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수

홍정수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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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사회부, 편집부를 거쳐 다시 정치부에서 취재중입니다.

hong@donga.com

취재분야

2024-04-07~2024-05-07
국제일반43%
인사일반14%
국제경제10%
국제정치7%
미국/북미7%
경제일반7%
문화 일반3%
중동3%
일본3%
국제정세3%
  • 유럽, 신재생 에너지 확대… “관광지 망친다” 주민과 충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요동쳐 에너지 위기를 경험한 유럽 각국이 풍력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 지역사회와의 마찰이 커지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산티아고 순례길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풍력발전 단지가 대표적이다. 유럽에서도 바람이 가장 강한 곳으로 꼽히는 갈리시아에서는 이미 4000기가 넘는 풍력 터빈이 있다. 지역 당국은 최근 터빈을 200기 이상 더 설치하겠다는 미 알루미늄업체 알코아 계획을 승인했다. 관광업에 지역경제를 크게 의존하는 주민들은 소음이 극심하고 풍광을 망칠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여관을 운영하는 주민은 WSJ에 “내 일은 물론이고 삶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갈리시아 환경단체 ‘아데가’는 지난해 8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풍력발전소 건설이 환경성 검토와 여론 수렴 없이 이뤄지고 있다며 제소했다. 하지만 호세 안토니오 산 알코아 노조위원장은 “스페인엔 기름이나 가스는 없지만 바람은 많다. 이를 활용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제련업 같은 에너지 대량 소비 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 붐을 이끌고 있다. 에너지 값 급등이 생존을 위협하는 기업들이어서 신재생에너지 업체와의 계약을 서두른다. WSJ는 “과거엔 신재생에너지 회사가 제조업체에 장기 계약을 구애해야 했지만 이제는 에너지 집약 제조업체의 계약 체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각국 정부도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동조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EU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현재 20%인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45%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는 고대 유적과 경관 보존 책무를 지닌 문화부가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설치를 막지 못하도록 부(部)의 권한을 제한하는 법을 만들었다. 프랑스 독일 등 의회에서도 풍력 및 태양광 산업 투자를 촉진하고, 관련 사업 추진을 늦추는 단체들을 막는 법안들을 통과시키고 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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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69조원 반도체지원법에도… “기술인력 확보 안되면 한계”

    지난해 미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반도체지원법’이 통과됐지만 미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 시간) “지출 확대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기술인력 확보 같은 현실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법을 통한 지원만으로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2027년까지 527억 달러(약 69조 원)를 지원하는 반도체지원법에 지난해 8월 서명했다. 대만이 세계 첨단 반도체 생산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한 가운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미중 무역갈등이 심해지거나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경우 반도체 공급망이 교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NYT는 “업계에서는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이 (공급망) 불균형을 일부 바로잡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불확실성이라는 것이다. NYT는 “(반도체 지원법에 따른 지원을 받아) 새 공장을 짓는 데만도 몇 년이 걸린다”며 “정부 보조금이 줄어들 경우 기업이 계획을 미루거나 취소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이 실제로 미국에서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할지도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기술인력 부족도 미국 ‘반도체 자급자족’ 노력에 제동을 걸 수 있다. NYT는 “첨단 반도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 27만7000명을 단기간에 고용하는 건 쉽지 않다”고 짚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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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룰라 세번째 임기 시작… 취임 일성은 “희망-재건”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은 법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합니다.” 브라질 최초의 3선 대통령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78)이 1일(현지 시간)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취임 일성으로 ‘희망’과 ‘재건’을 강조하면서도 대선 결과에 불복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지지자를 겨냥한 발언도 내놓아 브라질 정국이 향후 격랑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의 연방 하원의회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그는 “이번 투표의 가장 위대한 승자는 민주주의”라며 재집권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2003∼2010년 대통령을 지낸 그는 지난해 10월 대선 결선투표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불과 1.8%포인트 차로 눌렀다. 룰라 대통령은 폐기물 수집가 겸 시민단체 활동가인 흑인 여성 알리니 소자가 대통령 띠를 걸어줄 때 눈물을 흘렸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전 대통령이 후임자에게 이 띠를 넘겨주는 관행을 깨고 취임식에 불참했다. 지난해 12월 30일 미국으로 떠난 그는 줄곧 대선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날 상파울루 등 주요 도시에서도 환호하는 룰라 대통령의 지지자와 대선 불복을 주장하는 반대파들이 팽팽히 대치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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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69조원 반도체지원법에…NYT “만병통치약 아니다”

    지난해 미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반도체지원법’이 통과됐지만 미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 시간) “지출 확대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기술인력 확보 같은 현실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법을 통한 지원만으로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2027년까지 527억 달러(약 69조 원)를 지원하는 반도체지원법에 지난해 8월 서명했다. 미 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법 시행 이후 16개 주에서 35개 이상 반도체 기업이 공장 신·증설에 약 2000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NYT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 제조업 투자”라고 설명했다. 대만이 세계 첨단 반도체 생산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한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는 미중 무역갈등이 심해지거나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경우 반도체 공급망이 교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NYT는 “업계에서는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이 (공급망) 불균형을 일부 바로잡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불확실성이라는 것이다. NYT는 “(반도체 지원법에 따른 지원을 받아) 새 공장을 짓는 데만도 몇 년이 걸린다”며 “정부 보조금이 줄어들 경우 기업이 계획을 미루거나 취소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이 실제로 미국에서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할지도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기술인력 부족도 미국 ‘반도체 자급자족’ 노력에 제동을 걸 수 있다. NYT는 “첨단 반도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 27만7000명을 단기간에 고용하는 건 쉽지 않다”고 짚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3-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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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미 좌파 대부’ 룰라 3기 시작… 브라질 분열 가속 우려

    ‘남미 좌파의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사진)이 1일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브라질 최초의 3선 대통령인 그는 2003∼2010년 집권했고 지난해 10월 대선 결선투표에서 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 당시 대통령을 1.8%포인트로 꺾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측은 아직도 대선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고 양측 지지자들의 반목도 심각해 그의 재집권이 브라질 사회의 분열과 대립을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법원은 이날 취임식을 앞두고 전국에 총기 소지 금지령을 내렸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층이 잇단 폭력 시위와 테러 위협 등을 감행하면서 극심한 혼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취임식을 이틀 앞둔 지난해 12월 30일에만 경찰이 전국 8개 주에서 32개의 수색 및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전 대통령이 후임자에게 대통령 띠를 넘겨주는 관행을 깨고 취임식에 불참했다. 30일 유튜브를 통해 지지층에게 남긴 연설을 공개한 후 미국 플로리다주로 떠났다. 그는 룰라 대통령이 취임하는 1일에 세상이 끝나는 것을 보지 않겠다며 “‘전투’는 졌지만 ‘전쟁’에서는 지지 않겠다. 미래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을 구축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룰라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면 다시 지지층을 규합해 정치적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룰라 대통령은 복지예산 삭감, 총기 소유, 친미 등 보우소나루 정권의 정책 기조를 대대적으로 뒤엎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그는 취임 전부터 “보우소나루 정부가 많은 것을 망쳤다”며 공교육 및 공공의료 강화, 저소득층 주거복지 등을 공약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또한 그의 집권 1, 2기 때 실시했던 ‘보우사 파밀리아’ 등 직접 보조금 지급 정책 등을 복원할 뜻을 밝혔다. 빈곤을 이유로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 저소득층 가정이 자녀를 학교에 보내면 생계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당시 저소득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고 그의 재집권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룰라 3기 정부 출범으로 브라질을 포함해 칠레, 아르헨티나, 멕시코, 페루, 콜롬비아 등 중남미의 주요 6개국에 모두 좌파 정권이 들어섰다. 온건 좌파의 도미노 집권을 뜻하는 ‘핑크타이드’(분홍 물결)가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룰라 대통령은 집권 1, 2기 때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 브라질은 미국 등 서방이 주축인 러시아 경제 제재에도 동참하지 않고 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3-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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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용 불안에 ‘조용한 사직’… 물가 불안에 ‘영구적 위기’ 걱정

    《2022년 세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긴 터널에서 비로소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코 평화롭거나 안정적이지 못했다.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 세계 에너지 대란과 물가 급등, 3년째 이어지는 코로나19의 후폭풍이 크다. 영국 콜린스사전은 올해의 단어로 ‘영구적 위기’를 뜻하는 신조어 ‘퍼마크라이시스(permacrisis)’를 선정했다. 미국 CNN 방송은 “삶이 때때로 너무 이상해져서 그걸 설명할 새로운 단어를 발명해야 했다”라고 돌아봤다. 올해 등장한 신조어 중 한 해를 되돌아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말들을 소개한다.》2022 세상을 달군 단어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에너지 위기,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이 부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신(新)냉전 심화에 따른 군비 경쟁과 기후위기로 점철된 올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조용한 사직 (quiet quitting)“필요 이상 일 않겠다” 핫이슈 해야 할 일만 한다. 필요 이상으로는 일하지 않는다. 회사와 나를 동일시하지 않는다. 많은 외신과 트렌드 분석 매체들은 ‘조용한 사직’을 올해 최고의 유행어로 꼽았다. 올해 3월 소셜미디어 ‘틱톡’에 올라온 한 영상으로 크게 확산된 이 표현은 회사를 완전히 떠나는 대신 최소한의 일만 하는 태도를 가리킨다. ‘조용한 사직’을 불 지핀 것은 코로나19다. 고용이 불안정해지고 원격근무가 일반화면서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가치가 더 중요해졌다. 미 경영 컨설턴트 크리스틴 스파다포는 CNBC에 “기업 문화가 근본적으로 변하는 계기가 될것”이라고 진단했다.영구적 위기(permacrisis)에너지 대란 등 끝나지 않을 위기감 영국 콜린스사전은 ‘영원하다(permanent)’와 ‘위기(crisis)’를 합친 ‘영구적 위기’를 올해의 단어로 꼽았다. 전 세계 에너지 대란과 물가 상승, 이상 기후, 군비 경쟁등이 쉴 틈 없이 이어졌던 올해가 많은 이에게 괴로운 한 해였음을 보여준다. 영국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샤리아트마다리는 “모퉁이를 돌면 어떤 새로운 공포가 있을지 지친 마음으로 궁금해하는 느낌, 전례 없는 사건에서 또 다른 사건으로 쉬지 않고 넘어가는 어지러운 느낌을 완벽하게 구현한 단어”라고 설명했다.가스라이팅 (gaslighting)‘교묘한 심리 조종’ 일상 곳곳에 뿌리1938년 영국에서 초연된 연극 ‘가스등’에는 교묘한 심리 조종으로 아내에게 지배력을 행사하여 파국으로 몰고 가는 남편이 나온다. 여기에서 유래된 표현 ‘가스라이팅’은 80여 년 후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오도하는 행위’라는 의미로 확대됐다. 미 미리엄웹스터 사전은 가스라이팅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하며“올해 온라인검색량이 1740% 급증했다. 1년 내내 자주 검색되는 단어였다”고 했다. 거짓 정보와 속임수 등에 의한 가스라이팅은 일시적 현상을 넘어 이제 인간 삶의 깊은 곳에 뿌리내렸다고 외신들은 우려했다.여성,생명,자유이란 反히잡 시위 상징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가 의문사한 이란의 쿠르드족 여성 마사아미니의 죽음 후 반정부 시위대는 “진, 지얀, 아자디”를 외치고 있다. 쿠르드어로 ‘여성, 생명, 자유’를 뜻한다. 이 말은 40여년 전 터키 거주 쿠르드족의 독립 운동 때 처음 등장했다. 아미니의 장례식에 쓰이면서 순식간에 시위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당국은 체포한 일부 시위대에 공개 처형까지 자행하며 거세게 탄압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시위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세 단어가 적힌 현수막이 등장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 현대사가 걷고 있는 돌이킬 수 없는 길을 상징한다”고 평했다.전(戰)과 안(安)우크라 전쟁-엔저 불안 日일본한자능력검정협회가 발표한 올해의 한자는 ‘戰(싸울 전)’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5년 만에 일본 열도를 통과한 북한 미사일 등 안보 불안의 여파가 컸다. 코로나19와 고물가 대응,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른 일본 축구대표팀의 선전 등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에서 올해의 한자로 ‘戰’이 선정된 것은 9·11 테러가 터진 2001년 이후 21년 만이다. 2위에 오른 한자는 ‘편안하다’, ‘싸다’는 뜻을 지닌 ‘安(편안할 안)’이었다. 올해 엔화 가치가 20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지고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엔저(円安)’와 ‘불안’이란 단어가 여기저기서 쓰였다. 상위 5개 중 긍정적인 한자는 3위 ‘樂(즐거울락)’ 하나뿐이었다.기후위기 스티커(klimaatklever)고흐 ‘해바라기’에 토마토소스 시위네덜란드의 사전 출판사 ‘판달러’는 “기후 문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상징적 가치가 있는 대상에 손 등 신체 일부를 접착제로 붙이는 활동가”를 뜻하는 신조어 ‘기후위기 스티커(klimaatklever)’를 올해의 단어로 골랐다. 영국 환경단체 ‘저스트스톱오일’은 런던 내셔널갤러리에 걸린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명작 ‘해바라기’에 토마토소스를 부었다. 기후위기로 수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는데도 각국의 대책이 미흡하다며 “예술보다 삶이 중요하다”고 외쳤다. 이런 거친 행동에 대한 논란이 상당했지만 미뉴욕타임스(NYT)는 “적어도 우리가 기후위기에 대해 이야기하게 만들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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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어와 사투 벌였던 美10대, 수영대회 우승

    지난해 3월 상어의 공격으로 손목 힘줄이 끊어지는 중상을 입었던 미국의 10대 소녀가 꾸준한 재활 끝에 최근 미국 위스콘신주 수영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위스콘신주 지역 매체 ‘TMJ4’ 등은 28일(현지 시간) 주 수영선수권대회의 24세 이하 50야드(약 46m) 자유형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루시 아트 양(18)을 조명했다. 그는 대회를 약 20개월 앞둔 지난해 3월 플로리다주 해안에서 사촌들과 해수욕을 하던 도중 상어의 공격을 받았다. 다리에 무엇인가 부딪히는 느낌을 받았지만 사촌들이 장난을 치는 것이라고만 여겼다. 곧바로 상어 한 마리가 물 위로 뛰쳐나와 그의 오른쪽 손목과 다리를 물어뜯었다. 반사 신경이 좋았던 그는 침착하게 왼손으로 상어를 때려 쫓아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미 손목의 동맥과 힘줄 4개가 끊어지는 중상을 입은 상태였다. 다리에도 상어의 이빨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 다행히 해변 인근에서 산책하고 있던 의사가 응급처치를 해줬다.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찢어진 부분의 긴급 봉합수술도 받았다. 그는 “구급차 안에서 손을 영영 잃을까 봐 무서워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이후 6개월간 물리 치료와 재활 훈련에 집중한 끝에 다시 수영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한다. 불편한 손목으로 수영 훈련을 하는 것은 무척 어려웠다. 과거 그의 최고 기록은 50야드 기준 25초 13이었다. 부상 여파로 복귀 후 첫 경기인 올 9월의 기록은 25초 79에 그쳤다. 의지를 잃지 않고 꾸준하게 훈련에 매진한 결과 성적이 점차 올랐다. 지난달 대회 결선에서는 23.37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우승 후 언론 인터뷰에서 “손이 다시는 예전처럼 움직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수영 경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결과적으로는 상어의 공격이 대학 진학 후에도 수영을 계속 하고 싶고, 더 잘하고 싶다는 동기를 부여해 준 것 같다”고 했다. 아직 손목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은 만큼 기존 주 종목이었던 자유형보다 단거리 접영을 훈련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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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미사일, 벨라루스에 떨어져… ‘러의 최대 우방국’ 참전 빌미될 우려

    우크라이나에서 날아온 ‘S-300’ 지대공 미사일이 29일 벨라루스 영토에 떨어졌다고 벨라루스 국영 벨타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최대 우방인 벨라루스의 전쟁 참전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사일 낙하가 발생해 파장이 주목된다. 이날 벨라루스 국방부는 오전 10∼11시경 브레스트주 이바나바에 우크라이나에서 온 S-300 미사일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곳은 우크라이나 국경과 약 25km 떨어져 있다. 인명 피해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 미사일은 11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과 같은 기종이다. 당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사일 낙하가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과 나토는 러시아 순항 미사일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발사된 방공 미사일이 폴란드에 떨어졌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당시 두 명이 숨진 데다 어디에서 날아온 미사일인지를 둘러싼 논쟁으로 작지 않은 후폭풍이 발생했다. 벨타통신은 이날 미사일이 폴란드 때와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측의 오발인지, 벨라루스의 방공시스템에 격추된 것인지 등을 군 당국이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전세에서 밀리고 있는 러시아 측은 벨라루스의 참전을 바란다는 뜻을 드러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를 찾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과 회담한 것 역시 참전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당시 루카셴코 대통령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인도한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S-400’ 방공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고 밝혀 두 나라의 군사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러시아는 29일에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동부 하르키우 등 주요 도시에 100발의 미사일을 발사해 전국 곳곳에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120발이 넘는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키이우에서만 5시간 동안 공습경보가 울렸다”며 이번 전쟁에서 가장 긴 경보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새해를 앞두고 러시아가 미사일 포격을 가한 것은 무의미한 야만 행위”라고 비난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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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화 공포증’ MZ세대 위한 1대1 코칭 美에 등장

    다른 사람과 전화로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위한 일대일 ‘통화 기술’ 코칭 서비스가 미국에 등장했다. 서비스 가격은 시간당 60만 원이나 된다. 미 사업경영 전문 매체 인사이더는 28일 2006년 컨설팅업체 ‘폰레이디’를 설립한 메리 제인 콥스 최고경영자(CEO)를 조명했다. 폰레이디 주 고객은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출생)와 밀레니얼세대(1980년대∼1990년대 중반 출생)다. 콥스 CEO는 “예전에는 집집마다 벽에 전화기가 걸려 있어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전화를 걸고 받는 방법을 배웠다”며 “하지만 지금은 집 전화 자체가 사라지고 있고, 최근 세대는 통화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0년대 후반 이후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직접 통화보다는 문자메시지와 이메일, 소셜미디어(SNS)를 이용한 소통에 익숙해진 이들이 ‘전화공포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영국 전화서비스 업체 ‘페이스 포 비즈니스’가 올 6월 사무직 근로자 1000명을 조사한 결과 18∼24세 응답자 69%가 전화공포증이 있다고 답했다. 재택근무를 시작한 뒤 불안감이 더 커졌다는 응답은 64%에 달했다. 25∼34세 67%도 “지난 1년 동안 불안감 때문에 직장에서 전화를 받지 않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폰레이디가 이 같은 젊은이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가격은 시간당 수십만 원이라고 인사이더는 전했다. 일대일 코칭은 시간당 480달러(약 60만 원), 30분짜리 온라인 강의는 365달러(약 46만 원)이며 기업 워크숍은 하루 3500달러(약 444만 원)다. 콥스 CEO는 “많은 젊은이가 누군가 전화로 물어볼 때 즉각 답하지 못할까 봐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이 먼저 친구나 가족처럼 익숙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거나, 가상 역할극을 통해 통화하는 법을 연습하도록 만든다고 서비스를 설명했다. 콥스 CEO는 “이메일로는 서로의 목소리 톤을 들을 수 없기에 관계를 구축하기 어렵다”며 “서로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통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2-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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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자가 편해”… 전화 두려운 MZ세대, 60만원 내고 ‘통화법’ 코치받는다

    다른 사람과 전화로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위한 일 대 일 ‘통화 기술’ 코칭 서비스가 미국에 등장했다. 서비스 가격은 시간당 60만 원이나 된다. 미 사업경영 전문 매체 인사이더는 28일 2006년 컨설팅업체 ‘폰레이디’를 설립한 메리 제인 콥스 최고경영자(CEO)를 조명했다. 폰레이디 주 고객은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출생)와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1990년대 중반 출생)다. 콥스 CEO는 “예전에는 집집마다 벽에 전화기가 걸려있어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전화를 걸고 받는 방법을 배웠다”며 “하지만 지금은 집 전화 자체가 사라지고 있고, 최근 세대는 통화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0년대 후반 이후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직접 통화보다는 문자메시지와 이메일, 소셜미디어(SNS)를 이용한 소통에 익숙해진 이들이 ‘전화공포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영국 전화서비스 업체 ‘페이스 포 비즈니스’가 올 6월 사무직 근로자 1000명을 조사한 결과 18~24세 응답자 69%가 전화공포증이 있다고 답했다. 재택근무를 시작한 뒤 불안감이 더 커졌다는 응답은 64%에 달했다. 25~34세 67%도 “지난 1년 동안 불안감 때문에 직장에서 전화를 받지 않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폰레이디가 이 같은 젊은이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가격은 시간당 수십만 원이라고 인사이더는 전했다. 일 대 일 코칭은 시간당 480달러(약 60만 원), 30분짜리 온라인 강의는 365달러(약 46만 원)이며 기업 워크숍은 하루 3500달러(약 444만 원)다. 콥스 CEO는 “많은 젊은이가 누군가 전화로 물어볼 때 즉각 답하지 못할까봐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이 먼저 친구나 가족처럼 익숙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거나, 가상 역할극을 통해 통화하는 법을 연습하도록 만든다고 서비스를 설명했다. 콥스 CEO는 “이메일로는 서로의 목소리 톤을 들을 수 없기에 관계를 구축하기 어렵다”며 “서로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통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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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더미 집-車에도 시신”… 美 살인 겨울폭풍 최소 46명 숨져

    “시신이 집에서도, 차량에서도, 길거리 눈 더미 속에서도 발견됐다. 누구도 이런 크리스마스를 기대하지 않았다.” 최악의 겨울 폭풍과 한파가 휩쓴 미국 뉴욕주의 마크 폴론카즈 이리 카운티 행정수반이 25일 설명한 피해 현황은 전시를 방불케 했다. 미 최대 명절인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거의 전역을 강타한 혹한과 눈보라로 이날까지 최소 46명이 숨졌다고 NBC방송은 보도했다. 특히 이리 카운티의 버펄로시는 사망자가 16명으로 늘었다. 이 중 3명은 구조대가 제때 도착하지 못해 숨졌다. 버펄로 나이아가라 국제공항에는 이날 눈이 110cm 쌓였다. 시내 일부에는 눈 더미가 3m 높이까지 쌓였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구급차와 소방차 운행도 마비됐다. 폴론카즈 수반은 “사람들이 차에 이틀 이상 갇혀 있다. 눈 속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사람이 더 있을 가능성도 있다”며 인명 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눈 폭풍에 갇힌 차량은 500여 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이것은 대자연과의 전쟁”이라며 “버펄로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폭풍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피해가 속출했다. AP통신은 뉴욕주 나이아가라 카운티에서 눈이 보일러 연통을 막아 집에 있던 27세 남성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버몬트주에서는 여성이 꺾인 나뭇가지에 맞아 숨졌다. 위스콘신주에서는 여성이 강에 빠졌다가 얼음에 갇혀 숨졌다. 오하이오주에서는 50중 추돌사고를 비롯한 각종 사고로 10명이 숨졌다. 미주리주와 캔자스주에서도 운전자 4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차가운 북극 기류와 오대양호 인근의 습한 공기가 만나 만들어진 ‘폭탄 사이클론’은 전례 없이 넓게 뻗쳐 있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미 국립기상청은 “일부 지역에선 야외 활동을 할 경우 몇 분 만에 동상에 걸릴 수 있다”며 폭탄 사이클론이 서서히 약해지겠지만 사망자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혹한에 난방 수요는 폭증하고 있지만 가스관이 얼어붙고 일부 사업장이 운영을 멈추면서 미국 일일 천연가스 생산량은 최근 약 10년간 가장 크게 줄어들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3일 알래스카, 하와이를 제외한 미 48개 주에서 가스 공급량이 전일 대비 약 10% 감소했다. 텍사스, 뉴잉글랜드 등의 160만 가구에 24일 한때 전력이 끊기자 주요 전력업체는 에너지 절약을 당부했다. 한편 공화당 소속 텍사스 주지사가 영하 8도, 체감온도 20도의 날씨에도 불법 이민자 110∼130명을 버스에 태워 워싱턴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관저 앞으로 강제 이동시켜 논란이 일었다. 25일 미 CNN 방송,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늦게 부통령 관저 앞에 내린 불법 이민자 가운데는 어린이들도 있었고 일부는 반팔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이었다. 외신들은 이민자들을 버스에 태워 옮긴 책임자가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라고 전했다. 애벗 주지사는 올 9월에도 텍사스에 온 불법 이민자들을 해리스 부통령 관저로 옮겨 놓았다.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불법 이주민의 즉각 추방을 허용하는 ‘42호 조항(타이틀 42)’ 정책을 끝내려는 데 항의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압둘라 하산 백악관 공보비서관은 “잔인하고 위험하며 수치스러운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리치 토레스 민주당 하원의원도 “이런 날씨에 이주민을 길에 버려두는 것은 너무 잔인한 범죄”라고 지적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2-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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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차·눈 더미에도 시신이”…美 덮친 겨울 폭풍에 최소 46명 사망

    “시신이 집에서도, 차량에서도, 길거리 눈 더미 속에서도 발견됐다. 누구도 이런 크리스마스를 기대하지 않았다.” 최악의 겨울 폭풍과 한파가 휩쓴 마크 폴로네즈 미국 뉴욕주 이리 카운티 행정수반이 26일(현지 시간) 설명한 피해 현황은 전시를 방불케 했다. 미 최대 명절인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거의 전역을 강타한 혹한과 눈보라로 이날까지 최소 46명이 숨졌다고 NBC방송은 보도했다. 뉴욕주 북서부 버펄로시 나이아가라 국제공항에는 25일 눈이 110cm 쌓였다. 시내 일부에는 눈 더미가 3m 높이까지 쌓였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구급차와 소방차 운행도 마비됐다. 버펄로시가 포함된 이리 카운티에서만 사망자가 최소 16명으로 늘었다. 이 중 세 명은 구조대가 제때 도착하지 못해 숨졌다. 폴레네즈 수반은 “차에 이틀 이상 사람들이 갇혀 있다. “눈 속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사람이 더 있을 가능성도 있다”며 인명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눈 폭풍에 갇힌 차량은 500여 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이것은 대자연과의 전쟁”이라며 “버펄로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폭풍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 피해도 속출했다. AP통신은 26일 나이아가라 카운티에서 눈이 굴뚝을 막으면서 집에 있던 27세 남성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버몬트에서는 여성이 꺾인 나뭇가지에 맞아 숨졌다. 위스콘신에서는 여성이 강에 빠졌다가 얼음에 갇혀 숨졌다. 오하이오에서는 50중 추돌사고를 비롯한 각종 사고로 10명이 숨졌다. 미주리와 캔자스에서도 운전자 4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차가운 북극 기류와 오대양호 인근 습한 공기가 만나 만들어진 ‘폭탄 사이클론’은 전례 없이 넓게 뻗쳐 있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미 국립기상청은 “일부 지역에선 야외 활동을 할 경우 몇 분 만에 동상에 걸릴 수 있다”며 폭탄 사이클론이 서서히 약해지겠지만 사망자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혹한에 난방 수요는 폭증하고 있지만 가스관이 얼어붙고 일부 사업장이 운영을 멈추면서 미국 일일 천연가스 생산량은 최근 약 10년간 가장 크게 줄어들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3일 알래스카 하와이를 제외한 미 48개 주에서 가스 공급량이 전일 대비 약 10% 감소했다. 텍사스 뉴잉글랜드 등의 160만 가구에 24일 한때 전력이 끊기자 주요 전력업체들은 에너지 절약을 당부했다. 공화당 소속 텍사스 주지사가 영하 8도, 체감온도 20도의 날씨에도 불법 이민자 110~130명을 버스에 태워 워싱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관저 앞으로 강제로 옮겨 놔 논란이 일었다. 25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늦게 부통령 관저 앞에 내린 불법 이민자 가운데는 어린이들도 있었고 일부는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이었다. 이 단체는 이민자들을 버스에 태워 옮긴 책임자가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라고 밝혔다. 애벗 주지사는 올 9월에도 텍사스에 온 불법 이민자들을 해리스 부통령 관저로 옮겨 놓았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불법 이주민의 즉각 추방을 허용하는 ‘42호 조항(타이틀 42)’ 정책을 끝내려는 것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압둘라 하산 백악관 공보비서관은 “잔인하고 위험하며 수치스러운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리치 토레스 민주당 하원의원도 “이런 날씨에 이주민을 길에 버려두는 것은 너무 잔인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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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서 첫 성탄 우크라 난민들 “집 내준 영국인이 가족 같아” [사람, 세계]

    크리스마스를 앞둔 19일 영국 옥스퍼드셔의 도시 헨리온템스의 한 교회. 눈송이 모양 조명 아래에서 사람들이 케이크와 쿠키를 사이에 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피해 영국으로 피란 온 우크라이나 난민들과 이들에게 자신의 집을 내준 영국인들이었다. 이날 모임은 기독교인 운동가 크리시 칸디아(사진)가 운영하는 난민 지원단체 ‘생크추어리 재단’이 기획해 열렸다. 러시아와 함께 동방정교회 국가인 우크라이나는 그레고리력으로 따진 예수 탄생일인 12월 25일이 아닌, 율리우스력에 따른 1월 7일에 성탄절 행사를 치러 왔다. 하지만 러시아의 침공 이후 첫 성탄절인 올해는 25일을 기념하기로 방침이 바뀌었다. 영국의 우크라이나 피란민들 역시 ‘첫 25일 크리스마스’를 이웃들과 함께 보내게 됐다. 행사에 참석한 100여 명은 대부분 영국 정부의 ‘홈 포 우크라이나’ 프로그램을 통해 연결된 사람들이다. 칸디아 씨는 영국에 머물 곳이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최소 6개월 이상 체류 가능한 무료 비자를 발급해 주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피란민들을 영국인 가정과 연결하는 일을 돕고 있다. 10만 명 이상의 우크라이나인이 이를 통해 ‘가정’을 소개받았다고 미 CNN방송은 전했다. 전쟁이 반년 넘게 이어지며 피란민들 사이에서 다시 거리로 내몰릴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자 재단은 지난달 이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해 예산 증액을 끌어내기도 했다. 칸디아 씨는 “누구든 전쟁으로 인한 트라우마에서 제대로 회복하려면 진정한 ‘자신의 공간’과 정신적으로 기댈 가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모임에 온 우크라이나 여성 나탈리야 도로시코(35)는 “더 이상 피란용 ‘비상가방’을 들고 늘 대기할 필요가 없어 안심이 된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성인이 되어 입양된 느낌이에요. 이제 다시 가족이 생겼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고향에 두고 온 가족들에 대한 걱정은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는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에도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에 무차별 포격을 퍼부어 최소 10명이 숨졌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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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젤렌스키, 美군용기 타고 워싱턴으로… 나토 조기경보기 뜨고 英전투기 엄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21일(현지 시간) 전격 미국 방문은 첩보 작전을 방불케 하는 철통 보안 속에 추진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국행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의 촘촘한 호위를 받았다. 이동 경로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우크라이나와 서쪽 국경을 맞댄 폴란드의 한 기차역에서 경호를 받으며 이동하는 모습이 폴란드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 키이우에서 폴란드까지 열차로 이동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곳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인근 공항에 도착해 미 공군 수송기 C-40B에 올랐다. 항공기 코드명 ‘SAM(특별공중임무)910’은 실시간 비행경로 추적 웹사이트에 잠시 노출됐다가 사라졌다. 북해 인근 상공을 지날 때는 독일 나토 공군기지에서 발진한 공중조기경보기(AWACS)와 영국 공군기지에서 뜬 미 공군 F-15E 전투기가 러시아 잠수함 요격에 대비해 엄호 비행을 했다. 그는 이날 정오경 미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정상회담에서는 돈바스 지역에서 미국이 지원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포대를 지휘하는 우크라이나군 대위의 부탁이라며 이 대위가 받은 무공훈장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국방색 전투복 티셔츠를 입고 미 의회 연단에 서서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 의원들로부터 2분간 기립박수를 받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 약 25분간 때로는 농담처럼, 때로는 진지하게 영어로 연설해 청중의 환호와 웃음, 박수를 끌어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해 “우리는 ‘푸틴’처럼 자유에 역행하는 사람을 ‘풋인’하겠다(put-in place·분수를 알게 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푸틴(Putin)과 풋인(put-in) 발음의 유사성에 착안한 농담이었다. 일본의 진주만 공습 이튿날인 1941년 12월 8일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의회 연설 중 ‘미국 국민은 정의로운 힘으로 절대적으로 승리할 것’이라는 대목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 국민도 절대적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그의 영어 연설은 우크라이나어 연설 통역보다 훨씬 강력했다”고 전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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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스크 “트위터 대표 그만둘까?” 돌발 투표 진행

    “트위터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할까요? 투표 결과에 따르겠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올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지 약 두 달 만인 18일(현지 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돌발 설문조사를 올렸다. 로이터통신 등은 트위터를 인수한 후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자 그가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이날 12시간 동안 1750만 건이 넘는 투표가 끝난 결과 찬성이 57.5%로 반대(42.5%)를 크게 앞섰다. 머스크 CEO는 사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한 이용자가 ‘새 CEO가 이미 정해졌을 것’이란 트윗을 올리자 “후임자는 없다”는 답글을 달았다. 지난달에는 “트위터에서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트위터를 이끌 사람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트위터를 인수한 후 기존의 정책을 갑작스럽게 바꾸고 야당 공화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자신에게 인터뷰를 요청한 테일러 로렌즈 워싱턴포스트 기자 등 일부 언론인의 계정을 예고 없이 정지시켜 비판을 받았다. 이 같은 ‘경영자 리스크’로 테슬라 주가는 그가 트위터를 인수한 10월 27일 225달러에서 이달 16일 150달러로 33% 이상 급락했다. 주가 하락 기간 동안 그가 테슬라 지분을 계속 매각한 것도 논란이 됐다. 트위터는 18일 이용자들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경쟁 소셜미디어를 홍보하면 해당 계정을 정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틱톡은 제외했다. 이용자들이 반발하자 머스크 CEO는 “앞으로는 주요 정책을 변경할 땐 투표를 실시하겠다”며 “죄송하다.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물러섰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2-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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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징 장례식장 화장 못한 시신 2000구” 中 ‘사망 0명’ 발표… 정보은폐 의혹 확산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강도 방역 봉쇄정책을 급격히 완화한 뒤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수도 베이징 병원들은 시신 냉장고가 꽉 차 시신들이 바닥에 방치되고 있다고 18일(현지 시간) 홍콩 유력지 밍보가 보도했다. 외신은 화장 시설이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망자가 급증한 정황이 잇따르지만 중국 정부가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정보 은폐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17일 베이징 주택에서만 2700명 사망”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중일우호병원 직원은 이날 밍보에 “시신 냉장고가 가득 찼다. 바닥에는 미처 냉동하지 못한 시신 30여 구가 쌓여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대 제3병원도 “더 이상 시신을 받을 수 없다”고 안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장례식장은 냉장용 컨테이너를 구입해 시신을 20∼30구씩 보관 중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밍보는 “베이징 병원 영안실, 장례식장 등 시신을 처리하는 모든 장소에 시신이 넘쳐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에 있는 코로나19 지정 화장시설 둥자오 장례식장 직원은 16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하루 24시간씩 일해도 따라갈 수 없다”고 토로했다. 평소에는 하루에 시신 30∼40구를 화장하지만 현재는 매일 시신 약 200구가 도착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17일 둥자오 장례식장으로 들어가지도 못한 영구차 약 30대가 진입로에 줄지어 대기했고 화장시설 굴뚝 세 개에선 연기가 쉼 없이 뿜어져 나왔다고 보도했다. 밍보는 일부 장례업체 관계자 전언을 인용해 “17일 하루 베이징에서만 자택에서 사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27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베이징 시내 관영 장례식장 12곳에 화장 업무량을 문의한 결과 예약이 이미 꽉 차서 오래 기다려야 하는 상황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한 장례업체 관계자는 “바바오산 같은 대규모 장례식장에서는 하루에 평균 300구를 화장할 수 있는데 아직 화장해야 할 시신이 2000여 구 남은 상태”라며 “일주일 내내 화장해도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밍보에 말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7일 방역 정책 완화 이후 18일까지 코로나19 사망자는 공식 0명이다. 베이징시는 지난달 23일 이후로는 코로나19 사망자를 발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는 그동안 다른 나라보다 코로나19에 잘 대응했으며 과학적 근거에 따라 방역 완화 시점을 골랐다고 주장하지만 사망자 급증으로 설득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망자 100만 명 이를 수도”상하이는 확진자 급증으로 초등학교 등교수업도 중단될 예정이다. 상하이 교육청은 이날 소셜미디어 위챗의 공식계정에 중3, 고3을 제외한 모든 초·중등학교와 어린이집, 유치원에 등교수업을 중단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영국 BBC방송은 이번 조치가 중국 최대 명절이자 코로나19 확산의 주요 고비로 꼽히는 내달 춘제(春節·설) 연휴 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홍콩대 연구진과 미국 워싱턴대 건강분석평가연구소는 봉쇄 완화 이후 코로나19 사망자가 최대 10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각각 내놨다. 코로나19로 헌혈자가 줄면서 중국 각지에서는 혈액센터 비축분이 부족하다는 호소도 이어졌다. 윈난성 혈액센터는 “임신부와 중환자 응급 치료가 위협받고 있다”며 단체 헌혈을 촉구했다고 17일 중국신원왕(新聞網) 등이 전했다. 우쭌유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수석전문가는 관영 베이징청년보에 내년 3월 중순까지 중국에 ‘세 번의 파동’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시를 강타하는 첫 번째 물결, 춘제 연휴 전 대규모 이동, 춘제 이후 일터로 복귀하는 세 번째 이동을 계기로 중국 인구 10∼30%가 감염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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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코로나 사망자 급증…시신 냉장고 부족해 바닥에 방치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강도 방역 봉쇄정책을 급격히 완화한 뒤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수도 베이징 병원들은 시신 냉장고가 꽉 차 시신들이 바닥에 방치되고 있다고 18일(현지 시간) 홍콩 유력지 밍보가 보도했다. 외신은 화장 시설이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망자가 급증한 정황이 잇따르지만 중국 정부가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정보 은폐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일주일 내내 화장해도 처리 못해” 베이징 차오양구(朝陽區) 중일우호병원 직원은 이날 밍보에 “시신 냉장고가 가득 찼다. 바닥에는 미처 냉동하지 못한 시신 30여 구가 쌓여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대 제3병원도 “더 이상 시신을 받을 수 없다”고 안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장례식장은 냉장용 컨테이너를 구입해 시신을 20~30구씩 보관 중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밍보는 “베이징 병원 영안실, 장례식장 등 시신을 처리하는 모든 장소에 시신이 넘쳐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에 있는 코로나19 지정 화장시설 둥자오 장례식장 직원은 16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하루 24시간씩 일해도 따라갈 수 없다”고 토로했다. 평소에는 하루 시신 30~40구를 화장하지만 현재는 매일 시신 약 200구가 도착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17일 둥자오 장례식장으로 들어가지도 못한 영구차 약 30대가 진입로에 줄지어 대기했고 화장시설 굴뚝 세 개에선 연기가 쉼 없이 뿜어져 나왔다고 보도했다. 밍보는 일부 장례업체 관계자 전언을 인용해 “17일 하루 베이징에서만 자택에서 사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27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베이징 시내 관영 장례식장 12곳에 화장 업무량을 문의한 결과 예약이 이미 꽉 차서 오래 기다려야 하는 상황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한 장례업체 관계자는 “바바오산 같은 대규모 장례식장에서는 하루에 평균 300구를 화장할 수 있는데 아직 화장해야 할 시신이 2000여 구 남은 상태”라며 “일주일 내내 화장해도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밍보에 말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7일 방역 정책 완화 이후 18일까지 코로나19 사망자는 공식 0명이다. 베이징시는 지난달 23일 이후로는 코로나19 사망자를 발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는 그동안 다른 나라보다 코로나19에 잘 대응했으며 과학적 근거에 따라 방역 완화 시점을 골랐다고 주장하지만 사망자 급증으로 설득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망자 100만 명 이를 수도” 상하이는 확진자 급증으로 초등학교 등교수업도 중단될 예정이다. 상하이 교육청은 이날 소셜미디어 위챗의 공식계정에 중3, 고3을 제외한 모든 초·중등학교와 어린이집, 유치원에 등교수업을 중단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영국 BBC방송은 이번 조치가 중국 최대 명절이자 코로나19 확산의 주요 고비로 꼽히는 내달 춘제(春節·설) 연휴 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홍콩대 연구진과 미국 워싱턴대 건강분석평가연구소는 봉쇄 완화 이후 코로나19 사망자가 최대 10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각각 내놨다. 코로나19로 헌혈자가 줄면서 중국 각지에서는 혈액센터 비축분이 부족하다는 호소도 이어졌다. 윈난성 혈액센터는 “임신부와 중환자 응급 치료가 위협받고 있다”며 단체 헌혈을 촉구했다고 17일 중국신원왕(新聞網) 등이 전했다. 우쭌유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수석전문가는 관영 베이징청년보에 내년 3월 중순까지 중국에 ‘세 번의 파동’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시를 강타하는 첫 번째 물결, 춘제 연휴 전 대규모 이동, 춘제 이후 일터로 복귀하는 세 번째 이동을 계기로 중국 인구 10~30%가 감염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확진자 급증으로 중국 제조업체들이 내년 2월까지 일손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베이성 자동차 조립공장 관계자는 “직원들이 출퇴근하지 않고 공장에서 숙식하는 폐쇄 관리 시스템을 재개할 예정”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노동자가 남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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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징, 봉쇄 풀자 확진 폭증… “화장장 모자라 시신 집에 보관”

    중국이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를 급격하게 완화하면서 주요 도시마다 노인 사망자가 폭증해 안치실이 부족해질 정도로 의료 혼란이 극심해지고 있다. 특히 수도인 베이징은 거리와 사무실, 상점이 텅 빈 ‘유령 도시’를 방불케 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중국 정부가 사실상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돌아서자마자 확진자 증가에 따른 혼란에 경제 침체 위기까지 더해지면서 ‘이중 위기’를 맞았다는 관측이 나왔다. ○ “화장시설 부족, 집에 시신 보관하기도”대만 중앙통신은 14일 베이징에서 시신을 보관할 안치실이나 화장장이 부족해지자 유족들이 시신을 집에 보관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트위터와 중국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는 베이징의 대형 화장시설인 바바오산 장례식장 진입로에 밤낮으로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는 영상이 퍼졌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RFA에 따르면 장례식장 관계자는 “모든 시설을 24시간 가동하고 있지만 화장을 하려면 5, 6일 기다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베이징 칭화대에서는 지난주 교내 전자게시판에 퇴직 교직원의 부고가 닷새 동안 10여 건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 부족이 심각하다는 우려도 잇따르고 있다. 쓰촨성 청두시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던 의대생이 13일 갑자기 숨지면서 과로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병원 측은 사망 원인으로 심장 문제를 들었지만 온라인에서는 의대생이 코로나19에 걸린 채 과로한 것이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15일 “이번 돌연사는 당국의 갑작스러운 방역 완화 이후 의료 시스템이 치러야 할 희생에 대한 대중의 분노에 불을 붙였다”라고 전했다. 중앙통신은 베이징의 한 대형 병원이 의사들에게 “검사 결과가 양성이더라도 견딜 수 있다면 출근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 CNN 방송은 베이징의 고급 상업지구인 싼리툰의 거리와 쇼핑센터가 모두 텅 비었다고 전했다. 주중 미 상공회의소장을 지내고 중국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 제임스 지머먼은 트위터에 “우리 사무실 직원의 약 90%가 코로나에 감염됐다”라고 썼다. 중국 정부는 14일부터 무증상 감염자 수치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소셜미디어 위챗에서 베이징 거주자를 대상으로 실시 중인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51%(14일 기준)가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왔다고 답했다고 15일 전했다.○ 11월 소매판매, 상하이 봉쇄 이후 최악내수 경기 지표에도 위험신호가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소매 판매가 작년 동월 대비 5.9% 감소했다고 15일 밝혔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소매점에서의 소비 동향을 보여준다. 상하이가 전면 봉쇄됐던 5월엔 ―6.7%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가 6월부터 증가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10월 ―0.5%로 떨어진 데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한 것이다. 제조업 동향을 반영하는 산업생산 증가율도 지난달 2.2%로 10월(5.0%)보다 떨어졌다. 반복되는 방역 정책과 경기 둔화에 지친 중국의 일부 부호들이 싱가포르행을 택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싱가포르 통화청(MAS)에 700개 이상의 가족법인이 설립됐다며 3년 새 약 14배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가족법인은 초고액 순자산가들이 자산 승계나 투자 관리를 위해 세우는 법인이다. 컨설팅사인 헨리앤드파트너스는 6월 싱가포르로 이민 간 중국의 고액 자산가가 올해 2800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2019년보다 87%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SCMP는 싱가포르의 과세 정책 등이 자산 승계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2-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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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령도시’ 베이징…사망자 폭증에 안치실-화장장도 부족

    중국이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를 급격하게 완화하면서 주요 도시마다 노인 사망자가 폭증해 안치실이 부족해질 정도로 의료 혼란이 극심해지고 있다. 특히 수도인 베이징은 거리와 사무실, 상점이 텅 빈 ‘유령 도시’를 방불케 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중국 정부가 사실상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돌아서자마자 확진자 증가에 따른 혼란에 경제침체 위기까지 더해지면서 ‘이중 위기’를 맞았다는 관측이 나왔다. ●“화장시설 부족. 집에 시신 보관하기도”대만 중앙통신은 14일 베이징에서 시신을 보관할 안치실이나 화장장이 부족해지자 유족들이 시신을 집에 보관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트위터와 중국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는 베이징의 대형 화장시설인 바바오산 장례식장 진입로에 밤낮으로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다는 영상이 퍼졌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가 전했다. RFA에 따르면 장례식장 관계자는 “모든 시설을 24시간 가동하고 있지만 화장을 하려면 5~6일 기다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베이징 칭화대에서는 지난주 교내 전자게시판에 퇴직 교직원의 부고가 닷새 동안 10여 건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 부족이 심각하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중앙통신은 베이징의 한 대형 병원이 의사들에게 “검사결과가 양성이더라도 견딜 수 있다면 출근하는 것을 고려해봐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 의사는 “주변 의사들의 절반 정도가 코로나19에 걸렸다”라고 말했다. 미 CNN방송은 베이징의 고급 상업지구인 싼리툰의 거리와 쇼핑센터가 모두 텅 비었다고 전했다. 주중 미 상공회의소장을 지내고 중국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 제임스 짐머만은 트위터에 “우리 사무실 직원의 약 90%가 코로나에 감염됐다”라고 썼다. 중국 정부는 14일부터 무증상 감염자 수치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에는 시민들의 절반정도가 코로나19에 이미 감염된 적 있다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소셜미디어 위챗에서 베이징에 거주 중인 이용자 8023명을 대상으로 실시 중인 한 비공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51%(14일 기준)가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왔다고 답했다고 15일 전했다.●11월 소매판매, 상하이 봉쇄 이후 최악내수 경기 지표에도 위험신호가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소매 판매가 작년 동월 대비 5.9% 감소했다고 15일 밝혔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소매점에서의 소비동향을 보여준다. 상하이가 전면 봉쇄됐던 5월엔 -6.7%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가 6월부터 증가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10월 -0.5%로 떨어진 데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한 것이다. 제조업 동향을 반영하는 산업생산 증가율도 지난달 2.2%로 10월(5.0%)보다 떨어졌다. 국가통계국은 이날 “경제회복 기초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반복되는 방역 정책과 경기 둔화에 지친 중국의 일부 갑부들이 싱가포르행을 택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싱가포르 통화청(MAS)에 700개 이상의 가족법인이 설립됐다며 3년 새 약 14배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가족법인은 초고액 순자산가들이 자산 승계나 투자관리를 위해 세우는 법인이다. 컨설팅사인 헨리앤파트너스는 6월 싱가포르로 이민 간 중국의 고액 자산가가 올해 2800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2019년보다 87%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SCMP는 싱가포르의 과세 정책 등이 자산승계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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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탄소국경세 도입… 韓철강 타격 우려

    유럽연합(EU)이 12일(현지 시간) 철강 등 수입품에 ‘탄소국경세’를 물리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세계 최초로 도입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이어 새로운 무역장벽 우려가 현실화했다. 한국의 대(對)EU 주력 수출 품목인 철강 산업에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정부는 CBAM이 내년 10월부터 시범 운영되기 전 탄소 배출량 산정 방식이 국내 기업에 불리하지 않게 확정되도록 EU와 협의하기로 했다. CBAM은 수입품의 탄소 함유량을 조사한 뒤 배출량이 EU 기준을 초과하면 EU의 탄소배출권거래제(ETS)와 연동한 탄소 가격을 추가로 부과하는 제도다. 수출 기업에 일종의 추가 관세를 물리는 셈이다. EU에 수출하는 기업은 제도 시행 뒤 첫 3년간 탄소 집약도가 높은 철강, 시멘트, 비료, 알루미늄, 전력, 수소 관련 6개 수출 제품의 탄소 배출량을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2026년 정식 시행 때 대상을 확대한다는 것이 EU 측 계획이다. 유럽의회는 성명에서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완벽히 준수하도록 제도를 설계했다”며 보호무역주의가 아니라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가 철강 등 탄소 배출이 많은 유럽 산업계에는 무료 배출권을 부여했다는 점을 들어 많은 전문가들이 이를 국제규범 위반으로 간주한다고 지적했다. 13일 국무조정실,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들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응 회의를 열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철강 등 EU 수출 산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비해 중소·중견기업을 포함한 국내 기업의 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유럽 언론 인터뷰에서 “CBAM이 ‘유럽판 IRA’가 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CBAM 적용 품목의 EU 수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 △철강 43억 달러 △알루미늄 5억 달러 △시멘트 140만 달러 △비료 480만 달러 등으로 철강이 압도적으로 많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산업계와 유리한 탄소 배출량 산정법을 논의해 EU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 202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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