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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기 국수전 본선 8강 중 6명이 가려졌다. 최근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열린 국수전 본선 16강전 6국에서 조한승 9단이 김성룡 9단을 맞아 233수 끝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8강에 합류했다. 지금까지 8강에는 조 9단을 비롯해 목진석 9단, 주형욱 5단, 김형우 4단, 안형준 2단, 김정현 초단이 올랐다.}

두 기사 모두 싸움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강타자들이다. 이 바둑도 초반 좌변에서 번진 싸움이 중앙까지 이어지며 수십 집 크기의 패가 나기 직전이다. ▽장면도=원성진 9단은 4의 곳에 둬 패를 걸기 전에 흑 3으로 팻감을 만들려고 한다. 백이 여기를 받아주기 시작하면 흑의 팻감이 무한대로 나온다. 목진석 9단은 일단 백 4로 패를 없애면서 하변 흑 일단을 크게 잡았다. 우변 백의 생사는 흑의 처분에 맡기겠다는 것. 바둑의 흐름이 급박해지며 빨리 끝날 조짐이다. ▽실전도=흑은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우변 백 대마를 잡아야 하는데 주변 흑이 워낙 두터워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흑 1, 3으로 백 석 점만 잡자고 한 것이 엉뚱한 착각. 백 8까지 자체에서 사는 수와 탈출하는 수를 맞보기로 해 사실상 살아버렸다. 흑의 공격을 각오하고 있었던 백은 쉽게 풀린 셈. ▽참고 1도=흑 1 쪽에서 젖혔으면 백의 응수가 없었다. 백 2 때 흑 3으로 들어가는 것이 백의 목줄을 죄는 수. 백이 몸부림쳐도 흑 9까지 탈출로가 없다. ▽참고 2도=백 2로 받으면 흑 3으로 넘어간다. 백이 안에서 살아보려고 해도 흑 11까지 도저히 두 집을 낼 수 없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흑 75로 끊는 것은 당연한 수. 이곳의 흑 세력을 집으로 만들겠다고 76의 곳처럼 뒤로 물러서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세력은 집짓기가 아니라 공격에 사용해야 한다. 백 78은 안형준 2단이 백 ○로 젖힐 때부터 염두에 두고 있던 타개책. 흑이 무심코 참고도 흑 1로 젖히면 백에게 걸려든다. 평소에는 잘 쓰지 않는 백 2가 이 상황에선 흑을 가장 괴롭히는 수. 흑 5로 이으면 백 6으로 흑 다섯 점이 잡혀 졸지에 역전 당한다. 따라서 흑 85까진 필연의 수순이고 백 86으로 지켜 어느 정도 모양을 갖췄다. 백이 별 손해 없이 흑 세력을 헤집으며 살길을 찾았으니 대성공을 거둔 게 아닐까. 그러나 형세는 미동하지 않는다. 백이 우상에서 자리를 잡는 동안 흑의 두터움이 계속 배가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흑 87의 한 칸 뜀은 밋밋해 보이지만 두터움의 가치를 잘 보여주고 있다. ‘가’의 젖힘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백 88의 보강이 불가피하다. 유창혁 9단은 지금까지 쌓아놓은 두터움을 이용해 흑 89로 좌변 백 진에 뛰어든다. 우상 흑 세력이 무너진 것을 여기서 보상받는 것이다.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두터움의 위력이 무섭다. 백은 고민이다. 흑 89를 잡을 수는 없고, 그냥 살려주자니 패배가 눈앞에 보인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최근 메이진(名人)전에서 우승한 이야마 유타(井山裕太·20) 9단이 일본 바둑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일본 바둑계의 고민은 노령화와 세계대회 부진. 야마시타 게이고 9단(31), 하네 나오키 9단(33), 장쉬 9단(29) 등 정상급 기사들은 모두 30대 안팎이다. 일본은 2005년 장 9단이 LG배에서 우승한 이후 세계대회 정상을 밟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 이야마 9단의 등장은 10년 만에 대형 신인의 탄생을 뜻하므로 일본 바둑계는 물론 한국과 중국 바둑계의 관심도 크다. 12세에 입단한 그는 최연소 메이진, 최연소 7대 기전 타이틀 보유자, 최연소 공식기전 우승, 최연소 9단 등 일본의 최연소 기록을 거의 모두 갈아 치워 더욱 기대를 받고 있다. 23일 도쿄 일본기원 7층에서 이야마 9단을 만났다. ―지난해 메이진전 도전기에서 장쉬 9단에게 3승 4패로 졌지만 올해 설욕하며 우승했다. 소감은…. “지난해에도 좋은 바둑을 뒀는데 져서 의기소침하기도 했다. 장쉬 9단이 일본에서 가장 강하기 때문에 꼭 이기고 싶었다. 이번에 그를 극복해 다행이다.” ―장쉬 9단은 도전기가 끝난 뒤 “(이야마 9단은) ‘이 정도겠지’라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를 많이 뒀다”고 칭찬했다. 자신의 기풍과 장단점을 말해 달라. “치밀하게 작전을 짜는 스타일이 아니라 대국 당시 기분에 따라 둔다. 장점은(쑥스러운 듯 웃으며) 어려운 바둑에서도 꾹 참고 찬스가 올 때까지 기다리며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이다. 이번 메이진전 도전기에서도 그랬다. 단점은 굉장히 많은데 특히 기분에 따라 두기 때문에 깊게 수읽기를 하지 않아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느 기사의 바둑을 가장 좋아하는가. “조치훈 9단을 어릴 때부터 존경해왔다. 지금도 변치 않고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배우고 싶다. 한국 기사 중에는 이창호 9단을 존경한다. 조치훈 이창호 9단은 전혀 결이 다른 바둑을 두지만 배울 점이 많다.” ―현재 구리 9단이나 이세돌 9단이 세계 최고라고 한다. 현 시점에서의 세계 1∼3위 기사를 꼽아본다면…. 그들과 비교하면 자신은 어느 정도의 실력이라고 보는가. “역시 구리 9단이 첫째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이세돌 9단일 것이다. 톱 3에 이창호 9단도 들어갈 것이다. 이창호 9단과는 5월 LG배, 이세돌 9단과는 지난해 후지쓰배, 구리 9단과는 4년 전 아함동산배에서 뒀는데 모두 졌다.” ―동갑내기 기사 중 강동윤 9단이 올해 후지쓰배에서 우승했다. 한국과 중국 기사 중 누가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나. “한국에선 강동윤 9단과 김지석 6단이다. 중국에선 16세 때 LG배에서 준우승한 천야오예 9단을 꼽을 수 있다. 그에겐 줄곧 지다 지난해 이겨 자신감이 생겼다.” ―일본 기사들이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못 내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일본 기전 우승 상금이 세계대회보다 많으니….(웃음) 세계대회 제한시간(3시간 이내)이 일본 기전(5∼8시간)보다 짧아 익숙지 않은 면도 있다. 그러나 실력의 문제가 가장 크다. 지금은 팬들이 국내기전보다 세계기전에서 성적을 내길 바라기 때문에 기사들도 세계대회에 신경을 쓰고 있다.” ―메이진전 다음 목표로 삼는 타이틀은 무엇인가. 세계대회에서 가장 탐나는 타이틀은 뭔가. “타이틀은 뭐든 좋다.(웃음) 메이진도 굉장한 목표였다. 우선 일본에서 상금이 가장 많은 기세이(棋聖)전을 손에 넣고 싶다. 세계기전으로는 일본이 주최하는 후지쓰배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이야마 9단 인생에서 바둑이란 무엇인가. “5세 때 바둑을 시작했다. 바둑이 없는 인생은 상상도 할 수 없다. 바둑은 승부의 세계이므로 결과가 좋아야 하지만 바둑 자체가 점점 즐거워진다. 이처럼 몰두할 수 있는 것은 바둑밖에 없다.” ―현대 바둑 사상 역대 최강의 기사는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역대 최강은 이창호 9단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뷰가 끝난 뒤 그에게 사인을 부탁하자 그는 ‘자연(自然)’을 쓰고 이름을 썼다. 치우치지 않고 자연스러운 바둑을 두고 싶다는 뜻이라고 했다.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축구와 바둑에서 중국의 공한증(恐韓症)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 축구는 한국과의 국가대표 전적에서 11무 16패의 열세에 허덕이고 있지만 바둑은 한국을 뛰어넘고 있다. 16일 중국 산둥 성 지난(濟南)에서 열린 제11회 전국체전 개막식에서도 명암이 엇갈렸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체육 지도자들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축구계 전설 룽즈싱(容志行)의 손을 잡고 “중국 축구는 당신의 품격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칭찬 같지만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예선에서 탈락한 중국 축구의 현실과 선수들의 정신 문제를 지적하는 뼈있는 충고였다. 반면 바둑을 대표한 녜웨이핑 9단은 한껏 고무됐다. 후 주석은 “바둑이 최근 2년 동안 성적이 좋고 발전하는 기세도 매우 뛰어나다”며 녜 9단과 오랜 시간 바둑 이야기를 나눴다. 후 주석의 접견 이틀 전 중국은 제14회 삼성화재배 8강전에서 구리 9단, 쿵제 8단, 치우쥔 8단이 이겨 4강에 진출했다. 한국 기사로는 중국 신예 저우루이양 5단의 막판 착각에 힘입어 반집승을 거둔 이창호 9단만 4강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이 대회 통합예선에 중국의 4배에 달하는 194명을 참가시켜 ‘인해전술’을 펼쳤지만 중국은 이를 뚫고 16강에 10명, 8강에 5명을 진출시켰다. 16강전 이후 중국 선수가 반을 넘다 보니 자국 기사들끼리 대결해서 스러지는 기사들이 아까울 지경이었다. 이 같은 고민은 3, 4년 전만 해도 한국이 했던 것이다. 한국은 2003년부터 3년간 세계대회 23연속 우승을 기록했으나 올해 한중 대결에서 한국의 승률은 34% 남짓하다. 중국 바둑계의 발전에는 한국 바둑계를 철저히 벤치마킹한 노력이 숨어 있다. 세계대회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신 중국은 한국 기사들의 공동 연구를 눈여겨봤다. 한국 기사들은 당시 토끼회 충암연구회 등 자발적 모임을 만들어 공동 연구를 하고 있었다. 중국은 정부와 기원이 힘을 합쳐 2005년부터 국가대표팀을 꾸리고 마샤오춘 9단을 감독으로 창하오, 구리, 천야오예 같은 기사들이 의무적으로 대국과 공동 연구를 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30대 기사인 용(龍) 세대, 20대인 호(虎) 세대는 물론 10대인 표(豹) 세대들이 크게 약진했다. 중국의 10대 기사들은 한국보다 강하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반면 한국은 근근이 공동 연구 모임이 운영되고 있을 뿐 한국기원을 비롯해 어디서도 지원이나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 바둑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가 1년 앞으로 다가왔는데 아직 대표 선발이나 감독 선임 소식이 들리지 않고 한국랭킹 1위인 이세돌 9단은 바둑계를 떠나 있는 등 바둑 행정은 답보 상태다. 다음 달로 다가온 LG배와 농심배에서 공한증(恐韓症)의 실체가 명확히 드러날 것이다. 중국이 지금처럼 압도한다면 바둑에서의 공한증은 공한증(恐漢症)으로 바뀔 수 있다.}

중앙에서 힘겨루기를 하다가 갑자기 백 (△)로 돌아선 이유는 뭘까. 안형준 2단은 아마 참고도를 꺼렸던 것 같다. 흑 12로 끊기면 백이 곤란하다고 본 것이다. 그렇다면 백 (□)는 공연한 손찌검이었다. 확실하게 수가 나는 곳이 아니었다면 보류했어야 했다. 백 ○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간에 흑 61로 중앙 한 점을 깨끗이 잡아 흑의 두터움이 막강해졌다. 우상 귀 흑 세력과도 잘 어울린다. 두 군데의 세력이 호응하면 굉장한 힘을 발휘한다. 유창혁 9단은 이런 스타일의 두터움을 좋아한다. 흑 65로 과감하게 백을 가르고 나올 수 있는 것도 다 흑의 두터움 덕분이다. 안형준 2단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진다. 양쪽 백을 수습해야 하는데 한 수로 연결하기가 어렵다. 백 66은 응급처방인데 어딘지 허술하다. 게다가 흑 67이 숨을 턱 막히게 하는 급소. 백이 70, 72로 간신히 모양을 정비하는 사이에 흑은 71로 하변 실리를 챙긴다. 흑 73으로 중앙에도 서서히 흑의 울타리가 생기고 있다. 안 2단은 백 74로 혼신의 힘으로 흑의 거대한 세력에 몸을 던진다. 이곳을 방치하면 흑 집이 크게 난다. 하지만 백 74는 흑의 좋은 공격 대상이다. 유 9단의 장기인 두터운 공격이 빛을 발할 것 같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재판장=피고(이병립 연희전문학교 학생)는 륙월 십일 국장일 관수교 우에서 국장 행렬이 지나갈 때 격문을 뿌리며 ‘○○○○(조선독립)만세’를 불럿는가.피고=그럿소.재판장=그것은 무삼 목덕으로 불럿는가.피고=그것은 세살난 아해라도 다 알 일이니 무를 필요도 업는 줄 아오.(중략)재판장=피고는 ○○○○을 희망하는가.피고=네, 희망합니다.―동아일보 1926년 11월 3일자》 1926년 6월 10일 오전 8시 반경. 순종의 대여(임금의 상여)가 서울 종로3가 단성사를 지날 무렵. 호각소리와 함께 중앙고보 5학년생인 이선호가 격문을 뿌리며 외쳤다. “조선독립 만세!” 이를 신호로 종로 관수교와 동대문 일대에서 대기하고 있던 연희전문학교와 중동고보 학생들도 만세를 불렀다. 6·10만세운동의 시작이었다. 만세운동은 전북 순창 고창, 충남 홍성 공주, 평북 정주 등으로 확산됐다. 당시 이병립 등 연희전문 학생과 중앙 중동고보 학생 등은 순종의 인산일(출상일)에 3·1운동과 같은 독립만세운동을 벌이기로 약속한 뒤 이틀 전인 8일 서대문 밖 소나무 숲에서 태극기를 만들고 9일엔 1만여 장의 격문을 인쇄하는 등 만세운동을 준비했다. 6·10만세운동을 알린 6월 11일의 지령 2068호 동아일보는 ‘당국의 기휘(忌諱·금령)에 저촉된 바가 유(有)하야’ 발행금지를 당해 해당 기사를 삭제하고 호외로 재발행했다. 일제는 70여 명을 검거했으나 사태를 조기 진화하기 위해 수모자(首謀者) 11명만 기소하고 나머지는 기소유예로 석방했다. 그러나 일제는 20여일 뒤 검거됐던 학생에 대해 학교 측에 무기정학 이상의 징계를 내리도록 요구했고 학교도 울며 겨자 먹기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7월 9일 동아일보에는 ‘학생 처벌에 대한 일반 공안(公眼)에 비친 얘기’라는 제목으로 이를 비판하는 기사가 실렸다. 기사에서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이었던 최린은 “교활한 정책으로 참으로 혹독하다”고 했고 민립대학 설립운동에 관여했던 유진태는 “남은 것은 반감뿐”이라고 말했다. 그해 11월 2일 시작한 첫 공판은 3, 4일 이틀간 동아일보 지면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심문 내용과 공판 분위기를 전한 기사는 일제가 ‘독립’이란 표현을 쓰지 못하게 했기 때문에 사건 이름을 ‘육십 조선○○만세’이라고 표기했다. 법정 진술 중 민감한 내용은 여지없이 삭제됐다. 중앙고보 학생 이선호는 ‘자유를 절규하면 자유가 생긴다는 결심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1심에서 대부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았지만 2심에서 징역 1년으로 형량이 높아져 1927년 9월에야 풀려났다. 학생들이 중심이 된 6·10만세운동은 3·1운동 이후 처음으로 일어난 독립만세 운동이었으며 1929년 광주학생운동에 영향을 끼쳤다. 1987년 대학생들이 주도하고 시민들이 동참한 6·10민주화운동도 이들의 행동에서 영감을 얻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흑 45, 47을 선수하고 49로 하변을 지키는 수순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흑은 백에게 실리를 내줬지만 백을 좇으며 흐름을 타고 있다. 흑 53은 좋은 수. 좌변에서 흘러나온 흑을 보강하며 우상 귀 흑 세력과 호응한다. 이른바 대세점이다. 하지만 젊은 기사들이었다면 참고도 흑 1을 선택했을 것이다. 이어 흑 5로 하변에서 큰 집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실리를 챙겨놓으면 뒤가 든든해 반면 운영이 편해진다고 보는 것이다. 제한 시간이 짧아지고 진행이 복잡해지는 현대 바둑에서 실리부터 챙겨놓자는 경향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유 9단도 전보다 실리에 민감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대세점을 중시하는 그에게 참고도는 쩨쩨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백 56은 가벼운 응수타진인 줄 알았는데 백 58로 젖혀 갑자기 일전불사를 외친다. 유 9단 역시 물러서지 않는다. 흑 59로 끊어 반격에 나선다. 여기서 백이 봐둔 수순은 무엇일까 궁금해하고 있는데 안형준 2단은 갑자기 손을 돌려 백 60을 차지한다. 중앙에서 싸움을 걸어가다가 꼬리를 내리고 다른 곳으로 피한 셈이다. 그러나 백 60을 꼭 차지해야 할 곳이라고 생각했다면 백 56, 58은 모두 불필요한 수순. 안 2단이 갈팡질팡한 건 무엇 때문이었을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이빨이 좀 빠져도 호랑이는 호랑이다. 유창혁 9단의 명성을 익히 아는 안형준 2단은 백 22로 좌하 귀를 무난하게 처리하려고 한다. 이때 흑은 참고1도 1에 두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유 9단처럼 공격 본능을 가진 기사들은 평온한 타협보다 서로 쫓고 쫓기는 쪽에 마음이 끌린다. 흑 23으로 백의 의중을 떠본다. ‘굴복하겠느냐’라고. 이 수가 안 2단의 혈기를 자극한다. 서로 무난하게 가자고 하면 받아들이려고 했는데 굴복을 강요한다면 가만있을 수 없다. 안 2단이 백 24, 26으로 끊자 반상엔 파열음이 일어난다. 여기서 한바탕 힘겨루기가 불가피하다. 흑 31로 내려선 수가 유 9단의 관록을 보여준다. 백이 혈기를 참지 못하고 참고2도 백 1, 3으로 반발하면 흑 4, 6이 준비돼 있다. 흑 16까지 패가 나는데 백에겐 팻감이 없어 귀의 백이 고스란히 잡힌다. 백 32로 참는 것이 정수. 백으로서 기분 좋은 수는 백 40. 이 수 때문에 백 24, 26으로 나와 끊는 변화를 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흑의 근거를 빼앗으며 실리도 얻었다. 백 44까지 어지러운 공중전이 시작됐다. 공중전에서의 활약은 과거 유 9단의 장기였는데 안 2단도 신형전투기의 위력을 보여주겠다며 벼르고 있었다.해설=김승준 9단·서정보 기자}

○ 백대현 7단 ● 김형우 4단급소를 찔린 좌하 귀 백 말의 사활은 어떻게 될까. 백 30은 이상한 모양이지만 패를 낼 수 있는 유일한 활로. 참고도 백 1로 궁도를 넓혀 봐도 흑 2, 4의 연타로 꼼짝없이 잡힌다. 흑은 부담 없이 흑 31로 패를 걸어간다. 패에 져도 흑의 손해는 3, 4집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흑 35 이후 검토실 기사들은 모두 백 ‘가’로 끊는 팻감을 쓸 것으로 내다봤지만 백대현 7단은 뜻밖에도 백 36으로 팻감을 쓴다. 얼핏 헛팻감으로 보이긴 해도 납득할 만한 착점이다. 어차피 팻감 부족으로 패를 이길 수 없다면 좌하 귀의 손해를 최소화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계산이다. 흑 37로 패를 해소할 때 백 38, 42를 선수한 게 선수 10집에 해당한다. 상변 ‘가’에 팻감을 써 흑 석 점을 잡는 것은 후수 20집 정도의 크기. 선후 수 차이를 고려할 때 백 36의 팻감이 상변 ‘가’보다 적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흑 47까지 좌하귀가 흑의 수중에 떨어져 흑의 우세는 압도적이다. 백은 중앙 집을 도모해 보지만 흑 51로 그 기대마저 깨버린다. 이후 백이 추격전을 펼쳤지만 따라갈 순 없었다. 흑 51 이하는 총보.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한국편집기자협회(회장 김윤곤)는 제15회 한국편집상 수상작으로 동아일보 편집부 박철우 차장(사진)의 ‘육아 휴직? 육아 해직!’(제목 부문) 등 8편을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대상은 전자신문 김정희 기자의 ‘불법에 눈뜬 이용자, 시류에 눈감은 정부’가 받는다. 시상식은 12월 3일 ‘제46차 정기총회 겸 편집기자의 밤’에서 열린다.}

이병순 KBS 사장(사진)의 임기가 다음 달 23일 끝남에 따라 차기 사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S이사회는 23일 회의를 열어 사장 공모 절차를 정하고 26일부터 2주간 공모를 받은 뒤 다음 달 20일경 사장 후보를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차기 사장의 향배를 좌우할 가장 큰 변수는 이 사장의 연임 여부로 꼽힌다. 이 사장이 연임을 하기 위해선 사표를 내고 공모에 참가해야 한다. 이 사장이 연임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뛰는 인사도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연임설=KBS는 14일 올 3분기까지 261억 원의 사업이익 흑자를 냈으며 사업경비 411억 원과 인건비 106억 등 모두 657억 원을 절감한 결과라고 밝혔다. 여기에 부동산 매각 대금 등을 포함하면 흑자는 572억 원으로 늘어난다. 차입금도 지난해 말 1644억 원에서 874억 원으로 줄였다. 이 사장은 지난해 765억 원의 적자를 올해 대규모 흑자로 반전시킨 것이 지속적 경영합리화의 산물임을 강조하며 연임을 위한 발판으로 삼고 있다. 이 사장 측은 현재 추진하는 수신료 인상도 흑자를 내지 않았다면 얘기조차 꺼내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대안부재론도 연임설의 또다른 배경이다. 이 사장 재임 중 큰 잘못이 없고 KBS 출신 인사 가운데서 사장감으로 눈에 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사장을 바꾸는 과정에서 혼란을 빚는 것보다 현 체제를 유지해 KBS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논리다. ▽낙마설=KBS 노조는 5∼9일 이 사장의 신임 여부와 이유 등을 묻는 사내 여론조사를 벌였다. 이 조사에는 직원 82%가 참여해 역대 최고 참여율을 기록했으며 그중 76% 이상이 불신임 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 결과를 이사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노조 내에서 그동안 이 사장 연임에 대해 찬반론이 엇갈렸으나 조사 결과처럼 연임 불가 쪽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22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향후 방침을 세운다. 사내에서 이 사장의 입지가 최근 좁아졌다는 얘기들도 흘러나온다. 이 사장은 9월 초 부사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본부장 전원의 사표를 받은 뒤 기술직 출신 신임 부사장에 대한 임명동의를 이사회에 제출했으나 이사회가 “임기가 두 달 남은 사장이 대규모 인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결시켜 타격을 입었다. 최근 ‘스타골든벨’의 MC였던 김제동 씨의 교체는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일 수도 있지만 여론의 역풍을 맞은 것이 부담스럽다. 내부에서도 굳이 안 해도 될 일을 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회사 흑자와 관련해서도 무리한 긴축의 결과이며 디지털 전환 비용 투자를 유보한 것일 뿐이라는 주장도 끊이지 않는다. KBS 전직 간부는 “제작비 절감도 좋지만 공영방송이 해야 할 프로그램 예산도 삭감하면 ‘도자기’ ‘차마고도’ 같은 프로그램 등이 나오기 힘들다”며 “경영합리화도 공영방송으로서 적절성을 따져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기 후보군=이 사장이 낙마할 경우를 대비해 KBS 안팎에서 여러 명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강동순 전 방송위원회 위원, 권혁부 전 KBS 이사, 홍성규 전 KBS 보도국장 등이 거론된다. 일각에선 대안 부재론의 연장선상에서 경영전문가 같은 외부 인사 영입안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내부 출신 사장을 원하는 KBS 구성원들의 정서를 누그러뜨릴 만한 참신한 인사를 찾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미국 여행이나 출장길에 로스앤젤레스 뉴욕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등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곳에서 케이블TV를 틀면 한국 뉴스와 드라마를 방영하는 한국어 채널을 볼 수 있다. 미국 800만 케이블 가입가구에 24시간 내내 한국 방송과 자체 뉴스를 방송하는 tvK 채널이다. 최근 한국을 찾은 에릭 윤 tvK 대표(48)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났다. 그는 “tvK를 미국 한인 사회의 정치적 입지를 보장할 대표 채널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윤 대표는 중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 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회계학을 공부하고 은행과 메릴린치 UBS 등 자산운용사에 몸담았다. 미디어 분야 인수합병 업무를 맡다가 방송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2005년 tvK를 창업했다. 그는 tvK를 소개해달라고 하자 방송망 확보부터 말했다. 채널이 살아남기 위해선 망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 그는 “망 확보를 위해 미국 1위의 케이블망 사업자 컴캐스트의 지분 25%를 유치했다”며 “내년 말까지 1500만 가구에 tvK 채널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케이블 가입자가 따로 돈을 내지 않아도 볼 수 있는 기본 채널 중 한국어 채널은 tvK가 유일하다. 현지에 한국의 지상파 3사도 진출했지만 가입 가구 3만∼4만인 위성TV 유료채널에 나가고 있다. 그는 이번 한국 방문 목적에 대해 ‘tvK2’ 신설을 위한 프로그램 구매와 협력이라고 밝혔다. 그는 “tvK가 뉴스 드라마 스포츠 위주의 채널이라면 tvK2는 영화 오락 뮤직비디오 등 젊은 층을 겨냥한다”며 “재미동포에게 한국 투자 정보를 주기 위해 부동산, 주식 투자 등 재테크 프로그램도 구매해 방영할 예정이다.” 그는 망 확보를 성공적으로 마친 지금은 비즈니스 모델 2단계로 킬러 콘텐츠 발굴에 힘쓰고 있다. “4월 미국 여성프로골프대회(LPGA) 중계권을 확보해 한국어 해설을 붙여 5개 대회를 실시간 방영했습니다. 내년엔 19개 대회를 중계하려고 합니다.” 그는 한류를 이용한 드라마 펀드와 제작에 대한 관심도 내비쳤다. 컴캐스트의 미국 내 아시아 채널은 일본 중국 홍콩 타이완 필리핀 베트남 등 27개. 윤 대표는 이들에게서 자금을 모아 한국 제작사가 드라마를 만들게 하고 이를 각국에서 틀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각국 방송사는 해당 국가에서 저작권을 갖고, 한국 제작사는 국내 지상파 방송사에만 매달리지 않아도 되고, 우리도 미국에서 실시간으로 드라마를 방송할 수 있는 윈-윈 게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 미디어관계법을 통과시켜 종합편성 채널 등을 신설하려는 것에 대해서도 “좀 늦었지만 한국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해 채널이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에게 tvK의 미래상을 물었다. “미국 내 히스패닉계는 인구(2500만 명)도 많지만 방송사를 가지면서 주류 사회에서 대접받기 시작했습니다. tvK가 그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우리는 광고도 한인 광고가 아니라 스타벅스 맥도날드 도요타 등 대기업 광고를 유치합니다. 한인 사회의 구매력과 영향력을 활용하는 것이죠. 대신 우리 방송사는 한인 사회의 정치적 목소리를 담으려고 합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백대현 7단 ● 김형우 4단본선 4국 6보(107∼127) 덤 6집 반 각 3시간 흑 7로 패를 때려낸다. 지금 상황에서 이 패는 백에게 의미가 없다. 백이 패를 이기려면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 패를 이겨도 좌상 흑이나 좌변 흑 둘 중 하나를 잡는다는 보장이 없다. 백은 여건이 조성될 때까지 패를 유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백 8은 팻감이 아니라 축머리를 내다본 수. 백 10의 붙임을 이미 염두에 두고 있다. 백이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와중에 백 12가 또 한 번의 실수였다. 참고도 백 1, 흑 2의 선수 교환을 하고 뒀어야 했다. 백의 조급한 마음 때문일까. 백대현 7단의 수읽기에 정교함이 떨어지고 있다. 참고도처럼 뒀으면 실전 백 24까지 똑같이 진행한다고 볼 때 좌하 귀를 좌변 백과 연결할 수 있었다. 백 7단은 실전처럼 둬도 백 26까지 좌하 백이 살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김형우 4단은 한발 더 내다보고 있었다. 흑 27이 백의 숨통을 죄는 수. 흑으로선 결정타를 날린 셈이다. 좌하 귀 백을 그냥 살려줘도 유리한데 여기서 수까지 냈으니 말이다. 백에겐 고통스러운 시간이 계속 흐르고 있다. 이리 저리 수읽기를 해봐도 좌하 귀 백은 패에 걸리는 운명을 벗어날 수 없다. 게다가 백은 목숨을 걸어야 하지만 흑은 거의 부담이 없는 꽃놀이패. 바둑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한국언론학회는 17일 정기총회를 열고 내년 10월 임기가 시작되는 제37대 회장에 양승목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53·사진)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서울대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충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를 지냈다. 지난해 10월 정기총회에서 제36대 회장으로 뽑힌 최현철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날 취임했다.}

백 (△)를 본 김형우 4단은 깜짝 놀랐지만 곧 평온한 얼굴로 바뀌었다. 백 ○가 수순착오임을 깨달은 것이다. 실전과의 차이를 보여주기 위해 참고 1도를 다시 싣는다. 참고 1도는 백이 패를 때려낸 상태지만 실전은 흑이 패를 때린 상태. 이 차이 때문에 흑 91, 93으로 두는 수가 성립했다. 백은 94로 후퇴할 수밖에 없다. 백 94로 참고 2도 백 1로 뻗으면 흑 2가 있다. 이는 흑이 패를 때린 상태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백 3으로 받을 때 흑 4에 백은 응수가 없다. 흑은 97을 팻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짜릿하다. 흑 97이 선수로 들으면서 설사 흑의 상하가 끊긴다고 해도 타개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어졌다. 패의 가치도 적어졌다. 백이 패를 이기는 동안 흑은 귀를 살리고 좌변도 타개할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만약 참고 1도처럼 뒀다면 패는 승부의 주요한 변수가 됐을 것이다. 물론 패가 부담스러운 쪽은 흑이었을 것이다. 백은 흑이 패를 이기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사이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약간의 수순착오로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셈이다. 백 106으로 강력한 화력을 뿜어내며 흑을 포위해보지만 뒤늦은 감이 있다. 96·102…○, 99…89.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현대사회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보를 갖고 있습니다. 비판할 기회도 그만큼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현대사회는 비판할 것을 제대로 비판하고 있습니까.” 1999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자 독일의 지식인인 귄터 그라스 씨(82)는 현 시대의 박약한 비판 정신을 지적했다. 전후 독일 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소설 ‘양철북’의 발간 50주년을 기념해 16일 오후(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열린 저자와의 대화 시간에서다. 이날 여든두 번째 생일을 맞은 귄터 그라스의 눈빛은 형형했고,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1959년 발간된 양철북의 주인공은 세 살 때 신체적 성장이 멈춘 오스카다. 저자는 “젊었을 때부터 오스카처럼 타인과는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관찰하고 비판하며 행동했다”고 말했다. 복도까지 꽉 채운 100여 명의 청중은 격려의 박수로 화답했다. 그라스 씨는 “양철북을 쓰던 1950년대는 시를 팔아서 겨우 생계를 유지하던 너무나 힘든 시기였다”며 “그 어둠의 시기에 대해 저항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양철북’ 이후 그만 한 작품이 나오지 않았다는 질문에 “다른 사람의 평가를 상관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이어 “양철북이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작품을 쓸 때 양철북같이 써야겠다는 의식도 하지 않는다. 욕심 때문에 하얀 종이를 검은 잉크로 더럽히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작품을 쓸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이번 도서전에 주빈국으로 나온 것에 대해 “우리를 성찰할 기회를 갖게 돼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독일 언론은 중국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그러나 중국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중국을 많이 비판하면서도 미국에 대해서는 왜 그러지 않습니까. 부정부패와 비리 등 독일도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사람들이 깊게 인식했으면 합니다.” 2006년 자서전 ‘양파껍질을 벗기며’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친위대에 복무한 사실을 고백한 이후 양철북 속 이야기가 친위대 시절에 대한 고백이 아니냐는 세간의 의문이 있었다. 그는 “고백? 절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친위대가 어떤 단체인지 몰랐고, 먹고살기 위해 입대했다”며 “당시가 얼마나 힘든 시대였고 얼마나 무서운 시기였음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어떻게 함부로 평을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프랑크푸르트=허진석 기자jameshuh@donga.com}

16일 82번째 생일을 맞은 ‘양철북’의 저자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귄터 그라스. ‘양철북’ 출간 50주년을 기념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선 그를 초청해 저자와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정정한 모습과 열정적 어투로 현대 사회에서 비판의식이 사라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또 양철북을 쓸 때의 상황과 나치 친위대에 입대했던 전력에 대한 심경도 털어놓았다. ■‘미니 총선’ 재보선 휴일 격전의 현장‘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10·28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첫 주말 선거전에서 여야는 한 치의 양보 없는 총력전을 펼쳤다. 한나라당은 ‘야당 심판론’을 들고 나왔고,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중간 평가론’으로 맞불을 놓았다. 5개 선거구에서 펼쳐진 주말대회전 현장을 둘러봤다. ■새 아파트 청약 열기… 괜찮을까인천 영종, 청라지구 동시분양 모델하우스에 주말을 포함한 3일 동안 7만 명 이상이 몰리는 등 부동산시장의 청약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신규 아파트 분양물량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영향이 크다. 건설사들은 희색이 돌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은 과연 득(得)일까, 실(失)일까. ■대학들 “경영-경제학 교수님 모십니다”경제 경영학 관련 전공을 한 교수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지만 공급은 부족해 대학들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주요 대학의 2007∼2009년 경제 경영학과 신임채용 목표 인원과 실제 채용 인원을 분석한 결과 대학들은 채용 목표 교수 10명 중 6명만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빚… 빚… 빚” 美도 日도 재정난 비상미국과 일본이 재정적자 문제로 깊은 고민에 빠졌다. 미국은 경기침체로 세수가 줄고 경기를 살리기 위한 정부 지출이 늘면서 2009 회계연도 재정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해 의료보험 개혁 등 ‘돈이 많이 드는 정책’을 추진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일본도 내년 세수가 97조 엔의 예산에 턱없이 못 미치는 40조 엔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재정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내일 간의 날… 당신의 간 안녕하십니까B형간염에 걸린 사람은 간암에도 잘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또 나왔다. 생활에 큰 불편을 못 느끼다보니 B형간염에 걸리고도 술을 못 끊고, 병을 키워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간암 5년 생존율이 15.3%로 암 중에서 제일 낮은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전자가 종이 만드는 이유는삼성전자가 자사 프린터에 맞는 종이를 만들어 팔고 있다. LG전자는 비즈니스솔루션에 관한 별도의 사업부문을 출범시켰고 휘발유를 파는 SK에너지는 베트남 정유공장의 운영 및 유지보수에 나섰다.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서 제품 판매와 함께 서비스와 솔루션도 제공하는 제조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 바둑계가 20세 최연소 명인의 탄생으로 열광하고 있다. 이야마 유타(井山裕太·사진) 9단은 15일 시즈오카 현 아타미 시에서 열린 명인전 도전 7번기 5국에서 타이틀 보유자인 대만 출신 장쉬 9단(29)을 176수 만에 백 불계로 누르고 종합전적 4승 1패로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3700만 엔(약 4억7800만 원). 현재 20세 4개월인 이야마 9단은 이번 우승으로 1965년 23세에 명인위를 차지했던 린하이펑(林海峰) 8단(당시)의 최연소 명인 기록을 44년 만에 갈아 치웠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주-나는 사실을 존중한다/정지민 지음/376쪽 1만2000원 시담지난해 ‘PD수첩’ 광우병 편의 번역 감수자였던 정지민 씨가 PD수첩의 왜곡에 맞섰던 1년여의 과정을 기록했다. 정 씨는 이 책에서 PD수첩 광우병 편이 심한 왜곡보도이자 고의성 없이는 불가능할 정도로 양적 질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점을 제시하고 독자의 판단을 구했다. 그는 PD수첩이 전혀 다른 병인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을 인간광우병(vCJD)으로 바꾸고 인터뷰 자료와 공식 문서마저 입맛에 맞게 고쳐 ‘광우병’이란 괴물을 탄생시킨 과정을 추적했다. 그는 “PD수첩 방송의 문제는 인식하지만 많은 사실과 논리적 공격 포인트를 모르고 얘기를 나누는 사람들을 위한 매뉴얼”이라고 말할 정도로 PD수첩의 방송 내용과 해명에 대한 반박을 자세히 다뤘다. 정 씨는 이념과 상관없이 ‘사실이 존중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근거가 부족한 한 방송보도가 사회를 뒤흔들었다는 점을 반성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자기만족과 독선에 빠지게끔 하는 정의감과 거창한 소명의식보다는 자존심에 토대를 둔 가치관, 사실관계를 존중하고 거짓말하지 않는 인격이 낫다”고 평한다. 부록으로 PD수첩 방송 광우병 편의 스크립트의 왜곡을 문장마다 비판하고 광우병 전문가와의 대담을 실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