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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19·롯데)는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상금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3일 충남 태안에서 끝난 한화금융 클래식 우승으로 3억 원의 거금을 받으며 역대 KLPGA투어 단일 시즌 최다 상금 기록(7억7017만3551원)까지 세웠다. 최고 전성기를 맞은 김효주는 올해 새롭게 영입한 전담 캐디 서정우 씨(29)에 대한 고마움을 자주 표시하고 있다. “최고의 파트너다. 캐디가 지속적으로 지켜보며 예전과 달라진 부분을 지적해 주니 편하다.” 최경주와 동향인 전남 완도 출신인 서 씨는 최경주처럼 역도를 하다 19세 때 처음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프로골퍼를 지망하던 그는 투어 프로인 누나 서정희 씨의 가방을 멘 것이 계기가 돼 전담 캐디의 길에 접어들었다. 서 씨는 “완도중 선배인 최경주 프로가 친척뻘이다.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 논산훈련소 조교로 군대 생활을 한 뒤 변했다. 캐디로 일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 씨는 “올 시즌 김효주의 멘털이 강해졌다. 미스 샷을 하더라도 짜증내지 말고 오히려 감사하라는 말을 자주 한다.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게 아니냐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유도한다”고 했다. 서 씨는 대회 때마다 그린의 경사도와 굴곡 등을 상세하게 묘사한 자신만의 그린북을 만들어 김효주에게 조언하고 있다. 지난해 30.34개였던 김효주의 평균 퍼팅 수는 올 시즌 29.92개로 향상됐다. 김효주는 “나는 화가 나면 앞만 보고 돌진하는 스타일이다. 정신없이 나아가려고 할 때 캐디가 항상 나를 말린다”고 했다. 서 씨는 아직은 국내에 흔치 않은 전담 캐디 중에서 황금의 손으로 불린다. 배상문 김대현 등의 캐디였던 그는 지난해 장하나와 호흡을 맞춰 3승을 합작하며 장하나를 상금왕(6억8954만2549원)으로 이끌었다. 캐디는 보통 우승 상금의 10%가량을 보너스로 받는다. 지난 40여 일 동안 김효주가 3차례 트로피를 안으며 우승 상금으로만 6억 원을 받아 서 씨는 같은 기간 6000만 원 이상을 번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캐디 수입으로만 1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KLPGA투어 상금 랭킹 36위에 해당돼 어지간한 프로골퍼보다 지갑이 두둑하게 됐다. 서 씨에 따르면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담 캐디는 20명 정도. 동료들의 부러움이 많겠다고 묻자 서 씨는 “조만간 단단히 한턱 내려 한다”며 웃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경기를 마친 선수 70명 가운데 언더파 스코어는 한 명밖에 없었다. 리더보드에 붉은색으로 ‘―5’를 새긴 김효주(19·롯데·사진)였다. 20cm도 넘는 길고 억센 러프에 섭씨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몰아친 1, 2라운드. 태풍의 영향으로 강풍과 굵은 빗줄기까지 쏟아진 3, 4라운드. 필드에서 겪을 수 있는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나흘 연속 선두를 질주했던 김효주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새 역사를 썼다. 김효주는 3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리조트(파72)에서 끝난 한화금융 클래식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데일리베스트인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우승하며 상금 3억 원을 받았다. 이로써 김효주는 시즌 상금 7억7017만3351원을 기록해 신지애가 2008년 세웠던 단일 시즌 최다 상금 신기록(7억6518만4500원)을 넘어섰다. 13개 대회 만에 새 이정표를 수립한 김효주는 앞으로 올 시즌 13개 대회가 더 남아 있어 꿈의 상금이라는 10억 원 돌파도 눈앞에 뒀다. 그의 올 시즌 대회당 평균 상금은 5900만 원인 셈이다. 김효주는 “대회 기간 생일이셨던 아버지께 좋은 선물을 드린 것 같다. 이 정도면 만족할까 했는데 좋은 리듬을 살려 하반기에도 잘하겠다. 그해 성적을 말해주는 상금왕의 의미가 가장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통산 상금에서 김효주는 1년 9개월 29일 만에 12억3400만 원을 쌓아 신지애가 2년 6개월 17일 만에 세운 통산 최단기간 상금 12억 원 돌파 기록도 깼다. 김효주가 올 시즌 거둔 3승은 모두 바닷가에서 나왔는데 긴 러프, 좁은 페어웨이 등 변별력이 확실한 난코스에서 진가를 발휘한 덕분이었다. 그는 올 시즌 89.29%의 페어웨이 적중률로 1위에 올라 있으며 그린 적중률도 77.78%로 2위. 박인비가 완벽에 가깝다고 평가한 부드럽고 정교한 스윙을 앞세워 장애물을 헤쳐 나갔다. 이날 김효주는 이정민이 1타 차로 추격한 2번홀부터 3홀 연속 버디로 다시 달아났다. 최종 합계 1오버파 289타로 끝낸 이정민은 1위에 6타 뒤진 단독 2위로 마쳤다. 김효주 시대가 활짝 열린 데는 쇼트게임이 정교해졌고 새로 바꾼 투볼 퍼터에 적응을 마쳤기 때문이다. 전담 캐디 서정우 씨와의 호흡도 잘 맞고 있다. 지난해 무관에 그쳤지만 올 들어 우승 물꼬를 다시 튼 뒤 자신감이 커진 영향도 있다. 여섯 살 때 골프를 시작한 김효주는 한연희 전 대표팀 감독의 지도 속에 주니어 시절부터 이름을 날렸다. 고교 2년 때인 2012년 KLPGA투어 롯데마트오픈에서 9타 차 완승을 거뒀다. 그해 산토리 레이디스오픈에서 아마추어 초청선수로 우승하며 일본 투어 사상 최연소(16세 332일) 챔피언 기록 등을 갈아 치웠다. 일본투어 상금 선두인 안선주는 공동 4위(5오버파 293타)로 대회를 끝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한화금융 클래식에는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미국투어의 해외파 스타들도 대거 출전했다. 총상금 12억 원에 우승 상금만도 3억 원이라 도전할 만했다. 나흘 일정 가운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KLPGA투어 상금 선두인 김효주(롯데·사진)가 악명 높은 러프를 피해 맨 앞으로 내달렸다. 김효주는 1일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기록해 중간 합계 6언더파 138타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공동 2위 이정민, 장수화와는 3타 차. 전날 김효주와 공동 선두였던 일본투어 상금 선두 안선주는 7번홀(파5)에서 20cm 이상의 깊은 러프를 전전하다 6온 2퍼트로 트리플 보기로 무너지면서 중간 합계 2오버파 146타(공동 12위)로 마쳤다. 이틀 동안 더블 보기 1개만 했을 뿐 보기가 없었던 김효주가 우승하면 시즌 3승에 2008년 신지애가 세웠던 시즌 최다 상금 기록(7억6500만 원)을 넘어선다. 이날 김효주는 러프에 단 한 번만 공을 빠뜨렸다. 6번홀 티샷이 유일했다. 미국에서 뛰던 최나연은 6오버파 150타(공동 32위), 김인경은 7오버파 151타(공동 37위)를 기록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유니폼은 땀으로 흠뻑 젖었다. 살짝 건드려도 물기가 뚝뚝 떨어질 것 같았다. 벤치에 턱 주저앉은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지난주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훈련하고 있는 경기 용인시 모비스 체육관에서 만난 프로농구 동부 김주성(35·205cm)이었다. 2시간 동안 많게는 15세 어린 후배와 코트를 쉴 새 없이 뛰어다닌 그는 “샤워할 기운도 없다”며 웃었다. 양말을 벗자 드러난 발톱은 고된 운동의 흔적을 말없이 보여주듯 피멍으로 검게 변해 있었다. 농구 코트에서 환갑에 비유되는 30대 중반. 하지만 여전히 그는 뭔가를 향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었다. ○ 국가대표 16년… 9월 亞경기가 고별무대 김주성은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태극마크를 달고 있다. 8월 월드컵 농구와 9월 인천 아시아경기는 그에게 대표팀 고별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아시아경기 5회 연속 출전의 대기록도 세운다. 그는 “오래 한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라고 말문을 연 뒤 “그래도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대회에 연속해서 나섰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최고라는 칭찬보다는 언제나 잠재력이 있다는 말이 좋다”고 했다. 김주성은 중앙대 1학년 때인 1998년 대표팀에 처음 뽑혔으니 16년 동안 묵묵히 한자리를 지킨 셈이다. 그가 주로 맡은 파워 포워드나 센터 포지션은 골밑에서 치열한 몸싸움을 해야 하고 수비나 리바운드 같은 궂은일을 묵묵히 수행해야 하기에 블루칼라 워커에 비유된다. 부상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어 평소 자기관리가 중요하다. 김주성의 가치가 더욱 돋보이는 이유다. 대학 졸업 후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한국이 20년 만의 금메달을 따는 데 앞장선 김주성은 그해 프로에 뛰어들어 TG(현 동부)에서 신인으로 우승 반지를 끼었다. 김주성 시대를 알린 신호탄이었다. 그는 그동안 소속 팀을 정규시즌 우승 4회, 플레이오프 3회 우승으로 이끈 간판스타로 성장했다. 톱스타 반열에 올랐지만 선한 이미지와 고개를 숙이는 태도에 팬들은 매료됐다. ○ 고교 1학년때 뒤늦게 농구공 잡아 김주성은 불우한 환경을 극복한 모범생으로도 유명하다. 아버지는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를 심하게 절고 있다. 어머니는 척추측만증으로 등이 휘어 목과 어깨가 맞닿아 있다. 김주성은 “두 분 모두 후천성이다. 아버지는 세 살 때 침을 잘못 맞아 마비 증세가 왔다. 어머니도 세 살 때 고열 후유증으로 등이 굽었다”고 했다. 그의 부모는 고향인 전북 장수군 산골 마을에서 결혼한 뒤 농사로는 먹고살기가 힘들어 80만 원을 들고 부산으로 간 뒤 두 살 터울의 아들과 딸을 낳았다고 한다. 부산 해운대 달동네에서 네 식구는 단칸방 생활을 했다. “당시 우리 식구는 기초생활수급자였다. 집 근처 교회에서 매달 20만∼30만 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김주성은 “어머니는 집에서 나무젓가락에 비닐을 끼우는 포장 일로 생계를 거들었다. 한 박스를 채우면 1만 원 받았다. 나도 어릴 적 틈나는 대로 도왔다”고 회상했다. 그의 아버지는 신발 깔창을 찍어내는 천막 공장에서 일하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때 실직한 뒤 일용직을 전전했다고 한다. 김주성은 “새벽에 어디론가 나갔다 밤늦게 귀가해 옆에서 주무시던 아버지에게서는 늘 기름 냄새가 났다”고 했다. 고교 1학년 때 뒤늦게 농구를 시작한 김주성의 당시 체격은 키 180cm에 몸무게는 60kg에 불과했다. 중앙대 시절 은사인 정봉섭 전 감독이 삐쩍 마른 김주성의 몸을 불리기 위해 농구부 숙소가 있던 경기 안성시에서 유명하다는 우족을 몇 달 동안 매일 먹게 했다는 일화도 있다. “고기 구경을 별로 못했다. 자장면은 어린이날에만 먹었다.” 고단했던 학창시절을 털어놓는 김주성의 표정은 이젠 다 옛일이라는 듯 담담했다. 운동만이 살길이라 여겨 농구공에 모든 희망을 걸었던 김주성은 프로 통산 14시즌 동안 연봉으로만 67억1000만 원을 벌었다. 고생하신 부모님에게 아파트와 장애인 전용 차량부터 사드렸다. “부모님은 불편한 몸에도 매번 경기장에 응원을 오셨다. 남에게 피해 주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겸손하라는 말씀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하셨다. 내게는 언제나 버팀목이시다.” ○ 농구 인기 부활의 기폭제가 되고 싶다 소극적이고 조용하던 그가 요즘 달라졌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말수와 유머 감각이 늘었고 코트에서도 더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던 김주성은 대학 때부터 알고 지내던 기자가 커피 값을 계산하자 “예전에 하루 1만 원이던 대표팀 일당이 10만 원으로 올라 내가 한턱내려고 했는데”라며 농담까지 건넸다. 그는 한때 부상을 의식해 몸을 사리거나 동료들을 챙기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학창시절 힘겨운 환경을 거쳤기에 남보다는 나를 먼저 챙기는 의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던 것일까. 김주성은 “자기 보호 본능이 강했던 것 같다. 더이상 과거에만 머물 수는 없다. 유종의 미를 위해서라도 변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했다. 대표팀 유재학 감독은 “예전과 달리 김주성이 투지를 보이고 있다. 이런 태도가 후배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반겼다. 현 대표팀에서 유일하게 아시아경기 금메달 경험이 있는 김주성은 “승리의 순간은 짜릿하다. 후배들도 그런 흥분을 맛볼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국내 농구의 인기를 다시 끌어올리는 기폭제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감독 교체의 내홍 속에 최하위에 처졌던 소속팀 동부를 다시 정상으로 올리겠다는 각오도 있다. “농구 시작이 늦었고 성장기 때 배불리 먹어본 적은 별로 없다. 그 덕분에 체중 부담이 적어 장수하는 것 같다. 며칠 전부터 난생처음 영양제를 먹고 있다. 고생하는 내 몸에 뒤늦게라도 뭔가 보답하고 있다. 하하.” 어느덧 농구인생의 종착역을 향해 내달리고 있는 김주성. 그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갑자기 촛불의 이미지가 겹쳐졌다. 꺼지기 전에 가장 밝은 빛을 낸다는 촛불 말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올 시즌 프로농구에서는 42세 동갑내기 삼성 이상민, 동부 김영만 감독이 주목받고 있다. 대학 시절부터 화려한 개인기로 인기를 누린 스타 출신으로 나란히 사령탑 데뷔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이들은 대조적인 선택을 했다. 외국인 선수가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다는 말까지 나오기에 이번 드래프트에는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이상민 감독은 두 명을 모두 한국 농구 경험이 없는 20대 새 얼굴로 낙점한 반면 김영만 감독은 모두 국내에서 뛴 적이 있는 30대 구면을 골랐다. 현역 시절 이들의 플레이 스타일도 이 감독이 변화와 모험에 가까웠다면 김 감독은 신중과 안정감에 무게를 뒀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의 행운을 누린 이 감독은 최대어로 꼽힌 리오 라이온스(28·206cm)를 지목했다. 미주리대 출신의 라이온스는 터키와 우크라이나 리그에서 뛰었으며 골밑과 외곽 플레이에 모두 능하다. 이 감독은 “원하던 선수였다. 3점슛 능력까지 갖춰 득점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2라운드에서 키스 클랜튼(24·203cm)을 지명한 뒤 “지난해 봐둔 선수였다. 인성이 좋아 동료들과 호흡을 잘 맞출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영만 감독은 전체 2순위로 인삼공사에서 평균 20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던 데이비드 사이먼(32·204cm)을 뽑았고, 두 번째 선수로는 KT와 오리온스를 거쳤던 앤서니 리처드슨(31·201cm)을 호명했다. 김 감독은 “사이먼은 김주성과 윤호영의 부족한 힘을 메워줄 수 있다. 리처드슨은 빠른 농구에 적합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전창진 감독이 이끄는 KT는 공교롭게도 같은 이름을 가진 마커스 루이스(198cm)와 마커스 고리(201cm)로 선발을 마쳤다. 성격과 팀 융화를 중시하는 전 감독과 잘 맞는다는 평가다. 이번 시즌 뛰게 될 외국인 선수 20명 중 국내 경험이 있는 선수는 역대 최다인 13명에 이르게 됐다. 리온 윌리엄스(인삼공사), 디숀 심스(KCC)도 한국 농구 재진입에 성공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스타 이용대(26·삼성전기)는 어느새 국내 꿈나무들의 롤 모델이 됐다. 실력과 외모를 겸비한 이용대의 영향으로 라켓을 잡는 사례도 많다. 2010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대회도 생겼다. 이용대 올림픽 제패 기념 전국 초중고대학 배드민턴대회다. 올해 초 이용대가 도핑 테스트 회피 혐의로 1년간 선수자격 정지를 받아 이 대회의 존립이 불투명했었다. 다행히 이용대에 대한 징계 해제로 올해 대회는 계획대로 24일 이용대의 고향인 전남 화순에서 개막해 7일 동안의 열전에 들어간다. 9월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국제대회 3주 연속 우승의 상승세를 탄 이용대는 이 대회 개회식에 참석해 후배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용대는 “어린 선수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주고 싶다. 나를 향한 후배들의 시선은 더 잘해야 한다는 동기 부여도 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 191개 팀에서 ‘제2의 이용대’를 꿈꾸는 1400여 명의 유망주가 출전한다. 여름철 종별선수권에서 방수현, 성지현에 이어 국내 배드민턴 사상 세 번째로 고교 1학년생 여자 단식 챔피언에 오른 김가은(범서고)은 새로운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남고부 단식에서는 왼손잡이 서승재(군산동고)가 우승 후보다. 여중부 여자 복식 1번 시드인 성아영-성나영 조(유봉여중)는 쌍둥이로 눈길을 끌고 있다. 청소년 대표 김원호(원일중)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길영아 삼성전기 감독의 아들이다. 이 대회를 2019년까지 개최하기로 한 화순은 배드민턴 14경기를 동시에 치를 수 있는 관중 2700여 명 수용 규모의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를 보유한 셔틀콕의 메카로 불린다. 화순은 해마다 대회 기간에 10억 원이 넘는 직접 경제 효과를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코트의 거인이 돌아온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하던 국내 농구 최장신 선수 하승진(29·221cm)이 25일 소집 해제된다. 프로농구 KCC로 복귀하는 하승진은 뉴질랜드 전지훈련을 마치고 22일 경기 용인시 모비스체육관에서 훈련을 재개한 한국 농구 대표팀 유재학 감독을 만나 자신의 몸 상태와 관련한 미팅을 가졌다. 이날 김주성 양동근 조성민 김태술 김종규 등 대표팀 선수들은 모처럼 재회한 하승진의 달라진 모습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양동근은 “홀쭉해졌다. 비결이 뭐냐”고 물었다. 덥수룩하게 수염까지 기른 하승진은 “애 키우다 보면 그렇게 된다”며 웃었다. 하승진은 수원 수일고에서 행정보조요원으로 2년 동안 군 복무하면서 20kg 가까이 감량을 했다. 150kg에 이르던 몸무게를 130kg까지 줄였다. “규칙적인 생활과 함께 헬스클럽에서 꾸준히 운동을 했다. 부상 우려를 줄일 목적이었다. 너무 빼다 보니 기립성 저혈압 증세를 보여 (체중을) 다시 조금 늘렸다.” 체중이 1kg 증가하면 무릎 관절에는 3∼5kg의 부하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층 가벼워진 하승진은 “좀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한 과정이다. 살을 뺐다고 민첩해졌다거나 점프가 많이 나온다는 건 아니다. 출전 시간을 늘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군 입대 전 결혼한 하승진은 20개월 된 아들을 두고 있다. “집에서는 기저귀 갈고 대변 치우는 평범한 아빠”라는 하승진은 “나이 들면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나지 않는가. 전성기 때의 아빠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아기도 빨리 갖게 됐다”고 말했다. 농구 센터로 뛰었던 아버지 하동기 씨의 뒤를 잇고 있는 하승진은 “아버지가 늘 너도 자식 낳아보라고 하셨는데 그런 게 이해된다. 부모님이 참 힘들게 날 키우셨을 것 같다”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2008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된 하승진은 프로 4시즌 동안 KCC를 두 차례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하승진이 빠진 두 시즌에 KCC는 최하위, 7위로 추락했다. 이번 시즌 하승진의 가세로 KCC는 자유계약선수로 국가대표 가드 김태술까지 영입해 단번에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하승진은 “지난 시즌 모비스, LG, SK가 3강 구도를 이뤘다면 이젠 KCC와 함께 4강 체제가 될 것이다. 재밌게 됐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2년 동안 갈망하던 곳에 다시 오게 돼 설렌다.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 두려움도 크다. 잘 해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8월 스페인 월드컵 농구와 9월 인천 아시아경기 대표팀 선발에 대해 하승진은 의문부호를 제시했다. “2년 반 동안 공을 전혀 잡지 않았다. 갑자기 경기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스타일도 아니라 자신이 없다. 며칠 전 운동을 하다 왼쪽 허벅지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도 입었다.” 유재학 대표팀 감독은 “높이 보강이 절실하긴 하지만 선수 본인의 생각도 중요하다. 하승진의 태극마크 여부는 국가대표운영협의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다. 용인=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코트의 거인이 돌아온다. 공익근무 요원으로 군 복무하던 국내 농구 최장신 선수 하승진(29·221cm)이 25일 소집 해제된다. 프로농구 KCC로 복귀하는 하승진은 뉴질랜드 전지훈련을 마치고 22일 경기 용인시 모비스체육관에서 훈련을 재개한 한국 농구 대표팀 유재학 감독을 만나 자신의 몸 상태와 관련한 미팅을 가졌다. 이날 김주성, 양동근, 조성민, 김태술, 김종규 등 대표팀 선수들은 모처럼 재회한 하승진의 달라진 모습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양동근은 "홀쭉해졌다. 비결이 뭐냐"고 물었다. 덥수룩하게 수염까지 기른 하승진은 "애 키우다보면 그렇게 된다"며 웃었다. 하승진은 수원 수일고에서 행정보조요원으로 2년 동안 군 복무하면서 20kg 가까이 감량을 했다. 150kg에 이르던 몸무게를 130kg까지 줄였다. "규칙적인 생활과 함께 헬스클럽에서 꾸준히 운동을 했다. 부상 우려를 줄일 목적이었다. 너무 빼다 보니 기립성 저혈압 증세를 보여 (체중을) 다시 조금 늘렸다." 체중이 1kg 증가하면 무릎 관절에는 3~5kg 가량의 부하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층 가벼워진 하승진은 "좀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한 과정이다. 살을 뺐다고 민첩해 졌다거나 점프가 많이 나온다는 건 아니다. 출전 시간을 늘릴 목적"이라고 했다. 군 입대 전 결혼한 하승진은 20개월 된 아들을 두고 있다. "집에서는 기저귀 갈고 똥 치우는 평범한 아빠"라는 하승진은 "나이 들면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나지 않는가. 전성기 때의 아빠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아기도 빨리 갖게 됐다"고 말했다. 농구 센터로 뛰었던 아버지 하동기 씨의 뒤를 잇고 있는 하승진은 "아버지가 늘 너도 자식 낳아보라고 하셨는데 그런 게 이해된다. 부모님이 참 힘들게 날 키우셨을 것 같다"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2008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된 하승진은 프로 4시즌 동안 KCC를 두 차례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하승진이 빠진 두 시즌에 KCC는 최하위, 7위로 추락했다. 이번 시즌 하승진의 가세로 KCC는 자유계약선수로 국가대표 가드 김태술까지 영입해 단번에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하승진은 "지난 시즌 모비스, LG, SK가 3강 구도를 이뤘다면 이젠 KCC와 함께 4강 체제가 될 것이다. 재밌게 됐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2년 동안 갈망하던 곳에 다시오게 돼 설렌다.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 두려움도 크다. 잘 해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8월 스페인 월드컵 농구와 9월 인천 아시아경기 대표팀 선발에 대해 하승진은 의문부호를 제시했다. "2년 반 동안 공을 전혀 잡지 않았다. 갑자기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스타일도 아니라 자신이 없다." 유재학 대표팀 감독은 "높이 보강이 절실하긴 하지만 선수 본인의 생각도 중요하다. 하승진의 태극마크 여부는 국가대표운영협의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다.용인=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여자 테니스 스타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는 차세대 골프 황제 로리 매킬로이와 3년 가까운 열애 기간에 하이힐을 멀리했다. 매킬로이의 키가 자신(179cm)보다 4cm 작은 175cm여서 굽이 높은 구두를 신으면 키 차이가 더 나 보였기 때문에 세심하게 배려를 해준 것이다. 그런 보즈니아키가 지난주 터키 이스탄불에서 개막한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이스탄불컵에 출전했다 ‘하이힐을 신은 것은 3년 만이야’라는 글과 함께 하이힐을 신고 시내 쇼핑에 나선 사진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이런 모습은 결혼 청첩장까지 준비했다가 5월 매킬로이로부터 일방적으로 파혼당한 것으로 전해진 보즈니아키가 이별의 상처를 털어낸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마음이 홀가분해졌기 때문일까. 한때 세계 1위였지만 현재 세계 15위인 보즈니아키는 21일 열린 이 대회 결승에서 세계 24위 로베르타 빈치(이탈리아)를 2-0(6-1, 6-1)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보즈니아키는 지난해 10월 룩셈부르크오픈 이후 9개월 만에 투어 대회 정상에 복귀했다. 올 시즌 결별 후유증으로 무관에 그치다 투어 통산 22승째를 거두며 4만3000달러(약 4400만 원)의 우승 상금을 받았다. 마침 같은 날 매킬로이의 브리티시오픈 우승으로 결별 커플이 동반 트로피를 안으면서 이들의 인연에 다시 관심이 집중됐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10대 소녀가 가는 길 위에 골프 역사가 새롭게 써지고 있다. 골프 천재로 불리는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고보경·17). 그는 21일 미국 오하이오 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 골프클럽(파71)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마라톤 클래식에서 최종 합계 15언더파 269타로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전날까지 2타 차 5위였지만 이날만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뽑아내며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우승 상금 21만 달러(약 2억1600만 원)를 받은 리디아 고는 LPGA투어 사상 최연소인 17세 2개월 26일의 나이로 시즌 상금 100만 달러(약 10억3000만 원)를 돌파해 106만 달러(상금 랭킹 3위)를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렉시 톰프슨(미국)이 갖고 있던 18세 7개월 5일이었다. 리디아 고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엄마 계좌로 입금된 100만 달러를 벌었다고 다이아몬드 반지를 살 건 아니다. 엄마에게 1언더파에 10달러씩 용돈을 받기로 했다. 15언더파를 쳤으니 150달러를 받을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또 “다른 친구들처럼 나 역시 용돈 받으면 즐겁다. 전자제품 구입에 관심이 많다. 컴퓨터를 많이 해 눈도 나빠진 거다”라고 덧붙였다. 필드에서 냉철한 리디아 고도 코스 밖에서는 여느 소녀와 다를 바 없었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승부사 기질은 이번 대회에서도 빛을 발했다. 리디아 고는 공동 선두로 맞은 18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핀 1.2m에 붙인 뒤 버디를 낚았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와 함께 집 근처 골프장의 파3홀에서 화이트, 블루, 블랙티에서 각각 30개의 볼을 치며 익혔던 거리감은 정확했다. 1타 차 2위였던 유소연이 마지막 홀에서 2m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승리가 확정됐다. LPGA투어와 유럽투어에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리디아 고는 2012년과 2013년 캐나다 여자오픈을 아마추어 최초로 2연패했다. 지난해 10월 프로 전향 이전에 이미 프로대회 5승을 거둔 뒤 올 시즌 투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통산 2승을 올렸다. 프로 대회에서 한 차례도 예선 탈락이 없을 만큼 꾸준하고 안정된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현재 세계 랭킹 2위에 올라 있는 그는 세계 1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처음 골프채를 잡은 리디아 고는 골프 입문 48일째 되는 날 첫 라운드에서 130타를 쳤다. 여섯 살 때 온 가족과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나 테니스 선수 출신 아버지 고길흥 씨의 독창적인 지도법으로 실력을 키웠다. 어머니 현봉숙 씨는 딸의 캐디를 맡기도 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시차 계산을 꼼꼼히 못한 건 기자의 실수였다. 19일 밤 뉴질랜드 전지훈련 중인 유재학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 감독(사진)에게 휴대전화를 했을 때였다. “현지 시간은 오전 2시입니다.” 자상한 목소리의 자동 로밍 안내 멘트를 듣는 순간 ‘아차’ 싶었지만 이미 늦었다. 곧이어 귀에 익은 유 감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안 잤다. 새벽 비행기로 귀국하게 돼 아마 밤을 새울지도 모르겠다. 지난 훈련을 결산하며 대표팀 엔트리 구성을 생각하고 있었다.” 20일 귀국한 유 감독은 지난 1주일 동안 대표팀을 이끌고 뉴질랜드 대표팀과 3차례 평가전을 치렀다. 심판 판정의 불리함 같은 홈 텃세 속에서 대표팀은 1승 2패라는 결과를 얻었다. 이를 떠나 8월 스페인 농구 월드컵과 9월 인천 아시아경기에 대비해 만족스러운 훈련 성과를 얻었다는 게 유 감독의 분석이었다. “뉴질랜드 대표팀은 다부진 체격에 거칠고 몸싸움이 강했다. 연습 상대로는 훌륭했고 아시아경기에서 맞붙을 이란과 비슷했다.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했다.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지난 시즌 국내 프로농구에서 모비스를 2년 연속 챔피언으로 이끈 유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악재에 시달렸다. 당초 전력 향상을 위해 추진하던 외국인 선수 귀화가 무산됐다. 기대를 모은 가드 김민구가 음주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것을 비롯해 부상 선수가 쏟아졌다. 진천선수촌에서 흐트러진 대표팀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해 고심했던 유 감독은 “압박 수비와 빠른 공격이 두 가지 중점사항인데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위해 코트에서 쉴 새 없이 뛰어다녀도 될 만큼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안점을 뒀다. 수비 조직력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김선형의 수비 능력이 향상됐다. 김종규의 수비 시야가 넓어지고 미들슛 능력이 좋아진 것도 수확”이라고 평가했다. SK 김선형과 LG 김종규는 지난 시즌 모비스와 3강 구도를 이룬 라이벌 팀의 간판스타. 대표팀에서 닦은 실력으로 다음 시즌 국내 리그에서 모비스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이른바 부메랑 효과가 일으킬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유 감독은 “대표팀이 국제무대에서 잘해야 한국 농구도 사는 길 아니겠는가. 거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한국은 월드컵에서 앙골라, 호주, 슬로베니아, 리투아니아, 멕시코 등과 맞붙은 뒤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12년 만의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22일부터 훈련을 재개하는 유 감독은 “하승진, 김태술, 허일영을 합류시켜 컨디션을 점검할 계획이다. 조만간 대표팀 17명 가운데 12명 출전 선수를 확정지어 훈련 집중도를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이번 주부터 대만, 뉴질랜드 대표팀과 4차례 국내 평가전을 치른다. TV 중계까지 예정돼 있어 농구 비시즌에도 새로운 관심이 집중되게 됐다. 아시아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의 금메달을 이끌었던 감독 출신인 김영기 한국농구연맹 총재와 방열 대한농구협회 회장의 협력과 남다른 지원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흔히 ‘홀인원을 하면 3년 동안 재수가 좋다’는 말이 있다. 공식 대회에서 생애 첫 홀인원의 짜릿함을 맛본 ‘골프 여왕’ 박인비(26·KB금융그룹)도 이런 믿음을 가슴속에 꼭 간직하고 싶을 것 같다. 서른이 되기 전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일이 줄줄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9월 26일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골프장에서 스윙 코치이자 약혼자인 남기협 씨와 결혼하는 그는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부활하는 2년 뒤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주 아쉽게 실패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있다. 20일 제주 오라CC 동·서코스(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삼다수 마스터스. 박인비는 마지막 3라운드 3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낚았다. 핀까지 175야드의 거리를 6번 아이언으로 티샷한 그의 공은 그린 위를 구르더니 거짓말처럼 홀로 빨려 들어갔다. 박인비는 “대회에서 처음 하게 돼 너무 기쁘다. 박수가 작게 나와 아닌 줄 알았다. 상품도 걸려 있지 않았다”며 웃었다. 그는 또 “홀인원의 기를 받아 계속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홀인원 공은 평생 간직하겠다”고 했다. 박인비는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 입문 6개월 만에 태국 전지훈련에서 처음 홀인원을 한 것을 포함해 이전까지 네 번 홀인원을 했지만 공식 기록은 아니었다. 주말골퍼의 홀인원 확률은 1만2000분의 1이고 프로들도 3000분의 1로 알려져 있다. 박인비는 21일 미국으로 출국해 올해 신설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국가 대항전인 인터내셔널 크라운에 출전한다. 박인비가 홀인원의 쾌감 속에 이날만 데일리베스트 타이 기록인 5언더파 67타를 몰아치긴 했어도 국내 대회 첫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박인비는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해 1타 차로 연장전에 들지 못하고 이다솜과 공동 4위로 마쳤다. 우승 트로피는 2006년 KLPGA투어 데뷔 후 9시즌 동안 159개 대회에서 우승이 없었던 ‘미녀 골퍼’ 윤채영(27·한화)에게 돌아갔다.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타를 줄인 윤채영은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김해림 장수연과 동타를 이룬 뒤 18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140야드를 남기고 7번 아이언으로 친 공을 홀 1m 지점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 승리를 결정지었다. 160번째 도전 끝에 챔피언의 꿈을 이룬 윤채영은 눈물을 쏟은 뒤 시상식에서는 트로피에 담은 물을 뒤집어쓰며 우승 갈증을 후련하게 씻어냈다. 윤채영은 “나보다 더 기다리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내 동기들이 모두 했던 우승의 순간을 생각하며 9년을 버텼다. 후배들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하라고 말하고 싶다. 늘 희망을 가져야 한다”며 기뻐했다. 초대 챔피언에 오른 그는 지난 한 해 21개 대회에서 받았던 시즌 상금 9000만 원보다도 많은 우승 상금 1억 원을 단번에 받았다. 172cm의 큰 키에 뛰어난 미모와 패션감각으로 유명했던 윤채영은 무관의 핸디캡까지 벗어나게 됐다.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렸던 김효주는 시즌 3승에 도전했던 백규정 김민선 등과 공동 6위(8언더파 208타)로 마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김해림(25·하이마트·사진)은 지난겨울 체중을 8kg 가까이 늘렸다. 고민이던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서였다. 3개월 동안 하루에 삶은 계란 흰자를 30개씩 먹었다. 요즘도 수시로 하루 15개의 계란 껍데기를 까고 있다. 단백질 섭취로 근력을 보강하기 위함이다. 초복인 18일 김해림은 한때 구역질까지 참아가며 먹었던 계란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날 제주 오라CC 동·서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김해림은 버디 8개와 보기 1개로 7언더파 65타를 쳐 서연정과 공동 선두에 나섰다. 2007년 프로 데뷔 후 KLPGA투어에서 우승이 없는 김해림은 “드라이버 티샷이 30야드 늘어 평균 260야드를 치다 보니 골프가 편해졌다. 주로 쇼트 아이언을 잡거나 (파5홀에서) 투온도 노리면서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계란을 하도 먹어 입에서 닭똥 냄새가 날 정도였다. 그래도 오늘은 복날이니 삼계탕 먹겠다”며 웃었다. 관심을 모은 박인비는 시차에 시달리면서도 3언더파 69타를 기록해 공동 14위로 마쳤다. 박인비는 “유럽에서 와 아침에 힘들었다. 퍼트 몇 개 실수한 것만 빼면 무난했다. 가족의 응원과 맛있는 음식(복, 전복)으로 힘이 났다”고 말했다. 박인비와 같은 조로 맞붙은 김효주와 장하나는 나란히 4언더파 68타를 쳤다. 신인 백규정은 규정 위반에 따른 벌타 위기를 모면하면서 6언더파 66타로 2위에 올랐다. 백규정은 4번홀에서 한 갤러리가 자신의 캐디가 끄는 카트를 오르막길에서 밀어줬다는 지적을 받았다. ‘플레이어는 캐디를 한 명 이상 동반할 경우 홀당 2벌타를 받는다’는 골프 규칙 6조 4항을 적용받을 수 있었지만 증거 불충분과 악용 소지를 이유로 경고 처분에 그쳤다.제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의 발상지 영국 스코틀랜드에는 ‘비와 바람이 없으면 골프도 없다’는 속담이 있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17일(현지 시간) 영국 호일레이크 로열리버풀GC(파72)에서 열린 제134회 브리티시오픈은 골프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화창한 날씨에 바람도 잠잠하면서 출전 선수 156명 중 48명이 언더파 스코어를 적었다. 후반을 버디 4개, 보기 5개로 파 없이 끝낸 최경주와 김형성 등 이븐파로 마친 17명의 순위는 공동 49위였다. 온화한 조건 속에서 유명 스타들이 대거 선두권에 몰려 치열한 우승 경쟁을 예고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6언더파 66타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허리 수술로 4개월 공백 끝에 시즌 첫 메이저 대회에 출전한 타이거 우즈(미국)는 3언더파 69타로 공동 10위에 올랐다. 이탈리아의 형제 선수 에도아르도, 프란체스코 몰리나리는 나란히 공동 3위(4언더파 68타)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주말에는 비바람이 예보돼 있어 선수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하늘의 방해가 시작된다면 깊은 러프와 항아리 벙커는 위협적인 훼방꾼이 된다. 2010년 이 대회에서 첫날 63타를 쳤다 2라운드에 80타로 무너진 매킬로이는 올해 14차례의 1라운드에 50언더파를 합작한 뒤 다음 날 9오버파로 부진한 ‘금요일의 저주’ 탈출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2년 앞으로 다가온 2016년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다시 채택된다.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올림픽 이후 112년 만에 부활한 올림픽 골프 챔피언을 향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국제골프연맹(IGF)은 이번 주 대회부터 2016년 7월 11일까지 2년 동안 산정한 세계 남녀 골프 랭킹을 기준으로 올림픽 출전 자격이 부여되는 남녀 각 60명을 결정한다고 15일 발표했다. 올림픽골프랭킹(OGR) 포인트가 이번 주 열리는 남자 메이저 대회 브리티시오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마라톤 클래식 등 전 세계 주요 대회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것이다. 기존 랭킹은 무시되기에 올림픽을 향한 문이 누구에게나 활짝 열렸다. 올림픽 골프 출전 규정에 따르면 2016년 7월 11일 기준으로 남녀 골프 세계 랭킹 15위 이내에 드는 선수는 무조건 출전 자격을 확보한다. 다만 15위 안에 드는 선수 중에서도 출전 선수는 국가별 4명으로 제한한다. 17일 현재 남자 랭킹에서 미국은 15위 이내에 7명의 선수가 포진한 반면 한국은 최경주가 71위로 가장 높다. 미국은 15위 안에 들어도 올림픽 티켓을 못 따는 선수가 나올 공산이 높다. 여자 랭킹에서는 15위 이내에 한국 선수 중 박인비(3위), 유소연(9위), 양희영(15위)이 이름을 올렸으며, 미국 선수는 스테이시 루이스, 미셸 위 등 7명에 이른다. 세계 15위 기준으로 국가별 최대 4명씩 출전 선수가 우선 정해지고 나면 60명이 채워질 때까지 다시 랭킹에 따라 국가별로 2명까지 출전권을 준다. 한국 여자 골프는 15위 이내 최대한 많은 선수가 진입해 4명의 출전 선수 제한을 채워야 메달 가능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대한골프협회 오철규 사무국장은 “국가별 출전 쿼터 제한 때문에 랭킹이 낮은 다른 국가 선수들도 출전 기회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개최국인 브라질은 자동 출전권 남녀 1장씩 확보했다. 각 대륙에서 적어도 1명은 출전할 수 있도록 배분되는 규정도 있다. 올림픽 골프 출전 기준은 기존 세계 랭킹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어 주요 대회 출전 기회가 많은 프로 골퍼들에게 유리하다. 필드의 스타들이 올림픽에 대거 출전해야 중계권 수익과 흥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아시아경기에서 최근 2회 연속 금메달 4개를 휩쓴 골프 강국이다. 올림픽 메달은 남자 선수들에게는 병역 혜택이 주어지기에 배상문, 노승열 등 영건들에게는 동기 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골프는 72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치러지며 남녀 개인전만으로 금, 은, 동메달을 가린다. 박인비는 “올림픽 출전과 금메달 도전은 영광스러운 목표”라고 했다. 한국 선수들이 미국 대표 미셸 위, 뉴질랜드 국적 리디아 고 등 해외교포들과 맞붙을 공산도 크다. 최경주는 올해 초 SK텔레콤과의 후원 계약 연장 시점을 올림픽이 열리는 2016년까지로 할 만큼 의욕을 보였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테니스는 4대 메이저대회와 올림픽 금메달을 휩쓸면 ‘커리어 골든 슬램’이란 칭호를 부여하고 있다. 골프에서도 ‘별 5개’를 거머쥐는 주인공이 탄생할지 흥미롭게 됐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우승자만이 가질 수 있는 은제 술 주전자인 클라레 저그로 누가 축배를 들 것인가. 최고의 역사를 지닌 메이저 골프 대회인 제143회 브리티시오픈(디 오픈)이 17일부터 나흘간 열린다. 영국 호일레이크의 로열리버풀GC(파72)가 경연장이다. 156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타이거 우즈(미국)는 단연 주목받고 있다. 우즈는 같은 코스에서 최근 열렸던 2006년 대회 때 나흘 동안 드라이버를 한 번만 잡으며 18언더파로 우승했다. 당시 그는 부친상의 아픔을 극복하고 정상에 오른 뒤 눈물을 쏟았다. 묘한 감회에 빠져들 만한 우즈는 3월 허리 수술로 석 달 가까운 재활 끝에 시즌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에 출전한다. 우즈는 “2008년에도 무릎 수술을 받은 뒤 US오픈에서 우승한 기억이 있다. 경기 도중 통증이 없어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필 미켈슨(미국)은 2년 연속 우승을 노린다. 한국(계) 선수로는 최경주, 양용은, 김형성, 김형태, 안병훈, 정연진, 장동규, 케빈 나가 도전장을 던졌다. 현지 도박사들은 저스틴 로즈(영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우승 확률을 우즈보다 높게 예상하고 있다. 잉글랜드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로열리버풀GC는 바닷가에 조성된 링크스 코스로 2006년에는 건조하고 바람이 별로 불지 않아 언더파 스코어가 속출했다. 이번에는 대회 기간 비가 예보돼 있는 가운데 강풍까지 몰아친다면 선수들은 험난한 자연과의 싸움을 해야 한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1975년 박찬숙(55·190cm), 1987년 정은순(43·188cm). 당시 이들은 고교 1년생으로 대표팀에 뽑힌 뒤 한국 여자농구의 레전드로 성장했다. 박찬숙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은메달 주역. 정은순은 1990년 베이징과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에서 2회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이제 박지수(16·분당 경영고 1년·사진)가 여고 1년생 대표의 계보를 잇고 있다. 박지수는 14일 발표된 9월 터키 세계여자농구선수권 한국 대표팀 최종 엔트리 12명에 이름을 올렸다. 박찬숙(16세)과 정은순(15세 8개월)보다 어린 15세 7개월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가 됐다. 박지수는 “성인 대표에 처음 뽑혀 영광스럽고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센터 출신인 박상관 전 명지대 농구부 감독과 배구 청소년 대표를 거친 이수경 씨의 딸인 박지수는 195cm의 큰 키에 개인기와 스피드를 겸비했다. 이달 초 체코에서 끝난 17세 이하 세계선수권에서 18.6득점, 13.4리바운드를 기록해 득점 2위, 리바운드와 블록슛 1위를 차지했다. 박지수는 “몇 분을 뛰더라도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외국인 선수들을 상대로 좋은 경험을 하고 싶다”고 했다. 모처럼 등장한 대형 떡잎을 바라보는 선배들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박찬숙 한국여성스포츠회 부회장은 “40년 전 내 기억이 생생하다. 환경도 좋아진 만큼 큰 꿈을 펼치기 바란다. 더 클 수 있도록 어른들이 도와야 한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정은순 KBSN 해설위원은 “지수를 몇 번 가르쳐 봤는데 유연성이 뛰어나고 성격도 좋다. 또래 중에는 최고지만 대표팀에서는 막내다. 너무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은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니 배운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평소 지난일은 빨리 잊는 편이라던 박인비(26·KB금융그룹·사진)도 이번만큼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 듯했다. “브리티시여자오픈은 1년 동안 기다리고 준비한 대회였다. 좋은 기회였고 놓치고 싶지 않았는데….” 15일 서울 김포공항에서 만난 박인비의 얼굴에서는 진한 아쉬움이 배어나왔다. 박인비는 14일 영국에서 끝난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꿈을 아쉽게 접은 뒤 이날 귀국했다. 18일 제주 오라CC에서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삼다수 마스터스 출전을 위해서였다. 박인비는 버디를 노리다 보기를 했던 이번 대회 18번홀(파5) 상황을 복기할 때 마치 현장으로 돌아간 듯 샷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묘사했다. “슬라이스 바람이 심했다. 10야드만 더 보내면 가운데 벙커를 넘길 수 있었는데. 러프에 떨어진 공도 라이가 너무 나빴다.” 그래도 박인비는 “지난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공동 42위를 했는데 이번엔 우승 경쟁을 했으니 그만큼 성장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하기 위해 꼭 넘어야 할 산에 더 익숙해졌다는 의미였다. “또 뭔가 배웠다. 링크스 스타일 코스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도 수확이다.” 박인비는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상반기에만 6승을 거둬 올 시즌에는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많은 행사에 참가해야 했다. 그런데도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LPGA투어 트로피를 안으며 간판스타다운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LPGA투어는 미국 선수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17개 대회에서 11승을 합작했다. 박인비는 “미국 선수들이 번갈아 우승하다 보니 다들 ‘나도 할 수 있다’는 동기 부여가 돼 동반 상승 효과를 내는 것 같다. 한국 선수들도 메이저 대회 우승이나 역전 우승 등으로 물꼬를 튼다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고 했다. 박인비는 좋아하는 숫자로 ‘1’을 꼽는다. 우승, 최고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최근 퍼팅을 비롯한 전반적인 샷 감각이 살아나고 있어 시즌 후반기에도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는 9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재도전한다. 현재 3위에 머물러 있는 세계 랭킹도 다시 1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모처럼 국내 대회에 나선 박인비는 자신을 알아본 팬들의 사인 요청에 일일이 응하면서 “주니어 시절 오라CC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제주와의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며 웃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반환점을 눈앞에 둔 올 시즌 프로야구의 경기 시간은 14일 현재 평균 3시간 26분으로 역대 최장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는 3시간 20분이었다. 외국인 타자 재등장 등에 따른 타고투저 현상으로 점수가 많이 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득점은 11.4점이었다. 지난해는 9.29점. 역대 최단 경기 시간은 1993년의 2시간 47분(7.38점). 그나마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한 스피드 업 규정을 강화한 덕분에 ‘엿가락 사태’는 어느 정도 막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는 심판이 기록원에게 통보한 시점부터 2분 45초 안에 투수를 교체해야 한다. 또 투수가 1, 3루에 견제하는 척만 하고 공을 던지지 않으면 보크를 주기로 했다. 이진형 KBOP 이사는 “관련 규정 보완이 없었다면 3시간 40분 이상 걸릴 상황이었다. 3시간을 이상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흔히 경기 시간과 관중 수는 반비례한다고 한다. NC 이태일 대표는 “불필요한 동작 등으로 경기 집중력이 떨어지면 관중은 시선을 돌리게 된다. 박진감이 떨어지면 흥행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프로야구뿐 아니라 대부분 스포츠 종목에서 스피드 업은 공통적인 화두로 떠올랐다. 프로축구는 파울과 고의적인 경기 지연 등으로 쓸데없이 허비하는 시간을 줄이도록 규정을 강화하는 동시에 실제 경기 시간(Actual Playing Time)을 늘리자는 ‘5분 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일부러 경기장에 드러눕는 ‘침대 축구’를 팬들이 달가워할 리 만무하다. 프로 골프 역시 거북이 골퍼 퇴출에 적극적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슬로 플레이를 몰아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티오프 시간을 오전 오후로 나눴으며 경기 진행이 늦은 선수는 벌금, 벌타, 출전 정지 등을 차등 적용 받는다. 길게는 6시간까지 걸리던 경기 시간이 4시간 30분 안팎으로 줄어들면서 갤러리뿐 아니라 선수들까지 이를 환영하게 됐다. 이달 초 취임한 김영기 한국농구연맹(KBL) 총재도 빠른 농구를 강조했다. 김 총재는 “농구의 생명인 스피드와 속공을 떨어뜨리는 일체의 행위를 코트에서 없애야 한다”며 관련 규정 보완을 지시했다. 테니스에서 선수들은 20초(또는 25초) 안에 서브를 넣어야 하는 규칙이 있다. 하지만 일부 스타들은 규칙 적용이 제대로 안 돼 경기력을 떨어뜨리고 팬들에게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농구처럼 계시기를 도입해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흔히들 스피드가 경쟁력인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한다. 경기장도 예외는 아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지난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4대 메이저 대회를 한 해에 모두 석권하는 사상 첫 그랜드슬램을 노렸다. 하지만 주위의 지나친 기대감에 따른 중압감에 시달리면서 정상 언저리에도 머물지 못한 채 공동 42위로 마감했다. 아쉬움이 많았던 그는 1년 동안의 착실한 준비 과정을 거쳐 올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4대 메이저 타이틀을 연도에 상관없이 차지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향한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박인비는 자신의 26번째 생일 바로 다음 날인 13일 영국 랭커셔의 로열 버크데일GC(파72)에서 열린 최종 4라운드에서 10번홀까지 버디 2개와 보기 3개,더블보기 1개로 3타를 잃었지만 중간합계 1언더파로 펑산산(중국)과 공동선두를 이루고 있다(오후 11시 현재). 박인비와 같은 조에서 맞대결을 벌인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은 중간합계 이븐파로 박인비를 1타 차로 쫓았다. 박인비가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이자 사상 7번째로 도전한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2003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이후 10년 넘게 누구도 이룬 적이 없는 대기록이다. 박인비는 지난해 3연속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안은 뒤 이 대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이날 1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박인비는 강풍에 시달리면서도 정교한 아이언 샷과 퍼팅을 앞세워 노련하게 코스를 공략해 나갔다. 박인비는 이 대회를 마친 뒤 귀국길에 올라 18일 제주 오라CC에서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삼다수마스터스에 출전한다. 안선주는 3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마친 줄 알았다가 18번홀(파5) 벙커샷 과정에서 규칙 위반으로 2벌타를 지적받아 아쉬움을 남겼다.※지면 제작 시간 관계로 브리티시여자오픈 최종 결과를 싣지 못했습니다. 결과는 동아닷컴(www.dongA.com)을 참조해 주십시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