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휘

강성휘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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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알못'의 여의도 고군분투기

yolo@donga.com

취재분야

2025-11-22~2025-12-22
정치일반83%
정당10%
국회7%
  • 대마초 상습 흡연 유명 힙합가수·아이돌 멤버 등 무더기 적발

    대마초를 상습적으로 피워온 유명 힙합가수와 아이돌 그룹 멤버가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힙합 경연 프로그램 준우승 경력의 힙합가수 A 씨(24)등 10명을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입건된 이들 중에는 2011년 모 케이블 방송의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자와 유명 남자 아이돌그룹 멤버, 연예인 지망생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3월 사우나에서 다른 손님들의 사물함 열쇠를 훔쳐 금품을 훔치려던 작곡가 B 씨(24)가 경찰에 붙잡히면서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피의자 B 씨의 동공이 풀려 있고 횡설수설 하는 점을 수상히 여겨 마약 검사를 실시한 결과 대마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B 씨를 추궁해 대마초를 함께 피워온 나머지 공범 9명도 추가로 붙잡았다.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두세 명씩 모여 서로의 집을 돌아다니며 상습적으로 대마를 피운 것으로 밝혀졌다. 대마는 이태원 클럽에서 만난 외국인이나 인터넷에서 구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이 대마초를 구입한 장소 등에 대해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강성휘기자 yolo@donga.com}

    • 201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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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바일 얌체族’ 신종 꼼수에 속타는 업체

    “거봐, 되잖아.” 지난 주말 서울의 한 멀티플렉스 극장. 검표를 마친 20대 남성 6명이 수군대는 소리에 아르바이트생 이모 씨(25·여)는 재빨리 고객들을 쫓았다. “티켓을 한 번 더 확인하겠다”는 이 씨의 요청에 고객들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이들은 스마트폰으로 영화표를 예매한 뒤 좌석 정보가 담긴 화면만 저장해두곤 예매를 취소한 ‘얌체 손님’들이다. 이 씨는 “이런 고약한 손님을 적발한 게 이번 주에만 벌써 4번째”라며 “입장객들이 한꺼번에 몰릴 때면 스마트폰 화면을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해 그냥 들여보낼 때도 적지 않다”고 한숨을 쉬었다. 최근 ‘모바일 얌체족(族)’이 늘고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앱)을 활용한 예약, 결제 서비스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것이다. 공짜로 기차를 타는 ‘무임승차족’도 그중 하나다. 서울에서 세종시에 있는 대학으로 통학하는 김모 씨(26)는 “돈을 내고 기차를 탄 적이 거의 없다”고 자랑했다. 김 씨가 쓰는 방법은 예약 후 기차 출발 전에 취소하기다. 그는 한때 아예 표를 끊지 않고 무임승차하는 방법을 써왔지만 차 안에서 검표하던 승무원에게 적발돼 혼쭐이 난 뒤로는 표를 끊었다가 취소하고 탄다. 그 대신 스마트폰에 나오는 예매 화면을 저장하면 마치 표를 끊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걸릴 염려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김 씨는 “내 주위에도 비슷한 수법을 쓰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행위는 엄연한 불법. 하지만 걸리면 “취소되었는지 몰랐다”고 잡아떼면 현장에선 어쩔 수 없이 다시 구매하라고 할 수밖에 없다. 모바일 앱에서 손가락 한 번의 실수로 취소될 수 있기 때문. 결국 안 걸리면 무사히 공짜로 영화도 보고 기차도 탈 수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당할 수만은 없는 법. 업체들도 나름대로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극장에서는 스마트폰 예매 화면에 한쪽으로 움직이는 문구를 배치해 실제 예매된 표인지를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캡처 화면일 경우 문구가 정지돼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코레일 역시 이와 비슷한 방식을 쓰고 있다. 이와는 다르지만 택시기사들도 ‘카카오택시’ 앱을 악용하는 승객들 때문에 난감해하고 있다. 승객이 앱에서 택시를 부르는 과정에서 실제 가려는 곳보다 먼 곳을 지정하거나, ‘콜’을 받고 현장에 도착하면 이미 다른 택시를 타고 가버린다는 것이다. 택시기사 권모 씨(55)는 “서울시청에서 경기 안양시까지 간다는 콜을 받고 부리나케 달려가 승객을 태웠는데 얼마 안 가 ‘남부터미널로 가자’고 말을 바꾸더라”라며 “‘택시가 안 잡힐까 봐 그랬다’는 변명에 허탈했다”고 말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 2016-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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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술담보대출, 동네병원까지 영업

    서울 강남구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정모 원장은 최근 평소 거래하던 A은행 지점에서 대출을 더 써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 은행 직원은 “기술력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상품이 있다”며 “소액이라도 좋으니 대출을 신청해 달라”고 설득했다. 정 원장은 “은행이 시키는 대로 대출에 필요한 기술력 평가까지 받았지만 필요하지도 않은 대출을 무작정 쓰라고 하니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기술금융 실적을 늘리기 위해 동네 병원에까지 기술담보대출 영업에 나서고 있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A시중은행은 지난달 직원들에게 “병·의원에도 기술담보대출이 가능하니 영업을 통해 실적을 늘리라”는 내용의 공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금융은 공장과 같은 담보 자산이 없는 중소기업이 특허권 등 기술을 담보로 대출받는 것으로 2014년에 도입됐다. 금융위원회는 2015년부터 1년에 두 번씩 각 은행의 기술금융 이행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금융 당국의 ‘줄 세우기’에 실적 압박을 느끼는 은행들이 일선 병원에까지 기술금융을 위한 ‘영업’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기술담보대출을 받으려면 기술보증기금 등 4곳의 기술신용평가기관(TCB)에서 평가서를 받아야 한다. 이렇다 할 특허가 없는 병원이라도 자신의 분야에서 일정한 노하우가 인정되면 평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CB 가운데 한 곳인 이크레더블 측 관계자는 “병원에 대한 평가 항목은 있지만 기준이 아직 명확하지는 않다”며 “같은 병원이라도 평가기관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 직원들 사이에선 ‘특정 평가기관이 병원 기술신용평가에 후해 영업에 유리하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술금융을 도입한 지가 2년 가까이 되다 보니 제조업, 건설업 등에서는 신청할 만한 기업을 더 찾기가 힘들다”면서 “계속 실적을 내야 하는 일선 영업점에서 새로운 기업을 찾다 보니 이제 병원에까지 가서 영업을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 201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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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의배정 대가로 뒷돈 챙기고 강의평가 조작한 유명 대학 교수

    시간 강사에게 강의를 배정해준 뒤 실제로는 다른 강사가 수업을 진행하도록 하고 수업료를 가로채는 방식으로 1억 원 이상의 돈을 챙긴 서울의 유명 대학 교수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시간강사들에게 강의 배정 대가로 1억여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서울 모 대학 교수 이모 씨(45)를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강의를 하지 않고 수업료만 받아 챙긴 시간강사 김모 씨(43)와 이 씨에게 계좌를 빌려준 시간강사 고모 씨(45)도 함께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 대학이 설립한 평생교육원 생활체육학과 교수인 이 씨는 2012년 3월부터 2014년 6월까지 평소 알고 지내던 고모 씨에게 강좌를 배정해주고 고 씨에게 나오는 수업료 4650만 원을 받아 챙겼다. 고 씨에게 배정된 수업은 다른 강사가 진행하도록 하면서 이 씨는 아예 고 씨의 통장과 현금카드를 건네받아 사용하기도 했다. 이 씨는 또 다른 시간강사에게 수업을 배정해준 대가로 500만 원을 받고 레저스포츠 교육업체를 운영하는 대학 후배를 실습강사로 추천하고 업체에게 지급되는 실습비 5500만 원을 횡령하기도 했다. 이 씨는 강의평가에도 손을 댔다. 학생 81명의 포털 사이트 계정을 도용해 강의평가를 조작했다. 강의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면 다음 학기 수업 배정에 불리해지기 때문에 시간강사들은 이 씨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학교 측은 2014년 말 내부 감사를 통해 이 씨가 강의평가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발견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번에 입건된 김 씨 등 일부 시간강사들은 전혀 강의를 하지 않았음에도 이를 모른 채 수업료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 관계자는 “관리 감독이 소홀했던 점은 인정한다”며 “평생교육원 같은 부설기관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 2016-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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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취화선에 반해 이란 강사직 박차고 왔죠”

    ‘쫓아오던 햇빛인데/지금 교회당 꼭대기/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가장 좋아하는 시라며 또렷한 발음으로 윤동주의 ‘십자가’를 읊는 외국인. 이란 국적의 수레나 베바하니 씨(30)다.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4학년인 그는 지난해 말 과 학생회장에 당선됐다. 세종대 최초의 외국인 과 학생회장이다. 그는 이란의 명문대에서 섬유공학 석사학위를 딴 후 대학 강사 자리를 제안받는 등 안정된 미래가 보장돼 있었다. 그러나 2010년 돌연 유학을 결심했다. “매일 아침 마주하는 거울 속 내 얼굴이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싶었어요.” 어려서부터 애니메이션을 즐겨 봤던 그는 미술이나 영화에도 관심이 많았기에 이와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마음먹었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본 영화 ‘취화선’은 수많은 나라 중에서 한국을 선택하는 계기가 됐다. “왜 그 고생을 하려고 하느냐”던 부모의 만류도 그의 의지를 꺾진 못했다. 결국 베바하니 씨는 2010년 한국 땅을 밟았다. 영화 속에 비친 한국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설렘도 잠시, 음식과 언어는 낯설기만 했다. 특히 매운 음식은 고통스러웠다. 그는 “고추장이 잔뜩 들어간 비빔밥을 아무 생각 없이 먹고 혼쭐이 난 뒤로 석 달간은 한식당에 가면 떡국만 먹었다”며 계면쩍게 웃었다. 하지만 그는 윤동주의 시와 판소리에 심취했고, 한국 특유의 ‘한(恨)’이라는 정서에 매료됐다. 4년 전 어학당을 다니며 처음 접한 윤동주의 ‘십자가’는 줄줄 외울 정도다. 한국어를 익힌 베바하니 씨는 2013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에 진학했다. 그동안 꿈꿔온 미술과 영화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위해서였다. 교수님과 동기, 선후배들은 이런 그를 매우 친근하게 대했다. 그는 따뜻한 환대에 보답할 방법이 없을지 고민하다 과 학생회장 선거에 나서기로 마음먹었다. 선거운동 기간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위협이 불거졌지만 “이란도 IS에 반대해 싸우는 나라”라고 말해 오해를 풀었다. 그리고 한국인 학생과의 경선에서 당당히 이겨 340명을 이끄는 과 학생회장이 됐다. 올해 그의 포부는 ‘외국인 학생회장’이 아닌 그냥 ‘학생회장’이 되는 것, 함께 소통하며 공감하는 학생회장이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국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입사라는 꿈도 있다. 신경 쓸 게 많다 보니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지만 아침마다 거울에 비친 얼굴을 볼 때면 전보다 행복해 보인단다. “윤동주는 자신이 부끄럽게 살고 있진 않은지 늘 돌아봤던 것 같아요. 저도 거울을 보며 늘 부끄럽지 않은 당당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 201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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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고에 우울증” 40대 싱글맘, 큰딸 살해

    우울증과 생활고에 시달리던 40대 어머니가 딸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목 졸라 죽였다. 경기 남양주경찰서는 9일 남양주시 오남읍에 사는 C 씨(48·여)가 딸을 살해했다며 찾아와 자수했다고 10일 밝혔다. C 씨는 3일 오전 4시 30분경 집에서 직장인 큰딸(29)과 대학생 작은딸(23)에게 수면제를 탄 오렌지주스를 먹이고 잠이 들자 목 졸라 죽이려 했다. 먼저 큰딸을 살해했고 시신을 이불에 싸서 베란다로 옮기면서 손에 힘이 빠져 작은딸은 살해하지 못했다. 작은딸은 언니가 숨진 사실을 모른 채 4일 아르바이트를 다녀왔고 C 씨가 준비해 둔 수면제를 넣은 콜라를 마시고 잠이 들었다. C 씨는 5일 새벽 다시 작은딸을 죽이려 번개탄 2개를 피워 놓고 잠시 집을 비웠다. 죽은 것을 확인하려 집에 돌아온 C 씨는 화상을 입고 잠에서 깬 작은딸을 보고 서울 강남의 한 병원으로 데려갔다. 15년 전 이혼한 뒤 식당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생계를 이어온 C 씨는 “사는 게 힘들어 딸을 살해하고 자살하려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10일 C 씨를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남양주=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 201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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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밤중 병실 들어가 젊은 여성들 발가락 빤 20대男, 결국…

    한밤중에 몰래 병원에 들어가 잠자던 젊은 여성들의 발가락을 상습적으로 핥은 20대 남성이 결국 꼬리를 잡혀 재판을 받은 끝에 집행유예를 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강수정 판사는 준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최모 씨(24)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법원 등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해 6월 중순 새벽 2시경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 찾아가 병동을 두리번거리다 한 병실에 몰래 들어갔다. 환자의 보호자인 20대 여성 A 씨가 보조침대에 잠들어 있는 것을 보고 그의 오른쪽 엄지발가락을 입으로 빨다 병실을 빠져나왔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같은 병원을 찾은 최 씨는 오전 2시 반경 한 병실에 들어가 30대 여성 B 씨를 상대로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며칠 뒤에도 새벽에 같은 병원 내부를 어슬렁거리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간호사의 제보로 덜미를 잡혔다. 최 씨 측은 재판에서 “지적장애 2급인 최 씨가 심신미약 상태에서 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지적장애는 인정되지만 각종 정황으로 미뤄볼 때 자신이 저지른 행동이 범죄라는 사실은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최 씨의 어려운 경제적 여건을 감안해 집행유예와 성폭력 치료 강의 80시간 수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강성휘기자 yolo@donga.com}

    • 2016-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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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청소년에게 무료로 콘돔 나눠준다는데…

    불안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고등학생 김모 군(18)은 사귄 지 100일가량 된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할 때마다 구하기 쉽지 않은 콘돔 때문에 답답했다. 불법은 아니지만 편의점에서 콘돔을 사려고 하면 직원이 주는 불편한 시선이 부담스러워 구입을 포기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청소년에게 무료로 콘돔을 나눠주는 ‘프렌치레터 프로젝트’를 발견했다. 지난달 28일 신청했더니 다음 날 우편으로 도착했다. 김 군은 “피임기구를 사용하니 확실히 안심됐다. 피임을 하지 않아 걱정인 친구들에게 모두 알려줬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시작한 프렌치레터 프로젝트는 인터넷으로 콘돔 구매를 신청하면 청소년에게는 무료로 나눠준다. 성인은 돈을 받는다. 프로젝트의 첫 화면에는 “본 프로젝트는 전 국민 유익매체물,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1년간 이곳을 이용한 청소년이 1000여 명 가까이 된다. 아이디어를 낸 성민현 씨(25)는 “청소년들이 성관계를 하고 있지만 정작 가장 보편적인 피임기구인 콘돔에 대한 접근성은 떨어지는 게 현실”이라며 “낙태나 미혼모 문제를 심화시키는 원인이라고 생각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성 씨는 가출 청소년이 모여 사는 쉼터 등에도 콘돔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프렌치레터 프로젝트는 성 씨가 운영하는 콘돔 판매 벤처기업 ‘이브’에서 진행했다. 통계청(2014년 기준)에 따르면 성관계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전체 청소년의 5.3%. 그러나 성경험이 있는 청소년 중 39%만이 성관계 때 피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경험이 있는 청소년 중 낙태율은 66.1%에 이른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 피임이나 성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는 가운데 콘돔을 무료로 나눠준다면 오히려 문란한 성생활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광호 사랑과 책임 연구소장은 “외국에도 콘돔 교육이 있지만 전체적인 성교육 프로그램으로 보면 일부”라며 “청소년을 미래 고객으로 이끌려고 하는 상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유원모 onemore@donga.com·강성휘 기자}

    • 201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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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자식은 무조건 이과”… 학부모 쏠림에 科高 ‘뜨고’ 外高 ‘지고’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 ‘인구론’(인문계 졸업생 90%가 논다) 등의 말이 유행하면서 최근 초중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는 “내 자식은 무조건 이과를 보낸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과 선호 현상은 최근 특수목적고 경쟁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때 입시 열풍의 주역이었던 외국어고(31곳)는 2015학년도 2.31 대 1이던 경쟁률이 2016학년도에 1.93 대 1로 떨어졌다. 대원외고 등 서울지역 외고 6곳도 모두 경쟁률이 하락했다. 그러나 과학고(20곳) 경쟁률은 2014학년도 2.94 대 1, 2015학년도 3.70 대 1, 2016학년도 3.73 대 1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가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뀌어 대입에서 영어 변별력이 약화돼 외고 진학에 매력을 못 느끼는 것”이라며 “과고는 내신이 불리해도 수학·과학 특기자전형으로 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이 넓고 최근의 이공계 선호 현상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학원가에서는 조기 수학·과학교육이 성행한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A학원 겨울방학 특강반은 영어는 2개인 반면 수학은 10개가 넘게 개설됐다. 이 학원 실장은 “문과는 연고대를 나와도 답이 없다며 이과를 보내겠다는 중학생 학부모가 많다”고 했다. 같은 지역의 B과학학원은 “자녀가 수학·과학에 소질 있는 것과 관계없이 이과를 보내고 싶다며 찾아오는 중학생 학부모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전통적으로 문과를 선호했던 여고도 이과를 늘리는 추세다. 본보와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수능 수학과 탐구과목 응시자를 기준으로 이과 비율을 따져 보니 세화여고는 2013년 30.7%에서 지난해 41.6%로, 혜원여고는 36.6%에서 40.2%로 늘렸다. 취업을 고려해 교차지원이 되는 자연계열에 지원하는 문과 학생도 많다. 이러한 모집단위의 인문계 학생 경쟁률은 2015학년도 7.09 대 1에서 2016학년도 7.89 대 1로 올랐다. 숙명여대 통계학과는 인문계 할당 인원이 6명인데 271명이 몰렸다. 인하대 공간정보공학과는 인문계 4명을 뽑는 데 105명이 지원했다. 문과 학생들은 취업난과 열악한 처우를 호소한다. 고려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은 “백분율 점수가 같은 이과 친구는 ‘SKY’에 합격했는데 나는 떨어져 재수하느라 1년을 허비했다. 삼성전자 마케팅부에 취업한 문과 친구가 ‘행사 때 인형탈을 쓰고 호객 행위를 한다’는 말을 듣고 어떤 직업을 택할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에 다니는 여학생은 “이과는 석사 학위만 있어도 현대자동차에 고액 연봉을 받고 취직하는데 문과는 석·박사 학위가 있어도 취업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문·이과 졸업생 간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는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14∼2024년 대학 전공별 인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인문계열은 10만1000명, 사회계열은 21만7000명의 인력이 초과 공급된다. 그러나 공학계열은 21만5000명이 부족하다. 배영찬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문·이과 미스매치를 해결하고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정부가 2021학년도 수능부터 문·이과 통합형을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수학은 문과형과 이과형으로 나뉘는 방안이 논의 중이라 일선 고교에서 분반 수업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최예나 yena@donga.com·강성휘·한기재 기자 }

    • 201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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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카드 마일리지로 현금을…” 65명 속이고 도피한 40대 검거

    ‘황금 알’을 낳는 장사라고 생각했다. 2011년 3월 노래방 업자 강모 씨(50·여)는 단골손님인 김모 씨(49)의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교통카드를 쓰면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제도를 사람들이 몰라 수십조 원의 현금이 교통카드 회사에 쌓여 있다고 했다. 김 씨는 이를 활용하면 원금에 30%를 더한 금액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평소 노래방을 자주 찾으며 넉넉하게 술값을 챙겨주는 김 씨의 모습을 보니 믿음이 갔다. 재미삼아 김 씨에게 30만 원을 투자했다. 곧 39만 원 어치의 교통카드가 돌아왔다. 실제로 은행에 갔더니 현금으로 인출이 가능했다. 김 씨가 즐겨 말하던 “여권 유력 정치권 인사와 친하다”는 자신만만한 태도가 점점 진짜라고 느껴졌다. 일확천금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강 씨는 노래방과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3억 원의 돈을 김 씨에게 투자했다. 주변 지인에게도 이 좋은 투자 수단을 알렸다. 김 씨는 소개만 해도 지인이 투자한 금액의 5~15%를 상여금 명목으로 나눠줬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었다. 그러나 행복은 잠시였다. 조금씩 들어오던 투자금이 2011년 5월부터 끊겼다. 김 씨에게 아무리 연락해도 답장이 없었다. 알고 보니 김 씨는 돌려 막기 방식으로 피해자들에게 돈을 끌어 모았다. 이렇게 속인 사람만 65명이었다. 피해자들로부터 107억 원의 투자금을 받은 김 씨는 일부 금액을 다시 나눠주고 24억여 원을 챙겨 2011년 5월 29일 중국으로 도피했다. 김 씨의 도피생활은 3년 6개월 만에 끝났다. 경찰이 인터폴과의 공조 수사 끝에 지난해 11월 24일 한국으로 입국하던 김 씨를 인천국제공항에서 검거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김 씨를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지난해 11월 27일 구속하고 검찰에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동작서 고태완 경감(42)은 “누구나 하나 쯤 갖고 있는 교통카드를 이용한 새로운 사기수법”이라며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제안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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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명 재수촌 고시원 방 한 칸에 130만원

    대형 대입 재수학원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구 ‘재수촌’에는 연초부터 다시 수능을 준비하려는 수험생들이 찾아들면서 재수생 전문 고시원인 이른바 ‘학사’도 성업 중이다. 평년보다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 때문에 재수생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도 일찌감치 대입을 준비하려는 지방 수험생들이 메이저 학원으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학사는 일종의 사설 기숙사다. 3.3m²(약 1평) 남짓한 공간에 1인용 침대와 조립식 책상, 책장, 옷장 등을 갖추고 있다. 유명 학원이 여러 개 모여 있는 서울지하철 교대역 5번 출구 근방에만 5, 6개의 학사가 있고 이들 학사는 한 곳당 15∼25개의 방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학사의 방값은 월 90만 원 안팎. 창문이 있고 화장실 샤워실이 포함된 방은 130만 원에 이른다. 직장인 대학생이 주로 묵는 인근 고시원의 한 달 방값(30만∼50만 원)에 비해 최대 3배가량 차이 나는 셈이다. 그런데도 지방의 학부모들은 연고도 없고 친척도 없는 낯선 곳에서 자녀가 조금이라도 공부에 전념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학사를 선택하고 있다. 경남 진주시에서 재수생 자녀의 숙소를 알아보기 위해 온 한 학부모는 “방도 좁고 창문도 없는데 월 100만 원을 받는다고 해 깜짝 놀랐지만 학원 바로 옆이라 시간을 아낄 수 있을 것 같아 계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사 측은 조식 석식을 제공하고 독서실도 운영하며 출입 관리도 철저히 하는 만큼 결코 비싸지 않다고 주장했다.박창규 kyu@donga.com·강성휘 기자}

    • 201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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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사랑과의 ‘재회 작전’에 1000만원

    올해 4월 초 인터넷 게시판을 둘러보던 홍유미 씨(20·여)의 눈이 번쩍 뜨였다. 헤어진 연인을 다시 만나게 해준다는 업체 광고였다. 첫사랑인 박모 씨(22)와 헤어진 지 한 달째. 기대가 큰 만큼 집착도 강했다. 헤어지기 전 홍 씨는 박 씨에게 짬이 날 때마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라거나 저녁 약속 자리에 간다는 말을 들으면 “누구를 만나냐”고 캐묻기도 했다. 이런 태도가 이별을 불러왔다고 후회했지만 시간을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홍 씨는 게시판에 올라온 컨설팅 업체에 연락했다.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글로 상황을 설명하고 해결 방법을 듣는 컨설팅을 받았다. 그 와중에 실제로 헤어진 남자친구와 다시 만나게 해주는 ‘작전’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400만 원을 내면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처럼 업체 직원들이 우연을 가장해 둘을 다시 연결해준다는 것. 홍 씨는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작전을 의뢰했다. 그리고 첫사랑을 되찾았다. 홍 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서비스를 신청하고 ‘작전’에 들어간 지 석 달 만에 다시 헤어진 남자친구를 만나게 됐다”면서도 “또 헤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지금도 업체에 행동이나 메시지 보내는 법 등을 종종 묻는다”고 말했다. 최근 홍 씨처럼 헤어진 연인과 재회를 꿈꾸는 이들을 타깃으로 한 서비스가 성행하고 있다. 대개 친구나 동료에게 받던 연애 상담이 이제는 돈을 받고 컨설팅해주는 하나의 시장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런 업체들이 제공하는 컨설팅은 온라인을 통한 서면 상담부터 업체 직원들이 헤어진 연인에게 접근해 다시 연결해주는 서비스까지 다양하다. 업체들은 서면 상담에 5만∼20만 원, 실제 ‘작전’을 벌이는 데에는 250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 원까지 받는다. 만만치 않은 비용에도 이런 서비스를 찾는 사람이 적지 않은 편이다. 본보가 직접 컨설팅 업체인 A사에 상담이 가능한지 문의해보니 5만 원짜리 서면 상담 프로그램은 이미 한 달 치 예약이 꽉 찬 상태였다. 1시간에 20만 원짜리 전화상담 프로그램도 일주일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업체 B사 대표는 “작전 의뢰가 월 평균 6건은 들어오는데 이들의 재회를 성사시킬 확률은 70∼80%”라고 주장했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심리학)는 “최근 젊은 세대는 자존심이 세 친구보단 모르는 사람에게 돈을 내서라도 도움을 받으려는 성향이 강하다”며 “이별한 사람은 얘기를 털어놓는 것만으로 심리적 위안을 받겠지만 ‘다시 만날 수 있다’고 부추기는 서비스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박창규 kyu@donga.com·강성휘 기자}

    • 201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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