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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간 지속됐던 철도 파업이 사상 최장 기록을 세웠던 만큼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막대한 영업 손실을 입게 됐고, 철도노조는 무더기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기 파업의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이다. 많은 국민이 3주가 넘는 동안 열차 운행 감소에 따른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또 정부와 코레일이 노조와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처럼 갈등으로 서로 치닫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이는 △정책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정부와 코레일의 소통 능력 부족 △불법 행위를 앞세우는 노조의 구태 △해결보다 정쟁에만 몰두하며 갈등을 부추긴 정치권의 무능이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 소통하되 단호해야 철도파업 사태는 일단락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개혁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이끄는 정부의 역할이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공공기관 개혁을 국정과제로 내세운 이상 국민에게 개혁의 필요성을 충분히 설득해야 제2, 제3의 철도파업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 홍보에 나서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번 사태의 경우 정부가 정책 방향을 정하는 것에만 적극적이었다. 정작 이해당사자와 국민에게 정책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것에는 소홀했다. 그사이 철도파업은 ‘민영화 반대’ 프레임을 등에 업고 정권 퇴진 운동으로 변질됐다. 이내영 고려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이번 파업 사태는 정부가 여론전에서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아 갈등을 키웠다”며 “앞으로 공공기관 개혁 과정에서 비슷한 저항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개혁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치밀하게 논리를 만들고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코레일이 정부와 노조 사이에서 갈등을 중재하지 못한 부분도 아쉽다는 지적이다. 물론 공기업이 정부의 입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지나치게 정부 방침에 끌려 다니면 오히려 사내 여론을 파악하는 데 소홀해 이번 파업처럼 노조와의 소통이 단절될 수 있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과)는 “정부가 수서발 KTX 분리를 발표했을 때 코레일이 노조의 내부 기류를 정확히 파악했다면 미리 정부와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경영진이 정부 눈치를 보느라 노조와 소신껏 소통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파업 이후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과거 코레일에는 파업을 벌였다 징계를 받은 노조원에게도 추후 징계가 취소되면 임금과 위로금을 지급하는 관행이 있었다. 이처럼 파업이라는 큰 파도가 지난 뒤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처리하는 기업 풍토는 악순환을 가져올 뿐이다.○ ‘편가르기’와 ‘떼법’은 과감히 버려야 이번에 정치권은 뒤늦게나마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 파업 철회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전까지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정부와 코레일의 강경대응을 바라만 보며 그저 “불법 파업은 안 된다”는 논리만 되풀이했다. 강경대응의 장단점을 지적하며 막후에서 문제를 풀려는 노력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민주당도 철도노조의 논리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은 채 노조의 ‘대변인’ 역할에 충실했다. 이런 식의 편들기는 사태 해결은 고사하고 양측의 감정만 자극했다. 다행히 뒤늦게 여야가 발 벗고 나서면서 파업 철회 결정을 얻어냈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불편과 고통은 이미 한계점에 이른 상황이었다. 정정화 강원대 교수(공공행정학과)는 “슈퍼 갑(정부)과 을(노조)을 조정할 수 있는 세력이 없는데 그 역할을 국회가 해주면 좋겠다”며 “물론 한계가 있을 수도 있지만 최대한 중립적으로 다독거려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번에도 ‘떼법’이라는 카드를 버리지 않았다. 파업의 불법성 여부를 떠나 철도노조의 ‘민영화 반대’ 주장은 국민이 공감하기 어려운 문제였다. 국민들은 “민영화가 아니다”라는 대통령의 발언까지 부정하는 노조의 파업에 쉽사리 지지를 보내기 힘들었다. 떼법이 아니라 노조의 의견을 사측에 정당하게 개진하는 시스템 마련이 더욱 중요하다.○ 공권력 법 적용 엄격히 해야 28일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 역시 불법 행위가 어김없이 나타났다. 특히 시위대의 불법 도로 점거는 공권력의 소극적 대응과 맞물리면서 서울 한복판을 마비시켰다. 도로 점거는 과거 화염병 쇠파이프처럼 집회 현장의 ‘전가의 보도’가 됐다. 이를 막으려면 현장의 경찰력 강화도 중요하지만 엄격한 법 적용이 필수적이다. 필요하다면 법 개정도 검토해야 한다. 다행히 철도파업은 해를 넘기지 않았다. 그러나 내년에도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굵직한 노동 현안이 줄지어 있다. 모두 노사 및 노정 간 이해 차이가 큰 문제들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와 정치권이 책임지고 입법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노사 협상에만 맡겨놓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현명하지도 않다”며 “국민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냉철하게 바라본다는 것을 잊지 말고 이런 문제를 깊이 있게 풀어갈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이성호 starsky@donga.com·김수연세종=송충현 기자}
과자나 의약품 포장재로 사용되는 백판지의 판매가격을 담합한 제지업체들에 1000억 원대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백판지 판매가격을 담합한 5개 제지업체에 105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법인 및 영업담당 임원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적발된 업체는 한솔제지, 깨끗한나라, 세하, 신풍제지, 한창제지 등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2007년 3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17회에 걸쳐 판매가격을 담합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내년부터 15층 이상 아파트를 리모델링할 때 최대 3개 층까지 더 높여 지을 수 있다. 6억 원 이하 주택의 취득세는 1%로 낮아지고 고등학교 1학년생은 2학기에 걸쳐 한국사 수업을 들어야 한다.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14년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라는 책자를 발간하고 기획재정부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번에 소개되는 제도 가운데 일부는 관련 법령이 국회에 계류돼 있어 처리 결과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 유기가공 표시 공인기관서 인증받아야 허용 ▼▽가두리양식장 화장실 설치 의무화=새해부터 전국 모든 해역의 가두리양식장에 화장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올해까지는 경남 통영 거제 고성 등에 있는 가두리양식장 88곳만 화장실을 설치하고 있다. ▽불법 원양어업 처벌 강화=불법 원양어업으로 적발될 경우 현재까지 500만 원 이하 과태료 및 3000만 원 이하 과징금을 부과해 왔으나 앞으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불법 어획으로 잡은 수산물 가격의 3배 이하 벌금에 처한다. ▽농사일 하다 사망한 농민 유가족에게 최고 1억 원까지 보상=NH농협손해보험은 농사일을 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농업인안전보험 가입자에게 최대 1억 원의 보상금을 지급한다. 농업인안전보험은 NH농협손해보험이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 중이며 기존의 최대 보상금은 9000만 원이었다. 정부는 가입자 보험금의 50%를 보조해주고 있다. ▽토종가축 인정제도 시행=토종가축의 유전자원을 보호하고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토종가축 인정제도’가 시행된다. 인정 대상 토종 가축은 한우 돼지 닭 오리 말 꿀벌 등 6종이다. ▽유기가공식품 인증제 전면 시행=내년부터는 공인기관에서 사전에 인증받은 가공식품만 ‘유기(Organic)’ 표시를 붙여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제조업체나 가공업체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고시된 ‘유기 표시 기준’을 보고 자체적으로 표기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 ▼ 마그네틱 카드 대신 IC카드만 ATM 사용 가능 ▼▽수직증축 리모델링 시행=지은 지 15년 이상 된 아파트를 리모델링할 때 15층 이상 아파트는 최대 3개 층까지, 14층 이하는 2개 층까지 더 높여 지을 수 있다. 가구 수도 최대 15%까지 늘려 일반분양할 수 있다. ▽통합 정책모기지 판매=국민주택기금이 지원하는 근로자서민 및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과 주택금융공사의 우대형 보금자리론이 하나로 묶인다.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 원 이하(생애최초는 7000만 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주가 연 2.8∼3.6%의 금리를 적용받는다. ▽주택바우처 제도 시행=저소득층에게 주거비를 지원하는 제도로 중위소득 40% 이하(4인 기준 월소득 154만 원 이하)인 97만 가구를 대상으로 평균 11만 원이 지급된다. ▽준(準)공공 임대주택 도입=민간 임대주택이면서 임대료 상승률이 연 5% 이하로 제한되고 의무 임대기간 10년을 지켜야 하는 임대주택으로, 임대사업자는 취득세 감면 등 세제 혜택과 저리의 자금 융자 혜택을 받는다. ▽자녀 관련 인적공제제도 세액공제로 전환=자녀가 1, 2명인 경우 1명당 연 15만 원을 세액공제해주고 2명 초과 시에는 연 30만 원과 초과하는 1명당 20만 원의 세액공제를 해준다. ▽특별공제제도 세액공제 전환=보장성보험료, 개인연금은 12%, 의료비 교육비 지급액의 15%를 세액공제해준다. 기부금액 3000만 원 이하는 금액의 15%, 3000만 원 초과는 금액의 30%를 세액공제한다. ▽취득세 감면=현재 9억 원 이하 1주택 2%, 9억 원 초과 다주택자 4%에서 6억 원 이하 1%, 6억∼9억 원 2%, 9억 원 초과 3%로 인하하고 다주택자 차등세율을 폐지한다. ▽현금자동지급기 마그네틱카드 사용 금지=마그네틱 현금카드 대신 카드 앞면에 집적회로(IC)칩이 있는 IC카드로만 ATM 현금거래를 할 수 있다. 본인이 쓰는 현금카드에 IC칩이 없다면 은행에서 카드를 새로 발급받아야 한다. ▼ 고교 1학년들 한국사 수업 2학기 걸쳐 받아야 ▼▽고교 한국사의 필수 이수 최소 단위 확대=고등학교 1학년생들은 2학기에 걸쳐 한국사 수업을 받는다. 한국사는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필수 과목으로 지정됐다. ▽산업체 기술·기능인재 국비 해외유학생 신규 선발=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출신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외 국비유학·연수생을 선발한다. 중소기업에 재직하고 있는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출신자 가운데 장래가 촉망되는 유능한 인재를 선발한다. ▽학교 관리 중 분실된 휴대전화 등 보상지원=각급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의 휴대전화를 일괄 수거하여 보관하다 분실한 경우 이를 보상, 지원한다. 보상금액은 휴대전화 제조회사 출고가격을 토대로 해 감가상각을 기준으로 차감하며 학교당 최고 2000만 원까지다. ▽100m² 이상 음식점 전면 금연=100m² 이상의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제과점 등에서 흡연이 전면 금지된다. 영업주가 흡연실을 별도로 설치하려고 할 때는 담배연기가 새나오지 않도록 밀폐해야 하고, 환풍기 등 환기시설을 갖춰야 한다. ▽기초연금제도 시행=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하위 70%에게 기초연금이 지급된다. 국민연금 소득에 따라 10만∼20만 원의 기초연금액을 받을 수 있다. ▽장애인 연금 20만 원으로=18세 이상 중증장애인에게 지급되는 장애인연금의 기초급여액이 현행 9만7000원에서 7월부터 20만 원으로 오른다. 지금까지는 소득하위 63%(32만7000명)에게 지급됐으나 앞으로는 소득하위 70%(36만4000명) 수준으로 확대된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시설 무료·할인=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융성위원회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하고 전국 주요 문화시설의 무료 또는 할인 관람을 실시한다. ▼ 운전중 DMB 시청하면 범칙금 최고 7만원 ▼▽병사 봉급 인상=병사 봉급을 2013년 대비 15% 인상한다. 이등병 9만7800원→11만2500원, 일등병 10만5800원→12만1700원, 상등병 11만7000원→13만4600원, 병장 12만9600원→14만9000원으로 인상된다. ▽5급 공채 공무원의 초임계급을 중위 이상으로 임관=행정·외무·입법·법원행정고시 등 국가고시 합격자 중 장교로 선발된 인원을 중위 이상으로 임관할 수 있게 된다. 국가고시 출신 장교의 의무복무기간은 기존과 동일한 3년이다. ▽도로명 중심 ‘새 주소’ 전면 시행=국내 모든 주소가 기존 지번(地番) 중심에서 도로명 중심으로 달라진다. 새 주소는 2011년 7월 고시된 뒤 기존 주소와 병행해 사용했지만 새해부터 새 주소만 법적으로 유효하다. ▽한-러 일반여권 사증면제=체류기간이 60일을 넘지 않으면 러시아를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30일을 연장해 최대 90일까지 머물 수 있다. 근로(취재, 공연 포함), 유학, 거주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은 비자를 받아야 한다. ▽운전 중 DMB 시청 처벌=운전 중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시청하면 범칙금이 부과된다.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도 마찬가지다. 범칙금은 차종별로 3만∼7만 원이고, 벌점도 15점이 부과된다. ▽주택 임차인 권리 확대=임차해 살고 있는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최우선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임차인의 범위와 보증금이 확대된다. 보증금 7500만 원 이하 세입자만 2500만 원까지 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었지만 9500만 원 이하 세입자도 3200만 원까지 보호받는다. ▽결혼이민(F-6) 비자 심사 강화=F-6 비자를 발급할 때 결혼이민자가 기초 수준 이상의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지를 심사한다. 초청자가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과 주거공간을 확보하고 있는지도 따져본다. ▼ 국적 관계없이 최저임금 5210원으로 인상 ▼▽오토바이도 매연·소음 의무 검사=오토바이 등 이륜자동차의 배출가스와 소음관리를 위한 정기검사제도가 시행된다. 새해에는 대형이륜차(배기량 260cc 초과)만 적용되고 2015년 중형이륜차(100∼260cc), 2016년 소형이륜차(50∼100cc)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석면피해자 구제 조치 강화=석면피해로 인정하는 질환에 미만성 흉막성비후가 추가되는 등 석면피해 구제대상 질환이 늘어난다. 지금까지는 악성중피종, 폐암, 석면폐증만 해당 질환으로 인정했다. ▽전국통합 교통카드 시행=버스와 지하철은 물론이고 고속도로 통행요금과 기차 요금도 결제할 수 있는 전국 호환 선불교통카드가 출시된다. 일반 교통카드를 사용할 수 없었던 고속도로 요금소와 기차표 예매도 가능하게 해 편의성을 높였다. ▽항공기 이착륙 때도 전자기기 사용 허용=2014년부터 항공기 이착륙 때에도 대부분의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허용되는 전자기기는 휴대전화와 태블릿PC, MP3플레이어 등이다. ▽육아휴직 대상 아동 연령 8세로 연장=부모가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자녀의 연령이 기존 만 6세에서 만 8세로 상향 조정되고 쌍둥이 이상을 출산했을 경우 출산휴가를 현행 90일에서 120일까지 쓸 수 있게 된다. ▽최저임금 시간당 5210원=시간당 최저임금이 5210원으로 인상된다. 올해 4860원에서 6.1% 오른 액수다. 최저임금은 임시직 일용직 외국인근로자 등 고용형태나 국적에 관계없이 모두 적용된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정부가 내년 경제정책의 초점을 내수 활성화와 민생 안정에 두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가계부채 대책, 사교육비 경감 방안 등 65가지 정책과제를 세워 차례로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무주택자 중심으로 돼 있는 청약 제도를 확대해 다주택자나 법인 임대사업자들도 신규 주택을 분양받아 임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추가로 완화한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외국 크루즈선의 유치를 늘리고 선상 카지노를 허가하기 위한 제도 기반도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는 27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브리핑을 열고 ‘2014년 경제정책방향’을 내놨다. 이날 발표된 내용을 두고 국정과제의 추진이 본격화되는 정권 2년 차의 정책 밑그림치고는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새해는 내수·투자 활성화에 초점 정부는 요즘 한국경제가 최악의 국면은 벗어나고 있지만 누적된 내수 부진과 구조개혁 지연 등으로 위기 이전의 성장 궤도를 회복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소비, 투자, 생산성 등 잠재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지표들의 부진이 유난히 심각하다고 봤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수가 탄탄히 뒷받침을 해주지 않으면 큰 위기가 닥칠 때마다 경제가 심한 충격을 받게 된다”며 “최근 지표와 달리 체감경기가 얼어붙어 있는 것도 내수 부진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 정책의 기본 틀을 내수 살리기와 투자 활성화에 맞추고 다음 달부터 줄줄이 관련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내년 1월에 나오는 ‘가계부채 대책’이다. 정부는 가계 빚의 확대가 내수 부진을 유발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보고 제2금융권의 대출 규제 강화, 고액 전세대출 억제 등을 통해 총량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이어 복합리조트 조성 등을 내용으로 하는 ‘국내 관광 활성화 방안’과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잇달아 내고 3월에는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발표한다. 이 밖에 휴면예금이나 신용카드 포인트 등 ‘잠자는 돈’을 활용해 가계소비에 보탬을 주는 방안도 선보인다. 올해 4차례 발표된 투자 활성화 대책은 내년에 중소기업, 신성장산업, 지역 투자, 외국인 투자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계속 추진된다. 주택시장과 관련해서는 월세 소득공제율 상향 조정, 서민 주거비 지원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고, 재정·금융 분야에서는 풍부한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기업 설비투자를 지원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지나치게 낙관적 전망” 지적도 전문가들은 정부의 새해 정책구상에 대해 민간 주도의 경제회복과 체감경기 개선, 경제구조 개혁 등 큰 방향에는 대체로 공감했다. 하지만 추상적인 목표만 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액션플랜이 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오정근 고려대 교수는 “숫자와 정책 방향은 많지만 구체적인 달성 방안에 대한 설명이 너무 평면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발표의 상당 부분은 기존 대책을 다시 언급하거나 재점검하겠다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경제팀의 정책이 밋밋하다는 불만은 특히 여당 내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올해도 가뜩이나 경제활성화와 경제민주화 사이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며 정책 혼란을 초래했는데, 정권의 색깔을 확실히 내야 하는 집권 2년 차에 뚜렷한 정책기조를 내놓지 못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정책을 나열하더라도 핵심으로 밀어붙이는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안 보인다”며 “창조경제도 올해는 넘어가지만 내년에는 성과를 내야 하는데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또 내년 성장률(3.9%)과 고용 목표치(45만 개)가 너무 낙관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세종=유재동 jarrett@donga.com·송충현 기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사외이사들이 그동안 코레일 방만 경영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여러 차례 개혁 의견을 냈지만 노조의 반발을 우려한 경영진의 반대에 막혀 번번이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통성 없는 ‘낙하산’ 사장들이 노조의 눈치를 보고 노조와 뿌리 깊은 유대감을 가진 코레일 간부들이 노조의 집단행동에 암암리에 동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사실상 유일한 견제세력이라 할 수 있는 사외이사들의 목소리마저 무력화된 것이다. 코레일의 비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함대영 제주항공 고문은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부터 줄기차게 코레일의 정원 초과 인력 1100명을 명예퇴직 등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경영진은 ‘정년퇴직으로 초과 인원이 자연히 해소될 것이기 때문에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지 않다’며 꿈쩍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코레일 직원은 지난해 기준 총 2만8967명으로 정원(2만7866명)을 1101명 초과한 상태다. 2004년 직무분석에서 정원 초과 상태로 진단받았으나 정년퇴직자가 있을 때 신규 충원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버티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근속연수가 오래돼 연봉이 높은 직원이 많아지면서 인건비가 과다하게 들어가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함 고문은 신규 노선이 생길 때 신규채용보다 기존인력을 재배치해 인건비를 줄이자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또한 회사가 본인 동의 없이 직원을 연고가 없는 지역 등에 배치할 수 없는 ‘강제전보 제한’ 노사 규약에 막혀 수포로 돌아갔다. 그는 “사장들이 전문성이 떨어져 노조에 약점을 잡히다 보니 간부들이 보고하는 대로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사외이사를 지낸 다른 인사(익명 요구)는 코레일 전체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는 요인을 개선하자는 안건을 올렸지만 노조의 반대로 여러 차례 무산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적자폭을 키우는 오지(奧地) 노선 운영을 감축하자고 당시 사외이사들이 조언했는데 노조가 인력감축 우려 때문에 크게 반발했고, 경영진도 공공성을 이유로 노조에 동조하는 행동을 보였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전문성이 필요 없는 단순 정비 등에 외주 인력을 투입하려는 계획도 노조의 거부감이 커 실패했다. 비상임이사인 한명철 전 서울시의원은 “일본의 철도회사 JR는 한참 전 민영화를 하면서 인원 감축도 많이 했고 부대사업을 통해 경영구조를 개선해 지금은 흑자로 돌아섰다”라고 소개했다. JR는 원래 단일 공기업이었는데 7개사로 쪼개지고 이 중 3개사가 민영화됐다. 한 전 의원은 “우리도 바뀌어야 하는데 코레일 내부에는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나는 변하기 싫다’는 속성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직 철도청장 또는 코레일 사장들은 “노조가 불법파업을 끝내야 한다”는 데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파업 사태에 대한 정부의 자세 변화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철도청장을 지낸 김인호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정부도 코레일의 경영상태에 대한 책임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철도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코레일을 살리는 길이고 철도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길이라는 점을 보여줘야 노조가 불법파업을 벌일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회 전 철도청장은 “노조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철도산업을 위해 뭘 해야 할지 공감대가 생긴다면 코레일도 얼마든지 적자폭을 줄일 수 있다”며 “정부도 코레일을 ‘예산 낭비만 하는 하마’처럼 몰아세우지 말고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코레일 사장을 지낸 이철 전 민주당 의원은 노조 측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전 사장은 “코레일의 부채는 대부분이 정부사업을 충실히 이행하다가 생긴 빚”이라며 “이번 사태의 해법은 훌륭하고 능력 있는 경영진을 선임해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율적으로 경영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영 gaea@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올해 10월 태어난 아이의 수가 6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출생아 수 증감률은 올해 들어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26일 통계청 ‘2013년 10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10월 출생아 수는 3만62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6%(5700명) 줄었다. 이는 2008년 8월(―13.6%) 이후 5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올해 들어 새로 태어난 아이의 수는 매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 6, 8, 9, 10월 등 5개 달은 전년 대비 10% 이상의 감소율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0% 이상 출생이 감소한 달이 없었다. 10월까지 누적 출생아 수는 37만31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만 명 감소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공공기관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부동산 자산 등을 매각해 부채 비율을 낮추고 과도한 복리후생비를 축소하는 방안을 정부와 합의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경기 과천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거래소 등의 공공기관장과 ‘공공기관 정상화 워크숍’을 열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실천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이날 2017년 20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채비율 감축 방안을 제시했다. 강남지사 사옥 등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고 비용을 절감해 부채비율을 2015년 이후 150%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 LH는 26일 부채비율을 2017년 전망치(520%)보다 100%포인트 이상 감축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경영혁신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과도한 복리후생비를 축소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자체적으로 장기근속자 복지비와 자녀 영어캠프 지원 등을 방만 경영 유형으로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에 이를 폐지하거나 축소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는 업무추진비와 국내외 여비를 30∼45% 절감하고 임금 인상을 억제하는 등의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인터넷 등에서 확산되고 있는 철도 민영화 ‘괴담’의 대부분은 요금 인상에 관한 것들이다. 수서발 고속철도(KTX)가 정부의 주장과 달리 결국 민간으로 넘어갈 것이고, 철도요금이 일반 소비자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폭등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민간 사업자의 최대 목표는 이윤 추구이므로 요금을 올려 수익률을 높이는 데에만 치중할 것’이라는 게 그 근거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실과 거리가 먼 ‘괴담’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5년 전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광우병 괴담처럼 위험성을 과장하거나 논리를 비약한 게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괴담 중에는 ‘수서발 KTX가 민간에 넘어가면 서울∼부산 간 철도 요금이 28만 원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코레일, 한국교통연구원 등은 “현실성이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버스, 비행기 등 철도와 경쟁하는 대체 교통수단이 많은 상황에서 어느 사업자가 스스로 소비자의 발길을 끊는 선택을 하겠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국토교통부는 수서발 KTX 요금을 서울역발과 비교해 10% 정도 낮출 방침이다. 영국의 철도 민영화 사례를 들며 ‘요금이 2배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고 한 주장도 사실 관계가 맞지 않다는 게 한국교통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이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철도정책기술본부장은 “영국은 고소득자가 많이 타는 특실에 한해 요금을 자유롭게 설정하도록 하다 보니 가격이 오른 것”이라며 “한국에선 모든 좌석에 대해 사업자가 정부에 가격을 사전 신고하고 기획재정부의 물가관리지침에 따라 가격이 최종 결정되므로 가격이 폭등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대기업의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3일 대기업 집단 소속 계열회사 간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순환출자는 대기업 집단 내에서 3개 이상의 계열사가 연쇄적으로 출자하는 것으로 지배주주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지배력을 확산하는 데 악용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여당은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야당은 기존의 순환출자도 금지해야 한다며 대립한 바 있다. 신규 순환출자 금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자산 총액 5조 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에 대해 계열사 간 신규 순환출자가 금지된다. 기존 순환출자는 강제로 금지하면 경제에 줄 충격이 커 그대로 유지하되 시간을 두고 기업이 스스로 해소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신규 순환출자의 경우 기업의 정상적인 활동을 방해하지 않도록 인수합병(M&A)이나 증자, 구조조정 등으로 불가피할 때는 예외로 허용하기로 했다. 기존 순환출자 고리 내에 있는 계열사 간 합병은 신규 순환출자로 간주하지 않는다. 신규 순환출자 금지는 올 6월 첫 논의 단계 때부터 재계와 야권의 극심한 반발에 부닥쳤다. 재계는 순환출자가 금지되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기업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반발했다. 야권은 신규 순환출자만 금지하는 게 너무 약하다고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연내 입법화를 위해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하며 신규 순환출자 금지 개정안은 급물살을 탔다. 재계는 “최악은 면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존 순환출자 고리는 건드리지 않고 법 개정 이후 새로 만들어지는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등이 순환출자를 해소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재계는 예외조항이 더 넓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때문에 외국 투기자본의 경영권 위협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과거 SK와 소버린, KT&G와 칼 아이칸 등의 사례에서 보듯 외국의 투기적 자본이 대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구조조정이나 합병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신규 순환출자는 예외 규정에 포함됐지만 재계가 줄곧 요구했던 적대적 M&A 방어나 신성장산업 출자 등은 예외 규정에서 빠진 게 이유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규제가 새로 생기는 데다 지분 감소를 우려해 신규 투자에 신중할 수밖에 없어 투자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내년 4월부터 대부업체의 대출 최고금리를 현행 연 39%에서 연 34.9%로 낮추는 내용을 담은 대부업법 개정안도 처리했다. 현재 연 39%인 최고이자율 상한선 일몰시한을 2015년 말로 연장하고 부칙에 상한선을 34.9%로 낮추는 내용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내년 4월 1일부터 대부업체 최고금리가 내려간다. 대부업체에서 300만 원을 대출받는다면 연간 이자부담이 15만 원 정도 줄어든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박창규 기자}

현대·기아자동차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입찰 담합을 벌여 온 일본과 독일의 자동차 부품 회사에 1000억 원대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낙찰자를 사전에 정해 납품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담합한 일본계 자동차 부품 회사 덴소코퍼레이션과 독일계 부품 회사인 콘티넨탈 오토모티브 일렉트로닉스(콘티넨탈), 보쉬전장(보쉬) 등에 총 114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 회사는 현대·기아차에 자동차 속도와 연료잔량을 표시하는 ‘자동차 계량장치’와 자동차 유리의 빗물을 닦는 ‘와이퍼’를 납품하는 업체다. 공정위에 따르면 덴소의 계열사인 덴소코리아일렉트로닉스와 콘티넨탈은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쏘나타, 아반떼, 그랜저 등 21개 차종의 자동차 계량장치 입찰에 참여했다. 이들 업체는 낙찰자를 사전에 합의한 뒤 ‘들러리’ 업체가 예상가격보다 5% 높게 가격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담합을 진행했다. 지난해 기준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계량장치 납품 점유율은 덴소가 57%, 콘티넨탈이 43%로 두 업체가 입찰 물량을 양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와이퍼 담합에는 2008년 8월부터 2009년 2월까지 덴소 계열사인 덴소코리아오토모티브와 보쉬가 참여했다. 두 업체는 아반떼, 프라이드 등 6개 차종의 와이퍼 입찰에서 낙찰예정자를 미리 합의했다. 예상가격을 정하고 두 업체가 서로 높거나 낮은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해 물량을 나눠 가졌다. 이들 두 업체도 최근 5년간 현대·기아차의 와이퍼 공급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미국, 유럽연합의 경쟁당국과 현장조사, 정보교환 등에서 긴밀하게 공조해 담합 업체를 적발할 수 있었다”며 “사실상 현대·기아차의 전 차종이 담합 대상에 포함됐으므로 이번 조치의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저성장, 저금리 상황이 장기화되고 투자시장이 냉각되면서 가계와 기업에 ‘불안 공포’가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회사채, 기업어음(CP)을 외면해 기업들은 ‘자금 보릿고개’에 허덕이고 있다.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힌 개인들은 소비를 줄여 연금, 보험 등의 저축액을 늘리고 있다. 소비 위축은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아 기업에 타격을 주고 이는 다시 가계 경제 위축, 소비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커진다. 불안공포가 커져가는 기업과 가계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4년차 직장인 장모 씨(31)는 개인연금과 보험으로만 매달 70만 원을 지출하고 있다. 장 씨의 월 소득은 약 300만 원. 결혼 준비를 위해 붓는 적금 150만 원과 휴대전화 요금과 같은 공과금 등을 빼고 나면 실제로 쓸 돈이 별로 없다. 그는 “55세가 돼야 개인연금을 받을 수 있다”며 “당장 돈을 못 쓴다는 불편함보다 은퇴 이후의 생활비 걱정이 더 크다”고 말했다. 저성장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연금과 보험 등 미래에 대한 불안이 반영된 ‘불안저축’이 늘고 있다. ‘100세 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평균수명은 늘고 있지만 경기 침체와 고용 불안으로 30, 40대와 중산층의 노후 걱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 중 연금·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28.6%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말부터는 연금·보험 비중이 1년 이상의 장기저축성 예금 비중을 앞질렀다. 전문가들은 저성장·저금리 시대 속에서 노후에 대한 불안이 젊은 세대와 중산층으로 확대되면서 연금·보험의 덩치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시중 금리가 2%대에 묶여있고 부동산 등 실물자산의 가치도 떨어지고 있어 은퇴 이후의 삶을 위한 저축에 더욱 매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불안저축으로 돈이 몰리자 소비심리가 위축돼 경제성장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불안저축이 늘어나면 생산가능인구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10∼20년 뒤에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는 ‘소비 절벽’을 막을 수는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일본식 장기불황’을 촉진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은 올해 3분기까지 5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노후불안에 대한 저축쏠림이 심화하면 정부가 3% 중반대의 소비 증가를 예상하고 설정한 경제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1990년대 초 일본이 노후를 위한 장기저축에 돈이 몰리며 소비가 급감해 장기불황에 빠졌던 것과 유사한 패턴”이라고 경고했다. 장기간 통장에 묻혀있는 불안저축에 과도한 돈이 몰려 소비 위축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경록 미래에셋 은퇴연구소장은 “앞으로 소득의 많은 부분이 연금 상품으로 투입되는 ‘연금화 사회’ 현상이 갈수록 강해질 것”이라며 “일자리와 소득을 늘리고 복지제도를 정비해 노후 불안을 줄여주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이르면 내년 1월 중 애플이 삼성전자를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로 신고한 건에 대한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노 위원장은 19일 기자단과 가진 송년간담회 자리에서 삼성이 애플을 상대로 표준특허에 대한 침해금지 소송을 낸 것이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라며 애플이 지난해 4월 신고한 것과 관련해 “전례가 없는 새로운 유형의 사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애플은 2011년 4월 미국에서 삼성에 대한 디자인특허에 관한 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한 뒤 삼성이 서울지방법원에 표준특허 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하자 지난해 4월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라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표준특허는 제값을 지불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데 삼성이 애플에 대해 금지 청구를 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 달라는 것. 공정위는 삼성이 손해배상 청구 이외에 금지 청구를 제기할 수 있는지, 애플이 특허를 사용하기 위한 협상에 얼마나 성실히 임했는지를 현재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과 유럽연합(EU)은 최근 상반된 해석을 내놓았다. 서울중앙지법은 삼성전자의 금지 청구권을 인정한 반면 EU 경쟁당국은 삼성의 금지 청구를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로 판단했다. 또 서울중앙지법은 애플이 협상에 성실히 임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지만 EU 경쟁당국은 성실히 임했다고 판단했다. 한편 공정위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의 경쟁제한 행위에 대한 규제 방안도 검토를 시작할 예정이다. NPE는 기술개발이나 제조활동 없이 다른 기업의 특허권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를 의미한다. 노 위원장은 “지식재산권 부당행사 심사지침에 NPE의 정의 규정을 마련하고 구체적인 지위 남용행위 사례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한꺼번에 달러가 빠져나가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신흥국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과 지역금융안전망(RFA)이 공동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위기 징후가 나타나는 국가에 미리 자금을 지원해 다른 나라들로 위기가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1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비공개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미국 양적완화 축소 극복 방안을 각국에 제안했으며 내년에 열리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 정식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 지역금융안전망은 지리적으로 근접한 국가들이 외환위기 및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으로 재원을 조성해 운영하는 체제다. 한국은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과 함께 지역금융안전망을 구성했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이창용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국제통화기금 아태국장 내정자·사진)가 한국은 저성장 경제체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며 조속히 구조조정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G20 서울 콘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제성장률이 6∼7%에 이르던 시대에서 이제는 4%대로 성장률이 낮아진 만큼 저성장시대에 지속가능한 성장체제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관건”이라며 “저성장 국가의 고통을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는 해결 방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저성장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선 고용의 구조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며 “기업과 정부가 경제성장률이 7∼8%이던 시대처럼 신입사원을 뽑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예전과 달리 연차가 높은 사람이 마땅히 갈 회사가 없는 상황에서 고정인원을 뽑으면 직장이 없이 회사를 나가는 문제가 생긴다”며 “그렇다고 고용을 안 하면 젊은층의 반발이 생기고 결국 성장률이 떨어지는 만큼 이를 유연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서비스산업은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병원의 부수적 사업을 허용해주는 등 서비스산업을 발전시키면 그만큼 대졸자의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해외 취업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외국어학교를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호주 정부가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은 양국의 긴밀한 경제협력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18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G20 서울 콘퍼런스’에 참가한 배리 스터랜드 호주 재무부 차관(사진)은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은 호주의 4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라며 “한국처럼 큰 시장과의 FTA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터랜드 차관은 “현재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등에서 한국과 호주는 광범위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FTA 체결로 한국과 호주의 긴밀한 경제협력 관계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터랜드 차관은 한-호주 FTA로 자동차 관세 철폐가 예상되는 가운데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호주 내에서 잇달아 철수하는 상황이므로 한국 자동차 업체들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포드와 GM 등은 높은 생산비 등을 이유로 수년 내에 호주에서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되던 5%의 관세가 철폐되면 현지의 부족한 물량을 한국 업체가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스터랜드 차관은 “시장이 재조정되는 과정이 한국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호주는 철수를 원하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무사히 이전할 수 있도록 도와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앞으로 새 아파트에 입주하는 사람들은 TV, 의류관리기(옷의 구김이나 냄새를 제거해주는 가전제품) 등 가전제품을 추가선택품목(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6일 분양 공동주택의 옵션 제한 완화 등 ‘2013년 경쟁제한적 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공정위와 국토교통부는 공동주택 옵션의 경우 식기세척기, 냉장고 등 주방용 붙박이 가전제품으로 한정돼 있어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된다고 보고 TV, 의류관리기, 오디오 등 모든 종류의 가전제품을 옵션 항목에 포함하기로 했다. 현재 공동주택의 옵션은 발코니 확장, 시스템 에어컨, 주방형 붙박이 가전제품, 붙박이 가구로 한정돼 있다. 공정위는 옵션 규제가 완화되면 다양한 가전제품을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건설사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건설 경기가 침체하며 발코니 확장과 붙박이 가전제품 등의 옵션을 무료로 제공해 수요자 잡기에 나서는 건설사가 늘어난 점을 감안한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건설회사별로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행정부의 행정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기관도 확대된다. 현재 시중은행과 보험사, 증권사는 주민등록 등·초본을 포함한 82종의 민원서류를 직접 열람할 수 있지만 지역 농협과 수협,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열람할 수 없다. 공정위 관계자는 “예를 들어 지역 농협에서 대출을 받으려는 소비자는 주민센터에서 직접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아 가야 한다”며 “이 때문에 같은 지역에 시중은행과 지역 농협이 있으면 소비자가 은행으로 몰리는 현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간업체를 통해 전동휠체어 등 재활보조기구를 지급 받을 때에도 산재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근로복지공단 소속 병원이나 연구기관에서만 담당하던 업무를 민간업체로 확대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늘리려는 것이다. 이 밖에 공정위는 의약품 도매 위탁사업자의 약사 고용 의무를 폐지하기로 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김준일 기자}
소염진통제 ‘부루펜’, 살균소독제 ‘포타딘’ 등 100여 가지 의약품을 만드는 삼일제약이 의사들에게 의약품을 처방해준 대가로 현금과 상품권을 제공해 오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병원과 의원에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삼일제약에 과징금 3억3700만 원을 부과했다고 15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일제약은 2009년 11월부터 2013년 5월까지 고혈압치료제 등 새로 출시한 의약품을 공급하며 처방 대가로 총 23억 원어치의 현금과 상품권을 제공했다. 공정위는 삼일제약이 지난해 같은 혐의로 제재를 받은 뒤에도 계속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점을 감안해 법인과 영업담당이사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삼일제약은 지난해 11월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1억7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정부의 서비스업 규제 개선안과 철도 경쟁력 강화 등 공공부문 개혁안이 노조와 이익단체들의 거센 반발로 장기 표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철도, 의료부문 정책들이 정부의 거듭된 설명에도 불구하고 “사실상의 민영화 수순”이라는 반대 측의 ‘프레임’에 갇혀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에서는 경제활성화 법안들이 ‘재벌 특혜’ ‘부자 특혜’라는 야당의 낙인찍기로 장기간 계류되면서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 부처들은 정책을 발표만 하고 실행은 못하는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영리’, ‘민영화’ 낙인에 속수무책 대한의사협회 회원 2만 명(주최 측 추산·경찰 추산 1만 명)은 15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도입, 병원 수익사업 허용 등 현 정부 의료정책들에 반대하기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정부의 방안은 사실상의 영리(투자개방형) 병원 도입안”이라며 진료 거부 등 집단행동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런 의사들의 시각은 정부 설명과는 큰 차이가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13일 투자활성화 대책을 설명하면서 “영리화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의료의 공공성은 지속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발표도 병원 부대사업 확대, 약국 법인화 허용 등에 초점을 뒀고 투자개방형 병원의 확대 등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영리 병원은 사회적 공감대와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사실상 투자개방형 병원 전면 도입이 보류됐다는 점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거듭된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익단체들의 저항은 더 확산되는 추세다. 파업 중인 철도노조와 정부의 줄다리기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철도 민영화는 철로에 드러누워서라도 막겠다”(최연혜 한국철도공사 사장)고 하고 15일에도 김동연 국무조정실장 명의로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은 민영화가 아니다”는 성명을 냈지만 노조는 정부 설명을 무시한 채 “민영화 수순”이라며 연말 대정부 투쟁까지 예고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철도공사(코레일)의 비효율 타파 등 철도 경쟁체제 도입의 당초 목표들은 논의에서 거의 사라졌다. 외국인투자촉진법과 관광진흥법 개정안 등도 반대진영의 프레임에 갇혀 정책의 길을 잃은 사례다. 야당이 정부의 경제 법안들을 ‘재벌 특혜 법안’으로 이름 붙여 공격하는 동안 투자나 고용 확대 등 이들의 정책 효과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국회에서 제대로 된 토론 없이 괜히 정부의 발목을 잡으려는 의도로 반대하는 걸 지켜보면 안쓰럽다는 생각까지 든다”며 “의료·교육 선진화, 공기업 개혁이라는 정부의 중장기 과제들이 매번 ‘민영화의 프레임’에 갇혀 허우적대고 있다”고 털어놨다.○ 생산적 토론은 없고 극한 이념 대립만 정부가 무슨 정책을 발표해도 ‘민영화’ ‘상업화’라는 구도로 환원되고 정책 실행이 지연되는 것은 지난 10여 년간 서비스산업, 공공부문 등에서 끊임없이 반복돼 온 현상이다. 생산적인 토론이나 건설적인 비판은 자취를 감추고 의미 있는 진전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公기관 방만 개선도 ‘부채 책임론’에 초점 흐려져 ▼‘낙인찍기’에 걸린 공공개혁예컨대 투자개방형 병원의 경우 “경제자유구역 같은 제한된 공간에서라도 먼저 해보자”는 타협안이 실제 법령으로 제도화되는 데 10년이나 걸렸고, 아직까지도 정치권 등의 반대로 한 곳도 세워지지 못했다. 코레일의 파업사태 역시 ‘민영화냐, 아니냐’의 논란만 무성할 뿐 정부나 노조 모두 회사의 심각한 비효율을 해결할 생산적 대안을 내놓는 데는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공공기관 부채 문제도 노조가 “정부 사업을 떠안아 생긴 결과”라는 책임론을 앞세우면서 정작 방만경영 개선이라는 정책의 초점이 흐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문제는 고정관념인데 이념으로 치우쳐서 대립구도가 형성됐다. 의료산업이 발전하면 공공성이 없게 되는 것처럼 연결이 딱 돼버린다”고 우려했다. 물론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타협에 인색한 이익단체들의 거센 저항과 집단행동 탓도 있지만 정책 추진 과정에서 국민 설득과 여론 수렴을 잘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문제 해결 과정에서 어설픈 강수를 둬 사태를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있다. 코레일 노조에 대한 대량 직위해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파업에 들어가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적용돼 임금이 전혀 지급되지 않지만 회사 측이 직위해제를 시켜 기본급은 받는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에 회사의 강경책이 오히려 노조원들의 파업을 부추긴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철도나 의료부문은 이전 정권부터 정부가 민영화 기조를 추진해 왔다는 통념이 퍼져 있는데도 무조건 민영화가 아니니 믿어달라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며 “정부가 대화를 통해 해결하지 못한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세종=유재동 jarrett@donga.com·송충현 기자동정민 기자}

앞으로 약사들이 모여 법인을 만들고 지점을 내는 게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대형 약국체인이 들어서고 약국 간 경쟁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심야나 새벽, 휴일에도 약국을 이용할 수 있고 약국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효과도 얻게 된다. 학생들은 해외에서뿐 아니라 국내 국제학교 등에서 방학 때 어학연수를 받을 기회가 생긴다. 병원들은 환자 진료 외에도 다양한 수익사업을 할 수 있게 되고 외국인 환자를 끌기 위한 의료광고도 가능해진다. 정부는 13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규제 개선안을 담은 ‘4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확정했다.○ 병원·약국 경영 자율화 시동 정부는 약사면허 소지자들이 사원(社員)으로 참여하는 유한책임회사 형태의 법인약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약사나 한약사 개인만 약국 개설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현행 규정(약사법 20조)은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등의 이유로 2002년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았지만 이익단체의 반발 등으로 아직까지 개정되지 않았다.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약사 한 명이 운영하던 기존 약국은 처방약을 모두 구비하지 못할 정도로 영세한 데다 약사의 가족 등 무자격자가 조제하는 일도 많았다”며 “자본력이 있는 법인으로 진화하면 약국 설비 등에 투자가 이뤄질 수 있어 서비스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대학병원뿐 아니라 전국 848개 의료법인에도 자(子)법인을 통해 영리사업을 할 수 있는 길을 터주기로 했다. 지금까지 의료법인은 장례식장 구내식당 주차장 등 환자 편의와 직결된 8개 부대사업만 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의약품 화장품 건강보조식품 개발 및 판매, 여행·숙박업, 외국인환자유치업 등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정부는 “출자한도 제한 및 보증금지 규정 등 안전장치를 달아 병원이 고유목적인 환자 치료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서는 1인실에 한해 현행 병상 규제(외국인 환자 점유율 5% 이내)를 풀고 공항·항만, 지하철, 도심관광지에 외국어 표기 의료광고를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 밖에 경영상태가 부실한 병원이 다른 의료법인과 합병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제주 국제학교의 잉여금 배당 허용 교육 분야는 국제학교 유치를 활성화하고 내국인의 해외유학 수요를 국내로 돌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선 경제자유구역과 제주도에 외국 교육기관과 국내학교법인이 국제학교를 합작 설립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국내 대학들은 경제자유구역에 땅을 갖고 있어도 교환학생 파견이나 상호 학점 인정 등 극히 제한된 수준의 협력만 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두 기관 간 조인트 캠퍼스 구축, 공동학위 과정 개설 등이 가능해진다. 국제학교 유치를 위한 방안으로 정부는 제주도에 한해 국제학교의 잉여금 배당도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 3곳의 제주 국제학교는 외국 본교가 라이선스 수수료만 받을 뿐 정작 투자성과인 잉여금을 배당받을 수 없어 사실상 ‘무늬만 영리법인’이었다. 정부는 투자금의 합법적 회수만 보장해도 외국교육기관 유치가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학교에서 방학에 어학캠프를 열 수 있게 허용한 것은 해외 어학연수 수요를 국내로 돌려 과도한 외화 지출을 막으려는 목적이다. 우선 특목고나 국제학교 등 원어민 교사와 학교시설이 잘 갖춰진 곳부터 학생모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어학캠프 비용이 지나치게 오르지 않도록 하고 가난한 학생들도 이용할 수 있게 장학금 제도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55세 근로자 파견 업종 크게 확대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고령자의 재취업 활성화를 위해 55세 이상 근로자의 파견을 제조업과 물류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허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번역이나 여행안내 등 32개 업종만 파견이 가능했다. 파견업종 제한이 풀리면 기업의 고령자 고용부담이 줄어 이들이 일자리를 찾는 게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고령자들에 대한 수요가 많은 자재관리나 청소, 경비업종 등에서 재취업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년연장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임금피크제 지원 대상을 늘리고 한도도 높이기로 했다. 기존에는 연소득 5760만 원 이하 근로자에게 600만 원 한도로 지원했지만 이를 연소득 6870만 원 이하 근로자, 최대 840만 원 한도로 확대한다.세종=유재동 jarrett@donga.com·송충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백화점, 대형마트, TV홈쇼핑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납품업체에 인테리어 공사비 등 각종 비용을 부당하게 떠넘겼는지에 대한 특별 조사에 나선다. 공정위는 다음 달 10일까지 대형 유통업체와 거래하는 3400여 개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특별 서면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11일 밝혔다. 공정위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인테리어 비용, 기초시설 공사비 등 각종 비용을 납품업체에 떠넘겼는지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일부 유통업체의 경우 매장 바닥이나 조명 등 기초시설이나 인테리어 공사비를 납품업체에 부담시켜 왔다. 송정원 공정위 유통거래과장은 “매장 바닥 등 기초시설과 인테리어 공사비용은 원칙적으로 유통업체가 부담해야 한다”며 “공정위가 올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표준계약서를 개정한 만큼 현장에서 잘 시행되고 있는지를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판촉사원 파견 강요도 함께 점검한다. 대형 유통업체가 납품업체에 판촉사원을 파견해 달라고 요구한 뒤 매장 청소 등 판촉과 관계없는 업무를 시켰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다. 또 TV홈쇼핑 업체들이 자동응답전화(ARS) 할인행사 비용의 50%를 초과해 납품업체들에 비용을 전가하고 있는지도 점검한다. ARS를 통해 주문하는 소비자에게 가격을 깎아주며 그 비용을 고스란히 납품업체에 떠넘기는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TV홈쇼핑 업체가 납품업체에 특정 택배회사나 영상물 제작업체를 이용하게끔 유도했는지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공정위는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법 위반 혐의가 있는 대형 유통업체를 현장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