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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국내항공사로는 처음으로 부치는 짐이 없는 국내선 고객들에게 비행기 운임료를 할인해준다. 2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이날부터 국내선 운임체계를 일부 변경하면서 선택적 운임제도인 ‘페어패밀리(Fare Family)’ 제도를 도입한다. ‘페어패밀리’는 사우스웨스트, 에어아시아 등 해외 주요 항공사들이 도입하고 있는 운임체계다. 승객별로 선호하는 서비스를 묶어서 판매하는 원리다. 이에 제주항공은 특가운임, 할인운임, 정규운임 등 3가지 단계로 구분했던 국내선 운임체계를 페어패밀리 제도와 접목시켜 베이스(Base·위탁수하물 없음), 밸류(Value·과거 정규운임 서비스와 동일 위탁수하물 15kg 이내 무료), 프리미엄(Premium·위탁수하물 5kg 추가 및 기타 추가 서비스 제공) 단계로 변경했다. 가장 큰 변화는 위탁수하물의 유무와 상관없이 같은 운임을 내던 방식을 변경한 것이다. 앞으로는 위탁수하물이 없는 승객은 3000원이 할인된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김포∼제주 노선의 밸류운임이 5만 원일 경우 위탁수하물이 필요하지 않은 고객은 베이스요금을 선택해 4만7000원에 탑승권을 구매하면 된다. 위탁수하물 부담도 덜게 했다. 기존에는 위탁수하물 5kg을 추가하면 1만 원을 더 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예약단계에서 프리미엄 운임을 선택하면 위탁수하물을 20kg까지 허용(기존 15kg)해 준다. 예를 들어 프리미엄 운임을 선택하면 6만 원에 수하물 5kg 추가(1만 원 상당)와 사전 좌석 지정(1000∼5000원, 유료좌석 제외), 우선수하물(3000원 상당) 서비스도 추가로 제공받을 수 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운명의 날’에도 한국GM 노사의 대타협 드라마는 볼 수 없었다. 지난달 30일 열린 제7차 교섭에서 제너럴모터스(GM) 미국 본사가 한국GM 노사에 요구한 ‘3월 내 비용절감 방안 합의’는 끝내 불발됐다. 노조가 끝까지 군산공장 폐쇄 철회를 요구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제 GM이 합의 기한을 연장해주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게 됐다. 다음 날인 31일에는 한국GM의 지난해 말 기준 재무상태표가 공개됐다.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조 원이 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당기순손실도 1조1598억 원에 달했다. 담당회계법인은 출자전환 등 한국GM의 불확실성을 들어 감사의견을 거절하면서 ‘회사의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GM 본사의 경영 원칙은 완강하다. ‘이익이 없는 곳에는 투자도 없다’는 것이다. 당장에라도 GM이 신차 배정은 물론 한국GM에 추가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해버리면 사태는 최악으로 치닫게 된다. 갈등을 조정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할 정치권은 노조와 같은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어, 사실상 사태를 내팽개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쏟아지는 논평에는 ‘군산공장 폐쇄 철회’ ‘지역경제를 살려내라’는 구호만 가득하다. 2월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국회를 찾았을 때에도 일부 의원은 군산공장 폐쇄 철회를 요구했다.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외국계 기업을 상대로 먹힐 리 없다는 점은 정치권이 더 잘 안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한 인사는 “GM이 자선사업가도 아니고 이익이 안 나는 공장 문을 닫겠다는 것을 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었다”고 했다.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치인들의 전형적인 ‘숟가락 얹기’ 행태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치권도 노사 합의에 따른 신차 배정과 자금 수혈이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는 건 아니다. 한 정치권 인사는 군산공장 폐쇄 철회에 대해 “일부 강성노조의 주장이란 걸 알고 있다. 차라리 한국GM이 군산을 떠난 자리에 새로운 기업을 유치하자는 정치인도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그런 주장과 논평을 하는 정치인은 아직 보지 못했다. 한국GM 사태가 파국으로 빠져들면 정치인들이 입으로만 지키자던 지역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노조와 정부, 사측의 결정만 바라본 한국GM 임직원과 협력사들의 고통은 과연 누가 보상할지 궁금하다. 변종국 산업1부 기자 bjk@donga.com}
금호타이어가 1일 해외 매각에 대한 노조 투표를 찬성으로 결론 내면서 중국 더블스타를 새 주인으로 맞아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채권단은 2일 금호타이어와 경영정상화 약정서(MOU)를 체결하고 조만간 더블스타와 자본 유치 계약도 끝낼 예정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1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해외 매각과 자구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1660명(60.6%)이 찬성해 가결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2017∼2019년 임금을 동결하고 올해와 내년 상여금 800% 중 200∼250%를 반납한 뒤 2020년부터 이익이 나면 단계적으로 반납분을 줄이기로 했다. 앞으로 2년간 생산 활동에 지장을 주는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는 2010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한 지 8년 만에 새 주인을 맞아 정상화 궤도에 오르게 됐다. 채권단은 2일 경영정상화 MOU를 체결하고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 270억 원을 상환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더블스타에 경영권을 넘기는 작업도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조만간 더블스타와 본계약을 체결하고 상반기(1∼6월) 중 계약을 끝낼 예정이다. 계약이 완료되면 더블스타는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6463억 원을 투입해 45%의 지분을 보유한 1대 주주가 된다. 더블스타는 국내 사업의 독립 경영을 보장하고 3년간 고용을 유지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2대 주주(23.1%)로서 신규 대출 2000억 원을 지원한다. 금호타이어는 유상증자와 신규 대출로 들어온 8000억여 원을 국내 공장을 정상화하는 데 투입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과 상표권 사용 문제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금호타이어의 방산 부문을 국내 업체에 분리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금호타이어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다른 구조조정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가 3월 30일 “정치 논리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이어 금호타이어 노조도 사측의 요구를 대체로 수용하면서 고통 분담에 반대하는 STX조선해양과 한국GM 노조에 압박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강유현 yhkang@donga.com·변종국 기자}

지난달 30일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위치한 포스텍 부설 포항가속기연구소. 1.1km 길이에 달하는 방사광 가속기를 보니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실감났다.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에서는 ‘X선 자유전자 레이저’라는 빛이 나온다. ‘꿈의 빛’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이 빛은 전자를 빠르게 가속시켜 햇빛보다 100경 배 밝은 빛을 만들어 물질의 미세구조 등을 분석한다. 예를 들어 리튬이온전지에서 지속적인 불량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내부 구조를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4300억 원 들여 지은 최첨단 시설이라 이를 이용하려는 기업과 학계 문의가 많다. 빛이 마지막으로 닿는 곳에서 연구팀 한 팀만 연구할 수 있어 이용하려면 3∼6개월 기다려야 한다. 가시적인 성과도 올렸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첫 실험인 ‘물 분자구조 변화 연구과제’ 결과가 지난달 22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포스코는 방사광가속기로 미래 먹을거리를 발굴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바이오와 신약 쪽에 거는 기대가 크다.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질병 단백질의 구조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어 맞춤형 신약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인수 포항가속기연구소장은 “제약 강국 스위스는 유럽연합(EU)에서 만든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있는데도 자체적으로 또 방사광가속기를 만들었을 만큼 활용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포항=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철강만으로는 100년 기업으로 갈 수 없습니다. 이제 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 산업에도 역량을 키울 것입니다.”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사진)이 포스코 창립 50주년을 맞아 ‘철강 그 이상’을 다짐했다. 권 회장은 1일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68년에는 매출 500조 원, 영업이익 70조 원을 달성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포스코는 1968년 4월 1일 창립됐다. 포스코의 50년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역사와 궤를 같이해 왔다. 당시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98달러에 불과했다. 50년 후 올해 한국 GDP는 당시의 150배가 넘는 3만 달러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포스코 매출은 더욱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연 매출(28조5538억 원)은 첫 쇳물을 생산한 해인 1973년 매출액(416억 원)의 686배로 늘었다. 포스코는 최근 대대적인 구조 전환 기로에 섰다. 권 회장은 “철강만 가지고는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성장은 없다. 최근 통상 문제에서도 봤듯 철강은 국내 수요가 이미 다 찼고 수출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포스코그룹 이익의 80%는 철강 관련 분야에서 나온다. 포스코는 앞으로 50년 동안 전체 수익에서 철강의 비중을 40%로 줄이고 인프라 사업에서 40%, 신성장 사업에서 20%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창립 100주년에는 매출 50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권 회장은 “사업을 다각화하고 철강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가려 한다. 대표적인 것이 리튬”이라고 말했다. 리튬은 전기차, 스마폰에 들어가는 리튬이온배터리의 핵심 원료다. 권 회장은 이를 “앞으로 포스코를 먹여 살릴 가장 큰 것”으로 꼽았다. 포스코는 올해 칠레의 리튬광산을 확보하고 삼성SDI와 리튬배터리 사업을 진행하는 등 사업을 넓히고 있다. 바이오 분야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권 회장은 “한국에서 바이오 연구능력을 가장 많이 가진 곳이 포스텍”이라고 자부했다. 최근에는 바이오와 인공지능, 빅데이터, ICT를 결합해 피 한 방울로 암 진단을 내리는 등의 연구가 활발하다. 포스코는 포스텍의 바이오 분야 연구 능력을 십분 활용해 미래 산업으로 키우려는 전략이다. 그 외 스마트홈, 스마트팩토리, 에너지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경영 측면에서 권 회장은 “그룹 구조조정을 150여 건 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 재무적으로 10조 원을 벌었고, 230여 개 계열사 중 66개를 줄였다”고 성과를 설명했다. 포스코는 “그간 국가와 사회에 기여해 왔듯 앞으로 국가에 보답하는 사업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포항=변종국 bjk@donga.com / 이은택 기자}

한국GM 사측은 대외비 내용인 신차 개발 단계까지 공개하며 노조에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합의 촉구를 호소했다. 하지만 노조는 한국GM의 진정성을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노조는 폐쇄가 결정된 군산공장 문제 해법을 요구했고 결국 접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달 30일 제네럴모터스(GM) 본사가 한국GM에 노사에 요구한 ‘3월내 비용절감 방안 합의’에 대한 제 7차 교섭은 그렇게 끝났다. 이날은 GM본사가 신차 배정과 차입금 지원의 마지노선으로 강조했던 ‘운명의 날’이었다. 1일 본사가 지난달 30일 노사 교섭 내부 회의록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노사의 입장은 팽팽이 맞서고 있었다. 마음이 더 급한 건 사측이었다. GM본사가 3월내로 임단협 타결을 못 하면 신차 배정과 추가 지원을 못 한다고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당장 자금 유동성 확보가 급했던 한국GM 사측은 임단협을 타결해 GM본사로부터 지원을 이끌어 내야만 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은 노조 간부들에게 “신차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과 트랙스 후속(9B)과는 전혀 다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연간 5만대 생산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구체적인 신차 배정 계획안을 공개해 임단협 타결을 이끌려 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교섭에서 사측은 더 구체적으로 “CUV는 연구 개발 초기 단계(PFI), SUV는 연구 개발 중간 단계(DSI)까지 와 있다. 실물이 디자인센터에 있으니 진실성을 믿어 달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CUV가 ‘상상속의 차’일 뿐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대외비 정보까지 공개를 한 셈이다. 노조는 고통분담을 전가하지 말라며 맞섰다. 노조는 “적자가 나는 게 인건비 때문이 맞는가? 고통분담 하라면서 왜 임원진은 캐딜락을 타고 다니는가”라고 따졌다. 급기야 회사를 믿지 못하겠다며 “노조도 제 3자를 선정해 실사를 하겠다”말했다. 노조가 직접 실사를 해서 상황이 정말 심각하다면 임금이라도 삭감하겠다고 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진다. 사측으로서는 2차 실사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사측은 “한국GM을 살리기 위해서 주주들을 설득해야 한다며 3월에 임단협을 타결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자 노조는 카허카젬 한국GM 사장에게 “목숨을 걸고서라도 한국GM을 살릴 수 있냐”고 소리친 것으로 전해진다. 노사 양측이 가장 큰 이견을 보인 부분은 군산공장 문제였다. 노조는 희망퇴직을 하지 않고 남아 있는 군산공장의 약 680명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 사측은 임단협 잠정 합의라도 한 뒤 군산공장 인력에 대해 따로 논의 하자고 했다. 노조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노조의 공식 입장은 군산공장 폐쇄 철회다. 업계에서는 이를 남은 군산공장 인력을 창원·부평 공장으로 전환 배치 시켜달라는 말로 분석한다. GM노조 관계자는 “희망퇴직으로 회사는 약 2000억 정도 비용 절감을 했으면서 나머지 인력은 구제해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솔직하게 재무 구조를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무슨 타협이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노조는 7차 교섭을 마치고 교섭장을 나가면서 “대외비보다 더 한 정보를 보여줘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한국타이어는 1990년에 ‘한국타이어나눔재단’을 설립해 적극적인 사회 환원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행복을 향한 드라이빙’이라는 슬로건 아래 기업의 특성을 살려 이동성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으로는 ‘틔움버스(일반지원)’ 사업이 있다. 이동에 불편함을 겪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문화, 역사, 전통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 관련 기관에 45인승 버스를 제공한다. 최대 1박 2일 동안 45인승 버스와 버스 기사를 포함해 고속도로 통행료, 유류비, 주차료 등 버스 운행에 해당하는 모든 비용을 지원한다. 틔움버스는 2013년에 시작해 지난해까지 총 2330대의 버스를 지원했고 7만8000여 명의 취약계층에게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했다. 올해도 3월 운영을 시작으로 10개월간의 틔움버스 운영이 지속될 예정이다. 생활환경이 좋지 않은 이웃들에게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차량 나눔’ 사업과 ‘타이어 나눔’ 사업도 하고 있다. 차량 나눔 사업은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전국 사회복지기관에 이동 편의성을 제공하고자 차량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매년 공모를 통해 차량 지원을 희망한 사회복지기관 중 최종 50개 기관을 선정하고 경차 1대씩을 전달한다. 2008년부터 사업을 시작한 이래 10년 동안 전국 사회복지기관에 총 397대의 차량을 지원했다. 타이어 나눔 사업은 전국 사회복지기관의 안전한 이동 환경을 위해 노후한 타이어를 교체해주는 활동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기관 운영 평가 내용과 대상 차량의 운행 현황 및 목적, 타이어 노후 정도 등을 평가해 대상 기관을 선정한다. 최종 선정된 기관은 업무용 차량의 타이어 4개 교환과 휠 얼라인먼트 서비스를 지원받게 된다. 2010년부터 8년간 총 1만6028개의 타이어를 지원했다. 뿐만 아니라 아동과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봉사활동과 취약계층의 주거 부담 증가로 힘들어하는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따뜻한 사회주택’을 사업도 하고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2018년 신년사에서 “일하는 방식에서부터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일까지 디지털 전환을 통한 혁신적 시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굴뚝산업으로 성장해온 두산은 전통적 제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할 계획이다. 두산은 지난해 말 그룹 내에 ‘최고디지털혁신(CDO·Chief Digital Officer)’ 조직을 신설했다. CDO 조직은 각 계열사별로 분산돼있던 디지털 기술이나 데이터를 융합해 계열사 간 업무 협업을 활성화하고, 사업 시너지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두산만의 ICT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두산은 협동로봇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5년 두산로보틱스를 설립해 2년 만에 4개 모델의 협동로봇을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안전 펜스를 설치해 작업자와 분리된 상태에서 작업을 했지만, 협동로봇은 펜스 없이 작업자 곁에서 함께 일할 수 있다. 작업자와 로봇이 효율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두산은 2014년 새로운 성장동력인 연료전지 시장에 진출했다. 연료전지는 화석연료의 연소 없이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적 반응을 통해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발전기다. 연간 가동률이 높고 설치면적이 작아 에너지 밀도가 높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다. 사업 출범 2년째 누적 수주 1조 원을 돌파하면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밥캣은 두산그룹의 효자 기업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장비에 장착된 단말기를 통해 작업 중인 장비의 위치와 가동 상황, 엔진과 유압계통 등 주요 시스템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기술인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개발했다. 두산밥캣은 북미 소형건설기계에서 수년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신차 배정의 전제조건으로 강조해 온 한국GM 노사 합의 마감일을 하루 앞두고 여전히 노사 간 주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사측은 임단협 타결 없이는 4월 초 성과급 지급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국GM 노조는 KDB산업은행이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며 투쟁을 선언했다. ‘운명의 날’을 하루 앞둔 29일에도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위한 교섭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 대신 한국GM 노조는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은행이 부도를 운운하며 노조를 협박하는 GM을 거들고 임단협에도 개입하고 있다. (산은이) 사측 배후에서 임단협을 조종하고 인건비 추가 절감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산은과 정부가 우리 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GM과 한편이었다. 배신감을 느껴 강경투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GM 본사는 30일까지 임단협이 타결돼야 한국GM에 신차를 배정하고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사측은 각종 복지비용을 연간 1000억 원 정도 줄이는 내용의 임단협 잠정 합의라도 하자고 요구하고 있고, 노조는 노조의 요구안으로 교섭을 하자고 주장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사는 30일 오전 10시에 7차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28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28일 전 직원에게 호소문을 보내 “3월 말까지 임단협에서 합의를 이뤄냄으로써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의지를 (본사와 정부에)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월말까지 노사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4월 초에 도래하는 각종 비용 지급을 위한 자금 확보가 불가능해지고 4월 6일에 지급하기로 한 일시금과 수당도 지급 불능 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강조했다. 만약 임단협 합의가 이달 안에 마무리되지 않으면 신차 배정을 통한 연간 50만 대(부평공장 27만 대, 창원공장 23만 대) 생산 계획은 무산될 수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임단협 타결이 안 돼서 GM 본사가 한국GM에 대한 지원 계획을 수정하기라도 한다면 산은이 하고 있는 실사와 한국GM 지원 계획도 원점에서 다시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아시아나항공은 A380, A350 등 최첨단 신 기종을 도입해 장거리 항공사로 변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시아나항공은 2016년 초대형 항공기 A380 6대를 도입했다. 올해 4월과 7월에는 최신예 기종인 A350을 추가 도입하는 등 2022년까지 총 32대의 장거리 여객기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은 장거리 노선 공급이 아시아나항공 전체 공급석의 60%를 차지하는 장거리 중심의 네트워크 항공사로 탈바꿈한다는 목표다. 장거리 노선에 투입되는 항공기종의 경쟁력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장거리 노선의 비즈니스클래스 전 좌석을 180도 펼칠 수 있는 침대형 좌석으로 교체하고,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서비스하고 있는 기내 와이파이와 휴대전화 로밍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장거리 노선도 확충한다. 아시아나항공은 5월 1일부터 동아시아 항공사 중 처음으로 베네치아 직항 노선을 운항한다. 인천∼베네치아 노선은 주 3회(화, 수, 금)로 운항되며, 180도로 젖혀지는 ‘비즈니스 스마티움’ 좌석이 설치된 300석 규모의 B777-200 항공기가 투입된다. 올해 4월부터는 로마 노선을 주 7회로 증편해 한∼이탈리아 직항 노선을 주 10회 운항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장거리 중심의 항공사로의 변화를 꾀하면서도 단거리 노선의 효율성을 높여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경쟁이 치열한 단거리 노선은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에 맡겨 노선의 경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단거리 노선에 투입되는 항공기는 연료 효율이 높아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는 차세대 항공기 A321NEO로 교체할 예정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4월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 등 4개사로 사업 분할을 하며 지주회사 체제의 기틀을 마련했다.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독립경영체제 확립,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를 바탕으로 업계 최정상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다. 분할 후 신설 법인들은 3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도 지주회사 체제 마무리와 재무안정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해 지배구조 투명성을 더욱 강화시키고, 현대오일뱅크 기업공개(IPO)를 통해 그룹의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을 더욱 높일 예정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사실상 ‘무차입경영’을 실시하고 R&D 투자를 확대해 기술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는 시황 회복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2018년 상선부문에서 지난해 실적 대비 30% 이상 증가한 132억 달러의 수주 목표를 세웠다. 특히 올해는 조선업의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서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글로벌 조선해운 조사기관인 클라크슨에 따르면 지난해 4월 하루 3만 달러 수준에 머물던 대형 LNG운반선의 용선료는 1월 말 하루 8만 달러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는 지난 10여 년간 최대 규모(70척)의 LNG운반선 발주가 있었던 2014년의 용선료와 같은 수준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총 발주된 대형 LNG운반선 19척 가운데 40%가 넘는 총 8척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2월에만 LNG운반선 4척을 몰아 수주한 만큼, 2018년에도 좋은 수주 흐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아시아나항공 여승무원들이 30년 만에 모자를 벗는다. 공항을 이동할 때 더 이상 아시아나 승무원의 상징이었던 모자를 쓰지 않아도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28일 사내 게시판에 복장(모자) 기준 및 두발 규정 완화 내용을 공지하고 4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 여승무원들은 근무 중이거나 공항을 이동할 때에는 모자를 안 써도 된다. 다만 신입 승무원 수료식이나 대내외 행사 중에는 써야 한다. 승무원들의 두발 규정도 완화됐다. 승무원들이 많이 하던 이른바 ‘쪽머리’ 외에도 소라(올림)머리, 보브 컷(일종의 단발머리) 등도 허용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창립 30주년 만에 모자 규정을 바꾼 건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 사이에서모자 착용이 불편하다는 민원이 많았기 때문이다. 모자가 잘 고정이 되지 않아서 이동 중에 모자가 흔들리는 일이 많고, 통풍이 잘 되지 않아 답답함을 호소하는 직원도 있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유연하고 활기찬 조직문화를 조성하고자 현장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결정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모자는 비행기 꼬리를 형상화한 디자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승무원 복장은 1988년 창립 이후 딱 한번 2003년에 바뀌었다. 지금의 디자인은 2003년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 진태옥 씨의 작품이다.변종국 기자bjk@donga.com}

“연구원이 공무원 시험 본다고 사표를 내는데 붙잡지 못하겠더라고요.” 27일 인천 남동구 남동공단에 위치한 천일엔지니어링. 사무실에서 만난 조환수 대표는 자체 개발한 자동차 엔진 부품을 만지며 멋쩍게 웃었다. 한국GM이 위기에 빠지면서 직원들이 하나둘씩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1999년 설립된 천일엔지니어링은 플라스틱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회사로 GM에만 제품을 100% 납품하는 1차 협력사다. 대표 상품은 ‘워터 아웃렛’(엔진에 냉각수를 뿌리는 부품)과 ‘커버밸브보디’(엔진 오일의 누유를 막는 제품) 등이다. 금속이 아닌 고강도 플라스틱으로 만든 부품이어서 자동차 무게를 줄이고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기술과 품질을 인정받아 천일엔지니어링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GM이 주는 ‘올해의 GM 협력사(SOY·Supply Of the Year)’에 선정됐다. 하지만 한국GM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한때 200명에 달하던 직원들이 현재는 165명만 남아있다. 조 대표는 “나간 직원들이 자동차 업계로 간 게 아니라 아예 다른 업계로 떠났다”며 아쉬워했다. 최근엔 연구개발(R&D)을 담당하던 연구원 2명도 회사를 그만뒀다. GM에 납품하는 특허 제품을 담당하던 이들은 한 명은 소방 관련 업체로, 또 다른 한 명은 공무원 시험을 보겠다며 나갔다. 조 대표는 “자동차산업 인력들이 업계를 떠난 것이 두고두고 아쉽다”고 말했다. 남동공단에 있는 또 다른 GM 협력업체 S사도 최근 매출 악화로 90명이었던 직원이 70명 정도로 줄었다. 2, 3차 협력사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최근 천일엔지니어링의 2차 협력사 대표는 고심 끝에 다음 달 공장 문을 닫기로 했다. 한국GM 물량이 줄자 2차 협력사가 버텨내지 못한 것이다. 조 대표는 “2차 협력사 중 3곳이 문을 닫았다. 오랫동안 함께 일한 동료들과 업체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한국GM 사태가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매출 100%를 한국GM에 의존하는 협력사는 86곳으로 종업원 수는 1만8000여 명이다. 한국GM에 매출을 50% 이상 의존하는 기업은 150개가 넘는다. 협력사들은 한국GM이 없어지면 협력사 직원 약 16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추산한다. 협력사들이 한국GM이 정상화되길 바라는 건 단순히 납품 물량 유지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GM이 협력사들의 제품을 보증해줘 GM 본사와 전 세계 GM 공장에 수출을 늘릴 수 있었다. 한국GM 협력사들이 GM 본사 등에 수출하는 규모는 연간 약 2조5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또 다른 협력사 신진화학의 문창호 대표는 “한국GM이 없어지면 수출은 사실상 끝난다고 보면 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2016년 GM 본사가 선정한 SOY 107개 업체 중 한국 기업은 27곳이었다. 협력사들의 자금 유동성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협력사들은 납품 대금으로 한국GM에서 60일 만기 전자어음을 받는다. 이후 전자어음을 은행권에서 3%대 금리로 할인(외상채권담보매출·외담대)받아 운영 자금으로 쓴다. 그런데 최근 은행들이 어음 할인을 거부하고 있다. 본보가 한국GM 협력사들과 거래하는 시중은행의 외담대 한도를 분석해보니 2015년 말까지 약 7900억 원에 달하던 한국GM 협력사 대상 외담대 한도는 2016년 말 3500억 원, 지난해 말에는 1300억 원으로 줄었다. 유일하게 외담대 한도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은행(1300억 원)을 빼면 사실상 나머지 은행 모두 대출한도를 0원으로 축소한 것이다. 한국GM 협력업체 오토젠 조홍신 대표이사는 “한국GM 협력사란 이유만으로 은행들이 대출한도를 축소해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도산 위기에 몰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28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GM에는 다음 달 27일 4억5000만 달러의 부족 자금이 발생한다”며 “실사 기간 중 필요한 자금에 대해서는 산은이 지분(17.02%)만큼 브리지론 형태로 지원해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리지론은 긴급한 자금 수요가 있을 때 내주는 단기 대출로, 지분으로 환산하면 산은의 부담액은 약 800억 원이다. 이 회장은 “브리지론은 5월 초 본계약이 체결되고 GM의 뉴 머니(신규 자금)가 들어오면 자동 해지(상환)된다”며 “담보, 이자율, 해지 요건 등은 GM과 산은이 동일한 조건으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인천=변종국 bjk@donga.com / 강유현 기자}
중견 컨테이너 선사인 흥아해운과 장금상선이 컨테이너 정기선 부문에서 통합법인을 꾸린다. 업계 3, 4위 컨테이너 선사의 통합 노력을 두고 업계에선 중견 해운업체들의 구조조정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흥아해운과 장금상선에 따르면 이 선사들은 컨테이너 정기선 부문을 통합하는 협의를 한 뒤 4월에는 공동으로 협력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2019년 말까지는 통합을 완료할 방침이다. 여기에 현대상선도 두 선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아시아 노선을 공유하기로 했다. 세 선사는 다음 달 3일 기본합의서에 서명한 뒤 아시아 항로를 공동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국적 선사들은 지난해 8월 설립된 한국해운연합(KSP)을 통해 항로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그 결과 한국∼일본, 한국∼동남아 항로 등에서 3개의 항로를 줄이고 11척의 선박을 철수했다. 노선을 공유해서 해운 비용을 절감하자는 차원이다. 세 개의 선사는 다른 선사의 통합법인 참여에도 제한을 두지 않아 향후 추가 협력 가능성도 열어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사태 이후 선사가 중구난방으로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번 통합이 노선과 합병이라는 해운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도 “이번 KSP 2단계 구조 혁신 합의는 선사들의 자발적인 구조조정 노력이 결실을 맺은 사례”라며 “정부도 선사들의 이러한 노력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필요한 부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GM에 대한 부도 처리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은 한국GM의 부도 처리 및 파산 절차를 막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투자 자본을 회수하기 어려운 것이다. 산은은 즉각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GM은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한국GM은 노조를 포함한 전 직원에게 이달 31일까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합의하지 못하면 신차 배정은 없다는 방침을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은 26일 한국GM 노조 간부들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4월 20일까지 이해관계자(노조와 정부)의 협조가 확정되지 않으면 한국GM의 부도처리 및 파산 절차(bankruptcy filing)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GM은 노사의 임·단협 체결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부도 발언이 나온 것이라 해명하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노사 합의가 없으면 필요한 돈을 빌려올 방도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산은과 실사단은 엥글 사장의 부도 언급이 노조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에 대한 압박이라고 해석했다. 5월에 끝날 것으로 보이는 실사 일정을 당기고 지원을 빨리 해달라는 얘기다. 엥글 사장은 27일 이동걸 산업은행장과 가진 비공개 면담에서도 “실사단이 요구하는 200여 건의 자료 중 85%를 제출했다”며 조속한 지원을 요청했다. 한국GM이 파산하겠다고 나서면 이를 막을 방도는 딱히 없다. 한국GM 실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실사 기간 중 GM 본사 차입금 만기 자동 연장, 파산 절차 금지를 미리 (GM 측과) 합의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국GM 파산 신청 시 법원이 한국GM 자산을 채권자에 배당하게 된다. 한국GM은 자본잠식 상태라 최대 채권자인 GM이 대부분의 자산을 챙겨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한국GM이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 사실상 산은의 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상황이 된다는 의미다. 산은은 한국GM이 부도를 낼 경우에 대한 대응 방안 및 법률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산은 관계자는 “투자세칙이나 채권관리세칙 등 내부 규정에 부도에 따른 투자자본 회수 조치 절차에 대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사후 관리 대응 방안이 내부적으로 부재한 상태다. GM은 노조에 대한 압박 수위도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GM 측은 28일 전 직원에게 3월 말까지 임·단협 타결이 없으면 신차 배정은 없다는 입장을 공지할 예정이다. 한국GM 관계자는 “GM 본사가 한국 정부에 제시할 자구안도 임·단협 타결을 전제로 하고 있다. GM 본사도 임·단협이 타결돼야 신차 배정은 물론 자금 지원도 할 수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결국 이번 주에 임·단협에 대한 진전을 이뤄야 한국GM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사진)이 더블스타 자본 유치에 대한 금호타이어 전체 직원의 찬반 투표를 제안했지만 노조는 거부했다. 노사 합의 시한인 30일을 나흘 앞두고 양측의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금호타이어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갑자기 국내 타이어 유통업체인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 의향을 밝히고 나섰다. 산은은 “타이어뱅크로부터 전혀 연락을 받은 적 없다”며 황당하다는 표정이다.○ 이동걸 “전체 직원 대상 찬반 투표 하자” 이 회장은 26일 서울 영등포구 산은 본점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23일 오전 금호타이어 노조 대표들과 비공식 면담을 실시해 구두로 경영정상화를 위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노조가 중국 기업인 더블스타 자본 유치를 수용하는 대신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미래위원회를 공동 구성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노조가 24일 총파업을 강행하며 ‘인수 의사를 밝힌 국내 기업이 있다’고 주장하는 등 입장을 바꿨다고 노조를 비판했다. 이어 “노조가 금호타이어 직원 다수의 의사를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전체 직원의 찬반 투표를 제안했다.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더블스타로 매각할 경우 우리사주조합 또는 개별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주는 등의 유인책도 내놨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곧바로 반박했다. 노조는 “산은과 중국 더블스타 자본 유치에 대해 합의한 적이 없다. 조합원 투표, 스톡옵션 등 산은의 제안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노조가 산은의 제안을 거부함에 따라 금호타이어가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30일까지 노조가 자구안과 더블스타 매각 방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채권단 공동관리인 자율협약 절차가 중단된다. 이 경우 금호타이어는 상장 폐지를 거쳐 법정관리로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되면 회생보다는 청산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타이어뱅크, 금호타이어 변수로 작용할까 노조가 해외 매각은 안 된다며 버티는 사이 국내 타이어 유통업체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타이어뱅크 관계자는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27일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간담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인수 의향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27일 간담회에서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통째로 매각되는 것은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안겨주는 것이다. 타이어뱅크는 전국에 판매망을 갖추고 있어 즉시 판매를 증가시킬 수 있고 고용을 보장하면서 금호타이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고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일단 환영한다”면서도 “복수의 업체가 인수의향이 있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타이어뱅크의 등장에 산은과 금호타이어 측은 “금시초문”이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그간 산은은 금호타이어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중국법인의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서는 더블스타가 적임자라며 해외 매각을 추진해왔다. 업계에서는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능력이 있느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산은과 더블스타가 합의한 금호타이어 인수 금액은 6463억 원이다. 하지만 타이어뱅크의 매출은 2016년 기준 3700억 원 수준이었고 직원 수도 70명에 그친다. 이와 별도로 금호타이어의 중국법인 정상화를 위해서는 7500억 원대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강유현 yhkang@donga.com·변종국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사진)이 한진그룹 계열사인 칼호텔네트워크의 등기이사로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이르면 4월 칼호텔네트워크 등기이사로 경영에 복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아버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자회사인 진에어(저비용항공사·LCC)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조 회장의 장녀도 경영 일선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호텔 사업에 복귀하는 것은 시기의 문제였을 뿐 당연한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이 땅콩회항 사건 전에도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를 했었고 한진그룹의 호텔 사업은 장녀인 조 전 부사장이 맡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었다”고 말했다. 땅콩회항 사건은 2014년 12월 뉴욕발 대한항공 여객기에 탑승한 조 전 부사장이 땅콩 제공 등 기내 서비스를 문제 삼아 여객기를 계류장에서 되돌린 사건이다. 조 전 부사장은 사건 직후 대한항공 부사장 자리는 물론이고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 한진그룹 내 모든 직급과 직책을 내려놨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이 노조와 정부에 최후통첩을 날렸다. 4월 20일까지 이해관계자 간 협의가 완료되지 않으면 한국GM에 대해 부도 신청을 하겠다고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한국GM과 한국GM 노조 등에 따르면 엥글 사장은 이날 방한하자마자 노조 지도부와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면담에서 엥글 사장은 “4월 말이면 희망퇴직금, 협력업체 대금 등을 포함해 약 6억 달러(약 6477억 원) 정도가 또 필요하다. 4월 20일까지 노조와의 임단협, 정부의 지원 등이 확약되지 않으면 부도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엥글 사장은 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신차 배정을 언급하며 노조의 복리후생비 삭감 등 고통 분담을 촉구했다. 엥글 사장이 직접 부도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M 본사가 ‘더 이상 기다리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엥글 사장은 27일에는 정부 관계자를 만나 노조의 고통 분담을 전제로 정부 지원을 요청하는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자료에도 4월 20일까지 정부가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하면 GM 본사도 신차를 배정하고 GM 회생 방안에 대한 투자를 약속하겠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4월 20일을 최후통첩 시한으로 정한 것은 4월에 줄줄이 돌아오는 차입금과 대금 지불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말이면 GM 본사에서 빌린 7220억 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가 돌아온다. 지난해 말까지 갚았어야 하지만 GM 본사는 만기를 3월 말까지 늦춰줬다. 4월에 돌아오는 차입금, 희망퇴직 위로금까지 합치면 한국GM이 부도를 피하기 위해 필요한 금액은 총 2조3545억 원에 달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당장 올해 7월부터 근무시간을 줄여야 하는 300인 이상 기업들은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이다. 바뀐 근로기준법을 지키면서 생산성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증이 많다. 본보 ‘워라밸을 찾아서 2부’ 취재팀은 취재 과정에서 접한 기업과 직장인들의 궁금증을 모아 조직 전문가에게 질문을 던졌다. 맥킨지 아시아 ‘조직 프랙티스’의 리더인 강혜진 파트너(사진)가 답했다. 그는 2016년 대한상공회의소와 국내 100여 개 기업의 조직 진단 보고서를 주도하기도 했다. 》 Q: 해외 기업들은 근로시간 단축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사실 야근을 연달아 3일 이상 하는 것은 한국적 특성에 가깝다. 이제는 최장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으로 단축될 예정인 만큼 독일 시스템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독일은 이미 (주 40시간으로) 단축했고, 우리보다 노동시장이 더 경직돼 있다. 국내 기업인들이 ‘그렇게 경직된 노동환경에서 어떻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나’라는 의문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독일을 포함한 유럽에서 요즘 대안으로 보고 있는 게 ‘애자일(Agile·기민한) 조직’이다. 프로젝트(미션) 단위로 조직을 구성해 부서 간 조율에 따른 비효율을 최소한으로 줄인 기민한 조직으로, 네덜란드 ING은행이 애자일 조직으로 바꾸고 생산성을 30% 정도 높였다. 동시에 대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은 기업 1위로 바뀌었다. 보통 생산성을 높이려고 구조조정을 하면 조직 분위기가 안 좋아지기 마련인데, 두 가지를 다 극복한 사례다. 그래서 애자일 모델이 유럽 사회에서는 표준 모델이 되면서 독일 다임러 등도 도입 중이다.” Q: 회사 차원에서 야근은 줄이고 효율은 높이자고 아무리 얘기해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 “업무 비효율은 우리나라 많은 기업조직 자체에 뿌리 깊은 원인이 있다. 이벤트나 캠페인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원인은 세 가지로 본다. 첫째, 업무 지시에 구체성과 명확성이 떨어진다. 위에서 미션과 지시(order)가 내려오는 과정에서 중간에 자의적으로 해석해 마지막에 업무를 지시하는 상사, 즉 팀장 직급은 굉장히 모호한 상태에서 업무 지시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보고서를 만들면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게 된다. 둘째는 사일로(Silo·조직 내 부서 간 장벽. 다른 부서와 소통이 없는 현상)다. 한국 기업 특성상 임원이 부서 업무를 조율하기보다 주로 과장, 부장 수준에서 이뤄지다 보니 조율해야 할 건수도 많고 승인 절차도 복잡해진다. 세 번째는 직무의 모호성이다. 주로 공개채용으로 신입사원을 뽑기 때문에 개인별 직무기술서(job description)는 명확하지 않다. 부서가 해야 될 일은 있지만 개인별 업무가 특정되지 않으니 일 잘하는 사람에게 일이 몰린다. 그런 것들이 야근과 업무 비효율성을 유발한다. 이를 바꾸지 않고 캠페인성으로는 안 된다.” Q: 삶도 중요하지만 일도 중요하다. 동기부여를 어떻게 해야 하나. “젊은 세대는 회사를 위한 일의 당위성이나 승진, 성과급으로 동기부여가 잘 안 된다. 그렇다고 단지 ‘나에게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달라’고만 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하는 일이 사회적으로도 가치가 있는지, 내 역량이 개발되는지, 팀에서 하는 일에 내가 기여하는 게 분명하고 거기에 대한 인정을 받고 있는지를 중시한다. 그게 지금 ‘층층 구조’에서는 어려워 조직이 변해야 한다는 얘기다. 구글은 3개월마다 각 미션 단위 조직의 성과가 있는지, 시장에 대응하고 있는지 리뷰하고, 그렇지 않으면 조직을 해체한다. 빨리 자원과 인력을 재배분하는 것이다. 국내 기업 경영진이 구글에서 이걸 보고 ‘우리 자녀들을 보내고 싶지 않을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스트레스가 많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구글 식 모델을 도입해 보면 2030세대는 자신의 기여도도 알 수 있고 역량을 개발할 수 있다고 반긴다. 독일에선 조직에 변화를 줄 때에도 근로자 협의체 등의 승인이 필요한데 2030세대가 주축인 협의체는 오히려 먼저 사측에 조직 변혁을 제안하는 것을 봤다.” Q: 회식문화나 친밀성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게 아시아 기업의 특징이라고도 한다.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한국식 끈끈한 문화는 장점이 있다. 다만 리더는 아버지처럼 친한 게 아니라 선생님처럼 친해져야 할 것 같다. 맥킨지에서는 팀원에 대해 개인별로 정말 자세하게 피드백을 주게 돼 있다. 제가 기업 임원으로 있을 때 이것을 해보니 처음에는 어색해들 했다. 나중에 들으니 그 자료를 10년이 지나도록 간직하고 있다고 하더라. ‘일 대 다’ 식으로 팀장이 혼자 얘기하는 자리보다, 일대일이나 소수로 리더가 개인의 개발을 위한 피드백을 준비한 상태로 만나는 게 서로 좋고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 “일 줄면 수입 뚝” 워라밸 사각지대 어쩌나 ▼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뭔가요?”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염색공장에서 생산직으로 일하는 최모 씨(34)는 기자에게 워라밸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단어의 뜻을 차근차근 설명하자 최 씨는 “에이, 꿈같은 소리”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최 씨 회사의 정시퇴근 시간은 오후 6시지만 정시퇴근을 해본 적은 거의 없다. 최 씨는 “나처럼 돈을 많이 더 벌어야 하는 사람에겐 워라밸이 마냥 좋은 것만도 아니다. 작년에 둘째를 낳아서 돈이 더 필요하다. 돈을 벌 수 있을 때 많이 벌어야지 퇴근은 무슨 퇴근이냐”고 말했다. 최 씨는 ‘워라밸 사각지대’에 있다. 근로시간이 줄면 수입이 같이 줄어들까 봐 걱정이다. 최 씨 회사도 난감하다. 정부에서는 근로시간 단축과 워라밸 정착을 위해 추가 고용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추가 고용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비용도 만만치 않고 인력난도 심각하다. 경기 화성시에서 문구 공장을 운영하는 김모 씨(57)는 “회사를 금방 그만두는 사람도 있고 교육비, 식비 등 보이지 않는 비용도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중소기업에서 사람 하나 고용하는 건 리스크(위험)가 큰 일”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워라밸과 근로시간 단축 등에 대한 의견이 많다. △정시 퇴근을 막는 기업을 관리 감독해 달라 △돈을 더 벌어야 하는 사람을 위해 근로시간 단축을 다시 생각해 달라 △워라밸은 대기업이나 공기업, 공무원들에게만 해당될 뿐이라는 내용 등 워라밸을 누리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결국 워라밸이 도입되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2004년 전격 실시된 주 5일 근무제는 전면 도입까지 7년이 걸렸다. 여전히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지 않은 곳도 적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먼저 변하고 중소기업까지 바뀌며 문화로 정착하기까지 10년 이상 걸릴 것이다. 전반적으로 경제 상황이 좋아지고, 생산성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온갖 비효율을 줄여도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것은 정부가 보완 입법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탄력적 근로시간제다. 단위기간(현행 2주, 3개월) 안에 평균 주 40시간(최장 52시간)을 맞추는 제도다. 하지만 노사 합의가 필요해 활용도가 낮다. 전체 기업의 5∼6%만 도입한 것으로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보고 있다. 현행 단위기간 3개월에서 프랑스, 독일처럼 1년으로 확대하자는 주장도 거세다. 김영완 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직종별 직무별로 다양해지는 업무 방식을 법이 아울러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당장 올해 7월부터 근무시간을 줄여야 하는 300인 이상 기업들은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이다. 바뀐 근로기준법을 지키면서 생산성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증이 많다. 본보 ‘워라밸을 찾아서 2부’ 취재팀은 취재 과정에서 접한 기업과 직장인들의 궁금증을 모아 조직 전문가에게 질문을 던졌다. 맥킨지 아시아 ‘조직 프랙티스’의 리더인 강혜진 파트너가 답했다. 그는 2016년 대한상공회의소와 국내 100여 개 기업의 조직 진단 보고서를 주도하기도 했다. Q: 해외 기업들도 근로시간 제한이 문제가 되는지 궁금하다. “사실 야근을 매일 3일 이상 하는 것은 한국적 특성에 가깝다. 우리도 앞으로 최장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으로 축소가 될 예정이라 독일 시스템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독일은 이미 (주40시간) 축소를 했고 우리보다 노동시장이 더 경직돼 있다. 국내 기업인들이 ‘그렇게 경직된 노동환경에서 어떻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나’는 물음을 가지고 있다. 요즘 독일을 포함한 유럽에서 대안으로 보고 있는 게 ‘애자일 조직(기민한 조직)’이다. 프로젝트(미션) 단위로 조직을 구성해 부서 간 업무에서 일어나는 일을 최소한으로 줄인 기민한 조직. 네덜란드 ING은행이 애자일 조직으로 바꾸고 생산성을 30%정도 높였다. 동시에 대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은 기업 1위로 바뀌었다. 보통 생산성을 높이려고 구조조정을 하면 조직 분위기가 안 좋아지기 마련인데, 그 두 가지를 다 얻은 사례다. 그래서 애자일 모델이 유럽 사회에서는 표준 모델이 되면서 독일 다임러 등도 도입 중이다.” Q: 회사 차원에서 야근 줄이고 효율 높이자고 아무리 얘기해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 “업무 비효율은 우리나라 많은 기업 조직 자체에 뿌리 깊은 원인이 있어 이벤트, 캠페인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원인 세 가지로 본다. 첫째, 업무 지시의 구체성과 명확성 부재다. 위에서 미션과 지시(order)가 내려오는 과정에서 중간에 서로 자의적으로 해석 하게 되면서 마지막에 업무를 지시하는 상사-결국은 팀장 레벨-는 굉장히 모호한 상태에서 업무지시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보고서를 만들면 올라갔다 내려갔다는 반복하는 과정이 생긴다. 둘째는 사일로(Silo·조직 내의 부서 간 장벽, 다른 부서와의 소통이 없는 현상)다. 우리나라 기업 특성상 임원이 부서 업무를 조율하기보다 주로 과장, 부장 레벨에서 이뤄지다 보니 조율 자체 건수도 많고 승인 절차도 복잡해진다. 세 번째는 직무의 모호성 문제다. 주로 공개채용으로 신입사원을 뽑기 때문에 개인의 직무기술서(job description)이 분명하지 않다. 부서가 해야 될 일은 있지만 개인별로는 없으니 일을 잘 하는 사람한테 일이 몰린다. 그런 것 들이 야근과 업무 비효율성을 유발한다. 이를 바꾸지 않고 캠페인 성으로는 안 된다.” Q: 라이프도 중요하지만 워크(일)도 잘 해야 할 텐데, 동기부여를 어떻게 해야 할지……. “젊은 세대는 회사를 위한 일의 당위성이나 승진, 성과급으로 동기부여가 잘 안 된다. 그렇다고 단지 ‘나에게 워라밸을 줘’라고만 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하는 일이 사회적으로도 가치가 있는지, 내 역량이 개발이 되는 지, 팀에서 하는 일에 대해 내가 기여하는 게 분명하고 거기에 대한 인정을 받고 있는 지를 중시한다. 그게 지금 ‘층층 구조’에서는 어려워서 조직이 변해야 한다는 얘기다. 구글은 3개월마다 각 미션 단위 조직의 성과가 있는지, 시장에 대응하고 있는지 리뷰하고 아니면 조직을 해체한다. 빨리 자원과 인력을 재배분하는 것이다. 국내 기업 경영진이 구글에서 이걸 보고 ‘우리 자녀들을 보내고 싶지 않을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스트레스가 많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구글 식 모델을 도입해 보면 2030 세대는 자신의 기여도도 알 수 있고 역량을 개발할 수 있다고 반긴다. 독일에선 조직에 변화를 줄 때에도 근로자 협의체 등의 승인이 필요한데 2030 세대가 주축이 협의체는 먼저 조직 변혁을 사측에 제안하는 것을 봤다.” Q: 회식문화나 친밀성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게 아시아 기업의 특징이라고도 한다.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중국은 아시아에서도 가장 빠르다. 오히려 산업화 기간이 짧아서 새로운 업무 문화를 받아들이기 쉬운 것 같다. 젊은 여성이 빠르게 승진하기도 한다. 중국 알리바바, 가전업체 하이얼, 부동산 개발사 방케 등은 일하는 방식이 이미 바뀌어 있다. 조직이 젊기도 하고, 나이 어린 사람 밑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적다. 일본은 우리와 비슷한 면이 있는데 많이 바뀌는 중이다. 우리도 바뀌어야 한다. 한국식 끈끈한 문화는 장점이 있다. 다만 리더는 아버지처럼 친한 게 아니라 선생님처럼 친해져야 할 것 같다. 맥킨지에서는 팀원에 대해 개인별로 정말 자세하게 피드백을 주게 돼 있다. 이를 제가 기업 임원으로 있을 때 해보니 처음에는 어색해들 했다. 나중에 들으니 그 자료를 10년이 지나도록 간직하고 있다고 하더라. ‘일 대 다’ 식으로 팀장이 혼자 얘기하는 자리보다 1대 1이나 소수로 리더가 개인의 개발을 위한 피드백을 준비한 상태로 만나는 게 서로 좋고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김현수 기자kimhs@donga.com ▼ ‘워라밸’ 사각지대 ▼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뭔가요?” 인천 남동구 남동공단에 있는 염색공장에서 생산직으로 일하고 있는 최모 씨(34)는 기자에게 워라밸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단어의 뜻을 차근차근 설명하자 최 씨는 “에이, 꿈같은 소리” 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최 씨 회사의 정시퇴근 시간은 오후 6시지만 늘 정시퇴근을 해본 적은 거의 없다. 그 이유를 묻자 최 씨는 “나처럼 돈을 많이 더 벌어야 하는 사람에겐 워라밸이 마냥 좋은 것만도 아니다”며 “작년에 둘째를 낳아서 돈이 더 필요하다. 돈을 벌 수 있을 때 많이 벌어야지 퇴근은 무슨 퇴근이냐”고 말했다. 최 씨는 ‘워라밸 사각지대’에 있다. 근로시간이 줄면 수입도 같이 줄어들까 걱정이다. 최 씨 회사도 난감하다. 정부에서는 근로시간 단축과 워라밸 정착을 위해 추가 고용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추가 고용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비용도 만만치 않고 인력난도 심각하다. 경기도 화성시에서 문구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 씨(57)는 “회사를 금방 그만 두는 사람도 있고, 교육비, 식비 등 보이지 않는 비용도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중소기업에서 사람하나 고용하는 건 리스크(위험)가 큰 일”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워라밸과 근로시간 단축 등에 대한 의견이 많다. △워라밸을 할 수 있도록 퇴근을 못하게 하는 기업을 관리 감독 해 달라 △돈을 더 벌어야 하는 사람을 위해 근로시간 단축을 다시 생각해 달라 △워라밸은 대기업이나 공기업, 공무원들에게만 해당 될 뿐이라는 내용 등 워라밸을 누리지 못하는 현실을 주를 이룬다. 2004년 전격 실시된 주 5일 근무제는 정착까지 약 7년 여가 걸렸다. 여전히 주 5일 근무제가 정착이 안 된 곳도 적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먼저 변하고 중소기업까지 바뀌며 문화로 정착하기 까지 10여 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온갖 비효율을 줄여도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것은 정부가 보완 입법을 통해 제도를 바꿔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탄력적 근로시간제다. 단위기간(현행 2주, 3개월) 안에 평균 주 40시간(최장 52시간)을 맞추는 제도다. 하지만 노사 합의가 필요해 활용도가 낮다. 전체 기업의 5~6%만 도입한 것으로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보고 있다. 현행 단위기간 3개월에서 프랑스 독일처럼 1년으로 확대하자는 주장도 거세다. 김영완 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직종별 직무별로 다양해지는 업무 방식을 법이 아울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