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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 우승 1순위는 우루과이?’ 4강에 오른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우루과이 가운데 우루과이가 전력상 가장 약하다. 우루과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스페인(2위), 네덜란드(4위), 독일(6위)에 이어 16위로 가장 낮다. 공격수의 면모만 봐도 우루과이는 우승과는 거리가 멀다. 우루과이와 4강에서 맞붙는 네덜란드는 4골을 기록한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 밀란), 스페인에는 다비드 비야(바르셀로나·5골), 독일에는 미로슬라프 클로제(바이에른 뮌헨·4골)가 있다. 우루과이는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와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이 간판 공격수인데 실력과 명성에서 한참 떨어진다. 하지만 월드컵의 역사를 살펴보면 우루과이의 우승 가능성은 높다. 1962년 칠레 월드컵 이후 남미와 유럽이 한 번씩 번갈아 우승하는 법칙이 이어져 왔다. 이런 법칙을 적용하면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유럽의 이탈리아가 우승했으니 이번엔 남미가 우승할 차례인 셈. 유일한 남미 팀인 우루과이로선 희망적인 이야기다.케이프타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축구대표팀 사령탑은 독이 든 성배로 불린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바로 칼바람을 맞기 때문이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둔 감독들도 여지없이 짐을 싸고 있다. 네덜란드에 1-2로 덜미를 잡혀 4강 문턱에서 탈락한 브라질의 카를루스 둥가 감독은 재계약에 실패했다. 2006년 8월 지휘봉을 잡은 둥가 감독의 계약 기간은 이번 남아공 월드컵까지였다. 최악의 성적을 거둔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벌써 새 감독 선임까지 마쳤다. 프랑스는 조별리그 A조에서 꼴찌(1무 2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6년간 사령탑을 맡아 2006년 독일 월드컵 준우승 등 준수한 성적을 냈던 레몽 도메네크 감독은 자국 의회 청문회에 소환되는 불명예를 겪고 해임됐다. 로랑 블랑 전 지롱댕 보르도 감독이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이탈리아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도 자국에서 거센 비난을 받으며 물러났고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과 조별리그 B조에 함께 속했던 팀 감독들도 마찬가지. 독일 출신의 오토 레하겔 그리스 감독은 포르투갈 출신의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으로 교체됐다. 나이지리아의 라르스 라예르베크 감독도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도 4강 진출 실패 뒤 사임 의사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16강 진출에 실패한 코트디부아르 사령탑 스벤예란 에릭손 감독과 카메룬의 폴 르갱 감독, 호주의 핌 베어벡 감독도 지휘봉을 놓았다. 개최국 남아공 대표팀을 이끌었던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파헤이라 감독도 해임 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16강전에서 아르헨티나에 1-3으로 패한 멕시코의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도 사퇴했다. 한편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룬 일본의 오카다 다케시 감독은 일본축구협회의 유임 부탁에도 명예로운 퇴진을 선택했다.케이프타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축구대표팀 사령탑은 독이 든 성배로 불린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바로 칼바람을 맞기 때문이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둔 감독들도 여지없이 짐을 싸고 있다. 네덜란드에게 1-2로 덜미를 잡혀 4강 문턱에서 탈락한 브라질의 카를루수 둥가 감독은 재계약에 실패했다. 2006년 8월 지휘봉을 잡은 둥가 감독의 계약 기간은 이번 남아공 월드컵까지였다. 최악의 성적을 거둔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벌써 새 감독 선임까지 마쳤다. 프랑스는 조별리그 A조에서 꼴찌(1무 2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6년간 사령탑을 맡아 2006년 독일 월드컵 준우승 등 준수한 성적을 냈던 레몽 도메네크 감독은 자국 의회 청문회에 소환되는 불명예를 겪고 해임됐다. 로랑 블랑 전 지롱댕 보르도 감독이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이탈리아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도 자국에서 거센 비난을 받으며 물러났고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과 조별리그 B조에 함께 속했던 팀 감독들도 마찬가지. 독일 출신 오토 레하겔 그리스 감독은 포르투갈 출신의 페르난도 산투스 감독으로 교체됐다. 나이지리아의 라르스 라예르베크 감독도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도 4강 진출 실패 뒤 사임의사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16강 진출에 실패한 코트디부아르 사령탑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과 카메룬의 폴 르겡 감독, 호주의 핌 베어벡 감독도 지휘봉을 놓았다. 개최국 남아공 대표팀을 이끌었던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파레이라 감독도 해임 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16강전에서 아르헨티나에 1-3으로 패한 멕시코의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도 사퇴했다. 한편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룩한 일본의 오카다 다케시 감독은 일본축구협회의 유임 부탁에도 명예로운 퇴진을 선택했다.케이프타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월드컵요?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았죠."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차두리(30·셀틱)가 4일 남아공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경기장에 아버지 차범근 SBS 해설위원(57)과 함께 나타났다. 그는 이날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8강전을 아버지와 함께 2시간여 동안 공동 해설했다. 부자의 공동 해설은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4년만. 오랜만의 해설이 어색한 듯 그는 머리를 만지면서 쑥스러워했다. ●아버지와 해설 "신나죠" 오랜만의 축구 해설에 대한 소감을 묻자 그는 "아버지가 말을 너무 많이 해 내가 끼어들 틈이 없었다"며 웃었다. 이어 "해설이 재미있다. 선수 신분이기 때문에 부담은 덜하다. 특히 아버지와 함께 보면서 해설하니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독일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그는 독일 대표팀 선수들과 잘 알고 지낸다.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루카스 포돌스키(쾰른), 미로슬라프 클로제, 필리프 람(이상 바이에른 뮌헨)과는 연락하고 지내는 사이. 그는 "독일의 어린 선수들과 함께 운동을 했다. 대회 전부터 메주트 외칠, 토마스 뭘러, 제롬 보아텡 등 어린 선수들이 시즌 때 보여준 대로만 해준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 같았다"며 "그들은 이번 대회에서 한마디로 쿨하게 경기를 한다"고 평가했다. ●월드컵 끝나고 나니 "아쉬움 남죠" 차두리는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이 끝난 뒤 펑펑 울었다. 눈물을 그치지 못하는 모습을 온 국민이 지켜봤다. 그는 "이번 월드컵은 나에게 마지막일지 모른다. 그래서 재미있게 대회를 즐기자고 생각했다. 그런 대회가 끝났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짐을 놓았다는 점이다. 그는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부담감이 많았다. 배낭에 마음의 짐을 싸서 남아공까지 갔다. 너무 큰 짐을 안고 가다 한 순간에 털썩 놓으니 마음이 풀려버렸다"고 밝혔다. 아직 그에게 월드컵의 여운은 그대로 남아있다. 그는 "해설을 위해 경기장에 들어서니 관중들의 함성, 부부젤라 소리, 버스로 도착하는 선수들 모습 등 모두가 낯설지 않다"며 "16강전만 잘 했으면 내가 여기 있을 수도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셀틱으로의 이적 "우승하고 파요" 그는 월드컵이 끝난 뒤 귀국하지 못하고 바로 영국으로 갔다. 스코틀랜드의 셀틱과 입단계약을 맺기 위해서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준우승을 차지한 셀틱은 기성용이 뛰고 있는 팀이다. 그는 "우승을 하고 싶어 셀틱을 택했다"며 "원래 아버지와 함께 우승하고 싶어 K리그 수원 삼성에 가고 싶었는데 아버지가 감독을 그만두면서 생각을 바꿨다"며 웃었다. 함께 팀에서 뛰게 될 후배 기성용에 대해선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그는 "성용이는 현재 적응기일 뿐이다. 팀의 사정상 기용이 안됐을 뿐이다. 감독과 얘기해봤는데 '월드컵 때 했던 것만큼만 하면 문제없다'고 말하며 성용이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2014년에도 태극마크 "계속 달고 싶죠" 그는 이번 월드컵을 말하면서 계속 '마지막'이라는 말을 강조했다. 하지만 속마음까지는 아니었다. 그는 "어떤 선수라도 능력이 되면 뛰고 싶을 것이다. 만약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 대표팀이 날 필요로 한다면 뛰고 싶다"고 말했다. 어느덧 삼십대. 제2의 인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에게는 목표가 하나 있다. 바로 재활치료사. 그는 "공부도 더 하고 싶고 재활에도 관심이 많다"며 "실력 있는 어린 선수들이 부상을 당해 재활을 제때 받지 못하고 그만 두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재활 쪽을 공부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남아공을 출발해 5일 귀국한 그는 "빨리 집에 가서 아내와 딸을 보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케이프타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정말 센세이셔널하네요.”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8강전이 열린 3일 남아공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경기장. 독일이 4-0 완승을 거둔 뒤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차범근 SBS 해설위원은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날 아들인 차두리(셀틱)와 함께 해설을 진행한 차 위원은 취재진에게 “독일 축구가 정말 놀랍지 않냐”며 독일 축구의 발전을 칭찬했다. 10년간 독일에서 활동한 차 위원은 “4-0이라는 점수는 독일이 약팀과 경기했을 때 나올 만한 결과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대승을 거둔 것은 너무 놀랍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오랫동안 독일 축구를 봐 왔는데 독일이 기술적으로 뛰어났다고 할 수 있는 때가 1974년과 1990년 월드컵 정도다. 그 외는 심심한 수비 축구를 했다”며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다시 기술 축구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를 압도했던 원인은 ‘전원 수비-전원 공격’이었다. 차 위원은 “독일은 젊은 선수가 많이 뛰면서 기동력에서 아르헨티나를 눌렀고 미드필드 수 싸움에서도 우월했다. 월드컵같이 큰 대회에서는 수비가 공격을 하고 공격이 수비를 하는 팀이 이긴다. 독일이 그랬다”고 평가했다. 독일 축구가 달라진 원인에 대해 ‘이민 선수들의 포용 및 발전’을 꼽았다. 차 위원은 “예전에는 모두 순수 독일 혈통 선수들만 경기에 나섰다. 이제는 이민 2세들이 대표팀에 들어오면서 팀 컬러를 바꿔주고 있다”고 전했다. 전통적으로 게르만 순혈주의를 강조했던 독일 축구는 2000년대 이후 이민세대 선수들에 의해 변화를 맞았다. 이번 월드컵에 이런 현상이 더 뚜렷하다. 폴란드 출신의 미로슬라프 클로제, 루카스 포돌스키와 브라질의 카카우, 가나의 제롬 보아텡, 튀니지의 자미 케디라, 터키의 메주트 외칠 등이 독일 국기를 가슴에 단 채 뛰고 있다. 대패를 당한 아르헨티나에 대해 차 위원은 “독일 수비수가 덩치가 크고 스피드가 약간 떨어져 아르헨티나의 개인기가 통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운동량에서 월등한 차이가 났다. 카를로스 테베스 외에는 공격 뒤 수비 가담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케이프타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8강전이 열린 3일 남아공 케이프타운. 우승 후보로 꼽힌 양 팀의 대결답게 경기 장소인 그린포인트 경기장 주변은 킥오프 2시간 전부터 일찌감치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케이프타운 시내에서 경기장으로 연결되는 도로는 수만 명의 축구팬으로 메워졌다. 경기장을 향하는 그들의 발길은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거대한 물줄기 같았다. 보통 10분이면 갈 거리였지만 1시간 가까이 소요됐다. 경기장으로 가는, 길고도 느린 행렬에 그 누구도 불만을 나타내지 않았다. 오히려 도로 곳곳에서 응원이 펼쳐지자 걸음을 멈추고 즐겼다.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경기였지만 다른 나라에서 온 팬도 많았다. 엘살바도르 브라질 스위스 일본 남아공 중국 등 전 세계에서 모인 응원단이 행렬에 동참했다. 경기장에서는 양편으로 갈려 응원하는 팬들이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축구라는 이름의 축제를 즐기며 하나가 됐다. 많은 유명 인사도 여기에 동참했다. 할리우드 빅스타인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를 비롯해 남아공 출신 연기자인 샬리즈 시어런, 그룹 롤링스톤스의 리드싱어 믹 재거,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남아공 제이컵 주마 대통령 등도 경기장을 직접 찾아 축구 축제에 가세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승패와 상관없이 아르헨티나와 독일 축구팬도 축제에 어울렸다. 경기장 안에서는 으르렁거리던 양팀 응원단이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구별이 없었다. 아르헨티나 응원단은 8강전 패배의 아쉬움을 떠안았지만 경기장 밖에서 다른 나라의 팬들과 함께 ‘마지막 응원전’을 펼치며 시내를 헤집고 다녔다. 독일 응원단도 경기장 근처 술집을 찾아 상대편 응원단과 맥주잔을 부딪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하루 케이프타운은 단순히 월드컵 개최 도시가 아닌 세계인의 축제 한마당이었다.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남아공 월드컵 4강에 진출하는 팀이 모두 가려진 가운데 스타플레이어들의 명암도 엇갈렸다. 팀의 4강행을 이끌면서 득점왕 경쟁을 펼치는 스타가 있는 반면 리그 득점왕까지 차지했지만 무득점 또는 한 골만 기록한 채 쓸쓸히 짐을 싼 스타도 여럿 나왔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는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기대를 모았던 스타다. 지난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34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메시는 기대에 한참 모자랐고 팀의 4강행도 이끌지 못했다. 메시는 조별리그에서 골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현란한 개인기와 패스로 아르헨티나의 득점 행진을 이끌었다. 4골을 도우며 골 없는 최우수 선수로 뽑힐 가능성마저 보였다. 하지만 아르헨티나가 3일 독일과의 8강전에서 0-4로 참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되면서 체면을 구겼다. 메시는 이날 7번의 슛을 시도한 것을 비롯해 5경기에서 30번이나 골을 노렸지만 끝내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 2위인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마찬가지다. 루니는 국제체육기자연맹(AIPS)이 실시한 남아공 월드컵 득점왕 예상에서 메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골은 물론이고 공격 포인트조차 하나 없이 대회를 마감했다. 브라질의 카카(레알 마드리드)도 강력한 득점왕 후보였지만 4경기에서 8개의 슈팅만 날리는 부진 끝에 무득점에 그쳤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인 코트디부아르의 디디에 드로그바(첼시)와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왕인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디나탈레(우디네세),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도 한 골을 넣은 데 그쳤다. 다비드 비야(바르셀로나)는 스페인의 구세주라고 불릴 만하다. 비야는 파라과이와의 8강전 결승골을 포함해 4경기 연속 골(5골)을 터뜨리며 팀의 6골 중 5골을 책임지는 놀라운 득점력을 보였다. 비야는 A매치 출전 63경기 만에 43골을 기록해 라울 곤살레스가 보유한 역대 스페인 선수 A매치 최다 골(102경기 44골) 기록 경신을 앞두고 있다. 유로 2008 득점왕(4골)에 올랐던 비야는 이번 대회를 통해 골잡이로서 명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각오다. 네덜란드의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 밀란)의 기세도 무섭다. 스네이더르는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0-1로 뒤진 상황에서 동점골은 물론이고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4골을 기록한 스네이더르는 네덜란드가 5전 전승으로 4강까지 나아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브라질전 이전 2골 또한 승리를 이끈 결승골이었다. 일본과의 조별리그 2차전(1-0 승) 결승골에 이어 슬로바키아와의 16강전(2-1 승)에서도 1골 1도움을 올리며 네덜란드의 확실한 승리 보증수표가 됐다. 독일 미로슬라프 클로제(바이에른 뮌헨)의 월드컵 통산 최다 골(15골·브라질 호나우두) 신기록 도전에도 눈길이 쏠린다. 아르헨티나와의 8강전에서 2골을 넣은 클로제는 대회 4호, 통산 14호를 기록해 기록 작성에 2골만을 남겨뒀다.케이프타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이제 4팀만 남았다. 8강전만 하더라도 남미의 강세가 예상됐지만 결국 남미 한 팀, 유럽 세 팀이 살아남았다. 첫 우승을 노리는 스페인과 네덜란드, 우승 경험만 3차례인 독일, 남미의 마지막 희망 우루과이 중 어느 팀이 결승에 오를지 주목된다.○ 스페인만 만나면 기가 사는 독일 월드컵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하는 스페인은 대회 원년인 1930년 우루과이 대회 이후 이번 대회까지 13번 본선에 올랐다. 하지만 1950년 브라질 대회에서의 4위가 최고 성적일 정도로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반면 독일은 세 차례(1954, 1974, 1990년) 우승과 네 차례 준우승, 세 차례 3위를 차지했다. 스페인은 월드컵 본선에서 한 번도 독일을 이겨 보지 못했다. 독일과 세 차례 맞붙어 1무 2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역대 A매치 전적도 독일이 9승 6무 5패로 스페인을 앞서고 있다. 공격에서 양 팀은 막상막하의 접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인은 5골로 이번 대회 득점 부문 1위를 달리는 골잡이 다비드 비야를 비롯해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이상 바르셀로나) 등이 버티고 있다. 독일도 4골을 기록 중인 미로슬라프 클로제(바이에른 뮌헨) 등 공격수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어 화끈한 골 전쟁을 기대하게 한다. ○ 네덜란드, 공격에서 우루과이 압도 우루과이는 네덜란드를 한 번 만나 패한 아픈 기억(1974년 0-2 패)이 있다. 남미팀 중 유일하게 준결승에 오른 우루과이는 36년 만에 설욕 기회를 잡았다. 우루과이는 1930, 1950년 대회에서 우승했다. 네덜란드는 1974, 1978년 대회에서 준우승에 오른 것이 최고다. 우루과이는 간판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가 가나와의 8강전에서 퇴장을 당해 4강전에 결장하기 때문에 전력에 큰 공백이 생겨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에게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 반면 네덜란드는 네 골을 올린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 밀란)가 버티고 있는 가운데 로빈 판페르시(아스널), 디르크 카위트(리버풀),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 등 삼각편대가 건재해 화력에서 앞서고 있다.}
이제 4팀만 남았다. 8강전만 하더라도 남미의 강세가 예상됐지만 결국 남미 한 팀, 유럽 세 팀이 살아남았다. 첫 우승을 노리는 스페인과 네덜란드, 우승 경험만 3차례인 독일, 남미의 마지막 희망 우루과이 중 어느 팀이 결승에 오를지 주목된다. ●스페인만 만나면 기가 사는 독일 월드컵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하는 스페인은 대회 원년인 1930년 우루과이 대회 이후 이번 대회까지 13번 본선에 올랐다. 하지만 1950년 브라질 대회에서의 4위가 최고 성적일 정도로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반면 독일은 세 차례(1954, 1974, 1990년) 우승과 네 차례 준우승, 세 차례 3위를 차지했다. 스페인은 월드컵 본선에서 한 번도 독일을 이겨보지 못했다. 독일과 세 차례 맞붙어 1무 2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역대 A매치 전적도 독일이 9승 6무 5패로 스페인을 앞서고 있다. 공격에서 양 팀은 막상막하의 접전을 펼칠 전망이다. 스페인은 5골로 이번 대회 득점 부문 1위를 달리는 골잡이 다비드 비야를 비롯해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이상 바르셀로나) 등이 버티고 있다. 독일도 4골을 기록 중인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토마스 뮐러(이상 뮌헨) 등 공격수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어 화끈한 골 전쟁을 기대하게 한다. ●네덜란드 공격에서 우루과이 압도 우루과이는 네덜란드를 한 번 만나 패한 아픈 기억(1974년 0-2 패)이 있다. 남미팀 중 유일하게 준결승에 오른 우루과이는 36년 만에 설욕 기회를 잡았다. 우루과이는 1930년, 1950년 대회에서 우승했다. 네덜란드는 1974년, 1978년 대회에서 준우승에 오른 것이 최고다. 우루과이는 간판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가 가나와의 8강전에서 퇴장을 당해 4강전에 결장하기 때문에 전력에 큰 공백이 생겨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 반면 네덜란드는 네 골을 올린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밀란)가 버티고 있는 가운데 로빈 판페르시(아스널), 디르크 카위트(리버풀),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 등 삼각편대가 건재해 화력에서 앞서고 있다.케이프타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정말 센세이셔널하네요."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8강전이 열린 4일 남아공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경기장. 독일이 4-0 완승을 거둔 뒤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차범근 SBS해설위원은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날 아들인 차두리(셀틱)와 함께 해설을 진행한 차 위원은 취재진에게 "독일 축구가 정말 놀랍지 않냐"며 독일 축구의 발전을 칭찬했다. 10년간 독일에서 활동한 차 위원은 "4-0이라는 점수는 독일이 약팀과 경기했을 때 나올 만한 결과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대승을 거둔 것은 너무 놀랍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오랫동안 독일 축구를 봐왔는데 독일이 기술적으로 뛰어났다고 할 수 있는 때가 1974년과 1990년 월드컵 정도다. 그 외는 심심한 수비 축구를 했다"며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다시 기술 축구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를 압도했던 원인은 '전원 수비-전원 공격'이었다. 차 위원은 "독일은 젊은 선수들이 많이 뛰면서 기동력에서 아르헨티나를 눌렀고 미드필드 수 싸움에서도 우월했다. 월드컵 같이 큰 대회에서는 수비가 공격을 하고 공격이 수비를 하는 팀이 이긴다. 독일이 그랬다"고 평가했다. 독일 축구가 달라진 원인에 대해 '이민 선수들의 포용 및 발전'을 꼽았다. 차 위원은 "예전에는 모두 순수 독일 혈통 선수들만 경기에 나섰다. 이제는 이민 2세들이 대표팀에 들어오면서 팀 컬러를 바꿔주고 있다"고 전했다. 전통적으로 게르만 순혈주의를 강조했던 독일 축구는 2000년대 이후 이민세대 선수들에 의해 변화를 맞았다. 이번 월드컵에 이런 현상이 더 뚜렷하다. 폴란드 출신 미로슬라프 클로제, 루카스 포돌스키와 브라질의 카카우, 가나의 제롬 보아텡, 튀니지의 자미 케디라, 터키의 메주트 외칠 등이 독일 국기를 가슴에 단 채 뛰고 있다. 대패를 당한 아르헨티나에 대해 차 위원은 "독일 수비수가 덩치가 크고 스피드가 약간 떨어져 아르헨티나의 개인기가 통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운동량에서 월등한 차이가 났다. 카르로스 테베스 외에는 공격 뒤 수비 가담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독일의 이번 월드컵 우승 확률은 얼마나 될까? 차 위원은 "지금으로선 독일의 젊은 선수들의 사기를 꺾기는 어려워 보인다. 독일이 오늘 같은 경기를 펼친다면 충분히 우승이 가능하다"고 웃었다.케이프타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4일 독일과 아르헨티나 8강전이 끝난 뒤 발표된 최우수선수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2골을 넣은 미로슬라프 클로제(바이에른 뮌헨)가 아니었다. 스페인과 파라과이의 8강전 최우수선수의 타이틀도 결승골을 넣은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바르셀로나)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최우수선수로 뽑힌 주인공은 독일의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뮌헨)와 스페인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였다. 독일이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등이 버틴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무실점으로 완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미드필드의 중심인 슈바인슈타이거 덕분이다. 슈바인슈타이거는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1만 1268m를 뛰었다. 압박의 척도인 공을 소유하지 않은 채 뛴 거리도 가장 많은 5207m에 달했다. 팀에서도 가장 많은 패스(84회)를 시도하며 공격과 수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전반에는 공격 가담보다는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차단하는 데 힘썼다. 메시에게 연결되는 패스를 사전에 미리 막아내며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수비 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팀에 도움을 줬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터진 토마스 뮐러(뮌헨)의 골은 슈바인타이거의 프리킥에서 나왔다. 세트플레이에서는 전담 키커로 나서 공격의 시발점을 맡았다. 슈바인슈타이거가 허리라인을 책임진 독일은 아르헨티나의 역습과 반격에 흔들리지 않고 골세례를 이어갈 수 있었다. 스페인의 60년만의 4강 진출은 이니에스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결승골을 터트린 비야의 골은 이니에스타가 만들어 낸 것. 역시 스페인의 허리의 핵심인 이니에스타는 현란한 드리블과 함께 송곳 같은 패스를 일품. 그는 이날 약 20m 가량 드리블 돌파로 파라과이의 수비진을 혼란에 빠뜨렸고 페드로(바르셀로나)의 연결 패스를 받은 비야의 골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니에스타는 이날 사비(1만 989m)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가장 많이 뛴 거리(1만 293m)를 자랑하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54개의 패스를 시도해 45개를 성공하며 공격을 이끌었다.케이프타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남아공 월드컵 4강에 진출하는 팀이 모두 가려진 가운데 스타플레이어들의 명암도 엇갈렸다. 팀의 4강행을 이끌면서 득점왕 경쟁을 펼치는 스타도 있는 반면 리그 득점왕까지 차지했지만 무득점 또는 한 골만 기록한 채 쓸쓸히 짐을 싼 스타도 여럿 나왔다. ●메시-루니 득점왕 출신의 무득점 수모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는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기대를 모았던 스타다.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34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메시는 기대에 한참 모자랐고 팀의 4강행도 이끌지 못했다. 메시는 조별리그에서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현란한 개인기와 패스로 아르헨티나의 득점 행진을 이끌었다. 4골을 도우며 골 없는 최우수 선수로 뽑힐 가능성마저 보였다. 하지만 아르헨티나가 4일 독일과의 8강전에서 0-4로 참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되면서 체면을 구겼다. 메시는 이날 7번의 슛을 시도한 것을 비롯, 5경기에서 30번이나 골을 노렸지만 끝내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 2위인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마찬가지다. 루니는 국제체육기자연맹(AIPS)이 실시한 남아공 월드컵 득점왕 예상에서 메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골은 물론 공격 포인트조차 하나 없이 대회를 마감했다. 브라질의 카카(레알 마드리드)도 강력한 득점왕 후보였지만 4경기에서 8개의 슈팅만 날리는 부진 끝에 무득점에 그쳤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인 코트디부아르의 디디에 드로그바(첼시)와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왕인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디나텔레(우디네세),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도 한 골을 넣은데 그쳤다. ●비야-클로제-스네이더르 득점왕 경쟁 다비드 비야(바르셀로나)는 스페인의 구세주라 불릴 만하다. 비야는 파라과이와의 8강전 결승골을 포함해 4경기 연속 골(5골)을 터트리며 팀의 6골 중 5골을 책임지는 놀라운 득점력을 보였다. 비야는 A매치 출전 63경기 만에 43골을 기록해 라울 곤살레스가 보유한 역대 스페인 선수 A매치 최다 골(102경기 44골) 기록 경신을 앞두고 있다. 유로 2008 득점왕(4골)에 올랐던 비야는 이번 대회를 통해 골잡이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각오다. 네덜란드의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밀란)의 기세도 무섭다. 스네이더르는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0-1로 뒤진 상황에서 동점골은 물론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4골을 기록 중인 스네이더르는 네덜란드가 5전 전승으로 4강까지 나아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브라질전 이전 2골 또한 승리를 이끈 결승골이었다. 일본과 조별리그 2차전(1-0 승) 결승골에 이어 슬로바키아와 16강전(2-1 승)에서도 1골 1도움을 올리며 네덜란드의 확실한 승리 보증수표가 됐다. 독일 미로슬라프 클로제(바이에른 뮌헨)의 월드컵 통산 최다 골(15골·브라질 호나우두) 신기록 도전에도 눈길이 쏠린다. 아르헨티나와의 8강전에서 2골을 넣은 클로제는 대회 4호, 통산 14호를 기록해 기록 작성에 2골을 남겨뒀다.케이프타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브라질과 네덜란드의 8강전이 열린 2일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경기장. 이날 경기는 아르헨티나와 독일의 8강전과 함께 월드컵 최대 빅매치로 꼽혔던 만큼 경기 시작 전부터 양팀 응원단의 열기가 경기장에 가득했다. 오렌지색 네덜란드 응원단과 노란색 브라질 응원단은 포트엘리자베스 공항에서부터 응원전을 펼치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경기장은 월드컵이 막이 오른 뒤 일곱 경기 만에 처음으로 4만2000여 석의 만원 관중을 품에 안았다. 밝은 햇볕을 받은 관중석은 흡사 오렌지색과 노란색의 물감이 뿌려진 한 폭의 유화 같았다. 표를 구하지 못한 수만 명의 팬은 경기장 밖과 시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에서 응원을 펼치며 경기장에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다. 이날 경기는 응원단의 팽팽한 긴장감을 동반한 열띤 응원전과 호흡을 함께하듯 90분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하지만 운명의 여신은 90분 내내 경기를 압도한 브라질 대신 네덜란드의 손을 들어주었다. 네덜란드는 이날 전반에 0-1로 뒤지다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 밀란)의 결승골 덕택에 브라질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네덜란드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4강에 진출했다. 또 당시 4강에서 승부차기의 마지막 키커로 나서 브라질의 4-2 승리를 이끌었던 카를루스 둥가 감독에게도 톡톡히 설욕했다. 경기 초반 주도권은 네덜란드가 아니라 브라질이었다. 전반 10분 호비뉴(산투스)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브라질은 계속 네덜란드의 골문을 두드렸다. 브라질의 현란한 개인기와 빠른 패스에 네덜란드는 고전했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정적인 기회에 골을 만들었다.네덜란드는 후반 8분 스네이더르가 골대로 길게 올려준 공을 브라질의 펠리피 멜루(유벤투스)가 걷어내려고 헤딩한 것이 자기 진영으로 들어가면서 동점골을 만들었다. 이때부터 승리의 여신은 네덜란드 편이었다. 후반 23분 코너킥 상황에서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이 올린 공이 디르크 카위트(리버풀)의 머리를 맞은 후 뒤로 흐르자 스네이더르가 다시 헤딩으로 정확하게 골대 왼쪽으로 꽂아 넣었다. 네덜란드는 후반 28분 브라질 멜루가 로번을 발로 가격해 퇴장을 당하면서 12년 만의 복수극에 마침표를 찍었다.포트엘리자베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동영상 다시보기=세계최강 브라질 네덜란드에 역전패}
《지난달 11일부터 30일까지 쉼 없이 축구팬들을 열광시켰던 남아공 월드컵이 8강전을 앞두고 이틀간 휴식기간을 가졌다. 축구팬에게는 휴식일지 몰라도 8강에 진출한 팀들은 각자의 베이스캠프에서 4강 진출을 위해 땀방울을 흘렸다. 특히 3일 오후 11시 맞붙는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훈련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프리토리아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두 팀의 훈련 현장을 둘러봤다.》 ○ 쇼를 하듯 여유 만만한 독일 독일의 훈련장인 슈퍼 스타디움은 아르헨티나의 훈련장인 하이퍼포먼스 고등학교와 20km 남짓 떨어져 있다. 1일 찾은 훈련장에는 독일대표팀이 도착하기도 전에 150여 명의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었다. 다른 훈련장과 다른 점은 응원단이 훈련을 보러 찾아온 것. 이들은 경기장 관중석에 자리 잡고 대표팀이 오기도 전에 응원가를 부르며 흥을 돋우었다. 대표팀이 한두 명씩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응원단은 선수의 이름을 부르며 환호했다. 선수들이 등장하는 모습은 마치 쇼에서 사회자가 선수 이름을 부르면 기다렸다는 듯이 등장하는 풍경과 흡사했다. 선수들도 이런 모습이 익숙한 듯 손을 흔들며 그라운드로 뛰어나갔다. 독일 요아힘 뢰프 감독은 응원단의 환호에 두 손을 번쩍 들면서 화답하기도 했다. 이들은 훈련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도 아르헨티나의 심기를 건드리는 발언을 하며 여유 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뢰프 감독은 아르헨티나의 간판스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에 대해 “메시는 이번 월드컵에서 골을 넣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다른 선수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비꼬았다. 주장인 필리프 람(바이에른 뮌헨)은 “아르헨티나는 지는 방법을 모른다. 우리가 이번에 가르쳐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메시의 감기 소식에 조용한 아르헨티나 2006년 독일 월드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독일에 졌던 아르헨티나의 훈련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1일 훈련에 참가했던 메시는 2일 훈련에는 잠깐 모습을 나타낸 뒤 사라졌다.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이 메시가 감기 증상을 호소하자 휴식 차원에서 호텔로 돌려보낸 것. 메시의 감기 소식에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물론이고 200여 명의 취재진은 술렁였다. 비록 이번 대회에서 한 골도 넣지 못했지만 메시가 대표팀에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메시의 훈련 불참은 항상 시끌벅적했던 아르헨티나 훈련장 분위기를 조용하게 만들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대변인은 “메시를 감기 예방 차원에서 돌려보낸 것뿐이다. 혼자 체육관에서 훈련했다”고 말했지만 메시의 상태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주전 선수 11명과 후보 선수들이 가진 미니게임에서는 메시의 빈자리를 하비에르 파스토레(팔레르모)가 채웠다. 나머지 주전 선수들은 멕시코와의 16강전에 선발 출전했던 선수들이었다. 마라도나 감독은 골키퍼 역할을 자처하면서 분위기를 북돋우려 했지만 그토록 아끼던 메시의 빈자리가 커보였는지 표정은 밝지 않았다.프리토리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8강 모두가 우승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최후에 웃는 자는 한 팀뿐.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각 팀에서 승패의 열쇠를 쥔 선수는 누구일까. 해결사도 중요하지만 해결사가 기회를 잡을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키플레이어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들의 활약에 팀의 운명이 달렸다. 남아공 월드컵 8강팀의 키플레이어를 살펴봤다. 8강 진출국 중 가장 눈에 띄는 키플레이어는 단연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브라질의 카카(레알 마드리드)다.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한 골도 터뜨리지 못했지만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와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등 공격수들에게 골 찬스를 만들어주며 도움을 4개나 기록했다. 아르헨티나의 상대팀들은 메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봉쇄하느냐에 승패가 걸려 있는 상황이다. 브라질의 중원을 책임지는 카카도 메시에 비견될 만한 존재다. 카카는 자로 잰 듯한 패스로 브라질의 공격을 이끌며 간간이 쏘는 슛도 위협적이다. 도움 3개를 기록했지만 메시와 마찬가지로 아직 골 맛을 보진 못했다.독일에서는 중원을 지휘하는 메주트 외칠(브레멘)이 눈에 띈다. 공격 포인트(1골 2도움)에서는 토마스 뮐러(뮌헨)나 루카스 포돌스키(쾰른)에게 밀리지만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나 존재감은 단연 최고다. 둔탁하던 독일 축구를 산뜻하고 다채롭게 변화시킨 주역으로 꼽히고 있다. ‘무적함대’ 스페인호의 조타수는 사비 에르난데스(바르셀로나)가 맡고 있다. 사비는 포르투갈과의 16강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다비드 비야(바르셀로나)를 제치고 최우수 선수로 뽑혔다. 중원 사령관인 사비는 비야의 결승골을 배달한 것뿐만 아니라 이날 105차례의 패스를 시도해 91차례(성공률 86.7%)나 성공시키며 스페인에 승리를 안겼다.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16강에 이어 8강에 진출한 가나에는 아사모아 기안(스타드 렌)이 있다. 기안은 미드필드의 핵심인 마이클 에시엔(첼시)이 부상으로 나서지 못하면서 해결사 역할은 물론 선수들을 이끄는 책임까지 맡았다. 많은 활동량과 순간적인 스피드를 자랑하는 기안은 미국과의 16강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네덜란드의 공격형 미드필더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 밀란)는 조별리그 일본전에서 결승골, 16강전에서 쐐기골을 터뜨렸다.파라과이에는 엔리케 베라(리가 데키토)라는 베테랑 미드필더가 있다. 베라는 강철 체력을 바탕으로 경기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팀의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조별리그 슬로바키아전에서 직접 골을 넣기도 했다. 우루과이에는 많은 해결사가 있지만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의 존재는 특별하다. 포를란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비견될 정도로 공수를 조율하면서 팀을 이끌고 있다. 공격수들에게 골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은 물론 두 골을 넣으며 해결사 역할도 겸하고 있다.요하네스버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16강전이 열린 30일 남아공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경기장. 관중은 스페인의 등번호 ‘7번’이 공을 잡을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다. 등번호 ‘7번’은 스페인에는 특별한 존재다. ‘살아있는 전설’인 골잡이 라울 곤살레스의 등번호였기 때문이다. 이 귀중한 등번호를 물려받아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다비드 비야(바르셀로나)다. 스페인은 이날 비야의 결승골로 포르투갈을 1-0으로 꺾었다. 이로써 비야는 4골을 기록하며 곤살로 이과인(아르헨티나), 16강에서 탈락한 슬로바키아의 로베르트 비테크와 함께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비야는 스페인의 ‘새로운 전설’로 불릴 만했다. 비야는 사비 에르난데스, 이니에스타(이상 바르셀로나), 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 등과 호흡을 맞춰 귀중한 골을 터뜨렸다. 스페인이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10전 전승으로 본선 진출권을 따내는 데 비야의 활약은 절대적이었다. 비야는 10경기 중 7경기에 나서 7골을 넣어 스페인이 올린 28골의 25%를 혼자 해결했다. 월드컵 본선에서도 스페인이 얻은 5골 중 4골을 쓸어 담으며 스페인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온두라스와의 조별리그에서는 두 골을 넣었다. 비야는 어디서나 날카로운 중거리 슛을 날렸고 동료 머리 위에 정확히 연결되는 크로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비야의 활약으로 스페인은 조 1위를 차지해 16강에서 우승 후보 브라질을 피할 수 있었다. 이날 양 팀은 무수한 슛을 날리며 공방전을 벌이면서 일진일퇴를 거듭했다. 비야는 후반 18분 포르투갈 골대 앞에서 사비 에르난데스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왼발슛을 날렸고 골키퍼를 맞고 나온 공을 놓치지 않고 다시 차 골망을 흔들었다. 비야가 월드컵 역사에 단 세 번만 있는 우승-득점왕(1978년 아르헨티나·마리오 켐페스, 1982년 이탈리아·다이엘레 데 로시, 2002년 브라질·호나우두)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요하네스버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분위기가 조금 가라앉은 게 사실이죠.” 남아공 월드컵이 최근 잇따른 오심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국제축구연맹(FIFA)이 29일 남아공 프리토리아 오덴달 고등학교에서 심판 훈련 현장을 공개했다. 최근의 논란을 반영하듯 400여 명의 취재진이 현장을 찾아 이들의 훈련을 지켜봤다. 두 개의 운동장에서 나눠 열린 훈련에서 부부젤라 소리를 스피커로 크게 틀어 실제 경기장 분위기를 자아냈다. 현지 대학 축구선수들이 나와 프리킥, 패스 등 실제 상황을 재현했고 심판들은 조를 이뤄 판정 훈련을 반복했다. 이날 훈련에는 한국인 심판으로는 유일하게 이번 월드컵에 참여한 정해상 국제심판(39·사진)도 참가했다. 정 심판은 조별리그 우루과이-프랑스, 스페인-온두라스, 파라과이-뉴질랜드 등 3경기에서 부심으로 활약했다. 1시간 30여 분간의 훈련을 마친 뒤 만난 그는 “최근 오심 논란 때문에 심판들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 각자 자부심 때문에 직접 언급을 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FIFA는 심판들의 사기 진작에 크게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정 심판은 전했다. 오심 방지를 위한 비디오 판독과 스마트볼 도입에 대해 정 심판은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정 심판은 “축구같이 흐름이 중요한 경기에서 비디오 판독이 도입된다면 경기 자체의 재미가 반감된다. 스마트볼도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FIFA에서 도입을 꺼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120여 명의 심판 사이에서 정 심판은 또 다른 태극전사다. 정 심판은 한국의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에 배정됐던 심판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공정한 심판을 부탁했다. 정 심판은 “아르헨티나전에서 부심을 맡았던 벨기에 심판이 찾아와 ‘두 번째 골이 오프사이드였는데 깃발을 들지 않은 것은 실수였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우루과이전 주심을 봤던 독일 심판이 ‘한국은 운이 없었던 것 같다. 정말 좋은 경기를 했는데 아쉽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경기 진행에 방해가 될 정도로 시끄러운 부부젤라의 규제에 대해 정 심판은 “90분간 그라운드에 있다 보면 귀가 멍할 정도다. 경기를 뛰는 선수들도 서로 간에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 정도로 문제가 있긴 하다”며 “그래도 FIFA에서 인정을 한 만큼 경기의 일부분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8강전 부심으로 배정된 정 심판은 “월드컵에서 자국 심판이 있고 없고는 아주 큰 차이다. 한국에서도 부심뿐 아니라 주심이 나와야 한다”며 심판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16강전 오심심판들 8강전 제외 한편 잉글랜드-독일의 16강전 호르헤 라리온다 심판(우루과이)과 아르헨티나-멕시코의 16강전 로베르토 로세티 심판(이탈리아)은 이날 훈련에 참여하지 않았다. 호세 아란다 FIFA 심판위원장은 “두 심판은 회복 훈련 중이다. 오늘 훈련에 나오지 않은 것은 개인 의사에 따른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8강전부터 심판 배정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프리토리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일본-파라과이 16강전: 전반 20분 일본의 마쓰이 다이스케가 파라과이 골문으로부터 30m 중앙에서 오른발로 공을 강하게 감아 찼다. 하지만 공은 크로스바를 흔드는 데 그쳤다. 전반 34분 일본은 중앙선에서 2 대 1 패스로 전진한 뒤 혼다 게이스케에게 공을 넘겼다. 혼다는 강력한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한국-우루과이 16강전: 전반 5분 박주영이 페널티 지역 왼쪽 밖에서 프리킥을 했다. 수비벽 사이로 절묘하게 날아간 공은 골키퍼가 손을 쓰지 못한 채 골대 왼쪽을 향했다. 하지만 골대를 맞히며 튕겨 나왔다. 후반 종료 4분 전 오프사이드 트랙을 뚫고 골키퍼와 1 대 1 상황을 만든 이동국은 골키퍼 다리 사이로 공을 찼다. 골키퍼를 맞고 힘없이 흐르던 공을 수비수가 걷어냈다. “잘 싸웠지만 골 결정력이 아쉬웠다.” 한국과 일본의 16강전이 끝난 뒤 외신들이 두 팀을 평가한 문장은 비슷했다. 발목을 잡은 원인으로 ‘골 결정력’을 하나같이 꼽았다. 한국은 지난달 26일 우루과이를 맞아 1-2로 패했고 일본도 29일 파라과이를 상대로 연장까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5로 졌다. 조별리그 세 경기 동안 한국은 5골(6실점)을 터뜨렸고 일본은 4골(2실점)을 넣었다. 괜찮은 득점력이다. 하지만 16강전에서 두 팀은 조별리그에서만큼의 골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을 맞은 우루과이는 조별리그 3경기 동안 무실점의 그물 수비를 보였다. 조별리그 32개 팀 중 무실점은 유일하다. 프랑스를 맞아 한 명이 퇴장당해 10명이 싸우면서도 무실점으로 버텼다. 파라과이도 수비에 일가견이 있는 팀이다. 이탈리아에 1점만 허용했고 공격력이 막강한 슬로바키아를 맞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두 팀 모두 수비가 강했다. 한국과 일본은 공격만 강한 팀을 상대로는 골 결정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을 시도하는 팀을 상대로는 제대로 공격의 물꼬를 트지 못했다. 조별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박주영은 물론 일본의 혼다도 우루과이와 파라과이의 그물 수비에 걸려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일본과 한국의 16강전을 모두 봤던 영국 가디언의 사이먼 버튼 기자는 “두 팀 모두 ‘원샷-원킬’ 스트라이커가 없었다. 다음 대회에서 8강 이상을 목표로 한다면 기회가 왔을 때 승부를 결정지을 공격수가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프리토리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분위기가 조금 가라앉은 게 사실이죠." 남아공 월드컵이 최근 잇따른 오심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국제축구연맹(FIFA)이 29일 남아공 프리토리아 오덴달 고등학교에서 심판 훈련 현장을 공개했다. 최근의 논란을 반영하듯 400여 명의 취재진이 현장을 찾아 이들의 훈련을 지켜봤다. 두 개의 운동장에서 나눠 열린 훈련에서 부부젤라 소리를 스피커로 크게 틀어 실제 경기장 분위기를 자아냈다. 현지 대학축구선수들이 나와 프리킥, 패스 등 실제 상황을 재현했고 심판들은 조를 이뤄 판정 훈련을 반복했다. 이날 훈련에는 한국인 심판으로는 유일하게 이번 월드컵에 참여한 정해상 국제심판(39)도 참가했다. 정 심판은 조별리그 우루과이-프랑스, 스페인-온두라스, 파라과이-뉴질랜드 등 3경기에서 부심으로 활약했다. 1시간 30여분간의 훈련을 마친 뒤 만난 그는 "최근 오심 논란 때문에 심판들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 각자 자부심 때문에 직접 언급을 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FIFA는 심판들의 사기 진작에 크게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정 심판은 전했다. 오심 방지를 위한 비디오 판독과 스마트 볼 도입에 대해 정 심판은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정 심판은 "축구같이 흐름이 중요한 경기에서 비디오 판독이 도입된다면 경기 자체의 재미가 반감된다. 스마트 볼도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FIFA에서 도입을 꺼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120여 명의 심판들 사이에서 정 심판은 또 다른 태극전사다. 정 심판은 한국의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에 배정됐던 심판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공정한 심판을 부탁했다. 정 심판은 "아르헨티나전에서 부심을 맡았던 벨기에 심판이 찾아와 '두 번째 골이 오프사이드였는데 깃발을 들지 않은 것은 실수였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우루과이전 주심을 봤던 독일 심판이 '한국은 운이 없었던 것 같다. 정말 좋은 경기를 했는데 아쉽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경기 진행에 방해가 될 정도로 시끄러운 부부젤라에 규제에 대해 정 심판은 "90분간 그라운드에 있다 보면 귀가 멍할 정도다. 경기를 뛰는 선수들도 서로 간에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 정도로 문제가 있긴 하다"며 "그래도 FIFA에서 인정을 한 만큼 경기의 일부분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8강전 부심으로 배정된 정 심판은 "월드컵에서 자국 심판이 있고 없고는 아주 큰 차이다. 한국에서도 부심뿐만 아니라 주심이 나와야 한다"며 심판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오심 논란의 주인공인 잉글랜드-독일의 16강전 조지 라리온다 심판(우루과이)과 아르헨티나-멕시코의 16강전 로베르토 로세티 심판(이탈리아)은 훈련에 참여하지 않았다. 많은 취재진들이 이에 대해 질문을 퍼붓자 호세 아란다 FIFA 심판위원장은 "그 두 심판은 회복 훈련 중이다. 오늘 훈련은 개인 의사에 따라 나오지 않았다"고 대답했다.프리토리아=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사상 첫 월드컵 본선 8강의 길목은 험난했다.29일 남아공 프리토리아 로프투스 페르스펠트 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 파라과이의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 양 팀 모두 지금까지 월드컵에서 16강이 최고 성적. 1998년 첫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일본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했다. 파라과이는 월드컵 본선에 7번 진출해 3번 16강에 올랐지만 8강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앉았다.양 팀 모두 8강 진출의 염원에 긴장한 탓인지 90분간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 팀은 승부차기 끝에 파라과이가 5-3으로 이기며 8강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 16강전 중 처음으로 승부차기에서 승부가 갈렸다.이날 일본의 8강 진출의 역사를 지켜보기 위해 조별리그 경기보다 훨씬 많은 일본 응원단이 경기장을 찾았다. 일본의 전 축구국가대표 나카타 히데토시도 경기장을 찾아 “일본 축구의 역사적인 현장을 보기 위해 왔다”며 8강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전반 양 팀 모두 몇 번의 골 기회를 잡았지만 쉽게 골을 만들지는 못했다. 선제점을 주지 않으려는 듯 서로 조심스러운 플레이에 치중했다. 후반 양 팀은 선수교체를 통해 승부수를 띄웠다. 선수교체도 양 팀의 득점력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연장전에 돌입한 양 팀은 바닥을 드러낸 체력으로 인한 골 결정력 부족으로 골 기회를 번번이 날려버렸다. 지루한 공방이 계속되자 관중은 파도타기 응원으로 지루함을 벗어나 보려 했다. 그마저도 중간에 끊기기 일쑤였다. 관중석에는 빈자리가 점점 늘어갔다.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파라과이가 선축을 했고 양 팀이 모두 첫 골을 성공시켰다. 운명은 세 번째 키커에서 갈렸다. 파라과이는 세 번째 키커가 성공시킨 반면 일본의 고마노 유이치가 골문 왼쪽 위를 노려 강하게 찬 슛은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나갔다. 결국 파라과이는 5번째 키커가 골을 성공시키며 사상 첫 8강 진출의 감격을 맛봤다.프리토리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