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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직원을 사칭해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로부터 임대아파트 당첨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가로챈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2일 서울 금천경찰서는 2008년 10월부터 올 6월까지 노인 11명으로부터 683만 원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전모 씨(65)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달 8일 전 씨는 홀로 단칸방에 사는 이모 씨(82·여)에게 접근했다. 전 씨는 공무원처럼 보이기 위해 사회복지서비스 신청서와 전입신고서 등 각종 행정서류를 보여 주며 임대아파트에 당첨됐으니 보증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전 씨가 구청직원인 줄 알고 속아 폐지 수집 등을 통해 모은 100만 원을 건넸다. 경찰 조사 결과 전 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노인 11명에게 한 사람 당 적게는 3만 원에서 많게는 270만 원까지 돈을 뜯어냈다. 피해자 대부분은 기초연금과 장애인 연금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영세 노인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임대아파트에 입주하면 계약 갱신을 통해 안정적으로 살 수 있기 때문에 노인들이 쉽게 속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수사 중이다.유원모기자 onemore@donga.com}

정모 씨(25)는 가수를 꿈꿨다. 고교 시절 연예기획사 오디션에 합격해 연습생이 됐지만 경쟁에 밀려 데뷔하지 못했다. 군 전역 후 3년간 공장에서 용접공으로 일했지만 고된 노동 강도를 이기지 못했다. 보험설계사로 직업을 바꿨지만 실적을 올리지 못해 스스로 보험에 가입하는 일만 늘었다. 결국 빚만 3000만 원이 쌓여 생계가 막막해졌다. 4월 11일 오후 11시 반경 서울 마포대교로 갔다. 112로 “자살하겠다”고 말하고선 난간에 몸을 기댔다. 15m 아래 검은 한강 물을 바라보는 사이 경찰이 도착했다. 경찰은 “마포대교의 숨은 뜻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설득했다. 정 씨처럼 생계에 어려움을 느끼다 마포대교를 찾아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여의도지구대 112생명수호팀이 3월부터 최근까지 140명의 자살 시도자를 분석한 결과다. 분석 결과 ‘수요일 오후 10시경 생활고에 시달리는 20대 남성’이 가장 많았다. 여의도지구대는 ‘절망의 다리’로 불리는 마포대교에서 일어나는 자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월 별도의 팀을 만들었다. 연령별 조사에선 20대가 56명으로 가장 많았다. 10대와 30대가 각각 24명으로 30대 이하가 총 104명으로 전체의 74.2%였다. 남녀 비율은 비슷했다. 안영전 112생명수호팀장(39·경위)은 “젊은 세대가 취업, 결혼 등으로 고민이 많다 보니 극단적인 선택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자살이란 극단의 상황으로 내몬 이유로는 생계 문제(25.2%)가 가장 많았다. 주부 박모 씨(60·여)는 자신이 앓고 있는 파킨슨병으로 가족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는 것이 미안해서, 손모 씨(60)는 운영하던 회사가 망하고 가족까지 자신을 떠나자 마포대교 위에서 몸을 던지려 했다. 이어서 우울증(24.4%), 가정 불화(21.6%), 연인과의 이별(13%) 등이 이유였다. 지구대 관계자는 “젊은 세대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하기 힘들어서인지 결혼 직전 헤어진 남녀가 자살을 시도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전했다. 시간대는 오후 10∼11시가 26명으로 가장 많았고, 0시∼오전 1시(16명), 오전 1∼2시(15명) 등 대부분 늦은 밤 시간이었다. 요일별로는 수요일이 27명으로 가장 많았다. 자살 시도자의 주거지역은 서울 영등포구가 가장 많았지만 멀리 경남 창원, 전남 여수 등에서도 마포대교까지 올라왔다. 112생명수호팀 경찰관들은 작성한 리포트를 바탕으로 자살 시도자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비가 오거나 흐린 날씨에 자살 시도가 많아 더 긴장해서 근무한다. 안 팀장은 “수요일 밤 홀로 고개를 숙이고 걷거나 울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면 먼저 말을 건네기도 한다”며 “마포대교를 전담해 순찰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자살자도 3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여의도지구대는 새로운 희망을 안고 새 삶을 시작하도록 돕는 방법도 추진 중이다. 사채 빚에 시달리다 자살을 시도한 20대 여성에게 대한법률구조공단을 안내하면서 빚 정리를 도와주기도 했다. 우울증이 심해 두 번이나 마포대교를 찾은 여성은 구청 정신보건증진센터에서 치료받도록 해줬다. 김형렬 여의도지구대장은 “자살 구조도 중요하지만 극단적인 선택을 다시 하지 않도록 원인을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유원모 onemore@donga.com·강홍구 기자}
서울대가 처음으로 무감독 시험 제도를 도입한다. 올 1학기 서울대 교양수업에서 일어난 집단 부정행위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자구책이다. 김성근 서울대 자연대학장은 19일 “학생들이 시험 감독이 없는 상태에서 양심에 따라 시험을 치르는 무감독 시험제를 서울대 최초로 도입할 예정”이라며 “미국의 하버드대, 스탠퍼드대가 시행하는 ‘아너 코드(Honor code·명예규약)’와 비슷한 제도”라고 밝혔다. 자연대는 다음 주 가칭 ‘서울대 자연대 아너 코드 시행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논의를 거쳐 내년 1학기에 도입할 예정이다. 대학 실정에 맞는 무감독 시험 방안과 위반 시 처벌 수위 등을 담은 매뉴얼은 2학기에 마련된다. 서울대 자연대는 일부 수업에서 관련 제도를 시행한 뒤 결과에 따라 전 수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에선 학생이 시험이나 과제물 제출 때 ‘부정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아너 코드에 스스로 서명하고 위반 시 벌칙을 감수한다. 학생뿐 아니라 교수 등 학문을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기준이다. 서울대에서는 올 4월 철학과 교양시험 때 집단 부정행위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이후 서울대는 부정행위 근절을 위해 스마트폰을 수거하는 등 시험 감독 지침을 마련하고 전수조사로 부정행위 학생 2명을 적발해 징계하기로 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서울대가 처음으로 무감독 시험 제도를 도입한다. 올 1학기 서울대 교양수업에서 일어난 집단 커닝 사태를 막기 위한 자구책이다. 서울대 김성근 자연대학장은 19일 “학생들이 시험감독이 없는 상태에서 양심에 따라 시험을 치르는 무감독 시험제를 서울대 최초로 도입할 예정”이라며 “미국의 하버드, 스탠퍼드가 시행하는 ‘아너 코드’(Honor code·명예규약)와 비슷한 제도”라고 밝혔다. 자연대는 다음주 중 가칭 ‘서울대 자연대 아너 코드 시행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논의를 거쳐 내년 1학기 도입할 예정이다. 대학 실정에 맞는 무감독 시험 방안과 위반 시 처벌 수위 등을 담은 매뉴얼은 2학기 중 마련된다. 서울대 자연대는 일부 수업에서 관련 제도를 시행한 뒤 결과에 따라 전 수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에선 학생이 시험이나 과제물 제출 때 ‘부정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아너 코드에 스스로 서명하고 위반 시 벌칙을 감수한다. 학생 뿐 아니라 교수 등 학문을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기준이다. 서울대에서는 올 4월 철학과 교양시험 때 집단 커닝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이후 서울대는 커닝 사태 근절을 위해 스마트폰 등을 수거하는 등 시험 감독 지침을 마련하고 전수조사로 커닝 학생 2명을 적발해 징계하기로 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후배 여학생 등의 특정 신체 부위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몰래 찍은 서울대 대학원생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남부터미널에서 후배 여학생의 다리를 몰래 촬영한 서울대 사범대 소속 대학원생 A 씨(25)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당시 A 씨는 피해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A 씨의 스마트폰에서는 여성 5명의 신체 부위를 부각해 찍은 사진이 발견됐다. 그는 피해 여성의 이름을 일일이 파일명으로 분류해 보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A 씨가 주변 여성을 상대로 몰래 촬영을 한 것으로 보고 피해자 신원을 파악 중이다. 대학 측은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면 징계위원회를 열어 피의자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박성진 기자psjin@donga.com유원모기자 onemore@donga.com}
중앙대 교수들이 이용구 총장 불신임 투표 결과를 토대로 재단에 총장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중앙대 교수협의회는 13일 오전 서울 동작구 중앙대 연구개발(R&D)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6∼12일 이 총장 불신임 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 참가 인원(547명)의 93.97%인 514명이 찬성에 투표했다”고 밝혔다. 중앙대 개교 이래 현직 총장이 교수들의 집단 불신임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투표에는 전임 교원 880명 중 547명이 참여했다. 이강석 중앙대 교수협의회장(생명과학과 교수)은 “법적 구속력이 없기는 하지만 94%의 교수가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 총장이) 총장직을 수행한다면 상식 밖의 일이다. 법적 수단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고려하겠다”며 이 총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 총장은 올 4월 막말 논란 등으로 박용성 전 중앙대 이사장이 사퇴한 이후 꾸준히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그저 함께 보고 싶어서 한자리에 안장해 달라고 말한 게 벌써 13년이네요. 그동안 우리 얘기는 뭐 하나 제대로 들어준 것이 없으니…. 이제 너무 지쳐 그런 얘기 다시 꺼내기도 겁이 나요.” 2002년 6월 29일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황도현 중사의 어머니 박공순 씨(63)는 7일 전화기 너머로 이렇게 말하며 울먹였다. ‘잊혀진 전쟁’이었던 제2연평해전은 최근 영화(‘연평해전’)가 개봉하고 관객이 300만 명을 넘어서면서 뒤늦게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박 씨의 마음에는 기쁨과 답답함이 엇갈렸다. 그는 “이제 바라는 건 아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는 것밖에 없는데 못난 부모 탓에 그렇게 못해 주는 것 같아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제2연평해전에서 숨진 윤영하 소령, 서후원 조천형 한상국 황도현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은 순직자다. 북한군의 도발에 맞서 싸우다 숨졌는데도 ‘전사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유가족들을 더욱 아프게 하는 것은 같은 배(참수리 357호)에 타고 싸웠던 전우 6명이 오히려 죽어서 함께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현재 윤 소령 등 6명의 묘는 대전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 내 묘역 2곳에 나뉘어 자리하고 있다. 윤 소령의 묘는 장교 묘역인 211-4376에 자리하고 있다. 전투 직후 실종됐다가 함정 인양 때 조타실에서 발견된 한 중사의 묘는 일반사병 묘역(128-14960)에 있다. 윤 소령과는 약 150m 떨어진 곳이다. 쏟아지는 파편에 맞아 중상을 입어 84일 동안 치료를 받다가 숨진 박 병장의 묘(129-14828)는 더 멀리 있다. 윤 소령 묘에서 약 170m 거리다. 나머지 조천형 황도현 서후원 중사의 묘(128-14505, 6, 7)는 130m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그나마 이 3명의 묘는 한곳에 나란히 모여 있다. 최근 영화 덕분에 참배객들이 늘고 있지만 이들은 별도의 안내판을 확인한 뒤 묘비를 일일이 확인해야 6명의 묘를 겨우 찾을 수 있다. 참배객들은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이 별도로 없다는 것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이달 초 영화를 관람한 뒤 대전현충원을 찾은 이모 양(17)도 “왜 제2연평해전에서 돌아가신 분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어야 하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6명이 같은 전투에서 숨졌는데도 이렇게 뿔뿔이 흩어져 안장된 이유는 장병들의 계급이 다르고 시신 발견 및 사망 시점에 차이가 있어서라는 것이 대전현충원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6명의 합동묘역 조성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은데도 나중에 이를 추진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일부에서는 당시 제2연평해전이 월드컵 분위기에 묻혀 이슈화되지 않은 것에서 더 큰 이유를 찾고 있다. 천안함 폭침 때는 46명에 이르는 전사자를 대전현충원 내 합동묘역(천안함46용사묘역)에 안장했다. 유가족들은 최근까지 ‘한곳에서 추모할 수 있게 해 달라’며 합동 묘역 조성을 건의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가족들에 따르면 대전현충원 측은 “이미 1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현재 안장된 상황이 당시의 (안타까운) 상황을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들은 대전현충원 측과 별도의 기념물을 만드는 것을 논의 중이다. 한 중사의 아버지 한진복 씨(69)는 “그동안 따로 묘역을 만들어 달라고 정말 애원했는데도 결국 안 됐다”며 “이제는 현충원에서 어떤 기념물을 만들 계획인지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김도형 dodo@donga.com·유원모 / 대전=이기진 기자}

요즘 서울 여의도 금융가에서는 6월만 돼도 넥타이 차림을 찾아보기 어렵다. 한때 회사 정문에서 직원들의 복장 검사를 하기도 했던 금융사들은 최근 적극적으로 ‘쿨맵시’ 차림을 장려하고 있다. 전기료를 절약하는 것은 물론이고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개성 표현 욕구까지 만족시키는 1석 3조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쿨맵시는 시원하고 멋스럽다는 의미의 ‘쿨(Cool)’과 옷 모양새를 의미하는 순우리말 ‘맵시’의 합성어로 2009년 환경부의 대국민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이후 환경부는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쿨맵시 문화 확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쳤고 최근에는 대부분의 기업이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여름철에 넥타이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체감온도가 섭씨 2도가량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사무실의 온도를 28도로 설정해도 26도 수준의 청량함을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환경부는 “여름철 실내 온도를 26도에서 28도로 올릴 경우 14%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고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7만 t 감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타이(넥타이를 매지 않는 것)는 목의 혈액 순환을 도와 두뇌 회전을 향상시킨다. 현대카드·캐피탈도 한여름에도 반팔 셔츠를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복장 규정이 엄격하지만 직원들의 신체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하고 창의력을 증진하기 위해 노타이를 권장한다. 현대카드·캐피탈은 노타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2012년 12월부터 1년에 3번(봄 3주, 여름 4주, 겨울 3주)씩 ‘캐주얼 위크’를 진행하는데 이 기간에는 찢어진 청바지나 반바지, 망사를 제외한 모든 복장이 허용된다. 당장 13일부터 4주 동안 현대카드·캐피탈 직원들은 남다른 쿨맵시로 개성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다. 삼성그룹도 지난달 29일부터 직원들이 주말과 휴일 근무를 할 때 반바지를 입을 수 있도록 했다. 제일모직 패션부문은 2011년부터 평일에도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고 있다. 경찰청은 6월 28일부터 8월 31일까지 전국 피서지에서 운영하는 여름 경찰서 93곳에서 근무하는 경찰들의 복장은 반팔, 반바지, 아쿠아 슈즈로 통일하기로 했다.박민우 minwoo@donga.com·유원모 기자}
요즘 여의도 금융가에서는 6월만 돼도 넥타이 차림을 찾아보기 어렵다. 한 때 회사 정문에서 직원들의 복장 검사를 하기도 했던 금융사들은 최근 적극적으로 ‘쿨맵시’ 차림을 장려하고 있다. 전기료를 절약하는 것은 물론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개성 표현 욕구까지 만족시키는 1석 3조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쿨맵시는 시원하고 멋스럽다는 의미의 ‘쿨’(Cool)과 옷 모양새를 의미하는 순우리말 ‘맵시’의 합성어로 2009년 환경부의 대국민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이후 환경부는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쿨맵시 문화 확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쳤고 최근에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여름철에 넥타이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체감온도가 섭씨 2도 가량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사무실의 온도를 28도로 설정해도 26도 수준의 청량함을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환경부는 “여름철 실내 온도를 26도에서 28도로 올릴 경우 14%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고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7만 톤 감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타이(넥타이를 메지 않는 것)는 목의 혈액순환을 도와 두뇌회전을 향상시킨다. 현대카드·캐피탈도 한여름에도 반팔셔츠를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복장 규정이 엄격하지만 직원들의 신체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하고 창의력을 증진하기 위해 노타이를 권장한다. 현대카드·캐피탈은 노타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2012년 12월부터 1년에 3번(봄 3주, 여름 4주, 겨울 3주)씩 ‘캐주얼 위크’를 진행하는데 이 기간에는 찢어진 청바지나 반바지, 망사를 제외한 모든 복장이 허용된다. 당장 13일부터 4주 동안 현대카드·캐피탈 직원들은 남다른 쿨맵시로 개성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다. 삼성그룹도 지난달 29일부터 직원들이 주말과 휴일 근무를 할 때 반바지를 입을 수 있도록 했다. 제일모직 패션부문은 2011년부터 평일에도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고 있다. 경찰청은 6월 28일부터 8월 31일까지 전국 피서지에서 운영하는 여름 경찰서 93개소에서 근무하는 경찰들의 복장은 반팔, 반바지, 아쿠아 슈즈로 통일하기로 했다.박민우기자 minwoo@donga.com유원모기자 onemore@donga.com}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 사는 주부 유모 씨(29)는 2일 음식물쓰레기봉투를 사기 위해 집 근처 마트를 찾았다. “모두 팔렸다”는 얘기를 듣고 다른 마트를 찾았지만 역시 동이 난 상태였다. 유 씨는 마트 3곳을 더 돌았지만 쓰레기봉투를 구경도 못 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요즘 서울에서도 유독 구로구에서만 이처럼 쓰레기봉투 ‘구입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유 씨처럼 주민들은 ‘보물찾기’하듯 쓰레기봉투를 찾아 마트를 전전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판매처를 알려 달라’는 문의가 이어지고 ‘쓰레기봉투를 구했다’는 글이 성공담처럼 올라올 정도다. 유 씨는 “봉투를 구했다는 소식을 듣고 해당 가게를 찾아가도 이미 다 팔려서 허탕 치는 일이 다반사”라며 “게다가나 날이 더워지면서 집안에 쌓인 음식물쓰레기 냄새 때문에 고역이다”고 하소연했다. 사정은 이렇다. 6일 서울시와 구로구에 따르면 구는 이달부터 쓰레기봉투 가격을 인상했다.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고 비용을 현실화한다는 취지로 일반·음식물쓰레기봉투 가격을 1장당 적게는 10원, 많게는 1480원 올렸다. 특히 배출방식을 함께 바꿨다. 그동안 구로구 내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는 한꺼번에 쓰레기를 수거한 뒤 비용을 나눠 부과하는 단지별 종량제를 실시했다. 그러나 이번에 집집마다 배출량을 확인해 비용을 내게 하는 가구별 종량제를 도입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구로지역 공동주택 230개 단지의 7만5925가구는 집집마다 음식물쓰레기를 봉투에 담아 배출해야 한다. 과거에는 단독주택만 이런 방식으로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했다. 이제는 아파트 가구 수만큼 쓰레기봉투 수요가 늘어난 셈이다. 이 때문에 현재 1, 2L짜리 소형 음식물쓰레기봉투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인상 전 구입한 쓰레기봉투를 사용하려면 차액을 내고 스티커를 구입해 붙여서 배출하는데 이마저도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최근 2, 3년 새 전국적으로 가구별 종량제가 확대되면서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는 전자칩으로 해당 가구를 인식해 음식물쓰레기 무게를 측정하는 전자태그(RFID) 방식을 도입했다. 지자체들은 쓰레기봉투 사용을 지양하라는 정부 방침에 따라 새로운 시스템이 정착할 때까지 기존의 단지별 배출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구로구도 3년 전부터 RFID 시스템을 일부 도입해 운영했지만 예산 부담이 크자 이를 확대하는 대신 쓰레기봉투를 이용한 가구별 종량제를 전면 시행한 것이다. 구로구는 배출방식 변경에 맞춰 쓰레기봉투를 추가로 제작했지만 당분간 품귀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구로구 관계자는 “RFID를 전 지역에 시행하려면 연간 6억 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품귀현상은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 주민 편의를 위해 쓰레기봉투를 대량으로 구입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강홍구 windup@donga.com ·유원모 기자}

중국 지린(吉林) 성 지안(集安) 시에서 1일 발생한 버스 사고로 사망한 공무원과 여행사 대표 등 시신 10구가 6일 오후 1시경 대한항공 KE832편을 통해 인천공항으로 들어왔다. 사고가 난 지 닷새 만이다. 유가족 37명, 공무원 10명, 통역 1명 등 총 48명도 함께 귀국했다. 여객터미널로 입국한 유가족이 시신이 안치된 화물터미널로 가서 시신을 인도받는 과정에서 현장은 눈물바다로 변했다. 유가족들은 가족의 사망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이었고, 태극기에 싸인 관을 보거나 영정 사진을 놓지 못하며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시신은 대기하고 있던 운구차에 옮겨진 뒤 장례가 열리는 각 지역 병원으로 운구됐다. 장례는 사망 공무원의 소속 ‘자치단체의 장(葬)’으로 치러진다. 버스 사고 수습을 위해 현지에 파견됐다가 5일 새벽 투숙하던 호텔에서 투신자살한 최두영 지방행정연수원장의 시신도 이른 시일 내에 한국으로 운구될 예정이라고 행정자치부는 밝혔다. 또 정부는 중국 공안이 버스 사고 원인을 공식 발표한 뒤 이에 따라 중국 측과 보상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중국에서 치료 중인 부상자 16명(중상 8명 포함)의 상태는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인찬 hic@donga.com / 인천=유원모 기자 }
국민들이 이번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를 과거 유행성 질병에 비해 더 정치적인 이슈로 바라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드러난 메르스 연관 검색어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5월 20일부터 지난달 18일까지 트위터에 올라온 글을 조사했고, 비교 대상으로 2009년 4~9월 신종플루 확산 당시 블로그 글을 분석했다. 연관 인물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였다. 메르스와 관련해 SNS상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인물은 박근혜 대통령(14만1439건)이었다. 신종플루 당시 보건담당자인 박승철 전 국가신종인플루엔자위원장(255건)이 1위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2위는 박원순 서울시장으로 11만9493건. 박 시장이 메르스 관련 정보 공개 여부를 놓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그 외에도 이재명 성남시장(3만8726건), 황교안 총리(2만7414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10위 이내 인물 중 8명이 정치 연관 인물이었다. 신종플루 당시에는 5위를 차지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 관련 인물이 10위 안에 4명(이명박 전 대통령, 오바마 미국 대통령, 권양숙 여사)이었다. 일반 단어 검색에서도 신종플루 때와 차이가 있었다. 신종플루 유행 당시에는 예방(1만3078건·1위), 백신(1만624건·2위) 등의 단어가 다수 검색된 것과 달리 메르스는 환자(56만5683건), 정부(30만6430건) 등이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정부의 메르스 확진자 발생 병원 공개 발표 전에 이미 SNS를 통해 관련 정보가 유통된 것도 이번 사태의 특징이다. 실제로 5월 31일 여의도성모병원에서 공식적으로 확진 환자가 있었다는 발표를 하기에 앞서 28일 SNS상에서는 ‘당분간 여의도 병원에 가지 마세요’라는 글이 퍼졌다. 연구를 주도한 유 교수는 “시민들이 먼저 SNS에 사실을 공유하고 있었는데 정부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이를 루머로 만들어버린 꼴”이라며 “메르스 사태 때 보여준 정부의 불통 모습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을 질 정치인을 시민들이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아저씨… 저, 이제 더 못 살 것 같아요.” 20년 전 서울 도봉소방서 구조대장이던 경광숙 씨(58)는 지금도 눈을 감으면 이 목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무너진 삼풍백화점 잔해 속에서 실낱같이 흘러나오던 젊은 여자의 음성. 생존자를 찾았다는 기쁨에 콘크리트 더미를 3시간 동안 쉬지 않고 파내려 갔다. 하지만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내가 눈을 감을 때까지 절대 잊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던 경 씨의 볼에는 이미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1979년부터 소방관 일을 시작했던 경 씨는 1995년 6월 2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 한가운데 있었다. 2007년에 최고영웅소방관으로 선정됐으며, 지난해 6월까지 소방관으로 일했다. 재난과 거리를 두려 했던 경 씨는 지금 한 대기업에서 안전감독관으로 일하며 현장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사무실이나 매장의 안전 위험 요인을 미리 찾아내 제거하는 게 그의 일이다. 소방관일 때 경험했던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매일 다짐한다고 했다. 25일 기자와 만난 경 씨는 “참사를 잊고 싶겠지만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다음 세대에게 삼풍의 교훈을 물려주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경 씨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이후 경기 화성시 씨랜드 화재, 대구 지하철 참사, 경북 경주시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 세월호 침몰 등 재난이 반복된 건 안전의 중요성을 망각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 씨는 “안전을 잊는 순간 재난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20년 전 경기 고양소방서 구조대장으로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을 누볐던 안경욱 경기 화성소방서 현장대응1단장(53)도 그때의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최후의 생존자 구조 작업에 참여했던 안 단장은 25일 “당시 지하 3층까지 어렵게 진입했다가 추가 붕괴가 우려돼 여러 차례 대피하면서 구조했던 기억이 난다”며 “참혹한 현장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안 단장은 “삼풍 참사는 안전이 모든 일의 기본이라는 교훈을 줬지만, 지금도 물질 만능주의라는 고질병이 청산되지 않아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삼풍 희생자 유족들은 “사고가 난 지 20년이 지났을 뿐인데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지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시민의 숲 안쪽 삼풍참사위령탑을 찾은 유가족 김만순 씨(69) 부부는 쇼핑을 갔다 참변을 당한 장녀 수정 씨(당시 25세)의 이름을 읊조리며 “사람들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는지 너무 빨리 잊어버렸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삼풍백화점에서 근무하던 동생을 잃은 손선숙 씨(43·여)는 “주변에서 ‘삼풍 사고가 20년이나 됐느냐?’라고 하는데 내겐 어제 일처럼 또렷하다”고 말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자리에는 현재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 있지만, 어디에도 당시 사고를 기억하게 해 주는 안내판 하나 없다. 위령탑은 우여곡절 끝에 사고 현장과 아무 연관성 없는 곳에 세워졌다. 사망자 509명, 실종자 6명, 부상자 937명이 발생한 삼풍 참사는 광복 이래 최대의 인명 피해를 낳은 참사로 기록돼 있다.손가인 gain@donga.com·유원모 기자onemore@donga.com / 화성=강홍구 기자}
사채를 동원해 코스닥 상장사의 신주인수권(warrant·워런트)을 사들인 뒤 시세 조작을 통해 수십억 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일당이 구속 기소됐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김형준)은 코스닥 상장사인 ‘파캔OPC’의 전 부사장 김모 씨(45) 등 4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자금 조달 등을 통해 이들을 도운 회계사 박모 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13년 3월 사채자금을 동원해 프린터 부품업체인 파캔OPC의 지분 30%가량(50억 원)을 사들인 뒤 등기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했다. 이어 같은 해 3~9월 김 씨 일당은 차명계좌 수십 개를 동원해 주가를 1000원 대에서 4배 가까이 끌어올렸고 신주인수권으로 저가에 신주를 취득해 고가에 되파는 수법으로 20억여 원을 챙겼다. 신주인수권은 미리 정한 가격에 회사가 발행한 신주를 살 수 있는 옵션으로 행사가격보다 주가가 높아지는 만큼 차익을 거둘 수 있다. 5% 이상 주식 보유자는 지분 변동을 공시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신주인수권은 이 같은 의무가 없어 김 씨 일당은 금융당국의 감시를 피할 수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유원모기자 onemore@donga.com}
24일 오전 재개발 시공사 선정을 위한 부재자 투표가 진행 중인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2재개발구역. 용역업체 직원으로 보이는 건설사 관계자들로 붐비고 있었다. 수주전에 뛰어든 GS건설·대우건설 컨소시엄과 대림산업 직원 100여 명은 각자 승용차로 어디선가 조합원(토지 소유자)들을 태워 오고 있었다. 투표소 앞에 붙은 ‘50m 인근 시공사 관계자 접근 금지’라는 현수막은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투표소 바로 앞에서는 한 건설사 직원 15명이 조합원을 대상으로 ‘호객’ 행위를 해도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다. 재개발·재건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당국이 도입한 각종 제도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최근 부동산 경기 회복 분위기를 틈타 각종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건설사 간 수주 경쟁 과정에서 금품, 향응 제공 등 온갖 탈·불법이 횡행하고 있다. 신흥2구역은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건설사 간 홍보전이 과열돼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홍보공영제’를 도입했다. 건설사가 개별적으로 조합원을 접촉하는 것을 금지하겠다는 취지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24일 신흥2구역 현장에서 만난 한 조합원은 “한 건설사에서 과일바구니, 담배 등 선물을 받았다”며 “고급 식당에서 밥을 먹은 것도 몇 차례 있다”고 했다. 부재자 투표 기간을 6일로 해 건설사의 ‘매표(買票)’ 가능성만 높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양측이 조합원 1인당 100만 원 정도에 표를 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2010년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공공관리제를 도입해 건설사의 개별 홍보를 금지하고 있다. LH가 신흥2구역에서 적용한 홍보공영제와 비슷한 제도지만 유명무실하긴 마찬가지다. 시공사 선정을 앞둔 서울 영등포구 상아·현대아파트는 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등 국내 7개 건설사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24일 이 아파트의 한 주민은 “현대산업개발에서 명품 백을 가져왔지만 돌려줬다”며 “조합원 대부분이 건설사에서 선물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의 한 임원은 “조합에 부정 홍보 3건이 신고됐는데 한 명은 명품 백을, 두 명은 각각 상품권을 받았다고 한다”며 “자체적으로 파악한 바로는 일부 대의원에게는 100만 원어치의 상품권을, 일부 조합원에겐 10만 원씩을 뿌렸다고 한다”고 전했다. 경찰은 18일 조합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상품권 150만 원을 확보했다. 경찰이 구청의 수사 의뢰를 받아 수사 중인 곳도 있다. 올해 상반기 건설업계 최대 관심사였던 서울 서초구 삼호가든 3차 재건축 수주전에서 20일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하지만 현대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등 3개 회사가 과열 경쟁을 해 서초구가 경찰에 16일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이 재건축 시공사 선정 과정에 대해 정식 수사에 나선 것은 2010년 공공관리제 도입 이후 처음이다. 건설업계에선 이들 3개 건설사가 이번 수주전에서 각각 100억∼200억 원을 썼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수주전에 뛰어든 건설사들이 조합원 1인당 최대 2000만 원을 주고 표를 샀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40억 원이면 조합원 400여 명 중 절반 정도를 확보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아파트의 한 주민은 “경찰 수사로 인해 재건축 절차가 미뤄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유원모 onemore@donga.com·차길호·박재명 기자}

꿈쩍도 하지 않는 로봇을 보며 ‘비타500’팀의 유휘연 씨(22·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4학년)는 마른침을 삼켰다. 주어진 시간 15분이 다 지나가고 있었다. 순간 자동차 모양의 로봇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20m 트랙을 이동하면서 로봇은 때론 장애물과 충돌하고 뒷걸음을 치기도 해 학생들을 당황케 했다. 1분 46초가 지나 결승선을 통과하자 교수, 경쟁 팀 모두 환호했다. 19일 서울대 자동화시스템공동연구소에서 열린 ‘자동로봇 내비게이션 챌린지’ 대회 현장. 이번 학기 ‘지능시스템개론’ 과목을 지도한 오성회 전기·정보공학부 교수(42)가 기말고사의 일환으로 학생들이 직접 개발한 경로 계획 프로그램을 로봇에 적용해 겨루는 무대를 마련했다. 오 교수는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유학 시절 경험한 수업 방식을 살려 대회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학생들이 선보인 경로 계획 프로그램은 미래형 자동차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무인 항법 기술의 기초다. 과거 로봇 프로그램이 일정 동작을 되풀이하도록 지시했다면 최근의 로봇 프로그램은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에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핵심이다. 학생들이 시뮬레이션 프로그램만 경험하고 실제 로봇을 움직이는 건 처음이었던 만큼 예기치 못한 상황이 속출했다. 한 로봇은 경연 시작 이후에도 전진하지 못하고 제자리만 뱅뱅 돌아 관객까지 애를 태웠다. 경연장 곳곳에서 아쉬운 목소리가 새나왔고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읍소하는 팀도 나왔다. 오 교수는 “이론과 실전의 차이를 학생들이 체감하도록 이 자리를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재난구조 로봇 올림픽에서 오준호 KAIST 교수팀이 우승했다는 소식은 차세대 연구개발의 주역이 될 공학도들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됐다고 한다. 이창현 씨(22·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4학년)는 “과내 연구 동아리에서 학생들이 인공지능이나 로봇을 연구하자는 이야기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날 5시간 넘게 이어진 경연에서는 WALL-E(월이)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WALL-E팀의 로봇은 총 2차 시도에서 100초 안에 경로를 통과해 참가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 팀의 이제욱 씨(22)는 “로봇 분야 연구원이 꿈인데 오늘 경험이 짜릿한 기억이 될 것”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이달 초 부산 동의대병원 의료진은 황당한 경험을 했다. 한 포털사이트에서 이 병원 연관 검색어로 ‘메르스’가 뜬 것.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하기는커녕 경유한 적도 없는 이 병원 연관 검색어로 메르스가 나온 것은 비슷한 이름의 동아대병원 때문이었다. 14일 메르스로 숨진 한 환자가 앞서 3일 방문했던 해당 병원이 일부에서 동의대병원으로 잘못 입소문을 타면서 메르스 연관 병원으로 오해를 샀다. 메르스 사태가 확산되면서 환자 확진·경유 병원과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곤란을 겪는 병원이 속출하고 있다. 메르스와 연관된 병원인지를 묻는 전화가 잇따르는 것은 물론이고 실제 환자가 줄어드는 등 타격을 입는 병원이 생길 정도다. 비슷한 피해를 보고 있는 동네 병원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 365mc병원 천호점은 의료진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같은 구의 365서울열린의원과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메르스 연관성을 묻는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365mc병원은 비만 전문 클리닉으로 진료 과목도 365서울열린의원과 다르지만 환자 수가 줄었다. 경기 의정부의 서울하나로의원은 서울 중구의 하나로의원이 헷갈린 사례다. 서울하나로의원 관계자는 “병원 이름 때문인지 몰라도 최근에 환자가 10~20% 줄었다”고 밝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평택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이 명단에 포함되면서 덩달아 경계의 대상이 됐다. 병원 관계자는 “심지어 평택성모병원과는 같은 재단도 아니다”라며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14일 낮 12시 무렵이 되자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근처의 무료급식소 ‘토마스의 집’은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메르스 여파로 서울지역 곳곳의 무료급식소가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곳은 변함없이 노숙자 등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었다. 음식을 나눠주는 틈틈이 반갑게 안부를 묻는 인사말이 들렸다. 한국말이었지만 어딘가 서툴렀다. 자세히 보니 금발이나 검은 피부의 배식봉사자들이 눈에 띄었다. 바로 ‘코리아 볼런티어(Korea Volunteer)’ 회원들이었다. 2011년 12월 결성된 코리아 볼런티어는 미국 뉴욕에서 금융회사를 다니던 제임스 김 씨(36)가 한국 근무를 시작하면서 만든 단체다. 현재 5400여 명의 회원 가운데 65%가 외국인이다. 최근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행사는 물론이고 사적인 모임까지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이들의 열정까진 막지 못했다. 코리아 볼런티어는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20일 이후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무료급식 봉사활동, 저소득층 학생 영어교육 등을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 토마스의 집도 봉사활동을 하던 20여 개 팀 가운데 3개 팀이 “당분간 활동을 하기 어렵겠다”고 연락했지만 코리아 볼런티어는 중단 없이 계속하고 있다. 김 씨는 “메르스 사태로 국내 봉사단의 활동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마스의 집에서 만난 코리아 볼런티어 회원들은 “메르스 사태가 걱정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오히려 “한국 사람들의 반응이 과한 것 아니냐”고 입을 모았다. 캐나다 출신의 마르크 파파드 씨(55)는 “같은 전염병인데도 한국 사람들이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메르스 공포는 한국에서만 나타난 특징”이라고 말했다. 미국인 해나 넬슨 씨(23·여)는 “한국인들의 두려움을 이해하기 어렵다. 손을 깨끗이 씻고 마스크를 착용한다면 큰 위험이 없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김 씨도 “메르스 이후 회원들의 참여가 줄어들 것 같아 우려했지만 예전과 별 차이가 없다”며 “앞으로 봉사활동 계획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원들은 한국인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페루에서 온 해네스 로야사 씨(25·여)는 “2009년 페루에서도 인플루엔자(H1N1) 때문에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지만 정부의 대책을 따르면서 문제가 잘 마무리됐다”며 “지나친 공포 분위기가 문제를 키우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 미국인 티나 로드봉 씨(29·여)는 “정부가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사람들이 공포를 느끼는 것”이라며 “빠르고 정확한 정보 제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리아 볼런티어는 메르스 사태와 상관없이 토마스의 집에서 급식봉사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박경옥 토마스의 집 총무(55)는 “메르스 때문에 봉사활동을 중단하면 노숙자들 밥을 누가 줄지 걱정이 많았는데 외국인들이 끝까지 약속을 지켜줘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14일 오전 5시 서울 구로구 남구로역 근처 인력시장. 일요일인 데다 천둥, 번개를 동반한 장대비가 퍼부었지만 일거리를 찾으려는 중년 남성 200여 명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일감을 찾아서 자리를 뜬 사람은 70명 남짓. 인력시장 관계자들은 “메르스가 일자리마저 잡아먹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식당 종업원이나 가사도우미 등 중장년층 일용직 인력시장에 메르스 여파가 심각하다. 토목, 건설 분야에도 서서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젊은층의 아르바이트(알바) 자리가 줄어들고 무료 급식소가 잇달아 문을 닫는 등 메르스 확산은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생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장사가 안 되니 사람 줄여야죠” 남구로역 인근의 남부인력개발 관계자는 하루 평균 500명가량이던 인력시장 규모가 메르스 확산 이후 300∼400명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체의 인력 수요가 계속 줄고 있고 기숙 생활을 하는 건설 현장도 메르스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식당 등에 인력을 주로 공급하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인력관리회사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가 확산되면서 이달 초부터 사람을 찾는 전화 자체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매출 급감으로 식당과 카페 같은 자영업체의 인력 수요가 많이 감소했다는 것. 그는 “자영업자가 다들 힘들어하니 일용직 인력시장이 제일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일용직 근로자 중심의 인력시장뿐만 아니라 20, 30대가 많이 찾는 알바시장도 타격이 크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취업준비생 김모 씨(24)는 “돈이 좀 필요해 이달 초 알바 자리를 구하려 했지만 일할 곳이 예전보다 많이 줄어 당황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올해 2∼4월 카페 등에서 일했던 때와 비교해보면 괜찮은 일자리가 대부분 사라졌다는 것. 알바 전문포털 알바천국이 메르스 사태가 확산되기 전과 후를 나눠 채용공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각종 행사와 공연, 여행 등 서비스 업종에서 메르스의 영향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영화·공연·전시’ ‘테마파크·레포츠’ ‘여행가이드’ ‘뷔페·연회장’ ‘안내데스크·매표’ ‘숙박·호텔·리조트’ 등 6개 서비스 업종의 채용공고 수는 그 전 2주에 비해 10.3% 줄어들었다.○ 봉사자 줄어든 무료급식소 ‘비상’ 노년층과 노숙인 등이 주로 찾는 무료급식소가 문을 닫으면서 당장 먹을거리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서울지역의 무료급식소들은 자원봉사자가 크게 줄어들어 곳곳이 문을 닫고 있다. 서울 종로구를 비롯해 전국 26곳에서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던 ‘천사무료급식소’는 10일부터 급식소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자원봉사자가 급격히 줄어든 데다 급식소가 메르스 전파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급식소 관계자는 “평소 100명까지 오던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급식소를 운영할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자원봉사 신청을 해놓고 당일에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역 인근의 무료급식소 ‘따스한 채움터’ 역시 기업과 기관의 자원봉사 일정 취소가 잇따라 14일에는 밥 대신 배식이 쉬운 떡과 음료수만 나눠줬다. 한편에서는 메르스를 피해 해외로 ‘도피여행’을 떠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북지역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강모 씨(32·여)는 “음식점 영업이 너무 안 돼 가게 문을 닫아두고 일본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며 “세 살 난 아이가 그동안 집 안에만 있었는데 일본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다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유원모 onemore@donga.com·김배중·김도형 기자}
지난달 정부가 세월호 인양업체 선정을 위한 국제입찰을 공고한 가운데 국내 한 대학교수가 대형선박의 인양 관련 특허를 출원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박승균 서울대 해양시스템공학연구소 교수(72)는 9일 특허청에 ‘반잠수식 구난 인양선 및 이를 이용한 침몰 선체 인양공법’을 특허출원했다고 14일 밝혔다. 박 교수는 1967년부터 40여 년간 한진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체에서 근무했고 지난해 1월부터 서울대에서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 교수는 세월호 인양을 염두에 두고 이번 공법을 고안했다. 박 교수의 공법은 기존 크레인 방식과 차이가 있다. 기본적으로 반잠수식 인양선을 세월호 양측에 밀착시킨 뒤 평형수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세월호를 띄우는 식이다. 우선 옆으로 누운 세월호를 기중기선으로 바로잡는다. 이어 평형수를 채우고 빼내는 펌프를 갖춘 반잠수식 인양선 두 척을 세월호 양 옆에 고정시킨다. 이후 인양선 내 평형수를 배출하면서 동시에 세월호를 띄우겠다는 것. 박 교수에 따르면 크레인을 이용해 세월호를 들어올리면 물살에 의해 손상될 위험이 있는 반면 반잠수식 인양선을 이용하면 배가 세월호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위험이 덜하다. 고가의 대형 특수장비를 외국에서 운송하거나 빌릴 일이 없어 세월호 인양에 필요한 수백 억 원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