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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들이 1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대한변협 사무실을 방문해 현 집행부가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부여하는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 데 항의하는 의견서를 위철환 변협 회장에게 전달했다.○ 막판까지 문구 놓고 진통…성명서는 의견서로 20분 남짓 비공개로 이어진 면담 때 위 회장이 먼저 해명에 나섰다. 한 전임 회장이 “우리가 왜 항의방문을 했는지 묻는 게 순서가 아닌가”라고 발언을 제지했고, 이들은 “우리 뜻은 여기에 있다”라며 미리 준비한 의견서만 전달하고 별다른 대화 없이 자리를 떴다. A4용지 4장 분량의 의견서에는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은 형사사법의 대원칙을 위반한다는 의견 대립이 존재함에도 현 집행부가 이를 무시한 채 편향된 시각을 담은 입법안을 제정하라고 (국회에) 요구하고 있다. 이는 법치주의 근간을 무시하며, 입법 만능주의에 기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의견서는 변협 회장을 지낸 김두현 박승서 함정호 정재헌 천기흥 이진강 신영무 변호사가 공동 작성했으며, 이 가운데 4명이 항의방문에 나섰다. 의견서 초안에는 원래 ‘헌법과 법률에 따른 법치주의 원칙에 따르지 않고’ ‘일부 여론에 편승하여 분열을 조장하는’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여야 할 변협의 존재 목적과 본분을 잊고’ 등의 강한 비판을 담은 표현이 있었다. 하지만 이날 긴급 조찬 회동에서 이런 표현은 두 차례 수정을 거치면서 빠졌다. 이 모임의 좌장격인 정재헌 변호사는 기자들과 만나 “(변협 집행부가) 법치주의 원칙에 입각해 세월호 특별법을 지원해 달라는 뜻에서 의견서를 전했다”고 말했다. 당초 전임 회장은 현 집행부의 편향성을 지적하는 성명서를 공개할 방침이었으나 “현 집행부의 체면에 손상을 줘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의견서 ‘내부 전달’로 바뀌었다. ○ 변협 “다른 대안 배척 않는다” 전임 회장단이 항의방문한 직후 변협은 상임이사회를 열었고, 이날 오후 3시 “변협의 세월호 특별법 안을 유일한 방안이라고 주장하는 게 아니며 다른 대안을 배척하는 것도 결코 아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변협이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위 회장 측 인사는 “전임 회장들이 오해가 있었는데 현 집행부의 취지를 납득시켰다”고 설명했으나,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전임 회장은 “그런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며 불쾌해 했다. 전임 회장들의 이례적인 방문은 변협이 올해 7월 9일 국회에 입법청원한 이른바 ‘세월호 특별법’ 때문이다.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고, 조사위의 4분의 3을 야당 또는 피해자가족 측 추천인사로 채우는 법률안은 변협이 유가족 대책위와 700여 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마련했다. 국회에서 특별법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변협은 24일 위 회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변협이 마련한 법률안이)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든다는 여권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변호사 1043인 명의로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신동진 shine@donga.com·신나리 기자}
‘세월호 진상조사특별위원회에 수사권을 부여하라’고 대한변호사협회 집행부가 공식 성명을 낸 것을 두고 역대 변협 회장들이 1일 긴급 회동을 한 뒤 위철환 변협 회장을 항의 방문하기로 해 파문이 예상된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두현(30대) 박승서(35대) 함정호(39대) 정재헌(41대) 천기흥(43대) 이진강(44대) 신영무 변호사(46대) 등 전직 변협 회장 7명은 1일 오전 서울시내 모처에서 긴급 조찬 모임을 할 예정이다. 이어 이들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변협 사무실을 방문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변협 집행부가 편향된 시각에서 일부 구성원의 목소리를 전체 구성원의 입장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뜻을 전달키로 했다. 변협은 7월 세월호 특별법에 수사권 등 강력한 조사권이 필요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8월 25일 열린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에 참석한 각계 법조인들은 “이 성명이 헌법원리에 위배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 집행부가 변협 일부의 의사만으로 1만7000여 명에 이르는 전체 변호사의 의견인 양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 회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변협 집행부는 특정 세력이 아닌 정의와 약자의 편에 서 있다”고 말했다.조건희 becom@donga.com·신동진 기자}

#사례 1. 서울의 한 사립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은 교수 자녀 3명이 아버지의 제자로 입학했다. 부산의 한 로스쿨 교수는 같은 학교 1기생인 딸과 논문을 함께 쓰고 아들도 제자로 맞았다. 이처럼 스승과 부모가 같은 ‘로사부일체(Law·법-師父一體)’ 학생이 누군지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사례 2. 국내의 한 유명 로펌에서는 최근 구성원 변호사의 딸이 입사시험에 합격했지만 내부에서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입사를 포기했다. 이 로펌은 다른 구성원 변호사의 자녀도 두 명이나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 이 로펌의 변호사 초임 연봉은 1억 원이 넘는다. 로스쿨은 변호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인 동시에 예비 판검사를 배출하는 ‘사법 분야 공직 등용문’이다. 지난 3년간 로스쿨을 졸업하는 동시에 매년 35∼42명의 검사가 배출됐다. 내년부터는 로스쿨 1기생들의 판사 임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판검사 양성소’로서 로스쿨-로펌의 선발 과정은 공정성을 잃고 있다는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있는 집안 자녀가 (입학 또는 채용에) 유리하다’는 얘기와 함께 ‘현대판 음서제(蔭敍制·고려 조선시대에 과거시험 없이 상류층 자손을 특별히 채용하는 제도)’라는 말까지 나온다.○ ‘유전입학 무전포기’… 높기만 한 진입장벽 로스쿨의 한 해 학비는 국립대 1052만 원, 사립대 2075만 원이다. 교재비와 기숙사비까지 합치면 3년간 6000만∼1억 원이 든다. 한 해 평균 2000만 원 이상의 교육비를 댈 수 있는 가정형편이 아니라면 로스쿨 진학은 ‘언감생심’인 게 현실이다. 로스쿨은 한 해 2000명 정원 중 110∼130명 정도를 사회적배려대상자로 선발한다. 그러나 2012년 감사원 감사 결과 자격 미달자가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비용 부담 때문에 입학을 포기한 학생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2009∼2012년에는 310명이 중도에 자퇴했다. 학비 등의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대형 로펌은 고소득이 보장돼 인기가 높다. 김앤장, 태평양, 광장, 율촌, 세종 등 대형로펌은 초임 연봉이 1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로펌에 입사하면 1년 만에 로스쿨 학비를 만회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로펌에 들어가기란 로스쿨에서 1, 2등 했던 학생도 쉽지 않아 ‘하늘의 별따기’로 불린다.○ 일부 로펌, 미래 위해 있는 집안 자제 영입 동아일보 취재 결과 로스쿨 1∼3기 졸업생 중 법관, 의사, 고위 공무원, 대학교수 등 이른바 전문직 부모의 자녀는 250여 명으로 전체 4500여 명의 5.5% 정도였다. 그중 고위 법관, 기업 임원, 대사, 로펌 대표 자제 등 유력인사 자제들이 대형 로펌에 취업한 사례는 30명이 넘었고 일부는 의심스러운 사례도 있었다. 고액 연봉으로 로펌 못지않게 인기가 높은 한 대기업은 로스쿨 1기인 부사장 자녀를 사내 변호사로 취업시켰다. 대한변협도 고위 임원을 지낸 한 인사의 자녀를 산하기관의 변호사로 채용했다. 한 현직 국회의원의 아들은 아버지와 같은 당 바로 옆 지역구 의원이었던 인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법조계 공공기관에 올해 취업했다. 오너 지배구조인 A, B로펌은 구성원 변호사 자제들의 채용에 관대했다. 고위 법관 자제는 무조건 뽑아 졸업생들 사이에 ‘귀족 로펌’이라는 별명을 가진 곳도 있었다. 한 유력 로펌 관계자는 “대형사건 수임과 인맥 형성에 도움이 되는 ‘있는 집안’ 자제 선발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심을 받는 당사자들의 로스쿨 동기들과 로펌 관계자 등은 “(실력으로) 갈 만한 사람이 갔다”는 평가를 내놨다. 최근 한 대형 로펌에 취업한 대법관 아들은 인턴을 했던 다른 로펌에도 합격했을 정도로 실력이 좋았지만 입사 전부터 ‘고위 법관 자제 우대 선발로 유명한 모 로펌에 들어갈 것’이란 소문에 휩싸였다. ○ 선발 기준은 베일에 싸여 있어 그럼에도 돈과 ‘백’ 없이는 로스쿨 입학과 로펌 취업이 어렵다는 얘기가 그치지 않는 이유는 로스쿨-로펌 선발 과정에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로스쿨은 ‘법학적성시험(LEET)’을 보지만 변별력이 낮아 사실상 ‘면접’이 합격 여부를 좌우한다. 취업 자료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로스쿨 성적은 전국 25개 로스쿨 간 편차로 객관적이지 못하다. 유일한 공인시험인 변호사시험 성적은 ‘비공개’다. 응시자는 합격 여부만 통보받는다. 구체적인 성적은 자신은 물론이고 로펌이나 공공기관에도 공개되지 않는다. 사법시험 출신과 병행해 선발하는 로클럭(재판연구원), 검찰, 경력 법관 임용 과정에서 유독 로스쿨 출신에게만 ‘특혜’ 시비가 불거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법시험으로 법조인을 충원하는 기존 선발체제에서는 고위 법관의 아들이라도 사법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법조인이 될 수 없었다. 하지만 면접 등 주관적인 요소가 선발에 영향을 미치는 로스쿨-로펌에서는 그렇지 않다. 사법시험-사법연수원 출신의 한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졸업생들은 판검사 임용이나 로펌에 취업할 때 관행적으로 연수원 성적을 내야 했다. 연수원생들끼리 서로 성적을 알고 있기 때문에 로펌 취업 때도 뒷말이 없었다”며 “이제 투명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세종 “공정하게”… 입사지원서 ‘가족란’ 삭제 ▼“변호사 시험성적 공개” 주장 잇따라법무법인 세종은 올해 겨울 인턴 선발부터 입사지원서에 가족관계란을 없애기로 했다. 여당 대표를 지낸 안상수 경남 창원시장 자녀의 입사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터에 최근 인사위원회에서 실력이 좋은 고위층 자제를 ‘공정성’ 시비를 불식하기 위해 일부러 뽑지 말자는 의견이 나오자 차라리 가족관계란을 없애자고 결론 냈다. 당장 내년부터 로스쿨 1기생들을 경력법관으로 뽑는 법원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관 선발의 공정성은 사법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다”라고 토로했다. 대법원은 최근 로스쿨 출신에 대한 면접을 늘리고 별도의 서면평가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로스쿨 출신 법조인의 취업 등을 둘러싼 공정성 시비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방안으로 변호사시험 성적을 공개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전준호 대변인은 “변호사시험 성적을 공개하고 취업 자료로 제출하는 방안이 ‘음서제’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즉효약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지방대 로스쿨에서도 변호사시험 성적을 공개하자는 의견이 많다. 로스쿨 간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지방의 한 국립대 로스쿨 교수는 “지방에서 1, 2등 하는 학생이 대형 로펌에 들어가기는커녕 공익법무관도 못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성적 공개를 꺼린다는 건 취업 불이익이 상대적으로 적은 서울 상위권 로스쿨들의 얘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험 성적 공개가 로스쿨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시험에 의한 선발’에서 ‘교육에 의한 양성’으로 바뀐 법조인 교육 체계에 역행한다는 것. 서울의 한 로스쿨 교수는 “변호사시험 성적을 공개하면 시험 과목에만 치중하는 ‘변시 수험학원’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검정고시 응시 연령을 만 12세로 제한한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유모 군(13)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중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 응시를 제한한 것은 부당하다며 대전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최연소인 만 10세에 초중고교 검정고시를 통과한 유 군은 이 판결로 합격이 취소돼 휴학 당시인 초등학교 4학년에 재입학하거나 다시 검정고시를 봐야 할 처지에 놓였다. 2001년 8월생인 유 군은 또래보다 1년 이른 만 5세 때인 2007년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2010년 9월 4학년 1학기를 마친 뒤 2011년 대전에서 치러진 중입 검정고시에 응시하기 위해 원서를 제출했다. 교육청이 “만 9세에 불과해 응시 자격이 없다”며 원서를 반려하자 유 군의 어머니가 소를 제기했다. 유 군은 법원 판결에 따라 합격이 취소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계속 검정고시를 치러 대입 검정고시까지 합격해 관심을 끌었다. 재판부는 “중입 검정고시 응시 연령 제한은 전인간적인 교육을 실시하려는 초등학교 의무교육의 목적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응시 연령을 제한하지 않을 경우 초등학교 교육이 의무가 아닌 선택교육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10대 소녀를 살해한 뒤 성폭행하고 시신까지 훼손한 혐의(살인, 강간, 사체오욕 등)로 기소된 심모 씨(20)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에 정보공개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심 씨의 나이와 성행,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을 고려해보면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이 부당해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심 씨는 지난해 7월 경기 용인시 기흥구의 한 모텔에서 친구의 소개로 알고 지내던 A 양(17)을 성폭행한 뒤 목졸라 살해했다. 이어 미리 준비한 공업용 커터칼 등을 이용해 A 양의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9월 구속기소됐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부검 결과 심 씨가 시신을 성폭행한 혐의가 추가로 밝혀졌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지만 원심 재판부는 범행 당시 심 씨가 만 19세였고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헌법재판소는 2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교원노조의 정치활동을 금지’한 교원노조법 3조와 ‘공무원의 공무 외 집단행위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66조 1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각각 제기한 위헌법률심판과 헌법소원사건에서 “두 조항 모두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공무원의 집단행위는 정치적 중립성의 훼손으로 공무의 공정성·객관성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킬 수 있다. 교원노조에 정치활동을 허용할 경우 학생들에게 편향된 가치관을 갖게 하거나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원노조법이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지만 교원의 경제·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한 노조활동은 당연히 허용되고, 교육정책과 관련된 정치적 표현도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헌재 재판관 9명 중 7명은 교원노조의 정치활동 금지를 합헌이라고 봤지만 이정미 김이수 재판관은 “교원노조법 규정은 일률적이고 전면적으로 정치활동을 금지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 국가공무원법 규정도 공무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전교조는 2009년 소속 교사들 명의로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하는 촛불집회와 용산 참사와 관련한 시국선언을 내 주동자 등이 교육청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이들은 징계를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진행하던 중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거나 헌법소원을 제기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2009년 정부의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정원 감축 계획에 반발해 열차 운행을 중단시킨 전국철도노동조합의 파업은 사업자가 미처 대비할 틈도 없이 막대한 지장을 미쳤기 때문에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수서발 고속철도(KTX) 운영업체 설립에 반대해 22일간 파업을 해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 등 간부들 역시 ‘파업의 예상 가능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로 유무죄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코레일의 운송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철도노조 조합원 이모 씨(54) 등 22명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철도노조는 2009년 정부가 코레일 정원 5000명 감축 등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같은 해 5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파업을 했다. 원심은 열차 운행 중단으로 인한 손해는 공익사업장 자체의 성격 때문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상고심 재판부는 코레일 측이 노조의 파업 강행을 예상할 수 없어 중대한 피해를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1월 전국단위 파업은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 반대 등 단체교섭 대상이 될 수 없는 구조조정을 저지하는 게 주된 목적이었다. 파업하기 직전까지 단체교섭이 완전히 결렬될 만한 상황도 아니어서 사업 운영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011년 ‘사용자가 사업을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전격적인 파업이어야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밝힌 판례에 따른 것이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 씨(55)로부터 은닉재산을 매입한 유명 외식 프랜차이즈 대표 박모 씨(51)가 “불법재산인 줄 몰랐다”며 압류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소송을 내자 검찰이 박 씨 측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지난해 7월 시행된 ‘전두환 추징법’에 근거한 압류가 시작된 이래 첫 ‘불복 소송’으로 만약 박 씨가 승소할 경우 전 전 대통령의 미납추징금 1182억 원의 환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 씨는 2011년 4월 재국 씨의 외사촌이자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재홍 씨(58)에게 27억 원을 주고 서울 한남동의 땅 일부를 샀다. 이 씨는 전 전 대통령 누나의 아들로 재국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인터넷 서점 리브로의 4대주주다. 박 씨는 같은 해 5월 이 씨의 장인 강모 씨(79)에게 이 땅의 나머지 지분도 30억 원에 매수했다. 검찰은 ‘불법재산임을 알면서 취득한 재산은 제3자를 상대로도 추징할 수 있다’는 전두환 추징법을 적용해 지난해 이 땅을 압류했다. 그러나 박 씨는 소장에서 “그 땅이 재국 씨 소유임을 알았다 해도 땅 매입에 전 전 대통령의 자금이 들어갔을 거라고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며 반발했다. 검찰은 재판부에 “땅 매입에 전 전 대통령 자금이 사용됐다고 충분히 추정할 수 있는데도 박 씨가 이 땅을 사들였기 때문에 박 씨에게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는 의견서를 냈다.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는 △과거 재국 씨와 금전거래를 했던 박 씨가 재국 씨에게 자금세탁을 하기 쉬운 무기명 채권을 제공한 전력이 있고 △박 씨가 2011년 땅을 살 때 명의자가 아닌 재국 씨와 직접 거래한 점 △박 씨와 재국 씨가 가족끼리 친분이 두텁고, 자주 만나 땅의 실소유주와 관리인을 알았다는 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장관석 jks@donga.com·신동진 기자}
통합진보당이 결국 이석기 의원과 선긋기에 나섰다. 통진당은 26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정당해산심판 13차 변론에서 “5월 회합을 당의 공식행사라고 말한 적이 없다”며 같은 모임을 ‘당의 강연회’라고 주장한 이 의원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5월 회합’은 지난해 5월 1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마리스타 교육관에서 당원 130명이 모인 자리로 이 의원의 ‘내란선동’ 사건에서 RO(혁명조직) 모임인지 여부로 논란이 됐던 모임이다. 1심은 이 회합이 RO 모임이라고 인정한 반면, 2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RO는 인정할 수 없지만 이 자리가 정당 모임으로 ‘내란선동의 장’이었다고 판단했다. 이날 법무부는 서울고법 판결문을 거론하면서 5월 회합이 통진당의 공식행사였다며 이 점을 집중 공략했다. 법무부는 “2심 판결문에 ‘피고인의 주장대로 진보당의 정세강연회라 하더라도’라는 표현이 여러 번 나온다. 이에 비춰 봐도 변호인 스스로 당의 공식행사임을 강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통진당은 △당의 홈페이지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모임이 공지되지 않았고 안내 현수막도 없었던 점 △예약자명도 경기도당으로 하지 않은 점 △참석한 국회의원 소개도 없었던 점을 이유로 당의 ‘공식적’ 행사와 달랐다고 설명했다. 내란선동 사건에서 검찰이 평상시 강연회와는 다르다며 제시한 근거를, 이번엔 통진당이 공식적 모임이 아니었다는 근거라며 말을 바꾼 것. 하지만 2심 증인으로 나온 당원들은 ‘통합진보당의 이미지가 좋지 않아 차명으로 예약했다’ ‘다른 당 모임에서도 굳이 국회의원을 소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1심 당시 통진당이 ‘5월 회합은 경기도당 임원회의에서 결정한 당 모임’이라는 피고인의 모두진술을 보도자료로 언론에 배포한 것과도 배치되는 대목이다. 서울고법 사건에서 이정희 통진당 대표를 포함한 이 의원 측 변호인단은 RO를 부정하기 위해 이 자리가 ‘정상적인 당 모임’이라는 논리를 폈다. 따라서 이날 통진당 측 대리인의 발언은 ‘내란선동 유죄’의 불똥을 차단해 당을 살리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헌법재판소 연구관들이 단기 해외연수를 다녀오면서 ‘92자’짜리 소감을 적거나 일정 소개 수준의 부실한 보고서를 제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헌법연구관은 위헌 심판을 맡는 헌법재판관을 도와 사건 심리와 판례를 연구하는 실무 역할을 한다. 헌법재판소는 전문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 처음으로 10년 이상 근속한 연구관들을 대상으로 해외연수 기회를 마련했다.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이병석 의원(새누리당)이 헌재에서 제출받은 ‘해외연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 사이에 연구관 6명을 평균 10일 안팎으로 해외연수를 보냈다. 연수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호주였고 해당 국가 법원이나 법과대학 방문, 문화 시찰 등의 일정이었다. 이들이 연수 후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해당 국가 법원 자료나 관계자 인터뷰 등을 실은 보고서도 있었지만 상당수가 ‘소감문’에 가까웠다. 큰 글씨(14포인트)로 일정을 풀어 설명하거나 10일간의 연수 소감을 넉 줄로 정리한 연구관도 있었다. 소감 내용도 “헌법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거나 “유익했다”는 식이었다. 헌재 연구관들의 1인당 해외연수 비용이 하루 평균 100만 원을 넘어 호화 연수라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호화 연수 비판을 받았던 국민연금공단 직원들의 하루 체재비가 47만 원이었던 점과 비교해 많은 액수라는 것. 하지만 연수비용의 70%에 달하는 왕복항공료 683만 원을 빼면 순수 체재비는 1인당 하루 35만 원 선인 것으로 확인됐다. 4줄짜리 소감평소 재직하면서 궁금하게 생각했던 미국 로스쿨 제도의 운영, 연방대법원을 포함한 연방법원의 관할 및 재판 운영 등에 대해 실제로 보고, 들을 수 있어 매우 유익하였음.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61)가 유신 시절 부친인 고 김철 전 통일사회당 당수(1926∼1994)의 긴급조치 위반 불법 구금과 관련해 국가로부터 3280여만 원의 배상금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9단독 김유랑 판사는 김 전 대표 등 유가족 3명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는 각 3280여만 원씩 모두 98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소 승소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김 판사는 “긴급조치 제9호 위반죄로 김 전 당수를 574일간 구금한 건 국가의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이로 인해 그의 가족이 겪은 고통에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서울중앙지법 민사46단독 강주헌 판사는 라디오 방송 진행자 김미화 씨를 ‘친노종북좌파’라고 표현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사진)와 미디어워치 법인에 각각 800만 원과 500만 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고 22일 밝혔다. 강 판사는 “변 씨의 ‘친노종북좌파’ 표현은 사실 적시가 아니라 의견 표명에 가깝기 때문에 명예를 훼손했다고 볼 수 없지만 기사 내용 등 사실과 결합해 김 씨의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미디어워치는 지난해 3월 김 씨를 ‘친노좌파’ ‘친노종북세력’이라고 표현하며 석사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를 냈고, 변 대표는 이 내용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김 씨는 “악의적으로 명예를 훼손했다”며 변 대표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변 대표는 2012년 3월에도 트위터에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 심재환 변호사 부부를 ‘종북 주사파’로 표현하는 글을 올렸다가 소송을 당했다. 1, 2심 재판부는 이 표현을 ‘사실의 적시’로 보고 명예훼손 책임을 인정해 15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변 대표는 이달 8일 나온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이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돈을 받고 법안을 발의해준 ‘몸통’은 방면되고 ‘깃털’만 구속됐다.” 똑같은 사람에게서 비슷한 액수의 돈을 받고 함께 청탁입법을 해준 혐의(뇌물수수)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 김재윤 의원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심사 결과가 다르게 나오자 검찰에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똑같은 혐의 김재윤·신계륜 법원 판단 달라 두 의원은 혐의는 상당 부분 겹친다. 서울종합예술직업학교(SAC) 김민성 이사장으로부터 지난해 9월 SAC의 민원이 담긴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 개정안’의 발의 시기를 전후해 여러 차례에 걸쳐 총 5000여만 원을 건네받았다는 것이다. 신 의원이 법안을 대표 발의했고 김 의원은 공동발의자로 서명했다. 검찰은 김 이사장의 청탁에 신 의원이 적극 나섰기 때문에 김 의원보다 혐의가 더 무겁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도 법원은 신 의원의 구속영장을 기각했고 김 의원의 영장만 발부했다. 신 의원에 대해선 “공여자 진술의 신빙성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했고 김 의원에 대해선 “소명되는 범죄 혐의가 중대하다”고 상반된 설명을 내놓았다. 이에 검찰 측은 “김 이사장이 한 진술과 증거엔 별다른 차이가 없고, 대질조사에서도 김 이사장의 진술은 변함이 없었다”며 “법원의 판단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김 이사장의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의 질과 양, 구속 상태에서 추가 조사를 해야 할 필요성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두 사람이 돈을 받았다는 장소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의 내용과 받은 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관한 주변 인물의 진술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법원은 검찰 수사에서 김 이사장의 진술을 검증한 과정을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이 “김 의원에게 돈을 줬다”고 한 진술은 비교적 수사 초기에 나와 검찰이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탄탄하게 확보한 반면 신계륜 신학용 의원은 뒤늦게 수차례 추가로 추궁하는 과정에서 진술이 나왔다는 것. 두 신 의원의 경우 객관적 물증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시각이다. 신학용 의원은 SAC로부터 받은 액수가 상대적으로 적고(1500만 원), 한국유치원총연합회로부터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출판기념회 때 받은 3880만 원을 뇌물로 보는 것은 다툼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법원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영장 기각 의원들 보강수사 착수 검찰은 일단 구속영장이 기각된 신계륜 신학용 의원에 대해선 보강 수사를 벌인 뒤 추가 수사 결과에 따라 두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는 것도 검토할 방침이다. 검찰 안팎에선 “영장 기각이 오히려 해당 의원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영장 기각 이후 검찰이 대대적인 추가 수사를 벌여 예기치 않게 또 다른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는 사례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올해 4월 신헌 전 롯데쇼핑 대표의 경우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뒤 검찰의 추가 수사 끝에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것으로 드러난 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결국 구속됐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철도 납품업체 AVT로부터 55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21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의 체포동의요구서를 검찰에 보냈다. 8월 임시국회 회기가 22일 시작됐기 때문에 송 의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위해선 국회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현직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에 대한 여론의 반감이 크기 때문에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체포동의요구서가 처리될 것으로 보고 정치권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최우열 dnsp@donga.com·신동진·변종국 기자}
1600억 원대의 탈세·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54)이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한 차례 더 연장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권기훈)는 21일 “전문 심리위원들의 의견을 참고한 결과 이 회장의 구속집행정지를 연장할 필요성이 있다”며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11월 21일까지 3개월 더 연장했다. 이 회장은 거액의 비자금을 운용하면서 조세포탈과 횡령, 배임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징역 4년과 벌금 260억 원을 선고했지만 신부전증을 앓던 이 회장이 신장 이식수술을 한 점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항소심 재판부가 구속집행정지 재연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올해 4월 구치소에 다시 수감됐다가 병세가 악화돼 두 달 뒤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았다. 이후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으며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이 회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은 다음 달 4일 열린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사기성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으로 개인투자자 수만 명에게 1조3000억 원대의 피해를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1월 구속 기소된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65·사진)에게 징역 15년이 구형됐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위현석) 심리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 측은 “현 회장은 그룹 계열사인 동양증권을 범행 수단으로 사용해 부실 계열사의 CP를 시장에 유통시키고, 개인투자자들의 피 같은 돈을 자신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희생시켰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현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동양파워와 동양매직의 매각을 지체한 것이 통한의 실책이었다”며 “나는 ‘실패한 회장’이며 피해자들과 동양 가족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함께 기소된 정진석 전 동양증권 사장에게는 징역 10년, 김철 전 동양네트웍스 대표와 이상화 전 동양인터내셔널 대표이사에게는 징역 8년이 구형됐다. 선고는 10월 10일 오후 2시.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2008년 노동자들의 무장봉기를 통해 자본가 정부를 전복하자는 주장을 펼친 ‘사회주의노동자연합(사노련)’의 간부들이 국가 변란을 선동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20일 사노련 창립에 주도적 역할을 한 오세철 연세대 명예교수(71) 등 간부 8명의 상고심에서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는 원심대로 유죄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노련이) 북한의 지령을 받지 않았다 해도 국가 변란을 선전·선동한 이적단체에 포함된다”고 판결했다. 다만 헌재가 3월 한정위헌 결정한 야간집회 관련 부분에 한해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오 교수 등은 2008년 2월 사노련을 결성해 기관지와 토론회 등에서 ‘생산수단 국유화’ ‘폭력 혁명’ 등을 주장한 혐의로 2009년 불구속 기소됐다. 사노련 측은 자신들이 북한과 관련이 없는 ‘자생적 사회주의자들’로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1심은 이들의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인정해 가담 정도에 따라 징역 1년∼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2심에서는 1심에서 무죄로 인정된 이적 표현물 제작 혐의까지 유죄로 보고 형량을 높여 징역 1년 6개월∼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살림을 어떻게 했길래 12년 동안 한 푼도 안 모아둔 거야!” 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학 병원에서 근무하다가 2003년 서울 양천구에 병원을 개업한 의사 A 씨(53·여)는 이 무렵 이렇게 지적하는 남편과 자주 다퉜다. 방송국에 근무했던 남편 B 씨의 연봉이 7000만 원으로 적지 않았지만 개업 후 1년 동안 A 씨의 수입이 없다시피 한 탓. A 씨는 소득이 줄어든 상태에서 두 자녀의 교육비와 도우미 비용을 대느라 저축할 여유가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B 씨는 아내의 씀씀이를 탓하며 경제권을 넘기라고 요구했다. 이후 B 씨는 자신의 월급 중 일부만 생활비로 내놨고 A 씨도 자신의 수입 명세를 밝히지 않은 채 부부 사이는 점점 어색해졌다. 2010년 B 씨가 지방으로 발령받으면서 ‘주말부부’가 되자 부부의 대화는 더 줄어들었다. 생활비 문제로 남편과 골이 깊었던 A 씨는 남편이 말도 없이 외국 출장을 가고 명절엔 시댁식구들과 여행을 가자 이혼 소송을 내 1심에선 이겼다. 하지만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김용석)는 “주말부부는 이혼 사유가 안 된다”며 A 씨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A 씨 부부가 남편이 지방근무를 하면서 정상적인 대화를 하거나 다정한 시간을 보내지 못했지만 혼인 파탄까지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지난해) 5·12 회합은 통합진보당의 정세강연회로 피고인 이석기 강연의 취지는 북한의 공격에 동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반전평화활동을 강조한 것이다.” 11일 항소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은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재판부에 제출했던 항소이유서의 요지다. 1심은 ‘RO(혁명조직)’ 조직원 130명이 지난해 5월 1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마리스타 교육관에 모인 자리에서 내란음모 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해 유죄를 선고했다. 항소심에서 이 의원은 내란음모 혐의를 벗기 위해 “5·12 회합이 RO 모임이 아니라 흔한 ‘정당 행사’”라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이민걸)는 피고인의 주장을 100% 받아들였고 그 결과 이 의원은 내란음모 혐의 부분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 ‘정당 행사’라는 주장이 인정돼 형량도 징역 12년에서 3년이 줄었지만, 이 대목이 헌법재판소에서 심리 중인 위헌정당해산 심판 사건에서는 통진당 측에 도리어 치명적인 ‘독(毒)’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초 항소심 선고 결과 내란음모 혐의에 무죄가 선고되자 정당해산 심판 사건에서 통진당이 유리해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판결문 전문이 공개된 뒤 법원 안팎에서는 이번 항소심 판결이 꼭 통진당에 유리할 것 같지는 않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정당해산 심판에서 RO와의 연관성을 부인해온 통진당 측은 항소심 재판부가 내란음모 혐의와 RO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유리한 고지에 섰다며 반기고 있다. ‘5·12 회합은 이 의원 추종세력의 일탈범죄’라고 몰아 “당원 개인의 일탈행위만 갖고 당 전체의 위헌성을 인정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꼬리 자르기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정당해산 심판의 통진당 대리인인 이재화 변호사는 “서울고법이 RO를 인정하지 않고 내란선동만 유죄로 본 것은 ‘이 의원 개인의 일탈행위’로 판단한 것”이라며 “내란선동 회합 자체가 당의 공식 활동이라는 증거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11일 서울고법의 판결문에는 5·12 회합이 틀림없는 정당 모임으로 기재돼 있다. 서울고법은 이 회합을 내란음모와 똑같은 불법성을 가진 ‘내란선동의 장’으로 규정하면서 통진당의 모임으로 인정한 것은 이 의원 주장에서 비롯된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재판부는 “(이 의원 등의) 내란선동은 대한민국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중대한 해악을 끼치는 행위로서 ‘피고인의 주장대로’ 현직 국회의원 주도의 정당 모임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그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내란음모 혐의를 벗기 위해 5·12 회합의 ‘목적’에만 치중하고 정당 모임이라는 점을 쉽게 인정한 것이 이제는 ‘당과는 무관한 일탈행위’로 빠져나갈 수 없게 ‘자승자박’한 꼴이 된 것이다. 헌재 심판에서 관련 사건의 판결문은 그 자체로 증거가 된다. 정당해산 심판을 청구한 법무부 측 대리인 정점식 검사장은 “통진당이 이석기 재판 판결의 영향을 단단히 오도하는 것 같다. 재판부가 ‘피고인의 주장대로’ 인용한 부분을 오독하지 않길 바란다”고 꼬집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2011년 7월 18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와 관련해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이 있다고 처음으로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판사 장준현)는 13일 우면산 인근 주민 황모 씨(47) 가족 5명이 서울시와 서초구,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서초구는 집에 갇혀 있던 3명에게 위자료 200만 원씩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서초구 담당공무원은 사고 전날 산사태 위험 통보 문자메시지를 전달받고 당일 새벽 30mm가 넘는 폭우 등 사고 위험을 알 수 있었지만 대피 지시 등 조치를 게을리했다”며 서초구의 책임을 인정했다. 2011년 7월 27일 오전 5시부터 시간당 20mm가 넘는 비가 쏟아졌고, 오전 7시∼7시 반에는 시간당 30mm에 육박할 만큼 빗줄기가 거세져 늦어도 7시 40분경에는 관할 구청인 서초구가 산사태 경보를 발령하고 주민을 대피시켜야 했는데 이런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국가와 서울시 등이 산사태 예방 대책을 소홀히 하고, 터널 및 주거지 개발 공사 등 난개발로 지반을 약화시켜 산사태 원인을 제공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산상 피해가 아닌 사고 충격에 따른 정신적 위자료만 인정한 것이다. 사고 당시 우면산 북사면 쪽 서초구 방배동 임광아파트에 살던 황 씨 가족은 창문을 넘어 들어온 토사와 빗물에 가재도구 등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에 황 씨는 “위자료와 함께 이사 비용과 수선비 등 1억30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현재 서울중앙지법에 계류 중인 우면산 산사태 관련 소송은 모두 8건으로 이 중 사망자 유가족이 낸 것은 5건이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개인과 개인 사이의 정의를 세우는 데는 두 번의 재판이면 충분하다. 세 번째 재판(상고심)은 그 사건에서 누가 이기는가보다는 더 높은 차원의 문제가 관련된 경우에 한정해야 한다.” 미국 27대 대통령을 지낸 10대 연방대법원장 윌리엄 태프트(1857∼1930)가 남긴 법언이다. 미국 상고심의 역사는 태프트 연방대법원장 이전과 이후로 나눌 정도로 그는 미국 사법사에 큰 발자국을 남겼다.○ 선진국, 상고심 개혁으로 국민 기본권 확립 취임 첫해 그의 상고심 개혁 의지는 단호했다. 당시 상고심 재판에 걸리는 평균 시간은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5년. 대법원이 사건 더미 속에 파묻혀 있다가는 국가와 국민에게 중대한 의미가 있는 판결을 놓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의회를 설득해 ‘상고허가제’를 처음 도입했다. 이후 재판의 홍수로부터 해방된 미 연방대법원은 미란다 원칙 고지, 1인 1표제 허용, 흑백 차별 철폐 등 기념비적인 판결들을 잇달아 내놓았다. 지금도 연간 상고허가 신청사건은 1만 건을 넘지 않으며 70여 건만 전원합의 판결의 대상이 된다. 상고심 사건 폭증 문제는 민주적 사법체계를 운영하는 나라들이 모두 경험한 일이다. 미국 독일 등 사법 선진국들은 다양한 제도 개선으로 풀어냈고, 대법원이 ‘최고 정책법원 기능’과 ‘사법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만족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상고허가제는 이 가운데 가장 일반적이고 이상적인 방안으로 손꼽힌다. 미국은 상고허가신청이 들어오면 ‘룰 오브 포(Rule of 4)’, 즉 9명의 대법관 가운데 4명이 동의해야만 대법원의 상고심이 열린다. 이 중 98% 정도가 만장일치로 기각된다고 한다. 대니 전 미국 뉴욕 주 브루클린지원 형사수석부장판사는 “미국 국민에게 연방 대법원은 국민의 인권을 확실히 표현해줄 수 있는 곳이며 공권력의 기본권 침해를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 뚜렷하게 표현해주는 기관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영국은 2009년 대법원을 새로 설치하면서 기존에 있던 상고허가제를 그대로 유지했다. 일반 공중에게 중요한 법적 쟁점을 포함하고 있어 대법원이 심리해야 한다고 인정할 때 상고를 허가한다. 독일은 민사사건에 2002년부터 상고허가제를 전면 적용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독일은 2002년 이후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던 상고심 사건 접수가 2004년 3633건, 2011년 3357건으로 진정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웃 나라 일본은 상고심 사건 수가 우리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최고재판소로 올라오는 사건을 선별하는 ‘상고수리제’를 운영하고 있다. 헌법 위반이나 기존 판례에 저촉될 때는 상고가 인정되지만 그 외에는 중요한 법령 해석이 쟁점이 될 때만 최고재판소 재량으로 상고 수리 여부가 결정된다. 이호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상고수리제가 도입된 이후 일본은 최고법원으로 가서 모든 것을 끝낸다는 의식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대법원이 제 역할 하면 국민 전체 권리 증진 우리나라에도 최고법원인 대법원의 기능을 강화하면서도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까지 보장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대부분 수포로 돌아갔다.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려는 것이냐” “대법원이 ‘힘 있고 돈 있는 자’의 사건만 처리하겠다는 말이냐”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상고허가제는 1981년 도입됐지만 권위주의적 발상 아래 시행됐다는 국민 불신으로 1990년 폐지됐다. 이에 앞서 고등법원에 상고부를 둔다는 논의도 진행된 적이 있었지만 이 역시 소송가액을 기준으로 사건을 나누다 국민 법감정에 맞지 않아 철회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결국 한국은 ‘상고남발 필터링’ 제도가 없는 사실상 유일한 나라가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상고에 부적합한 사건을 종결하는 ‘심리불속행 기각’ 제도가 있지만 기록을 검토한 다음 결론을 내기 때문에 큰 효과는 없는 실정이다. 한 전직 대법관은 “당시 대법관들이 여러 전원합의 판결로 국민 권익을 보호하는 판결을 내렸다면 ‘상고허가제’가 불신을 받고 제도가 폐지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국민 기본권 신장에 나서지 않은 대법원과 역대 대법관들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실패를 경험했지만 이제는 한국 사회의 전체 기본권을 보장할 수 있는 선진 사법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때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미란다 원칙’의 주인공 미란다는 밤길에 여성을 뒤따라가서 성폭행하거나 미수에 그친 연쇄 성폭행범이었다”며 “어찌 보면 단순 성범죄에 불과한 사건에서 중요한 형사 절차적 의미를 찾아낸 것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최고법원으로서 제 기능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신동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