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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의 ‘미생’과 KBS ‘내일도 칸타빌레’는 모두 인기 만화가 원작이다. 그래서인지 드라마의 완성도나 재미보다는 주인공들과 만화 속 캐릭터의 일치도에 관한 품평이 많다. 제작진도 윤태호의 웹툰 ‘미생’과 일본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의 아우라를 잊지 못하는 팬들의 기대치를 의식하면서 영상으로 재창조하느라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드라마의 시청자 게시판을 비롯해 온라인에 올라온 여론을 기초로 ‘캐릭터 싱크로율’을 따져봤다. 》 ○ 미생: 준비 기간만 1년 반…공감 얻어내 주인공인 낙하산 인턴사원 장그래 역의 임시완은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어려 보이는 외모와 작은 체구부터 절박함을 표현하는 연기까지 “꼭 장그래 같다”는 평가가 많다. 윤태호 작가도 “어린아이가 나이에 맞지 않는 성숙함을 보일 때 짠한 마음이 드는데 임시완에게서 그런 연민이 느껴진다”고 했다. 장그래의 직장 상사이면서 멘토 역할을 하는 오상식 과장으로는 이성민이 나온다. 깡마른 웹툰 속 오 과장과 달리 다소 푸근하고 넉넉한 인상이다. 제작진은 오 과장이 처음 등장하는 첫 회 공항 장면에서 오 과장의 트레이드마크인 충혈된 눈을 컴퓨터그래픽으로 표현했다. 원작 캐릭터와 일치도는 높지 않으나 연기력으로 만회한다는 중평. 미생의 안영이는 똑 부러지는 커리어 우먼이다. 배우 강소라는 “안영이에 비해 지나치게 예쁘”지만 러시아어와 영어로 능숙하게 전화 통화를 하는 연기로 “일은 안영이만큼 하네”라는 공감을 얻었다. 이재문 tvN PD는 “드라마는 1시간 내내 시청자를 붙잡아둬야 하기 때문에 웹툰보다 더 극적이어야 한다”며 “등장인물을 입체적인 캐릭터로 만들기 위해 외모보다 실제 성격을 고려해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 내일도 칸타빌레: 만화에 드라마까지 ‘이중고’ 여주인공 설내일 역의 심은경에 대한 평가는 아직까지 부정적이다. “원작의 노다메는 4차원이면서도 사랑스러운 캐릭터인데 심은경의 연기는 귀엽지 않다” “어린아이처럼 보일 뿐 노다메의 번뜩이는 천재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이 나온다. 원작의 노다메가 사투리를 쓰는 점을 감안해 남자 주인공을 ‘오라방’으로 부르게 하며 ‘한국화’를 꾀했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다. 황의경 KBS 드라마국 CP는 “심은경 외에 이 역을 맡을 만한 배우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여주인공 비중이 워낙 크고 만화적이어서 연기하기가 어렵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며 조금씩 바꿔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자 주인공 차유진 역을 맡은 주원은 주요 배역 중 가장 먼저 캐스팅됐다. 그래서 원작에 나오는 클래식 곡을 공부하고 지휘와 피아노, 바이올린 연주를 연습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주원에 대한 평가는 “드라마를 주원이 끌어가고 있다” “지휘하는 모습에 너무 힘이 들어가 있다” 등으로 엇갈린다. 제작사인 그룹에이트 관계자는 “앞으로 S오케스트라의 본격적인 음악 이야기가 펼쳐진다. 클래식 음악 총감독을 별도로 기용하는 등 음악에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드라마와 배우들에 대한 평가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한국에서 ‘청년’이라는 개념의 역사를 조선 후기부터 1970년대까지 짚었다. 조선시대 청년은 소년과 크게 구분되지 않는 단어로 주로 ‘젊은’ 또는 ‘젊은 시절’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됐다. 청년은 1900년대 초 개화와 계몽의 주체로서 영어의 ‘젊은이(young man)’에 대응하는 단어로 한국에서 처음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목포대 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청년이라는 개념이 한국의 근대화와 조우하고 경쟁했으며 대립하기도 했다고 분석한다. 그를 호명하는 권력이나 호명되는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개념으로 사용됐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1920년대 민족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은 ‘청년’ 개념을 선취하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 민족주의 진영은 청년을 근대화와 문명화의 주체이자 민족 통합의 상징으로, 사회주의 진영은 사회주의 혁명의 선봉장으로 청년을 호명했다. 이 시기 조선 전역에 청년회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동시에 일본 제국주의에게 청년은 지도와 훈련의 대상이었으며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불량청년’으로 낙인찍었다. 독립운동과 사회운동이 수차례 좌절된 뒤인 1930년대에는 ‘방황하는 청년’이 등장했고 1940년대 전시체제하에서는 황국신민화를 선도하는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광복 이후 청년은 좌익에게 봉건적 잔재를 청산하는 주역이었다. 하지만 좌익은 오히려 국가에 충성을 맹세한 우익‘청년’단에게 공격당했다. 1960, 70년대에 청년은 새마을운동과 전후 국가재건의 주역이었지만 동시에 4월 혁명과 학생운동, 통기타와 청바지로 상징되는 반항과 저항의 주체였다. 책은 청년의 의미가 형성되고 바뀌는 과정을 통해 한국 근대사 전반을 조망한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다음 달 개봉하는 영화 ‘카트’에는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 디오(도경수)가 나온다. 제작사인 명필름은 디오의 캐스팅 소식이 알려진 후 클라우드 펀딩(인터넷을 통한 개인 모금 방식)으로 제작비를 모았는데 한 달 만에 당초 목표액 5000만 원을 훌쩍 넘긴 8700여만 원을 거둬들였다. 기부자의 88%는 여성, 연령별로는 10∼30대가 전체의 87%를 차지했다. 팬들이 디오의 연기 경력을 쌓아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이다. 아이돌 팬들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소녀팬에서 이모팬을 거쳐 ‘엄마팬’의 시대가 열렸다. 엄마팬들은 팬 활동이 인터넷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스스로를 ‘랜(LAN)선맘’으로, 좋아하는 스타를 ‘랜선으로 낳은 자식’이라고 부른다. 때론 아이돌의 미래까지 치밀하게 계획해 지원하는 ‘유사 육아’의 모습을 띠는데 도를 넘는 극성스러운 활동은 ‘맘질’로 불린다. 엄마팬들은 아이돌의 ‘스펙’에 도움이 될 만한 일에 발 벗고 나서는 것은 물론이고 관계자들에게 선물공세를 펼치기도 한다. MBC 월화드라마 ‘야경꾼일지’에는 동방신기의 멤버 유노윤호(정윤호)가 주연급으로 나온다. 유노윤호의 팬들이 모인 한 인터넷 게시판은 8월 초 제작진 전원에게 각종 세면도구 150세트부터 단체 티셔츠, 바닷가재와 스테이크가 포함된 뷔페까지 선물했다. 드라마의 메인 PD에게는 별도로 고가의 샴페인과 전문 화가가 그림을 그린 합죽선, 건강보조식품을 전달했고, 작가에게는 도자기 브랜드의 다기 세트와 고급 녹차를 따로 선물했다. 아이돌 팬페이지를 운영한 최모 씨(26)는 “아이돌 멤버가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팬들이 ‘내 멤버’를 잘 봐달라는 뜻에서 돈을 모아 작가와 PD, 제작진에게 선물한다”며 “실제로 출연 분량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아이돌 멤버 여럿이 출연할 경우 경쟁이 붙기도 한다”고 전했다. 극성스러운 치맛바람을 일으키기도 한다. 스타의 방송 출연분을 모니터링해 분량이 적거나 부정적으로 등장할 경우 조직적으로 시청자 게시판에 항의글을 올리는 식이다. 또 나쁜 소식이 퍼질 경우 포털 사이트의 연관 검색어에 부정적인 단어가 뜨지 않도록 아이돌 이름과 다른 긍정적인 단어를 검색하는 이른바 ‘검색어 정화운동’을 펼친다. 최근 엑소 멤버인 타오의 연애 스캔들이 터지자 엄마팬들은 ‘타오 여자친구’ 같은 검색어가 뜨지 않도록 ‘타오 정법(정글의 법칙)’ ‘타오 무술’ 등 최근 출연 프로나 특기 같은 검색어를 집중 검색했다. 이민희 대중음악평론가는 “엄마팬들은 사회생활 경험이 있어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이를 지원할 능력도 있다”며 “아이돌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려는 강력한 집단의 성격을 띤다”고 설명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20, 30대 미혼 여성들이 아이돌 팬덤을 통해 일종의 ‘엄마놀이’를 하는 것”이라며 “이들은 엄마의 지원과 보호, 관리 아래 자라온 세대로 자기가 경험한 모성의 특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국어책을 읽는 것 같다.” “발랄한 연기는 어색하다.” ‘질풍노도의 시기’라도 겪는 것일까. 어린 나이에 어른보다 더 어른스러운 연기로 박수 받던 ‘여자 아역 트로이카’ 김새론(14), 김소현(15), 김유정(15). 최근엔 셋 다 처음으로 드라마의 주연을 맡아 제 또래의 발랄한 배역을 소화하고 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예전만 못하다. “아역은 아역일 뿐”이라는 얘기까지 나오면서 시청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 ○ 무리한 연기 변신? 세 배우 모두 기존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배역을 맡았다. 김새론은 KBS 청소년드라마 ‘하이스쿨 러브온’에서 인간이 된 천사 이슬비로 나온다. 세상 물정 모르는 좌충우돌 캐릭터다. 영화 ‘아저씨’에서 범죄조직에 납치돼 보호본능을 자아내던 소녀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해를 품은 달’에서 한가인의 아역이던 김유정은 SBS ‘비밀의 문’에선 사도세자(이제훈)가 수사하는 살인사건의 목격자이자 추리소설 작가인 서지담을 맡았다. ‘보고싶다’에서 윤은혜의 아역이었던 김소현은 OCN ‘리셋’에서 검사 차우진(천정명)의 사건에 연루된 날라리 여고생 조은비로 나온다. 둘 모두 전작의 아련하고 청순한 첫사랑과는 딴판으로 천방지축 사건을 일으키는 역할이다. 김지수 김지수연기아카데미 대표는 “아역이 성인연기로 전환할 때는 1, 2년 이상 휴식기를 가지며 다시 훈련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세 배우는 말투나 얼굴에서 아직 아역 시절의 습관이 묻어나는데 연기 변신까지 시도하다 보니 어색해 보이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미성년자가 멜로를? 나이 차가 큰 성인 남자 배우와 멜로 연기를 소화해야 한다는 설정도 연기자나 보는 사람 모두에게 부담이 된다. 김유정은 상대역인 이제훈(30)과 15세, 김소현은 천정명(34)과 19세 차가 난다. 김새론도 삼각관계인 남우현(신우현), 이성열(황성열)과 아홉 살 차다. 김유정과 김소현의 경우 상대 배우와 직접적인 애정신은 없다. 하지만 김소현은 차우진의 어린시절 첫사랑과 꼭 닮은 모습으로 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이다. 김유정의 경우 극중 서지담이 자신의 별칭으로 ‘빙애거사’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어 사도세자와 앞으로 연인관계로 발전한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빙애는 사도세자의 후궁인 경빈 박씨의 궁녀 시절 이름이다. 현재 비밀의 문 시청자 게시판에는 “미성년자인 김유정이 이제훈과 연인 연기를 하는 것이 어색하다”며 “성인 연기자로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아역의 연기력은 거품? 아역 연기를 잘 하는 것과 성인 연기를 잘 하는 것은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기강사 안지은 씨는 “아역배우들은 대부분 10년 넘게 벌어진 일 중 가장 극적인 며칠만을 드라마 1∼4회 분량에 몰아서 연기한다. 그래서 아역들의 연기가 더 극적이고 감동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전편에 출연하며 일상적인 모습도 연기할 경우 높은 평가를 받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안혁모 캐스트연기아카데미 원장은 “아역 시절에는 촬영현장이 아역배우 위주로 돌아간다. 하지만 지금은 세 사람 모두 별다른 연기지도나 배려 없이 스스로 대본을 해석하고 다른 연기자와 호흡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며 “셋 모두 감성이 좋은 연기자이기 때문에 과도기를 겪고 나면 진일보한 연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평가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KBS 단막극 프로그램 ‘드라마스페셜’이 웹드라마로도 제작된다. 지상파 드라마를 웹드라마로 제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S는 “19일 밤 12시 방송하는 사극 ‘간서치열전’의 총 70분 분량 중 약 55분을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먼저 공개한다”고 밝혔다. 간서치열전 웹드라마는 13∼18일 밤 12시 6회에 걸쳐 방송되며 마지막 7회분만 TV의 본 방송이 끝난 뒤 인터넷에 공개된다. 간서치열전은 허균의 ‘홍길동전’을 둘러싸고 벌어진 살인사건의 범인을 책벌레 선비 장수한(한주완)이 추적해 나간다는 줄거리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26)이 열애설에 휩싸였다. 상대는 일본의 잡지모델 출신 배우 미즈하라 기코(24). 한 연예전문 사이트가 8일 공개한 사진에서 지드래곤은 미즈하라의 볼을 감싸거나 뒤에서 껴안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의 열애설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일본에서 열애설이 처음 보도된 후 둘이 한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태국 푸껫 등 해외에서 함께 있는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며 수차례 열애설이 제기됐다. 올 8월에는 지드래곤이 아이스버킷 챌린지 대상으로 미즈하라를 지목하며 “친애하는(My dear) 기코”라고 말해 다시 의심을 샀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열애설이 나올 때마다 “친한 친구 사이”라며 부인해 왔다. 팬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밝혀져서 차라리 속이 시원하다”며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쪽과 “활동이 뜸했던 이유가 연애 때문이었냐. 실망했다”는 이들로 갈린다. 난데없는 ‘색깔론’도 불거졌다. 미즈하라가 일본 군국주의를 옹호하는 우익 연예인이라는 의혹을 받아왔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미즈하라는 욱일승천기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고 손가락 욕설하는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문제아”라며 “악동 이미지인 지드래곤과 잘 어울리는 듯”이라고 꼬집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KBS 수목드라마 ‘아이언맨’은 남자 주인공 주홍빈(이동욱)이 몸에서 칼이 돋아나는 초능력자라는 설정으로 방영 전 화제를 모았다. 제목까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이언맨’과 같아 기대치를 높였다. 그런데 웬걸, 뚜껑을 열고 보니 실망스럽다. 드라마는 과거의 상처로 삐뚤어진 재벌 2세가 순수하고 착한 여자 주인공을 만나 상처를 치유하고 거듭난다는 재벌 2세 드라마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초능력 설정은 들러리일 뿐이다. 몸에서 칼이 돋긴 하는데 고작 한 뼘 정도, 그나마도 조악한 컴퓨터그래픽(CG) 탓에 “‘아이언맨’이 아니라 ‘가시인간’”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듣고 있다. 시청률은 5∼6%대. 이쯤에서 미국 ABC가 내보내는 ‘에이전트 오브 쉴드’ 시즌2를 보자. 마블사가 제작한 이 드라마는 ‘어벤져스’ ‘토르’ 같은 영화에 등장했던 정부기관 ‘쉴드’의 콜슨 요원과 그의 팀이 주인공이다. 쉴드는 간단히 말하면 ‘슈퍼히어로 뒤처리 반’이다. 갑자기 툭 튀어나와 문제를 일으키는 초능력자나 외계의 특이물질을 통제하고 이를 악용하려는 세력을 제거하는 일을 한다. 초능력자들이 쓸고 간 난장판을 정리하는 것도 이들 몫이다. 평소 슈퍼히어로물을 보며 들었던 의문, ‘슈퍼히어로와 악당들이 저렇게 깽판을 치는데 어떻게 세상은 별 탈 없이 굴러갈까’에 대한 답을 이 드라마에서 얻을 수 있다. 슈퍼히어로물의 성공 요인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성이다. 비현실적인 초능력을 다루는 만큼 초능력을 어쩌다 얻게 됐는지, 초능력을 얻고 나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그 세계를 섬세하게 직조하지 않으면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쉴드 요원들은 모두 별다른 초능력 없이 3D 업종 종사자처럼 뛰고 구르고 맞는 평범한 인간들이다. 하지만 ‘모든 영웅이 초인은 아니다’라는 드라마 슬로건처럼 마블의 세계관을 더욱 공고하게 만드는 숨겨진 히어로들이다. ‘마블 유니버스’는 수십 년 동안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로 수차례 재창작되며 구축돼온 세계다. 이런 ‘물건’이 당장 한국에서 튀어나오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아픔투성이 마음이 밖으로 나와 칼이 주렁주렁 몸에 났다’는 설명은 주홍빈의 초능력을 설득하기엔 한참 부족하다. 심심한 재벌 2세 드라마에 초능력이라는 조미료를 쳐 쉽게 맛을 내려던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외모부터 집안에 학력에 능력까지 갖출 건 다 갖춰 무적에 가까운 재벌 2세가 이젠 초능력까지 가져야 하는 건가.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지난달 22일 시작한 SBS 수목드라마 ‘비밀의 문’은 1998년 MBC ‘대왕의 길’ 이후 16년 만에 사도세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대왕의 길에서 사도세자와 영조 역은 각각 임호와 박근형이, 비밀의 문에선 이제훈과 한석규가 맡았다. 흥미로운 점은 사도세자라는 역사적 인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16년의 시차만큼 간극이 크다는 사실. 대왕의 길에선 화병에 걸린 불운한 세자였지만 비밀의 문에선 성군(聖君)의 자질을 타고난 인물로 그려진다. 사도세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미치광이→정치적 희생양→개혁군주로 변화해왔다. 정설은 광인이 맞고, 정치적 희생양으로 보는 학설도 있지만 개혁군주까진 아니라는 것이다. 》○ 불쌍한 아들 혹은 광인(狂人) ‘아버지가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였다’는 극적인 이야기는 드라마와 영화의 인기 소재였다. 대왕의 길 이전에도 1988년 조선 영조시대를 그린 KBS ‘하늘아 하늘아’와 MBC ‘조선왕조500년-한중록 편’이 일일극으로 동시간대에 방영돼 화제를 모았다. 이들 드라마는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을 충실히 따랐다. 사도세자는 아버지 영조에게 사랑을 받지 못해 화병에 걸린 아들이었다. 아버지를 지나치게 두려워해 억울한 일을 당해도 제대로 항변하지 못하는 유약한 성격의 소유자로 그려졌다. 영조는 사도세자를 유독 미워하는 아버지, 혜경궁 홍씨는 이들 사이를 중재하려 애쓰던 가련한 여인으로 나왔다.○ 당쟁의 희생양 사도세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 작품은 이인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영원한 제국’(1994년)이다.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밝히려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작품인데, 사도세자가 노론의 모함으로 억울하게 죽었음을 암시했다. 이후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의 ‘사도세자의 고백’(1998년)이 인기를 끌면서 대중문화 속 사도세자의 이미지도 당쟁의 희생양으로 굳어지기 시작했다. 정조가 주인공인 MBC ‘이산’(2007년)과 올해 상반기 화제작이었던 영화 ‘역린’에서도 사도세자는 노론의 음모로 억울하게 죽는 것으로 그려진다. 정병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저서 ‘권력과 인간-사도세자의 죽음과 조선 왕실’(2012년)에서 사도세자가 당쟁에 희생됐다는 설이 인기를 끄는 요인에 대해 “독자의 감정에 영합한 데 있다고 본다”고 적었다. 그는 “독자는 사도세자가 (사실과 다르게도) 성군의 자질을 가지고도 불쌍하게 뒤주에 갇혀 죽은 것에 동정하고 공분한다. 그리고 그 진실이 집권세력에 의해 가려졌다는 통속소설적 논리에 감동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북벌론자에서 평등주의자까지 최근 드라마들은 한발 더 나아가 사도세자를 개혁군주라는 능동적인 인물로 미화한다. SBS ‘무사 백동수’(2011년)는 사도세자가 북벌을 꿈꾸다 청나라와 결탁한 노론 세력에 암살당한 것으로 묘사했다. 비밀의 문에서도 사도세자는 신분의 귀천이 없는 평등한 세상을 꿈꾸면서 절대 왕권을 추구하는 아버지와 정치적으로 대립한다. 대중문화평론가인 이영미 성공회대 초빙교수는 “한국 사극은 궁중 인물 간 갈등에 초점을 맞춘 가족드라마에서 당대의 정치적 맥락을 강조한 정치드라마로 변화해왔다”며 “2000년대 이후 퓨전사극이 많아지면서 역사 속 인물에 대한 정치적 해석도 훨씬 더 자유로워졌다”고 분석했다. 내년에는 사도세자가 주인공인 영화 ‘사도’도 나온다. 이준익 감독이 연출하고 사도세자 역은 유아인이, 영조 역은 송강호가 맡았다. 시나리오를 공동 집필한 오승현 타이거픽쳐스 대표는 “영조실록과 승정원일기 등 당대 기록을 샅샅이 훑어 고증에 충실하되 영조와 사도세자, 아버지와 아들이 반목할 수밖에 없었던 심리와 감정묘사에 초점을 맞췄다”라고 밝혔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미국과 일본에서는 최근 라디오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 라디오에도 르네상스가 올 수 있도록 DJ 탄생 50주년을 맞아 더 노력하고 공부하겠다고 다짐합니다.” 6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디스크자키(DJ)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는 ‘DJ 날’ 행사가 열렸다. 최동욱 한국방송디스크자키협회장(78)이 1964년 10월 5일 동아방송 ‘탑튠쇼’에서 한국 최초의 DJ 방송을 시작한 지 50년이 된 것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MBC ‘박원웅과 함께’를 진행했던 박원웅 한국방송디스크자키협회 부회장(74), 아나운서 출신으로 MBC ‘여성살롱 임국희예요’를 진행했던 임국희 씨(76), 지금도 ‘김광한의 라디오스타’를 진행하고 있는 김광한 씨(68) 등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DJ들이 참석했다. 김 씨는 “어릴 때부터 전설적인 DJ들의 방송을 들으며 DJ의 꿈을 키웠다. DJ들이 음반을 들고 종횡무진하며 뿌렸던 씨앗이 요즘 케이팝의 부흥으로 꽃을 피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맹호 동아일보 대표이사 부사장은 축사에서 “DJ의 탄생과 함께 한국 청춘문화가 시작됐다. DJ들은 젊은 세대의 귀를 점령하며 새로운 세상을 열어줬다”고 했다. 이어진 축하공연에서는 가수 장사익과 이동원 등이 히트곡을 열창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문정선 씨(51)는 “예전에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이 라디오와 음악감상실뿐이었다”며 “예전에 좋아했던 DJ들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달려왔다”고 말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젊음의 푸른 꿈과 낭만을 안고 달려보는 리듬의 퍼레이드, 오늘의 오프닝넘버는∼.” 1964년 10월 5일 그룹 ‘챈테이스’가 연주하는 ‘파이프라인’의 기타 선율과 함께 동아방송(DBS) ‘탑튠쇼’가 첫 라디오 전파를 탔다. 아나운서는 진행만 맡고 프로듀서가 조정실에서 믹싱을 하던 이전 음악방송과 달리 한 사람이 선곡, 믹싱, 진행까지 모두 맡는 디스크자키(DJ) 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한 라디오 프로그램이었다. 진행자는 최동욱 한국방송디스크자키협회장(78). 이렇게 시작된 한국 DJ의 역사가 올해 50주년을 맞는다. 디스크자키협회는 6일을 ‘DJ날’로 선정하고 이날 오후 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DJ 탄생 5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기념식에 이어 장사익 이동원 신계행 등 가수들의 축하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장사익 씨는 제 방송을 들으며 가수의 꿈을 키웠다고 해요. 그렇게 제 방송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는 팬들을 만날 때마다 큰 힘이 됩니다. 동아방송은 1963년 개국 때부터 DJ 스테이션을 갖추고 있었어요. 남들이 안 하는 방송, 새로운 방송을 하려는 의지가 대단한 방송사를 만난 건 행운이었습니다.” 최 회장은 탑튠쇼에 이어 ‘세시의 다이얼’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인기는 예전만 못하지만 그는 여전히 현역이다. 1990년 미국으로 이민했다 2003년 귀국한 그는 2005년 5월부터 홈페이지 ‘라디오서울코리아’(www.radioseoulkorea.com)에서 인터넷 라디오 방송을 내보내며 DJ로 활동 중이다. 지난달 30일 찾아간 스튜디오의 벽면 책장에는 일련번호를 일일이 매긴 CD 1만여 장과 음악 관련 책자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모두 그의 손때가 묻은 자료들이다. 스튜디오를 갖추는 데만 약 1억5000만 원이 들었다. 매달 홈페이지와 스튜디오 유지에 드는 비용은 150여만 원. 9년 넘도록 혼자 비용을 감당하느라 건물 3층에 있던 스튜디오는 같은 건물 반지하로 옮겼다. DJ 탄생 50주년을 앞둔 그의 얼굴이 밝지만은 않았다. “실은 오늘(지난달 30일) 방송을 종료하겠다고 미리 공지를 올리고 미국행 비행기표까지 사뒀었어요. 그런데 자꾸 계속 방송을 해달라는 전화가 오고 홈페이지에 글이 올라오니 마음이 약해지지 뭐예요. 결국 비행기표는 취소했어요.” 최 회장은 정규 방송을 잠시 중단한 뒤 하루 24시간 직접 선곡한 음악만 내보내고 있다. 곧 프로그램을 재정비해 다시 정규 방송을 내보낼 계획이다. “요즘에는 라디오가 잡담 위주로 흘러 안타까워요. DJ가 음악을 제대로 알고 음악과 음악을 연결하는 메신저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음악은 혼자 찾아 듣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 DJ가 골라주는 음악을 원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죠. 한국에 라디오 르네상스가 올 때까지 숨은 라디오 팬들을 위한 제대로 된 음악 방송을 계속할 겁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젊음의 푸른 꿈과 낭만을 안고 달려보는 리듬의 퍼레이드, 오늘의 오프닝 넘버는~" 1964년 10월 5일, 그룹 더 벤쳐스가 연주하는 '파이프라인'의 기타 선율과 함께 동아방송(DBS) '탑튠쇼'가 첫 라디오 전파를 탔다. 아나운서는 진행만 맡고 프로듀서가 조정실에서 믹싱을 하던 이전 음악방송과 달리 한 사람이 선곡, 믹싱, 진행까지 모두 맡는 디스크 자키(DJ) 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한 라디오 프로그램이었다. 진행자는 최동욱 한국방송디스크자키협회장(78). 이렇게 시작된 한국 DJ의 역사가 올해 50주년을 맞는다. 디스크자키협회는 6일을 'DJ날'로 선정하고 이날 오후 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DJ탄생 5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기념식에 이어 장사익 이동원 신계행 등 가수들의 축하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장사익 씨는 제 방송을 들으며 가수의 꿈을 키웠다고 해요. 그렇게 제 방송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는 팬들을 만날 때마다 큰 힘이 됩니다. 동아방송은 1963년 개국 때부터 DJ 스테이션을 갖추고 있었어요. 남들이 안 하는 방송, 새로운 방송을 하려는 의지가 대단한 방송사를 만난 건 행운이었습니다." 최 회장은 탑튠쇼에 이어 '세시의 다이얼'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인기는 예전만 못하지만 그는 여전히 현역이다. 1990년 미국으로 이민했다 2003년 귀국한 그는 2005년 5월부터 홈페이지 '라디오서울코리아'(www.radioseoulkorea.com)에서 인터넷 라디오 방송을 내보내며 DJ로 활동 중이다. 지난달 30일 찾아간 스튜디오의 벽면 책장에는 일련번호를 일일이 매긴 CD 1만여 장과 음악 관련 책자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모두 그의 손때가 묻은 자료들이다. 스튜디오를 갖추는 데만 약 1억 5000만 원이 들었다. 매달 홈페이지와 스튜디오 유지에 드는 비용은 150여 만 원. 9년 넘도록 혼자 비용을 감당하느라 건물 3층에 있던 스튜디오는 같은 건물 반지하로 옮겼다. DJ 탄생 50주년을 앞둔 그의 얼굴이 밝지만은 않았다. "실은 오늘(지난달 30일) 방송을 종료하겠다고 미리 공지를 올리고 미국행 비행기표까지 사뒀었어요. 그런데 자꾸 계속 방송을 해달라는 전화가 오고 홈페이지에 글이 올라오니 마음이 약해지지 뭐예요. 결국 비행기표는 취소했어요." 최 회장은 정규방송을 잠시 중단한 뒤 하루 24시간 직접 선곡한 음악만 내보내고 있다. 곧 프로그램을 재정비해 다시 정규 방송을 내보낼 계획이다. "요즘에는 라디오가 잡담 위주로 흘러 안타까워요. DJ가 음악을 제대로 알고 음악과 음악을 연결하는 메신저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음악은 혼자 찾아 듣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 DJ가 골라주는 음악을 원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죠. 한국에 라디오 르네상스가 올 때까지 숨은 라디오 팬들을 위한 제대로 된 음악 방송을 계속 할 겁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존 카니 감독의 음악영화 ‘비긴 어게인’이 개봉 50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8월 13일 개봉한 이 영화는 1일 오전 11시 누적 관객 수가 300만751명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엔 국내 다양성 영화 흥행 1위인 다큐멘터리 ‘워낭소리’(2009년·293만4409명)의 기록도 갈아 치웠다. 비긴 어게인은 한국에서 특히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국의 ‘박스오피스모조’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까지 한국 흥행 수입은 약 2236만 달러(약 237억 원)로 이 영화의 해외 매출 4000만 달러 중 절반 이상을 한국에서 거둬들였다. 미국 내 흥행 수입(약 1614만 달러)보다도 크게 앞선다. 비긴 어게인의 흥행 성적을 같은 다양성 영화로 분류되는 저예산 독립영화들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이 영화는 예술영화라는 이유로 다양성 영화 자격을 얻었지만 제작비만 2500만 달러(약 259억 원)에 개봉관 수도 185개였다. 워낭소리는 제작비 2억 원에 6개관에서 개봉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사람들은 흔히 고승의 무덤인 부도에는 화장한 사리를 모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중에는 부도 아래에 석관을 만들고 그 안에 승려의 유골을 안치한 경우도 많다. 화장 문화에 익숙하지 않았던 과거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승려들도 매장을 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수많은 사찰이 있지만 정작 그 의미를 제대로 알고 둘러보는 사람은 드물다. 예를 들어 과거 절은 기도와 수련만 하는 곳이 아니었다. 숭유억불 정책을 썼던 조선시대에도 왕의 명복을 비는 능침사찰이 건설됐고 산성 축조와 보수에도 한몫을 했다. 역참(驛站) 기능을 담당하는 절도 있었는데 ‘절 원(院)’자를 사용한 충북 충주 미륵대원, 경북 안동 제비원 등이 대표적이다. 사찰 경내 건물의 ‘등급’은 기둥을 보면 알 수 있다. 하늘을 상징하는 둥근 기둥은 불상을 모신 건물에 사용하고 땅을 상징하는 네모기둥은 스님들의 거처에 사용했다. 석등은 조명 기능이 없는 장식품 역할을 했다. 동양철학, 미술사, 철학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스님인 저자는 사찰의 위치와 이름에 얽힌 이야기부터 사찰 건물의 배치, 장식물에 담긴 의미까지 사찰의 비밀들을 낱낱이 밝힌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이제는 지겹다’는 말이 많았다. ‘아직도 하고 있느냐’는 반응도 있었다. 한때 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불렸지만 지난해 1%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굴욕’을 겪은 ‘슈퍼스타K(슈스케)’ 얘기다. 하지만 시즌6이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참가자들의 ‘사연 팔이’나 ‘악마의 편집’에 기대지 않고 음악에 집중한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방송분에서 곽진언 김필 임도혁이 이치현과 벗님들의 노래를 편곡해 부른 ‘당신만이’가 음원차트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다. 임형우가 5일 방송에서 부른 무명의 듀오 포스트맨의 ‘신촌을 못 가’도 아직까지 음원차트 10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바뀌려면 오디션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오디션을 보러 오길 기다리지 않고 참가자들을 찾아다녔죠.” 올해 처음 슈스케 메인 연출을 맡은 김무현 PD(33·사진)는 실력파 발굴이라는 기본기에 충실하려 했다고 말했다. 슈스케 시즌1부터 5까지 조연출로 참여해 제작진 사이에선 ‘슈스케 장인’이라 불리는 이다. 제작진은 ‘찾아가는 오디션’을 내걸고 발품을 팔았다. 지역 2차 예선 개최 도시를 지난해 8곳에서 14곳으로 늘렸다. 지난 시즌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 약 50회 개최됐던 ‘슈퍼 캐스팅 투어’를 전남 함평, 강원 태백 등 전국 곳곳에서 약 150회 개최했다. 슈퍼 캐스팅 투어는 각 지역의 학교, 문화센터, 음악학원에서 소규모로 개최되는 오디션이다. 김 PD는 “발품을 판 덕분에 함평의 여고생 밴드 ‘여우별 밴드’ 같은 실력 있는 친구들을 발굴할 수 있었다”고 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앗, 저기 온다!” 순간 카메라 셔터 소리가 김포공항 출국장을 가득 메웠다. 20일 이곳은 대형 카메라를 든 젊은 여성들로 새벽부터 붐볐다. 아이돌그룹 엑소 멤버들이 이날 오전 8시 50분 비행기로 중국 베이징에 간다는 소식을 용케 알아내 나타난 ‘대포’들이었다. 어림잡아 300명은 돼 보였다. 공항 관계자는 “평소의 절반도 안 온 것”이라고 귀띔했다. 언론사 사진기자들이 취재용으로 쓰는 것보다 높은 사다리에 비싼 망원렌즈로 무장한 대포도 있었다. 일부는 “잘 다녀올게”라는 인사를 남기고 출국장을 빠져나갔다. 베이징 현지 공연 ‘직찍’을 위해 멤버들을 따라 출국하는 대포들이었다. 》대포들의 직찍 문화는 이제 취미생활을 넘어 수억 원 규모의 ‘지하산업’으로 성장했다. 팬들 사이에서 ‘찍덕’ ‘대포’로 불리는 이들은 아이돌의 사진을 찍어 팬들과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포토북 같은 관련 물품을 제작해 대량으로 판매한다. 한국 특유의 팬 문화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아이돌 그룹 멤버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초상권과 저작권에 대한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3만∼5만 원 포토북 위해 기자 사칭도 대포의 역사는 아이돌의 역사와 함께 시작됐다. 이들은 스타를 따라 공연장과 방송사의 생방송 프로그램 촬영현장, 각종 제작발표회와 출국장을 쫓아다니며 아이돌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대포들은 10대를 포함해 젊은 여성들이 거의 대부분이고, 고가의 렌즈를 장착한 DSLR 카메라를 많이 쓴다. 지난달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KBS 별관 ‘뮤직뱅크’ 녹화장에서 만난 박모 양(16)은 “42만 원짜리 렌즈를 쓰고 있다”면서 “다른 대포들처럼 홈페이지를 만들어 포토북을 파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대포들은 어렵게 촬영한 사진을 포토북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가격은 권당 3만∼5만 원 선. DVD와 포스터 등을 제작해 사은품으로 끼워주기도 한다. 이들은 트위터나 홈페이지를 통해 포토북 제작 계획을 홍보하고 구매자들에게 ‘선입금’을 받아 수량을 확인한 뒤 포토북을 만든다. 양질의 종이에 칼라 인쇄를 하기 때문에 제작 단가는 일반 책보다 높은 권당 1만∼2만 원 선이다. 권당 2만∼3만 원의 순수익이 생기는 셈이다. 서울 충무로의 한 인쇄소 대표는 “대개 한 번에 1000부 정도 주문을 하는데 젊은 여자들이 와서 한 번에 1000만∼2000만 원을 입금하곤 한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포토북 외에도 수건, 텀블러, 에코백, 담요, 달력 등 제작 물품 종류가 다양해졌다. 물품을 제작하기 전에 먼저 돈을 받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기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최근에는 엑소 멤버인 시우민의 대포홈에서 포토북을 판매하겠다면서 입금받은 뒤 배송을 하지 않아 팬들이 단체로 홈페이지를 개설해 항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공개된 입금액 규모는 총 3000여만 원. 최근 포토북이 일부 배송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아직까지 상당수 팬들은 “배송이 늦은 데다 당초 약속했던 것보다 포토북이 부실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포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자 언론용 행사에 기자를 사칭해 들어가는 일도 발생한다. 지난달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산로 CJ E&M 사옥에서 열린 ‘EXO 90: 2014’ 제작발표회에서는 명함 한 장 때문에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 20대 여성이 “인터넷 신문 기자”라며 명함을 내밀고 입장했는데, 이를 수상히 여긴 홍보 담당자가 명함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하자 엉뚱한 중년 남성이 전화를 받은 것이다. 가짜 명함이었다. 이 담당자는 “일부 팬들이 가짜 명함으로 몰래 들어오고 외국인이 들어본 적 없는 해외 언론 이름을 대고 오기도 하는데 무작정 막을 수 없어 곤란하다”고 말했다. 포토북을 잘 만드는 대포들일수록 ‘사생팬’일 가능성이 높다. 포토북을 팔려면 더욱 귀한 직찍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비공개인 아이돌의 해외 공연 일정도 용케 알아낸다. 아이돌 팬페이지 운영진으로 활동했던 최모 씨(26)는 “일부 대포들은 공항 입출국심사 때 아이돌 멤버 뒤에 따라붙어 카메라로 여권을 촬영한 뒤 확대해 여권번호를 알아내는 방법을 사용한다”며 “대포 본인이 사생팬이거나 사생팬과 함께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팬심으로 건진 걸작”…사생활 침해 논란도 포토북의 구매자는 대부분 팬들이다. 이들은 대포들의 직찍이 초상권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은 ‘블랙 상품’임을 알면서도 눈감아준다. 합법적인 파생상품 시장에서 살 수 있는 포토북이나 머그잔 속 스타보다 훨씬 다양한 모습의 스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아이돌 공연장에서 만난 김모 양(15)은 “대포들은 기자도 못 찍는 순간까지 다 찍는다. 사진 질도 훨씬 좋다”며 “인피니트 멤버 성열이 SBS ‘정글의 법칙’ 촬영 때문에 카리브 해에 갔는데 경유지인 브라질까지 따라간 대포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대포들은 포토북 판매 수익금으로 아이돌의 생일 선물이나 ‘조공’을 주도한다. 사생활 침해, 초상권 침해 등 문제를 일으키는데도 대포가 팬들 사이에서 용인되는 이유이다. 아이돌 그룹 비스트의 포토북을 산 적이 있다는 중학생 신모 양(15)은 “보통 멤버들에게 선물을 하기 위해 포토북을 판매한다고 하지만 정확한 액수는 공개하지 않는다”며 “나중에 멤버들에게 무슨 선물을 보냈는지 인증샷을 올리는데 이걸 보고 대충 얼마 정도 썼구나 짐작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조공 경쟁이 과열되기도 한다. 명품시계와 고가의 음악 장비, 컴퓨터, 대형TV 등은 기본이고 멤버 부모의 선물까지 챙긴다. 최근 영화 ‘카트’에 출연한 엑소 멤버 디오의 경우 팬들이 출연진과 제작진에 식사와 디저트 250명분을 제공하고 감독에게는 티세트와 디퓨저, 작가에게는 건강보조식품과 고급 전통주를 선물했다. 아이돌 그룹의 기획사도 아이돌 대포의 저작권 및 초상권 침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 기획사가 이를 제재할 경우 팬덤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갓 데뷔한 신인 아이돌 그룹에게 대포의 존재는 인기를 견인하는 필수 요인이다. 최근에는 대포들의 활약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움직임도 있다. 아이돌 그룹 갓세븐의 기획사인 JYP는 1월 갓세븐의 쇼케이스를 진행하며 ‘팬 프레스 존’ 제도를 운영했다. 카메라 장비를 갖춘 팬들에게만 따로 신청을 받아 좌석을 주고 사진 촬영을 허용한 것이다. 국내 정상급 기획사 관계자는 “팬이 없으면 스타가 없는 아이돌 문화의 속성상 이런 행태를 방조하는 기획사가 다수”라며 “저작권이나 초상권 침해에 민감한 일본에서조차 한국에서 유입된 사설 직찍, 포토북 문화가 활성화되고 있다. 기획사 차원에서 이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해외팬덤이 ‘판’ 키웠다▼남미-중동서도 단체로 포토북 주문… 한류 스타들 4개 언어로 판매 홍보 1494만965개.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에 개설된 엑소 멤버 루한의 팬페이지 ‘루한바’의 24일 현재 게시물 수다. 한국의 게시판과 유사한 개념인 ‘바(파)’는 각종 자료를 신속하게 업로드하고 이에 대해 빠르게 피드백을 할 수 있어 중국 내 팬 문화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중국 베이징 출신인 루한은 한국에서 데뷔한 아이돌 중에서도 중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멤버로 꼽힌다. 포토북 판매가 산업화하고 조공이 억대 규모로까지 과열된 것은 이처럼 막대한 규모의 해외 팬덤이 유입되면서 판을 키웠기 때문이다. 최근 포토북 해외 판매 시장은 중국, 동남아,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을 넘어 중남미, 유럽, 중동으로까지 넓어지고 있다. 슈퍼주니어, B1A4 등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아이돌 그룹의 경우 포토북 판매 공지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4개국어로 올라온다. 이들은 페이팔 같은 해외결제시스템을 이용해 실제 포토북 가격에 육박하는 배송비를 부담하면서 포토북을 대량으로 단체 구매한다. 최근에는 중국인이나 일본인 대포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보통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에 건너와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중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슈퍼주니어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공뤼훙 씨(20)는 “중국에서 포토북을 산 적이 있는데 100위안(약 16만 원)이었다. 중국인이 한국에 와서 사진을 촬영해 중국에서 제작한 포토북이었다”고 전했다. 외국인 대포들은 해외 스케줄이 많은 아이돌 그룹의 직찍을 생산하는 데는 국내 대포들보다 오히려 유리하다. 한국에서 사진을 찍더라도 제작 원가가 훨씬 저렴한 중국에서 포토북을 제작해 더 큰 수익을 노리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 외국인 대포들은 포토북 대금을 받은 뒤 제품을 배송하지 않고 본국으로 튀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아이돌 팬 이모 씨(29)는 “해외 대포는 국내 대포에 비해 경험이 적어서인지 포토북 제작이나 배송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아 해외 대포의 포토북은 잘 구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아이돌 팬덤 용어 :: 대포 망원렌즈를 장착한 전문가용 카메라, 또는 그런 카메라를 갖고 다니며 아이돌 그룹 멤버를 촬영하는 팬을 가리키는 말. 대포처럼 길게 튀어나온 망원렌즈의 외양에서 착안한 용어. 대포홈대포들이 주축이 돼 운영하는 팬 사이트. 대포가 촬영한 다양한 비공식사진을 볼 수 있어 팬들이 모여듦.찍덕 사진을 찍는 덕후(오타쿠)의 준말. 대포와 비슷한 말.직찍 대포나 찍덕이 촬영한 스타의 비공식 사진으로 ‘직접 찍었다’의 준말.포카 포토카드의 준말. 가요 제작사에서 음반에 부록으로 스타의 사진을 끼워 넣는 공식 포토카드도 있지만, 주로 팬들이 자체 제작한 카드를 일컫는 은어로 쓰인다. 팬들에겐 우표나 딱지처럼 중요한 수집대상이다.굿즈 스타의 얼굴이 그려진 컵이나 수건 같은 상품. 영어 ‘goods’에서 온 말. 스타 공식상품 시장이 일찌감치 발달한 일본 음악시장에서 들어온 용어. 발음은 ‘구쯔’로 한다.사생 스타의 사생활을 뒤쫓는 팬. 사생팬의 준말. 사생과 찍덕, 대포는 교집합을 이루는 경우가 흔하다.조공 팬이 스타에게 주는 선물을 총칭하는 말. 종속국이 종주국에 때맞추어 예물을 바치던 일이나 그 예물을 가리키는 사전적 정의가 변형된 것.이새샘 iamsam@donga.com·임희윤 기자 손가인 인턴기자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4년 }

MBC 주말드라마 ‘마마’의 주인공 승희(송윤아)는 옛 연인 태주(정준호)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홀로 키워 온 싱글맘이다. 캐나다로 건너가 아들을 키우며 살던 중 승희는 위암 말기 선고를 받는다. 승희는 결국 아들을 태주에게 맡기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그리고 태주와 부인 지은(문정희)이 과연 아들을 맡아 잘 키워줄 만큼 화목한 가정인지 조사하기 시작한다. 일본 니혼TV에서 2013년 방영한 ‘우먼’은 마마와 여러 가지 설정이 닮아 있다. 주인공 고하루(미쓰시마 히카리)는 아이 둘을 키우는 싱글맘이다. 남편은 전철 사고로 죽었다. 천애의 고아였던 승희와 비슷하게 아버지는 죽고 엄마는 어릴 적 도망가 의지할 가족도 없다. 하루하루 버거운 삶을 이어가던 고하루는 갑자기 재생불량성빈혈, 즉 백혈병 선고를 받는다. 생활수준은 승희가 월등히 앞선다. 두 아이를 키우느라 동분서주하는 고하루는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일을 해 영양실조에 걸릴 지경. 반면 캐나다에서 민화 화가로 성공을 거둔 승희는 지은이 진 빚 수천만 원을 단번에 갚아줄 정도의 당당한 ‘능력자’다. 하지만 자식을 둔 채 죽을지도 모른다는 선고를 받은 엄마는 돈이 많든 적든 무력하긴 마찬가지다. 승희가 캐나다에서 믿고 일을 맡기던 비서에게 아들을 부탁하려 하자 비서가 “다른 화가와 일하게 됐다”며 거절하는 장면은 승희와 고하루가 처한 문제가 돈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고하루도, 승희도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엄마들인 것이다. 사실 두 드라마에 등장하는 엄마들은 모두 외롭다. 부족한 형편에 아이 교육시키느라 줄줄이 빚을 진 채 남편에겐 말도 못하는 지은이나,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결국 딸을 버리고 떠나야 했던 고하루의 엄마, 공부 잘하는 아들만 바라보며 아들의 앞길에 방해되는 여자는 우악스레 끊어내 온 태주의 엄마, 남편의 불륜에 눈감은 채 살다 이젠 며느리 눈칫밥을 먹느라 우울증에 걸린 지은의 엄마까지. 모두 남들은 알아주지 않는 저마다의 사정으로 속을 끓여온 엄마들이다. 두 드라마는 모두 승희와 고하루가 의지할 다른 누군가를 찾아 손을 내밀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이들이 손을 내미는 대상은 능력 있는 남자가 아닌, 나처럼 힘들고 외로운 또 다른 엄마다. 승희는 과거 자신의 남자를 빼앗은 지은에게 복수하는 대신 곤경에 처한 지은을 돕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아들에게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주기 위해서였으나 나중엔 진심으로 지은을 이해하게 된다. 고하루는 평생 미워해 온 엄마를 찾아 자존심을 꺾고 아이들을 부탁한다. 엄마가 남편의 죽음에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엄마를 용서하고 살을 부대끼며 한 집에서 살기 시작한다. 고하루의 경우, 우여곡절을 겪지만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승희의 경우 아직까지 결과는 불투명하다. 승희가 남편 태주의 옛 연인임을 알게 된 지은이 눈물을 흘리며 배신감을 느끼는 장면이 지난주 방영됐다. 과연 여자들 간의 유대가 질투와 배신을 이기고 이 외로운 엄마를 구할 수 있을까.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슈퍼스타K 6’ 참가자 곽진언 김필 임도혁이 부른 ‘당신만이’가 각종 음원 사이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19일 ‘슈스케 6’에서는 참가자들이 팀을 이뤄 함께 노래하는 콜라보레이션 미션 에피소드를 방영했다. 곽진언 등 세 사람은 ‘벗님들’이라는 팀명으로 ‘이치현과 벗님들’이 1977년 발표한 ‘당신만이’를 불렀다. 원곡에 ‘아리랑’ 가락을 더해 편곡한 노래는 가수 이승철이 “만점”이라고 평하는 등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방송 직후 음원이 공개된 ‘당신만이’는 사흘이 지난 22일에도 각종 사이트에서 모두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들이 화제를 모으면서 지난 시즌 결승전이 2%도 못 미치는 사상 최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추락했던 ‘슈스케’가 회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방영분은 유료방송 플랫폼 기준 평균 5%, 최고 6.8%(닐슨코리아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종합편성채널 출범 이후 TV에서 각광받는 직종이 있다. 변호사다. 변호사는 정치평론가와 함께 종편 뉴스 토크 프로그램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직종이다. 일반 토크 프로에도 변호사들이 자주 출연한다. 종편을 타고 ‘변호사 패널 전성시대’가 열린 것이다. 》 현재 뉴스 토크 프로에 고정적으로 출연하는 변호사는 10∼15명. 김경진, 김광삼, 김태현, 변환봉 변호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보통 10∼20초 길이의 뉴스 리포트 인터뷰로 먼저 방송과 인연을 맺는다. 여기서 눈에 띄면 시사 토크 프로에 패널로 출연하는 경로를 밟고 경력이 쌓이면 고정 출연을 하기도 한다. 법을 소재로 한 교양이나 예능 프로에 출연해 인지도를 쌓는 경로도 있다. 이 경우 제작진이 사적인 인맥을 동원해 알음알음 변호사를 캐스팅한다. 이미 TV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변호사를 통해 다른 변호사를 추천받기도 한다. SBS ‘솔로몬의 선택’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김병준 변호사, MBC ‘무한도전-죄와 길’ 편에 출연한 뒤 토크 프로에 꾸준히 출연하고 있는 장진영 변호사, 이혼 전문으로 유명한 이인철 변호사 등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방송 관계자들은 변호사가 ‘전문성 있는 제너럴리스트(다방면에 걸쳐 많이 아는 사람)’로 상품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세월호 특별법을 비롯해 각종 사회 이슈에 모두 법이 연관돼 있기 때문에 변호사들이 다양한 주제를 다룰 수 있다는 것이다. 법과 크게 관계없는 일반 토크 프로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진민 채널A 제작1팀 PD는 “변호사는 법을 근거로 출연자의 황당한 사연이나 궁금증에 대해 신뢰성 있게 해설할 수 있기 때문에 패널로 인기가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변호사들의 TV 출연 붐은 최근 경쟁이 심해진 변호사 사회를 반영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종편 시사 토크 프로 진행자는 “변호사들이 방송 출연에 적극적인 이유는 결국 소송만 맡아서는 이전처럼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법적으로 광고가 금지된 상황에서 방송을 통해 자신을 알리거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변호사들의 TV 출연이 잦아지면서 미모나 예능감 등 출연자의 스타성이 부각되기도 한다. 채널A ‘돌직구쇼’에 고정 출연 중인 손정혜, 역시 ‘돌직구쇼’ 고정 패널로 시작해 jtbc ‘크라임씬’에 출연하고 있는 임방글, tvN ‘지니어스 2’에 나온 임윤선, 그리고 2012년 MBC ‘무한도전-죄와 길’ 편에 출연해 ‘얼짱 변호사’로 이름을 알린 뒤 시사 토크 프로까지 영역을 넓힌 최단비 변호사 등이 대표적인 미녀 변호사로 꼽힌다. 한 법조계 인사는 “시민의 리걸마인드(법적 사고력)를 높이고 법을 가깝게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법에 대한 전문성을 발휘하기보다 구색 맞추기용 패널 역할에 그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출연료는 녹화 시간이 긴 예능 프로의 경우 회당 50만∼100만 원 선. 프로그램 예산이 적고 출연 시간이 짧은 시사 토크 프로의 경우 10만∼20만 원 선이다. 일부 스타 변호사는 100만 원 이상을 부르기도 한다. 연예인 매니지먼트 회사들도 변호사 직종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코엔미디어는 “변호사를 포함해 종편에 주로 출연하는 전문직 패널들과 계약해 스케줄 관리를 하는 등 전문적 매니지먼트를 받도록 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코엔은 이혜정 요리연구가와 양재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영입한 상태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유대인 강제수용소인 아우슈비츠 소장 루돌프 회스는 우생학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그의 자서전에는 아우슈비츠를 당초 동식물 종 개량을 위한 연구소로 만들려 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하지만 회스는 이후 정부에서 유대인 대량 절멸을 구상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그 결과 아우슈비츠는 동물 대신에 인간을 분류해 ‘하위 인간’으로 지목된 유대인과 집시 등을 대량 학살하고 우월한 종만 남기는 ‘인간 우생학센터’로 탈바꿈한다. 유대인 수용소의 운영방식 역시 당시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췄던 가축 도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가스실은 당시 도살장 구조를 본떠 만들었다. 이 책은 다양한 역사적 사례를 통해 ‘하위 인간’을 분류해내고 이들을 학대하는 방식이 동물 학대에서 연원한다고 강조한다. 또 그 학대의 원리가 생명에 대한 폭력이라는 점에서 결국은 같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동물과의 관계에서 모든 사람은 나치이다. 그 관계는 동물에게는 영원한 트레블링카(유대인 수용소)다”라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 아이작 싱어의 말을 인용하며 동물의 고통에 눈감는 현대 사회가 정상적인지 반문한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물약을 마시고 두 다리를 얻어 뭍으로 올라온 인어공주. 입사면접을 망치고 낙담해 술을 진탕 마신 취업준비생과 만난다. 막 두 다리를 얻었으니 당연히 공주의 하반신은 나체다. 모자이크 처리된 채 우스꽝스러운 19금 딱지가 붙은 하반신을 유심히 보던 취업준비생은 결국 공주의 주먹에 나가떨어지고 만다. 최근 방영 중인 tvN 드라마 ‘잉여공주’의 한 장면이다. 드라마 속에 콩트와 이리저리 넘어지는 슬랩스틱, 각종 자막과 효과음 같은 예능 프로 요소를 넣은 ‘예능형 드라마’가 유행이다. SBS는 다음 달부터 농촌을 배경으로 한 주말 드라마 ‘모던파머’를 방영한다. 군대 드라마를 표방했던 ‘푸른거탑’의 김기호 작가가 극본을 썼다. SBS는 소설 ‘할매가 돌아왔다’를 원작으로 한 또 다른 예능형 드라마도 올 하반기에 방영할 예정이다. 예능형 드라마의 원조 격인 tvN은 최근 ‘잉여공주’를 비롯해 ‘아홉수 소년’ ‘황금거탑’ 등을 연달아 방영하고 있다. 시트콤이나 예능 프로의 특징을 살린 드라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종영한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드라마 도중 애니메이션이 나오거나 줄거리와 크게 관계없는 슬랩스틱 장면이 자주 등장하며 화제를 모았다. 시트콤 ‘두근두근 체인지’를 쓴 조진국 작가가 공동 집필했다. 예능형 드라마라는 용어는 2012년 예능 출신 제작진이 만든 ‘응답하라 1997’이 인기를 끌며 사용되기 시작했다. 일반 드라마와 달리 작가와 PD가 긴밀히 협의하는 예능 프로의 공동창작 시스템을 적용했다. 정형진 tvN 콘텐츠 운영담당 국장은 “공동창작을 통해 전통적인 드라마 작법에 갇히는 대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며 “드라마의 감정선은 살리되 등장인물의 성격 묘사에 집중하고 각종 유머 코드를 세밀하게 배치하는 등 기존 시트콤의 요소를 살린 것이 예능형 드라마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예능형 드라마는 저조한 시청률로 TV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춘 시트콤의 자리를 대체할 기세다. 김영섭 SBS 드라마 국장은 “예능형 드라마는 시트콤의 장점은 유지하면서 시트콤보다 편수가 적기 때문에 제작비를 낮출 수 있고 출연진 섭외나 PPL(간접광고)에도 유리한 편”이라며 “예능 프로에 익숙한 젊은층이 편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어 예능형 드라마는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