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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클로닝, 퍼블릭 프로그램, 어질리티, 리클라이너…”한눈에 이해하기 어려운 이 단어들은 최근 일상에 파고든 외국어 표현이다. 이 같은 낯선 단어들에 고개를 갸웃하는 국민이 늘자, 국립국어원이 이해하기 쉬운 순화어를 제시하는 ‘다듬은 말’ 사업을 확대하고 나섰다.최근 국립국어원은 생활 속 낯선 외국어를 우리말로 순화하는 ‘새말모임’의 성과를 공개했다. 새말모임은 언론계·학계와 청년·대학생 등이 참여해 국민 생활과 밀접한 외국어를 부르기 쉬운 우리말로 다듬는 모임이다. 누리소통망(SNS)에서의 온라인 회의를 통해 다듬은 말을 제안한다.● 가장 바꿔야 할 외국어는 ‘심 클로닝’올해 상반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사례로는 ‘그린테크(Green Tech)’를 ‘친환경 기술’로 바꾼 경우가 꼽혔다. 반드시 대체어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던 외국어는 ‘심 클로닝(SIM Cloning)’이었다. 국민의 78.6%가 대체 필요성을 지적했으며, 현재는 ‘심 불법 복제’라는 우리말로 순화됐다.이 밖에 ‘퍼블릭 프로그램(Public Program)’은 ‘대중 참여 활동’ 또는 ‘시민 참여 활동’으로, ‘어질리티(Agility)’는 ‘반려동물 장애물 경주’로 다듬어졌다.● 생활 속에 자리 잡은 ‘다듬은 말’은?국립국어원이 다듬은 우리말은 이미 생활 전반에 스며들었다. 특히 재난·안전 용어가 알기 쉽게 바뀌며 국민적 공감을 얻었다. ‘싱크홀(Sinkhole)’은 ‘땅꺼짐’, ‘블랙 아이스(Black Ice)’는 ‘도로 살얼음’으로 불리고 있다.온라인에서도 화제를 모은 사례가 있다. ‘치팅데이’를 ‘먹요일’로 바꾼 사례는 직관적이고 익숙하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누리꾼들은 “입에 딱 붙는다”, “누구나 바로 이해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또한 ‘리셀러’를 ‘재판매업자’, ‘킬러 문항’을 ‘초고난도 문항’, ‘리클라이너’를 ‘각도 조절 푹신 의자’로 대체해 호응을 얻었다. 최근 학술지에서는 ‘스테이블 코인’을 ‘가치 안정형 디지털 자산’으로 순화해 사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국민 3명 중 1명 “뜻 몰라 곤란한 적 있다”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국민의 36.3%가 “외국어의 뜻을 몰라 곤란했다”고 답했다. 이는 직전 조사(5.6%)보다 6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문체부 관계자는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을 사용하면 정책과 언론 보도의 신뢰도와 이해도가 높아진다”며 “앞으로도 새로 유입되는 외국어를 신속히 다듬어 국민에게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저녁 샤워는 하루의 먼지와 땀을 씻어내는 과정이다. 일과를 마친 몸에는 땀과 먼지, 각종 노폐물이 쌓여 있다. 지친 몸을 이끌고 그대로 침대에 눕는다면 이 찌꺼기들이 이불과 베개에 남아 곰팡이나 세균의 먹이가 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면 왠지 찝찝하다.반면 아침 샤워는 상쾌한 하루의 시작을 돕는다.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찬 물줄기를 맞으면 정신이 번쩍 들고 ‘오늘을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이 생긴다. 밤새 흘린 땀을 씻어내고 헝클어진 머리까지 정돈할 수 있어 바쁜 아침에도 많은 이들이 샤워를 거르지 않는다.● 정신 깨우고 체취 없애는 아침 샤워영국 BBC에 따르면, 레스터대학교의 미생물학자 프림로즈 프리스톤 교수는 아침 샤워의 손을 들어줬다.그는 “밤에 깨끗이 씻고 자더라도 결국 자는 동안 최대 280ml의 땀을 흘리고, 5만 개 이상의 피부 세포를 배출한다”며 “아침에 일어나면 다시 땀 냄새와 각질 냄새가 난다”고 설명했다.실제로 피부는 다양한 미생물의 서식지다. 피부 1㎠당 1만~100만 마리의 세균이 서식하며, 땀샘에서 분비되는 피지와 노폐물을 먹고 산다. 프리스톤 교수는 “저녁 내 쌓인 땀과 체취를 씻겨 내는 아침 샤워가 하루를 더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노폐물 제거와 숙면에 도움 주는 저녁 샤워반대로 저녁 샤워의 장점을 보여주는 연구도 있다.영국 의학 협의회(GMC) 주세페 아라고나 박사는 “낮에 외출할 동안 몸과 머리카락에 알레르기 물질과 먼지 등이 붙는다”며 “이를 씻어내지 않으면 침구에 묻어 알레르기와 피부 트러블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저녁 샤워가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BBC가 종합한 13개 연구에 따르면, 잠들기 1~2시간 전 따뜻한 물로 10분간 샤워할 시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훨씬 단축됐다. 체온이 상승했다가 다시 떨어지는 과정이 신체에 ‘잘 시간’이라는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생물학자들 “중요한 건 깨끗한 침구”전문가들은 하루 한 번 이상 샤워를 한다면 샤워하는 시간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영국 헐대학교 미생물학자 홀리 윌킨슨 박사는 “샤워는 하루에 한 번만 해도 건강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조언했다. 사실 중요한 건 아침이냐, 저녁이냐가 아니라 ‘얼마나 꾸준히 씻느냐’라는 것이다.다만 생활 패턴에 따라 씻는 시간을 달리할 것을 추천했다. 윌킨슨 박사는 “하루 종일 흙먼지를 뒤집어쓰는 직업이라면 저녁에 씻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그는 “결국 샤워 횟수보다는 침구를 정기적으로 세탁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깨끗이 씻고 자더라도 시트를 한 달간 안 빨면 세균·먼지·진드기가 그대로 쌓인다”고 지적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추석 당일 보름달을 보지 못했다고 해도 실망할 필요가 없다. 추석 다음 날인 7일 밤에도 추석만큼 크고 둥근 달이 뜨고, 8일에는 ‘슈퍼문’급 달까지 이어진다.● 7일 밤, 추석과 비슷한 보름달 관측 가능올 추석 달이 완전히 차올라 망(望·보름달)이 되는 시점은 7일 낮 12시 48분이다. 이때는 낮 시간으로 직접 관측은 어렵다. 하지만 이날 저녁 5시 59분부터 떠오르는 보름달은 추석 당일보다 약간 크거나 비슷한 크기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6일과 7일 밤 달의 차이는 맨눈으로 거의 구분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8일 밤에는 슈퍼문…얼마나 클까추석 연휴의 하이라이트는 8일이다. 이날은 달이 지구와 가장 가까운 근지점에 위치해 ‘슈퍼문급’ 달을 관측할 수 있다.지구와 달의 거리는 약 35만9800㎞로 평균보다 2만4600㎞ 가까워진다. 슈퍼문은 원지점 보름달보다 지름이 최대 14% 크고, 밝기는 최대 30% 더 밝다.이날 달은 서울을 기준으로 8일 오후 6시 30분에 떠올라 9일 0시 41분 절정에 달한다. 다른 지역은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우주지식정보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달을 관측하는 지역의 날씨와 환경에 따라 달이 완전히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올해 추석 보름달은 10월 6일 오후 5시 32분에 떠올라 자정 직전인 오후 11시 50분 가장 높이 오른다. 보름달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는 이날 밤이다.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 기준 추석 보름달은 6일 오후 5시 32분 떠올라 7일 오전 6시 20분 진다. 달이 가장 높이차 오르는 시간은 밤 11시 50분이다. 다른 지역은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우주지식정보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올해 달이 완전히 차는 망의 순간은 7일 낮 12시 48분이다. 낮이어서 직접 관측은 불가능하지만, 추석날 밤 보이는 달과 다음 날 밤 달의 모습은 맨눈으로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다.이 차이는 음력 계산 방식과 달의 궤도 때문이다. 달의 공전 궤도가 원형이 아닌 타원형이라 합삭 이후 보름까지 걸리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평균 14.8일이지만 실제로는 14~16일 사이에 변동이 생긴다.한국천문연구원은 “달이 완전한 보름달로 차오르는 시점은 추석과 꼭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망(望) 시점은 추석 당일이 될 수도, 전후가 될 수도 있어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I looooooooove yakgwa(약과 너~~~무 좋아)!”요즘 미국에서 이런 외침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직장에서 한국인 동료에게 약과를 선물 받아 처음 맛본 한 미국인은 “놀라운 맛, 더 사두고 싶다”며 레딧에 사진을 올렸고, 또 다른 이는 “퇴근 후엔 차와 약과가 일상 루틴”이라고 고백했다. 댓글 창에는 “나는 약과를 사랑한다”는 글이 이어지며 약과 찬양 대합창이 벌어졌다.K-팝 열풍과 함께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이제는 약과·빙수 같은 K-디저트가 전 세계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미국 주요 도심 한복판에도 K-디저트 카페가 속속 등장하며 화제를 모으는 중이다.● 미국 현지에서도 통한 ‘K-디저트’뉴욕 맨해튼 코리아타운 인근의 카페 ‘서울 스위츠(Seoul Sweets)’. 외관은 평범한 미국식 카페지만, 메뉴판을 펼치면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전통 한과인 개성 주악, 약과, 쑥라떼 같은 정통 K-디저트가 줄줄이 등장한다.특히 이곳의 인기 메뉴는 떡을 활용한 ‘쁘띠 케이크’. 한입 크기의 떡 위에 생크림과 과일을 올려 작은 케이크로 만든 것으로, 가게 측은 “전통을 담은 동시에 눈과 입을 즐겁게 하는 디저트”라고 설명한다.● 설빙, 현지서도 대성공K-빙수 대표 브랜드 설빙도 미국 현지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캘리포니아 산호세 매장은 저녁이면 대기 줄이 생길 정도다. 인절미 빙수, 딸기빙수 같은 메뉴는 현지인 입맛을 제대로 사로잡았다.리뷰 앱 옐프(Yelp)에도 “한국 문화를 좋아한다면 꼭 가야 할 곳” “실패 없는 디저트”라는 찬사가 줄을 잇는다. 설빙 측은 “북미를 발판으로 한국식 디저트의 세계화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K-푸드 세계화’에 정부도 가세업계는 이번 K-디저트 인기를 K-푸드 확장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김밥, 라면 등 한식이 이미 글로벌 시장에 자리 잡은 가운데, 디저트 역시 같은 흐름을 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코스트코에 약과를 입점시킨 삼립은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늘었다. 정부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식품과 농산품을 더한 ‘K-푸드 플러스’의 수출 확대 전략을 발표하며, 상반기 수출액이 전년 대비 7.1% 증가한 66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북미 수출은 24.3%나 급증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햄버거, 피자, 샌드위치, 치즈케이크, 해시브라운…모두 ‘차례상’에 올라 화제가 된 음식들이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가 차례상 간소화를 선언한 지 3년이 지난 가운데, 원하는 음식을 올리는 차례상 문화가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성균관이 정립한 “간소화 된 차례상”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2022년 이제까지의 차례상이 제사상을 기준으로 차려져 부담이 크다며 ‘차례상 간소화’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20가지가 넘어가는 차림이 아닌, 과일을 포함한 9가지의 ‘차례상 표준안 진설도’를 만들었다.성균관이 밝힌 추석 차례상의 기본은 △송편 △나물 △구이(적) △김치 △과일(4가지) △술이다. 여기에 추가한다면 고기나 생선, 떡을 놓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가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좋아하는 음식 올려”…차례상 180도 변했다이에 따라 온라인에서도 다양한 차례상이 등장했다. 한 누리꾼은 설 차례상에 치즈케이크를 올렸다. 그는 “어차피 내가 먹을 건데 먹고 싶은 것을 만들어야 한다”며 사진과 함께 인증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유명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Subway)의 샌드위치와 햄버거를 올리기도 했다. “조상님도 맛봐야 하는 맛”이라며 마카롱을 올린 누리꾼도 있다. 이에 사람들은 “완전 MZ 하다”거나 “조상님도 신문물을 드셔볼 때가 됐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실제로 차례상에 올라가는 음식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경기도는 육류를 중심으로 차리는 반면 바다와 가까운 경상도는 상어고기 ‘돔배기’를 올린다. 강원도는 나물과 감자 등 농작물이 주를 이루며, 쌀이 귀한 제주도는 빵을 올리기도 한다. 전라도의 ‘홍어 무침’, 충청도의 ‘배추전’도 차례 상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다.● ‘예절’에서 ‘실용’으로 변하는 차례 문화차례상의 변화는 치솟는 물가와 1인 가구 증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물가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차례상 비용은 31.5% 올랐다. 특히 육류·과일 값이 급격하게 뛰면서 구색만 갖추고 좋아하는 음식을 올리는 ‘가성비 차례상’이 확산됐다.전문가들은 명절 문화의 핵심이 ‘예절’에서 ‘실용성’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본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전통적인 상차림의 예절은 사라지고 점점 실용적인 문화로 변하는 추세”라며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혼추족의 증가, 제사 문화의 간소화 경향이 나타났다. 전염병이 의식과 행동 변화를 앞당긴 것”이라고 진단했다.● 차례의 본질은 공경…”싸운다면 차라리 안 지내야”변화하는 차례 문화에서 결국엔 예법보다 본질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균관유도회 최영갑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차례의 본질은 조상에 대한 공경이다. 전 부치느라 힘들고 짜증 나는데 조상 생각이 나겠는가”라며 “차례 때문에 가족 간 불화가 생긴다면 차라리 안 지내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물이나 밥을 먹고 나도 모르게 트림이 자꾸 나온다면, 소화불량이 아니라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도. 일명 ‘공기삼킴증’이라 불리는 공기연하증은 물이나 음식 등을 섭취하면서 한꺼번에 많은 공기를 들이 삼키는 것을 뜻한다.● 잦은 트림과 복부 팽만…심할 경우 통증도공기연하증(Aerophagia)은 식사나 호흡 시 들이마신 공기가 식도로 넘어가는 질환이다. 인하대학교병원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호흡이나 식사 중 10~15ml 정도의 공기를 함께 들이마신다. 이 양이 많아져 폐가 아닌 식도로 넘어가면 위가 부풀어 오르는데, 이를 해소하기위해 트림을 한다는 것이다.정상적인 경우 하루 25~30회가량 트림을 하지만, 공기연하증을 겪는 환자는 1분에 20회까지 트림을 할 수 있다. 또한 복부 팽만감이 생기거나 잦은 방귀가 나온다. 심한 경우 통증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식습관·심리적 요인 복합적으로 작용공기연하증의 직접적인 원인은 식습관이다. 빨리 먹거나 빨대로 음료를 마시는 습관, 먹으면서 말하는 행동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체중 감량을 위해 채소와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고 있다면 소화 과정에서 가스가 나와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심리적 요인도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대 의학센터 신경정신과 브라이언 애플비 박사는 우울증의 초기 증상으로 공기연하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양의 공기를 삼키는 빈도가 늘어나는 것은 스트레스나 불안에 따른 것”이라며 “공기연하증을 겪고 있다면 정신 질환 검진을 받아야 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트름 횟수 의식적으로 조절해야그렇다면 공기연하증을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우선 의식적으로 트림 횟수를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한다.인하대 연구팀은 이를 치료 방법으로 활용했다. 공기연하증 환자에게 3분간 자유롭게 트림을 하게 한 다음, 30초에 1회씩 트림을 하도록 해 횟수를 비교한 것이다. 이 덕분에 환자들은 자신이 트림 횟수를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고, 2주 후에는 눈에 띄게 증상이 호전되기도 했다.식습관도 개선해야 한다. 탄산음료나 커피 등 가스를 유발하는 음식 섭취를 줄이고, 빨대보다는 입을 대고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 식사를 빠르게 한다면 삼키는 공기의 양이 많아지므로 20분 이상 천천히 식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골목, 창문 너머로 오래된 빗자루와 소쿠리가 놓여 있다. 한국에서도 점점 자취를 감추는 생활 도구들이 이곳에서는 ‘작품’으로 다시 태어나 현지인과 교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최근 소더비 경매에서 달항아리와 나전칠기함이 수억 원대에 거래되는 등 한국 공예의 위상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현지에서 직접 한국 공예를 알리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한국 공예 공간 ‘스튜디오 코(Studio Kō)’를 운영하는 유이비 대표다.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라 미국으로 유학 온 그는 “일본 공예는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한국 공예는 아직 소개조차 되지 못했다”며 “생활 속 익숙한 물건들이 사실은 세대를 이어온 지혜와 미학이 담긴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빗자루, 소쿠리, 달항아리…모두 ‘발품’ 팔아 미국으로유 대표는 경력 60년 장인의 빗자루, 손수 제작한 소쿠리, 달항아리, 방짜유기 등 한국 전통 공예품을 미국으로 들여와 소개한다. 모두 장인들을 직접 만나 발품을 팔아 구한 물건들이다. 그는 “외국 고객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전통과 현대의 균형을 맞춘 물건들을 들여온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이동균 장인의 빗자루(180달러·25만 원), 김계일 장인의 소쿠리(400달러·56만 원)는 현지에서 ‘작품’으로 팔리며 품절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교포들에게는 뿌리를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 현지인들에게는 절제된 아름다움이 담긴 예술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용성 속에 담긴 ‘절제의 미학’대표적인 사례가 조선 후기 백자 ‘달항아리’다. 단순한 원형처럼 보이지만, 온화한 백색과 넉넉한 형태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풍긴다. 이 때문에 ‘절제된 미학 속에 한국 공예의 정수가 담겨 있다’는 평가가 많다.한국 공예는 단순한 장식에 머무르지 않고, ‘쓰임’을 기본으로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추구한다. 김예지 작가가 수세미 재료인 루파로 만든 주머니·그릇 등도 이러한 실용성과 현대적 재해석의 조화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K-공예의 힘은 ‘전통과 현대의 균형’한국적인 것은 무엇일까. 유 대표는 “과거를 단순히 재현만 하는 것이 아닌,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태도”라고 설명했다. 다른 국가와의 교류와 재해석을 통해 발전해 온 한국 공예는 “전통을 잊지 않되 새로운 것을 받아들인다”는 중용의 미학을 지니고 있다. 이런 감각이야말로 한국적인 것을 세계로 확장할 원동력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유 대표는 이런 특징 덕분에 K-공예가 ‘빠르게 소비되는 유행’이 아니라 ‘깊고 지속적인 힘’을 갖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실용성과 아름다움의 공존은 세계 어디서든 특별하다. 한국 공예는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아주 굳건하게 자리 잡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K-공예, ”한국과 세계를 잇는 단단한 다리로”유 대표는 K-공예의 미래에 대해 “대중적인 유행을 그대로 따르긴 어렵다”고 말했다. K-팝이나 K-드라마처럼 짧은 시간에 즐길 수 있는 콘텐츠와 달리, 공예품은 오랜 시간 곁에 두고 경험하면서 삶 속에 스며드는 예술이라는 설명이다.그는 오히려 이런 점이 K-공예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결국 오래 두고 쓰면서 자기만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것을 찾게 된다”며 “한국 공예의 실용성과 아름다움은 바로 그 지점에서 특별하다”고 했다.이런 이유로 그는 판매를 넘어 전시 공간 ‘갤러리 코엔’까지 확장했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공예 안에 담긴 의미와 이야기를 함께 전달하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다.“한국 공예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물결로 세계에 자리 잡을 겁니다. 언젠가 한국 작가들이 직접 LA에 와 새로운 영감을 얻고, 이를 바탕으로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아트 레지던시를 만들고 싶습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러시아에서 호주까지 2만9000km를 이동하는 물떼새 등 수천만 마리 철새가 단 한 번 쉬어가는 땅, 바로 한국 순천만이다. 순천시가 이 철새들의 서식지를 지키기 위해 전봇대와 전선을 뽑아내며 생태 회복에 나섰다.● 흑두루미 지키려 전봇대 282개 뽑았다순천시는 2008년부터 순천만 인근 연안과 농경지에서 전봇대 282개, 전선 1만2000m를 철거·지중화했다. 매년 겨울 천연기념물 제228호 흑두루미가 전선에 걸려 폐사하는 사고가 이어지자 내린 결단이었다.시민의 자발적 참여도 있었다. 인근에서 닭과 메추리를 키우던 농가들이 스스로 농장을 옮겼다. 농장주 조정운(65) 씨는 “생계 터전을 떠나 막막했지만, 순천만을 위해 양보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그 결과 2008년 167마리에 불과했던 흑두루미는 2024년 7600여 마리까지 늘어났다.● 사라지는 갯벌…철새의 위기순천만의 성과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네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최근 수십 년간 전 세계 갯벌의 약 16%가 사라졌다. 국내에서도 새만금 간척지 개발로 철새 수가 급격히 줄었다.전승수 전남대 교수는 “새만금 간척지만 한 갯벌이 다시 생기려면 2300년이 걸린다”며 습지 보존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시민이 지켜낸 순천만, 세계유산으로순천시는 1990년대 동천 하류 정비 사업을 실시하며 골재채취사업의 일환으로 순천만을 개발하려 했다. 당시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사업 반대에 나섰고, 1997년 처음으로 생태계 조사가 이뤄졌다. 이때 순천만의 생태 가치가 처음 밝혀졌다.결국 사업은 백지화됐고, 2006년 국내 연안습지 최초로 람사르 습지에 등록됐다. 이어 202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순천만습지 보존가 황선미 씨는 “우리 목표는 단순하다. 다시 물길을 트는 것”이라며 “자연은 스스로 회복한다”고 말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챗GPT 제작사 오픈AI가 차세대 비디오·오디오 생성 모델 ‘소라2(Sora 2)’를 공개했다. 현실감을 강화한 시뮬레이션 기능과 대규모 물리 엔진 개선으로,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동작까지 구현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관 생성부터 구현까지 가능해졌다오픈AI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소라2와 신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라’를 출시했다고 밝혔다.소라2는 지난해 2월 첫 공개된 비디오 생성 AI 모델의 후속작이다. 기존 모델은 영상이 왜곡되거나 ‘불쾌한 골짜기’ 현상이 나타난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이번 버전은 어색함을 크게 줄였다. 개발팀은 “복잡한 명령어를 수행하면서도 세계관을 유지할 수 있다”며 시연 영상을 공개했다.공개된 영상에는 ‘고양이를 머리에 얹은 채 트리플 악셀을 도는 피겨 선수’, 1990년대 서부영화 풍으로 말을 타고 선 남성, 일본 애니메이션 스타일 장면 등이 사실감 있게 구현됐다.● 물리 엔진 대규모 개선…”실수까지 표현해”소라2는 물리 엔진을 대폭 강화했다. 이전에는 농구 슛 장면처럼 단순 동작에서도 공이 순간이동하는 오류가 있었지만, 이번 모델은 백보드에 맞고 튀어 오르는 ‘실수’까지 표현한다.개발팀은 “세계관 시뮬레이션에는 성공뿐 아니라 실패도 모델링해야 한다”며 “완벽하진 않지만 물리 법칙을 훨씬 잘 따른다”고 설명했다. 실제 인물이 범하는 작은 실수조차 자연스럽게 구현된다는 점에서 전작과 차별화된다.● 구글 ‘비오3’와 비교해 경쟁력은?현재 비디오·오디오 AI 분야의 강자는 구글의 ‘비오3(Veo 3)’다. 그러나 소라2가 물리 법칙 구현 성능과 다양한 영상 스타일 적용 면에서 뛰어나 경쟁 모델을 앞선다는 후기가 나온다. 특히 세부 묘사가 풍부해 짧은 영상에 더욱 강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소라2 개발팀은 “사실적, 영화적, 애니메이션 스타일 모두 구현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고 강조하며 “동영상 생성 AI 모델의 발전으로 우리 사회가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다. 소라는 세계에 기쁨, 창의성, 그리고 연결을 가져다 줄 것”이라 밝혔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세계적인 인기와 함께 컵라면 소비가 늘면서, 어린이 화상 사고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8일 미국 보스턴의 슈라이너 아동병원은 성명을 내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따라 컵라면을 먹는 트렌드가 어린이 화상의 주요 원인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어린이 화상 환자 3명 중 1명은 ‘컵라면’ 만들다 다쳐‘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지난여름 넷플릭스에 공개돼 플랫폼 사상 최대 흥행을 기록한 애니메이션 영화다. 작중 주요 등장인물은 한국인으로, 김밥·어묵·컵라면 등의 한국 음식을 즐겨 먹는다.영화가 인기를 얻으면서 아이들이 컵라면 먹는 영상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일도 많아졌다. 틱톡·인스타그램 등에는 #KPopNoodleChallenge, #DemonHuntersRamen라는 해시태그가 붙은 영상들이 쏟아지고 있다.특히 영화에서 묘사한 제품처럼 폭이 좁고 긴 형태의 컵라면이 인기가 많아 바닥이 넓은 용기에 비해 아이들이 다루기 어렵다는 점이 지적됐다. 물을 따르다 넘어트리거나 전자레인지에서 꺼내다가 국물이 쏟아져 화상을 입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슈라이너 아동병원 소속 콜린 라이언 박사는 “어린이 화상 환자 3명 중 1명은 즉석 라면으로 인한 것”이라며 “컵라면은 구조상 아주 쉽게 넘어질 수 있다. 성인도 심각한 화상을 입을 수 있는데, 아이들의 피부는 얇아 더욱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컵라면 이전에는 ‘탕후루’ 화상 사고인터넷 콘텐츠 유행 여파로 아이들의 안전사고가 증가하는 경우는 전에도 있었다. 2023년도 한국에서 ‘탕후루(중국식 과일 캔디)’를 직접 만드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며 이를 따라 하던 아이들이 심각한 화상을 입기도 했다. 탕후루의 주재료인 설탕은 녹는점이 185도로 매우 높고 점성이 강해 화상을 입으면 상처가 깊게 남고 고통이 오래 간다. 라이언 박사는 “부모의 감독 아래 안전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화상 입었다면 “얼음은 금물”만약 화상을 입었다면 즉시 흐르는 찬물에 10~20분간 상처 부위를 식혀야 한다. 단, 얼음을 직접 대어서는 안된다. 피부에 2차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거즈 등으로 상처를 덮어 외부 자극을 막고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잠을 줄이면 남성호르몬도 줄어든다. 혈기왕성한 20~30대 젊은 남성이라도 충분히 자지 못하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성호르몬으로 신체의 다양한 신진대사를 조절한다. 결핍이 발생하면 피로, 우울감, 발기부전, 근육량 감소 등 남성 건강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5시간 이하 잠들면…“남성호르몬 15% 감소”미국 시카고대 의학과 연구진은 평균 24세 남성을 대상으로 수면과 남성호르몬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먼저 일주일간 정상적인 수면을 취해 패턴을 맞췄다. 이후 11일 동안 수면 시간을 바꿔가며 남성호르몬을 측정했다. 처음 3일 동안은 10시간씩 충분히 잠을 자고, 이어 8일 동안은 5시간만 자도록 했다. 그 결과 수면 시간을 5시간으로 줄였을 때는 낮 시간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충분히 잠을 잔 경우보다 10~15% 가량 낮았다. 특히 오후 2시부터 10시 사이 감소 폭이 뚜렷했다. 참가자들이 스스로 몸 상태를 체크한 ‘주관적 활력 점수’도 첫날 28점에서 일주일 뒤 19점으로 떨어졌다.■ 며칠만 잠 설쳐도 남성호르몬 ‘급감’ 한다연구진은 “단기간 수면 부족만으로도 남성호르몬이 빠르게 감소할 수 있다”며 “수면 시간은 남성호르몬 결핍 진단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골수치료협회 전문의 존 리넘 박사는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기 어렵다면 최소 3시간은 완전한 숙면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그는 “남성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은 나이와 체중”이라면서도 “수면 장애는 테스토스테론 생성 주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로, 우울감, 발기부전, 근육량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새벽 3~8시가 ‘남성호르몬 최고치’잠드는 시간도 중요하다. 캘리포니아대 남성건강센터 비뇨의학과 다르샨 파텔 박사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가장 높은 시간은 오전 3~8시”라며 “건강한 남성의 경우 수치는 수면 시작과 함께 증가해 첫 번째 렘(REM) 수면에서 최고치에 도달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 시간에는 숙면을 취해 수면·각성 주기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잘 먹고 잘 자기” 아닌 “자기 전엔 안 먹기”수면 장애로 인한 남성호르몬 감소를 막으려면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만·과체중은 불면증과 수면무호흡증을 유발해 질 좋은 수면을 방해한다. 게다가 테스토스테론은 나이가 들수록 매년 1~2%씩 자연 감소하기 때문에, 적절한 운동과 체중 관리를 통한 유지가 필수적이다.전문가들은 수면의 질 개선을 위해 △매일 같은 시간에 잠들기 △자기 직전 식사 피하기 △커피·음주 피하기 △수면 공간을 조용하고 어둡게 만들기 △낮잠 피하기 등을 권장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국립중앙박물관이 가을을 맞아 연 ‘국중박 분장대회’ 현장은 남녀노소는 물론 외국인 관람객까지 몰리며 축제의 열기로 가득했다. 시민들은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속 사자보이즈의 무대에 환호했고, 참가자들의 기발한 분장에 웃음과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케데헌 사자보이즈 무대, “애니메이션이 현실로”27일 열린 이번 대회는 오전부터 긴 줄이 늘어설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행사장 안은 기대감에 들뜬 표정으로 가득 찼다. 대회에선 탈락했지만 분위기를 즐기려 분장을 하고 찾아온 시민도 있었다. 불상 분장을 한 한 참가자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어 관촉사 미륵보살을 선택했다”며 “떨어졌지만 즐겁다”고 말했다.본격적인 시상식 전, 분위기를 달군 건 케데헌 사자보이즈 무대였다. 애니메이션 속 장면이 그대로 재현된 듯한 공연에 시민들은 “진짜 사자보이즈가 나타났다”며 열광했다. ‘소다팝’과 ‘유어아이돌’ 안무가 이어지자 현장은 함성과 박수로 가득 찼다.■ 올해의 1등 분장은? ‘귀에 걸면 귀걸이’ 팀시상식 무대에는 입상한 10개 팀이 차례로 올랐다. 대학생, 직장인, 자녀에게 용기를 주고 싶은 엄마들,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일본인 등 다양한 참가자들이 레드카펫을 걸으며 축제의 열기를 높였다.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은 1등은 ‘경주 황오동 금귀걸이’를 재현한 ‘귀에 걸면 귀걸이’ 팀이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유물을 알리고 싶었다”며 “에어캡과 한지를 활용해 어렵게 제작했지만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금관부터 호랑이까지, 참가자들의 분장 스토리는?분장대회장을 찾은 시민들은 단순히 분장을 보는 것을 넘어, 작품에 담긴 사연에 깊이 공감했다.‘서봉총 금관’으로 변신한 ‘금이야옥이야’ 팀은 “자존감 낮은 아이들에게 당당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혀 관객들의 응원을 받았다.직장인 모임 ‘소분모임’ 팀은 ‘석가모니불 다보불’ 분장으로 웃음을 안겼다. 매일 퇴근 후 모여 준비했다는 이들은 “힘들었지만 즐거웠다”고 말했다.이어 무대에 오른 ‘재롱이와 솔솔이 연합’ 팀은 고려의 걸작 ‘금동관음보살좌상’을 디테일하게 재현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또 ‘한복미인즈’ 팀은 신윤복의 명화 ‘단오풍정’을 그대로 무대 위에 옮겨놓은 듯한 싱크로율을 보여주며 시선을 사로잡았다.일본인 참가자들로 꾸려진 ‘인간 호작도’ 팀은 네 발로 걸으며 호랑이 모습을 완벽히 재현해 환호를 받았다. 이들은 “케데헌을 보고 영감을 받아 참여했다”고 전했다.최연소 참가자인 ‘지유지킴이’ 팀은 교과서 속 ‘기마인물형토기’를 직접 표현해 “귀엽다”는 박수를 받았다. ‘호두’ 팀은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를 세심히 만들어 무대 위에서 실제 유물의 빛을 되살렸다. 개인 참가자들도 존재감을 빛냈다. 이○은 씨는 ‘석조약사불좌상’을 완벽히 재현해 “불상이 걸어 나온 것 같다”는 평가를 얻었다. 장○ 씨는 ‘고려청자’의 곡선미와 색감을 옷과 소품으로 구현해 단아한 매력을 뽐냈다.관람객들은 “수상 여부를 떠나 모두가 주인공”이라며, 각자의 방식으로 한국 문화유산을 표현한 참가자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시민 반응 “SNS보다 현장이 더 감동적”분장대회를 관람한 시민들은 “SNS에서 작품을 봤는데 직접 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참여자들의 사연을 듣고 울컥하기도 했고, 매우 재미있게 관람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온 외국인 관람객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 방문했는데 직접 보니 더 특별했다. 특히 금동관음보살좌상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작년 ‘국중박은 살아 있다’ 행사를 확장해 분장대회로 선보였다”며 “전통문화를 창의적으로 풀어낸 참가자들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분장대회를 가을 대표 축제로 이어갈 것”이라며 “참가자와 관람객 모두가 K뮤지엄의 주역”이라고 강조했다.김승현 기자 tmdgus@donga.com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일본의 한 정육점에서 판매하는 고로케가 현재 주문해도 43년 뒤인 2068년에야 받을 수 있을 만큼 밀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까다로운 조리법과 고집스러운 장인 정신이 만든 결과다.■ 왜 43년을 기다려야 하나?일본 경제지 프레지던트 온라인에 따르면, 효고현 다카사고시에 있는 정육점 ‘아사히야(旭屋)’의 대표 상품 ‘고베 비프 고로케 극미’는 온라인 전용 판매 상품으로, 지금 주문하면 43년 뒤에야 받을 수 있다.비결은 최고급 재료와 손맛이다. 고로케에는 A5 등급 일본산 소고기 어깨살과 홋카이도산 ‘레드 안데스’ 감자가 들어간다. 감자는 3개월간 후숙한 뒤 껍질을 모두 손으로 벗겨내 하루 200개만 생산된다. 기계를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 가게 측은 “감자와 껍질 사이 얇은 막이 가장 맛있는데, 기계는 그 부분까지 잘라낸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오르지만 이익은 거의 없다?출시 초기 한 개 300엔(약 2830원)에 팔리던 고로케는 현재 5개 묶음 2700엔으로, 개당 약 540엔(약 5100원)이다. 하지만 공정이 워낙 까다로워 이익은 크지 않다.운영자 닛타 시게루는 “첫입에 ‘엄청 맛있다’는 말이 나와야 재주문한다”며 맛을 최우선으로 했다. 실제로 재주문율은 90%에 달하고, 고객 절반은 소고기도 함께 구매했다.■ 99년째 이어온 가업, 왜 고로케였나닛타는 프레지던트와의 인터뷰에서 “원래는 소고기를 팔고 싶었다”고 털어놨다.아사히야는 3대째 이어온 정육점이다. 닛타는 원래 직장인이었지만, 아버지의 건강 악화로 가업을 잇기 위해 정육 학교에 입학했다. 이후 대형 슈퍼마켓이 등장하며 매출이 줄자 차별화를 고민했고, “비싼 고베 소고기를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는 메뉴”로 고로케를 선택했다.■ 오르는 물가에…“고로케는 곧 접을 수도”그러나 오르는 매출만큼의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도쿄 올림픽 이후 수출이 늘면서 소고기 값이 두 배 가까이 뛴 것이다. 닛타는 “어느 정도 이익을 보게 되면, 이제 고로케는 그만두려 한다”고 털어놨다. 또한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것이 정육점의 일”이라며 “이 일에 충실하면 돈을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덧붙였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브라질의 한 경보 선수가 경기 중에 결혼반지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아내에게 혼날까 걱정이 된 그는 잘못을 만회하기 위해 더 열심히 달린 덕분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20일 열린 도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km 경보에서 브라질의 카이오 본핌(34)은 1시간 18분 35초로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2위와의 격차는 8초였다.■ 우승 원동력은 “아내에게 혼날까 봐”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결혼반지를 잃어버렸다”고 털어놨다. 이 반지는 본핌의 부모가 준 것이다. 부모는 결혼 30주년까지 착용했던 여섯 개의 금반지를 녹여 하나로 만든 뒤 아들의 결혼 반지로 선물했다.이 반지는 매우 무거워서 경기에 끼고 출전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본핌의 어머니이자 전 브라질 경보 챔피온인 지아네티 본핌은 “반지를 빼두고 출전하라”고 충고했다.하지만 본핌은 늘 반지를 끼고 경기에 임했다. 경기 중 힘들 때마다 반지에 입을 맞추는 습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경기에서 3km 지점을 지날 때 반지가 없어진 것을 알았다. 본핌은 “그래도 우승하면 아내가 혼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며 경기를 이어갔다고 털어놨다.■ ‘만년 2위’ 선수…기적적으로 우승본핌은 그간 은메달만 땄던 선수다.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는 1위와 14초 차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번 대회 35km 경보에서도 은메달에 그쳤다.그는 이번 경기 내내 선두라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마지막 바퀴에서 중국과 스페인의 선수를 추월했지만, 집중한 나머지 자신은 2위라고 생각하며 경기를 이어 나갔다. 그러다 일본의 야마니시 도시카즈 선수가 룰 위반으로 2분 페널티를 받아 선두 경쟁에서 밀려났고, 그대로 1위를 차지했다.그는 결승 직전에서야 선두임을 깨닫고, 결승선을 넘자마자 눈물을 쏟았다. 본핌은 “이번에도 은메달이라고 생각했는데 금메달일 줄은 상상 못 했다”고 말했다. ■ 귀국 직전 반지 찾았다사연이 전해지자, 현장에서는 반지 수색이 이어졌다. 일부 선수들은 코스를 따라 1시간가량 수색하기도 했다.결국 귀국 직전, 한 시민이 반지를 찾아 브라질팀 관계자를 통해 본핌에게 전달했다. 본핌은 반지를 받아 든 뒤 기뻐하며 시민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누리꾼들은 “귀국 전에 찾아서 다행이다”, “이제 집에 돌아갈 수 있겠다”, “소파에서 안 자도 되겠다”며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엉뚱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에 상을 주는 ‘이그노벨상’ 시상식이 열렸다. 사람들을 웃게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연구들이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18일(현지 시각) 미국 보스턴에서 과학 유머 잡지 AIR(Annals of Improbable Research)가 주최한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 시상식이 열렸다.올해 주제는 ‘소화(Digestion)’였으며, 문학상·평화상 등 10개 부문으로 시상했다.■ 해충 피해 줄인 ‘얼룩소’…올해의 주인공이번 이그노벨상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상은 생물학 부문을 수상한 ‘얼룩소’였다. 일본 연구진은 소를 흰색과 검은색 줄무늬로 칠했더니 해충의 공격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했다. 연구진은 “파리는 냄새, 움직임, 색깔, 빛 반사 등에 끌리는데 줄무늬가 이를 방해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살충제 사용을 줄여 환경 보호와 가축 건강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상식에서 연구진은 얼룩무늬 셔츠를 입고 무대에 올라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네덜란드 연구진 “술 마시면 외국어 술술”평화상은 “술을 마시면 외국어 말하기가 더 유창해진다”는 연구가 차지했다. 네덜란드·영국·독일 공동 연구팀은 네덜란드어를 배운 독일 학생들에게 토론을 시킨 뒤, 소량의 술을 마시게 했다. 이후 다시 토론을 진행하자, 평가자들은 이전보다 발음이 더 자연스럽고 전달력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반대로 음주의 해로움을 보여준 연구도 있었다. 유럽 연구진은 “술을 마신 이집트 과일박쥐가 비행과 초음파 탐지를 제대로 못했다”는 결과를 발표해 항공학상을 받았다. 연구진은 “박쥐처럼 우리도 술에 취하면 느려지고 말도 흐려진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이 외에도 △ 파스타 소스가 뭉치는 원인 규명(물리학상) △ 마늘 섭취 시 모유 냄새 변화와 아기의 반응(소아과상) △ 자신의 손톱을 35년 동안 관찰한 윌리엄 박사의 기록(문학상) 등이 수상했다.■ “과학도 웃음을 줄 수 있다”수상자들에게는 부상으로 물티슈가 주어졌다. 생화학자 카렌 홉킨은 “예전에는 짐바브웨 1조 달러 지폐를 줬는데, 지금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물티슈로 바꿨다”고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당시 짐바브웨 1조 달러 지폐 가치는 약 400원에 불과했다.잡지 편집자 마크 아브라햄스는 “위대한 발견은 처음엔 터무니없고 우스꽝스러워 보인다. 쓸모없어 보이는 발견도 마찬가지다”라며 “이그노벨상은 모든 발견을 축하한다”고 말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전봇대와 맞먹는 거대한 해바라기가 미국 인디애나의 한 뒷마당에서 피어났다. 주인공은 우크라이나 출신 이민자로, 그는 이 꽃을 전쟁 4년 차를 맞은 조국에 바치는 헌사라고 밝혔다.13일(현지 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출신 이민자 알렉스 바비치(47)는 자택 뒷마당에서 높이 10.9m에 달하는 해바라기를 길러 기네스 세계 기록에 올랐다. ■ 어떻게 10.9m 해바라기가 가능했나?이는 2014년 독일의 한스페터 쉬퍼가 세운 기존 기록(9.17m)을 10년 만에 뛰어넘은 것이다.바비치는 2018년부터 씨앗을 심고 튼튼한 묘목만 골라내며 정성껏 키웠다. 특히 줄기가 높이 뻗을 수 있도록 삼각형 지지대를 직접 설계한 점이 주효했다.■ 가족이 함께 만든 세계 기록이번 성과에는 가족의 도움이 컸다. 10살 아들은 매일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꽃 위에 네잎클로버를 올리며 행운을 빌었고, 그 덕분에 꽃의 이름은 ‘클로버(Clover)’로 불리게 됐다. 온 가족이 정성을 쏟은 끝에 4년 만에 미국 기록(7.67m)을 넘어섰고, 올해 마침내 세계 기록까지 경신했다. 기네스북 관계자는 “오랫동안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여겨지던 기록을 1.7m 차이로 압도적으로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해바라기, 왜 우크라이나의 상징인가해바라기는 우크라이나의 국화로, 평화와 저항의 상징이기도 하다. 2022년 러시아 침공 당시 국경 도시 헤니체스크에서는 한 여성이 러시아 군인에게 “주머니에 해바라기 씨를 넣어라. 네가 죽은 자리에 해바라기가 필 것이다”라고 외친 영상이 전 세계에 퍼졌다.체르노빌 원전 폭발 이후 방사능 오염토를 정화하기 위해 방대한 해바라기씨가 심어진 일화도 유명하다. 바비치 역시 체르노빌 참사를 피해 미국으로 이민 온 만큼 해바라기에 특별한 애정을 담았다.■ “내 아이와 같은 꽃…전쟁 멈추기만을 기도”바비치는 “내가 죽어도 해바라기의 이야기는 남을 것이다. 내 아이와도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이 너무 길어지고 있다. 우리는 학살이 멈추기만을 기도한다”며 “이 꽃이 사람들에게 평화의 영감을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홍콩에서 운전기사가 쇠막대에 가슴을 찔리는 중상을 입고도 침착하게 버스를 세워 수십 명의 승객을 구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갑작스러운 사고 속에서도 끝까지 안전을 지킨 그의 행동이 ‘영웅적’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15일(현지 시각) 홍콩 문회보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경 홍콩 967번 버스가 타이람 터널 인근을 달리던 중 도로에서 튀어나온 쇠막대가 앞 유리를 뚫고 들어와 운전기사의 가슴을 찔렀다.■ 쇠막대에 가슴 뚫리고도 침착하게 버스 멈춰목격자에 따르면, 환승 정류장을 출발한 지 약 500m 지나자, 버스 안에서 갑작스럽게 ‘쾅’하는 굉음이 울렸다. 도로에서 튀어나온 쇠막대가 버스 앞 유리를 뚫고 들어와 운전기사의 가슴을 찌른 것이다. 문제의 쇠막대는 길이 73cm, 성인 남성이 겨우 움켜쥘 두께였다. 당시 65세 운전기사는 극심한 고통에도 급제동 대신 천천히 속도를 줄여 버스를 갓길에 세운 뒤 구조를 요청했다.한 승객은 “운전기사가 의식을 잃지 않고 끝까지 침착했다”며 “모두가 긴장한 상황에서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운전기사는 곧바로 소방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차에서 떨어진 쇠막대…운전자 체포경찰은 해당 쇠막대가 한 화물차 적재함에서 떨어진 것으로 보고, 운전자(43)를 위험 차량 운전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적재물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은 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관리 부실 도마 위사고 전 이미 쇠막대가 도로 위에 있다는 신고가 여러 차례 접수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40분 전 한 운전자는 이를 발견하고 타이람 터널 관리회사 비상 직통전화에 5차례 이상 전화를 걸었지만,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터널 운영사인 교통기반시설관리유한공사는 신고 전화가 연결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며 “통화 녹음 장치 이상을 긴급 수리했다”고 밝혔다. 홍콩 교통부는 업체에 철저한 조사와 보고서 제출을 요구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이집트 카이로의 유명 박물관에서 3000년 된 파라오의 금팔찌가 복원 과정 중 사라졌다. 당국은 공항과 항구에 긴급히 사진을 배포하며 전국적인 수색에 나섰다. 고대 파라오의 신성한 보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자 이집트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17일(현지 시각) BBC·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집트 고대유물부는 지난 화요일 성명을 통해 “약 3000년 된 금팔찌가 복원 과정 중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3000년 세월 견뎠는데”…도난당한 보물이 유물은 기원전 993년부터 984년까지 고대 이집트를 통치한 21왕조 파라오 아메네모페 왕의 금팔찌다. 1940년 4월경, 고대 이집트의 수도 타니스에 있는 프수센네스 1세 무덤에서 발견됐다.황금 고리에 청금석 구슬이 박힌 형태로, 당시 사람들은 이 팔찌를 착용하면 병이 낫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고 믿었다. 또한 신에 가까워질 수 있는 신성한 보물로 여겨졌다. 사라진 시점은 로마에서 열릴 ‘파라오의 보물’ 전시를 앞두고 복원 중일 때였다.박물관 측은 신고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조사에 필요한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공항·항구·육로 즉시 통제…이집트 전역 ‘발칵’고대유물부는 밀반출을 막기 위해 전국 공항·항구·육로 검문소에 사진을 배포했다. 또 복원실에 남아 있던 모든 유물의 전수 조사를 위해 전문가팀을 꾸리기로 했다.팔찌가 있던 박물관은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위치한 대표 고고학 시설로, 17만 점이 넘는 유물을 소장 중이다.■ “금으로 녹여 팔릴 수도” 고고학자 경고유물의 행방을 둘러싼 추측도 다양하다. 케임브리지대 법의고고학자 크리스토스 치로기아니스는 “단순 도난일 경우 온라인이나 경매장에 가짜 출처와 함께 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다만 추적을 피하려 금으로 녹여 팔았을 가능성이나, 개인 수집가의 비밀 소장품으로 흘러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세계 최대 박물관’ 앞두고 반복되는 유물 도난이집트에서는 고대 유물 도난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에도 알렉산드리아 인근에서 바닷속 유물을 빼내려던 밀매범이 붙잡힌 바 있다.특히 이번 사건은 오는 11월 개관 예정인 ‘이집트 대박물관’을 앞두고 터져, 당국의 관리 능력에 대한 의문을 더욱 키우고 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찜통더위 속, 창원에서 올라온 다섯 살 손자와 함께 특별한 지하철을 타기 위해 2시간 넘게 플랫폼을 서성이던 할머니. 결국 눈앞에 나타난 건 ‘꿈씨테마열차’였고, 그 뒤에는 18년째 지하철을 지키는 역무원의 따뜻한 배려가 있었다.지난 8월 3일, 대전교통공사 오룡역 역무원 김소희 씨는 동료 김경민 씨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두 시간 넘게 손자와 특별 열차를 기다리는 할머니가 있다”는 내용이었다.할머니가 찾은 건 내부 전체가 대전 마스코트 ‘꿈씨패밀리’로 꾸며진 ‘꿈씨테마열차’. 운행 횟수가 적어 쉽게 만나기 힘들었지만, 손자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마음 하나로 판암역과 서대전네거리역을 오가며 두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결국 허탕이었다.“내일은 꼭 타실 수 있어요”…1대뿐인 열차 약속지친 발걸음을 돌리던 할머니 곁에 다가온 건 김경민 역무원. 그는 “아이랑 너무 고생하셨다”며 “내일은 꼭 타실 수 있도록 알아보겠다”고 위로했다. 추가 요금이 나오지 않도록 직접 역 바깥까지 안내하는 세심함도 보였다.다음 날 새벽 5시, 혹시 또 허탕칠까 두려운 마음으로 다시 오룡역을 찾은 할머니를 맞이한 건 야간 근무 직후의 김소희 역무원이었다. 그는 시간표를 내밀며 “오늘은 꼭 타실 수 있을 거예요. 좋은 추억 만드세요”라고 약속했다.8시 53분, 꿈의 열차가 도착하다마침내 오전 8시 53분, 플랫폼으로 ‘꿈씨테마열차’가 들어왔다. 벽에는 대형 고래가, 좌석과 천장에는 대전 곳곳의 풍경이 가득했다.손자는 열차 안을 요리조리 뛰어다니며 그림을 구경했고, 할머니는 “열차 전체가 꿈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1통의 손편지와 손수 만든 식혜로 전한 감사며칠 뒤, 김소희 역무원 앞으로 한 통의 손편지와 손수 만든 식혜가 도착했다. 할머니는 “추억, 경험, 체험, 모든 게 최고였다”며 “대전 토박이로서 자랑스럽다”고 감사의 마음을 적었다.김소희 씨는 “큰일 한 건 아니다”라며 멋쩍게 웃었지만, ‘말 한마디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안다. 지하철 우대권을 요구하던 승객이 거절당하자 “총으로 쏴 죽여버린다”,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냐”며 막말을 퍼부었던 경험 때문이다.그는 “그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가라앉았다. 결국 하루를 결정짓는 것도 누군가의 말 한마디라는 걸 알았다”고 회상했다.18년차 역무원의 철학 “하루를 바꾸는 건 진심 한마디”2006년 입사해 18년째 대전 지하철을 지키는 김소희 씨는 매일 아침 개찰구 앞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무심히 지나치는 이도 있지만, 환하게 웃으며 답례하는 시민들 덕분에 오히려 힘을 얻는다.올해 1월 오룡역으로 옮겨온 뒤에는 매일 아침마다 먼저 인사하는 20대 승객도 생겼다. 김소희 역무원은 “그런 분들을 만나면 나도 따라 웃게 된다”고 말했다.가족과 함께 오룡역을 찾은 60대 최모 씨는 “여러 곳에서 살아봤지만, 역무원들이 친절해 어른들이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항상 행복할 순 없지만 ‘따뜻한 진심이’ 있다면그는 “고객을 상대하다 보면 말 한마디가 크게 와닿는다”며 “나로 인해 하루가 조금이라도 즐겁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정성껏 대하려 한다”고 말했다.“진실되게 다가가고 싶어요. 결국 하루를 바꾸는 건 따뜻한 말 한마디더라고요.”■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따만사)은 기부와 봉사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위기에 빠진 타인을 도운 의인들, 사회적 약자를 위해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 등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변에 숨겨진 ‘따만사’가 있으면 메일(ddamansa@donga.com) 주세요.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