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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혼술(혼자 술 마시기)을 하는 이유는, 힘든 날 진심으로 이해해 줄 사람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tvN 드라마 ‘혼술남녀’에서) 지구란 별은 인구가 73억 명이 넘는다. 하나 이토록 바글바글해도 이 행성 토착민들은 쓸쓸해 보인다. 홀로 밥 먹고, 외로이 술 마시고. 한국도 마찬가지. 지난달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는 520만 가구가 넘어 전체의 27.2%. 1990년보다 5배가 늘어났다. 》 근데 ‘홀로 된다는 것이’ 말처럼 간단치 않다. 최근 ‘혼밥(하기 좋은) 식당’ 소개 글이 쏟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다. 심지어 공력을 가늠하는 ‘혼밥 레벨 테스트’까지 나왔다. 1∼10단계가 있는데 편의점, 패스트푸드는 초보 수준이란다. 요원들이 상위 레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혼밥 하수인 에이전트2(정양환)가 패밀리레스토랑과 점심 때 줄서는 맛집에, 중수 이상인 에이전트41(김배중)이 고깃집과 뷔페를 체험했다. 혼밥에는 어떤 미학과 고충이 담겨 있을까.○ “여성 가득한 승강기에 홀로 탄 기분” 먼저 에이전트2가 레벨7 ‘맛집 혼밥’에 나섰다. 장소는 서울 중구 유명 냉면집. 낮 12시 언저리라 대기 줄이 길다. 잠시 머뭇거리다 맘을 다잡았다. 의외로 줄 서고 자리 앉는 건 쉬웠다. 딱히 신경 쓰는 이도 없다. “몇 명이세요?” 물을 때 “1명요”에서 목소리가 작아졌을 뿐. 주문 뒤에도 휴대전화만 들여다보면 된다. 현대문명에 경의를. 후딱 ‘미션 클리어’ 해야지. 사건은 한창 젓가락질하는 와중에 발생했다. “손님, 합석 되죠?”에 답할 겨를도 없이, 여성 2명이 맞은편에 앉았다. 앞자리 남정네가 ‘윌슨’(MBC ‘나 혼자 산다’ 곰 인형)으로 보이나. 온갖 수다를 쏟아냈다. 난 냉면 먹으며 왜 립밤 구입 요령을 배워야 하나. 다음 날, 레벨8 패밀리레스토랑. 역시 점심때라 바글바글. 한 번 해봤다고 성큼성큼 들어섰다. 설마 여긴 합석은 없겠지. 헉, 근데 90% 이상 여성 고객. 이성만 잔뜩 탄 엘리베이터에 발을 내딛는 느낌이랄까. 흘깃흘깃 쳐다본다는 착각마저 들었다. 매력도 있다. 요리에 집중하기 좋았다. 브로콜리가 꼼꼼히 씹으면 이런 식감이구나. 육질도 입에 착착 감겼다. 후배에게 온 업무 문자도 반가웠다. 바쁜 짬을 쪼개 여유를 즐기는 문화인. 살짝 우쭐해졌다. 긴장을 놓친 탓일까. 디저트를 기다리며 웹툰을 보다 ‘킥’ 웃음이 터졌다. 아뿔싸. 0.1초 찰나 모여든 눈빛. 땀방울이 피처럼 흘러내렸다. 순간 방심에 치명적인 내상을. 앞으로 혼밥 때 개그 만화는 금기.○ “천하에 홀로 위대(胃大)하리니” 레벨9 뷔페에 나선 에이전트41. 평소 혼밥을 가뿐히 여긴 터라 ‘마실’ 나가는 기분. 일부러 유동인구 많은 홍익대 인근으로 골랐다. 아, 근데 고등학생 단체손님이 있을 줄이야. 교복에 둘러싸인 스타의 꿈을 잡채 앞에서 이루다니. 음식을 담으러 갈 때마다 자꾸 타이밍을 노리게 된다. 너무 많이 담았는지 ‘자기 검열’까지. 테이블에 남겨둔 가방도 신경 쓰인다. 메고 가면 더 이상하겠지? 40대 혼밥 고수 A 씨(자영업자)는 “화장실 등 잠시 자리 비울 때가 가장 불편하다”며 “간혹 음식을 치우기도 하니 종업원에게 말해 두는 게 상책”이라고 조언했다. 물론 중수 이상인 에이전트41은 곧 적응을 마쳤다. 커피랑 아이스크림을 가져와 ‘아포가토’도 제조해 먹었다. 그러나 목표량을 채우진 못했다. 혼밥의 다이어트 효과인가. 마지막 레벨10 고깃집 혼술. 난세지웅(亂世之雄). 이번엔 직장인 퇴근시간을 골랐다. 왁자지껄한 삼겹살 집에서 홀로 고기를 굽노라니. 돼지를 평정한 장수가 되었구나. 들락날락거리는 뷔페보다 훨씬 나았다. 3인분에 소주 1병, 밥 한 공기와 된장찌개를 해치웠다. 그러나 묘하게 ‘심리적 압박’이 밀려오는 고비가 있다. 이상하게 고기가 안 익는 불판. 1인분을 3번째 시킬 때 이모의 눈빛. 소주 한잔에 저절로 나온 ‘캬’. 그걸 다 먹고 혼자 계산하는 카운터 앞. 위대(偉大)하고자 했으나 위대(胃大)만 했던 게 아닐까. 왜 그럴까. 또 다른 고수인 30대 직장인 B 씨는 이를 ‘모호한 정체성 탓’이라 진단했다. “게임하듯 접근해서 그래요. 혼밥혼술의 핵심은 ‘자기 위안’에 있습니다. 타인의 시선에 성가시기 싫고,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고 스스로 다독거리는 거죠. 거기에 무슨 유별남이나 독특함이 필요할까요? 각자 취향 따라 사는 생활 방식일 뿐입니다.” 그래, 혼밥혼술은 무슨 유행이 아니다. 그저 하나의 일상일 뿐. 거기에 색안경을 쓰고 덤빈 요원들이 문제였다. 우리 이제 혼밥을 그냥 내버려두자. (다음 편에 계속) 정양환 기자 ray@donga.com·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40주기가 가까워지는데도 잊지 않고 기억해 줘서 고맙습니다.” 25일은 고종이 1900년 칙령으로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편입한 날을 기념하는 ‘독도의 날’. 196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독도의 법적 지위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박관숙 전 연세대 법학과 교수(1921∼1978·사진)의 서울 서대문구 집을 찾아가자 그의 아내인 방옥자 여사(92)가 방문객을 맞았다. 그는 1978년 3월 2일 고인이 별세했을 당시를 회상하며 감사를 표했다. “자기 내세우기 싫어하고 공직 자리 욕심 없이 공부만 했어요. 남편이 돌아가신 뒤 대통령께서도 손 편지를 직접 써 보내왔었지요.” 방 여사가 보여 준 액자에는 박 교수 별세 나흘 뒤 A5용지 크기의 갱지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써서 보낸 추도사가 담겨 있었다. ‘뜻밖에도 선생의 부음을 듣고 애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유족 여러분께도 하나님의 따뜻한 가호가 있기를 충심으로 비는 바입니다. 1978년 3월 6일 박정희 근조’ 생전에 저서, 논문, 기고문만 100여 편에 이른 박 교수의 독도 사랑은 남달랐다. 대한국제법학회(1953년 설립) 학회지인 ‘국제법학회논총’ 1956년 창간호에 게재한 논문 제목 또한 ‘독도의 법적 지위’였다. ‘카이로회담’, ‘1946년 연합국 최고사령부지령(SCAPIN) 제677호’ 조항 등을 근거로 그는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임을 밝혔다. 이러한 박 교수를 박 전 대통령도 애지중지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연세대에서 정법대학장, 학계에서 대학국제법학회장(1971년) 등을 맡은 외에는 공직에 안 나갔다.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교내외 강의를 통해 ‘독도는 한국 영토’임을 후학들에게 알렸고 국제법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했다. 1984년 성균관대 학생 일부는 그를 위해 독도에 세울 목적으로 ‘박관숙 교수 학덕(學德)비’를 제작했다. 그러나 이 ‘학덕비’는 30년 넘도록 울릉군청 창고에 보관 중이다.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는 독도의 특성상 ‘학덕비’ 건립 작업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6월 최초의 독도 주민으로 알려진 최종덕 씨(1925∼1987) 기념비가 독도에 세워지자 ‘박관숙 교수 학덕비’ 독도 이전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연세대 교학부총장 등을 지낸 신현윤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박 교수를 비롯해 초기 독도 연구자의 노력을 후대가 기억할 필요가 있다”라며 “유관 기관과 협의해 방법을 찾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프랑스 인류학, 민족 학문의 아버지.’ 프랑스에서는 인류학 사회학 종교사학에서 두각을 나타낸 학자로 유명하지만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인물인 마르셀 모스(1872∼1950). 그가 뜬금없이 부정청탁금지법이 예고된 뒤부터 한국에서 이름나기 시작했다. 선물이 금기시되는 상황 속에서 90여 년 전 선물(膳物)의 순기능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모스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증여론’(1925년) 속 ‘포틀래치(potlatch)’는 이를 잘 보여 주는 사례다. 포틀래치는 서북부 아메리카 등지에서 관찰되던 투쟁적 성격의 선물 교환 의식이다. 규칙은 상대에게서 받은 것보다 더 많이 주기. 그럴수록 증여자의 위신은 높아진다. 이를 통해 부의 재분배가 이뤄지고 재산 잃은 지도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 oblige·높은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실현하며 공동체의 결속을 유도한다. 그의 주장이 맞는다면 5만 원 이하로 선물을 규정하고 직무 연관성이 있는 사람끼리는 이마저도 불가능하게 한 한국의 부정청탁금지법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나쁜 제도다. 한 끗 차로 뇌물 교환일지 모를 위험을 긍정한 그의 발칙한 생각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모스에 대한 유일한 평전인 이 책은 4부 18장에 2200여 개의 주석을 달며 촘촘히 구성해 그의 생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았다. 그가 유명 사회학자인 에밀 뒤르켐(1858∼1917)의 조카라는 사실, 즉 ‘금수저’라는 사실부터 그의 성씨인 ‘모스(Mauss)’가 사실 독일어로 생쥐를 뜻하는 ‘Maus’로부터 유래했다는 헛웃음 나오는 시시콜콜한 사실까지. 하지만 학자로서 정치, 사회주의 운동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뤼마니테(인류)’지 기자로도 활동한 그의 치열한 삶의 고민을 좇다 보면 선물에 대한 그의 긍정이 단지 공상(空想)에서부터 기인한 것은 아니라는 확신도 생긴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고전작품 속 주옥같은 한 구절 한 구절에는 선현(先賢)들의 지혜와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각박한 현실을 사는 우리들이 꿈꾸지 못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소재도 무한하죠(웃음).” 올 7월 중국에서 개봉한 애니메이션 ‘대어해당(大魚海棠)’을 연출한 량쉬안(梁旋·34) 감독은 고전을 ‘보물창고’로 묘사했다. 한국국학진흥원 등 6개 기관이 ‘아시아의 이야기로 전하는 감동’을 주제로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공동 개최한 ‘2016 인문정신과 전통창작소재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한 그를 18일 만났다. “작품 속 물고기들이 사는 세계는 죽음과 환생이 반복되는 세계예요. 바다에 살던 ‘큰 물고기(大魚)’가 죽으면 우리로 치면 하늘나라인 ‘해저 깊은 곳’에서 새끼물고기로 환생해 다시 바다로 돌아오죠. 눈앞의 물질적인 이익을 좇는 현대인들에게 삶은 크게 보면 무한히 돌고 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량 감독의 작품에 영향을 끼친 건 그가 어렸을 때부터 즐겨 봤다던 중국 고전이다. 장자(莊子)의 ‘소요유(逍遙遊)’편에 나온 ‘북쪽에 아주 큰 물고기가 있는데 이름은 곤(鯤)이라 한다’는 구절에서 영감을 얻은 뒤 불교 윤회(輪廻)사상과 그만의 상상력을 더했다. 12년이라는 긴 시간을 들여 물고기로 변신해 인간 세상에 온 소녀 ‘춘’과 인간 소년 ‘곤’의 목숨을 건 진한 우정 이야기를 만들었다. 고전에 기반을 둔 이 작품의 파급력은 셌다. ‘대어해당’은 개봉 5주 만에 5억6300만 위안(약 951억 원)의 수익을 거두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제는 중국에서 스타 감독의 반열에 올랐지만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제작비를 벌기 위해 조악한 단편 애니메이션 제작부터 장래 희망이 감독인 사람들을 겨냥한 과외활동까지 안 해본 게 없다. 성공을 거뒀음에도 30대 중반으로 젊은 그는 진중한 분위기다. “지방 소수민족(좡족) 출신에 저도 대학 3학년 때까진 꿈도 없던 그저 그런 사람이었던 걸요(웃음).” 고전을 이야기하는 그의 눈에선 빛이 났다. 그는 “요괴(妖怪) 이야기인 ‘몬스터 헌트’ 등 고전 기반 작품이 중국에서 흥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며 “장자, 노자 등 공자보다 덜 알려진 중국 선현의 사상을 담아 ‘대어해당’ 속편을 지속적으로 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전에 소홀한 우리 현실을 감안할 때 그의 고전 사랑은 귀담아들을 만하다. “고전은 ‘내 집’ ‘집 밥’ 같은 거죠. 고전으로 팍팍한 현실, 그리고 지나치게 상업화된 콘텐츠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싶습니다. 하하.”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가장 좋은 선물은 돈’이라는 말이 있다. 필요하지 않은 선물을 받으면 아무리 상대의 호의라 해도 난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 돈을 주는 것일까, 아니면 봉사활동일까.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교수이자 2005년 세계 최초로 개인 간 거래(P2P) 소액대출 사이트인 ‘키바(KIVA)’를 공동 창립한 저자는 “(빈민을) 불쌍히 여기며 몇 푼 건네주려거든 일찌감치 그 생각은 잊어라”고 경고한다. 뒤에 이어지는 말은 더 낯설다. “소액을 빌려주고, 연락을 지속하며, 돈을 상환 받아라.” 일수가방 들고 다니는 ‘어깨’들이 연상될 정도인데 한술 더 떠 “그러면 결국 이전에 했던 것(자선이나 봉사)보다 더욱 많이 보살펴 주는 것”이라고 덧붙인다. 그의 이 같은 장담은 12년째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키바’의 성공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누리꾼들로부터 기부 받은 돈을 은행권에서 대출 받기 힘든 빈민들에게 이자 없이 빌려줬다. 최소 25달러 이상의 소액이지만 빈민들이 빚을 갚고 자기 일을 시작하기에 충분한 액수다. 지금까지 대출받은 사람이 세계 각지에서 220만여 명에 이르고 총 액수만 9억 달러가 넘는다. 생계유지조차 힘든 빈민들임에도 대출 상환율은 97%다. 이는 210만 명 이상이 ‘키바’로부터 대출받은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일상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는 뜻이다. 14장으로 구성된 책에는 ‘키바’가 걸어온 길과 창립자들의 인생 이야기가 맞물려 소개됐다. 어린 시절 빈민을 위해 기부하거나 직접 봉사활동에 나서도 ‘수박 겉핥기’처럼 느껴져 우울했다는 저자의 자기고백에서는 빈곤 문제 해결을 향한 남다른 애정이 느껴진다. 2004년 동아프리카 자선활동 중 만난, ‘키바’ 창립에 영감을 준 빈민들의 성공 이야기도 흥미롭다. 아프리카 우간다의 벽돌공 패트릭은 내전으로 모든 것을 잃은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진흙과 물로 벽돌을 만들었다. 벽돌을 팔아 거푸집을 샀고, 이후 성냥을 사 불을 피워 벽돌을 구웠다. 이처럼 작은 단계서부터 차근차근 품질을 개량해가며 패트릭은 가족 생계를 책임지는 작은 기업을 일구는 데 성공했다. 가난을 극복하기 위한 마음가짐으로 저자는 끊임없이 ‘기업가정신’을 강조한다. 기업가정신은 보유한 자원에 구애받지 않고 끊임없이 기회를 추구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려는 의지다. 성공한 아프리카 빈민 사업가들에게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 속성이기도 하다. 저자는 “가난은 소유한 게 없는 상태가 아니라 자신이 성장해야 하는 영역을 연마할 수 없다고 믿는 상태”라며 “(기업가정신으로) 스스로 끊임없이 다독여 재투자해야 번영할 수 있다”고 말한다. ‘키바’의 성장기가 주를 이루고 있기에 언뜻 자선단체 이야기 같다. 그럼에도 그 속에 소개된 세계 각지 ‘흙수저’들의 실제 성공담은 팍팍한 현실에서 탈출구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필요해 보인다. 저자 또한 “꿈을 보며 전진하는 데 영감을 얻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책을 썼다”고 밝혔다.김배중기자 wanted@donga.com}

5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문화창조벤처단지 내 ‘셀 스테이지’에서는 3인조 3차원(3D) 캐릭터 힙합 걸그룹 ‘고고로켓씨스타’ 쇼케이스 행사가 열렸다. 1997년 사이버 가수 ‘아담’ 이후 오랜만에 등장한 사이버 걸그룹인 데다 외계에서 왔다는 독특한 콘셉트, 유명 힙합 뮤지션 ‘리쌍’의 길과 프라이머리가 프로듀싱을 맡았다는 점 등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 걸그룹은 8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2016 서울국제뮤직페어’의 폐막 공연에서 공식 데뷔도 했다. ‘고고로켓…’의 제작사는 광고영상 전문가였던 P 씨(48)가 지난해 8월 세운 푸른고래엔터테인먼트다. 이 회사는 최근 미르재단 관련 각종 의혹에 휩싸인 CF감독 차은택 씨(47)가 문화창조융합본부장으로 재임하던 올해 1월 문화창조벤처단지에 입주했다. 사무실 임차료가 무료인 데다 마케팅, 법률 지원 등 수억 원대의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업계에서는 벤처단지 입주만으로도 큰 혜택으로 여긴다. 당시 입주 경쟁률은 13 대 1이 넘었다. 그런데 ‘고고로켓…’의 원작자가 수상하다. 차 씨가 2013년 6월 홍익대 영상대학원에서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도교수로 제출한 석사학위 논문에 나온 3D 캐릭터와 판에 박은 듯 똑같기 때문이다. 동아일보가 단독 입수한 차 씨의 석사논문 ‘가상 캐릭터를 활용한 콘텐츠 융합에 관한 연구’에 나온 3D 캐릭터 ‘나나걸스’도 외계에서 온 3인조 캐릭터다. 멤버의 이름도 ‘제시카, 소이, 래요’(나나걸스)에서 ‘제시, 소이, 래요’(고고로켓…)로 한 글자만 고쳤을 뿐이다. 외모도 판박이다. 논문 속 ‘나나걸스’의 제시카는 비대칭 은발이 포인트인 섹시 캐릭터이고, 소이는 강렬한 붉은색 머리를 가진 작고 귀여운 모습, 래요는 짧은 머리에 털털하고 남자다운 성격이 돋보이는 캐릭터로 묘사된다. 캐릭터를 구축한 뒤 ‘원 소스 멀티 유스’로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같다. 차 씨가 논문에서 밝힌 계획대로 ‘고고로켓…’은 유명 아티스트인 길과 프라이머리의 명성에 힘입어 인지도를 높인 뒤 가수들이 서는 실제 무대에도 올랐다. ‘고고로켓…’을 만든 P 씨는 2004년 차 씨와 함께 애니콜 TV광고를 함께 작업했던 지인이다. 1996년 차 씨와 전시회 작업을 통해 처음 만난 20년 지기다. 차 씨가 자신이 논문에 쓴 3D 캐릭터 걸그룹을 지인의 회사에 맡겨 자신이 본부장으로 있던 문화창조벤처단지에 입주시켜 정부 예산을 ‘셀프 지원’받아 데뷔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P 씨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프로듀싱 작업은) 아는 음악감독이 소개해줬지만 누군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차 감독은 예전에 알던 사이였지만, 벤처단지 입주에 도움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그는 차 씨의 논문에 나온 ‘나나걸스’와 ‘고고로켓…’ 캐릭터가 유사한 이유에 대해 “차 감독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김배중 wanted@donga.com·이지훈·김정은 기자 }

1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0회 인촌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은 인촌 김성수 선생의 삶과 정신을 돌아보며 수상의 기쁨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소감을 밝혔다. 교육 부문 수상자인 홍성대 상산고 이사장은 시상대에 올라 “암울했던 일제강점기 사학을 일으켜 교육에 힘쓴 인촌 선생의 큰 뜻이 담겨 있는 상을 받게 돼 사학을 경영하는 사람으로서 더없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수학의 정석’ 수익금으로 상산고를 세운 건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자는 생각이었다”며 “한국의 미래가 인재 양성에 달려 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앞으로 여생의 모든 힘을 꾸준히 인재 양성에 쏟겠다”고 말했다. 언론·문화 부문에서 수상한 김병익 문학과지성사 고문은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인촌 선생 전기를 읽으며 스스로에 대한 근본적 반성과 시대의 성찰을 했다”며 “질곡의 근대사를 우리의 역사로 만들기 위한 인촌 선생의 고뇌에 깊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인문·사회 부문에서 수상한 백완기 고려대 명예교수는 인간을 중심에 두고 행정학을 연구한 학자답게 인촌의 삶에 대한 연구로 수상 소감을 대신했다. 백 명예교수는 “인촌 선생은 평범하게 태어나 험난한 질곡 속에서 비범한 업적을 남겼다”며 “인촌의 삶 자체가 생산과 창조의 원동력으로서 우리가 소중히 간직해야 할 자산”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 부문 수상자인 염한웅 포스텍 교수는 “역대 수상자의 면면을 보니 제가 이 상에 부족하다고 느껴져 어깨가 매우 무겁다”라고 했다. 염 교수는 “한 가지 연구에 매진한 것을 좋게 평가해주신 것 같은데 제 연구는 함께 일한 연구원들과 학생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과학에 대한 열정 덕”이라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축사에서 “인촌 선생이 평생 추구해 온 신의일관(信義一貫) 공선사후(公先私後) 정신은 오늘의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3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인촌상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권위 있고, 가장 명예로운 상으로 자리 잡았다”며 “인촌상은 이 나라의 책임 있는 여러 분들이 많은 것을 새롭게 다짐하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세계적 소프라노 신영옥 씨와 소리꾼 장사익 씨, 현악 앙상블 ‘조이 오브 스트링스’가 축하 공연을 했고 바리톤 공병우 씨가 축가를 불렀다. 조종엽 jjj@donga.com·김배중 기자● 주요 참석자 명단 ▽정·관·법조계=김수한 김형오 박희태 강창희 정의화 전 국회의장, 고건 이홍구 김황식 전 국무총리(이하 가나다순) 김백준 전 대통령총무기획관, 김성길 변호사,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김용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남경필 경기도지사,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장, 손양 변호사, 송정호 전 법무부 장관, 양기대 광명시장, 유성용 국토교통부 수자원정책국장,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 이동관 전 대통령홍보수석, 이재환 대한민국헌정회 사무총장,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진강 대법원 양형위원장, 임휘윤 전 부산고검장, 장다사로 전 대통령총무기획관, 장성원 전 국회의원,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조강환 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조완규 전 교육부 장관,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경환 국민의당 의원,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 ▽학계·교육계=강광영 상산장학재단 이사장, 강명호 포스텍 교수, 강상진 연세대 교수, 강신택 서울대 명예교수, 강신표 고려대 연구교수, 고정자 한성대 명예교수, 고학용 상산학원 감사, 김경동 KAIST 초빙교수, 김광규 한양대 명예교수, 김규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장, 김규태 고려대 정보전산처장, 김동기 대한민국학술원 부회장, 김동원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장, 김두철 기초과학연구원장, 김문석 과천여고 교사, 김병완 고대부고 교감, 김병윤 KAIST 교수, 김병철 전 고려대 총장,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김성기 전남대 명예교수, 김성기 상산학원 이사, 김수원 고려대 연구부총장, 김승환 한국물리학회장, 김영석 전 우석대 총장, 김예란 광운대 교수, 김예림 연세대 교수, 김종필 중앙고 교장, 김주연 숙명여대 명예교수, 김중순 고려사이버대 총장, 김충식 가천대 대외부총장, 김태환 포스텍 교수, 김흔 전 중앙고 행정실장, 나승일 서울대 교수, 나홍석 고려사이버대 융합정보대학원장, 남시욱 세종대 석좌교수, 마동훈 고려대 미래전략실장, 박길성 고려대 대학원장, 박명식 고려중앙학원 상임이사, 박삼옥 상산고 교장, 박영희 건국대 명예교수, 서우석 서울대 명예교수,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선정규 고려대 세종부총장, 송민 전 국민대 교수, 송상용 한림대 명예교수, 신수정 서울대 명예교수, 신철순 상산학원 이사, 신현석 고려대 교수, 심재철 고려대 언론대학원장, 심정섭 서울여대 명예교수, 안이실 영광학원 이사장, 안종렬 성균관대 교수, 양재룡 우송대 교수, 엄규백 전 양정고 교장, 염재호 고려대 총장, 오생근 서울대 명예교수, 우찬제 서강대 교수, 유병현 고려대 대외협력처장, 유영익 연세대 석좌교수, 육정수 배재대 초빙교수, 윤병길 고대부고 교장, 윤재풍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 이와오 마쓰다 도쿄대 부교수, 이용균 중앙고 교감, 이정화 한국기초과학연구원 행정지원팀장, 이주현 고대부중 교장, 이태수 서울대 명예교수,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 이홍우 상명대 석좌교수, 임도선 고려대 연구처장, 임형택 성균관대 명예교수, 임희섭 고려대 명예교수, 장승문 중앙중 교장, 전창후 서울대 교수, 정재서 이화여대 교수, 정진곤 민족사관고 교장,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 정현종 연세대 명예교수, 정혜영 한양대 명예교수, 조광 고려대 명예교수, 조용기 우암학원장, 조장옥 서강대 교수, 진영선 고려대 명예교수, 최용석 중앙중 교감, 최원훈 연세대 교수, 한금선 고려대 간호대학장, 한상복 서울대 명예교수, 허도영 고대부중 교감, 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 홍정선 인하대 교수, 황동규 서울대 명예교수, 황정남 연세대 명예교수 ▽경제계=권영민 전 태영건설 상무, 권이상 전 경방 감사, 권재룡 은성프린터 대표, 김선휘 삼양염업사 고문, 김영 코나딥코리아 대표, 김용배 전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김재억 삼양홀딩스 고문, 김정식 대덕전자 회장, 김학련 전 대한통운 노조위원장, 김학진 금강 회장, 김한 JB금융지주 회장, 노한성 전 파라다이스 감사, 박영진 세무법인 비전 회장, 서정호 앰배서더호텔그룹 회장, 신평재 전 교보증권 회장, 안병모 유창건축사무소 사장, 양희주 미래고시텔 대표, 오윤택 회계법인 바른 대표, 유원 LG그룹 전무, 이병연 세화애드컴 대표,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이중홍 경방 고문, 장기옥 삼우알앤디 회장, 홍성훈 삼양홀딩스 감사,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언론·출판·문화·체육계=고승철 나남출판 대표, 공정임 인촌장학생동문, 권순호 호암재단 상무, 권영빈 한국고전번역원 이사장, 금동화 인촌기념회 이사, 김광희 전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김기경 한국오리엔티어링연맹 명예회장, 김녕만 월간사진예술 고문, 김달수 울산김씨대종회장, 김만준 목사, 김명수 서울미디어그룹 회장, 김병건 동아꿈나무재단 이사장, 김병휘 인촌기념회 이사, 김복수 전 동아일보 관리국 부국장, 김상준 울산김씨대종회 상근부회장, 김성수 울산김씨대종회 서울지역종친회장, 김언호 한길사 대표,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김원일 소설가, 김유리 인촌장학생동문, 김은 인촌기념회 이사, 김일수 전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 김정일 전 동아애드넷 대표, 김정태 동아꿈나무재단 이사, 김종태 평화의 마을 대표, 김주영 소설가, 김준하 전 대한언론인회 이사, 김지하 시인,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김태선 전 동아일보 이사, 김학준 전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김형영 시인, 문명호 대한언론인회 주필, 문재완 아리랑국제방송 사장, 박기정 전 한국언론재단 이사장, 박명진 한국문화예술위원장, 박오학 전 동아일보 전무, 박진오 동아일보 감사, 박충서 동아꿈나무재단 이사, 백석기 아시아투데이 사장, 손인웅 목사, 신성일 영화배우, 신용묵 소비자정책연구소 전문위원, 양철화 전 동아일보 관리국장, 오명 전 동아일보 회장, 오세정 인촌장학생동문, 이규민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이기웅 도서출판 열화당 대표, 이대훈 전 동아일보 이사, 이두환 전 동아일보 출판영업국장, 이병규 한국신문협회장, 이연택 대한체육회 명예회장, 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장, 이홍훈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위원장,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장사익 소리꾼, 전병석 문예출판사 대표, 전용호 한국어문언론인협회 부회장, 정준기 전 동아일보 광고국장, 조도현 인촌장학생동문, 조창화 전 대한언론인회장, 조천용 동우회 이사, 주일우 문학과지성사 대표, 최규철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고문, 최덕 인촌기념회 감사, 최맹호 인촌기념회 감사, 최명우 안전신문 주필, 한종우 성곡언론문화재단 이사장, 허승호 한국신문협회 사무총장, 현재천 인촌기념회 이사, 홍상욱 성지출판 대표, 홍성훈 동아꿈나무재단 이사}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춘 조선시대 카펫 ‘조선철(朝鮮綴)’이 돌아왔다. 서울 강남구 경기여고 경운박물관은 6일부터 특별전 ‘조선철을 아시나요’를 열고 있다. ‘조선철’이란 명칭은 일본 교토에서 쓰이는 말이다. 일본 3대 축제 중 하나인 교토 기온마쓰리 때 조선철을 가마 방석 등으로 활용했기 때문. 이번 전시는 기온 축제 고문인 요시다 고지로(吉田孝次郞) 씨의 소장품 36점을 선보이는 것이다. 이들 조선철은 조선통신사가 전달한 것으로 추정되는 18∼19세기 작품들로 ‘오학병화도’(사진) ‘사자국당초도’ 등 섬세한 수놓기와 화려한 문양이 돋보인다. 왕족과 귀족의 가마 방석이나 걸개용으로 쓰인 조선철은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계담(계담·털로 짠 담요)’ 등으로 불렸다. 삼국사기 및 고려시대 ‘삼도부(三都賦)’에도 기록이 전해지는 이 카펫은 조선시대에 사치품으로 분류돼 사용이 제한됐고 온돌 보급 등으로 수요가 줄며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에는 한국자수박물관에 방장(房帳·방문이나 창문을 두르는 휘장)으로 사용하던 2점이 있다. 내년 2월 28일까지. 02-3463-1336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사회학자이면서 고대 한일관계사 연구에 매진해온 최재석 고려대 명예교수(사진)가 9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0세. 경북 경산 출신인 고인은 고려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중앙대와 고려대에서 후학을 육성했다. 초기에는 전공 분야인 한국가족제도사, 한국사회사 연구에 천착했다. 조선시대 분재기(分財記·재산 상속문서)를 통해 17세기 중반까지 아들딸이 똑같이 상속을 받았다는 논문 ‘조선시대의 상속제에 관한 연구’는 큰 업적으로 꼽힌다. 1985년 논문 ‘삼국사기 초기 기록은 과연 조작된 것인가’를 발표해 당시 고대사학계의 삼국사기 초기 기록 불신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등 고대 한일관계사 연구에도 힘썼다. 한국사회학회장, 한국농촌사회학회장을 지냈고 ‘한국가족제도사 연구’ ‘일본고대사의 진실’ ‘고대 한일관계와 일본서기’ 등의 저서를 남겼다. 한국사회학회학술상, 3·1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은 부인 이춘계 동국대 명예교수가 있다. 빈소는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31-787-1501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덕후+커밍아웃덕밍아웃 시대가 왔다!#덕후일본어 '오타쿠(オタク)' 를 한국 식으로 발음한 인터넷 신조어 '오덕후'를 줄인 말이죠.#애니메이션, 피규어, 아이돌, 화장품, 치킨, 인형, 머그컵, 옷, 드론… 덕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과 물건에 아낌없이 돈을 쓰며 소비 주도 신(新)세력으로 떠올랐는데요.#특히 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당 물품에 대한 자신의 의견과 소감을 널리 전파합니다.이들의 구매력과 영향력이 입증되면서 기업들도 덕후들을 붙잡기 위해 노력 중이죠. #이에 한때 '사회성이 부족하고 이해할 수 없는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사는 사람'이미지가 강했던 이들은 '특정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전문가' '독특한 취향을 지닌 멋있는 존재'로 탈바꿈 했습니다.화성인에서 고수, 능력자 등 성공의 아이콘으로 변모한 거죠. #어머, 이건 사야 해!저는 코덕(코스메틱 덕후)이에요. 꼭 필요하지 않더라도 좋아하는 색깔, 질감을 보유한 제품은 꼭 사죠.-대학원생 정미진 씨(29)#대중매체도 이런 변화를 발빠르게 반영하고 있는데요.올해 초 인기를 끈 드라마 '응답하라 1988'속 김정봉(안재홍)은 '성공한 덕후'입니다.게임, 영화 감상, 우표 수집 등 자잘한 일이지만 뛰어난 몰입 능력을 보여준 그는 결국 요리에 몰입해 요리 연구가로 큰 성공을 거두죠.#덕후를 불러 얘기를 나누는 예능 프로그램도 등장했죠.MBC '능력자들'은 각 분야의 덕후를 초청해 이들에게 '덕력'(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마음껏 뽐낼 기회를 줍니다.#덕후'이력은 극심한 취업난에서도 좋은 스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천편일률적인 토익 900점 이상과 높은 학점 대신 '덕질=일에 대한 열정'을 중요하게 보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죠.#급기야 '덕력 우대'공고도 등장했습니다.웹툰 플랫폼 기업 레진코믹스는 최근 신입사원 채용 공고에 "외국어 능력보다 자전거, 레고, 다트 던지기, 식도락 등의 덕력을 우대한다"고 밝혀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앞으로도 기업들의 덕후 마케팅은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덕후들은 자신의 취향과 취미에 대해 아낌없이 지출하는 극단적 가치 소비자입니다. 경기 불황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죠. 앞으로도 덕후 대상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겁니다."-최근 2년 간 덕후 관련 게시물 9700만 건을 분석한 SK 플래닛 관계자#"개개인의 취향과 취미생활을 존중하며 이들을 전문가로 대접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더 많은 덕후가 더 자주, 더 많이 세상으로 나올 것"-오타쿠 관련 논문을 발표해온 조홍미 경성대 일어일문학과 교수원본 / 김배중 기자기획·제작 / 하정민 기자·장대진 인턴}

1923년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은 ‘1조’ 단위가 찍힌 마르크 주화(鑄貨)를 발행했다. 지금껏 인류가 만든 주화 역사상 최고 단위다. 하지만 1조 마르크로 당시 독일에서 살 수 있던 건 고작 감자 1자루였다. 하이퍼인플레이션, 통상적으로 알려진 독일에서 촉발된 2차 세계대전의 원인이다. 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독일에 연합국이 과도한 전쟁배상금을 강요해 독일 국내에서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았다. 독일 나치당은 피폐해진 독일인의 마음을 움직여 이들을 전쟁의 광기로 이끌었다. 유대인 출신으로 평생을 나치시대 독일, 2차 세계대전을 연구해 온 역사학자인 저자는 통념과는 다른 목소리를 낸다. 그는 2차 세계대전의 이유는 미국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주창하고 연합국이 선택한 민족자결주의 원칙 탓이라고 주장한다. 민족자결주의로 1차대전 후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등이 잘게 갈라지고 중동부 유럽은 약소국 집합이 됐다. 독일은 그대로 유지돼 기존 세력을 유지했지만 독일을 견제할 세력은 사라진 셈이다. 저자에 따르면 하이퍼인플레이션은 배상금 지급 능력이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독일의 자발적 선택이다. 자국 통화의 가치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전쟁배상금 지급을 대부분 거부했다. 그나마 일부는 외국에 빚을 져 지급했지만 1930년대 후부터 그 빚도 갚지 않았다. 이처럼 저자는 사실과 다르게 알려져 온 부분들을 바로잡으려 한다. 2차대전 당시 강한 유대의 동맹 관계를 맺은 일본, 독일이 실상 서로를 잘 몰랐다는 내용도 흥미롭다. 독일은 일본의 전력이 생각보다 약했다는 사실을, 일본은 독일이 심각한 인종 편견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저자는 2800여 개의 미주를 달았다. 3권에 걸쳐 17장으로 구성된 책 속에 출처를 밝힌 ‘근거 있는’ 이야기가 빽빽이 담겨 있다. 기존 통념과 다른 새로운 내용들이 가십처럼 읽히지 않는 이유다.김배중기자 wanted@donga.com}

“저 알고 보면 ‘○○덕후’예요.” 연예인도 일반인도 다른 사람 앞에서 너나없이 당당히 ‘덕밍아웃’을 하는 시대다. 스스로 ‘덕후’임을 밝힌다는 뜻을 가진 덕밍아웃은 어느덧 자기PR 전략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덕후를 바라보는 시각도 바뀌어 “쟤 덕후”에서 “저 덕후” 하기에 이르렀다.‘화성인’에서 ‘고수’ ‘능력자’ ‘성공의 아이콘’으로 2010년 초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덕후 이진규 씨가 덕후로는 처음 TV에 등장했다. 그는 캐릭터가 그려진 베개를 ‘데리고’ 다정하게 밥을 먹고 놀이동산에 가는 요상 망측한 일상을 보여줬다. 진행자인 이경규는 “만화 속 캐릭터를 진짜 여자친구라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했고 이 씨는 덤덤히 “(캐릭터를 보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흥분된다”고 답했다. 방송이 나간 뒤 온라인에서 누리꾼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과 함께 ‘오덕후보다 두 배 심각하다’는 뜻으로 ‘십덕후’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하지만 최근엔 별나더라도 자기 분야에 몰입하는 덕후의 모습을 순수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대세가 되고 있다. 취미 없이 ‘미생’처럼 살아가는 일반인이 특정 분야에 전문가 뺨치는 지식을 갖게 된 이들을 동경하기 시작한 것. 남자들의 취미를 찾아주겠다는 취지로 제작된 케이블TV 채널 XTM의 ‘겟 잇 기어’에서는 건담 플라모델, 무선조종(RC)자동차 등의 수집과 지식 쌓기에 매진해 온 덕후들이 ‘장비 고수’로 등장해 대중에게 생소한 분야에 대해 전문 지식을 곁들여 설명하며 덕후의 세계로 인도했다. 덕후를 불러 얘기를 나누는 MBC 예능 프로그램의 이름은 ‘능력자들’. 방송에 나온 각 분야의 덕후들은 자신들의 ‘덕력’(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마음껏 뽐내며 덕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멋진 능력의 소유자로 뒤바꿨다. 드라마 속 덕후는 ‘성공의 아이콘’처럼 묘사됐다. 올 초 인기를 끈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속 김정봉(안재홍)은 ‘성공한 덕후’다. 게임, 영화 감상, 우표 수집 등 자잘한 일이지만 몰입 능력만큼은 뛰어났던 그는 결국 요리에 몰입해 요리연구가로 큰 성공을 거둔다. SBS 드라마 ‘닥터스’ 속 의사인 정윤도(윤균상)는 재벌 2세다. 하지만 집안 배경과 별개로 그는 철두철미함으로 자신의 능력을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캐릭터다. 그의 성격은 연구실 창가에 줄지어 놓여 있는 건담 플라모델이 암시하고 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순수하면서도 불같이 몰입하는 등 덕후의 이미지는 캐릭터를 보다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보이게 해준다”고 말했다.토익 900 이상? 이젠 ‘덕후’가 더 좋은 스펙 과거에 연예인 혹은 연예인 지망생들이 ‘진솔함’을 어필할 때 우선 떠올렸던 것은 눈물겨운 가족사 고백이다. 가수를 뽑는 한 오디션 프로의 경우 출연자들이 제각각 눈물샘을 자극하는 사연을 뽑아내자 누리꾼은 ‘노래는 없고 사연만 넘치는 오디션’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가족사보단 ‘덕밍아웃’이 더 파장이 크다. 2014년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배우 심형탁은 일본 만화 ‘도라에몽’ 덕후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를 계기로 데뷔 20년 가까운 심형탁은 비로소 여러 프로그램에서 러브콜을 받는 인기 연예인이 됐다. 순수하면서도 독특한 개성을 인정받아 ‘뇌순남’(뇌가 순수한 남자) 캐릭터로 대중에게 각인된 것이다. 그는 덕밍아웃 이후 ‘극장판 도라에몽’의 한국어 더빙을 맡기도 했다. 심형탁 이후 연예인이 방송에서 스스로를 ‘○○덕후’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대중에게 자신을 각인시키기거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좋은 수단이 됐다. “대학 시절 동안 한 게 ‘덕질’(깊게 몰입) 경험밖에 없어서 이력서에 그 경험을 담았는데, 저 취업했어요(웃음).”(신입사원 서모 씨) 취업시장에서도 ‘덕후’ 이력은 하나의 스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토익 900점 이상 기본, 각종 인턴 경력, 높은 학점을 과거보다 높게 쳐주지 않는 대신 ‘덕질=일에 대한 열정’을 중요하게 보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 웹툰 플랫폼 기업인 ‘레진코믹스’는 채용 공고에 아예 ‘업무 외에 무언가에 심각하게 빠져 있는 분(자전거, 레고, 다트 던지기, 식도락 등 온갖 종류의 덕질)’이라는 문구를 넣고 외국어 능력보다 더 우대한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한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업무 능력과 결부시키기 힘든 외형적인 스펙보다 자기 주도적으로 몰입해 결과를 내본 적이 있는 사람들의 값진 ‘경험’을 점차 중요시하는 추세”라고 말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골방에서 세상으로 나온 덕후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덕력’을 선보이며 취미가 같은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한다. 때로는 덕후끼리 뜻을 모아 결집된 힘을 선보인다. ‘학위 없는 전문가’로도 불리는 덕후들은 ‘학위소지 전문가’처럼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저술활동에 힘을 쏟기도 한다. 공연계에서 뮤지컬 덕후를 지칭하는 ‘뮤덕’의 활동은 공연 관계자들이 촉각을 기울여야 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 이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연극 뮤지컬 갤러리’는 공연 제작사의 주요 모니터링 매체로 자리매김했다. 새로운 공연이 공개될 때마다 뮤덕들은 커뮤니티에 공연 관련 정보, 의견 등을 올리며 공유한다. 이들의 힘은 제작사의 캐스팅까지 좌우한다. 올여름 뮤지컬 ‘모차르트!’에 가수 이수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뮤덕들이 들고 일어났다. 과거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었기 때문. 이들은 하차 서명운동과 캐스팅 반대 광고 모금운동을 주도했다. 한 뮤덕은 모금운동에 거금을 낸 인증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결국 제작사는 뮤덕의 요구대로 배우 캐스팅을 취소했다. 최근 젊은이들에게 유행하는 탈출카페는 갇힌 방에서 제한된 시간 내에 여러 개의 퀴즈를 풀어 방을 탈출하는 일종의 추리 게임. 이 탈출카페의 퀴즈를 만들거나 감수하는 데 추리 덕후 모임인 ‘RS추리동호회’가 큰 역할을 한다. 이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공유한 정보 데이터는 퀴즈를 만들고 테마를 구성하는 데 쏠쏠히 활용된다. 덕후들이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책을 쓰는 일도 점차 흔해지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된 버스에 대한 수많은 자료와 지식을 바탕으로 방송 등에서 ‘버스 덕후’로 인정받은 이종원 씨(20)는 100년 가까운 한국 버스의 역사와 정보를 담은 책 ‘버스대백과사전’(가제)을 내년에 발간할 예정이다. 추리콘텐츠 컨설팅을 하는 ‘RS PROJECT’의 노영욱 대표(27)도 일본 서적 일색인 추리지식 책 시장을 겨냥해 한국형 추리 지식서를 쓰고 있다. 이 씨는 “수익을 위해서라기보다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발자취를 남기자는 차원에서 (서적을) 기획했다”고 말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뇌경색으로 쓰러져 시한부 선고를 받았어요. 경기 양평군에 묫자리 알아보고 ‘고(故) 윤무부’라고 새긴 묘비도 만들었죠. 다시 태어나 10년 더 살고 있네요(웃음).” ‘새 박사’라는 친근한 이미지로 과거 TV 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며 인기를 얻던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75). 2006년 겨울 그는 두루미를 보러 강원 철원군에 갔다가 뇌경색으로 쓰러져 전신마비가 왔다. 한동안 그가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유다.》 20일 서울 동대문구 한천로 자택에서 만난 그는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이라고 보이지 않을 만큼 유쾌했다. 10년이 지났지만 달걀을 쥔 모양으로 움직이지 않는 오른손과 역시 불편한 오른다리가 후유증의 심각성을 짐작하게 할 뿐이다. “‘그분(새)’ 다시 보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재활했어요. 지방에 가야 하니 왼 손발로 운전하는 상상훈련 2년, 왼손 젓가락질로 하루 콩 100개씩 옮기는 훈련 3년…. 새로 DSLR 카메라도 장만해 ‘내가 저 카메라 들고 새를 담아야지’ 하는 마음도 먹고요. 하하.” 오른손잡이이던 그는 이제 왼 손발 사용이 익숙하다. 왼발로 개조도 안 된 차의 페달을 밟고, 왼손으로 핸들을 잡으며 요즘도 방방곡곡 새를 보러 다닌다. 요즘도 꾸준히 재활한다는 그는 “2년 전부터 모기가 오른손을 물면 가려움이 느껴질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고 했다. 평생 새만 보며 살아온 그의 모습은 시쳇말로 ‘성공한 덕후’다. 부인과 둘이 사는 그의 자택은 새 박물관이나 다름없다. 방 한 칸에는 수리부엉이와 제비 등 300여 종의 모습을 담은 60분짜리 6mm 테이프 300여 개, 새 소리만 담은 미니 CD 또한 수백 개가 있다. 30년 넘게 전국을 누비며 수집한 자료에는 테이프마다 번호가 붙어 있고 별도 수첩에는 상세한 정보가 적혀 있다. ‘No.49 1559 뿔논병아리 알 품기 시화호.’ 이는 49번 테이프 15분 59초부터 시화호에서 촬영한 뿔논병아리의 알 품는 모습이 나온다는 뜻이다. 새 모습을 생생히 담기 위한 DSLR 카메라 수십 대, 새소리 수집 장치, 관찰용 쌍안경과 망원경 등 수를 헤아리기 힘든 장비들이 그의 손이 닿을 만한 곳곳에 있다. 새 박사는 또 다른 새 박사도 길렀다. 아들인 윤종민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수석연구원(42)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와 현장을 다니며 새를 보고 자라온 ‘새 네이티브’다. 그가 속한 연구진은 지난달 세계 최초로 포식자가 새 둥지에 미치는 영향을 밝혔는데 연구 결과가 세계적 과학학술지인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렸다. “(아들이) 저한테 새 이야기를 듣던 게 엊그제 같아요. 그런데 추석 때 아들하고 충남 당진으로 위치 추적 장치를 단 황새를 보러 가서 제가 새 이야기를 듣고 있었네요. 뿌듯하죠(웃음).” 새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이룬 그의 남은 소원은 뭘까. “새 인터넷 박물관과 남북통일”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인터넷 박물관은 사이트에서 제비 사진을 클릭하면 그가 수집한 영상, 울음소리, 서식지 정보 등 제비에 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게 하는 식이다. “독수리가 북한에서는 ‘번대수리’라 불려요. 괭이갈매기는 ‘검은꼬리갈매기’고요. 남북한에서 200여 종의 새를 각기 다르게 부르고 있어요. 통일이 돼야 새 이름도 통일될 텐데….” 새에 살고 새에 죽을 뻔했던, 새 박사다운 대답이었다. :: 윤무부 명예교수가 권하는 새와 ‘젠틀’하게 만나기 :: ―쌍안경·망원경은 필수. 새는 거리를 두고 봐야 ‘리얼리티’가 나온다.―마주치면 ‘얼음’. 새의 기지개켜기는 도망갈 준비. 경계심 풀 때까지 기다린다.―라이트·플래시는 OFF. 강한 빛에 놀란 엄마 새는 둥지도 포기한다.―소란은 금물. 새의 청력은 사람의 200배 수준. 낮말은 새가 듣는다는 말이 괜한 게 아니다. 김배중기자 wanted@donga.com}

“‘청규박물지(淸閨博物誌·사진)’는 새로운 여성 지식인의 탄생을 알린 신호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에서 열린 한국여성사학회 월례발표회에서 박영민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가 조선 후기 여성 실학자로 불린 빙허각 이씨(憑虛閣 李氏·1759∼1824)의 ‘청규박물지’를 학술적으로 처음 조명했다. 박 교수는 이날 논문 ‘빙허각 이씨의 청규박물지 저술과 새로운 여성 지식인의 탄생’을 발표했다. 2004년 발견된 유일본인 일본 도쿄(東京)대 오구라(小倉)문고 소장 필사본을 분석한 것. 박 교수는 빙허각 이씨의 청규박물지 저술로 당시 여성들이 남성의 전유물이던 지식을 단순 공유한 수준을 넘어 지식 생산의 주체로 떠올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성 살림·실용지식 기술(1∼2권)에서 남성의 전유물이던 천문, 지리, 격물 등의 영역(3∼4권)으로 확대된 점 △한자를 못 읽던 여성을 배려해 한글로 기술된 지식서라는 점 △기존 지식 소개에 그치지 않고 ‘신증(新增·새로 찾아냄)’이 더해진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청규박물지’가 저술된 후 여러 버전으로 필사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박 교수는 필사본 속 최초 작성된 서문(序文), 시동생인 실학자 서유구(1764∼1845)가 빙허각 이씨가 사망한 1824년에 작성한 묘지명에서 언급한 청규박물지, 황해도에서 발견된 달성 서씨가(家) 소장본 설명 내용(본보 1939년 1월 31일자 보도) 등을 비교했다. 그 결과 책의 내용은 유사하지만 권수 구성 등이 2∼5권으로 다르다는 점을 밝혔다. 4권으로 구성된 오구라문고 소장본에는 3권을 1권으로 순서를 바꾸려던 흔적과 독자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독후기도 있다. 남성으로 보이는 한 독자는 각종 지식이 한글로 기술돼 여성들에게도 널리 읽힐 것을 우려하는 내용을 남겼다. 박 교수는 “청규박물지가 수차례 필사돼 읽혔고 이를 보는 독자의 태도도 다양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809년 빙허각 이씨에 의해 쓰인 것으로 알려진 ‘청규박물지’는 1939년 황해도에서 처음 실물이 확인됐다. 일제강점기, 6·25전쟁을 거쳐 사라졌다가 2004년 도쿄대에서 필사본이 발견됐다. 하지만 1939년 발견 후 빙허각 이씨가 저술했던 실생활 지식을 담은 ‘규합총서(閨閤叢書)’와 함께 단순 기록수집서로 취급돼 2004년 재발견 뒤에도 최근까지 연구가 없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내년이면 제 나이 일흔입니다. 죽기 전 지금까지 모아온 화석을 고국에 맡겨 기여하고 싶었습니다.” 재일교포 3세인 박희원 일본 나가노(長野) 현 고생물학박물관 관장(69)이 20년 넘게 시베리아를 돌며 직접 발굴한 신생대 포유동물 화석표본 1300여 점을 국내에 기증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7일 박 관장이 지난해 6월 기증한, 시베리아 동토층에서 발굴한 털매머드, 동굴곰, 검치호랑이류 등의 화석표본을 공개했다. 이 중에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표본으로 손꼽히는 털매머드의 피부조직과 털도 고스란히 포함돼 있어 관심을 더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유난히 코끼리를 좋아했습니다. 소설이든 영화든 코끼리가 나오는 작품은 모두 관심을 가졌습니다. 1994년 즈음 TV에서 매머드의 무덤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내가 직접 시베리아로 가서 매머드 화석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했습니다.” 평생 사업을 했던 박 관장은 자비를 들여 발굴단을 꾸렸다. 그러나 시베리아로 향하는 길은 험난했다. 당시 일본에서 시베리아로 향하는 비행편이 없어 수차례 교통편을 갈아탄 뒤에야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발굴 현장은 대부분 군사보안구역으로 묶여 있어 주둔군 사령관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그는 “평소에는 맥주만 마시는데 사령관 마음을 얻기 위해 보드카를 3일 내내 마시기도 했다”며 “이런 노력 끝에 결국 사령관으로부터 이동에 필요한 헬리콥터까지 지원받았다”며 웃었다. 발굴 작업은 더 힘들었다. 가만히 서 있으면 발이 빠져 들어가는 동토지대에서 아침만 먹고 하루 13시간 동안 쉬지 않고 발굴 작업을 진행했다. 운반 장비 반입이 안 돼 사람이 직접 무거운 뼈를 날랐다. 그의 땀이 서린 화석표본은 다음 달 말 대전 서구 천연기념물센터 전시관에서 특별전으로 공개된다. “딴 거 없습니다. 앞으로 자라날 대한민국의 꿈나무들이 매머드를 보고 큰 꿈을 키워 가면 그걸로 족합니다. 하하.”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실학은 200여 년 동안 실천된 적이 없는 조선 사족(士族)의 ‘자기조정 프로그램’이다.” 23일 경기 성남시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열린 ‘실학 담론의 출발과 심화, 실학의 새로운 모색’ 주제의 학술대회에서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는 실학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24일까지 한국실학학회가 주최한 이번 학술대회에선 실사구시(實事求是) 학문으로 알려진 실학의 연구 쟁점을 논의했다. 강 교수는 발표 논문 ‘경화세족과 실학’에서 실학이 권력의 핵심에서 비켜난 지식인들의 양심적 개혁론이라는 통념을 부정했다. 유형원 정약용 박지원 등 상당수 실학자들은 당시 집권 주류 중 하나이자 한양 일대의 엘리트 사족인 경화세족(京華世族)에 속했다는 것. 이들이 주장한 실학은 백성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형식적으로 내놓은 ‘셀프 개혁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강 교수의 주장이다. 유형원이 1670년 ‘반계수록’을 완성한 뒤 1858년 최성환이 ‘고문비략’을 저술하기까지 약 200년 동안 적지 않은 개혁안이 등장했지만 제대로 실천되지 않은 채 사족체제가 유지됐다. 반면 민란 등을 통해 분출된 ‘노비의 양인화’ ‘양반 군역 분담’ 등 파격적인 백성의 요구는 사족에 의해 번번이 제거됐다. 강 교수는 “임진왜란, 병자호란 양 난으로 민중이 사족에 대항할 힘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청(淸), 일본은 에도 막부가 정권 교체 후 사회를 일신하며 번영기를 구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강 교수는 사족의 ‘셀프 개혁안’ 위에 1930년대부터 자연, 기술, 문학, 예술에 대한 실학자 등의 접근이 덧씌워져 ‘근대사상의 맹아(萌芽)로서의 실학’이라고 과대 포장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족의 개혁안을 ‘실학’이라 할 수 없고 ‘유교적 경세(經世)학’ 정도로 접근하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뛰어난 암기력은 더 이상 능력이 아니다. 과거에는 지식이 많은 사람이 유리했지만 지금은 검색을 잘해 지식에 빨리 도달하는 사람이 유리해졌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정보의 양이 유례없이 증가했다. 이 기술은 전에는 버렸을 개인 일상 등 소소한 정보까지 0과 1로 구성된 간단한 암호로 저장해 사람들로 하여금 사소한 기억까지 디지털에 의존하게 했다. 하지만 때때로 이는 개인 감시 등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활용돼 충격을 주기도 한다. 정보가 넘쳐 슬픈 시대다. 문화사학자이자 디지털콘텐츠 큐레이터인 저자는 이제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넘칠 정도로 많지만 디지털로 기록된 정보는 과거의 기록들과 달리 무형에 가까워 쉽게 변형되거나 훼손될 여지가 크다. 더군다나 주로 구글, 페이스북 같은 영리기업이 보존하고 있어 이들이 없어지면 사라질 위험이 있다. 저자는 과거 기록으로부터 문제해결 방법을 찾으려 한다. 사람의 기억을 디지털 기록에 맡기는, 일명 기억의 ‘외주화’는 점토판에 문자가 기록된 기원전 3000년경, 인쇄기가 발명돼 기록물이 대량생산된 15세기 이후에도 있었다. 혁명에 따른 혼란이 찾아왔지만 인류는 적응하고 기록을 르네상스 같은 문화발전의 동력으로 썼다. 국가가 운영한 ‘공공’도서관 등은 인류의 기억을 오래 보존하는 본부가 됐다. 이를 근거로 저자는 디지털 정보에 대해서도 양질의 정보를 오래, 안전하게 보존할 공공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앞서 동문들을 다시 연결해준 ‘다모임’ ‘아이 러브 스쿨’의 증발과 이에 따른 기억 실종을 경험했다. 온라인을 주름잡는 구글, 페이스북이 언제까지 우리 기억을 대신해줄지 모른다. 저자의 ‘유비무환’론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지난해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부여 능산리 고분군’(사적 제14호)에서 백제 왕릉급 고분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충남 부여군 부여읍 능산리 고분군 서쪽지역 시굴조사에서 일제강점기 기록으로 전해온 고분 4기 중 2기가 왕릉급 고분임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기록으로 존재하지 않았던 고분 3기도 새로 발견됐다. 부여 능산리 고분군은 일제강점기인 1915년, 1917년, 1937년 3차례 발굴조사가 진행돼 15기의 고분이 확인됐다. 이후 1965∼1966년 고분군 봉분 정비 과정에서 고분 2기가 새로 확인돼 능산리 고분군 일대에는 총 17기의 고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조사를 통해 실체가 확인된 고분 4기는 1917년 일제 발굴조사 결과보고서를 토대로 한 것이다. 당시 보고서에 따르면 능산리 고분군 서쪽에 왕릉에 버금가는 고분 4기가 있다는 기록이 있다. 일제강점기 당시 고분 4기 중 2기에 대해서 발굴 작업이 진행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1917년 조사에서 발굴된 고분 1기를 재발굴했고 다른 1기는 처음 발굴 작업을 진행했다. 확인된 고분 2기는 지름이 15∼20m 정도 길이의 횡혈식 석실(橫穴式 石室·굴식돌방무덤) 구조다. 기존의 백제 왕릉급 고분에서 확인됐던 무덤 외부를 둘러싼 호석(護石)이 있고, 고분 입구에서 유골을 안치한 방까지 이르는 연도(羨道)에서는 도금된 목관조각과 금동 못 등 유물도 발견됐다. 목관의 소재는 금송(金松)으로 확인됐다. 고급 목재인 금송으로 목관을 제작한 사례는 충남 공주시 무령왕릉 등 왕릉에서 주로 발견된다. 고분 2기 모두 당시 봉분의 모양, 호석, 묘광(墓壙·무덤에 관을 놓기 위해 판 구덩이)과 석실 등 조성 당시의 원형이 잘 남아 있는 상태다. 문화재청은 이를 통해 백제 왕릉급 고분의 규모, 축조기법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여군 문화재사업소 여홍기 소장은 “발굴 작업이 안 된 고분 5기에 대해 추가 조사 및 발굴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정비 작업 등을 거쳐 3년 뒤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외계인이 어디 있어? 지나가던 개가 웃겠네.”(누리꾼 p○○○) 이런 식빵. 에이전트41(김배중)은 눈이 튀어나오려다 가까스로 참았다. 그렇게 외계 요원이라 떠들어댔는데도 믿질 않다니. 게다가 우리 행성에선 진짜 개돼지도 웃는단 말이다! 강철 같은 독수리 타법으로 키보드에 ‘현피 뜨자(인터넷에서 다투다 실제 만나 싸우는 것)’를 두드리는 순간…. 배바지를 추어올리던 에이전트2(정양환)가 쓰윽 백 허그, 아니 백 초크(뒤에서 목을 조르는 주짓수 기술)를 건다. “말실수로 골로 가는 연예인들 못 봤어? 그간 쌓은 업적 다 무너져.” 그제야 정신이 번뜩 든 41. “근데… 우린 유명하지도, 잃을 공적도 없잖아요.” 하긴. 그렇담 간만에 남 걱정 좀 하자. 셀럽(유명인·celebrity의 줄임말)들이 입(혹은 손가락) 잘못 놀려 망신살 뻗치는 세상. 천재지변은 못 막아도 인재는 줄여야 하지 않겠나. 말로 먹고사는 스피치 전문가와 연예인 입 관리에 바쁜 기획사 대표, 허구한 날 말실수 솎아내느라 눈에 불을 켠 TV 예능PD 등을 불러 모았다.》 ○ 한번 삐끗하면 평생 꼬리표 될 수도 전문가에 따르면 말실수가 나오는 상황은 크게 두 가지. 첫째, ‘실수’다. 긴장하거나 평정심을 잃고 말이 잘못 나왔을 때다. 둘째, 배려심 결여다. 타인에 대한 존중이나 이해가 부족해 상처를 입히는 경우다. ‘떨지 말고 말 잘하는 법’의 저자인 송원섭 다이룸센터 원장은 “대체로 전자는 심리적 방어기제가 오작동했을 가능성이 높고, 후자는 자기중심적 상황 판단으로 적절한 대처를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금도 입길에 오르내리는 2005년 가수 김상혁의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안 했다’가 전자의 대표적 사례다. 모 배우의 매니저 A 씨는 “아마 ‘조금밖에 안 마셔 음주운전 수치를 넘을지 몰랐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당황해서 일단 사과가 먼저라는 걸 놓친 게 컸다”고 말했다. 심각한 말실수는 세월이 흘러도 ‘주홍글씨’로 남는다. 최근 배우 하연수나 박신혜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논란은 후자에 해당한다. 똑똑한 ‘개념 연예인’으로 통했던 두 사람은 누리꾼들의 지적에 대해 정색하며 다소 까칠한 말투로 응했다가 거센 후폭풍을 맞았다. 모 기획사 대표 B 씨는 “두 사람의 반응은 20대 여성이 울컥했을 때 충분히 표출할 법한 수위”라며 “허나 본인이 셀럽이고 결국 여러 입과 매체를 거치며 확대 재생산될 여지가 크다는 판단을 못한 건 경험 미숙”이라고 지적했다.○ 참을 인(忍) 셋이면 살인도 피한다 그렇다고 셀럽이 ‘묵언(默言)수행’을 할 순 없는 일. 전문가들이 꼽는 주의사항 몇 가지를 눈여겨보자. ▽열심히 공부하세=웬 씻나락(볍씨) 까먹는 소리냐고? 아니다. 안중근 의사 보고 ‘긴도깡’이라 했다간 만시지탄이다. 최소한 회피 기술을 익혀라. 어려우면 출연 말고, 모르면 끼지 말자. 금기어도 익혀 두길. 최근 몇몇 아이돌은 적절치 못한 신조어를 무심코 썼다 혼쭐이 났다. 지난해 ‘일베용어사전’을 공개했던 이두희 프로그래머(멋쟁이사자처럼 대표)는 “자신이 쓰는 말이 최소한 어떤 배경을 지녔는지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일단 데뷔 전 SNS는 다 지워라. 당시 말은 셀럽에게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비공개 계정도 위험하다. 지드래곤을 보라. 혹시 모르니 비공개 계정도 ‘고운 말’만 쓰는 게 좋겠다. 가족 친지도 교육해라. 누가 개고기를 먹든 말든 신경 꺼라. 셀럽에겐 연좌제가 적용된다. ▽김흥국이 돼라=말실수 안 할 자신이 없다고? 그럼 김흥국을 본받아 끊임없이 자잘한 말실수를 쏟아내라. ‘원래 그런 인간’이 돼야 한다. 다만 무지하단 평은 감수할 것. 배우는 일정 배역은 포기해야 할지도. 예능PD C 씨는 “도박에 가깝지만 이게 경지에 오르면, 역사나 정치를 건드리지 않는 한 편히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납작 엎드려라=그래도 실수는 벌어진다. 쏟아진 물이라면 선(先)사과 후(後)해명이다. 사과는 빠르고 구체적일수록 효과가 크다. 한동안 ‘손편지’가 유행했는데 요샌 인기 없다. B 씨는 “상황이 심각하다면 적잖은 기부나 사회봉사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송 원장은 “셀럽은 상대의 입장과 제3자가 어떻게 볼까를 생각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다음 편에 계속) 정양환 ray@donga.com·김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