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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 △경영관리팀장 윤주영 △정보화추진팀장 원종성 △KBC 운영팀장 최장성 △기간제조산업팀장 서강석 △생활소비재산업팀장 김현태 △IT산업처장 양장석 △전시컨벤션처장 한정현 △해외협력개발팀장 나윤수 △자원건설플랜트팀장 강영수 △글로벌파트너링사업팀장 전미호 △글로벌소싱팀장 황필구 △Contact KOREA 단장 황규준 △해외시장컨설팅팀장 김병권 △아대양주팀장 최조환 △중국사업단장 박진형 △일본사업단장 정혁 △해외투자지원단장 김상욱 △해외진출컨설팅팀장 김문영 △투자전략팀장 안상근 △주력산업유치팀장 박영하 △금융산업유치팀장 박성일 △외국기업고충처리팀장 이규선 △G2G지원팀장 김광희}
어렵게 1차 시험에 통과했는데…. “남자 다룰 줄 알아요?” “부모님 왜 이혼하셨어요?” “외모 때문에 고생 좀 하죠?” 면접관이 던진 질문들. 일자리 얻으러 갔다가 가슴에 비수를 맞고 돌아오는 구직자들이 늘고 있다. 미국에서 건너온 압박면접, 한국에선 ‘모욕면접’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 청년백수 35만 명 시대. 면접장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 세계 첫 전체 ‘페이스 오프’3월 세계 최초로 안면 전체 이식 수술을 받아 화제를 모았던 스페인 남성 오스카 씨가 27일 언론에 처음 모습을 나타냈다. 비록 완벽한 얼굴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음료를 마시고 말도 할 수 있고 피부의 자극을 느끼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그는 가족과 식사를 하거나 거리를 걸어보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 벤처, 특허 팔아 200억 매출창업 후 9년 동안 적자만 냈다. 투자자들에게 빌린 돈도 못 갚았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런 기업이 많아져야 한다”고 말한다. 어째서일까. 기술 중심 강소회사를 꿈꾸며 10여 년간 융합 연구개발(R&D)에 몰두해온 한 기업의 반전 성공 스토리를 좇아가봤다.}

《여기 한 기업이 있다. 이 회사는 2000년 창업한 이래 꼬박 9년 연속 적자를 봤다. 창업 후 지인들에게서 투자받은 300억 원도 제대로 갚아본 적이 없다. 2006년 상장 당시 적자액은 260억 원에 육박했다. 2008년까지 재무제표만 놓고 보면 거의 ‘실격’ 수준인 기업이다. 하지만 지식경제부 조석 성장동력실장은 이 회사에 대해 “재미있는 기업이다. 이런 회사가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국내 바이오융합 벤처기업인 ‘나노엔텍’이다. 나노엔텍은 지난해 세계적인 다국적 바이오기업인 ‘라이프 테크놀로지스’사에 갖고 있던 특허 2건을 팔아 단숨에 매출 200억 원을 올렸다. 현재 나노엔텍이 보유한 생명공학 분야 특허 건수는 120여 개에 이른다. 그뿐만 아니다. 나노엔텍은 자신들이 가진 각종 기술을 기반으로 바이오 분야 연구개발(R&D) 장비를 개발해 지난해 미주와 유럽에서 매출 133억 원을 올렸다. 이렇게 얻은 당기 순이익은 143억 원. 창업 이래 첫 흑자이자 ‘대반전’의 시작이었다.》 ○기술지주회사의 꿈 10년 전 이 회사를 차린 사람은 장준근 대표(43)다. 장 대표는 일반인의 관점에서 보자면 ‘괴짜’다. 서울대 기계설계학과 학사 출신인 그는 이후 서울대 의대에서 인공장기와 세포공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땄다. 보통이라면 의대 교수가 됐을 스펙이지만 그는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자리를 택했다. “병원에서 연구를 하다 보니 생물학을 연구할 수 있는 도구가 너무 안 좋더라고요. 원래 제가 반도체 가공기술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이런 걸 의료와 잘 융합해서 쓸 만한 연구 장비를 만들어야겠다 싶었죠.” 2000년 그는 서울대 동료 3명, 후배, 제자 등과 함께 서울대에 교내 벤처를 차렸다. 2006년 회사를 상장시키고서는 아예 서울대 교수 자리도 내던졌다. 이들의 목표는 ‘기술 중심의 강소기업’을 만드는 것. R&D는 “남이 안 했던 R&D만 한다”는 게 원칙이었고 제품 판매나 마케팅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남들이 우리 기술을 가져다 돈을 벌 수 있는 기술만 만들면 영업은 저절로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게 장 대표의 얘기다.○공대박사 ‘종합세트’, 융합혁신 이뤄 실제 창업 이후 나노엔텍에는 줄곧 그 흔한 영업사원이 1명도 없었다. 그 대신 R&D인력만큼은 꾸준히 영입했다. 현재 나노엔텍의 직원 65명 중 70%는 R&D 인력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석·박사 출신이다. 회사의 기획 담당자조차도 공학박사일 정도다. 인력들의 전공을 들여다보면 더 별나다. 이 작은 회사에 기계공학 전공자부터 유체역학, 생물과학, 생화학, 전자공학, 통신, 반도체까지 별별 전공자들이 다 모여 있다. ‘세상에 없는’ 바이오연구 제품을 만들려면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을 모두 융합해야 했다. 실제 나노엔텍의 기술과 제품은 모두 ‘융합혁신’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다. 대표 제품 중 하나인 ‘줄리(JuLI)’는 세포 배양과정을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찍어 스마트폰으로 자동 전송되게 한 현미경이다. 증식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수시로 실험실에 가지 않아도 집이나 바깥에서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어 선진국 연구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다. 지금까지 눈으로 세어야 했던 세포 수를 나노기술을 접목해 자동으로 셀 수 있게 한 장비도 글로벌 세포계수기 시장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나노엔텍은 연구용 장비뿐만 아니라 일반용 의료진단 장비로까지 개발영역을 넓히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제품은 피 한 방울로 암이나 심혈관 질환을 진단할 수 있게 한 장비다. 당뇨 환자들이 집에서 혈당검사를 할 때처럼 신용카드 크기의 진단키트에 혈청을 떨어뜨리면 5분 후 각종 암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리는 나노기술로 큰 실험실을 진단키트에 축소해 짓는 겁니다. 대형 대학병원에 가지 않고도 동네 의원이나 보건소에서 수시로 간편하게 병을 검사할 수 있게요. 그러면 건강 위험신호도 더 빨리 잡아낼 수 있죠.” ▼ 피 한방울로 암 진단하는 ‘키트’ 만들어 주목 ▼○ 융합성공 핵심은 ‘통역’ BT, NT, IT, 반도체 등 각종 기술을 융합해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사람을 엮는 일’이었다. “우리나라는 학력이 높을수록 자신과 전공이 다른 사람과 한 공간에서 일하는 걸 못 견뎌요. 다른 학문과 융합 R&D를 해본 경험이 없으니까요. 예를 들어 화학박사다 하면 다른 회사에서는 자기 분야 사람들하고만 일하니까 얘기가 잘 통하거든요. 그런데 우리 회사에서는 그게 아닌 거예요.” 그는 “이들이 서로 얘기가 안 통한다며 돌아설 때 ‘통역’을 하고 일할 분위기를 만드는 게 사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며 “이제는 직원 개개인이 팀 안에서 뭘 해야 하고 서로를 어떻게 도울지 너무 잘 안다”고 말했다. “핵심인재 유출요? 그런 거 걱정 안합니다. 우리 기술은 한두 직원을 빼간다고 해서 베낄 수 있는 기술이 아니에요. 융합기술은 ‘팀’이 만드는 것이니까요.” 장 대표는 “이렇게 되기까지 8∼9년의 시간과 시행착오가 꼭 필요했다”며 “9년간의 적자는 ‘적자’가 아닌 ‘투자’였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5월 지경부가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중심으로 꾸린 ‘국가 R&D전략기획단’의 유일한 벤처기업 단원이자 유일한 40대 ‘젊은’ 단원으로 포함됐다. “정부가 융합벤처를 돕고 싶어 하는데 직접적인 자금 지원은 절대 안 됩니다. 절박감이 없으면 새로운 기술이 나올 수 없거든요. 대신 그 회사의 결과물이 꽃피기까지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해요. 실패하더라도 사기꾼이라고 몰아붙이지 않고 기회를 주는 사회적 관용이 필요합니다.” 실제 그는 창업 이래 정부나 기관 투자를 한 번도 받지 않고 지인들의 투자만 받았다고 했다. 정부나 기관은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지인이라도 10년 가까이 기다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솔직해야 하고 거짓말하면 안 됩니다. 우리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뭘 하고 있는지, 현재 어디까지 왔는지를 수시로 가감 없이 보여줘야죠. 당장 돈이 궁하다고 4∼5년이 필요한 연구를 1년이면 된다고 해서도 안 되고요. 이러니까 ‘황당하지만 두고 보자’며 기다려주더군요.(웃음)” 그는 “한국은 가진 게 머리밖에 없는 나라니 벤처를 해야 하고 지식산업을 해야 한다”며 “도전에 대한 사회적 관용만이 한국을 ‘기술지주국가’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기업 이름까지 거명하며 대기업의 ‘과실(果實)’ 독식 문제를 연일 질타하자 재계에 비상이 걸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특별조사에 들어갔고 정운찬 국무총리,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대기업 비판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재계는 이 같은 발언이 구체적인 대기업 압박 정책으로 이어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기업, “노력하고 있는데…” 대기업들은 이 대통령의 강도 높은 비판 릴레이에도 불구하고 “마땅히 내놓을 대책이 없다”며 고심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상생 협력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내놓을 만한 대책이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아직 가시적인 것은 없지만 언론 보도를 보면서 투자, 상생 등에 대한 대응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대기업 임원은 “현실은 1차 협력업체들이 소규모 하청업체를 후려치는 일이 더 많은데도 화살은 대기업으로만 돌아온다”면서 “대기업이 투자와 혁신을 통해 거둔 성과마저 마치 하청업체를 쪼아서 낸 실적처럼 왜곡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최근 캐피털 업체의 고금리 문제를 지적했던 롯데캐피탈과 롯데그룹은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금리는 캐피털 업계 전체가 결정하는 문제인데 하나의 사례로 거론돼 당혹스럽다”며 “당시 처음 언급됐던 금리는 대부업체와 혼동해 잘못 전달된 것이어서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롯데캐피탈도 자체적으로 문제점이 있는지 검토해 대응방안을 마련 중이지만, 당장 개별 회사 차원에서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투자 미진에 대한 질타에는 대기업 대부분이 ‘세종시나 미소금융 등 다방면에서 노력해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측은 “600대 기업이 올해 투자하기로 한 103조 원의 집행을 서두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올해 사상 최대인 15조 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던 LG그룹의 경우 상반기에 8조 원을 집행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대통령의 잇따른 발언이 오히려 기업의 경영 전략에 영향을 주거나 투자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며 “기업의 경영에 대해서는 신중히 고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경련, 협력업체 실태조사 나서 전경련은 대통령 발언을 계기로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상생 모델을 찾기 위해 광범위한 실태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양극화 실태, 제품군별 영업이익률, 2차 및 3차 협력업체들의 애로사항, 협력업체들의 경쟁력 등이 조사대상이다. 전경련은 대기업이 주로 거래하는 1차 협력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상장사 평균치를 상회해 대기업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은 대부분 2차, 3차 협력업체라는 것. 전제경 전경련 홍보실장은 “대기업이 1차 협력업체들에 ‘2차, 3차 협력업체에도 이윤을 더 돌려주라’고 하면 자칫 경영 개입이 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대기업들도 난감해하는 것 같다”면서 “이런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상생 모델을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 중소기업들, “제도적 뒷받침 해달라” 중소기업들은 정부가 뒤늦게나마 관심을 보이는 것이 다행이라면서도 구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효성 있는 정부 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주문이다. 중소기업들은 무엇보다 납품단가 현실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20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가격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대답한 업체가 44.2%에 달했다. 이는 경기가 더 나빴던 2008년 10월∼2009년 4월에 응답자의 80.5%가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일부라도 납품 단가에 반영됐다’고 밝힌 것보다 열악한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대기업이 투자와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그 혜택이 2차, 3차 협력사에까지 미칠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협력 잘하는 기업에 인센티브 검토 지식경제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과 관련해 1차 협력업체와 관계가 좋은 대기업들의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이를 2, 3차 협력업체들에도 전파하며 우수 실천기업에는 추가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경부 측은 “최근 대기업-1차 벤더(협력업체) 간 하도급 문제는 많이 개선됐지만 2, 3차 벤더 쪽 고충은 여전해서 문제”라며 “공정위가 규제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지경부에서는 인센티브 강화를 통해 상생을 도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말레이시아 사바 주에는 ‘마무트’라는 이름의 대형 구리 광산이 있다. 1970년대부터 30년 가까이 운영된 광산이다. 본래 사바 지역은 원시적 자연미로 유명한 곳. 하지만 폐광 이후 마무트 광산 일대는 악몽과 같은 상황을 맞았다. 웅덩이처럼 파인 산 정상부에 빗물이 고이면서 산꼭대기에 거대한 호수가 생긴 것. 이 물은 구리와 섞이면서 강한 산성수로 변했고, 산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면서 나무와 풀을 고사시켰다. 초당 400L의 구리물이 갱도 곳곳에서 쏟아지면서 급기야는 산 아래 마을의 물도 마실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됐다. 마무트 광산의 폐해를 경험한 말레이시아 당국은 “앞으로 광산피해 복구대책이 없는 자원개발 논의란 있을 수 없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회복 전제 안 되면 개발도 없다” 최근 세계적으로 자원 확보 경쟁이 가열되면서 광산들을 앞 다퉈 개발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중국, 몽골, 베트남, 미얀마 등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광산 개발 열기가 뜨겁다. 그러나 광산 개발 이후 처참하게 버려지는 땅의 모습은 큰 숙제다. 광산 개발지는 해당 현장뿐 아니라 그 주변까지 심각하게 훼손하는 경우가 많다. 방치하면 그 피해는 더욱 깊고 광범위해진다. 이러한 광산개발 피해(광해·鑛害)를 복원하는 것이 이른바 ‘광해관리’ 기술이다. 화학, 지질, 산림, 토목 분야의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폐광지역 일대의 수질을 개선하고 경관을 재건하는 게 핵심. 최근에는 광산 주변에 쌓여있는 폐석에서 숨겨진 희귀광물을 재추출하거나 폐광 터를 골프장이나 리조트 같은 위락시설로 변환하는 사업으로까지 기술이 확장되는 추세다. 선진국의 경우 아예 광산 개발 전부터 개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설비를 구축하는 사례도 있다. 우리나라의 광해관리 사업을 담당하는 한국광해관리공단 측은 “이 같은 광해관리 기술은 아시아에서 한국과 일본만 가지고 있다”며 “자원개발이 활발한 동남아지역 국가 대부분은 광해관리 기술이 전혀 없어 사업 기회가 많다”고 전했다. 일본은 기술면에서는 한국보다 뛰어나지만 가격이 비싸 신흥국들에는 한국이 더 매력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호주까지 수주전 가세 세계은행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광해복원 시장은 연간 60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대형 광산 개발이 이뤄지는 국가만 어림잡아도 중국 몽골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베트남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16개국이다. 광해관리공단 관계자는 “이 지역 광해관리 수주에는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미국, 호주까지 경합을 벌이고 있다”며 “최근 들어서는 광해관리를 전제로 자원개발권을 따내는 전략도 많이 쓴다”고 전했다. 신흥개도국들도 환경보전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선진국들보다 다소 늦게 해외시장에 진출한 한국은 ‘기술 과외’ 전략을 적극 내세우고 있다. 한 예로 몽골에서는 몽골 정부 기관들과 광해방지 관련 양해각서(MOU)를 맺고 현지 공무원들에게 광해관리 기술 교육을 제공했다. 광해관리공단 이이재 이사장은 “이는 실제 4건의 광해복구사업 수주로 이어졌다”며 “몽골뿐 아니라 베트남 말레이시아 키르기스스탄 중국 등에서도 기술 컨설팅을 통한 수주 확대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제 남은 임기 1년을 ‘리튬 확보’에 걸겠습니다.” 30일 취임 2주년을 맞는 한국광물자원공사 김신종 사장(사진)이 2차 전지의 핵심 광물인 리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작년 4월 ‘리튬 트라이앵글(칠레·아르헨티나·볼리비아)’ 지역 중 하나인 볼리비아 리튬광산을 찾았다. 직항이 없어 미국, 페루를 거쳐 도착한 후에도 4000m 고도를 견디기 위해 산소호흡기를 써야 하는 곳이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이곳에 세계 매장량의 40%에 달하는 540만 t의 리튬이 묻혀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인류 문명은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게 될 겁니다. 바로 석유에서 리튬배터리(2차 전지)로의 에너지원 전환이 그것이지요. 한국이 그 변화의 중심에 서려면 리튬을 반드시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김 사장의 현지 방문에 정부의 남미자원외교가 더해지면서 지난해 한국은 볼리비아 국영광업공사 등과 리튬자원개발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2, 3년 먼저 현지에 진출한 프랑스, 중국, 일본, 브라질과 비교하면 뒤늦은 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볼리비아는 2013년부터 정부 주도로 리튬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술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뜻이지요. LG화학, 삼성SDI 등 우리 기업들이 2차 전지 분야에서 좋은 역량을 가지고 있는 만큼 체계적인 기술개발과 지속적인 자원외교협력이 잘 추진된다면 한국이 제일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겁니다.” 김 사장은 “해외 경쟁자들과의 자금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 사업 일부를 민간기업에 매각해 추가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올해 1건 이상의 해외 인수합병(M&A)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올여름 최대전력수요가 7월 한 달 동안 7번이나 경신되며 급증해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다음 달에는 사상 최대의 전력난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25일 지식경제부와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2일 오후 3시 우리나라의 최대전력수요는 6762.9kW로 올여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만 벌써 7번째 경신된 수치다. 이른 더위가 찾아온 올여름 최대전력수요는 이미 이달 1일(6327.4kW) 작년 여름 최대기록(6321.2kW)을 넘어섰다. 이어 2일(6327.7kW), 5일(6458.7kW), 6일(6502.5kW), 19일(6568.3kW), 20일(6700.8kW), 22일(6761.9kW) 등 최대전력수요가 계속해서 늘면서 이전 기록을 갈아 치웠다. 지경부는 “아직까진 올 1월 13일 세워진 연중 최대전력수요 기록(6896.3kW)을 넘어서진 않았다”며 “그러나 8월이 되면 본격적인 냉방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력 예비율이 위험수위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22일 전력 예비율은 8.4%. 전력업계는 예비율이 8%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위험수위로 본다. 지경부는 “올여름 최대전력수요는 작년보다 11.8% 증가한 7070만 kW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공급능력은 7530만 kW에 머무르고 있는 만큼 절전 동참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한국전력공사가 인도네시아의 유연탄 전문 기업 ‘바얀리소스’의 상장주식 20%를 5억1500만 달러(약 6180억 원)에 인수했다고 21일 밝혔다. 한전은 앞으로 바얀리소스가 생산하는 유연탄을 지분만큼 들여올 예정이다. 이로써 한전의 발전용 유연탄 자주개발률은 종전의 24%에서 34%로 10%포인트 높아지게 됐다. 바얀리소스는 인도네시아의 8위 유연탄 생산기업으로 8개 광산에 총 10억 t의 매장 유연탄을 갖고 있는 회사다. 한전은 이번 지분 인수로 바얀리소스의 경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으며 2012년부터 연간 200만 t, 2015년부터는 연간 700만 t의 유연탄을 공급받게 됐다. 한전 측은 “바얀리소스는 운송망과 육해상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어 생산뿐 아니라 운송, 가공까지 모두 가능한 게 장점”이라며 “향후 바얀리소스의 잉여 물류시설을 상업적으로 활용해 인도네시아에서 추가 수익을 올리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올해 3월 지식경제부의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장으로 영입된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사진). 그는 지난주 3박 4일의 일본 출장기간에 무려 13곳의 현지 기업을 둘러봤다. 동행했던 이들은 “엄청난 일정이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다음 달 9일 융합산업 분야의 유망기업들을 둘러보기 위해 다시 미국으로 간다. 지경부 관계자는 “황 단장은 전략기획단장으로 영입되기 전 이미 1년간 미국과 일본 등을 오가며 신기술 현장을 둘러봤지만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한 번 더 선택이 맞는지 확인하며 신중에 신중을 더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미래 먹을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황 단장표 ‘드림팀’의 최종 선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국 20년 책임질 기술 판을 짜라 황 단장이 이토록 심혈을 기울이는 ‘최종 결정’이란 8월 말 발표를 목표로 짜고 있는 ‘10대 미래산업 선도기술’ 로드맵을 말한다. 앞으로 10∼20년간 한국을 먹여 살릴 10대 기술을 선정하는 작업이다. 10대 기술 중 5개는 당장 3∼5년 내 가시적인 매출성과를 올릴 수 있는 아이템으로, 나머지 5개는 오직 한국만이 가능한(only one) 독창적인 산업기술로 정한다는 계획이다. 미래 글로벌 기술 방향에 대한 혜안을 바탕으로 현재 우리가 잘하고 있는 산업기술의 융복합화를 극대화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로드맵인 셈이다. 황 단장은 해외의 R&D 자원을 끌어오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하나 우리가 최고가 아닌 기술이 있다면, 해외의 1등 기술과 인력을 우리 것으로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지경부는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이들 10개 기술에 지경부가 한 해 동안 쓸 수 있는 4조4000억 원의 R&D 예산을 집중할 예정이다. 즉, 이 로드맵을 기반으로 향후 한국의 신성장동력 산업 방향이 정해진다는 의미다. 그만큼 어렵고 고심이 되는 작업일 수밖에 없다.○ 정부 R&D도 ‘경쟁과 책임’, 기업형으로 혁신 황 단장은 최경환 지경부 장관이 ‘삼고초려’한 끝에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선영 서울대 교수(융합신산업), 조신 SK경영경제연구소 전문위원(정보기술산업), 주영섭 전 현대오토넷 사장(주력산업), 홍순형 KAIST 나노융합연구소장(부품소재), 박상덕 전 전력기반센터 센터장(에너지) 등 5인이 상근 투자관리자(MD)로 추가 영입돼 ‘드림팀’이 꾸려졌다. 장관까지 직접 나서 민간 주도의 R&D 전략단을 꾸린 것은 그간의 국가 R&D 전략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5년간 다른 분야 예산에 비해 R&D 예산을 크게 늘려왔지만, 한국의 일류상품 수는 2000년 87개에서 2007년 53개로 해마다 줄고 있는 상황이다. 그 대부분은 중국으로 넘어갔다. 지경부 이창한 산업정책기술관은 “대기업이 평균적으로 매출의 5%를 R&D에 투자한다고 보면, 정부의 R&D 투자(한 해 14조 원)가 매년 300조 원의 매출을 내야 한다는 의미인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이것이 민간을 통해 지경부의 R&D 전략을 기업형으로 완전히 혁신하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경부의 다른 관계자는 “삼성이 매년 수조 원을 R&D에 쓰지만 기존 제품 업그레이드를 제외하면 실제 신성장기술 개발로 가는 돈은 4000여억 원 수준이다. 지경부가 매년 4조4000억 원을 제대로 쓰면 한국이 ‘일을 낼 수 있다’는 게 황 단장의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황 단장은 “요즘 내 손에 항상 들려 있는 글은 제갈량의 후출사표(後出師表)”라고 밝힌 바 있다. ‘천하의 한 귀퉁이를 차지한 것에 만족해 어찌 앉아서 망하기만을 기다릴 수 있겠냐’며 나라를 위해 전장에 나서는 제갈량의 절절한 마음을 읊은 글이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사진)이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통합 논쟁에 대해 “통합하지 않고 현 상태대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대해서는 “아직 서민경제가 완전히 나아지지 않아 단계적으로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 장관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지식경제위원회 조찬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전과 한수원의 통합만이 원전 수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답은 아니다”며 “통합하면 정부 정책의 신뢰성 손상이 불가피하고 지금도 비대하다는 지적을 받는 한전이 더욱 비대해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오늘 참석한 국회의원 대다수도 이 같은 생각에 동의했다”며 “전력판매 시장에 경쟁을 도입하는 것 역시 당장은 실익이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최 장관은 “현재 전기·가스료가 원가 이하인 상황에서 판매경쟁을 도입하면 가격을 올리는 효과밖에 낳을 수 없다”며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중장기적으로 경쟁 도입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연탄 값은 올겨울에는 인상하지 않겠다는 계획도 밝혔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울산에 건설하고 있는 신고리 원전 3호기에 15일 핵심 설비인 원자로가 설치됐다. 이날 설치된 원자로는 작년 12월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한 모델과 같은 것으로, 기념 행사장에는 아랍에미리트 측 관계자들도 참석해 신형 원자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이날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전 3호기 건설 현장에서 원자로 설치 기념행사를 열었다. 신고리 원전 3호기는 우리나라가 국가선도기술 개발과제로 1992년부터 10여 년에 걸쳐 자체 개발한 신형 경수로 원전으로, 종전의 한국 표준형 원전보다 안전성과 경제성이 개선됐다. 신고리 원전 3, 4호기는 각각 2013년과 2014년 준공을 목표로 6월 말 현재 약 54%가 지어진 상태다. 3호기 원자로를 설치하고 나면 내년 이맘때 4호기에도 원자로를 설치할 예정이다. 3, 4호기를 모두 완공하면 우리나라 전력 발전의 총 37.4%를 원전에서 얻게 된다. 신형 원자로가 최초 설치된 이날 현장에는 아랍에미리트 원자력공사(ENEC)의 모함마드 알 하마디 사장도 참석했다. 하마디 사장은 원자로의 설치 과정을 지켜보고 원자로 바닥 면에 기념 사인도 남겼다. ENEC 사장단 일행은 내일부터 2박 3일간 제주에 머무르며 한국전력 및 한수원 관계자들과 함께 아랍에미리트 원전 건설을 위한 회의를 열 예정이다. 김영학 지경부 2차관은 “신고리 원전은 한국형 원전 도입을 고려하는 국가들에 확실한 믿음과 실체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허 씨는 이미 작년 여름에 BCG로부터 낙점을 받았다. 작년 7, 8월 두 달간 BCG의 인턴 프로그램인 ‘서머 어소시에이트’에 참여하며 열정과 능력, 품성을 모두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평범한 스펙에도 불구(?)하고 그 어렵다는 글로벌 컨설팅회사 입사에 성공한 허 씨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의 ‘인턴 일기’를 들춰보기 위해 5일 서울 BCG사무실에서 허 씨를 만났다.○ ‘스펙’ 말고 ‘내공’을 쌓아라 “제가 생각해도 전 이렇다 하고 내세울 특별한 스펙은 없었어요.(웃음) 하지만 컨설팅을 배우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은 누구보다도 강했죠. 대학시절 이와 관련한 학술 동아리에 참여했었는데, 그때 활동에 대해서만큼은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열심이었다고 자신할 수 있어요.” 허 씨를 만나 인턴 합격 비결을 물었을 때 처음 나온 얘기는 ‘동아리’였다. BCG는 인턴활동 중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정식 채용을 전제로 인턴을 뽑는다. 인턴이 되는 것 자체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실제 작년 여름 허 씨는 400여 명의 지원자 가운데 뽑힌 3명의 합격자 중 한 명이 됐다. 그런데 그 첫 번째 비결이 동아리라니, 의외였다.“컨설팅 동아리서 쉼없는 토론나도 모르는새 나를 살찌워BCG 고강도 일대일 면접취업스펙보다 내공 더 요구‘인턴노트’로 매일매일 담금질”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인 허 씨는 교내 ‘MCSA(Management Consulting Student Association)’라는 경영전략 학술동아리에서 활동했다고 했다. 그것도 남들은 해외연수 등 취업 스펙 만들기에 바쁠 3, 4학년 시기에 말이다. “경영 전략이라는 토론 주제를 놓고 친구들과 밤을 새우며 새벽까지 토론을 하곤 했어요. 정말 열심이었죠. 그 과정에서 저도 모르게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구조적인 사고력이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많이 향상됐거든요. 이 두 가지는 팀워크를 통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컨설팅업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에요.” 실제 허 씨는 지난여름 BCG의 인턴이 되는 과정에서 각각 40분씩 총 6번의 면접을 거쳤다. 모든 면접은 일대일 방식으로, 마지막 인터뷰는 BCG 대표가 직접 진행한다. 이쯤 되면 스스로를 속일 수도, 숨길 수도 없다. 지원서에 적힌 학점이나 경력은 숫자 하나, 문장 한 줄로 축소된다. 그 대신 ‘프로’들과 진행하는 240분간의 대화에서 일관되게 보여줄 수 있는 ‘진정한 자신’이 있어야 했다. 그런 면에서 그가 지난 2년간 동아리에서 쌓은 ‘내공’은 해외연수 경력이나 자격증 몇 개보다 훨씬 값진 것이었던 셈이다. “대표님과의 마지막 인터뷰 때도 ‘나는 (학생이 아니라) 컨설턴트다, 컨설턴트다’라고 생각하면서 말했어요. 대학생활에서 가장 자랑할 만한 일이 뭐냐는 질문이 나왔는데, 그때도 컨설팅 동아리 활동을 말했는데 그 진심이 전달됐다고 생각해요.”○ 개인의 능력 넘어 팀워크 뛰어나야 인턴이 된 뒤에도 컨설팅 일에 대한 그의 담금질은 계속됐다. “인턴을 하는 동안 매일 매일 노트에 썼어요. 내가 오늘은 뭘 잘했고 뭐가 부족했는지를 팀장이나 다른 동료들에게 묻고 꼼꼼히 정리했죠. 이 같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하루하루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 돌아보면 열린 자세로 조언을 구하고, 빨리 성장하려는 자세를 보인 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아요.” 그는 인턴 기간에 “팀의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하려고 애썼다”고도 했다. “컨설팅 일이라는 게 워낙 양이 많고 바쁜 일이잖아요. 제가 꼭 해야 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도움이 필요한 곳을 잽싸게 파악하고 도우려 노력했죠. 컨설팅에서 팀워크는 반드시 있어야 해요. 아무리 똑똑한 개인이라고 해도 개인보다는 팀이 더 똑똑하니까요.” 인턴 기간에 허 씨는 ‘진짜 컨설턴트’들과 함께 프로젝트팀에 투입돼 실제 고객의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짜 나갔다. “BCG에서 인턴을 하기 전에 대기업(현대카드)에서도 인턴을 했어요. 하지만 BCG에서만큼 큰 역할과 책임이 주어지진 않더군요. 짧은 기간에 많은 걸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컨설팅 업계에 더 큰 매력을 느꼈어요.” 그는 “컨설팅이란 고객(기업)들이 하다 하다 해결방법을 찾지 못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늘 어렵다. 분석법도 해결법도 모두 처음부터 새롭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이를 스트레스로 여기지 않고 발전할 기회로 생각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2년 뒤, 5년 뒤 회사의 선배들처럼 성장해 있을 모습을 생각하면 힘든 게 싹 사라져요. 긍정적인 마인드로 끊임없이 성장을 갈구하는 사람이라면 컨설팅 일이 제격일 것 같네요.” “팀워크로 시너지를… ‘1+1=2’는 실패한 결과물”■ BCG가 요구하는 인재는“문제해결 능력이 좋았고 팀원이나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도 뛰어났다. 그만큼 자세가 열려 있고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일을 배우고자 하는 열정도 높았다. 우리가 원했던 사람이었다.” BCG의 인사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문선경 차장은 허원석 씨의 인턴 과정 평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다음은 BCG의 채용 기준에 대한 일문일답.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BCG의 슬로건은 ‘지속적인 성장(grow further)’이다. 이 목표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여야 한다. 능력은 기본이고, 팀워크도 뛰어나야 한다. 이 사람이 우리 사람이 됐을 때 무리 없이 어우러져 일할 수 있을지를 보는 것이다. 열정도 중요하다. 컨설팅 일이라는 게 열정이 없으면 아무리 똑똑한 분이라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 ―팀워크를 많이 강조하는 것 같다. “컨설팅회사의 인재들은 다들 똑똑하고 훌륭한 역량을 갖춘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1+1=2’의 결과를 낸다면 그것은 실패한 조직이다. 적어도 1+1이 3∼5의 결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 불협화음 없이 그런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각 팀원은 반드시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이어야 한다. 남과 경쟁해 나만 잘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곤란하다. 컨설팅은 팀의 성과로 평가받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인턴 선발 1년에 4번올해부터 필기시험 추가 BCG는 올해부터 이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인턴을 뽑고 있다. 과거에는 면접의 강도가 매우 셌다. 40분간의 일대일 면접을 6번 거쳐야 한 자릿수의 최종 선발 인원에 뽑힐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평가 형태가 바뀌어 1회 20분으로 면접 문턱이 좀 낮아졌다. 대신 서류심사 후 언어력과 수리력을 테스트하는 필기시험이 생겼다. 언어는 영어소양을 테스트하는 것으로, 영자신문 기사 수준의 글을 읽고 이를 바탕으로 추리력과 논리력을 묻는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수리력 테스트에서는 업무 수행에 필요한 정도의 산술적 지식을 검증한다. BCG는 이런 형태로 1년에 4번, 20∼30명의 인턴을 뽑을 예정이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해외와의 연구개발(R&D) 협력에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백과사전형 데이터베이스(DB)가 구축됐다. 국제협력 가능성이 높은 유망 기술 분야부터 이와 관련된 논문과 특허, 인물과 기관의 연락처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지식경제부는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들의 해외 R&D 협력을 돕기 위해 ‘국제산업기술지도’를 작성했다고 13일 밝혔다. 지경부는 지난해 5월부터 1년여에 걸쳐 1만1000여 개의 핵심 산업기술을 검토하고 이 중 해외와의 공조를 통해 발전 가능성이 높은 300대 기술을 뽑아냈다. 이후 이들 기술과 관련해 174개국에 흩어진 특허 6만 건, 논문 34만 건, 기관 10만 개, 연구자 67만 명 등 국제 R&D 정보를 수집했다. 지경부는 “이 중 20대 국가, 300대 기관, 1000대 인물을 우선 협력해야 할 대상으로 선정했다”며 “국내 기업과 연구진은 온라인 DB화 작업이 완료되는 올해 10월부터 해당 정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데이터는 기술 분야와 국가별로 검색할 수 있으며 협력 타깃 기관의 현황과 주요 기술, 담당자, 연락처 등을 확인할 수 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이번 주에 법인 주소지를 경북 경주시로 옮기고 본사 이전 작업을 본격화한다. 이에 따라 최근 전력산업 구조개편 논쟁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한국전력(한전)-한수원 전면 통합’은 사실상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수원 측은 “19일까지 법인 주소지를 옮기도록 한 특별법에 따라 현재 서울 강남구 삼성동으로 돼 있는 법인 주소지를 곧 경주시로 옮길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경주시는 2005년 한수원 본사를 경주로 이전하는 것을 전제로 경주지역에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을 유치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한전 측이 ‘해외 원전사업의 효율화’를 이유로 한전-한수원 재통합을 주장하면서 한수원 이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경주 시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한전-한수원 통합안에 대해) 정부가 최종 결정을 어떻게 내릴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특별법 내용대로 본사 경주 이전을 추진 중”이라며 “현지에 이미 직원 100여 명이 내려가 2014년으로 예정된 이전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전력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수원 이전이 본격화하면 당초 약속을 뒤집기가 더욱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김치에 이어 고추장과 된장, 인삼도 국제규격식품으로 인정받았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국제식품규격위원회 총회에서 고추장(Gochujang), 된장(Fermented Soybean Paste), 인삼(Ginseng Products)이 아시아 지역 국제식품규격을 통과해 영문이름(괄호안 영문명 참조)이 정식 등록됐다고 11일 밝혔다. 국제식품규격위는 식품의 성분과 제조법 등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식품규격을 정하는 기구다. 농진청 측은 “우리 식품의 수출길이 넓어졌다”며 “특히 인삼은 그간 의약품으로 분류돼 수출 규제를 받아왔는데, 앞으론 식품으로 수출할 수 있게 돼 이런 규제를 피해갈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농진청은 앞으로 고려인삼을 원료로 한 제품에 ‘백삼(White Ginseng)’ ‘홍삼(Red Ginseng)’ 등 이름을 붙여 다른 지역 인삼과 차별화할 방침이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10년 뒤 한국을 2차 전지 분야의 세계 1위 국가로 키우기 위한 정부 전략이 확정됐다. 민간기업과 함께 2020년까지 2차 전지 연구개발(R&D)에 15조 원을 투자하고, 해당 분야의 석·박사 인재를 1000명 이상 육성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를 통해 2차 전지 분야의 글로벌 소재기업을 10개 이상 육성하고 세계시장 점유율도 50%로 높인다는 목표다. 지식경제부는 11일 기획재정부, 교육과학기술부, 녹색성장위원회와 함께 이 같은 내용의 ‘2차 전지 경쟁력 강화 통합 로드맵’을 확정해 13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제8차 녹색성장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친환경 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2차 전지는 2020년까지 시장규모가 현재(123억 달러)의 6배 이상(779억 달러)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종전에는 휴대전화나 노트북컴퓨터 등 소형 전자제품에 주로 쓰이던 것이 최근에는 전기자동차나 대규모 에너지저장용으로 확대되면서 중대형 시장이 소형 시장보다 10배 이상 빠르게 커지는 추세다. 지경부 측은 “한국의 소형 2차 전지 경쟁력은 현재 세계 1위인 일본과 비슷하지만 중대형 분야 역량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며 “중대형 시장을 겨냥한 R&D에 4조∼5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2차 전지 분야 1위 국가인 일본은 세계 시장의 43%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한국(32%)과 중국(21%)이 추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2차 전지 원천기술력 및 소재기술력은 각각 일본의 30%, 50% 수준에 지나지 않아 그 격차가 매우 큰 상황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국내 소재분야 기업들은 대부분 영세해 R&D 여건이 열악하다”며 “2차 전지 소재의 외국 의존도가 80%를 웃돌다 보니 2차 전지 수출량이 늘수록 소재분야 수입 적자 또한 확대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악순환을 끊기 위해 정부는 앞으로 10년간 2차 전지 분야 석·박사급 인력을 1000명가량 육성하고, 이들 중 일부를 기술혁신형 중소·중견기업에 파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들 인력은 전문대학원에 2차 전지 학위과정을 추가로 신설해 교육할 예정이다. 정부의 2차 전지 R&D에 참여하려는 대기업들 역시 관련 전문인력 양성 계획을 세워야 한다. 지경부는 “차세대 2차 전지 핵심소재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을 세계 10위권 기업으로 육성하는 게 목표”라며 “기초원천 기술력이 일본의 80% 수준으로 향상되면 본격적인 소재 수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제8차 녹색성장위원회에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CO₂)를 포집, 활용하는 ‘국가 이산화탄소 포집·처리(CCS) 종합 추진계획’도 포함됐다. CCS는 화력발전소, 제철소 등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저장해 유용한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로, 아직은 실험실 단계지만 상용화될 경우 친환경 기술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앞으로 10년간 민간기업과 함께 CCS기술 상용화에 2조3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매출 100조 원과 일자리 10만 개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 2차 전지한 번 쓰고 버리는 1차 전지(일반 전지)와 달리 충전해서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는 전지. 초창기에는 휴대전화, 노트북컴퓨터 등 모바일 기기에 주로 쓰였지만 최근 전기자동차의 등장 등과 맞물리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일본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95%에 육박했지만 삼성과 LG가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현재 한국의 점유율은 32%로 높아졌다.}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자 한동안 관가에서 농담조로 떠돌던 ‘금리가 인상돼야 골프를 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새삼 화제가 되고 있어.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월 초 청와대 지하 벙커에 일명 ‘워룸(War Room·전시작전상황실)’으로 불리는 비상경제상황실이 설치된 이후 공무원들에게 골프는 ‘그만두거나, 몰래 하는 운동’이 된 지 오래. 그러나 출구전략의 핵심인 금리 인상은 경제가 정상궤도로 복귀한다는 것을 뜻해 공무원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적잖이 기대한 것도 사실. 그러나 한 국장급 공무원은 “선진국민연대 파문 등으로 관가가 어수선한 데다 천안함 사태도 ‘진행형’이어서 앞으로도 골프 금지령은 계속될 것 같다”고 전해.“임태희 장관 개인적으로는 좀 손해”○…“그만한 분을 구하기 힘들다. 잘된 인사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신임 대통령실장에 임태희 고용노동부 장관이 내정된 것을 지지해 눈길. 그러나 최 장관은 “대통령 입장에서는 잘됐지만 임 장관 개인으로서는 좀 손해가 있다”고 평가. 청와대에 들어가면 지역구를 내놔야 하는데 정치인에게 지역구만큼 중요한 것이 어딨냐는 설명. 임 장관의 지역구는 경기 성남 분당으로 대통령실장이 되면 ‘알짜배기’ 지역구를 포기해야 하는 셈. 최 장관은 “그래도 대통령이 부탁하는데 ‘전 지역구 때문에 못 갑니다’ 할 수는 없다”고 말해. 한편 최 장관은 기자들이 휴가 계획을 묻자 “지역구(경북 경산-청도)에 가 있을 예정”이라며 정치인으로서 지역구에 대한 애착을 보이기도.“MOU와 현대건설 인수는 무관” 곤혹 ○…재무구조개선약정(MOU) 체결을 둘러싸고 채권단과 마찰을 빚고 있는 현대그룹이 MOU 체결 거부를 현대건설 인수와 연관지어 해석하는 외부의 시각에 대해 무척 곤혹스러워하고 있어. 현대그룹이 MOU 체결을 거부한 것은 현대건설이 매물로 나오기 이전 시점이며, 처음부터 주채권은행을 바꾸고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에서 전혀 변함이 없다고. 현대그룹 관계자는 “당초에는 현대건설은 내년쯤 매물로 나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갑자기 나왔다”며 “MOU 체결과 현대건설 인수는 별개의 사안”이라고.공공기관 연수단 北식당서 ‘시끌벅적’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들과 교수진으로 이뤄진 연수단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단체로 북한 식당을 찾는 모습이 목격돼 현지 교민들이 눈살을 찌푸려. 천안함 사건 발생 이후 현지 교민들 사이에 북한 식당 출입을 삼가는 분위기가 퍼져 있고 한국 정부와 주중 한국대사관도 안전문제 등을 고려해 중국 방문객과 현지 교민에게 북한 식당 방문을 자제하도록 요청한 상태.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1일 낮 12시경 베이징 왕징(望京)의 한 북한 식당에서 한국인 단체 손님 20여 명이 냉면 등을 먹으면서 북한 여종업원들의 공연을 관람. 천안함 사건 이후 한국인 손님이 끊기면서 썰렁했던 이 식당은 흥겨운 노래와 춤으로 시끌벅적. 식당 주차장에는 ‘2010 콘텐츠진흥원 해외연수’라고 쓴 종이가 붙어 있는 대형 관광버스가 정차해 있어 이들이 한국 공공기관에서 온 것을 알려줘. 주관사들은 이구동성으로 “현지 여행사에서 일정을 잡은 것으로 우리는 북한 식당 방문을 전혀 몰랐다”고 해명.IMF협의단 붉은악마 옷 입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연례협의단 5명이 6일 정부과천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열린 연례협의 결과 발표간담회에 붉은 악마 복장으로 깜짝 등장. 수비르 랄 IMF 한국담당 과장은 ‘KOREA’라고 쓰인 빨간 티셔츠를 와이셔츠 위에 덧입었고 나머지는 ‘KOREA’라고 쓰인 빨간 수건을 어깨에 두르고 나타나 “한국 축구를 응원한다”는 인사말을 건넴. 하지만 다소 난데없는 등장에 기자들이 썰렁한 반응을 보이자 IMF 협의단이 다시 주섬주섬 옷과 수건을 벗고 간담회를 시작하는 어색한 광경이 연출됨.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IMF를 좋아 하지 않는 한국인이 많다는 걸 알고 IMF 관계자들이 직접 의상까지 준비해 나름대로 이미지 개선을 꾀해 본 것인데 의도가 잘 먹히지 않은 것 같다”고. “삼성家손자의 갤럭시S 비판에 박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트위터가 연일 화제. 최근 정 부회장이 미국 출장 중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의 오작동을 지적하자 삼성전자가 곧바로 트위터를 통해 사과하고 업데이트 방법을 알려 화제가 됐음. 한 누리꾼은 “삼성가(家)의 손자로서 삼성전자 갤럭시S의 문제점을 비판할 수 있는 정 부회장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평가. 일부 누리꾼은 “삼성이 일반 고객의 불만도 이렇게 대응한다면 정말 애플도 무서울 게 없을 것”이라고 꼬집기도.하이트 “계약 2년이나 남았는데…” ○…주류업체 디아지오코리아가 일본 기린맥주의 생맥주 제품에 대한 하이트맥주의 판매대행계약이 만료되는 대로 기린 생맥주 판매대행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는 9일자 일부 경제지 보도에 대해 하이트맥주가 어이없다는 반응. 하이트맥주 측은 “기린맥주와 맺은 판매대행 계약기간은 2012년까지로 2년이나 남았는데 마치 계약이 곧 소멸되는 것처럼 전해져 황당하다”는 것. 디아지오코리아에 확인한 결과 이는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디아지오코리아 김종우 사장이 “기린맥주에서 만든 소용량 생맥주 탱크에 영국 기네스 생맥주를 담아 국내에서 팔겠다”는 발언 내용이 와전된 해프닝으로 밝혀져.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기린 생맥주를 수입해 판매한다는 발언은 없었다”며 서둘러 파장 진화에 나서. 하지만 주류업계에선 디아지오코리아와 디아지오재팬 사장을 겸직하고 있는 김 사장이 일본 주류업계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조만간 생맥주 수입판매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전력발전 및 판매 분야는 경쟁강화, 원전 해외수출 관련 업무는 통합 필요.’ 12년간 계속돼온 전력산업구조개편 논란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9일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제안했다. 지식경제부 용역으로 작성된 이 보고서에서 KDI는 △현재 한국전력(한전)과 분리 운영되고 있는 화력발전 5개사를 계속 공기업 형태로 독립 운영하고 △전력판매 분야 시장경쟁 유도를 위해 한전의 판매 부문을 독립사로 분리하는 안을 제시했다. ‘뜨거운 감자’였던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통합에 대해서는 ‘회사 통합’과 ‘업무만 통합’이라는 2개의 안을 내놓아 최종 결정을 정부에 넘겼다. 정부는 이번 보고서를 토대로 다음 달까지 각계 의견을 수렴해 정기국회 전까지 최종 입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수원과 화력발전 5개사는 ‘전력산업에 경쟁을 도입해야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논리에 따라 2001년 한전으로부터 분리됐다. 그러나 한전은 “통합이 더 효율적”이라며 지난 10년간 재통합을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KDI는 “한전은 발전연료 대량 구매의 이점 등을 들어 통합을 주장해 왔지만 분석 결과 오히려 화력발전 5개 사의 각자 구매 방식이 더 경제적이었다”고 밝혔다. 유연탄 등 발전연료 원자재는 가격 변동성이 커 대량 구매보다 개별사가 탄력적으로 구매하는 게 더 쌌다는 것. 나아가 KDI는 한전의 ‘발전’뿐 아니라 ‘판매’ 부분도 독립 공기업이나 자회사 형태로 분리할 것을 제안했다. 이렇게 하면 화력발전소나 통신사 같은 다양한 사업자들이 전기판매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탄소배출권 산업도 발전할 것이란 논리다. 최대 쟁점인 한전-한수원 통합에 대해서는 “원전 수출 등 해외사업 강화 차원에서는 양사가 통합되는 게 효율적이지만 이럴 경우 격렬한 사회적 갈등이 불가피하다”며 정책 제언을 미뤘다. 경주시는 2005년 한수원 본사 이전을 전제로 지역에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을 유치한 바 있다. 한수원이 한전에 통합되면 이는 사실상 어렵게 된다. 실제 이날 지경부가 개최한 관련 토론회장에는 한전-한수원 통합안에 반대하는 경주 시민 300여 명이 몰려 토론회는 50분 만에 해산됐다. 경주 시민들은 “정부가 지방정부를 상대로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에 통합을 주장하는 발전노조가 맞붙으면서 고성이 오갔고, 소화기까지 발사되며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최경환 지경부 장관은 “세계적으로 전력을 독점하는 사례가 없는데 우리만 추세를 거스를 순 없다”고 말해 사실상 전면 통합 가능성이 크지 않음을 시사했다. 전면 통합을 주장하다 도리어 판매부문 분리라는 제안을 받은 한전 측은 “(보고서를) 전체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