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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의 패기가 1회전 탈락 위기에 처한 팀을 구했다. 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1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동산고는 1회전 탈락의 문턱까지 내몰렸다. 송탄제일고와의 경기에서 7회까지 4-7로 끌려갔다. 인천·강원권 1위로 대회에 진출한 동산고는 경기권B 3위 송탄제일고보다 한 수 위 전력으로 평가받았지만 7회까지 도루 6개를 내주는 등 상대의 빠른 발을 막지 못해 어려운 경기를 이어갔다.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건 송탄제일고 선발 손호진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8회부터였다. 연속 안타와 희생번트 등으로 5-7로 따라간 1사 만루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선 동산고 1학년 장광석(사진)은 1학년 상대 투수 고영석의 공을 받아쳐 중견수 키를 넘기는 큼지막한 결승 3타점 3루타를 쳤다. 장광석은 이어진 공격에서 한경빈(3학년)의 안타 때 홈까지 밟아 9-7 역전승을 완성했다. 7회말 대타로 투입된 막내 장광석은 이날 2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장광석은 “전국 대회인 데다 TV 중계도 되다 보니 긴장이 많이 됐지만 티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선배들도 ‘오늘의 최우수선수(MVP)는 너다’라고 말해줬다. 평생 잊지 못할 경기가 될 것 같다”며 웃었다. 금광옥 동산고 감독은 “앞으로 우리 팀에 보물이 될 선수다. 1학년답지 않게 긴장도 잘 하지 않고 팔로 스윙 등 타격 기술도 좋다”고 평가했다. 평소 같은 왼손타자 외야수인 롯데 손아섭을 좋아한다는 장광석은 “손아섭 선수처럼 열정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 팀보다 위대한 개인은 없다. 앞으로도 팀에 민폐 끼치지 않겠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남은 경기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김 시스터스’가 마침내 활짝 웃었다. 3일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에서 열린 2017 한국컬링선수권 국가대표 최종 3차 선발전 5차전. 경북체육회 여자 컬링팀 선수들은 송현고에 8-2로 승리한 뒤에야 굳었던 얼굴을 폈다. 1일부터 7차전으로 열린 최종선발전에서 1차 선발전 우승팀 송현고에 4승 1패(9-5, 8-4, 8-7, 2-4, 8-2)를 기록하며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을 확정한 것이다. 경북체육회 여자팀의 또 다른 이름은 ‘팀 킴(Team Kim)’이다. 스킵(주장) 김은정(27)을 비롯해 팀원 김영미(26·리드), 김선영(24·세컨드), 김경애(23·서드) 전원이 김씨 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김민정 코치와 김경두 단장(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마저도 성이 같다. 국제대회에 나갈 때마다 “가족 팀이 출전했느냐”는 질문을 받는 일이 다반사다. 친자매 김영미와 김경애를 제외하곤 ‘남’이지만 오랜 시간 맞춰온 찰떡 호흡만큼은 웬만한 가족 이상이라는 평가다. 사실 김은정과 김영미, 김선영과 김경애는 각각 의성여중·여고 동창생이라 친자매처럼 지내고 있다. 2006년 경북 의성군에 국내 최초 컬링전용경기장이 생긴 이후 컬링에 뛰어든 이들은 이제 꿈의 무대라는 올림픽에 한국을 대표해 함께 선다. 김 시스터스는 의성 컬링장 인근에서 5년 가까이 숙소 생활을 하며 하루 종일 붙어 다니면서도 큰 싸움 한 번 없었을 정도로 사이가 좋다. 그렇다고 이들의 선수 생활이 늘 꽃길의 연속이었던 건 아니다. 경북체육회는 4년 전 소치 겨울올림픽 선발전에서 경기도청에 7차례 승리하고도 결승에서 딱 한 번 패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이후 절치부심 끝에 국가대표 자격을 획득한 경북체육회는 국제대회(2015년 캐나다 인스컵)에서 소치 올림픽 우승팀(캐나다 제니퍼 존스 팀)을 꺾는가 하면 올해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거는 등 좋은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이번 선발전 1차전에서도 송현고에 불의의 일격을 당하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경북체육회는 2차 선발전에서 우승한 뒤 인터뷰 요청마저 고사하며 대회에만 집중한 결과 다시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게 됐다. 김은정은 “4년 전 탈락은 선수 생활 내내 잊을 수 없는 아쉬운 순간이었지만 반대로 간절함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우리보다 절실한 팀이 있을까란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올해 초부터 아시아경기, 세계선수권대회를 연이어 치르느라 살이 쏙 빠졌는데 평창에 가게 됐으니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겠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평창에서 금메달 따는게 목표”라며 활짝 웃었다. 한편 경북체육회 남자팀도 강원도청에 4승 무패로 승리하며 여자팀과 함께 올림픽 동반 진출에 성공했다.이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올해로 71회를 맞은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은 그동안 스타 탄생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막을 올리는 이번 대회에서는 누가 그 문을 넘을까. 프로야구 10개 구단 스카우트들과 함께 예비 스타플레이어들을 점쳐 봤다.○ 제2의 투수 황금세대? “박찬호, 임선동, 조성민 등을 앞세운 1992학번 황금세대가 떠오른다.” 양후승 NC 스카우트팀장의 평가다. 올해 각 팀은 강한 선발 에이스가 두드러진다. 신체 조건이 탁월하면서 구위도 막강한 투수들이 예년에 비해 풍년이라는 평가다. 김현홍 LG 스카우트팀장은 “시속 145km를 넘기는 투수들이 학교마다 한두 명씩 있다. 3학년뿐만 아니라 2학년에서도 눈여겨볼 만한 인재가 많다”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선수는 덕수고 졸업반 양창섭이다. 양창섭은 지난해 70회 대회에서도 4경기 동안 3승, 평균자책점 0.42를 기록해 팀의 우승과 함께 대회 최우수선수(MVP) 타이틀까지 거머쥔 바 있다. 신체조건(신장 184cm, 체중 85kg)이 크게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강속구에 경기 운영도 노련하다. 유신고 김민, 선린인터넷고 김영준, 마산용마고 이승헌, 마산고 김시훈 등도 주목할 만한 투수로 꼽힌다. 김풍철 롯데 스카우트 매니저는 “큰 키(187cm)에 날카로운 변화구를 갖춘 김민 또한 인상적이다. 서울권 학교 선수에 가려져 있지만 충분히 매력이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4일 유신고와 마산용마고 경기에서 김민과 이승헌의 자존심 대결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도 주목된다. 타자 가운데는 서울고 강백호가 단연 관심 대상이다. 김지훈 KIA 스카우트팀장은 “배트 스피드나 기술면에서도 수준이 뛰어나다. 포수를 주로 보면서도 경기 후반 셋업맨이나 마무리로 마운드에도 오르는 강백호가 투타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 우승 후보 1순위, 덕수고 모두가 꿈꾸는 우승 후보 1순위는 전년도 우승팀 덕수고다. 전반기 주말리그(서울B)에서 7승 무패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덕수고는 10개 구단 스카우트 대부분이 우승 후보로 꼽았다. 통산 여섯 번째 황금사자기 우승에 도전하는 덕수고의 가장 큰 장점은 짜임새다. 이복근 두산 스카우트팀장은 “모든 선수가 야구를 알고 한다. 팀 조직력이 뛰어나고 위기 상황에서도 빛나는 플레이가 나온다. 전체적인 조직력을 봤을 때 전국 최강 전력”이라고 평가했다. 에이스 양창섭 외에도 왼손 투수 백미카엘, 사이드암 박동수 등 다양한 유형의 투수가 있다는 것 또한 강점이다. 덕수고는 전반기 주말리그에서 0.76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짠물 야구를 펼쳤다. 덕수고 외에 서울고 등 전반적으로 서울권 팀들의 강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권의 유신고, 경상권의 마산용마고 등이 대항마로 꼽힌다. 동산고, 광주동성고 등은 다크호스로 꼽혔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안방 다저스타디움에서는 팀 투수가 삼진을 잡아낼 때마다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 첫 소절이 울려 퍼진다. 973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되기까진 9차례의 운명 교향곡이 필요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0)이 탈삼진 9개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며 다섯 번째 도전 만에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1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경기에서 5와 3분의 1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 9탈삼진으로 1실점 하며 2014년 9월 1일 이후 처음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2013년 5월 콜로라도전에서 세운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12개)에 버금가는 호투였다. 다저스는 5-3으로 이겼다. KBO리그에서 뛸 당시 류현진은 탈삼진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던 선수였다. 데뷔 첫해(2006년)를 비롯해 국내에서 뛰던 7시즌(2006∼2012년) 동안 류현진은 다섯 차례 탈삼진왕에 올랐다. 정규 이닝 최다 탈삼진(9이닝 17개) 신기록 또한 그가 세웠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에도 류현진은 2시즌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2013년 154개, 2014년 139개)을 기록하며 경쟁력을 보여 왔다. 어깨 수술 전과 같은 시속 150km대의 빠른 공은 없었지만 타자를 요리하는 실력만큼은 여전했다. 이날 총 93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커브로 4개, 체인지업으로 3개의 삼진을 잡는 등 변화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지난달 25일 샌프란시스코전과 마찬가지로 빠른 공(34.4%)보다 체인지업(37.6%)을 더 많이 던졌다. 1회초 1실점 뒤 무사 1, 2루 위기에서도 체인지업으로 삼진 2개를 솎아내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경기 운영도 빛났다. 경기 초반 상대 타자들이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노린다는 사실을 간파한 류현진은 이후 커브를 결정구로 쓰며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 반대로 4회에는 빠른 공을 적극 활용하며 상대의 의표를 찌르기도 했다. 평균자책점은 4.64에서 4.05로 낮아졌다. 모처럼 득점 지원도 받았다. 1번 타자로 출전한 앤드루 톨레스는 1회 2루타로 포문을 연 데 이어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6회 2-1 상황에서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류현진의 특급 도우미가 됐다. 5득점은 올 시즌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 중 최다다. 류현진 또한 타석에서 1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두 차례 출루에 성공했다. 포수 야스마니 그란달은 5회 무사 2루 위기에서 견제사를 잡아내며 류현진의 짐을 덜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1회초 수비수의 실책성 플레이에 3루타를 내주고도 위기를 잘 극복했다. 승리 투수가 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변화구 활용도 좋았다”며 높게 평가했다. 류현진 역시 “(수술 이후 첫 승을 하기까지) 이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면서도 “이렇게 마운드로 돌아와서 다시 이길 수 있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뜻깊다. 변화구 제구가 잘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볼 배합) 패턴이 크게 바뀌진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가 기억하던 코리안 몬스터의 모습을 되찾고 있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노동계의 화두에 프로야구도 동참하려는 걸까. 현대 야구의 지상과제 ‘경기시간 단축’이 올 시즌 현실화하고 있다. 28일 기준 KBO리그의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 15분(연장 포함)으로 지난해(3시간 25분)보다 10분 짧아졌다. 2012년(3시간 11분) 이후 경기 시간이 가장 짧다. 전년보다 5% 가까이 경기시간이 줄어든 건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스트라이크존 확대 적용에 따라 삼진 개수가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경기 템포가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경기당 삼진은 14.48개로 지난해(13.53개)에 비해 0.9개 정도 늘었다. 올해 적용된 비디오 판독, 투수 교체 및 연습투구 시간 단축 등도 미약하게나마 경기시간을 줄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평균 1분 56초가 걸렸던 심판 합의판정은 올해 비디오 판독으로 바뀌면서 평균 1분 40초로 줄었다. 10개 구단 중 평균 경기시간이 가장 짧은 팀은 kt(2시간 55분)로 유일하게 2시간대를 기록했다. kt는 25∼27일 열린 NC와의 3연전 내내 채 3시간이 안 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kt 관계자는 “김진욱 (kt) 감독이 스프링캠프 때부터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강조하면서 투수들 또한 적극적으로 맞붙는 승부를 하고 있다. 투수 교체를 자주 하지 않고 작전 구사를 최소화하는 김 감독의 스타일도 (경기시간 단축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최장 경기시간의 불명예는 두산이 차지했다. 두산의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 30분으로 kt와 35분 차이가 난다. 삼성과 함께 가장 많은(4차례) 연장승부를 펼친 영향이 크지만 정규이닝 경기만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3시간 21분으로 가장 오래 경기를 했다. 시즌 초 외국인 투수 니퍼트, 보우덴이 번갈아 자리를 비우면서 계투요원들의 부담이 커진 데다 타선에선 가장 많은 볼넷(99개)을 골라낸 것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해 잦은 ‘퀵 후크’(선발 투수 조기 강판)로 가장 긴 경기(평균 3시간 38분)를 했던 한화는 선발진이 안정되면서 경기시간을 16분 줄였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시즌 초반 최고 빅 매치가 이번 주말 빛고을을 뜨겁게 달구게 됐다. 프로야구 선두 KIA와 2위 NC가 28일부터 광주에서 3연전을 펼친다. 양 팀의 승차는 불과 1.5경기여서 다음 주 월요일에는 자리가 바뀔 수도 있다. 최근 기세는 양 팀 모두 하늘을 찌를 듯하다. NC는 27일 kt와의 경기에서 6과 3분의 2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한 선발 구창모의 호투에 힘입어 9연승을 이어갔다.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 전체 1위인 kt의 선발 피어밴드도 NC의 불방망이를 끄지 못했다. NC 3번 타자 나성범(5호)과 4번 타자 스크럭스(9호)가 각각 1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KIA 역시 삼성과의 3연전을 쓸어 담았다. KIA는 나지완의 만루홈런 등에 힘입어 2회말에만 9득점하며 16-9로 승리했다. KIA가 삼성과의 3연전을 싹쓸이한 것은 2009년 8월 2일 이후 2825일 만이다. 28일 경기에는 KIA 양현종과 NC 장현식이 선발로 나선다. 한편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한 한화 배영수(36)는 5와 3분의 1이닝 동안 1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돼 자신이 갖고 있는 현역 투수 최다승 기록을 131승으로 늘렸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흔히 야구를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하지만 투수 원맨쇼가 곧 승리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 타선의 득점 지원이 없다면 허탈하게 마운드를 내려올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올 시즌 재기를 노리는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류현진(30)은 불운하다. 류현진이 4경기에서 마운드에 서 있는 동안 다저스 타선의 득점 지원은 1.25점(9이닝 기준)에 그쳤다.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정규 이닝을 채운 투수 중 캔자스시티 이언 케네디(0.75점), 시카고 화이트삭스 호세 킨타나(0.80점)에 이어 세 번째로 득점 지원이 빈약했다. 961일 만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던 25일 경기에서도 류현진이 6회 더그아웃으로 물러날 때까지 다저스는 단 한 점도 뽑지 못했다. KBO리그에서는 한화 비야누에바(34)가 류현진과 비슷한 처지다. 올 시즌 5차례 등판한 비야누에바의 득점 지원은 1.44점으로 정규 이닝을 채운 투수 중 가장 낮다. 다시 말해 9이닝 동안 2실점을 해도 승리투수가 될 수 없었다는 의미다. 비야누에바는 평균자책점 2.30의 양호한 성적을 거두고도 1승 3패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직전 경기(23일 kt전)에서 14득점 맹타를 휘둘렀던 한화 타선은 비야누에바가 등판한 25일 경기에서는 2득점에 그쳤다. 계속된 불운에 경기 이튿날 김성근 한화 감독이 비야누에바를 따로 불러 격려했을 정도다. 넥센 한현희(24) 또한 3차례 선발로 나서 0점대 평균자책점(0.93)을 기록했음에도 빈약한 득점 지원 탓에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반대로 올 시즌 타자들의 덕을 가장 많이 본 건 LG 류제국(34)이다. 9.93점의 득점 지원을 등에 업은 류제국은 올 시즌 다섯 차례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수확했다. 다승 공동 선두다. 비야누에바의 평균자책점이 류제국의 기록(2.79)보다 좋은 걸 감안하면 비야누에바로선 억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통상 에이스 투수의 경우 상대 에이스 투수와 맞대결을 펼치는 일이 많다 보니 득점 지원에서 재미를 보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것 또한 완전한 설명은 못 된다. 시즌 초반 두산 니퍼트, KIA 헥터 등 에이스들을 상대한 비야누에바는 25일 경기에서는 271일 만에 선발로 돌아온 롯데 송승준과 맞붙어 6이닝 3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이날도 팀 타선은 침묵했다. 투수 출신 차명석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시즌 초라 득점 지원의 차이가 커 보이지만 결국 일정 수준으로 수렴하기 마련이다. 관건은 득점 지원이 약할 때도 꾸준히 승리를 챙기면서 선발 자리를 지켜낼 수 있느냐다. 에이스 투수와 보통 투수의 차이가 여기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두산 신인 투수 김명신(24)이 경기 도중 타구에 얼굴을 맞는 불상사를 당했다. 25일 고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김명신은 1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상대 타자 김민성(29)의 타구에 얼굴을 정통으로 맞았다. 얼굴에서도 입술 왼쪽 위 부분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운드 위에서 피를 흘리던 김명신은 응급치료를 받은 뒤 앰뷸런스를 타고 인근 고려대 구로병원으로 이송됐다. 구단 측은 “정밀 검진을 통해 정확한 부상 부위 및 상태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이날 김명신의 등판은 팔 컨디션이 좋지 않은 외국인 투수 니퍼트(36)를 대신한 것이라 안타까웠다. 갑작스러운 김명신의 부상에 양 팀 선수 및 관중들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놀란 마음에 마운드로 달려 나가려던 김민성은 1루 베이스를 밟은 뒤 마운드로 향했다. 김명신은 병원 검사 결과 안면부 광대 골절 판정을 받아 10일 후 수술대에 오를 예정이다. 다행히 시력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홈 플레이트로부터 18.44m 거리의 투수판 위에서 공을 던지는 투수는 늘 부상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삼성 투수 우규민(32)은 19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외국인 타자 에반스의 타구에 오른 팔뚝을 맞고 쓰러져 교체되기도 했다. 같은 이유로 메이저리그에서는 부상 방지를 위해 투수도 헬멧을 착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지난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완패했던 NC는 외국인 투수 스튜어트(31)와 재계약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승(8패)을 거둔 스튜어트를 포기한 건 더 높은 곳에 오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시즌 초 NC의 선택은 일단 성공적이다. 스튜어트를 대신해 합류한 새로운 외국인 투수 맨쉽(32)은 25일 마산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1실점 하며 시즌 다섯 번째 등판에서 5승을 수확했다. 다승 단독 선두다. 맨쉽은 이날 승리로 2014년 SK 밴와트에 이어 데뷔 이후 최다 연속 선발 승리 타이기록(5경기 5연승)의 주인공도 됐다. 메이저리그 출신인 맨쉽은 이날 전체 투구 105개 중 슬라이더(49개), 투심패스트볼(31개)을 무기로 탈삼진 6개를 기록하는 등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6km를 기록했다. 맨쉽의 호투에 2-1로 승리한 2위 NC는 7연승을 달렸다. 잠실에서는 SK 최정(30)이 9회 솔로포로 시즌 10호 홈런을 장식했다. 현재 홈런 레이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최정은 이 홈런으로 프로야구 역사상 12번째로 10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가 됐다. 사직에서는 송승준(37)이 381일 만에 선발승을 거둔 롯데가 한화를 4-2로 물리쳤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사흘 연투에도 돌부처는 흔들림이 없었다.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의 끝판대장 오승환(35)이 24일 미국 위스콘신 주 밀워키에서 열린 밀워키와의 경기에서 사흘 연속 세이브를 추가했다. 6-3으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1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다섯 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승계 주자의 득점은 막지 못했다. 사흘 연속 등판을 포함해 오승환이 이번 주에만 다섯 차례 마운드에 오른 건 시즌 초 부진에 빠진 팀 사정 때문이다. 최근 내셔널리그(NL) 중부지구 상위권에 줄곧 올라 있던 세인트루이스는 올 시즌 선발투수진의 부진 등으로 지구 5팀 중 3위에 머물러 있다. 그나마 최근 일주일 동안 7경기에서 6승 1패 하며 최하위에서 탈출했다. 시즌 초 부진에 대한 우려도 씻었다. 개막 후 두 경기에서 연이어 홈런을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오승환은 최근 다섯 경기에서 모두 세이브를 따내며 평균자책점도 16.20에서 5.59로 낮췄다. KBO리그 출신인 밀워키 에릭 테임즈(31)와의 맞대결에서도 오승환이 웃었다. 22일 경기에서 테임즈에게 삼진을 빼앗은 오승환은 이날 테임즈와의 승부에서도 5구 승부 끝에 삼진을 잡아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철 지난 광고 문구만은 아니다. KBO리그 연속 출루 신기록(65경기) 행진 중인 한화 김태균(35)의 숨은 노하우다. 프로 17년차 김태균이 대기록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건 그만의 독특한 타격 폼 덕분이다. 기마자세를 연상시킬 정도로 낮은 자세에 두 발의 폭을 넓게 벌린 김태균의 타격 폼에는 최대한 공을 오래 보면서 간결한 스윙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타격 메커니즘이 숨어 있다. 타구에 강한 힘을 싣기 위해 통상 많은 타자들이 스트라이드(타격 시 투수 쪽 발을 들었다 내딛는 동작)를 하는 것과 달리 김태균은 이례적으로 양발을 땅에 고정한 채 타격을 한다. 발을 들어 시야가 흔들리는 것을 방지하면서 공을 최대한 집중해서 보기 위해서다. 타격 시 턱을 왼쪽 어깨에 의도적으로 붙이는 것 또한 같은 이유에서다. 머리가 먼저 도는 걸 방지함으로써 공을 오래 보고 변화구에도 잘 대처할 수 있다. 테이크백(타격 시 배트를 잠시 뒤로 빼는 동작)을 거의 하지 않는 것도 변화구 대처에 도움이 된다. 이런 타격 폼에 기반을 둔 김태균의 선구안은 신기록을 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태균은 지난해 8월 7일 이후 65경기 동안 10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하고도 볼넷을 골라 연속 출루 기록을 이어 갔다. 올 시즌 김태균의 삼진(7개) 대비 볼넷(14개) 비율은 ‘2’로 리그 최고다. 물론 김태균이 정교함만으로 승부하는 타자는 아니다. 키 185cm, 몸무게 110kg의 큰 체구에 타고난 힘과 강한 엉덩이 회전력을 활용해 장타 면에서도 손색이 없다. 김태균의 OPS(출루율+장타력)는 1.039로 전체 7위다. 타석에 임하는 김태균만의 마음가짐 또한 차이가 있다. 23일 수원구장에서 만난 김태균은 “어려서부터 코치님들이 타격감이 나쁠 땐 감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공이 보이면 방망이를 돌려라’라고 주문했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안 좋을 때는 최대한 공을 본다. 4타수 무안타와 (볼넷 하나를 골라 낸) 3타수 무안타는 엄연히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신기록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올 시즌 확대 적용된 스트라이크 존에 대해서도 “어차피 투수는 실투를 하게 돼 있다. 바뀐 존에 적응하려 하기보다는 나만의 존을 지키는 편이다.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을 바에는 아예 치지 않는다”며 뚜렷한 자기 주관을 밝혔다. 23일 kt와의 경기 2회초 내야안타를 치며 신기록을 이어 간 김태균은 이제 스즈키 이치로(44)가 1994년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에서 기록한 아시아 최다 기록(69경기)에 도전한다. 슬슬 1949년 테드 윌리엄스(1918∼2002)가 세운 메이저리그 기록(84경기)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매 타석 최선을 다하겠다”는 김태균은 이치로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야구팬들로선 확실한 볼거리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한편 김태균은 이날 2회 1루로 달리는 과정에서 오른쪽 허벅지에 통증을 느껴 교체 아웃됐지만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홈런 3방에 발목이 잡혔다. 그러나 가능성은 남겨뒀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류현진(30)이 시즌 세 번째 등판에서도 첫 승을 수확하지 못했다. 1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6이닝 동안 홈런 3개를 포함해 안타 7개, 볼넷 1개를 허용하며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다저스는 3-4로 져 3연패에 빠졌다. 류현진은 이날 수술 이후 가장 많은 6이닝, 투구 수 97개를 소화했다. 앞서 두 차례 등판에서는 모두 4와 3분의 2이닝 동안 공 77개를 던졌다. 류현진은 이날 주무기인 체인지업 등을 활용해 삼진도 7개를 잡아냈다. 류현진은 이날 6회 1사 1, 2루 위기에서도 수비의 도움을 받아 더블플레이로 이닝을 마무리하는 등 경기 운영능력을 선보이며 긴 이닝 소화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 류현진이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선발 경쟁에서 완전히 탈락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3선발 리치 힐이 손가락 물집으로 부상자 명단(DL)에 들어갔고 2선발 마에다 겐타는 16일 경기에서 4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오는 등 지난해에 비해 컨디션이 떨어졌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공을 97개 던졌다는 건 긍정적이다. 경기 운영능력은 예전부터 입증한 만큼 하루빨리 첫 승을 해서 심리적 안정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류현진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장타를 허용하는 모습을 줄여야 한다. 타자 친화적인 곳으로 분류되는 쿠어스필드(콜로라도), 리글리필드(시카고 컵스)에서 뛰었던 이전 등판과 달리 류현진은 이날 투수 친화적인 다저스타디움에서 마운드에 올랐지만 홈런을 피하지 못했다.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총 63차례 등판(포스트시즌 포함) 중 류현진이 한 경기에 홈런 3개를 내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선 두 경기를 포함해 19일 현재 류현진의 피홈런은 총 6개로 내셔널리그 투수 중 필라델피아의 애덤 모건과 함께 가장 많다. 이날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89.4마일(시속 143.9km)로 14일 경기 88.6마일(142.6km)보단 높아졌지만 타자를 압도하기엔 부족했다. 구속이 높지 않다보니 가운데로 쏠리는 공이 자주 장타로 연결됐다. 4회초 트레버 스토리의 홈런은 한가운데, 5회초 놀런 에어러나도의 홈런은 몸쪽 가운데 공을 받아쳐 만든 것이었다. 류현진은 “실투가 3개나 됐다. 엄청난 실수였다. 다음부터는 줄이겠다”며 “이기진 못했지만 수술 후 가장 많이 던진 걸로 위안을 삼겠다”고 말했다. 에어러나도에게 홈런 2개를 내준 데 대해서는 “볼넷을 내줄 바에야 홈런을 맞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피할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앞날은 구속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 구속 회복이 쉽지 않다면 우선 실투를 줄이는 과감한 볼 컨트롤이라도 살아나야 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골프 스타들의 연이은 러브스토리가 필드를 녹이고 있다. 이번 주인공은 남자 골프 세계 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28·북아일랜드)다. 미국의 골프채널은 18일 아일랜드의 ‘벨파스트 텔레그래프’를 인용해 매킬로이가 22일 약혼녀 에리카 스톨(30·미국)과 아일랜드의 애슈퍼드 성(城)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전했다. 매킬로이가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직원이었던 스톨을 만난 건 2012년 라이더컵에서다. 당시 매킬로이가 싱글매치 시작 시간을 착각했던 것을 스톨이 알려주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애초 2013년 12월 테니스 스타 캐럴라인 보즈니아키와 약혼했던 매킬로이는 청첩장까지 보냈다가 결혼을 취소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 빈자리를 스톨이 채웠다. 세계적인 골프스타답게 결혼식도 화려하다. 두 사람이 식을 올리는 애슈퍼드 성은 1952년 존 웨인이 출연한 영화 ‘말 없는 사나이(The Quiet Man)’의 배경이 된 곳이다. 할리우드 배우 피어스 브로스넌, 가수 웨스트라이프의 셰인 필런 등이 결혼을 한 이곳은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또한 자주 찾은 곳이다. 매킬로이는 결혼식을 위해 이곳을 통째로 빌렸으며 최근 내한 공연을 펼쳤던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가 축하공연을 할 것으로 전해진다. 매킬로이가 결혼 후 골프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을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천재 골퍼로 주목받았던 매킬로이는 최근 메이저 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이 없었다. 지난해 9월 투어챔피언십 이후 우승이 없는 매킬로이의 올 시즌 최고 성적은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등에서 기록한 공동 4위다. 이달 초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렸던 마스터스에서도 정상과 인연이 멀었다. 대표적인 멘털 스포츠로 꼽히는 골프는 심리적 안정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올 시즌 세계 1위에 오른 더스틴 존슨(33·미국), 최근 마스터스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세르히오 가르시아(37·스페인)는 각각 아내, 약혼녀의 내조에 힘을 얻어 부활할 수 있었다. 가르시아는 7월 결혼할 예정이다. 골프 여제 박인비도 결혼 후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 등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타이거 우즈(42·미국)는 불륜, 이혼 등 홍역을 치르면서 좀처럼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PGA 직원이었던 스톨과 마찬가지로 가르시아의 약혼녀 앤절라 애킨스 또한 골프채널 리포터 출신으로 스포츠업계에 종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존슨의 장인 웨인 그레츠키 또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전설이다. 운동선수의 생태에 익숙하다 보니 프로골퍼의 마음을 잘 헤아린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다음 달 ‘제5의 메이저’라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통해 복귀할 계획인 매킬로이의 성적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한화가 내야수 신성현(27)을 내주고 두산 포수 최재훈(28)을 받는 일대일 트레이드를 17일 실시했다. 한화는 취약 포지션인 포수 전력의 강화를 꾀했다. 조인성(42), 차일목(36)으로 구성된 한화 포수진은 그동안 고령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김성근 한화 감독이 “가장 보강이 시급한 자리”라고 꼽을 정도였다. 최재훈은 주전급 실력을 갖추고도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30)에 가려 팀에서 충분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타율 0.219, 홈런 4개, 38타점이다. 두산은 신성현의 장타력에 기대를 건다. 김재호(32), 허경민(27)을 빼면 내야 자원 대부분이 왼손타자라는 점도 오른손타자 신성현을 영입한 배경이다. 신성현의 통산 성적은 타율 0.251, 홈런 13개, 45타점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야구에서는 뒷문이 약해선 강팀이 되기 어렵다는 얘기가 있다. 그러나 프로야구 시즌 초반 KIA는 예외다. 17일 현재 KIA 구원투수진의 평균자책점은 10.15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나쁘다. 그래도 순위는 선두다. 허약한 뒷문에도 KIA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선발진의 힘이다. 헥터(30), 팻딘(28), 양현종(29) 등으로 이어지는 KIA 선발진의 평균자책점(2.30)과 소화 이닝(86이닝)은 10개 구단 중 최고다. 헥터와 양현종은 각각 세 차례 등판에서 모두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번 시즌 새로 선발진에 합류한 외국인 투수 팻딘과 임기영(24)까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면서 전체적인 선발진의 벽이 두꺼워졌다. 앞서 두 차례 등판에서 승리 수확에 실패했던 팻딘은 14일 넥센과의 경기에서 완투승을 따내며 국내 무대에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투수 출신의 차명석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팻딘이 국내 리그에 잘 적응할 것으로 봤다. 다양한 변화구를 지닌 데다 제구력까지 뛰어나다는 점이 팻딘의 가장 큰 무기”라고 설명했다. 상무 제대 후 올 시즌 복귀한 임기영 또한 최근 두 차례 선발등판에서 평균자책점 1.64를 기록하며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예전부터 공의 움직임이 좋다는 평가를 받아온 임기영이 최근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으면서 경기 운영 능력까지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튼튼한 선발이 버티고는 있어도 KIA는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되는 허약한 뒷문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베테랑 임창용(41·평균자책점 7.36)과 시범경기에서 차세대 마무리로 낙점된 한승혁(24·평균자책점 5.63)이 부진하면서 KIA는 이기더라도 끝까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조마조마한 경기를 펼쳐가고 있다. KIA에서 투수로 뛰었던 서재응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한승혁은 제구에서 불안함을 노출했고, 임창용은 구속은 여전하지만 확실히 공의 회전수가 예전보다 떨어져 상대 타자에게 쉽게 공략당할 수 있다. 김기태 KIA 감독이 대안으로 ‘집단 마무리’ 카드를 꺼냈지만 장기적으론 (집단체제보다는) 확실한 마무리를 정하는 편이 좋다”고 설명했다. 차명석 해설위원은 “투수는 누구나 흐름을 탄다. 구원진의 부진이 시즌 초반에 이뤄졌다는 게 KIA로선 오히려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낙관론을 펼치기도 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우려했던 구속이 문제였다. 2년 7개월 만에 메이저리그 승리 기록에 도전했던 LA 다저스 류현진(30·사진)이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14일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4와 3분의 2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안타 6개와 볼넷 2개 등을 내주며 4실점했다. 다저스가 0-4로 패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두 번째 패배를 안았다. 8일 첫 등판(최고 93마일·시속 149.7km)에 비해 구속이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반대였다. 3회 한때 91.7마일(시속 147.6km)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이날 류현진의 직구는 대부분 88∼89마일대(시속 141.6∼143.2km)에 머물렀다. 류현진의 직구가 위력적이지 않다는 걸 간파한 시카고 타선은 약점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실제로 이날 류현진이 내준 6개의 안타는 모두 88∼89마일대 직구를 던졌을 때 나온 것이다. 사실상 지난 2년 동안 ‘개점휴업’ 상태였던 류현진이 아직 주기적인 등판에 익숙해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류현진의 팔 스윙 동작 등을 봤을 때 수술 징후 때문에 구속이 떨어졌다고 보진 않는다. 2년간 거의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던 류현진이 충실히 로테이션을 소화하기 위해선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현지 중계진은 “쌀쌀한 날씨(10도 내외)가 수술에서 돌아온 류현진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초반 우리가 점수를 냈더라면 경기 양상이 달라졌을 것”이라며 빈약한 타선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류현진이 등판한 두 경기 동안 다저스는 한 점을 뽑는 데 그쳤다. 시간은 마냥 류현진 편이 아니다. 현재 마이너리그에 내려가 있는 유망주 훌리오 우리아스(21)가 당장 이달 말 복귀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송 해설위원은 “다저스 부임 두 번째 시즌을 맞는 로버츠 감독이 선수들에게 마냥 기회를 주지 않는 스타일인 만큼 류현진 또한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번 달 남은 두세 차례의 등판 기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올 시즌 류현진의 입지가 결정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코리아슈퍼모터사이클 개막전이 15, 16일 전남 영암 국제자동차경주장에서 열린다. 이 레이스는 이륜차 산업 확대와 모터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대회로 전국 30개 팀 150여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사)한국수입이륜차환경협회는 올 시즌 총 6라운드로 진행되는 코리아슈퍼모터사이클 레이스의 개막전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장면 1. 6일 사직구장 프로야구 넥센과 롯데의 경기 7회말. 롯데 최준석(35)이 오른쪽 담장을 때리는 큼지막한 안타를 치고도 2루까지 가지 못하자 더그아웃에 있던 이대호(35)가 벌떡 일어섰다. “왜 2루까지 뛰지 않았느냐”고 버럭 소리까지 질렀다. 주루코치의 지시였다는 최준석의 해명을 듣고 나서야 이대호는 고개를 끄덕인 뒤 홈을 밟은 주자를 향해 하이파이브를 건넸다. 프로야구 최중량(130kg) 선수이자 자신과 동갑내기 친구이기도 한 최준석을 향한 이대호의 짓궂은 장난에 더그아웃에 있던 동료들도 폭소를 참지 못했다. #장면 2. 7일 사직구장 LG와 롯데의 경기 2회초. 평범한 땅볼을 한 차례 놓쳤다 잡은 롯데 3루수 문규현(34)이 급하게 1루로 공을 던졌다. 송구가 짧아 자칫 공이 뒤로 빠질 수 있었던 상황. 어렵사리 원바운드로 공을 잡은 1루수 이대호는 문규현을 향해 “괜찮다” 대신 손가락을 가로저으며 ‘똑바로 하라’는 제스처를 보냈다. 1년 선배 이대호의 경고 메시지에 베테랑 문규현도 고개를 숙이며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이처럼 이번 시즌 롯데는 ‘돌아온 빅보이’ 이대호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일찍이 1월 롯데 복귀 기자회견에서 “부드러움을 강조하겠다”고 말했던 이대호는 자신의 공언대로 여유로운 모습을 잃지 않으면서도 후배에게 쓴소리를 해야 할 땐 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시즌 초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13일 현재 3위에 오른 롯데가 상위권을 질주하고 있는 것도 그라운드 안팎을 가리지 않는 이대호의 리더십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이대호는 주장을 맡으면서 책임감 또한 예전보다 강해졌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6년 만에 국내에 복귀한 이대호는 “팀 적응이 먼저”라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전지훈련에 앞서 김인식 대표팀 감독에게 양해를 구하고 미국에서 진행되던 롯데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최근에는 선수단을 대표해 프런트에 사직구장 내 웨이트트레이닝장에 냉장고를 설치해 달라고 요청해 성사시키기도 했다. 미국, 일본 무대에서 고독한 생존경쟁을 펼쳤던 이대호가 모처럼 돌아온 친정 팀에서 동료들을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이 더 커졌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과거 이대호가 롯데에서 뛸 당시 팀의 주장이었던 조성환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이대호가 돌아오자마자 주장을 맡으면서 최근 몇 년간 볼 수 없었던 롯데 특유의 시끄러운 더그아웃 분위기가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경기력 면에서도 ‘이대호 효과’는 컸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지난 시즌에는 선수들이 타석에만 서면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몸이 굳어 있었는데 올해는 이대호의 복귀로 선수들이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힘을 뺀 롯데 선수들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가고 있다. 당장 홈런 수만 보더라도 지난해 10개 구단 중 8위(127개)로 마쳤던 롯데는 홈런 공동선두 이대호(5개)를 앞세워 팀 홈런 1위(21개)로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야구 도시 부산이 다시 들끓고 있다. 그 중심에 바로 이대호가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KIA 에이스 헥터(30)가 두산 니퍼트(36)와의 자존심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두산의 경기는 양 팀 에이스 간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 시즌 니퍼트는 다승(22승), 평균자책점(2.95)에서 1위를 차지하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헥터는 가장 많은 이닝(206과 3분의 2이닝)을 책임진 마당쇠였다. 역대 처음으로 이날 성사된 두 투수의 맞대결에서 웃은 건 헥터였다. 두산을 상대로 처음 등판한 헥터는 7이닝 동안 안타 8개를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챙겼다. 104개의 투구 중 직구(60개) 외에 체인지업(19개), 슬라이더(15개) 등을 고루 섞어가며 두산 타선을 요리했다. 니퍼트 또한 7이닝을 책임졌지만 이달 7일 SK에서 KIA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적생 듀오’ 김민식(28), 이명기(30) 등에게 타점을 허용하며 6피안타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4-3으로 승리한 KIA는 공동선두 자리를 지켰다. 대구에서는 삼성이 한화에 5-1로 승리해 7연패에서 탈출하며 시즌 2승째(9패)를 챙겼다. 삼성은 1-1 동점이던 8회말 2사 만루에서 대타로 투입된 정병곤(29)이 2타점 결승 적시타를 쳤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데뷔 후 처음으로 맛본 챔피언결정전 우승. 쉴 틈 없이 쏟아진 축하 문자 중에서도 최민호(29·현대캐피탈)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단연 어머니 김필경 씨(56)의 문자였다. “고생했다. 이젠 푹 쉬어라”는 문자를 보낸 최민호의 부모는 우승 확정 뒤 코트 위에서 눈물을 흘리는 아들을 TV로 보며 함께 울었다. 아들에게 우승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알고 있었기에 흘리는 눈물이었다. 11일 충남 천안시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에서 만난 최민호는 “아침에 일어날 때 기분이 다르다”며 다시 한번 우승의 감격에 젖어들었다. 2011년 현대캐피탈에서 데뷔한 센터 최민호는 국가대표로 뛰는 등 리그 정상급 기량을 인정받았지만 그동안 우승과는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학창 시절 우승컵을 들어 보지 못했고 최다 연승(지난 시즌 기준 18연승) 기록을 세우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시즌에도 챔프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랬던 최민호가 이번에는 당당히 우승 주역이 됐다. 주전 센터라는 역할에 걸맞게 챔프전 모든 세트에 나서 고비마다 결정적인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우승을 이끌었다. 그가 오랜 우승 갈증을 풀 수 있었던 데는 가족의 역할도 컸다. 이날도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챙겨와 달라는 요청에 선뜻 부인 이영은 씨(32)와 한 살배기 아들 현준 군을 대동한 최민호는 “인생에서 소중한 세 순간을 꼽자면 이번 챔프전 우승과 아내와의 만남, 아이의 출생”이라며 “가정을 꾸리면서 느끼는 책임감만큼이나 안정감도 많이 느낀다. 아이를 보며 힐링도 많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 “경상도(경북 군위) 남자라 무뚝뚝한 편”이라고 설명했지만 아내에게 최민호는 “운동할 때랑 정반대로 자상하고 애교도 많이 부리는 남편”이다. 최민호는 2015년 올스타전 당시 아내와 배 속의 아이를 위해 자신과 같은 예비 아빠였던 팀 동료 문성민(31)과 함께 아내를 위한 요람 세리머니를 선보이기도 했다. 2011년 데뷔 이후 줄곧 정상을 꿈꾸며 앞만 보고 달려온 최민호는 이제 잠시 선수 생활에 쉼표를 찍는다. 다음 달 무렵 상근 예비역으로 군 복무를 시작한다. 하루빨리 팀에서 자리를 잡고 싶다는 생각에 늦춰 왔던 군 입대를 앞에 둔 최민호는 “한창 몸이 좋을 시기에 잠시 선수 생활을 멈춰야 하는 게 아쉽지만 선수로서 해보기 어려운 우승을 하고 가게 돼서 다행이다. 그동안 부족했던 가족과의 시간도 많이 보내고 싶다”고 했다. ‘또 하나의 가족’인 현대캐피탈에 대한 애정도 빼놓지 않았다. “김재휘(24)나 조근호(27) 같은 센터 후배들이 잘해줄 것으로 믿어요. 선배의 자리를 채운다는 생각보다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만 생각해 주길 바랍니다. 물론 두 시즌 뒤에 돌아와서 나 역시 주전 자리를 되찾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앞두고 있기도 한 최민호는 “현대캐피탈에 대한 애정은 누구보다 강하다. 다른 팀은 머릿속에 없다”고 잔류 의사를 강하게 밝혔다. 팀도 가족처럼 떠날 수 없다는 의미로 들렸다.천안=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