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희

조건희 차장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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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이 사건이 되는 지점을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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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5-29~2026-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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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 나 여기있어, 일어나” 열네살 딸 오열 뒤로하고… 故 이청호 경사 영결식

    “비록 오늘 우리는 당신의 영혼을 떠나보내지만 대한민국 바다를 사수하는 해경인의 의지를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14일 오전 10시 인천 중구 북성동 인천해양경찰서 전용부두 운동장. 서해의 한국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어선을 단속하다가 숨진 이청호 경사(40)의 영결식이 열렸다. 이 경사가 생전에 수시로 드나들었던 이 부두에는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슬퍼하듯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 눈발이 흩날렸다. 해경 관현악단이 연주하는 ‘장송행진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이 경사의 영정을 앞세운 유가족이 영결식장에 들어오자 전국에서 모인 동료 경찰관과 조문객 1000여 명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모강인 해양경찰청장이 이 경사의 영정 앞에 1계급 특진 임명장과 옥조근정훈장을 올려놓자 유가족은 오열하기 시작했다. 모 청장은 조사에서 “대한민국 해양주권의 수호신을 잃어 비통하지만 앞으로 더 힘을 키워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경사와 함께 작전에 투입된 장성원 순경이 고별사에서 “누구보다 예뻐했던 딸 지원이, 아버지를 쏙 빼닮아 잘생긴 명훈이, 운동을 좋아하고 잘한다며 자랑하던 명현이에게 뭐라고 해야 하느냐”며 흐느끼자 조문객들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이 경사에 대한 헌화와 분향이 이어지자 부인 윤경미 씨(37)는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이어 화장장으로 떠나는 검은색 리무진 차량 트렁크에 이 경사의 목관이 실리자 딸 지원 양(14)이 “문 닫지 마세요. 문 닫으면 이제 못 보는 거잖아. 아빠 나 여기 있어, 일어나”라며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부두에 정박한 채 영결식 장면을 지켜보던 3000t급 경비함이 울리는 기적소리를 뒤로한 채 이 경사는 도열한 동료 경찰관들의 배웅을 받으며 떠났다. 영결식을 치르고 난 뒤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이 경사의 친형 청수 씨(42)는 ‘이 경사를 추모하는 온정의 손길이 줄을 잇고 있다’는 본보 보도와 관련해 “남편과 아버지를 하늘에 보내고 깊은 슬픔에 빠져 있는 제수씨와 조카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며 “국민의 성원에 머리 숙여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집안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육군 부사관으로 입대했지만 고향(경북 영덕)이 바닷가여서 평생 꿈인 해경 특채에 합격해 기뻐했다”며 “삼남매의 교육비를 충당하기 위해 육지 근무보다는 위험하지만 수당이 100만 원가량 더 나오는 경비함 근무를 줄곧 지원한 희생적인 가장이었다”고 고인을 회상했다.청수 씨는 “조카들에게 ‘나라를 지키다 순직한 너희 아버지를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꿋꿋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며 “조카들 모두 그런 아빠를 잊지 못할 것”이라며 울먹였다. 그는 “제수씨와 조카들이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경황이 없지만 잘 버티고 있다”며 “국민이 보내준 성원을 잊지 않고 조카들을 훌륭한 인재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또 “국민이 중국어선에 맞서 해양주권을 지키다가 하늘로 간 동생을 항상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 201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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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어선 해경 살해’ 분노 확산]故 이청호 경사 추모 물결

    12일 서해 한국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을 나포하다 순직한 이청호 경사(40)를 추모하는 온정의 손길이 줄을 이었다.인천 지역 문화재단인 새얼문화재단 지용택 이사장(74)은 13일 이 경사의 장녀인 지원 양(14)과 명훈(12), 명현 군(10)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수업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이들이 대학에 입학하면 4년간 등록금을 내주겠다고 동아일보에 알려왔다.기업과 사회단체들도 유가족에 대한 위로금을 선뜻 약속하고 있다. 두산그룹 연강재단은 순직한 이 경사의 세 자녀에게 대학 졸업 때까지 학비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재단 관계자는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남은 가족을 보살피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는 생각에 나온 결정”이라고 말했다. 사조그룹 주진우 회장은 해양경찰청에 “유가족을 위해 써 달라”며 1000만 원을 내놓았다. 2009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황규철 대한건설협회 인천시회장은 500만 원을 해경에 전달하기로 했다. 인하대와 총동문회도 각각 유가족에게 성금을 전달할 예정이다.일선 초등학교에서는 위문편지로 이 경사를 추모하고 있다. 인천 남동구 고잔초교 6학년 266명은 이날 오후 해양경찰관과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주제로 글짓기를 했다. 신이헌 군은 “슬픔에 젖어 있을 이 경사의 자녀들에게 ‘나라를 지키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꿋꿋하게 살아가자’고 말하고 싶다”며 “병원에 누워 있는 이낙훈 순경 아저씨도 감사하다”고 적었다. 정부를 향한 진지한 요구도 나왔다. 박재우 군은 “중국이 강대국이라도 할 말은 해야 한다”며 “중국과 협상을 통해 불법 조업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 201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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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중생에 일본군 위안부 물었더니 76%가 “몰라요”

    ‘일본군을 감시하기 위해 독립투사들이 파견한 첩보 부대.’ ‘일본 부잣집의 가정부.’초중학생들이 ‘일본군 위안부가 무엇인지 써보라’는 질문에 대해 내놓은 답변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1000회 가까이 일본대사관 앞에 나와 위안부의 실상을 알려왔지만 초중학생 대다수는 위안부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은 물론이고 전혀 다른 의미로 인식하고 있었다. 동아일보가 수요집회 1000회를 맞아 지난달 25일 서울시내 초중학생(초5∼중2)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인식 조사’ 결과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모른다’는 응답이 152명(76%)이나 나왔다. 중학생 100명 중 위안부의 의미를 대강이나마 알고 있는 학생은 37명이었다. 초등학생은 더 심각했다. 100명 중 ‘알고 있다’고 답한 학생이 중학생의 3분의 1 수준인 11명에 불과했다. 위안부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한 48명 중 할머니들이 수요일마다 집회를 연다는 사실을 아는 학생은 5명뿐이었다. 위안부를 모른다고 답한 학생 152명을 대상으로 ‘일본군 위안부가 무엇인지 추측해 적어보라’고 내준 주관식 질문에는 엉뚱한 답변이 쏟아졌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다른 나라를 침략하려고 만든 특수부대’ ‘일본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 ‘일본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는 사람들’, ‘일본이 우리나라를 다시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기습용 병사를 기르는 곳’ 등 관련 지식이 전혀 없음을 증명하는 답변이 주를 이뤘다. 위안부와 관련한 지식이 빈약한 이유는 학교와 가정에서 교육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초등학교 5학년 사회 교과서에 실린 위안부 관련 내용은 ‘끌려간 사람들 중에는 여성들도 많았는데 그중 젊은 여성들은 전쟁터로 보내져 일본군에게 많은 고통을 당하기도 했다’는 언급이 전부다. 동북아역사재단 서현주 연구위원(48·여)은 “초등학교 때도 ‘성폭력은 나쁜 것’이라고 가르치는 것처럼 국가에 의한 성폭력과 그 폐해도 함께 교육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 201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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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방-구급차에 길 안 터주면 과태료’ 시행 첫날, 사이렌 울려도… 꿈쩍않는 시민의식

    소방차나 119구급차 등 긴급자동차에 길을 비켜주지 않으면 2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개정 도로교통법이 9일 시행됐다. 하지만 별반 달라진 게 없어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여전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긴급자동차의 진로를 막으면 과태료를 물게 된다는 사실을 아는 운전자가 드문 데다 어떻게 길을 비켜줘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를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위급해도 “내 일 아니다”9일 오전 10시 17분 응급 환자를 수송하려고 출동한 서울 강남소방서 삼성119안전센터 구급차는 여러 차례 아찔한 상황을 맞아야 했다. 서울 영동대교 부근에서 아무리 사이렌을 울려도 앞에 가는 승용차 5대와 트럭 1대가 길을 터주지 않았다. 최용범 소방장(41)은 위험을 무릅쓰고 중앙선을 넘어야 했다. 영동대교에 진입하자 다시 앞선 차량들에 막혔다. 사이렌을 울리고 “좌우로 비키세요”라는 안내방송을 하고 나서야 느릿느릿 차량들이 길을 터주었다. 이 틈을 노려 구급차 앞뒤로 끼어든 차량만 4대였다.도로교통법 29조는 긴급자동차가 접근할 경우 일반 운전자들은 도로 가장자리로 피해 차량을 일시 정차하거나 진로를 양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실제로 운전자들이 먼저 이 같은 방법으로 길을 터 준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사이렌을 울려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가 “긴급출동 중이니 양쪽으로 비켜주세요”라고 방송을 하고 경적을 크게 몇 번씩 울려야 길을 열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9시 21분 중부소방서 무학119안전센터 이광석 소방교(38)와 곽명세 소방사(40)는 중구 황학동의 응급 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나섰지만 도로교통공단 앞 사거리에서 발이 묶였다. 이곳에서 좌회전을 해야 하지만 1차로에 먼저 와서 신호를 기다리던 차량 10여 대가 사이렌 소리에도 꿈쩍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운전자들 “비키고 싶어도 못비키는 때 많아” ▼소방청 “고의성 명백한 경우만 딱지 뗄 것”곽 소방사는 “비켜주기만 기다리다가는 현장에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없다”며 결국 차로를 변경해 교차로에 진입한 다음 반대편 차로에서 직진해 오는 차량을 피해 아슬아슬하게 좌회전했다. 주택가 골목에서는 인근 점포에 물건을 내리는 트럭 때문에 잠시 멈췄지만 운전자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굼뜨게 차를 빼줬다. 현장에서 만난 응급환자 보호자는 “1초가 급한데 왜 이제 도착하느냐”며 발을 굴렀다.○ 과태료 부과 사실 모르는 시민 많아시민들은 소방차 등의 신속출동에 협조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과태료 부과에는 불만을 표시했다.개인택시 운전사 김모 씨(60)는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사실은 방송 뉴스 등을 통해 얼핏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게 오늘인 줄은 몰랐다”며 “꽉 막힌 도로에서 어떻게 비켜주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모 씨(46·여)도 소방차 등의 진로를 막을 경우 과태료를 물게 된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이 씨는 “제도가 생겼으면 따라야 하겠지만 도로나 교통상황을 고려해 과태료를 물렸으면 한다”며 “차로가 넓고 피해줄 공간이 충분하면 모르겠지만 길이 완전히 막힌 상태라면 앞차와의 간격이 좁아 비켜주고 싶어도 비켜주기 힘들다. 이럴 때 과태료 딱지가 날아오면 황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소방방재청도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계속적인 요청에도 불구하고 진로를 방해하는 경우 등 ‘제3자가 봐도 고의적으로 길을 비켜주지 않는 것이 명백한 경우’에만 단속할 방침이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현장에 신속하게 출동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차량 체증이 심하거나 신호대기로 꼼짝할 수 없는 경우까지 단속 대상에 포함할 순 없다”고 말했다.○ 아무리 막혀도 피해줄 길 있다현장 소방관들은 과태료 부과에 앞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운전습관을 개선하는 등 긴급차량 출동에 대한 협조의식이 높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긴급자동차가 접근할 경우 피해주는 방법을 운전자들이 미리 잘 알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 소방차나 119구급차가 뒤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다가올 경우 가능한 한 도로 우측 가장자리로 진로를 변경해 운행하거나 일시 정지해 진로를 터주어야 한다. 편도 3차로 이상의 도로는 긴급차량이 진행하는 차로를 피해 좌우 차로로 비켜주면 된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모세의 기적처럼 길을 터주는 시민의식이 발휘되면 소중한 이웃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김재홍 기자 nov@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 2011-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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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억대 문화재급 백자 절도범 잡고보니…

    서울 수서경찰서는 고급 주택에 침입해 시가 수십억 원에 이르는 국보급 도자기를 훔친 혐의 등으로 장모 씨(57)와 공범 2명을 구속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조사 결과 주범 장 씨는 9년 전 현대그룹 대북송금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영완 씨(58) 집에서 100억 원대 금품을 강탈한 혐의로 교도소에서 복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경찰에 따르면 장 씨 일당은 3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사업가 집에 침입해 피해자 이모 씨(46·여)를 결박한 뒤 금고에 보관돼 있던 도자기(사진)와 1억 원 상당의 금괴 및 현금 등을 훔쳐 달아난 혐의(특수강도 등)를 받고 있다. 이들은 범행 후 도자기를 처분하기 위해 고미술상을 찾았다가 “국보급 도자기다. 30억 원은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매수자가 나타날 때까지 도자기를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장 씨는 또 다른 공범과 함께 종로구 청운동에서 주택가를 털다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경찰은 이 씨가 도난당한 도자기의 감정을 의뢰한 결과 해당 도자기가 ‘백자청화매죽문호(白磁靑畵梅竹文壺)’라고 불리는 조선 후기 백자로 문화재급이라는 회신을 받았다. 조사 결과 이 씨는 도자기를 도둑맞고도 경찰 조사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피의자를 처벌하려면 진술이 필요하다고 설득하자 이 씨는 마지못해 남편 회사 직원을 대리인으로 보내 진술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조사하던 중 공범 중 한 명이 “장 씨가 2002년 3월경 김 씨의 단독주택(종로구 평창동)에 들어가 수백억 원 상당의 금품을 털었다고 자랑하며 범행을 함께 하자고 꼬드겼다”고 진술해 범죄 기록을 조회했다. 이 과정에서 장 씨가 김 씨 집 강도 사건으로 실형을 살다 나온 기록을 발견했다. 김 씨는 2003년 현대그룹에서 양도성예금증서(CD) 150억 원 상당을 건네받아 돈세탁한 뒤 정치권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에게 200억 원을 제공한 혐의와 현대상선 비자금 3000만 달러를 스위스 은행 계좌로 송금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 등으로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 2011-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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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신 없는 살인’ 징역 15년 선고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설범식)는 ‘시신 없는 살인 사건’의 피고인 김모 씨(46)와 서모 씨(49)에 대해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살인 사건의 결정적 증거인 시신이 없어도 피의자 자백과 정황 증거가 분명하다면 유죄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이례적 판결이다. 재판부는 2일 “(피해자 시신은 없으나) 피고인들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피해 유가족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며 ‘내가 같이 (범행) 했다’고 말한 사실이 있어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고 밝혔다.김 씨와 서 씨는 강원 평창군의 한 비닐제조회사 직원이었던 양모 씨(59)가 올 4월 “2000년 11월 사장 강모 씨(당시 49세)를 살해하고 시신을 암매장했다”고 자백하며 공범으로 지목해 구속 기소됐다. 그러나 자백 직후 양 씨가 숨지고 이들이 범행을 부인해 재판은 난항을 거듭했다. 피고인들은 “양 씨가 둔기로 사장을 내려치는 모습을 봤고 우리는 이를 말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양 씨의 자백은 죽음을 앞두고 한 것인 데다 내용이 상세해 피고인 진술보다 믿을 만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하지만 양 씨가 지목한 장소에서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진술에 신빙성 논란이 남아 있다. 김 씨 등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항소심에서도 법리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1-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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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휴지통]“이 자전거 훔쳤지?”… 협박해서 돈 뜯고 경찰 신고하고

    “자전거 정말 마음에 드네요.”A 군은 자신이 중고품 판매 사이트에 올려놓은 자전거를 사겠다는 고교생 문모 군(17)을 만나러 갔다가 입이 떡 벌어지는 일을 당했다. 문 군이 “이 자전거 내 건데 니가 훔쳤지? 합의금을 안 주면 신고하겠다”고 협박한 것.‘어떻게 알았을까….’ A 군은 실제로 자전거를 훔친 뒤 용돈을 마련하려고 판매 글을 올려놓았던 것이다. 놀란 A 군은 자전거와 함께 합의금 14만 원을 주고 도망쳤다. 그러나 자전거는 문 군 것이 아니었다. 문 군은 같은 ID로 다양한 물건 판매 글을 자주 올리는 사람 중 절도범이 많다는 점을 이용해 이런 방식으로 협박하고 돈을 뜯어낸 것이다.‘실적’이 좋았던 문 군은 욕심 탓에 검거되고 말았다. 절도범을 신고하면 포상금으로 20만 원가량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안 문 군이 경찰서로 가 “절도범을 잡았다”며 A 군을 신고한 것. 잡혀온 A 군이 “주인과 합의를 했다. 전화번호도 알고 있다”고 진술하면서 문 군의 범행까지 드러났다. 조사 결과 문 군은 같은 수법으로 자전거를 빼앗은 뒤 신고하는 수법으로 세 차례나 포상금을 신청한 전력이 있었다. 문 군은 경찰에서 “합의금 욕심에 A 군을 협박까지 하는 바람에 들통이 났다”고 진술했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문 군을 공갈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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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꽃뱀도 유인책도 협박범도 모두 10대였다

    “○○여관으로 와. 여자애를 소개해줄게.”7월 말 손모 군(15)은 중학교 동창 여모 양(15)의 연락을 받고 광주의 한 여관으로 갔다. 방에는 여 양과 소개받기로 한 정모 양(14)이 함께 있었다. 여 양이 나가자 정 양은 “영화나 한 편 보자”며 TV를 틀었다. 손 군은 입이 바짝 말랐다. TV에서 성관계 장면이 나오고 있었던 것. 자극받은 손 군은 정 양과 성관계를 맺었다.잠시 뒤 김모 군(17)과 선모 군(18)이 나타났다. 이들은 “내 동생이랑 자고도 무사할 줄 아느냐. 경찰을 부르겠다”고 협박했다. 김 군은 팔뚝의 문신까지 보여주며 겁을 줬다. 그러면서 “500만 원을 주면 눈감아 주겠다”고 했다. 겁먹은 B 군은 집에서 어머니의 목걸이, 팔찌를 가져와 합의금으로 내놨다.이들의 범행 대상은 또래 남학생만이 아니었다. 두 여학생이 ‘꽃뱀’ 역할을 맡아 성인 남성들을 유인해 성관계를 맺으면 김 군과 선 군이 나타나 각각 오빠, 살인 전과자 행세를 하며 모두 300만 원을 뜯어냈다.서울북부지법 형사10단독 조정웅 판사는 성매매 남성들을 협박해 돈을 뜯은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기소된 김 군에게 장기 1년 6개월, 단기 1년 2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선 군은 장기 1년 2개월, 단기 1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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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유학생 10만 시대… 추악한 제노포비아] 공존의 코리아로

    “중국 친구들이 박 터뜨리기 게임을 가장 재미있어 하던데 내년 운동회 때도 꼭 다시 했으면 좋겠어요.”2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경희대 중앙도서관 시청각실에 유학생 지원동아리 IFCC 회원들이 모여 앉아 최근 열린 ‘외국인 유학생 운동회’ 뒤풀이를 하고 있었다. 2003년 만들어진 이 동아리는 35명의 한국인 회원이 각각 1, 2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도맡아 이들의 한국생활 적응을 돕고 있다. 학기마다 한국인과 외국인이 함께 어울려 뛰는 운동회를 하는가 하면 학교 앞 가게를 빌려 외국인 환영 파티를 열기도 한다. ○ “웰컴 외국인 친구들”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인 유학생이 급증하면서 학교 안팎에서 이들을 따돌리거나 인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이들과의 공존을 위해 노력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성균관대의 외국인 유학생 지원 동아리인 ‘하이클럽’ 회원들은 학교 축제 기간마다 외국인 유학생과 함께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식사를 하면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선보이는 나라별 전통춤도 구경할 수 있다. 이색적인 음식과 춤을 통해 한국인과 외국인이 서로에 대해 갖고 있는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자는 취지의 행사다. 동아리 회원들은 축제 기간 외에도 한국어 수업에 어려움을 느끼는 외국인 유학생에게 통역 번역을 해주기도 하고 새로 유학 온 학생들에게는 휴대전화 개통법과 대중교통 이용법 등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법을 알려준다.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김희진 씨(22·여·러시아어문학과)는 “한국을 불친절한 분단국가로만 알고 온 외국인 친구들도 고국으로 돌아갈 때 ‘한국인은 정말 친절하다’고 말한다”며 “이럴 때 가장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외국인 유학생 “우리도 반성”본보가 만난 외국인 유학생 중 일부는 “한국인과 공존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외국인들 스스로도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 저우만(周曼·24·중앙대 신문방송 4) 씨는 “발음을 할 때 실수를 할까 봐 겁나 유학생들 스스로 발표나 한국인 친구 사귀기를 기피하는 것은 반성해야 할 일”이라며 “실수가 두려워 ‘소극적인 중국인’으로 남기보다 외국인으로서 실수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온 천쑹저(陳松哲·26·경희대 대학원) 씨도 “중국 학생들이 한국문화에 몇 번 이질감을 느끼고 나면 바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중국인끼리만 어울려 다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인 중에는 한국인들이 노래방에서 춤추고 노는 것만 봐도 ‘이상한 문화’라고 생각하고 편견을 갖는 사람이 있다”며 “중국인들도 상대방을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한국인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외국인으로 구성된 대학생회도 속속 설립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학생도 학내 구성원으로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다. 경희대에 다니는 유학생들은 다음 달 학교를 대표하는 외국인 유학생회를 설립하기로 하고 곧 후보자 등록과 관련한 공고를 낼 예정이다. 2009년 9월 학생회를 설립한 대구가톨릭대의 외국인 학생 400여 명은 학기 중 한국인과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주관한다.○ ‘상호 윈윈’을 위해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 1만 명이 늘면 1600억 원가량의 유학·연수수지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경제적 이득은 물론이고 해외에 친한 및 지한 인사를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정치·외교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일본이 우리보다 앞서 1983년 외국인 유학생 10만 명 유치 계획을 수립한 데 이어 최근에는 2020년까지 30만 명을 유치하겠다고 벼르는 이유다. 싱가포르와 중국도 우수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발 벗고 나섰다.유정희 국제교류문화진흥원장은 “우리가 어떻게 대접하느냐에 따라 한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은 친한파(親韓派)가 될 수도, 혐한파(嫌韓派)가 될 수도 있다”며 “한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 자체가 큰 자산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 “먼저 다가서라, 뭉쳐다니며 왕따 자초말라” ▼■ 차별, 이렇게 극복해라“인신공격-소외 당했지만 봉사활동하며 인맥 넓혀… 그들의 문화 받아들여야”외국으로 가는 한국 유학생들도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나 ‘왕따’에 시달릴 때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를 극복한 학생들은 스스로 다른 문화에 동화되려는 노력을 적극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내 적응에 성공한 외국인 유학생들도 “누가 다가와주길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다가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올해 2월 중앙대를 졸업한 최성희 씨(25·여)는 2009년 9월∼2010년 5월 교환학생으로 미국 위노나주립대에서 공부했다. 최 씨는 유학생활 초기 한 미국인 학생이 “한국인은 개도 먹는다며? 그럼 이 벌레도 먹어봐”라고 말하는 것을 들어야 했다. 조별(組別) 발표에서 소외되는 경우도 많았다.그러나 최 씨는 다양한 학내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적응에 성공했다. 그는 “외국인과 친구가 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조직한 봉사활동단체를 통해 인맥을 넓혔다”며 “모든 학교에 있는 외국인 관련 동아리나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국내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경희대를 3년째 다니고 있는 중국인 W 씨(24)는 “많은 유학생이 한국생활을 힘들어하는데 힘들지 않은 유학생활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한국인 친구들이 도와주지 않았으면 3년을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며 “일부 자존심이 센 중국인 유학생들은 자기들끼리만 뭉쳐 다니는데 적극성을 더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아마즈 라히미 미다니 씨(24·이란·부산 부경대)는 한국인 친구들과 개고기를 즐겨 먹는다. 그는 “한국인들은 여름철 더위를 이기기 위해 고단백 음식인 개고기를 먹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 나라의 역사의 요체인 문화를 무조건 거부하는 것은 적응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문화를 사랑하다 보니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핀란드인 모르스크 예레 씨(23·한양대)도 “한국인들과 빨리 친해지고 싶어 축구부에 들어갔다”며 “처음엔 특유의 선후배 문화가 당황스러웠지만 어느덧 소속감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부끄럽다, 사과한다”… “거부감 있는건 사실” ▼■ 자성과 관성 뒤섞인 반응“지성인이 인종차별이라니”… “돈 벌러 온건 아니지않나”‘한국에 유학 온 손님을 잘 대접해야 우리도 나가서 대접받는다.’(김창회 씨·okman258)‘중국 정부와 중국인이 하는 행동을 보면 거부감과 편견이 생길 수밖에 없다.’(이도윤 씨·startbrood3)동아일보가 21, 22일 보도한 ‘외국인 유학생 10만 시대’ 시리즈에 대해 동아닷컴과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1000개가 넘는 다양한 댓글이 달렸다. 외국인 유학생이 한국에서 차별받고 있는 실상이 담긴 기사 내용에 대해 ‘어찌 됐든 외국인은 싫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자성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캠퍼스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21일자 기사와 관련해 이명재 씨(lmj007)는 동아닷컴에 ‘부끄럽습니다. 이 글을 보는 유학생들이 있다면 사과드립니다. 열심히 공부하십시오’라고 적었다. ID 서울시민은 ‘성숙하게 대응할수록 우리의 지위도 올라간다. 지성 있는 대학생이라면 인종차별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ID 여성부×다문화박살은 ‘중국 불법체류자들은 자주 흉포한 범죄를 저지른다. 다문화 정책은 때려치워야 한다’고 적었다.외국인 유학생이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하고 노동권을 침해당하는 문제를 지적한 22일자 기사에 대해서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김경신 씨는 ‘유럽과 미국도 유학생의 노동시간은 제한한다. 유학생들이 한국에 공부하러 온 거지 일하러 온 게 아니지 않느냐’고 적었다. 변경태 씨는 ‘나도 아르바이트만 20개 넘게 해봤지만 최저임금을 보장받은 적이 없다. 한국인의 인권부터 챙겨야 한다’고 했다. 반면 최재훈 씨는 ‘한국 학생이 외국인 유학생보다 우대받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외국인 유학생을 천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 201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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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검진-성형수술비 지원” 정치권 욕하면서 닮는 총학선거

    ‘총여학생회가 네일아트 및 에스테틱 숍과 제휴해 최고 30%의 할인 혜택을 드리겠습니다.’ 동국대 총여학생회 회장 및 부회장 선거에 후보를 내보낸 한 선거본부가 내세운 공약 중 하나다. 18일 오후 2시경 찾은 서울 중구 필동 동국대 사회과학대 건물 입구에는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 간부를 뽑는 선거를 앞두고 각 선거본부의 공약 자료집이 가득 쌓여 있었다. ‘네일아트 할인’ 공약을 내세운 이 선거본부의 자료집에는 ‘엄마와 가장 뜻깊은 소풍을 다녀온 학우에게는 제주도 여행이 50%’라는 여행비 지원 공약도 담겨 있었다.최근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회 간부를 뽑는 선거를 앞두고 일부 대학의 몇몇 선거본부가 기성 정치인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공약’을 방불케 하는 선심성 공약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비데 설치에서 성형수술비 지원까지최근 총학생회 선거 운동을 시작한 숙명여대가 대표적이다. 두 개의 선거본부 중 한 곳은 ‘숙명인의 구두를 책임진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구두 수선 전문가를 학교로 초청해 학생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구두를 수선할 수 있게 하는 ‘숙데렐라, 호박마차’ 행사를 정기적으로 열겠다는 것이다. 이 선거본부는 ‘교내 현금입출금기(ATM) 수수료를 면제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상대 진영은 전 캠퍼스 화장실에 비데를 설치하겠다는 맞불 공약을 내놨다. 서울과학기술대(옛 서울산업대)의 한 선거본부는 토익 텝스 등 어학시험에 응시할 경우 학교가 응시료 일부를 지원하게 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경희대에서는 졸업여행 때 전 학생에게 왕복 교통비와 숙소 사용료를 지원하겠다는 공약도 나왔다. 성균관대에서는 한 후보가 ‘학내 무료 프린터 설치 확대’ 공약을, 경쟁 후보 측은 ‘삼성병원과 연계해 건강검진 비용 무료화’ 공약을 내놨다. 심지어 우석대의 한 총학생회장 후보는 ‘학우 여러분도 김태희, 조인성이 될 수 있다’며 성형수술 지원이라는 황당한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냉담한 유권자 학생들 사이에서는 공약을 지키지 못할 것이 뻔하고 혹시 지키더라도 비용을 감당하느라 등록금만 오르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성균관대 관계자는 “교수가 건강검진을 받아도 할인이 안 된다”며 “학생 전원 무료 건강검진은 선거용 공약일 뿐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실제로 지난해 울산대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후보 측은 “태블릿PC 전원 무상 지급”이라는 공약을 내걸었다가 이를 지원키로 한 기업과의 협상 문제로 지급이 늦어지면서 학생들의 비난을 받았다. 2008년 경희대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후보는 예산 계획 없이 ‘재학생 대상 인터넷 요금 지원 사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가 재학생들이 인터넷 서비스 업체를 변경하면 요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던 동문이 잠적해 곤욕을 치렀다. 선심성 공약으로 인한 폐해는 늘고 있지만 정작 각 대학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 세부규칙에는 공약에 관해 규정한 부분이 없다. 이에 따라 선심성 공약을 제재할 수단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이광재 사무총장은 “총학생회 선거가 기존 정치권 선거보다도 혼탁하게 치러지고 있다”며 “총학생회장 후보의 선심성 공약은 민주주의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어서 우려된다”고 말했다.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 2011-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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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날 고사장 이모저모… 후배는 구호로, 부모는 情으로, 수능대박 응원

    “어디 한번 붙어보자, 수능아!”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일 예년과 같은 ‘수능 한파’가 없는 따뜻한 날씨 속에 차분하게 치러졌다. ‘물수능’이라고 불릴 만큼 쉽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뜨거운 분위기는 덜했지만 수능 시험장 앞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간절한 기도와 응원 열기로 달아올랐다. 장애인 수험생 1명은 부정행위를 시도하려다 적발되기도 했다.○ 열띤 구호와 긴장감 이날 오전 7시 반경 서울 종로구 계동 중앙고 시험장 앞은 장충고 학생 40여 명의 응원 열기로 가득했다. 이들은 ‘우윳빛깔 ○○○, 수능대박 ○○○’ ‘대학 Free Pass’ 등의 현수막을 들고 선배들의 이름을 부르며 “수능 대박 나세요”를 연호했다. 시험장에 나온 어머니들은 자녀가 시험장에 들어간 뒤에도 쉽게 떠나지 못했다. 고등학교 교사인 한 40대 어머니는 “수능 감독을 스무 번도 넘게 했는데 막상 내 자식이 시험을 본다니 이렇게 떨릴 수가 없다”며 서울 강남구 삼성동 경기고로 들어가는 아들의 뒷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봤다.○ 긴급 수송 작전도 올해도 입실 종료시간(오전 8시 10분)에 임박해 급히 시험장에 뛰어 들어가는 수험생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오전 8시 수험생을 태우고 중앙고로 온 퀵서비스 기사 김모 씨(45)는 “학생들이 갑자기 태워 달라고 사정해 오게 됐다”며 “늦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는 “112와 119에 수없이 전화를 했는데 계속 통화 중이었다”며 울상을 짓기도 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교통체증 등의 수능 관련 정보를 알리는 데 큰 몫을 했다. 누리꾼들은 “지하철 8호선에서 정차역마다 시험장을 알려주고 있으니 참고하세요”라는 식의 정보를 수험생들에게 전파했다.○ 부정행위도 적발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으로 수능 부정행위 적발 건수는 160건이다. 이 중 휴대전화, MP3플레이어 등 휴대금지 물품 소지가 90건이며 탐구영역 응시순서를 지키지 않는 등 응시방법 위반이 55건, 기타 부정행위가 15건이었다. 한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종합상황실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모 시험장에서 언어영역 시험을 치를 예정이던 장애인(뇌병변) 수험생 1명이 초소형 무선이어폰, 휴대용 전화기, 중계기 등을 지닌 채 시험장에 들어가려다 적발돼 격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해당 수험생은 장애인에게는 일반인보다 1.5∼1.7배 시험시간이 더 주어지는 점을 이용해 외부에서 답안을 불러주면 받아 적는 수법으로 부정행위를 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트위터에선 수험생으로 자처하는 ‘spacei****’이라는 ID의 누리꾼이 수능 도중 실시간으로 시험장 분위기를 생중계하는 듯한 내용의 글을 올려 관련 당국을 긴장하게 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히 5분마다 새로운 글이 올라오는 것을 볼 때 컴퓨터에 트위터 메시지를 미리 저장해 놓은 뒤 정해진 시간에 자동 전송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한 장난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7일 급성췌장염으로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박재흥 양(18·경기 신장고 3년)은 이날 병원 1인실에서 시험을 치렀다. 박 양은 대화조차 힘들 정도로 고통이 심했지만 4교시까지 시험을 무사히 마무리했다. 광주하남교육지원청 소속 감독관 3명, 경찰관 1명이 박 양의 시험에 입회해 감독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정윤식 기자 jys@donga.com  이경희 기자 sorimoa@donga.com  }

    • 201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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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사능 겁나 거리에서 애들이 사라졌어요”

    “드르럭, 드르럭.”6일 오후 서울 노원구 월계동 인덕공고 앞 도로는 아스팔트 철거 공사가 한창이었다. 서울시가 대기 평균 수치보다 20배나 많은 방사능이 검출된 이곳에서 원인으로 지적된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있었던 것. 아파트와 연립주택이 몰려 있는 조용한 주택가에 굴착기 등 대형 중장비가 등장해 아스팔트를 걷어내기 시작하자 바로 옆 사람과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시끄러운 소음이 들렸다. 월계동 907 일대는 이미 도로 철거 공사를 끝내고 인부들이 새 아스팔트를 깔려고 도로를 평평하게 만들고 있었다. 일부 도로에는 부서진 아스팔트가 그대로 방치돼 있기도 했다. 주말을 맞아 집에서 쉬던 주민들은 소음과 먼지로 큰 불편을 겪었다. 주민 장영임 씨(41·여)는 “원래 낮에 애들이 놀이터에서 많이 놀았는데 이제는 아무도 안 나온다”면서 “우리 애도 등교할 때 방사능 검출 지역을 돌아서 가도록 시켰다”며 불안해했다.도로 철거 현장 주변에 모인 주민들은 불안한 눈빛으로 현장을 지켜봤다. 임신 7개월째인 김모 씨(27·여)는 “방사능 때문인지 모르지만 돌이 지난 첫아이는 배 속에 있을 때 폐에 이상이 생겨 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문제가 된 아스팔트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새 아스팔트를 덮을까봐 걱정이 돼 나왔다”고 말했다. “아스팔트에서 나온 방사능 때문에 암에 걸렸다”는 이야기까지 주민들 사이에 돌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더 커진 상태.주민들은 ‘노원구 방사능 검출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비상대책위원회는 3일 2000년부터 월계동 일대에 거주해온 주민 100여 명을 대상으로 질병이 있는지 조사하고 빠른 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받아 노원구에 제출했다. 대책위원회 육도군 총무는 “암에 걸렸거나 피부질환이 있는 주민들을 파악 중”이라며 “방사능과 질병이 관계가 있다는 결과가 나올 경우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박원순 서울시장은 아스팔트 포장구역에서 방사능이 검출된 월계동 907 일대를 이날 오후 4시부터 한 시간가량 방문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이상 수치의 방사능이 검출된 지역의 주민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인체에는 영향이 없는 소량이라 하더라도 시민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서울시 책임”이라며 “오염된 아스콘이 어디서 유입됐는지 철저히 원인을 규명하고 어느 지역에서 공사됐는지 파악하겠다”고 덧붙였다.이날 박 시장은 직접 휴대용 계측기를 들고 아스팔트가 제거된 지점에서 방사선 수치를 측정하기도 했다. 측정 결과는 대기 중 평균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시간당 0.2μSv의 방사선 수치가 측정됐다. 방사선이 검출된 아스팔트 조각 샘플을 측정한 결과는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시간당 2.7μSv였다. 박 시장은 “방사능 조사에 대한 공적인 권한과 의무가 없는 시민이 직접 먼저 나서서 방사능을 측정하고 신고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며 “최초 신고한 시민을 표창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는 7일까지 2000년에 아스팔트를 시공한 구간에 대해 방사능 검출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에 아스콘을 공급하는 업체 16곳이 생산한 원재료에 대해서도 방사선 측정을 실시해 6일까지 조사한 도로 30곳과 업체 9곳에서는 방사선량이 기준치 이하로 검출됐다고 밝혔다. 시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대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시는 최초 신고를 받은 뒤 4일부터 6일까지 이 일대 아스콘 철거를 완료했다. 이날 인근에 있는 덕릉로60길(폭 6m, 길이 90m)의 아스콘도 철거했다. 철거된 아스콘은 현재 포대에 담은 후 천막으로 포장해 노원구 상계동의 한 수영장에 임시로 보관하고 있다. 시는 철거한 아스콘을 KINS에서 분석한 결과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다. 방사선이 검출된 지역 아스팔트는 전면 재시공하기로 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

    • 2011-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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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뇨-고혈압 앓던 필리핀 출신 불법체류자, 지하 쪽방서 돌연사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 땅을 밟았던 필리핀 노동자가 병을 앓다 입국 8년 만에 혼자 살던 지하 쪽방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필리핀인 불법체류자 B 씨(47)가 3일 오후 10시경 도봉구 쌍문동의 한 빌라 지하방 침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4일 밝혔다. 집주인 이모 씨(53·여)는 월세를 받으러 갔다가 숨진 B 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2004년 1월 직업교육비자로 입국한 B 씨는 2005년부터 불법체류자 신세로 섬유·양말 공장 등에서 7년을 일했다. 3개월 전부터는 양말 공장에서 일했지만 최근 갑자기 시력이 나빠져 툭하면 실수를 했다. 상사는 B 씨를 나무라다 지난달 31일 그를 해고했다. 그의 부인은 한국에서 함께 일하다 둘째가 태어난 2005년 아이 둘을 데리고 필리핀으로 떠났다. 혼자 살게 된 B 씨는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며 한 달에 100만 원 가까이를 가족에게 보냈다. 숨진 B 씨 옆에 놓여 있던 지갑에는 필리핀으로 보내려고 모아둔 현금 100만 원과 이미 보낸 송금 영수증 여러 장이 들어 있었다. B 씨는 돈을 보내기 위해 당뇨병, 고혈압 등 각종 병을 앓으면서도 병원 한 번 제대로 가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파도 일부러 병원에 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얼마나 아끼고 살았는지 집에 먹을 거라고는 TV 앞에 놓인 땅콩 몇 개와 계란 몇 알, 바닥을 드러낸 반찬통의 배추김치가 전부였다”고 말했다. 간이 옷걸이와 다 늘어난 체육복, 낡은 슬리퍼 등이 전부인 6.6m²(약 2평) 남짓한 쪽방에서 가장 비싼 물건은 데스크톱 컴퓨터와 화상카메라, 스피커 5개였다. 가족 얼굴을 보며 통화하기 위해 그가 부린 최고의 사치였다. 옆방에 살던 김모 씨(42·여)는 “B 씨는 공장에서 밤을 새우고 아침에 들어오곤 했다”며 “퇴근한 그가 필리핀어로 가족과 도란도란 통화하는 소리가 벽을 넘어 들리곤 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특별한 외상이 없고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자살 정황이 없는 점으로 미뤄 심장병과 당뇨병을 앓던 그가 돌연사 한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B 씨는 시신이 안치된 병원에 동료 외국인 노동자들이 찾아오지 않아 더 외롭게 생을 마감했다”며 “대부분 불법체류자 신분인 동료들은 혹시 검거될까 두려워 친구의 마지막 모습을 보러 오지 못한 듯하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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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아름다운 단풍길’ 80곳으로 확대… 낙엽 치우지 않겠다는데

    가을이 무르익으면서 도심 거리가 낙엽으로 뒤덮이고 있다. 지자체는 낙엽을 쓸어내지 않는 ‘낙엽 거리’까지 지정해 가을 정취를 돋우고 있다.서울시는 지난달 26일 ‘올해의 아름다운 단풍길’ 80곳 137.69km 구간을 지정해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7곳이 늘었다. 서울시는 “11월 중순까지 낙엽을 쓸지 않고 관리해 시민들이 가을의 정취와 낭만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낙엽거리는 종로구 삼청동길, 관악구 관악산 계곡길, 성동구 송정둑길, 마포구 월드컵공원 순환길 등이다.낙엽 거리에 대한 시민의 반응은 엇갈렸다. 단풍길로 선정된 중랑구 봉수대공원에서 만난 김영숙 씨(62·여)는 “낙엽을 밟으면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고 지친 마음이 차분해진다”고 말했다. 반면 중구 덕수궁돌담길에서 만난 이홍일 씨(47)는 “낙엽이 찢긴 후에는 먼지가 나고 보기에도 좋지 않다”며 “비 오면 미끄럽고 애들이 만지면 농약이라도 뿌렸을까 봐 걱정된다”는 반응을 보였다.서울시에 따르면 2010년 말 기준으로 서울에는 은행나무(40.4%) 버즘나무(플라타너스·28%) 느티나무(10.5%) 벚나무(8%) 등 20여 수종 28만3609그루의 가로수가 있다. 본격적으로 낙엽이 들기 시작한 10월 한 달간 서울시에 접수된 낙엽 관련 민원은 총 223건이다. 주로 “먼지가 난다” “담배로 불이 날 것 같다” “벌레가 몰린다”는 등의 내용이다.전문가들은 실제 낙엽에 불이 잘 붙는다고 지적한다. 국립산림과학원 김동현 연구원은 “활엽수 낙엽은 밟혀 부서졌을 때 더 불이 잘 붙는다”며 “건조하고 바람이 초속 3m 이상으로 불면 불이 붙기 좋은 조건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은행잎은 수분 함유량이 높아 불이 잘 붙지 않는다”고 덧붙였다.물도 조심해야 한다. 서울시 자원순환과 최우진 주임은 “낙엽이 쌓이면 마찰력이 감소해 미끄러워지는데 물에 젖으면 더욱 그렇다”며 “구두를 신었을 때뿐만 아니라 자전거와 자동차도 낙엽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농약과 관련해 국립산림과학원 이승규 연구원은 “가로수에 사용하는 농약은 10∼15일이면 태양광에 자연 분해된다”며 “6∼8월이 병해충 집중 방제기간이므로 10월 낙엽에서는 농약 성분이 나오지 않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밝혔다.낙엽의 ‘바스락’ 소리가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 교수는 “낙엽을 밟을 때 넓은 음대역의 소리가 나는데 이는 시원하고 쾌활한 느낌을 준다”며 “외국에서 우울증이나 자폐증 치료에 비슷한 음대역의 소리를 사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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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6 선택’ 그 후]2030 “왜 朴 찍었냐고? 편법 안쓰고 소통 가능할 것 같아서”

    《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박원순 시장은 20∼40대 젊은층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됐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박 시장은 20대 10명 중 7명(69.3%)의 지지를 받았다. 30대에선 75.8%, 40대에선 66.8%라는 폭발적인 지지를 이끌어 냈다. 민주당 등 야권의 지원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박 시장을 당선시킨 동력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20∼40대의 냉정한 심판이었다는 평가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찍은 50, 60대 중 상당수도 대안 부재에 따른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동아일보는 이번 선거에서 기존 정치권을 탄핵한 20∼40대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들어봤다. 》○ 20대 “취업난 - 등록금 고통 하소연 외면한 기성 정치권에 환멸”천정부지로 치솟는 대학 등록금,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에 잠 못 이루던 20대들은 그동안 억눌린 분노를 이번 보궐선거에서 표출했다. 기성세대에게 ‘정치의식이 없다’고 손가락질 받던 새내기 직장인은 출근길 짬을 내 투표장에 들렀고 중간고사 시험을 치르던 대학생은 줄을 서서 투표했다.27일 만난 20대 유권자들은 ‘소통이 가능할 것 같은 인물을 뽑고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 박원순 후보가 기존 정치권 출신 인물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안철수 서울대 교수와 방송인 김제동 씨 등 그동안 젊은 세대의 고민에 진지하게 귀 기울인 인물들이 지지하는 후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컸다는 설명이다. 취업준비생인 김지영 씨(27·여)는 “그동안 수많은 대학생이 등록금 부담에 따른 고통을 호소해 왔지만 피켓을 들고 길거리로 뛰어나갈 때까지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며 “한나라당은 물론이고 민주당 역시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 소극적이라는 점은 정말 실망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 출신 후보가 출마했더라면 선거 결과는 지금과 또 달라졌을 것”이라고도 했다. 공무원 이모 씨(27)는 “무상급식이나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면 무조건 좌파라고 규정하는 기성세대의 좌우 프레임이 지긋지긋했다”며 “현실에서 우러나오는 젊은이들의 하소연에 공감해줄 리더가 필요했다”고 말했다.기성 정치권은 젊은 세대의 주요 소통 도구인 트위터 활용에서도 일방적으로 밀렸다. 박 후보 측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기존 언론보다는 트위터를 활용해 젊은 유권자들과 수시로 소통했다. 직장인 연승 씨(28)는 “20대는 그동안 SNS를 통해 꾸준히 자신들의 뜻을 전달해왔지만 기존 정치권은 정책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정모 씨(28)는 “140자로 압축해 전달하는 트위터 메시지를 기존 정치인들은 그저 어린애들 말장난 정도로만 받아들인 게 패인”이라며 “변화하는 시대상을 빠르게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도 중요한 정치 능력이 됐다”고 말했다.다만, 20대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 큰 역할을 한 SNS의 부작용을 거론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미지’만 남고 정작 ‘정책’은 실종된 선거였다는 것이다. 신아영 씨(22·여·고려대 3년)는 “SNS상에선 박 후보를 지지하면 ‘착한 사람’이고 나경원 후보를 지지하면 ‘보수 꼴통’으로 몰아가는 분위기였다”며 “SNS만큼 정치인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효과적인 게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나 후보를 지지했던 취업준비생 김미희 씨(24·여)는 “나 후보는 오세훈 전 시장의 긍정적인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했지만 박 후보는 모든 걸 다 바꾸겠다고 했다”며 “이런 정책적인 부분에 대한 토론이 이번 선거에선 없었다”고 지적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늘 한쪽 구석 갑갑한 마음… 세상 변화됐으면” ▼“20대는 변화와 소통을 원했습니다.”고려대 2학년 고대신문 학생기자 장용민 씨(21·사진)는 “나와 친구들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투표하며 변화와 소통의 바람을 담았다”고 말했다. 장 씨는 주변에서 권하는 안정된 직업도 갖고 싶고 마음이 맞는 친구와 함께 창업도 하고 싶은 꿈 많은 대학생이다. 비싼 등록금을 마련하려고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한다. 장 씨는 “친구들도 미래를 놓고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지만 시원한 해결책이 없어 늘 한쪽 구석에 갑갑한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낮은 취업률, 비싼 등록금을 생각하면 기운이 빠진다는 것이다. 장 씨는 “세상을 바꾸고 우리와 소통할 서울시장을 원했다”고 말했다.20대는 정치인이 자신들만 챙겨주길 바라는 ‘응석받이’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장 씨는 “20대가 기존 정당이 우리를 위한 정책을 내놓지 않았다고 등을 돌린 것이 아니다”라며 “시민과의 소통을 거부한 채 당리당략에 몰두하는 기존 정치권의 모습에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시장에게도 당부를 잊지 않았다. 장 씨는 “박원순 시장을 순수하게 지지했다기보다 기존 정치에 대한 싫증이 표로 나타났다”며 “박 시장이 선거운동 때 학교에 찾아와 우리 목소리를 들으며 받아 적은 수첩을 버리지 말고 꼭 소통에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30대 “삶은 팍팍하고 미래는 불안… 뾰족한 탈출구 안보여 분노”30대 유권자들이 이번 재·보궐선거를 통해 던진 메시지는 반칙과 특권에 대한 혐오였다. 이들은 통상 1990년대 초중반 대학에 입학해 1997년 ‘IMF 사태’라 일컬어지는 외환위기로 척박해진 취업시장에서 고군분투하며 어렵게 사회에 자리를 잡은 첫 세대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힘겹게 이룬 결실을 부당한 방법으로 손쉽게 취한 사람에 대한 분노가 어느 세대보다 강하다. 이런 정서를 전문가들은 ‘IMF 트라우마(정신적 충격)’라고 칭한다. 그로 인한 기성 정치권에 대한 환멸이 무소속 후보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년간 ‘취업재수’를 한 뒤 1998년 광고기획사에 입사한 14년차 직장인 이정환 씨(38)는 “나는 직장에서 아등바등하다 이제야 아이 둘 낳고 안정을 찾았는데 정치인들은 온갖 편법으로 제 밥그릇만 챙기고 있어 반드시 심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최근 저축은행 구조조정 사태로 전세금으로 쓸 5000만 원이 꼼짝없이 묶이게 됐다. 12월 이사를 앞두고 가지급금 2000만 원은 받았지만 나머지 3000만 원은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 이 씨는 “저축은행 사태도 비리를 묵인해준 정부의 부실관리 때문이 아니겠느냐”며 “기득권층의 ‘짜고 치는 고스톱’에 신물이 난다”고 말했다.자동차 영업사원인 이용석 씨(35)는 “매일같이 실적 압박에 시달리는데 이러다가 몇 년이나 더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나경원 후보가 똑똑한 건 알겠지만 정작 서민을 위해선 그동안 무슨 일을 했느냐”고 반문했다.30대 직장인들에게 안철수 서울대 교수는 매력적인 롤모델로 인식되고 있었다. 안 교수 때문에 박원순 시장을 찍었다는 은행원 강현미 씨(33)는 “안 교수는 의사라는 안정적 지위를 버리고 새로운 도전을 해 성공했다”며 “쳇바퀴 돌듯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 안 교수는 정신적 탈출구”라고 말했다.박 시장에 대해 “무늬만 서민을 표방한다”며 거부감을 드러내는 30대도 적지 않았다. 중학교 교사인 신재웅 씨(36)는 “250만 원짜리 월세에 살고 백두대간 종단을 한다면서 대기업 ‘스폰’을 받고도 자신을 소박하고 깨끗한 사람처럼 홍보해 황당했다”며 “개혁성은 떨어져도 안정적인 나 후보가 차라리 낫다”고 말했다.사회복지사 김현민 씨(33)도 “박 시장이 선거 막판에 안 교수에게 손을 벌리는 것을 보고 기성 정치인과 다를 게 없다고 느껴 장애인 딸을 가진 나 후보를 찍었다”며 “박 시장은 본인이 표방했던 깨끗한 시정을 펼쳐 시민을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정윤식 기자 jys@donga.com  ▼ “특권의식 버리고 헌신해야 2030 마음을 얻을 것”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 김현중 씨(31·사진)는 이번 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을 지지했다. 박 시장에 대한 호감이 높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한나라당을 특권계층으로 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 용지를 둘러싼 논란을 보며 결정적으로 여당에서 마음이 떠났다고 한다. 김 씨는 “수십억 원을 들여 땅을 매입한 과정이 불투명하고 아들 명의로 매입해 증여를 하려 한 의혹까지 있다”며 “결국 여당은 특권층이고 나경원 후보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그는 학비용 대출금 1500만 원을 갚기 위해 대학 시절 레스토랑 접시닦이 아르바이트나 막노동을 했던 기억도 함께 떠올랐다고 했다. 2004년 연 2%대였던 학자금 대출금리는 졸업 무렵에는 7%대까지 뛰었다. 김 씨는 “다행히 군 복무 뒤 곧바로 취직했지만 요즘 또 구조조정 얘기가 돌아 마음이 불안하다”며 “내 처지에는 평생직장도 없는데 특권층으로 비치는 행태를 보면 분노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그는 “박 시장은 특권의식을 버리고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 지지를 얻었다고 본다”며 “정치인들은 앞으로도 20, 30대의 마음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겸허하고 진지한 자세를 갖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40대 “학부모가 무상급식 막겠나”… “겉보기보다 실질 혜택”40대는 선거 때마다 당락을 결정짓는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세대다. 과거 민주화의 아이콘인 ‘386세대’로 상징되던 40대는 노무현 정부를 출범시키며 절정을 맞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보수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는 40대가 ‘생활 정치’를 중요시한 결과다. ‘민주화’ ‘진보’ 등의 가치를 강조하던 40대의 관심사가 ‘실용’으로 옮겨간 것이다. 보수화한 40대는 2007년 대선에서 실용주의를 내세운 현 정권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그랬던 40대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다시 변화를 택했다. 보수화하던 40대가 전세난, 물가 상승 등 경제적 불안을 겪으면서 다시 한 번 기존 정치권을 향해 변화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박양순 씨(44·여·세탁소 운영)는 지금까지 모든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찍어 왔지만 이번에 박 시장을 찍었다고 했다. 그는 “서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후보에게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며 “초등학생 아들이 무상급식을 받고 있어 참 좋은데 (전면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한나라당과 나경원 후보는 서민생활을 이해 못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나 후보를 지지한 40대도 기존 정치권에 반성과 변화를 요구하는 뜻은 비슷했다. 박모 씨(40·증권회사 직원)는 “정책이나 시정 능력에서 나 후보가 낫다고 판단했다”라면서도 “똑똑한 사람보다는 서민과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 한나라당과 나 후보는 서민과의 소통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던 40대들도 이번에는 변화를 갈망하며 적극적인 투표에 나섰다. 박원순 후보를 지지한 안철수 서울대 교수도 40대의 마음을 크게 움직였다. 박모 씨(48·대기업 간부)는 “기존 정치권에 물들지 않은 박 시장과 안 교수는 뭔가 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며 “특히 안 교수에게는 올바른 삶을 살아왔다는 믿음이 있었고 나같이 정치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선거에 참여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생활 정치’를 갈망하는 40대는 실생활과 맞닿아 있는 정책을 원했다. 오세훈 전 시장이 강력히 추진했던 한강르네상스사업과 디자인 서울 정책 등이 40대의 호응을 얻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나 후보 역시 오 전 시장과의 차별화에 실패했고, 40대는 이런 나 후보에게 등을 돌렸다. 한세종 씨(41·자영업)는 “이명박 정부와 오 전 시장은 중산층의 붕괴와 복지문제에서 실질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며 “아이디어가 많은 박 시장이 이런 일들을 해주길 기대했다”고 말했다.40대가 박 시장을 완전히 지지한 것은 아니다. 최모 씨(49·건축업)는 “세금을 내는 입장에서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박 시장의 공약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게 적지 않았다”며 “기득권 세력을 물리치고 당선된 박 시장이 다른 정치인처럼 표만 쫓는다면 민심은 금방 이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는 “민주화의 주역인 40대는 머리는 진보적이지만 삶 자체는 현실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번 선거는 경제적 안정을 기대했던 현 정권의 4년에 대한 ‘응징 투표’ ‘못 살겠다 갈아보자’는 분위기가 컸다”고 분석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아이 사교육비 허리 휘는데… 헐뜯기 정치 실망” ▼“수박 겉핥기식 사업들은 이제 정말 그만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이번 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을 찍었다는 안경주 씨(44·여·정수기 관리업·사진)는 2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반문했다. 오세훈 전 시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정책들이 서민들에겐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세빛둥둥섬’을 만드는 게 우리 삶이 나아지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서민이 실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시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박 시장을 찍은 이유를 설명했다.요즘 안 씨의 가장 큰 걱정은 아이들 사교육비다. 매달 100여만 원을 들여 자녀 2명을 4년간 꾸준히 학원에 보냈던 안 씨는 최근 학원을 보내지 못한다. 그는 “학교에서도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라고 부추긴다”며 “보여주기 사업에만 치중하고 공교육 붕괴 같은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기존 정치권에 너무 실망했다”고 말했다. ‘헐뜯기 정치’도 안 씨가 기존 정치권에 등을 돌린 이유다. 그는 “이번 선거처럼 네거티브 선거는 제발 하지 않았으면 한다. 민심은 그런 작전에 휘둘리지 않는다”며 “각자의 정책을 정확히 전달하고 정확히 검증받는 선거가 돼야 민심이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 2011-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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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세 처녀얼굴, 아버지 낫에… “이런 불행 이젠 끝나겠죠?”

    “법이 조금만 빨리 시행됐다면 우리 가족도, 제 얼굴도 이 지경이 되진 않았을 텐데….”26일 기자와 만난 가정폭력 희생자 A 씨(21·여)는 과거 일을 떠올리며 여전히 두려움에 떨었다. A 씨의 왼쪽 눈썹에는 커다란 흰색 반창고가 두껍게 붙어 있었다. 술에 취한 아버지가 휘두른 낫에 찔린 상처였다. A 씨가 손바닥으로 막았기 때문에 실명은 피할 수 있었지만 대신 눈썹 부위를 27바늘이나 꿰매야 했다. 10일 밤이었다. 친구와 차를 마시다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서울 관악구 신림동 자택으로 돌아온 A 씨를 맞은 건 잔뜩 술에 취한 아버지였다. 일용직 노동자인 아버지는 다짜고짜 A 씨에게 “술 마실 돈을 내놔라”며 행패를 부렸다. 참다못한 A 씨가 “가족에게 왜 이러느냐”고 맞서자 아버지는 낫을 휘둘렀다. 낫에 찔린 A 씨는 집을 뛰쳐나와 병원으로 갔다. 이 광경을 목격한 어머니 이모 씨(47)도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수면제 수십 알을 삼켜 병원으로 실려 갔다. 다행히도 이 씨는 목숨은 건졌다.A 씨는 응급치료를 받은 뒤 11일 새벽 “아버지로부터 가족을 보호해 달라”며 관악경찰서를 찾았다. 하지만 경찰은 “현행범이 아닌 데다 정식으로 고소장을 내지 않아 체포할 수 없다”며 “법원으로부터 판결을 받지 않으면 경찰이 임시 조치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집으로 돌아온 A 씨는 방에서 쓰러져 자고 있는 아버지 몰래 간단한 옷가지만 챙겨 집을 나왔다.가정폭력의 그늘 속에 살았던 A 씨 가족의 불행은 이날 하루만이 아니었다. 아버지는 술에 취할 때마다 가족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행패를 부렸다. A 씨의 언니가 결혼 후 주소도 숨기고 살 정도였다.A 씨 아버지처럼 가정폭력을 저지르는 이들 중 상당수는 상습범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06년부터 올해 7월 말까지 경찰에 검거된 가정폭력범은 한 달 평균 955명에 이른다. 특히 2007년 전체 가정폭력으로 검거된 1만3165명 중 동종 전과가 있는 사람은 1002명이었지만 2010년에는 검거된 가정폭력범이 7992명으로 줄었는데도 동종 전과자의 검거 건수는 1619건으로 오히려 늘었다. 공권력이 막지 않는 한 한번 시작된 가정폭력은 계속되는 경향을 보이는 셈이다.하지만 경찰은 그동안 가정폭력 사건에는 미온적으로 대처해 왔다. 가정폭력 사건의 경우 경찰이 가해자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려면 법원의 피해자보호명령이 필요하지만 청구부터 결정이 나올 때까지는 최소 일주일 정도 걸려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그러나 26일부터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시행됨에 따라 경찰이 심한 부부싸움 등 가정폭력에 직접 개입할 수 있게 됐다. 법에 따라 경찰관은 현장에서 가정폭력이 재발할 우려가 있거나 법원의 결정을 기다릴 여유가 없을 만큼 상황이 긴급하다고 판단할 경우 피의자에게 △주거지 퇴거 등 격리 △피해자 100m 이내 접근 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피해자 접근 시도 금지 등의 조치를 임시로 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피해자가 요청할 때도 같은 조치를 내릴 수 있다.또 검사의 청구와 판사의 판단을 거치면 이 조치들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피의자가 조치를 어기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리거나 최장 2개월까지 유치장에 가둘 수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특례법 시행으로 가정폭력이 더 심각한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A 씨는 “경찰이 아버지의 폭력을 초기에 막았다면 가족과 내 인생을 지킬 수 있었을 것”이라며 “우리 가족과 같은 일이 다른 가정에는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

    • 2011-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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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육상]자메이카 언론 황당경험담

    "택시는 둘러가고, 호텔에선 콘돔 건네고…."'번개' 우사인 볼트가 속한 단거리 육상 강국 자메이카의 일간지 '더 글리너'의 안드레 로웨 기자는 세계육상선수권 취재 차 대구에 머물며 겪은 황당한 상황을 현지에 소개했다. 그는 일부 택시 운전사들이 목적지를 둘러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구스타디움에서 선수촌까지 택시로 5분 남짓이고 한국 돈으로 5000원 정도밖에 들지 않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일부러 시내를 둘러갔다는 거다. 그는 대구의 숙박시설에 들어갈 때 방 열쇠와 콘돔을 함께 건네받고 당혹스러웠다고도 했다. 다른 일간지 '자메이카 옵서버'의 브라이언 커밍 기자는 대구에서 언어로 곤란을 겪었다고 했다. 호텔 관계자들은 영어를 거의 하지 못했다. 결국 통역사에게 연결을 한 뒤에야 의사소통이 됐다. 대구 선수촌 내 음식에 대한 불만도 컸다. 그레이스 잭슨 자메이카 육상연맹 초대부회장 겸 선수단 단장은 "선수촌에선 아시아 음식 중심이었다. 앞으로는 세계선수권에 요리사를 대동하는 게 필수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메인 곤잘레스(자메이카)는 30일 400m 결선에서 4위에 그친 뒤 불만을 토로했다. "선수들은 먹는 것에 민감하다.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이 없다면 피자 같은 패스트푸드를 찾을 수밖에 없다."이샘물기자 evey@donga.com  조건희기자 becom@donga.com}

    • 2011-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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