠진다. 이 씨는 요즘 젊은이들이 즐기는 업힐(오르막) 라이딩과 전국일주는 부상 위험과 체력적인 문제로 하지 않는다. 그는 “평탄한 길을 좀 길게 달리는 게 내 몸엔 가장 맞다”고 했다. 경찰 공무원 출신인 이 씨는 지난해까지 각종 정부 제출 서류를 대리 작성해주는 행정사로 일했다. 아직 보청기도 착용 안하고 신문도 안경 없이 본다. 80대 어르신들이 후배로 볼 정도로 젊음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관리를 잘 해왔다. “서울 광진구축구연합회 구의축구회에서 공을 찾죠. 당시엔 백남봉, 남보원 등 연예인 축구팀과도 경기를 했어요. 매주 회원들과 공차는 재미로 살았죠. 지방 원정도 많이 다녔습니다. 나이 들어 연골이 닳아 없어져 사이클을 탔는데 신세계를 만난 것 같았죠. 사이클이 없었다면 정말 재미없는 세상이었을 겁니다.” 혼자 사이클을 즐기던 이 씨는 라이딩 중 만난 정 회장, 윤재극 씨(85) 등과 매주 함께 달린다. 사이클 국가대표 출신 정 회장은 20여 년 전부터 생활 사이클계에서 활동하며 ‘사이클 타기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선수 땐 1958년 서울 소공동 앞에서 출발하는 제1회 전국일주 대회부터 4회 대회까지 참가했다. 대한사이클연맹에서 경기이사도 했다. 2006년 한강사이클럽을 만들어 회원들과 함께 질주하고 있다. 그는 20년 전 서울에서부터 전남 해남 땅 끝 마을까지 19시간 30분 만에 질주했다. 그 기록이 전설로 남았다. 당시엔 길도 좋지 않은 상황이었고 지금은 길이 정비돼 있는데도 젊은이들도 20시간을 훌쩍 넘긴다고 한다. 아직도 서울 북악스카이웨이, 남산 등 업힐도 거뜬히 오른다. 그는 70년 넘게 사이클을 타며 건강을 지키고 있다. 정 씨는 “한강사이클클럽 회원이 한때 240명까지 갔었는데 요즘은 분화돼 30~40명 정도 된다”고 했다. 2000년 쯤 다시던 외국인 회사를 그만 둔 윤 씨는 서울 한강공원에 나갔다가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보고 아들 자전거를 빌려 타기 시작했다. 정 회장을 만나 한강사이클클럽에서 본격적으로 사이클을 탔다. 윤 씨와 정 회장은 4대강은 물론 제주 일주 등 전국에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투어도 많이 했다. 정 회장은 “(이)성우 형님을 처음 만났을 때 제 또래인줄 알고 인사를 건넸다가 깜짝 놀랐다. 내가 한강을 누비는 최고령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마도 국내에서 현재 사이클을 자유자재로 타는 최고령일 것”이라고 했다. 윤 씨는 “성우 형님은 식사도 잘 하신다. 우리보다 많이 드신다. 술도 한잔씩 하신다. 진짜 낼 모레 100세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얼굴 좀 봐라. 주름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이 씨는 “뭐 이렇게 살아보는 것이다. 최후 발악으로…. 달릴 수 없으니 사이클 타고 달린다. 건강해야 움직일 수도 있다. 누워 있다 죽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이 씨는 주로 주말에 장거리 질주를 하고 평일엔 뜻 맞는 사람들 있으면 가끔씩 타고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은 “월수금토일, 주 5일 이상 탄다”고 했다. 사이클 타기 그 자체가 삶이다. 윤 씨는 “평일엔 동네에서 자전거 타고 주로 주말에 사이클 장거리 질주를 한다”고 했다. 이들은 계절에 상관없이 사이클을 탄다. 하지만 이 씨와 윤 씨는 비나 눈이 오면 타지 않는다. 정 회장은 “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탄다”고 했다. 세 사람은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자전거 인기가 좋아지는 것은 좋은데 너무 위험하게 탄다”고 아쉬워했다. 이 씨는 “뒤에서 ‘가요’ ‘가요’하며 경쟁하듯 타는데 정말 위험하다. 넘어지면 큰 사고로 이어진다”고 했다. 정 회장은 “나도 앞 사이클 뒷바퀴에 걸려 넘어진 적이 있다. 갈비뼈 4개가 부러졌다. 정말 위험하다”고 했다. 세 사람은 입을 모았다. “뭐 우리 나이에 다른 즐거움이 있나요. 건강하고 가끔 맛있는 것 먹으며 인생을 즐기면 되지…. 사이클은 진짜 좋은 스포츠입니다. 나이 들면 무릎이 안 좋은데 사이클을 타면 오히려 무릎이 좋아집니다.” 특히 정 회장은 “100가지 보약보다 자전거 한대가 더 좋다는 말이 있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 하는데 자전거를 타면 무릎에도 부담을 주지 않는다. 정말 좋은 스포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몸에 좋다고 고령에 사이클을 바로 타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52)은 “자전거를 타려면 근력과 밸런스, 운동신경 등을 조화시키는 협응력이 좋아야 한다. 97세에도 탄다는 것은 젊었을 때부터 꾸준히 관리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동아사이클대회 챔피언(1982, 1984년) 출신 김동환 프로사이클 대표(60)는 “고령에는 자전거를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자세로 시작해야 한다. 젊었을 때 탔어도 나이 들면 협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조심히 타야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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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릎 아파 축구 그만뒀는데… 사이클은 97세에도 거뜬해”[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50세 무렵인 1970년대 중반부터 축구를 했다. 80대 중반에 이르자 무릎이 아파 더 이상 공을 찰 수 없었다. 그때부터 사이클을 탔다. 의사도 자전거를 권했다. 페달을 밟을 땐 무릎이 아프지 않았다. 100세를 눈앞에 둔 이성우 씨(97)에게 사이클은 최고의 건강 지킴이이자 친구다. “사이클은 축구를 대체한 운동이었죠. 너무 좋았어요. 사이클 탈 땐 진짜 무릎이 전혀 아프지 않아요. 운동도 되고. 인생 후배들과 경기 용인, 남양주 등까지 사이클 타고 가서 맛난 것 먹고 돌아오는 재미도 쏠쏠하죠.” 이 씨는 시속 30∼40km로 달릴 정도로 수준급이지만 혹 다칠 수 있어 가급적 천천히 달린다.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에 한강사이클클럽 회원들과 40∼50km를 달리고 있다. 20∼30km 갔다 그 지역에서 점심 먹고 다시 돌아오는 4∼5시간 코스다. 사이클 타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이를 얘기하면 ‘지금까지 만나본 최고령’이라며 다들 놀란다. 이 씨는 요즘 젊은이들이 즐기는 업힐(오르막) 라이딩과 전국일주는 부상 위험과 체력적인 문제로 하지 않는다. 그는 “평탄한 길을 좀 길게 달리는 게 내 몸엔 가장 맞는다”고 했다. 경찰 공무원 출신인 이 씨는 지난해까지 각종 정부 제출 서류를 대리 작성해 주는 행정사로 일했다. 아직 보청기도 착용하지 않고 신문도 안경 없이 본다. 80대 어르신들이 후배로 볼 정도로 젊음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관리를 잘해 왔다. “젊을 땐 서울 광진구축구연합회 구의축구회에서 공을 찼죠. 당시엔 백남봉, 남보원 등 연예인 축구팀과도 경기를 했어요. 나이 들어 연골이 닳아 없어져 사이클을 탔는데 신세계를 만난 것 같았죠. 사이클이 없었다면 정말 재미없는 세상이었을 겁니다.” 혼자 사이클을 즐기던 이 씨는 라이딩 중 만난 정상근 대한사이클원로회 회장(86), 윤재극 씨(85) 등과 매주 함께 달린다. 사이클 국가대표 출신 정 회장은 대한사이클연맹 경기이사 등을 지낸 뒤 20여 년 전부터 생활 사이클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2006년 한강사이클클럽을 만들어 회원들과 함께 질주하고 있다. 정 회장은 주 5일 이상 탄다. 사이클 타기 그 자체가 삶이다. 그는 20년 전 서울에서부터 전남 해남 땅끝마을까지 19시간 30분 만에 질주했다. 생활 사이클계에선 전설로 불리는 기록이다. 당시엔 길도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지금은 길이 정비돼 있는데도 젊은이들도 20시간을 훌쩍 넘긴다. 아직도 서울 북악스카이웨이, 남산 등 업힐도 거뜬히 오른다. 그는 70년 넘게 사이클을 타며 건강을 지키고 있다. 2000년경 다니던 외국계 회사를 그만둔 윤 씨는 서울 한강공원에 나갔다가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보고 아들 자전거를 빌려 타기 시작했다. 정 회장을 만나 한강사이클클럽에서 본격적으로 사이클을 탔다. 윤 씨와 정 회장은 4대강은 물론이고 제주 일주 등 전국에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사이클 투어도 많이 했다. 정 회장은 “(이)성우 형님을 처음 만났을 때 제 또래인 줄 알고 인사를 건넸다가 열한 살이나 많은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현재 국내에서 사이클을 자유자재로 타는 최고령일 것”이라고 했다. 윤 씨는 “성우 형님은 식사도 잘한다. 우리보다 많이 드신다. 술도 한잔씩 하신다. 진짜 내일모레 100세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얼굴 좀 봐라. 주름도 하나도 없다”고 했다. 셋은 입을 모았다. “뭐, 우리 나이에 다른 즐거움이 있나요. 건강하고 가끔 맛있는 것 먹으며 인생을 즐기면 되지…. 사이클은 진짜 좋은 스포츠입니다. 나이 들면 무릎이 안 좋은데 사이클을 타면 오히려 무릎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몸에 좋다고 고령에 사이클을 바로 타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52)은 “자전거를 타려면 근력과 밸런스, 운동신경 등을 조화시키는 협응력이 좋아야 한다. 97세에도 탄다는 것은 젊었을 때부터 꾸준히 관리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동아사이클대회 챔피언(1982, 1984년) 출신 김동환 프로사이클 대표(60)는 “고령에는 자전거를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자세로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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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흔 넘어도 공 차는데 끄떡 없어…축구할 때 가장 행복”[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야! 진국이형에게 줘.” 7월 9일 경기도 고양 농협대 잔디구장에서 열린 60,70대 실버축구단 로얄 FC와 서울 강북구팀의 친선경기. 로얄 FC 선수들 사이에서 “진국이형에게 패스해”란 소리가 자주 나왔다. 1970년대 중반 한국축구의 대표 공격수였던 김진국 전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71)를 부르는 소리다. 김 전 전무는 이날 공격형 미드필더로 경기를 조율했다. 70세를 뛰어 넘은 그는 매주 토요일 로얄 FC에서 공을 차며 ‘9988 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 2,3일 앓다 죽는다)’라는 신념을 실천하고 있다. 김 전 전무는 현역 시절 키가 작아 ‘짤만이’로 불렸지만 뛰어난 발재간과 페인트 기술로 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그로부터 5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도 60, 70대 실버축구계에서 강철 체력을 자랑하는 공격수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전 한때 이름을 날리던 선수들이 나이 들어 빌빌거리는 게 보기 좋지 않았어요. 그래 선수를 은퇴하고 지도자 할 때, 은행에서 근무할 때도 계속 축구를 했어요. 김진국이란 이름에 걸맞게 나이 들려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 전 전무는 1972년부터 1977년까지 6년 동안 A매치(국가대표경기) 97경기에서 27골을 터뜨린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1975년 3월부터 1977년 2월까지 A매치 42경기에 연속 출전할 정도로 강한 체력을 과시했다. 당시 김진국이 센터링(크로스)을 올리면 ‘꺽다리’ 김재한이 헤딩슛으로 골을 잡아내 둘은 ‘환상의 콤비’로 불렸다. 김 전 전무는 “당시 내 센터링은 김재한용‘이라고 불렸다”며 웃었다. 김재한 전 KFA 부회장(75)도 한 때 로얄 FC에서 김 전 전무와 공을 함께 차기도 했다. 김 전 전무는 지금도 25분씩 진행하는 친선경기에서 4,5경기를 거뜬히 소화하고 있다. 그는 “주변서 미련하다 할 정도로 많이 뛴다. 하지만 이렇게 격렬하게 축구를 해야 온갖 스트레스도 날아가고 다시 태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1980년대 중반까지 국민은행에서 플레잉 코치로 뛰었던 그는 1992년까지 코치와 지도자를 한 뒤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은행 업무를 시작했고 지점장까지 했다. “지도자 땐 선수들 훈련 때 함께 운동했어요. 은행 일을 볼 때도 축구를 놓을 순 없었습니다. 그 즈음 서울시 생활체육 여자축구단이 창단됐는데 저 보러 지도해달라고 해서 자원봉사로 함께 운동하기도 했죠. 1995년부턴 제가 사는 서울 양천구에 ’김진국 축구교실‘을 열어 주 2회씩 어린이들하고 공을 함께 차고 있습니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 KFA에서 행정을 했다. 유소년위원장과 기획실장, 전무까지 하며 우수 유소년선수 해외유학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그 프로그램 덕택에 손흥민(30·토트넘)이 독일 함부르크 유소년 클럽에서 유학하며 세계적인 선수로 도약할 기회를 잡았다. 김 전 전무는 2002년 창설한 MBC꿈나무축구재단의 이사장을 맡아 지금까지 유소년축구 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다. 김 전 전무는 KFA를 떠난 뒤 2012년부터 로얄 FC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실버축구 인생‘을 시작했다. 로얄 FC는 2005년 이회택과 김재한 등 1960, 70년대 한국 축구를 주름잡던 스타플레이어와 조기축구 회원들이 만든 팀이다. 매주 토요일 전국의 실버축구단 1, 2개 팀을 초청해 4~5시간 공을 찬다. 지방 원정 경기를 다니기도 하고 생활축구 전국대회에 출전하기도 한다. 국가대표 출신들이 많아 일본과 중국, 태국 등 해외 초청 경기에도 자주 간다. 수원북중 1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공을 찼으니 근 60년 가까이 축구를 하고 있는 셈이다. 무릎 등 관절은 괜찮을까. “선천적으로 건강한 신체를 준 부모님 덕분에 아직 관절엔 문제없습니다. 또 기술축구를 하면 힘도 안 들고 부상 위험도 없죠. 전 키가 작아서 어려서부터 기술로 승부수를 띄워야 했죠. 70이 넘은 지금도 가볍게 무리 없이 공을 차기 때문에 아직 어디가 불편하진 않습니다.” 김 전 전무는 경신고 재학시절 165cm에서 더 이상 크지 않는 키를 극복하기 위해 기술축구를 구사했다. 그는 당시 경신고 축구팀을 맡고 있던 장운수 감독이 “축구는 키가 작아도 얼마든지 기술로 커버할 수 있다”고 조언해 기술 축구에 전념했다고 했다. 당시 아침부터 밤까지 다양한 기술을 연마했고 결국 ’원조 접기(페인팅)왕‘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그 때 익힌 기술 덕에 대학, 실업팀, 국가대표는 물론 선수생활 막판 진출한 독일 프로축구팀에서 활약하면서도 큰 부상이 없었다. 지금도 힘들이지 않고 공을 차고 있는 원동력에 기술축구가 있다고 했다. “기술은 한번 익히면 평생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축구를 잘 하기 위해 홈트레이닝으로 체력도 키우고 있다. 스쾃과 팔굽혀펴기는 기본이고 아령 등 기구로 근육운동을 한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는 근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꾸준히 웨이트트레이닝을 해줘야 버틸 수 있다”고 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하나. 김 전 전무는 1980년에 독일 2부 리그 다름슈타트에 입단했다. ’차붐‘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69)에 이어 한국선수 유럽 진출 2호였다. “이미 대표팀에서도 나온 상태였기 때문에 선수로서 유럽무대에서 성공해 보겠다고 간 건 아니었습니다. 그냥 견문을 넓히는 차원에서 도전한 겁니다. 그때 서독이 축구로는 최고 선진국이라 직접 가서 배우고 싶었어요. 그냥 구경하는 것보다는 선수로 뛰면서 체험하면 더 좋을 것 같아 시도했는데 다행히 계약이 돼서 입단하게 됐죠. 범근이 때문에 한국 선수에 대한 호감이 있을 때였죠. 1980년 1월부터 다름슈타트에서 6개월 뛰고, 여름에 같은 2부 리그에 있던 보름스(Worms) 팀으로 옮겨서 1982년 시즌까지 두 시즌을 뛰었습니다.” 김 전 전무는 차 전 감독의 고향(경기도 화성) 선배이자 경신고 선배이기도 했다. 차 전 감독이 고교 2년 후배로 입학하면서 차 전 감독 집과 4km 정도 떨어져 살았던 것을 알았다고 했다. 차 전 감독이 어린 시절을 회고하는 글에 ’김진국 선배가 유니폼과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니는 게 멋있고 부러워서 축구 선수가 되고 싶었다‘고 쓰기도 했다. 김 전 전무는 “나중에 알았는데 시골 중학생 범근이의 눈에는 내가 서울에서 축구로 유명한 고등학교에 선수로 뛴 다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고등학교를 마친 뒤 바로 실업 기업은행으로 갔고 나중에 건국대를 다녔다. “일찍 실업 무대에 뛰면서 실력도 늘고 대표팀에도 뽑혔다”고 회상했다. 김 전 전무는 1982년 보름스 나온 다음에 쾰른 체육대학에서 6개월간 지도자 코스 공부도 하고 돌아왔다. 그는 남은 인생 유소년 유망주들을 키우며 평생 축구를 즐기겠다고 했다. “솔직히 언제까지 공을 찰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죠. 하지만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진 공을 찰 생각입니다. 이 나이에도 축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건강하다는 의미 아닌가요. 전 공 찰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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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흔 넘었어도 체력 자신… ‘격렬하게 뛰는 축구’가 비결”[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1970년대 중반 한국축구의 대표 공격수였다. 키가 작아 ‘짤만이’로 불렸지만 뛰어난 발재간과 페인트 기술로 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그로부터 5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도 60, 70대 실버축구계에서 강철 체력을 자랑하는 공격수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김진국 전 대한축구협회(KFA) 전무이사(71)는 실버축구단 ‘로얄 FC’에서 매주 공을 차며 ‘9988 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 2, 3일 앓고 죽는다)라는 신념을 실천하고 있다. “전 한때 이름을 날리던 선수들이 나이 들어 빌빌거리는 게 보기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선수를 은퇴하고 지도자 생활을 할 때, 은행에서 근무할 때도 계속 축구를 했어요. 김진국이란 이름에 걸맞게 나이 들려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 전 전무는 1972년부터 1977년까지 6년 동안 국가대표 간 경기(A매치) 97경기에서 27골을 터뜨린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1975년 3월부터 1977년 2월까지 A매치 42경기에 연속 출전할 정도로 강한 체력을 과시했다. 지금도 25분씩 진행하는 친선경기에서 4, 5경기를 거뜬히 소화하고 있다. 그는 “주변에서 미련하다 할 정도로 많이 뛴다. 하지만 이렇게 격렬하게 축구를 해야 온갖 스트레스도 날아가고 다시 태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1980년대 중반까지 국민은행에서 플레잉 코치로 뛰었던 그는 1992년까지 코치와 지도자를 한 뒤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은행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지도자 생활 당시 선수들 훈련 때 함께 운동했다. 은행 일을 볼 때도 축구를 놓을 순 없었다. 그즈음 서울시 생활체육 여자축구단이 창단됐는데 나한테 지도해 달라고 해서 자원봉사로 함께 운동하기도 했다. 1995년부턴 내가 사는 서울 양천구에 ‘김진국 축구교실’을 열어 주 2회씩 어린이들과 함께 공을 차고 있다”고 했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 KFA에서 행정을 했다. 유소년위원장과 기획실장, 전무까지 하며 우수 유소년선수 해외유학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그 프로그램 덕분에 손흥민(30·토트넘)이 독일 함부르크 유소년 클럽에서 유학하며 세계적인 선수로 도약할 기회를 잡았다. 김 전 전무는 KFA를 떠난 뒤 2012년부터 로얄 FC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실버축구 인생’을 시작했다. 로얄 FC는 2005년 이회택과 김재한 등 1960, 70년대 한국 축구를 주름잡던 스타플레이어와 조기축구 회원들이 만든 팀이다. 매주 토요일 전국의 실버축구단 1, 2개 팀을 초청해 4∼5시간 공을 찬다. 지방 방문 경기를 다니기도 하고 생활축구 전국대회에 출전하기도 한다. 국가대표 출신들이 많아 일본과 중국, 태국 등 해외에서 초청도 자주 받는다. 수원북중 1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공을 찼으니 근 60년 가까이 축구를 하고 있는 셈이다. 무릎 등 관절은 괜찮을까. “선천적으로 건강한 신체를 준 부모님 덕분에 아직 관절엔 문제없습니다. 또 기술축구를 하면 힘도 안 들고 부상 위험도 없죠. 전 키가 작아서 어려서부터 기술로 승부수를 띄워야 했죠. 일흔이 넘은 지금도 가볍게 무리 없이 공을 차기 때문에 아직 어디가 불편하진 않습니다.” 김 전 전무는 경신고 재학 시절 키가 165cm에서 더는 크지 않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축구를 구사했다. 당시 아침부터 밤까지 다양한 기술을 연마했고 결국 ‘원조 접기(페인팅)왕’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그때 익힌 기술 덕에 대학, 실업팀, 국가대표는 물론이고 선수생활 막판에 진출한 독일 프로축구팀에서 활약하면서도 큰 부상이 없었다. 지금도 힘들이지 않고 공을 차는 원동력에는 기술축구가 있다고 했다. “기술은 한번 익히면 평생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축구를 잘하기 위해 홈트레이닝으로 체력도 키우고 있다. 스쾃과 팔굽혀펴기는 기본이고 아령 등 기구로 근육운동을 한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는 근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꾸준히 웨이트트레이닝을 해줘야 버틸 수 있다”고 했다. “솔직히 언제까지 공을 찰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죠. 하지만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진 공을 찰 생각입니다. 이 나이에도 축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건강하다는 의미 아닌가요. 전 공을 찰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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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릎 보호하고 다이어트 효과까지…등산 스틱의 중요성[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등산할 때 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몸에 대한 죄악이다.’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16좌 완등에 성공한 엄홍길 대장(62)은 “등산을 부상 없이 오래 즐기려면 스틱을 반드시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등산화와 배낭도 잘 챙겨야 하지만 등산을 할 때 스틱 하나로 몸을 보호하고 몸에 무리를 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장거리 산행의 경우 스틱 유무에 따라 신체 피로도가 크게 달라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실내 스포츠가 제한됐을 때부터 실외 활동이 증가했는데 특히 등산 인구가 폭증했다.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문화에 익숙한 2030 젊은이들의 증가가 눈에 띠였다. 하지만 운동화나 캐주얼화를 신고 배낭도 없는 것은 물론 스틱을 든 젊은이들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젊은 데다 1,2시간 짧은 산행이라면 괜찮을 수 있지만 4시간 이상 산행이라면 적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발목, 무릎 등에 통증이 올 수 있다. “손에 익으면 너무 편하고 좋은데…. 많은 사람들이 스틱의 중요성을 잘 몰라요. 양손에 스틱을 쓴다면 네 발로 걷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산을 오를 때는 두 발보다는 네 발이 힘도 덜 들고 안전합니다.” 엄 대장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스틱을 사용할 경우 걸을 때 상체가 체중의 30%를 지탱해준다. 스틱이 없다면 하체가 모든 부하를 책임져야한다. 특히 장기 산행을 할 때는 배낭에 물과 간식 및 도시락 등을 챙겨 가기 때문에 최소 10~20kg은 더 무게가 더 나가 스틱이 없다면 하체가 감당해야 할 부담이 더 커진다. 결국 무릎과 발목은 물론 고관절에까지 큰 부담을 주게 되는 것이다. 엄 대장은 “무릎이나 발목 연골이 다치면 산에 못 오른다. 평상시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특히 악산(바위산)이 많아 산을 오르내리면 하체에 무리가 더 간다. 그 부담을 스틱을 사용해 덜어줘야 하는 것이다. 다음은 엄 대장이 설명한 올바른 스틱 사용법이다. 스틱은 반드시 양팔로 사용해야 한다. 하나만 사용하는 것은 아예 안 쓰니 만 못하다. 스틱은 일반적으로 왼발 땐 오른팔, 오른발 땐 왼팔로 엇갈려 사용하면 된다. 평지에서는 스틱을 땅이 짚을 때 팔하고 직각이 되게 하면 된다. 발보다 살짝 앞을 짚어 뒤로 밀어주면 된다. 스틱은 오르막과 내리막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오르막을 오를 땐 경사도에 따라 스틱을 조절해줘야 한다. 보통 평지보다 10cm 짧게 해주면 되는데 경사도가 높으면 더 줄여줘야 한다. 오르막 경사도가 가파른데 스틱이 너무 길면 스틱 때문에 밸런스가 흔들려 뒤로 넘어질 수 있다. 내리막 땐 평지보다 스틱을 평균 10cm 길게 해줘야 한다. 하지만 역시 오르막 때와 마찬가지로 경사도에 따라 길이는 더 길어질 수 있다. 오르막 내리막 때마다 스틱 길이 조정을 하는 게 번거롭지만 그래도 몸 보호와 안전을 위해선 꼭 해야 한다. 오를 때나 내려갈 때나 모두 두 개를 동시에 나란히 짚고 상체의 무게를 스틱에 싣는 방식이 좋다. 오를 땐 스틱을 먼지 짚고 하체 움직임과 함께 팔로 당기듯 밀어주면 된다. 내려갈 땐 스틱에 팔을 지지한 뒤 하체를 움직인다. 그럼 오르막 땐 하체 피로도를 크게 줄여주고, 내리막 땐 무릎과 발목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시켜 준다. 스틱은 산행하다 돌이나 나무뿌리 등에 걸리거나 미끄러져 밸런스가 흔들릴 때 균형을 잡아줄 수 있어 안전사고도 예방해준다. 등산은 다이어트 운동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2~3시간 짧은 산행부터 4,5시간 중거리 산행, 혹은 7,8시간 장거리 산행은 우리 몸의 에너지를 크게 태운다. 등산은 자연에서 하는 ‘인터벌트레이닝(Interval Trainging)’이다. 인터벌트레이닝은 일정 강도의 운동과 운동 사이에 불완전한 휴식을 주는 훈련 방법이다. 예를 들어 100m를 자기 최고 기록의 50%에서 최대 90%로 달린 뒤 조깅으로 돌아와 다시 100m를 같은 강도로 달리는 것을 반복하는 훈련이다. 사실 엄격한 의미에서 등산을 인터벌트레이닝과 동급으로 놓을 순 없다. 하지만 산을 오를 때 급경사와 완만한 경사, 평지, 내리막이 반복 된다. 이를 휴식할 때까지 1시간 이상 하니 일종의 인터벌트레이닝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등산은 1, 2시간 안에 끝내기 보다는 5~8시간까지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큰 효과가 있다. 등산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가 주 1회 산에 올라도 한번에 2~3kg은 빠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부상 없이 즐겨야 하는데 꼭 챙겨야 하는 장비를 챙기지 않아서 오는 안전사고가 의외로 많이 일어나고 있다. 반드시 스틱을 사용해야하는 이유다. 운동생리학적으로 스틱을 사용하면 하체 부담을 줄여주지만 전체적인 에너지 소비량은 증가시켜 준다. 스틱 없이 하체만으로 움직이면 하체에 부담이 가중돼 결국 몸의 피로도를 높여준다. 스틱을 사용하면 팔을 비롯해 복근 등 코어 근육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하체의 피로도를 줄여주면서 전체적인 에너지 소비량은 늘려주는 것이다. 최근 다이어트 운동으로 주목 받고 있는 노르딕워킹의 원리가 바로 여기에 있다. 노르딕워킹은 노르딕 스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걷기 방법으로 ‘폴 워킹(Pole walking)’이라고도 한다. ‘노르드(Nord)’는 ‘북방(北方)’을 뜻하는 말로서, 노르딕 스키는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 발달했다. 스칸디나비아의 산지는 알프스 산악지방의 가파른 지형과는 달리 대부분 낮은 언덕과 평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긴 겨울에 눈이 많이 쌓인 지역을 이동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스키가 발달했다. 노르딕 스키는 낮은 언덕과 평지가 대부분인 발원지의 지형 특성이 반영되어 평지와 언덕을 가로질러 긴 코스를 완주하는 거리 경기 등으로 나뉘는데 평지와 언덕을 걷는 것으로 발전시킨 것이 노르딕워킹이다. 노르딕워킹은 1990년대 중반 핀란드 등 북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국내에도 2000년대 초중반 들어왔다. 한 때 반짝 인기를 끌고 주춤했지만 최근 다이어트 운동으로 각광받고 있다. 노르딕워킹 전도사 주연서 INWA((International Nordic Walking Federation) 코리아 사무국장(50)은 말한다. “우리 몸은 큰 근육을 잘 써야 에너지 소비가 잘 됩니다. 걸을 때 허벅지 장딴지가 가동되는데 폴을 잡고 밀면서 걸으면 팔과 어깨 근육은 물론 대흉근과 견갑근, 광배근, 척추기립근 등 상체의 큰 근육도 힘을 쓰게 됩니다. 몸 전체 근육의 90% 이상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에너지 소비가 극대화 됩니다. 다이어트에 좋은 이유입니다.” 스틱 혹은 폴을 잘 사용하면 몸도 보호하면서 다이어트 효과까지 볼 수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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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댄스로 당뇨 이겨낸 후 등산까지…운동은 최고의 노후 대책”[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당뇨는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병이다. 김경숙 갤러리 예당 대표(70)는 1987년 첫 아이를 가졌을 때 임신성 당뇨 판정을 받은 뒤부터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며 체계적으로 관리했다. 60세를 넘긴 뒤에는 라인댄스와 줌바, 헬스까지 즐기며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만들어 가고 있다. “뒤늦게 아이를 가졌는데 쌍둥이였어요. 아이들을 위해 먹는 게 가장 중요했습니다. 애들이 잘 커야 하니까요. 당뇨 판정 받고 바로 두부와 살코기, 오이 등을 먹으며 당을 떨어뜨렸고 걷기로 건강을 챙겼어요. 배속의 아이 때문에 심한 운동은 못했지만 의사가 식이요법뿐만 아니라 운동을 강조해 일단 바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임신성 당뇨는 잘못 관리하면 태아 기형, 거대아, 신생아 저혈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이었다. 그 때부터 식이요법과 운동을 생활화했다. 덕분에 아이들도 건강하게 낳았고 큰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다. “처음엔 의사가 하라는 대로 다했어요. 보통 주사투약 치료까진 하지 않는데 주사도 맞았고 음식 조절을 철저하게 했습니다. 운동도 열심히 했죠. 하지만 한 때 일에 집중하느라 잠시 관리가 소홀해지면서 40대 중반에 당 수치가 다시 높아졌습니다.” 이화여대에서 섬유공예를 전공한 그는 1979년 갤러리를 만들어 각종 기획 전시를 했고 서울여대와 경원대(현 가천대), 상명대 등에서 강의도 했다. 이렇다보니 외식이 잦아지면서 음식 조절을 제대로 못한 것이다. 그는 “아이들도 키워야 했고 일하다보니 관리한다고 했지만 좀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 다시 정기적으로 병원 진료를 받으며 관리에 들어갔다. 그래도 음식은 잘 조절했지만 운동을 체계적으로 하긴 쉽지 않았다”고 했다. 김 대표가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한 지는 7년이 좀 넘었다. 60세를 넘기면서 대학 강의를 그만두고 갤러리 운영에만 집중하면서 다양한 운동을 즐기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와 마포구민체육센터에서 라인댄스와 줌바, 헬스를 하고 있다. 라인댄스는 주 3회, 줌바와 헬스는 주 2회씩 하고 있다. 여럿이 함께 추는 라인댄스는 음악에 맞춰 민첩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좋은 유산소 운동이다. 줌바는 중고강도 유산소 운동인데 큰 근육을 사용하는 동작이 많다. “댄스는 리듬에 맞춰 동작을 잘 따라가야 하는데 젊은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게 열심히 했어요. 땀이 엄청 많이 나고, 춤을 추고 나면 숙제를 끝낸 느낌이랄까. 저 자신에게 큰 위로가 돼요. 라인댄스는 1시간씩 하루 2번 하기도 했죠.” 헬스클럽에서는 주로 걷거나 고정식 자전거를 타는데 매일 하체를 단련하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 레그프레스를 200회 이상 한다. 허리 돌리기도 많이 한다. 그는 “나이가 들면 허리가 둔해진다. 허리가 유연해야 활동하기 편하다. 그래서 앉아서, 서서 허리 돌리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구청마다 체육시설을 잘 해놨다며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시설도 좋고 깨끗해요. 거의 모든 운동을 다 즐길 수 있어요. 또 구청에서 65세 이상은 50% 싸게 해줘요. 뭐 별것은 아니지만 대접 받는 것 같아 기분도 좋아요. 이렇게 스포츠센터에서 젊은이고 노인이고 운동을 하게 한다는 게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김 대표는 라인댄스에 빠져 2019년 2급 지도자 자격증까지 획득했다. 조만간 1급 지도자 자격증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이렇게 운동도 열심히 하지만 생활에서도 움직임이 기본이다. 일명 ‘BMW(버스, 지하철, 걷기)족’으로 이동 땐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강아지와 산책도 하는 등 하루 1만보 이상 걷기도 한다. 몸이 건강해지니 욕심도 생겼다. 6월 12일 70세 생일을 맞아 한라산 등반에 도전한 것이다. 해발 1950m로 국내 최고 높은 산이라 주위에서 걱정했지만 성판악 코스로 12시간 만에 백록담까지 올라갔다 왔다. 그는 “중간에 어지러움 증세도 보이고 힘들었지만 딸하고 쉬엄쉬엄 다녀왔다. 한라산에 올랐다고 했더니 친구들이 다 놀라워했다”고 했다. “이젠 매년 한번씩 한라산에 오르며 내 체력을 테스트 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라산뿐만이 아니라 지리산, 설악산 등도 오르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현재 혈당, 당화혈색소 등 수치가 좋으며, 당뇨관련 합병증도 없는 건강한 상태다. 자신을 낳으면서 평생 당뇨로 고생한 어머니를 지켜보던 첫째 딸 오세정 씨(34)는 당뇨 환자들도 먹을 수 있는 빵과 과자 등 대체식품을 만드는 ‘설탕없는과자공장(설공)’을 2016년 창업했다. 요즘 김 대표는 딸이 만든 탄수화물 함량이 낮고 고단백인 ‘산소빵’과 야채로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당뇨 판정 이후엔 평소 좋아하던 간식을 참을 수밖에 없었지만 딸 덕분에 6년 전부터는 빵과 과자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당뇨 판정 이후 탄수화물을 거의 먹지 않았어요. 먹더라도 당분 적은 음식을 골라먹어야 했죠.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잡곡밥이나 복합탄수화물 위주로 먹었어요. 쌀밥, 일반 빵은 안 먹었습니다. 요즘은 딸 덕분에 가끔 간식도 즐깁니다.” 설공의 오세정 대표는 대학졸업 후 2011년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 패션 쪽에서 일하다 외식사업부로 옮겼다. 평소 먹는 것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외국계 주류 수입사를 거쳐 창업을 하게 됐다. 당뇨로 고생하는 어머니를 위해 해외 출장 때 무설탕 간식을 많이 사오다 이런 제품을 국내에선 찾아볼 수 없어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오 대표는 유명한 제과점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했고 제빵학교까지 다니며 기술을 익혔다. 그리고 무설탕 베이커리 스토어를 낸 것이다. 오 대표는 “처음에는 설탕을 대체하기 위한 대체당만 연구를 했는데 결국에는 당뿐만 아니라 탄수화물을 줄여야 돼서 지금은 아예 쌀이나 밀 대신에 콩과 견과류의 식이섬유 이런 걸 넣어서 과자와 빵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아몬드 가루로 만드는 빵과 과자도 맛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강조했다. “당뇨인에게 운동은 필수입니다. 먹은 만큼 에너지를 태워 없애야 혈당조절이 가능하죠. 매일 하는 라인댄스와 줌바가 제 인생의 큰 기쁨입니다. 춤추며 움직일 때가 가장 행복해요. 당뇨는 고치는 게 아니라 평생 같이 갈 친구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운동은 아주 좋은 친구입니다.” 김 대표는 “운동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몸도 탄탄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 자체가 큰 기쁨이다. 요즘 운동이 최고의 노후대책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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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댄스로 땀 흘리며 혈당 조절… 반평생 따라 다닌 당뇨 잊고 살죠”

    1987년 첫아이를 가졌을 때 임신성 당뇨 판정을 받았다. 잘못 관리하면 태아 기형, 거대아, 신생아 저혈당이 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때부터 식이요법과 운동을 생활화했다. 덕분에 아이들도 건강하게 잘 낳았고 큰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다. 김경숙 갤러리 예당 대표(70)는 60세를 넘기면서는 라인댄스와 줌바, 헬스까지 즐기며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만들어 가고 있다. “뒤늦게 아이를 가졌는데 쌍둥이였어요. 아이들을 위해 먹는 게 가장 중요했습니다. 애들이 잘 커야 하니까요. 당뇨 판정 받고 바로 두부와 살코기, 오이 등을 먹으며 당을 떨어뜨렸고 걷기로 건강을 챙겼어요. 배 속의 아이 때문에 심한 운동은 못했지만 의사가 식이요법뿐만 아니라 운동을 강조해 일단 바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의사가 하라는 대로 다했다. 보통 주사 투약 치료까진 하지 않는데 주사도 맞았고 음식 조절을 철저하게 했다. 운동도 열심히 했다. 하지만 일에 집중하느라 잠시 관리가 소홀해지면서 40대 중반에 당 수치가 다시 높아졌다. 대학에서 섬유공예를 전공한 그는 1979년 갤러리를 만들어 각종 기획 전시를 했고 서울여대와 경원대(현 가천대), 상명대 등에서 강의도 했다. 이렇다 보니 외식도 잦아지면서 음식 조절을 제대로 못한 것이다. 그는 “아이들도 키워야 했고 일하다 보니 관리한다고 했지만 좀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 다시 정기적으로 병원 진료를 받으며 관리에 들어갔다. 그래도 음식은 잘 조절했지만 운동을 체계적으로 하긴 힘들었다”고 했다. 김 대표가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한 지는 7년이 좀 넘었다. 60세를 넘기면서 대학 강의를 그만두고 갤러리 운영에 집중하면서 다양한 운동을 즐기기 시작했다.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와 마포구민체육센터에서 라인댄스와 줌바, 헬스를 하고 있다. 라인댄스는 주 3회, 줌바와 헬스는 주 2회씩 하고 있다. 여럿이 함께 추는 라인댄스는 음악에 맞춰 민첩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좋은 유산소 운동이다. 줌바는 중고강도 유산소 운동인데 큰 근육을 사용하는 동작이 많다. 헬스는 주로 걷고 고정식 자전거를 타는데 매일 하체를 단련하기 위해 레그프레스를 200회 이상 한다. “댄스는 리듬에 맞춰 동작을 잘 따라가야 하는데 젊은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게 열심히 했어요. 땀이 엄청 많이 나고, 춤을 추고 나면 숙제를 끝낸 느낌이랄까. 저 자신에게 큰 위로가 돼요. 라인댄스는 1시간씩 하루 2번 하기도 했죠.” 김 대표는 라인댄스에 빠져 2019년 2급 지도자 자격증까지 획득했다. 이렇게 운동도 열심히 하지만 생활에서도 움직임이 기본이다. 일명 ‘BMW(버스, 지하철, 걷기)족’으로 이동 땐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강아지와 산책도 하는 등 하루 1만 보 이상 걷기도 한다. 몸이 건강해지니 욕심도 생겼다. 6월 12일 70세 생일을 맞아 한라산 등반에 도전한 것이다. 해발 1950m로 국내 최고 높은 산이라 주위에서 걱정했지만 성판악 코스로 12시간 만에 백록담까지 올라갔다 왔다. 그는 “중간에 어지럼 증세도 보이고 힘들었지만 딸하고 쉬엄쉬엄 다녀왔다. 한라산에 올랐더니 친구들이 다 놀라워했다”고 했다. “이젠 매년 한 번씩 한라산에 오르며 내 체력을 테스트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라산뿐 아니라 지리산, 설악산 등도 오르겠다고 했다. 자신을 낳으면서 평생 당뇨로 고생한 어머니를 지켜보던 첫째 딸 오세정 씨(34)는 당뇨 환자들도 먹을 수 있는 빵과 과자 등 대체식품을 만드는 ‘설탕없는과자공장’을 창업했다. 회사에 입사해 출장을 다니다 해외에서 당뇨 환자도 먹을 수 있는 과자나 빵을 발견해 어머니께 사다 주다 결국 창업까지 하게 된 것이다. 요즘 김 대표는 딸이 만든 탄수화물 함량이 낮고 고단백인 ‘산소빵’과 야채로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당뇨인에게 운동은 필수입니다. 먹은 만큼 에너지를 태워 없애야 혈당 조절이 가능하죠. 매일 하는 라인댄스와 줌바가 제 인생의 큰 기쁨입니다. 춤추며 움직일 때가 가장 행복해요. 당뇨는 고치는 게 아니라 평생 같이 갈 친구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운동은 아주 좋은 친구입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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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러 운동해봐야 아이들 잘 지도”…‘국대’ 출신에게 핸드볼 배운 교사[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교대에 입학하자 대학 선배들이 여러 운동을 해봐야 한다고 권유했어요. 개인 건강도 챙길 수 있고 교사가 돼서 아이들을 잘 지도할 수 있다고요. 초등교사는 체육을 포함한 모든 과목을 지도해야 하거든요.” 학창시절부터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했다. 육상 단거리와 포환던지기도 해봤다. 평소 활동적인 몸놀림을 좋아했던 그는 2014년 경인교대에 입학하면서 자연스럽게 핸드볼과 축구 동아리에 가입해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요즘 핸드볼 하는 재미에 빠져 있는 경기 화성 새솔초등학교 황윤지 교사(27) 얘기다. 황 교사는 6월 18, 19일 서울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14회 대한핸드볼협회장배 전국생활체육 핸드볼대회에 ‘선핸후맥’을 이끌고 출전했다. ‘선(先) 핸드볼 후(後) 맥주’의 약자로 핸드볼을 즐기고 맥주 한잔 마시자는 뜻이다. 선핸후맥은 6개 팀이 참가한 여자챌린저부에서 3위를 했다.“우승은 못했지만 오랜만에 핸드볼을 맘껏 즐겼습니다. 우린 2, 3위 하는 팀이지만 성적은 중요하지 않아요. 함께 모여 골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깁니다. 7명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골을 만들어냈을 때 느끼는 쾌감과 성취감, 그 짜릿함에 핸드볼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임용고시를 준비하면서는 운동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모교를 찾기도 했지만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 때 찾은 게 대한핸드볼협회(KHF) 핸드볼학교(현 KHF핸드볼클럽)다. 그는 “2018년 말 핸드볼학교에 등록했고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사회인팀 선핸후맥을 구성해 훈련도 함께 하고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고 했다. 핸드볼학교는 핸드볼 저변을 확대하자는 취지로 KHF가 2015년부터 직접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유치부 초등부가 중점인데 성인반도 운영한다. 한현숙(1988서울 올림픽 금메달, 1992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 장리라(1992), 박정림(1992, 1996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김정미(1996), 최임정(2004아테네 올림픽 은메달, 2008베이징 올림픽 동메달), 명복희(2004) 등 여자 핸드볼 레전드들이 강사로 참여한다. 은퇴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는 재능기부의 기회를, 일반인들에게는 직접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초창기부터 핸드볼학교 교감, 교장으로 핸드볼 보급에 힘쓰고 있는 장리라 KHF 부회장은 “지금까지 핸드볼학교를 거쳐 간 학생 밑 성인들이 3000명이 넘는다”고 했다. 황 교사도 이 혜택을 입은 셈이다. “주말에 1회 2시간씩 국가대표 출신 지도자들로부터 기본기부터 지도를 받았어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2020년 1년 쉬고 지난해 다시 시작했는데 요즘 여성들의 핸드볼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더라고요.” 주 1회 훈련할 땐 남성들하고 함께 하기도 한다. 다들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전체가 모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KHF핸드볼클럽 동호인반인에서 팀을 꾸려 대회에 출전할 땐 ‘애프터 스쿨’로 출전한다. 선핸후맥은 여성들이 주축이 돼 만든 KHF핸드볼클럽 동호인 팀이다. 황 교사는 경인교대 OB(졸업생)팀으로 전국교대 핸드볼 대회에도 출전한다. 그는 “지난해부터 전국교대핸드볼대회에 OB들도 출전할 수 있게 됐다. 가뭄에 단비였다”고 했다. 핸드볼의 매력은 무엇일까. 황 교사는 “상대 수비를 피해 공을 돌리며 빈 공간을 파고들어 슈팅을 할 때까지 발 빠르게 움직이는 스피드감이 스릴 넘친다. 공격과 수비할 때 벌이는 치열한 몸싸움에서 상대를 압도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도 크다”고 했다. 핸드볼은 순발력과 민첩성, 지구력 등 다양한 운동 능력이 필요하다. 그는 “핸드볼을 할 때마다 체력이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 건강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보다는 어깨도 넓어지는 등 내가 강해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핸드볼을 한다”고 했다. 황 교사는 최근 핸드볼에 매력을 느낀 여성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발이 아닌 손으로 하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발로 공을 차고 드리블에 트래핑까지 하는 축구기술은 습득하기 쉽지 않지만 손으로 공을 주고받는 것은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물론 경기까지 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쉽게 접근해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게 핸드볼의 장점이다. 장리라 부회장은 “KHF핸드볼클럽 성인부는 여성회원의 압도적이다. 전체 백여 명 중 90명 이상이 여자 회원”이라고 말했다. 한 핸드볼 관계자는 “요즘 여성들이 보이시한 이미지로 핸드볼을 잘하는 여자 선수에게 매력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며 “대구개발공사 배민희 선수 등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선수들도 여럿 있다”고 했다. 황 교사는 임용된 뒤 체육시간에 아이들에게 핸드볼을 가르칠 때도 손으로 하는 재미에 학생들도 즐거워한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은 움직이면서 땀 흘리는 것을 좋아한다.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다면 축구보다 핸드볼이 접근하기 쉽다. 기본기를 접하고 익숙해지면 경기도 가능하다. 체육시간에 핸드볼도 가르치는데 아이들, 특히 여학생들도 좋아한다”고 했다. 황 교사는 학생들에게 운동할 기회를 많이 주겠다고 했다. “운동을 하면 다양한 측면에서 좋다는 연구 결과가 많지만 요즘 아이들은 운동기회가 많지 않아요. 한 학급 26~30명 중 6~8명은 비만입니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해야 건강하고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핸드볼뿐만 아니라 다양한 운동기회를 주려고 노력하겠습니다.” 황 교사는 KHF핸드볼클럽과의 인연 때문에 KHF 초등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전국 교대는 물론 초등학교 교사들에게 어떻게 쉽게 핸드볼을 전수하는지가 관심사다. 그는 “전국 교사 연수 때 핸드볼을 넣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황 교사는 대학시절 경인교대 여자축구팀 FC 풋사과의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2017년 전국 교대 여자축구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주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최애(最愛) 스포츠가 핸드볼이다. 물론 축구도 가끔씩 즐기기만 핸드볼이 최우선이다. 황 교사는 핸드볼을 평생 즐길 계획이다. 그는 “요즘 40~50대 분들이 파워 넘치는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멋있다. 선핸후맥과 함께 하는 충족감, 유대감을 오래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그는 “현대인들이 알게 모르게 외로움을 느낀다. 우리에겐 외로움은 없다. 한마음 한뜻으로 공을 돌리고 골을 만들어가면서 쌓는 유대감 속에 외로움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선핸후맥 동료들과 핸드볼로 땀을 흠뻑 흘린 뒤 함께 모여 맥주 한잔 들이키는 맛도 인생을 살아가는 재미”라며 활짝 웃었다.PS. KHF핸드볼클럽은?매년 상하반기로 각 15회 토요일 일요일 수업으로 운영된다. 유치부 2개반, 초등부 2개반, 초등 클럽선수반, 중고등부 1개반, 성인부 2개반이며 한 클래스당 50명씩 모집해 국가대표출신 강사를 담임으로 배치해 운영한다. 핸드볼을 배우려면 상하반기 등록 시기(상반기 1월, 하반기 7월)에 핸드볼협회 홈페이지를 통해서 등록하면 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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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짜릿한 스피드-치열한 몸싸움… 핸드볼, 평생 즐길만 하죠”

    학창 시절부터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했다. 육상 단거리와 포환던지기도 해봤다. 경인교대에 입학해서는 핸드볼과 축구를 시작했다. 경기 화성 새솔초등학교 황윤지 교사(27)는 요즘 핸드볼 재미에 빠져 있다. 그의 최애(最愛) 스포츠다. 그는 18, 19일 서울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14회 대한핸드볼협회장배 전국생활체육 핸드볼대회에 ‘선핸후맥’을 이끌고 출전했다. ‘선(先)핸드볼 후(後)맥주’의 약자로 핸드볼을 즐기고 맥주 한잔 마시자는 뜻이다. 선핸후맥은 6개 팀이 참가한 여자챌린저부에서 3위를 했다. “우승은 못했지만 오랜만에 핸드볼을 맘껏 즐겼습니다. 우린 2, 3위하는 팀이지만 성적은 중요하지 않아요. 함께 모여 골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깁니다. 7명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골을 만들어냈을 때 느끼는 쾌감과 성취감, 그 짜릿함에 핸드볼을 하고 있습니다.” 황 교사는 대학 선배들의 권유로 2014년부터 핸드볼을 시작했다. 여러 운동을 해보는 게 개인 건강도 챙기고 교사가 돼서 아이들을 잘 지도할 수 있다고 했다. 초등교사는 체육을 포함한 모든 과목을 지도해야 한다. 평소 활동적인 몸놀림을 좋아했던 그는 자연스럽게 핸드볼과 축구 동아리에 가입해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임용고시를 준비하면서는 운동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모교를 찾기도 했지만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때 찾은 게 대한핸드볼협회(KHF) 핸드볼학교(현 KHF핸드볼클럽)다. 그는 “2018년 말 핸드볼학교에 등록했고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사회인팀 선핸후맥을 구성해 훈련도 함께하고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고 했다. 핸드볼학교는 핸드볼 저변을 확대하자는 취지로 KHF가 2015년부터 직접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유치부 초등부가 중점인데 성인반도 운영한다. 은퇴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는 재능기부의 기회를, 일반인들에게는 직접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주말에 1회 2시간씩 국가대표 출신 지도자들에게 기본기부터 지도를 받았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2020년 1년 쉬고 지난해 다시 시작했는데 요즘 여성들의 핸드볼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어요.” 선핸후맥은 여성들이 주축이 돼 만든 KHF핸드볼클럽 동호인 팀이다. 황 교사는 경인교대 OB(졸업생) 팀으로 전국교대핸드볼대회에도 출전한다. 그는 “지난해부터 전국교대핸드볼대회에 OB들도 출전할 수 있게 됐다. 가뭄에 단비였다”고 했다. 핸드볼의 매력은 무엇일까. 황 교사는 “상대 수비를 피해 공을 돌리며 빈 공간을 파고들어 슈팅을 할 때까지 발 빠르게 움직이는 스피드감이 스릴 넘친다. 공격과 수비할 때 벌이는 치열한 몸싸움에서 상대를 압도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도 크다”고 했다. 핸드볼은 순발력과 민첩성, 지구력 등 다양한 운동 능력이 필요하다. 그는 “핸드볼을 할 때마다 체력이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 건강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보다는 어깨도 넓어지는 등 내가 강해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핸드볼을 한다”고 했다. 황 교사는 핸드볼에 매력을 느낀 여성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발이 아닌 손으로 하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발로 공을 차고 드리블에 트래핑까지 하는 축구기술은 습득하기 쉽지 않지만 손으로 공을 주고받는 것은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물론 경기까지 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쉽게 접근해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게 핸드볼의 장점이다. 교사가 돼 체육시간에 아이들에게 핸드볼을 가르칠 때도 손으로 하는 재미에 학생들도 즐거워한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은 움직이면서 땀 흘리는 것을 좋아한다.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다면 축구보다 핸드볼이 접근하기 쉽다. 기본기를 접하고 익숙해지면 경기도 가능하다. 체육시간에 핸드볼도 가르치는데 아이들, 특히 여학생들이 좋아한다”고 했다. 황 교사는 핸드볼을 평생 즐기며 학생들에게도 운동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요즘 40, 50대분들이 파워 넘치는 플레이를 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멋있습니다. 선핸후맥과 함께하는 충족감, 유대감을 오래 이어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해야 건강하고 즐겁습니다. 아이들에게 핸드볼뿐만 아니라 다양한 운동 기회를 주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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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 잘 하려면 ‘놀아야 한다’?…67세 ‘테니스 마니아’ 빌 게이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자기계발 및 리더십컨설턴트 마이클 하얏트(67)는 ‘초생산성’이란 책에서 일을 잘 하려면 ‘놀아야 한다’고 썼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고 뛰어난 사람들은 이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며 세계적인 기업을 창업하거나 운영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스포츠를 즐긴다고 했다. 하얏트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테니스를 치고, 전 트위터 CEO 딕 코스톨로도 하이킹과 스키 등 스포츠 활동을 즐기며,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체조와 자전거, 롤러 하키를 한다고 예를 들었다. 하얏트는 서양에서는 ‘안 놀고 일만 하면 바보가 된다’는 속담이 있듯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 다양한 취미활동을 즐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중 많은 CEO들이 건강도 지키고 기분전환을 하기 위해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일선에서 은퇴하고 기술 고문을 맡고 있는 게이츠는 스포츠 마니아다. 학창시절 육상과 탁구, 테니스 등 라켓 종목을 즐겼다. 올해로 만 67세인 게이츠는 하루를 러닝머신위에서 1시간 걷거나 달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아침 유산소운동은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고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연구결과가 이어져 대부분의 기업 CEO와 변호사, 의사, 교수 등 속칭 잘나가는 인물들은 새벽 운동을 하루의 제일 중요한 루틴으로 생각하고 있다. 게이츠도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달리기를 즐기기 시작했다. 게이츠는 지인들과 골프도 치지만 테니스가 그의 최애(最愛) 스포츠로 알려져 있다. 요즘도 최소 주 1회 이상 테니스를 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서 태어난 게이츠는 변호사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밑에서 비교적 여유 있게 자랐다. 운동을 좋아했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를 접했다. 육상에서도 두각을 나타냈었고 경쟁에선 언제나 이겨야 한다는 승부근성을 가지고 있었다. 탁구와 테니스 등 라켓 종목을 즐겼는데 고등학교 때부턴 테니스 광으로 불릴 정도로 집중했다. 잠시 다닌 하버드대 때도 테니스는 삶의 일부였다. 한 미국 매체에서는 게이츠가 분석적 지능(analytical intelligence) 때문에 테니스에 빠졌을 것이라고 했다. 테니스는 경기 내내 짧은 시간에 판단하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 ‘포핸드로 칠까? 백핸드로 칠까’ ‘짧게 보낼까? 길게 보낼까?’ 테니스 선수는 경기 중에 늘 즉각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이런 매력이 게이츠를 매료시켰다는 분석이다. 게이츠는 하버드대를 자퇴하고 마이크소프트를 창업해 키울 때인 1970년대 중반부터 수년간 테니스를 사실상 포기하고 살았다. 게이츠는 2016년 그의 블로그 ‘GatesNote’에 “마이크로소프트를 키우려는 열정이 불탔을 땐 테니스를 포기해야 했다. 내가 그 당시 유일하게 했던 운동이 사무실 주변을 달리거나 제자리 뜀뛰기였다”고 했다. 사업이 안정되면서 다시 테니스를 치기 시작했고 2000년 마이크로소프트 CEO에서 내려오면서는 테니스 열정을 불태웠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아 졌기 때문이다. 몇 년 전 그는 “최소 주 1회는 테니스 코트에서 땀 흘린다. 그리고 내가 60세 넘었다고 누구도 날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실력도 키웠다”고 했다. 게이츠가 테니스 마니아란 사실은 2017년 남자테니스 전 세계랭킹 1위였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1·스위스)와 자선 테니스경기를 치르면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페더러는 일찌감치 ‘로저 페더러 재단’을 만들어 다양한 기부활동을 하고 있었다. 당시 페더러가 유명인과 아프리카를 돕는 자선경기를 준비하다 게이츠가 자신의 경기에 와서 열렬히 응원하는 등 테니스 광이라는 사실을 알고 먼저 부탁해서 성사된 일이다. 게이츠는 US오픈 등 각종 테니스 대회도 자주 관람해 페더러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7년 4월 29일 열린 페더러와 첫 자선경기에 대해 그는 ‘GagesNote’에 이렇게 썼다. “나를 흥분시키게 만든 대중 앞에서 테니스를 쳤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인 페더러와 테니스 한번 치는 게 꿈이었는데 이뤄진 것이다. 내가 테니스를 많이 치기는 했지만 친구와 친선경기를 하거나 코치들로부터 기술 훈련을 받은 것뿐이었다. 1만6000여 관중들 앞에서 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긴장하면 제대로 테니스를 칠 수 없다. 그렇게 플레이하면 계속 실수를 반복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그래서 훈련도 많이 했다. 경기 당일 내 경기에 집중했다. 페더르가 잘 도와줬다. 솔직히 상대 프로 선수인 존 이스너(미국)의 서브는 손도 대지 못했다. 그가 천천히 쳐줘도 받아 넘기기 힘들었다. 어쨌든 우리가 이겼다. 좋은 추억이었다.” 페더러-게이츠 조는 1세트 이벤트 경기에서 이스너-마이크 맥크리디(기타리스트) 조를 6-4로 이겼다. 당시 이벤트 경기로 200만 달러 이상의 기부금을 모았다. 게이츠는 2000년부터 전처인 멀린다와 함께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만들어 다양한 기부활동을 했지만 페더러와의 테니스 자선경기를 계기로 좋은 목적의 이벤트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 게이츠는 이후에도 2018, 2020년, 페더러와 함께 하는 테니스 자선경기에 참여했다. 게이츠는 기분 전환을 위해 골프도 자주 친다. 캘리포니아 ‘The Vintage Club’에 1250만 달러짜리 맨션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그는 “골프는 일에서 벗어나 야외로 나가 즐기는 최고의 스포츠”라고 했다. 다시 ‘초생산성’의 저자 하얏트로 돌아가 보자. 그는 “바쁜 삶에서 빠져 나와 단 몇 분만이라도 자연과 교감하면 정신적 체력과 인지 능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식물원을 산책하고 나면 산책 전에 비해 기억력과 주의력이 20%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일만 한다고 결코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러셀 클레이튼은 하버드 비즈니스리뷰에 “명확한 목적에 따라 계획적이고 조직적이며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운동은 일과 가정을 조화롭게 양립시키는 능력과 분명한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최근 연구 결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클레이튼은 2가지로 이 연구결과를 요약했다. 첫 번째는 “운동은 스트레스를 낮추고, 스트레스 감소는 일과 가정 두 영역에서 활동하는 시간을 모두 즐겁고 생산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둘째는 운동이 자기 효능감을 높인다는 것이다. 자기 효능감은 주어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자신에게 있다고 믿는 마음가짐이다. 간단히 말해 운동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세상을 정복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갖게 한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우리가 가정과 직장에서 주어지는 책무에 접근하는 방식을 상당히 변화시킨다. 2013년 핀란드 연구원들이 쌍둥이로 태어난 남성 5000명을 거의 30년 동안 추적하며 누가 활동적인 성향을 띠고 누가 비활동적인 성향을 띠는 지 조사한 결과에서도 운동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이 연구에 따르면 동등한 유전적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봐도 무방한 쌍둥이들 사이에서도 규칙적인 운동을 한 사람이 장기적으로 14~17%가량 높은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운동을 하는 사람은 업무상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끈기 있게 버티고, 경쟁적인 상황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특성은 비즈니스 환경에 곧바로 적용되는 것으로 결과적으로 시장에서 엄청난 우위를 차지하는데 기여한다. 빌 게이츠 같은 세계적인 CEO 대부분이 왜 운동과 스포츠를 즐기는 지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2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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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육 운동하니 성량 풍부해지고, 성악할 때 여유도 생겼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소프라노 변여진 씨(65)는 사실상 남성들의 전유물이던 1970년대 후반부터 헬스클럽에 다니며 근육을 키웠다. 교수님들이 운동을 강조했기 때문에 좋은 목소리를 위해 헬스클럽에서는 사실상 ‘홍일점’으로 주목을 받으면서도 계속 땀을 흘린 것이다. 그는 “엄정행 선생님이 배구선수 출신이었고 주위를 살펴보니 진짜 건강한 분들이 성량도 좋았다. 그래서 열심히 몸도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테니스도 쳤지만 주로 근육운동에 집중했다. “성악을 전공하던 대학시절부터 교수님들께서 좋은 목소리를 내려면 운동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죠. 그래서 젊었을 때부터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했어요. 결혼하고 남편 뒷바라지하다 뒤늦게 대학원에 들어가 다시 성악을 공부할 때 느꼈습니다. 정말 근육이 잡히니 목소리도 좋아진다는 것을….” 변 씨는 대학 졸업하고 바로 결혼하는 바람에 성악공부는 이어가지 못했지만 근육운동은 계속했다. 두 아이를 키우는 가정주부이면서도 1996년 서울 강남 대치동에 있던 그랜드백화점 스포츠센터가 개최한 헬스 체력왕 대회에 나가 2위에 입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편 일이 바빠지면서 내조에 집중하느라 몇 년 동안 몸만들기를 등한시 할 수밖에 없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자 바로 탈이 났다. “배가 나오고 살도 찌면서 늘 컨디션도 좋지 않았어요. 결국 54세쯤에 척추 협착증 판정을 받았어요. 갑자기 오른쪽 다리가 저려서 걷지를 못할 정도였죠. 의사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가급적 수술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도수치료를 받으면서 운동을 시작했어요. 먼저 많이 걸었고 다시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했죠.” 과거 꾸준하게 운동을 해서 인지 바로 몸이 좋아졌다. 변 씨는 “처음엔 허벅지와 허리 강화에 집중했다. 몸 전체적으로 균형이 맞아야하는데 운동을 몇 년 쉬었더니 허리와 허벅지 근육이 약해서 허리 협착증이 온 것이다”고 했다. 그 때부터 전문가의 PT(Personal Training)도 받기 시작했다. 그동안 헬스클럽을 찾아 운동을 하기는 했지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는 않았었다. 한번 아프고 나니 운동의 중요성을 새삼 다시 깨달았다. 변 씨는 “당시 갱년기도 왔었다. 남편은 잘 나갔지만 난 그동안 뭐했나하는 생각에 우울하기도 했었다. 그것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게 운동이다. 건강에 운동을 필수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변 씨는 몸이 다시 좋아지자 추계예술대학 대학원에 진학해 성악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당시 젊었을 땐 느끼지 못했던 운동 효과를 제대로 체득한 것이다. 그는 “성량도 풍부해지고 노래를 부르는 여유도 생겼다. 몸이 건강하니 자신감도 생겼다. 젊은 학생들이 나를 보고 따라하려고 노력했다. 몸이 건강하니 목소리가 잘 나온다 교수님들도 칭찬했다. 그 때 공부를 다시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변 씨의 뒤늦은 성악공부와 성과에 대해 “근육운동으로 몸이 바뀌면 자기 존중감이 상승한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나이 들면서 초라해진 외모 때문에 빠질 수 있는 우울증을 막아준다”고 말했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실장(운동생리학)은 “나이들 수록 근육운동이 중요하다. 근육운동은 성호르몬을 활성화시킨다. 운동으로 배출된 성장호르몬은 몸속의 아미노산이 근육과 뼈, 조직 등을 재합성하게 촉진한다. 우리 몸을 새롭게 다시 태어나게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폐경기 여성들에게 근력운동이 유산소운동보다 갱년기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란 연구결과도 있다. 2015년 혼자 12곡을 불러야 하는 대학원 졸업 독창회도 잘 마쳤고, 음악회에 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다시 집안일에 집중해야 하는 일이 생겨 노래 부르기를 또 접어야 했다. 변 씨는 “뒤늦게 대학원에서 가서 내가 소프라노의 자질은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만족한다”고 했다. 변 씨는 요즘도 주 2회 PT를 받으며 주 4~5회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운동시간은 매번 2시간 이상이다. 그는 “월요일에는 하체, 화요일엔 등, 수요일엔 쉬고 목요일에는 가슴 등 상체, 금요일에는 복근 등 코어운동을 한다. 이렇게 부위별로 돌아가면서 해야 근육 피로도를 줄이고 효율적인 운동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변 씨가 하는 방식을 분할 웨이트트레이닝이라고 한다. 분할법은 신체를 여러 부위로 나눠서 운동하는 것으로, 2, 3, 4, 5분할 등이 있다. 큰 근육인 가슴, 등, 하체를 중심으로 팔과 어깨 근육을 덧붙여 진행한다. 예를 들어, 2분할은 상체와 하체로 나눠서, 3분할은 가슴 근육과 팔삼두근을 묶어 하루, 등 근육과 팔이두근을 묶어 하루 그리고 하체 근육과 어깨 근육을 묶어 하루 운동하는 식이다. 분할법을 사용하는 이유는 단련한 근육에 충분한 휴식시간을 주면서 근육 훈련 빈도도 높이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운동과 운동 사이 신체를 분할해 운동하면 매일 운동을 해도 각 근육별 회복 기회를 적절히 줄 수 있다고 한다. 변 씨는 보디빌더로 활동하고 있는 아들 노희관 씨(39)의 도움도 많이 받고 있다. 노 씨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하다 대학에서 체육을 전공한 뒤 보디빌더 겸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변 씨는 “뭐 남들이 다하는 공부보다도 아들이 좋아하는 것을 하길 바랐는데 잘 해주고 있어 고맙다”고 했다. 그는 서울 집근처(양재동) 헬스클럽에서도 운동하지만 아들이 운영하는 VVS GYM(경기도 광명)도 자주 찾아 직접 PT를 받기도 한다. 아들 희관 씨는 서울 부모님 집을 찾아서 어머니의 몸 상태를 체크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도 한다고. 변 씨는 근육운동이 재미있지만 하기 싫을 땐 ‘아쿠아로빅(물속에서 하는 에어로빅)’을 하기도 한다. 남편과 함께 도봉산, 청계산 등 수도권 산을 오르기도 한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10여 년 전 고생했던 척추 협착증도 사라졌고 모든 성인병 수치도 정상이다. 변 씨는 “이젠 각종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 올해로 78세인 임종소 님도 75세에 대회에 출전해 입상했더라. 나도 도전하겠다”고 했다. 2019년 6월 6일자 본 칼럼에 소개했던 임종소 씨는 보디빌딩 대회에서 입상한 뒤 시니어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변 씨는 “임 선생님보다 10년 넘게 젊은데 도전하지 못할 게 뭐가 있냐”며 활짝 웃었다. 창용찬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 원장(67)은 변 씨에 대해 “기름만 바르면 된다”고 평가했다. 보디빌딩계에서 바로 대회에 출전해도 된다는 의미다. 창 원장은 “관리를 잘 해서인지 각 부위 근육이 고르게 잘 발달해 있다. 나이 들면 관리하기 힘든 복근만 조금 더 만들면 좋은 결과도 기대된다”고 했다. 변 씨와 창 원장은 그랜드백화점 스포츠센터 헬스 체력왕 대회 때 잠시 인연이 있었다. 당시 대한보디빌딩협회 임원이었던 창 원장은 머슬 & 피트니스란 보디빌딩 잡지도 발행하고 있었고 체력왕 대회에 나온 변 씨를 취재해 잡지에 게재한 인연이 있다. 변 씨는 “창 원장님이 그 때 잡지에 낸다고 해서 남편이 싫어할까봐 거절했다. 그런데 나중에 남편에게 얘기했더니 쿨하게 해보라고 해 잡지에 두 달에 걸쳐 나갔다”고 회상했다. 변 씨는 ‘100세 시대 건강법’ 인터뷰 및 사진촬영을 위해 코치아카데미를 방문하면서 오랜만에 창 원장과 재회하게 됐다. 창 원장은 “대회에 출전하는 것 자체가 동기부여가 되고 또 좋은 성적이 나오면 더 운동을 열심히 하게 된다”며 대회 출전을 적극 추천했다. 변 씨는 말했다. “주변에서 운동을 등한시하다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제 또래 사람들을 보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조금만 관리했으면 그런 일이 없었을 텐데…. 전 운동의 즐거움과 효과를 일찌감치 알게 돼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생 몸 만들면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겁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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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악하며 알았죠. 근육 키우면 성량도 풍부해진다는 걸”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성악을 전공하던 대학 시절부터 교수님들께서 좋은 목소리를 내려면 운동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하셨죠. 그래서 젊었을 때부터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했어요. 결혼하고 남편 뒷바라지하다 뒤늦게 대학원에 들어가 다시 성악을 공부할 때 느꼈습니다. 정말 근육이 잡히니 목소리도 좋아진다는 것을….” 소프라노 변여진 씨(65)는 사실상 남성들의 전유물이던 1970년대 후반부터 헬스클럽에 다니며 근육을 키웠다. 교수님들이 운동을 강조했기 때문에 좋은 목소리를 위해 헬스클럽에서는 사실상 ‘홍일점’으로 주목을 받으면서도 계속 땀을 흘린 것이다. 그는 “엄정행 선생님이 배구 선수 출신이었고 주위를 살펴보니 진짜 건강한 분들이 성량도 좋았다. 그래서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테니스도 쳤지만 주로 근육운동에 집중했다. 변 씨는 대학 졸업하고 바로 결혼을 하는 바람에 성악 공부는 이어가지 못했지만 근육운동은 계속했다. 아이들을 키우는 가정주부이면서도 1996년 서울 강남 그랜드백화점 스포츠센터가 개최한 헬스 체력왕 대회에 나가 2위로 입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편 일이 바빠지면서 내조에 집중하느라 몇 년 동안 몸만들기를 등한시한 적이 있었다. 그러자 바로 탈이 났다. “배가 나오고 살도 찌면서 늘 컨디션이 좋지 않았어요. 결국 54세쯤에 척추협착증 판정을 받았어요. 갑자기 오른쪽 다리가 저려서 걷지를 못할 정도였죠. 의사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가급적 수술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해 도수치료를 받으면서 운동을 시작했어요. 많이 걸으면서 다시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했죠.” 과거 꾸준하게 운동을 해서인지 바로 몸이 좋아졌다. 변 씨는 “처음엔 허벅지와 허리 강화에 집중했다. 몸 전체적으로 균형이 맞아야 하는데 운동을 몇 년 쉬었더니 허리와 허벅지 근육이 약해서 허리 협착증이 온 것이다”라고 했다. 그때부터 전문가의 PT(Personal Training)도 받기 시작했다. 그동안 헬스클럽을 찾아 운동을 하기는 했지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는 않았었다. 한번 아프고 나서 운동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변 씨는 “당시 갱년기도 왔었다. 남편은 잘나갔지만 난 그동안 뭐 했나 하는 생각에 우울하기도 했다. 그것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게 운동이다. 건강에 운동은 필수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변 씨는 몸이 좋아지자 대학원에 진학해 성악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그때 젊은 시절엔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운동 효과를 제대로 체득한 것이다. 그는 “성량도 풍부해지고 노래를 부를 여유도 생겼다. 몸이 건강하니 자신감도 생겼다. 젊은 학생들이 나를 보고 따라 하려고 노력했다. 교수님들도 목소리가 잘 나온다고 칭찬했다. 공부를 다시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2015년 혼자 12곡을 불러야 하는 추계예술대학 대학원 졸업 독창회도 잘 마쳤고, 음악회에 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집안일에 집중해야 하는 일이 생겨 노래 부르기도 다시 접었다. 변 씨는 “뒤늦게라도 대학원에 가서 내가 소프라노의 자질은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만족한다”고 했다. 변 씨는 요즘도 주 2회 PT를 받으며 주 4∼5회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운동시간은 매번 2시간. 그는 “월요일에는 하체, 화요일엔 등, 수요일엔 쉬고 목요일에는 가슴 등 상체, 금요일에는 복근 등 코어운동을 한다. 이렇게 부위별로 돌아가면서 해야 근육 피로도를 줄이고 효율적인 운동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근육운동이 재미있지만 하기 싫을 땐 ‘아쿠아로빅’(물속에서 하는 에어로빅)을 한다. 남편과 함께 도봉산, 청계산 등 수도권의 산을 오르기도 한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10여 년 전 고생했던 척추협착증이 사라졌고 모든 성인병 수치도 정상이다. 변 씨는 “이젠 각종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하겠다. 올해로 78세인 임종소 님도 75세에 대회에 출전해 입상했더라. 나도 도전하겠다”고 했다. 2019년 6월 6일자 본 칼럼에 소개했던 임종소 씨는 보디빌딩 대회에서 입상한 뒤 시니어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변 씨는 “임 선생님보다 10년 넘게 젊은데 도전하지 못할 게 뭐가 있냐”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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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릎 줄기세포 수술한 히딩크, 13년 만에 스쿼시 쳤다며 기뻐해”[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창출한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76)은 2013년 10월 10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송준섭 강남제이에스병원 원장(53)을 만난 게 엄청난 행운이었다. 당시 11월 벨기에에서 인공관절 수술을 하기로 예약까지 한 상태에서 송 원장으로부터 제대혈줄기세포 수술법에 대해 들은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약 한 달 뒤 송 원장에게 “줄기세포 수술을 받겠다”고 통보했다. 송 원장은 “당시 히딩크 감독이 혹 줄기세포 수술이 실패하면 인공관절이 가능하냐고 물어봤다”고 회상했다. 사실 송 원장에게도 히딩크 감독이 첫 번째 수술이었다. 줄기세포 수술을 가능하게 한 무릎연골 재생 치료제 ‘카티스템’이 2012년 식약청 허가가 났고 송 원장도 뒤늦게 이 혁신적인 치료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지만 시술은 하지 못했었다. 송 원장은 “솔직하게 우리나라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재생술을 막 시도하는 시점이라고 얘기했더니 영문으로 관련 자료를 보내달라고 했다. 그리고 결정했다”고 회상했다. 히딩크 감독은 당시 인공관절 수술을 하면 테니스와 골프 등을 즐기지 못할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 히딩크 감독은 2014년 1월 송 원장에게 제대혈줄기세포 무릎 수술을 받은 뒤 새 인생을 살고 있다. 지팡이와 휠체어에서 벗어나 아프기 전 즐기던 테니스와 스쿼시, 골프, 축구를 맘껏 하며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그 고통 안 당해본 사람은 모릅니다. 퇴행성관절염으로 연골이 다 없어져 오른쪽 무릎이 너무 뻣뻣하고 뼈와 뼈가 맞닿아 주는 통증으로 괴로웠죠. 밤에도 가시가 찌르는 듯한 아픔에 잠을 못 이루었죠. 너무 힘들어 제발 편하게 자고 싶다고 신께 빌었습니다.” 송 원장은 수술 전 히딩크 감독의 상태에 대해 “심한 관절염으로 연골이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게다가 무릎 뒤쪽 뼈에 골극(종아리 근육을 당기는 튀어나온 뼈)이 자라 무릎이 완전히 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제대혈줄기세포 수술은 분만 후 아기의 탯줄에서 나온 혈액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배양해 아픈 무릎에 이식시키는 치료법이다. 그럼 연골이 다시 생긴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근원세포인 줄기세포는 손상된 신체조직을 치유, 재생시키는 기능을 한다. 수술당시 60세 후반이었던 히딩크 감독도 사실상 새 연골을 얻었기에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됐다. 환자 상태에 따라 줄기세포 수술이 불가능할 경우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 이 경우 히딩크 감독이 걱정했듯 일상생활에는 문제없지만 스포츠를 즐기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너무 행복합니다. 이제 어떤 직책도 맡고 있지 않아서 매일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제 여자친구 엘리자베스, 친구들과 테니스를 주 2~3회, 골프도 주 2~3회 칩니다. 축구도 2회 합니다. 수술 전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지난해 9월 퀴라소 대표팀 감독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히딩크 감독은 “테니스를 집중해서(intensive) 친다”고 했다. 게임을 할 때도 있지만 테니스 프로에게 부탁해 코트 구석구석으로 볼을 쳐달라고 해 운동량을 높인다는 것이다. “솔직히 난 달리고 걷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집에 러닝머신이 있지만 그보단 테니스를 격렬하게 2시간 치면 땀도 쫙 빠지고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설명했다. 골프 핸디캡은 10~12인데 “나날이 스코어가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축구는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에서 활약했던 프로선수 출신들과 “가볍게 2시간 씩 즐긴다”고 했다. 축구는 과격한 플레이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격렬한 플레이는 가급적 자제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첼시 FC 홍보팀은 히딩크가 첼시 사령탑을 맡고 있던 2016년 ‘히딩크 감독의 무릎 수술 전과 후’를 기획해 첼시 TV를 통해 방송하기도 했다. 첼시 TV는 수술 전 계단을 45도 각도로 왼발로 한발씩 오르던 히딩크 감독이 두 발로 뛰어 오르는 모습, 테니스 치고 축구하는 모습을 방영해 화제를 모았다. 송준섭 원장은 “수술도 중요하지만 체계적인 재활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히딩크 감독은 수술한 뒤 6주간 목발 보행을 했고 2개월 뒤 걸었다. 수술 4개월 뒤부터 고정식 자전거, 수영으로 체력을 키웠고 8개월부터 속보를 시작했다. 1년이 지난 뒤부터 가벼운 달리기도 시작했다. 1년 6개월 뒤부턴 정상생활이 가능했다. 송 원장은 “축구와 테니스 등 고강도 운동은 그 강도에 맞는 허벅지 근육을 키운 뒤 가능했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 과정을 충실하게 잘 따랐기에 좋아하는 스포츠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그는 수술이후 네덜란드 대표팀과 첼시 감독을 역임하면서도 이 분야 전문 트레이너들의 도움을 받아 꾸준하게 체력 트레이닝까지 받았다. 지난달 30일 강남제이에스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은 히딩크 감독은 오른쪽 다리 근력검사(Cybex Test)에서 앞뒤 근육의 수치가 동일 연령대 평균에 비해 월등하게 높게 나타났다. 2002 월드컵 개최 20주년 기념 ‘2022 KFA(대한축구협회) 풋볼 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 5월 28일 방한한 그는 도착 다음날 뉴코리아CC에서 골프를 쳤고 매일 서울 하얏트호텔 코트에서 테니스를 치고 있다. 그는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 매일 테니스를 치겠다”며 웃었다. 송 원장은 “이젠 국내에서 줄기세포 무릎 연골 수술이 많이 확산됐는데 히딩크 감독의 역할도 컸다”고 했다. 송 원장이 지금까지 줄기세포 수술을 2050회 가까이 했는데 그 1호가 히딩크 감독이었던 것이다. 히딩크 감독 덕분에 국내 환자들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얘기다. 그는 “히딩크 감독님이 한국축구의 세계화에도 큰 기여를 했지만 퇴행성관절염의 근본적인 치료인 제대혈줄기세포 수술의 새 지평도 열게 해주셨다”고 했다. 송 원장은 전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 무릎 치료에 대한 SCI급 논문 5편을 등재하기도 했다. 송 원장은 “2017년엔가 히딩크 감독님이 13년 만에 스쿼시를 처음 쳤다고 너무 고맙다는 문자를 보냈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히딩크 감독은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특히 무릎관절이 아프면 사람들의 활동을 제약해 건강한 삶을 방해한다. 무릎 관절이 손상되면 당장 일상생활이 불편하다. 나이가 들수록 문제가 되는 것이 신체의 무게를 고스란히 견뎌야하는 무릎 연골이다. 양반다리로 앉아서 생활하거나 같은 자세로 장시간 쪼그려 앉으면 무릎부터 망가진다. 신체를 단련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운동을 할 때 무릎 관절을 다치는 일도 많다. 스포츠나 운동을 하면서도 손상되기도 한다. 무릎 뼈와 뼈가 부딪치지 않도록 이를 보호하는 연골이 한쪽으로 눌려서 조금씩 닳아 없어져 걸을 때마다 무릎이 쑤시고 아프다. 결국 두 다리로 잘 걷지 못해 하체 근육이 사라지면서 노년기 건강 수명을 갉아먹는다. 100세 시대, 건강한 삶에 있어 이제 운동은 필수다. 운동 등 왕성한 활동을 해야 모든 만성질환(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암, 당뇨, 치매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스포츠 마니아 히딩크 감독은 “수술로 다시 얻은 무릎은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이라고 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2-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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