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희

조건희 차장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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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이 사건이 되는 지점을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becom@donga.com

취재분야

2026-03-03~2026-04-02
칼럼55%
인사일반13%
보건13%
복지7%
건강3%
사회일반3%
미담3%
기타3%
  • 빼앗긴 화대 국민참여재판

    빼앗긴 성매매 대금을 폭력으로 다시 되찾으면 강도죄에 해당하는 지를 두고 법정이 달아올랐다. 19일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윤종구)는 강도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모 씨(22·여) 등 3명에 대해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했다. 법원은 강도상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성매매 및 성매매 알선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했다. 18일 오전 11시에 시작한 재판은 '빼앗긴 돈이 누구의 소유인지' 등 쟁점을 두고 검사와 변호인이 다투며 오후 9시까지 계속됐지만 결론이 나지 않아 다음날인 19일 오후 7시까지 이어졌다. 윤 씨는 2월 12일 평소 알고 지내던 김모 씨(29)에게 알선을 부탁해 인터넷 조건만남 사이트를 통해 A 씨(32)를 만났다. 둘은 서울 성동구 도선동의 한 모텔에서 선불로 34만 원을 주고받은 뒤 한 차례 성관계를 맺었다. 하지만 관계가 끝나자 A 씨의 태도가 돌변했다. A 씨가 험상궂은 얼굴로 "현금이 필요하다. 도로 달라"고 하자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겠다고 판단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3만 원을 합쳐 37만 원을 되돌려줬다. 법원은 '성매매는 불법이지만 성매매 대가는 여성 소유'라는 판례를 인정하고 있다. 윤 씨는 김 씨와 송모 씨(29)에게 "도와 달라"고 전화를 걸었다. 한 달음에 달려온 김 씨와 송 씨는 모텔을 나서려던 A 씨를 주차장에서 때려 눕혀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혔다. 상황이 종료된 뒤 주차장으로 내려온 윤 씨는 의식이 멍한 상태에서 앉아 있는 A 씨의 주머니에서 37만 원을 빼 집으로 향했다. 이들은 강도상해와 성매매 및 성매매 알선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윤 씨가 A 씨를 직접 때리지는 않았지만 김 씨와 송 씨와 공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윤 씨에게도 강도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A 씨는 이 재판이 열리기 전 공갈 및 성매매 혐의로 약식 기소돼 벌금 290만 원을 선고받았다. 가장 치열한 쟁점은 윤 씨가 돈을 다시 가져갔을 당시 37만 원을 누구의 소유로 볼 지였다. 형법상 강도는 '타인의 재물'을 강취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돈이 윤 씨 본인의 소유였다고 본다면 강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검찰은 '다른 물건과 달리 돈은 갖고 있는 사람에게 소유권을 인정한다'는 법리를 이용해 "비록 공갈로 얻은 돈이긴 하지만 사건 당시 37만 원은 A 씨가 실질적으로 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윤 씨가 A 씨의 돈을 빼앗은 것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A 씨가 돈을 빼앗아간 뒤 (실질적으로 소유하기 전에) 곧바로 되찾은 것이기 때문에 37만 원의 소유권은 여전히 윤 씨에게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검사와 변호인은 피고인들이 강도를 공모했는지를 두고도 부딪쳤다. A 씨를 폭행한 것은 김 씨와 송 씨였고 37만 원을 가져간 것은 윤 씨였으므로 이들 셋이 공모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강도가 아닌 상해죄와 절도죄만 성립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상해와 절도에 대한 처벌은 강도상해 처벌보다 가볍다. 검찰의 입장은 윤 씨가 '포주' 역할을 한 두 남자에게 "돈을 빼앗겼다"며 전화를 한 것 자체가 돈을 돌려받아 달라는 주문이었기 때문에 공모가 성립한다는 것이었다. 법원은 배심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암묵적인 공모도 범죄 모의'라는 대법원 판례를 스크린에 띄웠다. "김 씨가 '돈을 왜 내놓지 않느냐'고 말한 뒤 때렸다"는 A 씨의 증언도 검사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윤 씨의 변호를 맡은 송종선 변호사는 "윤 씨가 두 남성에게 '돈을 돌려받아 달라'고 부탁하지 않았으므로 공모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방어했다. 윤 씨는 김 씨와 송 씨가 A 씨를 때릴 것이라고 예견하지 못했고 집에 갈 차비가 없어 A 씨의 주머니에서 돈을 뺐을 뿐 '타인의 돈을 빼앗는다'는 인식이 전혀 없었다는 논리였다. 양측의 논리가 충돌하자 배심원과 방청객들도 헷갈린다는 반응을 보였다. 방청객에 앉아있던 이화여대 로스쿨 재학생 김묘진 씨(26·여)는 "재판이 진행될수록 누구의 말이 맞는지 아리송하다"고 말했다. 재판에 그림자배심원(재판 과정을 모두 지켜본 뒤 유무죄 및 형량을 정하지만 재판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배심원)으로 참여한 직장인 이연주 씨(38·여)는 "법리가 치열하게 충돌했지만 강도상해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피고 측에 기운 모습을 보였다. 양쪽의 공방이 계속되면서 19일 오후 2시까지로 계획됐던 재판은 7시가 돼서야 끝났다. 배심원과 법원은 피고인들의 강도상해 혐의에 무죄 판결을 내렸다. 37만 원은 사건 당시 윤 씨 본인의 돈이었다고 봐야하기 때문에 강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성매매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윤 씨에게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1년 및 보호관찰 1년을 선고했다. 재판장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윤 씨가 성매매에 다시 손대지 않으려면 국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배심원 의견을 존중했다"며 보호관찰 선고 이유를 밝혔다. 김 씨와 송 씨의 성매매 알선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판결이 나오자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윤 씨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김 씨는 "국민이 주신 자숙의 기회를 저버리지 않고 반성하며 살겠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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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석기 ‘국고 빼먹기’ 수사]CNC에 ‘무한 몰아주기’

    CN커뮤니케이션즈(CNC)에 선거홍보를 맡겼던 통합진보당 소속 4·11총선 출마자 20명은 전체 선거비용 36억여 원의 3분의 1이 넘는 13억여 원(36.3%)을 CNC에 지불한 것으로 밝혀졌다. 선거비용 절반 이상을 CNC에 가져다 준 후보도 4명이나 됐다. 동아일보가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4·11총선 지역구 후보자 수입·지출 명세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 일부 후보는 선거가 끝난 뒤 계정에 남아 있는 잔액을 긁어모아 CNC에 지출한 것도 확인됐다. CNC는 이석기 통진당 의원이 대주주인 선거홍보 대행사다. CNC 관계자는 “이 의원이 일일이 뛰어다니면서 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지만 최종적으로 보고는 모두 받는다”고 말했다. ○ 선거비용의 3분의 2 가까이를 준 의원도 있어 경기 성남 중원에서 당선된 통진당 김미희 의원은 전체 선거비용 1억8775만 원 중 1억1892만 원(63.3%)을 홍보비용으로 CNC에 지불했다.서울 관악을에서 당선된 통진당 이상규 의원은 총선 총선거비용 1억8809만 원 중 60%인 1억1294만 원을 CNC에 지출했다. 선거기획 및 홍보물 제작비용으로 1억여 원을 쓰고 나머지 금액은 선거 로고송 저작권 명목으로 신고했다. 이 가운데 선거홍보물 제작 명목의 3513만 원은 지급하지 않았다고 신고했다.▼ CNC에 선거비 절반 넘게 준 통진후보 4명 ▼이상규 의원과 김미희 의원 외에 전체 선거비용 중 절반 이상을 CNC에 지출한 후보로는 광주 광산갑에 출마했던 장원섭 후보와 광산을 황차은 후보가 있다. 장 후보는 총선거비용 1억7768만 원 중 9663만 원(54.4%)을, 황 후보는 1억5129만 원 중 8049만 원(53.2%)을 각각 CNC에 지불했다.선거비용 중 CNC에 지출한 규모가 40%대인 후보는 7명이었다. 대전 대덕에 출마했던 김창근 후보는 전체 선거비용 1억8197만 원의 49.2%인 8957만 원을 유세차량과 각종 홍보물 비용 명목으로 CNC에 지출했다. 전북 군산에서 출마했던 박상준 후보는 선거비용 2억1255만 원 중 9460만 원(44.5%)을 CNC에 지출한 것으로 신고했다.○ 대부분 법정 한도액에 가까워이들은 법으로 정해진 한도액에 최대한 가깝게 선거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20명 중 15명은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경쟁 후보들보다 많은 선거비용을 지출했다고 신고했다.경기 이천에 출마했던 엄태준 후보는 선거비용으로 1억9023만 원을 지출했다. 제한액인 1억9100만 원보다 불과 77만 원 적은 금액이다. 엄 후보의 회계책임자는 조준호 전 통진당 대표를 폭행해 일명 ‘머리끄덩이녀’로 알려진 박모 씨다. 광주 광산갑에 출마했던 장 후보는 1억8000만 원으로 제한된 한도액 중 1억7768만 원을 지출했다고 신고했다. 다른 후보 2명이 각각 1억4000여만 원, 4900여만 원을 지출한 데 비해 제한액에 가장 가까운 비용을 지출한 것이다. 경기 안산 단원갑에 출마했던 조성찬 후보 역시 선거비용으로 1억6295만 원을 지출해 제한액 1억7000만 원에 근접했다.광주 북을에 출마했던 윤민호 후보는 최대 1억7000여만 원을 지출한 경쟁 후보들보다 3000만 원 가까이 많은 1억9974만 원을 지출해 제한액인 2억400만 원에 가깝게 맞췄다. ○ 잔액 긁어모아 주기도이들 통합진보당 후보 대부분은 선거가 끝난 뒤 선거비용 계정에 남아 있는 돈을 털어 CNC에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된 김선동 의원은 4월 4일 기획사 대금 명목으로 ‘후원회 기부금 계정’에서 CNC에 3300만 원을 지출했다. 당시 해당 계정의 잔액은 900만 원 정도였기 때문에 계정이 2400만 원 적자로 돌아섰다. 김 의원 측은 모자란 부분을 같은 달 20일 후원회와 본인 이름으로 충당해 잔액을 0원으로 맞췄다. 이날 김 의원은 추가로 4000만 원을 CNC에 송금했다. 당시 ‘후보자 등 자산 계정’의 잔액은 1825만 원이었지만 여기에 김 의원 본인 자산 2200만 원을 더해 25만 원만 남기고 CNC에 대금을 지불한 것이다.서울 관악을에서 당선된 이 의원도 4월 27일 ‘후보자 등 자산 계정’의 잔액 2410만 원을 전부 털어 ‘선거기획사 2차 지급’ 명목으로, 후원회 기부금 계정의 잔액 370만 원을 털어 ‘선거로고송 인격권·저작권’ 명목으로 CNC에 지불했다.경기 성남 중원의 김 의원과 광주 광산갑에 출마했던 장 후보도 잔액을 털어 CNC에 건넸다. 김 의원은 4월 20일 당시 후원회 기부금 계정에 남아 있는 잔액 129만 원을 전부 털어 ‘선거공보물 일부’ 명목으로 CNC에 송금했다. 장 후보는 5월 1일 후원회 기부금 계정의 잔액 56만 원을 CNC에 보냈다. 광주 서을에 출마했던 오병윤 후보는 3월 28일 잔액 1만7500원만 남기고 유세차량 비용으로 3000만 원을 CNC에 지출했다.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 2012-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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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정보로 주식투자 권유 손실액의 15% 배상하라” … 인터넷 증권방송 패소 판결

    허위 정보로 주식 투자를 권유한 인터넷 방송 진행자가 회원의 손실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민사14부(부장판사 홍이표)는 13일 상장 폐지 직전의 주식을 추천했다며 인터넷 증권방송 진행자와 업체를 대상으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 책임을 일부 인정해 569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주식 투자자 이모 씨(55·여)는 지난해 1월 인터넷 T증권방송에 가입해 월 회비 77만 원을 내고 ‘불사조’라는 별명으로 활동하는 진행자 권모 씨(49)의 방송을 통해 당시 코스닥 상장기업이었던 ‘A 전자’ 주식 매수를 권유받았다. 권 씨는 회원들에게 “확실한 내부정보”라며 “A 전자가 삼성전자와 1000억 원대 계약을 할 계획이며 작전 세력이 곧 주식을 크게 띄울 것”이라고 방송했다. 이 씨는 권 씨의 말을 믿고 4억 원을 투자했지만 A 전자가 두 달 만에 상장 폐지되면서 3억8000만 원을 날렸다. 재판부는 “금융영업 준칙을 적용받지 않는 유사투자자문업자라도 고객이 합리적 투자를 하도록 고객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방송 업체와 진행자의 책임을 인정해 이 씨의 손실액 중 15%인 5690만 원을 배상하도록 판결했다. 법원은 투자를 신중하게 결정하지 않았다고 보고 이 씨에게도 과실 비율을 85% 인정했다. 재판부 관계자는 “근거 없는 정보로 ‘한탕주의’ 투자를 조장한 인터넷 증권 방송에 처음으로 책임을 물은 판결”이라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2-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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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연평해전 발발 10년… 6용사 유족들 가슴에 담아뒀던 말 꺼내다

    《 한일 월드컵이 한창이던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 25분. 서해 연평도 서쪽 해상에서 경계 순찰 중이던 참수리급(170t) 해군고속정 357호는 북한 경비정의 선제 기습포격을 받았다. 윤영하 소령, 한상국 중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당한 사투였다. 하지만 남북 화해무드와 월드컵 열기에 묻혀 전투는 곧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제57회 현충일 추념식 참석차 모인 유가족 9명을 4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해군호텔에서 만났다. 한 중사 가족은 개인사정으로 불참했다. 》○ 여전히 ‘잊혀진 전투’ 현 정부 출범 이후 2008년부터 제2연평해전 추모식이 국가 차원의 행사로 승격되고 공무상 사망으로 분류됐던 6용사는 전사자로 명예를 되찾았다. 올해는 13∼15일 6용사의 이름을 딴 해군 유도탄고속함(PKG) 6정이 참가하는 합동해상훈련도 실시된다. 29일에는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사령부에서 유족 및 부상자, 선후배 장병과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0주년 제2연평해전 기념식이 열릴 예정이다. 7월 중순에는 제작비 약 60억 원 규모의 3차원(3D) 입체영화 ‘연평해전’(가제)이 내년 3월 개봉을 목표로 촬영을 시작하는 등 10주기를 기념하는 행사들이 잇따라 열린다. 하지만 유족들은 “제2연평해전은 여전히 잊혀진 전투”라고 말했다. 서 중사의 어머니 김정숙 씨(57)는 “이명박 대통령은 제2연평해전 기념식에 한 번도 참석한 적이 없다”며 “아들의 죽음이 홀대받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이 대통령은 “제2연평해전 전사자도 천안함과 같은 수준으로 예우하라”고 했지만 국방부는 다른 전사자들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10주기를 앞두고 사이버 추모공간이 폐쇄된 것도 유족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추모행사를 주관하는 국가보훈처는 ‘제2연평해전 사이버추모관’을 2008년 개설해 매년 6월에만 한시적으로 운영했지만 올해는 잠정폐쇄했다.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희생된 장병을 기리는 사이버 추모관이 상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보훈처 관계자는 “월 50만 원 정도 유지·보수비용이 드는 데다 링크를 통해 보훈처 홈페이지가 해킹당할 수도 있어 닫아뒀다”고 해명했다.○ “종북세력에 가슴 무너져” 유족들은 최근 국회에 입성한 이석기,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과 탈북자들을 ‘변절자’로 불러 구설에 오른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을 성토했다. 제2연평해전 이후 안보 관련 집회의 단골 연사가 된 황 중사의 아버지 황은태 씨(65)는 “나라를 지키는 데 자식을 바친 부모들에게 과연 그들이 무슨 할 말이 있을지 궁금하다”며 “전사자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밝혀보라고 하고 싶다”고 했다. 조 중사의 아버지 조상근 씨(72)도 “그런 사람들이 뉴스에 나오는 걸 보면서 유족들은 또 한 번 죽는다”며 “자식을 떠나보낸 사람들을 고문하는 격”이라고 했다. 윤 소령의 아버지 윤두호 씨(70)는 “‘반공교육’이 사라지고 안보교육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알게 하고 바른 국가관을 가르치는 것은 학교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래도 아들의 희생에 자부심” 10년 동안 자식 잃은 아픔을 삭이느라 건강을 잃은 부모들도 많았다. 박 병장의 어머니 이경자 씨(56)는 척추협착증으로 거동이 불편해 4일 마련된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아들 생각이 날 때마다 술로 마음을 달랬다는 조상근 씨는 간경화 치료를 받고 있다. 황 씨 부부는 지금도 경기 남양주시에 아들의 유품을 가져다 꾸민 컨테이너 기념관에 매주 들른다고 했다. 몸은 상했지만 자식이 나라를 위해 싸우다 죽었다는 자부심과 아들을 기억해주는 이들이 있다는 믿음은 이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었다. 윤 소령의 어머니 황덕희 씨(66)는 가방에 간직하던 쪽지 하나를 기자에게 보여줬다. 시가 적혀 있었다. ‘너는 지금 어디에 있니?/이 봄날 차거운(차가운) 바람 맞으며/진달래꽃도 피어나고/봄비 내리는 너를 만나러/아카시아꽃도 피었더라/너는 지금 어디에 있니?/봄날이 지나/너는/뜨거운 가슴으로/대한민국을 품었니./너는 지금 어디에 있니? -영하에게 2012년 5월에.’ “지난주 대전현충원에 갔더니 이 시가 묘비 앞에 놓여 있었어요. 비에 잔뜩 젖어 있어서 제가 새로 타이핑해서 갖고 다녀요. 유족 모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우리 자식들을 기억해주는 분들 덕분에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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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값 부담 3배로 늘기 전에… 사전피임약 ‘사전 사재기’?

    식품의약품안전청이 7일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사전경구피임약을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바꾸는 ‘의약품 재분류안’을 발표하면서 피임약 사재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식약청이 분류안을 확정하면 이르면 8월부터 처방전 없이는 사전피임약을 살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회사원 최모 씨(24·여)는 “사전피임약의 유통기한이 2년 정도인 만큼 의사 처방이 필요해지기 전에 많이 사놔야겠다”고 말했다. 가격 상승에 대비해 미리 사놓으려는 사람도 있다.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사전피임약을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하면 의원 수가가 많게는 1만2890원 추가돼 현재 한 상자(21알)에 7000∼8000원인 소비자의 약값 부담은 3배가량인 2만1000원 수준으로 높아진다. 현행 보험 규정상 피임과 관련된 진료는 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다. 여기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내는 약국 수가 4000∼8400원까지 포함하면 국민 부담이 4배까지 늘어나는 셈이다. 평소 사전피임약을 이용하지 않았던 회사원 박모 씨(25·여)도 “약값 부담이 높아지기 전에 일단 사둬야겠다”고 했다. 그러나 식약청 관계자는 “의사가 별문제 없다고 판단하면 1회 진료로 최장 1년 치도 살 수 있다”며 “1년 치를 한꺼번에 산다면 처방비 부담은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성 인터넷 카페인 ‘쌍화차코코아’ ‘소울드레서’ ‘화장발’ 카페로 구성된 ‘삼국카페’에서도 “곧 휴가철인데 언제 병원 가서 처방전 받고 약을 사느냐”며 “약을 미리 사두자”는 글이 폭주했다. 가정주부 조모 씨(30)도 “피임뿐 아니라 여행 전 생리를 늦추거나 불규칙한 생리 주기를 조절하기 위해 복용하기도 하는데 일일이 처방받기 번거롭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실제로 8일 서울시내 약국에서는 평소보다 많은 분량의 사전피임약을 구입하는 여성이 꽤 있었다. 한 여대 앞에서 약국을 하는 오천권 씨(59)는 “식약청 발표가 난 7일 사전피임약 2개월 분량을 사 간 여학생이 하루 만에 다시 와 2개월 치를 더 사 갔다”며 “한 번에 3개월 치만 판매하기 때문에 여러 약국을 돌아다니면서 약을 사 두는 것 같다”고 전했다. 사전피임약의 전문의약품 전환에 대한 대학 총여학생회의 반응은 갈렸다. 고려대 여학생위원회는 “여성의 접근성과 성적 결정권을 심하게 침해하는 결정”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사후피임약을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게 한 결정에는 찬성했다. 연세대와 한양대 총여학생회는 사전피임약에 대해서는 “오남용을 줄일 수 있다”며 처방 의무화를 환영하고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에는 반대했다. 강효인 연세대 총여학생회장(23)은 “사전피임약보다 호르몬 농도가 10∼15배 높은 사후피임약을 남용할 것이 우려된다”고 했다. 사전피임약의 전문의약품 전환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던 여성단체들도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한국여성민우회와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사후피임약은 응급약 성격이 강해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부작용 위험이 큰 사후피임약을 성급하게 일반의약품으로 바꿨다”고 비판했다. 주부 단체인 ‘고향을 생각하는 주부모임’ 관계자는 “신중한 성관계를 위해 모든 피임약에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 2012-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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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양대, 장애학생 5명 ‘해외 어학연수’

    한양대가 상대적으로 어학연수 기회가 적은 장애 학생에게 해외 어학연수 기회를 제공한다. 한양대는 장애 1∼3급 학생 5명을 대상으로 필리핀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연수에는 장애 학생의 이동과 생활을 도울 비장애 학생 2명도 함께 참여한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지체장애 3급 양에스더 씨(27·여·법학 4년)는 “해외에서 실전 회화 능력을 키울 수 있어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휠체어를 타는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하며 도우미로 활동해 온 윤미소 씨(22·파이낸셜경영학 3년)는 “작은 도움만 있어도 얼마든지 일반적인 생활이 가능한 장애 학생들이 좋은 기회가 있어도 ‘주변에 폐를 끼칠 것 같다’고 걱정하며 포기하는 걸 여러 번 지켜봐 안타까웠다”며 프로그램에 지원한 이유를 밝혔다. 참가 학생들은 다음 달부터 한 달간 필리핀 세부에서 1대1 수업과 강의를 들으며 영어 어학연수를 받는다. 귀국 전 현지 빈민가를 대상으로 자원봉사에 나서는 한편 문화체험도 할 계획이다. 한양대 관계자는 “비용을 전액 학교에서 지원하며 장애 학생이라는 점을 고려해 강의실과 기숙사도 준비했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2-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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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道公, 하이패스 위치정보 가공한 교통정보 등 판매해 한해 20억 수익… 경찰 “위법성 내사”

    한국도로공사가 하이패스 단말기를 통해 개인의 위치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위치정보를 교통정보로 가공해 포털 사이트 등에 판매해 매년 20억 안팎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본격 수사에 앞서 이 과정에 불법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내사에 착수했다.5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2009년 초부터 전국 고속도로변에 교통정보 수집을 목적으로 한 노변 기지국(RSE) 600여 개를 설치하고 하이패스 단말기를 장착한 차량의 구간별 통과시간 등 차량 위치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하이패스 단말기 중 교통정보 수집이 가능한 RF(라디오 주파수)형 단말기 가입 차량은 5월 현재 403만 대로 국내 등록 차량(2011년 12월 기준 약 1843만여 대)의 5분의 1에 달한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5대 중 1대는 구간별 운행 속도, 이동 경로 등이 도로공사의 교통정보 시스템에 의해 수집되고 있는 셈이다. 경찰은 수사가 개시되면 도로공사가 일반적인 교통정보 제공 목적을 넘어 이용자의 인적 정보를 수집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도로공사는 2008년 하이패스 이용 약관을 변경하며 공사가 단말기를 이용해 교통정보를 수집·이용할 수 있음을 고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찰은 “공사가 ‘광의의 위치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약관을 변경한 시점은 2010년”이라며 이전에 서비스에 가입한 270만 명으로부터는 ‘위치정보 제공’과 관련한 동의를 얻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공사 측은 “사전 동의를 얻지 못한 건 2008년 5월 이전 RF형 하이패스에 가입한 61만 명 뿐”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해 논란이 됐던 미국 애플사 ‘아이폰’의 사례처럼 도로공사가 위치정보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무단으로 개인 위치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위법성을 검토하고 있다.도로공사가 전국 고속도로 요금소 등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와 노면에 장착한 차랑 검지기(VDS), 하이패스 정보를 수집하는 RSE에서 얻은 교통정보를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와 통신사업자, 내비게이션 업체 등에 판매해 2011년 기준으로 20억 원 상당의 수익을 거둔 사실도 확인됐다. 이용자들이 고속도로 요금 결제 편의를 위해 구입한 하이패스 단말기가 공사의 교통정보 수익사업에 활용되고 있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공사 관계자는 “CCTV나 검지기 설비에 비해 하이패스 기지국 설치비용이 대당 1000만 원 수준으로 저렴하고 정보 질도 높아 설치가 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교통정보 수익사업 매출 중 하이패스를 통해 얻은 정보의 비율은 크지 않다”라고 주장했다.수집된 교통정보에 차량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포함되는지를 놓고는 도로공사 측과 경찰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기지국을 통해 수집하는 정보는 ‘하이패스 단말기의 제조번호’로 해당 차량의 개인정보와는 관련이 없고 철저한 암호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개별 차량의 위치정보를 식별할 수 없다”고 밝혔다.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하이패스 단말기는 특정 차량 소유주의 개인정보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제조번호를 통해 개인 위치정보를 충분히 식별할 수 있다”며 “효율적 요금 징수를 목적으로 판매한 단말기를 통해 고객의 동의 없이 위치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도로공사가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한 교통정보를 판매하며 수익사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 ‘위치정보 사업자’로 해석할 수도 있다”며 “‘위치정보 사업자’로서의 준수사항 위반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와는 별도로 도로공사의 상위기관인 국토해양부가 고속도로 요금 징수와 관련이 없는 국도상에서도 하이패스 단말기를 활용한 교통정보 수집 시스템 구축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하이패스 단말기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도로공사의 정보 수집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3년째 하이패스를 이용했다는 회사원 이모 씨(32)는 “톨게이트 통과 시간을 아끼려고 하이패스 단말기를 구입했는데 위치정보가 수집되고 있는 사실은 까맣게 몰랐다”며 “찜찜해서 최근에는 하이패스를 일부러 끄고 다닐 때도 있다”고 말했다.고현국 기자 mck@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2-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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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우면산 주민들 복구현장 걷기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 복구 현장에서 열린 ‘서초 한가족 걷기대회’에서 시민들이 공사 관계자들에게 손뼉을 쳐주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 2012-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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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덥다 더워” 해운대 55만 인파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개장 이후 첫 휴일인 3일 낮 최고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자 55만여 명의 피서 인파가 몰려 일광욕과 해수욕을 즐기고 있다. 4일 내륙지방 낮 최고기온은 31도를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부산=최재호 기자 choijh92@donga.com}

    • 2012-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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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파일]年 1500% 고리 ‘휴대전화깡’… 고교중퇴생도 적발

    고교 중퇴생 김모 군(17)은 지난해 11월 인터넷 게임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 쏠쏠한 ‘돈벌이’를 발견했다. 게시판에 글을 올려 채무자를 모으고 휴대전화로 게임머니를 소액 결제하도록 유도한 뒤 결제한 금액의 일부만 대출해 줘 차익을 챙기는 ‘휴대전화깡’이었다. 김 군은 최근까지 100여 명에게 1500여만 원을 불법대출하다가 특별 단속에 나선 경찰에 적발돼 지난달 불구속 입건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휴대전화로 소액 결제한 금액의 30∼65%만을 빌려주는 ‘휴대전화깡’ 수법을 이용해 연이율 405∼1500%의 고리로 13억여 원을 뜯어낸 무등록 대부업자 5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 2012-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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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휴지통]특급호텔서 현금 1억5000만원이 사라졌는데…

    “사라진 1억5000만 원을 찾아라.”지난달 30일 오전 서울의 한 특급호텔 직원들에게 특명이 내려왔다. 호텔에서 하룻밤 사이 사라진 현금 다발 1억5000만 원이 들어 있는 상자를 찾으라는 것. 이 돈은 부처님오신날이 낀 연휴 기간의 호텔 현금 수익금 중 일부였다. 지난달 29일 정산을 마친 뒤 프런트 직원이 돈을 금고에 넣지 않고 프런트 옆에 방치한 게 화근이었다. 다음 날 해당 직원이 출근해 보니 돈은 상자째 사라졌다.직원을 총동원했지만 상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신고를 받고 온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보니 상자가 놓인 곳에 호텔 청소부 정모 씨(47)가 다녀간 장면이 화면에 잡혀 있었다. 호텔과 경찰은 청소부 탈의실을 수색해 휴지통에서 돈 상자를 찾았다. 상자는 다른 쓰레기로 덮여 가려진 상태였다.정 씨는 “직원이 박스를 가져다 버리라고 해 옮기다가 돈이 보여 잠시 감춰둔 것”이라며 “돌려주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 광진경찰서는 정 씨가 돈을 발견하고도 바로 신고하지 않은 점으로 미뤄 범행 의도가 있었을 가능성을 놓고 조사 중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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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버드대 수석졸업 진권용 씨 귀국… 그가 말하는 공부비법

    “지식을 암기하는 것보다 소화해서 자신의 시각으로 재구성하는 게 중요합니다. 미국에 유학 갔을 때 이게 가장 어려웠어요.”한국인 최초로 하버드대 학부를 수석 졸업해 화제를 모은 진권용 씨(21)는 28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자택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올 9월 예일대 로스쿨 진학을 앞두고 이날 한국을 찾은 진 씨는 기자에게 유학 시절의 어려웠던 시기와 앞으로의 포부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강의에 충실하고 시각을 보여주라”진 씨는 하버드대를 만점(평균 평점 4.0점)으로 졸업한 비결로 강의에 충실했던 점을 꼽았다. 궁금한 점은 그 자리에서 교수에게 묻고 수업 앞뒤 시간을 쪼개 예습과 복습도 마쳐 시험기간에 따로 벼락치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그런 그에게도 험난한 시기가 있었다. 특히 토론과 에세이를 중요시하는 미국 수업 방식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암기 위주인 한국 수업에 익숙한 나머지 미국 매사추세츠 주 앤도버의 명문고인 필립스아카데미에 입학하고 나서도 외운 지식을 답안지에 나열하다가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한 것.진 씨는 “미국에서는 지식을 소화하고 자신의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진 씨의 국제통상 논문을 지도한 교수 마크 멜리츠 경제학과 교수는 진 씨의 논문을 “다양한 자료를 조화롭게 인용한 뛰어난 논문”이라고 극찬했다.○ “운동으로 친구와 마음의 벽 없애”진 씨의 유학은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라”는 아버지의 권유로 시작됐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미국 여행을 하며 현지인에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없어 답답했던 경험 때문에 진 씨도 선뜻 유학을 결심했다. 하지만 초등학교 6학년의 진 씨가 캐나다로 갔을 때 마주한 건 혹독한 언어 장벽이었다. 현지 친구들은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진 씨를 대화에 끼워주지 않았다. 대학교수인 진 씨의 아버지는 “권용이가 유학 초기 ‘친구 사귀는 게 어렵다’고 자주 하소연했다”고 전했다.그가 야구 축구 등 운동부에 들어 같이 활동하자 친구들은 서서히 마음을 열었다. 진 씨는 “조기 유학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낯선 환경과 새로운 친구들 앞에서 위축되기 때문”이라며 “운동이든 공부든 자신 있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다 보면 적응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진 씨 부모는 유학 생활에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묵묵히 지지하는 편이었다. 유학 초기에는 어머니가 캐나다를 오가며 진 씨를 보살폈지만 고교 진학 뒤에는 전화로만 상담했다. 진 씨는 “자율과 책임을 강조한 부모님 덕에 독립심을 길렀다”고 말했다. 진 씨는 평소 어른스러운 태도 때문에 미국 친구 사이에서 ‘정신적 아버지(spiritual father)’로 불리기도 했다.유학 비용은 1년 기준으로 학비(3만5000달러)와 기숙사비 등을 포함해 5만5000달러(약 6500만 원)가 들었다. 진 씨는 학부 최고 에세이상 상금 1500달러, 2009년 고교 ‘화제의 졸업생’ 장학금 3000달러 등 스스로 구한 돈을 학자금에 보탰다. ○ 국익을 대변하는 변호사가 목표진 씨가 로스쿨 졸업 뒤 목표로 삼은 분야는 금융정책 및 국제통상 두 가지다. 진 씨는 지난해 여름 한국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서 인턴을 할 당시 저축은행 사태 피해자들을 만나고 나서 금융정책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진 씨는 “평생 모은 재산을 한번에 날리게 된 피해자들의 사연이 안타까웠다”며 “금융 체계의 문제점을 미리 발견해 고치고 한국 금융의 거시건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그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가 늘어나면서 국가 간 통상 분쟁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한국의 국익을 대변하는 국제통상 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롤 모델로 여기고 공부했다”며 “그처럼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한국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2-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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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 “日帝 강제징용 배상해야”]“대한민국 사법 주권 회복한 날”

    “일제 피해 구제를 위해 싸워온 20년 변호사 인생에서 가장 값진 날입니다.” 2000년부터 미쓰비시(三菱)중공업을 상대로 긴 소송 끝에 24일 대법원으로부터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판결을 이끌어낸 법무법인 삼일 최봉태 대표변호사(50·사진)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날을 “대한민국 사법 주권을 회복한 날”이라며 “70년의 한이 풀리는 판결”이라고 감격해했다. 2심 재판부는 일본 재판부의 판결을 인용해 원고의 소를 기각했다. 그는 “일본 사법부가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판결하면 그것도 따라야 한다는 논리였다”고 비판하고 “대법원의 판결은 일본의 한반도 지배가 대한민국 헌법에 정면충돌한다는 점을 선언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최 변호사는 1992년 개업한 뒤 일제 강제징용 및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활동을 해왔다. 그는 “도쿄대 유학 시절 일본 시민과 변호사들이 한국인보다 적극적으로 피해자 구제에 나서는 모습을 보고 부끄러움을 느낀 것이 결정적 계기였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일제 피해자 구제의 마중물(물을 뽑아내기 위해 펌프에 먼저 붓는 한 바가지의 물)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미쓰비시에 대해서는 ‘아리랑 3호’ 위성을 제작하는 등 한국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 기업인 만큼 자발적으로 책임을 다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판결이 일본에서 진행 중인 위안부 피해자 협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변호사가 변론을 맡은 미쓰비시 관련 피해자들은 이날 판결을 보지 못하고 모두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 생존자였던 정창희 씨는 3월 3일 사망했다. 최 변호사는 “정 씨 빈소에서 유족과 ‘끝까지 싸우겠다’고 약속했다”며 “조만간 피해자들의 묘를 찾아 판결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잠시 눈에 물기를 보이던 최 변호사는 짧게 말했다.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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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하원 외교위원장 한양대서 名博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오른쪽)이 23일 ‘북한인권법’ 대표 발의 등의 공로로 한양대에서 명예 정치학 박사 학위증을 받고 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2012-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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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농부들 모내기 체험

    23일 서울 강동구 암사동 도시텃밭에 마련된 ‘어린이 논 생태학교’에 참가한 선사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모내기를 체험하고 있다. 강동구는 2010년 도시텃밭을 열어 올해 4만8000여 ㎡(1만4545평)를 구민에게 분양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 2012-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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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규 건국대총장 끝내 “사퇴”

    교직원노조와 교수협의회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 온 건국대 김진규 총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건국대 관계자는 23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캠퍼스 본관에서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김 총장이 ‘신변을 정리한 뒤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사들에 따르면 김 총장은 임기를 4개월가량 남긴 이달 29일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이사회에서는 예정된 안건 대신 김 총장 거취에 대한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A 이사는 “교직원노조와 교수협의회 구성원 90% 이상이 김 총장에게 불신임 의사를 표시한 가운데 김 총장을 둘러싸고 교비 횡령 등 의혹이 속속 드러나 사퇴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회의 초반 사퇴를 거부하던 김 총장은 “학교 명예가 실추되기 전에 나가달라”는 이사들의 요구가 거세지자 학교에 남겠다는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사회가 진행되는 내내 본관 및 충북 충주시 글로컬 캠퍼스 행정관에서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집회를 벌인 총학생회 70여 명과 노조 및 교수협 관계자 150여 명은 이사회 내용이 알려지자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김 총장은 2010년 9월 취임한 이래 교수업적 평가기준 상향 조정과 학사구조 개편 등 개혁안을 소통과 원칙 없이 추진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여기에다 과다한 연봉과 업무추진비를 받는 사실이 알려지며 지난해부터 노조와 교수협의 해임 요구를 받았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2-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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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막말 김용민’ 대학축제 초청 싸고 시끌

    막말 파문을 일으킨 김용민 전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후보(사진)가 한양대 축제에 강연자로 초청된 사실이 알려지며 학내 논란이 일고 있다. 한양대에 따르면 김 전 후보는 축제 기간인 23일 오후 학내 모임인 ‘애국한양 문학예술학생연합(애문연)’ 초청을 받아 ‘20대 쫄지 않고 사는 법’이라는 주제로 2시간 강연한 뒤 사인회를 연다. 강연회는 애문연이 한양대 축제 기간에 맞춰 여는 대안축제 ‘희망이 딱!’의 하나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학생들은 “저질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인물을 굳이 초청하는 이유가 뭐냐”며 주최 측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막말 논란 이전 김 전 후보의 팬이었다고 밝힌 사회과학대 박모 씨(23)는 “사회적 물의를 빚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연사로 초청할 필요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21일 한양대 인터넷 커뮤니티 ‘위한’에도 “막말로 지탄받은 인물에게 무슨 배울 점이 있다고 초청하는 거냐”는 비판 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애문연 관계자는 “김 전 후보 측에서 ‘대학생을 만나고 싶다’고 제안했다”며 초청 경위를 설명하고 “정치인 자질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한양대 겸임교수 재직 당시 강연과 팟캐스트 방송에 대한 평가가 좋아 초청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강연회에서 막말 파문에 대해서도 활발한 질의응답이 오갈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한양대 총학생회는 “총학 차원에서 섭외한 것이 아니고 본 축제와 별개로 진행된다”고 밝혔다.김 전 후보는 2009년까지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였다. 한편 애문연은 24일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격수’로 통하는 최재천 19대 국회의원 민주당 당선자를 초청해 ‘한미 동맹과 FTA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강의를 열 예정이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2-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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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고려왕비 ‘선잠제향’ 재현행사

    누에치기의 풍요를 기원하며 고려시대 때 시작된 ‘선잠제향’ 재현행사가 2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성북동 선잠단지에서 열렸다. 제향을 집전할 왕비가 선잠단지로 입장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 2012-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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