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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인 9월 10일 “말기암 판정 2개월 만에 완치… 맨발 걷기가 기적 만들어”란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과 9월 16일자 동아일보 A33면 “절망의 말기암 판정… 맨발 걷기로 두 달 뒤 건강 좋아져” 칼럼 여파로 전국에 맨발걷기 열풍이 불고 있다.9월 17일 오후 3시에 진행된 서울 대모산 맨발걷기숲길힐링스쿨엔 3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열리는 스쿨엔 평소 30~50여명이 참여하는데 이날은 경기 남양주 와부 금대산을 걷고 전립선 말기암을 극복했다는 박성태 씨(73) 스토리를 접하고 거의 10배에 달하는 사람들이 찾은 것이다.2016년부터 맨발걷기숲길힐링캠프를 운영하고 있는 박동창 맨발걷기시민운동본부 회장(70)은 “추석 연휴부터 주말 산행에 맨발로 걷는 분들이 많이 늘었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고 했다. 서울 수도권 북한산과 관악산은 물론 영남알프스, 경남 창원 불모산, 제주도 한라산과 오름에서도 맨발로 걷는 인파가 늘고 있다는 소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카페, 블로그 등을 통해서 이어지고 있다.박 회장은 이런 맨발걷기 열풍에 “맨발걷기가 몸에 좋기는 하지만 조심해야 할 것도 있다”며 주의 사항을 강조했다.먼저 준비운동을 해야 한다. 걷기지만 맨발로 산을 오르는 운동이기 때문에 스트레칭과 각 관절을 돌려주는 준비운동을 해야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둘째, 시선을 항상 1m 앞을 주시해야 한다. 맨발로 걷기 때문에 돌 조각이나 유리 조각 등 위험물을 피해서 걸어야 한다. 요즘 가을이라 밤송이가 떨어져 있어 밤 가시에 더 주의해야 한다. 셋째, 발을 질질 끌지 말고 또박 또박 걸어야 한다. 피부 손상을 막을 수 있다. 넷째, 사람들이 걷는 길만 걸어라. 옆길로 새면 가시 등 위험 물질을 밟아 다칠 수 있다. 다섯째, 파상풍예방접종을 맞아라. 혹 쇳조각 같은 것을 밟을 수 있으니 미리 조심하는 게 좋다. 파상풍예방접종은 10년에 한번만 맞으면 된다.맨발걷기의 효과를 직접 체험하고 관련 책을 다수 출간한 박 회장은 “맨발로 걸으면 지압효과와 접지효과(Earthing)로 면역력이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맨발로 맨땅을 걸으면 지표면에 놓여 있는 돌멩이나 나무뿌리, 나뭇가지 등 다양한 물질이 발바닥의 각 부위와 상호마찰하고, 땅과 그 위에 놓인 각종 물질이 발바닥의 각 반사구를 눌러준다. 발바닥 자극은 오장육부 등 모든 신체기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고대 중국과 이집트에서부터 이어졌다.접지는 맨발로 땅을 밟는 행위다. 시멘트 아스팔트 등은 효과가 없다. 황톳길이 가장 좋다. 우리 몸에 30~60 밀리볼트의 양전하가 흐르는데 맨발로 땅을 만나는 순간 0볼트가 된다. 땅의 음전하와 만나 중성화되는데 이때 우리 몸에 쌓인 활성산소가 빠져나간다. 박 회장은 “원래 활성산소는 몸의 곪거나 상처 난 곳을 치유하라고 몸 자체에서 보내는 방위군이다. 치유하고 나면 활성산소는 몸 밖으로 배출돼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하고 몸속을 돌아다니면서 멀쩡한 세포를 공격해 악성 세포로 바뀌게 한다. 암 등 각종 질병이 활성산소의 역기능 탓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접지가 활성산소 제거에 효과적”이라며 “박 씨도 접지의 효과를 봤을 것”이라고 했다.일부에서는 의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반박하지만 박성태 씨를 비롯해 최근 맨발걷기로 건강을 되찾은 사례는 많다.박 씨는 1월말 전립선암 말기판정을 받고 맨발걷기로 2개월 만에 건강을 되찾았다. 박 씨 스토리다.“허리가 아파 병원에 갔더니 정밀조사 결과 PSA(전립선 특이 항원) 수치가 935 ng/ml라는 겁니다. PSA 4 ng/ml 이하가 정상인데…. 전이가 돼 흉추 9, 10번이 시커멓게 썩었다고 하더군요. 의사가 더 치료가 불가능하니 그냥 집에서 운명대로 살다 가시라고 했어요.”청천벽력이었다. 포스코에서 오래 일했고 서울교통교사 연수원에서 교수로 일하면서도 건강을 위해 주기적으로 산을 찾았던 그였다. “대한민국에 내가 오르지 않은 산이 없다”고 할 정도로 등산에 열성적이었다. 충격에 누워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 딸 민정 씨(42)가 박동창 회장이 2021년 쓴 ‘맨발로 걸어라’란 책을 사다 줬다. ‘맨발로 걸으면 암도 이길 수 있다’는 내용의 책이었다. 박 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책을 읽었고 집 근처 금대산을 찾아 맨발걷기를 시작했다.처음엔 맨발과 팔로 기어서 올랐다. “팔다리에 힘이 없어 한 100~200m 정도도 못 올랐다”고 했다. 그런데 한 일주일 기어오르니까 다리에 힘이 조금씩 생겼다. 그는“한달 정도 돼서는 왕복 4km를 걸을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 2시간이면 다녀오는 길을 저는 4,5시간 걸었다. 그렇게 맨발로 걷고 2달여 만에 병원에 갔더니 그야말로 기적이 일어났다”고 했다.4월 29일 검사에서 PSA 수치가 0.059ng/ml로 떨어져 있었다. 그는 “MRI(자기공명촬영) 결과 새까맣던 흉추도 하얗게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말기암 판정 5개월여 뒤인 7월 29일 검사에선 PSA 수치가 0.008 ng/ml였다. 그는 “그 때 의사가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이 아니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고 했다. 박 씨가 말기암을 극복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금대산은 맨발걷기 명소가 됐다. 박 씨가 걷는 새벽에 100여명, 하루 전체적으로는 2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금대산을 맨발로 걷고 있다. 지역주민 외에 타지에서도 찾고 있다. 박 씨는 요즘엔 매일 금대산 황톳길 8km를 맨발로 4~5시간 걷고 있다.박 씨와 거의 동시에 금대산을 걷기 시작한 73세 남성은 뇌경색 수술 후유증으로 온 마비와 언어 장애가 개선됐다. 만성 습진으로 머리에서 진물까지 나던 정영신 씨(79)는 맨발걷기 5개월 만에 정상 피부를 되찾았다. 박 회장은 "요즘 안성기 씨가 앓고 있다는 혈액암 등 다양한 질병을 맨발로 걷고 극복한 사례가 맨발걷기시민운동본부 회원들에겐 많다"고 했다.2006부터 대전 계족산 황톳길을 거의 매일 맨발로 걷고 달리는 ‘마라톤 마니아’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63)은 “혈색이 좋아졌고 친구들로부터 젊어졌다는 소릴 듣는다”고 했다. 조 회장은 “술도 많이 마시는데 다음날 새벽 맨발로 달리고 나면 모든 피로가 날아간다”고 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노르딕워킹이 강원도 인제까지 파고들었다. 다이어트와 자세 교정 등 노르딕워킹의 운동 효과가 알려지면서 지자체에서 지역민의 건강증진과 지역 알리기 차원에서 적극 배우기에 나선 것이다. 주연서 (사)국제노르딕워킹협회(INWA·International Nordic Walking Association) 한국지부(INWA KOREA) 사무국장(50)은 최근 “9월 5, 6일 강원도 인제에서 INWA 지도자과정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했다. 26, 27일에 2차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인제군(인제군청, 인제로컬투어사업단)이 수도권 관계 업체(서울도심권50플러스센터, (주)패스파인더 비콥 등)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인제 살리기’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주 국장은 “노령화 되는 지역민들에게 건강을 챙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장기적으로 인제를 노르딕워킹 명소로 알려 사람들이 많이 찾게 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경기 부천성모병원 간호사회와 부천시 약사회, 부천지역 시민단체도 건강 증진을 위해 노르딕워킹을 시작했다. 3개 단체 동아리인 ‘워킹홀릭’은 INWA KOREA와 함께 ‘노르딕워킹 100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정옥 워킹홀릭 회장(중환자간호팀 응급의료센터 A Unit)은 “바른 자세와 바른 보행으로 몸의 통증은 없애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며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노르딕워킹 열풍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노르딕워킹은 1990년대 중반 핀란드 등 북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도 2000년대 초중반 들어와 한 때 반짝 인기를 끌고 일부 마니아층에서만 즐기는 운동이었지만 최근 운동 효과가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 노르딕워킹은 노르딕 스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걷기 방법으로 ‘폴 워킹(Pole walking)’이라고도 한다. ‘노르드(Nord)’는 '북방(北方)'을 뜻하는 말로서, 노르딕 스키는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 발달했다. 스칸디나비아의 산지는 알프스 산악지방의 가파른 지형과는 달리 대부분 낮은 언덕과 평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긴 겨울에 눈이 많이 쌓인 지역을 이동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스키가 발달했다. 노르딕 스키는 낮은 언덕과 평지가 대부분인 발원지의 지형 특성이 반영되어 평지와 언덕을 가로질러 긴 코스를 완주하는 거리 경기 등으로 나뉘는데 평지와 언덕을 걷는 것으로 발전시킨 것이 노르딕워킹이다. 노르딕워킹이 주목받는 이유는 운동량과 자세교정이다. 하버드보건대학교 등 세계 유명대학 연구 결과 노르딕워킹의 운동효과는 다른 운동보다 뛰어 났다. 그 이유로 우리 몸 근육의 80~90%를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 주 사무국장은 노르딕워킹 효과를 체험하고 ‘노르딕워킹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주 국장은 2021년 7월 24일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에 ‘걷기만 했는데 확 빠져… 의사도 놀란 노르딕워킹 효과’로 쓴 인물이다. 그는 노르딕워킹으로 체력, 특히 심폐지구력이 좋아지는 효과를 직접 체득했다. 평소 요가와 수영, 골프, 사이클, 배드민턴 등 다양한 운동을 즐겼던 주 국장은 사업을 하면서는 주로 피트니스센터에 가서 건강관리를 하고 있었다. 노르딕워킹을 접한 뒤엔 노르딕워킹에 집중하고 있다. 2016년부턴 모든 사업을 접고 지인을 통해 INWA KOREA에서 전문 강사로 활약하게 됐다. 주 국장은 체계적인 INWA 교육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있다. 주 국장은 네덜란드와 핀란드에 가서 전문 강사 자격증도 획득했다. “노르딕워킹의 장점은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걷게 해준다는 겁니다. 폴을 활용해 걷기 위해서는 상체에서 어깨의 움직임이 중요합니다. 상체는 어깨가 운동의 시작입니다. 발이 나갈 때 어깨도 함께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땅에 짚은 뒤 폴을 끝까지 밀어줘야 보폭이 커지고 운동량도 배가 됩니다.” 주 국장은 INWA의 10단계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바른 자세와 바른 보행, 바른 폴 사용법을 지도하고 있다. 그는 “폴을 잡고 걸으려 하는 순간 가슴이 펴진다. 가슴을 펴지 않으면 폴을 잘 사용할 수 없다. 자세교정에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거북목, 굽어진 등도 교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우리 몸은 큰 근육을 잘 써야 에너지 소비가 잘 됩니다. 걸을 때 허벅다리 장딴지가 가동하는데 폴을 잡고 밀면서 걸으면 팔과 어깨 근육은 물론 대흉근과 견갑근, 광배근, 척추기립근 등 상체의 큰 근육도 힘을 쓰게 됩니다. 몸 전체 근육의 90% 이상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에너지 소비가 극대화 됩니다. 다이어트에 좋은 이유입니다. 하지만 최소 3주 이상해야 운동의 효과가 나타납니다. 한달 정도 하면 체중 변화는 크게 없지만 몸이 균형 있게 변합니다.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늘고 지방이 없어집니다. 일종의 몸의 탈바꿈이라고 할까요. 3개월 이상 하면 다이어트 효과가 크게 나타납니다. 최소 하루 60~90분은 해야 합니다.” 주 국장은 노르딕워킹 3개월로 10kg을 감량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노르딕워킹은 잘못된 자세로 몸이 틀어진 학생들의 자세도 잡아줄 수 있다”고 했다. 어르신들이 노르딕워킹을 하면 통증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걸을 때 무릎, 허리, 고관절 등에 통증이 있는 분들이라면 폴을 집고 걸으면 통증완화를 할 수 있습니다. 폴로 지면을 압박하기 때문에 무게를 분산시켜 줍니다. 자세 고정에 따른 통증완화도 됩니다. 특히 고관절이 틀어져 있는 분들에게 효과적입니다.” 노인 농업 인구가 많은 인제 등 인구집중 도시 외 지역에서 노르딕워킹을 보급하려고 하는 이유다. 힘든 농사일로 망가진 몸을 다시 바로잡을 수 있는 좋은 운동이기 때문이다. 주 국장은 "걷기도 좋은 운동인데 제대로 걸으려면 노르딕워킹으로 자세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금대산이 최근 맨발 걷기 명소가 됐다. 1월 말 전립샘암 말기 판정을 받고 맨발 걷기를 한 지 2개월 만에 나아졌다는 박성태 씨(73)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박 씨가 걷는 새벽에 100여 명, 하루 전체로는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금대산을 맨발로 걷고 있다. 박 씨의 스토리가 그만큼 극적이었다. “허리가 아파 병원에 갔더니 정밀조사 결과 PSA(전립샘 특이 항원) 수치가 mL당 935ng(나노그램)이라는 겁니다. PSA 4ng 이하가 정상이라는데…. 전이가 돼 흉추 9, 10번이 시커멓게 썩었다고 하더군요. 의사가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하니 그냥 집에서 운명대로 살다 가라고 했어요.” 청천벽력이었다. 포스코에서 오래 일했고 서울교통공사 연수원에서 교수로 일하면서도 건강을 위해 주기적으로 산을 찾았던 그였다. “대한민국에 내가 오르지 않은 산이 없다”고 할 정도로 등산에 열성적이었다. 충격으로 누워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딸 민정 씨(42)가 박동창 맨발걷기시민운동본부 회장(70)이 2021년 쓴 ‘맨발로 걸어라’란 책을 사다 줬다. ‘맨발로 걸으면 암도 이길 수 있다’는 내용의 책이었다. 박 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책을 읽었고 집 근처 금대산을 찾아 맨발 걷기를 시작했다. 처음엔 맨발과 팔로 기어서 올랐다. “팔다리에 힘이 없어 100∼200m도 못 올랐다”고 했다. 그런데 일주일가량 기어오르니까 다리에 힘이 조금씩 생겼다. 그는 “한 달 정도 돼서는 왕복 4km를 걸을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2시간이면 다녀오는 길을 나는 4, 5시간 걸었다. 그렇게 맨발로 걷고 두 달여 만에 병원에 갔더니 그야말로 기적이 일어났다”고 했다. 4월 29일 검사에서 PSA 수치가 mL당 0.059ng으로 떨어져 있었다. 그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새까맣던 흉추도 하얗게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말기암 판정 5개월여 뒤인 7월 29일 검사에선 PSA 수치가 0.008ng이었다. 그는 “그때 의사가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이 아니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고 했다. 맨발 걷기의 효과를 직접 체험하고 관련 책을 다수 출간한 박 회장은 “맨발로 걸으면 지압효과와 접지효과(Earthing)로 면역력이 좋아진다”고 했다. 맨발로 맨땅을 걸으면 지표면에 있는 돌멩이나 나무뿌리, 나뭇가지 등이 발바닥의 각 부위와 마찰하고, 지면 위 각종 물질이 발바닥의 각 반사구를 눌러 준다. 발바닥 자극은 오장육부 등 모든 신체기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고대 중국과 이집트에서부터 이어졌다. 접지는 맨발로 땅을 밟는 행위다. 시멘트 아스팔트 등은 효과가 없다. 황톳길이 가장 좋다. 우리 몸에 30∼60mV(밀리볼트)의 양전하가 흐르는데 맨발로 땅을 만나는 순간 0V가 된다. 땅의 음전하와 만나 중성화되는데 이때 우리 몸에 쌓인 활성산소가 빠져나간다. 박 회장은 “원래 활성산소는 몸의 곪거나 상처 난 곳을 치유하라고 몸 자체에서 보내는 방위군이다. 치유하고 나면 활성산소는 몸 밖으로 배출돼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하고 몸속을 돌아다니면서 멀쩡한 세포를 공격해 악성 세포로 바뀌게 한다. 암 등 각종 질병이 활성산소의 역기능 탓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접지가 활성산소 제거에 효과적”이라며 “박 씨도 접지의 효과를 봤을 것”이라고 했다. 일부에서는 의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반박하지만 최근 맨발 걷기로 건강을 되찾은 사례가 많다. 박 씨와 거의 동시에 금대산을 걷기 시작한 73세 남성은 뇌경색 수술 후유증에 따른 마비와 언어장애가 개선됐다. 만성 습진으로 머리에 진물까지 나던 정영신 씨(79)는 맨발 걷기 5개월 만에 정상 피부를 되찾았다. 2006부터 대전 계족산 황톳길을 거의 매일 맨발로 걷고 달리는 ‘마라톤 마니아’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63)은 “잔병치레가 없고 친구들이 혈색이 좋아져 젊어졌다고 한다”고 했다. 박 씨는 요즘엔 매일 금대산 황톳길 8km를 맨발로 4∼5시간씩 걷고 있다. ‘맨발 걷기 전도사’가 된 그는 “다시 태어났는데 이젠 100세까지는 살아야겠다”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의사가 기적이라고 밖에 할말이 없다고 했어요. 정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등산 마니아 박성태 씨(73)는 1월말 전립선암 말기 판정을 받고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그는 “정밀검사 결과 의사가 더 치료가 불가능하니 그냥 집에서 운명대로 사시다 돌아가시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길어야 한두 달. 그런데 7개월여가 지난 지금도 그는 건강하게 살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월 말 허리가 아파 병원에 갔더니 전립선암 말기라고 하더라고요. 전 베트남 참전용사로 국가유공자라 중앙보훈병원에서 진단 받았습니다. PSA(Prostate Specific Antigen·전립선 특이항원·전립선암의 선별검사 및 치료 판정을 위한 종양지표지자 검사)가 935 ng/mL라는 겁니다. PSA 4 ng/Ml 이하가 정상이라는데…. 너무 놀라서 그동안 아무 증상이 없었다고 했더니 전립선암은 증상이 없다 갑자기 나타난다고 하더군요. 전이가 돼 흉추 9, 10번이 시커멓게 썩었다고 하더군요. 참 나…. 방법이 죽을 방법 밖에 없다니. 하느님이 원망스러웠습니다.” 한마디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다. 포스코에서 오래 일했고 서울교통공사 연수원에서 교수로 일하면서도 건강을 위해 산을 찾았던 그였다. “대한민국에 내가 오르지 않은 산이 없다”고 할 정도였다. 그런데 말기 암이라니. 서지도 못하고 앉지도 못해 누워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 딸 민정 씨(42)가 박동창 맨발걷기시민운동본부 회장(70)이 2021년 쓴 ‘맨발로 걸어라’란 책을 사다 줬다. ‘맨발로 걸으면 암도 이길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책이었다. 박 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책을 다 읽었고 맨발 걷기를 시작했다. “그 책을 읽고 맨발로 걸으면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습니다. 일어 설 수도 없었지만 벽을 잡고 섰고 걷는 연습을 했습니다. 한 보름 했더니 조금씩 걸을 수 있었죠. 그래서 집 근처 금대산을 찾았습니다.” 경기도 남양주 와부 금대산은 박 씨 집에서 10분정도 떨어진 곳이다. “처음엔 맨발과 팔로 기어서 올랐어요. 다리와 팔에 힘이 없어 걸을 수가 없었죠. 한 100~200m 정도도 못 올랐죠. 기어오르면서 진짜 많이 울었습니다. ‘왜 나만 이런 병이 걸렸을까’ 원망도 많이 했죠. 한 일주일 기어오르니까 다리에 힘이 조금씩 생기는 것을 느끼겠더라고요. 한달 정도 돼서는 왕복 4km를 걸을 수 있었죠. 다른 사람들 2시간이면 다녀오는 길을 저는 4,5시간 걸었어요. 그렇게 맨발로 걷고 2달여 만에 병원에 갔더니 그야말로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4월 29일 검사에서 PSA 수치가 0.059ng/mL로 떨어진 것이다. 그는 “MRI(자기공명촬영) 결과 새까맣던 흉추도 하얗게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말기암 판정 5개월여 뒤인 7월 29일 검사에선 PSA가 0.008 ng/mL로 떨어져 있었다. “그 때 의사 선생님이 기적이 아니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했죠. 의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맨발걷기가 도대체 어떤 효과를 발휘한 것일까? 맨발걷기의 효과를 직접 체험하고 ‘맨발걷기의 즐거움(2006)’ ‘맨발걷기의 기적(2019)’ ‘맨발로 걸어라’ 등 책을 쓴 박동창 회장은 맨발걷기가 면역력을 높이는 이유에 대해 지압효과(Reflexology)에 더해 접지효과(Earthing)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압은 고대 중국과 이집트 등지에서 사용했고 1913년 윌리엄 피츠제럴드 박사가 몸의 특정 부위에 압력을 가하면 연관 부위에 마취 효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체계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피츠제럴드 박사는 신체의 각 부위를 10개의 동등한 수직구역으로 구분하고 한 부위에 압력을 가하면 해당 부위의 모든 신체기관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존 세러피(Zone Therapy)’라는 이름으로 학계에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맨발로 맨땅을 걸으면 지표면에 놓여 있는 돌멩이나 나무뿌리, 나뭇가지 등 다양한 물질이 발바닥의 각 부위와 상호마찰하고, 땅과 그 위에 놓인 각종 물질이 발바닥의 각 반사구를 눌러준다. 자연 지압인 것이다. 한의학에서도 맨발걷기를 권장하고 있다. 지압 중에선 발바닥 아치가 주는 효과도 중요하다. 박 회장은 “인체공학적으로 아치가 탄력적으로 움직이면서 발밑에서부터 피를 잘 돌게 해야 하는데 신발을 신으면서 그런 효과가 사라졌다. 신발이 만병의 근원”이라고 설명했다. 신발 깔창 때문에 아치가 압축 이완이 덜되고 부도체인 고무가 접지도 막고 있다는 것이다. 박동창 회장은 “박성태 선생님이 산에 다니고도 암에 걸린 이유는 신발의 문제다. 신발을 신고 다니면 몸 안에서 활성산소가 계속 생성이 돼가지고 빠져나가지 못한다. 그럼 병이 걸린다. 주기적으로 맨발로 흙길을 걸어야 몸속의 나쁜 물질이 다 빠져 나간다”고 했다. 접지는 맨발로 땅을 밟는 행위다. 시멘트 아스팔트 등은 효과가 없다. 박 회장은 “황톳길이 가장 좋다”고 했다. 우리 몸에 30~60 밀리볼트의 양전하가 흐르는데 땅과 맨발로 만나는 순간 0볼트가 된다. 땅의 음전하와 만나 중성화된다. 이때 우리 몸에 쌓인 활성산소(Oxygen Free Radical)가 빠져나간다. 박 회장은 이를 맨발걷기 접지의 항산화효과로 불렀다. 박 회장은 “활성산소는 양전하를 띤 상태에서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한다. 몸속을 돌아다니며 전압을 올린다. 원래 활성산소는 몸의 곪거나 상처 난 곳을 치유하라고 몸 자체에서 보내는 방위군이다. 그러한 상처를 공격하여 치유하고 나면 활성산소는 맨발과 맨땅의 접지를 통해 몸 밖으로 배출돼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하고 몸속을 돌아다니면서 몸의 멀쩡한 세포를 공격해 악성 세포로 바뀌게 한다. 우리 몸에 암이나 심혈관 질환 등 각종 성인병이 발생하는 이유가 활성산소의 역기능에서 비롯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2010년 미국의 전기기술자인 클린트 오버가 접지 원리를 발표했고 심장전문의 스티븐 시나트라 박사 등 의사들과 공동작업해 그 치유효과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 결과를 ‘어싱(Earthing)이라는 책으로 엮었다. 2013년 미국 ’대체 및 보완의학학회지‘에 발표된 ’접지는 혈액의 점성을 낮춰준다(스티븐 시나트라 등)‘는 논문에 따르면 끈적끈적한 점성이 있는 혈액이 맨발걷기 40분 뒤 깨끗해졌다. 또한 적혈구 제타전위(Zeta Potential·표면 세포간 밀어내는 힘)를 평균 2.7배 높여줘 혈류 속도가 2.7배로 빨라졌다. 박 회장은 이를 ’천연의 혈액희석효과‘로 불렀다. 박 회장은 “맨발걷기는 우리 몸의 중요한 에너지인 ATP(아데노신삼인산)생성에도 큰 도움이 된다. ATP가 활성화 되면 피부도 깨끗해지고 노화도 중단된다. 맨발걷기는 스트레스 받으면 올라가는 호르몬 코르티솔 분비도 안정시켜준다”고 말했다. 맨발걷기는 두뇌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박 회장은 “머리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 혈액 순환이 잘돼 머리가 깨끗해진다. 일본 토리야마유치원을 보자. 어릴 때 3살부터 6살까지 맨발로 뛰고 걷게 하는데 집중력이 엄청 좋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아이들이 3년 동안 책을 2000권 씩 읽는다.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자신감도 상승한다”고 했다. 맨발걷기로 새 생명을 얻은 박성태 씨는 7월 이후 매일 금대산 황톳길 8km 맨발로 걷고 있다. 매일 하루 4~5시간을 맨발로 걷는다. 그는 “이제 제 직업이 맨발걷기가 됐다”고 했다. 박 씨가 맨발걷기로 암을 치유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 금대산은 ‘맨발걷기 명소’가 됐다. 박 씨가 걷는 새벽에 60여명 전체적으로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금대산을 맨발로 걷고 있다. 박 씨는 이제 ‘맨발걷기 전도사’가 됐다. 처음 책을 사다준 딸 민정 씨는 “정말 믿기지 않아요. 암을 극복할 수 있는 여러 책 중 ‘맨발로 걸어라’가 있었다. 맨발로 걷는 게 아빠 암 치료의 70~80% 역할을 했다면 먹는 것도 중요했다고 본다. 암을 극복하는 식습관도 중요해 엄마와 제가 아빠 음식 관리를 많이 했다”고 했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52)은 "산을 4~5시간 씩 걸을 수 있다는 것은 50~60대의 체력은 된다는 의미다. 산의 오르막 내리막을 오가는 운동으로 체력도 좋아졌고 그로 인해 면역력도 좋아졌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박 씨는 말한다. “저를 보고 따라 하는 사람이 많이 생겼어요. 제가 ‘맨발로 걸어서 암이 완치됐다’고 얘기하면 안 믿을 것 같아서 ‘맨발로 걸어라’라는 책을 읽으라고 하죠. 그 책을 보고 따라서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9월 6일 박 씨의 연락을 받은 박 회장도 금대산을 찾았다. 서로 전화 통화하다 처음 봤다고 했다. 박 씨와 박 회장은 주민 10여 명과 함께 이날 금대산을 맨발로 걸었다. 박 회장은 2020년 9월 24일자 동아일보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에 ‘면역력 높이는 숲길 맨발걷기를 아시나요’, 9월 26일 dongA.com ‘간암 말기 환자 ’완치‘ 기적…맨발걷기의 놀라운 효과’로 소개 됐던 인물이다. 박 씨는 “박 회장님 때문에 제가 살았습니다. 새 생명을 얻었는데 이젠 100살까지는 살아야겠습니다”며 활짝 웃었다.※박동창 회장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서울 대모산에서 맨발걷기힐링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남양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2020년 4월 결혼한 딸 상견례를 테니스 코트에서 했다면 믿겠어요? 테니스 치는 저와 남편을 따라다니던 딸도 테니스를 쳤고 그러다보니 테니스 치는 남자를 사귀었죠. 사위 아버지도 테니스를 친다고 해 아예 상견례를 테니스장에서 했습니다. 우리 아들도 테니스에 빠져 있습니다. 사돈댁 자녀들도 아버지의 영향으로 테니스를 쳤습니다.” 고미주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 사무차장(55)은 남편 곽종배 인천연수구체육회 회장(60)의 권유로 연애시절인 22살 때 처음 라켓을 잡은 뒤 30년 넘게 코트를 누비고 있다. “본격적으로 테니스를 친 것은 결혼하고 첫 애를 낳은 뒤인 1996년부터예요. 부부들끼리 모여 테니스 치는 모임이 있었는데 서로 애도 봐주며 테니스를 즐기는 재미가 너무 좋았어요. 운이 좋았죠. 선수 출신 부부도 있어서 잘 배울 수 있었어요. 전 잘 못 쳤는데 라인 그어주고 심판도 봐주면 선수 출신들이 포핸드 백핸드 난타를 쳐줬죠. 그러면서 실력이 쌓였어요.” 한국 동호인 테니스에서 고 사무차장은 유명인사다. 지금까지 동호인 대회에서 130회 가까이 우승을 차지했다. 여성부는 개나리부(초급)와 국화부(고급)가 있는데 국화부에서 랭킹 1위를 무려 12년 연속하기도 했다. 동호인 대회는 가능한 많은 사람이 참가할 수 있도록 복식과 혼합복식만 열린다. A~E 등급이 있어 챔피언끼리는 한 조가 될 수 없는 규정도 있다. 고 사무차장은 30대 때 남편 곽 회장과 혼합복식에 출전해 2번 우승한 적도 있다. “처음엔 남편에게 배웠고 나중엔 개인 레슨을 받았어요. 아직 게임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29세 때 첫 대회에 나가서 개나리부 결승까지 올랐는데 30세 이상만 참가 가능하다고 해서 실격당한 적이 있죠. 30세 때 개나리부 우승했고 바로 국화부로 올라가서도 우승했죠. 국화부에서만 120번 넘게 우승했습니다.” 2019년엔 ‘테니스 스승’인 공기훈 코치와 짝을 이뤄 업스트림테니스 동호회 초청 국내 최강 프로암 혼합복식 인비테이셔날에서 우승해 상금 600만 원을 받기도 했다. 운동선수 출신은 아니었지만 ‘스포츠 본능’이 있었다. 그는 “대회 처음 나가면 대부분 떨지만 전 어떤 상황에서도 떨지 않았다. 그게 장점인 것 같다. 운동선수는 아니었지만 학창시절 달리기는 잘했다”고 했다. 테니스 입문 초창기엔 “코트에서 살았다”고 할 정도로 거의 매일 테니스를 친 것도 실력 향상의 원동력이었다. 그는 “집 앞 테니스코트로 유모차 끌고 가서 하루 종일 있다 집에 왔다. 그 땐 정말 테니스에 미쳐 살았다”고 했다. “가끔 제가 테니스 선수를 했으면 어땠을까도 생각해봤어요. 주위에서 선수했으면 정말 잘했을 것 같다고 해서요. 운동신경 좋은 딸도 선수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봤죠. 하지만 이렇게 즐기고 있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동호인 최강으로 군림하며 얻은 혜택도 많다. 라켓부터 유니폼, 운동화까지 후원을 받았다. 윔블던, US오픈, 프랑스오픈, 호주오픈 등 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도 현장에서 많이 봤다. KATA가 챔피언들에게 주는 기회였다. “윔블던에만 4번 갔는데 파란 잔디 위에서 흰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잘 꾸며진 코트에서 테니스 치는 장면이 너무 좋았어요. 윔블던은 유니폼과 운동화를 흰색으로 통일해야 합니다. 또 수많은 사람들이 코트에 들어가기 위해 티켓을 들고 2~3시간 여유 있게 기다리는 모습도 장관이었죠. 테니스를 제대로 즐기는 문화가 부러웠습니다.” 메이저대회 현장을 지켜보며 메이저 22승을 거둔 라파엘 나달(36·스페인)의 팬이 됐다. “어떤 상황에서도 볼 하나도 포기하지 않는 투지가 너무 좋아요. 정말 열심히 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나달 플레이를 본 사람은 다 나달 사랑에 빠져요.” 테니스에 대한 열정이 넘친 그를 본 성기춘 KATA 회장(72)이 2000년 초반 사무차장으로 영입했다. 1987년 만들어진 여성테니스 동호회 풀잎클럽의 회장을 최근까지 맡기도 했다. 고 사무차장은 개인사업을 하면서도 20년 넘게 동호인 테니스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았다. 그는 “언제 이런 상을 받아보겠냐?”며 “가문의 영광”이라고 했다. “테니스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딸 결혼할 때였죠. 저와 남편이 한조, 사위와 사돈이 한조로 복식을 치기도 했어요. 지금도 가끔 사돈 만나서 테니스 칩니다. 또 테니스의 장점은 다양한 분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업가, 의사, 변호사, 정치인까지…. 테니스도 치고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하고. 그 재미도 쏠쏠합니다.” 요즘은 테니스를 주 3~4회 치고 있다. 매주 화요일 모이는 풀잎클럽과 매주 화요일 목요일 일요일 치는 명문클럽을 나가고 있다. 동호인 남녀 최고수들이 모인 명문클럽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테니스를 친다. 그는 집이 있는 인천에서 경기 남양주체육문화센터 테니스코트까지 오가며 테니스를 치고 있다. 고 사무차장은 최근 열린 2022서울컵 동호인테니스대회에서 32강에서 졌다. “개나리부에서 우승하고 올라온 국화부 초보에게 경험 기회를 주기 위해서 함께 나갔는데 졌다”고 했다. 이젠 우승도 중요하지만 테니스 자체를 즐기고 있다. “이젠 제가 ‘언니’ 소리를 가장 많이 들어요. 그만큼 나이를 먹었단 얘기겠죠? 대회 우승하려면 연습도 많이 해야 하고, 그렇다보면 손목도 아프고. 이젠 즐기려고 합니다. 다른 것도 좀 하면서 살고 싶어요. 주 3~4회 치면서 이젠 인생을 건강하게 즐길 겁니다.” 고 사무차장은 최근 골프에도 입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테니스 코트는 한때 폐쇄됐지만 골프장은 폐쇄되지 않아 골프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그는 “테니스는 일정한 공간에서 다양한 기술을 발휘하며 격렬하게 뛰는 맛이 있다면 골프는 자연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으며 즐길 수 있다”고 했다. 테니스와 골프가 주는 재미가 다르기 때문에 함께 즐길 생각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테니스가 더 좋다. “테니스는 생활이죠. 매일 밥 먹듯 안 하면 안 되는…. 가족보다 동호인들과 더 자주 만나요. 누가 안 나오면 무슨 일이 있나 걱정이 되죠. 평생 이렇게 살다보니 이젠 테니스 없인 살 수 없을 것 같아요. 테니스 때문에 행복하고 건강합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결혼 전 남편의 권유로 테니스 라켓을 처음 잡았다. 본격적으로 테니스를 친 것은 결혼하고 첫애를 낳은 뒤인 1996년부터. 부부들끼리 모여 테니스 치는 모임이 있었는데 서로 애도 봐주며 테니스를 즐기는 재미에 빠져 30년 넘게 코트를 누비고 있다. 엄마 아빠를 따라다니던 딸과 아들도 테니스에 빠졌다. 고미주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 사무차장(55)은 “테니스가 있어 행복하고 건강하다”고 했다. “운이 좋았어요. 부부끼리 테니스 치는 모임에 들어갔는데 너무 좋았어요. 선수 출신 부부도 있고. 부부는 테니스 치고 아이들은 놀고. 게임 안 하는 사람들이 아이들을 돌봤죠. 저녁까지 먹고 헤어졌어요. 전 잘 못 쳤는데 라인 그어주고 심판도 봐주면 선수 출신들이 포핸드 백핸드 난타를 쳐줬죠. 그러면서 실력이 쌓였어요.” 한국 동호인 테니스에서 고 사무차장은 유명인사다. 지금까지 동호인 대회에서 130회 가까이 우승을 차지했다. 여성부는 개나리부(초급)와 국화부(고급)가 있는데 국화부에서 랭킹 1위를 무려 12년 연속 하기도 했다. 동호인 대회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참가할 수 있도록 복식과 혼합복식 경기만 열린다. A∼E등급이 있어 챔피언끼리는 한 조가 될 수 없는 규정도 있다. 고 사무차장은 30대 때 남편인 곽종배 인천연수구체육회 회장(60)과 혼합복식에 출전해 두 차례 우승하기도 했다. “처음엔 남편에게 배웠고 나중엔 개인 레슨을 받았어요. 아직 게임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29세 때 첫 대회에 나가서 개나리부 결승까지 올랐는데 30세 이상만 가능하다고 해서 실격당한 적이 있죠. 30세 때 개나리부 우승을 했고 바로 국화부로 올라가서도 우승했죠. 국화부에서만 120번 넘게 우승했습니다.” 동호인 최강으로 군림하며 얻은 혜택도 많다. 라켓부터 유니폼, 운동화까지 후원을 받았다. 윔블던, US오픈, 프랑스오픈, 호주오픈 등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 참관도 많이 했다. KATA가 챔피언들에게 주는 기회였다. 그는 “윔블던에만 4번 갔는데 파란 잔디 위에서 선수들이 흰색 유니폼을 입고 테니스 치는 장면이 너무 좋았다”고 회상했다. 현장에서 직접 지켜보며 메이저 22승을 거둔 라파엘 나달(36·스페인)의 팬이 됐다. “어떤 상황에서도 볼 하나도 포기하지 않는 투지가 너무 좋다”고 했다. 그의 플레이도 투지가 넘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니스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그를 본 성기춘 KATA 회장(72)이 2000년 초반 사무차장으로 영입했다. 1987년 만들어진 여성 테니스 동호회 풀잎클럽의 회장을 최근까지 맡기도 했다. 고 사무차장은 개인사업을 하면서도 20년 넘게 동호인 테니스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았다. “테니스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딸 결혼할 때였죠. 딸과 예비 사위도 테니스를 쳤고 사위 아버지도 테니스광이란 사실을 알았죠. 2020년 4월 결혼식을 앞두고 상견례를 인천 송도의 테니스코트에서 했죠. 저와 남편이 한 조, 사위와 사돈이 한 조로 복식을 치기도 했어요. 지금도 가끔 사돈 만나서 테니스 칩니다.” 테니스 초창기엔 “코트에서 살았다”고 할 정도로 거의 매일 테니스를 쳤다. 지금은 주 3∼4회 치고 있다. 매주 화요일에 모이는 풀잎클럽과 매주 화, 목, 일요일 치는 명문클럽을 나가고 있다. 동호인 남녀 최고수들이 모인 명문클럽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테니스를 친다. 그는 집이 있는 인천에서 경기 남양주체육문화센터 테니스코트까지 오가며 테니스를 치고 있다. 고 사무차장은 최근 골프에도 입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때 테니스코트는 폐쇄됐지만 골프장은 폐쇄되지 않아 골프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그는 “테니스는 일정한 공간에서 다양한 기술을 발휘하며 격렬하게 뛰는 맛이 있다면 골프는 자연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으며 즐길 수 있다”고 했다. 테니스와 골프가 주는 재미가 다르기 때문에 함께 즐길 생각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테니스가 더 좋다. “테니스는 생활이죠. 매일 밥 먹듯 안 하면 안 되는…. 가족보다 동호인들과 더 자주 만나요. 누가 안 나오면 무슨 일이 있나 걱정이 되죠. 이렇게 살다 보니 이젠 테니스 없인 못 살 것 같아요.”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문화체육관광부가 ‘제2의 신유빈과 조세혁’을 막기 위해 지난 정부의 체육정책을 손본다. 문체부는 29일 “학생선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시행한 지난 정부의 스포츠혁신위원회(혁신위) 권고에 대해 점검하고 현장 얘기를 들어본 결과 현실에 맞지 않다고 판단해 빠른 시간 안에 개선책을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2019년 6월 학생선수 관련 △출석 인정일수 축소 및 학기 중 주중 대회 금지(교육부) △학기 중 주중 대회의 주말 대회 전환(문체부) △소년체전 개편(문체부·교육부) 등을 해당 부처에 권고했고 단계적 시행에 들어갔다. 선수와 학부모, 지도자는 물론이고 스포츠 전문가들은 주말 및 방학에만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는 권고안이라고 반발했다. ‘탁구 신동’ 신유빈(18·대한항공)과 김나영(17·포스코에너지)이 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실업팀에 직행했고, 올해 윔블던테니스 14세부 남자 단식 챔피언 조세혁도 중학교를 자퇴하는 등 역효과도 나타났다. 골프와 테니스, 탁구 등 개인 종목 선수들은 일찌감치 학교를 그만두고 방송통신중고교 등을 다니며 운동하고 있는 게 현실이 됐다. 문체부는 “혁신위 권고안이 취지와 달리 부작용이 많았다. 학습권과 운동권이 조화롭게 보장되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기 어려워 진학을 포기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교육부와 협력해 학교체육 정책을 정상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판사→변호사→미국 골프대학 유학→스포츠 전문 변호사?→변호사….’ 심상치 않은 인생 역정처럼 보인다. 하지만 운동을 못하는 ‘몸치’에서 운동 마니아로 변화하는 유익한 몸부림이었다. ‘공부벌레’였던 법무법인 원 신용락 변호사(62)가 골프를 시작으로 등산, 암벽등반, 사이클 등을 즐기며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을 만들어가고 있다. 가족력인 간 질환으로 고생했지만 다양한 스포츠를 접하며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있다. “간 질환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의 영향인지 B형 간염으로 고생했어요. 판사 시설 누적된 피로감에 힘겨워하다 변호사 개업을 했는데 오히려 매일 늦잠을 자는 등 다소 나태한 삶이 이어졌죠. 집사람이 아침마다 ‘제발 동네 한바퀴라도 돌고 오라’고 했지만 쉽지 않았죠. 그 때 친구들 성화에 새벽 골프를 치며 골프 맛을 알았습니다.” 신 변호사는 결국 미국 골프유학까지 다녀오면서 인생이 바뀌게 됐다. “1998년 초 변호사 개업해 일하다보니 고민이 많았어요. 정의로운 사람만 대리하는 것도 아니고…. 새천년인 2000년을 앞두고 세상이 확 바뀔 것 같은 희망적인 얘기들이 나오기에 ‘나도 새로운 일을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미국 유학을 생각했죠. 그 때 선배 한분이 책을 보내줬습니다.” 신 변호사는 마크 매코맥의 ‘하버드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 것들’이란 책을 읽고 스포츠 전문 변호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매코맥은 예일대 법학대학원을 나온 변호사로 세계적인 스포츠 매니지먼트사인 IMG를 창설한 인물이다. 신 변호사는 “매코맥은 어떤 일을 하든 결국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코맥은 학창시절 골프 선수로도 활약했고 골프의 전설 아놀드 파머와 친하게 지냈다. 결국 세계적인 스포츠에이전트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국내에 골프 전문 변호사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골프 산업에도 관심이 생겨 공부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경희대 골프레저산업 최고위과정을 수료하며 유학준비를 한 뒤 2000년 여름 가족과 함께 미국 샌디에이고로 떠났다. 샌디에이고골프아카데미에서 2년간 골프에만 집중했다. 주 3회 라운드를 포함해 매일 골프를 치면서 골프 지도자자격과 매니지먼트 두 과정을 복수 전공했다. 그 때 운동이 인간에게 주는 가치를 체득하게 됐다. “몸을 움직이니 머리가 맑아졌습니다. 골프는 격한 신체운동은 아니지만 끝까지 공에만 집중하다보면 세상만사를 잊을 수 있죠. 물론 걸으면서 공을 치다보니 신체 건강도 따라왔죠.” 신 변호사는 골프는 자연친화적인 ‘게임’이라고 했다. “골프는 자연에 가서 사람들하고 어울리면서 게임을 하는 것으로 놀이에 가깝습니다. 격렬한 운동이라기보다는 정신 수양이죠. 온통 볼에만 집중해야 하는데 마음을 비우는 게 중요하죠. 공 좀 친 골퍼들이 얘기하죠. ‘힘 빼는 데 3년’이라고.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내려놓는 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부담 없이 즐기는 게 더 중요합니다.” 신 변호사는 골프 테크닉은 물론 골프 역사와 경영, 마케팅, 조직관리. 리조트 식음료 관리까지 골프와 관련된 모든 것을 배우고 돌아왔다. 골프업계에서 하고 싶은 사업 구상도 많이 했지만 아직 한국의 스포츠마케팅시장이 그를 받아줄 여력이 되지 않았다. 레슨 프로로 활동하기도 했고 경기 이천의 뉴스프링빌CC 대표를 하기도 했지만 결국 변호사의 길을 다시 걸어야 했다. 사법연수원에서 ‘골프회원권 계약’ 등 골프를 강의를 했고, 골프 등 스포츠 관련 법률 대리를 하기도 한다. “대기업 임원으로 있는 친구가 제 사업 구상에 대해 ‘아직 국내에선 쉽지 않다’며 말렸죠. 사실 국내 스포츠마케팅 시장이 그리 크지 않았고,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현장이 달랐어요. 그래서 다시 변호사로 돌아왔습니다.” 다시 일에 집중하다보니 몸 관리에 소홀하게 됐다. 그는 “친구가 도와달라고 해서 2005년부터 경기 의정부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함께 운영했는데 힘들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운동을 등한시 하다보니 몸이 좋지 않았죠. 2006년 쯤 등산 마니아인 친구가 산에 가자고 해서 따라 다니기 시작했어요”고 했다. 인터넷 산악회 동호인인 친구를 따라 오른 산은 힘들었다. 늘 헐떡거리며 끝에서 맴돌았다. 그해 겨울 눈 쌓인 북한산을 오른 뒤 설산에 빠져 매일 산에 오르다보니 체력이 좋아졌다. “눈 쌓인 북한산의 장관이 절 사로잡았죠. 그래서 거의 매주, 그리고 시간만 나면 북한산에 올랐어요. 다음해 봄부턴 산 오르는 게 즐거웠고 전국의 명산은 거의 다 올랐죠. 무박이일 산행, 겨울 설산 야영, 산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습니다.” 그 때쯤 암벽등반에도 빠졌고 인수봉에도 올랐다. 그는 “암벽등반은 버킷리스트에 있었는데 산을 오르다보니 암벽 고수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분들의 도움으로 바로 암벽에 오르기 시작했다”고 했다. 신 변호사는 “등산은 대자연의 품속으로 들어가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이다. 힘들지만 목표로 한 산 정상에 올랐을 때 느끼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신 변호사는 2020년 사이클에 빠져들었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친구들과 환갑기념으로 전국 각지 여행을 할 계획이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탓에 틀어지게 되면서 사이클을 타게 된 것이다. 그는 “재택근무하며 유튜브를 보다 자전거로 일본 여행하는 사람을 보면서 ‘그래 이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사이클 전도사를 자청하는 친구 2명의 도움을 받아 타기 시작해 그해 인천에서 부산까지 국토종주 633km를 완주했다. 신 변호사는 “어릴 적 자전거 탄 경험이 있어서인지 쉽게 탈 수 있었다. 사이클이 이렇게 매력적인지 새롭게 다가왔다”고 했다. “저도 한 때 4대강 사업에 대해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이클을 타고 돌아다니면서 스포츠 시설 하나는 제대로 만들어놨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자전거길, 산책길은 물론 축구장 야구장 등 정말 많은 시설을 만들어 국민들이 언제든 스포츠와 운동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었습니다.” 사이클은 시간 날 때 바로 탈 수 있어 좋았다. 새벽에 일어나 집 근처 50km, 주말에 100km. 친구들과 만나 경기도 강원도 맛 집을 정해놓고 달려갔다 와도 됐다. 그는 “차가 막힐 땐 사이클 타고 광화문, 서초동, 여의도를 오가며 일한 적도 있다”고 했다. 생활 속의 운동이 가능했다. ‘나이 들면 근력운동을 해야 한다’는 주위 권유에 피트니스센터에 등록을 하기도 했지만 코로나19 탓에 한 때 헬스클럽이 폐쇄되면서 가지 않게 됐다고 했다. 그는 “개인 PT까지 끊었는데 무용지물이 됐다. 아직은 등산 사이클로 충분하다. 필요하면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했다. 한 때 73타(핸디 1)를 쳤던 골프실력은 이제 보기플레이어(90대 타수)가 됐지만 사이클을 타는 게 더 즐겁다. 땀 흘린 만큼 심신이 달련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몸 쓰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 건강해지면서 피로감도 사라졌다. “골프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사람도 모아야 되잖아요. 사이클은 혼자서도 탈 수 있어요.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운동이 시작되죠. 뜻 맞으면 여럿이 함께 할 수도 있죠. 이렇게 좋은 운동이 어디 있을까요?” 신 변호사는 어느 새 사이클 전도사가 돼 있었다. “사이클은 타다보면 갑자기 아이디어도 샘솟습니다. 그럼 잠시 세우고 메모를 해둡니다. 사이클 타다 SNS로 업무 지시도 하죠. ‘온 바이크’ 근무라고 할까? 심신 건강에 참 좋아요.” 그는 “이제 진짜 100살까지 사는 시대가 됐어요. 은퇴하고도 시간이 많이 남습니다. 뭐든 해야 합니다. 그럼 건강해야 하죠. 운동이 주는 즐거움도 있지만 운동으로 찾은 건강으로 새 인생도 개척할 수 있습니다”고 강조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간 질환 가족력 탓에 고생했다. 판사 시절 누적된 피로감에 힘겨워하다가 변호사 개업을 했지만 오히려 매일 늦잠을 자는 등 다소 나태한 삶이 이어졌다. 친구들 성화에 새벽 골프를 치며 골프 맛을 알았고 미국으로 골프 유학까지 다녀오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학창시절 운동을 못하는 ‘몸치’였던 법무법인 원 신용락 변호사(62)가 이젠 몸 쓰기를 생활화하며 건강한 인생을 즐기고 있다. “1998년 초 변호사 개업을 했는데 고민이 많았어요. 정의로운 사람만 대리하는 것도 아니고…. 새천년인 2000년을 앞두고 세상이 확 바뀔 것 같은 희망적인 얘기들이 나오기에 ‘나도 새로운 일을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미국 유학을 생각했죠. 그때 선배 한 분이 책을 보내줬습니다.” 신 변호사는 마크 매코맥의 ‘하버드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 것들’이란 책을 읽고 스포츠 전문 변호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매코맥은 예일대 법학대학원 출신 변호사로 세계적인 스포츠 매니지먼트사 IMG를 창설한 인물이다. 신 변호사는 “매코맥은 어떤 일을 하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코맥은 학창시절 골프 선수로도 활약했고 골프의 전설 아널드 파머와 친하게 지냈다. 결국 세계적인 스포츠 에이전트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국내에 골프 전문 변호사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골프산업에도 관심이 생겨 공부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경희대 골프레저산업 최고위과정을 수료하며 유학 준비를 한 뒤 2000년 여름 가족과 함께 미국 샌디에이고로 떠났다. 샌디에이고골프아카데미에서 2년간 골프에만 집중했다. 주 3회 라운드를 포함해 매일 골프를 치면서 골프 지도자 자격과 매니지먼트 등 두 과정을 복수 전공했다. 그때 운동이 인간에게 주는 가치를 체득하게 됐다. “몸을 움직이니 머리가 맑아졌습니다. 골프는 격한 신체운동은 아니지만 끝까지 공에만 집중하다 보면 세상만사를 잊을 수도 있죠. 물론 걸으면서 공을 치다 보니 신체적 건강도 따라왔어요.” 국내로 돌아온 뒤 레슨 프로로 활동하기도 했고 경기 이천의 뉴스프링빌CC 대표를 지내기도 했지만 변호사의 길을 다시 걸어야 했다. 아직 한국의 스포츠마케팅 시장은 그를 받아줄 여력이 되지 않았다. 사법연수원에서 ‘골프회원권 계약’ 등 강의를 했고, 골프 등 스포츠 관련 법률 대리를 하기도 한다. “친구가 도와달라고 해서 2005년부터 경기 의정부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함께 운영했는데 힘들었어요. 운동을 등한시하다 보니 몸이 좋지 않았죠. 2006년쯤 등산 마니아인 친구가 산에 가자고 해서 따라 다니기 시작했죠.” 인터넷 산악회 회원인 친구를 따라 오른 산은 너무 힘들었다. 늘 헐떡거리며 뒤에서 맴돌았다. 그해 겨울 눈 쌓인 북한산을 오른 뒤 설산에 빠져 매주 산에 오르다 보니 체력이 좋아졌다. 그는 “다음 해 봄부턴 산 오르는 게 즐거웠고 전국의 명산은 거의 다 올랐다”고 했다. 그때쯤 암벽등반에도 빠졌고 인수봉 등 명소도 올랐다. 그는 “등산은 대자연의 품속으로 들어가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이다. 힘들지만 목표로 한 산 정상에 올랐을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신 변호사는 2020년 사이클에 빠져들었다. 중고교, 대학교 친구들과 환갑 기념으로 전국 각지를 여행하겠다는 계획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탓에 틀어지면서 사이클을 타게 된 것이다. 그는 “재택근무를 하며 유튜브를 보다가 자전거로 일본 여행을 하는 사람을 보면서 ‘그래 이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사이클 전도사를 자처하는 친구 2명의 도움을 받아 타기 시작해 그해 인천에서 부산까지 국토 종주 633km를 완주했다. 사이클은 시간 날 때 바로 탈 수 있어 좋았다. 새벽에 일어나 집 근처 50km, 주말엔 100km 넘게까지. 친구들과 경기도, 강원도 맛집을 정해놓고 달려갔다 오기도 한다. 그는 “사이클 타고 광화문, 서초동, 여의도를 오가며 일한 적도 있다”고 했다. 생활 속의 운동도 가능했다. 한때 73타(핸디 1)를 쳤던 골프 실력은 이제 보기플레이어(90대 타수)가 됐지만 사이클 타는 삶이 더 즐겁다. 땀 흘린 만큼 심신이 단련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몸 쓰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 건강하니 피로감도 사라졌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파킨슨병 환자도 운동을 하면 증세를 완화시키고 보다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세계 3대 이종 종합격투기 대회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의 자회사인 UFC GYM의 아담 세드랙 대표이사(51)는 ‘100세 시대,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한국 피트니스 시장을 살펴보기 위해 최근 한국을 찾은 그를 만났다. 그는 “파킨슨병도 적절한 운동을 통해 완화시킬 수 있다”며 “운동은 6세부터 100세까지 꾸준히 해야 건강하게 인생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창시절 미국프로농구(NBA) 무대를 꿈꾸던 그는 “대학에서 ‘내가 절대 NBA에서 뛸 수 없다는’ 내 한계를 실감했다. 그래서 다른 길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여름방학 아르바이트로 한 피트니스센터에서 일한 뒤 미국 캘리포니아의 ‘24시간 피트니스’에 몸담으면서 본격적으로 피트니스 전문가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는 프론트데스크 업무에서 시작해 트레이너, 마케팅담당 등을 거쳐 총괄 매니저까지 올랐다. 한 디비전 회장까지 올랐던 그는 2005년 24시간 피트니스를 떠난 뒤 2009년 UFC GYM을 창설했다. “24시간 피트니스를 떠나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을 때 UFC 선수들이 훈련하는 현장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12주 프로그램이었는데 이 과정을 거치면서 선수들이 최상의 몸 컨디션에 최고의 정신상태로 올라가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그래서 ‘그래 이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적용해보자’고 결정했습니다.” 세드랙 대표는 UFC 훈련 프로그램이 아주 정교한 것에 주목했다. 피지컬 및 멘털 트레이너는 기본이고, 무에타이, 브라질이언 주짓수, 킥복싱, 복싱, 레슬링, 유도 등 모든 격투기 코치들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그는 “기본적인 피트니스 프로그램으로 몸을 만들면서 모든 격투기를 소화하면서 몸은 단련되고 중간 중간 심리 상담을 통해 그들은 ‘나는 어느 누구도 무너뜨릴 수 있다’는 확신 갖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일반 사람들에게도 적용해 심신을 단련하면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UFC GYM에선 UFC 선수들이 하는 모든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원한다면 옥타곤(8각형의 UFC 공식경기장)에서 대결을 벌일 수도 있죠. 물론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뒤에 가능합니다.” UFC GYM의 모토는 ‘차이 나게 훈련한다(Train Different)’이다. 웨이트트레이닝과 유산소운동, 그룹 운동 등 전통적인 피트니스 방식에 더해 UFC 선수들의 훈련방식까지 더한 게 ‘차이’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38개국에 170개의 UFC GYM을 운영하고 있고, 700여개가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세드랙 대표는 집에도 체육관이 있다. UFC GYM에서도 운동을 하지만 집에서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하루는 주짓수, 하루는 웨이트트레이닝, 하루는 복싱 등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 그는 4명의 아이들과 아내, 그리고 부모님까지 가족 전체가 UFC GYM에서 자신들만의 몸만들기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조만간 900만 명을 넘을 정도로 초 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다’는 얘기에 세드랙 대표는 “UFC GYM이 한국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전 국민이 건강해야 하지만 노인들이 건강해야 사회도 건강하다. 우린 모든 연령층에 맞춘 피트니스 프로그램을 서비스 하고 있다”고 말했다. UFC GYM은 ‘Rock Steady Boxing(RSB)’이란 파킨슨병 환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RSB는 느린 운동, 정지시 떨림, 근육 강직, 질질 끌며 걷기, 굽은 자세 등 진행형 신경 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 환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목표를 향해 주먹을 날리는 복싱 동작을 통해 투지력과 인지능력을 높여준다. 뇌와 신경계를 자극해주고 체력도 업그레이드 시킨다. RSB는 2006년 미국 스콧 뉴먼 검사가 40대에 초기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뒤 1:1 복싱훈련으로 파킨슨병의 증상 악화가 지연되고 운동 장애 증상이 개선된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탄생한 파킨슨병을 위한 맞춤 운동이다. 신경계 진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보다 나은 삶을 보장해주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세드랙 대표는 “운동은 파킨슨병은 물론 치매 등 노인질환을 예방하고 이미 걸린 사람들에게는 질병의 악화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러시의과대(Rush Medical College)도 복싱이 파킨슨병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일리노이주 데스 플레인즈 지역에서 파킨슨병 2기(떨림 강직 보행 장애 등이 몸에 영향을 주는 단계) 환자에게 맞춰 수정된 3개월 복싱 프로그램을 완료한 환자 14명을 조사했다. 분석결과 운동 능력이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복싱의 경우 심혈관 및 유산소 운동, 균형, 발놀림, 손과 눈의 협응, 근력 훈련을 포함해 다양한 유형의 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파킨슨병 환자에게 좋은 운동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파킨슨병에 대해 운동이 갖는 이점에 대한 증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약물처럼 운동도 치료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부언했다. 세드랙 대표는 강조했다. “운동은 2~3개월 하고 그만 두는 일회성이 되어선 안 됩니다. UFC GYM은 다양한 운동을 통해 재미를 줍니다. 운동을 해야 할 동기도 부여합니다. 다양한 커뮤티니 활동을 통해 서로간의 유대도 키워줍니다. 한번 오면 절대 발길을 끊을 수 없게 다양한 혜택을 주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피트니스는 신체적인 건강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정신 건강도 중요합니다. 우린 심리 상담자가 늘 상담하고 있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UFC GYM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 시작됩니다. 90세 어르신도 잘 훈련 받으면 진짜 옥타곤에 설 수 있습니다.” 세드랙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피트니스 시장의 미래를 밝혀줬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심신 건강이 엄청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을 때 데이나 화이트 UFC 사장은 다양한 UFC 대회를 진행했습니다. 다른 메이저 스포츠 단체들이 이벤트 만들기를 꺼려할 때였죠. 사람들은 UFC 경기를 보고 열광했습니다. 그리고 몸을 만들려는 열풍도 불었죠. 심신이 건강한 사람들이 코로나19도 잘 이겨낼 수 있습니다. 체력은 곧 강한 면역력입니다.” UFC GYM은 중국 일본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등에는 이미 프랜차이즈를 만들었지만 한국엔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세드랙 대표는 “조만간 한국 시장에도 들어와 색다른 피트니스 열풍을 만들겠다”고 말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회사 일도 잘 안 풀리고 내부에 안 좋은 일도 있었죠. 제 자신이 무기력해지기까지 했어요. 그 때 코리아 둘레길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죠. 그래서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뜀박질에 나선 것입니다. 땀 흘리면 에너지가 생깁니다.” 지난해 12월부터 대한민국 둘레길 5200km 완주 도전에 나선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63)은 22년째 달리기를 생활화하고 있다. 달리는 형님들을 따라 2001년 마라톤에 입문한 조 회장은 지금까지 42.195km 마라톤 풀코스를 80회 완주한 ‘철각’이다. 달리기 시작하면서 달리기는 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됐다. “달리면 몸과 마음에 쌓인 찌꺼기가 비워집니다. 비워야 채워지듯 달리고 나면 에너지가 충만해집니다. 전 기분이 안 좋으면 달립니다. 그러면 의욕이 없다가도 생기가 넘칩니다. 마라톤은 제 인생은 물론 사업에도 큰 도움을 줬습니다. 달리면 생각도 바뀝니다.” 조 회장이 ‘대한민국 한 바퀴’ 5200km 완주에 나선 이유다. 그는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시작해 부산까지 동해안 해파랑길(750km), 부산 오륙도에서 전남 해남 땅끝마을까지 남해안 남파랑길(1470km), 해남부터 강화도 평화전망대까지 서해랑길(1800km), 그리고 강화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524km)을 달릴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조성한 ‘코리아 둘레길’이다. 여기에 제주도 둘레길(220km), 육지와 교량으로 연결된 주변 섬과 해안선(436km) 등을 합치면 5200km에 이른다. 조 회장이 만든 ‘대한민국 한바퀴’다. 조 회장은 목요일까지 회사 일하고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새벽 5시부터 6시간씩 주 2회 대한민국 한 바퀴를 달리고 있다. 8월 6일까지 67일간 2881km를 질주했다. 하루 평균 43km. 매주 마라톤 풀코스를 2회 넘게 달리고 있는 셈이다. 경남 거제에선 6일 연속 달리기도 했다. 이미 서해랑길로 접어든 조 회장은 이번 주까지 달리면 전남 목포에 이른다. 그는 “DMZ길은 일부 단절구간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안 이어진 곳이 있다면 다른 길을 돌아서라도 내년 초까지 완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달리다보니 무슨 엉뚱한 짓이냐고 하던 사람들이 응원을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저를 따라 도전해보겠다는 사람도 있었죠. 60대 중반인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큰 자부심이 생겼죠. 매번 풀코스 이상 달리자는 목표로 달리기 시작했는데 매번 성공하면서 제가 자랑스럽고 강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40km를 넘어서면 더 힘이 납니다. ‘오늘도 목표 달성했다’는 생각에 더 에너지가 넘쳐요.” 조 회장은 혼자 뛴다. 그래도 외롭지 않다. 그는 “자연이 나와 함께 한다. 대한민국 해안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처음 느꼈다. 전국을 돌아다녔고 해외 유명 관광지도 다녀봤지만 바다와 논밭, 숲이 조화를 이룬 경남 남해와 전남 고흥은 환상적이었다. 파도소리도 날 응원해준다. 이번에 달리면서 자연이 위대한 벗이라는 것을 다시 실감했다”고 했다. 조 회장은 언덕을 오를 때 절대 걷지 않았다. 그는 “한번 걸으면 또 언덕이 나오면 걷고 싶어진다. 이번 폭염에 30km 지점에서 서고 싶었지만 그럼 다음에 또 선다. 그래서 속도를 늦추고 어떻게든 43~44km를 완주했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참고 극복하면 자신감을 얻는 법”이라고 했다. 하지만 몸에 안 좋은 신호가 오면 바로 멈춘다. 조 회장은 이번 둘레길 달리기에서 근육 이상 등으로 두 번 중도에 섰다. “제 친구들, 가족들이 가끔씩 응원을 옵니다. 그럼 그날 질주가 끝나는 곳에서 장을 봐 음식을 해줍니다. 고마움의 표시죠. 뭐 술도 한잔 합니다. 인생 이렇게 서로 즐겁게 사는 것 아닙니까.” 조 회장은 뛰는 과정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 ‘괴짜왕 조웅래’에 올린다. 액션 카메라를 들고 평균 시속 10~11㎞로 달리면서 말하는 ‘러닝 토크’ 영상으로 매주 업로드 된다. 여기에 응원 댓글이 많이 달리고 있다. ‘괴짜왕 조웅래’는 2020년 11월부터 올리고 있는 동영상이다. 코로나19가 터지고 사람들 사는 게 힘들어져 뭔가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어 시작했다. 2004년 (주)선양주조를 인수한 조 회장은 주류 업체 오너로서 한 달에 술자리가 30~40회나 된다. 그는 “술 마시는 게 일인데도 건강검진 때마다 몸 상태가 좋게 나와 의사가 신기해한다”고 했다. 그는 2006년부터 계족산 14.5km 임도에 황토를 깔아 맨발로 걷고 달릴 수 있게 했다. 첫해 2만여 톤, 이후 매년 2000여 톤을 추가로 뿌리고 관리한다. 보수공사 및 비온 뒤 정비 등 연간 10억 원이 들어간다. 계족산은 연간 100만 명이 찾는 명소가 됐다. “2006년 초 대전을 방문한 지인들과 계족산을 걷다 하이힐을 신은 여성에게 운동화를 벗어주고 맨발로 걸으며 맨발걷기의 효능을 체험했어요. 몸이 후끈 달아올랐어요. 잠을 잘 못 잤는데 숙면을 취했고 머리도 맑아졌죠. 그 때부터 계족산을 맨발로 걸어 다녔습니다. 그런데 곳곳에 큰 모래와 자갈이 섞여 있어 발바닥이 아팠어요. 그래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맨발로 걷게 하기 위해 황토를 깔았습니다.” 조 회장은 2013년 (주)선양주조를 맥키스컴퍼니로 바꿨다. 맥(脈·이을 맥)과 KISS를 혼합해 만들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준다는 뜻을 담고 있다. 2018년 소주 ‘O2린’을 ‘이제우린’으로 바꾼 것도 단순히 술을 파는 게 목적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의 의미를 담기 위해서였다. 그는 대한민국 한 바퀴 5200km를 최초 및 최단 시간에 완주한 기록을 공인받기 위해 한국기록원에 정식 기록 등재를 신청할 예정이다. 모든 구간 거리 및 경로 등이 표시된 지도와 일지, 기록 관련 문서, 사진 등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기록한 모든 코스도 정보 공유 차원에서 공개할 생각이다. “제가 이렇게 뛸 수 있는 원동력은 22년간 달린 게 쌓였기 때문입니다. 달리고 나면 요가를 1시간 합니다. 요가는 근육을 풀어주면서도 단련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또 맨발로 황톳길과 흙 운동장을 걸어 몸에 나쁜 기운을 다 뺍니다. 먹는 것도 잘 먹습니다. 이렇게 관리하지 않으면 못 달립니다. 뭐든 하고 싶다고 바로 되는 것은 없습니다. 작은 것들일 꾸준하게 지속하는 게 비결입니다. 22년간 부상 없이 달리고 있는 이유입니다.” 맨발로 맨땅을 걸으면 접지효과(Earthing)로 활성산소가 빠져 나가고 마사지 효과도 볼 수 있다. 조 회장은 계족산 황톳길을 맨발로 거의 매일 달리고 사무실에 요가 매트를 깔고 근육을 풀어주며 몸을 관리하고 있다. 그는 “맨발걷기가 왜 좋은지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은 잘 모른다. 다만 황톳길을 깔고 맨발로 걷고 달리면서 내 몸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내가 40km 이상 달리고 몸을 회복하는 제일 중요한 방식은 요가와 맨발걷기다”고 말했다. “90살에도 풀코스를 달리는 게 꿈입니다. 인생은 마라톤에 비유합니다. 10km든 하프코스, 풀코스든 준비를 하지 않으면 완주를 못합니다. 인생도 준비 안하면 힘듭니다. 마라톤 완주를 준비하면서 심신이 건강해고 에너지도 얻습니다. 완주하고 나면 자신감도 생깁니다. 아흔 살에도 그 기분을 느끼고 싶습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63)은 지난해 12월부터 대한민국 둘레길 5200km 완주 도전에 나섰다.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시작해 부산까지 동해안 해파랑길(750km), 부산 오륙도에서 전남 해남 땅끝마을까지 남해안 남파랑길(1470km), 해남부터 강화도 평화전망대까지 서해랑길(1800km), 그리고 강화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524km)을 달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조성한 코리아 둘레길이다. 여기에 제주도 둘레길(220km), 육지와 교량으로 연결된 주변 섬과 해안선(436km) 등을 합치면 5200km에 이른다. 조 회장이 만든 ‘대한민국 한 바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회사 일도 잘 안 풀리고 내부에 안 좋은 일도 있었죠. 제 자신이 무기력해지기까지 했어요. 그때 코리아 둘레길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죠. 그래서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뜀박질에 나선 것입니다. 땀 흘리면 에너지가 생깁니다.” 조 회장은 달리는 형님들을 따라 2001년 마라톤에 입문해 지금까지 42.195km 마라톤 풀코스를 80회 완주한 ‘철각’이다. 목요일까지 회사 일 하고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새벽 5시부터 6시간씩 주 2회 달리고 있다. 지난주까지 67일간 2881km를 질주했다. 하루 평균 43km. 매주 마라톤 풀코스를 2회 넘게 달리고 있는 셈이다. 경남 거제에선 6일 연속 달리기도 했다. 이미 서해랑길로 접어든 조 회장은 이번 주까지 달리면 전남 목포에 이른다. 그는 “DMZ길은 일부 단절 구간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안 이어진 곳이 있다면 다른 길을 돌아서라도 내년 초까지 완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달리다 보니 무슨 엉뚱한 짓이냐고 하던 사람들이 응원을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저를 따라 도전해 보겠다는 사람도 있었죠. 60대 중반인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큰 자부심이 생겼죠. 매번 풀코스 이상 달리자는 목표로 달리기 시작했는데 매번 성공하면서 제가 자랑스럽고 강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40km를 넘어서면 더 힘이 납니다. ‘오늘도 목표 달성했다’는 생각에 더 에너지가 넘쳐요.” 그는 대한민국 한 바퀴 5200km를 최초 및 최단 시간에 완주한 기록을 공인받기 위해 한국기록원에 정식 기록 등재를 신청할 예정이다. 모든 구간 거리 및 경로 등이 표시된 지도와 일지, 기록 관련 문서, 사진 등을 전달할 계획이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기록한 모든 코스도 정보 공유 차원에서 공개할 생각이다. 조 회장은 혼자 뛴다. 그래도 외롭지 않다. 그는 “자연이 나와 함께한다. 대한민국 해안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처음 느꼈다. 전국을 돌아다녔고 해외 유명 관광지도 다녀봤지만 바다와 논밭, 숲이 조화를 이룬 경남 남해와 전남 고흥은 환상적이었다. 파도 소리도 날 응원해준다. 이번에 달리면서 자연이 위대한 벗이라는 것을 다시 실감했다”고 했다. 조 회장은 언덕을 오를 때 절대 걷지 않았다. 그는 “한 번 걸으면 또 언덕이 나오면 걷고 싶어진다. 이번 폭염에 30km 지점에서 서고 싶었지만 그럼 다음에 또 선다. 그래서 속도를 늦추고 어떻게든 43∼44km를 완주했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참고 극복하면 자신감을 얻는 법”이라고 했다. 하지만 몸에 안 좋은 신호가 오면 바로 멈춘다. 조 회장은 이번 둘레길 달리기에서 근육 이상 등으로 두 번 중도에 섰다. “제가 이렇게 뛸 수 있는 원동력은 22년간 달린 게 쌓였기 때문입니다. 달리고 나면 요가를 1시간 합니다. 요가는 근육을 풀어주면서도 단련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또 맨발로 황톳길과 흙 운동장을 걸어 몸에 나쁜 기운을 다 뺍니다. 이렇게 관리하지 않으면 못 달립니다.” 맨발로 맨땅을 걸으면 접지(Earthing) 효과로 활성산소가 빠져나가고 마사지 효과도 볼 수 있다. 조 회장은 2006년 사재를 털어 조성한 대전 계족산 황톳길(14.5km)을 맨발로 거의 매일 달리고 사무실에 요가 매트를 깔고 근육을 풀어주며 몸을 관리하고 있다. 조 회장은 “90세에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는 게 꿈이다. 꾸준하게 몸을 만드는 이유”라며 활짝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평소 몸 쓰는 것을 좋아했다. 어렸을 때부터 수영을 했고 헬스와 요가 등도 즐겼다. 어느 순간 그동안 했던 운동의 결과물을 내고 싶었다. 보디 프로필(Body Profile) 사진을 찍기로 마음을 먹었다. 자신에 대한 동기부여이자 목표였다. 보디프로필 찍기를 시작으로 계속 다른 목표가 생겼고 그 도전을 즐기고 있다. 운동 마니아 이소연 씨(37) 얘기다. “어느 순간 보디 프로필 한번 찍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운동하는 것보다는 목표가 있어야 더 열심히 할 것 같았죠. 근육의 선명도를 높이기 위해 유산소 운동이 필요하다고 했죠. 러닝머신을 달리는 것은 싫고 그래서 서울 한강 근처에 사니까 한강공원을 달렸죠. 그런데 새 세상이 열렸어요. 헬스장과 요가장에선 느끼지 못한 광경들이 펼쳐졌어요. 강도 있고 나무도 있고 사람도 있고…. 야경은 또 다른 느낌을 줬어요. 풍광을 보며 달리는 게 좋았어요.” 이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기 전인 2019년 초 보디 프로필을 찍기로 마음먹은 뒤 달리기 마니아가 됐다. 지방을 완전히 빼기 위해 유산소 운동으로 달려야 한다고 권유해 시작했는데 지금은 달리기가 가장 최애(最愛) 스포츠가 됐다. 물론 처음부터 잘 달릴 순 없었다. 천천히 조금씩 거리를 늘렸다. 2~3km, 5km…. 안 뛰다 달리니 관절에도 부담이 갔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을 만들며 달렸더니 좋아졌다. 달리면 호흡도 가빠지고 힘들지만 특정 거리를 완주한 뒤 느끼는 기분이 좋았다. 요가 등 정적인 운동을 했을 때완 다른 활기를 느꼈다. 그해 가을 10km 마라톤에 참가해 55분에 완주했다. 한참 달리기에 빠져 있는데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회가 모두 취소됐다. 함께 달리지도 말라고 했다. 그래서 찾은 곳이 남산 트레일러닝. 도로보다는 산이 통제에서 좀 더 자유로웠다. 그는 “인터넷 서핑으로 남산에서 트레일러닝을 함께 하는 동호회 찰스런을 찾았다. 매주 목요일 저녁에 모여 함께 남산을 달리는데 또 다른 맛이 있었다”고 했다. 2017년 겨울 만들어진 찰스런은 산을 달리고 싶은 사람들이 함께 달리는 모임이다. “산을 달릴 땐 오르막을 다 달리진 못해요. 너무 힘들어 걷기도 하죠. 그럴 땐 주위 풍광을 봅니다. 풀과 나무, 꼭 바위 등이 신비롭게 다가옵니다. 자연을 온전히 느낀다는 기분이랄까. 전 비온 다음날 산에 오르는데 산뜻한 기분에 물, 풀 냄새가 너무 좋아요.”이후 산을 달리는 즐거움에 빠졌다. 2020년 7월 강원도 정선에서 열리는 ‘운탄고도’ 트레일러닝 22km를 3시간20분에 완주했다. 경험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대회에 출전하는 바람에 무릎도 좋지 않아 2021년엔 대회 출전을 자제했다. 그리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대회에 출전했다. 거제지맥 트레일러닝 24km. 북한산 12성 종주 트레일러닝 14km 등에 출전했다. 이 씨는 7월 초에는 울릉도 트레일러닝을 다녀왔다. 울릉천국아트센터에서 출발해 나리분지와 성인봉을 거쳐 대아리조트로 내려가는 15km 코스. 그는 “생각보다 산이 험하고 원시림이라 힘들었다. 하지만 울릉도가 너무 맑고 깨끗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육지에선 보기 힘든 풀도 많았다. 자연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느낌이었다”고 했다이 씨가 즐기는 운동은 다양하다. 거의 매일 10km를 달린다. 거기에 더해서 월요일엔 테니스, 수요일과 금요일엔 헬스, 목요일엔 찰스런 트레일러닝, 주말엔 사이클 라이딩과 장거리 달리기를 한다. 어릴 때부터 즐긴 수영은 가끔 생각날 때 한다. 철인3종 대회에 출전하려고 사이클을 샀는데 코로나19로 대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주말 라이딩 용으로 쓰고 있다. 다시 대회가 열리고 있지만 대회 참가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이클은 한강공원 등에서 모여 남산 북악산을 오르고 돌아오는 코스를 자주 달린다. 일요일엔 달리기 동호회에서 함께 질주한다. 이 씨가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방식은 운동의 즐거움을 더하고 부상을 예방할 수 있는 크로스트레이닝(Cross-Training)으로 볼 수 있다. 한 종목만 계속 하면 흥미가 떨어지고 어느 순간 운동이 스트레스가 돼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크로스 트레이닝의 정의는 스포츠나 피트니스 현장에서 다양한 운동으로 몸의 다양한 부위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특정 운동은 특정 근육만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크로스 트레이닝은 이런 불균형을 막기 위한 훈련법이다. 예를 들어 마라톤과 사이클을 하게 되면 마라톤이 잘 안될 땐 사이클을 타고, 사이클이 잘 안 될 땐 마라톤을 하면 된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다양한 종목을 하게 되면 지루함에서 오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고 성취감이 배가 된다.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사이클을 타다보면 어느 순간 마라톤을 할 때 안 되던 것이 될 수 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특정 종목에 얽매이다보면 해결 되지 않는 문제가 다른 종목을 할 때 해결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다보면 마라톤과 사이클 두 종목 모두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다양한 운동을 하면서도 달리기에서 큰 즐거움을 찾고 있다고 했다. “아직은 사이클보다 달리는 게 더 맞아요. 달리다 쉬었다 다시 달리면 쉽게 적응할 수 있는데 사이클 타다 다시 달리기로 오면 그 스피드 감을 느끼지 못해 달리는 게 힘들어요. 사이클이 주는 맛도 있지만 극한 상황까지 몰고 가며 목표한 거리를 완주하는 달리기가 더 매력적입니다. 5월에는 매일 20km를 15일 연속 달리는 도전을 했어요. 함께 달리는 동호회에서 실시한 챌린지였는데 힘들었지만 끝낸 뒤엔 해냈다는 성취감에 기분이 좋았어요.” 달리며 선의의 경쟁심도 생겼다. 그는 “같이 시작했는데 한 친구가 엄청 잘 달리니 부러웠다. 나는 항상 제자리인 것 같고. 그래서 더 열심히 달리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바리스타였던 이 씨는 운동을 더 열심히 하기 위해서 5월 종합스포츠용품업체 매니저로 자리를 옮겼다. 회사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데 근처 헬스클럽과 수영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사이클 라이딩을 회사 직원들과 함께 하기도 한다. “솔직히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으면 좀 질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이직을 꺼렸는데…. 오히려 제가 좋아하는 스포츠를 맘껏 즐길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이 씨는 10월 42.195km 마라톤 풀코스에 처음 도전한다. 도로와 산을 달리지만 결국 목표가 있어야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풀코스를 달리기 위해 주말에 25km LSD(Long Slow Distance)를 하고 있다. 하프코스까지야 훈련 안 해도 달릴 수 있지만 풀코스는 30km나 35km까지 달리는 훈련을 하지 못하면 완주가 어렵기 때문이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세계 최고의 트레일러닝 대회인 UTMB(울트라트레일 몽블랑)에도 갈 생각이다. “목표가 절 움직입니다. 보디 프로필 때문에 달리기 시작했고, 트레일러닝까지 하게 됐죠. 이젠 마라톤 풀코스, 트레일러닝 100km도 도전할 겁니다. 천천히 단계를 밟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도전하는 자체로 제가 살아 있음을 느낍니다.” 이 씨는 이런 운동의 결과물을 보디 프로필로 남겼다. 2019년부터 매년 보디 프로필을 찍고 있고 올 5월에도 3차례 찍었다. 그는 “운동을 열심히 해 찍은 보디프로필은 엄청난 노력의 산물”이라고 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운동 마니아 이소연 씨(37)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기 전인 2019년 초 보디 프로필을 찍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에 대한 일종의 동기 부여이자 목표였다. 헬스와 요가, 수영 등 그동안 즐기던 운동 결과를 탄탄한 몸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근육의 선명도를 더 높이기 위해서는 달리라는 권유가 있었다. 그래서 달리기 시작했다. 보디 프로필을 찍겠다는 목표가 결국 그를 달리기 마니아로 만들었다. “지방을 태우기 위해 유산소 운동이 필요했어요.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것은 싫고 그래서 집 근처인 서울 한강공원을 달렸죠. 그런데 새 세상이 열렸죠. 헬스장에선 느끼지 못한 광경들이 펼쳐졌어요. 강도 있고 나무도 있고 사람도 있고…. 야경은 또 다른 느낌을 줬어요. 풍광을 보며 달리는 게 좋았어요.” 처음부터 잘 달릴 순 없었다. 뛰는 거리를 조금씩 늘렸다. 2∼3km, 5km…. 안 뛰다 달리니 관절에도 부담이 갔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다리 관절 부위 근육을 만들며 달렸더니 좋아졌다. 달리면 호흡도 가빠지고 힘들지만 특정 거리를 완주한 뒤 느끼는 기분이 좋았다. 요가 등 정적인 운동을 할 때와는 다른 활기를 느꼈다. 그해 가을 10km 마라톤에 참가해 55분에 완주했다.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회가 모두 취소됐다. 여럿이 어울려 달리지도 말라고 했다. 그래서 찾은 곳이 남산 트레일러닝. 산은 도로보다 통제에서 자유로웠다. 그는 “인터넷 서핑으로 남산에서 트레일러닝을 함께 하는 동호회 ‘찰스런’을 찾았다. 매주 목요일 저녁에 모여 함께 남산을 달리는데 또 다른 맛이었다”고 했다. “산을 달릴 땐 오르막을 다 달리진 못해요. 힘들기 때문에 걷기도 하죠. 그럴 땐 주위 풍광을 봅니다. 풀과 나무, 꽃, 바위 등이 신비롭게 다가옵니다. 자연을 온전히 느낀다는 기분이랄까. 저는 비 온 다음 날 산에 오르는 게 좋아요. 산뜻한 기분에 물, 풀 냄새까지 향기로워요.” 이후 산을 달리는 즐거움에 빠졌다. 2020년 7월 강원 정선에서 열린 ‘운탄고도’ 트레일러닝 22km를 3시간 20분에 완주했다. 경험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대회에 출전하는 바람에 무릎이 좋지 않아 2021년엔 대회 출전을 자제했다. 그리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대회에 출전했다. 거제지맥 트레일러닝 24km, 북한산 12성 종주 트레일러닝 14km 등에 출전했다. 7월 초에는 울릉도 트레일러닝을 다녀왔다. 울릉천국아트센터에서 출발해 나리분지와 성인봉을 거쳐 대아리조트로 내려가는 15km 코스. 그는 “생각보다 산이 험하고 원시림이라 힘들었다. 하지만 모든 게 너무 맑고 깨끗해 좋았다. 육지에선 보기 힘든 식물도 많았다. 자연이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고 했다. 이 씨는 다양한 운동을 즐긴다. 거의 매일 10km를 달리는 게 기본. 그에 더해 월요일엔 테니스, 수요일과 금요일엔 헬스, 목요일 찰스런 트레일러닝, 주말엔 사이클 라이딩과 장거리 달리기를 한다. 어릴 때부터 즐긴 수영도 비정기적으로 한다. 사이클 라이딩은 한강공원 등에서 모여 남산과 북악산을 오르고 돌아오는 코스에서 주로 즐긴다. 일요일엔 달리기 동호인들과 함께 질주한다. “지금은 달리는 게 가장 즐거워요. 5월에는 매일 20km씩 15일 연속 달리는 도전도 했어요. 동호회에서 실시한 챌린지였는데 힘들었지만 끝낸 뒤엔 해냈다는 성취감에 기분이 좋았어요.” 이런 운동의 결과물을 보디 프로필로 남기고 있다. 2019년부터 매년 보디 프로필을 찍고 있고 올 5월에도 3차례 찍었다. 그는 “보디 프로필은 엄청난 노력의 산물”이라고 했다. 이 씨는 10월엔 마라톤 풀코스인 42.195km에 처음 도전한다. 목표가 있어야 더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풀코스를 달리기 위해 주말에 25km LSD(Long Slow Distance)도 하고 있다. 하프코스까지야 훈련 안 해도 달릴 수 있지만 풀코스는 30km나 35km까지 달리는 LSD 훈련을 하지 않으면 완주가 어렵다. “목표가 절 움직입니다. 보디 프로필 때문에 달리기 시작했고, 트레일러닝까지 하게 됐죠. 이젠 마라톤 풀코스, 트레일러닝 100km에도 도전할 겁니다. 도전 그 자체로 제가 살아 있음을 느낍니다. 보디 프로필은 그 도전의 결과물입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일주일에 한두 번 강도 높게 운동하는 것도 거의 매일 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왜 국내에서 주말에만 등산하는 사람도 건강을 잘 유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다. 하버드 T.H. 챈 보건대학이 7월 초 미국의학회지(JAMA)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주말 전사(Weekend Warrior·격렬한 운동을 주말에 몰아서 하는 사람)’도 국제보건기구(WHO)의 가이드라인을 따른다면 건강을 유지하며 다양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WHO는 주당 75~150분 이상의 격렬한 운동이나 150~300분 이상의 중강도 운동을 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격렬한 운동은 수영이나 달리기, 테니스 단식 경기, 에어로빅댄스, 시속 16km이상 자전거 타기를 말한다. 심박수로 따지면 분당 142박동 이상의 운동이다. 중강도 운동은 시속 4.8km로 걷기나 시속 16km 이하 자전거 타기, 테니스 복식경기 등을 말한다. 심박수론 분당 109박동 이상의 운동이다. 이 연구는 1997년부터 2013년까지 국가건강인터뷰서베이에 참가한 미국인 35만여 명을 10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WHO 가이드라인에 따라 주당 1,2회 운동한 사람도 운동하지 않은 사람보다 다양한 원인에 의한 사망률을 8% 낮았다. 사망률이나 심장질환 등 발생 빈도도 주당 3~5일 운동하는 사람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건강을 지키는데 주당 1,2일 WHO 가이드라인에 따라 하는 게 거의 매일 운동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보인 것이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매일 운동하는 사람들이 근소하게나마 주말 전사들에 비해 더 건강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이런 수치적 차이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경우든 몸에 좋기 때문이다. ‘스포츠 천국’ 미국 헬스랭킹에 따르면 WHO 기준에 맞게 운동하는 사람은 23%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엔 주말만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직장인들의 경우 매일 운동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주말을 활용에 산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등산은 한번 하면 1,2시간에 끝나지 않는다. 보통 4~6시간 걸린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240분 이상 하는 셈이다. 등산은 자연 속에서 하는 인터벌트레이닝(Interval Training)이다. 인터벌트레이닝은 일정 강도의 운동과 운동 사이에 불완전한 휴식을 주는 훈련 방법이다. 예를 들어 100m를 자기 최고 기록의 50%에서 최대 90%로 달린 뒤 조깅으로 돌아와 다시 100m를 같은 강도로 달리는 것을 반복하는 훈련으로 강도가 높다. 엄격한 의미에서 등산을 인터벌트레이닝과 동급으로 놓을 순 없다. 하지만 산을 오를 때 급경사와 완만한 경사, 평지, 내리막이 반복 된다. 이를 휴식할 때까지 1시간 이상 하니 일종의 인터벌트레이닝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등산은 1, 2시간 안에 끝내기 보다는 5~8시간까지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운동량이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인터벌트레이닝을 하면 에너지소비가 많다. 운동생리학적으로 강도 높은 훈련과 불완전 휴식을 반복하면 그 자체로 엄청난 체력을 소비하게 된다. 어느 순간 숨이 턱 막힐 정도다. 하지만 우리 몸은 어느 시간이 지나면 그런 훈련 상황에 적응하게 돼 에너지 소비량을 높인다. 1시간 동안 10km 달리는 것보다 100m 인터벌트레이닝을 10회 하는 게 에너지 소비엔 효과적일 수 있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52)은 “등산은 8MET 중고강도 수준의 운동이다. 70kg인 사람 10분 등산하면 100kcal를 소비한다. WHO 권장량인 150분을 할 경우 1500kcal을 소비한다”고 했다. 송홍선 실장은 “결국 얼마나 자주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운동량도 중요한 요소다. 운동량=운동시간 × 강도다. 주 1,2회 하더라도 일정 시간 동안 일정한 강도를 해주면 효과가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송 실장은 “매일 주기적으로 하는 운동도 좋지만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다면 쉬는 날 몰아서 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송 실장은 “등산은 하산할 때 무릎만 조심하면 정말 좋은 운동”이라고 했다. MET(Metabolic Equivalent of Task)는 체중 1kg이 1분 동안 사용하는 산소소비량 mL를 의미한다. 우리 근육 세포는 근수축을 위해 에너지를 소비할 때 산소를 쓴다. 신체가 특정 활동을 할 때 산소를 많이 소비하면 그만큼 에너지를 태우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 몸은 산소 1L를 소비할 때 5kcal의 에너지를 태운다. 보통 6MET 이상 운동을 고강도라고 한다. 오르막을 걸을 때 운동량이다. 8MET는 계단을 오르는 운동이다. 우리나라에서 등산으로 건강을 지키는 사람이 많다. 주말이나 공휴일 주 1~2회 등산을 하면서도 건강한 이유가 이번 연구결과가 설명해주고 있다. ‘100세 시대 건강법’에 소개한 인물 중에서 등산으로 건강을 지키는 사람도 많다. 2021년 6월 12일에 소개한 도서출판 청송재 장종표 대표(67)는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유럽 알프스 산행을 다녀왔다. 알프스를 가기 위해 남한산성과 소백산, 태백산 등을 주 1회 정도 올랐다. 한번 산행은 최소 3시간에서 5시간. 이렇게 등산을 해도 알프스를 오르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 기상악화로 모든 봉우리를 오르진 못했지만 체력적으론 큰 문제가 없었다. 장 대표는 4번의 수술로 만신창이기 된 몸을 산을 오르며 건강하게 되돌려 놨다. 군대에서 맹장이 터져 복막염 직전까지 갔고, 이어 목과 신장암, 간암 수술이 이어졌다. 맹장 수술 이후는 회사에 다니거나 사업에 매진하다 몸 관리를 못해서 얻은 병이었다. 1992년 초 급성 간염,그 15년여 지나 신장암, 그 4년 뒤 간암으로까지 이어졌다. 장 대표는 2014년 말부터 한강변 걷기 묵언수행을 시작했다. 묵언수행은 불교에서 하는 것이다. 수술로 몸을 좀 추스른 뒤 건강을 위해 한강변을 걸어 다니고 2013년부터 간간히 산도 올랐다. 2016년 초에는 북한산 둘레길 71.8km 묵언수행에 나섰다. 21개 코스로 나뉜 북한산 둘레길을 주말과 공휴일에 도전해 8회에 걸쳐 마쳤다. 북한산 둘레길은 한강변하고 또 달랐다. 아름다운 기암괴석, 기송괴목을 만났다. 오르막 내리막을 걷다보니 훨씬 힘이 들었지만 산속을 걷다보면 자연의 일부가 된 것처럼 좋았다. 장 대표는 2016년 9월20일 설악산을 오른 것부터 본격적으로 대한민국 백대명산을 오르기 시작했고 2년여 만에 완등했다. 거의 매주 산을 오른 셈이다. 등산은 신체는 물론 정신 건강에 최고였다. “정상에 오르면 몸은 힘들지만 정신이 해방된 느낌이 듭니다. 성취감, 정복감 등도 있죠. 산은 저를 감싸줍니다. 자연의 품속에 안기는 느낌이랄까. 어머니 품속처럼 정말 편안해요. 제가 밖에 나가면 잠을 잘 못 자는데 전날 20km를 비를 맞고 걸어 힘들지만 다음날 산행을 1~1.5km 하고 땀이 나면 곧바로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워집니다.” 장 대표는 산을 통해 건강을 다시 얻었다고 믿고 있다. 평생 산행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그는 “산을 오른 때 살아 있음을 느낀다”고 했다. 그에게는 산이 곧 건강이자 생명이다. 매일 운동할 수 없다면 주말에라도 등산하는 것은 어떨까?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 “아흔둘입니다.” “헉, 저보다 열한 살 형님이네요.” 정상근 대한사이클원로회 회장(86)은 5년 전 서울 한강공원에서 사이클을 타다 만난 이성우 씨(97)를 보고 “같은 또래인줄 알고 인사를 건넸다 깜짝 놀랐다”고 했다. 90세 넘어 사이클을 탄다는 자체도 놀라운데 아주 젊어 보였기 때문이다. 시니어사이클계에서 이 씨는 화제의 주인공이다. 100세를 눈앞에 둔 나이에도 거뜬히 40~50km를 완주하기 때문이다. 나이 들면 협응력이 떨어져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해 넘어질 수 있는데 전혀 문제없이 질주하고 있다. 특히 사이클의 경우 바퀴도 얇아 더 균형 잡기기 힘들다. 이 씨는 50세 무렵인 1970년대 중반부터 축구를 했다. 80세 중반에 이르자 무릎이 아파 더 이상 공을 찰 수 없었다. 그때부터 사이클을 탔다. 의사도 자전거를 권했다. 페달을 밟을 땐 무릎이 아프지 않았다. 이 씨에게 사이클은 최고의 건강 지킴이이자 친구다. “사이클은 축구를 대체한 운동이었죠. 너무 좋아요. 사이클 탈 땐 진짜 무릎이 전혀 아프지 않아요. 운동도 되고. 인생 후배들과 경기 용인, 남양주 등까지 사이클 타고 가서 맛난 것 먹고 돌아오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이 씨는 시속 30~40km로 달릴 정도로 수준급이지만 혹 다칠 수 있어 운동 겸 여행 삼아 천천히 달린다. 토요일이나 일요일, 공휴일엔 한강사이클클럽 회원들과 40~50km를 달리고 있다. 20~30km 갔다 그 지역에서 점심 먹고 다시 돌아오는 4~5시간 코스다. 사이클 타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이를 얘기하면 ‘지금까지 만나본 최고령’이라며 다들 놀라 자빠진다. 이 씨는 요즘 젊은이들이 즐기는 업힐(오르막) 라이딩과 전국일주는 부상 위험과 체력적인 문제로 하지 않는다. 그는 “평탄한 길을 좀 길게 달리는 게 내 몸엔 가장 맞다”고 했다. 경찰 공무원 출신인 이 씨는 지난해까지 각종 정부 제출 서류를 대리 작성해주는 행정사로 일했다. 아직 보청기도 착용 안하고 신문도 안경 없이 본다. 80대 어르신들이 후배로 볼 정도로 젊음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관리를 잘 해왔다. “서울 광진구축구연합회 구의축구회에서 공을 찾죠. 당시엔 백남봉, 남보원 등 연예인 축구팀과도 경기를 했어요. 매주 회원들과 공차는 재미로 살았죠. 지방 원정도 많이 다녔습니다. 나이 들어 연골이 닳아 없어져 사이클을 탔는데 신세계를 만난 것 같았죠. 사이클이 없었다면 정말 재미없는 세상이었을 겁니다.” 혼자 사이클을 즐기던 이 씨는 라이딩 중 만난 정 회장, 윤재극 씨(85) 등과 매주 함께 달린다. 사이클 국가대표 출신 정 회장은 20여 년 전부터 생활 사이클계에서 활동하며 ‘사이클 타기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선수 땐 1958년 서울 소공동 앞에서 출발하는 제1회 전국일주 대회부터 4회 대회까지 참가했다. 대한사이클연맹에서 경기이사도 했다. 2006년 한강사이클럽을 만들어 회원들과 함께 질주하고 있다. 그는 20년 전 서울에서부터 전남 해남 땅 끝 마을까지 19시간 30분 만에 질주했다. 그 기록이 전설로 남았다. 당시엔 길도 좋지 않은 상황이었고 지금은 길이 정비돼 있는데도 젊은이들도 20시간을 훌쩍 넘긴다고 한다. 아직도 서울 북악스카이웨이, 남산 등 업힐도 거뜬히 오른다. 그는 70년 넘게 사이클을 타며 건강을 지키고 있다. 정 씨는 “한강사이클클럽 회원이 한때 240명까지 갔었는데 요즘은 분화돼 30~40명 정도 된다”고 했다. 2000년 쯤 다시던 외국인 회사를 그만 둔 윤 씨는 서울 한강공원에 나갔다가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보고 아들 자전거를 빌려 타기 시작했다. 정 회장을 만나 한강사이클클럽에서 본격적으로 사이클을 탔다. 윤 씨와 정 회장은 4대강은 물론 제주 일주 등 전국에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투어도 많이 했다. 정 회장은 “(이)성우 형님을 처음 만났을 때 제 또래인줄 알고 인사를 건넸다가 깜짝 놀랐다. 내가 한강을 누비는 최고령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마도 국내에서 현재 사이클을 자유자재로 타는 최고령일 것”이라고 했다. 윤 씨는 “성우 형님은 식사도 잘 하신다. 우리보다 많이 드신다. 술도 한잔씩 하신다. 진짜 낼 모레 100세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얼굴 좀 봐라. 주름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이 씨는 “뭐 이렇게 살아보는 것이다. 최후 발악으로…. 달릴 수 없으니 사이클 타고 달린다. 건강해야 움직일 수도 있다. 누워 있다 죽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이 씨는 주로 주말에 장거리 질주를 하고 평일엔 뜻 맞는 사람들 있으면 가끔씩 타고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은 “월수금토일, 주 5일 이상 탄다”고 했다. 사이클 타기 그 자체가 삶이다. 윤 씨는 “평일엔 동네에서 자전거 타고 주로 주말에 사이클 장거리 질주를 한다”고 했다. 이들은 계절에 상관없이 사이클을 탄다. 하지만 이 씨와 윤 씨는 비나 눈이 오면 타지 않는다. 정 회장은 “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탄다”고 했다. 세 사람은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자전거 인기가 좋아지는 것은 좋은데 너무 위험하게 탄다”고 아쉬워했다. 이 씨는 “뒤에서 ‘가요’ ‘가요’하며 경쟁하듯 타는데 정말 위험하다. 넘어지면 큰 사고로 이어진다”고 했다. 정 회장은 “나도 앞 사이클 뒷바퀴에 걸려 넘어진 적이 있다. 갈비뼈 4개가 부러졌다. 정말 위험하다”고 했다. 세 사람은 입을 모았다. “뭐 우리 나이에 다른 즐거움이 있나요. 건강하고 가끔 맛있는 것 먹으며 인생을 즐기면 되지…. 사이클은 진짜 좋은 스포츠입니다. 나이 들면 무릎이 안 좋은데 사이클을 타면 오히려 무릎이 좋아집니다.” 특히 정 회장은 “100가지 보약보다 자전거 한대가 더 좋다는 말이 있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 하는데 자전거를 타면 무릎에도 부담을 주지 않는다. 정말 좋은 스포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몸에 좋다고 고령에 사이클을 바로 타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52)은 “자전거를 타려면 근력과 밸런스, 운동신경 등을 조화시키는 협응력이 좋아야 한다. 97세에도 탄다는 것은 젊었을 때부터 꾸준히 관리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동아사이클대회 챔피언(1982, 1984년) 출신 김동환 프로사이클 대표(60)는 “고령에는 자전거를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자세로 시작해야 한다. 젊었을 때 탔어도 나이 들면 협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조심히 타야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50세 무렵인 1970년대 중반부터 축구를 했다. 80대 중반에 이르자 무릎이 아파 더 이상 공을 찰 수 없었다. 그때부터 사이클을 탔다. 의사도 자전거를 권했다. 페달을 밟을 땐 무릎이 아프지 않았다. 100세를 눈앞에 둔 이성우 씨(97)에게 사이클은 최고의 건강 지킴이이자 친구다. “사이클은 축구를 대체한 운동이었죠. 너무 좋았어요. 사이클 탈 땐 진짜 무릎이 전혀 아프지 않아요. 운동도 되고. 인생 후배들과 경기 용인, 남양주 등까지 사이클 타고 가서 맛난 것 먹고 돌아오는 재미도 쏠쏠하죠.” 이 씨는 시속 30∼40km로 달릴 정도로 수준급이지만 혹 다칠 수 있어 가급적 천천히 달린다.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에 한강사이클클럽 회원들과 40∼50km를 달리고 있다. 20∼30km 갔다 그 지역에서 점심 먹고 다시 돌아오는 4∼5시간 코스다. 사이클 타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이를 얘기하면 ‘지금까지 만나본 최고령’이라며 다들 놀란다. 이 씨는 요즘 젊은이들이 즐기는 업힐(오르막) 라이딩과 전국일주는 부상 위험과 체력적인 문제로 하지 않는다. 그는 “평탄한 길을 좀 길게 달리는 게 내 몸엔 가장 맞는다”고 했다. 경찰 공무원 출신인 이 씨는 지난해까지 각종 정부 제출 서류를 대리 작성해 주는 행정사로 일했다. 아직 보청기도 착용하지 않고 신문도 안경 없이 본다. 80대 어르신들이 후배로 볼 정도로 젊음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관리를 잘해 왔다. “젊을 땐 서울 광진구축구연합회 구의축구회에서 공을 찼죠. 당시엔 백남봉, 남보원 등 연예인 축구팀과도 경기를 했어요. 나이 들어 연골이 닳아 없어져 사이클을 탔는데 신세계를 만난 것 같았죠. 사이클이 없었다면 정말 재미없는 세상이었을 겁니다.” 혼자 사이클을 즐기던 이 씨는 라이딩 중 만난 정상근 대한사이클원로회 회장(86), 윤재극 씨(85) 등과 매주 함께 달린다. 사이클 국가대표 출신 정 회장은 대한사이클연맹 경기이사 등을 지낸 뒤 20여 년 전부터 생활 사이클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2006년 한강사이클클럽을 만들어 회원들과 함께 질주하고 있다. 정 회장은 주 5일 이상 탄다. 사이클 타기 그 자체가 삶이다. 그는 20년 전 서울에서부터 전남 해남 땅끝마을까지 19시간 30분 만에 질주했다. 생활 사이클계에선 전설로 불리는 기록이다. 당시엔 길도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지금은 길이 정비돼 있는데도 젊은이들도 20시간을 훌쩍 넘긴다. 아직도 서울 북악스카이웨이, 남산 등 업힐도 거뜬히 오른다. 그는 70년 넘게 사이클을 타며 건강을 지키고 있다. 2000년경 다니던 외국계 회사를 그만둔 윤 씨는 서울 한강공원에 나갔다가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보고 아들 자전거를 빌려 타기 시작했다. 정 회장을 만나 한강사이클클럽에서 본격적으로 사이클을 탔다. 윤 씨와 정 회장은 4대강은 물론이고 제주 일주 등 전국에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사이클 투어도 많이 했다. 정 회장은 “(이)성우 형님을 처음 만났을 때 제 또래인 줄 알고 인사를 건넸다가 열한 살이나 많은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현재 국내에서 사이클을 자유자재로 타는 최고령일 것”이라고 했다. 윤 씨는 “성우 형님은 식사도 잘한다. 우리보다 많이 드신다. 술도 한잔씩 하신다. 진짜 내일모레 100세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얼굴 좀 봐라. 주름도 하나도 없다”고 했다. 셋은 입을 모았다. “뭐, 우리 나이에 다른 즐거움이 있나요. 건강하고 가끔 맛있는 것 먹으며 인생을 즐기면 되지…. 사이클은 진짜 좋은 스포츠입니다. 나이 들면 무릎이 안 좋은데 사이클을 타면 오히려 무릎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몸에 좋다고 고령에 사이클을 바로 타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52)은 “자전거를 타려면 근력과 밸런스, 운동신경 등을 조화시키는 협응력이 좋아야 한다. 97세에도 탄다는 것은 젊었을 때부터 꾸준히 관리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동아사이클대회 챔피언(1982, 1984년) 출신 김동환 프로사이클 대표(60)는 “고령에는 자전거를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자세로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야! 진국이형에게 줘.” 7월 9일 경기도 고양 농협대 잔디구장에서 열린 60,70대 실버축구단 로얄 FC와 서울 강북구팀의 친선경기. 로얄 FC 선수들 사이에서 “진국이형에게 패스해”란 소리가 자주 나왔다. 1970년대 중반 한국축구의 대표 공격수였던 김진국 전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71)를 부르는 소리다. 김 전 전무는 이날 공격형 미드필더로 경기를 조율했다. 70세를 뛰어 넘은 그는 매주 토요일 로얄 FC에서 공을 차며 ‘9988 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 2,3일 앓다 죽는다)’라는 신념을 실천하고 있다. 김 전 전무는 현역 시절 키가 작아 ‘짤만이’로 불렸지만 뛰어난 발재간과 페인트 기술로 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그로부터 5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도 60, 70대 실버축구계에서 강철 체력을 자랑하는 공격수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전 한때 이름을 날리던 선수들이 나이 들어 빌빌거리는 게 보기 좋지 않았어요. 그래 선수를 은퇴하고 지도자 할 때, 은행에서 근무할 때도 계속 축구를 했어요. 김진국이란 이름에 걸맞게 나이 들려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 전 전무는 1972년부터 1977년까지 6년 동안 A매치(국가대표경기) 97경기에서 27골을 터뜨린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1975년 3월부터 1977년 2월까지 A매치 42경기에 연속 출전할 정도로 강한 체력을 과시했다. 당시 김진국이 센터링(크로스)을 올리면 ‘꺽다리’ 김재한이 헤딩슛으로 골을 잡아내 둘은 ‘환상의 콤비’로 불렸다. 김 전 전무는 “당시 내 센터링은 김재한용‘이라고 불렸다”며 웃었다. 김재한 전 KFA 부회장(75)도 한 때 로얄 FC에서 김 전 전무와 공을 함께 차기도 했다. 김 전 전무는 지금도 25분씩 진행하는 친선경기에서 4,5경기를 거뜬히 소화하고 있다. 그는 “주변서 미련하다 할 정도로 많이 뛴다. 하지만 이렇게 격렬하게 축구를 해야 온갖 스트레스도 날아가고 다시 태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1980년대 중반까지 국민은행에서 플레잉 코치로 뛰었던 그는 1992년까지 코치와 지도자를 한 뒤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은행 업무를 시작했고 지점장까지 했다. “지도자 땐 선수들 훈련 때 함께 운동했어요. 은행 일을 볼 때도 축구를 놓을 순 없었습니다. 그 즈음 서울시 생활체육 여자축구단이 창단됐는데 저 보러 지도해달라고 해서 자원봉사로 함께 운동하기도 했죠. 1995년부턴 제가 사는 서울 양천구에 ’김진국 축구교실‘을 열어 주 2회씩 어린이들하고 공을 함께 차고 있습니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 KFA에서 행정을 했다. 유소년위원장과 기획실장, 전무까지 하며 우수 유소년선수 해외유학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그 프로그램 덕택에 손흥민(30·토트넘)이 독일 함부르크 유소년 클럽에서 유학하며 세계적인 선수로 도약할 기회를 잡았다. 김 전 전무는 2002년 창설한 MBC꿈나무축구재단의 이사장을 맡아 지금까지 유소년축구 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다. 김 전 전무는 KFA를 떠난 뒤 2012년부터 로얄 FC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실버축구 인생‘을 시작했다. 로얄 FC는 2005년 이회택과 김재한 등 1960, 70년대 한국 축구를 주름잡던 스타플레이어와 조기축구 회원들이 만든 팀이다. 매주 토요일 전국의 실버축구단 1, 2개 팀을 초청해 4~5시간 공을 찬다. 지방 원정 경기를 다니기도 하고 생활축구 전국대회에 출전하기도 한다. 국가대표 출신들이 많아 일본과 중국, 태국 등 해외 초청 경기에도 자주 간다. 수원북중 1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공을 찼으니 근 60년 가까이 축구를 하고 있는 셈이다. 무릎 등 관절은 괜찮을까. “선천적으로 건강한 신체를 준 부모님 덕분에 아직 관절엔 문제없습니다. 또 기술축구를 하면 힘도 안 들고 부상 위험도 없죠. 전 키가 작아서 어려서부터 기술로 승부수를 띄워야 했죠. 70이 넘은 지금도 가볍게 무리 없이 공을 차기 때문에 아직 어디가 불편하진 않습니다.” 김 전 전무는 경신고 재학시절 165cm에서 더 이상 크지 않는 키를 극복하기 위해 기술축구를 구사했다. 그는 당시 경신고 축구팀을 맡고 있던 장운수 감독이 “축구는 키가 작아도 얼마든지 기술로 커버할 수 있다”고 조언해 기술 축구에 전념했다고 했다. 당시 아침부터 밤까지 다양한 기술을 연마했고 결국 ’원조 접기(페인팅)왕‘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그 때 익힌 기술 덕에 대학, 실업팀, 국가대표는 물론 선수생활 막판 진출한 독일 프로축구팀에서 활약하면서도 큰 부상이 없었다. 지금도 힘들이지 않고 공을 차고 있는 원동력에 기술축구가 있다고 했다. “기술은 한번 익히면 평생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축구를 잘 하기 위해 홈트레이닝으로 체력도 키우고 있다. 스쾃과 팔굽혀펴기는 기본이고 아령 등 기구로 근육운동을 한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는 근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꾸준히 웨이트트레이닝을 해줘야 버틸 수 있다”고 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하나. 김 전 전무는 1980년에 독일 2부 리그 다름슈타트에 입단했다. ’차붐‘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69)에 이어 한국선수 유럽 진출 2호였다. “이미 대표팀에서도 나온 상태였기 때문에 선수로서 유럽무대에서 성공해 보겠다고 간 건 아니었습니다. 그냥 견문을 넓히는 차원에서 도전한 겁니다. 그때 서독이 축구로는 최고 선진국이라 직접 가서 배우고 싶었어요. 그냥 구경하는 것보다는 선수로 뛰면서 체험하면 더 좋을 것 같아 시도했는데 다행히 계약이 돼서 입단하게 됐죠. 범근이 때문에 한국 선수에 대한 호감이 있을 때였죠. 1980년 1월부터 다름슈타트에서 6개월 뛰고, 여름에 같은 2부 리그에 있던 보름스(Worms) 팀으로 옮겨서 1982년 시즌까지 두 시즌을 뛰었습니다.” 김 전 전무는 차 전 감독의 고향(경기도 화성) 선배이자 경신고 선배이기도 했다. 차 전 감독이 고교 2년 후배로 입학하면서 차 전 감독 집과 4km 정도 떨어져 살았던 것을 알았다고 했다. 차 전 감독이 어린 시절을 회고하는 글에 ’김진국 선배가 유니폼과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니는 게 멋있고 부러워서 축구 선수가 되고 싶었다‘고 쓰기도 했다. 김 전 전무는 “나중에 알았는데 시골 중학생 범근이의 눈에는 내가 서울에서 축구로 유명한 고등학교에 선수로 뛴 다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고등학교를 마친 뒤 바로 실업 기업은행으로 갔고 나중에 건국대를 다녔다. “일찍 실업 무대에 뛰면서 실력도 늘고 대표팀에도 뽑혔다”고 회상했다. 김 전 전무는 1982년 보름스 나온 다음에 쾰른 체육대학에서 6개월간 지도자 코스 공부도 하고 돌아왔다. 그는 남은 인생 유소년 유망주들을 키우며 평생 축구를 즐기겠다고 했다. “솔직히 언제까지 공을 찰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죠. 하지만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진 공을 찰 생각입니다. 이 나이에도 축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건강하다는 의미 아닌가요. 전 공 찰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970년대 중반 한국축구의 대표 공격수였다. 키가 작아 ‘짤만이’로 불렸지만 뛰어난 발재간과 페인트 기술로 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그로부터 5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도 60, 70대 실버축구계에서 강철 체력을 자랑하는 공격수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김진국 전 대한축구협회(KFA) 전무이사(71)는 실버축구단 ‘로얄 FC’에서 매주 공을 차며 ‘9988 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 2, 3일 앓고 죽는다)라는 신념을 실천하고 있다. “전 한때 이름을 날리던 선수들이 나이 들어 빌빌거리는 게 보기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선수를 은퇴하고 지도자 생활을 할 때, 은행에서 근무할 때도 계속 축구를 했어요. 김진국이란 이름에 걸맞게 나이 들려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 전 전무는 1972년부터 1977년까지 6년 동안 국가대표 간 경기(A매치) 97경기에서 27골을 터뜨린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1975년 3월부터 1977년 2월까지 A매치 42경기에 연속 출전할 정도로 강한 체력을 과시했다. 지금도 25분씩 진행하는 친선경기에서 4, 5경기를 거뜬히 소화하고 있다. 그는 “주변에서 미련하다 할 정도로 많이 뛴다. 하지만 이렇게 격렬하게 축구를 해야 온갖 스트레스도 날아가고 다시 태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1980년대 중반까지 국민은행에서 플레잉 코치로 뛰었던 그는 1992년까지 코치와 지도자를 한 뒤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은행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지도자 생활 당시 선수들 훈련 때 함께 운동했다. 은행 일을 볼 때도 축구를 놓을 순 없었다. 그즈음 서울시 생활체육 여자축구단이 창단됐는데 나한테 지도해 달라고 해서 자원봉사로 함께 운동하기도 했다. 1995년부턴 내가 사는 서울 양천구에 ‘김진국 축구교실’을 열어 주 2회씩 어린이들과 함께 공을 차고 있다”고 했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 KFA에서 행정을 했다. 유소년위원장과 기획실장, 전무까지 하며 우수 유소년선수 해외유학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그 프로그램 덕분에 손흥민(30·토트넘)이 독일 함부르크 유소년 클럽에서 유학하며 세계적인 선수로 도약할 기회를 잡았다. 김 전 전무는 KFA를 떠난 뒤 2012년부터 로얄 FC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실버축구 인생’을 시작했다. 로얄 FC는 2005년 이회택과 김재한 등 1960, 70년대 한국 축구를 주름잡던 스타플레이어와 조기축구 회원들이 만든 팀이다. 매주 토요일 전국의 실버축구단 1, 2개 팀을 초청해 4∼5시간 공을 찬다. 지방 방문 경기를 다니기도 하고 생활축구 전국대회에 출전하기도 한다. 국가대표 출신들이 많아 일본과 중국, 태국 등 해외에서 초청도 자주 받는다. 수원북중 1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공을 찼으니 근 60년 가까이 축구를 하고 있는 셈이다. 무릎 등 관절은 괜찮을까. “선천적으로 건강한 신체를 준 부모님 덕분에 아직 관절엔 문제없습니다. 또 기술축구를 하면 힘도 안 들고 부상 위험도 없죠. 전 키가 작아서 어려서부터 기술로 승부수를 띄워야 했죠. 일흔이 넘은 지금도 가볍게 무리 없이 공을 차기 때문에 아직 어디가 불편하진 않습니다.” 김 전 전무는 경신고 재학 시절 키가 165cm에서 더는 크지 않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축구를 구사했다. 당시 아침부터 밤까지 다양한 기술을 연마했고 결국 ‘원조 접기(페인팅)왕’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그때 익힌 기술 덕에 대학, 실업팀, 국가대표는 물론이고 선수생활 막판에 진출한 독일 프로축구팀에서 활약하면서도 큰 부상이 없었다. 지금도 힘들이지 않고 공을 차는 원동력에는 기술축구가 있다고 했다. “기술은 한번 익히면 평생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축구를 잘하기 위해 홈트레이닝으로 체력도 키우고 있다. 스쾃과 팔굽혀펴기는 기본이고 아령 등 기구로 근육운동을 한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는 근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꾸준히 웨이트트레이닝을 해줘야 버틸 수 있다”고 했다. “솔직히 언제까지 공을 찰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죠. 하지만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진 공을 찰 생각입니다. 이 나이에도 축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건강하다는 의미 아닌가요. 전 공을 찰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등산할 때 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몸에 대한 죄악이다.’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16좌 완등에 성공한 엄홍길 대장(62)은 “등산을 부상 없이 오래 즐기려면 스틱을 반드시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등산화와 배낭도 잘 챙겨야 하지만 등산을 할 때 스틱 하나로 몸을 보호하고 몸에 무리를 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장거리 산행의 경우 스틱 유무에 따라 신체 피로도가 크게 달라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실내 스포츠가 제한됐을 때부터 실외 활동이 증가했는데 특히 등산 인구가 폭증했다.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문화에 익숙한 2030 젊은이들의 증가가 눈에 띠였다. 하지만 운동화나 캐주얼화를 신고 배낭도 없는 것은 물론 스틱을 든 젊은이들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젊은 데다 1,2시간 짧은 산행이라면 괜찮을 수 있지만 4시간 이상 산행이라면 적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발목, 무릎 등에 통증이 올 수 있다. “손에 익으면 너무 편하고 좋은데…. 많은 사람들이 스틱의 중요성을 잘 몰라요. 양손에 스틱을 쓴다면 네 발로 걷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산을 오를 때는 두 발보다는 네 발이 힘도 덜 들고 안전합니다.” 엄 대장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스틱을 사용할 경우 걸을 때 상체가 체중의 30%를 지탱해준다. 스틱이 없다면 하체가 모든 부하를 책임져야한다. 특히 장기 산행을 할 때는 배낭에 물과 간식 및 도시락 등을 챙겨 가기 때문에 최소 10~20kg은 더 무게가 더 나가 스틱이 없다면 하체가 감당해야 할 부담이 더 커진다. 결국 무릎과 발목은 물론 고관절에까지 큰 부담을 주게 되는 것이다. 엄 대장은 “무릎이나 발목 연골이 다치면 산에 못 오른다. 평상시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특히 악산(바위산)이 많아 산을 오르내리면 하체에 무리가 더 간다. 그 부담을 스틱을 사용해 덜어줘야 하는 것이다. 다음은 엄 대장이 설명한 올바른 스틱 사용법이다. 스틱은 반드시 양팔로 사용해야 한다. 하나만 사용하는 것은 아예 안 쓰니 만 못하다. 스틱은 일반적으로 왼발 땐 오른팔, 오른발 땐 왼팔로 엇갈려 사용하면 된다. 평지에서는 스틱을 땅이 짚을 때 팔하고 직각이 되게 하면 된다. 발보다 살짝 앞을 짚어 뒤로 밀어주면 된다. 스틱은 오르막과 내리막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오르막을 오를 땐 경사도에 따라 스틱을 조절해줘야 한다. 보통 평지보다 10cm 짧게 해주면 되는데 경사도가 높으면 더 줄여줘야 한다. 오르막 경사도가 가파른데 스틱이 너무 길면 스틱 때문에 밸런스가 흔들려 뒤로 넘어질 수 있다. 내리막 땐 평지보다 스틱을 평균 10cm 길게 해줘야 한다. 하지만 역시 오르막 때와 마찬가지로 경사도에 따라 길이는 더 길어질 수 있다. 오르막 내리막 때마다 스틱 길이 조정을 하는 게 번거롭지만 그래도 몸 보호와 안전을 위해선 꼭 해야 한다. 오를 때나 내려갈 때나 모두 두 개를 동시에 나란히 짚고 상체의 무게를 스틱에 싣는 방식이 좋다. 오를 땐 스틱을 먼지 짚고 하체 움직임과 함께 팔로 당기듯 밀어주면 된다. 내려갈 땐 스틱에 팔을 지지한 뒤 하체를 움직인다. 그럼 오르막 땐 하체 피로도를 크게 줄여주고, 내리막 땐 무릎과 발목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시켜 준다. 스틱은 산행하다 돌이나 나무뿌리 등에 걸리거나 미끄러져 밸런스가 흔들릴 때 균형을 잡아줄 수 있어 안전사고도 예방해준다. 등산은 다이어트 운동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2~3시간 짧은 산행부터 4,5시간 중거리 산행, 혹은 7,8시간 장거리 산행은 우리 몸의 에너지를 크게 태운다. 등산은 자연에서 하는 ‘인터벌트레이닝(Interval Trainging)’이다. 인터벌트레이닝은 일정 강도의 운동과 운동 사이에 불완전한 휴식을 주는 훈련 방법이다. 예를 들어 100m를 자기 최고 기록의 50%에서 최대 90%로 달린 뒤 조깅으로 돌아와 다시 100m를 같은 강도로 달리는 것을 반복하는 훈련이다. 사실 엄격한 의미에서 등산을 인터벌트레이닝과 동급으로 놓을 순 없다. 하지만 산을 오를 때 급경사와 완만한 경사, 평지, 내리막이 반복 된다. 이를 휴식할 때까지 1시간 이상 하니 일종의 인터벌트레이닝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등산은 1, 2시간 안에 끝내기 보다는 5~8시간까지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큰 효과가 있다. 등산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가 주 1회 산에 올라도 한번에 2~3kg은 빠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부상 없이 즐겨야 하는데 꼭 챙겨야 하는 장비를 챙기지 않아서 오는 안전사고가 의외로 많이 일어나고 있다. 반드시 스틱을 사용해야하는 이유다. 운동생리학적으로 스틱을 사용하면 하체 부담을 줄여주지만 전체적인 에너지 소비량은 증가시켜 준다. 스틱 없이 하체만으로 움직이면 하체에 부담이 가중돼 결국 몸의 피로도를 높여준다. 스틱을 사용하면 팔을 비롯해 복근 등 코어 근육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하체의 피로도를 줄여주면서 전체적인 에너지 소비량은 늘려주는 것이다. 최근 다이어트 운동으로 주목 받고 있는 노르딕워킹의 원리가 바로 여기에 있다. 노르딕워킹은 노르딕 스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걷기 방법으로 ‘폴 워킹(Pole walking)’이라고도 한다. ‘노르드(Nord)’는 ‘북방(北方)’을 뜻하는 말로서, 노르딕 스키는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 발달했다. 스칸디나비아의 산지는 알프스 산악지방의 가파른 지형과는 달리 대부분 낮은 언덕과 평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긴 겨울에 눈이 많이 쌓인 지역을 이동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스키가 발달했다. 노르딕 스키는 낮은 언덕과 평지가 대부분인 발원지의 지형 특성이 반영되어 평지와 언덕을 가로질러 긴 코스를 완주하는 거리 경기 등으로 나뉘는데 평지와 언덕을 걷는 것으로 발전시킨 것이 노르딕워킹이다. 노르딕워킹은 1990년대 중반 핀란드 등 북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국내에도 2000년대 초중반 들어왔다. 한 때 반짝 인기를 끌고 주춤했지만 최근 다이어트 운동으로 각광받고 있다. 노르딕워킹 전도사 주연서 INWA((International Nordic Walking Federation) 코리아 사무국장(50)은 말한다. “우리 몸은 큰 근육을 잘 써야 에너지 소비가 잘 됩니다. 걸을 때 허벅지 장딴지가 가동되는데 폴을 잡고 밀면서 걸으면 팔과 어깨 근육은 물론 대흉근과 견갑근, 광배근, 척추기립근 등 상체의 큰 근육도 힘을 쓰게 됩니다. 몸 전체 근육의 90% 이상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에너지 소비가 극대화 됩니다. 다이어트에 좋은 이유입니다.” 스틱 혹은 폴을 잘 사용하면 몸도 보호하면서 다이어트 효과까지 볼 수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