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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인연이다. 프로야구 삼성의 마무리 투수 임창용(38)은 5일 경기 전까지 세이브 13개를 기록하는 동안 블론 세이브를 두 차례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두 경기 모두 배영수(33)가 선발 등판했던 경기였다. 임창용은 이날 안방 대구에서 올 시즌 세 번째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배영수가 선발로 나선 경기였다. 임창용은 9-7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 강한울(23)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시작한 임창용은 곧이어 이대형(31)에게도 좌전안타를 얻어맞았다. 김주찬(33)의 적시타로 한 점을 내준 임창용은 이종환(28)의 희생번트로 맞이한 1사 2, 3루 위기에서 나지완(29)에게 우익수 키를 넘는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으며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남자 배구는 최근 몇 년 동안 ‘벼랑 끝’이라는 낱말과 자주 맞닥뜨렸다. 2010년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에서 12전 전패를 기록했고 2004년 아테네 대회 때부터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프로팀들이 외국인 선수에게 의존하는 몰방(沒放) 배구에 치우친 탓에 한국 배구만의 색깔을 잃어버렸다는 게 전문가들이 꼽는 제일 큰 이유였다. 강산에가 부른 노래처럼 한국 배구에도 ‘답’이 필요했다. 그때 대표팀에 송명근(21)-이민규(22)-전광인(23) 트리오가 등장했다. 이들은 1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 열린 2014 월드리그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한국이 21년 만에 네덜란드를 3-1로 꺾는 데 대들보 역할을 했다. 전광인은 박철우(26득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6점을 올렸고, 송명근도 블로킹 3개와 서브 에이스 2개를 포함해 13점을 보탰다. 이들에게 공을 띄운 주전 세터가 이민규다. 이들은 2012년 AVC컵부터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원정 첫 승으로 한껏 기분이 좋은 이들을 경기 후 만났다. 전광인은 “밖(외국)에서 이겨봐야 안에서도 많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주 이기는 소식을 들려드리고 싶다”면서 “팬들께서 혹사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시는데 솔직히 피곤하다. 그런데 배구 선수가 배구 안 하면 뭘 하겠냐는 생각으로 뛴다”며 웃었다. 이민규는 “형들이 나쁜 공도 잘 연결해 주시고 ‘네 마음대로 해보라’고 격려해주셔서 기운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두 선수가 ‘소녀 팬들에게 독보적인 인기를 누린다’고 평한 송명근은 “한국에서도 더 좋은 경기를 할 테니 팬들이 많이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셋은 코트 안에서는 누구보다 열정적인 국가대표 선수지만 틈날 때마다 외부 세계와 소통하기 위해 와이파이(Wi-Fi)를 찾아 헤매는 20대 청년이다. 혈기가 왕성한 나이에 격리된 숙소 생활을 해야 하는 답답함도 있다. 그럴 때 팬들이 보내주는 선물은 큰 힘이 된단다. 이들에게 뭘 받고 싶은지 물었더니 송명근이 먼저 “지갑과 벨트 세트를 받고 싶다”고 운을 뗐다. 이민규는 “마시는 걸 워낙 좋아해 포도주스와 오렌지주스를 받고 싶다”고 답했다. 끝으로 전광인의 선택은 “손 편지”였다. 그러자 두 선수가 “아, 되게 있어 보인다. 저희도 다른 걸로 바꿀게요”라고 말했지만 속마음을 이미 들킨 뒤였다.에인트호번=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잠실: 삼성 장원삼-LG 류제국(XTM) △광주: 두산 유희관-KIA 신창호(MBC스포츠플러스) △대전: NC 찰리-한화 앨버스(KBSN) △목동: SK 백인식-넥센 소사(SBS스포츠·이상 18시 30분)▽여자축구 △서울시청-스포츠토토(보은종합운동장) △부산상무-수원FMC(화천종합운동장) △고양대교-전북KSPO(고양종합운동장·이상 19시)▽사격 한화회장배 전국대회(9시·창원종합사격장)}

남자와 여자 중 누가 더 이별에 괴로워할까. 정답은 ‘차인 쪽’이다. 캐럴라인 보즈니아키(24·덴마크)가 로리 매킬로이(25·북아일랜드)에게 차였다는 게 정설로 굳어지고 있는 이유다. 세계랭킹 14위 보즈니아키는 27일(현지 시간)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1회전 경기서 1-2(6-7, 6-4, 2-6)로 패하며 7년 만에 첫판 탈락했다. 이 경기는 22일 파혼 소식을 알린 뒤 보즈니아키가 치른 첫 경기였다. 보즈니아키는 경기 후 기자 회견에서 “경기 내용에 관한 질문만 받겠다”고 말했지만 취재진 질문이 이어지자 “이별이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이번 대회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매킬로이는 26일 유럽프로골프투어 BMW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마음이 복잡한 1주일이었지만 지금은 행복하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28일 열린 2회전 경기에서는 프랑스오픈 2연패를 노리던 세리나 윌리엄스(33·미국·1위)가 가르비녜 무구루사(21·스페인·35위)에게 0-2(6-2, 6-2)로 패해 탈락했다. 이로써 이 대회 여자 단식에서는 세계랭킹 1, 2위를 더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세계 2위 리나(32·중국)는 1회전에서 탈락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도망친다고 고통에서 피할 수 있다면 소생 역시 진작 도망쳤을 것입니다. 이 고통을 끝장낼 수 있는 길은 고통 한가운데로 들어가 싸우는 것뿐입니다.”(KBS 연속극 ‘정도전’ 중) 1주일 전만 해도 넥센은 정도전이었다. 통합 4연패에 도전하는 절대 권력 삼성에 맞서 ‘대업(大業)’을 노리는 존재가 바로 넥센이었다. 9일 20승 고지에 선착할 때만 해도 넥센의 대업이 꿈만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 부진하던 외국인 투수 나이트(39)를 곧바로 교체한 것 역시 대업을 꿈꾸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넥센은 최근 11경기에서 3승 8패에 그쳤다. 특히 지난주에는 삼성에 싹쓸이 3연패를 당하는 등 5연패로 부진했다. 패전 없이 3승 5홀드를 기록하던 조상우(20)가 왼쪽 무릎 부상으로 빠진 게 타격이 컸다. 넥센은 선발 투수가 약한 팀(평균자책점 5.37)이지만 든든한 허리 구실을 하던 조상우가 있어 선발이 약한 티가 덜 났다. 그러나 조상우가 빠지자 구원 투수진에 부하가 걸리면서 마운드 전체가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팀의 자랑이던 타격도 문제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계속 (조)상우 얘기만 해봤자 핑계밖에 안 된다”며 “우리 팀은 원래 쳐서 이기는 팀이다. 지금은 타선이 더 문제”라고 말했다. 넥센은 득점권 타율이 0.230으로 9개 구단 중 최하위다. 그 탓에 팀 홈런(55개)이 제일 많은데도 타점이 6위(221점)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고무적인 건 나이트의 대체 외국인 투수 소사(29)가 첫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4번 타자 박병호도 홈런 페이스가 크게 무뎌진 건 아니라는 점이다. 또 27일부터 6위 SK, 9위 LG와 연달아 만나는 안방 6연전 일정도 넥센에 유리하다. 아직 대업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연패 고통이 한창인 이때 승부를 걸어야 하는 이유다. 김정준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넥센이 지난해에도 부침을 겪었지만 올해는 팀과 염 감독에 대한 기대치가 다르다. 강팀으로 가려면 돌발 변수를 해결하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넥센이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애덤 스콧(34·호주)과 박인비(26)가 모두 남녀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켰다. 미국프로골프(PGA) 랭킹 1위 스콧은 26일 끝난 PGA투어 크라운플라자인비테이셔널에서 연장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실력으로 1위를 차지한 것. 박인비에겐 행운이 따랐다. 스테이시 루이스(29·미국)가 에어버스 챔피언십에서 10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루이스가 이 대회서 3위 안에 들었다면 예선 탈락한 박인비가 1위 자리를 내줘야 했다.}

사랑에 실패한 사내는 용서받을 수 있어도 이별에 실패한 사내는 용서받을 수 없다. 문자 그대로 죽을 것처럼 힘들지만 이겨내야 하는 게 이별이다. 남자는 이별하는 법을 배울 때 소년에서 사내가 된다. 로리 매킬로이(25·북아일랜드)가 18개월 만에 차지한 ‘그린재킷’이 남다른 이유다. 매킬로이는 25일(현지 시간) 잉글랜드 서리 웬트워스 골프장에서 끝난 유럽프로골프투어 BMW PGA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매킬로이는 선두에게 7타 뒤진 채로 이날 경기를 시작했지만 이글 1개와 버디 6개를 잡아내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매킬로이가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 우승한 건 2012년 11월 월드투어 챔피언십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22일 테니스 스타 캐럴라인 보즈니아키(24·덴마크)와 파혼 소식을 알린 매킬로이는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롤러코스터에 탄 것처럼 한 주가 지나갔다”며 “어떻게 우승한 건지 나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이별 후) 나사가 풀린 것 같아서 정신을 집중할 곳을 찾았는데 그게 바로 골프였다. 골프는 4, 5시간 동안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줬다”며 “내가 기록할 수 있는 적은 타수로 매 홀을 마치는 데만 집중한 결과 이런 행복이 찾아왔다. 지금은 행복하다고 말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짓궂은 누리꾼들이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보즈니아키에게 “우승을 축하해 주지 않을 거냐”고 물었지만,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에 참가한 보즈니아키는 세리나 윌리엄스(33·미국)와 함께 찍은 사진만 올렸을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최진식 ㈜SIMPAC 대표이사(56)가 제14대 대한조정협회장으로 뽑혔다. 조정협회는 23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단독 후보로 출마한 최 대표를 만장일치로 추대했다고 발표했다.}
▽프로야구 △잠실: 한화 안영명-두산 니퍼트(SBS스포츠) △문학: LG 임정우-SK 김광현(XTM) △대구: 넥센 소사-삼성 윤성환(KBSN) △울산: KIA 임준섭-롯데 옥스프링(MBC스포츠플러스·이상 17시)▽골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용인 88골프장)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춘천 라데나 골프장·이상 7시)}

프로야구 두산 오재원(29)이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33년 프로야구 역사에서 한 선수가 한 경기에서 단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기록한 건 이번이 16번째다. 오재원은 23일 잠실 경기에서 8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때려내며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했다. 한화와 맞붙은 이날 오재원은 1회 첫 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치며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이어 3회 2-4로 추격하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고, 5회에는 1타점 2루타로 추격의 불씨를 댕겼다. 그리고 6회 2사 만루에서 주자 일소 역전 2루타에 이어 2루수 실책 때 자기도 득점에 성공하며 8-5로 경기를 뒤집었다. 인사이드더파크 홈런 같은 플레이였다. 두산은 이날 5타수 5안타 5타점을 기록한 오재원의 활약 속에 한화에 11-5 역전승을 거뒀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디즈니랜드에서 커다란 미키마우스 인형을 들고 레스토랑에 들어갔어요. 남자친구하고 두 사람이라 당연히 두 명이 앉는 창가 자리로 안내받을 줄 알았죠. 그런데 웨이터는 4인용 테이블로 안내해 주시더라고요. 그러면서 ‘미키 씨는 여기 앉으세요’ 하면서 의자를 끌어다 주더라니까요.”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디즈니랜드에서는 직원을 ‘배우(cast)’라고 부릅니다. 레스토랑 웨이터도 마찬가지. 그는 웨이터라는 배역을 ‘오디션’을 통해 따낸 배우입니다. 웨이터 복장 역시 무대의상일 뿐. 이들은 레스토랑에 밥을 먹으러 온 손님을 상대할 때도 자기 연기를 지켜보러 온 관객이라 여깁니다. 그러니 미키마우스가 비록 인형이라고 해도 엄연한 손님인 셈입니다. 이 연기 결과는 고객 감동으로 이어진 게 당연한 일. 이런 ‘배우 효과’는 보통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분야에서 더 두드러졌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실제로 디즈니랜드에서는 청소부가 제일 잘 훈련받은 배우라고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눈에 잘 띄어 관객들이 제일 질문을 많이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디즈니랜드에서 청소부에게 “지금 무얼 줍고 있나요”라고 물으면 “사람들이 떨어뜨린 꿈의 조각을 줍고 있습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고 하네요. 이렇게 디즈니랜드 배우들이 관객을 감동시킨 내용을 한데 묶은 이야기가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몇 개 더 소개하면 이런 식입니다. 어느 중년 부부가 음식을 주문하면서 어린이용 세트를 추가로 시키더랍니다. 점원이 의아해하자 “10년 전에 우리 아이가 세상을 떠났는데 생전에 여기서 음식을 맛있게 먹었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잠시 후 점원은 요리와 함께 어린이용 의자도 가져왔습니다. “죄송합니다. 자녀분이 여기 있는 걸 모르고 어린이용 의자를 이제야 가져왔습니다.” 저 부부는 아마 이 배우 연기를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한 꼬마 아이가 디즈니랜드에 있는 모든 캐릭터에게 사인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유람선을 타다가 사인 받은 종이를 모두 물에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유람선이 선착장에 도착하자 직원은 “사인을 찾아 전부 집으로 보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정말 며칠 뒤 사인이 도착했는데 전에 없던 한 장이 늘어났습니다. 사인과 함께 도착한 편지에는 “인어공주가 사인을 찾아줬단다. 마지막 한 장은 인어공주 사인이야”라고 써 있었습니다. 감동은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합니다. “저는 화가 나면 제 팔에 칼로 상처를 내는 버릇이 있었어요. 그러다 디즈니랜드에 갔는데 피터팬이 보이더군요. 저는 피터팬을 보자마자 달려가 손을 흔들며 ‘당신이 내 영웅’이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피터가 ‘오, 아닙니다. 공주님께도 전쟁의 상처가 있잖아요. 냄새나는 해적들을 잔뜩 무찌르셨나 봐요. 공주님, 당신이 진정 저의 영웅입니다’ 하고 말해주더라고요. 그러고는 저를 꼭 안아주며 ‘넌 정말 예쁜 아이란다. 이제 네 팔에 상처 내는 일은 그만 하렴’이라고 속삭여줬어요. 저는 그날 하루 종일 울었답니다. 그날 이후로 자해하는 일도 없었고요.” 자, 샐러리맨 여러분, 오늘은 어떤 ‘윗것’이 또 어떤 방식으로 여러분을 괴롭혔습니까? 그럴 때 스트레스로 자기 몸과 마음만 다치지 말고 디즈니랜드 배우처럼 연기를 해 보면 어떨까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무능한 상사일수록 아랫사람을 더 괴롭힌다고 합니다. 여러분, 회사생활이 힘든 건 여러분 잘못보다 상사 잘못일 확률이 높은 겁니다. 그러니 나만 스트레스 받지 말고 KBS 연속극 ‘정도전’ 대사를 떠올리며 연기를 시작하는 겁니다. “전장에서 적을 만나면 칼을 빼들어야 하지만 조정(직장)에서 적(상사)을 만나면 웃으세요.” 이때 이 연속극에 나오는 대사처럼 “남을 속이려면 나부터 속여야 한다”는 것도 잊으시면 안 됩니다. 진짜 연기에 심취한 배우만 감동과 변화를 이끌어내는 법이니까요.황규인 스포츠부 기자 kini@donga.com}

포항은 ‘라이언킹’을 회춘시킨다. 프로야구 삼성 이승엽(38)은 일본 진출 전 마지막 시즌이었던 2003년 OPS(출루율+장타력) 1.127을 기록했지만 국내로 돌아온 최근 2년 동안은 0.795에 머물렀다. 그러나 22일까지 포항구장에서 치른 13경기에서는 1.316으로 전성기를 뛰어넘는 모습이었다. 이승엽은 22일 경기에서 2-2로 맞선 4회말 공격 때 1사 후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홈런을 터뜨렸다. 개인 시즌 7호 홈런. 이승엽은 전날에도 포항에서 연타석 홈런을 때려냈다. 이승엽의 홈런으로 승기를 잡은 삼성은 결국 롯데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6-5 승리를 거뒀다. 8연승을 달린 삼성은 넥센과 함께 올 시즌 한 팀 최다 연승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삼성은 안방 대구에서 넥센과 주말 3연전을 벌인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애들하고 같이 바다에 가고 싶어요.” 서울고 투수 남경호(3학년·사진)가 제6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뒤 밝힌 첫 소원이다. 남경호는 “원래 훈련 때 교가를 자주 불렀는데 잠실에서 우승하고 나서 학교 친구들이 다 같이 불러주는 교가를 들으니 참 감회가 새롭다.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며 “아직은 야구부에 아픈 친구들이 많은데 다 나으면 시원한 데 놀러 가서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경호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공을 던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전날 준결승전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혔던 북일고를 상대로 승리투수가 된 것을 포함해 이 대회에서 서울고가 거둔 5승 가운데 3승을 책임졌다. 남경호는 “매일 경기장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마미야 겐타(소프트뱅크)가 2009년 고시엔 대회 때 시속 154km의 강속구를 던지는 동영상을 봤다. 그러면서 나도 ‘공 하나하나에 혼을 담아 던지자’고 다짐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간이 흘러도 항상 꾸준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남경호는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타격 연습도 했는데 애들이 잘 쳐줘서 타석에는 서지 않았다. 앞으로도 투수를 고집할 마음은 없다. 기회가 되면 야수도 하고 싶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남경호는 185cm, 85kg으로 탄탄한 체격이다. 남경호는 마지막으로 “서울 방배초, 대치중 시절에도 전국 대회 우승은 해본 적이 없다”며 “1, 2학년 때 몸이 만들어지지 않아 부모님 기대만큼 운동을 하지 못했다. 더 열심히 운동해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스카이라인’이 수상하다. 스카이라인은 프로야구 9개 구단 중 넥센 두산 KIA가 안방 구장에서 쓰는 공인구를 만드는 업체다. 그런데 20일 경기 전까지 기록을 보면 유독 이 세 팀 투수들은 안방에서 상대 타자에게 약한 면모를 드러낸다(표 참조). 이에 프로야구 팬들은 “한 팀이 경기당 평균 5.40점(역대 최다)을 올리는 타고투저 상황에 사용구가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물론 구장에 따라 경기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작은 구장에서 홈런이 될 수 있는 타구가 잠실에서는 외야 뜬공이 되는 일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잠실을 안방으로 쓰는 두산 투수들도 스카이라인 공을 던지는 안방에서 홈런을 더 많이 맞는다. 두산 투수들은 올해 안방에서 9이닝당 홈런 0.80개를 맞은 반면 방문 경기에서는 0.73개를 내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안방 경기 0.49개 △방문 경기 0.83개였다. 미국이나 일본은 모든 팀이 똑같은 공을 쓴다. 반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각 구단에서 반발계수 0.4134∼0.4374 사이에서 공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보통 반발계수가 0.001 커지면 공이 20cm 더 멀리 날아간다. 규정 범위 안에서도 비거리가 5m 가까이 차이가 날 수 있는 것이다. 홈런만 보면 ‘하드’가 다른 공보다 멀리 날아간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하드는 롯데 한 팀만 써 표본이 적은 데다 롯데 안방인 사직이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구장이 홈런에 끼치는 영향을 알려주는 구장 효과를 계산해 보면 지난해 사직은 130으로 문학(168) 다음이었다. 사직은 다른 구장보다 30%, 문학은 68% 홈런이 많이 나왔다는 뜻이다. 정금조 KBO 운영육성부장은 “지난주 체육과학연구원 스포츠용품시험소에 반발계수 측정을 의뢰했다. 이번 주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며 “이미 시즌 개막 전 검사 때 이상이 없었다. 또 지난해 반발계수가 떨어지는 공이 나와 제재 조치를 취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별 이상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누가 이기든 개교 후 처음으로 황금사자를 품는다. 서울고는 36년, 용마고는 50년 만의 우승 재도전이다. 공교롭게도 두 학교 모두 이번이 두 번째 황금사자기 결승 진출이다. 서울고는 1978년 신일고에 0-6으로 패해 우승을 내줬고, 용마고 역시 1964년 결승전에서 성남고에 1-2로 무릎을 꿇었다. 서울고는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제6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준결승에서 북일고를 9-4로 꺾었다. 서울고는 2회 북일고 송우현을 두들겨 2점을 뽑으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1로 쫓긴 5회에는 2∼4번 세 타자 연속 안타에 이어 6번 김태호가 적시타로 주자들을 불러들이며 6-1로 앞서 나갔다. 북일고가 5회 3점을 따라붙었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어 열린 두 번째 준결승에서는 용마고(옛 마산상고)가 유신고에 5-4 신승을 거뒀다. 용마고는 9회말 2사 1, 2루 위기를 맞았지만 견제구로 유신고 1루 주자 홍현빈을 잡아내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용마고 안상현(2학년)은 8회 선두타자로 나와 5-3으로 앞서가는 쐐기 홈런을 터뜨리는 등 4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안상현은 “3루타가 모자라 사이클링 히트에 실패했지만 고교 진학 후 첫 홈런을 잠실에서 때려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21일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결승전은 창과 방패의 대결로 압축된다. 용마고는 이번 대회 팀 타율 0.302를 기록하며 짜임새 있는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안상현-김준연-김민우로 이어지는 용마고 클린업트리오는 막강 화력을 뿜어내고 있다. 3학년 김민우는 마운드에서도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날도 경기 후반 4와 3분의 1이닝을 책임졌다. 반면 서울고에는 최원태(3학년)라는 단단한 방패가 있다. 최원태는 국내 프로구단은 물론이고 메이저리그에서도 눈독을 들이는 고교 투수 최대어다. 최원태는 대회 전 뇌진탕으로 컨디션 난조를 보였지만 16강전에서 6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병효 서울고 감독은 “결승전 선발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지만 최원태가 에이스의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민우 minwoo@donga.com·황규인 기자 }

“작년에도 8강에서 만났었는데….” 북일고 이강돈 감독은 1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덕수고와의 제6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8강전을 앞두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2012년 제66회 황금사자기 우승팀 북일고는 지난해 이 대회 8강전에서 덕수고에 0-2로 졌다. 디펜딩 챔피언 북일고를 이긴 덕수고는 승승장구하며 지난해 우승컵을 가져갔다. 2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북일고에 덕수고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자 설욕 대상이었다. 투타에 걸쳐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는 두 팀의 대결을 프로 스카우트들은 미리 보는 결승전으로 꼽았다. 결과는 북일고의 완승이었다. 공교롭게 스코어도 2-0이었다. 팀을 4강으로 이끈 일등 공신은 ‘미스터 제로’ 김범수였다. 선발 등판한 왼손 에이스 김범수는 6과 3분의 1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안타 4개와 4사구 6개를 허용했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실점을 하지 않았다. 5회 1사 만루에서 김규동을 삼진, 이성진을 2루수 뜬공으로 잡아냈고, 6회 1사 만루에서는 후속 두 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김범수는 경북고와의 1회전에서 5와 3분의 1이닝 무실점, 휘문고와의 16강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서 17과 3분의 2이닝 동안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반기 주말리그까지로 범위를 넓히면 33과 3분의 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이 0이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0km대 초반이지만 제구력이 좋고 슬라이더 각도가 날카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범수는 “경기 초반 변화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그래서 2회부터 이번 대회 마지막 투구라는 생각으로 몸쪽 빠른 공을 주무기로 삼았는데 잘 통했다”고 말했다. 3학년인 김범수가 가장 가고 싶은 팀은 연고팀 한화다. 그는 “당연히 류현진 선배님(LA 다저스)이 롤 모델이다. 무엇보다 배짱 있게 자신감을 갖고 공을 뿌리는 모습을 닮고 싶다. 내년 이맘때 1군 마운드에 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화도 김범수를 유력한 1차 지명 후보로 고려하고 있다. 서울고는 앞서 열린 신일고와의 8강전에서 9회초 대역전극을 펼치며 6-3으로 승리했다. 서울고는 8회말까지 2-3으로 뒤졌으나 9회초 1사 후 안타 3개, 볼넷 2개, 희생플라이 1개로 대거 4득점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용마고는 동산고를 6-2, 유신고는 광주일고를 5-1로 각각 이기고 4강에 합류했다. 20일 준결승전과 21일 결승전은 장소를 옮겨 잠실야구장에서 열린다.이헌재 uni@donga.com·황규인 기자}
프로야구 한화 팬 K 씨(28·서울 강서구)는 11일 대전구장을 찾았다가 “관중석에 나란히 앉은 여성분하고 어떤 사이냐?”고 묻는 지인들의 문자메시지 공세에 시달렸다. 포수 후면석에 앉은 죄(?)로 TV 중계 내내 카메라에 잡혔던 것. K 씨는 “지인들은 여자 친구이기를 기대했지만 전혀 모르는 분이었다”며 웃었다. 이전까지 야구장 홈플레이트 바로 뒤에는 기록위원실처럼 프로야구 관계자들이 쓰는 공간이 자리 잡고 있었다. 대전구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지난겨울 리모델링을 통해 이곳에 관중석에 생기면서 K 씨처럼 누구보다 생생하게 야구를 지켜보는 건 물론이고 덤으로 TV 출연 기회도 얻는 팬들이 생겼다. 17일 현재 9개 팀 중 8위에 그치고 있는 한화의 안방 구장 관중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5% 늘어난 이유다. 구장을 새로 지은 광주는 말할 것도 없다. 올해 새로 문을 연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는 경기당 평균 1만4866명이 찾았는데 이는 지난해 5월 17일까지 무등구장을 찾은 관중보다 54.2% 많다. 입장 수익은 11억9629만 원에서 23억5362만 원으로 두 배가 됐다. 6위에 머물고 있는 팀 성적을 감안하면 역시 고무적인 일이다. 반면 넥센은 시즌 초반부터 줄곧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지만 관중은 8.4% 늘어나는 데 그쳤고, 입장 수익에도 거의 변화가 없다. 팬들이 야구장을 찾도록 만들려면 성적 그 이상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발전실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예전에는 야구장을 지을 때 기능적인 측면에 주안점을 뒀다. 그러나 이제 포항구장을 시작으로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야구장을 스포츠 문화 공간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자리잡았다”며 “잠실구장은 여전히 가장 많은 관중이 찾지만 별 개선이 없어 이제 가장 뒤떨어진 구장이 됐다. 잠실도 친환경 친자연적인 구장이 되도록 서울시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SK텔레콤오픈이 김승혁(28·사진)의 첫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김승혁은 18일 인천 스카이72 골프클럽 오션코스에서 끝난 이 대회에서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하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데뷔 9년 만에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김승혁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성공하며 우승 상금 2억 원을 차지했다. 김승혁은 우승 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여자친구 양수진(23·파리게이츠)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국내 무대에 출전한 최경주(44·SK텔레콤)는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우리 동네 예체능’에서 한 번 불러주면 좋겠어요.” 문경시청 김범준(25)은 ‘정구의 이용대’다. 올 인천 아시아경기 대표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릴 만큼 정구 실력이 빼어난 데다 정구 용품 전문 업체 Y사 팸플릿 표지에 등장할 정도로 미남형 얼굴이다. 국내에서는 그를 알아보는 팬이 거의 없는 게 사실이지만 김범준은 일본이나 대만에서는 소녀 팬들이 사인을 받으려고 줄을 서는 ‘한류 스타’이기도 하다. 제92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에 참가 중인 일본 후쿠치야마세이비고의 한 여학생은 “올해 1월 초 그가 갑작스레 결혼해 많은 일본 소녀 정구 팬들이 충격에 빠졌다”며 웃었다. 정구는 실력에 비해 국내에서 인기 몰이를 하고 있지 못하는 대표 종목이다. 1994∼2012년에 체육훈장 중 가장 높은 등급인 청룡상을 탄 정구인은 모두 8명. 빙상(27개), 양궁(19개), 유도(13개), 배드민턴(11개)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다. 전체 체육훈장 순위로는 7위다. 이에 한국 정구 대표 미남이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자처한 것이다. 김범준은 14일 경북 문경시 영강체육공원에서 열린 이 대회 남자 일반부 단체전 준결승에서 팀을 승리로 이끈 뒤 “아시아경기에서 정구가 테니스보다 박진감이 넘치고 볼거리가 많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며 “그 전에 기회가 된다면 TV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정구를 홍보하고 싶다”고 말했다. 7월 아버지가 되는 김범준은 “태어날 아이에게 자랑스럽고 믿음이 가는 아빠가 되고 싶다. 아이에게 꼭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선물로 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문경=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정구의 메카로 불리는 경북 문경시에는 30억 원을 들여 지은 국제정구장이 있다.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경기장 롤랑가로스처럼 ‘앙투카(en tout cas)’라는 흙을 깐 클레이코트 위로 지붕이 덮여 있어 언제든 경기를 치를 수 있다. 그런데 제92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에 참가하는 일반부·대학부 선수 200여 명은 이곳을 놔두고 2.5km 떨어진 영강체육공원에서 경기를 치른다. 바닥 때문이다. 영강체육공원은 케미컬(하드)코트다. 올 인천 아시아경기 정구 경기장 역시 케미컬코트다. 김태주 대한정구협회 사무국장은 “아시아경기 때 한국 선수들이 최고 기량을 선보일 수 있도록 올해 주요 전국 대회는 모두 케미컬코트에서 치른다”며 “주최국 자격으로 한국 선수들에게 익숙한 클레이코트에서 아시아경기를 치를 수 있었지만 정구 국제화라는 측면에서 정구 후진국 선수들도 친근한 케미컬코트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클레이코트에서 열린 2002 부산 대회 때 정구에 걸린 금메달 7개를 싹쓸이했다. 그러나 케미컬코트에서 열린 2006, 2010 대회 때는 금메달 2개에 그쳤다. 문경=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