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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전관예우 관행을 확실하게 뿌리 뽑기 위해서는 현직 판검사들의 의식 개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에서는 전관이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하는 행위 자체를 부도덕한 일로 여긴다. 미국은 현직 판검사가 전관 변호사를 식당에서 우연히 만나더라도 합석하지 못할뿐더러 마주친 사실을 상급자에게 반드시 보고하도록 하는 윤리 기준을 두고 있다. 문흥안 건국대 법학과 교수는 “현직 법관부터 청탁을 강하게 거부할 수 있도록 윤리 기준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법무부가 정책자문고객 2640명을 대상으로 ‘전관예우 관행 근절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절반 이상이 전문성을 갖춘 변호사(40%)보다 전관 변호사(53%)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승소 확률이 높다”(47%)거나 “담당 판검사에게 사건을 유리하게 해 달라고 부탁할 수 있을 것 같다”(31%)는 이유였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관예우는 효과의 실체와 관계없이 의뢰인의 기대가 여전히 크다”며 “그런 심리를 부추겨 사건을 수임하는 변호사가 있는 한 어떤 규제도 효과가 없다”고 강조했다. 피해자 신고를 기다리거나 겉으로 드러나는 위반 사례만 심사해서는 전관예우 관행을 제대로 감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선임계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전화와 쪽지로 이뤄지는 음성적 전관예우까지 잡아내려면 전관 변호사와 함께 근무하는 다른 변호사에 대한 감시와 제재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임 제한 위반이 적발되면 이름을 빌려준 변호사도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광중 법조윤리협의회 위원장은 “청탁 전화를 받는 판검사들부터 전관예우를 근절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법조인들의 자성이 없이는 의뢰인들의 절박함을 핑계로 수임도 하지 않은 사건에 관여하는 변호사들의 관행은 사라지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법조윤리협의회와 법무부 신고 센터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윤리협의회 초대 위원을 지낸 김영철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위원회 권한을 늘려 관련 신고를 면밀히 조사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고현국 기자 mck@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지금 ○○지법에 있는 판사들 다 동고동락하던 사이라 제가 말하면 영장(기각)은 문제없습니다. 수임 제한요? ‘사이드’(선임계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담당 판검사에게 전화로 부탁하는 등 간접적으로 영향 미치는 것)로 도우면 안 걸려요. 여기 다 그렇게 합니다.”동아일보 기자가 최근 전관 출신 A 변호사에게 횡령 사건 피의자로 가장해 ○○지법 사건을 맡아달라고 의뢰하자 이 변호사는 동료로 재직했던 판사들의 이름을 대며 “사건을 맡기라”고 했다. 이 변호사는 올해 초 지방 대도시 지법 부장판사로 퇴임해 해당 법원 바로 앞에 사무실을 차렸다. 전관예우 금지법은 최종 근무지의 사건 수임을 1년간 제한하고 있지만 그는 “선임계는 ‘어쏘(어소시에이트를 줄인 말·사무실에 소속된 다른 변호사를 지칭)’ 이름으로 올리면 상관없다”며 자신했다.○ “어차피 기록 안 남아”2011년 전관예우 금지법 시행 이후 개업한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 가운데는 여전히 최종 근무지 사건을 수임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변론에 직접 나서지 않는 대신 소송전략 설계나 자문 역할을 맡고 담당 판검사에게 전화를 걸거나 문서를 전달해 사건에 영향을 미치는 식이었다. 현행 변호사법과 변호사 윤리강령은 계약서나 의견서에 이름을 올리지 않더라도 실질적으로 사건에 관여하면 제한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판사 출신 변호사들은 주로 “좋은 판결이 나오도록 돕겠다”고 제안했고, 검사 출신 변호사들은 “불기소 처분이 어려우면 구형 수위를 낮춰주겠다”며 검찰 단계에서 힘을 써주겠다고 했다.‘횡령 사건 피의자를 빼내 달라’고 요청하자 수도권 지검 지청 출신으로 인근 도시에서 개업한 B 변호사는 “횡령액을 최소한으로 낮게 잡아 특가법(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적용을 피하는 게 관건이다”며 “지청에 아는 검사들이 많으니 구형 수위를 낮출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횡령이면 착수금이 3000만 원부터라고 보면 된다”며 구체적인 액수까지 제시했다.최종 근무지가 아닌 곳에서 개업했지만 최종 근무 기관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하는 전관도 있었다. 법정에 설 필요 없이 전화 한 통으로 ‘실력’을 행사하니 지역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논리였다. 지방 대도시 지검에서 근무하다가 올해 초 개업한 J 변호사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사무실을 차렸지만 300km 가까이 떨어진 최종 근무지의 사건에 대해 “그곳에 아는 후배 검사가 많으니 전화로 (불기소 처분을) 부탁하면 들어줄 것”이라며 현직 검사 이름을 줄줄이 댔다.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사무장들도 전관 변호사의 인맥을 과시하며 사건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이들은 “변호사와 계약서를 쓸 때 자신의 이름을 꼭 거론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무실 살림을 맡아야 하는 사무장이 사건을 받아 오면 수임료 10%가량을 주는 게 관행인데 이는 변호사법 위반이다.전문가들은 ‘전화 변론’을 통한 음성적 전관예우 관행이 만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국 서울대 법학부 교수는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전화 변론’은 기록도 남지 않아 변호사가 얼마든지 숨길 수 있다. 실질적인 대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전관예우 관행을 근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에서 관련법 개정에 앞장섰던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은 “법 개정을 하면서도 ‘음성적 예우’를 우려했었다”며 “수십 년 이어 내려오던 관행을 법조항 하나로 고칠 수 있겠느냐. 차후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수임제한 풀렸다며 전관 파워 광고하기도 퇴임한 지 1년이 지나 최종 근무지 사건의 수임 제한이 풀린 변호사들은 노골적으로 전관 신분을 내세워 영업을 하고 있었다. 지난달 수임 제한 기간이 끝난 L 변호사 사무실 관계자는 기자에게 “우리 변호사는 1년 이내 개업한 전관 변호사보다 더 힘을 쓸 수 있다”고 했다.이들 중 일부는 법조전문지에 수임 제한 해제를 알리는 광고를 싣기도 했다. 그동안 제한됐던 최종 근무지 사건에서 노골적으로 전관 파워를 발휘하겠다는 선포인 셈이다. 하태훈 고려대 법대 교수는 “‘1년이 지났으니 전관예우가 된다’고 광고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법적 문제가 없어도 이런 광고는 자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협 광고심사위원회는 이 같은 광고에 대해 ‘공정한 경쟁에 의한 고객 유치’라는 협회 광고 원칙을 위반하는지 심사할 계획이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

1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주한 캐나다대사관에서 캐나다 연방 결성 14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려 시민들이 백파이프 연주를 감상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1일 정식 개통을 앞두고 시범 운행하던 경기 의정부경전철이 멈춰 승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30일 오후 8시 55분경 의정부경전철 전 구간 전동차 11대가 멈춰 섰다. 승객 수백 명은 전동차에서 내려 20m 높이의 고가(高架)형태 선로를 따라 정거장까지 이동해야 했다. 야간인데다 경전철 관계자의 안내나 조명도 없어 안전상 허점을 드러냈다. 운영사 측은 “취객이 비상핸들을 작동시켜 열차가 멈췄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의정부경전철 관계자는 “전 구간이 무인으로 운행돼 전동차 1대에만 문제가 생겨도 모든 전동차가 멈춘다”고 말했다.}

“제2연평해전을 치른 참수리호에 걸려 있던 태극기도 ‘붉은 전사’ 함성이 가득한 시청 앞에서 나부끼던 것과 똑같은 태극기인데 쉽게 잊혀지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29일 발발한 지 10년이 되는 제2연평해전을 다룰 영화 ‘연평해전’의 김학순 감독(서강대 영상대학원장)은 영화 제작에 나선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27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김 감독은 영화 제작에 착수하기까지 겪은 우여곡절과 영화화를 결심한 계기를 자세히 털어놨다. 김 감독이 영화 ‘연평해전’ 제작과 관련해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영화 ‘연평해전’이 김 감독의 기획 노트에 처음 오른 것은 2006년이었다. 장편 데뷔작 ‘비디오를 보는 남자’로 2003년 미국 휴스턴 국제영화제 등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신인감독상을 받았지만 전쟁영화에 도전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해군 병장 출신인 김 감독은 뜻이 맞는 제작자들과 사전 준비 단계를 밟아갔다. 시나리오 작업은 2007년 출간된 최순조 작가의 동명소설 판권을 사들이면서 탄력을 받았다. 당시 여러 영화 제작사가 이 소설을 탐냈지만 최 작가는 김 감독의 의지와 열정을 보고는 그에게 판권을 넘겼다고 한다. 최 작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상업성보다 많은 국민에게 우리 장병의 숭고한 희생을 알려야 한다는 뜻이 있었는데 그게 김 감독과 통했다”고 말했다.하지만 순조로웠던 영화 제작은 벽에 부닥쳤다. 영화 ‘친구’의 곽경택 감독과 ‘튜브’의 백운학 감독이 제2연평해전을 소재로 한 영화 제작 계획을 2009년 나란히 발표하며 투자가 분산됐다. 투자자 모집을 마무리할 즈음인 2010년에는 천안함 폭침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해군의 지원이 어려워지면서 제작이 무기한 연기됐다. 당시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전쟁영화에 뛰어들었던 다른 제작사도 줄줄이 계획을 접어야 했다.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제작에 1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가 취소될 뻔한 일도 있었다. 영진위가 특별한 이유 없이 지원을 취소하겠다고 해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시나리오와 감독의 연출 역량이 뛰어나다”며 “영진위의 지원 대상 취소 결정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갖은 어려움에도 영화 제작을 고집한 가장 큰 힘은 유가족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김 감독은 유가족이 흘리는 눈물을 지켜보며 ‘나의 아내와 부모가 저들과 같은 상황이었다면 얼마나 비통할까’ 생각해 영화 제작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고 한다. 고 황도현 중사의 아버지 황은태 씨(65)는 “김 감독이 가족행사를 일일이 쫓아다니며 자료를 모으는 모습이 믿음직했다”고 말했다.서강대 영상대학원장인 김 감독의 학교 작업실은 전투 장면을 생생하게 재구성하기 위해 수집한 자료로 가득 차 있었다. 김 감독은 당시 전투를 치른 참수리 375호의 세트를 정밀하게 만들기 위해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 전시된 고속정 모형의 제작자를 수소문 끝에 찾아가 설계 내용을 얻기도 했다. 해전을 경험한 생존자를 여러 차례 인터뷰한 것은 물론이고 해군 훈련 현장마다 따라다니며 함정 운용 장면을 스케치했다. 이렇게 모은 동영상 자료가 수백 시간 분량으로 방대해 김 감독은 다큐멘터리 제작도 병행하고 있다.영화 ‘연평해전’은 제작비 60억 원 규모의 3차원(3D)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다. 제작사 ‘로제타시네마’는 조연 배우 캐스팅을 마치고 주연 배우를 최종 선발하고 있다. 영화는 다음 달 말 촬영에 들어가 내년 3월경 개봉할 계획이다. 다큐멘터리 영화는 내년 하반기에 내놓는다. 김 감독은 “소리 없이 희생된 젊은이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6년간 공들인 작업을 제대로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백범 김구 선생 서거 63주기 추모식이 열려 참석자들이 헌화한 뒤 예를 갖추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26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 습지공원에서 서울시 주최로 ‘양서류 방사 행사’가 열려 어린이들이 도롱뇽을 관찰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달 건강한 공원 생태를 조성하기 위해 도롱뇽과 북방산개구리 등 양서류 1만8400마리를 시내 공원에 방사할 계획이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26일 부산 남구 대연동 유엔기념공원에서 부산보훈청 주최로 6·25 기념행사가 열린 가운데 터키와 콜롬비아 참전 용사들이 전사자 묘지에 경례하고 있다. 유엔기념공원은 11개국 2300명의 6·25 전사자가 잠들어 있는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다.부산=최재호 기자 choijh92@donga.com}
윤달을 맞아 묘를 옮기며 새로 깐 잔디들이 가뭄에 말라 죽어가고 있다. 윤달 매출을 한껏 올렸던 이장 업체들은 104년만의 가뭄을 만나 "떼를 다시 입혀 달라"는 주문이 쇄도하며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4월 21일 시작해 지난달 20일까지 이어진 윤달 기간에 많은 유족들이 묘를 옮기며 잔디를 새로 깔았다. 윤달에 이장하면 탈이 없다는 속설 때문이다. 경기 고양시 대자동 서울시립승화원에서 올해 4, 5월 두 달간 처리한 이장 건수는 236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처리한 187건의 12배를 넘었다. 평소 많아야 한 달 묘 1, 2기를 이장하던 업체들에도 이 기간에는 손이 모자라 일을 못 받을 정도로 매일 주문이 밀려들었다. 윤달이 끝나면 일감도 떨어져야 정상이지만 업체들은 아직도 많은 주문을 받고 있다. 기상 관측사상 최악의 가뭄이 찾아오면서 모처럼 새로 깐 잔디가 말라 죽고 있기 때문이다. 가뭄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이미 자리를 잡았던 잔디까지 뿌리가 죽어 이장 및 조경업체는 때 아닌 특수를 맞이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경기 안산시에서 이장 업체를 운영하는 김모 씨(53)는 평상시보다 두 배 이상 밀려들어오는 주문에 일손이 부족할 지경이다. 주로 "묘를 옮기면서 새로 깐 잔디들이 누렇게 죽어 떼를 다시 입혀 달라"는 요청이다. 김 씨는 "어차피 지금 잔디를 깔아도 금방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장마가 시작되면 밀린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잔디는 가뭄에 강한 식물이지만 뿌리를 내리기 전까지는 '물 속에서 자란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생육에 물이 많이 필요하다. 특히 잔디를 새로 입히면 흙 속에 공기가 많아 잔디 뿌리가 마르기 쉽다. 김성균 서울대 조경학과 교수는 "가뭄이 오래 지속돼 이미 뿌리를 내린 잔디들도 괴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장한 분골을 나무뿌리 주변에 묻는 수목장도 가뭄의 영향을 받는다. 경기 김포시에서 수목장 업체를 운영하는 박모 씨(48)는 장례에 쓰기 위해 새로 심어 둔 삼나무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말라죽어 골치를 앓고 있다. 박 씨는 "'윤달에 수목장을 치른 나무가 가뭄에 죽지 않았냐'는 문의가 여러 건 들어온다"고 말했다. 공원묘지에서는 잔디 관리를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립승화원은 오전 오후 각각 2차례씩 살수차와 트랙터를 동원해 잔디가 말라죽는 것을 막고 있다. 물이 충분하지 않아 봉분만 간신히 적시는 실정이다. 예산군 공공시설사업소도 최근 조성한 200여 기를 포함해 전체 4700여 기에 이르는 봉분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물을 뿌렸지만 최근 물 부족 탓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사업소 관계자는 "장마가 빨리 시작돼야 잔디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 전선은 29일 제주와 충청 지방을 지나 30일 수도권까지 올라올 전망이지만 비를 얼마나 뿌릴지는 28일이 돼야 예측할 수 있다. 김태수 기상청 통보관은 "장마 전선이 짧게 비 소식을 전한 뒤 다시 남쪽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이달 24일까지 서울지역에 내린 비의 양은 10.6㎜로 예년 같은 기간 평균(203.5㎜)의 5.2%에 불과하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지난달 서울 보라매병원의 성폭력상담소인 원스톱센터에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중학교 3학년생이라고 밝힌 A 양(14)은 “2년 전부터 태권도장 관장 임모 씨(40)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있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임 씨가 도장 내에서 “체중과 가슴 치수를 재야 한다”며 A 양의 옷을 벗기고 다리 찢기를 시킨 뒤 가슴과 음부를 만졌다는 것이다.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임 씨의 과거 행각까지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임 씨는 B 씨(19·여)와 C 씨(19·여)가 중학생이었던 2007년부터 관장 지위를 이용해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저질러왔다. 성에 대한 판단력이 약한 중학생 피해자들에게 “옷 벗는 것보다 살찌는 것이 더 창피하다”며 당연한 듯 옷을 벗기고 몸을 만졌다. 2008년 1월경 경기를 하러 지방에 내려갔을 때에는 “나하고 잠자리를 해야 경기를 잘 치를 수 있다”며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C 씨에게 술을 먹인 뒤 강간했다.임 씨는 학생들의 휴대전화와 인터넷 아이디, 비밀번호 등 사생활을 관리하며 이성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발견하면 ‘교육을 위해서’라며 각목으로 때리고 성폭행했다. 피해 학생 부모에게는 “제대로 가르쳐 대학 진학까지 책임질 테니 걱정 말고 맡겨 달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임 씨는 A 양이 신고하기 전까지 계속 범행을 저질렀다.서울지방경찰청은 임 씨에 대해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상 강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2일 밝혔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85)의 차남 강문석 수석무역 부회장(51)이 코스닥 상장사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부장 조남관)는 디지털오션의 공금 45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강 부회장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강 부회장은 2008년 6월 대주주로 있던 수석무역 명의로 디지털오션을 인수한 뒤부터 지난해 9월 경영권을 매각하기 전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디지털오션 공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3월 디지털오션을 투자주의 환기 종목으로 지정했다.}

경찰이 각종 범죄의 온상으로 전락한 공원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0일 공원 치안을 확립해 시민의 쉼터로 되돌리겠다며 ‘공원치안 확보방안’을 발표했다. 동아일보가 시리즈 보도를 통해 ‘서울 내 2143개 공원은 하루 평균 3건의 범죄가 일어나는 등 노숙인과 폭주족이 점령한 우범지역으로 변질돼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나온 후속 조치다. 경찰은 범죄 발생 건수와 방범시설 여부를 토대로 공원에 위험 등급을 매기고 안전이 취약해 ‘적색등급’을 받은 공원 226곳을 중점 관리하기로 했다. 관리 대상에는 노인 성매매와 도박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과 폭주족 관련 신고가 빈발하는 한강공원 등도 포함됐다. 경찰은 공원의 치안을 위협하는 위험 요소를 분석해 맞춤형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노인 이용객이 많은 종로구 종묘공원과 탑골공원에서는 비슷한 연배의 회원들로 구성된 ‘어버이연합순찰대’가 공원을 돌며 불건전한 공원 이용 행태를 바로잡는다. 어버이연합과 협약을 맺고 19일 공원 순찰에 함께 나선 혜화경찰서 관계자는 “젊은 경찰관이 순찰할 때보다 노인들이 훨씬 협조를 잘했다”고 말했다. 중국동포가 밀집해 외국인 범죄가 발생하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 조마공원 주변 1.25km 구간을 ‘주민 안심길’로 지정해 경찰이 2시간 간격으로 집중 순찰한다. 영등포구 대림동 두암공원에 모여 야간에 음주 소란을 피우는 중국동포들은 구청의 협조를 얻어 주변 ‘중국동포 노인정’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단속과 동시에 건전하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확충하면 다른 공원으로 음주자들이 이동하는 ‘풍선 효과’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구로경찰서는 자율방범대 초소를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가산동 구로리공원 내부로 옮겨 공원 순찰을 강화한다. 폭주족이 말썽을 일으키는 한강공원에는 집결이 예상되는 주말 및 새벽 시간대에 집중 단속해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특히 소음 신고가 잦은 광진구 자양동 뚝섬공원 진입로와 공원 내 편의점 주변에는 순찰차를 상주시켜 폭주족 집결을 차단할 방침이다. 노숙인 밀집지역인 용산구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과 중랑구 면목동 봉화공원에서는 노숙인들의 구심점이 되는 상습폭행범을 구속해 조직을 무너뜨릴 계획이다. 경찰은 공원 인접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신고를 장려하는 등 시민 참여도 독려할 예정이다. 특히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공원같이 규모가 커 경찰 인력만으로는 관리가 힘든 공원은 자율방범대 등 경찰협력단체의 협조를 얻어 순찰에 나선다. 동작경찰서는 12개 협력단체 981명을 ‘범죄감시자’로 위촉했다. 경찰은 각 부서가 치안이 취약한 적색등급 공원을 1곳씩 맡아 책임 운영하게 하는 등 공원 안전 대책을 이어갈 계획이다. 서울시도 이에 맞춰 치안 취약 공원에 8월 중 방범용 폐쇄회로(CC)TV를 310대 추가로 설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시 관계자는 범죄발생률이 높은 공원 화장실 15곳에 비상벨 493개도 새로 달 예정이라고 밝혔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동네 공원이 기피 공간에서 쾌적한 쉼터로 변신한 사례는 적지 않다. 대부분 주민의 단합된 노력이 결정적 요인이었던 경우다.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간데메공원은 인근 노숙인의 집결지였다. 두 블록 떨어진 곳에 무료급식소가 있어 공원 내 정자는 식사 전후 술을 마시며 소란을 부리는 노숙인 10여 명이 늘 차지하고 있었다. 그 바람에 주민들은 공원에 가기를 꺼렸고 주변 상인들도 공포에 떨었다. 공원 앞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신모 씨(70)는 “노숙인들이 물건을 털어갈까 봐 가게 문도 못 닫고 밤새워 가게를 지킨 날이 많았다”고 했다. 참다못한 주민과 상인들은 2년 전 힘을 합쳐 반격에 나섰다. 노숙인들이 불편해서 찾지 않는 공원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우선 공원 주변 가게들은 노숙인에게 술을 팔지 않았다. 찜질방도 노숙인은 받지 않았다. 주민들도 노숙인의 술값 구걸에 응하지 않고 공원에서 행패를 부리면 즉각 경찰에 신고했다. 특히 노숙인 사이에서 ‘왕초’ 역할을 하며 자주 난동을 부리던 이모 씨(46)가 경찰에 구속된 뒤부턴 노숙인의 기세도 크게 위축됐다. 답십리3치안센터 관계자는 “구심점이 없어지자 노숙인 조직이 한순간에 와해됐다”고 설명했다. 15일 오후 10시경 취재진이 간데메공원을 찾았을 땐 20, 30대 여성 4명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 오거리어린이공원은 주민 참여 행사를 공원 내에서 자주 여는 방법으로 불청객의 출입을 차단했다. 지역 부녀회가 구청과 적십자사의 협조를 받아 공원 안 노인정에서 마을장터 등의 행사를 자주 연 것. 공원 앞에서 6년째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여모 씨(45)는 “공원 안에 일정 수의 주민들이 상주하다 보니 노숙인이나 비행청소년들이 공원을 ‘주인이 있는 곳’으로 인식해 눈치가 보여 오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야간 출입을 제한해 효과를 본 사례도 있다. 야간 소음 신고가 많았던 중랑구 망우동 등나무공원은 오후 10시 이후 출입을 제한하면서 문제를 해결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빼앗긴 성매매 대금을 폭력으로 다시 되찾으면 강도죄에 해당하는 지를 두고 법정이 달아올랐다. 19일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윤종구)는 강도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모 씨(22·여) 등 3명에 대해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했다. 법원은 강도상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성매매 및 성매매 알선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했다. 18일 오전 11시에 시작한 재판은 '빼앗긴 돈이 누구의 소유인지' 등 쟁점을 두고 검사와 변호인이 다투며 오후 9시까지 계속됐지만 결론이 나지 않아 다음날인 19일 오후 7시까지 이어졌다. 윤 씨는 2월 12일 평소 알고 지내던 김모 씨(29)에게 알선을 부탁해 인터넷 조건만남 사이트를 통해 A 씨(32)를 만났다. 둘은 서울 성동구 도선동의 한 모텔에서 선불로 34만 원을 주고받은 뒤 한 차례 성관계를 맺었다. 하지만 관계가 끝나자 A 씨의 태도가 돌변했다. A 씨가 험상궂은 얼굴로 "현금이 필요하다. 도로 달라"고 하자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겠다고 판단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3만 원을 합쳐 37만 원을 되돌려줬다. 법원은 '성매매는 불법이지만 성매매 대가는 여성 소유'라는 판례를 인정하고 있다. 윤 씨는 김 씨와 송모 씨(29)에게 "도와 달라"고 전화를 걸었다. 한 달음에 달려온 김 씨와 송 씨는 모텔을 나서려던 A 씨를 주차장에서 때려 눕혀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혔다. 상황이 종료된 뒤 주차장으로 내려온 윤 씨는 의식이 멍한 상태에서 앉아 있는 A 씨의 주머니에서 37만 원을 빼 집으로 향했다. 이들은 강도상해와 성매매 및 성매매 알선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윤 씨가 A 씨를 직접 때리지는 않았지만 김 씨와 송 씨와 공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윤 씨에게도 강도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A 씨는 이 재판이 열리기 전 공갈 및 성매매 혐의로 약식 기소돼 벌금 290만 원을 선고받았다. 가장 치열한 쟁점은 윤 씨가 돈을 다시 가져갔을 당시 37만 원을 누구의 소유로 볼 지였다. 형법상 강도는 '타인의 재물'을 강취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돈이 윤 씨 본인의 소유였다고 본다면 강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검찰은 '다른 물건과 달리 돈은 갖고 있는 사람에게 소유권을 인정한다'는 법리를 이용해 "비록 공갈로 얻은 돈이긴 하지만 사건 당시 37만 원은 A 씨가 실질적으로 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윤 씨가 A 씨의 돈을 빼앗은 것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A 씨가 돈을 빼앗아간 뒤 (실질적으로 소유하기 전에) 곧바로 되찾은 것이기 때문에 37만 원의 소유권은 여전히 윤 씨에게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검사와 변호인은 피고인들이 강도를 공모했는지를 두고도 부딪쳤다. A 씨를 폭행한 것은 김 씨와 송 씨였고 37만 원을 가져간 것은 윤 씨였으므로 이들 셋이 공모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강도가 아닌 상해죄와 절도죄만 성립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상해와 절도에 대한 처벌은 강도상해 처벌보다 가볍다. 검찰의 입장은 윤 씨가 '포주' 역할을 한 두 남자에게 "돈을 빼앗겼다"며 전화를 한 것 자체가 돈을 돌려받아 달라는 주문이었기 때문에 공모가 성립한다는 것이었다. 법원은 배심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암묵적인 공모도 범죄 모의'라는 대법원 판례를 스크린에 띄웠다. "김 씨가 '돈을 왜 내놓지 않느냐'고 말한 뒤 때렸다"는 A 씨의 증언도 검사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윤 씨의 변호를 맡은 송종선 변호사는 "윤 씨가 두 남성에게 '돈을 돌려받아 달라'고 부탁하지 않았으므로 공모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방어했다. 윤 씨는 김 씨와 송 씨가 A 씨를 때릴 것이라고 예견하지 못했고 집에 갈 차비가 없어 A 씨의 주머니에서 돈을 뺐을 뿐 '타인의 돈을 빼앗는다'는 인식이 전혀 없었다는 논리였다. 양측의 논리가 충돌하자 배심원과 방청객들도 헷갈린다는 반응을 보였다. 방청객에 앉아있던 이화여대 로스쿨 재학생 김묘진 씨(26·여)는 "재판이 진행될수록 누구의 말이 맞는지 아리송하다"고 말했다. 재판에 그림자배심원(재판 과정을 모두 지켜본 뒤 유무죄 및 형량을 정하지만 재판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배심원)으로 참여한 직장인 이연주 씨(38·여)는 "법리가 치열하게 충돌했지만 강도상해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피고 측에 기운 모습을 보였다. 양쪽의 공방이 계속되면서 19일 오후 2시까지로 계획됐던 재판은 7시가 돼서야 끝났다. 배심원과 법원은 피고인들의 강도상해 혐의에 무죄 판결을 내렸다. 37만 원은 사건 당시 윤 씨 본인의 돈이었다고 봐야하기 때문에 강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성매매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윤 씨에게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1년 및 보호관찰 1년을 선고했다. 재판장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윤 씨가 성매매에 다시 손대지 않으려면 국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배심원 의견을 존중했다"며 보호관찰 선고 이유를 밝혔다. 김 씨와 송 씨의 성매매 알선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판결이 나오자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윤 씨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김 씨는 "국민이 주신 자숙의 기회를 저버리지 않고 반성하며 살겠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CN커뮤니케이션즈(CNC)에 선거홍보를 맡겼던 통합진보당 소속 4·11총선 출마자 20명은 전체 선거비용 36억여 원의 3분의 1이 넘는 13억여 원(36.3%)을 CNC에 지불한 것으로 밝혀졌다. 선거비용 절반 이상을 CNC에 가져다 준 후보도 4명이나 됐다. 동아일보가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4·11총선 지역구 후보자 수입·지출 명세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 일부 후보는 선거가 끝난 뒤 계정에 남아 있는 잔액을 긁어모아 CNC에 지출한 것도 확인됐다. CNC는 이석기 통진당 의원이 대주주인 선거홍보 대행사다. CNC 관계자는 “이 의원이 일일이 뛰어다니면서 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지만 최종적으로 보고는 모두 받는다”고 말했다. ○ 선거비용의 3분의 2 가까이를 준 의원도 있어 경기 성남 중원에서 당선된 통진당 김미희 의원은 전체 선거비용 1억8775만 원 중 1억1892만 원(63.3%)을 홍보비용으로 CNC에 지불했다.서울 관악을에서 당선된 통진당 이상규 의원은 총선 총선거비용 1억8809만 원 중 60%인 1억1294만 원을 CNC에 지출했다. 선거기획 및 홍보물 제작비용으로 1억여 원을 쓰고 나머지 금액은 선거 로고송 저작권 명목으로 신고했다. 이 가운데 선거홍보물 제작 명목의 3513만 원은 지급하지 않았다고 신고했다.▼ CNC에 선거비 절반 넘게 준 통진후보 4명 ▼이상규 의원과 김미희 의원 외에 전체 선거비용 중 절반 이상을 CNC에 지출한 후보로는 광주 광산갑에 출마했던 장원섭 후보와 광산을 황차은 후보가 있다. 장 후보는 총선거비용 1억7768만 원 중 9663만 원(54.4%)을, 황 후보는 1억5129만 원 중 8049만 원(53.2%)을 각각 CNC에 지불했다.선거비용 중 CNC에 지출한 규모가 40%대인 후보는 7명이었다. 대전 대덕에 출마했던 김창근 후보는 전체 선거비용 1억8197만 원의 49.2%인 8957만 원을 유세차량과 각종 홍보물 비용 명목으로 CNC에 지출했다. 전북 군산에서 출마했던 박상준 후보는 선거비용 2억1255만 원 중 9460만 원(44.5%)을 CNC에 지출한 것으로 신고했다.○ 대부분 법정 한도액에 가까워이들은 법으로 정해진 한도액에 최대한 가깝게 선거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20명 중 15명은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경쟁 후보들보다 많은 선거비용을 지출했다고 신고했다.경기 이천에 출마했던 엄태준 후보는 선거비용으로 1억9023만 원을 지출했다. 제한액인 1억9100만 원보다 불과 77만 원 적은 금액이다. 엄 후보의 회계책임자는 조준호 전 통진당 대표를 폭행해 일명 ‘머리끄덩이녀’로 알려진 박모 씨다. 광주 광산갑에 출마했던 장 후보는 1억8000만 원으로 제한된 한도액 중 1억7768만 원을 지출했다고 신고했다. 다른 후보 2명이 각각 1억4000여만 원, 4900여만 원을 지출한 데 비해 제한액에 가장 가까운 비용을 지출한 것이다. 경기 안산 단원갑에 출마했던 조성찬 후보 역시 선거비용으로 1억6295만 원을 지출해 제한액 1억7000만 원에 근접했다.광주 북을에 출마했던 윤민호 후보는 최대 1억7000여만 원을 지출한 경쟁 후보들보다 3000만 원 가까이 많은 1억9974만 원을 지출해 제한액인 2억400만 원에 가깝게 맞췄다. ○ 잔액 긁어모아 주기도이들 통합진보당 후보 대부분은 선거가 끝난 뒤 선거비용 계정에 남아 있는 돈을 털어 CNC에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된 김선동 의원은 4월 4일 기획사 대금 명목으로 ‘후원회 기부금 계정’에서 CNC에 3300만 원을 지출했다. 당시 해당 계정의 잔액은 900만 원 정도였기 때문에 계정이 2400만 원 적자로 돌아섰다. 김 의원 측은 모자란 부분을 같은 달 20일 후원회와 본인 이름으로 충당해 잔액을 0원으로 맞췄다. 이날 김 의원은 추가로 4000만 원을 CNC에 송금했다. 당시 ‘후보자 등 자산 계정’의 잔액은 1825만 원이었지만 여기에 김 의원 본인 자산 2200만 원을 더해 25만 원만 남기고 CNC에 대금을 지불한 것이다.서울 관악을에서 당선된 이 의원도 4월 27일 ‘후보자 등 자산 계정’의 잔액 2410만 원을 전부 털어 ‘선거기획사 2차 지급’ 명목으로, 후원회 기부금 계정의 잔액 370만 원을 털어 ‘선거로고송 인격권·저작권’ 명목으로 CNC에 지불했다.경기 성남 중원의 김 의원과 광주 광산갑에 출마했던 장 후보도 잔액을 털어 CNC에 건넸다. 김 의원은 4월 20일 당시 후원회 기부금 계정에 남아 있는 잔액 129만 원을 전부 털어 ‘선거공보물 일부’ 명목으로 CNC에 송금했다. 장 후보는 5월 1일 후원회 기부금 계정의 잔액 56만 원을 CNC에 보냈다. 광주 서을에 출마했던 오병윤 후보는 3월 28일 잔액 1만7500원만 남기고 유세차량 비용으로 3000만 원을 CNC에 지출했다.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허위 정보로 주식 투자를 권유한 인터넷 방송 진행자가 회원의 손실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민사14부(부장판사 홍이표)는 13일 상장 폐지 직전의 주식을 추천했다며 인터넷 증권방송 진행자와 업체를 대상으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 책임을 일부 인정해 569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주식 투자자 이모 씨(55·여)는 지난해 1월 인터넷 T증권방송에 가입해 월 회비 77만 원을 내고 ‘불사조’라는 별명으로 활동하는 진행자 권모 씨(49)의 방송을 통해 당시 코스닥 상장기업이었던 ‘A 전자’ 주식 매수를 권유받았다. 권 씨는 회원들에게 “확실한 내부정보”라며 “A 전자가 삼성전자와 1000억 원대 계약을 할 계획이며 작전 세력이 곧 주식을 크게 띄울 것”이라고 방송했다. 이 씨는 권 씨의 말을 믿고 4억 원을 투자했지만 A 전자가 두 달 만에 상장 폐지되면서 3억8000만 원을 날렸다. 재판부는 “금융영업 준칙을 적용받지 않는 유사투자자문업자라도 고객이 합리적 투자를 하도록 고객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방송 업체와 진행자의 책임을 인정해 이 씨의 손실액 중 15%인 5690만 원을 배상하도록 판결했다. 법원은 투자를 신중하게 결정하지 않았다고 보고 이 씨에게도 과실 비율을 85% 인정했다. 재판부 관계자는 “근거 없는 정보로 ‘한탕주의’ 투자를 조장한 인터넷 증권 방송에 처음으로 책임을 물은 판결”이라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한일 월드컵이 한창이던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 25분. 서해 연평도 서쪽 해상에서 경계 순찰 중이던 참수리급(170t) 해군고속정 357호는 북한 경비정의 선제 기습포격을 받았다. 윤영하 소령, 한상국 중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당한 사투였다. 하지만 남북 화해무드와 월드컵 열기에 묻혀 전투는 곧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제57회 현충일 추념식 참석차 모인 유가족 9명을 4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해군호텔에서 만났다. 한 중사 가족은 개인사정으로 불참했다. 》○ 여전히 ‘잊혀진 전투’ 현 정부 출범 이후 2008년부터 제2연평해전 추모식이 국가 차원의 행사로 승격되고 공무상 사망으로 분류됐던 6용사는 전사자로 명예를 되찾았다. 올해는 13∼15일 6용사의 이름을 딴 해군 유도탄고속함(PKG) 6정이 참가하는 합동해상훈련도 실시된다. 29일에는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사령부에서 유족 및 부상자, 선후배 장병과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0주년 제2연평해전 기념식이 열릴 예정이다. 7월 중순에는 제작비 약 60억 원 규모의 3차원(3D) 입체영화 ‘연평해전’(가제)이 내년 3월 개봉을 목표로 촬영을 시작하는 등 10주기를 기념하는 행사들이 잇따라 열린다. 하지만 유족들은 “제2연평해전은 여전히 잊혀진 전투”라고 말했다. 서 중사의 어머니 김정숙 씨(57)는 “이명박 대통령은 제2연평해전 기념식에 한 번도 참석한 적이 없다”며 “아들의 죽음이 홀대받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이 대통령은 “제2연평해전 전사자도 천안함과 같은 수준으로 예우하라”고 했지만 국방부는 다른 전사자들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10주기를 앞두고 사이버 추모공간이 폐쇄된 것도 유족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추모행사를 주관하는 국가보훈처는 ‘제2연평해전 사이버추모관’을 2008년 개설해 매년 6월에만 한시적으로 운영했지만 올해는 잠정폐쇄했다.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희생된 장병을 기리는 사이버 추모관이 상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보훈처 관계자는 “월 50만 원 정도 유지·보수비용이 드는 데다 링크를 통해 보훈처 홈페이지가 해킹당할 수도 있어 닫아뒀다”고 해명했다.○ “종북세력에 가슴 무너져” 유족들은 최근 국회에 입성한 이석기,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과 탈북자들을 ‘변절자’로 불러 구설에 오른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을 성토했다. 제2연평해전 이후 안보 관련 집회의 단골 연사가 된 황 중사의 아버지 황은태 씨(65)는 “나라를 지키는 데 자식을 바친 부모들에게 과연 그들이 무슨 할 말이 있을지 궁금하다”며 “전사자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밝혀보라고 하고 싶다”고 했다. 조 중사의 아버지 조상근 씨(72)도 “그런 사람들이 뉴스에 나오는 걸 보면서 유족들은 또 한 번 죽는다”며 “자식을 떠나보낸 사람들을 고문하는 격”이라고 했다. 윤 소령의 아버지 윤두호 씨(70)는 “‘반공교육’이 사라지고 안보교육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알게 하고 바른 국가관을 가르치는 것은 학교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래도 아들의 희생에 자부심” 10년 동안 자식 잃은 아픔을 삭이느라 건강을 잃은 부모들도 많았다. 박 병장의 어머니 이경자 씨(56)는 척추협착증으로 거동이 불편해 4일 마련된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아들 생각이 날 때마다 술로 마음을 달랬다는 조상근 씨는 간경화 치료를 받고 있다. 황 씨 부부는 지금도 경기 남양주시에 아들의 유품을 가져다 꾸민 컨테이너 기념관에 매주 들른다고 했다. 몸은 상했지만 자식이 나라를 위해 싸우다 죽었다는 자부심과 아들을 기억해주는 이들이 있다는 믿음은 이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었다. 윤 소령의 어머니 황덕희 씨(66)는 가방에 간직하던 쪽지 하나를 기자에게 보여줬다. 시가 적혀 있었다. ‘너는 지금 어디에 있니?/이 봄날 차거운(차가운) 바람 맞으며/진달래꽃도 피어나고/봄비 내리는 너를 만나러/아카시아꽃도 피었더라/너는 지금 어디에 있니?/봄날이 지나/너는/뜨거운 가슴으로/대한민국을 품었니./너는 지금 어디에 있니? -영하에게 2012년 5월에.’ “지난주 대전현충원에 갔더니 이 시가 묘비 앞에 놓여 있었어요. 비에 잔뜩 젖어 있어서 제가 새로 타이핑해서 갖고 다녀요. 유족 모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우리 자식들을 기억해주는 분들 덕분에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릉에서 우암초등학교 5학년생들이 태종 590주기를 맞아 ‘기신제’를 체험하고 있다. 기신제는 왕이나 왕후의 기일에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식품의약품안전청이 7일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사전경구피임약을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바꾸는 ‘의약품 재분류안’을 발표하면서 피임약 사재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식약청이 분류안을 확정하면 이르면 8월부터 처방전 없이는 사전피임약을 살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회사원 최모 씨(24·여)는 “사전피임약의 유통기한이 2년 정도인 만큼 의사 처방이 필요해지기 전에 많이 사놔야겠다”고 말했다. 가격 상승에 대비해 미리 사놓으려는 사람도 있다.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사전피임약을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하면 의원 수가가 많게는 1만2890원 추가돼 현재 한 상자(21알)에 7000∼8000원인 소비자의 약값 부담은 3배가량인 2만1000원 수준으로 높아진다. 현행 보험 규정상 피임과 관련된 진료는 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다. 여기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내는 약국 수가 4000∼8400원까지 포함하면 국민 부담이 4배까지 늘어나는 셈이다. 평소 사전피임약을 이용하지 않았던 회사원 박모 씨(25·여)도 “약값 부담이 높아지기 전에 일단 사둬야겠다”고 했다. 그러나 식약청 관계자는 “의사가 별문제 없다고 판단하면 1회 진료로 최장 1년 치도 살 수 있다”며 “1년 치를 한꺼번에 산다면 처방비 부담은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성 인터넷 카페인 ‘쌍화차코코아’ ‘소울드레서’ ‘화장발’ 카페로 구성된 ‘삼국카페’에서도 “곧 휴가철인데 언제 병원 가서 처방전 받고 약을 사느냐”며 “약을 미리 사두자”는 글이 폭주했다. 가정주부 조모 씨(30)도 “피임뿐 아니라 여행 전 생리를 늦추거나 불규칙한 생리 주기를 조절하기 위해 복용하기도 하는데 일일이 처방받기 번거롭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실제로 8일 서울시내 약국에서는 평소보다 많은 분량의 사전피임약을 구입하는 여성이 꽤 있었다. 한 여대 앞에서 약국을 하는 오천권 씨(59)는 “식약청 발표가 난 7일 사전피임약 2개월 분량을 사 간 여학생이 하루 만에 다시 와 2개월 치를 더 사 갔다”며 “한 번에 3개월 치만 판매하기 때문에 여러 약국을 돌아다니면서 약을 사 두는 것 같다”고 전했다. 사전피임약의 전문의약품 전환에 대한 대학 총여학생회의 반응은 갈렸다. 고려대 여학생위원회는 “여성의 접근성과 성적 결정권을 심하게 침해하는 결정”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사후피임약을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게 한 결정에는 찬성했다. 연세대와 한양대 총여학생회는 사전피임약에 대해서는 “오남용을 줄일 수 있다”며 처방 의무화를 환영하고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에는 반대했다. 강효인 연세대 총여학생회장(23)은 “사전피임약보다 호르몬 농도가 10∼15배 높은 사후피임약을 남용할 것이 우려된다”고 했다. 사전피임약의 전문의약품 전환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던 여성단체들도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한국여성민우회와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사후피임약은 응급약 성격이 강해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부작용 위험이 큰 사후피임약을 성급하게 일반의약품으로 바꿨다”고 비판했다. 주부 단체인 ‘고향을 생각하는 주부모임’ 관계자는 “신중한 성관계를 위해 모든 피임약에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임년수 씨(사업) 경수 삼일기업공사 감사 철수 씨(사업) 모친상=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8일 오전 6시 02-3410-6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