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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24만 명의 경북 경산시. 몇 년 전 학생들이 대도시로 계속 빠져나가자 대책을 마련했다. 빠듯한 예산을 아껴 50억 원 이상을 초중고교에 보냈다. 교육 기자재를 구입하고 방과 후 수업을 지원하고 체육관을 지어 줬다.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사례가 계속됐다. 학생과 학부모의 말은 비슷했다. 대도시보다 환경이 열악한데 학교 시설만 좋으면 뭐하느냐고. 경산시만의 얘기가 아니다. 지역 여건이 좋지 않은 곳의 학교는 학력이 떨어졌다. 기반시설이 좋은 곳의 학교는 반대였다. 동아일보가 입시정보업체인 ㈜하늘교육과 함께 전국 중학교의 성적과 지역 경제력을 빅데이터 기법으로 전수 조사한 결과다. 취재팀은 지역 경제력을 보여 주는 지표로 전국 2996개 중학교의 공시지가(토지)를 활용했다. 학교별 성적은 지난해 6월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실시된 전국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기준으로 했다. 공시지가가 가장 높은 50개 중학교의 학업성취도는 상위 19.9%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20곳은 상위 5% 이내. 땅값이 가장 낮은 50개 중학교 중에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공개된 38곳은 하위 36%에 머물렀다. 이 중에서 9곳은 하위 5% 수준. ‘개천에서 용 나기 힘든 시대’라는 말이 입증된 셈이다. 전국에서 공시지가가 가장 높은 중학교는 서울 양천구의 목운중이다. 이 학교의 학업성취도 보통 이상 비율은 92.1%. 학교 순위는 전국 상위 3.4%에 속한다. 공시지가가 가장 낮은 전남 신안군 신안신의중의 순위는 하위 16.6% 수준이다. 백순근 한국교육개발원장은 “학교별 지원만 늘린다고 교육 수준이 당장 올라가기는 힘들다. 지역의 교육 여건을 함께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신진우·김도형 기자 niceshin@donga.com}

1 대 1로 관리한다, 학교가 책임진다, 지역사회까지 발 벗고 나선다…. 낙후된 여건 속에서도 학업성취도가 대도시를 뛰어넘은 시골 중학교들의 비결이다. 소백산 바로 아래의 경북 영주시 금계중. m²당 공시지가가 1만3300원으로 전국 바닥권에 가깝다. 200여 학생의 부모는 대부분 농민이라 학원이나 과외 같은 사교육에 기대기가 힘들다. 하지만 지난해 학업성취도 순위는 전국에서 상위 8.9%였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학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위한 맞춤형 교육이었다. 30%에 이르는 조손가정 학생, 기초수급 대상자, 학습부진 학생 3∼4명을 교사 1명이 맡는 식이다. 학습보조 강사를 구하기가 힘들어 전문상담교사까지 나서서 학생을 지도한다. 또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정한 창의경영학교라는 점을 살려 수준별 수업을 했다. 정규수업과 방과 후 활동이 끝난 뒤에는 오후 9시까지 학교에 남아서 공부하도록 했다. 이동출 교장은 “학생이 주말과 방학에도 학교에서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전남 신안군 신안흑산중은 대흑산도에 있다. 목포에서 쾌속선으로도 2시간을 타고 가야 한다. m²당 공시지가는 고작 5230원. 자그마한 섬 마을이라 학생이 26명뿐이다. 학업성취도 순위는 전국에서 상위 6.6% 수준. 신안흑산중에서는 인근 대장도 영산도 대둔도의 학생도 공부한다. 학생의 절반 정도가 기숙사 생활을 하는 이유다. 이런 점을 감안해 교사들은 모든 학생이 오후 9시까지 학교에서 공부하도록 했다. 교사 9명은 관사에서 지내면서 주중에는 3명씩 돌아가며 학생의 자기주도학습을 돕는다. 주말에는 격주로 학교에 남아 비교과활동을 지도한다. 여건이 안 좋은 지역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올린 학교의 뒤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있었다. 경북 영양군이 대표적이다. 인구가 2만 명이 채 안 되지만 매년 20억 원 가까운 예산을 교육사업에 투자한다. 올해는 △방과후학교 운영 지원 △우수 외래강사 지원 △교육환경 개선사업에 19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덕분에 영양군에서는 1700명가량의 학생이 방과 후 수업을 듣는다. 전액 무료다. 참여율은 초등학교가 80%, 중학교가 95%를 넘는다. 이렇게 2007년부터 지원한 효과는 학력 향상으로 나타났다. 영양군 5개 중학교 중 석보중과 영양여중의 학업성취도 순위는 전국에서 각각 2.4%와 3.6%이다. 입암중 수비중 영양중 역시 상위 20∼30%대. 권영택 영양군수는 “농어촌 주민은 소득과 함께 자녀 교육문제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다. 사교육을 거의 받기 힘든 실정이어서 예산의 1%가량을 투입해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서울시교육청 ▽교장 승진 △위례초 권선화 △상도초 권현희 △정심초 김덕행 △봉화초 김명숙 △세륜초 김민수 △영중초 김선자 △청담초 김영미 △북가좌초 류순희 △서이초 민경숙 △은로초 박옥화 △거여초 박찬숙 △서일초 배재영 △신중초 백현흠 △삼성초 심금순 △가락초 안경선 △개화초 안주형 △망원초 유순례 △노일초 윤경동 △조원초 이상국 △문교초 이임선 △대신초 전은숙 △풍성초 전희숙 △월곡초 정진용 △행당초 조복순 △상현초 주연덕 △둔촌초 홍성숙 ▽공모교장에서 교장 임용 △송화초 문영혜 △은빛초 윤상흔 △우장초 이명숙 △잠원초 장윤선 ▽공모교장 △숭신초 구태회 △장곡초 김경희 △묵동초 김수일 △우신초 김유중 △난곡초 노장옥 △용산초 박찬욱 △북한산초 이도갑 △연광초 이봉숙 △탑동초 정성림 △방이초 조영범 △양화초 임세훈 ▽교장 전보 △상신초 김순규 △송천초 김영욱 △창동초 김옥배 △갈현초 김용업 △대방초 나종국 △옥수초 문희철 △남성초 신영순 △당서초 여리성 △은진초 오현근 △이수초 이상란 △원신초 이성남 △명신초 이형호 △연촌초 정병훈 △초당초 최연인 △한서초 이경학 △오금초 박성훈 △중곡초 전택수 △배봉초 이상용 △대길초 채현주 △매봉초 이진철 △한천초 이중순 △평화초 김귀분 △영도초 전정순 △봉천초 이철호 △송중초 윤대규 ▽교육전문직(관급)에서 교장 전직 △양천초 김일환 △영동초 박덕수 △마천초 손웅 △염창초 허순만 △백운초 고영택 △우솔초 남미숙 ▽교육전문직(사급)에서 교장 전직 △성원초 박영애 △상봉초 김영식 ▽교육전문직(관급) 승진 및 전보 △동작교육지원청 교육장 김라경 △학생교육원장 최진철 △북부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 김효한 △강동〃 〃 김해충 △성북〃 교육장 김옥자 △교육복지담당관(과장) 이휴성 △중부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 임현철 △교육연구정보원 인성진로연구부장 전병식 △〃 교수학습정보부장 안종인 △교육연수원 초등교원연수부장 최평구 △교원정책과 초등인사담당 장학관 전인향 △강동교육지원청 초등교육지원과장 오명환 △미래인재교육과 U-러닝지원담당 장학관 김정혁 △학교정책과 〃 정익교 △학생교육원 가평영어교육원 분원장 허인수 △학교정책과 방과후학교담당 장학관 안상숙 △학교생활교육과 기초학력보장담당 〃 오윤심 △〃 특수교육지원센터담당 〃 심규학 ▽교장에서 교육전문직(관급) 전직 △동부교육지원청 교육장 문중근 △강서〃 〃 심은석 △강남〃 〃 유영환 △학교생활교육과 대안다문화교육담당 장학관 김원곤 △남부교육지원청 초등교육지원과장 김정석 △중부〃 〃 이은란 △동작〃 〃 장계분 ▽국립기관 전출입 △국립국제교육원 고승은 △교육연구정보원 함정식 ▽교장 승진 △목동중 김서구 △전일중 송영식 △성서중 박종천 △증산중 오건오 △진관중 이두환 △당산서중 김광영 △영서중 강성희 △천왕중 김영길 △고덕중 김승수 △아주중 박혜선 △오륜중 김길윤 △오주중 김현옥 △방화중 서태석 △신월중 구재영 △세곡중 심갑섭 △신동중 노희방 △삼성중 황선홍 △미양중 홍재원 △수유중 신동범 ▽공모교장 △금천고 전병화 △당곡고 이희세 △녹천중 신정균 △장위중 이강수 ▽교장 중임·전보유예 △경기기계공업고 오영수 △구로고 성동준 △노원고 김재홍 △덕수고 이상원 △서울공업고 곽인환 △서울금융고 황보관 △성동공업고 문수남 △신서고 박상남 △신림고 황귀연 △월계고 이향식 △은평고 한경연 △인헌고 김재홍 △태릉고 이준용 △한강미디어고 정명연 △장평중 박인선 △청량중 황인 △휘경중 천병욱 △가재울중 장경선 △연신중 서정환 △시흥중 이석원 △노일중 천정수 △백운중 김성인 △상원중 배득은 △문현중 주형동 △성내중 이상욱 △등원중 최종진 △목운중 박제동 △목일중 고성보 △성재중 안세환 △신목중 신국선 △신원중 강순규 △양동중 류근하 △염경중 김명옥 △사당중 김영술 △성수중 김달균 △옥정중 장치완 ▽교육전문직(관급)에서 교장 전직 △경기여고 이옥란 △영등포여고 김영조 △가락고 김환길 △삼각산고 정인순 △삼성고 최병갑 △수명고 이형범 △신수중 최춘옥 △둔촌중 류명숙 △관악중 이윤복 ▽교장 전보 △가재울고 선영규 △서울방송고 양한석 △창북중 송병시 △청운중 오경석 △신명중 장오순 △당곡중 박현정 △행당중 백남교 ▽교육전문직(관급) 승진 및 전직 △동부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 최석관 △교육연구정보원 교육연구기획부장 이근표 △〃 교육과정연구부장 조용 △학생교육원 교육기획운영부장 김수득 △중부교육지원청 중등교육지원과장 강연흥 △성동〃 〃 최승택 ▽교육전문직(관급) 전보 △학교생활교육과 과장 신병찬 △교육복지담당관 교육복지운영담당 장학관 홍정희 △학교정책과 혁신학교지원담당 〃 배남환 △〃 문예체도서관담당 〃 임승호 △〃 학교체제개선담당 〃 권혁미 △교육과정과 교육과정담당 〃 최광락 △학교생활교육과 특수교육담당 〃 김형근 △〃 학생인권·생활지도담당 〃 조영상 △〃 민주시민교육담당 〃 송재범 △체육건강청소년과 체육교육·수련담당 〃 성계숙 ▽교장에서 교육전문직(관급) 전직 △남부교육지원청 교육장 박창배 △북부〃 〃 안정숙 △교육과정과장 김광하 △진로직업교육과장 강성모 △체육건강청소년과장 김동식 △강남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 박현숙 △성동〃 〃 윤오영 △교육연수원 중등교원연수부장 유종도 △미래인재교육과 외국어교육담당 장학관 오희석 △서부교육지원청 중등교육지원과장 권병옥 ▽교감에서 교육전문직(관급) 전직 △교육과정과 학력평가담당 장학관 김남형 △미래인재교육과 과학영재교육담당 〃 한봉희 ▽국립기관 전출입 △서초고 교장 이대영 △세종시교육청 세종국제고 교장 김남훈 ▽원장 승진 △명일유치원 오필순 ▽원장에서 원장 임기제 임용 △경인유치원 계혜경 △신우〃 김기경 △북성〃 김신영 △은빛〃 박찬화 △길음〃 여명선 △휘경〃 오완숙 △탑동〃 이경희 △경동〃 이숙자 △개포〃 임태분 △진관〃 정해남 △장충〃 정혜손 △노일〃 한혜일 ▽교장 승진 △경운학교 박종순}

서울 양천구에 있는 목운중과 양천중. 직선상 거리는 대략 3.5km. 걸어서 40분 정도 걸린다. 학교 겉모습은 비슷하다. 남녀 공학에 공립이란 점도 같다. 교사 1인당 학생은 지난해 4월 기준으로 목운중 23.3명, 양천중 16.9명이었다. 시설도 양천중이 좀더 좋다. 지난해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는 크게 달랐다. 중3을 대상으로 실시된 시험에서 목운중은 전국 순위가 상위 3.4%였지만 양천중은 하위 24.1%였다. 이유가 뭘까.○ 거리는 근접, 교육여건은 크게 달라 두 학교의 공시지가를 확인하면 의문이 풀린다. 목동의 목운중은 공시지가(지난해 기준·m²당)가 1040만 원으로 전국 2996개 중학교 가운데 가장 높았다. 양천중은 m²당 143만 원으로 목운중의 7분의 1에 못 미쳤다. 목운중 인근에는 대형 고층 아파트가 많다. 크고 작은 학원은 100개가 넘는다. 학부모 교육열이 매우 높다는 말이다. 안세환 목운중 교장은 “편리한 교통여건에 고급 아파트와 상가가 들어서면서 인근 전세금이 올랐다. 그러면서 강남 못지않은 학군이 형성됐고 교육열이 덩달아 뜨거워졌다”고 했다. 이 학교 교사 A 씨는 “우수한 학생이 몰리니 교사의 긴장감이 커졌다. 수업 연구를 많이 하면서 수업의 질 역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신월동의 양천중은 대조적이다. 주변에 소형 아파트가 많다. 또 낡은 빌라가 밀집해 있다. 주민 신모 씨(45·여)는 “양천구에서는 목동에 살면 최상층, 신정동에 살면 중산층, 신월동에 살면 서민으로 부른다. 그러다 보니 학교까지 동네 등급에 따라 나뉠 때가 많다”고 했다. 동아일보가 빅데이터 분석 대상으로 삼은 중학교 공시지가는 지역경제력을 대표하는 변수다. “땅값은 개발가치와 교통접근성의 함수로 결정된다. 해당 지역경제를 반영하는 거울인 셈이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 학업성취도와 땅값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사회경제적 지위(SES·Socio Economic Status) 효과’로 설명이 가능하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발표한 한국교육종단연구 결과에 따르면 학부모의 △직업 △지위 △가구 △소득 △학력 등 SES가 높은 학생일수록 교육포부가 크고 학습시간이 길었다. 사교육도 많이 받았다. 학업성취도는 당연히 높게 나타났다. 2005년에 중1이던 학생 4844명을 6년 동안 추적해 분석한 결과다. SES가 높은 사람은 대체로 땅값이 비싼 곳에 산다. 서울 강남구과 서초구에는 대졸 이상의 고학력 학부모 비율이 서울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김양분 한국교육개발원 조사분석연구실장은 “땅값이 비싼 곳엔 SES가 높은 사람이 몰리고, 이들이 모여 살면 자녀의 학업성취도가 높아지는 이른바 ‘맥락효과’가 생긴다”고 말했다.○ 교육벨트 형성해야 학력수준 향상 경기 화성시. 동쪽으로 동탄 신도시, 서쪽으로 남양만과 아산만에 접한 읍면 지역과 섬마을을 끼고 있다. 공시지가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모두 공개된 화성시내 중학교는 26곳이다. 땅값이 가장 높은 5개교 중 네 곳이 동탄 신도시에 있다. 이들 4개교의 m²당 공시지가 평균은 184만5000원, 학업성취도 순위 평균은 전국 상위 19.5%다. 반면에 바닷가나 읍면 지역에 있는 5개 학교의 m²당 공시지가 평균은 14만5600원. 학업성취도 순위 평균은 하위 14.0%로 바닥권이다. 이런 차이를 결정지은 요인 가운데 하나는 ‘시내(市內)효과’로 분석된다. 도시나 중심지로 인구가 몰리면서 땅값과 교육열이 동시에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시내효과가 생기면 지역 내 문화수준까지 높아져 교육수준이 올라간다. 서울 강남구 서초구, 경기 성남시 분당구도 시내효과로 설명이 가능한 지역이다. 화성오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동탄은 중심지 쏠림 현상이 강해 교육 특별지역을 탄생시켰다”고 전했다.지역 경제력은 학교 주변 환경에 영향을 끼치고 이는 학력수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서울 양천구 월촌중의 정진영 교장은 “우리 학교 주변엔 유해업소가 거의 없다. 그 대신 학원가가 형성됐다. 이런 여건이 학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했다. 월촌중은 m²당 공시지가가 전국 4위다. 교육전문가들은 개별 학교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식으로는 지역의 학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도로, 문화 및 의료시설, 공원과 산책로가 함께 들어서야 소득수준과 교육열이 높은 주민이 몰리면서 ‘교육벨트’가 생긴다는 말이다. 신종호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업성취도를 높이려면 학교와 주변을 하나로 묶어 거점화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학교가 지역여건을 함께 개선해야 100을 투자했을 때 200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신진우·김도형 기자 niceshin@donga.com}
아주대가 학생들에게 ‘비교과활동 증명서’를 발급해 주기로 했다.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이다. 봉사 활동과 공모전 수상경력 같은 다양한 ‘스펙’을 학교가 공식적으로 인증해서 기업체의 학생 평가를 돕겠다는 취지다. 이달 졸업생부터 발급받을 수 있는 ‘아주블루 비교과활동 증명서(Extra-Curricula activities)’는 졸업증명서나 성적표처럼 공식서류의 형식을 갖췄다. 비교과활동 영역을 △라이프 비전 설정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개발 △공동체의식 함양 △자기표현 능력 개발 △글로벌 역량 개발 △리더십 및 홍보능력 개발 △취업역량 개발 △대회 참여 및 입상 실적의 8개로 구분했다. 증명서에는 학교가 확인한 비교과활동의 내용이 영역별로 마일리지와 함께 기재된다. 예를 들어 진로설정워크북 작성은 30마일리지를 부여해 ‘라이프 비전 설정’ 영역에, 국토대장정 참여는 5마일리지를 ‘공동체의식 함양’ 영역에 써넣는 식이다. 또 이렇게 얻은 마일리지 총점에 따라 △화이트(500∼100마일리지) △그린(1000∼2000마일리지) △블루(2000∼3000마일리지) △아주블루(3000마일리지 이상) 등의 인증레벨을 함께 부여한다. 박영동 아주대 교무처장은 “비교과 활동의 중요성이 커지는 중이지만 학생 각자가 기록할 뿐 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방법이 없었다”며 “앞으로 학생은 증명서의 기준에 따라 활동 계획을 짜고, 기업은 학생 개개인을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한양대 공대가 없었더라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종종 하던 말이다. 대한민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한양공대’ 졸업생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는 얘기다. 올해로 개교 74주년을 맞는 한양대는 그동안 시대의 흐름을 아우르거나 앞서가는 학과를 만들어 왔다.산업화 현장 엔지니어 대부분이 ‘한양공대’ 한양대는 1939년 ‘동아공과학원’이란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농업 말고는 별다른 기술이 없던 일제강점기. 이때 처음으로 만들어진 3개의 학과는 토목, 광산, 그리고 건축이었다. 이어 1947년 전기과 기계과를 추가로 설치했다. 전기 기계 등 당시로서는 접하기 힘들었던 공학 분야를 개척하기 시작한 것이다. 동아공과학원에서 1948년 한양공과대학으로 바뀐 이후에는 공업화학 금속 기계 등 다양한 공학 분야 학과가 중심을 이뤘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현장 엔지니어의 70∼80%가 한양대 공대 출신인 이유다. 1959년에는 종합대학으로 승격했다. 이때부터 한양대는 인문사회 분야의 역량도 다지기 시작했다. 1979년에는 반월캠퍼스(현재 에리카 캠퍼스)를 열고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어문계열과 예술계열 학과 등도 늘렸다. 최근 다시 변화가 불고 있다. 한양대가 미래에너지 로봇공학 소프트웨어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학과를 개설하고 있는 것. 공학 분야의 강점을 살려서 첨단공학과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시대를 앞서나가려는 노력이다. 한양대 서울캠퍼스의 특성화학과는 모두 6곳. 파이낸스 경영학과와 미래자동차공학과 소프트웨어전공 외에도 에너지공학과와 융합전자공학부가 눈에 띈다. 에너지공학과는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와 같은 에너지 분야 문제를 해결하고 신재생에너지 등 차세대 에너지 산업의 전문인력 육성을 목표로 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세계수준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WCU)’에 뽑혀 5년 동안 150여억 원을 지원받았다. 교수진 절반을 해외 석학으로 구성하고 학생들에게 △해외 유명대학 연수 △해외 공동연구 프로그램 참여 등의 기회를 주는 것도 특징.융합 분야에서 새로운 길 개척 융합전자공학부는 2009년 전자공학분야의 융합 흐름과 기업현장의 요구에 맞춰 신설됐다. 융합전자공학부는 부문(트랙)별로 나눈 교육과정이 중요한 특징이다. 1, 2학년 때는 전자 전공의 기초를 배우고 3, 4학년 과정에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방송통신융합 △휴대융합단말시스템 △자동차IT △그린IT △바이오 일렉트로닉스의 6개 트랙을 선택해서 심화학습을 하게 된다. 캠퍼스 내에 기업과 연구소를 유치해 한 울타리 안에서 현장 실습과 연구, 산학협력이 가능하도록 한 에리카(ERICA) 캠퍼스에서는 해양융합과학과와 생명나노공학과 등의 융복합형 학과가 눈에 띈다. 해양융합과학과는 앞으로 지구환경 변화의 이해와 보존을 위해 해양개발과 관련된 지구해양학 등을 연구하는 학과다. 기존 해양환경과학전공에서 이번 2013학년도부터 해양융합과학과로 바꿔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다. 실험실습과 실습 조사선을 이용한 현장교육을 통해 현장에서 강한 실용인재를 육성할 계획이다. 생명나노공학과는 바이오기술과 나노기술의 융합을 통해 신기술을 만드는 학과. 생명 공학기술(BT)과 나노 공학기술(NT)을 융합해 새로운 개념의 질병진단 및 치료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이다. 맞춤형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우수한 학생은 3, 4학년 때 해외 공동연구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고 있다. 졸업 후에는 국·공립 연구소, 기업체 연구소, 생명공학 및 전기전자 관련 기업체에서 일하게 된다. 성기훈 생명나노공학과 교수는 “우리 학과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한양대는 융합 학문을 중심으로 아직은 생소하지만 발전가능성이 높은 학문분야를 개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학 엔지니어의 요람’에서 미래로 가는 대학으로 성장 ▼한양대는 1939년 ‘동아공과학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1948년에 국내 최초의 민립공과대학으로 인가 받은 이래 공학 분야에서 다양한 학과를 만들어 공학 엔지니어의 요람으로 인정 받아왔다. 1959년 종합대학으로 승격한 이후 1970년대에는 최초로 사법고시반을 만드는 등 인문사회 분야 역량도 키웠다. 지난해까지 1000명이 넘는 법조인을 배출했다. 최근 한양대에는 새로운 도약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공학 분야의 전통은 미래 수요를 반영한 특성화학과로 되살아나고 있다. 로봇공학과 미래자동차공학과 소프트웨어전공이 대표적이다. 금융 분야는 실용성 높은 학과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파이낸스경영학과 보험계리학과 회계세무학과 등이다. 학교 측은 “때로는 시대를 아우르고, 때로는 시대를 앞서가는 대학의 선택”이라고 설명한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2012년 여름. 우리나라 국민은 TV 앞에서 울고 웃었다. 태극마크를 달고 런던 올림픽 경기장으로 떠난 대표 선수들의 활약 때문이다. 양궁을 비롯한 효자 종목들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며 기쁨을 안겨줬다. 기대하지 않았던 펜싱 분야에서도 즐거운 소식이 쏟아졌다. 물론 ‘끝나지 않은 1초’ 때문에 승부가 뒤집힌 여자 펜싱 에페 개인전은 안타까웠다. 그래도 아직 유럽에 한참 뒤처진다는 생각과 달리 금메달 2, 은메달 1, 동메달 3개를 따냈다. 이런 쾌거는 우연히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성과 뒤에는 한양대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와 스포츠산업학과의 노력이 숨어있었다.올림픽 메달 6개, 한양대의 힘 한양대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는 2009년 대한펜싱협회로부터 연구과제 하나를 의뢰받았다. 중장기 펜싱 발전 방안을 찾는 것이었다. 김종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 교수팀은 2012년 런던 올림픽부터 2020년 올림픽에 이르기까지 한국 펜싱 발전의 밑그림을 담은 ‘비전 2020’을 제시했다. 대한펜싱협회는 김 교수팀의 제안을 그대로 실행했다. 그 결과 2012년 여름 런던에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선수단과 협회에서 ‘펜싱 코리아’의 비결을 이야기할 때면 김 교수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 이유다. 김 교수는 “전략적인 투자 방안부터 선수 관리 및 지원, 지도자 선정과 배치 방법까지 다양한 부분에 걸쳐 컨설팅 했다”며 “우리 연구팀은 런던 올림픽 메달 3개 획득을 예상했었다. 그런데 대표팀은 그의 2배인 6개를 목에 거는 예상 밖의 쾌거를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팀의 명확한 방향 설정이 있었기에 대한펜싱협회는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었다. 1년에 6개월 이상 루마니아,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에 머물며 선진 펜싱을 체득했다. 큰 대회의 경험을 쌓기 위해 세계대회에도 자주 참가했다. 덕분에 국제심판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도 있었다. 이는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플러스 요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대한펜싱협회뿐만이 아니다. 이제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공공기관도 스포츠 산업 관련 각종 현안 분석이나 생활체육 및 프로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한 연구 용역을 한양대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에 꾸준히 의뢰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강원 FC, 경남 FC 등 야구와 축구 프로 구단에서도 다양한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관객을 유치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 개선, 미디어 노출 및 각종 마케팅 효과 분석 등의 연구가 수시로 진행된다. 최근 프로야구에서 가장 큰 이슈는 10구단 창단이었다. 프로야구단이 지자체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분석하고 구단 창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일이 필요했다. 최고의 노하우를 보유한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에 연구 의뢰가 끊이지 않는다.“스포츠 비즈니스 난제 해결” 김 교수에 따르면 국내 스포츠산업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는 많다.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높아지면서 30조 원 이상 규모로 시장이 성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것. 2007년 스포츠산업진흥법이 제정돼 법적 기틀이 마련됐지만 프로 스포츠 활성화, 공공체육시설의 사업화, 스포츠시설 및 용품 인증제 등 다양한 공공 및 민간 스포츠사업을 체계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김 교수는 스포츠산업체의 경쟁력 제고, 일자리 창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전문인력 양성, 스포츠 융복합을 통한 신사업 개발 등 스포츠산업의 현안을 신속히 해결해야 할 스포츠산업 전담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런 역할을 당분간은 한양대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고의 스포츠산업 연구기관이란 명성이 높기 때문. 이 센터가 8년 만에 이런 ‘지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심도 있는 교육이 연구로 이어지도록 돼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 덕분이다. 2007년 스포츠산업학과를 설립했다. 2011년에는 대학원에 글로벌스포츠산업학과를 신설했다.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에 이 분야 학사와 석사, 박사과정이 연결된 곳은 한양대가 유일하다. 특히 글로벌스포츠산업학과는 스포츠산업 분야의 국가 인재 양성을 위해 문화부 산하 체육인재육성재단이 지원하는 학과로 선정되기도 했다. 스포츠계 인재들은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로 몰려들고 있다. 학생들의 성적도 최상위권이고 열정도 최고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학생들은 어떤 것들을 배울까. 스포츠산업학과는 △스포츠경영원론 △프로스포츠 경영 △스포츠 PR론 △스포츠마케팅론 △스포츠 경영컨설팅 △스포츠 관광 △스포츠 비즈니스 등의 교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체육학뿐만 아니라 △경제 △경영 △정보통신 △미디어 △관광 △마케팅 △의료 등과 결합해 ‘스포츠 비즈니스 3.0 시대’에 맞는 맞춤형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서다. 김 교수는 “글로벌 스포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 스포츠산업학과에서는 단순히 스포츠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와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찾고 분석하는것 까지 가르치고 있다”고 강조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김종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 교수 “발전가능성 큰 분야… 우리가 선봉” ▼ 야구를 즐기는 동호인 수는 100만 명 이상. 하지만 야구장은 전국에 77개에 불과하다. 김종 한양대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 교수는 “한국이 스포츠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 스포츠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와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가 다양한 산업적 가치까지 창출해낼 수 있다고 했다. ―스포츠 비즈니스도 단계가 있다는데…. “총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스포츠 비즈니스 1.0 시대는 제품 광고와 홍보가 중요시됐다. 공급이 주도하는 시대다. 스포츠를 국위선양, 사회통합, 민족단합 등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단계다. 그 다음 2.0 시대에는 소비자들이 중심이 된 소통과 감성 마케팅이 중요해졌다. 기업들이 스포츠 비즈니스의 가치를 깨닫기 시작하는 때였다. 정부나 지자체도 국민들의 여가생활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생활 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많이 늘렸다.” ―앞으로는 어떻게 변화하는가. “지금 세계는 스포츠 비즈니스 3.0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새로운 기법, 사회 공헌과 같은 지속 가능한 마케팅 기업이 스포츠 비즈니스를 주도하는 시대다.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마케팅 도구로 스포츠를 활용하면서 미디어 가치 개발 등 스포츠의 산업적 가치를 강조하는 새로운 스포츠 패러다임이 전개된다.” ―현재 한국 스포츠 산업의 수준은…. “콘텐츠 측면에서는 많이 발전했다고 본다. 지난해 프로야구 관중 수가 700만 명을 돌파했다. 가족과 여성 관중이 늘면서 달성된 수치다. 하지만 그것을 엮어내는 스포츠 비즈니스 활동, 국가 정책, 기업 투자는 아직 미약하다. 특히 관련 시설은 더 열악하다. 다행히 긍정적인 것은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스포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인식의 변화가 있고 국가 차원에서도 변화의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성과를 수치로 증명하긴 쉽지 않다. “맞다. 우리의 연구 성과를 수치로 증명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스포츠 비즈니스는 스포츠를 통해 느끼는 만족, 기쁨과 희열을 교환하는 사업이다. 이 감정을 숫자로 재단할 수는 없다. 경기장 시설이나 서비스가 좋아지고 올림픽 펜싱 사례처럼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을 때 간접 증명된다.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스포츠 산업 분야에서 한양대가 선봉에 선 만큼 앞으로 우리의 저력이 대외적으로도 증명될 기회가 많을 거라 본다.” ―발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더 많은 인재가 필요하지 않을까. “매년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로 들어오는 학생들을 보면 성적이 상당히 좋다. 그러나 성적보다 중요한 건 열정이다. 우리 연구에는 굉장히 다양한 분야가 연계돼 있다. 스포츠에 더해 광고 마케팅 경제 정치 문화 심지어 날씨까지 살펴야 한다. ‘응원하는 축구팀이 경기에서 져 분해서 잠이 안 온다’는 경험까지도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런 마음과 열정을 가진 인재들이 우리 대학, 우리 센터에 오기를 바라고 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한국 경제의 급성장은 수출 주도 전략을 통해 달성했다.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실물부문의 글로벌화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하지만 금융부문은 여전히 경쟁력이 글로벌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역량도 부족해 좀처럼 세계무대로 뻗어나가지 못하고 있다. 과연 한국 금융업이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성장과 복지 증진에 기여하도록 한 계단 올라서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첫 손가락에 꼽히는 것은 바로 금융회사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 인력이 크게 확충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금융과 외환, 파생상품 분야의 실무능력을 지닌 전문 인력을 배출하는 양성 기관의 역할을 강화하고 교육과정을 정비해야 한다. 특히 프로젝트 금융, 인수금융 등 투·융자 분야의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 한양대가 2009년 국내 최초로 개설한 ‘파이낸스 경영학과’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향후 한국 경제 성장의 핵심 분야로 손꼽히는 금융의 전문 인력을 배출하는 산실로 떠오르고 있다. 또 올해 3월 첫 수업을 시작하는 에리카(ERICA) 캠퍼스의 ‘보험계리학과’도 고령화와 함께 갈수록 중요해지는 보험 인력 양성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글로벌 금융전문가 양성 한양대가 파이낸스 경영학과의 개설을 준비하느라 한창이던 2008년 미국의 유명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세계 경제가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국내 많은 이들이 1998년 외환위기의 악몽을 떠올리며 ‘은행도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은 시점이기도 했다.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기 전 대공황에 맞먹는 초대형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조짐이 보이긴 했다. 그러나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무방비 상태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게 된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금융 전문 인력의 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전문가들도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파생금융상품을 처리할 전문 인력이 크게 부족한 한국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이 무렵 탄생한 파이낸스 경영학과의 목표는 자연스럽게 ‘금융시장 환경 변화와 시대적 요구에 맞춰 금융 산업의 전문지식과 실무를 겸비한 글로벌 금융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에 맞춰졌다. 이후 파이낸스 경영학과는 역사는 짧지만 금융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한국, 더 나아가 세계 금융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갈 금융 인재를 양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특히 파이낸스 경영학과는 개설 후 네 번째 신입생을 맞는 동안 늘 최고의 학생들만 지원하는 인기를 누려왔다. 2012학년도 입시에서는 전체 69만 명의 수험생 중 상위 1∼1.5%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선발됐고 상경계열 학과 중 파이낸스 경영학과의 신입생 평균 입학성적은 단연 최고였다. 최고의 인재를 선발하는 만큼 한양대가 학생들을 위해 지원하는 규모도 남다르다.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4년간 전액 또는 반액 장학금을 지원해 학생들이 학비 부담 없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다. 파이낸스 경영학과는 금융에 역점을 둔 전문가 양성에 주력한다. 세부전공 중 재무에 특화된 커리큘럼에 따라 저학년 과정에서 인접학문인 수학 통계 경제 회계 등의 기초학문 역량을 닦고 3, 4학년 과정에서 이러한 학문들이 융합된 전공수업을 듣는다. 또 전략 마케팅, 사회·심리학, 법학 등 다양한 학문과 연계된 강좌를 통해 금융지식을 보다 다채롭게 응용하는 방법을 배운다. 이를 통해 사회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무지식을 쌓으며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준비를 하게 된다. 파이낸스 경영학과의 가장 큰 장점은 재무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분야에 진출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고 급속도로 변하는 경제상황, 그중에서도 가장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금융산업에 적응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을 길러준다는 점이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문제에 맞닥뜨려도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해답을 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이는 학생들에게 특정 지식을 가르치는 것은 물론이고 스스로 지식을 창출하고 배우지 않은 문제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데 비중을 둔 덕분에 가능하다. 파이낸스 경영학과 교수진들은 수업과 개인지도를 통해 학문과 경험을 전수하는 한편 기업 인턴십과 해외연수 등의 가교역할을 하기도 한다. 교수 개개인이 다양한 경험과 기업 활동 등으로 구축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굴지의 메이저 금융회사나 단체에서 인턴 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각계의 금융 전문가를 초빙해 특강도 진행한다. 대학본부와 경영대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견문을 넓히고 선진 금융시스템을 접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로 꼽힌다. 경영대에서는 매 학기 10명 이내의 학생을 선발해 미국, 프랑스 등 유명 대학으로 파견하고 있다.고령화 충격 완화하는 인력 배출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슈로 주목 받는 분야는 인구 고령화와 이에 따른 의료비의 지출이다. 이는 한국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대부분의 국가는 보험제도를 이용하므로 보험업은 세계적으로 가장 성장 가능성이 크고 유망한 분야로 손꼽힌다. 미국 구직 전문사이트 ‘커리어캐스트(www.careercast.com)’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험계리사는 미국인 직업선호도에서 2009년 2위, 2010년 1위에 올랐다. 또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10년 국세조사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전공학과의 평균 임금과 평균 실업률 등을 조사한 결과 보험계리학은 취업률 100%를 나타냈다. 미국에서 평균 연봉이 1억 원을 훌쩍 넘는 보험계리사는 보험 상품 개발과 보험사 리스크 관리를 수행하는 전문직이다. 금융 위험도와 손해율 등을 계산해 보험사와 보험 가입자 간 최대 이익을 도출하도록 업무를 수행한다. 현재 국내에는 600여 명의 보험계리사가 활동하고 있지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은행과 증권 등 다양한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재무와 투자 같은 일반 기업의 금융 분야에서도 관련 인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보험계리사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보험계리사가 되려면 매년 실시하는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그동안 금융 관련 학과나 금융보험 관련 학과에서 보험전문가를 양성한 대학은 있었지만 전문적인 보험계리사 양성을 목표로 하는 보험계리학과의 운영은 한양대가 처음이자 유일하다. 올해 첫 신입생을 모집한 보험계리학과는 각종 통계 수치를 보험 업무에 응용하고 첨단 금융모델로 상품을 개발해 고부가가치를 이끌어내는 보험계리사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데 주력한다. 보험계리학은 수학과 통계학 금융공학 경영학이 융합된 학문이다. 순수 수학보다는 수학을 금융 분야에 응용하는데 관심이 있는 학생이 공부하기에 적합하다. 특히 보험계리 분야는 일정 수준의 지식을 갖추기 위한 학습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지만 전문가로서 확실한 대우를 받을 수 있고 국내에서 배운 지식으로 국제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직종이기도 하다. 이러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보험계리학과는 보험계리학 금융공학 계리모형론 프로그래밍 계리리스크관리 등의 특성화된 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한국계리학회장을 맡고 있는 오창수 보험계리학과 교수는 “2014년부터 국내 보험계리사 시험제도가 국제 수준에 맞게 변경될 예정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학과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보험계리학과를 개설했다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에리카 캠퍼스의 대표학과는 물론이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학과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 교수는 “수학에 자신이 있으면서 금융 분야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들은 한양대 보험계리학과에 도전해 보길 권한다”며 “최근의 보험계리 분야는 금융공학까지 그 범위를 확장했기 때문에 수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 지원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금융공학자 투자분석가 펀드매니저 투자전략가… 다양한 학문·경험 쌓는 교육과정 덕에 가능하죠 ▼파이낸스 경영학과 학생들은 금융 및 경영학에 기반을 두고 다양한 학문과 경험을 고루 쌓기 때문에 졸업 후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새로운 금융상품을 설계하는 금융공학자(파이낸셜 엔지니어), 주가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애널리스트(투자분석가), 시장의 움직임을 판단해 투자를 결정하는 스트래티지스트(투자전략가),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 일반 기업의 자금 조달 및 투자 등을 결정하는 재무담당자 등이 대표적인 분야로 꼽힌다. 또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외국 금융회사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 세계화가 진전되며 자본의 이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어 이러한 직종들의 수요는 앞으로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학부과정에서 습득한 지식을 기반으로 다른 분야로 취업하거나 진학하는 것도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다. 이 중 금융계의 투자분석가를 말하는 애널리스트는 고객들에게 금융 및 투자에 관해 조언하기 위해 금융시장 정보를 수집 및 분석하는 전문가로 수학적 마인드와 거시경제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요청된다. 이와 함께 판단력과 분석력, 역동적인 금융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균형감각도 갖춰야 한다. 펀드매니저는 전문지식에 기초해 독자적인 투자 판단을 내리고 자산을 운용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현금이나 채권 등 고객의 자산 유형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는 한편 자금시장의 흐름을 늘 주시하고 시장 변동에 따라 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항상 최대한의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을 요구받는다. 스트래티지스트는 거시경제와 미시경제 등 다양한 정보를 취합한 뒤 가장 효율적인 투자전략을 세워 투자자나 펀드매니저 등을 대상으로 투자 제안을 하는 전문가를 가리킨다. 시장전략가라고도 하는 스트래티지스트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에서 주로 활동한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국제 분산투자를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전략이 보급되면서 스트래티지스트가 점차 각광받고 있다. 통계학과 금융공학 경영학을 활용해 보험 상품의 가격을 산정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보험계리학을 배우고 나면 생명보험사나 손해보험사, 유사보험을 다루는 협동조합,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분야, 계리컨설팅회사 회계법인 은행 증권사 등의 금융회사, 금융감독원 보험개발원 같은 금융 관련 공공기관과 협회 등에 취업이 가능하다. 여러 보험사들이 협력해 추진하고 있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장차 어느 분야에서 일하는 것이 좋을지 미리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양대 보험계리학과는 실용적 복합학문인 학과 특성을 살리기 위해 재학 중에 보험업계와 금융업계에서 실무를 충실히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보험계리업은 국내 업무 형태와 양식이 외국에서도 통용되기 때문에 해외 취업의 길도 넓은 편이다. 미국 영국 홍콩 같은 금융 선진국의 은행이나 보험사 진출도 열려 있다는 뜻이다. 이 밖에 보험계리를 실무업무가 아니라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싶다면 생명보험협회에서 제공하는 해외 대학 박사과정 프로그램을 통해 전액 장학금을 받고 외국에서 공부할 기회도 노려볼 수 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고 1학년 노창현 군(17)은 국가대표 컬링 선수가 꿈이다. 컬링은 중학교 때 시작했다. 무게 19.9kg의 ‘스톤’을 던지는 팀의 에이스 ‘스킵’. 전국겨울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운동만 열심히 하는 건 아니다. 수업을 챙겨 듣고 훈련을 마친 뒤엔 오후 10시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한다. 일반 전형으로 대학 체육교육학과에 진학하는 목표도 이루고 싶어서다. 두 가지 목표를 위해 학교와 훈련장을 오가며 빡빡한 일과를 보내지만 고민이 한 가지 있었다. 가족이 오래전부터 아버지와 따로 지내면서 경제적인 도움을 전혀 못 받는다. 어머니가 생계를 꾸리지만 올해 누나가 대학에 들어가면서 학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 하지만 이제는 훈련과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동아일보와 삼성사회봉사단이 공동주최하고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 주관하는 ‘삼성-동아일보 열린장학금’을 받게 됐다. 열린장학금은 집안 형편이 어렵지만 미래에 대한 의지가 분명한 고등학생을 돕기 위해 2004년 생겼다. 설립 9년째인 올해에도 3000명에게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특별한 목표를 가진 100명에게는 자기계발 활동금(300만 원)을 따로 준다. 모두 55억 원 규모다. 노 군은 “자기계발 활동금은 훈련비와 코치비에 알뜰하게 쓰고 부족한 영어 과목을 보강하는 데도 잘 활용할 계획”이라며 웃었다. 경기 고양시 풍동중을 졸업하고 올해 경기북과학고로 진학하는 엄지영 양(16)에게도 열린장학금은 든든한 지원군이다. 엄 양은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큰 교통사고를 당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어머니가 갑상샘암 수술을 받았다. 여전히 몸이 불편한 아버지가 일을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렵다. 이제 엄 양 역시 자기계발 활동금으로 기숙사비와 교재비까지 보태면서 자신의 꿈에 한발씩 다가갈 수 있게 됐다. 엄 양은 “범죄 수사에 관심이 많아 법과학자가 되고 싶은데 열린장학금이 도와준다니 더 힘이 난다”고 말했다. 이은경 양(18·서울 금천고 2학년)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버지가 일을 못하면서 혼자 생계를 책임지는 어머니를 걱정했다. 열린장학금 덕에 시름을 덜고 아픈 사람을 따뜻한 마음으로 돕는 간호사의 꿈을 꼭 이루려고 한다. 장학생 명단은 열린장학금 홈페이지(www.janghak.or.kr)와 삼성사회봉사단 홈페이지(www.samsunglove.co.kr)에서 25일부터 확인할 수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영화 ‘맨발의 기봉이’의 실제 주인공인 엄기봉 씨(50·사진)가 최근 강원 철원군 와수초등학교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지적장애를 가진 채로 뒤늦게 입학했지만 한결같은 마음으로 학교를 다녔다고 합니다. 비가 많이 오면 학교가 걱정된다며 일요일에도 등교했습니다.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엄 씨의 꿈,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도 응원하시지 않을까요.}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하지 않은 경기도교육청과 전북도교육청 소속 공무원에 대해 정부가 직접 징계에 나섰다. 그러나 두 교육청은 계속 반발하고 있어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8, 19일 특별징계위원회를 열어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지 말도록 지시한 전북도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 소속 공무원 및 지역교육장 등 49명에 대한 징계를 의결했다고 19일 밝혔다. 22명은 감봉과 견책 등 경징계 처분을, 27명은 1년간 포상이 제한되는 불문경고 조치를 결정했다. 특별징계위로 넘어갈 때 9명은 중징계하고 40명은 경징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던 것에 비해 수위가 낮아졌다. 두 교육청은 교과부 특별징계위가 이들 공무원을 징계하는 게 부당하기 때문에 따르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특별징계위가 교육감의 요청도 없이 열린 것 자체가 법적으로 부당하다는 것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주영아, 나 저거 호랑이 인형 가지고 놀아도 돼?” “선생님, 태희가 내 그림 지워요.” 경기 부천시 원미구의 A아파트가 18일 오전 떠들썩해졌다. 안주영 군이 사는 곳에 친구 5명이 놀러와서다. 여덟 살, 학교에 갈 나이지만 주영이는 이날 처음으로 친구를 집에 초대했다. 아침부터 청소를 돕는 등 부산을 떨면서 기다렸다. 아이들은 칠판에 낙서를 하고 주영이의 장난감으로 같이 놀았다. 윷놀이까지 한 판 끝내자 아이들은 준비한 선물을 내밀었다. 연필꽂이 거울 치약 연습장…. 불러줘서 고맙다는 뜻을 담았다. 김민석 군(7)은 주영이가 좋아한다며 감을 한 줄 사왔다. 친구들과 놀 때는 조금 긴장한 얼굴이던 주영이가 환하게 웃었다. 주영이는 다운증후군을 앓는다. 날 때부터 몸이 약했고 인지기능이 또래보다 떨어진다. 보통 어린이집에서는 친구들과 같이 지내기 힘들다. 하지만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을 같은 반에 편성해 통합교육을 하는 유진어린이집에 2009년 들어가면서 친구를 사귀기 시작했다. 유진어린이집은 유진기업 후원으로 1998년 문을 열었다. 이듬해부터 장애아 5명을 모아놓고 보육을 시작했다. 2003년부터는 완전 통합교육을 시작했다. 지금은 전체 원아 91명 중 12명이 장애아동이다. 학기마다 장애아동의 집을 찾는 ‘친구네 집 방문하기’ 행사 외에 집 주변의 제과점 재래시장 서점 우체국 등 다양한 장소에서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함께 참여하는 지역사회연계활동을 펼친다. 부천지역 600여 곳의 어린이집 가운데 15곳 정도만 실시하는 통합교육에서 유진어린이집이 가장 앞선 셈이다. 이날 주영이네 집을 찾은 5명 중에서도 2명이 장애아였다. 김태희 군(7)은 뇌병변 1급 판정을 받았고 정지현 군(7)은 발달장애로 말이 서툴다. 하지만 태희가 손가락을 움직이기 불편하다는 점을 빼면 다른 아이들과 차이가 없다. 주영이의 어머니 채미영 씨(39)는 “아이를 보면서 가장 마음 아팠던 점이 친구 문제였는데 어린이집 졸업을 앞두고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래 친구들을 영영 사귀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을 덜었다는 표정. 친구들을 만나면서 주영이는 많이 바뀌었다. 아직은 서툴지만 세수와 양치질과 청소를 하려고 애쓴다. 채 씨는 “2년 전에 친구들과 같이 제과점에 가서 자기 힘으로 단팥빵을 사고서는 자랑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통합교육은 비장애아동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날 어린이집으로 돌아간 아이들은 오후에 야외활동에 나섰다. 오전에 놀러왔던 지서희 양(7)이 나서서 주영이의 외투 지퍼를 채워줬다. 유진어린이집 김영지 원장(51)은 “장애아동은 비장애 아이들과 함께 생활한다는 점이 좋고 비장애아동은 장애아동을 도우며 자신감과 배려심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부천=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이 본인 소유의 아파트를 두 아들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증여세를 덜 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5일 민주통합당 김광진 의원(국방위원회)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부인 배모 씨는 2002년 매입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소재 아파트를 2011년 4월 두 아들에게 증여하기에 앞서 이 아파트를 담보로 1억2000만 원을 대출받았다. 이후 배 씨는 실거래가 6억 원가량인 이 아파트의 지분을 절반씩 두 아들에게 증여하며 아파트에 설정된 근저당권도 함께 증여했다. 이 같은 ‘부담부증여’ 방식을 통해 채무만큼 증여가액을 줄여 당초 부담해야 하는 두 아들의 증여세에서 2400만 원을 덜 납부했다는 것이 김 의원 측 주장이다. 김 의원은 또 “배 씨가 증여한 아파트에 계속 거주하면서 두 아들에게 이 아파트의 전세금으로 3억5000만 원을 주는 납득하기 어려운 거래를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자 측은 “노량진 아파트는 2011년 9월까지 세법에 따라 증여세를 완납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비리 전력이 있는 무기중개업체에서 비상근 고문으로 재직하며 2년간 2억1530만 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김 후보자가 이 업체의 무기 부품 납품 과정에서 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업체 측은 “고문을 맡는 동안 사실상 일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업체 측 설명대로라면 일도 하지 않은 사람에게 2억 원이 넘는 거액을 지급한 것이다. 김 후보자가 이날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보면 문제의 무기중개업체인 U사는 2010년 7월부터 약 2년간 김 후보자에게 매달 600만 원 안팎의 월급을 줬고 지난해 6월 퇴임할 때 7000만 원을 한꺼번에 지급했다. 민주통합당의 한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팀과의 통화에서 “U사는 K2 전차에 들어가는 독일제 파워팩 수입을 중개하고 있었는데 2011년 국방부가 해당 부품을 국산으로 교체하는 것을 추진했다가 독일제를 계속 쓰는 것으로 결정을 바꾸는 과정에 김 후보자가 영향력을 행사했을 개연성이 있어 청문회에서 집중 추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고문에서 퇴직하면서 7000만 원을 받은 것은 퇴직금일 수 있지만 로비 업무에 대한 성공보수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김 후보자와 이 회사 측은 김 후보자가 K2 전차 부품 교체에 관계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현 대표인 홍모 씨는 취재팀과 만나 “독일 무기회사와 합작으로 군용 디젤엔진 생산 공장을 국내에 설립하는 과정에서 김 후보자에게 자문하려고 했지만 독일 업체가 발을 빼 계획이 무산되는 바람에 김 후보자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도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문의 범위를 합작 생산 공장 설립에 한정했고 합작 공장 설립은 무산됐다”며 “국내 특정 무기체계와 관련된 사항은 담당 업무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또 이 업체의 비리 전력을 알고도 고문직을 계속 맡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 후보자가 U사 고문직을 맡을 당시 이 회사 임원이던 정모 씨(74)는 1993년 국방부 장관과 군 장성들이 군 전력 현대화 사업과 관련해 무더기로 뇌물을 받은 ‘율곡비리’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무기중개상이다. 정 씨는 한국형 구축함에 수중음향 분석 장비를 납품하는 대가로 당시 해군참모총장 등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김 후보자는 15일 취재팀과 만나 “군 후배(당시 U사 사장이던 백모 씨)가 도와 달라고 부탁해 고문직을 맡게 됐고 정 씨의 비리 전력은 수락하고 난 뒤에 알았다”고 밝혔다. 비리 전력을 확인한 뒤에도 약 2년간 고문으로 활동한 것이다. 무엇보다 무기중개업체의 고문직을 맡았던 인물이 국방부 장관직을 수행하는 게 적절한가를 놓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차기 국방부 장관은 한미연합사가 갖고 있던 전시작전통제권이 한국으로 넘어올 것에 대비해 차세대 전투기 등 첨단 국방장비를 갖추는 대규모 국책사업을 지휘하게 된다. 한 대학 군사학과 A 교수는 “김 후보자가 U사 고문을 맡은 것은 정부를 상대로 방산물자 수입업체 로비스트 역할을 한 셈”이라며 “국방부 장관이 된다면 무기 관련 의사결정 과정에서 고문을 맡았던 업체의 이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국방부 장관은 무기체계 관련 의사결정을 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한편 김 후보자는 2010년 7월부터 동양시멘트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지난달까지 1억2400만 원을 받았으며 국회에 인사청문 요청서를 제출한 15일 중도 퇴임했다.신광영·김도형 기자·강은아 채널A 기자 neo@donga.com}

“방법을 바꿔도 결과가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시작했습니다. 학생이 행복했다고 말하니 성공한 것 아닐까요.” 첫 졸업생을 15일 배출하는 서울 은평구 하나고 김진성 교장이 본보 기자에게 하는 얘기다. 방법을 바꾼다는 말은 공부만이 아니라 운동도 하고 악기도 연주하면서 즐겁게 배운다는 뜻이다. 대학 진학만을 목표로 국·영·수 수업과 문제풀이만 반복하는 고교 교육을 전인교육으로 바꾸겠다는 야심 찬 시도. 2010년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율고)로 개교한 하나고의 1회 졸업생들이 눈에 띄는 진학성과를 내면서 ‘하나고 돌풍’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교장은 진학 실적에 주목하기보다는 즐겁게 가르쳐서 다양한 능력을 길러주겠다는 목표가 얼마나 이뤄졌는지를 봐달라고 부탁했다.○ 고교는 대입 수단이 아니다! 하나고는 문을 열 때부터 의심 섞인 눈초리에 시달렸다. 하나고처럼 별도의 학생 선발권을 가진 자율고는 대개 성적이 높은 학생을 뽑아 명문대 진학률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사례가 많아서다. 하지만 하나고는 ‘지덕체’가 아니라 ‘체덕지’를 내세우며 전인교육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공부를 정말 덜 시킬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나고는 여느 고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1인 2기가 대표적이다. 모든 학생이 체육에서 한 종목을, 음악 또는 미술에서 하나를 배우도록 만든 제도. 학생들은 수업을 마치고 하루에 90분씩 체육 음악 미술 수업을 했다. 선택 가능한 예체능 과목은 피아노 첼로 해금 입체조형 사진 검도 필라테스 골프 등 40개가 넘는다. 교과과정이 비교적 자유로운 자율고의 특성을 살려 무계열·무학년 선택형 교과과정을 운영하기도 했다. 문과와 이과 구분 없이 학생이 배우고 싶은 과목을 골라 배운다. 고급수학 심화화학 같은 과목은 10명 안팎의 ‘미니 수업’으로 깊이 있는 토론식 학습이 가능했다. 또 기숙사 생활이 의무적이어서 학생들은 함께 지내며 사회성을 키웠다. 대부분의 학생이 서울에 살지만 학년별로 200명 모두 4인 1실의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사교육을 받기가 아예 힘든 상황이다. 학교 측은 이런 프로그램이 즐겁게 공부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자평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온 3학년 2학기에도 50명이 넘는 학생들이 1인 2기를 계속했다. 졸업생 김승애 양(19)은 “3년 동안 요가와 플루트를 배웠지만 공부할 시간을 버린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며 “오히려 혼자 공부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 A외국어고를 다니다 2학년 초에 전학 온 은다인 양(19)은 “외고에서는 새벽까지 과외 받는 친구가 있었지만 입시에서 그런 친구들이 모두 성공하지는 않았다”며 “다양한 내용을 배우고 친구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어 좋았다”고 돌아봤다.○ 치열한 내신 경쟁은 과제 하나고의 실험이 성공하는 데 가장 필요한 요소는 역시 우수한 교사진이었다. 재직 중인 교사 67명의 평균 연령은 35세가량이다. 70% 이상이 석사 또는 박사 학위 보유자다. 특수목적고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옮겨온 경우도 많다. 경기 고양시 고양외고에서 8년 동안 가르치다 2년 전에 부임한 김학수 교사(39)는 “사교육 없이 공부하고 개성과 특기를 길러주는 점이 다른 학교와 가장 다르다”며 “젊고 열정 있는 교사가 많아서 교육실험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대입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려 노력했지만 첫 졸업생들의 실적을 전혀 무시하지는 않았다. 많은 학생이 명문대에 진학하지 못하면 3년간의 교육실험이 통째로 평가 절하되는 엄연한 현실 때문이다. 부담감은 학생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개교 초기에는 일부 학생이 성적을 높이려고 주차장에서 ‘방문 과외’를 받을 정도였다. 또 2010학년도와 2011학년도 신입생 중에서 각각 10명 이상이 전학을 선택했다. 전체 성적이 전교 1등이라도 학생 수가 적은 ‘미니 과목’에서 점수가 조금 밀리면 2.5등급으로 처질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서다. 이런 분위기 덕분에 하나고는 올해 졸업생 절반이 최상위권 명문대에 진학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KAIST 포스텍 합격생만 129명(중복 포함)에 이른다. 이치우 비상에듀 입시전략연구실장은 “1인 2기를 비롯해 학교에서 마련한 교육과정이 최근 확대된 수시모집에서 요구하는 부분과 잘 맞아떨어지면서 결과적으로 진학에서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하나고는 지금과 같은 교육방향을 더 탄탄히 다질 계획이다. 김 교장은 “전에는 공부를 더 시켜야 하지 않느냐는 학부모들의 의견이 적지 않았지만 점점 우리의 교육 방향을 인정하는 분위기”라며 “학생이 더 즐겁게 공부하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늘 오늘만 같았으면 하는 게 꿈입니다.” 3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남성 보컬그룹 울랄라세션의 리더 임윤택 씨(사진)가 남긴 말. 특별한 날에 대한 소감이 아닙니다. 말기 위암으로 투병하면서 노래하고 공연하는 보통의 일상이 고맙다는 얘기였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평범한 하루하루가 참 소중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 “제가 지난해 내내 번역한 것이 승정원일기 이틀 분량에 불과했어요. 앞으로 90년은 더 작업해야 끝낼 수 있대요.” 최근 서울 종로구 한국고전번역원에서 만난 안소라 씨(30·여)의 말이다. 안 씨는 승정원일기 외부 번역자 가운데 한 명. 평생이 걸려도 번역을 끝낼 수 없을지 모르는데도 표정은 밝기만 하다. 정부출연기관인 고전번역원은 한문으로 된 우리 고전을 번역하는 일을 주로 한다. 현재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번역 현대화 작업과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번역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승정원일기는 조선왕실의 비서실인 승정원에서 작성한 업무일지다. 》 안 씨는 지난해 승정원일기 번역작업에 합류했다. 50명가량의 번역인력 가운데 가장 젊다. 성균관대에서 한문학과 학부와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6년 동안 별도의 번역 과정을 공부해 15년 넘게 한문과 씨름했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한자를 배우면서 한문에 눈을 떴다. 친구들은 한자가 ‘꼬불꼬불한 글자’라며 어렵게만 생각했지만 그는 한 글자 한 글자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었다. 중고교 때는 한문 경시대회에도 나간 ‘한문 영재’로 꼽혔다. 남들이 보기엔 ‘한문 도사’쯤으로 비칠 법하지만 지난해 승정원일기 이틀 분량을 번역하는 데도 자문 담당자의 도움이 없었다면 일을 마칠 수 없을 정도였다. 안 씨는 “번역자들에게는 고문헌 한 줄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큰 영감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을 지난해 영화 ‘광해’를 보면서 깨달았다”며 디지털시대에 고전 번역이 지니는 의미를 설명했다. 지난해 1200만 명 넘는 관객이 본 영화 ‘광해’는 광해군 8년 승정원일기에서 사라진 보름 동안의 기록에 가짜 왕 ‘하선’의 행적이 담겨 있다는 역사적 상상에서 출발한다. 안 씨는 친구들에게 “내가 저 일기를 번역하고 있다”고 알려줬다. 승정원일기는 왕의 일상은 물론이고 회의 내용과 상소문까지를 모두 손으로 기록해 조선왕조실록과 함께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조선 중기 인조부터 말기 고종 때까지 기록만 남아 있는데도 글자 수가 2억4000여만 자에 이르러 세계 최대 규모의 역사기록물로 꼽힌다. 영조 4년(1728년) 3월 13일 왕이 ‘경연(經筵)’에 참석한 부분에는 영조가 경연 도중 깜빡 졸다가 서경(書經)의 한 대목을 잘못 읽었다는 내용까지 나온다. 서경은 ‘사서삼경’ 중 하나로 영조가 왕자 시절부터 수없이 공부했을 텐데도 실수했다. 영조는 “어제 밤늦게까지 업무를 보느라 잠을 설쳤더니 정신이 맑지 않고 어지러워 이같이 되었다”고 변명했지만 신하들은 “강의 내용 하나하나가 성군의 업적인데 태만한 기운을 키워서는 안 된다”고 매섭게 지적한다. 안 씨는 “역사적인 상황도 반영해 정확하게 옮기려니 힘은 들지만 지루하거나 딱딱한 작업은 아니다”며 “과거를 꼼꼼하게 복원해놓은 번역이 앞으로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형태로 다양하게 활용됐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승정원일기는 1993년 번역에 착수했지만 전체 4509책 분량 중 420여 책의 번역을 마쳤을 뿐이다. 지금 속도라면 90년 뒤에나 끝난다. 하승현 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45·여) 역시 “한 번의 작업으로 최대한 정확한 번역을 남겨야 하므로 매번 엄격한 평가가 뒤따른다”며 시간에 쫓기기보다는 정확성에 더 비중을 두었다. 승정원일기에는 당시의 정치 경제 외교 인사 등에 대한 내용이 모두 실려 있고 의학 음식 복색 의식 자연현상 등도 상세히 기록돼 한국만의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는 중요한 원천이 될 수 있다. 번역작업을 총괄하는 김낙철 고전번역원 역사문헌번역1실장(51)은 “고전 번역은 산에 묻힌 보물의 원석을 캐내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한국 대학과는 다른 교육으로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 싶습니다. 기숙사에서 인성과 기초소양을 기르는 레지덴셜 칼리지 프로그램이 핵심입니다.” 인천 연수구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에 자리 잡은 한국뉴욕주립대 안홍식 부총장(사진·52)의 얘기다. 한국뉴욕주립대는 해외 대학 최초로 3월부터 학부 수업을 시작한다. 최근 학부 신입생 30명을 선발했다. 안 부총장은 모든 학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레지덴셜 칼리지’로 운영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각자 교양과 전공수업을 듣는 국내 대학과 달리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다양한 기초소양을 길러준다는 얘기다. 앞으로 4년 동안 △윤리와 정의 △한국의 발전 과정 같은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안 부총장은 “신입생 대부분이 해외 대학 진학을 원했던 학생들”이라며 “이들을 계속 유치하고 개발도상국에서 장학생을 초청하는 등 기존 한국 대학과는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이 7일 오전 10시 인천 남구 인천전자마이스터고 졸업식장을 찾았다. 93.5%에 이르는 취업률을 기록하며 다채로운 성공 스토리를 만든 마이스터고의 첫 졸업생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대통령의 방문은 같은 날 졸업식을 치른 전국의 마이스터고 일곱 곳에 생중계됐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사회 진출을 앞둔 졸업생들을 시종 ‘영 마이스터’라고 부르며 뿌듯함을 나타냈다. “우리 사회는 이미 학력보다 능력 있는 사람이 더 인정받고 성공하는 사회로 바뀌고 있다. 여러분은 그 시대를 열어가는 선두주자로서 높은 긍지를 가져도 좋다.” 실업계고교를 졸업한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신 고졸시대’를 열겠다며 마이스터고 육성을 강조했다. 맞춤형 산업인력을 길러내는 마이스터고 육성은 2008년 2월 정부의 중점 국정과제로 선정됐고 2010년에 21곳이 개교했다. 이 대통령은 그해 3월 서울 수도전기공고 개교식에 참석해 3년 후 졸업식에도 꼭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 퇴임 후에도 지방에 있는 마이스터고들을 방문해 학생들을 격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김도형·이승헌 기자 dodo@donga.com}

“자, 찍는다.” “안 돼. 나 화장 떴단 말이야. 조금만 기다려.” 서울 관악구 대학동 미림여자정보과학고 3학년 교실은 사진 찍는 소리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6일 오후 1시. 가운과 학사모를 갖춰 입고 졸업식을 기다리는 학생들은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서로에게 계속 들이댔다.이 학교에는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며 우쭐대는 학생이 없다. 대입 실패를 한탄하며 졸업식장 대신 기숙학원으로 발길을 돌린 학생도 없다. 3년 전 입학할 때부터 대학 입학을 머리에서 지웠기 때문이다.미림여자정보과학고와 충남 당진의 합덕제철고가 이날 졸업식을 열었다. ‘고졸 시대’를 연다는 목표 아래 마이스터고로 2010년 개교한 뒤에 처음이다. 두 학교를 포함해 전국 21개 마이스터고가 이달에 첫 졸업생 3375명을 배출한다.마이스터고는 기계 전자 컴퓨터 제철 정보기술(IT) 같은 분야에 최적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졸업과 동시에 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다.이명박 대통령은 “마이스터고가 한국 교육을 바꾸기 위한 새로운 도전”이라며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다. 실제로 21개 마이스터고는 평균 92%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유일한 여학교인 미림여자정보과학고도 졸업생 112명 중 111명의 취업이 확정됐다. KT 계열사인 KTDS에 33명, SK C&C 자회사 비젠에 19명, 삼성전자 10명, 한국수력원자력 5명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골고루 합격했다. 나머지 한 명도 취업 확정을 앞둔 상태. ▼ 마이스터고 첫 졸업생 3인 포부, 꿈의 직장도 뚫었다… 우린 위풍당당 고졸! ▼마이스터고 첫 졸업생들은 2009년에 진로를 결정하고 2010년 입학했다. 당시는 취업 전망은 물론 학교에서 어떤 내용을 배울지도 확실치 않던 시기였다.하지만 학생들은 미래의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었다. 대학 입학 못지않게 중요한, 자신만의 꿈과 희망을 머릿속에 넣고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났다. 마이스터고 졸업생 3명은 고교생활과 포부를 얘기하며 자신들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이왕 시작한 길, 최연소 명장 될래요”울산마이스터고는 기계·자동화 분야를 전문으로 한다. 권완섭 군(19)은 이 학교를 14일 졸업하지만 벌써 서울에서 일한다. 전기시스템제어 분야를 공부하다 지난해 한화63시티에 합격했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 사옥의 전기분야 기술직 사원으로 근무 중이다.권 군은 자신의 판단으로 마이스터고를 선택했다. 중학교 시절 유난히 컴퓨터 만지기를 좋아했다. 친구의 컴퓨터를 새로 조립하고 고치는 일이 모두 그의 몫이었다. 상위 30% 안에 드는 성적이었지만 기술이 자신의 길이라고 생각했다.부모와 교사의 반대를 물리치고 울산마이스터고에 진학했다. 이 학교는 계획하고(Plan) 실행하고(Do) 확인하고(Check) 보완하는(Action) 이른바 ‘PDCA 시스템’ 방과후학교로 유명했다. 권 군은 수업시간에 전기회로 이론을 배우고 방과후학교 활동시간에는 전선과 회로판을 만지며 기술을 익혔다. 신입사원이지만 “마이스터고 출신이라 실무 능력이 다르다”라는 얘기를 듣는 비결이다.아직은 업무를 익히는 단계지만 앞으로 지하 4층, 지상 8층 규모 사옥의 전기시설을 관리하고 비상발전기를 점검하는 일을 하게 된다. 기술을 익히고 싶어 선택한 길인 만큼 목표도 뚜렷하다. 기술 분야의 명장. 권 군은 “일찍 일을 시작한 만큼 전기 분야의 최연소 기능장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4년 빠른 사회생활, 유학·창업도 하고파”미림여자정보과학고를 6일 졸업한 김행선 양(19)은 면접을 거쳐 5월쯤 삼성SDS에 입사할 예정이다.김 양은 2학년 때부터 삼성SDS sGen 멤버십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스마트폰 앱을 만드는 실습을 거치면서 실력과 성실성을 인정받았다. sGen 멤버십은 주로 대학생이 참여하는 실습 프로젝트다.김 양은 중학교 시절 중간 정도였던 자신의 성적으로는 대학 진학보다 취업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원래 미술과 디자인을 좋아한다는 점, 여러 차례의 적성검사 결과를 감안해서 미림여자정보과학고의 뉴미디어디자인학과를 선택했다. 학교에서는 컴퓨터 일러스트레이션과 포토샵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공부했다. 웹 디자인이나 로고 디자인에는 꼭 필요한 컴퓨터 프로그램이었다.마이스터고 진학과 취업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 준 기회였다. 일을 하면서 유학과 창업 같은 미래를 그려 보고 싶어 한다.김 양은 “다른 친구보다 빨리 직장 생활에 뛰어들어 미래를 더 다양하게 그릴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열심히 일하면서 학점은행제를 통해 대학 공부를 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고졸 한계 넘어 회사에서 성장할래요”강승현 군(19)은 전남 목포에서 중학교를 마쳤지만 고등학교는 경기 평택기계공업고를 골랐다. 자동차·기계 분야의 마이스터고다.강 군의 아버지는 평생을 굴착기 불도저 같은 중장비를 정비하며 살았다. 지금도 파라과이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아들이 진학 문제로 고민하자 “기술을 배워 보라”라고 조언했다.자신만의 기술을 가지는 것도 좋겠다고 강 군은 결심했다. 고향을 떠나 평택기계공고의 자동차기계과에 진학하면서 기숙사 생활을 했다. 지금까지 컴퓨터응용선반기능사 컴퓨터응용밀링기능사 전산응용기계제도기능사 등 다양한 자격증을 땄다.이를 바탕으로 강 군은 지난해 말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기계분야 사원으로 입사했다. 그러고는 세종시 근무를 자원해 세종본부로 배치받았다. 이왕이면 새롭게 만들어지는 도시에서 일을 배워 보고 싶었다.강 군은 지금 일하는 직장이 좋다. 고졸과 기술직이라는 한계를 넘어 회사 안에서 역할을 키워 가고 싶다면서 포부를 밝혔다.“앞으로는 외국어와 경영학처럼 고등학교에서 깊이 공부하지 못한 내용을 배우면서 회사에서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김도형·박창규 기자 dodo@donga.com▼ 마이스터고 첫 졸업생 ‘화려한 성적표’ ▼마이스터고는 현 정부의 중점 국정과제였다.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현장에 빨리 뿌리내렸다. 2008년 10월에 선정한 9곳, 2009년 2월에 선정한 12곳이 2010년 3월 동시에 문을 열었다.1기 졸업생의 취업 실적은 화려하다.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졸업 예정자 3375명 가운데 92.2%(3111명)가 취업을 확정 지었다. 특성화고(49.4%)나 종합고 전문반(28.8%)보다 훨씬 높다.기업 유형별로 보면 △대기업 26.9% △중견기업 12.1% △중소기업 45.2% △공기업 15.8%이다. 마이스터고 출신 10명 중 4명이 서울 상위권대 출신도 쉽지 않은 대기업과 공기업에 합격했다는 말이다.처음부터 대기업이나 공기업과 산학협약을 맺은 고교의 실적은 더 좋다. 한국전력공사와 협력 관계인 서울 수도전기공고는 공기업 취업률이 55.1%나 된다. 현대나 LG와 협업하는 울산마이스터고, 경북 구미전자공고는 대기업 취업률이 각각 75.5%, 50.9%다.이 가운데 수도전기공고와 울산마이스터고는 전체 취업률이 100%를 기록했다. 우수인력이 잘 모이지 않아 국내 산업구조에서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던 중견 또는 중소기업에 마이스터고 인재가 많이 진출하는 점도 긍정적이다.정부는 2010년에 3곳, 2011년에 9곳, 2012년에 2곳 등 마이스터고 14곳을 추가로 지정했다. 이 중 7곳은 내년에 첫 졸업생이 나온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