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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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경찰, 교육, 외교통일, 정치, 스포츠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18년부터는 산업 현장을 누비고 있습니다. 중후장대 산업을 취재한 경험 위에서 IT 기업들과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dodo@donga.com

취재분야

2025-11-19~2025-12-19
경제일반34%
기업17%
자동차17%
건강8%
복지4%
사회일반4%
교육4%
검찰-법원판결4%
유통4%
인공지능4%
  • [내 사랑 한양대학교]미래에너지·로봇공학 개설… 新분야 개척한다

    “한양대 공대가 없었더라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종종 하던 말이다. 대한민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한양공대’ 졸업생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는 얘기다. 올해로 개교 74주년을 맞는 한양대는 그동안 시대의 흐름을 아우르거나 앞서가는 학과를 만들어 왔다.산업화 현장 엔지니어 대부분이 ‘한양공대’ 한양대는 1939년 ‘동아공과학원’이란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농업 말고는 별다른 기술이 없던 일제강점기. 이때 처음으로 만들어진 3개의 학과는 토목, 광산, 그리고 건축이었다. 이어 1947년 전기과 기계과를 추가로 설치했다. 전기 기계 등 당시로서는 접하기 힘들었던 공학 분야를 개척하기 시작한 것이다. 동아공과학원에서 1948년 한양공과대학으로 바뀐 이후에는 공업화학 금속 기계 등 다양한 공학 분야 학과가 중심을 이뤘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현장 엔지니어의 70∼80%가 한양대 공대 출신인 이유다. 1959년에는 종합대학으로 승격했다. 이때부터 한양대는 인문사회 분야의 역량도 다지기 시작했다. 1979년에는 반월캠퍼스(현재 에리카 캠퍼스)를 열고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어문계열과 예술계열 학과 등도 늘렸다. 최근 다시 변화가 불고 있다. 한양대가 미래에너지 로봇공학 소프트웨어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학과를 개설하고 있는 것. 공학 분야의 강점을 살려서 첨단공학과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시대를 앞서나가려는 노력이다. 한양대 서울캠퍼스의 특성화학과는 모두 6곳. 파이낸스 경영학과와 미래자동차공학과 소프트웨어전공 외에도 에너지공학과와 융합전자공학부가 눈에 띈다. 에너지공학과는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와 같은 에너지 분야 문제를 해결하고 신재생에너지 등 차세대 에너지 산업의 전문인력 육성을 목표로 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세계수준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WCU)’에 뽑혀 5년 동안 150여억 원을 지원받았다. 교수진 절반을 해외 석학으로 구성하고 학생들에게 △해외 유명대학 연수 △해외 공동연구 프로그램 참여 등의 기회를 주는 것도 특징.융합 분야에서 새로운 길 개척 융합전자공학부는 2009년 전자공학분야의 융합 흐름과 기업현장의 요구에 맞춰 신설됐다. 융합전자공학부는 부문(트랙)별로 나눈 교육과정이 중요한 특징이다. 1, 2학년 때는 전자 전공의 기초를 배우고 3, 4학년 과정에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방송통신융합 △휴대융합단말시스템 △자동차IT △그린IT △바이오 일렉트로닉스의 6개 트랙을 선택해서 심화학습을 하게 된다. 캠퍼스 내에 기업과 연구소를 유치해 한 울타리 안에서 현장 실습과 연구, 산학협력이 가능하도록 한 에리카(ERICA) 캠퍼스에서는 해양융합과학과와 생명나노공학과 등의 융복합형 학과가 눈에 띈다. 해양융합과학과는 앞으로 지구환경 변화의 이해와 보존을 위해 해양개발과 관련된 지구해양학 등을 연구하는 학과다. 기존 해양환경과학전공에서 이번 2013학년도부터 해양융합과학과로 바꿔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다. 실험실습과 실습 조사선을 이용한 현장교육을 통해 현장에서 강한 실용인재를 육성할 계획이다. 생명나노공학과는 바이오기술과 나노기술의 융합을 통해 신기술을 만드는 학과. 생명 공학기술(BT)과 나노 공학기술(NT)을 융합해 새로운 개념의 질병진단 및 치료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이다. 맞춤형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우수한 학생은 3, 4학년 때 해외 공동연구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고 있다. 졸업 후에는 국·공립 연구소, 기업체 연구소, 생명공학 및 전기전자 관련 기업체에서 일하게 된다. 성기훈 생명나노공학과 교수는 “우리 학과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한양대는 융합 학문을 중심으로 아직은 생소하지만 발전가능성이 높은 학문분야를 개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학 엔지니어의 요람’에서 미래로 가는 대학으로 성장 ▼한양대는 1939년 ‘동아공과학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1948년에 국내 최초의 민립공과대학으로 인가 받은 이래 공학 분야에서 다양한 학과를 만들어 공학 엔지니어의 요람으로 인정 받아왔다. 1959년 종합대학으로 승격한 이후 1970년대에는 최초로 사법고시반을 만드는 등 인문사회 분야 역량도 키웠다. 지난해까지 1000명이 넘는 법조인을 배출했다. 최근 한양대에는 새로운 도약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공학 분야의 전통은 미래 수요를 반영한 특성화학과로 되살아나고 있다. 로봇공학과 미래자동차공학과 소프트웨어전공이 대표적이다. 금융 분야는 실용성 높은 학과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파이낸스경영학과 보험계리학과 회계세무학과 등이다. 학교 측은 “때로는 시대를 아우르고, 때로는 시대를 앞서가는 대학의 선택”이라고 설명한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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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사랑 한양대학교]스포츠 산업 분야 국가인재 길러서 글로벌 시장 이끈다

    2012년 여름. 우리나라 국민은 TV 앞에서 울고 웃었다. 태극마크를 달고 런던 올림픽 경기장으로 떠난 대표 선수들의 활약 때문이다. 양궁을 비롯한 효자 종목들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며 기쁨을 안겨줬다. 기대하지 않았던 펜싱 분야에서도 즐거운 소식이 쏟아졌다. 물론 ‘끝나지 않은 1초’ 때문에 승부가 뒤집힌 여자 펜싱 에페 개인전은 안타까웠다. 그래도 아직 유럽에 한참 뒤처진다는 생각과 달리 금메달 2, 은메달 1, 동메달 3개를 따냈다. 이런 쾌거는 우연히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성과 뒤에는 한양대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와 스포츠산업학과의 노력이 숨어있었다.올림픽 메달 6개, 한양대의 힘 한양대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는 2009년 대한펜싱협회로부터 연구과제 하나를 의뢰받았다. 중장기 펜싱 발전 방안을 찾는 것이었다. 김종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 교수팀은 2012년 런던 올림픽부터 2020년 올림픽에 이르기까지 한국 펜싱 발전의 밑그림을 담은 ‘비전 2020’을 제시했다. 대한펜싱협회는 김 교수팀의 제안을 그대로 실행했다. 그 결과 2012년 여름 런던에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선수단과 협회에서 ‘펜싱 코리아’의 비결을 이야기할 때면 김 교수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 이유다. 김 교수는 “전략적인 투자 방안부터 선수 관리 및 지원, 지도자 선정과 배치 방법까지 다양한 부분에 걸쳐 컨설팅 했다”며 “우리 연구팀은 런던 올림픽 메달 3개 획득을 예상했었다. 그런데 대표팀은 그의 2배인 6개를 목에 거는 예상 밖의 쾌거를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팀의 명확한 방향 설정이 있었기에 대한펜싱협회는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었다. 1년에 6개월 이상 루마니아,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에 머물며 선진 펜싱을 체득했다. 큰 대회의 경험을 쌓기 위해 세계대회에도 자주 참가했다. 덕분에 국제심판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도 있었다. 이는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플러스 요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대한펜싱협회뿐만이 아니다. 이제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공공기관도 스포츠 산업 관련 각종 현안 분석이나 생활체육 및 프로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한 연구 용역을 한양대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에 꾸준히 의뢰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강원 FC, 경남 FC 등 야구와 축구 프로 구단에서도 다양한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관객을 유치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 개선, 미디어 노출 및 각종 마케팅 효과 분석 등의 연구가 수시로 진행된다. 최근 프로야구에서 가장 큰 이슈는 10구단 창단이었다. 프로야구단이 지자체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분석하고 구단 창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일이 필요했다. 최고의 노하우를 보유한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에 연구 의뢰가 끊이지 않는다.“스포츠 비즈니스 난제 해결” 김 교수에 따르면 국내 스포츠산업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는 많다.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높아지면서 30조 원 이상 규모로 시장이 성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것. 2007년 스포츠산업진흥법이 제정돼 법적 기틀이 마련됐지만 프로 스포츠 활성화, 공공체육시설의 사업화, 스포츠시설 및 용품 인증제 등 다양한 공공 및 민간 스포츠사업을 체계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김 교수는 스포츠산업체의 경쟁력 제고, 일자리 창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전문인력 양성, 스포츠 융복합을 통한 신사업 개발 등 스포츠산업의 현안을 신속히 해결해야 할 스포츠산업 전담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런 역할을 당분간은 한양대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고의 스포츠산업 연구기관이란 명성이 높기 때문. 이 센터가 8년 만에 이런 ‘지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심도 있는 교육이 연구로 이어지도록 돼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 덕분이다. 2007년 스포츠산업학과를 설립했다. 2011년에는 대학원에 글로벌스포츠산업학과를 신설했다.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에 이 분야 학사와 석사, 박사과정이 연결된 곳은 한양대가 유일하다. 특히 글로벌스포츠산업학과는 스포츠산업 분야의 국가 인재 양성을 위해 문화부 산하 체육인재육성재단이 지원하는 학과로 선정되기도 했다. 스포츠계 인재들은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로 몰려들고 있다. 학생들의 성적도 최상위권이고 열정도 최고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학생들은 어떤 것들을 배울까. 스포츠산업학과는 △스포츠경영원론 △프로스포츠 경영 △스포츠 PR론 △스포츠마케팅론 △스포츠 경영컨설팅 △스포츠 관광 △스포츠 비즈니스 등의 교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체육학뿐만 아니라 △경제 △경영 △정보통신 △미디어 △관광 △마케팅 △의료 등과 결합해 ‘스포츠 비즈니스 3.0 시대’에 맞는 맞춤형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서다. 김 교수는 “글로벌 스포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 스포츠산업학과에서는 단순히 스포츠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와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찾고 분석하는것 까지 가르치고 있다”고 강조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김종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 교수 “발전가능성 큰 분야… 우리가 선봉” ▼ 야구를 즐기는 동호인 수는 100만 명 이상. 하지만 야구장은 전국에 77개에 불과하다. 김종 한양대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 교수는 “한국이 스포츠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 스포츠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와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가 다양한 산업적 가치까지 창출해낼 수 있다고 했다. ―스포츠 비즈니스도 단계가 있다는데…. “총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스포츠 비즈니스 1.0 시대는 제품 광고와 홍보가 중요시됐다. 공급이 주도하는 시대다. 스포츠를 국위선양, 사회통합, 민족단합 등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단계다. 그 다음 2.0 시대에는 소비자들이 중심이 된 소통과 감성 마케팅이 중요해졌다. 기업들이 스포츠 비즈니스의 가치를 깨닫기 시작하는 때였다. 정부나 지자체도 국민들의 여가생활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생활 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많이 늘렸다.” ―앞으로는 어떻게 변화하는가. “지금 세계는 스포츠 비즈니스 3.0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새로운 기법, 사회 공헌과 같은 지속 가능한 마케팅 기업이 스포츠 비즈니스를 주도하는 시대다.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마케팅 도구로 스포츠를 활용하면서 미디어 가치 개발 등 스포츠의 산업적 가치를 강조하는 새로운 스포츠 패러다임이 전개된다.” ―현재 한국 스포츠 산업의 수준은…. “콘텐츠 측면에서는 많이 발전했다고 본다. 지난해 프로야구 관중 수가 700만 명을 돌파했다. 가족과 여성 관중이 늘면서 달성된 수치다. 하지만 그것을 엮어내는 스포츠 비즈니스 활동, 국가 정책, 기업 투자는 아직 미약하다. 특히 관련 시설은 더 열악하다. 다행히 긍정적인 것은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스포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인식의 변화가 있고 국가 차원에서도 변화의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성과를 수치로 증명하긴 쉽지 않다. “맞다. 우리의 연구 성과를 수치로 증명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스포츠 비즈니스는 스포츠를 통해 느끼는 만족, 기쁨과 희열을 교환하는 사업이다. 이 감정을 숫자로 재단할 수는 없다. 경기장 시설이나 서비스가 좋아지고 올림픽 펜싱 사례처럼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을 때 간접 증명된다.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스포츠 산업 분야에서 한양대가 선봉에 선 만큼 앞으로 우리의 저력이 대외적으로도 증명될 기회가 많을 거라 본다.” ―발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더 많은 인재가 필요하지 않을까. “매년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로 들어오는 학생들을 보면 성적이 상당히 좋다. 그러나 성적보다 중요한 건 열정이다. 우리 연구에는 굉장히 다양한 분야가 연계돼 있다. 스포츠에 더해 광고 마케팅 경제 정치 문화 심지어 날씨까지 살펴야 한다. ‘응원하는 축구팀이 경기에서 져 분해서 잠이 안 온다’는 경험까지도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런 마음과 열정을 가진 인재들이 우리 대학, 우리 센터에 오기를 바라고 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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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과 놀자!/뉴스 속 인물]‘맨발의 기봉이’ 주인공 엄기봉 씨 초교 졸업장, 학사모보다 빛납니다

    영화 ‘맨발의 기봉이’의 실제 주인공인 엄기봉 씨(50·사진)가 최근 강원 철원군 와수초등학교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지적장애를 가진 채로 뒤늦게 입학했지만 한결같은 마음으로 학교를 다녔다고 합니다. 비가 많이 오면 학교가 걱정된다며 일요일에도 등교했습니다.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엄 씨의 꿈,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도 응원하시지 않을까요.}

    • 201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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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과부, 학교폭력 기재거부 49명 직접 징계의결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하지 않은 경기도교육청과 전북도교육청 소속 공무원에 대해 정부가 직접 징계에 나섰다. 그러나 두 교육청은 계속 반발하고 있어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8, 19일 특별징계위원회를 열어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지 말도록 지시한 전북도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 소속 공무원 및 지역교육장 등 49명에 대한 징계를 의결했다고 19일 밝혔다. 22명은 감봉과 견책 등 경징계 처분을, 27명은 1년간 포상이 제한되는 불문경고 조치를 결정했다. 특별징계위로 넘어갈 때 9명은 중징계하고 40명은 경징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던 것에 비해 수위가 낮아졌다. 두 교육청은 교과부 특별징계위가 이들 공무원을 징계하는 게 부당하기 때문에 따르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특별징계위가 교육감의 요청도 없이 열린 것 자체가 법적으로 부당하다는 것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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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진어린이집의 친구집 방문하기 "우린 모두 친구예요"

    “주영아, 나 저거 호랑이 인형 가지고 놀아도 돼?” “선생님, 태희가 내 그림 지워요.” 경기 부천시 원미구의 A아파트가 18일 오전 떠들썩해졌다. 안주영 군이 사는 곳에 친구 5명이 놀러와서다. 여덟 살, 학교에 갈 나이지만 주영이는 이날 처음으로 친구를 집에 초대했다. 아침부터 청소를 돕는 등 부산을 떨면서 기다렸다. 아이들은 칠판에 낙서를 하고 주영이의 장난감으로 같이 놀았다. 윷놀이까지 한 판 끝내자 아이들은 준비한 선물을 내밀었다. 연필꽂이 거울 치약 연습장…. 불러줘서 고맙다는 뜻을 담았다. 김민석 군(7)은 주영이가 좋아한다며 감을 한 줄 사왔다. 친구들과 놀 때는 조금 긴장한 얼굴이던 주영이가 환하게 웃었다. 주영이는 다운증후군을 앓는다. 날 때부터 몸이 약했고 인지기능이 또래보다 떨어진다. 보통 어린이집에서는 친구들과 같이 지내기 힘들다. 하지만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을 같은 반에 편성해 통합교육을 하는 유진어린이집에 2009년 들어가면서 친구를 사귀기 시작했다. 유진어린이집은 유진기업 후원으로 1998년 문을 열었다. 이듬해부터 장애아 5명을 모아놓고 보육을 시작했다. 2003년부터는 완전 통합교육을 시작했다. 지금은 전체 원아 91명 중 12명이 장애아동이다. 학기마다 장애아동의 집을 찾는 ‘친구네 집 방문하기’ 행사 외에 집 주변의 제과점 재래시장 서점 우체국 등 다양한 장소에서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함께 참여하는 지역사회연계활동을 펼친다. 부천지역 600여 곳의 어린이집 가운데 15곳 정도만 실시하는 통합교육에서 유진어린이집이 가장 앞선 셈이다. 이날 주영이네 집을 찾은 5명 중에서도 2명이 장애아였다. 김태희 군(7)은 뇌병변 1급 판정을 받았고 정지현 군(7)은 발달장애로 말이 서툴다. 하지만 태희가 손가락을 움직이기 불편하다는 점을 빼면 다른 아이들과 차이가 없다. 주영이의 어머니 채미영 씨(39)는 “아이를 보면서 가장 마음 아팠던 점이 친구 문제였는데 어린이집 졸업을 앞두고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래 친구들을 영영 사귀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을 덜었다는 표정. 친구들을 만나면서 주영이는 많이 바뀌었다. 아직은 서툴지만 세수와 양치질과 청소를 하려고 애쓴다. 채 씨는 “2년 전에 친구들과 같이 제과점에 가서 자기 힘으로 단팥빵을 사고서는 자랑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통합교육은 비장애아동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날 어린이집으로 돌아간 아이들은 오후에 야외활동에 나섰다. 오전에 놀러왔던 지서희 양(7)이 나서서 주영이의 외투 지퍼를 채워줬다. 유진어린이집 김영지 원장(51)은 “장애아동은 비장애 아이들과 함께 생활한다는 점이 좋고 비장애아동은 장애아동을 도우며 자신감과 배려심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부천=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3-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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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金후보 부인 소유 아파트 편법으로 증여세 덜낸 의혹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이 본인 소유의 아파트를 두 아들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증여세를 덜 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5일 민주통합당 김광진 의원(국방위원회)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부인 배모 씨는 2002년 매입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소재 아파트를 2011년 4월 두 아들에게 증여하기에 앞서 이 아파트를 담보로 1억2000만 원을 대출받았다. 이후 배 씨는 실거래가 6억 원가량인 이 아파트의 지분을 절반씩 두 아들에게 증여하며 아파트에 설정된 근저당권도 함께 증여했다. 이 같은 ‘부담부증여’ 방식을 통해 채무만큼 증여가액을 줄여 당초 부담해야 하는 두 아들의 증여세에서 2400만 원을 덜 납부했다는 것이 김 의원 측 주장이다. 김 의원은 또 “배 씨가 증여한 아파트에 계속 거주하면서 두 아들에게 이 아파트의 전세금으로 3억5000만 원을 주는 납득하기 어려운 거래를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자 측은 “노량진 아파트는 2011년 9월까지 세법에 따라 증여세를 완납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3-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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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 거의 안했다는 金 국방후보, 고문 보수 2억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비리 전력이 있는 무기중개업체에서 비상근 고문으로 재직하며 2년간 2억1530만 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김 후보자가 이 업체의 무기 부품 납품 과정에서 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업체 측은 “고문을 맡는 동안 사실상 일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업체 측 설명대로라면 일도 하지 않은 사람에게 2억 원이 넘는 거액을 지급한 것이다. 김 후보자가 이날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보면 문제의 무기중개업체인 U사는 2010년 7월부터 약 2년간 김 후보자에게 매달 600만 원 안팎의 월급을 줬고 지난해 6월 퇴임할 때 7000만 원을 한꺼번에 지급했다. 민주통합당의 한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팀과의 통화에서 “U사는 K2 전차에 들어가는 독일제 파워팩 수입을 중개하고 있었는데 2011년 국방부가 해당 부품을 국산으로 교체하는 것을 추진했다가 독일제를 계속 쓰는 것으로 결정을 바꾸는 과정에 김 후보자가 영향력을 행사했을 개연성이 있어 청문회에서 집중 추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고문에서 퇴직하면서 7000만 원을 받은 것은 퇴직금일 수 있지만 로비 업무에 대한 성공보수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김 후보자와 이 회사 측은 김 후보자가 K2 전차 부품 교체에 관계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현 대표인 홍모 씨는 취재팀과 만나 “독일 무기회사와 합작으로 군용 디젤엔진 생산 공장을 국내에 설립하는 과정에서 김 후보자에게 자문하려고 했지만 독일 업체가 발을 빼 계획이 무산되는 바람에 김 후보자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도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문의 범위를 합작 생산 공장 설립에 한정했고 합작 공장 설립은 무산됐다”며 “국내 특정 무기체계와 관련된 사항은 담당 업무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또 이 업체의 비리 전력을 알고도 고문직을 계속 맡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 후보자가 U사 고문직을 맡을 당시 이 회사 임원이던 정모 씨(74)는 1993년 국방부 장관과 군 장성들이 군 전력 현대화 사업과 관련해 무더기로 뇌물을 받은 ‘율곡비리’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무기중개상이다. 정 씨는 한국형 구축함에 수중음향 분석 장비를 납품하는 대가로 당시 해군참모총장 등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김 후보자는 15일 취재팀과 만나 “군 후배(당시 U사 사장이던 백모 씨)가 도와 달라고 부탁해 고문직을 맡게 됐고 정 씨의 비리 전력은 수락하고 난 뒤에 알았다”고 밝혔다. 비리 전력을 확인한 뒤에도 약 2년간 고문으로 활동한 것이다. 무엇보다 무기중개업체의 고문직을 맡았던 인물이 국방부 장관직을 수행하는 게 적절한가를 놓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차기 국방부 장관은 한미연합사가 갖고 있던 전시작전통제권이 한국으로 넘어올 것에 대비해 차세대 전투기 등 첨단 국방장비를 갖추는 대규모 국책사업을 지휘하게 된다. 한 대학 군사학과 A 교수는 “김 후보자가 U사 고문을 맡은 것은 정부를 상대로 방산물자 수입업체 로비스트 역할을 한 셈”이라며 “국방부 장관이 된다면 무기 관련 의사결정 과정에서 고문을 맡았던 업체의 이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국방부 장관은 무기체계 관련 의사결정을 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한편 김 후보자는 2010년 7월부터 동양시멘트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지난달까지 1억2400만 원을 받았으며 국회에 인사청문 요청서를 제출한 15일 중도 퇴임했다.신광영·김도형 기자·강은아 채널A 기자 neo@donga.com}

    • 2013-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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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졸업생 배출 하나高 “3년 교육실험, 웃으며 마쳤습니다”

    “방법을 바꿔도 결과가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시작했습니다. 학생이 행복했다고 말하니 성공한 것 아닐까요.” 첫 졸업생을 15일 배출하는 서울 은평구 하나고 김진성 교장이 본보 기자에게 하는 얘기다. 방법을 바꾼다는 말은 공부만이 아니라 운동도 하고 악기도 연주하면서 즐겁게 배운다는 뜻이다. 대학 진학만을 목표로 국·영·수 수업과 문제풀이만 반복하는 고교 교육을 전인교육으로 바꾸겠다는 야심 찬 시도. 2010년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율고)로 개교한 하나고의 1회 졸업생들이 눈에 띄는 진학성과를 내면서 ‘하나고 돌풍’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교장은 진학 실적에 주목하기보다는 즐겁게 가르쳐서 다양한 능력을 길러주겠다는 목표가 얼마나 이뤄졌는지를 봐달라고 부탁했다.○ 고교는 대입 수단이 아니다! 하나고는 문을 열 때부터 의심 섞인 눈초리에 시달렸다. 하나고처럼 별도의 학생 선발권을 가진 자율고는 대개 성적이 높은 학생을 뽑아 명문대 진학률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사례가 많아서다. 하지만 하나고는 ‘지덕체’가 아니라 ‘체덕지’를 내세우며 전인교육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공부를 정말 덜 시킬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나고는 여느 고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1인 2기가 대표적이다. 모든 학생이 체육에서 한 종목을, 음악 또는 미술에서 하나를 배우도록 만든 제도. 학생들은 수업을 마치고 하루에 90분씩 체육 음악 미술 수업을 했다. 선택 가능한 예체능 과목은 피아노 첼로 해금 입체조형 사진 검도 필라테스 골프 등 40개가 넘는다. 교과과정이 비교적 자유로운 자율고의 특성을 살려 무계열·무학년 선택형 교과과정을 운영하기도 했다. 문과와 이과 구분 없이 학생이 배우고 싶은 과목을 골라 배운다. 고급수학 심화화학 같은 과목은 10명 안팎의 ‘미니 수업’으로 깊이 있는 토론식 학습이 가능했다. 또 기숙사 생활이 의무적이어서 학생들은 함께 지내며 사회성을 키웠다. 대부분의 학생이 서울에 살지만 학년별로 200명 모두 4인 1실의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사교육을 받기가 아예 힘든 상황이다. 학교 측은 이런 프로그램이 즐겁게 공부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자평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온 3학년 2학기에도 50명이 넘는 학생들이 1인 2기를 계속했다. 졸업생 김승애 양(19)은 “3년 동안 요가와 플루트를 배웠지만 공부할 시간을 버린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며 “오히려 혼자 공부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 A외국어고를 다니다 2학년 초에 전학 온 은다인 양(19)은 “외고에서는 새벽까지 과외 받는 친구가 있었지만 입시에서 그런 친구들이 모두 성공하지는 않았다”며 “다양한 내용을 배우고 친구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어 좋았다”고 돌아봤다.○ 치열한 내신 경쟁은 과제 하나고의 실험이 성공하는 데 가장 필요한 요소는 역시 우수한 교사진이었다. 재직 중인 교사 67명의 평균 연령은 35세가량이다. 70% 이상이 석사 또는 박사 학위 보유자다. 특수목적고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옮겨온 경우도 많다. 경기 고양시 고양외고에서 8년 동안 가르치다 2년 전에 부임한 김학수 교사(39)는 “사교육 없이 공부하고 개성과 특기를 길러주는 점이 다른 학교와 가장 다르다”며 “젊고 열정 있는 교사가 많아서 교육실험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대입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려 노력했지만 첫 졸업생들의 실적을 전혀 무시하지는 않았다. 많은 학생이 명문대에 진학하지 못하면 3년간의 교육실험이 통째로 평가 절하되는 엄연한 현실 때문이다. 부담감은 학생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개교 초기에는 일부 학생이 성적을 높이려고 주차장에서 ‘방문 과외’를 받을 정도였다. 또 2010학년도와 2011학년도 신입생 중에서 각각 10명 이상이 전학을 선택했다. 전체 성적이 전교 1등이라도 학생 수가 적은 ‘미니 과목’에서 점수가 조금 밀리면 2.5등급으로 처질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서다. 이런 분위기 덕분에 하나고는 올해 졸업생 절반이 최상위권 명문대에 진학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KAIST 포스텍 합격생만 129명(중복 포함)에 이른다. 이치우 비상에듀 입시전략연구실장은 “1인 2기를 비롯해 학교에서 마련한 교육과정이 최근 확대된 수시모집에서 요구하는 부분과 잘 맞아떨어지면서 결과적으로 진학에서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하나고는 지금과 같은 교육방향을 더 탄탄히 다질 계획이다. 김 교장은 “전에는 공부를 더 시켜야 하지 않느냐는 학부모들의 의견이 적지 않았지만 점점 우리의 교육 방향을 인정하는 분위기”라며 “학생이 더 즐겁게 공부하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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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과 놀자!/뉴스 속 인물]33세로 요절한 가수 임윤택 씨 하루하루 늘 감사하며 살았답니다

    “늘 오늘만 같았으면 하는 게 꿈입니다.” 3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남성 보컬그룹 울랄라세션의 리더 임윤택 씨(사진)가 남긴 말. 특별한 날에 대한 소감이 아닙니다. 말기 위암으로 투병하면서 노래하고 공연하는 보통의 일상이 고맙다는 얘기였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평범한 하루하루가 참 소중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 2013-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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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이 창피당한 얘기도 기록… 이틀치 일기 번역 1년 걸려

    《 “제가 지난해 내내 번역한 것이 승정원일기 이틀 분량에 불과했어요. 앞으로 90년은 더 작업해야 끝낼 수 있대요.” 최근 서울 종로구 한국고전번역원에서 만난 안소라 씨(30·여)의 말이다. 안 씨는 승정원일기 외부 번역자 가운데 한 명. 평생이 걸려도 번역을 끝낼 수 없을지 모르는데도 표정은 밝기만 하다. 정부출연기관인 고전번역원은 한문으로 된 우리 고전을 번역하는 일을 주로 한다. 현재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번역 현대화 작업과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번역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승정원일기는 조선왕실의 비서실인 승정원에서 작성한 업무일지다. 》 안 씨는 지난해 승정원일기 번역작업에 합류했다. 50명가량의 번역인력 가운데 가장 젊다. 성균관대에서 한문학과 학부와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6년 동안 별도의 번역 과정을 공부해 15년 넘게 한문과 씨름했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한자를 배우면서 한문에 눈을 떴다. 친구들은 한자가 ‘꼬불꼬불한 글자’라며 어렵게만 생각했지만 그는 한 글자 한 글자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었다. 중고교 때는 한문 경시대회에도 나간 ‘한문 영재’로 꼽혔다. 남들이 보기엔 ‘한문 도사’쯤으로 비칠 법하지만 지난해 승정원일기 이틀 분량을 번역하는 데도 자문 담당자의 도움이 없었다면 일을 마칠 수 없을 정도였다. 안 씨는 “번역자들에게는 고문헌 한 줄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큰 영감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을 지난해 영화 ‘광해’를 보면서 깨달았다”며 디지털시대에 고전 번역이 지니는 의미를 설명했다. 지난해 1200만 명 넘는 관객이 본 영화 ‘광해’는 광해군 8년 승정원일기에서 사라진 보름 동안의 기록에 가짜 왕 ‘하선’의 행적이 담겨 있다는 역사적 상상에서 출발한다. 안 씨는 친구들에게 “내가 저 일기를 번역하고 있다”고 알려줬다. 승정원일기는 왕의 일상은 물론이고 회의 내용과 상소문까지를 모두 손으로 기록해 조선왕조실록과 함께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조선 중기 인조부터 말기 고종 때까지 기록만 남아 있는데도 글자 수가 2억4000여만 자에 이르러 세계 최대 규모의 역사기록물로 꼽힌다. 영조 4년(1728년) 3월 13일 왕이 ‘경연(經筵)’에 참석한 부분에는 영조가 경연 도중 깜빡 졸다가 서경(書經)의 한 대목을 잘못 읽었다는 내용까지 나온다. 서경은 ‘사서삼경’ 중 하나로 영조가 왕자 시절부터 수없이 공부했을 텐데도 실수했다. 영조는 “어제 밤늦게까지 업무를 보느라 잠을 설쳤더니 정신이 맑지 않고 어지러워 이같이 되었다”고 변명했지만 신하들은 “강의 내용 하나하나가 성군의 업적인데 태만한 기운을 키워서는 안 된다”고 매섭게 지적한다. 안 씨는 “역사적인 상황도 반영해 정확하게 옮기려니 힘은 들지만 지루하거나 딱딱한 작업은 아니다”며 “과거를 꼼꼼하게 복원해놓은 번역이 앞으로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형태로 다양하게 활용됐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승정원일기는 1993년 번역에 착수했지만 전체 4509책 분량 중 420여 책의 번역을 마쳤을 뿐이다. 지금 속도라면 90년 뒤에나 끝난다. 하승현 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45·여) 역시 “한 번의 작업으로 최대한 정확한 번역을 남겨야 하므로 매번 엄격한 평가가 뒤따른다”며 시간에 쫓기기보다는 정확성에 더 비중을 두었다. 승정원일기에는 당시의 정치 경제 외교 인사 등에 대한 내용이 모두 실려 있고 의학 음식 복색 의식 자연현상 등도 상세히 기록돼 한국만의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는 중요한 원천이 될 수 있다. 번역작업을 총괄하는 김낙철 고전번역원 역사문헌번역1실장(51)은 “고전 번역은 산에 묻힌 보물의 원석을 캐내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3-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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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뉴욕주립대 학부생 30명 뽑아… 4년간 전원 기숙사 생활

    “한국 대학과는 다른 교육으로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 싶습니다. 기숙사에서 인성과 기초소양을 기르는 레지덴셜 칼리지 프로그램이 핵심입니다.” 인천 연수구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에 자리 잡은 한국뉴욕주립대 안홍식 부총장(사진·52)의 얘기다. 한국뉴욕주립대는 해외 대학 최초로 3월부터 학부 수업을 시작한다. 최근 학부 신입생 30명을 선발했다. 안 부총장은 모든 학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레지덴셜 칼리지’로 운영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각자 교양과 전공수업을 듣는 국내 대학과 달리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다양한 기초소양을 길러준다는 얘기다. 앞으로 4년 동안 △윤리와 정의 △한국의 발전 과정 같은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안 부총장은 “신입생 대부분이 해외 대학 진학을 원했던 학생들”이라며 “이들을 계속 유치하고 개발도상국에서 장학생을 초청하는 등 기존 한국 대학과는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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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 “마이스터高는 능력사회 여는 선두주자”

    이명박 대통령이 7일 오전 10시 인천 남구 인천전자마이스터고 졸업식장을 찾았다. 93.5%에 이르는 취업률을 기록하며 다채로운 성공 스토리를 만든 마이스터고의 첫 졸업생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대통령의 방문은 같은 날 졸업식을 치른 전국의 마이스터고 일곱 곳에 생중계됐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사회 진출을 앞둔 졸업생들을 시종 ‘영 마이스터’라고 부르며 뿌듯함을 나타냈다. “우리 사회는 이미 학력보다 능력 있는 사람이 더 인정받고 성공하는 사회로 바뀌고 있다. 여러분은 그 시대를 열어가는 선두주자로서 높은 긍지를 가져도 좋다.” 실업계고교를 졸업한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신 고졸시대’를 열겠다며 마이스터고 육성을 강조했다. 맞춤형 산업인력을 길러내는 마이스터고 육성은 2008년 2월 정부의 중점 국정과제로 선정됐고 2010년에 21곳이 개교했다. 이 대통령은 그해 3월 서울 수도전기공고 개교식에 참석해 3년 후 졸업식에도 꼭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 퇴임 후에도 지방에 있는 마이스터고들을 방문해 학생들을 격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김도형·이승헌 기자 dodo@donga.com}

    • 201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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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드림]“까르르”… 첫 졸업 마이스터고, 취직 웃음꽃 활짝

    “자, 찍는다.” “안 돼. 나 화장 떴단 말이야. 조금만 기다려.” 서울 관악구 대학동 미림여자정보과학고 3학년 교실은 사진 찍는 소리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6일 오후 1시. 가운과 학사모를 갖춰 입고 졸업식을 기다리는 학생들은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서로에게 계속 들이댔다.이 학교에는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며 우쭐대는 학생이 없다. 대입 실패를 한탄하며 졸업식장 대신 기숙학원으로 발길을 돌린 학생도 없다. 3년 전 입학할 때부터 대학 입학을 머리에서 지웠기 때문이다.미림여자정보과학고와 충남 당진의 합덕제철고가 이날 졸업식을 열었다. ‘고졸 시대’를 연다는 목표 아래 마이스터고로 2010년 개교한 뒤에 처음이다. 두 학교를 포함해 전국 21개 마이스터고가 이달에 첫 졸업생 3375명을 배출한다.마이스터고는 기계 전자 컴퓨터 제철 정보기술(IT) 같은 분야에 최적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졸업과 동시에 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다.이명박 대통령은 “마이스터고가 한국 교육을 바꾸기 위한 새로운 도전”이라며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다. 실제로 21개 마이스터고는 평균 92%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유일한 여학교인 미림여자정보과학고도 졸업생 112명 중 111명의 취업이 확정됐다. KT 계열사인 KTDS에 33명, SK C&C 자회사 비젠에 19명, 삼성전자 10명, 한국수력원자력 5명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골고루 합격했다. 나머지 한 명도 취업 확정을 앞둔 상태. ▼ 마이스터고 첫 졸업생 3인 포부, 꿈의 직장도 뚫었다… 우린 위풍당당 고졸! ▼마이스터고 첫 졸업생들은 2009년에 진로를 결정하고 2010년 입학했다. 당시는 취업 전망은 물론 학교에서 어떤 내용을 배울지도 확실치 않던 시기였다.하지만 학생들은 미래의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었다. 대학 입학 못지않게 중요한, 자신만의 꿈과 희망을 머릿속에 넣고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났다. 마이스터고 졸업생 3명은 고교생활과 포부를 얘기하며 자신들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이왕 시작한 길, 최연소 명장 될래요”울산마이스터고는 기계·자동화 분야를 전문으로 한다. 권완섭 군(19)은 이 학교를 14일 졸업하지만 벌써 서울에서 일한다. 전기시스템제어 분야를 공부하다 지난해 한화63시티에 합격했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 사옥의 전기분야 기술직 사원으로 근무 중이다.권 군은 자신의 판단으로 마이스터고를 선택했다. 중학교 시절 유난히 컴퓨터 만지기를 좋아했다. 친구의 컴퓨터를 새로 조립하고 고치는 일이 모두 그의 몫이었다. 상위 30% 안에 드는 성적이었지만 기술이 자신의 길이라고 생각했다.부모와 교사의 반대를 물리치고 울산마이스터고에 진학했다. 이 학교는 계획하고(Plan) 실행하고(Do) 확인하고(Check) 보완하는(Action) 이른바 ‘PDCA 시스템’ 방과후학교로 유명했다. 권 군은 수업시간에 전기회로 이론을 배우고 방과후학교 활동시간에는 전선과 회로판을 만지며 기술을 익혔다. 신입사원이지만 “마이스터고 출신이라 실무 능력이 다르다”라는 얘기를 듣는 비결이다.아직은 업무를 익히는 단계지만 앞으로 지하 4층, 지상 8층 규모 사옥의 전기시설을 관리하고 비상발전기를 점검하는 일을 하게 된다. 기술을 익히고 싶어 선택한 길인 만큼 목표도 뚜렷하다. 기술 분야의 명장. 권 군은 “일찍 일을 시작한 만큼 전기 분야의 최연소 기능장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4년 빠른 사회생활, 유학·창업도 하고파”미림여자정보과학고를 6일 졸업한 김행선 양(19)은 면접을 거쳐 5월쯤 삼성SDS에 입사할 예정이다.김 양은 2학년 때부터 삼성SDS sGen 멤버십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스마트폰 앱을 만드는 실습을 거치면서 실력과 성실성을 인정받았다. sGen 멤버십은 주로 대학생이 참여하는 실습 프로젝트다.김 양은 중학교 시절 중간 정도였던 자신의 성적으로는 대학 진학보다 취업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원래 미술과 디자인을 좋아한다는 점, 여러 차례의 적성검사 결과를 감안해서 미림여자정보과학고의 뉴미디어디자인학과를 선택했다. 학교에서는 컴퓨터 일러스트레이션과 포토샵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공부했다. 웹 디자인이나 로고 디자인에는 꼭 필요한 컴퓨터 프로그램이었다.마이스터고 진학과 취업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 준 기회였다. 일을 하면서 유학과 창업 같은 미래를 그려 보고 싶어 한다.김 양은 “다른 친구보다 빨리 직장 생활에 뛰어들어 미래를 더 다양하게 그릴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열심히 일하면서 학점은행제를 통해 대학 공부를 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고졸 한계 넘어 회사에서 성장할래요”강승현 군(19)은 전남 목포에서 중학교를 마쳤지만 고등학교는 경기 평택기계공업고를 골랐다. 자동차·기계 분야의 마이스터고다.강 군의 아버지는 평생을 굴착기 불도저 같은 중장비를 정비하며 살았다. 지금도 파라과이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아들이 진학 문제로 고민하자 “기술을 배워 보라”라고 조언했다.자신만의 기술을 가지는 것도 좋겠다고 강 군은 결심했다. 고향을 떠나 평택기계공고의 자동차기계과에 진학하면서 기숙사 생활을 했다. 지금까지 컴퓨터응용선반기능사 컴퓨터응용밀링기능사 전산응용기계제도기능사 등 다양한 자격증을 땄다.이를 바탕으로 강 군은 지난해 말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기계분야 사원으로 입사했다. 그러고는 세종시 근무를 자원해 세종본부로 배치받았다. 이왕이면 새롭게 만들어지는 도시에서 일을 배워 보고 싶었다.강 군은 지금 일하는 직장이 좋다. 고졸과 기술직이라는 한계를 넘어 회사 안에서 역할을 키워 가고 싶다면서 포부를 밝혔다.“앞으로는 외국어와 경영학처럼 고등학교에서 깊이 공부하지 못한 내용을 배우면서 회사에서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김도형·박창규 기자 dodo@donga.com▼ 마이스터고 첫 졸업생 ‘화려한 성적표’ ▼마이스터고는 현 정부의 중점 국정과제였다.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현장에 빨리 뿌리내렸다. 2008년 10월에 선정한 9곳, 2009년 2월에 선정한 12곳이 2010년 3월 동시에 문을 열었다.1기 졸업생의 취업 실적은 화려하다.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졸업 예정자 3375명 가운데 92.2%(3111명)가 취업을 확정 지었다. 특성화고(49.4%)나 종합고 전문반(28.8%)보다 훨씬 높다.기업 유형별로 보면 △대기업 26.9% △중견기업 12.1% △중소기업 45.2% △공기업 15.8%이다. 마이스터고 출신 10명 중 4명이 서울 상위권대 출신도 쉽지 않은 대기업과 공기업에 합격했다는 말이다.처음부터 대기업이나 공기업과 산학협약을 맺은 고교의 실적은 더 좋다. 한국전력공사와 협력 관계인 서울 수도전기공고는 공기업 취업률이 55.1%나 된다. 현대나 LG와 협업하는 울산마이스터고, 경북 구미전자공고는 대기업 취업률이 각각 75.5%, 50.9%다.이 가운데 수도전기공고와 울산마이스터고는 전체 취업률이 100%를 기록했다. 우수인력이 잘 모이지 않아 국내 산업구조에서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던 중견 또는 중소기업에 마이스터고 인재가 많이 진출하는 점도 긍정적이다.정부는 2010년에 3곳, 2011년에 9곳, 2012년에 2곳 등 마이스터고 14곳을 추가로 지정했다. 이 중 7곳은 내년에 첫 졸업생이 나온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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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과 놀자!/뉴스 속 인물]장애를 부끄러워하는게 장애… 사물놀이 공연하며 자신감 키워

    뇌성마비로 두 다리와 오른손이 불편한 이석현 씨(20·사진)가 올해 서울대 인문계열에 합격했습니다. 어머니 등에 업혀 통학하며 받은 대학 합격증. 가슴 찡합니다. 사연을 들여다보니 배울 점이 또 있네요. 장애를 부끄러워할 법도 하지만 10년 전부터 사물놀이 공연단으로 활동하며 자신감을 키웠답니다. 주어진 상황을 탓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며 노력해야 밝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겠죠.}

    • 201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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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수단체 300여명 ‘北핵실험 위협’ 규탄대회

    보수단체로 이뤄진 애국단체총협의회는 6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태평로1가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핵실험 위협을 규탄했다.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한국자유총연맹,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등 8개 단체 회원 300여 명은 북핵 저지 결의문을 낭독하고 북핵 불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상훈 애국단체총협의회 상임의장은 “북한이 자행하려는 3차 핵실험은 대한민국을 겨누고 있는 위험천만한 안보 현안이자 국제사회를 향한 정면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박창달 한국자유총연맹 회장은 “우리는 북한의 핵실험이라는 안보 위기에 맞서 국제사회와 공조하고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흔들리지 않는 대국민 안보의식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201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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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부수석 시각장애인 뒤엔 도우미학생이…

    “선진국에서는 장애가 있어도 공부만큼은 불편 없이 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과 장애가 있는 학생에게도 아무런 편견이 없다는 것을 느끼고 돌아왔어요.” 3급 시각장애를 지닌 숙명여대 교육학부 2학년인 김보연 씨(21)가 지난달 말 호주 시드니를 다녀온 소감이다. 장애학생 10명과 도우미 학생 등 모두 26명으로 짜인 숙명여대 장애학생 글로벌탐방단의 첫 프로그램 활동이었다. 이들은 시드니대와 뉴사우스웨일스대(UNSW)를 찾아 해외의 장애학생서비스센터와 장애학생 보조기구실을 둘러봤다. 특히 UNSW에서는 현지 장애학생들이 받는 수업과 동일한 방식의 특강을 들었다. 강의실에는 칠판 외에 2개의 스크린이 설치돼 있었다. 한쪽에는 수업자료 화면을 띄우고 다른 한쪽에는 청각장애학생들이 자막을 입힌 자료를 띄웠다. 정부가 지정한 법정 속기사는 강사의 모든 말을 자막으로 풀어 청각장애학생도 문제없이 수업을 듣도록 도왔다. 그 덕분에 청각장애가 있는 환경디자인학과 2학년 김수진 씨(21)는 수강하는 데 지장이 없었다. 앞을 조금이라도 볼 수 있는 시각장애학생에게는 스마트패드를 지급해 자막을 확대해서 공부할 수 있게 했다. 칠판 글씨를 알아볼 수 없는 김 씨도 스마트패드를 활용해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평소 김 씨는 계단과 경사진 길을 조심하면 생활하는 데 큰 불편을 겪지 않지만 돋보기나 확대 독서기를 활용해야 책을 볼 수 있다. 특강을 들으며 김 씨는 자연스럽게 지난 학기를 떠올렸다. 강의내용을 따로 녹음하고 도우미 학생이 대신 필기한 내용을 컴퓨터로 옮긴 뒤 글자를 키워 공부했다. 지난 학기에는 6명의 도우미 덕택에 만점(4.5점)에 가까운 4.49점의 평점을 받아 학부 수석을 차지했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는 장애학생들이 수월하게 공부하도록 이들을 지원하는 ‘맞춤형 도우미’ 2500명을 3월부터 전국 대학과 전문대 등에 배치한다고 6일 밝혔다. 또 실제 강의내용을 웹카메라와 무선마이크 등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수화와 자막으로 바꿔 전달하는 원격교육 지원시스템도 마련하기로 했다. 교과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7600여 명의 장애학생이 대학에 다니고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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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폭력 기재거부 교장 등 8명… 정년퇴임때 정부포상 못받는다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해당 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에 적지 않겠다고 한 일부 시도교육청 담당간부와 학교장이 정년퇴임 때 받는 정부 포상 대상자 명단에서 제외됐다. 6일 교육과학기술부와 각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강원과 전북, 경기교육청에서 총 8명의 교사가 학교폭력 가해 사실 기재와 관련해 이달 정년퇴임식에서 정부 포상을 받지 못하게 됐다. 정부는 교육발전에 기여한 퇴직교사의 재직 기간에 따라 황조(40년 이상), 홍조(38∼39년), 녹조(36∼37년) 근정훈장 등을 수여한다. 포상 대상에서 빠진 8명 중 경기의 교육장 2명과 전북의 교육장 2명은 교과부의 징계요청 대상자에 포함되면서 포상 추천을 받지 못했다. 교과부는 지난해 8, 9월 강원 전북 경기 등 세 교육청을 특별감사 해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라는 지침을 따르지 않은 교육장과 학교장을 무더기로 고발하거나 해당 교육청에 징계를 요청했다. 또 강원도 국장급 간부 1명과 전북의 학교장 3명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포상 추천을 받지 못했다. 정부포상업무지침은 징계의결 요구 중이거나 수사 중 또는 각종 언론보도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포상 대상자로 추천받을 수 없도록 하거나 추천을 제한하도록 규정했다. 해당 지역 교육감들은 5일 열린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의원들이 직접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민병희 강원교육감은 “학폭 기재와 관련해 교과부와 이견을 보였다는 이유로 상훈을 박탈한 것은 ‘말 안 들으면 본때를 보이겠다’는 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교과부 관계자는 “포상 제외 대상자들은 본질적으로 정부지침 거부라는 동일한 사안에 해당해 추천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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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실大 퇴출 시동-신입생 장사 특감

    대학구조개혁위원회가 제2기 위원회 구성을 마치면서 대학 퇴출 작업이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회는 2011년 처음 출범해 그동안 5개 대학을 퇴출시켰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기 대학구조개혁위가 39차 전체회의를 1일 열고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고 4일 밝혔다. 위원회는 이영선 위원장과 20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1기 위원 13명을 다시 위촉하고 7명은 새로 영입했다. 분야별로는 대학 관련 단체 4명, 법조계 1명, 회계 분야 2명, 산업·경제계 5명, 학계 8명이다. 위원 임기는 내년 말까지다. 위원회는 올해 재정지원 제한 대학 평가계획을 다음 달 말 공개하고, 9월에 결과를 발표한다. 교육 전문가들은 대학에 진학할 연령대의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라 보다 강력한 대학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해 이영선 위원장은 4일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요구를 잘 알고 있다. 이를 반영하면서 1기 활동 방향을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대학 퇴출은 운영이 부실한 대학법인이 재산을 정리하는 길을 법으로 보장해 준다면 더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교과부 장관의 상설 자문기구로 2011년 7월 발족했다. 반값 등록금 논란으로 대학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시점이었다. 지금까지 퇴출시킨 대학은 모두 5곳이다. 명신대 등 부실 대학 4곳에 폐쇄 명령을 내렸고 건동대는 스스로 문을 닫았다. 또 경영 컨설팅을 통해 입학정원을 감축하는 한편 대학에 설치된 159개 학과를 114개로 통폐합하고 104개 학과를 없앴다. 위원회가 생기기 전에 퇴출된 대학은 2곳뿐이다. 또 위원회는 21개 경영부실 대학을 지정하고,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과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을 해마다 발표했다. 올해 재정지원이 제한되는 대학은 43개교,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은 13개교다. 한편 교과부는 사립대의 신입생 편법 모집을 막기 위해 다음 달부터 특별감사에 나서기로 했다. 경북 포항대가 고교 3학년 부장교사들에게 학생 모집 사례금을 주고 교육지표를 허위로 공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학생을 유치한 사실을 검찰이 적발한 데 따른 조치다. 교과부는 △신입생 편법 유치를 위한 금품 제공 △신입생 충원율 등 교육지표 허위 공시 △입시관리비 등 교비회계 부당 집행을 중심으로 대학을 감사한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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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부모 45% “학교폭력 대책 효과 없었다”

    가해자 처벌 강화에 치우쳤다, 전체적으로 미흡하다,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쪽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정부의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발표 1년에 대한 학부모들의 평가다. 정부는 지난해 2월 △가해자 처벌 강화 △상담인력 확충 △복수담임제 시행 △체육시수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학교폭력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동아일보가 1∼3일 이에 대한 소감을 입시업체 ㈜하늘교육과 공동으로 전국 초중고교 학부모 300명에게 물었다. 1년간 학교폭력 문제가 조금 개선됐다(44.0%)거나 그대로(42.3%)라는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학부모들은 정부 대책이 미흡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별 효과가 없었다는 응답은 45.0%였다. 조금 효과가 있었다는 대답은 39.3%, 전혀 효과가 없었다는 의견은 8.0%였다. 왜 정부대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을까. 학부모들은 현장 의견을 수렴하지 못해 현실성이 떨어지거나(34.0%) 학교별 특성을 고려하지 못하고 획일적이기 때문(24.0%)이라고 밝혔다. 그래도 효과를 거둔 분야를 학부모들은 △가해자 처벌 강화(36.0%) △가해 사실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26.2%) △체육시수 증대(10.3%) △복수담임제 시행(6.5%) 순으로 꼽았다. 앞으로 필요한 정책으로는 △인성교육을 중심에 두는 교육방향 변화(25.9%) △전문적인 예방 교육 프로그램 마련(20.4%)을 제시했다. 이런 가운데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별로 맞춤형 예방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왕따와 학교폭력이 학교급과 성별 구성은 물론이고 교육환경에 따라서도 다른 형태로 일어난다는 판단 때문이다. 교과부는 학교폭력 예방 교육인 ‘어울림 프로그램’의 큰 틀을 올해 완성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미술치료 △언어순화교육 △역할극 △집단상담이 어떤 지역, 어떤 학교에서 가장 효과적인지 분석해 제시하면 학교가 골라 쓰는 식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3일 “지난해 학교폭력이 ‘범죄’라는 경각심은 커졌지만 실효성 있는 프로그램 마련은 미흡했다”라며 “학생들의 공감·소통 능력과 자존감을 키워 주는 어울림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3-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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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골학생 초등 8% → 中14% → 高21%

    초중고교생의 체력이 상급 학교로 갈수록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급 학년으로 올라갈수록 학업부담이 늘지만 운동을 적게 하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서울지역 초등학교 5, 6학년 학생과 중고교생 83만69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건강체력평가(PAPS) 결과를 3일 공개했다. PAPS는 △심폐지구력 △유연성 △근력·근지구력 △순발력 △비만도 등 5개 분야로 나뉜다. 평가 결과는 1∼5등급으로 구분된다. 이 중에서 4, 5등급은 ‘저체력’으로 분류된다. 평균에 못 미치는 저체력 학생은 12만7341명으로 전체의 15.2%를 차지했다. 또 학년이 낮을수록 체력우수 학생이 많은 반면 학년이 높을수록 저체력 학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4, 5등급 학생 비율이 초등학교는 8%(1만5209명)에 그쳤지만 중학교는 13.9%(4만3386명), 고등학교는 20.5%(6만8746명)로 늘었다. 반대로 체력이 우수한 1, 2등급 학생 비율은 초등학교 41.4%(7만8470명), 중학교 40.6%(12만6330명), 고등학교 32.4%(10만953명)로 상급학교로 갈수록 줄어들었다. 고등학교에서 입시나 취업 중심으로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시교육청은 분석했다. 다만 2011년과 비교하면 학생들의 체력은 전반적으로 조금 좋아졌다. 1, 2등급 학생 비율이 34.7%에서 37.5%로 2.8%포인트 늘어난 반면 4, 5등급 학생 비율은 16.9%에서 15.2%로 줄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이 활성화되면서 전체적인 체력이 좋아졌다. 앞으로도 학교 체육을 활성화시키고 체력 증진 프로그램을 늘리겠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3-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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