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영

유재영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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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부터 정치, 사건, 검찰, 법원 담당 취재를 해오다 2014년부터 스포츠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에서도 영웅과 야인의 시대를 취재하겠습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스포츠의 위대함을 느끼게 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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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05-03~2024-06-02
교육71%
문화 일반13%
사회일반7%
경제일반3%
보건3%
기타3%
  • 쇼트트랙 후배들에게 시력 선물한 전이경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결승선을 1위로 통과하고도 개최국 중국 선수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실격돼 금메달을 도둑 맞고 화제가 된 류 사오린(헝가리)은 ‘윙크 남’으로도 유명하다. 4년 전 평창 대회 쇼트트랙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기 직전 중계 카메라를 향해 눈썹을 만지고 윙크를 하는 세리머니를 보여 인기를 모았는데 이번에도 훈훈한 외모로 똑같은 동작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그러면서 사오린이 평창 때까지 사귀던 영국의 전 여자 쇼트트랙 대표 엘리스 크리스티에게 문자 메시지로 이별을 통보한 뒤 당한 ‘복수극’도 핫이슈가 됐다. 크리스티가 2019년 유럽 챔피언십 결선 경주 전 사오린의 세리머니를 따라한 뒤 엄지손가락을 내리며 ‘저격’한 중계 영상이 재조명된 것. “전 남자 친구(사오린)가 한국에서 눈 라식 수술을 받았고, 처음으로 나를 제대로 보게 됐다”고 비꼬면서 올린 크리스티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글도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였다. 공교롭게도 사오린의 라식 수술은 한국 역대 겨울올림픽 최다 금메달(4개) 기록을 갖고 있는 전이경 대한빙상연맹 이사가 도와준 것이다. 전 이사는 2016~2019시즌 싱가포르 쇼트트랙 대표팀을 맡으면서 시력이 안 좋은 선수들이 정상 시력을 찾을 수 있도록 안과 전문의인 남편에게 부탁해 무료 수술을 해줬다. 사오린도 전 이사와 헝가리 쇼트트랙 대표팀 전재수 감독과의 인연, 그리고 한국을 좋아한 덕분에 수술을 받았다. 전 이사는 “당시 사오린과 크리스티에게 수술 의향을 물었는데 크리스티는 뿌옇게 보이는 상태로 스케이팅을 하는 게 좋다고 거절했다”며 웃었다. 쇼트트랙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빛 반사에 노출돼 시력이 나빠지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전 이사는 “대부분 선수들이 평소에도 두꺼운 안경을 쓸 정도로 눈이 나쁘다. 렌즈를 껴도 금방 눈이 건조해진다. 상대 팔에 맞아 렌즈가 빠지기도 한다. 불편한 마음을 알기 때문에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베이징 올림픽 쇼트트랙 남녀 계주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획득한 ‘최고참’ 곽윤기(33)와 김아랑(27·이상 고양시청)도 평창 대회 전에 전 이사 남편에게 시력 교정 수술을 받고 확 트인 시야를 얻었다. 곽윤기는 이번 올림픽 남자 5000m 계주에서 스케이트 날이 망가진 상황에서도 끝까지 고비를 버텨내며 은메달을 지켜냈다. 김아랑은 2014 소치 때부터 3개 대회 연속 계주 메달을 획득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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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원, 페이스메이커서 에이스로… 이승훈 ‘최다 메달 타이’ 전설로

    한국 축구의 ‘월드클래스’ 손흥민(30·토트넘)의 순간 스프린트 능력을 동경하던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막내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매스스타트에서 세계 최정상의 막판 스퍼트 능력을 뽐냈다. 정재원(21·의정부시청)은 19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마지막 바퀴 극적인 질주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에 값진 메달을 안겼다. 17세에 출전했던 4년 전 평창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정재원은 개인전 첫 메달을 품에 안았다. 평창 올림픽 매스스타트에서 ‘페이스메이커’로 10바퀴 이상 체력을 완전히 소진하며 선두 그룹과 경쟁을 해주고 이승훈(34·IHQ)의 초대 금메달을 도운 정재원은 이제 이승훈을 잇는 확실한 에이스가 됐다. 평소 손흥민의 토트넘 경기를 빼놓지 않고 보는 ‘손흥민 마니아’인 정재원은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 4위답게 체력을 아끼는 레이스 운영을 하다가 마지막 바퀴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결승선을 향해 질주했다. 15바퀴째를 5위로 통과한 정재원은 치열한 상대 견제와 눈치작전에도 마지막 400m를 무려 23초40에 끊으며 2위로 들어왔다. 월드컵 1위이자 금메달을 딴 바르트 스빙스(벨기에)보다 조금 늦게 스퍼트 시동을 건 게 아쉬웠다. 스빙스와는 0.07초 차. 마지막 400m 기록만 보면 스빙스(23초47)보다 0.07초 빨랐다. 결승선이 5m만 더 멀리 있었더라면 추월도 가능했다. 당분간 세계 매스스타트는 정재원과 스빙스가 물고 물리는 ‘쌍두마차’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빙스가 31세이기 때문에 4년 후 올림픽에서는 정재원이 더 기대된다. 정재원은 “페이스메이커로 성장했기 때문에 지금의 결과가 있었다. 스빙스를 계속 쫓아가는 작전을 썼는데 잘됐다”며 기뻐했다. 먼저 치고 나가는 선수들을 바짝 쫓아가면서 마지막 스퍼트를 올린 경기 운영에도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승훈의 동메달도 값지다. 이승훈은 사격의 진종오(금 4, 은 2), 양궁의 김수녕(금 4, 은 1, 동 1)과 함께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6개·금 3, 은 2, 동 1)을 획득한 ‘올림픽 전설’ 반열에 올랐다. 겨울 종목에서는 이승훈이 독보적이다. 쇼트트랙에서 전향해 2010년 밴쿠버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은메달을 따낸 이승훈은 1만 m에서도 올림픽 기록을 갈아 치우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전성기를 누렸다. 4년 뒤 소치에서는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창에서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 과거처럼 장거리 종목에서 메달 사냥이 어렵다고 보고 당시 신설된 매스스타트에 집중해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팀추월에서도 후배인 김민석(23·성남시청), 정재원과 호흡을 맞춰 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의 도전은 계속된다. 정재원조차 “이번 올림픽에서 승훈이 형이 조언을 많이 해줬고, 다양한 전략을 풍부하게 배웠다”며 존경심을 보였다. 이승훈은 평창 대회 이후 후배 폭행 논란으로 자격정지 1년을 받고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에 복귀했던 아픔도 동메달로 씻어냈다. 이승훈은 19일 경기 후 “마지막 올림픽이 아니다”라며 “이제는 운동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고 즐겁다. 선수 생활을 당분간 할 것 같다. 내가 가르치는 것보다 후배들과 트랙을 함께 타주는 게 더 좋을 듯하다. 4년 뒤 내가 올림픽에 나오면 안 될 것 같다. 하지만 안 되면(후배들이 나를 못 넘는다면) 가겠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베이징=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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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만에 만난 이상화 -고다이라 “함께 여행가자”

    10년 이상 세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단거리를 접수했던 한일 ‘빙속 여제’ 이상화(33)와 고다이라 나오(36)의 돈독한 우정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해설위원으로 현장에 간 이상화가 19일 고다이라를 만나 회포를 풀었다. 이상화는 고다이라가 500, 1000m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동안 일부러 만남을 자제했다가 재회를 하고 뜨겁게 끌어안아줬다. 이상화는 이번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17위에 그친 고다이라의 경기를 보고 마치 자신이 경기하는 듯 감정 이입하며 눈물을 쏟아냈고, 고다이라는 중계석의 이상화를 찾으며 한국말로 “상화, 잘 지냈어? 보고 싶었어”라고 진한 우정을 보여줘 한일 팬들뿐만 아니라 세계를 감동시켰다. 이상화가 중학생이던 시절부터 이어진 인연이다. 이상화가 2010년 밴쿠버와 2014년 소치 여자 500m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8 평창에서는 고다이라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둘의 우정은 변치 않고 있다. 이상화는 첫 만남 때부터 ‘센파이(선배)’가 아닌 ‘나오’라고 편하게 불렀고 고다이라는 그런 이상화를 귀여워해주며 오랜 시간 서로를 응원했다. 이상화는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것처럼, 같이 있던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고다이라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침 상화의 응원 덕분에 조금 희망이 보였다. 상화와 팬들 앞에서 스케이트를 잘 탈 수 있겠구나 싶어 출전을 하게 됐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상화는 고다이라에게 “이제는 조금 내려놓고 자신을 여유 있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서로 얼굴을 맞대고 ‘셀카’를 찍었다. 이상화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뒤 “4년 만에 재회. 보고 싶었잖아!!! 영원한 라이벌이자 동료였던, 그리고 나를 평창 겨울올림픽 때까지 갈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자 버팀목이었던 영원한 내 친구 올림픽 챔프”라는 글을 올리며 진한 애정을 또 한 번 보여줬다. 고다이라는 한국어로 “드디어 만났네. 기뻤어”라고 첫 답글을 남겼다. 키얼트 나위스(네덜란드) 등 세계적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들도 글을 남기며 기뻐했다. 이상화는 다시 “우리의 다음 ‘플랜’은 디즈니랜드야”라고 화답했다. 평소 디즈니 캐릭터를 좋아하는 이상화는 4년 전 평창 올림픽이 끝난 직후에도 만나 셀카를 찍으며 도쿄 디즈니랜드를 가자고 약속했었다. 고다이라도 바로 자신의 SNS에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서로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되면 한국이나 일본에서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함께 재밌게 보내고 싶다”고 적으며 ‘찐우정’을 과시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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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고 싶었잖아”…한일 빙속여제의 변치않는 우정, 훈훈한 감동

    10년 이상 세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단거리를 접수했던 한일 ‘빙속 여제’ 이상화(33)와 고나이라 나오(36)의 돈독한 우정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해설위원으로 현장에 간 이상화가 19일 고다이라를 만나 회포를 풀었다. 이상화는 고다이라가 500, 1000m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동안 일부러 만남을 피했다가 재회를 하고 뜨겁게 끌어 안아줬다. 이상화는 이번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17위에 그친 고다이라의 경기를 보고 마치 자신이 경기하듯 감정 이입하며 눈물을 쏟아냈고, 고다이라는 중계석의 이상화를 찾으며 한국말로 “상화 잘 지냈어? 보고 싶었어”라고 진한 우정을 보여줘 한일 팬들뿐만 아니라 세계를 감동시켰다. 이상화가 중학생이던 시절부터 이어진 인연이다. 이상화가 2010년 밴쿠버와 2014년 소치 여자 500m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8 평창에서는 고다이라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은메달을 머물렀지만 둘의 우정은 변치 않고 있다. 이상화는 이날 ‘센빠이(선배)’가 아닌 ‘나오’라고 편하게 불렀고 고다이라는 그런 이상화를 귀여워해주며 오랜 시간 서로를 응원했다. 이상화는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것처럼, 같이 있던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고다이라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을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침 상화의 응원 덕분에 조금 희망이 보였다. 상화와 팬들 앞에서 스케이트를 잘 탈 수 있겠구나 싶어 출전을 하게 됐다”고 눈물을 보였다. 이상화는 고다이라에게 “이제는 조금 내려놓고 자신을 여유 있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서로 얼굴을 맞대고 ‘셀카’를 찍었다. 이상화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뒤 “4년 만에 재회. 보고 싶었잖아!!!. 영원한 라이벌이자 동료였던 그리고 나를 평창 겨울올림픽 때까지 갈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자 버팀목이었던 영원한 내 친구 올림픽 챔프”라는 글을 올리며 진한 애정을 또 한 번 보여줬다. 고다이라는 한국어로 “드디어 만났네. 기뻤어”라고 첫 답글을 남겼다. 키엘트 누이스(네덜란드) 등 세계적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들도 글을 남기며 기뻐했다. 이상화는 다시 “우리의 다음 ‘플랜’은 디즈니랜드야”라고 화답했다. 평소 디즈니 캐릭터를 좋아하는 이상화는 4년 전 평창 올림픽이 끝난 직후에도 만나 셀카를 찍으며 도쿄 디즈니랜드를 가자고 약속을 했었다. 고다이라도 바로 자신의 SNS에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서로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되면 한국이나 일본에서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함께 재밌게 보내고 싶다”고 적으며 ‘찐우정’을 과시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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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원-이승훈-김보름 오늘 매스스타트 출격

    ‘약불로 요리하다 마지막 23초 센불로 금맛낸다.’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선수들이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마지막 메달에 도전한다. 남자의 정재원(21·의정부시청)과 이승훈(34·IHQ), 여자의 김보름(29) 박지우(24·이상 강원도청)가 19일 올림픽 매스스타트 남녀 경기에 나선다. 400m 트랙을 16바퀴 도는 매스스타트는 4년 전 평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승훈이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김보름은 은메달을 따냈다. 당시 17세의 정재원은 페이스메이커로 이승훈의 금메달을 도왔다. 레이스 내내 후미 그룹 앞에 위치해 선두 그룹에 바짝 붙어 주는 역할이다. 페이스메이커가 체력이 완전히 소진될 때까지 선두 그룹과 경쟁을 해주면 에이스가 후미에서 체력을 아끼다 막판 추월을 노린다. 2명 이상 선수가 출전하는 국가들은 이 전략을 주로 쓴다.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정재원과 이승훈 둘 다 ‘메인 셰프’로 나선다. 정재원은 4년 동안 체력 및 기술적으로 성장해 매스스타트의 세계 강자가 됐다. 정재원은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이 4위이고 이승훈은 5위다. 이번엔 각자도생이다. 경기 상황에 따라 정재원이 이승훈을 보조 셰프로 활용할 수 있다. 결선에 진출한다면 16명이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스퍼트가 약한 선수들은 처음부터 상대가 방심한 틈을 노려 치고 나가 경기를 마무리할 수도 있다. 네덜란드 요릿 베르흐스마(11위)가 대표적이다. 정재원과 이승훈은 마지막 1, 2바퀴를 남기고 추월로 승부를 거는 전략으로 나온다. 정재원은 “막판 스퍼트가 베이스다. 힘을 아끼다 마지막에 승부를 보겠다”고 했다. 월드컵 랭킹 1위 바르트 스빙스(벨기에)와 조이 맨티아(미국·8위)도 막판에 강한 스타일이다. 막판까지 선두권에 자리만 잡는다면 라스트 스퍼트가 폭발적인 정재원과 이승훈에게 승산이 있다. 둘은 월드컵에서 순위가 잘 나올 때 마지막 400m를 23초대 초반으로 끊었다. 허벅지가 터질 듯한 한계점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속도다. 마지막 코너 진입에서 가속을 세게 받는다면 금빛 질주일 가능성이 크다. 김보름에게 19일은 각별하다. 4년 전 ‘왕따 주행 논란’이 불거진 평창 올림픽 여자 팀추월 8강전이 있었던 날이다. 김보름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노선영을 상대로 청구한 정신적 피해 손해배상 소송에서 16일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는 1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제 평창 올림픽을 미련 없이 보내줄 것 같다”고 글을 남겼다. 김보름은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 8위다. 가장 좋은 성적은 6위였다. 하지만 큰 경기 경험이 많고 막판 스퍼트에 강해 얼마든지 반전이 가능하다. SNS에 올린 만화 ‘슬램덩크’ 서태웅의 명대사(몸이 기억하고 있다)처럼 승부사의 DNA가 제대로 폭발할지 기대를 모은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22-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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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판 23초 센불로 금맛낸다…정재원-이승훈 ‘메인 셰프’로 출격

    ‘약불로 요리하다 마지막 23초 센불로 금맛낸다.’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선수들이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마지막 메달에 도전한다. 남자의 정재원(21·의정부시청)과 이승훈(34·IHQ), 여자의 김보름(29·강원도청)이 19일 올림픽 매스스타트 남녀 경기에 나선다. 400m 트랙을 16바퀴 도는 매스스타트는 4년전 평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승훈이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김보름은 은메달을 따냈다. 당시 17살의 정재원은 페이스메이커로 이승훈의 금메달을 도왔다. 레이스 내내 후미 그룹 앞에 위치해 선두 그룹에 바짝 붙어 주는 역할이다. 페이스메이커가 체력이 완전히 소진될 때까지 선두 그룹과 경쟁을 해주면 에이스가 후미에서 체력을 아끼다 막판 추월을 노린다. 보통 2명 이상 선수가 출전하는 국가들은 이 전략을 주로 쓴다.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정재원과 이승훈은 둘 다 ‘메인 셰프’로 나선다. 정재원은 4년 동안 체력, 기술적으로 성장해 매스스타트의 세계 강자가 됐다. 정재원은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이 4위고, 이승훈은 5위다. 이번엔 각자도생(各自圖生)이다. 경기 상황에 따라 정재원이 이승훈을 보조 셰프로 활용할 수 있다. 결선에 진출한다면 16명이 치열한 눈치 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스퍼트가 약한 선수들은 처음부터 상대가 방심한 틈을 노려 치고 나가 경기를 마무리할 수도 있다. 네덜란드 요릿 베르흐스마(11위)가 대표적이다. 정재원과 이승훈은 마지막 1~2바퀴를 남기고 추월로 승부를 거는 전략으로 나온다. 정재원은 “막판 스퍼트가 베이스다. 힘을 아끼다 마지막에 승부를 보겠다”고 했다. 월드컵 랭킹 1위 바트 스윙스(벨기에)와 조이 맨티아(미국·8위)도 막판에 강한 스타일이다. 막판까지 선두권에 자리만 잡는다면 라스트 스퍼트가 폭발적인 정재원과 이승훈에게 승산이 있다. 둘은 월드컵에서 순위가 잘 나올 때 마지막 400m를 23초대 초반으로 끊었다. 허벅지가 터질 듯한 한계점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속도다. 마지막 코너 진입에서 가속을 세게 받는다면 금빛 질주일 가능성이 크다. 김보름에게 19일은 각별하다. 4년 전 ‘왕따 주행 논란’이 불거진 평창 올림픽 여자 팀추월 8강전이 있었던 날이다. 김보름은 논란을 터트린 노선영을 상대로 청구한 정신적 피해 손해배상소송에서 16일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는 17일 SNS에 “이제 평창올림픽을 미련없이 보내줄 것 같다”고 글을 남겼다. 김보름은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 8위다. 가장 좋은 성적은 6위였다. 하지만 큰 경기 경험이 많고 막판 스퍼트에 강해 얼마든지 반전이 가능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만화 ‘슬램덩크’ 서태웅의 명대사(몸이 기억하고 있다)처럼 승부사의 DNA가 제대로 폭발할지 기대를 모은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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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트 이상화’ 김민선, 1000m 16위에

    “아쉬움보다 감사함이 커졌어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단거리를 대표하는 현재이자 미래인 김민선(23·의정부시청·사진)이 ‘포스트 이상화’에 확실하게 더 다가가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마무리했다. 김민선은 17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 1분16초49로 출전 선수 30명 중 16위에 올랐다. 500m에서 선전하며 7위에 오른 김민선은 올림픽에서 처음 뛴 1000m에서 순위는 처졌지만 다음 올림픽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상화가 틈틈이 가르쳐준 스타트의 팁과 100m 진입 자세, 국제 경기 경험은 확실하게 흡수해 1000m에서도 뽐냈다. 500m에서부터 1000m까지 속도를 유지하는 스피드 지구력 향상이 과제로 남았다. 8조 인코스에서 출발한 김민선은 첫 200m를 전체 4위인 17초71로 통과하며 기대를 부풀렸다. 600m도 45초45(9위)로 통과했지만 중반부에서 힘이 떨어지면서 본인의 최고 기록(1분14초60)에 못 미치는 기록으로 결승선을 들어왔다. 김민선은 “500m 7위에 대해 주변에서 칭찬을 많이 해주신다. 1000m는 500m를 더 잘 타기 위한 도전이었다. 다음 올림픽을 위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국민들의 응원으로 잘 마무리했다. 감사하다”며 웃었다. 한편 김현영(28·성남시청)은 1분17초50으로 25위, 박지우(24·강원도청)는 1분19초39로 30위에 머물렀다. 일본의 다카기 미호(28)는 1분13초19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가져갔다. 여자 500m와 1500m, 팀 추월 은메달을 딴 다카기는 1000m를 제패하며 세계 최고의 전천후 스케이터 반열에 올라섰다. 4년 전 평창에서 500m 금메달과 1000m 은메달을 딴 이상화의 절친 고다이라 나오(36·일본)는 1분15초65로 10위를 기록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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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년 전 오늘처럼… 차민규-김민석 1000m 메달 사냥

    1992년 2월 18일은 한국 겨울올림픽 역사의 터닝포인트가 된 ‘시작의 날’이다. 한국 시간으로 19일 새벽 프랑스 알베르빌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당시 19세의 김윤만이 깜짝 은메달을 따냈다. 1948년 생모리츠 대회에 처음 출전한 후 44년 만에 나온 한국 겨울올림픽 첫 메달이었다. 이보다 이틀 뒤 예정된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첫 메달이자 금메달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 관계자와 취재진은 쇼트트랙 대표팀 훈련장에 모여 있던 상황이었다. 실제 김기훈이 한국의 겨울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주종목인 500m에서 10위를 했던 김윤만은 1000m에서는 입상 욕심 없이 후련하게 레이스에 임했는데 120%의 경기력이 나왔다. 연습한다는 마음으로 몸의 균형을 잡고 힘 있게 치고 나간 스케이팅은 최고 시속 48km의 속도를 내더니 1분14초86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고개를 들어 쳐다본 전광판에는 ‘ROK(Republic of Korea) 2’가 떴다. 금메달을 딴 독일 올라프 칭케와는 불과 0.01초 차였다. 예상하지 못한 낭보에 당시 국내는 난리가 났다. 현장에 취재진이 거의 없어서 지금도 시상식 말고는 변변한 사진이 남아 있지 않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샤우팅’ 해설로 인기가 높은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감독도 당시 김윤만과 함께 1000m에 나섰는데 1분17초34로 26위에 올랐다. 이로부터 정확하게 30년이 되는 18일, 차민규(29·의정부시청)와 김민석(23·성남시청)이 2022 베이징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 나서 30년 전 이정표 재현에 도전한다. 평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500m 은메달을 따낸 차민규와 역시 1500m에서 두 대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건 김민석은 1000m에서도 빙상 역사에 이름을 남길 태세다. 현재 대한체육회 생활체육부 과장인 김윤만(49)은 “베이징 올림픽 1000m 경기 날짜가 정확하게 30년 전 은메달을 땄던 날이라니 믿기지가 않는다”며 “알베르빌 이후 올림픽 1000m에서 두 번이나 메달이 나왔는데 베이징에서도 후배들이 메달을 목에 걸고 (1000m를) 겨울 대표 효자 종목으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보냈다. 이어 “김형호 대표팀 코치와 통화를 했다. 두 선수 컨디션이 아주 좋다고 한다”며 “1000m가 강한 네덜란드 선수들과 잘 경쟁을 하면 충분히 승산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민규는 이번 시즌 월드컵 1000m 10위, 김민석은 17위다. 시즌 랭킹에서 밀리지만 차민규는 지난해 12월 월드컵 4차 대회에서 1분7초32로 개인 최고 기록을 냈다. 김민석도 월드컵 3차 대회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인 1분8초18을 찍어 자신감이 있다. 월드컵 1위 토마스 크롤(네덜란드)와 1500m에서 김민석에게 밀린 닝중옌 등이 1분6초대의 최고 기록을 갖고 있는데 현재의 경기력과 자신감이라면 충분히 기록 근접 대결이 가능하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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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속 500m ‘이상화 후계자’ 김민선 “오늘 1000m 도전”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단거리 간판 김민선(23·의정부시청)이 ‘포스트 이상화’로 한발 더 다가가는 의미 있는 타이틀을 얻었다. 김민선은 13일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60으로 선전하며 7위에 올랐다. 평창 대회 16위에서 순위를 크게 당겼다. 그래서 대표팀 동료들도 김민선의 숙소 방문에 500m를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잘 탔다는 의미로 ‘지구 7위’라고 쓴 종이 팻말을 붙이고 축하를 해줬다.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4년 후 기대감을 크게 부풀렸다. 최초의 흑인 여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 에린 잭슨(미국)이 이상화-고다이라 나오(일본)로 이어진 빙상 여제 왕관을 새로 받았다고는 하나 나이가 30세라 적잖다. 36세의 고다이라는 이번 올림픽에서 힘과 경기력이 꺾였다. 500m 깜짝 은메달을 딴 28세 다카기 미호(일본)는 중장거리 전문이다. 동메달 안겔리나 골리코바(러시아)도 31세다. 김민선의 7위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서는 메달 가능권일 수 있다. 소속팀 제갈성렬 감독도 “조금만 인내하면 밀라노는 너의 올림픽이 된다. 내가 정상에 오를 때까지 지켜줄게”라며 성과에 만족했다. ‘포스트 이상화’가 영광스럽지만 이상화라는 존재감이 너무 커 다가갈 거리가 멀다고 느꼈던 김민선은 확실하게 세계 7위로 홀로서기를 하며 간격을 좁혔다. 옆에서 힘이 된 이상화가 은퇴해 허전함이 컸지만 동경하던 우상이 애정을 갖고 물려준 국제 경기 경험과 스케이팅 노하우는 그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김민선이 결선 후 이상화에 대한 질문에 살짝 눈물을 보인 것도 자신을 후계자로 기꺼이 인정해준 선배에 대한 고마움이 커서였다. 김민선으로선 17일 열리는 1000m 레이스가 ‘대선배’에게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000m 랭킹은 22위지만 자기 최고 기록(1분14초60)을 깨고 500m에서처럼 순위를 끌어올린다면 확실하게 단거리 톱 레벨에 오를 가능성을 보여주게 된다. 500m 톱 랭커들은 1000m에도 강하다. 평창 올림픽에서 500m 금메달을 차지한 고다이라는 당시 1000m에서도 은메달을 땄다.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도 2위다. 골리코바도 4위다. 500m에서 한동안 강자였던 브리트니 보(미국)도 세계기록(1분11초61) 보유자면서 이번 시즌 1위다. 이상화도 500m 세계 최강이었던 2013∼2014시즌 1000m에서도 10위권 내에 있었다. 김민선이 1000m 레이스에서 500∼1000m 구간을 잘 타면 500m 레이스 운영에서도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500m를 넘어 1000m까지 파워 넘치는 질주를 펼친 선수들이 500m에서도 기록 상승 폭이 더 크다. 메달 진입 여부와 관계없이 김민선의 역주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평소 자주 짓는 ‘찐 웃음’을 17일 잠시 감추고 예리하게 눈빛을 바꿀 김민선이 다시 ‘이상화 판박이’를 향해 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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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加 여자아이스하키 4년 만에 리턴매치

    한국 남자 대학 아이스하키팀을 이긴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있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 직전인 1월 27일. 이날 국내 남자 대학 아이스하키의 강호인 광운대가 인천 선학링크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 한 여자팀에 쩔쩔매고 있었다. 상대는 세계 최강 캐나다 여자 대표팀이었다. 설마 했지만 오히려 남자 팀에 맞먹는 평균 신장 177cm, 체중 70kg의 피지컬과 현란한 스틱워크를 앞세운 캐나다 대표팀에 광운대 선수들은 3피리어드 내내 진땀을 뺐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팀이라 광운대 선수들이 강력한 몸싸움을 자제했다고는 하지만 캐나다는 4-0으로 광운대에 완승을 거뒀다. 광운대의 한 선수는 실점 상황에서 캐나다 여자 선수와 몸싸움을 하다 부딪치고 밀려 입술 주위가 터지기도 했다. 캐나다 대표팀은 나흘 뒤 대학 최강 연세대와 가진 시뮬레이션 연습에서도 남자 선수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몸싸움과 경기력을 보여줬다. 연세대 선수들은 “스틱 싸움과 페이스오프(얼굴을 맞대고 마주 서서 퍽을 뺏으려는 상황)에서도 완전히 밀렸다”며 혀를 내둘렀다. 캐나다 여자 아이스하키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 복수전에 나선다. 4년 전 한국 남자 선수들을 압도했던 운동 능력을 보여줬던 캐나다는 결국 결승전에서는 미국에 패해 다섯 대회 연속 금메달 행진이 깨졌다. 여자 아이스하키는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미국이 초대 대회 금메달을 가져갔다. 이후 역대 네 번의 금메달을 차지한 캐나다는 17일 ‘디펜딩 챔피언’ 미국과 결승전을 벌인다. 대부분의 선수가 프로여자하키선수협회(PWHPA) 소속인 캐나다와 미국은 다른 국가와 실력차가 커서 지난해에도 라이벌 시리즈로 여섯 번의 맞대결을 치르며 전력 담금질을 해왔다. 미국은 감독, 코치를 비롯해 마사지 세러피스트 등 20명의 스태프까지 힘을 보탠다. 진정한 스틱 여왕국을 가리는 역대급 끝판 대결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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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잭슨 500m 金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 새 ‘단거리 여제’가 탄생했다. 미국의 에린 잭슨(30·사진)이 13일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04로 금메달을 차지하며 흑인 여성 최초로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메달 주인공이 됐다. 흑인 남성으로는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대회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샤니 데이비스(미국)가 있다.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 4차례 1위를 했던 잭슨은 기대를 뛰어넘는 벼락같은 질주로 이상화-고다이라 나오(36·일본)로 이어진 단거리 왕관을 넘겨받았다. 시즌 월드컵 순위 44위 다카기 미호(일본·2위)와 42위인 바네사 헤어초크(오스트리아·4위)가 예상을 뒤엎고 37초18, 37초28로 선두권에 올라 심리적 압박을 크게 받을 만했지만 잭슨은 거침없었다. 100m를 10초33(2위)으로 통과한 잭슨은 코너 구간에서 흐트러짐 없이 얼음 마찰력을 강하게 이겨내며 첫 올림픽 정상에 올랐다. 중계 해설을 하던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은 “코너에서 다리가 안 보인다”며 괴력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기적 같은 스토리 라인이 왕관을 더 빛나게 한다. 인라인스케이팅 선수 출신인 잭슨이 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꾼 건 6년도 안 됐다. 2016년 9월 처음 스케이트를 신고 얼음판에서 뒤뚱뒤뚱 걸었다. 그나마 인라인을 타던 습관으로 어설프게 코너를 돌았던 잭슨은 1년 5개월 만에 평창 대회 500m에서 24위를 했고, 4년 만에 세계 여자 단거리를 평정한 것이다. 평창 대회에서 이상화와 명승부를 벌이면서 금메달을 차지했던 ‘디펜딩 챔피언’ 고다이라는 38초09(17위)의 저조한 기록으로 쓸쓸히 퇴장을 했다. 이상화 KBS 해설위원은 중계를 하다 동병상련을 나눴던 라이벌이자 절친인 고다이라의 출발을 보고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을 직감하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 고다이라는 경기 후 이상화를 찾으며 한국말로 “상화? 잘 지냈어? 보고 싶었어. 오늘 안 좋았다”고 말해 팬들에게 많은 감동을 줬다. 평창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눈물을 흘리던 이상화를 안아주던 고다이라가 4년 후 이상화에게 위로를 받는 극진한 우정에 한일 누리꾼들은 ‘이것이 진정한 스포츠맨십이며 올림픽 정신’이라며 찬사를 보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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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민규, 골반통증 이겨내고 2연속 빙속 銀… ‘올림픽 체질’ 사나이

    역시 큰 경기에 강한 ‘강심장’ 차민규(29·의정부시청)는 ‘올림픽 체질’이었다. 한국 남자 단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차민규가 12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39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 전 평창 겨울올림픽 37초42로 은메달을 따냈던 차민규는 그간 주춤했던 경기력 우려를 완전히 씻어버리며 두 대회 연속 은빛 질주를 했다. 중국의 가오팅위(34초32)가 금메달, 일본의 모리시게 와타루(34초49)가 동메달을 각각 차지했다. 스타트가 약점인 차민규는 초반 100m 직선 구간을 9초64로 30명 중 전체 7위로 통과하며 기대를 부풀렸다. 차민규는 코너 구간에서도 정확한 랜딩 포인트를 잡으며 400m를 출전 선수 중 가장 빠른 24초75로 끊었다. 마지막 코너 구간에서 미세하게 흔들리지 않았으면 금메달도 가능했다. 웬만한 선수는 이겨내기 힘든 고비를 넘기고 얻어낸 값진 은메달이다. 중계 해설을 하며 제자의 레이스를 지켜본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이 경기 후 눈물을 펑펑 쏟았을 정도였다. 올림픽 직전까지만 해도 스케이팅에서 가장 중요한 ‘중심’이 전부 흔들렸다. 이번 시즌 내내 골반 통증으로 좋은 기록을 내지 못했다. 스케이트 날의 결함까지 겹쳐 몸 중심이 흔들리고 밸런스도 다 깨졌었다. 월드컵 랭킹도 11위로 처졌다. 하지만 차민규는 포기하지 않았다. 올림픽 직전 집중적인 코어 보강 운동과 재활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또 평창 올림픽에서 장비 담당을 했던 장철 코치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스케이트 날을 정비하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제갈 감독은 “골반 재활을 강도 높게 소화하느라 밤 12시를 넘어서도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옆에서 지켜본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안다. 민규의 스케이팅은 정말 아름다웠다”며 눈물을 쏟았다. 차민규는 “4년 전처럼 ‘깜짝’이라는 소리는 안 들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3, 4코너에서의 실수가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차민규는 18일 1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김민석(23·성남시청)과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 출격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베이징=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2-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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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쇼트 계주도 해냈다…역대 최약체 우려 속 값진 은메달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두 번째 주말에도 태극전사들의 메달 행진이 이어졌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13일 여자 3000m 계주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차민규(29·의정부시청)는 12일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추가했다. ●역대 최약체 우려 속 값진 메달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값진 은메달을 추가했다. 13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3000m 계주 결선에서 4분3초627의 기록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네덜란드(4분3초409)에 이어 두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올림픽 3연패 꿈은 아쉽게 무산됐다. 김아랑(27·고양시청), 최민정(24·성남시청), 이유빈(21·연세대), 서휘민(20·고려대) 순으로 경기에 나선 한국은 27바퀴 레이스 내내 3위권을 유지했다. 2바퀴를 남기고 마지막 주자 최민정이 캐나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대회 전 여자 대표팀은 심석희(25)의 2개월 자격정지 징계, 김지유(23)의 부상 낙마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겪었다. 역대 최약체라는 우려속에도 하나로 뭉쳐 난관을 헤쳐 나갔다. 11일 여자 1000m 결선에서 ‘0.052초’ 차이로 눈물의 은메달을 따냈던 최민정은 대회 두 번째 은메달을 추가했다. 최민정은 쇼트트랙 일정 마지막 날인 16일 여자 1500m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강심장’ 차민규 2연속 은메달 큰 경기에 강한 ‘강심장’ 차민규도 해냈다. 4년 전 평창 겨울올림픽 37초42로 은메달을 따냈던 차민규는 그간 주춤했던 경기력 우려를 완전히 씻어버리며 두 대회 연속 은빛 질주를 했다. 중국의 가오팅위(34초32)가 금메달, 일본의 모리시게 와타루(34초49)가 동메달을 각각 차지했다. 스타트가 약점인 차민규는 초반 100m 직선 구간을 9초64로 30명 중 전체 7위로 통과하며 기대를 부풀렸다. 차민규는 코너 구간에서도 정확한 랜딩 포인트를 잡으며 400m를 출전 선수 중 가장 빠른 24초75로 끊었다. 마지막 코너 구간에서 미세하게 흔들리지 않았으면 금메달도 가능했다. 웬만한 선수는 이겨내기 힘든 고비를 넘기고 얻어낸 값진 은메달이다. 중계 해설을 하며 제자의 레이스를 지켜본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이 경기 후 펑펑 눈물을 쏟았을 정도였다. 올림픽 직전까지만 해도 스케이팅에서 가장 중요한 ‘중심’이 전부 흔들렸다. 이번 시즌 내내 골반 통증으로 좋은 기록을 내지 못했다. 스케이트 날의 결함까지 겹쳐 몸 중심이 흔들리고 밸런스도 다 깨졌었다. 심리 상태도 절망적이었다. 그러면서 월드컵 랭킹은 11위로 처졌다. 하지만 차민규는 포기하지 않았다. 올림픽 직전 집중적인 코어 보강 운동과 재활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또 평창 올림픽에서 장비 담당을 했던 장철 코치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스케이트 날을 정비하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제갈 감독은 “골반 재활을 강도 높게 소화하느라 밤 12시를 넘어서도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옆에서 지켜본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안다. 민규의 스케이팅은 정말 아름다웠다”며 눈물을 쏟았다. 차민규는 “4년 전처럼 ‘깜짝’이라는 소리는 안 들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3, 4코너에서의 실수가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차민규는 18일 1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김민석과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 나선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베이징=김배중 기자}

    • 2022-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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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민규 “평창 그 느낌 팍!… 오늘 빙속 500m 2연속 메달”

    ‘흔들린 무게 중심을 찾았다.’ 12일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 출전하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의 간판 차민규(29·의정부시청·사진)가 2018 평창 대회 은메달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이미 후배 김민석(23·성남시청)이 1500m에서 2연속 동메달을 따내 대표팀 분위기는 한껏 고무돼 있다. 베이징으로 향하기 전 컨디션을 80∼90%로 끌어올린 차민규는 평창 때 보여준 폭발력을 되새기고 있다. 차민규는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에서 11위에 머물러 있지만 올림픽에 맞춰 몸을 만든 만큼 메달권 진입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4차례 8번 레이스)에서 드러난 남자 500m의 구도는 상향 평준화된 ‘춘추전국시대’다. 캐나다의 로랑 뒤브레유가 포인트 420점을 받아 랭킹 1위다. 일본 선수들의 강세도 두드러진다. 모리시게 와타루를 필두로 신하마 다쓰야, 무라카미 유마가 랭킹 2∼4위를 점했다. 월드컵 2차 대회까지는 신하마가 강세를 보였지만 3차 대회부터 모리시게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모리시게는 3차 대회 1차 레이스에서 34초09(2위)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운 뒤 2차 레이스에서 33초99로 기록을 갈아 치우며 1위에 올랐다. 무라카미도 4차 대회 1차 레이스에서 33초대(33초89)에 진입했다. 중국의 자존심 가오팅위도 이번 시즌 3차례나 33초대 기록을 냈다. 올림픽 직전 월드컵 4차 대회에서는 33초87로 뒤브레유에 불과 0.09초 차로 2위를 기록했다. 이번 올림픽 500m에 출전하는 선수들 중 이번 시즌 33초대 기록은 5명이 갖고 있다. 차민규의 기록은 34초33. 하지만 상위 랭커 대부분이 최고의 빙질로 기록이 잘 나오는 캐나다 캘거리와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오벌에서 나왔다. 이 때문에 12일 당일에는 34초 언저리에서 초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차민규는 베이징으로 오기 직전 본보와의 통화에서 “평창 때처럼 ‘차민규’답게 탈 수 있겠다는 느낌이 온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차민규는 이번 시즌 발목을 잡았던 스케이트 날 세팅도 올림픽 직전 완벽하게 보정해 불안감을 지웠다. 제갈성렬 SBS 해설위원(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은 “민규가 스케이트 날에 상당히 예민했는데 해결이 잘됐다. 스케이트 로그(날을 둥글게 깎는 것), 벤딩(날을 휘는 것) 세팅 고민 등 악재가 사라졌기 때문에 자신감 있는 레이스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즌 도중 찾아온 골반 통증도 재활과 코어 훈련으로 확실하게 잡아 100m 진입 후 코너 구간 킥 보강에 더 많이 집중할 수 있었다. 9초 5, 6대에 100m 진입만 된다면 코너링과 중·후반부의 강점을 살려 평창 때 세운 34초42를 넘어 자신의 최고 기록 34초03에도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김형호 코치는 11일 “골반은 이제 아무 문제가 없다. 100% 컨디션으로 봐도 된다”며 선전을 기대했다. 큰 경기에 강하다고 해서 ‘멘털 갑’으로 불리는 차민규는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이날 40분간의 적응 훈련에서도 대부분의 시간을 다른 선수들의 스케이팅을 지켜보며 가볍게 몸을 풀었다. 그러고는 스타트 점검으로 훈련을 마무리했다. 랭킹 8위로 시즌 최고기록이 34초18인 김준호(27·강원도청)도 다크호스로 차민규와 함께 메달에 도전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2-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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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중국 쇼트트랙 대표, 규정 바꿔 ‘싸움닭’ 뽑았다

    중국이 이번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반칙에 가까운 거친 플레이로 밀어붙인 건 믿는 구석이 있어서였다. 현재까지 4개 종목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낸 중국 남녀 쇼트트랙은 대체로 초반에 선두 자리를 확보하고 노골적인 터치와 몸싸움을 불사한 견제로 상대 추월을 막는 전략을 펼쳤다.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 덕을 봤지만 나름의 성과(?)는 있었다. 중국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기존 대표팀 선수 선발 규정을 완전히 바꿨다. 선제적으로 선두에 잘 나서고 인-아웃코스, 후방 견제에 능한 선수들이 유리한 점수를 받도록 했다. 중국이 지난해 12월 30일 공지한 쇼트트랙 대표 선수 선발 방식에 따르면 1∼3차 선발전(1월 10∼15일)에서 500m, 1000m, 1500m 종목마다 몇 개의 구간을 정해 놓고 구간별로 가장 먼저 들어오는 선수에게 승점을 부여했다. 보통 상식적인 선발 규정은 마지막 결승선 1위 통과자가 포인트를 독식하는 구조다. 그러나 바뀐 규정에서는 모든 구간에서 치열하게 리드를 잡아야 점수를 많이 받도록 했다. 500m는 4개 구간을 두고 구간별 1위에게 900점(총 3600점)씩 배정했다. 1000m도 9개 구간을 나눠 구간별 1위는 400점을 받고, 1500m 역시 12개 구간에서 1위가 300점씩 받도록 했다. 이 조건으로 남녀 5명씩을 선발했다. 남자에서는 이번 시즌 월드컵 2차 대회 1000m 1위, 3·4차 대회 1500m 1위를 한 런쯔웨이와 월드컵 4차 대회 500m 1위를 한 우다징이 자동 선발됐다. 나머지 3명이 대표 선발전을 통과해 올림픽에 나왔다. 18세의 장톈이가 1차 선발전을 뚫었고, 황대헌을 집중 견제했던 리원룽이 2차 선발전, 쑨룽이 3차 선발전에서 국가대표가 됐다.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중국 대표팀의 1500m와 5000m 계주 핵심 멤버로 테크닉이 좋은 안카이는 1∼3차 선발전 9개 종목 중 6개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구간별 승점을 많이 쌓지 못해 탈락했다. 한국 쇼트트랙 레전드로 꼽히는 A 씨는 “중국이 한국 선수들의 기술적인 추월에 대응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맞춤 대표를 뽑은 것 같다. 남자 1000m에서도 런쯔웨이가 초반 선두로 나가고 바로 뒤에 리원룽을 붙여 황대헌의 추월을 강하게 막는 전략으로 나왔다”고 분석했다. 황대헌이 인코스 추월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있을 경우 충분히 판정에서 안방 이득을 본다는 계산까지 감안했을 것이라는 게 A 씨의 분석이다. 하지만 9일 남자 1500m에서는 런쯔웨이가 결선 진출에 실패하고 쑨룽, 장톈이가 준준결선에서 탈락하면서 이런 계획이 무산됐다. 황대헌과 우리 선수들은 긴 아웃코스로 돌아 몸도 안 부딪히고 수월하게 추월을 했다. 11일 재개되는 쇼트트랙에서 중국의 이런 전략이 다시 통할지 관심거리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베이징=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 2022-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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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스메이커→에이스’ 정재원 나가신다

    김민석(23·성남시청)이 불을 지핀 열기에 정재원(21·의정부시청·사진)이 부채질에 나선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 이어 8일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연달아 동메달을 거머쥐며 ‘빙속 괴물’의 진화 모드로 성장한 김민석에 이어 국내 중장거리 최강자인 정재원이 나선다. 김민석과 함께 고교생으로 평창 올림픽에 나섰던 정재원도 두 대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정재원은 평창 대회에서 김민석, 이승훈(IHQ)과 호흡을 맞춰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5000m와 1만 m에서는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부진해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한 정재원은 기세가 오른 김민석, 이승훈과 함께 13일 팀 추월 결선에 출전한다. 매스스타트에선 월드컵 랭킹 4위로 이승훈을 ‘페이스메이커’로 돕는 ‘방패’가 아닌 ‘창’으로 금메달에 도전한다. 김민석이 했던 대로 작은 고추가 맵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그다. 대표팀에 함께 있든 없든 김민석에게서 항상 동기 부여를 찾았다. 177cm의 김민석이 스피드 향상을 위해 웨이트트레이닝 중량을 늘리는 것에 자극을 받아 지난해 여름 강원 태백에서 강도를 높인 체력 훈련을 소화했다. 선수들에게는 공포인 태릉국제스케이트장 인근 불암산 산악 트레이닝도 거르지 않았다. 174cm의 키에 체중이 65kg에 못 미치는 체격 조건이지만 장거리가 유난히 강한 유럽 선수들과 맞설 수 있는 스피드와 지구력을 보강했다. 그리고 베이징 올림픽 D-100을 알리는 전광판에서 김민석과 나란히 사진을 찍었다. 이번 시즌 월드컵 기록에 따른 한국의 팀 추월 랭킹은 10위다. 그러나 김민석의 기운을 받고 또 다른 ‘빙속 괴물’을 꿈꾸는 정재원에게는 그저 숫자일 뿐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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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속 김민석, 2개 대회 연속 銅… “4년 뒤엔 챔피언 될 것”

    “될 대로 돼라. 주어진 운명에 맡겼어요.”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애타게 기다리던 첫 메달을 선사한 ‘빙속 괴물’ 김민석(23·성남시청·사진)은 “첫 메달을 딸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다른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김민석은 8일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에서 1분44초24를 기록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 평창 대회 1500m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동메달을 차지했던 김민석은 2연속 같은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며 한국 빙상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남겼다. 쇼트트랙의 편파 판정 논란과 스노보드 이상호의 조기 탈락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한국은 김민석의 동메달로 다시 분위기를 다잡고 메달 레이스에 나서게 됐다. 2021∼2022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랭킹 7위인 김민석은 11조 경기에서 세계 기록(1분40초17) 보유자이자 평창 대회 금메달리스트 키얼트 나위스(네덜란드)를 상대했다. 김민석은 초반 300m에서 급격하게 절대 속도를 높이는 전략대로 스케이트를 힘차게 밀었다. 원래 김민석은 스타트에서 약하고 중·후반부 지구력이 강하다. 평창에서도 300m 기록이 23초94로 16위였으나 1100m에서 1분16초45로 2위 기록까지 치고 올라가며 결국 동메달을 따냈다. 올림픽에 대비해 이번 시즌 1000m 종목을 뛰고 웨이트트레이닝 훈련의 중량을 늘리면서 파워를 보강한 게 이날 효과가 제대로 나타났다. 300m를 23초75로 끊은 김민석은 시속 57km의 속도로 질주하며 메달을 좌우하는 700m를 49초13으로, 이어 1100m를 1분15초74로 통과했다. 왼발을 강하게 밀며 코너워크에서 속도감을 유지한 김민석은 마지막 400m를 28초50에 돌파하며 결승선을 1분44초24로 찍었다. 하지만 네덜란드 듀오가 너무 빨랐다. 김민석 앞 조에서 토마스 크롤이 1분43초55로 올림픽 기록을 세우더니 나위스가 김민석과 같은 조에서 뛰며 1분43초21로 다시 올림픽 기록을 갈아 치웠다. 나위스는 평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1500m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네덜란드 강호와 김민석의 선전에 남아 있던 4개 조 선수들이 큰 부담을 느꼈다. 이번 시즌 월드컵 1위 조이 맨티아(미국)가 1분45초26으로 밀려났고,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월드컵 2위 중국의 닝중옌도 1분45초28로 흔들렸다. 긴장감이 절정에 달한 마지막 15조에서 코너 하우(캐나다)가 1분44초86에 그치면서 김민석의 동메달이 극적으로 확정됐다. 경기 직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준비 됐어? 그래 난 준비됐어”라는 글을 남겼던 김민석은 긍정과 자신감을 그대로 빙판에 쏟아냈다. 김민석은 경기 후 “이번에는 확실히 메달을 따고 싶다는 생각으로 준비하면서 긍정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네덜란드 선수들을 못 넘은 아쉬움이 앞으로 원동력이 될 것 같다. 4년 뒤 챔피언을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14년간 함께 지내던 반려견 ‘모모’를 하늘로 떠나보내며 한 메달 약속도 지켜냈다. “속으로 모모를 위해서…”라고 말하면서 눈시울이 살짝 붉어진 김민석은 “모모 때문에 3등이라도 된 것 같다. 모모가 하늘에서 왈왈 짖으면서 응원해줬다고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김민석은 1000m와 팀 추월에서 또 한 번의 기적에 도전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베이징=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2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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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 미국출신 중국대표인데… 반응은 너무 달랐다

    미국 태생 중국인 스키 스타 아일린 구(20)가 중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아일린 구는 8일 중국 베이징 서우강 빅에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키 프리스타일 여자 빅에어 결선에서 합계 188.25점으로 우승했다. 전날 예선 5위였던 아일린 구는 이날 결선 1차 시기에서 93.75점을 받았다. 마지막 3차에서 최고점인 94.50점으로 가장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결선은 3차례에서 최하점을 뺀 합계 점수로 순위를 가린다. 1, 2차까지 선두였던 테스 르되(프랑스)는 3차에서 73.50점으로 저조한 점수를 받아 아일린 구에게 역전을 당했다.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일린 구는 2021∼2022시즌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 여자 하프파이프 월드컵 대회를 모두 석권하며 베이징 올림픽을 빛낼 최고의 스타로 주목을 받았다. 중국 대표로 미중 갈등의 한복판에 서게 된 상황까지 더해져 그의 성장사와 경기 외적 일거수일투족이 집중 조명됐다. 천재적인 스키 재능과 학구열, 스타성은 태어나서 자란 곳인 미국도, 어머니의 나라인 중국도 ‘만능 여신’으로 칭송할 만큼 독보적이다. 중국 대표로 뛰면서 2020년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1600점)에 가까운 1580점을 받아 명문 스탠퍼드대에 합격했다. 수려한 외모로 루이비통 등 여러 세계 유명 브랜드 광고에 등장한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스포츠 브랜드와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京東) 등의 광고를 싹쓸이했다. 중국은 열렬한 지지를 보내던 아일린 구가 올림픽 데뷔전에서 스키 불모지였던 모국에 금메달까지 안겨주자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아일린 구의 주 종목은 하프파이프다. 중국 누리꾼들이 “전 세계의 우상”이라며 신을 대하듯 찬사를 보내는 마당에 2관왕 타이틀이 더해진다면 그의 인기와 영향력은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외신 등을 중심으로 맹목적인 애국주의를 표출하는 중국 누리꾼에 대한 비난 수위도 거세질 수 있다. 미국 출신으로 중국 스케이트 대표인 주이는 7일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여자 프리스케이팅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중국 누리꾼들에게 집단 성토를 당했다. 아일린 구는 영웅으로, 주이는 수치로 바라보는 중국 여론과 누리꾼의 반응이 극명하게 대조돼 논란이 되고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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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을 놀라게 한 김민석 “더 굵어진 허벅지, 메달 색 바꾼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깜짝 동메달을 따냈던 ‘빙속 괴물’ 김민석(23·성남시청)이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2연속 메달 획득에 나선다. 김민석은 8일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리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 출전해 빙속 대표팀 첫 메달에 도전한다. 4년 전, 19세 나이의 앳된 외모였던 김민석은 근육이 생긴 한층 단단해진 모습으로 또 한 번의 ‘깜짝쇼’를 벼르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남자 1500m 구도는 기존 노장들과 평창 올림픽 이후 등장한 신예들이 치고받는 혼전 양상이다. 미국의 조이 맨티아(36)가 이번 시즌 4차례 월드컵에서 포인트 228점으로 랭킹 1위지만 중국의 닝중옌(23·168점·사진)과 캐나다의 코너 하우(22·160점)가 2, 3위로 바짝 추격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민석은 월드컵 4차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 이번 시즌 랭킹은 7위(포인트 137)다. AP통신도 한국의 예상 메달 후보를 꼽으면서 김민석의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민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훈련 부족 등의 악조건에도 평창 대회 당시의 체력과 경기력을 유지해 오고 있어 메달 획득을 자신하고 있다. 제갈성렬 SBS 해설위원(의정부시청 감독)도 “평창 이후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던 것이 민석에게는 좋은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코너 워크에서 왼발을 힘 있게 미는 ‘디테일’을 상당히 보완하면서 기록 상승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선전을 예상했다. 동갑내기 라이벌 닝중옌과의 ‘한중’ 자존심 대결은 국민들에게도 자극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월드컵 1차 대회에서 김민석에게 밀려 2위를 차지한 닝중옌은 2차 대회에서 김민석을 3위로 밀어내고 우승을 차지했다. 닝중옌은 3차 대회에서도 자신의 최고 기록(1분41초386)을 세우고 2위를 차지하는 가파른 상승세로 안방에서 꿈의 금메달을 그리고 있다. “평창에서 딴 동메달 색은 바뀌면 좋을 것 같다”는 김민석은 4년 전의 자신을 넘어야 하는 긴장의 순간을 앞두고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베이징 올림픽 즐겨!”라는 글을 올리며 ‘MZ세대’답게 긍정 마인드로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무지개다리’를 건너 하늘로 간 반려견 ‘모모’가 줄 힘도 믿는다. 모모는 김민석이 범계초등학교(경기 안양)에서 스케이팅을 시작할 때부터 14년간 곁에 있었다. “다음 생에서는 사람으로 태어나서 평생 같이 있자”며 모모를 떠나보낸 김민석은 바로 다음 달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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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축구대표팀, 사상 첫 아시안컵 우승 보인다

    한국 여자 축구가 조소현(34·토트넘 위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 결승에 진출했다. 조소현은 3일 인도 푸네의 슈리 시브 차트라파티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필리핀과의 4강전에서 통렬한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에 역사적인 승리를 안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8위인 한국은 손화연의 추가골까지 묶어 필리핀(64위)을 2-0으로 꺾고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 결승에 진출했다. 1991년 아시안컵에 처음 출전한 한국은 2003년 3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한국은 6일 오후 8시 결승전을 치른다. 조소현은 지소연(31·첼시 레이디스)과 함께 여자 대표팀을 15년 이상 이끌어온 미드필더 레전드다. 지난해 1월 조소현이 토트넘으로 이적하자 같은 팀인 손흥민(토트넘)이 깜짝 환영 영상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조소현은 홍명보 울산 감독이 갖고 있던 A매치 출전(136회) 기록을 넘어 8강 호주전에서 이미 한국 선수 최다 A매치 출전 기록(137회)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날은 조소현의 138번째 A매치였다. 지난달 30일 호주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해 의기소침했다가 지소연의 결승골로 마음의 부담에서 벗어난 조소현은 4강 결승골로 빚을 갚았다. 전반 4분 김혜리(현대제철)의 코너킥이 길게 날아오자 높게 솟구치며 헤딩으로 골문 구석을 갈랐다. 이날 골은 자신의 통산 23번째 골이자 한국 여자 선수 A매치 최고령(33세 224일) 득점이다. 조소현의 골로 경기 흐름을 완전히 가져온 한국은 전반 34분 왼쪽 측면을 돌파한 추효주(수원도시공사)의 땅볼 크로스를 손화연(현대제철)이 가볍게 방향만 바꿔 쐐기를 박았다. 한국은 단 한 개의 유효 슈팅도 허용하지 않으며 완승으로 마무리했다. 경기 뒤 조소현은 “선수들이 전부 열심히 뛰었다. 호주전에서 페널티킥을 놓쳐 만회하고 싶은 생각이 컸는데 팀에 도움이 되는 골을 넣어 기쁘다”며 “잘 오지 않는 기회인데 우승컵을 들어올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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