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희

조건희 차장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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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이 사건이 되는 지점을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becom@donga.com

취재분야

2026-03-05~2026-04-04
칼럼55%
인사일반13%
보건13%
복지7%
건강3%
사회일반3%
미담3%
기타3%
  • [휴지통]누군가는 했는데… 음주운전 ‘발뺌 형제’

    ‘형님 먼저, 아우 먼저’를 음주운전에까지 적용하려던 형제가 모두 경찰에 입건됐다. 6일 오후 10시 24분 서울 송파구 잠실본동에서 권모 씨(29) 형제가 음주운전을 하다 지하철 공사장 담장을 들이받았다.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경찰이 측정한 동생(28)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13%로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경찰서에 끌려온 동생은 음주운전을 시인했다가 음주 측정 결과가 나오자 갑자기 “운전대를 잡은 건 형이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에 경찰은 형의 혈중 알코올농도를 측정했고 형도 0.1%로 면허취소 수치가 나왔다. 그러자 형은 “동생이 거짓말하는 것”이라며 맞섰다. 경찰서에선 형제가 서로 상대방이 운전했다고 발뺌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 형제는 뒤늦게 소식을 듣고 온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뭐하는 짓이냐”고 꾸짖자 고개를 숙였지만 누가 운전했느냐에 대해서는 끝내 서로 상대방을 지목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이 형제 모두를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한 뒤 귀가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8일 “형제가 서로 운전자로 상대를 지목해 일단 둘 다 입건했다”며 “동생이 운전석에 앉아 있어 실제 운전자로 보고 있지만 정확한 사고 경위는 더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2-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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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번 찍히면 지옥같은 악몽… 어린 꽃들이 소리없이 진다

    경기도의 한 여고 3학년인 이모 양(18)은 집 창문이 흔들리는 소리만 나도 소스라치게 놀란다. 학교 동급생 6명이 종종 각목이나 벽돌을 들고 집에 찾아와 창문을 두드리기 때문이다. 이들의 폭행이 무서워 학교에 빠진 날이면 그 6명은 어김없이 이 양의 집을 찾았다.이 양이 집단 괴롭힘을 당하기 시작한 건 중학생이 되던 6년 전부터. 당시 같은 반이던 이 6명은 ‘얼굴이 꾀죄죄하다’ ‘옷이 촌스럽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이 양을 놀렸다. 이들은 점심시간이면 밥이 담긴 이 양의 급식판을 일부러 뒤엎었다. 이 양이 자리를 찾아 두리번거리면 우르르 몰려다니며 테이블을 차지해 이 양은 선 채로 밥을 먹은 적도 많았다.집단 괴롭힘은 고교 진학 후에도 계속됐다. 이 양에겐 ‘임신을 했다’ ‘돈을 훔쳤다’는 거짓 소문이 늘 따라다녔다. 그나마 이 양과 친분이 있었던 친구 2명은 화장실에 불려가 폭행당한 뒤 모두 전학 갔다. 두 살 어린 남동생도 누나 탓에 따돌림을 당했다. 이 양은 올해 초 이름까지 바꿔 다른 도시로 전학 갔다. 이 양은 “왕따 사실이 들통 날까 봐 늘 초조하다”며 “일본 사람이 쓴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라는 책을 100번도 넘게 읽었지만 죽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기 힘들다”고 말했다.집단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한 청소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2일 대전의 한 여고생이 14층 아파트에서 몸을 던졌고 20일에는 대구의 한 중학생이 유서를 남기고 투신자살했다.본보가 23일 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서 입수한 상담 자료집을 보면 교실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10대들의 절규가 그대로 녹아 있다. 평소 괴롭힘을 당해온 고교 1학년 남학생은 한 폭행 사건의 가해자로 억울하게 몰리고도 “결백을 주장하면 더 큰 보복을 당한다”며 별다른 항변도 하지 못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급우에게 매주 3만 원씩 상납했던 한 중학생은 “돈을 안 가져오면 죽도록 때리겠다”는 협박에 부모 지갑에서 수십만 원의 돈을 훔치기도 했다. 이 학생은 5년 넘게 괴롭힘을 당하고도 “괜히 걱정만 끼치고 보복을 당할까 봐” 가족에게 고민을 털어놓지 못했다.일선 교실에서는 학생 10명 중 1명 이상이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4명 중 1명이 가해 경험이 있을 정도로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이 만연해 있었다. 동아일보가 23일 서울 노원구의 한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100명씩 모두 2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집단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해 본 학생이 26명으로 전체의 13%였다. 집단 따돌림이나 괴롭힘에 가담해 본 학생은 55명으로 28%에 달했다. 집단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해 본 학생의 62%는 자살을 시도해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피해자 중 42%는 누구에게도 고민을 말하지 못했다. 또 가해 학생 중 42%는 ‘단순 호기심’이나 ‘다른 친구들이 하니까 따라했다’고 답했다.경기 안산시의 한 중학교 교사는 “예전에는 따돌림을 당하다 전학을 가는 피해 학생에게 최소한 ‘잘 가라’는 인사는 했는데 요즘 애들은 ‘넌 지구를 떠나야 된다’ ‘넌 죽어버려야 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말을 하는 친구를 말리는 학생도 없다”고 말했다.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인터넷 환경을 기반으로 한 ‘사이버 왕따’가 확산되고 있다. 특정 학생에 대한 험담을 인터넷에 퍼뜨리거나 안티카페를 만들어 괴롭히는 것이다. 한 학생을 지목해 메신저 접속을 단체로 차단하거나 일촌 신청을 집단 거부하는 방법도 사용된다.별명이 ‘바이러스’인 여중생 박모 양(14)은 평소 학교에서 “너를 쳐다보기만 해도 눈이 썩는 것 같다”는 놀림을 받았다. 한 남학생은 박 양을 기괴한 괴물로 묘사한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고, 친구들은 수십 개의 댓글을 달았다. 해당 게시물은 다른 사이트로 급속히 퍼졌고 그 충격으로 박 양은 올해 2학기 학교를 전혀 나가지 않고 집에서만 지내고 있다.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동물들은 한두 마리의 ‘속죄양’을 만들어 조직의 응집력을 강화시키려는 본능이 있는데 사람도 비슷하다”며 “집단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도 사회적 동물이다 보니 과감히 조직을 박차고 나오지 못하고 그 안에 남아 고통을 인내하려는 심리가 있다”고 설명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

    • 201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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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大盜 무죄’… 재판부 “공범 주장 40대, 설득력 없다” 배심원 무죄평결 수용

    “비록 도둑질로 번 돈이지만 불우한 사람들에게 베풀다 보니 대도(大盜)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그런 제가 강도질을 하겠습니까?” 22일 오후 서울 동부지법 15호 법정. 피고인 최종진술을 하며 스스로 ‘대도’라 칭한 조세형 씨(73·사진)의 얼굴에는 자부심이 스쳤다. 조 씨는 2009년 금은방 주인집에 침입해 금품을 빼앗은 혐의(강도상해)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는 내내 “도둑질은 해도 강도질은 안 한다”는 체포 당시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서울동부지법이 조 씨에 대해 형사11부(설범식 부장판사) 심리로 21일부터 이틀째 이어간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단은 조 씨에게 무죄 평결을 내렸다. 조 씨가 범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한 이 사건의 범인 민모 씨(47)의 진술에 대해 “70대 노인인 조 씨가 대도라는 이유만으로 범행에 가담시켰다는 민 씨의 말을 믿기 어렵다”고 결론 내린 것이다. 형사11부는 이를 받아들여 무죄로 결론을 내렸다.민 씨는 조 씨 범행을 최초 증언한 인물. 그의 주장이 신빙성이 있는지가 전날 재판의 핵심 쟁점이었다. 22일 재판에서 동부지검 형사4부(부장 구본선) 윤상현 검사는 조 씨가 흉악범이라는 점을 드러내는 데 집중한 반면 피고 측 송종선 국선변호인은 조 씨가 강도는 한 적이 없다는 점을 부각했다. 검찰 측은 조 씨가 2000년 이후 세 번이나 경찰에 검거될 때 칼이나 다리미를 휘두르며 추적을 피하려 했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변호인은 “급박한 검거 과정에서 폭력을 사용하는 건 계획적으로 흉기를 들고 사람이 있는 집에 침입하는 강도와 완전히 다르다”며 맞섰다. 예비배심원 3명을 포함한 배심원 12명은 심리과정이 길게 이어졌지만 검사와 변호인이 힘주어 말하는 부분에서는 메모를 하기도 하며 집중해서 듣는 모습이었다. 기자가 참여한 그림자배심원단 평의 과정에서는 “전날 진술한 민 씨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는 주장과 “조 씨가 한 번도 강도행각을 벌이지 않았다는 말 또한 믿기 어렵다”는 주장이 엇갈렸다. 그림자배심원단의 결론은 조 씨의 무죄였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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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도 조세형 국민참여재판서 혐의 부인

    "임의(任意)로 진술한 게 맞습니까?" "그거 다 소설입니다. 내가 알지도 못하는 내용 그냥 사인만 한 겁니다." 21일 오후 9시경 서울 동부지법 15호. 검찰 쪽 증인으로 나온 최모 씨(55)가 입을 열자 법정에는 잠시 정적이 흘렀다. 2009년 4월 경기 부천 한 금은방에서 일가족을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훔친 혐의로 기소된 '대도(大盜)' 조세형 씨(73)의 국민참여재판이 형사11부(부장판사 설범식) 심리로 열리고 있었다. "서울지방경찰청에서 2번, 광진경찰서에서 한 번 제가 복역하는 교도소로 찾아왔습니다. 광진경찰서에서 왔을 때도 제가 분명 조서 내용이 틀리다고 부인했는데 협조 안 하면 반대급부가 있을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더군요. 붙잡고 놔주질 않아 별 수 없이 사인했습니다." 최 씨는 2008년 경기 성남 분당구 구미동에서 있었던 특수강도 사건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는 인물로 2008년 당시 조 씨와 함께 범행했다고 진술했었다. "도둑질은 해도 강도짓은 안 한다"며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하는 조 씨가 실은 예전에도 강도 행각을 벌인 적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검찰 측이 내세운 증인이었다. 하지만 최 씨가 진술을 번복하고 나선 것이다. 최 씨는 "나 같은 잡범이 형님(조 씨)같은 사람과 범행을 저지르겠나. 날 지목한 사람을 무고죄로 고소하겠다"며 "조 씨가 당시 범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한 권모 씨는 아파트 털이로 수십 억을 모았는데 이 돈을 지키기 위해 경찰에 협조했다는 얘기를 교도소 동료에게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최 씨가 이 같이 진술하자 검사는 재차 그런 얘기를 어디서 들었는지 추궁했으나 최 씨는 "자꾸 질문해서 나를 끌고 들어가려 하지 마라"고 말할 뿐이었다. 뒤이어 나온 검찰 측 증인 권 씨는 "2008년 조 씨가 범행을 먼저 제안해 함께 범행 현장으로 답사가기도 했다"며 "2010년 초 다시 만나 조 씨에게 범행을 어떻게 했는지 얘기를 듣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재판은 오전 11시 반경 시작돼 약 12시간 동안 이어졌다. 가장 오랫동안 증언대에 선 인물은 조 씨가 부천 사건에 가담했다고 처음 진술한 공범 민모 씨(47)였다. 부천 사건 이후 또 다른 범행을 저지르고 도주하던 중 다쳐 하반신불수(지체장애 1급)가 된 민 씨는 이날 누운 채 질문을 받았다. 부천 사건 범행 현장에서는 민 씨의 DNA 외에는 아무런 물증도 나오지 않은 상황. 재판 향방을 결정짓는 증인인 만큼 민 씨에게 오후 1시 45분부터 6시경까지 집중적으로 질문이 이어졌다. 증언 도중 불편한 듯 몸을 뒤척이기도 했지만 화장실에 가기 위해 약 20분간 휴정한 것 외에는 계속해서 질문에 응했다. 다만 변호인이 계속해서 현장 사진을 보여주며 질문하자 "한 부분만 찍은 사진으로 어떻게 알겠느냐. 변호사님이 범행 장소 사진을 너무 못 찍었다"며 퉁명스레 답하기도 했다. 20~40대 남성 7명, 여성 5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들은 변호사와 민 씨 사이 공방이 길어지자 눈을 감고 증언을 듣는 등 지루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배심원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조 씨는 이날도 재판 초반 "범행 장소에 없었다. (공소내용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하며 범행을 전면 부인했다. 그 순간 방청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와 법원 경위가 제지했지만 조 씨와 2년 전 이혼한 아내 이모 씨(49)가 "(검사가) 제가 알고 있는 것과 전혀 다른 사실을 말하잖아요"라고 말해 판사의 경고를 받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승복을 입고 승모를 쓴 이 씨는 휴정 중 기자와 만나 "얼마나 답답하면 머리 깎고 스님이 됐겠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오후 6시경 "빨리 끝내자"는 배심원 요청에 따라 30분간 저녁식사를 한 뒤 재판은 속개됐다. 부천 사건의 피해자 유모 씨(53)는 이날 증인심문에서 "조 씨를 사실 존경했는데 실망했다"고 말해 배심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비록 검찰 측 증인인 최 씨가 진술을 번복했지만 최 씨가 자신의 범행 혐의를 부인하기 위해 조 씨와의 공동 범행 여부를 부인했을 가능성도 크다. 남은 쟁점은 조 씨가 부천 사건 당시 돈이 필요했는지 등 범행동기의 진위 여부다. 22일 오전 다시 열리는 재판에서는 조 씨의 전처 이 씨와 조 씨의 동업자, 조 씨의 측근이라고 주장하는 김모 씨 등이 증인으로 출석하며 이날 평결도 내려진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1-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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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일 사망]원로배우 최은희 “남편이 저세상서 잘못 뉘우치라고 할 듯”… 북한 관련 인사들 반응

    1978년 북한에 피랍됐다가 1986년 탈출한 원로배우 최은희 씨(85)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듣고 “저와 남편(고 신상옥 영화감독)을 납치했던 걸 떠올리면 분하지만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안 됐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며 “김정일 위원장이 잘 대해줬는데…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그는 19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납치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김 위원장이 저녁 식사에 초대했는데 내가 슬퍼하니까 ‘최 선생, 나 좀 보시오. 난쟁이 똥자루 같지 않습네까’라고 해 웃지 않을 수 없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탈출 후 북에서 ‘다시 오지 않겠냐’고 제안했는데 거절했고 이후에는 북과 어떤 연락도 취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천주교 신자인 그는 “저세상에서 김 위원장이 남편(신상옥 감독)을 만나면 신 감독이 ‘잘못을 뉘우치고 함께 기도하자’고 할 것 같다”고도 했다.‘통영의 딸’로 유명한 신숙자 씨의 남편 오길남 씨는 1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가족을 만날 가능성이 커졌다며 반색했다. 오 씨는 “이제는 가족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해도 되지 않겠냐”며 “정부가 더욱 주도권을 가지고 남북관계를 관리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1987년 북한의 지령을 받고 대한항공 항공기를 폭파해 115명을 희생시킨 김현희 씨는 김 위원장의 사망에 대해 통쾌하면서도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씨는 한 인터넷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기의 독재자가 죽어 통쾌하지만 KAL 폭파, 납치 등 그가 지은 죄에 대한 사과를 받지 못하게 돼 아쉽다”고 했다. 이어 김 씨는 “김일성이 죽었을 때는 북한에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겠지만 김정일이 죽은 것에 대해선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까’ 기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북전단 살포 운동을 해 온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도 “김정일이 군림했던 40년 동안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북한 동포 300만 명이 굶어죽었는데 앞으로 경제를 개방한다면 북한 주민들의 경제적 고통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간 후계자 수업을 받았던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2년 만에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르게 돼 엄청난 견제를 받게 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북한이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탈북자들과 실향민들은 통일이 앞당겨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향후 정치·군사적 불안정 가능성을 우려했다.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의회 대표는 “북한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구심점이 무너졌으니 통일도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북한 정권의 권력 승계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북한 내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걱정”이라고 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

    • 201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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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당동 떡볶이 ‘진짜 원조’ 마복림 할머니 별세… 며느리도 몰랐던 맛, 다섯 며느리가 잇는다

    ‘우리 집 장맛은 며느리도 몰라.’서울 중구 신당동 떡볶이의 ‘진짜 원조’ 마복림 할머니가 12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고인은 1996년 TV 광고에서 “우리 떡볶이 고추장 맛의 비결은 며느리도 모른다”는 대사로 유명해졌다. 수년 전부터 노환으로 가게에 나오지 못하던 고인은 3년 전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15일 국립중앙의료원을 출발한 운구차는 고인의 일생이 담긴 신당동 떡볶이 골목을 한 바퀴 돌고 장지인 강원 춘천시 경춘공원으로 향했다.광주의 한 중농 집안에서 2남 3녀 중 넷째로 태어난 고인은 19세 때 전남 목포로 시집간 뒤 광복 이후 서울로 올라와 남편과 함께 신당동에서 미군물품 보따리 장사를 시작했다. 1953년 한 중국집에서 자장면 그릇에 가래떡을 빠뜨렸다가 자장소스 묻은 떡을 맛보고는 곧바로 ‘마복림식 떡볶이’ 가게를 냈다. 당시 연탄불 위에 양철냄비를 올리고 고추장과 춘장(자장의 원재료)을 풀어 떡을 넣어 판 것이 오늘날 신당동 떡볶이의 진짜 원조다.1970년대 중반 신당동 고인의 집 앞 개천이 복개공사로 큰길이 되면서 유동인구가 늘어 장사도 번창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말 가스가 보급되면서 오늘날 신당동 떡볶이의 모습을 갖췄다. 1980년대 초부터 떡볶이 가게들이 들어서면서 지금의 떡볶이 골목이 형성된 것이다.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떡볶이를 팔아 온 고인과 가족은 나눔에도 힘썼다. 신당동 떡볶이 상인회 박두규 회장(48)은 “고인이 늘 넉넉한 인심을 주변에 베풀다 보니 상인회 전체가 소외된 이웃돕기에 힘쓰게 됐다”며 “고인의 아들과 며느리가 봉사활동에 제일 열심이다”고 전했다. 상인회는 한 달에 한 번 떡볶이를 만들어 지역아동센터와 복지관 등에 간식으로 지원하고 홀몸노인과 소년소녀가장 가정에도 찾아가 쌀과 선물을 제공하고 있다.고인은 생전에 오전 2시면 가게로 출근해 떡볶이 장을 만들고 육수인 연한 멸치국물도 직접 만들었다. 수십 년간 떡볶이를 향한 고인의 노력은 오늘날 커다란 냄비에 어묵과 떡, 라면과 쫄면 사리, 튀김 만두, 달걀 등을 넣고 육수를 부어 고추장과 춘장을 섞은 양념을 푼 떡볶이를 만들어 냈다. 2명 기준으로 7000원 안팎이면 푸짐한 신당동 떡볶이를 즐길 수 있다.고인이 경영 2선으로 물러난 뒤에는 고인의 아들과 며느리들이 장사를 계속하고 있다. 신당동 떡볶이 건물 입구에서 건물 2채를 쓰는 ‘마복림 할머니 떡볶이집’은 첫째 둘째 셋째 아들과 며느리가, 10m가량 떨어진 곳에 20여 년 전 문을 연 ‘마복림할머니 막내아들네’는 막내인 다섯째 아들 부부가 하고 있다.고인이 세상을 떠난 12일부터 이 가게들도 문을 닫았다. 가게를 찾았던 박병희 씨(42)는 “살갑진 않아도 떡과 사리를 푸짐하게 담아주는 할머니 손길에 자주 찾았는데 돌아가셨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할머니 가게 옆에서 30년간 떡볶이를 팔아온 박선규 씨(77)는 “고인은 맛에 대한 고집이 남달랐다”며 “다른 가게가 음악 DJ를 데려와 손님을 모을 때도 한결같이 맛을 지키는 데만 열중했다”고 추억했다.떡볶이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고인이 살았던 낡은 기와집이 있다. 고인이 생전 “집안을 일으킨 발판이 된 옛 가옥을 허물지 말라”고 당부해 옛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다른 사람이 세 들어 살고 있지만 문 앞에는 ‘마복림’이라고 쓰인 나무 명패가 걸려 있고 집안에는 할머니가 쓰던 가구와 가족사진이 남아 있다. 넷째 아들 박동섭 씨는 “옛 맛을 지키려 했던 어머니의 뜻이 담긴 집”이라고 설명했다.고인의 고추장 맛의 비결은 며느리들이 이어 나간다. 마 할머니 떡볶이집 간판에는 ‘며느리도 몰라’ 문구 옆에 ‘이제 며느리도 알아요’라고 적혀 있다. 삼우제가 끝난 다음 날인 18일 가게는 다시 문을 연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 2011-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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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안무치 中선장… 영장실질심사서 혐의 부인, 선장-선원 9명 전원 구속

    “한국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해 무허가로 조업하다 적발되자 이청호 경사를 찌른 사실이 있습니까?”(이철의 인천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조타실에 있다가 해경에게 맞고 기절한 뒤 깨어났습니다. 칼을 잡은 사실이 없습니다.”(청다웨이·程大偉 중국어선 선장)15일 오후 2시 인천지법 208호 법정. 해경의 불법조업 나포작전에 맞서 흉기를 휘두르며 저항하다가 이청호 경사를 칼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 및 특수공무집행방해)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66t급 어선 루원위 호의 청 선장(42)은 이날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수갑을 찬 채 초췌한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선 청 선장과 8명의 선원에 대한 신원을 일일이 확인한 이 부장판사가 혐의 내용을 확인하자 청 선장은 불법조업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살인 혐의는 부인했다.이 부장판사가 이 경사와 함께 조타실에 투입된 동료 경찰관의 진술과 혈흔이 발견된 칼, 청 선장이 입고 있던 옷 등 경찰이 제출한 살인 혐의 증거자료를 제시하며 다시 범행 여부를 물었을 때도 청 선장은 “억울하다. 한국 해경이 나를 범인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끝까지 잡아뗐다.결국 인천지검 공안부 이장혁 검사가 당시 이 경사와 진압작전에 나선 특공대원의 헬멧 카메라에 촬영된 동영상을 제출하며 “흐릿하지만 피의자가 조타실에서 칼을 들고 있는 장면이 보인다”며 증거자료를 추가로 제출했다. 이 부장판사가 큰 목소리로 다시 청 선장에게 “그럼 피의자는 이 경사가 왜 사망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는 한동안 침묵하다가 “정신을 잃어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청 선장의 국선변호를 맡아 영장실질심사에 참여한 차정환 변호사(42)는 “청 선장이 선원들의 폭력적 저항을 지시하거나 이 경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부인했다”며 “범행에 대한 반성이나 양심의 가책, 죄의식을 전혀 느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청 선장과 선원 모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청 선장은 12∼14일 진행된 해경의 피의자 신문 조사에서도 후안무치한 태도를 보였다. 해경이 증거자료를 제시하며 자백을 유도했지만 “모른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일관했다. ▼ “죄 안 지었다”… 밥 한톨 안 남기고 싹 비워 ▼담당 경찰관이 “선원들은 갑판에 제압당한 상태로 체포돼 있었고 당시 조타실에 당신 혼자 있었는데 이 경사를 칼로 찌른 사람은 당신이 아니냐”고 다그쳤지만 청 선장은 “그런 일이 없다. 검거 당시 한국 해경에게 맞은 기억밖에 없다.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 경사가 조타실 출입문을 손도끼로 부수고 들어온 것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관이 감정에 호소하기 위해 “피의자도 중국에 처자식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피의자가 칼로 찔러 숨진 이 경사와 유가족에게 조금도 미안하지 않으냐”고 묻자 그는 “나는 그런 일(살인)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모른다”고 대답했다. 선원들이 흉기를 휘두르며 해경의 정당한 나포작전을 방해한 동영상을 보여주며 이를 지시했는지도 추궁했지만 청 선장은 “모르는 일”이라고 버텼다. 해경이 “마지막으로 할 말이 없느냐”고 묻는데도 “죄를 짓지 않았는데 무슨 할 말이 있느냐”고 반문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8명의 선원은 모두 해경 조사에서 폭력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대부분 시인했다. 또 청 선장이 출항에 앞서 “한국 해경이 단속에 나서면 배에 실어 놓은 모든 흉기를 동원해 죽을 각오로 저항하라. 잡히면 해경에게 두들겨 맞는 것은 물론이고 구속되고, 담보금도 많이 내야 한다”며 저항을 지시한 것에 대해서도 인정했다.청 선장은 해경의 조사가 시작된 첫날 “한국 변호사를 선임하겠다”며 중국의 부인과 통화한 뒤 서울에서 변호사를 알아보기도 했다. 또 인천해경 구내식당에서 하루 세 끼를 먹었는데 밥알 한 톨도 남기지 않고 깨끗이 비웠다고 한다. 유치장에서 잠도 잘 잤다는 것이다. 청 선장을 수사한 경찰관은 “이 경사와 유가족의 한을 풀어주고 싶어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백을 유도했지만 전혀 먹히지 않았다”며 “그의 뻔뻔함에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 201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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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 나 여기있어, 일어나” 열네살 딸 오열 뒤로하고… 故 이청호 경사 영결식

    “비록 오늘 우리는 당신의 영혼을 떠나보내지만 대한민국 바다를 사수하는 해경인의 의지를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14일 오전 10시 인천 중구 북성동 인천해양경찰서 전용부두 운동장. 서해의 한국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어선을 단속하다가 숨진 이청호 경사(40)의 영결식이 열렸다. 이 경사가 생전에 수시로 드나들었던 이 부두에는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슬퍼하듯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 눈발이 흩날렸다. 해경 관현악단이 연주하는 ‘장송행진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이 경사의 영정을 앞세운 유가족이 영결식장에 들어오자 전국에서 모인 동료 경찰관과 조문객 1000여 명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모강인 해양경찰청장이 이 경사의 영정 앞에 1계급 특진 임명장과 옥조근정훈장을 올려놓자 유가족은 오열하기 시작했다. 모 청장은 조사에서 “대한민국 해양주권의 수호신을 잃어 비통하지만 앞으로 더 힘을 키워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경사와 함께 작전에 투입된 장성원 순경이 고별사에서 “누구보다 예뻐했던 딸 지원이, 아버지를 쏙 빼닮아 잘생긴 명훈이, 운동을 좋아하고 잘한다며 자랑하던 명현이에게 뭐라고 해야 하느냐”며 흐느끼자 조문객들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이 경사에 대한 헌화와 분향이 이어지자 부인 윤경미 씨(37)는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이어 화장장으로 떠나는 검은색 리무진 차량 트렁크에 이 경사의 목관이 실리자 딸 지원 양(14)이 “문 닫지 마세요. 문 닫으면 이제 못 보는 거잖아. 아빠 나 여기 있어, 일어나”라며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부두에 정박한 채 영결식 장면을 지켜보던 3000t급 경비함이 울리는 기적소리를 뒤로한 채 이 경사는 도열한 동료 경찰관들의 배웅을 받으며 떠났다. 영결식을 치르고 난 뒤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이 경사의 친형 청수 씨(42)는 ‘이 경사를 추모하는 온정의 손길이 줄을 잇고 있다’는 본보 보도와 관련해 “남편과 아버지를 하늘에 보내고 깊은 슬픔에 빠져 있는 제수씨와 조카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며 “국민의 성원에 머리 숙여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집안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육군 부사관으로 입대했지만 고향(경북 영덕)이 바닷가여서 평생 꿈인 해경 특채에 합격해 기뻐했다”며 “삼남매의 교육비를 충당하기 위해 육지 근무보다는 위험하지만 수당이 100만 원가량 더 나오는 경비함 근무를 줄곧 지원한 희생적인 가장이었다”고 고인을 회상했다.청수 씨는 “조카들에게 ‘나라를 지키다 순직한 너희 아버지를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꿋꿋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며 “조카들 모두 그런 아빠를 잊지 못할 것”이라며 울먹였다. 그는 “제수씨와 조카들이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경황이 없지만 잘 버티고 있다”며 “국민이 보내준 성원을 잊지 않고 조카들을 훌륭한 인재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또 “국민이 중국어선에 맞서 해양주권을 지키다가 하늘로 간 동생을 항상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 201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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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어선 해경 살해’ 분노 확산]故 이청호 경사 추모 물결

    12일 서해 한국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을 나포하다 순직한 이청호 경사(40)를 추모하는 온정의 손길이 줄을 이었다.인천 지역 문화재단인 새얼문화재단 지용택 이사장(74)은 13일 이 경사의 장녀인 지원 양(14)과 명훈(12), 명현 군(10)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수업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이들이 대학에 입학하면 4년간 등록금을 내주겠다고 동아일보에 알려왔다.기업과 사회단체들도 유가족에 대한 위로금을 선뜻 약속하고 있다. 두산그룹 연강재단은 순직한 이 경사의 세 자녀에게 대학 졸업 때까지 학비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재단 관계자는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남은 가족을 보살피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는 생각에 나온 결정”이라고 말했다. 사조그룹 주진우 회장은 해양경찰청에 “유가족을 위해 써 달라”며 1000만 원을 내놓았다. 2009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황규철 대한건설협회 인천시회장은 500만 원을 해경에 전달하기로 했다. 인하대와 총동문회도 각각 유가족에게 성금을 전달할 예정이다.일선 초등학교에서는 위문편지로 이 경사를 추모하고 있다. 인천 남동구 고잔초교 6학년 266명은 이날 오후 해양경찰관과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주제로 글짓기를 했다. 신이헌 군은 “슬픔에 젖어 있을 이 경사의 자녀들에게 ‘나라를 지키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꿋꿋하게 살아가자’고 말하고 싶다”며 “병원에 누워 있는 이낙훈 순경 아저씨도 감사하다”고 적었다. 정부를 향한 진지한 요구도 나왔다. 박재우 군은 “중국이 강대국이라도 할 말은 해야 한다”며 “중국과 협상을 통해 불법 조업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 201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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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중생에 일본군 위안부 물었더니 76%가 “몰라요”

    ‘일본군을 감시하기 위해 독립투사들이 파견한 첩보 부대.’ ‘일본 부잣집의 가정부.’초중학생들이 ‘일본군 위안부가 무엇인지 써보라’는 질문에 대해 내놓은 답변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1000회 가까이 일본대사관 앞에 나와 위안부의 실상을 알려왔지만 초중학생 대다수는 위안부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은 물론이고 전혀 다른 의미로 인식하고 있었다. 동아일보가 수요집회 1000회를 맞아 지난달 25일 서울시내 초중학생(초5∼중2)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인식 조사’ 결과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모른다’는 응답이 152명(76%)이나 나왔다. 중학생 100명 중 위안부의 의미를 대강이나마 알고 있는 학생은 37명이었다. 초등학생은 더 심각했다. 100명 중 ‘알고 있다’고 답한 학생이 중학생의 3분의 1 수준인 11명에 불과했다. 위안부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한 48명 중 할머니들이 수요일마다 집회를 연다는 사실을 아는 학생은 5명뿐이었다. 위안부를 모른다고 답한 학생 152명을 대상으로 ‘일본군 위안부가 무엇인지 추측해 적어보라’고 내준 주관식 질문에는 엉뚱한 답변이 쏟아졌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다른 나라를 침략하려고 만든 특수부대’ ‘일본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 ‘일본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는 사람들’, ‘일본이 우리나라를 다시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기습용 병사를 기르는 곳’ 등 관련 지식이 전혀 없음을 증명하는 답변이 주를 이뤘다. 위안부와 관련한 지식이 빈약한 이유는 학교와 가정에서 교육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초등학교 5학년 사회 교과서에 실린 위안부 관련 내용은 ‘끌려간 사람들 중에는 여성들도 많았는데 그중 젊은 여성들은 전쟁터로 보내져 일본군에게 많은 고통을 당하기도 했다’는 언급이 전부다. 동북아역사재단 서현주 연구위원(48·여)은 “초등학교 때도 ‘성폭력은 나쁜 것’이라고 가르치는 것처럼 국가에 의한 성폭력과 그 폐해도 함께 교육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 201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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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방-구급차에 길 안 터주면 과태료’ 시행 첫날, 사이렌 울려도… 꿈쩍않는 시민의식

    소방차나 119구급차 등 긴급자동차에 길을 비켜주지 않으면 2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개정 도로교통법이 9일 시행됐다. 하지만 별반 달라진 게 없어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여전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긴급자동차의 진로를 막으면 과태료를 물게 된다는 사실을 아는 운전자가 드문 데다 어떻게 길을 비켜줘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를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위급해도 “내 일 아니다”9일 오전 10시 17분 응급 환자를 수송하려고 출동한 서울 강남소방서 삼성119안전센터 구급차는 여러 차례 아찔한 상황을 맞아야 했다. 서울 영동대교 부근에서 아무리 사이렌을 울려도 앞에 가는 승용차 5대와 트럭 1대가 길을 터주지 않았다. 최용범 소방장(41)은 위험을 무릅쓰고 중앙선을 넘어야 했다. 영동대교에 진입하자 다시 앞선 차량들에 막혔다. 사이렌을 울리고 “좌우로 비키세요”라는 안내방송을 하고 나서야 느릿느릿 차량들이 길을 터주었다. 이 틈을 노려 구급차 앞뒤로 끼어든 차량만 4대였다.도로교통법 29조는 긴급자동차가 접근할 경우 일반 운전자들은 도로 가장자리로 피해 차량을 일시 정차하거나 진로를 양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실제로 운전자들이 먼저 이 같은 방법으로 길을 터 준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사이렌을 울려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가 “긴급출동 중이니 양쪽으로 비켜주세요”라고 방송을 하고 경적을 크게 몇 번씩 울려야 길을 열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9시 21분 중부소방서 무학119안전센터 이광석 소방교(38)와 곽명세 소방사(40)는 중구 황학동의 응급 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나섰지만 도로교통공단 앞 사거리에서 발이 묶였다. 이곳에서 좌회전을 해야 하지만 1차로에 먼저 와서 신호를 기다리던 차량 10여 대가 사이렌 소리에도 꿈쩍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운전자들 “비키고 싶어도 못비키는 때 많아” ▼소방청 “고의성 명백한 경우만 딱지 뗄 것”곽 소방사는 “비켜주기만 기다리다가는 현장에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없다”며 결국 차로를 변경해 교차로에 진입한 다음 반대편 차로에서 직진해 오는 차량을 피해 아슬아슬하게 좌회전했다. 주택가 골목에서는 인근 점포에 물건을 내리는 트럭 때문에 잠시 멈췄지만 운전자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굼뜨게 차를 빼줬다. 현장에서 만난 응급환자 보호자는 “1초가 급한데 왜 이제 도착하느냐”며 발을 굴렀다.○ 과태료 부과 사실 모르는 시민 많아시민들은 소방차 등의 신속출동에 협조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과태료 부과에는 불만을 표시했다.개인택시 운전사 김모 씨(60)는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사실은 방송 뉴스 등을 통해 얼핏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게 오늘인 줄은 몰랐다”며 “꽉 막힌 도로에서 어떻게 비켜주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모 씨(46·여)도 소방차 등의 진로를 막을 경우 과태료를 물게 된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이 씨는 “제도가 생겼으면 따라야 하겠지만 도로나 교통상황을 고려해 과태료를 물렸으면 한다”며 “차로가 넓고 피해줄 공간이 충분하면 모르겠지만 길이 완전히 막힌 상태라면 앞차와의 간격이 좁아 비켜주고 싶어도 비켜주기 힘들다. 이럴 때 과태료 딱지가 날아오면 황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소방방재청도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계속적인 요청에도 불구하고 진로를 방해하는 경우 등 ‘제3자가 봐도 고의적으로 길을 비켜주지 않는 것이 명백한 경우’에만 단속할 방침이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현장에 신속하게 출동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차량 체증이 심하거나 신호대기로 꼼짝할 수 없는 경우까지 단속 대상에 포함할 순 없다”고 말했다.○ 아무리 막혀도 피해줄 길 있다현장 소방관들은 과태료 부과에 앞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운전습관을 개선하는 등 긴급차량 출동에 대한 협조의식이 높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긴급자동차가 접근할 경우 피해주는 방법을 운전자들이 미리 잘 알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 소방차나 119구급차가 뒤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다가올 경우 가능한 한 도로 우측 가장자리로 진로를 변경해 운행하거나 일시 정지해 진로를 터주어야 한다. 편도 3차로 이상의 도로는 긴급차량이 진행하는 차로를 피해 좌우 차로로 비켜주면 된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모세의 기적처럼 길을 터주는 시민의식이 발휘되면 소중한 이웃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김재홍 기자 nov@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 2011-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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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억대 문화재급 백자 절도범 잡고보니…

    서울 수서경찰서는 고급 주택에 침입해 시가 수십억 원에 이르는 국보급 도자기를 훔친 혐의 등으로 장모 씨(57)와 공범 2명을 구속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조사 결과 주범 장 씨는 9년 전 현대그룹 대북송금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영완 씨(58) 집에서 100억 원대 금품을 강탈한 혐의로 교도소에서 복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경찰에 따르면 장 씨 일당은 3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사업가 집에 침입해 피해자 이모 씨(46·여)를 결박한 뒤 금고에 보관돼 있던 도자기(사진)와 1억 원 상당의 금괴 및 현금 등을 훔쳐 달아난 혐의(특수강도 등)를 받고 있다. 이들은 범행 후 도자기를 처분하기 위해 고미술상을 찾았다가 “국보급 도자기다. 30억 원은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매수자가 나타날 때까지 도자기를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장 씨는 또 다른 공범과 함께 종로구 청운동에서 주택가를 털다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경찰은 이 씨가 도난당한 도자기의 감정을 의뢰한 결과 해당 도자기가 ‘백자청화매죽문호(白磁靑畵梅竹文壺)’라고 불리는 조선 후기 백자로 문화재급이라는 회신을 받았다. 조사 결과 이 씨는 도자기를 도둑맞고도 경찰 조사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피의자를 처벌하려면 진술이 필요하다고 설득하자 이 씨는 마지못해 남편 회사 직원을 대리인으로 보내 진술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조사하던 중 공범 중 한 명이 “장 씨가 2002년 3월경 김 씨의 단독주택(종로구 평창동)에 들어가 수백억 원 상당의 금품을 털었다고 자랑하며 범행을 함께 하자고 꼬드겼다”고 진술해 범죄 기록을 조회했다. 이 과정에서 장 씨가 김 씨 집 강도 사건으로 실형을 살다 나온 기록을 발견했다. 김 씨는 2003년 현대그룹에서 양도성예금증서(CD) 150억 원 상당을 건네받아 돈세탁한 뒤 정치권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에게 200억 원을 제공한 혐의와 현대상선 비자금 3000만 달러를 스위스 은행 계좌로 송금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 등으로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 2011-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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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신 없는 살인’ 징역 15년 선고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설범식)는 ‘시신 없는 살인 사건’의 피고인 김모 씨(46)와 서모 씨(49)에 대해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살인 사건의 결정적 증거인 시신이 없어도 피의자 자백과 정황 증거가 분명하다면 유죄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이례적 판결이다. 재판부는 2일 “(피해자 시신은 없으나) 피고인들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피해 유가족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며 ‘내가 같이 (범행) 했다’고 말한 사실이 있어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고 밝혔다.김 씨와 서 씨는 강원 평창군의 한 비닐제조회사 직원이었던 양모 씨(59)가 올 4월 “2000년 11월 사장 강모 씨(당시 49세)를 살해하고 시신을 암매장했다”고 자백하며 공범으로 지목해 구속 기소됐다. 그러나 자백 직후 양 씨가 숨지고 이들이 범행을 부인해 재판은 난항을 거듭했다. 피고인들은 “양 씨가 둔기로 사장을 내려치는 모습을 봤고 우리는 이를 말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양 씨의 자백은 죽음을 앞두고 한 것인 데다 내용이 상세해 피고인 진술보다 믿을 만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하지만 양 씨가 지목한 장소에서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진술에 신빙성 논란이 남아 있다. 김 씨 등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항소심에서도 법리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1-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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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휴지통]“이 자전거 훔쳤지?”… 협박해서 돈 뜯고 경찰 신고하고

    “자전거 정말 마음에 드네요.”A 군은 자신이 중고품 판매 사이트에 올려놓은 자전거를 사겠다는 고교생 문모 군(17)을 만나러 갔다가 입이 떡 벌어지는 일을 당했다. 문 군이 “이 자전거 내 건데 니가 훔쳤지? 합의금을 안 주면 신고하겠다”고 협박한 것.‘어떻게 알았을까….’ A 군은 실제로 자전거를 훔친 뒤 용돈을 마련하려고 판매 글을 올려놓았던 것이다. 놀란 A 군은 자전거와 함께 합의금 14만 원을 주고 도망쳤다. 그러나 자전거는 문 군 것이 아니었다. 문 군은 같은 ID로 다양한 물건 판매 글을 자주 올리는 사람 중 절도범이 많다는 점을 이용해 이런 방식으로 협박하고 돈을 뜯어낸 것이다.‘실적’이 좋았던 문 군은 욕심 탓에 검거되고 말았다. 절도범을 신고하면 포상금으로 20만 원가량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안 문 군이 경찰서로 가 “절도범을 잡았다”며 A 군을 신고한 것. 잡혀온 A 군이 “주인과 합의를 했다. 전화번호도 알고 있다”고 진술하면서 문 군의 범행까지 드러났다. 조사 결과 문 군은 같은 수법으로 자전거를 빼앗은 뒤 신고하는 수법으로 세 차례나 포상금을 신청한 전력이 있었다. 문 군은 경찰에서 “합의금 욕심에 A 군을 협박까지 하는 바람에 들통이 났다”고 진술했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문 군을 공갈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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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꽃뱀도 유인책도 협박범도 모두 10대였다

    “○○여관으로 와. 여자애를 소개해줄게.”7월 말 손모 군(15)은 중학교 동창 여모 양(15)의 연락을 받고 광주의 한 여관으로 갔다. 방에는 여 양과 소개받기로 한 정모 양(14)이 함께 있었다. 여 양이 나가자 정 양은 “영화나 한 편 보자”며 TV를 틀었다. 손 군은 입이 바짝 말랐다. TV에서 성관계 장면이 나오고 있었던 것. 자극받은 손 군은 정 양과 성관계를 맺었다.잠시 뒤 김모 군(17)과 선모 군(18)이 나타났다. 이들은 “내 동생이랑 자고도 무사할 줄 아느냐. 경찰을 부르겠다”고 협박했다. 김 군은 팔뚝의 문신까지 보여주며 겁을 줬다. 그러면서 “500만 원을 주면 눈감아 주겠다”고 했다. 겁먹은 B 군은 집에서 어머니의 목걸이, 팔찌를 가져와 합의금으로 내놨다.이들의 범행 대상은 또래 남학생만이 아니었다. 두 여학생이 ‘꽃뱀’ 역할을 맡아 성인 남성들을 유인해 성관계를 맺으면 김 군과 선 군이 나타나 각각 오빠, 살인 전과자 행세를 하며 모두 300만 원을 뜯어냈다.서울북부지법 형사10단독 조정웅 판사는 성매매 남성들을 협박해 돈을 뜯은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기소된 김 군에게 장기 1년 6개월, 단기 1년 2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선 군은 장기 1년 2개월, 단기 1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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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유학생 10만 시대… 추악한 제노포비아] 공존의 코리아로

    “중국 친구들이 박 터뜨리기 게임을 가장 재미있어 하던데 내년 운동회 때도 꼭 다시 했으면 좋겠어요.”2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경희대 중앙도서관 시청각실에 유학생 지원동아리 IFCC 회원들이 모여 앉아 최근 열린 ‘외국인 유학생 운동회’ 뒤풀이를 하고 있었다. 2003년 만들어진 이 동아리는 35명의 한국인 회원이 각각 1, 2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도맡아 이들의 한국생활 적응을 돕고 있다. 학기마다 한국인과 외국인이 함께 어울려 뛰는 운동회를 하는가 하면 학교 앞 가게를 빌려 외국인 환영 파티를 열기도 한다. ○ “웰컴 외국인 친구들”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인 유학생이 급증하면서 학교 안팎에서 이들을 따돌리거나 인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이들과의 공존을 위해 노력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성균관대의 외국인 유학생 지원 동아리인 ‘하이클럽’ 회원들은 학교 축제 기간마다 외국인 유학생과 함께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식사를 하면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선보이는 나라별 전통춤도 구경할 수 있다. 이색적인 음식과 춤을 통해 한국인과 외국인이 서로에 대해 갖고 있는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자는 취지의 행사다. 동아리 회원들은 축제 기간 외에도 한국어 수업에 어려움을 느끼는 외국인 유학생에게 통역 번역을 해주기도 하고 새로 유학 온 학생들에게는 휴대전화 개통법과 대중교통 이용법 등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법을 알려준다.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김희진 씨(22·여·러시아어문학과)는 “한국을 불친절한 분단국가로만 알고 온 외국인 친구들도 고국으로 돌아갈 때 ‘한국인은 정말 친절하다’고 말한다”며 “이럴 때 가장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외국인 유학생 “우리도 반성”본보가 만난 외국인 유학생 중 일부는 “한국인과 공존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외국인들 스스로도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 저우만(周曼·24·중앙대 신문방송 4) 씨는 “발음을 할 때 실수를 할까 봐 겁나 유학생들 스스로 발표나 한국인 친구 사귀기를 기피하는 것은 반성해야 할 일”이라며 “실수가 두려워 ‘소극적인 중국인’으로 남기보다 외국인으로서 실수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온 천쑹저(陳松哲·26·경희대 대학원) 씨도 “중국 학생들이 한국문화에 몇 번 이질감을 느끼고 나면 바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중국인끼리만 어울려 다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인 중에는 한국인들이 노래방에서 춤추고 노는 것만 봐도 ‘이상한 문화’라고 생각하고 편견을 갖는 사람이 있다”며 “중국인들도 상대방을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한국인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외국인으로 구성된 대학생회도 속속 설립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학생도 학내 구성원으로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다. 경희대에 다니는 유학생들은 다음 달 학교를 대표하는 외국인 유학생회를 설립하기로 하고 곧 후보자 등록과 관련한 공고를 낼 예정이다. 2009년 9월 학생회를 설립한 대구가톨릭대의 외국인 학생 400여 명은 학기 중 한국인과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주관한다.○ ‘상호 윈윈’을 위해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 1만 명이 늘면 1600억 원가량의 유학·연수수지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경제적 이득은 물론이고 해외에 친한 및 지한 인사를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정치·외교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일본이 우리보다 앞서 1983년 외국인 유학생 10만 명 유치 계획을 수립한 데 이어 최근에는 2020년까지 30만 명을 유치하겠다고 벼르는 이유다. 싱가포르와 중국도 우수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발 벗고 나섰다.유정희 국제교류문화진흥원장은 “우리가 어떻게 대접하느냐에 따라 한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은 친한파(親韓派)가 될 수도, 혐한파(嫌韓派)가 될 수도 있다”며 “한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 자체가 큰 자산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 “먼저 다가서라, 뭉쳐다니며 왕따 자초말라” ▼■ 차별, 이렇게 극복해라“인신공격-소외 당했지만 봉사활동하며 인맥 넓혀… 그들의 문화 받아들여야”외국으로 가는 한국 유학생들도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나 ‘왕따’에 시달릴 때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를 극복한 학생들은 스스로 다른 문화에 동화되려는 노력을 적극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내 적응에 성공한 외국인 유학생들도 “누가 다가와주길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다가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올해 2월 중앙대를 졸업한 최성희 씨(25·여)는 2009년 9월∼2010년 5월 교환학생으로 미국 위노나주립대에서 공부했다. 최 씨는 유학생활 초기 한 미국인 학생이 “한국인은 개도 먹는다며? 그럼 이 벌레도 먹어봐”라고 말하는 것을 들어야 했다. 조별(組別) 발표에서 소외되는 경우도 많았다.그러나 최 씨는 다양한 학내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적응에 성공했다. 그는 “외국인과 친구가 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조직한 봉사활동단체를 통해 인맥을 넓혔다”며 “모든 학교에 있는 외국인 관련 동아리나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국내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경희대를 3년째 다니고 있는 중국인 W 씨(24)는 “많은 유학생이 한국생활을 힘들어하는데 힘들지 않은 유학생활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한국인 친구들이 도와주지 않았으면 3년을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며 “일부 자존심이 센 중국인 유학생들은 자기들끼리만 뭉쳐 다니는데 적극성을 더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아마즈 라히미 미다니 씨(24·이란·부산 부경대)는 한국인 친구들과 개고기를 즐겨 먹는다. 그는 “한국인들은 여름철 더위를 이기기 위해 고단백 음식인 개고기를 먹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 나라의 역사의 요체인 문화를 무조건 거부하는 것은 적응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문화를 사랑하다 보니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핀란드인 모르스크 예레 씨(23·한양대)도 “한국인들과 빨리 친해지고 싶어 축구부에 들어갔다”며 “처음엔 특유의 선후배 문화가 당황스러웠지만 어느덧 소속감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부끄럽다, 사과한다”… “거부감 있는건 사실” ▼■ 자성과 관성 뒤섞인 반응“지성인이 인종차별이라니”… “돈 벌러 온건 아니지않나”‘한국에 유학 온 손님을 잘 대접해야 우리도 나가서 대접받는다.’(김창회 씨·okman258)‘중국 정부와 중국인이 하는 행동을 보면 거부감과 편견이 생길 수밖에 없다.’(이도윤 씨·startbrood3)동아일보가 21, 22일 보도한 ‘외국인 유학생 10만 시대’ 시리즈에 대해 동아닷컴과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1000개가 넘는 다양한 댓글이 달렸다. 외국인 유학생이 한국에서 차별받고 있는 실상이 담긴 기사 내용에 대해 ‘어찌 됐든 외국인은 싫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자성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캠퍼스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21일자 기사와 관련해 이명재 씨(lmj007)는 동아닷컴에 ‘부끄럽습니다. 이 글을 보는 유학생들이 있다면 사과드립니다. 열심히 공부하십시오’라고 적었다. ID 서울시민은 ‘성숙하게 대응할수록 우리의 지위도 올라간다. 지성 있는 대학생이라면 인종차별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ID 여성부×다문화박살은 ‘중국 불법체류자들은 자주 흉포한 범죄를 저지른다. 다문화 정책은 때려치워야 한다’고 적었다.외국인 유학생이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하고 노동권을 침해당하는 문제를 지적한 22일자 기사에 대해서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김경신 씨는 ‘유럽과 미국도 유학생의 노동시간은 제한한다. 유학생들이 한국에 공부하러 온 거지 일하러 온 게 아니지 않느냐’고 적었다. 변경태 씨는 ‘나도 아르바이트만 20개 넘게 해봤지만 최저임금을 보장받은 적이 없다. 한국인의 인권부터 챙겨야 한다’고 했다. 반면 최재훈 씨는 ‘한국 학생이 외국인 유학생보다 우대받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외국인 유학생을 천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 201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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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검진-성형수술비 지원” 정치권 욕하면서 닮는 총학선거

    ‘총여학생회가 네일아트 및 에스테틱 숍과 제휴해 최고 30%의 할인 혜택을 드리겠습니다.’ 동국대 총여학생회 회장 및 부회장 선거에 후보를 내보낸 한 선거본부가 내세운 공약 중 하나다. 18일 오후 2시경 찾은 서울 중구 필동 동국대 사회과학대 건물 입구에는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 간부를 뽑는 선거를 앞두고 각 선거본부의 공약 자료집이 가득 쌓여 있었다. ‘네일아트 할인’ 공약을 내세운 이 선거본부의 자료집에는 ‘엄마와 가장 뜻깊은 소풍을 다녀온 학우에게는 제주도 여행이 50%’라는 여행비 지원 공약도 담겨 있었다.최근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회 간부를 뽑는 선거를 앞두고 일부 대학의 몇몇 선거본부가 기성 정치인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공약’을 방불케 하는 선심성 공약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비데 설치에서 성형수술비 지원까지최근 총학생회 선거 운동을 시작한 숙명여대가 대표적이다. 두 개의 선거본부 중 한 곳은 ‘숙명인의 구두를 책임진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구두 수선 전문가를 학교로 초청해 학생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구두를 수선할 수 있게 하는 ‘숙데렐라, 호박마차’ 행사를 정기적으로 열겠다는 것이다. 이 선거본부는 ‘교내 현금입출금기(ATM) 수수료를 면제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상대 진영은 전 캠퍼스 화장실에 비데를 설치하겠다는 맞불 공약을 내놨다. 서울과학기술대(옛 서울산업대)의 한 선거본부는 토익 텝스 등 어학시험에 응시할 경우 학교가 응시료 일부를 지원하게 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경희대에서는 졸업여행 때 전 학생에게 왕복 교통비와 숙소 사용료를 지원하겠다는 공약도 나왔다. 성균관대에서는 한 후보가 ‘학내 무료 프린터 설치 확대’ 공약을, 경쟁 후보 측은 ‘삼성병원과 연계해 건강검진 비용 무료화’ 공약을 내놨다. 심지어 우석대의 한 총학생회장 후보는 ‘학우 여러분도 김태희, 조인성이 될 수 있다’며 성형수술 지원이라는 황당한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냉담한 유권자 학생들 사이에서는 공약을 지키지 못할 것이 뻔하고 혹시 지키더라도 비용을 감당하느라 등록금만 오르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성균관대 관계자는 “교수가 건강검진을 받아도 할인이 안 된다”며 “학생 전원 무료 건강검진은 선거용 공약일 뿐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실제로 지난해 울산대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후보 측은 “태블릿PC 전원 무상 지급”이라는 공약을 내걸었다가 이를 지원키로 한 기업과의 협상 문제로 지급이 늦어지면서 학생들의 비난을 받았다. 2008년 경희대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후보는 예산 계획 없이 ‘재학생 대상 인터넷 요금 지원 사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가 재학생들이 인터넷 서비스 업체를 변경하면 요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던 동문이 잠적해 곤욕을 치렀다. 선심성 공약으로 인한 폐해는 늘고 있지만 정작 각 대학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 세부규칙에는 공약에 관해 규정한 부분이 없다. 이에 따라 선심성 공약을 제재할 수단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이광재 사무총장은 “총학생회 선거가 기존 정치권 선거보다도 혼탁하게 치러지고 있다”며 “총학생회장 후보의 선심성 공약은 민주주의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어서 우려된다”고 말했다.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 2011-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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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날 고사장 이모저모… 후배는 구호로, 부모는 情으로, 수능대박 응원

    “어디 한번 붙어보자, 수능아!”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일 예년과 같은 ‘수능 한파’가 없는 따뜻한 날씨 속에 차분하게 치러졌다. ‘물수능’이라고 불릴 만큼 쉽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뜨거운 분위기는 덜했지만 수능 시험장 앞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간절한 기도와 응원 열기로 달아올랐다. 장애인 수험생 1명은 부정행위를 시도하려다 적발되기도 했다.○ 열띤 구호와 긴장감 이날 오전 7시 반경 서울 종로구 계동 중앙고 시험장 앞은 장충고 학생 40여 명의 응원 열기로 가득했다. 이들은 ‘우윳빛깔 ○○○, 수능대박 ○○○’ ‘대학 Free Pass’ 등의 현수막을 들고 선배들의 이름을 부르며 “수능 대박 나세요”를 연호했다. 시험장에 나온 어머니들은 자녀가 시험장에 들어간 뒤에도 쉽게 떠나지 못했다. 고등학교 교사인 한 40대 어머니는 “수능 감독을 스무 번도 넘게 했는데 막상 내 자식이 시험을 본다니 이렇게 떨릴 수가 없다”며 서울 강남구 삼성동 경기고로 들어가는 아들의 뒷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봤다.○ 긴급 수송 작전도 올해도 입실 종료시간(오전 8시 10분)에 임박해 급히 시험장에 뛰어 들어가는 수험생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오전 8시 수험생을 태우고 중앙고로 온 퀵서비스 기사 김모 씨(45)는 “학생들이 갑자기 태워 달라고 사정해 오게 됐다”며 “늦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는 “112와 119에 수없이 전화를 했는데 계속 통화 중이었다”며 울상을 짓기도 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교통체증 등의 수능 관련 정보를 알리는 데 큰 몫을 했다. 누리꾼들은 “지하철 8호선에서 정차역마다 시험장을 알려주고 있으니 참고하세요”라는 식의 정보를 수험생들에게 전파했다.○ 부정행위도 적발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으로 수능 부정행위 적발 건수는 160건이다. 이 중 휴대전화, MP3플레이어 등 휴대금지 물품 소지가 90건이며 탐구영역 응시순서를 지키지 않는 등 응시방법 위반이 55건, 기타 부정행위가 15건이었다. 한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종합상황실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모 시험장에서 언어영역 시험을 치를 예정이던 장애인(뇌병변) 수험생 1명이 초소형 무선이어폰, 휴대용 전화기, 중계기 등을 지닌 채 시험장에 들어가려다 적발돼 격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해당 수험생은 장애인에게는 일반인보다 1.5∼1.7배 시험시간이 더 주어지는 점을 이용해 외부에서 답안을 불러주면 받아 적는 수법으로 부정행위를 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트위터에선 수험생으로 자처하는 ‘spacei****’이라는 ID의 누리꾼이 수능 도중 실시간으로 시험장 분위기를 생중계하는 듯한 내용의 글을 올려 관련 당국을 긴장하게 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히 5분마다 새로운 글이 올라오는 것을 볼 때 컴퓨터에 트위터 메시지를 미리 저장해 놓은 뒤 정해진 시간에 자동 전송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한 장난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7일 급성췌장염으로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박재흥 양(18·경기 신장고 3년)은 이날 병원 1인실에서 시험을 치렀다. 박 양은 대화조차 힘들 정도로 고통이 심했지만 4교시까지 시험을 무사히 마무리했다. 광주하남교육지원청 소속 감독관 3명, 경찰관 1명이 박 양의 시험에 입회해 감독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정윤식 기자 jys@donga.com  이경희 기자 sorimoa@donga.com  }

    • 201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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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사능 겁나 거리에서 애들이 사라졌어요”

    “드르럭, 드르럭.”6일 오후 서울 노원구 월계동 인덕공고 앞 도로는 아스팔트 철거 공사가 한창이었다. 서울시가 대기 평균 수치보다 20배나 많은 방사능이 검출된 이곳에서 원인으로 지적된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있었던 것. 아파트와 연립주택이 몰려 있는 조용한 주택가에 굴착기 등 대형 중장비가 등장해 아스팔트를 걷어내기 시작하자 바로 옆 사람과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시끄러운 소음이 들렸다. 월계동 907 일대는 이미 도로 철거 공사를 끝내고 인부들이 새 아스팔트를 깔려고 도로를 평평하게 만들고 있었다. 일부 도로에는 부서진 아스팔트가 그대로 방치돼 있기도 했다. 주말을 맞아 집에서 쉬던 주민들은 소음과 먼지로 큰 불편을 겪었다. 주민 장영임 씨(41·여)는 “원래 낮에 애들이 놀이터에서 많이 놀았는데 이제는 아무도 안 나온다”면서 “우리 애도 등교할 때 방사능 검출 지역을 돌아서 가도록 시켰다”며 불안해했다.도로 철거 현장 주변에 모인 주민들은 불안한 눈빛으로 현장을 지켜봤다. 임신 7개월째인 김모 씨(27·여)는 “방사능 때문인지 모르지만 돌이 지난 첫아이는 배 속에 있을 때 폐에 이상이 생겨 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문제가 된 아스팔트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새 아스팔트를 덮을까봐 걱정이 돼 나왔다”고 말했다. “아스팔트에서 나온 방사능 때문에 암에 걸렸다”는 이야기까지 주민들 사이에 돌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더 커진 상태.주민들은 ‘노원구 방사능 검출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비상대책위원회는 3일 2000년부터 월계동 일대에 거주해온 주민 100여 명을 대상으로 질병이 있는지 조사하고 빠른 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받아 노원구에 제출했다. 대책위원회 육도군 총무는 “암에 걸렸거나 피부질환이 있는 주민들을 파악 중”이라며 “방사능과 질병이 관계가 있다는 결과가 나올 경우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박원순 서울시장은 아스팔트 포장구역에서 방사능이 검출된 월계동 907 일대를 이날 오후 4시부터 한 시간가량 방문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이상 수치의 방사능이 검출된 지역의 주민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인체에는 영향이 없는 소량이라 하더라도 시민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서울시 책임”이라며 “오염된 아스콘이 어디서 유입됐는지 철저히 원인을 규명하고 어느 지역에서 공사됐는지 파악하겠다”고 덧붙였다.이날 박 시장은 직접 휴대용 계측기를 들고 아스팔트가 제거된 지점에서 방사선 수치를 측정하기도 했다. 측정 결과는 대기 중 평균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시간당 0.2μSv의 방사선 수치가 측정됐다. 방사선이 검출된 아스팔트 조각 샘플을 측정한 결과는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시간당 2.7μSv였다. 박 시장은 “방사능 조사에 대한 공적인 권한과 의무가 없는 시민이 직접 먼저 나서서 방사능을 측정하고 신고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며 “최초 신고한 시민을 표창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는 7일까지 2000년에 아스팔트를 시공한 구간에 대해 방사능 검출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에 아스콘을 공급하는 업체 16곳이 생산한 원재료에 대해서도 방사선 측정을 실시해 6일까지 조사한 도로 30곳과 업체 9곳에서는 방사선량이 기준치 이하로 검출됐다고 밝혔다. 시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대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시는 최초 신고를 받은 뒤 4일부터 6일까지 이 일대 아스콘 철거를 완료했다. 이날 인근에 있는 덕릉로60길(폭 6m, 길이 90m)의 아스콘도 철거했다. 철거된 아스콘은 현재 포대에 담은 후 천막으로 포장해 노원구 상계동의 한 수영장에 임시로 보관하고 있다. 시는 철거한 아스콘을 KINS에서 분석한 결과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다. 방사선이 검출된 지역 아스팔트는 전면 재시공하기로 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

    • 2011-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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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뇨-고혈압 앓던 필리핀 출신 불법체류자, 지하 쪽방서 돌연사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 땅을 밟았던 필리핀 노동자가 병을 앓다 입국 8년 만에 혼자 살던 지하 쪽방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필리핀인 불법체류자 B 씨(47)가 3일 오후 10시경 도봉구 쌍문동의 한 빌라 지하방 침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4일 밝혔다. 집주인 이모 씨(53·여)는 월세를 받으러 갔다가 숨진 B 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2004년 1월 직업교육비자로 입국한 B 씨는 2005년부터 불법체류자 신세로 섬유·양말 공장 등에서 7년을 일했다. 3개월 전부터는 양말 공장에서 일했지만 최근 갑자기 시력이 나빠져 툭하면 실수를 했다. 상사는 B 씨를 나무라다 지난달 31일 그를 해고했다. 그의 부인은 한국에서 함께 일하다 둘째가 태어난 2005년 아이 둘을 데리고 필리핀으로 떠났다. 혼자 살게 된 B 씨는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며 한 달에 100만 원 가까이를 가족에게 보냈다. 숨진 B 씨 옆에 놓여 있던 지갑에는 필리핀으로 보내려고 모아둔 현금 100만 원과 이미 보낸 송금 영수증 여러 장이 들어 있었다. B 씨는 돈을 보내기 위해 당뇨병, 고혈압 등 각종 병을 앓으면서도 병원 한 번 제대로 가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파도 일부러 병원에 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얼마나 아끼고 살았는지 집에 먹을 거라고는 TV 앞에 놓인 땅콩 몇 개와 계란 몇 알, 바닥을 드러낸 반찬통의 배추김치가 전부였다”고 말했다. 간이 옷걸이와 다 늘어난 체육복, 낡은 슬리퍼 등이 전부인 6.6m²(약 2평) 남짓한 쪽방에서 가장 비싼 물건은 데스크톱 컴퓨터와 화상카메라, 스피커 5개였다. 가족 얼굴을 보며 통화하기 위해 그가 부린 최고의 사치였다. 옆방에 살던 김모 씨(42·여)는 “B 씨는 공장에서 밤을 새우고 아침에 들어오곤 했다”며 “퇴근한 그가 필리핀어로 가족과 도란도란 통화하는 소리가 벽을 넘어 들리곤 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특별한 외상이 없고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자살 정황이 없는 점으로 미뤄 심장병과 당뇨병을 앓던 그가 돌연사 한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B 씨는 시신이 안치된 병원에 동료 외국인 노동자들이 찾아오지 않아 더 외롭게 생을 마감했다”며 “대부분 불법체류자 신분인 동료들은 혹시 검거될까 두려워 친구의 마지막 모습을 보러 오지 못한 듯하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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