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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참사 이후 잠정 중단했던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본격 재개하기로 했다. 신규 원전이 동부 해안에 몰려 있어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한국 등 주변국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일본 한국 등도 원전 부활에 시동을 걸고 있어 동북아 일대가 대규모 원전 밀집지역으로 변하고 있다. 21일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18일 국가에너지위원회 제1차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대기 질 개선을 추진하고 고효율의 안전한 에너지원을 개발함으로써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떠받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개발도상국인 중국은 에너지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안전을 확보한다는 전제 아래 적절한 시점에 동부 연해 지역에 새로운 원전 건설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당초 2020년까지 세계 최대 원전 국가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2011년 후쿠시마 사고로 신규 건설 승인을 전면 중단했다. 이후 2012년 10월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주재로 국무원 상무위원회를 열어 동부 연안을 중심으로 한 제한적인 원전 재개를 모색하다가 이번에 원전 건설을 본격 추진키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현재 21기의 원자로를 가동해 전체 전력 생산량의 2.11%를 대고 있다. 원전 비중이 낮은 만큼 연안을 중심으로 28기를 추가 건설하고 장기적으로는 100여 기로 늘릴 방침이다. 신규 건설 원전이 동부 연안에 집중된 이유는 내륙지역에서는 2015년까지 신규 건설을 중단키로 했기 때문이다. 중국 내륙은 지진 발생이 잦고 용수를 구하기 어렵다. 중국의 동부 연안에 원전이 몰리면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한국의 서해가 직접적인 피해지역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균렬 서울대 교수(원자핵공학과)는 “한국으로서는 국내 원전보다도 중국 원전이 눈앞에 닥친 더 큰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대재앙은 없어야겠지만 만일 비슷한 사고가 중국 동부 해안 원전에서 발생한다면 한반도 전체가 14∼18시간 이내에 방사성물질에 오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1000MW급 원전 1기가 건설되고 있는 산둥(山東) 성 웨이하이(威海)는 인천에서 직선거리로 400km가량 떨어져 있다. 서 교수는 “중국은 핵무기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원전 관리·운영 수준은 ‘걸음마’ 단계”라며 “한국이 ‘대학원생’이라면 중국은 ‘초등학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은 비상한 각오로 중국 원전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핫라인 구축’ 등 협조체계를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본도 ‘대재앙’ 수준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도 불구하고 원전 재가동 정책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일본 정부는 11일 원자력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명기하고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추가 생산하는 내용을 담은 에너지기본계획안을 각료회의에서 의결했다. 플루토늄은 핵무기로 전용될 수 있어 국제사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또 일본 국민 여론조사에서 원전 재가동 반대가 찬성보다 더 높지만 일본 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추진하겠다는 기세다. 한국도 올 1월 발표한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 2035년까지 원자력발전 비중을 현재 26.4%에서 29.0%로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23기인 원자력발전소도 최대 41기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베이징=고기정 koh@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 김기용 기자}

일제 침략기에 맺은 선박 임대차 계약을 위반해 임대료는 물론이고 선박도 돌려주지 않은 일본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손해 배상을 받아낸 데는 중국 선박기업 소유주의 3대(代)를 이은 투쟁이 있었다. 1930년 선박회사 중웨이(中威)를 설립한 천순퉁(陳順通·사진)은 4척의 화물 및 여객선을 보유해 중국의 ‘선박왕’으로 불렸다. 초대 홍콩 행정장관으로 선박 해운회사를 경영했던 둥젠화(董建華)도 중웨이 설립 당시 천순퉁의 조수(助手)였다고 홍콩 밍(明)보는 전했다. 중웨이는 1936년 10월 일본 다이도(大同)해운에 순펑(順豊)호와 신타이핑(新太平)호 등 2척을 12개월간 빌려줬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 임대료를 받지 못했고 선박의 행방도 묘연했다. 다이도 측은 일본군으로부터 ‘합법적으로 포획(징발)됐다’는 대답만 들었다. 천순퉁은 전쟁이 끝나고 1947년 국민당 정부와 주일 미군사령부에 도움을 요청했고 이미 제2차 세계대전 중에 2척의 선박이 침몰된 사실을 알았다. 그는 1949년 사망하면서 아들 천차췬(陳恰群)에게 임종 자리에서 배상을 받아내라고 유언했다. 천차췬은 1961년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하지만 3년이 걸려 돌아온 답변은 ‘합법 포획인지 확인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1970년 다시 소송을 제기했으나 4년 후 나온 시효가 소멸됐다는 답을 들었다. 천차췬은 분을 삭이지 못해 1992년 뇌중풍(뇌졸중)으로 쓰러져 사망했다. 천순퉁의 손자인 천전(陳震) 천춘(陳春) 형제는 중국은 물론이고 대만 홍콩 미국 등의 변호사 56명으로 소송지원단을 구성해 1988년부터 본격적으로 소송에 나섰다. 약 20년이 흘러 이들이 2007년 12월 1심 판결에 승소할 때는 지원단의 4분의 1이 사망한 상태였다. 결국 19일 상하이 법원이 저장(浙江) 성 성쓰(t泗) 현 마지산(馬跡山)항에 정박해 있는 미쓰이(三井) 상선(다이도 상선 승계회사)의 28만 t급 대형 선박 ‘바오스틸 이모션’호를 압류한다고 판결했다. 배를 빌려준 뒤 78년 만에 ‘선박 임대료와 선박 손실 보상료, 그리고 이자’ 등 20억 위안(약 1320억 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천춘은 재판 뒤 “태어난 후 온 집안 분위기는 이 선박 보상을 받아내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한편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1일 오전 정례회견에서 “중국 측의 선박 압류는 1972년 일중 공동성명에 담긴 양국의 국교정상화 정신을 근본부터 흔드는 것”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당시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중일 간의 손해배상 등에 관한 문제가 해결됐다’고 명시했다.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사진) 일본 납치문제 담당상이 20일 오전 아시아태평양 침략전쟁의 A급 전범들이 합사된 도쿄(東京)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했다. 후루야 납치 담당상은 참배 때 ‘국무대신 후루야 게이지’라고 서명해 공인 신분으로 참배했음을 분명히 밝혔다. 참배 후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라고 말했다. 이달 21∼23일 치러지는 야스쿠니신사 봄 제사를 앞두고 일본 내각 각료가 참배한 것은 12일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총무상에 이어 두 번째다. 신도 총무상은 23∼25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의식해 참배를 일찍 끝냈다. 미국은 일본 지도자들의 신사 참배가 동북아 긴장을 불러온다며 반대하고 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24일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이 쇠고기 관세를 대폭 낮추기로 했다. 경제를 양보하는 대신 미국으로부터 안보를 지원받겠다는 것이다. 양국 정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교섭의 초점인 농산품 ‘중요 5개 항목(쌀 보리 설탕 소·돼지고기 유제품)’ 중 쇠고기 관세를 현재 38.5%에서 최저 9%로 낮추기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0일 보도했다. 관세는 앞으로 2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하된다. 돼지고기도 값싼 수입육이 일본 국내에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가격이 쌀수록 관세가 높아지는 ‘차액관세제도’는 유지하되 현행 4.3%의 관세율은 낮추기로 합의했다. 쌀 보리 등은 현행 관세율을 거의 유지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 정부는 “중요 5개 항목은 관세 철폐 예외”라고 고수해 왔다. 경제 양보에 대한 대가는 ‘안보 지원’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4일 정상회담에서 미일 동맹관계 강화를 재확인하고 이를 공동 문서에 명기할 예정이라고 아사히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가 총력을 기울이는 집단적 자위권에도 오바마 대통령이 지지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가 미일 안전보장조약의 적용 범위에 포함돼 있다는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공동 문서에 명기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또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북-일 교섭과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해를 구할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는 미국과 공동 대응을 하지만 납치 문제는 개별적으로 움직이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북-일 교섭에 진전이 있으면 독자 제재를 해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3∼25일 일본을 국빈 방문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오전 미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오후에 도쿄 시부야(澁谷) 구의 메이지(明治) 신궁과 고토(江東) 구의 일본과학미래관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정부가 자위대의 출동 요건을 규정한 법률에 ‘밀접한 관계에 있는 국가’에 무력 공격이 발생한 상황을 추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마이니치신문과 산케이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이 같은 자위대법 개정은 집단적 자위권이 허용되는 것을 전제로 추진되고 있으며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도 자위대 출동 대상국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자위대법 가운데 방위출동 요건을 규정한 76조에 ‘일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국가에 무력 공격이 발생한 경우’를 추가할 계획이다. 현행 자위대법은 일본에 대한 외부의 무력공격이 발생했거나, 무력공격이 발생할 명백한 위험이 임박했다고 인정되며, 국가 방어에 필요한 때에만 자위대의 방위출동을 총리가 명령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마이니치신문은 밀접한 관계를 맺은 국가가 미국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자위대법을 변경하면 “동맹국인 미국을 시작으로 한국이나 호주 등 우호국에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고 보도했다. 한편 일본 학자 50여 명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시도를 견제하기 위해 ‘입헌 민주주의 모임’을 만들기로 했다고 도쿄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오쿠다이라 야스히로(奧平康弘) 도쿄대 명예교수(헌법학)와 야마구치 지로(山口二郞) 호세이(法政)대 교수(정치학)가 공동대표를 맡는 이 모임은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설립을 공표할 예정이다. 학자들은 설립 취지서에서 “일시적으로 민의의 지지를 받은 위정자가 폭주하지 않도록 제동 장치를 만드는 것이 입헌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정부가 1일 ‘방위장비 이전 3원칙’ 제정으로 무기수출 금지의 족쇄를 풀자마자 미국에 미사일 핵심부품 수출에 나섰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三菱)중공업은 세계 최대 미사일 제조업체인 미국의 레이시온과의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생산해온 미사일용 고성능 센서를 미국에 수출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요격 미사일 ‘패트리엇2(PAC2)’에 사용되는 이 센서는 표적을 식별하고 추적하는 적외선 탐색기에 들어가는 부품으로 지금까지는 일본 자위대용으로만 생산해왔다. 아베 신조 내각은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미사일용 센서 수출에 대한 심사에 착수했다. 기존 ‘무기수출 3원칙’ 아래에선 원칙적으로 모든 무기 수출이 금지됐으나 아베 내각은 1일 무기수출 3원칙을 47년 만에 전면 개정해 무기 수출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꿨다. PAC2 센서 수출이 이뤄지면 일본 정부의 무기수출 허용 정책 이후 첫 번째 수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1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위안부 문제만을 다룬 첫 한일 국장급 협의가 이뤄졌다.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양측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2차 협의는 5월 일본에서 이어가기로 했다. 이하라 국장은 이날 청사를 나서면서 “진지하게 의견 교환을 한 의미 있는 회담”이라면서도 “한일 간에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차 협의에서 위안부 외의 의제를 제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날 일본은 위안부 문제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모두 해결됐다는 기존 입장을 펴며 한국 측 반응을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핵심 쟁점은 일본 정부가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과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비밀 협의에서 일본은 일본 총리가 사죄하고 주한 일본대사가 총리의 사죄편지를 피해자들에게 전달하는 한편으로 100% 일본 정부 자금으로 위로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우리 정부는 ‘이 조치를 일본 정부가 위안부 강제동원 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발표하고 일본은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역제안을 했다. 하지만 당시 노다 요시히코 내각은 이를 거부해 결국 교섭이 결렬됐다. 최근 일본 정부는 ‘올해 안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최종적으로 해결하자’는 방침을 외교 루트로 한국 정부에 타진해 2012년보다 성의를 갖고 협의에 임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일본과의 협의 내용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 시민단체와 공유하는 한편으로 국장∼차관급에 이르는 다양한 한일 채널에서 후속 협의를 계속할 방침이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기록영화에서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가 2월경부터 사라진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김경희가 나오는 장면이 ‘김경희가 없는 다른 장면’으로 대체된 것이다. 김경희는 김정일의 여동생이고 지난해 12월 전격 처형된 장성택의 부인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13일 처음 방송된 김정은 업적 찬양용 기록영화에는 김경희가 등장한 장면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 김정일 생일인 2월 16일과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 방송된 같은 영화의 재방송에는 김경희가 없는 다른 장면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이 기록영화는 김일성 김정일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 건설 과정과 관련한 김정은의 업적을 찬양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12월 방송에서는 ‘김정일 사망 1주기를 맞아 2012년 12월 17일 금수산태양궁전에서 김정은과 상복을 입은 이설주, 김경희가 참배를 위해 함께 걸어가는 장면’이 방영됐다. 하지만 올해 2월과 4월 방송에서는 김정은과 이설주의 모습만 보이는 2013년 12월 17일의 참배 장면으로 바뀌었다. 이 참배에는 김경희가 불참했다. 이 기록영화는 참배 과정을 약 2분간 보여주는데, 김경희가 등장하지 않는 다른 장면은 그대로 놔두고 김경희가 나오는 장면만 바꿨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이 기록영화의 재방송에 김경희의 모습이 그대로 나왔다. 정부 관계자는 “김경희가 기록영화에서 사라진 것은 8일 열린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김경희가 당 비서에서 물러나는 등 모든 현직에서 완전히 물러났을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처형된 장성택이나 2012년 숙청된 이영호 전 군 총참모장의 사례에서 보듯 북한의 주요 인물이 기록영화에서 사라지는 것은 보통 숙청이나 처형을 당했을 때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와 전문가들은 “김경희가 김정은의 세습통치를 정당화하는 이른바 ‘백두혈통’인 만큼 숙청됐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김경희가 앞으로 모습을 나타내지 않을 수 있다”며 “김경희가 나오면 주민들 사이에 장성택이 다시 거론될 수 있으니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경희는 지난해 12월 이후 북한의 공식 보도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차 대의원 선거에서도 김경희가 대의원에 재선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이달 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김경희가 관여해 오던 내각 경공업성의 수장인 경공업상 인선 결과만 유독 발표하지 않았다. 이 역시 김경희의 퇴장과 연관돼 있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2012년 말 한중일 정상이 모두 바뀐 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과거사 역주행 탓에 대결 일변도로 치닫던 동북아시아가 모처럼 ‘대화 모드’ 국면을 맞고 있다. 이는 한국-일본 관계뿐 아니라 중국-일본, 북한-일본 간에도 걸쳐 있다. 하지만 이런 모드가 진정한 화해 분위기로 이어질지, ‘반짝’ 현상으로 끝날지는 알 수 없다. 아베 총리가 8일 개혁파 지도자였던 후야오방(胡耀邦)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장남 후더핑(胡德平)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상무위원을 도쿄에 있는 총리관저에서 비공개로 만났다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15일 밝혔다. 후 전 상무위원은 같은 태자당(太子黨·혁명 원로와 고위 공직자의 자제) 출신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친분이 깊다. 그는 중일 관계 개선을 희망하는 아베 총리의 의지를 시 주석에게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후 전 상무장관의 방일에 이어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일본 관방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다. 지지통신은 15일 고노 전 장관이 이날 오후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에서 왕양(汪洋) 중국 부총리와 회동했다고 보도했다. 고노 전 장관은 1993년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담화를 발표했다. 통신은 지난해 말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靖國)신사에 참배한 이후 중국의 지도급 인사가 일본 요인과 일대일로 만나기는 처음이라고 전했다. 북-일 관계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납북자 문제 해결’과 ‘경제 지원’이라는 일본과 북한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15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북한과 일본은 12, 13일 중국 다롄(大連)에서 과장급 극비 협의를 개최했다. 이번 협의에서 북한은 일본인 납북 피해자들의 안부를 재조사하고 일본은 북한에 대한 독자적 제재 조치의 일부를 해제하는 방안에 사실상 합의했다. 이르면 이달 양측이 국장급 협의를 열어 납치 문제 재조사 실시에 합의할 수도 있다. 한편 한국과 일본은 16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만을 의제로 첫 국장급 협의를 연다. 일본은 한일 관계 개선의 지뢰와도 같은 ‘고노 담화 작성 경위 검증’을 이번 정기국회 회기(6월 22일) 안에 끝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검증팀 인선을 마쳤고 5월부터 검증 작업에 들어가 두 달 안에 끝내겠다는 것이다. 고노 담화 검증이 한일 관계의 대표적인 악재(惡材)임을 감안해 속전속결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이번 국장급 협의에 적지 않은 기대를 걸고 있다. 스가 장관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일한 관계를 둘러싼 여러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의제를 의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이 동북아 화해 분위기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도쿄 외교가 소식통들은 “위안부 협의만 봐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배려하는 차원이라는 점이 읽힌다”며 “일본과 다른 나라의 관계 개선 조짐도 휘발성이 너무 강해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브레이크 없는 우경화 질주에 맞서기 위해 일본 지식인과 시민들이 들고 일어섰다. 8일 저녁 일본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 히비야 야외음악당에 아베 총리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에 반대하는 시민 약 5000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탈(脫)원전을 외치며 시민 수만 명이 모인 적은 있지만 집단적 자위권 추진 반대를 위해 많은 인원이 모인 것은 처음이다. 그들은 ‘전쟁을 용납할 수 없다’ ‘개헌 저지’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었다. 연단에 선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 씨는 “우리는 전쟁에 패하고서 평화주의, 민주주의라는 새로운 방침을 만들었다. 지금의 정부는 그 정신을 부수려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정치인들도 가세했다.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공산당 위원장은 “‘일본을 죽이고 죽는 나라로 만들어도 좋은가’라는 질문이 제기됐다”며 “국민으로서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를 (아베 정권에) 던지려 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요시다 다다토모(吉田忠智) 사민당 당수, 민주당의 곤도 쇼이치(近藤昭一) 중의원 등도 참석했다. 이에 앞서 참의원 외교국방위원회 회의에서는 제1차 아베 내각(2006∼2007년) 때 관방 부장관보를 지낸 야나기사와 교지(柳澤協二) 씨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아베 정권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에 대해 “전수방위(방어를 위한 무력만 행사한다는 원칙)에 모순된다”며 비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조선 청년의 유골 72위는 새끼손가락 크기의 뼛조각이 돼 백색 단지 3개에 뒤섞여 담겨 있었다. 항아리는 조그만 밥솥 크기에 불과했다. 이들 중 누가 이런 가혹한 운명을 예상했을까. 꿈을 피워보지도, 고향을 다시 찾지도 못한 채 잊혀질 것을…. 지난달 20일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삿포로(札幌) 시 서쪽 외곽에 자리한 혼간지(本願寺) 삿포로 별원(別院). 베쓰단 즈이쇼(別段瑞生) 스님이 안내한 계단 아래에는 유골 보관함과 제단이 수납장 형태로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다. 스님은 이 중 한 곳에 초를 밝혀 놓았다. 일제강점기에 강제 징용됐던 조선인들의 유골 보관함 앞이었다. 보관함의 단지 3개에는 중국인 징용 노동자 유골까지 포함한 101위가 들어 있다. 홋카이도에서 건설업체를 운영했던 한 일본인이 조선인과 중국인 징용 노동자 유골을 따로 보관하다 1997년 혼간지에 맡겼다. 당시 유골 명부에는 한국인 징용자 72명 중 일부의 본적과 창씨개명된 이름이 기록돼 있었다. 혼간지가 2002년 징용자 유골 보관 사실을 발표한 뒤 8명의 한국인 유족이 혼간지를 찾았다. 하지만 유골을 가져가진 못했다. 유골 101위가 뒤섞여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인의 한 사람으로 일본에서 숨진 징용자에게 정말 죄송하다. 유골은 평생 절에서 소중하게 모시겠다.” 베쓰단 스님의 목소리에는 미안함이 가득 묻어났다.○ 가장 위험한 채탄장에 배치된 조선인 영화 ‘러브레터’와 눈 축제로 잘 알려진 홋카이도엔 3월에도 설원이 펼쳐져 있었다. 하지만 금 은 석탄 등 지하자원이 풍부한 이곳엔 71년 전에 수많은 조선인이 끌려왔다. 겨울이 유난히 길고 추워 강제 징용자들이 가장 기피한 곳. 바로 홋카이도다. 삿포로에서 홋카이도 내륙 쪽으로 기차를 타고 40분을 더 들어가자 비바이(美唄) 탄광이 나타났다. 일본의 아시아태평양 침략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증산(增産) 압박이 강해지자 대기업인 미쓰비시(三菱)는 징용자를 사실상 감금하고 채탄을 강요했다. 노동 강도를 이기지 못해 도망가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였다. 경북 경주 출신의 천만수 씨(1920년 출생)가 이곳에 끌려온 것은 결혼 3년차이던 1943년 11월이었다. “무조건 나오라”는 면 서기의 요구에 아내와 작별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했다. 1차 집결했던 부산에는 다른 마을에서 온 젊은이 50여 명도 있었다. 시모노세키(下關), 아오모리(靑森)를 거쳐 최종적으로 도착한 곳이 비바이 탄광이었다. 첫날부터 상상도 못했던 고통이 이어졌다. 조선에서 왔다는 이유로 가장 위험하고 가장 깊숙한 채탄장에 배치됐다. 오전 4시 반에 일어나 밥과 단무지만 먹고 지하 수직갱 안으로 들어가 하루 10시간 이상 일을 해야 했다. 밥은 항상 부족했다. 점심은 감자나 호박죽에 그쳤다.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얼굴이 누렇게 뜨고 부었다. 1944년 5월 갱도 내 가스 폭발로 천 씨의 한쪽 팔에서 살점이 뜯겨나갔다. 천 씨는 광복 뒤 고향에 돌아왔다(대일항쟁기 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 구술자료집). “출입구 뒤 언덕 보이죠. 저기에 독신자 기숙사가 있었습니다. 가족 없이 혼자 왔으니 천 씨와 다른 조선인들이 저곳에서 살았을 겁니다.” 비바이 탄광 취재에 동행한 이 지역 향토사학자 시라토 히토야스(白戶仁康·77) 씨가 멀리 보이는 언덕 위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기 빨간 철골 기둥 보이지요. 수직갱으로 들어가는 입구예요. 한국인 2800여 명이 강제로 끌려왔답니다. 그중 517명은 목숨을 잃었지요.” 1972년 폐광 이후 공원으로 변한 미쓰비시 비바이 탄광은 현재는 영락없는 휴양지였다. 강제징용 자료를 40년 이상 모아 온 시라토 씨의 설명이 없었다면 한국인 징용자의 흔적은 찾을 길이 없을 것 같았다. 일본 내 다른 징용지의 사정 또한 마찬가지다.○ 아직도 한 못 푼 혼간지의 유골 “1945년 무렵 비바이 시내 초등학교에 다녔어요. 당시 조선인 징용자의 자녀도 꽤 많았습니다. 워낙 나이가 어릴 때여서 아무런 생각 없이 같이 놀았죠.” 역사의 기록이라도 남기려는 듯 70여 년 전 기억을 하나하나 풀어놓는 시라토 씨의 얼굴은 붉게 상기됐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강제 징용 노동자의 실상을 깨달은 그는 치를 떨었다고 한다. “징용 노동자들은 창살 없는 감옥에서 살았습니다. 술에 취해 혹 싸움이라도 벌어져 일본 경찰이 출동하면 회사 측은 사건을 해결해준다는 조건으로 계약기간을 연장했습니다. 폭행이나 학대도 흔했죠.” 그는 탄광에서 5km 떨어진 지점을 가리키더니 “여기에 경찰서가 있었다. 도망치는 징용자를 잡는 게 경찰의 주 임무였다. 잡히면 항상 가혹한 구타가 잇따랐다”고 말했다. 천 씨처럼 살아 돌아온 강제징용 피해자는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었다. 1945년 기준 홋카이도에는 14만5000명이 강제 징용됐고 최소 2285명이 사망했다. 미쓰비시나 미쓰이(三井) 등 대기업에서 2차, 3차 하청을 받은 중소기업들은 조선인 유골을 방치했다. 조선인 징용자 유골이 홋카이도 전역의 사찰에 산재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한국과 중국에서 일제의 강제징용 사죄를 요구하고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동토를 떠도는 영혼들의 한(恨)을 씻어내기엔 부족할 뿐이다. 강제징용 현장을 취재하던 내내 홋카이도엔 폭설이 쏟아졌다. 흰눈이 일제의 과거 악행을 덮을 수 있을까. 혼간지 유골함을 밝히는 촛불은 일제의 어두운 과거를 잊지 말라며 외롭게 타오르고 있었다. ▼ 유골 60여기 찾은 ‘훗카이도 포럼’ ▼“죄없는 영혼 달래주자” 뜻모은 韓-日200여명 직접 발굴작업도 진행채홍철 대표 “양국 정부 관심을”2006년 8월 홋카이도(北海道) 최북단 사루후쓰(猿拂) 촌에서 한일 공동 발굴작업이 진행됐다. 한국과 일본 학생 300여 명이 모여 풀과 나무가 무성한 땅을 며칠 간 파내려가자 두개골 하나가 나왔다. 곧이어 갈비뼈 골반뼈 등도 발견됐다. 일제강점기 아사치노(淺茅野) 비행장 건설에 강제 동원됐다 사망한 한국인 유골이었다. 발굴을 주도한 사람들은 시민단체 ‘강제연행 강제노동 희생자를 생각하는 홋카이도 포럼’ 소속이었다. 포럼은 2010년까지 사루후쓰 촌에서만 유골 39구를 발굴했다. 채홍철 포럼 공동대표(사진)는 지난달 20일 삿포로(札幌) 시내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일본 정부나 기업이 나서지 않자 결국 시민들이 나섰다. 죄 없는 영혼들을 달래줘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징용자 유골을 유족에게 돌려주자’고 뜻을 모은 포럼은 2003년 발족했다. 그 전해였던 2002년 혼간지(本願寺) 삿포로 별원은 “징용자 유골 101기를 갖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를 계기로 홋카이도 내 시민운동을 하던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유골 찾아주기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포럼의 현재 회원은 약 200명. 이들의 활동이 언론에 보도되자 홋카이도 전역의 사찰에서 “한국인 징용자 유골을 보관하고 있다”는 연락이 왔다. 포럼은 지금까지 비바이(美唄)에서 6기, 도마리(泊)에서 8기, 무로란(室蘭)에서 4기, 네무로(根室)에서 2기, 누마타(沼田)에서 1기, 히가시카와(東川)에서 2기 등 모두 23기의 한국인 유골을 찾았다. 무로란과 누마타의 유골은 한국 유족들이 직접 찾아와 모셔갔다. 당초 홋카이도 포럼은 유골 정보를 수집해 유족을 찾아주는 일을 했지만 2006년부터 유골 발굴작업도 시작했다. 사루후쓰 촌 발굴이 첫 작업이었다. 그 후에도 한국인 징용자가 단체로 매장됐다는 제보를 받고 세 차례 더 발굴 작업을 진행했지만 유골을 찾지는 못했다. 채 대표는 “아버지도 1940년 징용돼 홋카이도로 끌려왔고 광복 뒤에는 유골을 유족들에게 찾아주는 일을 하셨다. 어릴 때부터 봐 왔던 일을 내가 하고 있다. 양국 정부도 이 작업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삿포로·비바이=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집권 자민당과 정책 공조를 해오던 일본 야당 대표가 불법 정치자금 의혹으로 사임하면서 일본 정계가 들썩거리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의욕을 보이는 집단적 자위권 추진에 동력이 떨어지고 야당이 재편될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다. ‘친(親)아베’ 성향으로 알려진 와타나베 요시미(渡邊喜美·사진) 다함께당 대표는 화장품 대기업 DHC 회장으로부터 약 8억 엔(약 82억 원)을 빌려 쓴 것으로 드러나면서 7일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개인적으로 빌린 돈”이라고 해명했으나 사퇴 압력이 높아지자 사임했다. 하지만 의원직을 사퇴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아베 총리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다함께당을 ‘책임 야당’이라고 치켜세우며 국정 파트너로 여겼다. 야당인데도 여당이 추진하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 특정비밀보호법 등에 찬성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집단적 자위권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 야당인 다함께당 및 일본유신회와 손을 잡을 계획이었다. 일본 언론은 다함께당을 ‘와타나베 상점’으로 불렀다. 와타나베 대표는 2009년 1월 자민당을 떠나 그해 8월 다함께당을 창당했고 그의 강력한 발언력을 무기로 의원 수를 불렸기 때문이다. 와타나베 대표의 사임을 계기로 야당이 재편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초 다함께당의 에다 겐지(江田憲司) 간사장 등 14명은 특정비밀보호법 찬성 당론에 반대하며 집단으로 탈당해 결속당을 만들었다. 결속당은 최근 일본유신회와 통합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여기에 다함께당이 합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중의원 제1야당은 민주당에서 3당 통합당으로 바뀌게 된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북한이 약 1200명에 이르는 간부를 처벌하고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정치범 수용소를 확장하고 있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7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숙청한 이후 북한이 수용시설을 대규모로 확장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가운데 16호(함경북도 화성), 25호(함경북도 청진), 18호(평안남도 북창) 등 3곳에서 용지 확장이나 건물 증설 공사 등의 움직임이 확인됐다. 모두 관리가 엄격하고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다’고 불리는 곳이다. 수형자들은 핵시설 건설 등 혹독한 노동 현장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말 장성택 처형 이후 국가안전보위부 등이 장성택 측근으로 분류된 노동당과 조선인민군 간부 약 200명을 구속했다. 또 간부들과 동조한 주변인과 가족 약 1000명도 구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 수감된 피의자들은 현재 14호 수용소(평안남도 개천)와 15호 수용소(함경남도 요덕) 등 5곳에 일시 수용돼 있다. 신문은 북한이 이달 9일로 예정된 최고인민회의에서 인사 결과를 발표한 이후 주도자 200명 중 대부분을 처형하고 나머지는 정치범 수용소에 보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수용소 확장 사실로 미뤄볼 때 처벌 대상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만나주지도 않고 말도 안 들으면 죽여 버리겠어.” 일본 나라(奈良) 현에 사는 79세 여성은 지난해 11월 자택의 부재중 전화에 녹음된 내용을 듣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무시무시한 말을 남긴 사람은 와카야마(和歌山) 현 하시모토(橋本) 시의 85세 무직 남성이었다. 두 사람이 알게 된 것은 2009년 무렵. 여성이 입원해 있는 병실에 남성의 부인도 함께 입원하면서 처음 만났다. 남성은 여성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꼈고 2011년 무렵부터 여성의 집에 불쑥 찾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여성은 불편함을 느껴 경찰에 상담을 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말 여성의 집을 찾아가지 말라고 남성에게 경고했다. 그러자 남성은 전화로 만날 것을 종용했다. 그러다가 협박성 말까지 남기게 된 것. 이 남성은 결국 올해 1월 협박 용의자로 나라 현 경찰에 체포됐다. 산케이신문은 7일 이 같은 사연을 전하며 일본에서 고령 스토커(집요하게 쫓아다니며 괴롭히는 사람) 범죄가 크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스토커와 관련된 범죄 건수는 2만1089건으로 그중 60대 이상 스토커는 1919건으로 9.1%였다. 고령 스토커는 10년 전인 2003년 473건에 비해 4배 가까이로 급격히 늘었다. 같은 기간 다른 연령대는 1.7∼2.6배로 늘어난 것에 비하면 고령 스토커의 증가 추세는 당국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고령 스토커 피해자는 20∼80대까지 다양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스토커 피해자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NPO)인 ‘휴매니티’의 고바야카와 아키코(小早川明子·여) 이사장은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60대 이상 세대는 심한 경쟁사회를 살아온 사람이 많다. 여성과 달리 퇴직 후 남성은 지역 커뮤니티에 녹아들어가지 못하고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여성에게 과도한 기대를 갖고 스토커가 되는 사례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나라 현 경찰에 붙잡힌 남성은 지난해 가을 부인과 사별했다. 나머지 가족과도 대화가 많지 않았다. 외로움은 결국 과격한 스토킹으로 이어진 것이다. 최근 휴매니티에는 고령 피해자들의 상담 사례가 늘고 있다. 고바야카와 이사장은 “고령자는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도 많다. 그들은 거절당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연애가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행동을 주체할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고령자들의 절도도 일본 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다. 쇼핑을 하면서 물건을 슬쩍 훔치는 일명 ‘만비키(萬引)’는 일본에서 자제력이 약한 청소년들이 충동적으로 저지르는 전형적인 10대 범죄였다. 하지만 2008년부터 60세 이상 만비키로 적발된 인원이 10대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고령 만비키 피의자들의 약 20%는 ‘생활 곤궁’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70%가량은 정확한 이유 없이 그냥 물건을 훔쳤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고독감, 애정 결핍 등을 고령 만비키 범죄의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북한이 약 1200명에 이르는 간부를 처벌하고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정치범 수용소를 확장하고 있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7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숙청한 이후 북한이 수용시설을 대규모로 확장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가운데 16호(함경북도 화성), 25호(함경북도 청진), 18호(평안남도 북창) 등 3곳에서 부지 확장이나 건물 증설 공사 등의 움직임이 확인됐다. 모두 관리가 엄격하고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다'고 불려지는 곳이다. 수형자들은 핵시설 건설 등 혹독한 노동 현장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말 장성택 처형 이후 국가안전보위부 등이 장성택 측근으로 분류된 노동당과 조선인민군 간부 약 200명을 구속했다. 또 간부들과 동조한 주변인과 가족 약 1000명도 구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 수감된 피의자들은 현재 14호 수용소(평안남도 개천)와 15호 수용소(함경남도 요덕) 등 5곳에 일시 수용돼 있다. 신문은 북한이 이달 9일로 예정된 최고인민회의에서 인사 결과를 발표한 이후 주도자 200명 중 대부분을 처형하고 나머지는 정치범 수용소에 보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수용소 확장 사실로 미뤄볼 때 처벌 대상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신문은 장성택과 관련해 숙청될 게 두려워 행방을 감춘 간부가 많아 주요 공직에 공백이 많이 생겼고 공직을 돈을 주고 사는 행위도 성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군을 감시하는 총정치국의 정치지도원 자리는 5000~2만 달러(약 527만~2109만 원)에, 지방 관리는 약 5000 위안(약 85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삿포로=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북한이 지난달 말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북-일 정부 간 협의에서 ‘4월 중 미사일을 추가로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일본에 미리 통지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북-일 정부 간 협의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4월 17일까지 동해에서 해상 포격과 미사일 발사 연습을 할 예정”이라고 일본 측에 비공식적으로 통지했다. 북한은 어떤 미사일을 발사할지 결정하지 않았고 외교 당국이 군에 사정거리가 짧은 미사일로 한정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한미 연합군사연습인 독수리훈련(2월 24일∼4월 18일)에 대한 반발로 북한이 미사일을 추가 발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은 또 지난달 26일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사정거리를 (늘리는 것을) 자제했다”며 일본을 배려하는 자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북한의 이 같은 ‘호의’는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에 있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중앙본부 건물과 토지 경매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 달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도쿄지방법원은 지난달 24일 총련 중앙본부 건물과 토지를 일본 다카마쓰(高松) 소재 부동산 투자회사 마루나카홀딩스에 매각하는 안을 허가했다. 그 직후 북한 당국은 일본 법원의 결정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지난달 말 북-일 정부 간 협의 뒤 북한 측 수석대표인 송일호 북-일국교정상화교섭 담당대사는 기자들에게 “총련 건물 문제에 해결이 없으면 조일(북-일) 관계 진전 자체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6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북한 측의 긴급 요청으로 5, 6일 제3국에서 북-일 외무성 국장급 비공식 협의가 열렸다. 북한은 또다시 총련 중앙본부 건물과 토지 매각에 ‘강한 우려’를 표시하고 매각 허가 취소를 요구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박 3일 일정으로 23일 일본을 국빈 방문하는 방안이 굳어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신문이 보도한 대로 일본 방문 일정이 확정된다면 1박 2일간의 한국 방문 시기는 25, 26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정부가 1일 0시를 기해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20km 이내에 있는 후쿠시마 현 다무라(田村) 시 미야코지(都路) 정 지역에 대한 ‘피난지시’를 해제했다. 2011년 3·11 동일본 대지진으로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이후 원전에서 20km 이내 경계지역에 내려진 피난지시가 해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야코지 정 지역은 2012년 4월 피난지시 해제 준비구역으로 재편됐고 지속적으로 방사능 오염물질 제거작업을 벌여 최종적으로 피난지시가 해제됐다. 이번 조치에 따라 주민 117가구 368명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6일 2곳의 임시 상점이 문을 열고 7일에는 3곳의 초중학교가 입학식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방사능 공포가 여전하고 피난 생활에 익숙한 주민들이 많아 즉시 돌아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1일 일본 소비세(부가가치세)가 17년 만에 5%에서 8%로 오르면서 도쿄(東京) 내 할인점과 가전매장에는 전날까지 이어졌던 긴 줄이 갑자기 사라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일본의 소비세 인상이 성장 없는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면 아베노믹스는 ‘아베겟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겟돈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와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의 합성어다. 일본 기업들은 소비세 인상분을 부담하며 소비자 유치에 나섰다. 생활용품 및 디자인용품 업체인 무인양품(無印良品)은 자사 제품 75%의 가격을 소비세 인상 전과 똑같이 맞췄다. 할인매장인 이온도 ‘톱밸류’ 브랜드의 대부분 상품 가격을 종전대로 유지했다. 유통업체 세븐일레븐은 물건을 살 때 적립해주는 포인트를 4월에 한해 2배로 늘렸다. 일본 정부도 5조5000억 엔(약 56조3800억 원) 규모의 재정지출과 추가 금융 완화를 준비하고 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한국 국적의 재일 정치학자 강상중 교수(64·사진)가 일본 사립 종합대학인 세이가쿠인(聖學院)대 총장에 1일 취임했다. 한국 국적자가 일본의 4년제 종합대 총장이 된 것은 처음이다. 강 총장은 이날 사이타마(埼玉) 현 아게오(上尾) 시에 있는 세이가쿠인대 예배당에서 대학의 이념에 맞게 사명을 다하겠다는 서약을 하고 5년 임기의 총장에 취임했다. 그는 취임식에 이어 열린 입학식에서 “40여 년 전 내가 대학에 입학할 때 망설임과 불안이 있었는데 그 이유가 진정한 친구가 없었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4년간 친구를 만나고 이를 통해서 자신을 살려가는 인연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50년 재일 한국인 2세로 구마모토(熊本) 현에서 출생한 강 총장은 와세다대와 독일 에를랑겐대에서 정치사상사를 전공한 뒤 1998년 한국 국적자로는 처음으로 도쿄대 정교수가 됐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