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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해양경찰서는 6일 17억 원의 보험금을 노리고 결혼한 지 3주 된 아내가 탄 승용차를 바다에 밀어 넣어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박모 씨(50)를 구속했다. 해경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10시 50분경 전남 여수시 금오도 한 선착장의 길이 약 60m 방파제 끝에서 아내 김모 씨(47)가 탄 승용차를 바다로 밀어 빠뜨린 혐의다. 바다에 면한 방파제 끝은 경사 약 10도의 내리막이었다. 차 안의 김 씨는 휴대전화로 119에 구조를 요청했지만 차와 함께 숨진 채 인양됐다. 박 씨는 해경에서 “아내와 차에 있다 뭔가에 부딪힌 것 같아 기어를 중립(N)에 놓고 밖으로 나왔는데 차가 저절로 미끄러졌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해경이 같은 차종으로 사고를 재연한 결과 기어가 중립에 있을 때는 뒤에서 밀어야만 차량이 미끄러졌다. 해경이 입수한 방파제 부근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당시 박 씨는 사고 현장에서 약 230m 떨어진 마을 가게까지 걸어가서는 40대 가게 주인에게 “아내가 탄 승용차가 바다에 빠졌다. 해경에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는 “아내가 생사의 기로에 처한 남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걸음걸이였다”고 말했다. 이후 박 씨는 신고 전과는 다르게 방파제를 향해 뛰어갔다. 해경은 박 씨가 김 씨를 만난 지 5개월 만에 보험금 총액 17억5000만 원인 보험 5개에 가입하게 한 뒤 지난해 12월 초 결혼하고는 보험금 수령자를 자신으로 바꾼 사실도 밝혀냈다. 해경 관계자는 “박 씨는 범행 1주일 전 여행을 빙자해 현장을 답사하고 범행 당시에는 차량 창문을 약 7cm 열어 놓아 바닷물이 빨리 들어차도록 하는 등 치밀하게 계획했다”고 말했다.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조선시대에도 혼례는 가장 경사스러운 일이었다. 혼례복으로 신랑은 관복을, 신부는 왕족·관료부인의 의복인 원삼·족두리를 입었다. 평민도 혼례 때는 비단으로 된 궁중예복을 착용했다. 하지만 일제는 태평양전쟁을 강행하기 위해 혼례복으로 비단옷은 말할 것도 없고 무명옷을 입는 것까지 통제했다. 한반도에서 전쟁 물자를 수탈하기 위한 착취의 일환이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광주지역 향토사학자인 심정섭 씨(76)는 6일 일제가 혼례복으로 무명옷까지 통제했던 상황을 보여주는 문서를 본보에 공개했다. 증명서라고 쓰인 이 문서에는 1942년 9월 1일 전남 신안군 하의면 주민 고모 씨가 아들 혼례에 사용할 무명베(면포)를 다른 물품보다 먼저 배급해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증명서는 가로 16cm, 세로 23.5cm 크기의 얇은 종이다. 증명서에는 신랑과 신부의 주소, 나이, 혼례 시간과 장소, 혼례에 사용될 무명베 수량이 자세하게 적혀 있다. 고 씨는 증명서를 통해 이장과 면장에게 결혼용 무명베를 우선 지급해 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 최연우 단국대 전통의상학과 교수(50)는 “우리 민족은 혼례나 상례 때에는 가장 좋은 옷을 입었지만 일제는 전쟁물자 확보를 위해 각종 조직을 활용해 강압적으로 좋지 않은 옷감을 착용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 논문을 통해 삼베수의는 조선총독부가 의례준칙을 공포하면서 확산됐다고 밝혔다. 품질이 좋지 않은 삼베수의로 조선인들의 정신을 격하시키고 비단 등의 물자를 수탈했다고 했다. 특히 일제가 혼례나 상례에 고급 옷감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던 것은 노동력 착취 의도가 감춰져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공개된 증명서를 보면 일제가 혼례복도 통제했던 당시의 시대상황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제는 전쟁 물자 확보를 위해 우리의 관혼상제(冠婚喪祭) 전통을 지속적으로 훼손했다. 심 씨는 이런 상황을 보여주는 다른 문서들도 공개했다. 공개된 문서는 면화를 생산하는 조합원에게 주는 면장조합원증서(1920년), 전남 순천시 면화재배 통지서(1942년), 전남 영암군에서 발급한 면화 공출 명령서(1943년) 등 4장이다. 문서들은 일제가 군수품으로 면화 생산에 집요하게 매달렸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일제는 1937년 중일전쟁 이후 한반도에서 전시 총동원체제에 돌입한다. 또 태평양전쟁 직전인 1940년 각종 관변단체와 민간단체를 망라한 국민총력조선연맹을 조직해 한반도 착취에 혈안이 됐다. 일제는 태평양전쟁 시기에는 전쟁물자 확보를 위해 더 혹독한 착취를 했다. 혼례나 상례를 통제해 돈과 노동력이 전쟁물자 생산에 투입되도록 했다. 심 씨는 “일제가 군복을 만들기 위해 한반도의 면작물을 통제해 신랑과 신부가 무명옷조차 입기 어렵게 만들었다”며 “증명서 등은 인륜지대사인 혼례식에 무명옷마저 입기 힘들었던 우리의 고단했던 삶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시가 광주형 일자리의 첫 모델인 자동차공장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투자자 모집 절차에 돌입했다. 광주시는 올 상반기까지 자동차공장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투자자 모집 업무를 지원할 투자유치 주간사 회사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광주시는 올 하반기 빛그린산업단지 내 62만8000m² 부지에 연간 생산능력 10만 대 규모의 자동차 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개발해 자동차공장에 생산을 위탁하고 공장건설과 운영, 생산·품질관리 등을 위한 기술지원과 판매를 맡기로 했다. 자동차공장 신설법인 총자본금 7000억 원 가운데 자기자본은 2800억 원이다. 자기자본은 광주시가 590억 원, 현대차가 530억 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1680억 원은 투자자를 모집해 마련한다. 광주시는 이달까지 삼일회계법인과 함께 투자자 모집을 위한 원칙, 기준을 마련한 뒤 전국 자동차 부품업체, 건설업체, 지역 산업계, 공공기관 등을 접촉할 방침이다. 현대차도 투자자 모집에 협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시는 투자자들에게 자동차공장 합작법인의 수익창출 방안과 경쟁력, 지속 가능한 미래비전 등을 제시해 긍정적 판단을 이끌어내기로 했다. 또 삼일회계법인, 현대차와 원활한 업무협조를 위해 서울 사무실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 밖에 시민과 노동자를 투자자로 참여시키고 기업 명칭도 공모하는 등 다양한 참여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용섭 시장은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첫 사업인 완성차 공장 합작법인은 한국 경제의 체질을 바꾸고 경쟁력을 높이는 국가적 사업”이라며 “정부가 지원하고 현대차가 참여하며 광주시가 보증하는 만큼 투자자 모집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 순천시 도심에서 서쪽으로 22km 떨어져 있는 낙안읍성은 조선시대인 1626년 낙안군수로 부임한 임경업 장군이 왜구를 막기 위해 쌓은 석성으로 전통의 풍광을 간직하고 있다. 사적 302호로, 초가집 293채와 동헌, 객사는 물론이고 호남 3대 누각으로 불리는 낙민루가 남아있다. 현재 98가구, 주민 228명이 살고 있다. 순천시는 2019년 순천 방문의 해를 맞아 낙안읍성 낙민루에 걸린 북인 낙민고를 쳐 시각을 알리는 경점시보 의식을 재현한다고 4일 밝혔다. 조선시대에는 시각에 따라 북과 징을 치는 것을 경점(更點), 시각을 알려주는 것을 시보(時報)라고 했다. 지름 180cm, 길이 185cm 크기의 낙민고는 1998년 향토 사업가가 기증했다. 순천시는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1일 경점시보 의식을 재현했다. 국경일과 공휴일, 매주 주말 정오에 경점시보 의식을 재현한다. 조선시대 삶을 체험할 수 있는 낙안읍성에서는 가야금 연주, 대장간 등 전통문화 체험장 9곳과 볏짚 공예 등 전통생활 체험 프로그램 13개가 운영되고 있다. 4월 전국 국악대전, 5월 전국 가야금병창 경연대회, 10월 낙안민속문화축제 등 각종 문화행사가 연간 150회 이상 펼쳐진다. 허범행 순천시 낙안읍성지원사업소 관리팀장은 “경점시보 의식을 각종 문화행사를 시작할 때도 선보여 낙안읍성만의 문화적 향기를 전하겠다”며 “낙안읍성을 2022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막이 13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평화의 물결 속으로(DIVE INTO PEACE)’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대회는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켜온 광주에서 인류 평화의 가치를 드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회는 7월 12∼28일 세계 200개국의 선수와 임원 7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등 5곳의 경기장에서 6개 종목(경영, 다이빙, 수구, 아티스틱 수영, 오픈워터 수영, 하이다이빙)에 걸쳐 열린다. 올해로 18회째를 맞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볼거리가 많아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8월 5∼18일 90여 개국 수영 동호인이 참가하는 세계마스터스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린다. 마스터스선수권대회는 1986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1회 대회 이후 매 짝수 연도에 개최하다가 2015년 러시아 카잔 대회부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통합해 개최하고 있다. 마스터스선수권대회는 25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수영 동호인 축제다. 마스터스대회에서는 5개 종목(경영, 다이빙, 수구, 아티스틱 수영, 오픈워터 수영)이 치러진다. 염방열 광주시 수영대회지원본부장은 “마스터스대회에는 여행을 겸한 가족 단위 참가자가 많아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북한 선수단 참가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스위스 로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김일국 북한 체육상을 만나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북한 선수단과 남북 응원단을 꾸리자”는 이용섭 광주시장(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장)의 초청 서한을 전달했다. 코넬 마르쿨레스쿠 국제수영연맹(FINA) 사무총장은 “북한이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회 개최일이 다가오면서 성공 개최를 위한 준비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는 FINA 대표단을 비롯해 삼성, 오메가 등 6개 후원사가 참가하는 워크숍이 열린다. 6일에는 광주시청에서 대회 마스코트인 ‘수리, 달이’ 조형물 제막식이 개최돼 열기를 더한다. 노후 아파트를 재건축해 대회 개최 비용을 줄인 광주 광산구 우산동 선수촌은 이달 완공된다. 다음 달에는 국내외 한류 스타가 참여하는 케이팝 콘서트가 열리고 대회 메달과 유니폼도 공개된다. 5월에는 남부대 수영장 등 경기장 시설이 완공된다. 경기장 시설은 ‘저비용 고효율’ 대회 운영 방침에 맞춰 지어졌다. 주경기장인 기존 남부대 수영장은 증축해서 사용한다. 염주체육관, 조선대 축구장, 남부대 종합운동장에는 임시 수조를 설치해 활용한 뒤 철거할 계획이다. 6월에는 자원봉사자 발대식이 예정돼 있다. 7월 2일 프레스센터가 오픈하고 7월 5일 선수촌 개촌식이 열린다. 조영택 대회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면 전국적으로 2조4000억 원, 광주만 1조4000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된다”며 “최고 기량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만큼 최첨단 시설을 선보이고 깔끔한 운영으로 최고의 대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곽예남 할머니가 2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곽 할머니는 2015년 12월 폐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 생활을 해왔다. 곽 할머니가 눈을 감으면서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22명으로 줄었다. 곽 할머니는 광주·전남 지역에서 유일하게 생존해 있던 위안부 피해자였다. 전남 담양이 고향인 곽 할머니는 열아홉 살이던 1944년 봄 동네 여성 5명과 뒷산에서 나물을 캐던 중 일본군 순사에게 연행된 뒤 중국으로 끌려갔다. 이후 1년 반 동안 위안부 생활을 하면서 고초를 겪었다. 해방 후에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중국을 떠돌았다. 중국에서 60년을 살면서도 중국 국적을 얻지 않았다. 2004년 한국정신대연구소 등의 도움으로 국적을 회복해 귀국했다. 김승애 전남 평화의소녀상연대 부속 평화인권센터장(50)은 “의료진은 폐암 판정 당시 6개월 밖에 살지 못할 것 같다고 했지만 할머니는 3년을 더 버티셨다”며 “일본의 사과를 끝내 받지 못해 원통해 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곽 할머니의 운구행렬은 4일 담양읍 동초등학교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노제를 치른다. 곽 할머니는 충남 천안 망향의동산에 안장된다. 담양=이형주 기자peneye09@donga.com박영민기자 minpress@donga.com}
광주시가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참여 열기를 조성하고 대회 성공 개최를 지원하는 시민 서포터스를 모집한다고 27일 밝혔다. 시민 서포터스는 다음 달 28일까지 1만 명을 모집한다. 신청은 시·자치구·동주민센터와 대회조직위원회 홈페이지 등에서 받는다. 시민 서포터스는 시민의 날인 5월 21일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시민 서포터스는 대회 홍보, 선수단 환영·환송 및 관광안내, 경기 응원 등을 통해 민간 외교사절 역할을 한다. 특히 대학생과 응원 경력자들을 대상으로 대표 응원단을 구성하고 관광 서포터스도 운영할 방침이다.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7월 12∼28일에, 광주 세계마스터스수영선수권대회는 8월 5∼18일에 200여 개국 1만5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경영, 다이빙, 아티스틱 수영, 수구, 하이다이빙, 오픈워터수영 등 6개 종목이 남부대 등에서 개최된다. 김준영 광주시 자치행정국장은 “민간 외교사절로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성공 개최에 핵심 역할을 할 시민 서포터스에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형 일자리가 적용되는 빛그린산업단지에 2021년까지 친환경자동차 부품인증센터가 들어선다. 광주시는 2021년 하반기까지 빛그린산업단지 부지 2만4750m²에 친환경자동차 부품인증센터를 짓는 사업을 유치했다고 26일 밝혔다. 건립에 300억 원이 투입되는 부품인증센터는 건축면적 3745m², 지상 2층 규모다. 부품인증센터는 친환경자동차 부품 안전성 등을 평가한다. 부품인증센터는 친환경자동차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친환경차량 부품에 대한 공인 인증과 평가 등을 위한 기관이다. 최대범 광주시 자동차산업과장은 “자동차 안전인증 국가공인 기관은 경기 화성시에 있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유일했는데 친환경자동차 부품인증센터가 신설되는 것”이라고 했다. 친환경자동차 부품인증센터 인근에는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가 만드는 광주형 일자리의 첫 모델인 완성차 공장 부지가 있다. 광주시와 현대차는 2021년까지 빛그린산단 62만8000m²에 7000억 원을 투입해 1000cc 미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연간 10만 대 생산하는 공장을 짓는다. 빛그린산단에는 3030억 원이 투입돼 기술지원센터, 글로벌비즈니스센터 등 자동차부품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다. 기술지원센터와 글로벌비즈니스센터도 2021년까지 완공된다. 빛그린산단이 2021년 자동차 생산과 기술 연구, 개발과 평가는 물론이고 인력 양성까지 가능한 곳으로 변신하게 되는 것이다. 이용섭 시장은 “빛그린산단은 완성차 공장과 다양한 연구·평가 시설이 들어서 일자리 1만 2000개가 창출될 것”이라며 “친환경자동차 부품인증센터 유치는 광주가 친환경차 메카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3·1운동에 참여한 동아일보 기자 출신 제헌 국회의원이 일제강점기의 치욕과 남북 분단 상황을 통탄하는 내용을 담아 쓴 편지(사진)가 69년 만에 공개됐다. 독립운동연구가 심정섭 씨(76)는 전남 화순 3·1운동의 주역이자 제헌 국회의원을 지낸 남리 조국현 선생(1896∼1969)의 편지를 26일 본보에 공개했다. 편지는 조 선생이 1950년 2월 10일 지인에게 보낸 것으로 모두 3장이다. 편지지 왼쪽 아래에는 ‘大韓民國國會’(대한민국국회)라는 붉은색 한자가 찍혀 있다. 조 선생은 편지에서 “헌법 제정 뒤 대한민국이 광복된 것을 유엔 총회에서 승인받았다. 우리는 반만년 역사가 이어졌는데 일제 36년 동안 치욕을 받았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 민족이 일제에 이어 좌우 대립으로 국토가 남북으로 갈라졌다. 이런 상황은 우리의 잘못이다. 밥도 먹지 못하고 통곡했다”며 “제헌의원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단결하며 민족통일을 원해 왔다”고 썼다. 조 선생은 1919년 3월 15일 고향 화순읍에서 서당 동료, 후배들을 이끌고 인근 개미산에 올라 만세운동을 펼쳤다. 이후 화순 곳곳으로 3·1운동이 퍼졌다. 그는 일본 헌병을 피해 서울로 가 중동학교에서 신학문을 배웠다. 또 동아일보와 잡지 개벽 기자로 일했다. 조 선생은 광복 후에는 성균관 부관장 등을 지내며 친일파 청산을 위해 노력했다. 제헌 국회의원이자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그는 국민의 교육 기본권과 근로자 권리 등이 헌법에 실리도록 노력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응용해 농축수산물의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고 유통 모델을 모색하는 콘퍼런스가 열린다. KMK㈜는 27일 오후 4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 신기술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주제로 한 콘퍼런스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광주·전남지역 특산물 유통업체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장에서는 농축수산물 구입은 물론이고 인공지능(AI)과 안면인식 기술이 적용된 QR코드를 사용해 각종 제품을 구매하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콘퍼런스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전남지역 농축수산물 유통 모델을 제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KMK의 블록체인은 투입된 금액이 은행에 저축돼 다양한 교환성과 투자성을 함께 지닌 새로운 모습의 가상화폐 ASSET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ASSET는 전자상품권 기능이 있어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KMK 관계자는 “농축수산물 외에 관광·호텔·숙박시설과 스포츠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ASSET가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유통 과정에서 과다하게 책정돼 있던 수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광산구 면적은 223km²로 광주 전체의 45%를 차지한다. 광산구 주민 수는 41만6000명으로 광주 전체 인구의 28%다. 이런 광산구에는 하남산업단지 등 5개 산단이 있어 소상공인 제조업체와 중소기업 2415곳이 있다. 광산구에 광주 지역 제조업체 67%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소상공인 제조업체와 중소기업은 대부분 영세해 정부의 각종 지원정책을 알지 못하거나 신청 절차가 복잡하다고 하소연한다. 광주 광산구는 이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자영업자에게 경영, 기술, 금융, 마케팅 등 현장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는 기업주치의센터를 운영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19일 문을 연 기업주치의센터는 광산구 평동종합비즈니스센터 4층에 있다. 호남대 산학협력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는 기업주치의센터는 김영집 센터장(57)을 비롯해 경영, 금융 분야 등 전문가 4명이 근무한다. 기업주치의센터는 두 달가량 운영하면서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 관계자들로부터 100여 건의 상담과 문의를 받았다. 광산구에서 고물상을 하는 강모 씨(58·여)는 몇 년 동안 사업실적이 없어 세무신고를 하지 못해 고민이 컸다. 세무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직권 폐업을 당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강 씨는 “기업주치의센터에서 소상공인들의 각종 애로사항을 상담해 준다는 말을 듣고 전화로 상담을 받았는데 다음 달 초엔 직접 찾아가 해결방안을 찾아볼 것”이라며 “자치단체에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해소해주려고 노력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주치의센터는 올해 상반기 법률, 세무, 회계, 에너지 등 각 분야 외부 전문가 18명을 통한 상담까지 펼쳐 도움의 손길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 밖에 자영업자들을 위한 각종 정부지원정책을 안내해주는 정책 자료집도 나눠주고 있다. 김 센터장은 “전체 상담 100여 건 중 30%는 사업 위기에 직면한 자영업자였다”며 “자영업자들은 전문적인 상담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또 “전국 자치단체 중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을 위한 종합 지원기구를 운영하는 것은 기업주치의센터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광산구가 기업주치의센터를 운영하게 된 것은 김삼호 구청장의 골목상권 활성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김 구청장은 “광주지역 제조업체가 밀집된 광산구도 전국적인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게 지원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기업주치의센터는 골목상권과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도움을 줘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무면허 만취 운전을 하다 중국인 근로자 1명을 숨지게 하고, 4명을 다치게 한 30대 태국인 근로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 목포경찰서는 24일 태국 출신 근로자 A 씨(36)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3일 오후 8시 10분경 전남 신안군 자은면 구영리 사거리에서 면허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35% 상태로 1t 트럭을 운전하다가 B 씨(71) 등 중국인 근로자 5명을 들이받고, 구호조치 없이 달아난 혐의다. 경찰이 도로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가해차량 번호를 확인한 뒤 전화를 걸자 A 씨는 사고 발생 2시간여 만에 자수했다. A 씨는 경찰에서 “대파 출하 작업을 끝내고 숙소로 귀가해 소주 1병을 마셨다. 술이 떨어져 가게로 사러 가던 길에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다. B 씨 등도 대파 출하 작업을 끝내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경찰은 2014년 7월 입국한 A 씨가 불법 체류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B 씨 등은 합법 체류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겨울대파 주산지인 자은도는 주민 23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겨울대파 수확철인 12월부터 3월까지 외국인 근로자 500여 명이 출하 작업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금강과 영산강 보에 대한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 제안에 유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부작용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지만 원칙적으로는 찬성했다. 하지만 충남 공주에서는 지역민들이 반대투쟁위원회를 구성해 적극 반대에 나서 지자체와는 확연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자유한국당은 정부의 4대강 보 해체 방침에 대해 “국가 파괴 행위”라고 반발하며 즉각 ‘보해체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공주시는 22일 공주보 부분 해체 방침에 대한 입장문에서 보완 대책을 촉구했지만 대체적으로 수용하는 분위기였다. 시는 “시에서 건의한 공도교(보 위의 도로)를 유지하고 백제문화제 등 지역 문화행사, 지하수 문제 등에 대한 우려 해소 방안을 지역과 함께 마련하기로 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주지역 10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공주보 철거 반대투쟁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 환경부를 항의 방문해 부분 해체 반대 입장을 밝혔다. 투쟁위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공주보는 공주와 인근 예당저수지(예산) 농업용수의 젖줄이고 공주지역 금강 남북을 연결하는 주요 교통로인 데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공산성 등을 아름답게 하는 경관자원이다. 공주보 해체 철거에 절대 반대한다”고 밝혔다. 투쟁위 관계자는 “농민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보 철거로 강바닥이 드러나 도심 경관이 훼손되고 축제 개최가 어려워지는 데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종보 완전 해체 방침을 전해 들은 이춘희 세종시장은 “보를 철거하면 수질이 개선되고 생태계가 복원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금강 수위가 낮아지므로 신도심 호수공원과 제천, 방축천 등에 대한 물 공급 대책을 마련한 뒤 해체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정현 충남 부여군수는 백제보 상시 개방 방안에 대해 “금강 수생생태계를 포함한 환경문제를 보면 보 철거나 상시 개방에 공감한다. 하지만 백제보 인근 지역의 많은 농경지와 시설하우스가 백제보를 이용해 농업용수를 확보하는 만큼 국비 지원을 통한 농업용수의 안정적인 공급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죽산보 해체 결정에 대해 전남 나주시 다시면 농민 임종기 씨(80)는 “보가 생기고 홍수 걱정이 사라졌는데 앞으로 장마철이 걱정”이라고 했다. 600년 전통의 영산포 홍어의 거리 상인들은 “보 설치 이후 영산강 수위가 높아져 크게 늘었던 황토돛배 관광객이 최근 보 개방으로 줄었는데 철거를 하면 더욱 문제”라고 걱정했다. 환경단체들은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의 제안을 환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금강, 영산강 보 해체 발표는 자연성 회복의 출발점’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이번 발표를 ‘물은 흘러야 한다는 상식의 회복’으로 평가한다”며 “4대강 보의 경제성이 없음을 다시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공주=지명훈 mhjee@donga.com / 나주=이형주 기자}

“일본의 사죄를 받기 전까지는 절대 눈을 감을 수 없다고 하셨는데….” 22일 광주 남구 양림동 기독병원 장례식장. 심선애 할머니의 영정사진이 하얀 꽃들에 둘러싸인 채 놓여 있었다. 빈소를 지키던 큰아들 조종학 씨(65)는 “어머니는 생전에 일본의 사죄와 정당한 보상을 받기 전까지 죽을 수 없다는 말을 자주 하셨는데 평생의 한을 풀지 못하고 눈을 감으셨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심선애 할머니가 21일 오후 별세했다. 22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파킨슨병으로 투병 생활을 해오던 심 할머니가 전날 오후 6시 20분경 향년 89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 1987년 먼저 세상을 뜬 심 할머니의 남편도 강제징용 피해자였다. 1930년 광주에서 태어난 심 할머니는 초등학교 졸업 두 달 뒤인 1944년 5월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의 나고야 항공기제작소로 가게 되면서 강제징용의 고초를 겪었다. 당시 14세였다. 심 할머니는 생전에 “일본에 가면 돈도 벌고 공부도 할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일본에 갔다”고 했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생활은 딴판이었다. 가장 참기 힘든 것은 배고픔이었다. 허기를 달래기 위해 제대로 익지도 않은 땡감을 주워 먹거나 들꽃을 뜯어 먹었다. 광복 후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괜한 오해를 살까 봐 강제징용 피해자라는 것도 말하지 못했다. 아들 조 씨는 “어머니는 5년 전 미쓰비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처음 (강제징용 피해자라는 것을) 밝히셨다”고 말했다. 심 할머니는 2014년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미쓰비시를 상대로 강제징용 피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참여해 승소했다. 하지만 미쓰비시 측의 상고로 승소가 최종 확정되는 것을 끝내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현 정부에서 영리병원을 추가로 추진하는 일은 절대로 없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제주 녹지국제병원과 관련해 “병원 개설 허가권자가 제주도지사로 정해져 있어 발생한 특수한 경우”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발언은 영리병원에 대한 현 정부의 관점을 잘 보여준다. 2015년 12월 복지부는 중국 뤼디(綠地)그룹의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설립 사업계획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외국계 영리병원의 시험무대라는 평가까지 곁들였다. 그로부터 3년 2개월이 지난 올 2월 녹지병원은 ‘내국인도 진료할 수 있게 해달라’며 제주도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 역시 “3월 4일까지 병원 문을 열지 않으면 개설 허가 취소를 위한 청문절차를 밟겠다”고 응수했다. 이번 ‘녹지병원 사태’로 영리병원을 뼈대로 하는 한국 서비스산업 정책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리병원은 외국 환자를 유치해 국가의 부(富)를 키우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의료를 산업화하면 성장과 일자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지만 ‘병원은 이익을 추구해선 안 된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규제 때문에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것이다.○ 병원문도 못 연 채 ‘내국인 진료 제한’ 논란 뤼디그룹은 부동산 재벌로 최대주주가 상하이시(市) 정부다. 2012년 제주도와 1조 원 규모의 제주헬스케어타운 사업협약을 맺은 뒤 사업을 진행 중이었다. 2015년 2월 뤼디그룹은 영리병원으로 개발사업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심사를 제주도에 청구했다. 같은 해 4월 제주도는 복지부에 사업계획서를 냈고 사업계획은 그해 12월 승인됐다. 문제는 정부와 제주도가 녹지병원 신청 단계에서는 내국인 진료를 제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주도 투자개방형 병원 개설 및 운영의 근거인 ‘제주특별법’에는 ‘내국인 진료 제한’ 규정이 없었다. 그렇다면 의료법을 따라야 하는데, 의료법은 진료 거부를 금지하고 있다. 복지부 역시 사업계획서 승인 당시 “내국인의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병상 규모를 감안할 때 국내 보건의료체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내국인도 진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이 때문에 3년 전 병원 개설 허가를 신청할 때 녹지병원은 당연히 내국인도 진료 대상이라고 여겼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해 12월 녹지병원에 대해 제주도를 방문하는 외국인 의료 관광객만 진료토록 하는 ‘조건부 허가’를 하면서 논란의 불씨가 커졌다. 복지부는 ‘더 이상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까지 했다. 영리병원 때문에 의료비가 폭등할 것이라는 보건의료단체와 시민단체를 의식한 조치였다. 뤼디그룹 산하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는 14일 제주지법에 개설허가 조건취소 행정소송을 냈다. 녹지병원 측이 제주도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면 배상가액이 800억∼1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갈등 속 표류 중인 서비스산업 활성화 이번 논란은 일개 병원이 문을 여는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한 잡음이 아니라 성과주의에 매몰된 정책추진체계, 부실한 법 규정, 갈등을 방치한 미진한 공론화 과정 등 여러 문제가 얽혀 있다. 정치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영리병원에 대한 ‘포비아(공포증)’를 두고는 제2, 제3의 녹지병원 사태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많다. 영리병원 논의는 2002년 김대중 정부에서 시작됐다.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 의료 인력을 활용하면 의료를 산업으로 키워 새로운 먹거리로 만들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참여정부는 의지가 더 강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4년과 2005년 연속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의료산업 등 지식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무총리실에는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를 설치했다. 영리병원을 세울 수 있게 한 제주도특별법이 생긴 것도 이때다. 그러나 영리병원 정책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는 영리병원 도입과 민간의료보험 활성화를 함께 추진했다. 보편적 의료보험이라는 민감한 영역으로 논의가 확산됨에 따라 영리병원 논의는 정치 쟁점화하며 사회적 갈등만 커졌다. 박근혜 정부는 의료법인 자회사에 숙박업, 국제회의업, 건물임대업 등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병원이 할 수 있는 일을 늘리는 효과는 있었지만 병원업 자체로 이익을 냄으로써 일자리를 확대하는 핵심은 놔두고 변죽만 울린 격이었다. 경제자유구역과 제주도에 영리병원을 지을 수 있게 제도를 만들고도 정책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은 이 문제가 정치 쟁점화했기 때문이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19일 국회 토론회를 열고 제주 영리병원을 공공병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 영리병원이 무산될 수 있는 상황에서 공공의료 화두를 꺼내 대립구도를 만든 셈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투자개방형 병원이 의료 기술과 서비스를 발전시켜 국민에게 더 나은 혜택을 준다는 논리를 적극 내세워 여론을 설득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며 “‘의료 민영화’ 같은 이익단체 논리에 휘말려 서비스산업 활성화라는 본질을 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이형주·김호경 기자}

20일 오후 2시 전남 순천시 해룡면 한 컨벤션센터. 신대지구 학부모 30명이 ‘삼산중학교를 정상 개교하게 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있었다. 같은 시각 이곳에서는 ‘시장과 해룡면 주민의 대화’가 진행됐다. 삼산중은 2020년 3월 신대지구에서 개교할 예정이지만 순천시와 중흥건설 간에 갈등이 불거지면서 개교가 불투명해졌다. 김종순 신대지구 교육대책위원회 부위원장(46·여)은 “신대지구 중학생 400여 명 중 170명은 10km 떨어진 금당지구 학교에 배정돼 1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다닌다. 학습권 침해와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크다”고 했다. 교육대책위원회는 김영록 전남지사 등에게 삼산중이 정상 개교될 수 있도록 해결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신대지구는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배후 주거단지다. 2003년 택지 개발이 시작돼 2014년부터 5년 동안 아파트 단지 8곳이 분양됐다. 현재 주민 수는 9117가구에 2만8065명. 내년까지 단지 2곳이 더 분양되면 주민 수는 3만 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단지 10곳은 모두 중흥건설이 지었다. 신대지구는 전남 동부권 주민들에게 인기가 많은 주거단지다. 순천 인구는 2013년 27만7353명, 2015년 28만595명, 2017년 28만1176명이었고 올해 1월에는 28만2158명으로 늘었다. 순천 주민 10%가 사는 신도심 신대지구는 인구 증가에 한몫을 했다. 신대지구 주민 평균 연령은 30세로, 교육 여건에 대한 관심이 크다. 신대지구가 전남 동부권 명품 주거지로 도약하려면 좋은 교육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다. 이곳에는 현재 초등학교 4곳, 중학교 1곳이 있다. 2006년부터 중학교 신설을 추진했지만 무산됐고 2015년 교육부로부터 자체 재원으로 중학교를 짓는다는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순천시와 전남도교육청,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중흥건설은 2017년 매곡동에 있는 삼산중을 신대지구로 옮겨 짓고 기존 학교 부지는 중흥건설에 양도하는 협약을 맺었다. 중흥건설은 공시지가 110억 원 정도인 기존 삼산중 부지를 양도받고 새 학교 부지와 건물 신축비 등 248억 원을 부담키로 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내년에 삼산중이 개교하려면 지난해 말 공사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갈등으로 지연되고 있다”며 “이달 말까지 착공되지 않으면 정상 개교가 어려워 학생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중흥건설 측은 순천시가 신대지구 옆에 조성할 예정인 선월지구(98만 m²·6000가구 입주)에서 발생하는 오폐수를 시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받아준다는 구두 약속을 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아 삼산중 신축이 미뤄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선월지구 옆에 혐오시설인 하수종말처리장을 새로 짓는다면 입주자 반발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순천시는 선월지구 오폐수를 시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받아준다는 구두 약속을 한 적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또 시 하수종말처리장의 최대 처리 용량이 하루 13만 t인데 현재 적정 처리 용량에 육박했다고 설명했다. 순천시는 중흥건설이 삼산중 개교를 하수종말처리장 문제와 연계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시민들은 양측 주장에 갑론을박이다. 일부에서는 중흥건설이 신대지구 아파트 하자 보수를 잘해 주지 않고 이윤만 챙긴다고 쓴소리를 한다. 하지만 중흥건설은 아파트 하자 보수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사회 환원에도 애쓰고 있지만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등은 중재 방안을 찾고 있다. 일부에서는 공개토론회 등을 통해 해결 방안을 찾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효승 전 순천교육공동체 상임대표(58)는 “양측이 구두 약속을 했는지 확인하고 조속히 합리적 해결 방안을 찾아 학생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시는 혈세투입 논란이 일고 있는 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의 예산 투입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광주 제2순환도로 관리업체 전 대표의 불법 행위는 논란을 키우고 있다. 광주 제2순환도로 구간은 두암 나들목∼지원 나들목(5.67km)이다. 이 구간은 맥쿼리가 2000년 수익형 민자사업(BTO) 방식으로 완공했고 2028년까지 운영한다. 광주시는 지난해 제2순환도로 1구간 운영비 등으로 267억 원을 지급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2016년 재협상을 통해 2028년까지 투입할 예산 1000억 원을 줄이는 등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광주 제2순환도로 관리업체의 전 대표가 불법 행위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송각엽)는 하청업체에 친인척을 허위 취업시키고 하청업체로부터 차량 두 대를 제공받은 혐의(배임수재) 등으로 기소된 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 관리업체 전 대표 정모 씨(56)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정 씨는 2011년 3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처남 부인과 여동생을 하청업체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급여 명목으로 3억1000만 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4년부터 3년 넘게 고급 승용차 2대를 렌트한 뒤 차량 렌트 비용 8000만 원을 하청업체가 내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문제가 된 관리업체 지정은 맥쿼리 측에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가 관리업체를 직접 운영하는 공익처분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송각엽)는 택시기사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 상처를 입힌 혐의(운전자 폭행치상)로 기소된 A 씨(57)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0월 20일 오후 7시경 광주에서 지인과 함께 B 씨(59)가 모는 택시를 탔다. A 씨는 택시가 목적지에 도착하자 ‘불친절하다’는 이유를 대며 택시기사 B씨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이 과정에서 B 씨는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다. 현행법상 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폭행은 가중처벌 대상이어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A 씨는 법정에서 “택시가 운행 중이거나 일시 정차 중이 아니라 정차했다”고 주장했다. 가중처벌을 피하기 위해 ‘운행 중인 운전자를 폭행한 것은 아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 씨는 운전석 문을 열고 앉아있던 B 씨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 기어와 브레이크 등이 작동돼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B 씨가 하차를 위해 일시 정차 중이었다고 하더라도 폭행으로 승객과 보행자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었다면 운행 중에 해당 된다”고 판단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14일 오후 4시경 전남 강진군 길가. 술에 취한 이모 씨(49)가 초등학생 A 양(11)의 손목을 잡고 “부모가 누구고 어디에 살지 않느냐”며 끌고 가려 하자 A 양은 저항했다. 이 장면을 도로변의 한 사무실에서 일하던 50대 여성 B 씨가 봤다. B 씨는 성범죄자 우편고지제도에 따라 집에 온 우편물에서 이 씨의 얼굴 사진을 본 기억이 떠올라 112에 신고했다. A 양을 300m 정도 끌고 가던 이 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신고 5분 만에 붙잡혔다. 전남 강진경찰서는 17일 이 씨를 약취유인 혐의로 구속했다. 무직인 이 씨는 A 양이 다니는 학교와 집, 부모 등을 사전에 파악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전과 5범인 이 씨는 아동 상대 성범죄 전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범죄자 우편고지제도는 법원이 신상정보 공개명령을 내린 성범죄자의 사진과 거주지 주소를 그가 사는 지역 주민과 어린이집 등에 알리는 제도. B 씨는 경찰에서 “자녀를 둔 부모로서 성범죄 신상정보등록 대상자 사진을 유심히 보고 얼굴을 익혀 뒀다”고 말했다. 강진=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자유한국당의 ‘5·18 민주화운동 모욕’에 분노한 광주 시민들이 39년 전 항쟁의 거리였던 광주 동구 금남로에 모여 ‘5·18 공청회 망언’을 규탄했다. 5월 단체는 제주 4·3사건, 대구 2·28 학생의거, 부산 부마항쟁 단체와 함께 역사를 왜곡하는 세력에 대응하는 전국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는 16일 오후 4시부터 두 시간 동안 옛 전남도청 앞 금남로 거리에서 ‘자유한국당 3인 망언의원 퇴출과 5·18역사왜곡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범시민궐기대회’를 열었다. 궐기대회에는 이용섭 광주시장과 광주전남에 지역구를 둔 여야 국회의원을 비롯해 5월 단체, 시민사회단체, 시민 등 5000여 명(주최 측 추산 1만 명)이 참석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발포명령을 거부한 고 안병하 치안감의 아들 호제 씨와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인물 김사복 씨의 아들 승필 씨가 궐기대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용섭 시장은 “자유한국당 전신인 신한국당 소속이던 고 김영삼 대통령이 국가 차원에서 5·18을 재평가해 특별법을 제정한 뒤 5월 피해자는 민주유공자로, 가해자는 헌정질서 파괴자로 규정됐다”며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이 지지 세력을 결집하기 위해 5·18을 악용하는 자가당착에 빠졌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또 “국회는 여야 4당이 제소한 자유한국당 망언의원 3명을 즉각 제명하고 독일과 프랑스의 홀로코스트 처벌법처럼 5·18역사왜곡처벌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후식 5·18 부상자회장이 시민들을 향해 “5·18 당시 시민군 대변인을 하다 희생된 고 윤상원 열사와 고 문재학 군이 폭도이며 게릴라입니까”라고 하자 시민들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학 군(당시 광주상고 재학)은 1980년 5월 26일 당시 전남도청을 사수하던 중 어머니 김길자 씨가 찾아와 귀가할 것을 종용했지만 “친구들이 있다”며 어머니를 돌려보낸 뒤 다음 날 계엄군이 쏜 총탄에 숨졌다. 현재 국립 5·18민주묘지 1묘역 2-34번에 안장돼 있다. 김 회장은 김길자 씨가 5·18 망언에 두 번 가슴 아파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5월 진실을 마지막으로 규명할 5·18진상조사위원을 즉각 추천하고 그러지 못할 경우 추천권을 포기해야 한다”며 “야당은 자유한국당을 대신해 5·18진상조사위원을 추천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정치적 목적을 위해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한 사람들을 단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시민 김종숙 씨(59·여)는 “경상도 산골에서 농사를 짓던 스무 살의 나이에 1980년 5·18을 접했고 광주에서 그날의 현장을 보고 들은 뒤 가슴이 너무 아팠다. 김진태 의원 등의 망언을 듣고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 있는지’라는 생각에 분노가 치밀었다. 모두가 연대해 망언 의원들을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 정기태 씨(77)도 “일부 정치인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5·18 망언을 하는 것에 화가 나 궐기대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궐기대회가 끝난 뒤 5·18역사왜곡방지법 제정을 다짐하는 각 정당 결의, 5월 노래 공연, 망언의원 퇴출 촉구, 자유한국당을 규탄하는 퍼포먼스 등이 이어졌다. 5월단체와 시민사회단체, 정당, 종교계 등의 대표 25명은 최근 5·18 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를 결성하고 5·18 역사왜곡 방지를 위한 서명운동과 전국 범국민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광주운동본부는 23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광장이나 국회 앞에서 열리는 궐기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