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영

최원영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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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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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관저진입-차벽제거 분담… 경호처 내부 “충돌 피하자” 확산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이르면 15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시작한다. 경찰은 14일 공수처 부장검사와 3차 수도권 지휘관 회의를 열고 영장 집행을 위한 최종 준비를 마쳤다. 대통령 관저를 경호하는 대통령경호처는 여전히 ‘체포 저지’ 의사를 밝혔다. 이날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은 이르면 15일 오전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을 집행할 예정이다. 특수단은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안보수사단에서 수도권 시도경찰청 광역수사단 총경급 지휘관들, 공수처 부장검사 및 평검사들과 함께 체포영장 집행 관련 3차 회의를 열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 대통령 관저 주변에 설치한 차벽과 철조망, 체포를 막는 경호처 직원 등에 대한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조 4명이 경호처 직원 1명씩 맡는다’는 방법도 언급됐다고 한다.경찰은 서울·경기남부·경기북부경찰청 등 수도권 경찰청 광역수사단 수사관 1000여 명과 경찰기동대 2700명 이상 등 총 3700명이 넘는 인력을 동원할 예정이다. 각각 윤 대통령 체포조와 수색조, 경호처 진압조 등으로 나눠 투입한다. 특히 윤 대통령 체포조에는 수사관 500여 명을 투입한다. 공수처는 검사와 수사관 50여 명 등 가용 인력 전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소속 수사관 301명도 17일까지 파견 받아 투입한다. 경찰과 공수처는 14일 오전 8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경호처와 ‘3자 회동’을 가졌지만 협의는 불발됐다. 체포 과정에서 벌어질 무력 충돌과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한 자리였지만, 경호처와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1시간도 안 돼 회동이 종료됐다. 공수처 관계자는 “평화적으로 (영장이) 집행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어 만났지만 상황 변화가 일어나진 않았다”고 밝혔다. 경호처는 이날 “불법적인 집행에 대해서는 관련 법률에 따라 기존 경호업무 매뉴얼대로 대응할 것”이라며 “대통령 관저를 포함한 특정경비지구는 경호구역이자 국가보안시설, 국가중요시설,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출입을 위해서는 반드시 책임자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이날 경호처와 함께 관저를 경호하는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으로부터 관저 출입을 허락받았다고 공지했지만, 국방부는 사실이 아니며 ‘경호처의 추가 출입 승인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고 바로잡았다. 윤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은 이날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대통령에 대한 제3의 장소 조사 및 방문 조사’를 제안한 것에 대해 “상의한 바 없다”며 일축했다. 윤갑근 변호사는 정 실장의 제안에 대해 “저희들과 상의가 없었던 부분”이라며 “제3의 장소(조사)는 없다”고 말했다.[尹 2차 체포영장]체포영장 이르면 오늘 오전 집행경찰 지휘관 회의, 공수처 검사 참석… 철조망 뚫을 특수차량 동원 논의尹-김성훈 체포조 따로 투입… 장기전 대비 방한복-배터리도 챙겨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대비해 14일에 연 3차 지휘관 회의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부장검사 및 평검사들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체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측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 있는 윤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한 인적, 물적 준비 상황을 공유하고 최종 점검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체포가 무산되면 3차 시도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경찰은 경찰기동대와 수도권 수사관 등 총 3700명 이상의 인력을 동원할 준비를 마쳤다.●15일 ‘디데이’… 공수처-경찰 “그대로 간다”이날 공수처와 경찰은 경호처와의 협의가 불발됐지만, 예정대로 이르면 15일 오전 2차 체포영장을 집행할 계획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언론에 “체포영장 집행 계획 등은 (3자회동 무산 등과 상관없이) 그대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 지휘부 내부에서는 ‘합법적으로 발부받은 영장을 집행하는 것인 만큼 현직 대통령이더라도 법을 엄정하게 집행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경찰도 준비를 마친 분위기다. 14일 오전 10시경 서울·인천·경기남부·경기북부 등 수도권 경찰청 광역수사단 산하 지휘관들은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경찰청 안보수사과 청사에서 3차 회의를 열었다. 경찰은 앞서 10일에 1차 지휘관 회의, 13일에 2차 지휘관 회의를 열고 대통령 체포를 준비했다. 3차 회의에선 ‘요새화’된 관저 진입 전략, 철조망과 버스·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벽 와해 방안, 저항하는 경호처 직원들을 체포할 방법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 김성훈 경호차장도 체포 시도할 듯경찰 안팎에서는 차벽과 철조망을 뚫기 위해 경찰 특수차량과 각종 장비를 동원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유사시 현장에서 삼단봉, 테이저건 등 어떤 장비를 누구에게 어떻게 사용할지 등도 논의했다고 한다. 서울청은 광수단 등 인력 301명을 15일 0시부로 공수처에 파견했고, 경기남부청은 경력 270여 명을 투입한다. 15일 체포영장 집행이 시작되면, 경찰은 관저 진입을 막는 경호처 직원들을 한 명씩 현행범으로 체포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가장 먼저 체포 대상으로 지목된 경호처 인물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강경파’ 김성훈 경호처 차장(처장 직무대행)이다. 앞서 법원은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김 차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체포조는 윤 대통령 체포와 김 차장 체포에 각각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김 차장은 ‘김건희 여사-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라인’으로도 지목된 인물로 박종준 전 경호처장이 사직한 뒤 관저 경호를 이끌고 있다.경찰은 경호처 직원들을 체포한 뒤 서울 각 지역 경찰서에 나눠서 호송, 구금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준비까지 마쳤다. 경찰과 공수처가 2박 3일에 걸친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경찰과 공수처는 방한복, 배터리 등은 물론 카메라 등 채증 장비도 최종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경호처 내부 “영장 집행 저지 않을 것”경호처 내부에선 무기 사용이나 무력 충돌은 피해야 한다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이날 수사기관 관계자는 “경호처도 대통령 경호보단 적법한 절차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라며 “1차 체포 저지 때와는 달리 경호처가 ‘빈 총’이라도 갖고 나오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장에 있는 직원들이 영장 집행을 저지하지 않을 것이란 경호처 내부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여권 인사는 “현장 요원들도 적법 절차에 의한 임무만 수행할 뿐 무력 충돌은 피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2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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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대 진영 핫팩-컵라면 통째로 슬쩍”… 관저앞 집회 ‘보급 침탈전’

    “핫팩 상자를 통째로 들고 도망간 사람도 있습니다. 집회를 방해하려 일부러 그런 거예요.”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서 핫팩과 도시락 등을 나눠 주던 김공헌 씨(56)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찬성 집회에 준비된 보온 물품 같은 것들을 허락도 없이 가져간다는 것이다. 반면 근처에서 윤 대통령 지지 집회에 참석한 사랑제일교회 측 자원봉사자는 “젊은 커플 한 쌍이 와서 핫팩을 줬더니 받자마자 휙 돌아서서 웃으며 탄핵 찬성 집회 쪽으로 가버렸다”고 분개했다. 그는 “우리 측 참가자들을 위해 열심히 마련한 건데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핫팩 갖고 튀어” 상대 집회 물품 ‘보급 침탈전’윤 대통령 지지 측과 탄핵 찬성 측이 혹한에도 관저 인근 집회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상대 집회에 준비된 핫팩 컵라면 등 무료 물품을 일부러 가져가는 이른바 ‘보급 침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정말 필요해서 가져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상대방의 집회를 방해하려는 의도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 체포 날짜가 다가올수록 양측 집회 참가자들 사이의 갈등과 긴장도 고조되는 가운데 이 같은 행위가 감정 싸움과 물리적 충돌로 번질 우려도 나온다. 한남동 관저 앞에서 만난 김 씨는 “20, 30대의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진보 시위대 쪽에서 물품을 계속 받아내 빨리 소진시키자’고 방송하며 대놓고 물품을 받으러 온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왔다 갔다 하며 물품을 받아가는 사람도 있었다”며 “주머니에 성조기와 태극기가 꽂혀 있는 걸 우연히 보곤 ‘가달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집회 주최 측은 참가자들을 독려하고 추위를 피하도록 하기 위해 음식, 보온 용품 등을 무료로 현장에서 나눠 주고 있다. 바닥에 깔고 앉을 수 있는 스티로폼, 몸에 두를 수 있는 비닐이나 보온 용품, 끼니 해결용 컵라면 등 다양하다. 이를 일부러 가져가 상대 집회에 조금이나마 피해를 입힌다는 것이다. 계획적으로 이런 행동을 권유하기도 한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반대편 집회 물품을 뺏어 오자’는 취지의 대화가 오갔다. 이 대화방에서 ‘재명아 감옥가자’라는 이름의 참가자는 “좌파 (집회)에서 오뎅 다 먹고 탄핵 반대 집회로 넘어가는 게 베스트”라고 올렸다. ‘부정선거 구속’이라는 이름의 이용자는 “좌파 보급 뭐 있어요? 뺏어 가게요. 몰래”라고 묻기도 했다.● 컵라면 나눠 주며 ‘사상 검증’도… 경찰 “절도죄 소지” 이 같은 일을 막기 위해 일종의 ‘사상 검증’을 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컵라면을 나눠 주던 대통령 지지 자원봉사자는 “누가 누구인지 구별할 수 없으니 ‘이재명 구속’이라 말해보라고 시킨 뒤 그대로 말하면 나눠 준 적도 있다”고 했다. 탄핵 찬성 측 자원봉사자 백모 씨(47)는 “대통령 지지 진영에 식사와 핫팩뿐 아니라 단열 스티로폼도 털렸다”며 “워낙 손해를 많이 봐서 이제는 꼭 (어느 진영인지) 물어보고 나눠 준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양측의 마찰로 번질 우려도 지적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극단 감정들이 점층화해 이성이 작동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가장 우려되는 건 절도에서 그치지 않고 폭력으로 비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도 “극단적인 적대감이 이어지면 마찰도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행위는 형법상 절도죄로 처벌받을 소지도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상대편 집회에서 쓸 목적으로 갖다 놓은 것을 다른 의도로 가져간 건 절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영선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물품을 가져간 뒤 ‘방금 마음이 바뀌어 지지 진영이 바뀌었다’고 주장하면 범죄를 입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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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대진영 핫팩 훔치고 컵라면 소진시켜… 관저 앞 집회 ‘보급 침탈전’

    “핫팩 상자를 통째로 들고 도망간 사람도 있습니다. 집회를 방해하려 일부러 그런거에요.”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서 핫팩과 도시락 등을 나눠주던 김공헌 씨(56)는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찬성 집회에 준비된 보온물품 같은 것들을 허락도 없이 가져간다는 것이다. 반면 근처에서 윤 대통령 지지 집회에 참석한 사랑제일교회 측 자원봉사자는 “젊은 커플 한 쌍이 와서 핫팩을 줬더니 받자마자 휙 돌아서서 웃으며 탄핵 찬성 집회 쪽으로 가버렸다”고 분개했다. 그는 “우리 측 참가자들을 위해 열심히 마련한 건데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핫팩 갖고 튀어” 상대 집회 물품 ‘보급 침탈전’윤 대통령 지지 측과 탄핵 찬성 측이 혹한에도 관저 인근 집회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상대 집회에 준비된 핫팻 컵라면 등 무료 물품을 일부러 가져가는 이른바 ‘보급 침탈전’이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정말 필요해서 가져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상대방의 집회를 방해하거나 기분 나쁘게 만들려는 의도에서 일부러 그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 체포 날짜가 다가올수록 양측 집회 참가자들 사이의 갈등과 긴장도 고조되는 가운데 이 같은 행위가 감정 싸움과 물리적 충돌로 번질 우려도 나온다.한남동 관저 앞에서 만난 김 씨는 “20, 30대의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진보 시위대 쪽에서 물품을 계속 받아내 빨리 소진시키자’고 방송하며 대놓고 물품을 받으러 온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왔다갔다하며 물품을 받아가는 사람도 있었다”며 “주머니에 성조기와 태극기가 꽂혀있는 걸 우연히 보곤 ‘가달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각 집회 주최 측은 참가자들을 독려하고 추위를 피하도록 하기 위해 음식, 보온 용품 등을 무료로 현장에서 나눠주고 있다. 바닥에 깔고 앉을 수 있는 스티로폼, 몸에 두를 수 있는 비닐이나 보온용품, 끼니 해결용 컵라면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를 일부러 가져가 상대 집회에 조금이나마 피해를 입힌다는 것이다. 계획적으로 이런 행동을 권유하기도 한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반대편 집회 물품을 뺏어오자’는 취지의 대화가 오갔다. 이 대화방에서 ‘재명아 감옥가자’라는 이름의 참가자는 “좌파 (집회)에서 오뎅 다 먹고 탄핵 반대 집회로 넘어가는 게 베스트”라고 올렸다. ‘부정선거 구속’이라는 이름의 이용자는 “좌파 보급 뭐 있어요? 뺏어가게요. 몰래”라고 묻기도 했다.● 컵라면 나눠주며 ‘사상 검증’도… 경찰 “절도죄 소지”이 같은 일을 막기 위해 일종의 ‘사상 검증’을 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한남동 국제루터교회 앞에서 컵라면을 나눠주던 대통령 지지 자원봉사자는 “누가 누구인지 구별할 수 없으니 ‘이재명 구속’이라 말해보라고 시킨 뒤 그대로 말하면 나눠준 적도 있다”고 했다. 탄핵 찬성 측 자원봉사자 백모 씨(47)는 “대통령 지지 진영에 식사와 핫팩뿐 아니라 단열 스티로폼도 털렸다”며 “워낙 손해를 많이 봐서 이제는 꼭 (신분을) 물어보고 나눠준다”고 했다.전문가들은 양측의 마찰로 번질 우려도 지적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극단 감정들이 점층화해 이성이 작동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가장 우려되는 건 절도에서 그치지 않고 폭력으로 비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도 “지금은 사소한 규모의 행동이라도 이 같은 극단적인 적대감이 이어지면 마찰도 생길 수 있다”고 했다.이 같은 행위는 형법상 절도죄로 처벌 받을 소지도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상대편 집회에서 쓸 목적으로 갖다놓은 것을 다른 의도로 가져간 건 절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장에서 제지하는 애매하다는 의견도 있다.한영선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물품을 가져간 뒤 ‘방금 마음이 바뀌어 지지 진영이 바뀌었다’고 주장하면 범죄를 입증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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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핵 반대” 백골단에, “즉각 체포” 천막농성… 격해진 한남동 집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임박한 가운데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신경전이 격해지고 있다. 대통령 지지 측은 ‘삭발식’을 감행했고, 반대 측에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에 이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가세해 10일부터 관저 주변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하겠다고 맞섰다.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일대에는 오전 6시부터 집회 소음이 울려 퍼졌다. 당초 오후 2시 한남동 루터교회 앞에서는 보수 성향 시민사회단체 신자유연대의 ‘대통령 수호 집회’가 시작될 예정이었는데, 윤 대통령 체포영장이 재발부된 이후 집회 시간이 당겨졌다. 이들은 ‘탄핵 반대’ ‘부정선거 아웃 가짜국회’ 등 팻말을 들고 주변 인도와 차로를 점거했다. 일부는 연단에 올라가 삭발을 하며 탄핵 반대를 외쳤다. 곳곳에서 빨간 경광봉, 태극기, 성조기 등을 든 참가자들이 “대한민국 지키자” 구호를 외쳤다. ‘친(親)윤석열’ 시위대는 민노총 주도 집회에 맞서기 위해 하얀 헬멧을 쓴 이른바 ‘백골단’까지 조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저 인근 집회를 공동 주관하고 있는 김정현 백서스정책연구소장(42)은 이날 오후 6시경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전역 군인 등 30명이 자발적으로 모여 (백골단을) 조직한 것”이라며 “수비조, 정찰조, 수색조 등 관저를 지키기 위한 체계를 잡아가고 있다”고 했다. 6일 새벽 백골단 300여 명은 한남초등학교 인근에서 길목을 지켰다. 백골단은 1980년대 시위대를 진압하던 경찰부대 별칭으로, 일반 경찰과 달리 하얀 헬멧을 썼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도 이날 오후 3시부터 한남동 볼보빌딩 앞에서 수십 명이 모여 “내란 수괴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라”고 외쳤다. 참가자들은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구속’,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 등의 팻말을 들었다. 인도와 차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이어간 이들은 오후 7시부터 종로구 송현공원 앞에서도 집회를 열었다. 이날 관저 앞에는 윤 대통령 지지 측은 1000여 명, 탄핵 찬성 측은 100여 명이 모였다. 한국노총은 10일 오후 관저 앞에서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고 체포영장 집행 시까지 천막농성에 돌입한다. 집회 참가자들의 행동이 과격해지는 가운데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윤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는 여성이 ‘탄핵 찬성’ 피켓을 든 여성에게 다가가 뺨을 때리는 영상도 올라왔다.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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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친윤’ 이철규, 국수본서 “훗날 생각하라” 압박… 우종수 본부장 “영장 판사에게 따지라” 반발

    ‘친(親)윤석열계’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12·3 불법 비상계엄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과의 면담에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막은 대통령경호처를 두둔하고, 영장 집행을 시도했던 경찰을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나중에 훗날을 생각하라” 등 반(半)협박성으로 들릴 수 있는 발언도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경찰에 따르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날(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면담한 뒤 국수본을 방문해 우종수 국수본부장과 면담했다. 의원들은 이 직무대행과 우 본부장에게 ‘위헌 소지가 있는 체포영장을 경찰이 따르는 것은 균형을 잃은 것’이라는 취지로 항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수본 면담에서는 특히 경찰 출신인 이 의원과 우 본부장 사이에 언쟁이 오갔다고 한다. 이 의원은 우 본부장 앞에서 대통령경호처를 두둔하며 “경호처는 경호 대상자가 있는 곳에서 (체포를) 거부할 수 있는 형사법상 권리를 행사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의견이 마음대로 막 적용되니 앞으로 영원히 이렇게 된다고 생각하냐”는 발언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경찰은) 나중에 훗날을 생각하라”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우 본부장은 “듣기 거북하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고 한다. 이후에도 이 의원은 우 본부장의 발언들이 모욕적이라는 등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이 ‘경찰이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한 판사 개인의 판단을 무작정 따른다’는 주장을 하자, 우 본부장은 “판사에게 가서 따지라”고 받아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의원은 “반대 쪽(윤 대통령 측)에서 보면 이게 바로 내란이고 반란”이라며 “엄연히 통치권자가 대통령의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게 뭔 짓이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앞서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경찰 소속 101·202경비단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길을 터준 것에 대해서도 “101경비단 등 다 없애버리라” “경찰을 없애겠다고 선언하라”며 격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발언들이 의정 활동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경호처 두둔 발언에 대해 “군사보호시설과 기밀이 있는 시설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압수 또는 수색에) 거부권이 있다”고 밝혔다. 판사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판사에게 입법자의 권한을 준 사람이 있냐”며 “영장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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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경호처장, 2차 출석도 거부… 경찰 ‘尹체포 저지’ 간부 전원 입건 검토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를 받는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이 경찰의 2차 출석요구일인 7일에도 출석을 거부했다. 경찰은 이날 3차 출석 요구를 통보한 가운데, 박 처장이 계속 불응하면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은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앞두고 경호처 압박 차원에서 ‘관저 체포 저지’에 관련된 경호처 부장 이상 전원을 입건하는 카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은 박 처장에게 10일까지 출석해 조사 받으라는 3차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특수단은 박 처장이 계속 출석하지 않으면 신병 확보를 위해 체포영장 신청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 대해서도 출석 요구에 계속 불응하면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 중이다. 경찰은 이미 입건된 박 처장, 김 차장 등 경호처 지휘부 4명 외에도 대통령 체포 저지에 가담한 경호처 부장 이상 간부 전부를 입건 조치하는 방안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경호처부터 걷어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 처장은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 당시 경찰이 경호처의 지원 요청을 거부하자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전화로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 직무대행이 경호처의 요구를 거부하며 ‘사법적인 차원에서 경찰력이 동원되는 것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말하자 박 처장은 “알았다”며 화를 냈다고 한다. 당시 관저에 실제로 들어간 경찰 체포조는 57명인 것으로도 확인됐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 202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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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대, 2년만에 金여사 석사 논문 ‘표절’ 결론

    숙명여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연구윤리위)가 김건희 여사의 석사 학위 논문에 ‘표절이 있었다’는 취지의 결론을 내리고 김 여사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2월 검증을 시작한 지 약 3년 만이다. 7일 숙명여대 등에 따르면 숙명여대 연구윤리위는 논문에 표절이 있었다는 위원회의 본조사 심사 결과를 최근 김 여사에게 발송했다. 숙명여대는 이의 제기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표절로 결론 난 논문은 김 여사가 1999년 숙명여대에서 미술교육학 석사 학위를 취득할 때 제출한 논문인 ‘파울 클레(Paul Klee)의 회화의 특성에 관한 연구’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이 논문의 표절률이 42%에 달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이 “당시 숙명여대의 학칙과 심사 절차에 따라 석사 논문이 인정된 것이므로 제3자가 현재 기준으로 표절을 단정할 순 없다”고 반박하면서 숙명여대의 조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통상 5개월 정도 걸리는 논문 검증은 2년 넘게 이어졌다. 지난해 9월 김 여사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검증을 공약으로 내걸며 당선된 문시연 숙명여대 총장은 9명 이내의 연구윤리위 위원 중 당연직 위원 3명을 교체하며 위원회를 재구성했다. 새로 구성된 위원회는 지난해 9월 23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지난해 12월까지 총 9차례 회의를 연 것으로 전해졌다. 숙명여대 측은 “표절 의혹 제보자인 유영주 숙명여대 민주동문회장에게도 곧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학 연구윤리위 규정에 따르면 제보자와 피조사자는 통보일로부터 30일 내 심사 결과에 대해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그 기간 동안 이의가 없으면 본조사 결과가 최종 확정된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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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대, 金여사 석사 논문 표절로 잠정 결론…결과 통보

    숙명여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연구윤리위)가 김건희 여사의 석사 학위 논문에 ‘표절이 있었다’는 취지의 결론을 내리고 김 여사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2월 검증을 시작한 지 약 3년 만이다.7일 숙명여대 등에 따르면 숙대 연구윤리위는 논문에 표절이 있었다는 위원회의 본조사 심사 결과를 최근 김 여사에게 발송했다. 숙대는 이의 제기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표절로 결론 난 논문은 김 여사가 1999년 숙명여대에서 미술교육학 석사 학위를 취득할 때 제출한 논문인 ‘파울 클레(Paul Klee)의 회화의 특성에 관한 연구’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이 논문의 표절률이 42%에 달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이 “당시 숙명여대의 학칙과 심사 절차에 따라 석사 논문이 인정된 것이므로 제3자가 현재 기준으로 표절을 단정할 순 없다”고 반박하면서 숙대의 조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통상 5개월 정도 걸리는 논문 검증은 2년 넘게 이어졌다. 지난해 9월 김 여사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검증을 공약으로 내걸며 당선된 문시연 숙대 총장은 9명 이내의 연구윤리위 위원 중 당연직 위원 3명을 교체하며 위원회를 재구성했다. 새로 구성된 위원회는 지난해 9월 23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지난해 12월까지 총 9차례 회의를 연 것으로 전해졌다.숙대 측은 “표절 의혹 제보자인 유영주 숙대 민주동문회장에게도 곧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학 연구윤리위 규정에 따르면 제보자와 피조사자는 통보일로부터 30일 내 심사 결과에 대해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그 기간동안 이의가 없으면 본조사 결과가 최종 확정된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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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친윤 이철규 “훗날 생각하라”…국수본부장 “듣기 거북, 판사에 따져라”

    ‘친 윤석열계’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12·3 불법 비상계엄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과 면담에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막은 대통령경호처를 두둔하고, 영장 집행을 시도했던 경찰을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나중에 훗날을 생각하라” 등 반(半) 협박성으로 들릴 수 있는 발언도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7일 경찰에 따르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날(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면담한 뒤, 국수본을 방문해 우종수 국수본부장과 면담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직무대행과 우 본부장에게 ‘위헌 소지가 있는 체포영장 청구 및 발부에 경찰이 따르는 것은 균형 있지 않다’는 취지로 항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3일 경찰 특수단은 공수처와 함께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는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를 문제 삼은 것이다. 국수본 면담에서는 특히 이 의원과 우 본부장 사이에 언쟁이 오갔다고 한다.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의원은 우 본부장 앞에서 대통령경호처를 두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경호처는 경호 대상자가 있는 곳에서 (체포를) 거부할 수 있는 형사법상 권리를 행사한 것”이라며 “(경찰) 의견이 마음대로 막 적용되니 앞으로 영원히 이렇게 된다고 생각하냐”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나중에 훗날 생각하라”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를 들은 우 본부장은 “듣기 거북하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고 한다.이후에도 이 의원은 우 본부장의 발언들이 모욕적이라는 등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의원이 ‘경찰이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한 판사 개인의 판단을 무작정 따른다’는 주장을 하자, 우 본부장은 “판사에게 가서 따지라”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일각에서는 법원이 적합하게 발부한 체포영장을 ‘판사 개인의 판단’으로 치부하는 것은 사법 체계를 흔드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당시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의원은 “반대 쪽(윤 대통령 측)에서 보면 이게 바로 내란이고 반란”이라며 “엄연히 통치권자가 대통령의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게 뭔 짓이냐”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경찰이 수치스럽다”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두 사람의 언쟁 끝에 우 본부장이 먼저 사과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이 의원은 앞서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경찰 소속 101·202경비단이 공수처에 길을 터준 것에 대해서도 “101경비단 등 다 없애버리라”, “경찰을 없애겠다고 선언해버리라”며 격분한 것으로 전해졌다.이 의원은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발언들이 ‘의정 활동‘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경호처 관련 발언에 대해 “군사보호시설과 기밀이 있는 시설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압수 또는 수색에) 거부권이 있고, 이를 판사가 무력화시킬 수 있는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판사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판사에게 입법자의 권한을 준 사람이 있냐”며 “판사가 재량적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영장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또 “(경찰이) 수사 권한이 없는 공수처의 하수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안 된다”며 “권한이 있는 경찰이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를) 이첩받아 수사를 하는 게 맞다”고도 주장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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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경찰, 출석 불응 경호처장 체포영장 검토…경호처 부장 이상 전원 입건 추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에 대해 출석 조사에 계속 불응 시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특수단은 또 경호처 압박 차원에서 ‘관저 체포 저지’에 관련된 경호처 부장 이상 전원을 입건하는 카드도 검토 중이다.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경호처 방탄막’부터 걷어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처장은 경찰이 통보한 2차 출석요구일인 이날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박 처장이 이후 출석 요구에도 계속 출석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 대해서도 경찰의 출석 요구에 계속 불응하면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7일 현재까지 윤 대통령 체포 저지와 관련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입건된 이들은 박 처장, 김 차장, 본부장 2명 등 경호처 지휘부 4명이다. 이에 더해, 경찰은 대통령 체포 저지에 가담한 경호처 부장 이상에 간부들에 대해 전원 입건 조치하는 방안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3일 경호처의 저지 탓에 대통령을 체포하지 못한 상황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경찰의 의지로 풀이된다.현재의 경호처 규모나 인력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2차 체포 집행 시도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한편, 박 처장은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경찰이 경호처의 지원 요청을 거부하자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정치권 및 경찰 등에 따르면, 당시 이 직무대행이 경호처의 요구를 거부하며 ‘사법적인 차원에서 경찰력이 동원되는 것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말하자, 박 처장은 ‘알았다’며 화를 냈다고 한다.3일 관저 안에 실제로 들어간 경찰 체포조는 57명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전체 경찰 투입 인원은 120명이었지만 일부만 체포조로 투입됐고, 20여 명은 현장에서 경호처 직원들을 현행범 체포할 상황을 대비해 후방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나머지 경찰 인원들은 관저 외부에 있었다고 한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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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 일임’ 우왕좌왕… 경찰 “우리가 용역이냐”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일임한다.” 5일 오후 9시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 공수처와 경찰이 150명의 체포조와 2700명의 기동대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투입하고도 윤 대통령 체포에 실패한 지 3일 만이자 체포영장 시한(6일)을 하루 남겨둔 시점이었다. 공문 내용에 대한 사전 협의도 전혀 없었다. 법조계에선 공수처가 그간 불거졌던 수사력 논란과 체포영장 집행 실패, 대통령경호처장 체포를 두고 불거졌던 경찰과의 의견 대립 등을 지나치게 의식해 최악의 ‘악수(惡手)’를 뒀다는 비판이 나왔다.● 비난 여론 부담에 ‘체포 떠넘기기’ 한 공수처6일 공문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자 이재승 공수처 차창검사는 브리핑을 자처해 “공수처는 체포영장 집행의 전문성이 당연히 없고, 집행 경험 등에 대해선 경찰이 최고”라며 “집행의 통일성과 효율성을 생각하면 경찰에서 진행하는 게 좋지 않을까 판단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3일 영장 집행을 막아선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경찰과의 의견 충돌이 공개된 상황에 공수처가 부담을 느낀 것도 공문을 보낸 이유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공수처와 경찰의 체포조는 관저를 200m 남겨두고 경호처가 구축한 3차 저지선에 막혔다. 경찰은 박종준 경호처장 등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현행범으로 체포하자고 했지만 공수처는 이를 만류했고, 결국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철수 결정을 내렸다. 공수처의 ‘회군’ 결정에 대해 야권은 “무능하고 정신 나간 공수처”라며 비판을 쏟아부었다. 공수처는 5일 체포영장을 다시 집행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하지만 비난 여론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차라리 경찰에 맡기자”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한다. 공수처 내부에서 “경찰 말대로 박 처장 등을 체포했다면 경호처를 더 자극해 정말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었다. 차라리 경찰에 집행을 위임하는 게 낫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는 것이다. 결국 공수처는 내부 법률 검토를 거쳐 5일 오후 9시 체포영장 집행 위임 공문을 국수본에 보냈다. ● 법조계 “공수처, 경찰 지휘권 없어”공수처는 ‘구속영장은 검사의 지휘에 의하여 사법경찰관리가 집행한다’는 형사소송법 81조를 준용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공수처가 관련 규정을 너무 넓게 해석해 무리수를 두면서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수사지휘권이 폐지된 현재, 형사소송법 81조는 ‘검사가 검찰 수사관에게 집행지휘를 할 수 있다’는 제한적인 규정”이라며 “‘공수처 검사는 사법경찰관인 공수처 수사관을 지휘해 체포영장을 집행할 수 있다’고 해석될 뿐이다”라고 말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경찰 신청도 없이 공수처가 청구해서 영장을 발부받아 놓고, 자신이 없다는 이유로 영장을 경찰에 위임한다는 것은 법적 논란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수처가 공수처법도 잘못 해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공수처법 47조를 보면 (검사의 집행 지휘·감독 직무를 적시한) ‘검찰청법 4조 1항 4호는 준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체포영장 집행을 지휘하는 것 역시 재판(영장 발부)에 대한 집행 지휘감독이기 때문에, 애초부터 공수처 검사 직무가 아닌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수처 검사는 공수처법 47조에 따라 검찰청 검사의 권한을 준용하고 있다”며 “공수처 역시 (형사소송법 81조에 따라) 영장 집행에 있어 사법경찰에 대한 지휘가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 “국가권력 수사가 장난인가” 5일 밤 공문이 도착하자 경찰 내부에선 “우리가 용역기관은 아니지 않느냐”란 불만이 속출했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우종수 특수단장도 6일 민주당 의원들과의 면담에서 “공수처 수준에 인내의 한계를 느낀다. 살아 있는 국가권력을 수사하는 건 장난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법적 책임을 지는 게 무서워서 집행을 넘기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경찰 관련 게시판에도 “콜로세움에 밀어넣고 밖에서 구경하겠다는 수준” 등의 글이 올라왔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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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2차 尹체포 집행때 막아서는 경호처 직원은 체포 검토”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 시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이 또 막아선다면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6일 밝혔다. 앞서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경호처의 저지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의 이견 탓에 체포가 불발됐던 상황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경찰은 2차 체포 시도 때 대테러 특수부대인 경찰특공대를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찰 “경호처 직원 체포 검토” 6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은 백동흠 부단장이 진행한 브리핑에서 “2차 체포 영장 집행 때 (경호처 직원들에 대한) 현행범 체포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 있느냐”는 언론의 질문에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체포 땐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특수단은 1차 집행 당시 수사관 외에 경찰특공대(SOU)와 형사기동대를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공수처와의 협의 끝에 투입하지 않았다고 이날 밝혔다. 그는 2차 집행 때는 특공대를 투입할 수도 있냐는 질문에 “할 수 있는 방안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경찰특공대는 경찰청 산하 대테러 부대다. 2014년 경기 안산 아파트 인질극 사건, 2009년 쌍용자동차 시위 진압, 1988년 지강헌 인질극 등에 투입됐었다. 특수단은 1차 때보다 더 많은 경찰력을 동원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3일 동원된 경찰 인력은 특수단 수사관 120명, 기동대 45개 부대 2700여 명이었다. 특수단 관계자는 “(1차 체포 시도 당시) 최대 인력이 아니라 필요한 인력만 투입했다. 최대 인원을 투입하진 않았다”며 추가 투입 여력이 있음을 나타냈다. 또 경호처 측에서 공관촌 입구 주변에 철조망을 치는 등 추가 저지선을 구축한 것에 대해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호처의 방어를 무력화할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뜻이다. 특수단과 공수처 등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앞서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 대통령 관저에 진입해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경호처 직원 200여 명이 ‘인간 스크럼’을 짜고 버스 등 차량을 동원해 수사관들을 막아섰다. 결국 5시간 30분의 대치 끝에 공수처가 안전상의 이유로 영장 집행이 불가능하다며 철수를 선언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박종준 경호처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해야 한다’는 경찰의 요구가 나왔지만 공수처와의 이견 끝에 실행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단 측은 2차 집행 시에는 “충분히 검토하고 준비하면 안전상의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공수처, 체포영장 기간 연장… 경찰 “공수처가 수사 주체” 윤 대통령 체포영장의 유효기간이 도래한 이날 공수처는 서울서부지법에 체포영장 기한을 연장하기 위해 영장을 재청구했다. 기존에 발부받은 영장과 내용은 똑같은데 집행할 수 있는 유효 기간만 연장하는 절차다. 윤 대통령을 체포할 경우 인치 장소가 공수처 조사실이고, 구금 장소가 서울구치소인 점은 변함이 없다. 공수처는 다만 “유효기간 등은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2차 체포 시도 시점은 법원이 정한 유효기간이 언제까지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승 공수처 차장검사는 “연장 신청 때에는 ‘7일 내지 그 이상의 날’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수처는 검찰과 경찰에서 넘겨 받은 윤 대통령 사건을 일단 당장은 검경에 재이첩하지 않고 계속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통령 체포는 경찰의 조력을 받고, 대통령 피의자 조사 등 수사는 공수처가 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2차 체포도 실패하면 윤 대통령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차장검사는 “공수처가 수사해야 한다는 고집을 갖고 절차를 독단적으로 진행하기보다 어느 단계가 되면 (검찰과 경찰에) 재이첩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진행 과정에 따라 기소권이 있는 검찰로 (사건이) 가게 된다”며 “특검이 먼저 생기면 특검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특수단 역시 공식적으로는 “공조본 체제가 흔들리진 않을 것 같다”면서 “공수처가 (윤 대통령) 수사의 주체”라고 이날 브리핑에서 밝혔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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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여객기 참사 관련자에 ‘중대시민재해’ 적용 검토

    경찰이 무안 제주항공 참사 수사와 관련해 전남 무안국제공항 압수수색을 마쳤다. 경찰은 콘크리트 둔덕 등을 살펴본 뒤 관련자들에게 혐의점이 발견되면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시민재해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3일 전남경찰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사본부는 전날에 시작한 무안공항 사무실, 관제탑 등 압수수색을 26시간 만에 마쳤다. 경찰은 사고 여객기의 이동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활주로 폐쇄회로(CC)TV 영상과 사고기 운행·정비 이력, 공항 시설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자료를 분석한 뒤 관련자들에게 중대시민재해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대시민재해란 시민들이 사용하는 공공시설이나 대중교통 등에서 사고가 발생해 1명 이상이 숨지거나, 부상 및 질병자가 10명 이상 발생할 경우를 말한다. 관련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데, 이번 사건의 경우 국토교통부, 한국공항공사, 무안국제공항 관계자들이 수사 선상에 오를 수 있다. 항공 사고에 중대재해법이 적용된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경기 성남시 정자교 붕괴 사고와 충북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현재 김영환 충북도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이 중대시민재해 혐의로 고발된 바 있다. 경찰은 참사 사망자나 유족을 조롱, 비난하는 악성 게시글,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유튜브 영상 등 70건에 대해 내사도 착수했다. 경찰은 게시글 6건에 대해선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고 이 중 3건은 집행했다. 앞서 온라인에는 “놀러 갔던 사람들 왜 추모하느냐”, “기장이 영웅놀이 하다 사고가 났다” 등의 악성 게시글이 퍼졌다. 일부 사망자의 발인도 이어졌다. 사망자 179명 중 4명이 2일 장례 절차를 마치고 처음 발인한 데 이어 3일에도 7명이 영면에 들었다. 이날 오전 8시경 광주 광산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열린 A 씨의 발인식에는 유족과 지인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유족들은 운구 차량에 고인의 관이 들어가자 차량 트렁크를 쓰다듬으며 오열했다. 같은 날 오후 광주의 다른 장례식장에서도 희생자 B 씨의 발인이 치러졌다. B 씨의 아들은 수도권 의대에 재학 중으로, 최근 공항 유족 텐트에서 의사 국시를 공부했다는 이유로 의사 및 의대생 커뮤니티에서 악성 조롱글이 올라오며 곤욕을 치렀다.무안=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무안=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5-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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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무안공항 참사 관련자에 ‘중대시민재해’ 혐의 적용 검토

    경찰이 무안 제주항공 참사 수사와 관련해 전남 무안국제공항 압수수색을 마쳤다. 경찰은 콘크리트 둔덕 등을 살펴본 뒤 관련자들에게 혐의점이 발견되면 중대재해처벌법상(중대재해법) 중대시민재해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3일 전남경찰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사본부는 전날에 시작한 무안공항 사무실, 관제탑 등 압수수색을 26시간 만에 마쳤다. 경찰은 사고 여객기의 이동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활주로 폐쇄회로(CC)TV 영상과 사고기 운행·정비 이력, 공항 시설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자료를 분석 한 뒤 관련자들에게 중대시민재해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대시민재해란 시민들이 사용하는 공공시설이나 대중교통 등에서 사고가 발생해 1명 이상이 숨지거나, 부상 및 질병자가 10명 이상 발생할 경우를 말한다. 관련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데, 이번 사건의 경우 국토교통부, 한국공항공사, 무안국제공항 관계자들이 수사 선상에 오를 수 있다. 항공사고에 중대재해법이 적용된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경기 성남시 정자교 붕괴 사고와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현재 김영환 충북도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이 중대시민재해 혐의로 고발된 바 있다. 경찰은 참사 사망자나 유족을 조롱, 비난하는 악성 게시글,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유튜브 영상 등 70건에 대해 내사도 착수했다. 경찰은 게시글 6건에 대해선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고 이중 3건은 집행했다. 앞서 온라인에는 “놀러 갔던 사람들 왜 추모하느냐”, “기장이 영웅놀이 하다 사고가 났다” 등의 악성 게시글이 퍼졌다. 일부 사망자의 발인도 이어졌다. 사망자 179명 중 4명이 2일 장례 절차를 마치고 처음 발인한 데 이어 3일에도 7명이 영면에 들었다. 이날 오전 8시경 광주 광산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열린 A 씨의 발인식에는 유족과 지인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유족들은 운구 차량에 고인의 관이 들어가자 차량 트렁크를 쓰다듬으며 오열했다. 같은 날 오후 광주의 다른 장례식장에서도 희생자 B 씨의 발인이 치러졌다. B 씨의 아들은 수도권 의대에 재학 중으로, 최근 공항 유족 텐트에서 의사 국시를 공부했다는 이유로 의사 및 의대생 커뮤니티에서 악성 조롱글이 올라오며 곤혹을 치렀다.무안=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무안=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5-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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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원한 천국서 쉬길”…무안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발인 이틀째 

    “영원한 천국에서 쉬길 바랍니다.”3일 오전 8시경 광주 광산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열린 무안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의 발인식. 유족과 지인 등 30여 명은 고인을 위해 기도했다. 이후 운구 차량에 관이 들어가자 유족들은 차량 트렁크를 쓰다듬으며 1분여 간 오열했다.참사 발생 엿새째인 3일 희생자 일부의 발인이 진행됐다.이번 사고 사망자 총 179명 중 4명이 처음으로 전날 장례 절차를 마쳤고, 이날은 7명이 추가로 발인했다. 장례식은 광주와 전남 등 장례식장에서 열렸다.이날 오후 1시경 광주의 같은 장례식장에서는 다른 희생자 남성의 발인도 치러졌다.유족과 지인 등 4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고인의 아들이 아버지의 관 위에 국화 한 송이를 올렸다. 관을 실은 운구 차량은 고인이 생전에 근무했던 광주의 한 회사를 들린 뒤 장지로 향했다.아직 희생자 다수는 장례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시신 훼손 정도가 심한 탓에 3일 기준 희생자 179명 중 44명의 시신만 유족의 품으로 인도됐다. 이중 일부는 장례 절차를 밟고 있고, 일부는 시신을 안치해둔 상태다. 나원오 전남경찰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사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사고 초기 현장에서 수거한) 시신 606편(조각)의 DNA 감정 결과를 2일 받아 일부에 대해 본체와 시신 편을 맞추는 작업을 진행했고 8명에 대한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무안=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5-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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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조류충돌예방위 명단에 15년前 그만둔 위원도 버젓이

    무안국제공항이 올 1월 공시한 ‘조류충돌예방위원회’ 명단에 15년간 활동하지 않은 위원까지 들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사 열흘 전 열린 위원회에 제주항공이 불참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를 막기 위한 회의가 부실하게 운영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무안공항은 지난해 1월 개정 공항운영규정을 공시했다. 여기에는 공항 내 관계 기관, 취항사, 야생동물 관련 협회 등 위원 명단이 담겼다. 하지만 취재팀이 해당 위원들에게 참여 여부를 확인한 결과 일부 위원들은 위원인 것 자체가 ‘금시초문’이라고 답했다. 위원으로 기재된 대한수렵협회(현 야생생물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관계자는 “우리는 위원이 아니다”라며 “위원으로 참여한 건 약 15년 전 얘기”라고 밝혔다. 이어 “협회 이름도 2012년 ‘야생생물관리협회’로 개칭됐는데 명단에 예전 이름으로 쓰인 것부터 의문”이라고 했다. 역시 위원으로 기재된 중국동방항공 관계자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무안공항에 운항을 못 해서 배치한 인력 자체가 없다”며 “임차한 사무실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황호원 한국항공대 항공교통물류학부 교수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상 각 공항은 운영규정을 따라야 하는데 부실하게 운영돼 온 것”이라고 했다. 위원도 거짓으로 만든 위원회가 규정인들 제대로 운영했을 리 없다는 이야기다. 한편 무안공항 운영사인 한국공항공사는 버드 스트라이크와 관련해 2014년 작성한 캐나다 출장 보고서에서 공항 인력과 장비 부족 문제점을 인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는 인력, 탐지 인프라 등을 배우러 2014년 10월 5박 7일간 캐나다, 미국을 방문해 공항들을 둘러봤다. 공사는 보고서에 ‘밴쿠버 국제공항에서는 항공기-조류 충돌 방지를 위한 조류생태 및 퇴치 전문가 25명 근무’ ‘빅토리아 국제공항 자체 내에서 항공기-조류 충돌을 포함한 공항 안전에 대한 프로그램을 완성’ 등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10년 뒤 무안 제주항공 참사 당시 무안공항에는 조류 탐지 장비도 없었고 야외 근무자는 1명뿐이었다.무안=최원영 기자 o0@donga.com무안=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

    • 2025-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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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무안공항 조류충돌예방위 명단에 15년전 활동중단 단체도 버젓이

    무안국제공항이 공시한 조류충돌예방위원회 위원명단에 사실상 10년도 넘게 활동을 중단한 위원들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참사 열흘 전 열렸던 위원회에 제주항공이 불참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대책 마련을 위한 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무안공항은 지난해 1월 개정 공항운영규정을 공시했다. 여기에는 공항 내 관계 기관, 취항사, 야생동물 관련 협회 등 위원 명단이 담겼다. 하지만 취재팀이 해당 위원들에게 참여 여부를 확인한 결과 일부 위원들은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었다.위원으로 기재된 대한수렵협회(현 야생생물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관계자는 “우리는 위원이 아니다”며 “위원으로 참여한 건 약 15년 전 얘기”라고 밝혔다. 이어 “협회 이름은 2012년 ‘야생생물관리협회’로 개칭됐는데 명단에 예전 이름으로 쓰여 있는 것부터 의문”이라고 했다. 역시 위원으로 기재된 중국동방항공 관계자는 “2020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무안공항에 운항을 못해 배치된 인력 자체가 없다”며 “임대 사무실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사실상 위원회 활동을 안 했다는 것이다.무안공항 운영사인 한국공항공사는 버드 스트라이크 대응과 관련해 2014년 작성한 캐나다 출장 보고서에서 관련 문제점을 이미 인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공사는 당시 인력, 탐지 인프라 등을 배우러 2014년 10월 5박 7일간 캐나다, 미국을 방문해 공항을 둘러봤다.공사는 보고서에 “밴쿠버 국제공항에서는 항공기-조류 충돌 방지를 위한 조류생태 및 퇴치 전문가 25명 근무”, “빅토리아 국제공항 자체 내에서 항공기-조류 충돌을 포함한 공항안전에 대한 프로그램을 완성” 등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10년 뒤 무안 제주항공 참사 당시 무안공항에는 조류 탐지 장비도 없었고 야외 근무자는 1명뿐이었다.무안=최원영 기자 o0@donga.com무안=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

    • 202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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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무안공항 새떼 충돌 우려”… 참사 열흘전 경고 있었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가 벌어지기 열흘 전에 열렸던 무안국제공항 조류충돌예방위원회에서 이미 새 떼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문제에 대한 경고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의에서 작년보다 새 떼 충돌 건수는 늘었는데 대응할 인력과 장비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제주항공 측도 회의 참석 대상이었지만 불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에 제기된 우려에 귀를 기울였다면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1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2024년도 하반기 무안공항 조류충돌예방위원회 개최 결과’ 문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9일 조류 충돌 우려를 논의하는 위원회가 전남 무안국제공항 내 사무실에서 열렸다. 한 참석자는 “조류가 종종 출몰하는데 어느 정도까지 조류 퇴치가 가능하냐”며 우려를 나타냈다. 조류 퇴치 업무 담당인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측 참석자는 “최대한 퇴치 활동을 위해 노력하지만, 공항 내·외부 전체를 이동하기에는 인력과 차량이 부족하고 해변 등 원거리까지 확성기 소리가 미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조류 퇴치 처리 실적이 작년보다 크게 줄어서 걱정된다는 문제 제기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조류 포획 및 분산 실적이 작년 9335마리에서 올해 7991마리로 작년 동기 대비 약 14.4%(1344마리)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대응할 인력과 차량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공항은 취항사 등과 연 2차례 위원회를 여는데 제주항공은 지난해 2차례 모두 불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무안공항 복행때 새떼 충돌 위험… 확성기 성능 낮아 퇴치 한계”[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참사 열흘전 예방委 경고 쏟아져조류 퇴치 전년보다 14% 감소… “폭음탄 소리 가을부터 많이 줄어”제주항공, 7월-12월 회의도 불참… 전문가 “위험 알면서도 조치 안해”“복행 시 해변 쪽에서 조류 출몰이 종종 발생하는데 어느 정도까지 조류 퇴치가 가능한가.”“공항 내·외부 전체를 이동하기에는 인력과 차량이 부족하고 해변까지 확성기 소리가 미치기에는 한계가 있다.”지난해 12월 1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2024년도 하반기(7∼12월) 무안공항 조류충돌예방위원회’에서 참석자들은 공항 주변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를 둘러싼 우려를 쏟아냈다. 이미 작년보다 관련 사례가 늘었고, 반면 대응 여건은 부족하다는 판단도 내놨다. 조류 포획 등 처리 실적이 1년 전보다 1344마리나 줄었다는 구체적인 숫자까지 나왔다. 참여 대상 위원이었던 제주항공 측 관계자는 불참했다.그로부터 10일 뒤 12월 29일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방콕발 7C2216편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숨졌다. 사고 발단은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오른쪽 엔진 고장이었다.● 참사 열흘 전 ‘복행 과정서 새 떼 충돌’ 우려 나와1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해당 회의 문건에 따르면, 당시 한 회의 참석자는 항공기가 무안공항 상공에서 ‘고어라운드(복행)’하며 새 떼와 마주치는 상황이 여러 번 발생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열흘 뒤 사고 당일 벌어진 상황을 예견한 듯한 문제 제기였다. 해당 참석자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사전에 조류 퇴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어느 정도까지 퇴치가 가능한지” 등을 물었다.이에 조류 퇴치 업무 담당인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남부공항서비스(SAS) 측 참석자는 대응 인력 및 장비 부족 문제를 설명했다. 조류 퇴치 활동에 투입할 사람이 부족한 실정이고, 공항 안팎 이동에 쓸 차량도 여의치 않다는 하소연이었다. 시끄러운 소리를 통해 새 떼를 쫓는 확성기의 경우 소리 도달 거리가 짧아 충분치 않다는 문제도 지적했다.● 폭음경보기 설정 왜 바뀌었나조류 처리 실적이 2023년보다 크게 줄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류 충돌 방지 추진사항’ 관련 안건을 논의할 때 한 참석자는 “폭음경보기 작동 시간 설정 변경으로 인해 포획 및 분산 실적이 9335마리에서 7991마리로 작년(2023년) 동기 대비 약 14.4%(1344마리)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다만 폭음경보기 작동 시간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왜 바뀌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지난해 12월 진행된 국립생태원 조사에 따르면, 무안공항 인근에서 1만8886마리(무안 저수지 1792마리, 무안·목포 해안 4315마리, 현경면·운남면 1만2779마리)의 철새가 관찰됐다. 무안공항에 사무실을 둔 한 비행교육 회사 관계자는 “원래 새를 쫓는 폭음탄 소리가 ‘펑펑’ 자주 들려야 하는데 지난해 가을 이후 확연히 소리 빈도가 줄었다”고 전했다.제주항공 측 위원은 이날 회의는 물론 지난해 7월 회의에도 모두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항공 측은 회의 개최 결과 문건만 공문으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이 무안공항에서 17년 만에 부활한 정기 국제선 노선의 취항사인데, 버드 스트라이크 대책 회의에 불참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문가 “위험 알고도 조치 안 해”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예견된 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공항이 조류 충돌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며 “바로 선제적 조치가 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황호원 한국항공대 항공교통물류학부 교수는 “위원회까지 열어놓고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실행력의 문제”라며 “(제주항공이) 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무안=최원영 기자 o0@donga.com무안=조승연 기자 cho@donga.com무안=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무안=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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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참사 10일전 무안공항 회의서 “새 충돌 위험” 경고 있었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 발생 10일 전에 열렸던 무안국제공항 조류충돌예방위원회에서 이미 새 떼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문제에 대한 우려와 경고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의에서는 작년보다 새 떼 충돌 건수는 늘었는데 대응할 인력과 장비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항공 측도 이 위원회 참석 대상이었지만 불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에 제기된 우려에 귀를 기울였다면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참사 열흘 전 회의에서 버드 스트라이크 우려 쏟아져1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2024년도 하반기 무안공항 조류충돌예방위원회 개최 결과’ 문건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조류 충돌 우려를 논의하는 위원회가 공항 내 사무실에서 열렸다. 여기서 한 참석자는 “조류 출몰이 종종 발생하는데 어느 정도까지 조류 퇴치가 가능하냐”며 우려를 나타냈다. 조류 퇴치 업무 담당인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측 참석자는 “최대한 퇴치 활동을 위해 노력하지만, 공항 내·외부 전체를 이동하기에는 인력과 차량이 부족하고 해변 등 원거리까지 확성기 소리가 미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조류 처리 실적이 작년보다 크게 줄어서 걱정된다는 문제 제기도 회의에서 나왔다. 한 참석자는 “조류 포획 및 분산 실적이 작년 9335마리에서 올해 7991마리로 작년 동기 대비 약 14.4%(1344마리)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이와 관련해 대응할 인력과 차량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무안공항은 인근에 철새도래지 6곳이 있어 버드 스트라이크 위험이 큰 곳이다. 위원회는 조류 등 야생동물과 항공기 간 충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업무 전문가 및 취항사 등 관련 기관 종사자로 구성됐다. 공항은 위원인 취항사 등과 연 2차례 위원회를 여는데 제주항공은 지난해 2차례 모두 불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어라운드 하며 새 떼 여러번 마주쳐’ 지적… 그대로 사고 현실화“복행 시 해변 쪽에서 조류 출몰이 종종 발생하는데 어느 정도까지 조류 퇴치가 가능하냐.”“공항 내·외부 전체를 이동하기에는 인력과 차량이 부족하고 해변까지 확성기 소리가 미치기에는 한계가 있다.”지난달 12월 1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2024년도 하반기(7~12월) 무안공항 조류충돌예방위원회’에서 참석자들은 공항 주변 ‘버드 스트라이크(새떼 충돌)’를 둘러싼 우려를 쏟아냈다. 이들은 이미 작년보다 관련 사례가 늘었고, 반면 대응 여건은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놨다. 조류 포획 등 처리 실적이 1년 전보다 1344마리나 줄었다는 구체적인 숫자까지 나왔다. 참여 대상 위원이었던 제주항공 측 관계자는 불참했다.그로부터 10일 뒤 12월 29일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방콕발 7C2216편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숨졌다. 사고 발단은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오른쪽 엔진 고장이었다.1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해당 회의 문건에 따르면, 당시 한 회의 참석자는 항공기가 무안공항 상공에서 ‘고어라운드(복행)’하며 새 떼와 마주치는 상황이 여러 번 발생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열흘 뒤 사고 당일 벌어진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 해당 참석자는 이를 막기 위해서는 사전에 조류 퇴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어느 정도까지 퇴치가 가능한지” 물었다.이에 조류 퇴치 업무 담당인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남부공항서비스(SAS) 측 참석자는 대응 인력 및 장비 부족 문제를 들었다. 조류 퇴치 활동에 투입될 사람이 부족한 실정이고, 또 공항 안팎을 이동한 차량도 여의찮다는 하소연이었다. 게다가 시끄러운 소리를 통해 새 떼를 쫓는 확성기의 경우, 소리가 도달하는 거리가 짧아 충분치 않다는 문제도 지적했다.● 폭음경보기 설정 왜 바꼈나조류 처리 실적이 2023년보다 크게 줄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류 충돌 방지 추진사항’ 관련 안건을 논의할 때 한 참석자는 “폭음경보기 작동시간 설정 변경으로 인해 포획 및 분산 실적이 9335마리에서 7991마리로 작년(2023년) 동기 대비 약 14.4%(1344마리)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다만 폭음경보기 작동 시간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왜 바뀌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지난달 진행된 국립생태원 조사에 따르면, 무안공항 인근에서 1만8886마리(무안 저수지 1792마리, 무안·목포 해안 4315마리, 현경면·운남면 1만2779마리)의 철새가 관찰됐다. 무안공항에 사무실을 둔 한 비행교육 회사 관계자는 “원래 새를 쫓는 폭음탄 소리가 ‘펑펑’ 자주 들려야 하는데 지난해 가을 이후 확연히 빈도가 줄었다”고 전했다.제주항공 측 위원은 이날 회의는 물론 지난해 7월 회의에도 모두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항공 측은 회의 개최 결과 문건만 공문으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이 무안공항에서 17년 만에 부활한 정기 국제선 노선의 항공사인데 버드 스트라이크 대책 회의에 불참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문가 “위험 알고도 조치 안 해”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예견된 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공항이 조류 충돌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며 “바로 선제적 조치가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황호원 한국항공대 항공교통물류학부 교수는 “위원회까지 열어놓고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실행력의 문제”라며 “(제주항공이) 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도 지적했다.무안공항의 인력 부족 문제는 이전에도 제기된 바 있다. 정부 중앙사고수습대책본부에 따르면 공항별 조류 퇴치 인력은 김포 23명, 김해 16명, 제주 20명, 대구 8명, 광주 4명, 무안 4명, 사천·원주 2명 등이다. 국토교통부는 무안공항에 사고 당일 조류 인력이 2명이 있었다고 발표했지만 그중 1명은 현장이 아닌 사무실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무안=최원영 기자 o0@donga.com무안=조승연 기자 cho@donga.com무안=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무안=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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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픔 알기에… 가족 찾고도 유족 돕는 유족들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틀째인 30일 공항에 머물고 있는 유가족들을 향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커피를 ‘선결제’해 놓은 시민도 있었고, 같은 처지의 유족들을 위해 봉사에 나선 유족들도 있었다. 이날 전남 무안국제공항에는 여객기 사고로 숨진 가족의 신원이 확인됐는데도 공항에 머물며 다른 이들을 돕겠다고 한 유족들이 있었다. 20대 조카가 변을 당한 송모 씨(48)는 전날 시신을 확인했지만 계속 공항에 남아 자원봉사자를 도왔다. 송 씨는 다른 유가족들을 위해 텐트를 설치하고 물병을 나르며 “조금이라도 정신이 있는 사람이 도와야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유족들을 위해 커피를 선결제해 놓은 시민들도 있었다. 30일 오전 공항 2층 한 카페에는 ‘봉사자 및 유가족은 아메리카노나 카페라테 드시길 바랍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카페 직원은 “전날(29일) 50잔에 이어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100잔씩 총 250잔의 선결제가 있었다”며 “결제자는 각각 다른 사람”이라고 전했다. 지인이 이번 사고로 숨진 박서연 씨(33)는 30일 오후 공항에 준비해온 손수건 등을 유족들에게 나눠준 뒤 분리수거 봉사에 참여했다. 요리사 안유성 씨도 김밥 200줄을 싸 들고 공항을 찾았다. 공항뿐만 아니라 무안스포츠파크 합동분향소에도 봉사자들이 준비한 밥차와 커피차 등이 있었다.무안=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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