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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2000명 증원 좋다. 학생들 가르칠 기초의학 교수 확보도 가능하다. 그런데 어떻게 임상교수를 확보할 건가? 아무리 정부의 의지가 강해도 이건 쉽지 않아 보인다.” 의료계 원로 교수들은 필자에게 의대생들에게 꼭 필요한 의대 교수는 제대로 교육 훈련을 받은 임상교수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많은 의대 교수도 비슷한 걱정을 토로한다. 기초의학은 생리학 생화학 약리학 해부학 등 의학 학문의 기초를 다루는 과목이다. 기초의학 교수의 경우 최근 의대 졸업자가 거의 지원하지 않아 의사가 아닌 생물학 화학 물리학 등 자연과학 전공 교수들로 많이 채워진 상황이다. 따라서 기초의학 교수의 확보는 의학과 출신이 아닌 교수들로 채울 수 있다. 물론 의대 출신이 기초의학 과목을 맡는 게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 주요 과목을 다루는 임상교수 확보다. 정부는 지방 거점 국립대 의대 교수를 앞으로 1000명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임상 쪽 의대 교수가 되기 위해선 의대 6년,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 전임의 2년 등 군대 시기를 제외해도 13∼15년의 교육을 받은 의사가 필요하다. 동시에 석사 이상의 학위를 통해 교육과 연구 경험도 있어야 한다. 레지던트와 전임의를 했다고 바로 의대 교수로 임용될 수 없는 것이다. 또 의대 교수의 자격 요건인 연구 경험은 단순히 학생들에게 의학실습을 지도하는 차원이 아니라 직접 연구 과제를 정해 동물실험 및 본인의 임상 데이터를 종합해 이를 해석하고 논문을 쓸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또 수시로 국제 논문을 취합해 이를 교육과 연구에 연계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서울대병원은 10년 이상 임상을 한 의사에게도 교수 자격을 함부로 부여하지 않는다. 정교수가 되려면 학교에서 요구하는 양질의 논문 생산 능력을 입증해야 하고 엄격한 인사위원회 심사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일본과 독일에선 교수가 과별로 소수에 불과할 정도로 엄격하다. 단순히 원한다고, 혹은 필요하다고 교수를 늘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와 의사단체의 충돌 이후 전임의(펠로)들이 줄줄이 사직하고 있어 임상교수 확보가 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입장에선 입학정원을 2000명 늘리더라도 의대생들이 예과 2년을 거치는 동안 양질의 교수 1000명을 확보해야 하는 비상 상태에 마주치는 것이다. 양질의 의대 교수가 확보되지 않으면 중증 질환 임상 및 연구 경험이 거의 없는 개원의들을 대상으로 교수 확보에 나서야 한다. 특히 지방대의 경우 갑자기 두 배 이상의 정원을 뽑는 상황에서 강의실 확보는 물론이고 커대버(해부용 시신)를 활용한 해부학 실습 등 의대에서 제대로 진행돼야 할 교육이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 등으로 많은 의대는 내년도 증원 규모를 놓고 대학본부와 갈등을 빚었다. 의대 교수들은 지금도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게 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정부는 어떤 식이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추진하겠다며 가속도를 내고 있다. 강의실과 실험 기자재 등 하드웨어 지원은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교수 등 인적 자원은 1, 2년 지원한다고 배출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 의대 교수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한 지방대 의대 교수는 “정부는 교수 정원을 늘리면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최신 F-35 전투기를 수입하면서 동시에 조종사를 확보하려고 내년부터 공군사관학교 입학생을 늘리는 것과 같다”면서 “시차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공군사관학교 정원을 늘려도 공군 파일럿이 되는 사람은 소수이고 그나마도 금방 민간 항공사로 빠져나간다”고 지적했다. 누구나 제대로 교육 받은 의사들에게 진료와 수술을 받고 싶어 한다. 그런데 지금 이대로 가다간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의사가 청진기를 들고 환자 앞에 앉을까 봐 걱정이 앞선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미국의 한 전직 의대 교수가 약 1조3000억 원을 미국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에 기부해 모든 의대생 학비가 면제됐다는 소식이 국내에 알려져 화제가 됐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의 연간 학비는 한국 돈으로 약 8000만 원에 달한다. 이 교수는 “비싼 학비와 경제적 여건 때문에 의사의 꿈을 포기하는 학생들을 보고 장학금 기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혜택을 받은 의대생 중 상당수는 나중에 사회에 나가 기부 대열에 동참하면서 사회적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의사가 공무원인 영국의 경우 국가가 의대 등록금, 졸업 후 전공의 수련 비용 등을 지원한다. 심지어 의료 분쟁 시에도 국가가 개입해서 조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들은 국가의 통제 시스템 속에서 묵묵히 본인 일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다. 자본주의 최첨단을 달리는 미국의 경우도 전공의 수련 비용에 주 예산 등이 투입된다. 병원 교수들이 연구와 진료 외에 전공의를 가르치는 것에 보상하는 것이다. 최근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을 보면서 필자는 한편으론 이들이 불쌍하다는 생각도 했다. 필자도 의대생일 때 중고생 과외를 하거나 우유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용돈과 학비를 마련했다. 그나마 국립대라 다른 의대에 비해 등록금이 절반 이상 저렴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전공의 때를 돌아보면 병원에 따라 연봉이 달랐는데 빅5 병원(서울아산, 서울대, 삼성서울, 세브란스, 서울성모병원) 중 가장 많이 받는 곳이 A 병원이다 보니 일부러 그곳에 지원한 동료도 있었다. 당시 전공의 연봉은 2000만∼4000만 원가량이었는데 실제 통장에 들어오는 금액은 월 120만∼150만 원 정도였다. 물론 20년 더 된 2000년도 기준이고 지금은 2배 가까이로 늘었다고 들었다. 결국 전공의를 마칠 때까지 정부 지원은 거의 없는데 막상 개원하려 하면 정부가 당연지정제를 통해 건강보험으로 통제한다. 당연지정제는 건강보험에 가입한 모든 국민이 어떤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더라도 건강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렇다 보니 의사들은 건강보험의 저수가로 환자들을 많이 봐야 병의원을 운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지 않으면 비보험 진료 등에서 수익을 올리는 수밖에 없다. 대형 병원들이 장례식장, 주차장 등에서 수익을 올리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의료제도 모순의 대부분은 현재의 의료수가로 운영할 경우 상당수가 적자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것에서 생긴다. 특히 최근에는 갈수록 심화되는 저출산과 민형사 소송 위험 등으로 소아청소년과 및 산부인과 의사들이 피부 미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또 실비보험으로 비급여 수익이 늘어나면서 필수의료에 있던 많은 의사들까지 개업에 나서는 상황이다. 여기에 선택진료비 폐지, 상급병실료 급여화라는 소위 ‘문재인 케어’는 지방에 있는 많은 환자들이 수도권 병원으로 몰려오게 만들었다. 그렇다 보니 지방 병원들은 의사 인력을 구하기 힘들게 됐고 지방 병원 운영은 더 어려운 상황이 됐다. 단순히 의사 수 2000명을 증원하고 5년 동안 10조 원을 투입한다고 이런 우리나라의 현실이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긴 힘들다는 뜻이다. 국민 중에는 2000명 증원을 포함한 정부 정책을 지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들 중 상당수는 낮은 의료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의사들에 대한 불만이 증폭됐다고 본다. △병원에 입원해도 담당 교수 얼굴조차 못 보고 △병원에서 3시간 기다렸는데 의사는 컴퓨터 화면만 보면서 3분 진료로 마무리하고 △병원 의료진이 환자를 함부로 대하고 △응급실에 가도 제때 치료를 못 받은 경험이 있는 것이다. 결국 의사와 환자 관계를 갈등 관계로 만들고 있는 건 지금의 의료 시스템이다. 환자들의 불편을 줄이려면 현재의 저수가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 예를 들어 충분한 수가를 주면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들을 30분 이상 진료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국민들이 의료비를 더 내야 한다. 또 지방에 있는 환자들이 수도권에 몰리지 않도록 하려면 병원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수가를 통제해야 하는데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아니다. 정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리면 10년 후 전문의가 배출된다. 당장 현재의 의료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지역의료와 필수의료를 살리는 방안 중 하나로 필자는 전공의가 수련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국가가 모두 지원하는 ‘국가책임제’를 제안하고 싶다. 정부가 3000여 명의 전공의 인력을 직접 운영하자는 것이다. 다른 접근법에 비해 예산 부담도 덜하다. 이 제도를 통해 정부가 지방에 고루 전공의 인력을 파견하면 지방의 부족한 의사뿐 아니라 필수의료 인력 부족 현상도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정부가 필수의료 중점 교육을 실시하면서 전반적인 수련의 수준도 높일 수 있다. 이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다. 지난해 정부와 의료계가 전공의 수련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에서도 7차례에 걸쳐 논의했던 정책 중 하나다. 지난해 본보 5월 19일자 필자 칼럼에서도 지적한 바 있다. 정부도 다시 한번 살펴봐 주길 바란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만난 정부 고위관계자와 의료계 등의 말을 종합해 보면 이달 초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증원 방침의 배경에는 “의사들의 카르텔(담합)을 깨야 한다”는 대통령실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다고 한다. 27년 동안 의대 정원을 늘리지 않은 현 상황이 의사들의 카르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사법시험 합격자 수를 두 배로 늘려 매년 1000명을 뽑자 법률 전문가들이 사회 모든 분야에 자리를 잡아 법치주의 발전이 급속도로 진행됐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당시에도 증원을 원치 않은 법조인 카르텔을 깬 결과 국가적으로 선순환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현 정부는 지난해 사교육 카르텔을 깨기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킬러 문항 배제 등의 조치를 취했고 노조 등 이권 카르텔과도 전면전을 벌였다. 다만 의료계는 다른 직군과 다소 다른 생태계를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로펌과 대형 학원들은 민간기업으로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 하지만 국내 모든 병의원은 국가가 지정한 당연지정제에 묶여 있다. 당연지정제란 건강보험에 가입한 모든 국민이 어떤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더라도 건강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개인 의사가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지은 민간병원이라도 건강보험에서 정해 놓은 수가(건강보험으로 지급하는 진료비) 이상은 받을 수 없다. 결국 상당수의 의사들은 낮은 수가 속에서 많은 환자를 봐야 병의원을 유지할 수 있다. 쉬지 않고 힘들고 고되게 일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 버락 오마바 전 대통령이 극찬한 한국의 건강보험 제도의 현실이다. 물론 당연지정제가 아니라면 국민들은 ‘의사 카르텔’ 때문에 필수의료에도 현재의 10배가 넘는 비싼 진료비를 지출해야 할지 모른다. 그리고 만약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면 더 이상 카르텔 우려가 없으니 의사들의 자유를 묶었던 당연지정제도 폐지하라는 요구가 빗발칠 수 있다. 이제 곧 3월이다. 새로운 인턴, 레지던트, 전임의들이 들어와 병원에서 중요한 일들을 배우며 부족한 의료 인력을 메워야 하는 시기다. 그런데 지금은 대학병원 전공의 상당수가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났고 그 자리를 메울 의사는 턱없이 부족하다. 말 그대로 ‘의료대란’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공의들은 돌아올 기미가 안 보인다. 정부의 면허정지 및 사법절차 경고에도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식의 여유가 느껴질 정도다. 마치 정부에 저항하는 중국 젊은이들의 ‘탕핑(躺平·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음)’을 연상케 한다. 보건당국도 전공의와 소통이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실정이다. 의료대란은 국민들에게 큰 피해를 가져올 수밖에 없으며 중장기적으로 정부에도 도움이 안 된다. 보건당국이 소통을 원한다면 제도상으로는 의사단체 중 유일한 법정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의결기구인 대의원회가 파트너다. 그런데 최근 대의원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에 전권을 주기로 의결했으니 비대위가 의료계 대표 기구가 됐다. 대통령실은 28일 “의협은 대표성을 갖기 좀 어렵다”고 했지만 비대위를 완전히 제외하고 대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전공의들과도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조만간 전공의, 교수, 개원의 등이 모여 단체 행동의 시작과 종료를 투표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지금이라도 파국을 막기 위해 정부와 의협 비대위, 그리고 의사단체가 머리를 맞대길 바란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국내 치매 환자가 지난해 100만 명을 넘었다. 치매 원인의 70% 이상은 퇴행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이다. 그런데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하려면 경제적 부담이 매우 크다. 양전자단층촬영(PET),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만 100만 원 넘게 들어간다. 이건호 조선대 의생명과학과 교수(광주치매코호트연구단장)는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실질적 대안으로 저렴하고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디지털 치매 예측 및 예방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3∼25일 전남 여수시 베네치아호텔에서 열린 제7회 알츠하이머병 신경과학포럼(NFAD)에서 치매 전문가인 이 교수와 윤영철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치매학회 회장)를 만나 치매 치료와 예방 방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美 FDA, 알츠하이머병 항체치료제 승인지난 수십 년 동안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은 치매를 일으키는 독성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를 뇌에서 제거하는 방법에 집중됐다. 그리고 지난해 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항체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승인을 받았다. 이 치료제는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체에 반응하는 항체로 혈관에 주사한다. 항체는 혈류를 통해 뇌로 전달돼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에 결합되고 응집체를 제거해 뇌 신경조직의 손상을 억제한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판매 승인을 받았고 올 하반기(7∼12월) 국내 환자들에게도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비용, 효과 등의 문제로 접근성이 높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교수는 “이 치료제는 아직 환자의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충분치 않고 부작용도 적지 않아 자리를 잘 잡을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며 “국내 기준으로 연간 치료 비용이 5000만 원 안팎으로 추산돼 치료 기회조차 얻기 힘든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디지털 기기 활용해 치매 가능성 예측”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치매를 예측하고 미리 대처할 수도 있다. 디지털 기기에 치매 관련 소프트웨어를 연동하면 뇌의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발병 가능성 등을 예측할 수 있는데, 이를 디지털 치매 예측 기술이라고 한다. 그동안 인지기능 검사는 대면 지필검사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디지털 환경에서 적용 가능한 검사법이 개발되고 채점까지 자동화되는 등 다양한 기술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검사 대상자의 음성, 움직임, 수면 등의 패턴을 분석해 치매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인공지능(AI) 기술도 속속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모코그(디지털치료제), 하이(디지털치료제), 바이칼에이아이(음성 분석 치매 진단), 광주치매코호트연구단(수면 패턴 분석) 등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업체와 연구기관들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윤 교수는 “국내 유무선 통신망이 탄탄한 데다 업체들의 기술력도 세계적 수준”이라면서 “치매 치료도 정보통신기술(ICT)과 AI 등을 접목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치매도 속도 늦추거나 예방 가능”치매는 고령 등의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치매도 평소에 준비하면 속도를 늦추거나 증세를 덜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최근에는 평소의 생활습관으로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디지털 의료기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약물은 아니지만 의약품과 같이 질환을 치료하고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인 디지털 치료제뿐 아니라 빛과 진동, 소리, 초음파 등으로 뇌를 자극해 치료하는 전자약 개념의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의료용 기기 연구개발 업체인 아리바이오는 40Hz 주파수의 미세한 진동 자극으로 두뇌를 활성화시키는 헤드밴드를 개발했다. 현재 임상시험을 하고 있는데, 임상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그 밖에도 빛의 밝기나 세기로 뇌를 활성화하는 디지털 의료기기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빛의 경우 눈을 통해 시각적으로 자극을 주거나 뇌에 직접 빛을 쪼여 자극을 줄 수 있다. 김재관 광주과학기술원(GIST) 의생명공학과 교수는 “뇌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축적된 베타아밀로이드를 줄이는 방식은 동물실험을 통해 이미 증명됐다”며 “가까운 미래에는 먹는 약이 아니라 디지털 전자약으로 뇌를 건강하게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수=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낮에는 영상 10도 안팎까지 오르는 등 일교차가 부쩍 커졌다. 겨울철 추위가 남은 탓에 손저림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많다. 손저림증은 신경이 눌리거나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의 원인으로 생기는 질환이다. 손이 저린 환자들은 재활의학과와 신경과 등을 찾거나 한의원을 방문한다. 의사와 한의사는 각각 손저림증의 원인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처방을 내릴까. 손발저림증 전문가인 김동휘 고려대 안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와 채널A 건강 프로그램 ‘나는 몸신이다’의 고정 출연자였던 한진우 인산한의원장을 만나 자세히 알아봤다. ―손저림증의 원인은 뭔가. “손저림은 대부분 혈액순환의 문제다. 증상이 심하면 잠을 자다 깨서 손을 주무르기도 한다. 환자가 병원에 찾아올 정도라면 신경 눌림이나 자극으로 방문하는 사례가 70∼80%에 달한다. 중년 여성이나 손을 많이 쓰는 직업군에서 특히 많이 발생한다. 손목 쪽 신경이 눌리거나 팔꿈치, 겨드랑이로 지나가는 신경이 눌릴 때가 많다. 뇌중풍(뇌졸중)으로 뇌가 손상됐을 때도 한쪽에 손저림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김 교수) “손저림증 중 수족냉증의 경우 한의학에서는 사지 말단으로 혈액을 보내는 기(氣, 운동력)가 부족한 상태로 본다. 이를 의학에서는 레이노증후군이라고 하고 한의학에선 사지의 냉증, 궐증이라고 한다. 기에는 여러 의미가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기는 운동력을 만드는 기울기를 의미한다. 혈액은 기가 운송해야 사지 말단까지 이동할 수 있다. 신경해부학적 관점에서 손저림은 신경 주행을 물리적 인자가 방해하는 현상이다. 가령 손목터널증후군이나 목디스크, 근육 뭉침, 흉곽탈출증후군 등처럼 염증이 생겼거나 이물질이나 신생물로 인해 눌리는 경우다.”(한 원장) ―손저림증 원인이 신경 문제인지 혈액순환의 문제인지 알 수 있나. “한쪽 혈관이 막혀서 발생한 혈액순환의 문제라면 손을 만질 때 온도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또 손의 색깔이 좀 더 창백하게 보일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신경 문제에 해당된다. 진찰을 받으면 감각이 저하된 부위가 정확하게 어느 곳인지 찾고, 어느 신경에 문제가 있는지 추정할 수 있다. 새끼손가락이 많이 저리면 척골신경에 문제가 있다고 의심할 수 있고, 엄지부터 세 번째 손가락까지가 저리면 정중신경 등의 문제일 수 있다. 물론 디스크로 인해서도 손이 저릴 수 있기 때문에 잘 살펴야 한다.”(김 교수) “기본적으로 냉감으로 인한 불편함이나 아픔은 혈관의 문제고 저리는 것은 신경의 문제라고 보면 된다. 수족냉증 환자들은 보통 통증을 호소한다. 혈관과 신경의 주행이 비슷하기 때문에 혈관과 신경에 동시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선 환자 자신이 정확한 원인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병의원을 찾아 진찰을 받는 게 좋다.”(한 원장) ―손저림증은 어떻게 치료하나. “손목터널증후군으로 한정해 설명하면 결국 손을 자주 사용해 발생한 만큼 우선 손을 덜 사용해야 한다. 또 부목을 사용해 손목을 고정하는 방법도 있다. 수면 중에 손목이 꺾일 수 있는데 손목에만 부목을 대줘도 이런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 환자 증세가 심하다면 진통소염제 계열의 약을 처방한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단기적으로 증상을 호전시키지만 장기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5% 포도당 주사를 주로 사용하는데 염증을 억제하고 신경에 필요한 에너지를 보충해준다. 증상이 매우 심각하다면 수술을 통해 눌린 신경을 풀 수밖에 없다.”(김 교수) “환자의 체온이 높을 때 열을 내려주는 약은 많다. 하지만 저체온이나 동상일 때 체온을 올려주는 약은 없다. 수족냉증은 체온을 올려주는 치료가 필요한데 한의학에서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온리약(溫裏藥), 막힌 기를 뚫고 전신으로 온기를 전하는 이기약(理氣藥), 침치료 등이 가능하다. 물론 신경해부학의 관점에서 바라본 ‘손저림’이라면 주로 물리적 인자가 관여하므로 이물질을 외과적으로 제거하거나 염증을 줄이는 치료가 필요하다.”(한 원장) ―평소 손저림증을 예방하려면. “손목에는 9개의 힘줄이 지나가는데 이 힘줄을 풀어야 한다. 손을 쫙 편 뒤 손을 손등 방향으로 약간 뒤로 굽힌다. 다음 손을 앞으로 돌린 뒤 엄지손가락을 반대쪽 손으로 잡고 당겨준 뒤 다시 주먹을 쥔다. 수시로 풀어주면 힘줄에 윤활 작용을 해 유착을 막을 수 있다. 가능하면 손목을 덜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컴퓨터 자판을 자주 사용하는 직장인은 수시로 손목을 풀어주는 운동을 하면 좋다.”(김 교수) “신체에서 열을 만드는 기관은 크게 근육과 간, 심장 등이다. 특히 근육 중에서도 골격근은 인간이 마음을 먹고 늘릴 수 있다. 골격근을 늘려 골격근에서 열이 많이 발생하게 할 수 있다. 근육량을 늘리는 방법이 약물치료 전에 수족냉증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한 원장)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최원영·이의찬 인턴기자 고려대 의대 본과 4학년}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대거 사직서를 내고 상당수가 병원을 이탈했다. 응급실에도 의료 공백이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해 전국 409개 응급센터의 24시간 응급실 체제를 유지하고 20일부터 중앙응급상황실도 확대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의원급에서 재진 환자에게만 허용하는 비대면 진료를 모든 환자에게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경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대한응급의학회 공보이사)의 도움을 받아 이럴 때일수록 중요한 응급 상황 대처법을 알아봤다.● “의식 또렷해도 말 어눌해지면 응급 상황”환자의 의식이 또렷하더라도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이상하거나 △안면마비가 나타나면 응급 상황에 해당한다. 가슴이 조이는 것처럼 아프거나 코끼리가 밟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흉통이 발생하면 심근경색 가능성이 있다. 어제 먹은 음식이 체했다고 생각하거나 괜찮아질 거라고 여기고 그냥 둔다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선 한시라도 빨리 응급실에 가야 한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갑자기 가슴 앞쪽이나 등 쪽 견갑골(날개뼈) 사이, 배 위쪽에서 극심한 통증이 생긴다면 ‘대동맥 박리’ 증상일 수 있다. 대동맥 박리는 대동맥 내막에 미세한 파열이 발생할 때 나타난다. 이런 상황이 생기면 역시 응급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교통사고와 추락, 절단 등으로 인한 중증 외상은 쉽게 인지할 수 있어 응급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빈도가 높다. 하지만 대동맥 박리 등은 환자들이 증상을 간과하고 시간이 한참 지난 후 병원을 찾을 때가 많다 보니 그만큼 피해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 이 교수는 “출혈이 발생한 경우 상처 부위에 검증되지 않은 가루를 뿌리거나 근육이 경련을 일으켰을 때 손가락을 바늘로 찔러 피를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런 민간요법은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상처를 악화시키는 행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상이 발생했을 때는 깨끗한 수건으로 상처 부위를 누르고, 근육이 경련했을 때는 더 다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119에 빨리 신고하는 게 좋다.● “환자가 안 움직인다면 심정지 가능성도”환자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가장 먼저 알아봐야 하는 게 심정지 가능성이다. 일단 환자가 숨을 제대로 잘 쉬고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다만 비의료인이 환자의 혈액 순환 및 호흡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건 쉽지 않다. 그럴 때는 환자의 가슴과 배가 오르락내리락하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만약 호흡에 따른 규칙적인 가슴과 배의 변화가 없다면 응급 상황이므로 재빨리 응급실에 가야 한다. 만약 심폐소생술을 잘 숙지하고 있다면 바로 실시하는 게 좋다. 또 주위에 심장충격기가 있다면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119구급대에 연락하면 상황요원과 구급상황관리사 등이 전화로 심폐소생술을 안내해준다. 환자에게 말을 걸어도 적절하게 대답하지 못한다거나 아예 답을 하지 않는다면 이 역시 응급 상황에 해당된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넘어지거나 부딪혀 머리를 다쳤는데, 의식이 없다면 취했다고만 생각할 게 아니라 응급 상황이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응급의학 전문의 개원 의원 활용을”구토와 설사 등으로 대표되는 장염은 응급실을 찾는 경증 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다. 하지만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상황에서 대형병원은 중증 환자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에 경증 환자들이 권역응급의료센터 응급실을 찾으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할 수 있다. 경증 환자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이나 응급의료기관이 아닌 다른 응급실을 방문할 것을 권장한다. 오히려 이런 응급실에서 더 편안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따로 개원해 야간에도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원을 운영하기도 한다. 비응급 경증 질환의 경우 이런 의원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소아청소년과 달빛병원같이 야간에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병의원도 있다. 또 응급의료포털(www.e-gen.or.kr) 홈페이지나 응급의료 정보 제공 모바일 앱, 보건복지부 콜센터(129), 119, 건강보험공단 콜센터(1577-1000),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콜센터(1644-2000) 등에서도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주간에 병원에서 진료를 마치고 복용할 약을 탔음에도 야간이나 새벽에 다시 응급의료기관을 찾는 사례가 종종 있다. 열이 떨어졌고 증상도 심하지 않을 때는 응급의료기관 이용을 가급적 자제하는 게 좋다. 이 교수는 “응급실은 중증응급질환과 중증외상 환자를 위해 응급처치를 하는 곳”이라며 “일반 질환은 일과 시간에 인근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이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2등급도 의대를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제주도에선 수능 성적이 없어도 의대에 보낼 수 있다고 한다’, ‘강원도로 이사 가면 의대를 보다 쉽게 보낼 수 있다더라’…. 올해 고3이 되는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 사이에서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의대 증원이다. ‘의대 입학정원 2000명 확대’ 발표는 이처럼 의료계뿐 아니라 교육계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입시보다 중요한 건 국민의 생명이고, 연간 2000명씩 추가로 배출되는 의사들이 필수의료 분야로 유입돼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다. 2년 전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병원 내에서 뇌출혈로 쓰러졌지만 ‘개두술’을 할 의사가 없어 사망한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며 열악한 필수의료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뇌수술을 하는 신경외과 의사는 신경외과 의사의 10%에 불과하며, 머리를 여는 수술인 개두술이 가능한 의사는 전국에 113명뿐이다. 그중에도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는 신경외과 의사들이 대부분 힘들고 개원을 못 하는 뇌 분야보다 개원할 수 있는 허리디스크 등 척추질환 분야를 택하기 때문이다. 또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때 소아과 의사들을 구속한 것(모두 무죄)은 가뜩이나 적은 필수의료 지망자를 더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실제로 그 사건 이후 소아과 지원율이 격감한 것이다. 지난해 신생아에게 뇌성마비 장애를 입혔다고 산부인과 의사에게 12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사건 역시 산부인과 지원을 줄게 만들었다. 반면 비급여 영역인 도수치료에 대한 실손보험 적용은 수많은 정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외과 의사들이 개원을 택하게 했다. 도수치료는 의사 처방전만 있으면 받을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실손보험에 가입한 환자들은 부담 없이 도수치료를 받기 시작했고, 의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이 되면서 곳곳에 통증 클리닉이 생겨났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서울의 한 척추관절 병원에선 정형외과 전문의를 구할 수 없어 최근 원래의 두 배에 가까운 연봉을 내걸기도 했다. 또 서울아산병원에선 지난해에만 마취통증의학과 의사 12명이 사표를 냈다. 이들은 대부분 도수치료를 포함해 개원을 했거나, 개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부 미용 역시 의사들이 몰리고 있는 대표적인 비급여 분야다. 비보험 미용시술 위주의 연구를 하는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는 2021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회원이 5000명에서 1만 명으로 2배가 됐다. 신규 회원 중 70%는 피부과가 아닌 다른 과목 전문의였다. 비보험 비만 치료 의사도 넘친다. 비만 치료만 하는 병원 중에는 한 달 매출액이 수십억 원인 곳도 있다. 매일 쉬지 않고 급여 위주의 환자들을 진료하는 의사들이 비급여 분야에서 쉽게 돈을 번다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들까. 사명감만으로 유혹을 뿌리치긴 어려울 것이다. 정부는 이달 초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발표하며 이 같은 현실을 바꾸겠다고 했지만 대부분 선언적인 내용이거나 검토해 보겠다는 수준으로 구체적인 조치는 아직 안 나온 상태다. 정부가 발표한 의대 2000명 증원에 대해 의사단체들은 대체로 부정적인데 그 이유 중 하나도 망가진 필수의료의 현실을 바꿀 대책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온 대한민국의학한림원도 정책의 선후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 붕괴는 잘못된 보건의료 정책의 결과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 ‘코로나19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렸던 신뢰도 높은 단체다. 전국 의대에선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입학 정원이 크게 늘었을 때 필요한 교육자와 교육 시설을 수개월 만에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의학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위한 대안도 가능한 한 빨리 내놓아야 한다. 외국에서 부러워하는 한국의 의료 시스템은 지금까지 필수의료 분야 의사들이 하루에 100∼250명의 급여 환자를 보며 희생하면서 지탱해 왔다. 짧은 시간에 많은 환자를 봐야 하는 의료 시스템의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간다. 국민들이 바라는 건 2035년까지 1만 명의 의사가 늘었을 때 지금처럼 ‘3시간 대기 3분 진료’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이번을 계기로 정부가 의료계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선진국처럼 필수의료 분야에서 환자에게 30분 이상 충분히 설명해도 병의원이 운영되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길 간곡히 요청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15일은 세계 담관암종의 날이다. 많은 이들이 들어봤지만 무슨 기능을 하는지 사실 잘 모르는 기관이 담관(담도)이다. 담관은 지방의 소화를 돕는 담즙이 간에서부터 십이지장까지 이동하는 통로를 말한다. 문제는 이곳에 암이 생길 때다. 암 중에서도 고약해 담도암에 걸리면 10명 중 7명은 5년 내 사망할 수 있다. 또 국내 담도암 사망률은 세계 1위다. 2020년 기준 발생 환자 수는 7452명으로 암종 발생률 9위인데,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발병률도 증가 추세다. 하지만 동시에 최근 신약들이 속속 나오며 치료에 대한 희망이 커지는 암이기도 하다. 국내 담도암 전문가인 천재경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를 만나 담도암의 오해와 진실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담도암의 초기 증상을 설명해 달라. “대표적인 증상은 황달, 복통, 가려움증, 소화불량 등이다. 하지만 대체로 초기엔 무증상이라 환자 스스로 담도암을 의심하긴 어렵다. 하지만 증상이 나타나 검사를 받으면 상당히 진행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50∼70대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이 나이대는 건강검진을 통해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조기 진단 방법이 있나. “담도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검진법은 아직 없다. 그 대신 건강검진 시 혈액검사에서 황달 등 간기능 이상 수치가 나왔다면 추가 검사를 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담도암은 담석증, B형 간염, C형 간염 병력이 있는 사람이 많이 걸린다는 점도 참고할 수 있다.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서도 담도 이상 여부를 살필 수 있다. 다만, 환자의 비만도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초음파 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어 의심 소견이 있을 때는 컴퓨터단층촬영(CT) 등 보다 정확한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담도암은 사망률이 높은 암이기도 하다. “담도암은 예후가 불량한 질환이다. 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최초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한 상태로 발견되는 환자는 20∼30%에 불과하다. 수술이 가능하다고 해도 60∼70%의 환자는 암이 재발한다. 다른 암종은 치료제가 계속 나왔지만, 절제가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도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는 나오지 않던 상황이라 생존율도 낮았다. 그러나 수술 방법 개선, 치료제 개발 등으로 최근 들어 담도암 치료 환경도 좋아지고 있다. 담도암 간 절제술도 복강경으로 가능해졌다. 치료제로는 면역항암제 더발루맙 병용요법이 절제가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도암 환자에게 효과를 내고 있다.” ―담도암 예방 방법이 있나. “안타깝지만 아직 담도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최대한 피하면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담도암의 원인으로 꼽히는 담석이나 담관염, 간경변, 바이러스나 음식에 의한 간염 등을 조심하는 게 좋다. 이들 질환을 갖고 있거나 경험한 분은 정기 검진을 받을 것을 권한다. 비만과 음주도 담도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비만은 정상인 대비 담도암 위험을 최대 2.2배까지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규칙적 운동을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게 좋다. 음주는 잘 아는 것처럼 간에 무리를 주니 줄이는 게 좋다.” ―담도암 환자와 보호자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처음 암 진단을 받으면 누구나 앞이 깜깜할 것이다. 더구나 찾을 수 있는 정보와 치료 방법이 많지 않은 담도암 환자라면 더 외롭게 느껴질 수 있다. 예후가 나쁜 질환이고 재발도 잦지만 치료가 잘 이뤄지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는 암이기도 하다. 미리 좌절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갈수록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는 치료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암 환자 치료에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환자의 강한 의지다. 포기하지 말고 의료진을 믿고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면 좋겠다.”담관(담도)지방의 소화를 돕는 담즙이 간에서부터 십이지장까지 이동하는 통로를 가리켜 ‘담관’ 또는 ‘담도’라고 부른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중앙보훈병원이 지하 4층∼지상 5층(연면적 1만541㎡) 규모의 치과병원을 열었다. 중앙보훈병원 관계자는 “최첨단 시설 및 장비를 갖췄으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치과병원과 지하철이 연결돼 환자들의 접근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중앙보훈병원은 보훈대상자 고령화로 증가한 치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19년 서울 강동구 치과병원 신축 공사의 첫 삽을 떴다. 그리고 5년간 약 472억 원을 투입해 지난해 12월 병원을 준공했다. 치과병원에는 전문의 27명, 전공의 39명, 치과위생사 65명, 치기공사 11명, 방사선사 4명, 총 146명의 전문 의료진이 배치돼 다년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적 치료를 제공한다. 진료 과목은 △치과보존과 △치과보철과 △통합치의학과 △치주과 △구강악안면외과 △구강내과 등 총 6개다. 여기에 추후 교정과가 추가될 예정이다. △임플란트센터 △스케일링센터 등 전문 진료센터도 문을 열어 맞춤형 정밀 진료와 수술이 가능하다. 중앙보훈병원은 기존 65대였던 치아 치료 전문 의자인 유니트체어를 110대로 대폭 늘렸다. 또 치과용 CT, 디지털 보철장비, 미세현미경 장비 등 최신·최첨단 장비를 완비했다. 중앙보훈병원 치과병원의 가장 큰 특징은 지하철과 바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지하철 9호선 중앙보훈병원역으로 이어지는 연결 통로를 설치해 고객 접근성과 이동 편의성을 높였다. 이번 치과병원 신축 공사에는 복권기금 재원 약 68억 원이 투입됐는데 지하철 연결 통로 공사에 추가로 20억 원이 투입됐다. 병원은 보훈대상자뿐 아니라 일반 국민도 이용할 수 있다. 이근우 치과병원 원장은 “치과병원 증축으로 더 많은 환자에게 우수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고 진료 대기 시간은 대폭 줄어 진료의 효율성과 우수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노상익 중앙보훈병원장 직무대행도 “치과병원 신축 개원으로 국민과 보훈대상자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전문적 치과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중앙보훈병원은 지하철역과 직통되는 우수한 접근성은 물론 30개 진료과와 1400여 병상을 운영하는 대형 종합병원이라는 강점을 살려 공공의료 강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겨울철엔 어깨 통증이 잘 생긴다. 기온이 내려가면 혈관과 근육이 수축하기 때문이다. 근육 유연성이 떨어지고 혈액도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해 오십견 증상도 심해지기 쉽다. 오십견은 다른 원인 없이 만성적으로 어깨 관절 운동에 제한이 생기는 질환이다. 다만 어깨 통증이 나타난다고 무조건 오십견인 건 아니다. 어깨 힘줄이 파열돼 나타나는 ‘회전근개 파열’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이루는 뼈 사이를 통과하는 4개의 근육이 상완골에 부착하는 힘줄이다. 이 힘줄에 염증이 생기면 회전근개 염증이고 힘줄이 찢어지면 회전근개 파열이 된다. 회전근개 파열 수술은 2014년 5만2584건에서 2022년 6만4916건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전영대 울산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힘줄의 탄성이 떨어지고 혈액량이 줄어드는 50대 이후 퇴행성 파열 빈도가 높다”며 “최근에는 골프, 테니스 등 스포츠 활동 중에 외상을 입은 20, 30대 환자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특정 각도에서 통증 호소하는 회전근개 파열 흔히 아는 오십견은 어깨의 모든 방향에서 통증이 발생한다. 어깨 관절의 운동 범위가 줄어 머리를 빗거나 옷을 입는 동작이 어려워지고 다른 사람이 도와줘도 팔을 들어 올릴 수 없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반면 회전근개 파열은 특정 각도(통상 60∼120도, 그래픽 참고)에서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또 목부터 어깨 바깥쪽과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통증을 호소하며 어깨 근력의 약화가 동반될 때가 많다. 팔을 움직일 때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누운 자세에서 통증이 심해지고 밤에는 더 심해진다. 전 교수는 “진통제 등을 복용해도 소용이 없으며 혼자 팔을 올리긴 힘들지만 다른 사람이 도와주면 팔을 올릴 수 있고 움직일 때 통증이 발생하는 등 지속적으로 어깨 부위가 불편할 때 회전근개 파열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개 문진과 진찰로 어느 정도 감별이 가능하지만 증상이 모호할 때도 있기 때문에 초음파 또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정확한 어깨 관절 상태를 확인해볼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힘줄 파열되면 봉합 수술받아야 초기 회전근개 질환은 대부분 약물이나 주사 등 비수술 치료로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두께 50% 이상의 부분층 파열이나 전층 파열이 발생했을 때는 수술을 통해 회전근개를 봉합해야 한다. 전신 마취가 아니라 부분 마취를 통한 수술도 가능하다. 치료법은 환자의 나이와 직업, 통증 정도, 기능 저하 정도 등을 감안해 정하게 된다. 전 교수는 “통증이 심하면 우선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주사 치료, 운동치료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택하면 된다”며 “이후에도 호전되지 않거나 효과가 있었더라도 시간이 경과하면서 증상이 재발하거나 악화된다면 파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전문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통증 느껴지는 자세로 10초간 스트레칭 회전근개 파열 예방을 위해선 운동 전 꼭 어깨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또 평소 회전근 강화 운동과 견갑골 안정화 운동 등을 하는 게 좋다. 스트레칭 방법으로는 힘을 뺀 상태에서 어깨를 천천히 돌리기, 팔을 하늘로 쭉 뻗기, 팔을 안쪽으로 모으기, 양손을 머리 뒤에서 깍지 끼고 팔꿈치를 수평으로 벌리기 등의 방법이 있다. 각 자세마다 10초씩 유지하면 도움이 된다. 어깨 통증으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줄었다면 심한 통증이 느껴지는 자세에서 10초간 유지하면 된다. 아프지 않은 자세에서 하는 스트레칭이 아니라 통증이 느껴지는 최대 운동 범위까지 스트레칭하는 게 중요하다. 고무 밴드를 활용해 회전근개 강화 운동을 하는 방법도 있다. 고무 밴드 한쪽을 문손잡이에 걸어 고정하고 반대쪽을 천천히 잡아당겼다가 놓는 동작을 다양한 자세에서 하면 된다. 스트레칭과 다른 점은 통증이 없는 자세에서 하며 통증이 심하다면 운동 강도를 낮춰야 한다는 점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간암 고위험군이라면 연 2회 두 가지 검사를 꼭 받으세요.” 2일은 간암의 날이다. 대한간암학회는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간초음파 검사와 혈청 알파태아단백(AFP) 검사를 권장한다. 두 가지 검사를 쉽게 기억하라는 취지에서 간암의 날을 2월 2일로 정했다. 국가암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간암은 국내 암 발병률 순위 7번째지만 사망률은 폐암에 이어 2번째로 높다. 사망률이 높은 만큼 예방과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장정인 중앙대 광명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와 임선영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에게 ‘간암을 이기는 건강법’을 자세히 들어봤다.● 만성 간질환 환자가 발생 위험 높아간암 발생의 주원인은 만성 간질환이다. 만성 간질환에는 만성 B형 간염, 만성 C형 간염, 알코올 간질환,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등이 있다. 간질환을 앓으면 간에 염증이 생기고 섬유성 변화가 일어난다. 이어 간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간경변증이 발생하며 간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간암은 초기뿐만 아니라 상당히 경과가 진행된 경우에도 증상이 거의 없거나 미미하다. 피로감과 우상 복부 불쾌감, 울렁거림, 체중 감소, 식욕 부진 등을 느낄 수 있는데, 이런 증상은 간암에만 나타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바로 간암으로 의심하기 어렵다. 하지만 증세가 악화되면 황달이 나타날 수 있고 우측 갈비뼈 아래로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장 교수는 “특히 40세 이상 만성 간질환 환자들은 정기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를 병행하면 간암 조기 발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간암은 혈액검사인 혈청 알파태아단백 검사와 영상검사인 간초음파 검사로 선별 검사를 한다. 이 검사로 간암이 의심되면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검사를 통해 간암 여부를 진단하게 된다.● 고주파 열치료 생존율 절제술만큼 높아간암은 진행 정도와 간 기능 저하 여부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수술로는 간 절제술과 간 이식 등이 있다. 환자의 간 기능이 양호하고 조기 간암이라면 간 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고, 간 기능이 저하됐지만 간암이 많이 진행되지 않았다면 이식을 받을 수 있다. 간 절제술은 암이 발생한 부위를 일부 떼어내는 수술이다. 간 기능이 나쁘지 않고 암의 크기가 작은 경우 절제술 이후 5년 생존율이 70%에 이른다. 그러나 간암 환자 대부분은 간경변증으로 간 기능이 저하된 사례가 많기 때문에 간 절제술을 받을 수 있는 환자는 10∼20%에 불과하다. 간 이식은 건강한 사람이나 뇌사자의 간을 환자에게 이식하는 방법으로 암 치료와 간 기능 정상화에 이상적인 치료 방법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뇌사 장기 공여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응급 상황 등 이식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별도 공여자가 필요하다. 간암은 진행 정도에 따라 다양한 비수술적 치료도 가능하다. 특히 고주파 열치료는 조기 간암일 경우 치료 후 생존율이 절제술만큼 높다. 경동맥 화학색전술은 간암에 혈액을 공급하는 간동맥을 막아 암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절제 불가능한 간암에서 간 기능이 비교적 저하돼 있을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어느 정도 진행된 간암에선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등 항암 약물 치료를 받기도 한다.● “검증 안 된 건강식품으로 간 기능 저하도”간암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선 B형 간염과 C형 간염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다만 B형 간염은 백신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지만 C형 간염은 백신이 없기 때문에 혈액이나 체액으로 전파되는 감염을 조심해야 한다. 환자의 혈액이 묻을 수 있는 면도기와 칫솔, 손톱깎이 등의 공동 사용을 피하고 비위생적인 문신, 피어싱 등의 시술도 주의해야 한다. 과도한 음주도 피하는 게 좋다. 음주는 지방간뿐만 아니라 알코올 간염을 유발하고 지속되면 간경변증으로 진행해 간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또 비만과 당뇨병, 고지혈증 등 대사성 질환 환자들은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을 동반할 수 있으므로 규칙적인 운동과 식단 관리,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 장 교수는 “만성 간질환이나 간암 환자들이 검증되지 않은 건강식품이나 야생 버섯, 약초 등을 잘못 복용하면 간 기능이 오히려 저하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임 교수는 “간 기능 개선제에 들어 있는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은 간에서 합성하는 담즙에 포함된 성분 중 하나로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과 비교하면 함유량이 매우 적다”며 “간 질환자나 자주 술을 마시는 이들에게 일부 권장될 수 있지만 간 질환이 없는 사람이 간 기능 개선제를 장기 복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이달 28일은 제71회 세계한센병의 날이다. 한센병은 나균이란 원인균에 의해 발생하는 만성 감염병이다. 1954년 1월 31일 프랑스 파리에서 전 세계 저명인사 150만 명의 서명을 받아 세계한센병의 날을 매년 1월 마지막 주 일요일로 정하기로 했다. 100여 개국도 동참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한센병을 피부 관련 소외열대질환으로 분류해 2021∼2030년 로드맵에 따라 예방과 통제, 종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한센병 퇴치 수준에 와 있다. 보건당국과 지방자치단체, 한국한센복지협회가 함께 협력해 한센병 발견과 치료에 매진해온 결과다. 한센병에 걸리게 하는 나균은 증상이 심하지만 치료를 안 받는 환자와 긴밀하게 접촉할 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염력은 매우 낮다. 또 적기에 치료를 받으면 완치될 수 있고 전염력 또한 거의 사라진다. 그러나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 손발 등 말초신경 손상에 따른 장애, 운동 장애, 외형 변형 등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한센병은 치료제를 투약하고 2개월 뒤 완치에 가깝게 치료되면 이후 수년간 꾸준히 투약해 완치될 수 있다. 그럼에도 국내에선 한센병 환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한국한센복지협회에 따르면 2019∼2023년 5년 동안 매년 한 자릿수의 새 환자가 나오고 있다. 한 가지 눈여겨볼 건 최근 5년 동안 새로 발병한 환자 중에 내국인은 4명에 불과했지만 국내 체류 외국인은 13명으로 3배가량이나 됐다는 점이다. WHO 자료에 따르면 새로 발병한 한센병 환자는 2022년 기준 총 17만4087명인데, 이 중 동남아시아에서만 12만4377명의 환자가 보고됐다. 동남아 환자 비중이 71.4%에 달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체류 외국인 한센병 환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2년 기준으로 국내 체류 외국인은 약 300만 명에 달하지만 한센병 환자 발견을 위한 피부 검진은 약 2000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내 체류 외국인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센병 환자 발견을 위한 피부 검진은 여전히 제한적으로만 진행되고 있다. 한국한센복지협회가 외국인 무료 검진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체류 외국인들이 대부분 직장에 다니다 보니 일정도 휴일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센병이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도 문제다. 소아마비를 일으키는 폴리오 바이러스가 박멸됐다고 알려진 미국과 영국에서 2022년 폴리오 바이러스와 감염 환자가 발견돼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한센병 역시 국내 체류 외국인들에게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한센병에 대한 꾸준한 감시, 치료제 연구개발, 글로벌 협력이 중요한 상황이다. 김인권 한국한센복지협회장은 “1980년대만 해도 국내 한센병 환자는 약 10만 명에 달했으나 지금은 새로 발병하는 환자가 한 자릿수로 줄었다. 후유증 등 관리 환자도 7500명대로 크게 감소했다”라면서도 “외국인 유입 증가로 새로 발병한 환자가 꾸준히 발견되고 있고 감염병이다 보니 변이가 발생하며 다시 유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협회는 한센병과 관련해 ‘열대의학연구원(가칭)’을 설립하기 위해 관계 기관과 협의 중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지만 한센병은 꾸준하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과거 질환이라고 간주해 버리기엔 이미 가까이 다가오는 질환이 되고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딱 1년 전 일이다. 국회 국민청원 게시판에 전이성 유방암 진단을 받은 여성의 딸이 마지막 희망인 ‘엔허투’ 항암제의 건강보험 등재를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해당 청원은 3일 만에 5만 명의 동의를 얻었고 이와 별도로 엔허투의 급여화를 촉구하는 청원이 5건 더 올라왔다. 이들 청원에 동의한 국민은 현재 약 15만 명에 달한다. 유방암은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이고 사망률도 가장 높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발생률이 최상위권이다. 다행히 유방암은 건강검진으로 조기 발견할 수 있다. 유방암으로 진단된 환자 90% 이상이 초기다. 문제는 전신 전이로 수술이 불가능한 4기 환자들이다. 이들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4%에 불과하다. 유방암이 다른 조직으로 전이되면 항암화학요법, 내분비요법, 표적치료제 및 기타 전신 치료 중 환자에게 맞는 것을 순차적으로 받게 된다. 특히 전체 유방암의 약 20%를 차지하는 사람상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 2형(HER2) 양성 유방암은 재발 및 전이를 잘 일으키고 진행 속도가 빨라 예후가 좋지 않다. 현재 전신 전이가 된 유방암 환자 중 HER2 양성인 환자는 항암화학요법과 표적치료제로 1차 치료를 받고 약 효과가 없으면 2차 치료제를 고려한다. 다행히 해법은 있다. 2022년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유방암 2차 치료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해 기립박수를 받은 항암제가 엔허투다. ‘기립박수 항암제’의 임상적 유용성에는 이견이 없다. 엔허투로 2차 치료를 시작하면 기존 치료제보다 암의 진행을 멈추는 기간이 4배 이상 길게 유지된다. 이렇게 획기적인 데이터를 보여주는 약제는 드물다. 이 때문에 세계적으로 급여 등재 역시 매우 숨 가쁘게 진행됐다. 현재 엔허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38개국의 60% 이상에서 건강보험 등재를 완료했다. 문제는 비용이다. 한 달 투약비는 약 1000만 원, 연간 1억 원 이상이 든다. 효과가 좋아 환자가 오래 살고 치료 기간이 길어지니 역설적으로 약제비가 증가해 정부의 고민이 깊다. 현재 엔허투의 급여 논의는 건강보험 재정과 혁신 신약에 대한 보상이란 관점 사이에서 여전히 팽팽한 줄다리기 중이다. 최종 급여 등재까지 앞으로도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릴지 예측할 수 없다. 논란의 와중에도 유방암 환자들의 사투는 이어지고 있다. 부디 15만 명의 목소리가 반향을 일으켜 내년 이맘때에는 엔허투 급여 등재가 신약 도입의 모범 사례로 회자될 수 있으면 좋겠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폐경은 흔히 50대 전후 여성에게 일어난다. 하지만 최근에는 40대 초중반 여성들도 월경이 멈추고 폐경이 발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한비만미용학회(KOAT) 학술위원인 정선화 두번째봄산부인과의원 원장은 “여성의 사회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스트레스가 높아진 데다 흡연 등의 영향으로 40대 이전 ‘조기 폐경’이나 45세 이전 ‘이른 폐경’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0년 20대 폐경은 466명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1014명으로 2.2배가 됐다. 30대 폐경도 같은 기간 1246명에서 2265명으로 80% 가량 증가했다. 폐경은 생식을 관장하는 난소에서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줄며 월경이 중단되고 생식 기능을 잃는 것이다. 여성 호르몬이 줄며 얼굴이 붉어지거나 야간 발한, 급격한 기분 변화, 기억력 감퇴, 피부 노화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골다공증, 심혈관질환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정 원장이 폐경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설명했다.Q 폐경 증상은 생활요법으로 좋아질 수 있나 그렇지 않다. 식이 요법이나 운동으로 폐경 증상을 관리할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간혹 식이요법과 운동만으로 증세가 호전될 때도 있지만 폐경기 증상이 심해 삶의 질이 저하될 때는 호르몬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 70대까지도 폐경 증상이 이어지기도 한다. 정 원장은 “치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석류즙이나 보조제 등을 찾는 여성이 많은데 이는 적절하지 않은 방법”이라며 “결과적으로 여성 호르몬 유사체를 과다 복용하게 되면서 위험할 수도 있다.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Q 폐경은 늦을수록 좋나 그렇지 않다. 폐경 증상 때문에 폐경은 늦을수록 좋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하지만 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월경 기간이 짧은 여성이 긴 여성에 비해 폐경 뒤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조기 폐경이나 이른 폐경이 발생할 경우 골다공증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적절한 호르몬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폐경이 늦어진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자궁근종이나 선근증 등 자궁에 양성종양이 있을 경우 폐경이 늦을수록 과다 출혈이 발생하며 빈혈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폐경이 늦은 여성은 그렇지 않는 여성에 비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2.2배이며 자궁내막암과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각각 3.6배, 3.2배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정 원장은 “결국 적절한 시기에 폐경을 맞이하는 게 자연스럽고 좋다”고 했다.Q 폐경 전후 성교통은 어쩔 수 없나 그렇지 않다. ‘질 건조증’으로 흔히 알려져 있는 ‘위축성 질염’은 폐경 여성에게 흔한 만성 질환이다. 에스트로겐 농도가 급격하게 감소하며 발생하는데 점막의 위축과 질 수분의 감소, 타는 듯한 느낌의 작열감, 가려움증 등이 동반될 수 있으며 성교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질 건조 증상은 폐경 후 여성 절반이 경험할 정도로 흔하다. 하지만 위축성 질염은 개선될 수 있는 질환이다. 에스트로겐이 감소해 발생한 것이므로 이를 보충해주면 호전될 때가 많다. 적절한 호르몬 치료를 권장한다.Q 흡연자는 호르몬 치료를 할 수 없나 그렇지 않다. 만 35세 이상 흡연자는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면 안된다. 이 때문에 폐경 호르몬 치료도 흡연자는 받으면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2013년 환자 대조군 연구에 따르면 흡연 자체가 호르몬 치료를 받을 때 금기 사항은 아니었다. 단 흡연이 경구 호르몬 요법의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호르몬 요법을 사용할 때는 바르는 연고나 패치를 권장한다. 물론 금연하는 게 건강 측면에서 좋긴 하다.Q 폐경 이후에는 살을 뺄 수 없나 그렇지 않다. 에스트로겐은 지방 연소를 촉진하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폐경 후 에스트로겐 분비가 감소하기 때문에 폐경 후 다이어트가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폐경 여성과 폐경 전 여성의 지방 연소 능력은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체중을 줄이려면 결국 에너지 섭취량을 줄이고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 다만 폐경 이후 근감소증은 두드러질 수 있기 때문에 근력 운동을 해서 약해진 골밀도를 보완하고 지방을 태울 수 있는 근육을 많이 만드는 건 필요하다.슬기로운 폐경 생활을 위한 가이드① 규칙적으로 중등도 강도의 근력 및 유산소운동을 한다.② 인스턴트나 단당류를 피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③ 음주와 흡연은 피한다.④ 정기적으로 종합건강검진을 받고 질병 유무를 확인한다.⑤ 폐경으로 삶의 질이 떨어질 때는 호르몬 치료를 받는다.⑥ 폐경은 모든 여성이 맞이하는 현상이라는 긍정적 마음을 갖는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노로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최근 5년 중 가장 많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노로바이러스는 급성 위장관계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오염된 식음료나 환자와의 접촉 등으로 감염된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7∼13일 노로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36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5년 사이 가장 많은 주간 감염자가 나온 2020년 3주 차(353명)보다 많은 것이다. 노로바이러스 환자는 지난해 12월 4주 차부터 올해 1월 2주 차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박성희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음식 관리가 어려운 여름에 많이 걸린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바이러스가 저온에서도 잘 견디는 특성이 있다 보니 오히려 겨울에 주로 발생한다”며 “사람 간 전염력이 강한 것도 사람들이 실내에 모이는 겨울철에 늘어나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노로바이러스의 주요 증상은 구토와 설사다. 소아는 구토, 성인은 설사가 주로 나타난다. 설사 증상은 48∼72시간 증상이 지속되다 빠르게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근육통, 두통, 발열 등의 증상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보통 24∼48시간의 잠복기가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특별한 치료가 없어도 며칠 내에 자연 회복된다. 단, 설사와 구토 때문에 탈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어 스포츠 음료나 이온 음료로 수분을 공급해 주는 게 좋다. 설탕 함유량이 높은 탄산음료나 과일주스는 피해야 한다. 심한 탈수나 전해질 불균형 등이 발생한 경우 입원 치료나 정맥 주사를 통한 수액 요법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한 번 걸렸더라도 면역 유지 기간이 짧고 변이가 많아 재감염되기 쉽다. 노로바이러스를 예방하려면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잘 지키고, 음식을 흐르는 물에 씻거나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물도 끓여 먹는 게 좋으며 칼·도마도 소독해 사용해야 한다. 특히 화장실 사용 후, 기저귀 교환 후, 식사 전이나 음식 준비 전 반드시 비누와 흐르는 물을 사용해 손을 깨끗이 씻는 게 중요하다. 노로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했다면 일단 주변 사람에게 전파되지 않도록 생활 공간을 분리하고, 오염된 주변 환경을 소독제로 세척 살균하는 게 좋다. 환자는 배변 후 물을 내릴 때 변기 뚜껑을 닫아 바이러스 확산을 최소화하고 구토물은 적절히 폐기한 후 잘 소독해야 한다. 증상이 호전된 뒤에도 48시간 뒤까지 학교나 어린이집, 직장에 안 가는 게 좋다. 박 교수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겨울과 초봄에 많이 발생하며 집단생활을 하는 영유아, 어린이가 감염되기 쉽다”며 “특히 0∼6세 영유아가 전체 환자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했다. 또 “환자가 만진 물건을 만지는 것만으로 감염될 정도로 전염력이 높기 때문에 비누로 손을 30초 이상 최대한 자주 씻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두통은 누구나 살면서 한 번 이상 경험하는 흔한 질병이다. 증세도 다양하다. 머리가 조이는 것처럼 아프거나 바위를 올려놓은 것처럼 묵직하게 눌리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생리 기간에만 나타나는 두통, 매일 반복되는 두통 등 증상도 다양하다. 사실 두통 대부분은 다른 특별한 원인이나 뇌의 구조적 문제 없이 발생하는 ‘1차 두통’이다. 대표적인 1차 두통으로 편두통과 긴장형 두통 등이 있다. 반면 ‘2차 두통’은 두통의 원인이 따로 있는 경우다. 전체 두통의 약 3%를 차지하는데 외상이나 뇌질환 등에서 기인해 심각한 경우도 있다. 안면부 질환, 내과 질환, 약물, 음주 탓에 생기기도 한다. 23일 ‘두통의 날’을 맞아 두통에 대해 살펴봤다.● ‘관자놀이’ 아프면 편두통 의심뚜렷한 원인이 없는 1차 두통 중 가장 대표적인 게 편두통이다. 편두통은 일회성으로 발생하는 두통이 아닌 반복되는 만성 두통이다. 김병건 노원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머리 한쪽에서 통증이 시작하는 경우가 흔해 편두통으로 불리지만 양쪽에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뇌영상검사 등 검사에서 이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보통 증상을 보고 진단한다”고 말했다. 편두통의 경우 환자들은 주로 관자놀이 부위가 뛰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학영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편두통은 뚜렷한 원인이 없더라도 일상 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통증이 계속 반복되면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편두통 치료를 위한 다양한 약물도 개발됐다. 관자놀이가 아플 경우 편두통이 아니라 측두동맥염일 가능성도 있다. 측두동맥염은 젊은층보다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동맥 염증성 질환이다. 관자놀이 근처를 지나가는 측두동맥에 발생하기 때문에 한쪽 관자놀이 부근이 아픈 게 특징이다. 염증과 혈전이 발생하면 동맥이 지나가는 관자놀이 부위가 딱딱해지고 만지면 통증이 느껴진다. 측두동맥염을 방치하면 눈으로 가는 혈관까지 염증이 번지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될 경우 늦지 않게 병원을 찾는 게 중요하다.● 뒷목-뒷머리 아프면 긴장형 두통뒷목이나 뒷머리가 아픈 건 비교적 흔한 증상이다. 여러 두통 질환이 머리 뒤편 통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게 긴장형 두통이다. 긴장형 두통도 편두통과 마찬가지로 뚜렷한 원인이 없는 1차 두통에 포함되기 때문에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통증이 반복되면 잘 낫지 않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 또 목(경추) 상태가 안 좋으면 뒷머리 부위에 두통이 생길 수 있는데, 이를 경부인성두통이라고 한다. 경부인성두통을 완화하려면 목(경추)에 대한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뒷머리에 찌릿찌릿한 통증이 있다면 후두신경통일 가능성이 있다. 후두신경통은 목 뒤쪽 신경이 눌리거나 염증이 발생해 통증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간혹 눈 부위까지 통증이 내려와 눈과 뒷머리가 함께 아프기도 한다. 긴장형 두통, 경부인성두통, 후두신경통은 모두 목 및 주변 근육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자세와 스트레스 등에서 큰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자세를 교정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했음에도 호전되지 않으면 드물게 원인질환이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좋다.● 머리 전체가 깨지는 것 같으면 즉시 진료머리 전체가 갑자기 아픈 2차 두통의 경우에는 혈관이 찢어지거나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등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 교수는 “이 경우 어느 부위가 아픈지보다는 언제, 어떻게 아팠는지가 중요하다. 갑자기 없었던 매우 강한 두통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2차 두통은 건강의 적신호로 간주해야 한다. 2차 두통 증상은 △‘벼락 치듯’ 갑자기 극심하게 나타난 두통 △갑작스러운 한쪽 팔 또는 다리 마비 △언어 장애 △고열과 구역질, 구토 △심한 어지럼증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나 시야 장애 또는 시각 상실 등이다. 수면 중 머리가 너무 아파서 깨거나, 최근 사고나 외상 등으로 머리나 목 부위를 다친 후 두통이 나타난 경우, 또 진통제를 복용해도 효과가 없는 경우에도 2차두통을 의심할 수 있다. 2차 두통이라고 판단되면 즉시 병원 진료를 받는 게 좋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한국 성인 3명 중 1명은 고혈압을 앓고 있다. 고혈압은 대부분 뚜렷한 증상이 없어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또 혈압을 제대로 조절하는 환자도 약 60%에 불과하다. 하지만 고혈압은 심혈관 질환과 밀접하기 때문에 조기 발견 및 적극적 치료,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서혜선 순천향대 부천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혈압을 관리하면 혈압을 낮출 뿐 아니라 다른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며 “고혈압 환자들은 약물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생활 습관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고혈압 환자에게 필요한 ‘7가지 생활 습관’을 소개했다.▽저염식을 하자 소금을 하루에 10g가량 섭취하는 고혈압 환자가 소금 섭취를 절반으로 줄이면 수축기 혈압이 4∼6㎜Hg 감소한다. 김치와 찌개, 국, 젓갈, 라면 등 염분이 많은 음식은 피하고 소금이 많이 함유된 가공식품도 섭취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체중 감량을 하자 고혈압은 체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고혈압 환자가 표준 체중을 10% 이상 초과하는 경우 5㎏만 감량해도 뚜렷한 혈압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체중을 줄이려면 하루 세끼를 거르지 않고 천천히 먹어야 한다. 섬유소가 많은 음식과 생선 섭취를 권장하며 당분이 많은 음식과 빵, 과자, 청량음료 등 간식은 피하는 게 좋다. 콜레스테롤과 불포화지방산도 적게 섭취해야 한다.▽절주·금연 하자 과도하게 술을 마시면 혈압이 높아지고 고혈압약 저항성이 커진다. 음주 허용량은 에탄올을 기준으로 하루 30g이다. 맥주 720㎖, 와인 200∼300㎖, 정종 200㎖, 위스키 60㎖, 소주 2∼3잔 등에 해당한다. 또 담배의 니코틴 성분은 일시적으로 혈압과 맥박을 상승시키므로 금연이 바람직하다.▽규칙적인 운동을 하자 운동을 하면 혈압이 낮아지고 심폐기능이 개선되며 체중을 줄일 수 있다. 이상지질혈증 개선 및 스트레스 해소 효과도 있다. 빠르게 걷기와 조깅, 자전거, 수영, 줄넘기, 에어로빅 체조 등 유산소운동이 특히 도움이 되며 운동 강도는 최대 심박수의 60∼80%가 적당하다.▽균형 잡힌 식단을 챙기자 고혈압 환자는 특정 영양소를 집중 섭취하는 것보다 다양한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게 좋다. 특히 과일과 채소, 생선 등을 권장한다. 지방을 적게 섭취하는 식단은 혈압을 6∼11㎜Hg까지 낮출 수 있다. 또 칼슘과 마그네슘 등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국내 연구에서 두부, 콩, 과일, 채소, 생선으로 이뤄진 식단과 유제품 섭취가 많은 식단이 낮은 고혈압 유병률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기도 했다.▽혈압 상승 피하기 카페인과 스트레스는 혈압을 급격히 상승시킨다.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또 수면무호흡이나 불면증도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으므로 치료하는 게 좋다.▽규칙적으로 혈압을 측정하자 가정에서 혈압 측정을 통해 혈압이 잘 관리되고 있는지 규칙적으로 확인하는 게 좋다. 혈압이 높게 나타나면 병원을 방문해 심장 초음파, 경동맥 초음파 검사 등을 받고 혈압 관리 부작용은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겨울철 날씨는 대체로 건조하다. 그러다 보니 피부에 수분이 부족해지기 쉽다. 피부가 건조해지면 외부 자극에 취약해지고 건성 습진이 생기면서 가려움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려운 부위를 심하게 긁으면 피부염이 생길 수 있고, 악화된 부위를 계속 긁으면 2차 감염마저 발생할 수 있다. 최재은 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에게 건성 습진과 2차 감염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가장 건조한 정강이서 피부건조증 빈발 피부건조증은 피부를 만졌을 때 거칠고 잔주름이 심하며 당기거나 가려운 느낌이 드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신체에서 가장 건조한 부위로 꼽히는 정강이 등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 증상은 물고기 비늘 같은 작은 껍질이 조금씩 벗겨지면서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것이다. 적시에 치료하지 않으면 거북이 등딱지 같은 피부 균열로 이어지기도 한다. 피부건조증의 직접적인 원인은 다양하지만 피부 각질층에 문제가 생겨 수분을 충분히 함유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평소 얼굴에 기름기가 많은 지성피부를 가진 이들은 자신과 피부건조증이 무관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피부는 신체 부위에 따라 피지 분비량이 제각각이라 얼굴에는 유분이 많더라도 팔과 다리, 특히 정강이는 건조할 수 있다. 또 20, 30대엔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다 나이가 들면서 피부건조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 교수는 “피부건조증이 악화되면 건성 습진이나 화폐상 습진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특히 만성 신부전증이나 당뇨병, 림프종, 간질환, 갑상선질환 등을 가진 고령의 환자들은 피부 기능이 떨어지고 회복도 느려 심한 건성 습진이나 2차 감염 발생 빈도가 높다”고 말했다.겨울철 잦은 목욕이 건조한 피부 만들어 목욕은 피부를 청결하게 하고 직접 수분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겨울철 하루에 2회 이상 목욕하면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 수 있다. 또 몸이 가렵다면서 뜨거운 물로 피부를 지질 경우 당장은 덜 가려울 수 있어도 피부 장벽 손상으로 목욕 후 더 건조해질 수 있다. 수분 증발 방지를 위해선 보습제를 바르는 게 중요하다. 목욕 직후 수건으로 몸을 닦기보다 가볍게 톡톡 두드려 물기를 말린 후 3분 안에 보습제를 바르면 된다. 샤워를 하지 않는 날도 보습제는 한두 차례 바르는 게 좋다. 보습제를 바르기 전 일부러 샤워할 필요도 없다. 그냥 보습제를 덧바르는 것으로 충분하다. 또 보디워시 등 세정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게 된다. 세정제는 물로 씻는 것만으로 세균이나 오염이 충분히 제거되지 않는 경우나 겨드랑이, 앞가슴, 회음부 등 분비물이 많은 부분에만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정강이나 팔다리 등 건조한 부분은 물로 닦고 세정제는 필요할 때만 가끔 사용하는 게 좋다. 때수건도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또 손톱 아래 세균이 많은 만큼 손톱으로 피부를 긁으면 2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평소 손발톱은 끝의 흰 부분이 살짝 보일 정도로 짧게 깎고 끝부분을 부드럽게 다듬으면 좋다. 건조한 공기와 급격한 온도변화는 피부 건조를 악화시킨다. 또 너무 높거나 낮은 온도와 습도는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그런 만큼 실내에선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또 피부에 자극을 주는 거친 옷을 자주 입으면 피부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추울 때는 두껍고 몸에 꽉 조이는 옷을 입기보다는 헐렁한 옷을 여러 개 겹쳐 입는 것을 권장한다.“2차 감염 땐 초기 치료해야” 건성 습진이 발생하면 앞서 언급한 피부건조증 관련 생활 습관을 꼭 지키고 피부과 전문의를 만나 피부염을 치료해야 한다. 피부를 심하게 긁으면 몸에 세균이 침투해 급성 고름염인 연조직염이 생길 수 있다. 긁은 부위가 붉게 변하며 붓고, 누르면 아픈 동시에 만졌을 때 열이 느껴지는 게 연조직염의 전형적 증상이다. 온몸에 열이 나고 오한을 동반할 수도 있다. 온몸으로 세균 감염이 확산되면 입원해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연조직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향후 재발할 수 있는 만큼 초기에 충분한 치료가 필요하다. 최 교수는 “피부건조증으로 건성 습진, 화폐상 습진, 2차 감염 등이 발생하면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면서 “일단 올바른 목욕 습관을 갖고 보습제를 사용해야 한다. 피부염에 대해선 국소 스테로이드제와 경구 항히스타민제 치료를 하고 세균 감염이 뚜렷한 경우는 항생제도 사용하는 처방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겨울철 피부관리 생활수칙① 목욕은 미지근한 물로 간단하게 할 것② 보습제는 목욕 후 3분 내 바를 것③ 세정제는 이틀에 한 번 정도 사용할 것 (약산성의 저자극성 액상세정제가 좋음)④ 손톱은 짧게 자를 것⑤ 실내 온도(영상 20∼22도)와 습도(45∼55%)를 적절히 유지할 것⑥ 피부에 자극을 주는 옷(모직, 거친 섬유)을 피하고 부드러운 옷(면)을 입을 것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주부 이진숙(가명·77) 씨는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이면 피부 건조증과 발바닥 각질 때문에 고민이다. 특히 평소 수영장에 다니는데 혹시 발바닥 각질로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을까 싶어 매일 발을 씻고 액상 비누를 발라 각질을 제거하는 등 청결에 신경을 쓰고 있다. 하지만 쉽게 좋아지지 않자 피부과를 찾았다. 발바닥이 건조하면 갈라지고 각질이 잘 생긴다. 각질층은 피부의 가장 바깥층으로 죽은 피부 각질세포로 구성돼 피부를 보호하는 방어막 역할을 한다. 정상 각질층은 지속적으로 재생되며, 이 과정에서 오래돼 죽은 세포는 자연스럽게 벗겨지고 새로운 세포로 대체된다. 장예지 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가 건조해지거나 피부 노화로 재생 속도가 느려질 때 각질이 많이 일어날 수 있다”며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돼 피부가 손상되거나 화장품을 잘못 사용했을 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장 교수에게 발바닥 각질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일상 생활에서 발바닥 각질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보습이다. 매일 발에 보습제를 바르고 적당한 수분을 섭취하며 주변 환경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가습기 등을 사용해 적절한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또 편안하고 발에 맞는 신발을 신어 발바닥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발에 바르는 로션(풋크림)을 꼭 사용해야 하나. “발의 상태에 따라 다를 것 같다. 매일 충분한 보습이 이뤄지지 않아 각질이 심하고 균열이 생길 때는 전용 풋크림을 바를 것을 권장한다.” ―보디로션이나 핸드크림 등을 사용해도 되나. “평소에 보습 관리를 충분히 했다면 보습감을 줄 수 있는 적당한 제품을 사용해도 된다. 하지만 건조한 발바닥에는 집중적인 보습 관리가 필요하다. 바셀린과 시어버터, 유레아 등 밀폐제 성분이 함유된 농축 풋크림을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상황이 심각할 땐 바셀린을 바른 다음 위생 비닐봉지를 씌우고 그 위에 양말을 겹쳐 신은 채 잠자리에 드는 방법도 있다. 피부과학 교과서엔 건조한 손과 발바닥에 보습제를 바르고 비닐봉지나 장갑으로 밀봉하는 게 도움을 준다고 나와 있다.” ―발 각질을 관리해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무좀일 가능성도 있나. “발가락 사이나 발바닥에 물집이 생기고 해당 부위가 가려우면서 불쾌한 냄새가 난다면 무좀균 감염을 의심할 수 있다. 보습제를 충분히 사용해도 각질이 발생했다면 무좀균 감염 확률이 높다. 증상이 점차 다른 발가락이나 발바닥 전체로 번질 때도 마찬가지다.” ―무좀은 어떻게 관리해야 되나. “각질처럼 계속 일어나는 각화형 무좀은 병원에서 진균 검사를 받아 진단한다. 진균 검사는 각질을 긁어 현미경으로 진균을 직접 확인하거나 진균을 4주간 배양해 확인한다. 치료 방법은 해당 부위에 항진균제 등을 바르는 것이다. 각화형 무좀은 본격적인 치료에 앞서 피부 연화제를 사용해 두꺼워진 피부와 각질층을 얇게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고 항진균제를 먼저 바르면 약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을 수 있다. 각화형 무좀은 만성인 경우가 많아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무좀 치료와 함께 각질 치료를 병행하면 호전될 수 있다. 다만 의학적으로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은 금물이다. 간혹 무좀 부위에 식초나 마늘을 바르는 분들이 있는데 화학 화상이나 2차 세균감염이 발생해 병을 더 키울 수 있다.” ―겨울에 당뇨 환자의 발은 각질과 염증으로 악화되기 쉽다고 들었다. “당뇨 환자의 경우 갈라진 피부 틈으로 균이 들어가 골수염으로 진행되면 잘 낫지 않는다. 악화되면 발을 절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발이 건조하거나 갈라지지 않도록 보습 크림을 자주 발라야 한다. 또 외출할 때 발에 잘 맞는 신발을 신어 발을 보호해야 한다. 당뇨병과 관련된 모든 합병증은 혈당 조절로 예방할 수 있다. 당뇨병 초기부터 혈당 수치를 정기적으로 확인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 당뇨 환자의 발 궤양은 장기간 당뇨병을 앓은 환자나 과거 발생한 발궤양, 발톱무좀, 당 조절이 잘되지 않아 당화혈색소(HbA1c) 수치가 증가한 환자들에게 자주 발생한다. 예방을 위해선 당 조절뿐 아니라 정기 검진과 무좀 치료, 금연 등이 필요하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고려대 안암병원은 지난해 스마트 병원을 실현하고 미래형 의료기관의 기준을 만들겠다며 메디컴플렉스 신관을 오픈했다. 이를 통해 면적을 기존 2배 규모로 늘렸지만 병상수는 그대로 유지하며 환자 1인당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다. 의료 서비스의 질과 환자들의 편의를 위한 조치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한승범 병원장이 있다. 한 병원장은 무릎과 고관절의 치료, 인공관절 치환술 명의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를 만나 ‘슬기로운 원장생활’의 비결을 물었다. ―메디컴플렉스 신관이 들어서며 고려대 안암병원의 모습이 확 바뀌었다. “외관부터 기존 병원과 다르다는 걸 느끼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다. ‘ㄴ’의 좌우를 바꾼 모습의 외관은 ‘비상’을 상징한다. 2028년 고려대 의대 100주년을 앞두고 비상하며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신관 1층에 응급의료센터를 전진 배치해 응급환자들이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없게 했다. 3층에선 암 종류에 따라 특화된 진료가 가능하다. 5층에는 옥상정원을 조성해 치료에 지친 환자들이 정서적으로 힐링할 수 있게 했다. 고층부 병동에는 국내에서 가장 앞선 스마트 시스템을 장착한 병실을 마련해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게 했다.”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메디컴플렉스 신관 완공과 운영을 맡았다. “메디컴플렉스 신관은 10년 동안 설계하고 6년 동안 지어 완공했다. 전임 원장님들과 경영진, 교직원들의 오랜 노력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 운영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느낄 수 있는 동선 등을 조금씩 수정하며 보완하고 있다.” ―6호선 안암역에서 병원까지 연결된 에스컬레이터가 화제다. “처음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됐을 때 환자분들이 많이 기뻐했다. 불편한 몸으로 지하철역에서 병원 입구까지 올라오는 길이 쉽지 않은데 에스컬레이터를 만들면서 환자 편의가 향상됐고 내원객 수도 늘었다. 에스컬레이터 양쪽으로 정원을 조성해 환자들이 차를 드시며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신관 완공을 통해 진료 역량도 강화됐나. “메디컴플렉스 신관을 증축하며 필수 의료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최근 응급의료체계가 한계에 이르면서 골든타임을 놓치는 환자들이 있다. 우리 응급의료센터에선 환자를 중증도와 응급도 기준에 따라 분류해 신속한 치료를 제공한다. 또 중증질환 최종 치료기관으로서 고난도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최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암 종류별로 장소를 배치해 환자들이 원스톱으로 진료를 볼 수 있게 했으며 전문의 진료와 검사를 당일에 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 시스템을 통해 환자 편의를 향상했다.” ―신관 완공으로 면적이 크게 늘었다. ‘BIG 5 병원’ 진입을 추진하나. “현재의 BIG 5는 병상수를 기준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병원들이 가장 큰 병원들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도 병원의 규모가 가장 좋은 병원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의료의 질적인 측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내부 리모델링을 통해 초고령화 시대에 수요가 급증할 수술실과 중환자실을 증축하고 감염격리병동, 음압격리병동 등을 확충하며 의료의 질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병원 경영의 철학이 뭔가. “무엇보다 ‘변화’가 중요하다. 내부 직원들이 바뀌면 병원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도 달라진다. 일단 저부터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환자분들이 믿고 올 수 있는, 신뢰받는 병원을 만들고 싶다.” ―올 한 해 병원이 어떻게 달라지나. “앞으로 3년에 걸쳐 리모델링이 예정돼 있다. 수술실을 개선하고 연구동을 증축할 것이다. 의학은 탁월한 연구를 통해서 현실화할 수 있다. 앞으로 연구는 상급종합병원의 주요 기능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안암병원도 연구에 많은 역량을 쏟을 것이다. 또 모든 중환자실은 1인실로 개선한다. 면역력이 많이 떨어진 환자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환자 1인당 공간을 늘리고 음압격리실을 갖춘 중환자실을 만들어 환자 안전을 강화할 것이다. ―내원하는 환자분들께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메디컴플렉스 신관을 개원하며 진료 프로세스가 많이 개선됐다. 대형 병원 진료가 환자들에게는 낯설고 어려운 여정이 될 수 있는데 그 여정을 우리 의료진과 직원들이 함께 정성껏 돕겠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