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희

박선희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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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선희 기자입니다.

teller@donga.com

취재분야

2026-01-10~20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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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소설가 요시모토 “한국음식에 반했어요”

    ‘키친’, ‘아르헨티나 할머니’ 등 감성적인 작품들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 소설가 요시모토 바나나 씨(45·사진)가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신작 ‘선인장’ 출간을 맞아 방한한 뒤 1년 만이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한국을 다시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방한 일정에는 최근 출간된 신작 ‘데이지의 인생’ 기자간담회와 팬사인회가 포함돼 있었지만 주된 목적은 ‘한국음식 탐방’에 맞춰져 있었다. 그는 한국음식 마니아다.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그는 “한국에 오면 도착 직후부터 다시 비행기를 타기 직전까지 계속해서 음식을 먹는다. 어제 저녁엔 간장게장을 먹었다”고 말했다. “한국 음식을 너무 좋아해서 가족과 함께 2박 3일 일정으로 찾아왔어요. 맛있는 걸 워낙 찾아다녀서 올 때마다 (출판사) 초청비보다 자비를 훨씬 많이 쓰게 되지만, 그래도 너무 즐겁습니다.” 요시모토 씨는 삼계탕, 숯불갈비 등 음식 목록까지 만들어왔다. 그는 “일본에서도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한국 음식을 먹는다”며 “싫어하는 음식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몰두하는 메뉴는 순두부찌개라고 한다. 이번에 출간된 신작에 대해 그는 “특정한 약은 특정 사람에게만 듣는다. 내 소설이 문학적으로 우수하지 않을지라도 섬세하고 민감한 이들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약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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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속의 근대 100景] 민족문화 조명

    《“우리 선인들의 외방에 끼친 자취로서 역사상에 나타난 사실 가운데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를 들어… 우리의 그에 대한 역사적 사명이 어떠한 것인가에 대하야 …나타내여 보려고 한 셈이다” ―동아일보 1934년 12월 17일자 ‘외방에 끼친 선조의 자취’》일제 민족말살 탄압속 선덕여왕-다산 등 ‘역사 재발견’ 연재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일제는 황국신민화 운동이라는 민족말살 정책을 통해 탄압을 강화했다. 창씨개명, 신사참배 강요와 함께 우리말 사용과 역사교육조차 금지된 엄혹한 시절이었다. 그러나 유구한 민족문화와 민족혼에 대한 관심은 꺾이지 않았다. 역사적 전통을 기억하고 계승하려는 움직임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지령 5000호를 맞은 1934년 10월 9일 동아일보에는 ‘오천년 문화 재음미’라는 제목의 기획 연재가 시작됐다. ‘조선심(心)과 조선색’ ‘내 자랑과 내 보배’ 등의 주제로 이뤄진 이 연재는 조선의 사회제도, 선인들의 자취, 미술과 공예, 이두와 한글, 우리 역사 속 여성 등 다양한 분야의 유산들을 상세히 소개해 우리 전통에 대한 자존감을 높이고자 기획됐다. 연재는 12월 17일까지 이어졌다. “여왕의 어휘는 덕만이라. 왕은 삼국시대를 대표하야 유일한 여성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여왕은 그 부친 진평왕의 위대한 체격과 거룩한 심덕을 받어나서 그 성품이 또한 너그럽고 착하고 밝고 민첩하신 성덕이 겸전하셨다” (1934년 10월 12일) 오늘날 TV 드라마를 통해 사랑받는 선덕여왕을 소개한 기사다. 역사 속 위인들의 일생을 재조명해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작업도 활발했다. 다산 정약용 선생 특집이 대표적인 예였다. 1935년 7월 16일 동아일보 3면에는 다산 정약용 서거 100주기 특집 기사가 실렸다. 전면을 할애해 정인보의 ‘다산 선생의 일생’ 백남운의 ‘다산의 사상’ 현상윤의 ‘이조 유학 사상의 다산과 그 위치’ 등을 소개했다. 1936년 1월 1일 동아일보 신년 특대호 기사는 세종대왕의 측우기, 이순신의 거북선 등 세계적인 발명품들을 소개함으로써 민족문화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부각했다. 1937년 12월 6일자 2면에서는 ‘발명조선의 대기염, 특허신안출원에 등록한 조선인이 반수이상’이란 기사를 통해 우리 조상들의 창조력과 기술력이 당대에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음을 자부했다. “조선은 고려 시대의 활자와 청자 이순신의 구선(龜船) 등 세계적 발명의 기원과 자랑을 가지고 있고 선인의 재능이 빛나는 바 만커니…작년 1월부터 금년 6월 말일까지에 새로 특허와 실용신안으로 등록된 것만을 보아도 특허등록이 사십일 건 실용신안등록이 이백이십이 건의 다수에 달하고 … 조선인의 발명, 고안, 의장의 재능은 의연히 세계에 소리치고 있다고 한다.” 올해 한국은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에 한글을 수출했으며, 조선왕릉을 비롯해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등이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일제강점기란 어려운 시기를 거치면서도 보존해온 우리의 민족 문화유산들은 이제 세계 여러 곳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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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리 선생께 열정 배워” “사유-관념적인 작품 시도”

    《소설가 박상우 씨(52)와 시인 허만하 씨(77)가 각각 올해 동리문학상과 목월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동리·목월문학상은 경북 경주 출신인 소설가 김동리(1913∼1995)와 시인 박목월(1916∼1978)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동리문학상은 올해가 12회, 목월문학상은 올해 2회다. 수상작은 박 씨의 소설집 ‘인형의 마을’, 허 씨의 시집 ‘바다의 성분’. 두 작가의 소감을 들어봤다.》2009 동리·목월문학상 수상자 인터뷰 ■ 동리문학상 소설가 박상우 씨“김동리 선생께 열정 배워… 당분간 장편에 눈돌릴 것” 소설가 박상우 씨(사진)는 올해로 등단 20년을 맞았다. 그는 중편소설 ‘내 마음의 옥탑방’으로 이상문학상을 받았던 꼭 10년 전을 회상하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 후 지치고 힘들어 창작보다는 공부하고 여행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인형의 마을’은 다시 활동하겠다는 뜻으로 10년 만에 낸 책인데 이렇게 상을 주신 걸 보니 앞으로 다시 열심히 가라는 의미인 것 같아요.” 1988년 중편소설 ‘스러지지 않는 빛’이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한 박 씨는 김동리 선생의 제자이기도 하다. 그는 “중앙대 문창과에 재학 중이던 당시 김동리 선생께 직접 소설을 배웠다”며 각별함을 표했다. “1977년이면 강단에 서셨던 거의 마지막 무렵이었는데도 한번 신명이 오르면 강의를 끝내지 않으셔서 다음 수업 들으러 가기가 힘들었어요. 문학의 순수성에 대한 열정이 굉장한 분이셨습니다.” ‘인형의 마을’에 대해 심사위원단은 “삶의 주체가 되는 인간 존재 자체가 하나의 ‘인형’에 불과함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소설을 통해 보여주는 허무에의 도전은 작가가 추구해 온 소설 미학의 절정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인간이 상실한 낭만적 열정과 꿈이란 주제는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를 비롯한 그의 ‘마을’ 전작들과도 맥이 닿는다. “이번 책으로 외부세계에 대한 탐사를 담아냈던 ‘마을’ 시리즈는 종료합니다. 언젠가 문학인생이 끝나기 전에 내 마음에 새겨진 마을을 그려볼 생각이긴 하지만요.” 그는 “당분간은 장편에 중점을 둘 생각”이라며 “내년 중순쯤 신작을 들고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목월문학상 시인 허만하 씨“사유-관념적인 작품 시도… 영원한 현역으로 남고파”시인 허만하 씨(사진)는 희수(喜壽)를 맞았지만 여전히 ‘젊은 시인’이다. 수상 시집 ‘바다의 성분’에 대한 심사위원단의 평가 역시 “언어적 긴장에 있어서 남다른 강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시가 매우 젊게 느껴진다”는 데로 모아졌다. 경북대 의대를 졸업한 병리학자로 부산 고신대 의대 교수를 지낸 허 시인은 1957년 등단한 뒤 ‘해조’, ‘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 등 다섯 권의 시집을 냈다. 그는 “박목월 선생의 고향인 경주의 억새풀밭과 바람, 분위기를 무척 좋아하는 데다 선생과의 인연도 있어 타고 싶은 상이었다”고 밝혔다. 수상작인 ‘바다의 성분’은 2002년 펴낸 ‘물은 목마름 쪽으로 흐른다’ 이후 7년 만에 낸 신작 시집이다. 시인은 “외국 시에 비해 우리 시들은 정감적인 면이 강하다”며 “사유와 관념이 강한 시, 철학적이고 깊이 있는 시도 필요한 것 같아 실험을 해봤다”고 말했다. 부패 없는 세계의 순결성을 지향한 이번 시집에 대해 그는 “시를 쓰면서 과연 독자들에게 그 의미와 분위기가 잘 전달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반응이 좋고 상도 탄 걸 보니 생각대로 쓰는 것이 맞구나 싶다”고 말했다. 시인은 요즘에도 오전 2시면 일어나 책을 읽고 시를 쓴다. 의학도이던 시절부터 새벽 일찍 일어나 오전까지 집중해서 공부하던 습관이 남아 있어 힘들지 않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도 “역동적으로, 지속적으로 시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영원히 현역이고 싶습니다. 시집을 또 한 번 낼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런 것과 관계없이 계속 쓸 겁니다. 그저 시를 쓰며 걸어온 길을 평가받을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할 것 같아요.”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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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작가상 김정환 씨

    시인 김정환 씨(55·사진)가 한국작가회의 젊은작가포럼이 주관하는 제8회 ‘아름다운 작가상’ 수상자로 1일 선정됐다. 이 상은 문학적 성과와 삶에서 귀감이 되는 문인에게 후배 문인들이 주는 상이다. 시상식은 9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중부여성발전센터에서 열린다.}

    • 200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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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품 분위기 맞게 촬영하니 문인들이 줄 서네요”

    고은-김훈 등 50여명 찍은 30세 출판편집자 백다흠 씨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에서 김훈의 ‘공무도하’까지, 최근 나온 소설이나 시집에는 공통점이 있다. 작가의 개성을 살린 프로필 사진을 모두 한 사람이 촬영했다는 점이다. 고은, 장정일, 공지영, 김연수, 정이현 씨 등 그가 찍은 문인만 50여 명. 차기작의 프로필 사진을 부탁한 사람도 줄을 섰다는 후문이다. 최근 작가들의 인물사진을 휩쓸다시피 하고 있는 이 화제의 인물은 누굴까. 젊은 편집자 백다흠 씨(30·사진)다. 작가를 실제 만날 기회가 드문 독자들에게 프로필 사진은 작가에 관한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해주는 매개일 뿐 아니라 책의 이미지를 결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의 많은 문인이 책에 실을 만한 사진을 갖고 있지 않은 데다 따로 돈을 들여 사진을 찍을 만한 여건도 되지 못한다. 백 씨가 본격적으로 문인들의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근처에서 만난 백 씨는 “책이라는 것이 한 작가의 오랜 노력의 결과물인 만큼 책이 가진 주제의식과 작품세계를 돋보일 수 있게 하는 사진도 중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인물사진을 찍은 건 4년 전 한 출판사의 편집자로 일하면서부터였다. 사진은 취미로 꾸준히 해왔는데, 한두 번 찍다 보니 입소문이 퍼졌고 술자리에서부터 청탁이 몰렸다. 그가 찍은 사진 속 작가들의 모습은 근사하다. 내로라하는 유명 작가들의 사진을 섭렵하는 데는 작가를 가장 아름답고 돋보이게 해준다는 점도 포함돼 있지 않을까. 그는 “소설이나 시도 아름다움을 목격해서 그것을 퍼뜨리는 것”이라며 “사진도 기본적으로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작가들이 그를 선호하는 것은 작가의 특징과 문학세계를 잘 반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소설가 백가흠 씨의 친동생이기도 한 그는 명지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뒤 현재 문학동네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있을 만큼 문학에 조예가 깊다. 백 씨는 “작가의 문학관에 맞춰 사진의 콘셉트를 정한다”고 말한다. “김훈 선생은 글쓰기를 일종의 노동이라고 생각하는 분이에요. 작업실에 연필, 책, 원고지 같은 것도 많았지만 그보다 일하는 사람의 느낌, 노동에 지친 모습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어요. 반면 신경숙 선생의 ‘엄마를 부탁해’는 자택 베란다에 놓인 장독대를 응시하는 것으로 찍었어요. 모성을 강조한 소설의 주제와 서정적인 분위기를 담아내기 위해서요.” 그는 “작가들에게 ‘이 책을 냈을 때 이런 기분이었지, 이런 생각으로 썼었지’ 같은 감회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진을 찍으려 한다”고 말했다. 촬영에 익숙지 않은 문인들과의 작업에서 쓰는 비법도 있다. 그는 “대부분의 문인이 포즈 취하는 것을 굉장히 낯설어하기 때문에 대화 상대를 동석시킨 뒤 몰래 찍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작가들이 그때그때 발표한 작품에 맞는 사진을 찍으려 해요. 우리 시대 작가들이 변모해 온 과정을 기록해둘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영광이 없을 겁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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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사회]철학자들은 모두 품격있게 죽었을까?

    ◇죽은 철학자들의 서/사이먼 크리칠리 지음·김대연 옮김/360쪽·1만6000원·이마고저자는 이 책이 간단한 가정에서 출발했다고 말한다. 그 가정이란 지금 이 순간 지구 위의 한구석에 사는 우리의 삶을 규정하는 것은 “존재의 소멸에 대한 압도적 공포”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허무한 쾌락을 추구하거나 마술적인 형태의 구원을 맹신하거나 현실을 부정하는 것 외에 이 공포를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는 걸까. “철학을 한다는 것은 곧 죽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던 키케로처럼, 철학자는 죽음을 직시할 줄 아는 용기를 지닌 이들이었다. 하지만 모든 철학자의 죽음이 그들의 철학처럼 품격 있고 우아했던 것은 아니다. 헤라클레이토스는 쇠똥 속에서 질식사했으며 아퀴나스는 굵은 나뭇가지에 머리를 들이받는 바람에 죽었다. 토머스 모어는 참수형을 당했으며, 들뢰즈는 폐기종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다. 이 책은 이처럼 탈레스, 솔론, 플라톤 등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부터 라캉, 푸코, 들뢰즈 등 현대 철학자에 이르기까지 190여 명의 말년과 죽음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천착했을 저명한 철학자들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죽어갔다. 이 역설적인 상황의 위트가 죽음에 대한 공포를 누그러뜨려 준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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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중문학상 신형건 시인

    사단법인 새싹회(이사장 노원호)가 주관하는 제5회 ‘윤석중문학상’ 수상자로 신형건 시인(44)이 선정됐다. 수상작은 동시집 ‘콜라 마시는 북극곰’. 상금은 2000만 원이며 시상식은 12월 5일 오후 5시 반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국야쿠르트 대강당에서 열린다.}

    • 200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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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사랑은 처마밑 빛바랜 연등처럼 달의 보이지 않는 저편을 꿈꾸고…

    ◇사랑의 어두운 저편/남진우 지음/136쪽·7000원·창비‘어느날 나는/밤하늘에 뚫린 작은 벌레구멍이라고 생각했다//그 구멍으로/몸 잃은 영혼들이 빛을 보고 몰려드는 날벌레처럼 날아가/이 세상을 빠져나가는 것이라고/…/비좁은 그 틈을 지나/광막한 저 세상으로 날아간 영혼은/무엇을 보게 될까//깊은 밤 귀기울이면/사각사각/달벌레들이 밤하늘의 구멍을 갉아먹는 소리가 들린다.’(‘달이 나를 기다린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남진우 씨가 다섯 번째 시집 ‘사랑의 어두운 저편’을 펴냈다. 죽음, 고독의 색채가 드리운 시편들 속에 ‘당신’을 향한 연가가 녹아들었다. 시집 전체를 흐르는 밤과 달빛 등이 환기시키는 이미지는 우울하면서도 몽환적이다. ‘내 가슴 속 심장이 있는 자리에서 두근대고 있는 달/파도가 밀려오고 밀려갈 때마다/달은 물보라를 일으키며 내 가슴 속에서 커졌다 줄어든다/…/이지러진 모습의 달이 허공에 떠있다/아주 조금씩 숨을 쉬면서/밤하늘을 떠도는 내 심장 한 조각’(‘검은 달’) ‘고백’ ‘달의 연인들’ 등에서는 ‘당신’을 향한 그리움과 사랑의 기척들도 엿보인다. ‘해 지는 서역을 향해 걸었습니다/흙먼지 자욱이 이는 길/사랑하는 이여, 그대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아무리 걸어도 설산은 가까워지지 않고/길가 유곽에서 흘러나온 작부들의 낭자한 노랫가락만/처마 밑에 내걸린 빛바랜 연등을 바스러뜨리며 퍼져나갔습니다/좀먹은 경전 펼쳐들어도 고원을 지나 내가 가야할 길은 한이 없고/문득 꽃향기가 난다 싶어 고개를 들면 아득한 벼랑이었습니다.’(‘비단길’) 추천사를 쓴 나희덕 시인은 “보이지 않는 세계의 심연을 줄곧 탐색해 왔던 시인의 시선은 달의 어두운 저편을 향해 있고 베일 너머의 소리들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며 “남성적 허무가 ‘달’로 표상되는 여성적 손길에 의해 치유되면서 관능의 음악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말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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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27개국 대표작가들이 그린 ‘유럽인의 내면풍경’

    ◇유럽, 소설에 빠지다1·2/라르스 바리외 엮음·이현경 외 옮김/각 264, 288쪽·각 1만2000원·민음사오스트리아 빈의 대형 백화점 야간 경비원. 러시아에서 대학 강사였던 그는 오스트리아로 이주한 뒤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다. 대학 강사보다 이 일을 하는 게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주차장을 관리하거나 폐쇄회로(CC)TV를 통해 매장과 물품하치장을 감시하는 사람들의 국적은 다양하다. 터키, 세르비아 등 각지에서 온 이주민들이 그의 직장 동료다. 그는 “실패한 인생들이 모여 있는 일종의 국제 노동자 동맹이라 부를 만하다”고 말한다. 러시아 출신의 오스트리아 작가 블라디미르 니키포로프의 ‘어느 야간 경비원의 일기’는 서유럽으로 이주한 러시아 지식인의 일상을 차분하면서도 담담한 어조로 그려낸 작품이다. 자본주의 체제와 서구문명에 대한 이질감, 경계인으로서의 번민 등을 섬세하게 형상화했다. 쉴 틈 없이 돌아가는 거대한 도시 속에서 현대인들의 고립감과 상실감은 만국 공통어인 것일까. ‘유럽, 소설에 빠지다’는 이처럼 유럽 현대 도시인들의 다채로운 삶의 풍경을 보여준다. 주한 외교대사들의 친목모임 ‘서울문학회’ 회장인 라르스 바리외 주한 스웨덴 대사가 기획한 이 책은 ‘도시’를 테마로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 회원국 27개국 대표 작가들의 단편을 수록했다. 프랑스의 안나 가발다, 독일의 잉고 슐체, 영국의 제이디 스미스 등 국내에 책이 출간된 작가들도 있지만 대부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가들이다. 역사·문화적 맥락은 다양하지만 작품 속 도시인들의 모습은 우리에게도 크게 낯설지 않다. ‘프랑스어 수업’은 불가리아 작가 니콜라이 스토야노프의 작품으로 빈부의 갈등을 다룬다. 도시의 변두리 지역에 살고 있는 소년은 작은 오두막집에 ‘지식층’이란 글자를 새겨 넣을 만큼 교육에 열성적인 부모님 덕에 프랑스어 사교육을 받게 된다. 전차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도착한 프랑스 문화원에서 그는 “불가리아 민족은 단순하고 근면하다”, “체르벤코프 동무는 불가리아 민족의 지도자이다”등의 문장들을 배운다. 체르벤코프는 공산주의 정권하에서 총리를 지냈던 정치인으로, ‘작은 스탈린’으로 불렸던 스탈린주의자다. 그곳에서 알게 된 이반 마르코프는 엄청나게 값비싼 필기구들과 장난감을 가진 부자 친구다. 침실, 서재까지 있는 이반의 집에 놀러 간 뒤 주인공은 처음으로 “아빠는 나에게 아무것도 사 줄 수 없잖아요!”라고 부모에게 반항한다. 비교와 열등감, 세계에 대한 인식을 최초로 일깨운 이 사건 이후 주인공은 “그날 이후 모든 것이 좀 더 분명해졌다”고 말한다. 그리스 작가 마로 밤부나키의 ‘전화 한통의 단막극’은 현대인의 고립감을 그려낸 작품. 퇴근 뒤 연인과 통화하는 여주인공은 때론 상대에 집착하고 때론 상대에 신경질을 퍼붓는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가증스러운 쓸쓸함과 싸우기 위한” 여자의 독백이었음이 밝혀진다. 독일 통일 직전 여권을 위조해 유럽을 여행하게 된 한 동독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잉고 슐체의 ‘제우스’ 등도 수록됐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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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속의 근대 100景]여기자의 활약

    신여성 독자 요구에‘부인기자’ 동분서주사회운동가 역할도《“조선 부인은 여러 관계로 너무도 부자연하고 무리막심한 환경에 처하얏섯지만 그 고통이 컷던 것만큼 부인운동이 고밀도이엇스며 옆에서 바라보기에 위험일만큼 가속도로 사상경향이 변천되었습니다… 이제부터 미래의 부인운동으로 좀더 이상화하기 위하야 이후 과거 십년간 조선부인의 운동 역사를 살펴볼 생각이 북바쳐 닐어날뿐입니다.”―동아일보 1929년 1월 2일자 부인(婦人)기자 최의순》 여성 기자가 처음 등장한 것은 동아일보를 비롯한 민간신문이 창간된 1920년 이후부터였다. 당시에는 ‘여기자’라는 말 대신 기혼 미혼 구분없이 ‘부인기자’라는 이름을 썼다. 1924년 최초의 민간신문 여기자인 최은희가 등장한 후 신문사들은 경쟁적으로 여기자를 채용했다. 신문사의 이미지 쇄신과 다변화하는 독자들의 요구 충족을 위해 여기자들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가부장적인 유교 관습이 뿌리 깊은 시대에 등장한 여기자들은 ‘장안의 명물’이었다. 1925년 3월 11일자 동아일보에는 부인기자 최은희를 인터뷰한 ‘기자의 생활’이란 기사가 실렸다. ‘여유 없는 생활’ ‘몸은 날로 허약, 그래도 자미있는 직업’ 등이 소제목으로 뽑힌 이 기사는 고군분투하던 여기자들의 일상을 생생히 보여준다. “매일 아츰이면 일즉이 니러나서 밥도 뜨는 듯 마는 듯 마치고는 동으로 서으로 아는 집 모르는 집으로 장안이 좁다하고 도라다니게 됩니다…기사재료를 구하러가지 않으면 안이 될 밧분 몸입니다.” 여기자들은 가정면 문예면 등에서 여성계와 문화계의 다채로운 소식들을 전했지만 제한된 역할에만 머물지 않았다. 여성의 사회활동에 제약이 심했던 시대였지만 적극적인 현장 취재를 통해 화제가 되는 사회 실상을 독자들에게 전달했다. 동아일보에는 1929년 6월 6일부터 3회에 걸쳐 점(占)집을 잠입취재한 부인기자의 ‘불행한 녀성 속이는 태주의 정톄는 무엇’이 실렸다. 최의순은 1928년 12월 13일부터 동아일보에 의학박사 윤일준 씨, 춘원 이광수 등 사회 각계 저명인사들을 인터뷰한 ‘서재인 방문기’를 12회 연재했다. 고등교육을 이수한 신여성으로서 이 시기 여기자들은 민족운동가, 여성운동가로서의 사회적 역할도 담당해야 했다. 동아일보 최초의 여기자인 허정숙은 사회주의 여성단체 경성여성동우회와 경성여자청년동맹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여성단체 삼월회와 경성여성동우회 등에 참여하면서 여성해방운동에 적극적이었던 이현경은 1927년 조직된 항일여성운동단체 근우회의 중앙집행위원을 맡았다. 여기자들은 여성계 소식을 전하는 일로 여성계몽운동에 기여하기도 했다. 최의순은 1929년 1월 1일 동아일보 1면에 실린 ‘십년간조선여성의 활동배태기에서 활약기에, 활약기에서 다시 침체기에’ 기사를 시작으로 3회에 걸쳐 조선의 여성운동사를 정리했다.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에 힘입어 2009년 현재 언론계 전체의 여성 종사자 비율도 20.5%에 이르렀다. 수습채용에서 여기자들의 약진이나 여성 편집국장의 탄생 등을 보면 사회 곳곳에서 두드러지는 ‘여성파워’는 언론계에서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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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정호 교수 희수기념 문집 ‘글벗’ 출판기념회

    최정호 울산대 석좌교수 겸 동아일보 객원대기자의 희수기념 문집 ‘글벗’(시그마프레스) 출판기념회가 한국미래학회 주최로 18일 오후 6시 반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 문집은 정원식 전 국무총리, 김경동 서울대 명예교수,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등 지인 50여 명이 최 교수에 대해 쓴 글을 수록한 책이다. 최 교수는 이날 “나이가 드는 건 이야깃거리가 많아진다는 것이며, 그것은 곧 역사와 지나온 시대에 대해 증언할 일이 늘어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몽준 대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이홍구 전 총리, 정 전 총리, 이인호 KAIST 김보정 석좌교수, 최일남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정범모 한림대 석좌교수, 김형국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 남시욱 광화문문화포럼 회장, 이병규 문화일보 사장, 이세중 변호사, 강현두 서울대 명예교수 등 150여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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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문학, ‘사회’로 눈을 돌리다

    팩션-칙릿 등 가벼운 소재 탈피분단-이주노동자-이념 문제 다뤄“촛불 등 굵직한 이슈 부각 탓”문화 웹진 ‘나비’에 17일 연재를 마친 소설가 김선우 씨(39)의 ‘캔들 플라워’는 지난해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를 소재로 한 장편소설이다. 소설가 장정일 씨(47)가 이달 발표한 장편 ‘구월의 이틀’ 역시 지금까지 그가 다뤘던 작품과는 결이 사뭇 다르다. 좌·우파 대립이라는 이념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이 작품은 노무현 정부 당시의 탄핵정국을 주된 배경으로 했다. 최근 국가권력이나 이념 대립 문제, 이주노동자나 탈북자의 현실 등 사회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문학 작품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국가, 사회 등에 관한 거대담론보다 팩션이나 칙릿(젊은 여성을 겨냥한 소설) 등의 기발한 소재, 형식이나 언어 실험에 집중했던 한국문학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와 정치 등에 대한 작가들의 관심은 직접적인 현실 체험기에서부터 우회적인 반영에 이르기까지 다채롭다. 소설가 전성태 씨(40)는 소설집 ‘늑대’에서 현실에 대한 다양한 관심을 보여준다. 몽골의 북한식당에서 벌어진 소동을 통해 분단국가의 현실을 성찰하거나(‘남방식물’), 이국적인 외모 때문에 놀림 받던 주인공이 원어민강사 행세를 하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을 통해 이주민 혼혈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지적한다(‘이미테이션’). 청각장애학교의 성폭행사건의 통해 지배권력의 담합과 부패를 비판한 공지영 씨(46)의 ‘도가니’, 통일 이후 한국사회의 모습을 디스토피아적으로 묘사한 이응준 씨(39)의 ‘국가의 사생활’ 역시 선 굵은 사회문제를 다뤘다. 소시민의 일상과 애환을 주로 다루던 젊은 작가들도 정치 현실이나 작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고민을 담아내기 시작했다. 소설가 박상 씨(37)는 계간 문예지 ‘문학과 사회’ 가을호에 발표한 단편 ‘득템’에서 뱀파이어 화자의 시선으로 시위 현장의 아수라장을 풍자했다. 출판사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서 기지촌을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 ‘리틀 시카고’를 연재 중인 소설가 정한아 씨(27)는 “최근 발생한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보며 불합리한 현실이 극단에 왔다는 느낌을 받았고 작가의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됐다”고 밝힌다. 이어 “작가라면 소설을 통해 강자의 논리나 물질(돈) 가치로 단순화돼 버린 사회를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작가들이 국가, 사회, 공동체 등의 거시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0년대 이후 한국문학이 주로 미학적인 새로움을 추구하며 사회, 정치 현실에서 벗어나 있었던 데 대한 반성과 반작용이 영향을 미쳤다. 문학평론가 강유정 씨는 “1990년대부터 작가나 문학은 정치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세련되고 미학적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며 “최근 들어 미학적 전위뿐 아니라 문학의 사회적 정치적 상상력에도 다시 주목하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용산 철거민 참사 등 지난해부터 계속된 사회 이슈들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사회현실에 대한 작가들의 문제의식이 ‘문학의 정치성’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자 이에 대한 비평들도 활발해졌다. 계간 ‘문학과 사회’ 2009년 겨울호의 ‘다시, 미학과 정치를 사유하다’, ‘창작과 비평’ 2009년 겨울호의 ‘우리 시대 문학담론이 묻는 것’ 등 주요 계간지들이 이 문제를 잇달아 특집으로 다뤘다. 하지만 작품 자체로서의 미학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현실만 보여줄 경우 소재주의의 한계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문학평론가인 김미현 이화여대 교수는 “좋은 문학작품은 늘 유연하게 정치적 사회적 맥락을 반영해 왔다”며 “현장 체험기처럼 소재적인 수준으로 문학의 정치성을 이해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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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간 ‘문학수첩’ 휴간

    문학계간지 ‘문학수첩’이 이번 겨울호를 끝으로 휴간한다고 17일 발간된 최근호에서 밝혔다. 최근 무기한 휴간된 문학잡지는 ‘파라21’(2004년) ‘문학, 판’(2007년) ‘너머’(2008년) 등이 있다. 문학수첩 편집위원인 문학평론가 고봉준 씨는 겨울호 머리말에서 편집위원을 대표해 “이번 호를 끝으로 휴간에 들어가게 되었음을 알려드린다”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휴식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학수첩’은 2003년 문학평론가 김재홍 김종회 장경렬 최혜실 씨가 편집위원으로 참여하며 창간됐다. 문학수첩 작가상과 신인상을 운영하며 지금까지 소설가 이장욱 서유미 씨, 시인 옥경진 씨 등 19명의 작가를 배출했으며 통권 28호를 냈다. 문학수첩 박광덕 주간은 “내년 하반기 무렵 같은 이름의 시 전문 월간지 형태로 복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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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일보문학상 한유주 씨

    소설가 한유주 씨(27·사진)가 제42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단편소설 ‘막’. 상금은 2000만 원이며 시상식은 12월 4일 오후 3시 반 서울 종로구 사간동 출판문화회관에서 열린다.}

    • 2009-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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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날 이 한편의 소설이 시인의 가슴에 들어왔다

    이인성의 ‘한없이 낮은 숨결’, 이청준의 ‘축제’, 카프카의 ‘성(城)’,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 국적을 넘나드는 이 소설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각각의 서사에서 영감을 얻은 우리 시인들에 의해 시로 변용 및 재창조됐다는 점이다. 계간 ‘시인세계’는 최근호에서 정진규 김혜순 문인수 나희덕 김경주 시인 등 14인의 시인에게 작품활동에 영향을 준 소설에 대해 묻는 기획특집 ‘내 시 속에 들어온 소설’을 실었다. 시인들에게 영감을 준 소설작품과 그 작품이 실제로 반영돼 탄생한 시를 비교해볼 수 있다. 가장 많은 시인이 언급한 작가는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작가인 카프카였다. 이건청 김광규 박형준 시인이 모두 자신들의 시작활동과 문학세계에 미친 카프카의 영향력을 말한다. 세상의 부조리와 삶의 불가해성을 미로와 수수께끼 같은 작품들로 형상화한 카프카의 작품에서 시인들은 세계에 대한 ‘반성과 성찰’, ‘부정적 초월’ 등을 발견했다. 카프카의 ‘성(城)’을 읽고 김광규 시인은 ‘가을날’을, 박형준 시인은 ‘성(城)에서’ 연작을 썼다. 스스로를 “카프카의 숭배자”라고 칭하는 이건청 시인은 카프카의 소설 ‘굶는 광대’의 핵심 줄거리를 모티브로 한 시 ‘정직한 시인’을 발표했다. 그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딛고 선 광대의 운명 속에서 각질화된 시대를 살아가는 ‘시인’을 찾아 제시하고자 하였고 나아가 시인이 서야 할 바른 자리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드러내보고자 했다”고 말한다. 지난해 타계한 소설가 이청준의 작품도 시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재무 시인은 고인의 소설 ‘새와 나무’를 읽고 “시인이란…천형의 운명을 타고난, 불우를 지복으로 삼는 존재”란 생각에서 동명의 시를 발표했다. 때로는 시와 소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상화작용하기도 한다. 정진규 시인은 절친한 후배였던 이청준 작가가 들려준 병든 노모의 이야기에 시 ‘눈물’을 썼고, 이청준 작가는 소설 ‘축제’에서 이 작품을 다시 인용했다. 정 시인은 “이 대목이 들어있는 이청준의 소설 ‘축제’와 인용된 시 ‘눈물’이 들어있는 나의 시집 ‘알시’를 나는 어깨동무로 나의 서가에 오늘도 나란히 꽂아두고 있다”고 말했다. 천양희 시인은 소설가 양귀자의 ‘숨은 꽃’을 읽고 얻은 깨달음을 시 ‘산행’을 통해 형상화했음을 고백한다. 시인은 “수많은 소설을 읽고 감동했지만 내 속에 우물 하나 품는 것, 그것이 시의 마음으로 무장한 것이라고 일러준 소설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김경주 시인은 장 필립 투생의 ‘욕조’를, 김언 시인은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사요나라, 갱들이여’ 등을 꼽았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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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사회]특정 개념어로 살펴본 인문학

    ◇재현이란 무엇인가/채운 지음/192쪽·7900원·그린비 로마의 플리니우스가 쓴 ‘박물지’에는 그리스의 화가 제욱시스가 그린 포도넝쿨을 보고 새가 날아들었다는 이야기가 소개돼 있다. 그림이 너무나도 감쪽같아 실제 포도넝쿨과 구별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처럼 ‘재현’이라는 것은 일차적으로 현실(원본)과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하는 개념이다. 현대미술이나 철학은 현실의 변화무쌍함을 반영하지 못하는 이런 재현의 사유와 논리를 거부한다. 이 책은 재현, 권력 등 특정 개념을 중심으로 철학 문학 미술 등 인문학을 고찰하는 개념어총서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저자는 미술사와 철학의 다양한 텍스트들을 중심으로 ‘재현’이란 개념을 소개한다. 권력개념을 중심으로 니체와 푸코의 철학을 되짚은 ‘권력이란 무엇인가’ 불교학을 중심으로 ‘공(空)’의 개념을 짚은 ‘공이란 무엇인가’ 등도 함께 나왔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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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흘러간 가요? 흘러온 가요!

    ◇트로트의 정치학/손민정 지음/256쪽·1만6000원·음악세계 트로트는 과연 흘러간 가요인가. 이 책에 따르면 원로 작사가 반야월 선생은 이렇게 말한다. “흘러간 가요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 흘러온 가요라고 해야지.” 많은 이들이 소위 ‘뽕짝’으로 불리는 트로트를 한물 간 음악, 혹은 예술적으로 촌스럽고 조잡한 장르라고 인식한다. 하지만 여전히 트로트는 회식자리에서 가장 많이 부르는 음악이자 선거철 로고송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노래이기도 하다. 그만큼 대중에게 친숙하다는 말이다. 이 책은 일제강점기 민족의 비애를 노래했던 ‘황성옛터’부터 오늘날 장윤정 씨의 트로트까지 음악인류학적으로 트로트의 정체성을 고찰한 것이다. 트로트라는 장르의 기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명칭은 1940년대 미국을 강타했던 사교댄스의 일종인 폭스트로트(Foxtrot)에서 유래됐으며 음악적인 특성은 일본의 서민음악인 ‘엔카’의 아류에 가깝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저자는 트로트가 결코 독자성 없는 음악이 아님을 강조한다. 오랜 기간을 거쳐 나름의 미학과 전통을 구축함으로써 한국화된 음악이기 때문이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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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문학, 다른 예술과 어떻게 소통하나

    ◇문학의 탈경계와 상호 예술성/피종호 외 지음/434쪽·2만4000원·아카넷 문학이 다른 예술과 결합, 융합을 모색한 것은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회화, 이미지를 언어로 상세히 기술하는 에크프라시스, 문학과 조형예술의 혼합장르인 에피그램 등이 존재했다. 이런 양상은 탈경계 시대인 현대문학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까. 이 책은 현대문학이 회화, 음악, 만화, 영화, 디지털 예술 등의 다른 예술장르와 어떻게 소통하고 결합하는지를 열한 명의 필자들이 분석한 연구 모음집이다. ‘마그리트의 이미지에서 로브그리예의 글쓰기로’는 문학과 미술의 혼합을 보여준다. 프랑스 소설가 로브그리예는 어울리지 않는 사물의 배치를 통해 ‘낯설게 하기’를 보여줬던 현대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다양한 이미지들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여포로’란 탐정소설을 썼다. ‘문학작품의 영화 각색과 서술’에서는 프로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각색한 영화 ‘스완의 사랑’을 중심으로 문학작품의 영화화를 분석했다. 토마스 베른하르트, 토마스 만 등의 작품에 표현된 음악문법을 다룬 ‘문학문법과 음악문법의 혼용과 대위법적 변용’,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과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 등 포스트모더니즘의 총아로 떠오른 추리소설에 관한 ‘추리소설의 경계 변천 고찰’도 수록됐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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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시인 박주택 시간을 응시하다

    ◇시간의 동공/박주택 지음/153쪽·7000원·문학과지성사 “문을 닫은 지 오랜 상점을 본다 … 작은 이면 도로 작은 생의 고샅길/오토바이 한대 지나가며/배기가스를 뿜어대는 유리문 밖//어느 먼 기억들이 사는 집이 그럴 것이다/어느 일생도 그럴 것이다”(‘폐점’) 낡고 허름한 폐점 앞에서 시인은 시간의 흐름을 보고, 그것에서 인생을 읽어낸다. 한때는 있었지만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기억과 추억들. 박주택 시인은 다섯 번째 신작시집 ‘시간의 동공’에서 순환하거나, 사라지고, 떠나가는 허망한 것들을 응시한다. “그리하여 시간이란 계급을 재편성하는 과정이란 느낌이 들 때 … 순환하는 인간들, 청춘은 중년이 되고 또 다른 청춘은/이곳을 가득 메우며 노년에 이르게 됨을 눈치 채지 못한다”(‘강남역’) 공허함과 불안, 상실감 등 쓸쓸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다. 시인은 “고통은 삶을 삶답게 만들고 그 고통 속에서 나온 예술은 불멸의 이름으로 우리들 앞에 선다”고 말한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0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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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 테마 에세이]독감조연호

    ‘마스크 등산’ 일이 있어 선운산 근동에 다녀왔다. 낙목공산(落木空山)을 앞두고 힘이 많이 사위었지만 오히려 울긋불긋 물든 덕에 산은 완상(玩賞)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헐벗으려는 나무들과 아직 물든 나무들이 섞인 산비탈에 비하면, 마을과 골목의 나무들은 잎을 거의 내려놓고 있었다. 분명 표고 높은 곳의 온도가 더 낮을 터인데도 산이 오히려 평지보다 생생했다. 자기들끼리 모여 있어 외롭지 않은 건 식생(植生)도 사람도 마찬가지인 건지, 무리에서 떨어져 홀로 선 나무의 낙엽색은 그래서 더욱 쓸쓸해 보였다. 이런 고즈넉함 속에 ‘신종 플루 마스크’라고 불리는, 얼굴의 반을 뒤덮는 마스크를 저마다 착용하고 산을 오르기 위해 무리를 진 일군의 등산객은 참으로 산에게 면목 없어 보였다. 근자에 전염성 병원균이 유행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산을 오르는 목적이 그것을 오감으로 느끼고 함께 숨쉬기 위해서라면, 대관절 등산길에서마저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만큼 허황한 것이 또 있을까 싶었다. 평생 걸려보지 않는 사람은 없으니, 감기는 어쩌면 인간에게 가장 친숙하고 그렇기 때문에 공포심이 가장 덜한 병일 것이다. 하지만 하찮게 여기던 그 병이 어느 날 갑자기 국민적 호러가 되었다. ‘신종 플루’라는 이름을 달고. 어딜 가나 손 소독제가 비치되어 있고 예방법 포스터가 붙어 있다. 위중한 증상이야 필히 처방을 받아야 하겠지만,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그냥 지나간다는데도 다소의 극성맞음 속에 재채기 몇 번에 병원으로 달려가는 호들갑이 일상화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인간도 자연도 순환하는 것이다. 겨울에는 놓아버리고 얇아지는 방법으로, 봄에는 취(取)하고 두꺼워지는 방법으로. 섭생(攝生)이란 그렇게 자연이 가진 치유능력으로 자기를 보호하는 것이다. 헐벗은 나무가 그렇게 자기 몸을 드러내고 봄까지 외로움을 견디는 것을 바라보면, 인간에게도 한창의 신록만큼이나 잘 물든 낙엽색이 필요한 것을 느낀다. 차분히 다스려지는 것이 우리 몸에 깃든 병에만 해당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자연은 온몸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산을 앞에 두고, 그것의 쇠락과 융성을 앞에 두고, 어쩌면 인간은 자연보다 미개한 방법으로 자신의 몸을 보호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더 새로울 것도 없는 반성을 해본다. 조연호 시인}

    • 2009-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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