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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인공 감미료가 사고력과 기억력을 저하시키는 등 장기적으로 뇌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이번 연구에서는 7가지 저칼로리 및 무(제로)칼로리 감미료를 조사했다. 이들 감미료를 가장 많이 섭취한 사람들은 가장 적게 섭취한 사람들에 비해 인지 능력이 62% 더 빨리 감소했는데, 이는 1.6년 더 빠른 노화에 해당한다. 이러한 연관성은 특히 당뇨병 환자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조사한 인공 감미료는 아스파탐, 사카린, 아세설팜 칼륨, 에리스리톨, 자일리톨, 소르비톨, 타가토스이다. 주로 탄산음료, 에너지드링크, 요거트, 저칼로리 디저트와 같은 가공식품에 첨가하는 설탕 대체물이다.인공 감미료가 제2형 당뇨병, 암, 심장질환, 우울증, 치매와 같은 질병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기존 연구결과가 있다. 이번 논문은 이러한 위험 목록에 인지 능력 저하를 추가한다.연구개요연구진은 35세 이상 브라질 공무원 1만2772명(평균 연령 52세)을 대상으로 7가지 감미료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참가자들을 평균 8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시작 시점에 참가자들은 지난 1년간 섭취한 음식과 음료의 양을 자세히 기록한 설문지를 작성하고, 총 3차례 언어 유창성 및 단어 기억력, 처리 속도 등 인지 기능 검사를 받았다.참가자들은 감미료 섭취량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뉘었다. 가장 적게 먹은 그룹은 하루 평균 20㎎, 평균은 66㎎,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은 191㎎으로 나타났다. 아스파탐의 경우, 국내 시판 코카콜라 제로 355㎖ 캔 제품에 85㎎이 들어 있다. 하루 2캔을 마시면 최다 섭취 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연구결과나이, 성별, 고혈압, 심혈관 질환 등 다른 위험 요인을 보정한 뒤 분석한 결과, 인공 감미료를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은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보다 전체 사고력·기억력 저하 속도가 62% 더 빨랐다. 이는 노화가 1.6년 더 진행 된 것과 같다. 중간 섭취 그룹은 저하 속도가 35% 더 빨랐으며, 이는 1.3년의 노화에 해당한다. 연령별로 분석했을 때, 60세 미만에서 감미료를 가장 많이 섭취한 사람들은 가장 적게 섭취한 사람들에 비해 언어 유창성과 전반적인 인지 기능 저하가 더 빨랐다. 그러나 60세 이상에서는 이러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연구진은 중년층의 인공감미료 섭취를 줄이도록 장려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개별 감미료를 살펴보면, 아스파탐, 사카린, 아세설팜 칼륨, 에리스리톨, 소르비톨, 자일리톨 섭취는 특히 기억력을 중심으로 한 전반적인 인지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었다. 반면, 타가토스 섭취와 인지 저하 사이에는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브라질 상파울루 대학교 의과대학 클라우디아 키미에 수에모투 부교수(노인의학)는 “저칼로리 또는 무칼로리 감미료는 종종 설탕의 건강한 대안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는 특정 감미료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뇌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당뇨병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 더욱 심각당뇨병 환자에서 이러한 연관성이 더 강하게 나타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 관리를 위해 설탕의 대안으로 인공 감미료를 선호하는 편이다. 당뇨병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가 더욱 두드러진 것은 더 많은 인공 감미료 섭취로 인한 결과로 볼 수 있다.수에모투 박사는“당뇨병 환자는 인공 감미료를 설탕 대체물로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 당뇨병은 그 자체로 알츠하이머병 및 혈관성 치매와 관련된 인지 기능 저하의 강력한 위험 요인이며, 이로 인해 뇌가 유해한 노출에 더 취약해질 위험이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확인하고 사과소스, 꿀, 메이플 시럽, 코코넛 설탕과 같은 다른 정제 설탕 대체물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지도 탐구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다만 이번 연구는 일부 인공 감미료 섭취와 인지 기능 저하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었을 뿐,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다.국제감미료協 “관찰 연구일 뿐, 인과 관계 입증 못해” 반박국제감미료협회(ISA)는 인공 감미료가 안전하다는 확립된 과학적 합의가 있다며 반박했다.ISA는 성명을 통해 “이번 연구는 단순히 통계적 연관성을 보여줄 수 있는 관찰 연구이며,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다”며 “감미료 섭취와 인지 기능 저하 사이의 연관성이 나타났다고 해서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유발한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가디언, 메디컬익스프레스, CNN 참조)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은 휴대전화 비사용자에 비해 치질(치핵) 위험이 거의 1.5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 변기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기 쉽고, 이로 인해 항문과 직장 부위의 정맥이 부풀어 올라 통증과 출혈을 유발할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화장실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치질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에 미국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 센터(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 연구진은 45세 이상의 성인 125명을 대상으로 식단, 운동, 배변 습관에 관한 설문조사 후 대장 내시경을 통해 치질 여부를 평가했다. 참가자들의 휴대전화 사용 습관을 조사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화장실에 가져갔는지, 그리고 화장실에서 어떤 앱을 사용했는지 알아보는 추가 질문을 설문에 포함시켰다. 응답자의 3분의 2는 화장실에 휴대전화를 가져갔다고 답했으며, 대부분은 뉴스와 소셜 미디어를 이용했다. 노화, 신체 활동 부족, 식이섬유 부족 등 치질의 일반적인 위험 요인을 통계적으로 보정한 뒤 분석한 결과,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치질 발생 위험이 46% 더 높았다. 스마트폰을 들고 가는 사람들은 화장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길었다. 화장실 사용 빈도가 높은 사람의 3분의 1 이상(37%)이 5분 이상 머무는 반면, 비사용자들은 이 비율이 7.1%에 불과했다.흥미로운 발견 중 하나는 변을 볼 때 힘을 주는 행동은 치질 위험과 뚜렷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 스마트폰 사용이 화장실 체류 시간을 늘리고, 이로 인해 항문 조직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해 결국 치질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치질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매년 약 64만 명이 치질로 병원을 찾는다.교신저자인 트리샤 파스리차 박사(소화기 내과)는 “스마트폰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가지 말고, 배변을 몇 분 안에 끝내도록 노력하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5분 안에 배변이 이뤄지지 않으면 화장실 밖으로 나가 다른 일을 하다가 신호가 오면 다시 시도하라는 것이다.파스리차 박사는 또한 “스마트폰 앱은 오래 사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배변 중 스마트폰에 몰입해 의도치 않게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이 생기면 치질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배변할 때 스마트폰을 화장실 밖에 두는 것이 안전하고 현명한 습관”이라고 덧붙였다.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 3일(현지시각) 게재됐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여행 중 멀미가 날 때 약 없이도 증상을 절반 가까일 줄일 수 있는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 비결은 바로 음악이다. 하지만 선곡을 잘 해야 한다. 어떤 음악은 오히려 증세를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국제 학술지 에 논문을 발표한 연구자들은 “멀미는 많은 사람의 여행 경험을 심각하게 저해하며, 기존의 약물 치료는 졸음과 같은 부작용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며 “음악은 비침습적이고 저렴하며 개인 맞춤형 중재 전략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멀미는 왜 날까?멀미의 원인은 다양하다. 차 안에서 책이나 태블릿 휴대폰 사용, 구불구불한 길, 환기 부족으로 인한 실내 공기 오염, 전기차의 즉각적인 토크 반응과 회생제동 등이 꼽힌다.멀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혹시 멀미가 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긴장한다. 긴장감 자체가 신체 반응을 유발해 실제로 멀미가 더 빨리 찾아 올 수 있다. 음악은 긴장을 풀어주기에 연구진은 이를 멀미 증세의 대응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실험해보기로 했다.연구진은 특별히 조정한 운전 시뮬레이터를 사용해 30명의 참가자들에게 멀미를 유발한 뒤, 회복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음악을 들려줬다. 뇌파 측정 장치(EEG)와 머신 러닝 기법을 결합하여 참가자들의 뇌 상태를 분석했다.어떤 음악을 들어야 할까?그 결과 즐거운 음악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멀미 증상을 57.3% 줄여 준 것. 이어서 감미로운(부드러운) 음악이 56.7%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 열정적인 음악은 멀미 증상을 48.3% 줄였다. 반면 슬픈 음악은 아무 것도 듣지 않은 대조군보다 오히려 효과가 떨어졌다. 대조군은 휴식 후 멀미 증상이 43.3% 감소한 반면, 슬픈 음악을 들은 사람들은 40%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여행 중 멀미 증상이 나타날 땐 즐겁거나 부드러운 음악을 듣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음악 종류별 효과 제각각잔잔한(감미로운) 음악은 멀미를 더욱 심하게 만드는 긴장을 풀어줘 증상을 완화시키며, 즐거운 음악은 뇌의 보상 체계를 자극해 주의를 분산시킴으로써 멀미를 줄이는 반면, 슬픈 음악은 정서적 공명을 통해 부정적 감정을 증폭시켜 되레 불편 감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아울러 차량으로 인한 멀미뿐만 아니라 항공기가 선박 여행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이번 연구는 충칭 대학교, 시난 대학교, 육군 의과대학 등 중국 과학자들이 수행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우울증, 불안장애, 조현병, 양극성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같은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자살이나 약물(처방약, 마약, 알코올 포함) 과용보다 더 많이 생명을 앗아가는 숨은 위협에 직면해 있다. 바로 심장과 혈관 질환이다. 정신적 건강 이상을 겪는 성인은 심혈관 문제로 인해 동년배보다 기대수명이 10~20년 짧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국제 학술지 에 실린 국제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은 심장질환 위험을 72% 높이고, 조현병은 이를 거의 두 배인 95%까지 끌어올린다. 양극성 장애는 심혈관 질환 위험을 57%,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관상동맥 심장 질환 위험을 61% 증가시키며, 불안장애는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41% 높인다.이처럼 높은 심혈관 질환 위험에도 불구하고 정신 질환자들은 일반인보다 심혈관 치료를 받을 기회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자들은 정신 건강 문제와 심혈관 질환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악순환을 만든다고 지적한다.정신 건강 질환은 흡연율 증가, 신체활동 감소, 불균형한 식습관 같은 심장 건강에 해로운 행동을 유발한다. 생물학적으론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이들 질환과 관련된 만성 스트레스는 염증 증가, 혈압 상승, 불규칙한 심장 박동, 인슐린 처리 장애 등 신체에 해로운 방향으로 변화를 일으킨다. 반대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 사건을 겪으면 전에 없던 정신 건강 문제가 나타나기도 한다. 즉, 심장과 마음은 양방향 관계에 있는 것이다.이 관계가 역으로 나타나는 결과를 살펴보면, 심혈관 질환 환자의 약 18%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데, 심근경색 같은 급성 사건 이후에는 그 수치가 28%로 높아진다. 뇌졸중 생존자의 4명 중 거의 1명이 후유증으로 우울증을 겪으며, 심장마비 생존자의 약 12%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는다.이에 연구자들은 정신 건강과 심혈관 질환을 함께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16세 미만 청소년이 상점, 식당, 카페, 자판기, 온라인에서 레드불이나 몬스터, 프라임과 같은 에너지 음료를 구매하지 못하게 막는 새로운 법이 영국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비만을 부추기고, 수면 장애를 일으키며, 집중력을 떨어뜨린다는 이유에서다. 규제 대상은 리터당 150㎎이상의 카페인을 함유한 음료다.BBC와 가디언의 2일(현지시각) 보도를 종합하면, 새로운 법안은 작년 총선에서 집권 노동당이 내건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다.웨스 스트리팅(Wes Streeting) 보건부 장관은 “아이들이 매일 더블 에스프레소 한 잔에 해당하는 카페인을 섭취하는 상태에서 어떻게 학교 공부를 잘 해낼 수 있겠는가?”라며 “에너지 음료는 겉보기에 무해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면, 집중력, 아이들의 전반적 웰빙을 해치고, 고당도 제품은 치아 건강을 해치며 비만을 유발한다”라고 지적했다.영국 어린이의 최대 3분의 1이 매주 에너지 음료를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인기 음료에는 커피 두 잔보다 많은 카페인이 들어있다.예를 들어, 레드불 250㎖ 캔에는 카페인이 80㎎ 들어 있는데, 이는 에스프레소 한 잔이나 콜라 두 캔과 동일하다.카페인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다이어트 콜라와 같은 탄산음료나 차, 커피는 규제 대상이 아니다. 정부는 향후 12주간 공청회를 열어 보건·교육 전문가, 일반 소비자, 소매업자 및 제조업체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다만 판매 금지법이 정확히 언제부터 시행될지는 불분명하다. 정부는 1990년 식품안전법(Food Safety Act)에 따른 하위 입법을 통해 판매 금지를 추진할 예정이다.앞서 대형 슈퍼마켓 체인들은 지난 2018년부터 자율적으로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에너지 음료 판매를 금지했다. 하지만 소규모 편의점 등에선 여전히 구매가 가능하다.에너지 음료가 유발하는 위험성과 수업 방해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교사들은 아침 등굣길에 에너지 음료를 마신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고 우려했다.한 교사는 “학생들이 집중하지 못하고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며, 단지 ‘멋있다’는 이유로 에너지 음료를 마신다”고 말했다. 다른 교사는 “에너지 음료 때문에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더 시끄럽고 산만해 진다”고 토로했다.카페인을 과다 섭취하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거나 부정맥, 심하면 발작까지 일어날 수 있다. 두통이나 수면 장애와도 관련이 있으며 드물지만 과잉 섭취로 인한 사망 사례도 있다.전문가들은 청소년은 체격이 작고 뇌가 아직 발달 중이기 때문에 카페인에 더 민감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성인의 경우 하루 400㎎(인스턴트커피 약 4잔, 홍차 5잔 수준)지는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에너지 음료는 치아 건강도 위협한다.영국치과협회(BDA)는 제로·저당 에너지 음료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디 크라우치(Eddie Crouch) 협회장은 “습관을 만들고, 산도가 높으며, 설탕 20스푼에 달하는 성분이 들어 있는 제품은 아이들의 식단에 포함될 이유가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줄곧 바른생활을 하던 ’착한‘ 사람이 난데없이 성희롱, 교통법규 위반, 절도, 타인이나 동물에 대한 위해와 같은 범죄적 위험 행동을 보이면 치매의 초기 증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신경퇴행성 질환에 걸리면 행동, 성격, 인지 변화가 일어나 사회적·법적 규범을 위반하기 쉬우며, 이러한 행동이 질환의 첫 번째 징후로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이다.독일 라이프치히 막스플랑크 인간 인지·뇌과학연구소(MPI CBS) 연구자들은 독일, 스웨덴, 핀란드, 미국, 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 수행한 14편의 연구(총 23만 6360명 대상)를 새롭게 메타분석 해 국제 학술지 에 발표했다.이에 따르면 치매의 초기 단계에서는 일반인보다 범죄적 위험 행동이 더 잦지만, 병이 진행되면서 점차 줄어들어 결국에는 일반 인구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다.이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평생을 반듯하게 살아온 사람이 중년기에 처음으로 범죄적 위험 행동을 저질렀다면, 이는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치매 발병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범죄적 위험행동의 발생률은 치매의 종류에 따라 달랐다.행동변이형 전·측두엽 치매에서 가장 높았으며(50% 이상), 이어 원발진행성 실어증(40%)에서 높게 나타났다. 혈관성 치매와 헌틴턴병에서는 15%, 알츠하이머병은 10%로 비교적 낮았다. 치매와 성격이 다른 신경 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은 10% 미만으로 가장 낮았다.“전·측두엽 치매에서의 범죄적 위험 행동은 질환 자체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평생 처음으로 범죄적 위험 행동을 보였으며, 이전에는 범죄 기록이 전혀 없었다”라고 제1저자 마티아스 슈뢰터 박사가 설명했다.전·두측두엽 치매는 기억장애, 방향감각 소실보다 성격변화와 행동장애가 먼저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슈뢰터 박사는 “전·측두엽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에서는 진단 전 초기 단계, 예를 들어 경미한 행동장애나 인지장애 시기에 일반 인구보다 범죄적 위험 행동이 더 많이 나타나지만, 진단 이후에는 일반 인구보다 오히려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범죄적 위험 행동을 보이는 비율이 높았다. 진단 이후 전·측두엽 치매 환자에선 남성이 여성의 4배,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선 남성이 7배 더 높은 범죄적 위험 행동을 보였다”라고 덧붙였다.연구진은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의 범죄 행동과 관련된 뇌의 변화를 추가로 연구해 다른 학술지 에 발표했다.범죄적 위험 행동을 보인 환자들은 측두엽의 위축이 더 심했는데, 이는 억제력 상실(disinhibition), 다시 말해 정상적인 자제력이나 억제력이 사라져 충동, 감정, 행동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 한다고 연구진은 짚었다.억제력 상실은 결과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충동적 행동이나 상황에 부적절한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슈뢰터 박사는 주목할 만한 발견이지만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치매 환자에 대한 낙인을 더욱 심화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부분의 위반 행위는 가벼운 수준이었다. 신체적 폭력이나 공격 행동도 일부 보고됐지만 주로 품위 손상 행위, 교통법규 위반, 절도, 기물 파손 등이었다.” 첫번째 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전 세계 30세~79세 성인 약 12억 8000만 명이 앓고 있는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치료하지 않으면 심장질환, 뇌졸중, 신장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연하게도 혈압을 낮춰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문제는 어느 정도 떨어뜨려야 환자에게 최선을 결과를 가져오느냐다.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 학술지 에 지난달 31일(현지시각) 게재된 대규모 분석 연구는 수축기 혈압을 120~130mmHg 미만으로 낮추는 집중 조절이 140mmHg 전후를 목표로 하는 표준 치료보다 심장마비, 뇌졸중, 심혈관 사망 위험을 줄인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약 8만 여명(아시아인 82.6%·중위연령 64세)을 대상으로 한 6개의 임상시험 데이터 분석에서, 집중 조절군은 주요 심혈관 사건이 더 적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부작용 위험도 따른다. 연구에 따르면 집중 조절군은 어지럼증, 실신, 신장 기능 저하, 부정맥 등 이상 반응이 표준 치료군보다 더 많이 나타났다.따라서 혈압을 더 낮추는 것이 주요 이익은 크지만 모든 환자에게 무조건 혈압을 강하게 낮추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고 연구자들은 지적한다.집중 조절과 표준 치료의 차이는 명확하다.표준 치료는 약물과 생활습관 개선으로 수축기 혈압을 140mmHg(고령자의 경우 1500mmHg) 안팎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비교적 안전하지만 심혈관 예방 효과는 크지 않다.반면 집중 조절은 수축기 혈압을 120~130mmHg 미만으로 낮추는 적극적 치료법으로,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는 크지만 부작용 위험이 따라 온다.이번 연구 결과는 혈압을 얼마나 낮추는 게 적절한가를 두고 의사들 사이에서 여전히 논쟁이 벌이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한 쪽에선 “특히 고령층의 경우 혈압을 과도하게 낮추면 어지럼증과 낙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더 크므로 적극적 혈압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고혈압은 눈에 띄는 증상이 없어 방치되기 쉽다. 하지만 조용히 혈관과 장기를 망가뜨린다. 그래서 진단 직후부터 적절한 치료 목표를 세우는 것이 환자의 건강과 직결된다.선양 중국의과대학 부속 제1병원 연구진은 신장 관련 이상 반응을 고려하더라도 적극적 혈압 조절이 ‘순이익’이 있다고 결론지었다.다만 임상의들에게 “과잉치료와 과소치료를 모두 피하면서 환자 개인의 나이, 동반질환, 낙상 위험 등을 세심하게 고려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하루 8시간 내에 식사를 끝내는 간헐적 단식(시간제한 식사로도 부름)이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135% 높인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간헐적 단식은 체중 감량과 대사 건강 개선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최근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식이요법으로 자리 잡았다. 8시간 동안 먹고 나머지 16시간 동안 굶는 ‘16:8’ 방식이 가장 일반적이다. 그러나 미국 성인 1만9000명을 8년 간 추적관찰 한 대규모 연구결과, 하루에 먹는 시간을 8시간 이하로 제한하는 사람들은 하루 12~14시간에 걸쳐 식사하는 사람들보다 심장병·뇌졸중과 같은 심혈관 질환으로 목숨을 잃을 위험이 2배 이상 높았다.이러한 위험 증가는 인종, 사회경제적 배경 등과 무관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흡연자, 당뇨병 환자, 기존 심장 질환 환자에서 두드러졌다. 이는 식사시간 제한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의 위험성을 시사한다.전체 사망 위험과는 무관 …심혈관 사망 위험만 높여다만 암을 포함해 다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과는 무관했다. 단지 심장과 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만 크게 증가했다. 연구자들은 관찰연구라는 한계 탓에 인과관계를 입증할 순 없다고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관성이 강력하기에 ‘간헐적 단식은 건강한 식이요법’이라는 일반적인 믿음에 의문을 제기하기엔 충분하다고 말한다. 연구를 이끈 중국 상하이 교통 대학교 의학원 종원저 교수는 “식단은 당뇨와 심장병의 주요 원인이므로 심혈관 사망과의 연관성은 예상할 수 있다. 다만 하루 8시간 이하의 짧은 식사시간 습관을 장기간 유지할 경우 심혈관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결과는 매우 예상 밖이었다”고 BBC에 말했다.앞서 수행한 수개월~1년 정도의 다른 단기 연구에선 ‘시간제한 식사가 심장과 대사 건강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제 학술지 에 실린 이번 연구는 이를 완전히 뒤집는다.논문과 함께 실린 전문가 논평에서 저명한 내분비 학자 아누프 미스라 박사는 간헐적 단식의 빛과 그림자를 함께 짚었다.간헐적 단식의 장점과 단점장점은 체중 감소, 인슐린 감수성 개선, 혈압·지질 개신, 일부 항염 효과, 혈당 관리에 도움 등이다.반면 단점은 영양 결핍, 콜레스테롤 증가, 과도한 허기, 짜증, 두통, 장기적 지속 어려움이 대표적이다.간헐적 단식을 통해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인 사람도 있다.미스라 박사는 “당뇨 환자는 혈당이 위험하게 떨어질 수 있고, 식사 시간에 오히려 정크푸드를 몰아 먹을 위험도 있다”며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장기적인 단식이 오히려 허약함을 악화하거나 근육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간헐적 단식의 위험성을 지적한 연구는 전에도 있었다. 2020년 미국의사협회저널(JAMA) 내과학(Internal Medicine)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3개월 간 엄격하게 진행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체중이 소폭 감소했지만 그중 상당 부분이 근육 손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무기력, 허기, 탈수, 두통, 집중력저하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었다.이번 연구는 간헐적 단식이 누구에게나 효과적인 ‘만능 해법’이 아님을 강조한다.종 교수는 BBC에 “심장병이나 당뇨병 환자라면 ‘16:8’ 간헐적 단식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현재까지의 증거로 보면, 언제 먹느냐보다는 무엇을 먹느냐가 중요해 보인다”며 “적어도 심혈관 질환 예방이나 장수 목적이라면 8시간 이하 식습관을 장기간 유지하지 않는 것이 좋다”라고 덧붙였다.“식사시간보다 무엇을 먹을지가 더 중요”정리하면, ‘간헐적 단식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간헐적 단식이 모두에게 ‘맞는 옷’은 아니다. 자신의 건강, 생활방식, 그리고 위험 요인에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다. 찜찜하다면 더욱 확실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먹는 시간보다는 접시에 담는 음식에 더 주목하는 것이 안전한 선택일 수 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상심 증후군’이라는 질환이 있다. 사별이나 이혼, 실연 등으로 정신적·신체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심장이 약해지는 타코츠보 심근병증(Takotsubo Cardiomyopathy)의 별칭이다. 온몸으로 혈액을 펌프질해 내보내는 심장의 좌심실이 마치 문어 항아리(일본어로 타코츠보)처럼 일시적으로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상심 증후군 환자는 심장의 펌핑 능력이 떨어져 흉통, 호흡곤란 같은 심근경색(심장 근육이 혈액 공급 부족으로 괴사하는 급성 질환)과 유사한 증상을 겪는다. 일반인에 비해 조기 사망 위험이 2배 높다. 일부는 심부전으로 이어져 극심한 피로감과 수명 단축을 겪는다. 여성 환자가 80% 이상으로 훨씬 더 많다. 상심 증후군은 아직까지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 그런데 세계 최초의 임상시험에서 의사들이 치료법을 찾은 것 같다.가디언에 따르면 연구진은 12주간의 맞춤형 인지행동치료(CBT·잘못된 생각을 바로잡고, 더 건강한 행동을 배우는 훈련)나 수영·사이클링·에어로빅 등 운동 프로그램이 환자의 심장 기능 회복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반면, 기존 표준 치료만 받은 환자 그룹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연구 결과는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심장 학술대회 유럽심장학회 연례 회의에서 발표됐다. 연구를 수행한 영국 스코틀랜드 애버딘 대학교 의과대학 심장 전문의인 데이비드 갬블 박사는 “심장 증후군은 심장이 회복되지 않거나 평생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뇌와 심장 사이의 연결, 즉 ‘뇌-심장 축’이 회복에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이번 연구에는 평균 연령 66세, 여성 비율 91%인 타코츠보 증후군 환자 76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는 무작위로 인지행동치료, 운동 프로그램, 혹은 표준 치료군에 배정되었으며, 모든 환자는 심장 전문의가 권고하는 기본 치료를 받았다.인지행동치료를 받은 환자는 걷는 거리가 늘고 산소 섭취량(VO₂ max)이 증가했으며,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자는 여기에 심장 에너지 활용 능력까지 크게 좋아졌다. 반면 기존 치료만 받은 그룹에서는 이런 변화가 없었다.보행거리와 최대 산소섭취량 증가는 건강 개선의 징후다. 이는 증상 완화와 더불어 조기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이번 임상시험에 자금을 지원한 영국 심장재단의 임상 책임자인 소냐 바부-나라얀 박사는 “이 질환은 삶의 가장 취약한 순간에 발생할 수 있고,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충격을 준다”며 “운동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라는 점은 놀랍지 않지만, 심리치료가 심장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는 매우 흥미롭다”라고 말했다.이번 연구는 상심 증후군 환자들에게 ‘실질적 치료 방법’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다만, 장기적인 생존율과 증상 완화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씨름, 태권도, 유도, 역도, 복싱, 레슬링과 같은 종목은 선수들이 체급별로 나뉘어 경기를 치른다. 공정성 때문이다. 대개 더 큰 사람이 더 강한 힘을 갖는다. 그래서 체급을 구분하면 경기 결과가 단순히 체격이나 힘이 아니라 기술에 더 좌우된다.마라톤은 체급 구분이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몸무게가 무거우면 달리기가 더 어렵다는 것이다.이는 의지나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물리학의 문제다. 체중이 많이 나가면 신체를 움직이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피로가 더 빨리 오고,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이 더 커지며, 심장이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미국의 한 회계사가 2만 명의 장거리 달리기(10㎞ 이상) 기록을 분석한 결과, 95㎏남성이 10㎞를 51분에 뛰는 것은 68㎏ 남성이 같은 거리를 38분에 뛰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성과였다.마른 체형이 마라톤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것은 실전은 물론 많은 연구에서도 입증됐다. 하지만 체형이 큰 사람들도 마라톤을 즐긴다. 체중이 무거운 주자들은 가벼운 주자들보다 대체로 더 느리고, 몸에 가해지는 스트레스에 취약에 달리기 효율이 떨어진다. 훈련량이 같더라도 이런 차이가 생긴다. 이는 단지 더 많은 체중 때문에 공기 저항이 커지고, 언덕에서 불리하며, 거리가 늘어날수록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체중에 따른 속도를 예측해주는 계산기에 따르면 100㎏ 러너가 마라톤을 4시간에 완주할 수 있다면, 체중을 5㎏ 줄일 경우 약 10분을 단축할 수 있다. 1%법칙도 있다. 체중이 1%늘면 달리기 속도가 동일한 비율(1%)로 느려진다는 개념이다.호주 찰스 스터트 대학교(Charles Sturt University)의 보건·체육 교육학자인 브랜든 하이드먼(Brendon Hyndman) 부교수가 마라톤과 같은 장거리 달리기에도 체급제를 도입해 공정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고 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을 통해 제안했다.체급제 도입 논거하이드먼 교수에 따르면, 체급제를 도입해야 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먼저, 체격이 큰 주자들은 달리기를 하려면 날씬한 체형을 가져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소외감을 느낀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체격이 큰 달리기 선수나 트라이애슬론 선수는 외부의 시선 때문에 자신이 ‘이방인’처럼 느껴지곤 한다고 토로한다. 경주에서 훌륭한 성과를 내더라도 주변에서 놀라워하거나 의외라는 반응을 보인다. “이는 단지 신체적 도전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라고 하이드먼 교수는 지적했다.따라서 체급제를 도입하면 경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더 많은 사람들의 참가를 장려하며, 체격이 큰 주자들의 노고를 인정해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미국을 중심으로 일부 장거리 달리기 대회에서 체급별로 나누어 경쟁하는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는데, 더욱 폭넓게 확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체급제 도입의 단점그러나 단점도 있다. 예를 들어, 경기 전 체중을 재는 과정이 일부 참가자들에게 불편하거나 민망하게 느껴질 수 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체중 구분이 오히려 몸매나 체중에 대한 고민을 키워서, 달리기가 본래의 건강이나 체력 향상보다는 몸무게 중심의 활동처럼 보일까 걱정하기도 한다.운영 측면에서는 체급이 추가되어 상장이나 트로피가 늘어나고 관리할 일이 많아진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보다 체급제 도입에 덜 호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중이 달리기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일관되게 보여주는 연구들이 많기에 달리기 경주를 체급별로 나누는 것은 더 많은 사람이 이 스포츠를 즐기도록 돕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하이드먼 교수는 강조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초가공식품 섭취는 남성의 생식 건강과 대사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저가공식품과 동일한 칼로리를 초가공식품으로 섭취했을 때조차 건강한 남성의 성호르몬이 감소하고, 체지방이 빠르게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NNF 기초대사연구센터(CBMR)가 주도한 이번 연구에는 20~35세 건강한 남성 43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초가공식품 식단(초가공식품 77%)과 비가공식품 식단(비가공식품 66%, 초가공식품 1% 민만)을 각각 3주 동안 섭취했다. 12주간의 휴식기를 거쳐 식단을 바꿔 같은 실험을 반복했다. 두 식단은 칼로리는 물론 단백질·탄수화물·지방 등 주요 영양소가 동일하도록 설계했다.그 결과, 초가공식품을 섭취한 그룹은 비가공식품을 섭취했을 때보다 체지방이 약 1㎏ 더 늘었을 뿐 아니라, 생식 호르몬과 정자 건강 지표에서 뚜렷한 이상 징후를 보였다. 단 3주 만에 일어난 변화였다.초가공식품, 남성 생식건강 위협초가공식품 섭취했을 때 남성이 생식 능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난포 자극 호르몬(FSH) 수치 감소했다. 뇌에서 생성되는 이 호르몬의 감소는 정자 생성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또한 정자의 운동성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수정 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혈액과 정액 내 리튬 농도도 감소했다. 리튬은 정신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미네랄이다. 반면 플라스틱 유래 화학물질인 cxMINP 수치는 증가했다. 이는 식품 포장재 등에 첨가되어 신축성, 유연성을 높이는 프탈레이트의 일종이다.연구 주저자인 제시카 프레스턴(Jessica Preston) 박사과정 연구원은 “연구 결과는 초가공식품이 과식 여부와 무관하게 생식 및 대사 건강에 해롭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문제는 칼로리가 아니라 식품의 가공된 특성 자체에 있다”라고 강조했다.초가공식품은 제조과정에서 소금, 설탕, 기름, 방부제, 유화제, 합성 원료 등 많은 첨가물이 포함된다.연구 교신저자인 로맹 바레스(Romain Barrès) 교수는 “건강한 젊은 남자들조차 초가공식품으로 인해 이렇게 많은 신체 기능이 교란된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며, 장기적으로 불임 및 만성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이는 공중보건 차원에서 식이 지침을 재검토해야 함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현재 초가공식품은 미국과 유럽 등 서구 국가에서 전체 칼로리 섭취량의 약 55%를을 차지하고 있다.연구진은 세계 남성의 정자 수 감소가 초가공식품 소비 급증과 연관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가공식품을 줄이고, 덜 가공된 대안으로 식단을 전환하는 것이 남성 생식 건강을 보호하는 핵심 전략”이라고 결론지었다.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에 발표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앞으로 몇 년 안에 안과에서 받는 일상적인 시력검사만으로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 징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 최근 국제 학술지 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망막 혈관의 비정상적인 변화는 뇌에서 일어나는 이상 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안과 검진을 받았는데 망막에서 특이한 혈관 변화가 보인다면, 뇌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며, 이는 조기 진단에 매우 유용하다”라고 이번 연구를 주도한 미국 메인 주 잭슨연구소(The Jackson Laboratory)의 신경과학자 알레이나 리건 박사가 설명했다. 망막은 중추신경계의 일부이기 때문에 뇌와 본질적으로 같은 조직을 공유한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망막을 뇌의 연장선으로 본다.연구진은 전체 치매 환자의 약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을 높이는 ‘MTHFR677C〉T’ 유전자 변이를 가진 생쥐를 대상으로 망막 검사를 했다. 그 결과 생후 6개월 무렵부터 혈관이 비틀리고 좁아지며, 혈류가 줄어드는 변화를 확인했다. 이러한 양상은 뇌에서 관찰되는 혈류 저하 및 인지 저하 위험과 매우 유사했다. ‘MTHFR677C〉T’ 유전자 변이는 전체 인구의 약 40%가 보유하고 이다.연구 책임자인 리건 박사는 “망막은 사실상 뇌와 같은 조직이지만, 눈을 통해 직접 관찰할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며 “만약 안과 검진에서 혈관이 구불구불하거나 가지가 줄어드는 현상이 보이면, 뇌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망막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구불구불한 모습은 고혈압이나 혈류 제한으로 인한 산소·영양분 공급 문제일 확률이 높으며, 이는 치매 환자들에게도 보이는 현상이라고 덧붙였다.특히 암컷 생쥐에서 변화가 더 심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실제로 여성에게서 치매가 남성보다 약 1.7배 더 많이 발생한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와도 맞아떨어진다.최대 20년 먼저 치매 징후 포착 가능이번 연구는 치매 조기 진단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대부분의 환자는 증상이 뚜렷해진 뒤에야 병원을 찾는데, 그 시점에서는 뇌세포 손상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하지만 안과 검진을 통해 훨씬 먼저 위험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면, 예방적 조치나 생활습관 개선으로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생쥐의 망막 혈관에서 이상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생후 6개월째부터다. 이는 사람으로 치면 40~50세에 해당한다. 하지만 실제 치매 진단을 받는 시기는 보통 65세 이후다. 즉, 뇌 질환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점보다 망막 혈관 변화가 훨씬 먼저 발현된다. 생쥐의 수명을 사람에 대입하면 최대 20년 먼저 치매 징후를 포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매우 중요하다.아직까지 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방법은 없다. 최근 승인된 몇몇 치료제는 진행 속도를 늦추는 효과만 있다. 병세가 깊어지기 전 초기에 사용해야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시험 착수연구진은 실제 환자에게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메인 주의 노던 라이트 아카디아 병원과 협력 연구를 시작했다. 리건 박사는 “50세 이상 대부분은 안경 처방이나 시력 점검을 위해 매년 안과 검진을 받는다”며 “그때 망막 혈관의 변화를 포착한다면, 치매 예방의 ‘골든타임’을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먹는 미세 구슬(마이크로비드)을 활용해 체중을 줄이는 획기적인 접근법이 등장했다. 구슬을 삼키면 음식에 들어있던 지방을 장에서 흡착해 몸 밖으로 배출하여 체중 감량을 돕는 방식이다.구슬은 어떻게 지방을 잡나?구슬은 비타민 E, 녹차 성분, 그리고 해조류에서 추출한 알지네이트(식이섬유)를 결합해 만들었다. 셋 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식품 사용을 승인받은 원료다.작은 구슬이 위에 도달하면 알지네이트로 코팅한 껍질이 위산으로 인해 부풀어 오르면서 작은 구멍이 생긴다. 이 구멍을 통해 부분 소화된 지방이 구슬 내부로 흘러 들어간다. 구슬 속에서는 지방이 비타민 E와 녹차 성분으로 이루어진 ‘매트릭스’(지방 분자와 결합해 고정시키는 틀)에 갇히게 된다. 이렇게 지방은 혈액으로 흡수되지 않고, 구슬 속에 갇힌 채 장을 지나 배설된다.간단히 말해, 음식을 먹을 때 구슬을 함께 섭취하면 일부 지방이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몸 밖으로 배출 돼 몸무게가 줄어드는 원리다.동물 실험 결과연구진은 동물 실험에서 유망한 결과를 얻었다.고지방식(열량의 60%가 지방)에 미세 구슬을 함께 먹인 쥐는 30일 만에 체중 약 17%가 감소했다.하지만 구슬 없이 각각 고지방식과 저지방식(열량의 10%)을 한 쥐들은 체중 변화가 없었다. 쥐들을 해부하고 생체지표를 측정해 분석한 결과, 구슬을 먹은 쥐는 체지방이 줄고 간 손상 징후도 적었다.기존 약물과 차이점지방 흡수를 막는 약물인 오르리스타트(orlistat)가 이미 존재한다. 하지만 복통, 설사, 변실금과 같은 부작용이 심해 사용이 제한적이다. 더 큰 문제는 간과 신장 손상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번에 실험한 미세 구슬은 이러한 부작용 없이 지방 흡수를 방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첫 번째 임상시험 진행 중현재 26명의 성인이 참여하는 첫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연구진은 안전성·내약성·초기 효과를 평가하며, 1년 이내에 예비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다만 몇 가지 과제가 남아있다. 구슬이 비타민 A, D, E, K 같은 지용성 영양소 흡수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지방 흡착은 충분히 하면서도 복통, 복부팽만, 변 이상 같은 부작용을 피할 수 있는 적정 복용량을 설정해야 한다. 먹는 비만 치료제 대안 가능성최근 위고비(Wegovy), 오젬픽(Ozempic), 마운자로(Mounjaro) 등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고가이고 주사제이며 부작용 위험 때문에 사용을 꺼리는 사람도 많다.만약 이 구슬이 사람에게서도 동물실험에서와 비슷한 효과가 나타난다면, 약물 없이도 체중을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다. 구슬은 무미·무취이므로 일상 식품이나 음료에 첨가할 수 있다. 연구진은 타피오카 펄처럼 작게 만들 수 있어 디저트나 버블티 같은 음료에 넣는 방식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이 연구는 중국 쓰촨 대학교 연구자들이 주도했으며 생명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에 지난 22일 게재됐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과체중인 노인들이 정상 체질량지수(BMI)를 가진 노인들보다 큰 선택적 수술 후 단기 사망 위험이 더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선택적 수술이란 응급 상황이 아니라 미리 계획해서 시행하는 수술을 말한다. 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일반적으로 정상 체중이 건강에 가장 좋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노인 환자에게는 다소 다른 이야기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의학자들이 주도해 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노인 환자의 수술 예후를 분석한 결과 과체중(BMI 25-29.9) 그룹에서 가장 낮은 단기(30일 및 1년 후) 사망률을 보였다. 반면, 정상 및 저체중 환자들은 사망 위험이 유의미하게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UCLA 의대 마취통증의학과 세실리아 카날레스 조교수(책임 저자)는 “전통적인 수술 가이드라인에서는 정상 BMI를 유지할 것을 강조하지만, 우리의 연구 결과는 노인의 경우 이러한 권고가 재고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며 “노인은 생리학적 특성이 다르며, 적당한 과체중이 수술 후 단기적으로는 보호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연구진은 2019년 2월부터 2022년 1월까지 한 대형 대학병원에서 주요 선택적 수술을 받은 65세 이상 노인 414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환자들을 BMI에 따라 분류하고, 수술 후 30일 및 1년 후 사망률, 합병증 여부, 퇴원 경로 등을 비교했다.그 결과 과체중(BMI 25.0~29.9) 그룹의 30일 후 사망률은 0.8%로 나타났다. 반면 정상 BMI 환자는 18.8%, 저체중 환자는 15.0%로 집계됐다. 1년 후 사망률도 각각 5.5%, 28.6%, 16%로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나이, 허약(노쇠) 정도, 기저 질환(암 포함) 등을 보정한 후에도 이러한 차이는 의미 있게 유지됐다. 약간 비만인 환자도 과체중 환자와 비슷한 보호 효과를 보였다. 다만 고도비만 환자는 해당되지 않았다.전문가들은 이를 ‘비만 역설(obesity paradox)’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과체중이 건강 위험을 높이지만, 특정 노인 집단에서는 높은 BMI가 오히려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이론이다.연구진은 높은 체질량지수가 수술이라는 급성 손상 후 회복에 필수적인 추가적인 에너지를 제공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일반적으로 의사들은 수술 전후 합병증 등을 우려해 정상 체중을 유지할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노인 환자에게 똑같은 기준을 적용해선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공동 저자인 UCLA 일반내과 캐서린 사르키시안 교수는 “노인 환자의 생리적 특성은 젊은 층과 다르기 때문에 수술 전 위험 평가를 할 때 이를 반영해 맞춤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연구는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과체중이 건강에 더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노인 환자의 수술 전 상담과 위험 예측을 할 때 이들의 생리적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기준을 만들 필요성을 제기한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머지않아 ‘백세시대’가 열릴 것이란 기대가 컸다. 20세기 초, 공중보건·의학·사회경제적 발전 덕분에 사람들의 기대수명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1900년에 태어난 사람들의 평균 기대수명은 62세였다. 반면 1938년생은 약 80세까지 살았다. 인류 문명은 계속해서 눈부시게 발전했다. 이에 누구나 100년을 사는 날이 곧 올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1939~2000년 태어난 세대는 과거처럼 기대수명이 급격히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소득 23개 선진국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세대의 기대수명 증가속도는 과거(1900~1938년) 대비 37~52%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독일, 프랑스, 미국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수행했다.연구진은 다양한 통계 모델과 예측 기법을 사용해 미래 기대수명을 계산했다. 그 결과, 최근 세대 중 누구도 평균적으로 100세까지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었다.그 이유는 명확하다. 과거 급격한 기대수명 증가가 영유아 사망률 감소에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에서는 이미 5세 이하 사망률이 매우 낮아, 이 연령대에서 더는 큰 개선이 어렵다. 따라서 과거처럼 기대수명이 급격히 늘어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또한, 성인과 노년층의 사망률 개선이 기대수명 증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기나 노년기의 사망률을 의미 있게 줄이더라도, 어린 시절 생존율 개선만큼 급격한 기대수명 증가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것이다.과거(1900~1938년)에는 세대마다 약 5.5개월씩 기대수명이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1939~2000년)에는 조사 방법에 따라 세대 당 2.5~3.5개월 증가에 그친다. 정리하면 20세기 초반의 기적 같은 기대수명 증가는 다시 반복되기 어렵다.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단순히 개인의 수명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정책적 준비에도 중요한 신호”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정부는 보건의료 체계, 연금 제도, 사회정책 등을 기대수명 증가 속도 둔화 가능성을 고려해 조정해야 한다. 동시에 개인에게도 은퇴시기, 노후 대비 저축액 등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백세시대를 당연하게 생각했다면, 정부와 개인 모두 미래에 대한 계획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연구자들은 강조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운동은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며, 치료 이후 암의 재발을 막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이 꾸준히 발표되어 왔다. 그러나 2025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회의에서 공개된 한 연구결과가 새로운 의문을 던졌다. 바로 극한 수준의 장거리 달리기(마라톤·울트라마라톤)가 오히려 대장에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버지니아 주 이노바 샤르 암연구소(Inova Schar Cancer Institute) 연구진은 35~50세 마라톤·울트라마라톤 주자 100명을 검사했다. 그 결과 15%에서 대장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진행성 샘종(선종)’이 발견됐으며, 41%는 적어도 하나 이상의 샘종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일반 인구 중 40대 후반에서 보고되는 진행성 샘종 발생률(4.5~6%)보다 높았다. 연구 규모가 작고 아직 동료 평가를 거치지 않은 예비 결과로 학술지에 게재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지만, 발견 자체는 전 세계의 주목을 끌 만큼 의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를 “달리기가 암을 일으킨다”는 결론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극단적 훈련 환경이 특정 집단에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 강조한다.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영국 앵글리아러스킨 대학교 의생명 과학과 저스틴 스테빙 교수가 비영리학술 매체 더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한 가지 가설은 장시간 격렬한 운동 중 장(腸)으로 가는 혈류가 다리 근육으로 우선 공급되면서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현상(허혈성 대장염·ischemic colitis) 때문이다. 이는 장거리 주자들이 흔히 겪는 ‘러너스 트롯’(runner’s trots) 또는 ‘러너스 다이어리아’(runner’s diarrhea)의 원인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저산소 상태→ 염증→회복’이 반복되며 조직 손상이 누적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샘종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직접적으로 혈류나 염증 지표를 측정하지 않았고 탈수, 진통소염제 사용, 특정 영양 습관, 낮은 체지방률 같은 다른 요인을 배제하지 못했기 때문에,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다.이번 연구가 밝히지 않은 것들-마라톤이나 울트라마라톤이 대장암을 ‘직접적으로 유발한다’는 증거 없음.-젊은 대장암 환자의 대부분이 극한 달리기 애호가가 아니기에 최근 젊은 대장암 급증과의 연관성 설명 못 함.-적당한 운동이 같은 위험을 초래하는지 여부도 알 수 없음.‘극한 스포츠’가 아닌 대부분의 운동은 ‘약’규칙적인 운동이 암 발생 위험을 낮추고, 치료 후 생존율도 높인다는 사실이 수십 년간의 연구결과로 축적됐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운동 자체의 건강 효과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운동은 약’이지만, 극단적인 장거리 달리기는 예외적 위험을 동반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몸의 신호, 신중하게 받아들여야그 동안 장거리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운동 후 혈변, 배변 습관의 변화, 원인 모를 복통, 철분결핍성 빈혈이 나타나면 대개 ‘러너스 트롯’일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반드시 검진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이번 연구는 강조한다.지금껏 평균 위험군은 45세부터 대장 내시경 검사를 권고 받았다. 하지만 고강도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 중 증상이 있는 경우 더 이른 시점에 검진을 고려해야 한다고 연구자들은 조언했다.운동은 여전히 최고의 건강 지킴이 중 하나다. 단, ‘극단적 스포츠’로서의 마라톤과 ‘건강을 위한 적절한 운동’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이번 연구의 교훈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적절한 운동을 꾸준히 하되, 몸의 신호를 무시하지 말라”라는 것이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폭염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사람의 생물학적 노화가 빨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또 나왔다. 그 영향력은 흡연, 음주, 불량한 식습관, 운동 부족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홍콩 대학교 연구진은 2008년부터 2022년까지 대만 성인 2만4922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혈압, 염증, 간·폐 기능 등 12가지 생체 지표를 측정해 생물학적 나이를 계산하고 이를 실제 나이와 비교했다. 또한 운동, 흡연, 기존 질병 등 노화 지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도 반영했다.연구 결과 누적 폭염 노출일이 많을수록 생물학적 나이가 더 빨리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폭염 노출이 데이터 중간 50% 범위(사분위 범위)만큼 증가할 때마다 생물학적 나이가 약 0.023~0.031년 빨라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2년 동안 폭염에 4일 더 노출된 사람은 생물학적 나이가 약 9일 더 증가했다. 특히 야외 활동이 많은 육체 노동자의 경우 33일 더 빨라져 일반 평균보다 거의 4배 빠른 속도로 생물학적 노화가 진행됐다. 농촌 지역 거주자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연구기간인 15년 동안 참가자들은 폭염 조건에 어느 정도 적응하는 양상을 보였다. 에어컨 보급 확대와 야외 활동 중 그늘에 머무는 시간 증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건강에 해로운 효과는 사라지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짚었다.고온 노출이 노화를 촉진하는 메커니즘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DNA 손상이 한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올 초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USC) 레너드 데이비스 노인학 대학원 연구진이 발표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연간 140일 이상 섭씨 약 32도 이상의 폭염 환경에서 생활하면 같은 기온이 10일 미만인 지역 거주자에 비해 최대 14개월 빠른 생물학적 노화를 겪을 수 있다.이번 연구를 이끈 홍콩대의 환경역학자 궈추이(郭萃) 조교수는 “폭염 노출이 수십 년 동안 누적된다면 건강 피해는 우리가 보고한 것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며, “게다가 폭염은 점점 더 잦아지고 길어지고 있어 앞으로의 건강 영향은 훨씬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이라는 제목으로 25일(현지시각) 게재됐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알츠하이머병과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이는 APOE4 유전자 변이를 두 개 보유하고 있더라도, 지중해식 식단을 꾸준히 따르면 위험을 최소 35%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유전적 요인, 생활 습관,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쌍둥이 연구에 따르면 유전력이 80%를 차지한다. 이는 누가 치매에 걸릴지 여부는 개인의 유전자 차이가 큰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유전력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유전적으로만 발병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나머지 20%는 생활습관, 환경, 교육 수준, 사회적 활동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유전적 요인 중 아포지단백(APOE) 유전자 변이, 특히 APOE4는 가장 위험한 인자로 꼽힌다. APOE4 변이 유전자를 하나만 가질 경우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3~4배, 두 개 모두 가진 APOE4 동형접합자는 그 위험이 8~12배까지 높아진다.그러나 미국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이 주도해 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은 이러한 유전적 위험을 크게 완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1989~2023년 여성 4215명의 식습관과 건강 상태를 추적한 간호사건강연구(Nurses’ Health Study)와 1993년부터 2023년까지 남성 1490명을 추적 관찰한 보건 전문가 추적 연구(Health Professionals Follow-up Study) 데이터를 분석했다.두 코호트(동일집단)를 합치면 남녀 5700여명을 최장 34년간 관찰한 대규모 연구다. 참가자들의 장기적인 식습관을 조사해 지중해식 식단 실천 점수를 평가해 상·중·하 세 그룹으로 나누어 비교했다. 지중해식 식단은 채소, 과일, 통곡물, 콩류, 견과류, 올리브 오일, 생선 섭취를 권장하고 요거트와 치즈 등 유제품은 적당히, 붉은 고기와 가공육 섭취는 가급적 줄일 것을 권장한다.식단 평가와 함께 혈액에서 대사체 프로파일을 측정하고 ,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각 참가자의 APOE4 변이 유전자 보유 여부를 확인 했다. 일부 참가자에게는 정기적으로 인지 기능 검사를 시행했다 .APOE4 변이 유전자 2개(동형접합자) 가진 경우 보호 효과 최대연구 결과, 지중해식 식단 점수가 높은 상위 그룹은 하위 그룹보다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낮고 인지 기능 저하 속도도 느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APOE4 변이 유전자가 2개인 사람들에서 효과가 두드러졌다. APOE4 동형접합자 중 지중해식 식단 상위군의 치매 위험은 하위군보다 약 35% 낮았다. 반면 변이 유전자가 1개인 그룹과 없는 그룹은 위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작거나 뚜렷하지 않았다.유전적으로 가장 높은 위험을 지닌 사람일수록 지중해식 식단의 보호효과가 크게 나타난 셈이다.연구진에 따르면 인구의 약 25%는 APOE4 변이 유전자를 하나 가지고 있으며, 2개 보유자는 약 2~3%다. 이 변이 유전자가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이는 이유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원래 APOE 단백질은 혈액과 뇌에서 콜레스테롤과 같은 지방을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변이형은 이 과정을 방해하고, 염증 반응 및 아밀로이드 플라크 축적에 영향을 주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중해식 식단, 대사체 프로파일 조절연구진은 지중해식 식단이 혈중 대사체 프로파일을 유리한 방향으로 조절하여 이러한 효과를 낸다고 봤다. 대사체 프로파일을 효과적으로 조절한다는 말은 우리 몸속에서 음식이 분해되고 흡수된 뒤 생겨나는 포도당, 아미노산, 지방산, 콜레스테롤, 젖산 등의 대사산물의 양과 균형을 건강에 유리한 방향으로 관리한다는 뜻이다.실제로 APOE4 동형접합자에서는 지중해식 식단이 인지 건강과 연관된 대사체 패턴을 더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구체적으로는 4-구아니디노부타노에이트(4-guanidinobutanoate), 카로티노이드, 글루타민 등이 인지 보호 효과와 인과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멘델 무작위화(MR) 분석에서 확인되었다.공동 저자 중 한 명인 하버드 의대 위시 류 박사는 “이번 결과는 지중해식 식단과 같은 식이 전략이 주요 대사 경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쳐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을 줄이고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일반인 모두에게 해당되지만, APOE4 변이 유전자를 두 개 가진 사람처럼 유전적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는 특히 더 중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의미와 한계연구진은 “이 결과는 특정 대사체 경로를 조절하는 식단 전략이 유전적 고위험군의 치매 예방에 특히 중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 대상이 주로 고학력 유럽계 백인 인구였기 때문에, 다른 인종·집단에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APOE4라는 가장 강력한 알츠하이머 유전자 위험 요인이 있더라도 지중해식 식단을 꾸준히 유지하면 위험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는 중요한 근거를 제시했다. 앞으로는 의사들이 치매 위험 평가에서 유전자와 대사체 정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연구자들은 제안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사상 최초로 사람(뇌사자)에게 이식 된 유전자 편집 돼지 폐가 9일간 기능을 유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서로 다른 종(種)의 장기를 이식하는 이종이식은 이식용 장기 부족 문제에 대한 잠재적 해결책 중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필요한 장기 이식 수요의 최대 10%만이 충족되고 있다. 유전자를 편집한 돼지의 신장, 심장, 간을 인간에게 이식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입증했다. 하지만 폐는 해부학적, 생리학적으로 더 복잡해 큰 도전 과제로 여겨졌다.중국 광저우 의과대학 제1부속병원 허젠싱 박사가 이끄는 중국·한국·일본·미국 공동 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로 인간 면역 체계를 활성화할 수 있는 항원을 제거한 돼지의 왼쪽 폐를 39세의 남성 뇌사자에게 이식한 사례를 의학 저널 에 25일(현지시각) 발표했다.연구팀은 6가지 유전자를 변형해 이식한 폐에 대한 초급성 거부 반응(이식 직후 발생하는 급격하고 치명적인 면역 반응)이나 감염 징후 없이 216시간(9일) 동안 기능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식 24시간 후 폐 손상 징후가 나타났으며, 강력한 면역 억제제를 투여했음에도 이식 3일째와 6일째에는 환자의 항체가 돼지 폐를 공격해 심각하게 손상되는 거부 반응을 보였다.폐 이식 전문의인 영국 뉴캐슬대학교 앤드류 피셔 교수는 “환자가 자신의 폐 하나를 온전히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손상된 돼지 폐의 기능 부족을 보완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 손상의 영향을 과소평가했을 수 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한국에서는 성균관 대학교 의과대학 삼성서울병원 전경만 교수가 참여했다.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돼지에서 사람으로 폐 이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돼지 폐를 실제 환자에게 사용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피셔 교수는 “숨을 쉴 때마다 외부 공기가 몸속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폐는 오염, 감염 등 다양한 공격에 매우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그만큼 폐의 면역계는 민감하고 활발하다. 그러나 장기 이식에서는 면역 반응을 억제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돼지 폐를 이용한 폐 이종이식 시대가 곧 온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연구팀은 “면역억제 요법의 최적화, 유전자 변형의 정교화, 폐 보존 전략의 강화, 급성기를 넘어선 장기 기능 평가 등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며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관련 연구논문 주소: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테니스 전설’ 세레나 윌리엄스(44)가 지난 21일(현지시각) 피플, NBC 투데이쇼, 엘르, 보그를 통해 14㎏ 감량 소식을 전한 것은 단순한 고백이 아니라 사실상 광고에 가까운 상업적 전략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윌리엄스는 “3만 보를 걷고, 여름엔 하루 5시간씩 훈련했지만 과체중이라는 상대를 완전히 무너뜨릴 수 없어 ‘다른 것’을 시도해 볼 수밖에 없었다”며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약물을 8개월 전부터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윌리엄스는 구체적인 제품명은 밝히지 않았다. 문제는 그녀가 위고비, 오젬픽, 젭바운드 등의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공급하는 원격의료 서비스 기업 ‘Ro’의 홍보 모델이며, 남편이 이 업체의 이사회 멤버라는 것.윌리엄스는 투데이쇼와 인터뷰에서 체중 감량 약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 사실을 공개했다고 주장했으나, 다른 ‘꿍꿍이’가 더 컸던 것 같다.가디언에 따르면, 윌리엄스와 Ro는 여러 플랫폼에서 장기간 홍보 활동을 하기로 계약했다. 첫 광고 영상에서 그녀는 “출산 이후, 내 몸에 필요한 것은 이 약이었다”고 말한다. Ro의 최고경영자는 윌리엄스가 ‘꼭 약이 필요해 보이는 않는 인물’이라는 점 때문에 모델로 적합하다고 밝혔다. 이는 윌리엄스를 모델로 발탁한 이유가 해당 약물을 비만 환자만의 치료제가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필요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 홍보하겠다는 뜻이다.대중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팬들은 그녀가 항상 가족의 이익을 우선시해왔다는 점을 들어 ‘비즈니스적 행보’라며 받아들였다.반면 다른 일부는 “역사상 최고의 운동선수조차 약물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면, 우리는 도대체 무슨 희망이 있나”라며 허탈해했다. 또 다른 팬들은 흑인 여성으로서 전통적인 미의 기준에서 벗어난 자신을 향한 온갖 조롱을 이겨내며 23개의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차지한 그녀가 체중 감량 약물 산업을 홍보하는 모습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번 행보는 사회가 요구하는 날씬함의 기준에 결국 굴복한 것처럼 보여 그동안 쌓아온 저항의 이미지를 약화시켰다는 비판이다.무엇보다 그녀가 부유층만 누릴 수 있는 체중 감량 약물 마케팅에 힘을 보탰다는 점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높다.한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미국인의 8~10%가 GLP-1 약물을 사용 중인데, 대부분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자비로 사야 한다. 한 달 분이 100만 원이 넘어 저소득층에겐 부담스러운 가격이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