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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12월 9일 끝나는) 정기국회 내에 꼭 처리할 생각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것이 분명한데 다시 탄핵을 시도하는 건 총선을 앞두고 국정을 마비시키고 민주당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성하려는 속셈이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민주당은 9일 당론으로 채택해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철회로 10일 표결에 부쳐지지 못하게 되자 “폐기되더라도 재발의해 처리하겠다”고 했다. 탄핵소추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되기 때문에, 김진표 국회의장이 72시간 이내에 본회의를 추가로 열어주지 않을 경우 탄핵안은 자동 폐기된다.민주당은 늦어도 12월 1일 탄핵안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폐기도 부부결이기에 일사부재의 원칙에 따라 정기국회 기간 내에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다시 내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여야 충돌이 예상된다.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경우 방통위가 사실상 ‘식물부처’가 돼 방송통신 분야의 현안 처리가 ‘올스톱’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실은 “이 위원장의 임명장 잉크도 마르기 전에 민주당이 탄핵을 시도했다”고 비판했다.● “탄핵안 폐기도 부결” 놓고 여야 충돌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공영방송 이사 부당해임 등으로 언론 자유를 침해했다”며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당 소속 의원 168명 전원 명의로 발의된 탄핵안에는 이 위원장이 본인을 포함한 방통위 상임위원 2명만으로 회의를 열고 주요 안건을 의결해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한 방통위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위원장이 가짜뉴스 근절을 이유로 방송사에 보도 경위 자료를 요구해 헌법상 언론 자유를 침해한 점도 탄핵 사유로 제시됐다.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이날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처리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만에 강제 종결한 뒤 탄핵안을 가결시킨다는 계획이었다.민주당은 72시간 내에 추가 본회의가 열리지 않아 탄핵안이 폐기될 경우 여야가 사전에 합의해 둔 11월 30일과 12월 1일 본회의에 탄핵안을 다시 보고하고 표결에 부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번 탄핵안이 ‘부결된 안건은 같은 회기 중에 다시 발의하거나 제출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의 원칙에서 제외되는지를 놓고 향후 여야 간 공방이 예상된다. 국회사무처 의안과 관계자는 통화에서 “‘폐기’도 부결로 간주한다는 법적 해석이 있기 때문에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탄핵안 가결 시 방통위 회의 소집 불가능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이 추후 열리는 본회의에서 가결되면 그 즉시 이 위원장의 직무는 정지된다. 이 경우 방통위의 정부부처로서의 기능은 전면 중단된다. 방통위는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등 5인의 상임위원이 전체회의를 통해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합의제 기구다. 현재는 이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 등 2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이 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되면 회의 소집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방통위는 보고 있다. 방통위 운영법은 ‘위원회의 회의는 2인 이상의 위원의 요구가 있는 때에 위원장이 소집한다’고 돼 있어 최소 정족수가 충족되지 않기 때문이다.당장 차질이 생길 것으로 우려되는 건 방송사의 재승인·재허가 업무다. 이달 30일로 재승인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MBN의 경우 방통위의 재승인 의결을 받지 못하면 다음달부터는 무허가 방송을 하게 된다. 이밖에도 올해 말 KBS2TV와 MBC UHD, SBS UHD와 지역 MBC 및 민영방송사 등의 재허가 유효기간이 도래한다.최근 YTN 주식을 낙찰 받은 유진 그룹에 대한 최다액출자자 변경 심사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통신 분야에선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조치 과징금 부과 처분,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 사실 조사 후속 조치 등에서 방통위 의결이 불가능해 관련 정책 추진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이 위원장은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헌법이나 법률에 대한 중대한 위반을 한 일이 없다”며 “야당은 민심의 탄핵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박민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KBS의 보도 공정성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7일 열린 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은 “국민의 57%가 수신료 폐지에 찬성했다. KBS가 신뢰를 잃은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박 후보자는 “불공정 편파 보도 때문”이라고 답했다. 같은 당 박성중 의원은 “대선 직전인 지난해 2월 1일부터 3월 8일까지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오프닝 멘트 25회 중 24회가 윤석열 후보에 대한 부정적 멘트였다”고 했다. 박 후보자는 “주진우 라이브는 행정제재를 많이 받고 KBS 신뢰도에 영향을 미쳤다. 조사해서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정필모 의원은 “사장은 편성, 보도, 제작에 관여할 수 없다”며 “공영방송의 최고경영자가 될 자질이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윤영찬 의원은 “박 후보자의 미션은 대통령이 원하는 KBS 장악, 정권 비호”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장경태 의원은 박 후보자의 임명제청 과정의 논란에 대해 “KBS 이사회에서 후보자 결선 투표와 재공모 절차를 무시했다. 위법하고 부당한 추천을 받았다”고 말했다. KBS 경영 상황에 대해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은 “무보직 억대 연봉자가 많아 막대한 적자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는 “KBS는 거의 모든 사원이 국장까지 자동 승진하게 돼 있다”며 “인사 시스템을 개선하고 안 되면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야당은 박 후보자의 도덕성 논란에 대해서도 공세를 벌였다. 민주당 이정문 의원은 “문화일보 재직 시 일본계 기업에서 3개월간 고문을 맡아 1500만 원을 받은 것은 청탁금지법 위반”이라고 했다. 박 후보자는 “정당한 방식으로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는 민주당 의원들이 자료 제출 요구를 놓고 장제원 과방위원장에게 항의하며 집단 퇴장해 한 차례 정회되며 파행을 겪기도 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 등 그가 낸 책은 항상 반향을 일으켰다. 전공인 진화생물학부터 무신론자의 입장에서 과학과 종교를 넘나드는 저작까지. 주제는 다양했지만 그가 쓴 책은 항상 학계와 대중의 반응이 뜨거웠다는 공통점이 있다. 리처드 도킨스 얘기다. 바로 그가 ‘책’을 주제로 쓴 책이다. 도킨스가 과학과 책에 대한 애정을 담아 그동안 감탄하며 읽은 책들에 대해 쓴 서문과 후기, 에세이, 서평, 대담이 담겨 있다. 2021년 도킨스의 80세 생일을 기념해 낸 책으로, 30대에 쓴 ‘이기적 유전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후 50년간의 과학 인생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과학의 대중화, 과학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해 온 도킨스답게 특유의 재치 있는 문장, 이해하기 쉬운 비유 등으로 풀어내 과학 지식이 없는 이라도 어렵지 않게 읽어 나갈 수 있다. 책은 크게 6장으로 구성됐다. 각 장의 첫 꼭지에는 이름만으로도 유명한 과학계 인사들과의 대담이 등장한다. 칼 세이건의 후계자로 불리는 미국 천체물리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 진화심리학자 스티븐 핑커, 과학 해설자이자 방송인 애덤 하트 데이비스 등이다. 데이브스와의 대화에서 도킨스는 “연주를 못해도 수준 높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듯이 과학자가 아니라도 높은 수준에서 과학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며 “과학을 음악이나 미술 또는 문학처럼 대했으면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도킨스는 이 대담에 대해 “내 과학 인생을 가장 간결하게 요약했다”고 고백한다. 도킨스는 위대한 과학자들 가운데서도 ‘코스모스’로 유명한 세이건의 책들을 특히 칭송한다. 그중에서도 반과학주의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책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을 가장 좋아한다고 밝히면서 “마음에 드는 문장에 밑줄을 긋는 습관이 있는데 이 책은 잉크가 아까워 밑줄 긋기를 그만뒀다”고 할 정도다. 이타주의가 진화할 수 있음을 밝힌 로버트 액설로드의 ‘협력의 진화’를 두고선 “세계 지도자들을 이 책과 함께 가둬놓고 다 읽을 때까지 풀어주지 말아야 한다. 그들에게는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고, 나머지 우리에게는 구원이 될 것이다”라면서 성경을 대체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극찬한다. 로렌스 크라우스의 ‘무(無)로부터의 우주’에 대해서는 “‘종의 기원’이 생물학 초자연주의에 가한 최후의 일격이었다면, 이 책은 우주론이 가하는 최후의 일격”이라고 밝히기도 한다. 생물학뿐만 아니라 천체학, 정치학 등 현대 지성의 흐름을 한 권에 모아 보는 재미가 있다. 물론 칭찬 일색은 아니다. ‘통섭’으로 유명한 에드워드 윌슨의 ‘지구의 정복자’에 대해서는 그가 주장하는 ‘집단선택’ 진화 방식에 이론적 오류가 있다며 자연선택 이론과 맞세워 논증해 나간다. 과학자답게 신랄한 비판을 하면서도 격식 있고, 유머와 풍자를 놓치지 않는다. 반과학, 반지성주의 주장이 넘쳐나는 시대에 과학의 경이와 아름다움을 대중의 언어로 풀어내는 이 책의 가치가 더 크게 느껴진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법원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김기중 이사(야권 추천)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해임 처분에 제동을 걸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정중)는 1일 김 이사가 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해임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김 이사는 직무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김 이사의 복귀로 방문진의 여야 구도는 다시 3 대 6이 됐다. 앞서 올 9월 법원은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야권 추천)에 대한 해임 효력을 정지해 권 이사장도 직무에 복귀한 바 있다. 방통위가 권 이사장 후임으로 선임한 김성근 이사(여권 추천)의 직무 효력도 정지된 상태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권력자다.” ‘권력’이란 단어에선 흔히 부패하기 쉽고, 남들 위에 군림하거나 극히 일부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힘 등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저자는 권력이란 개인의 카리스마, 부, 명예, 매력과는 관련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서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오가는 ‘자원’을 권력이라고 정의한다. 사회심리학자로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MBA) 석좌교수인 저자는 대학에서 ‘권력의 역할과 본질’이라는 강의를 진행해 왔다. 강의는 20년 연속 최고 명강의로 뽑혔다. 책에는 정치적 음모, 파워 게임 등 음침한 이야기가 아닌 회사와 조직처럼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사례를 통해 권력이 무엇인지, 권력을 어떻게 행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저자는 ‘쿠키 실험’을 통해 권력의 속성에 대해 설명한다. 학생 3명을 대상으로 2명은 선수 역할을, 1명에게는 심판 역할을 맡겼다. 테이블 위에는 쿠키 4개를 올려놓았다. 한 명씩 집어가니 1개가 남았고, 이 쿠키는 심판 역할을 맡은 학생이 가져갈 확률이 높았다고 한다. 누구나 권력을 잡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통제 능력의 약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저자는 권력자의 올바른 모델로, 모두에게 유익한 결과를 추구하는 ‘성취 지향’, 유능하면서도 배려와 헌신을 다하는 ‘헌신 지향’, 권력을 공격적으로 발휘하거나 타인에게 양도하는 ‘집단 지향’ 등 3가지를 제시한다. 권력 쟁취 방법이나 다른 사람과 싸워 이기는 법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며 스스로 권력자가 되는 법을 알려줘 흥미롭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여당 의원들은 공영방송의 편파 보도 논란 등에 대한 지적을, 야당 의원들은 YTN 지분 매각 논란 등에 대한 공세를 펼쳤다.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은 유진그룹이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YTN의 지분 30.95%를 낙찰받은 것과 관련해 “유진그룹의 유경선 회장은 내사 무마 대가로 특수부 검사에게 뇌물을 공여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며 “유진기업의 2021년 레미콘 담합 적발, 유진투자증권의 불법 주식 리딩방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유진그룹이 방송의 공적 책임 및 공익성 공영성을 실현할 수 있는지 심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필요하면 직접 소명하도록 하고,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객관적이고 투명한 원칙을 정해서 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당은 공영방송의 편파 보도 논란을 꼬집었다.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은 “KBS1 라디오는 문재인 정부 들어 진행자가 외부 인사들로 대부분 채워졌는데 최강욱, 김진애 전 의원 등 민주당 정치인들이 있었다”고 질의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공영방송으로서 매우 부적절하다”며 “거액의 출연료를 줘 재정 악화에도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정부의 허위정보 규제 정책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은 “가짜뉴스는 전파 속도가 6배 빠르다고 한다”며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가짜뉴스를 근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정필모 의원은 “정부 행정기구(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뉴스를 심의하는 나라가 어디 있냐”며 “위헌적인 요소”라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정부 광고 집행 기준으로 도입한 열독률 조사를 실시한 후 전문가 자문단 회의에서 무가지로 인한 등급 변화 등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에 따르면 2021년 정부 열독률 조사 후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은 같은 해 12월 30일 결과 발표를 앞두고 15, 22일 두 차례 회의를 했다. 열독률은 일정 기간 (통상 최근 1주일) 특정 매체를 읽은 비율을 말한다. 2021년정부는 한국ABC협회의 유료 인증 부수가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워 정부광고 집행 기준에서 제외했다. 대신 열독률 조사와 사회적 지표(편집위원회 설치 여부, 언론중재위원회 중재 건수 등)를 결합한 새 기준을 도입했다. 열독률에 따라 매체를 5개 등급으로도 나눴다.이 회의에서 무가지(무료 신문)를 놓고 조사업체 관계자는 “무가지가 전체 열독 비율에선 0.097%로 영향을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A 교수는 “주간 ○○신문은 경인지역에서 발행량이 매우 적은 신문인데 대량으로 무가지를 뿌려서 5명이나 봤다. 이렇게 되면 ○○신문이 1구간이나 2구간에 들어가게 된다. 이에 비해 실제 경인지역에서 발행되는 일간 신문은 3, 4구간에 속해 있다”고 지적했다. 전체적으로 무가지 영향이 거의 없다고 해도 일부 지역은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것. 당시 열독률을 높이기 위해 일부 매체가 무가지를 대량 살포했고, 국정감사에서도 이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자문단 회의에서 조사기간에 대한 내용도 언급됐다. 조사 업체 관계자는 “8주 만에 조사 및 발표까지 완료했다”며 “20년 동안 (이렇게 단기간에 마친 것은) 처음이다”라고 했다. 자문단의 B 교수는 “독일에서는 10개월에 걸쳐서 조사하고 있다. 여름 휴가 때만 제외하고 상시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B 교수는 이어 “시간을 길게 두고 조사하는 것이 정확한 조사에도 도움이 된다. (무가지 살포 등) 공격적인 판매 영업에 따라 조사 결과가 왜곡되는 것도 (긴 조사기간으로 인해) 방지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김 의원은 “정부 광고 집행 기준 변경은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한데 사전에 제대로 된 공론화 과정도 없이 두 달 만에 조사를 마쳤다”며 “성급하게 정책을 바꾸면서 무가지 남발 등 예상됐던 문제점이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보도전문채널 YTN의 새 대주주로 유진그룹이 선정됐다. 유진그룹은 23일 진행된 YTN의 공기업 지분 매각 입찰 경쟁에서 3199억3000여만 원을 써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이번 매각은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YTN의 지분 30.95%(보통주 1300만 주)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매각에는 한세실업과 원코리아미디어홀딩스도 참여해 3파전을 벌였다. 원코리아미디어홀딩스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 창시자인 고 문선명 총재의 아들 문현진 씨가 세운 곳이다. 유진그룹은 이날 “YTN 지분 인수를 통해 방송·콘텐츠사업으로 재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유진그룹은 재계 순위 78위로 유진기업과 동양 등 레미콘, 건자재 분야를 비롯해 유진투자증권, 유통, 물류 등 계열사 50여 개를 거느리고 있다. 자산 규모는 약 5조3440억 원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약 10년간 경기 부천시 지역의 유선방송사업 드림씨티방송을 운영한 적이 있다. 방송법상 유진그룹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을 받아야 YTN의 새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이날 “YTN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심사는 관련 법령에 따라 엄격, 투명, 신속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방송법에 따라 유진그룹은 지분 취득 계약 체결 30일 이내에 방통위에 변경승인 신청을 해야 한다. 방통위는 이후 60일 안에 결과를 유진그룹 측에 통보하게 된다. 이에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YTN의 최종 지분 매각 여부가 확정될 예정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미디어 공공성의 기본이 되는 공적 소유구조를 해체한 대가를 물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 지부는 “(유진그룹이) YTN의 알짜 자산을 노리고 특기인 인수합병(M&A)을 시도한 것인가”라고 반발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설치미술 작가 에덴 박(53)의 초대전 ‘커팅 에지(CUTTING-EDGE)’가 다음 달 5일까지 서울 마포구 J.94 갤러리에서 열린다. 전시에서는 모성애와 여성성을 다룬 작품 22점을 선보인다. 기저귀 천을 염색해 매듭을 겹겹이 만들어 기도문을 써 내려간 ‘매듭 페인팅 시리즈’(사진) 11점, 공작새와 여백을 신학적으로 풀어낸 ‘블루밍 시리즈’ 9점 등을 만날 수 있다. 무료.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부족한데도 너무 오랫동안 많이 많이 사랑해 주신 그 은혜로 (훈장을) 받는 것 같습니다.” 한국 대중음악인 가운데 처음으로 21일 금관문화훈장을 받는 ‘엘레지의 여왕’ 가수 이미자 씨(82)는 20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기쁘고 과분하게 느껴진다”며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씨가 대중문화예술 분야 최고 권위의 정부 포상인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올해 수상자로 결정됐다고 20일 밝혔다. 이 씨가 받는 금관은 문화훈장 가운데 최고 등급이다. 역대 수상자를 대중문화 분야로 넓혀도 2021년 배우 윤여정 씨(76)가 처음으로 금관훈장을 받았고, 이 씨가 두번째다. 이 씨는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한 후 대중음악의 아이콘이자 한국 가요계의 전설로 자리 잡으며 국민적 사랑을 받아 왔다. 그가 부른 노래만 2500여 곡에 이른다. 이 씨는 ‘동백아가씨’와 ‘섬마을 선생님’, ‘기러기 아빠’ 등 세 곡에 대해 특별한 애착이 있다고 했다. 이 씨는 “이 세 곡은 나오나자마 대히트를 했다가 20여 년간 금지곡으로 묶인 후에 다시 해금이 되는 과정을 거친 노래들”이라며 “그런데 지금까지도 가사 하나 잊어 버리지도 않고, 기억해 주시는 팬 여러분이 감사하기에 애착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노래들은 1960년대 ‘왜색(倭色)이 짙다’ ‘비탄조다’ 등의 딱지가 붙으며 금지곡으로 지정됐다가 1987년 민주화 이후에야 해금됐다. 이 씨는 “저는 전통가요를 이어가는 가수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6·25전쟁 때 가족을 잃고 서로 어려웠던 시기 전통가요를 부르고 들으며 위로하고 위로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후배들도 이러한 전통을 절대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중문화예술상에서는 1970년 동아방송 전속으로 데뷔해 여러 장르에서 활발히 목소리 연기를 펼친 성우 이근욱 씨(77)와 1961년 KBS 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배우 정혜선 씨(81)가 은관문화훈장을 받는다. 보관문화훈장은 작사가 양인자 씨(78)와 드라마 작가 이환경 씨(73), 가수 김수철 씨(65)가 받는다. 대통령·장관·국무총리 표창도 진행된다. 시상식은 21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린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보도전문채널인 YTN 인수전에 한세실업과 유진그룹, 원코리아미디어홀딩스 등 3곳이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방송계에 따르면 이들 3개 기업이 이날 YTN 지분 매각 자문사인 삼일회계법인에 입찰 참가신청서를 제출했다. 한세실업은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제조자개발생산(ODM)을 전문으로 하는 의류 수출기업이다. 유진그룹은 유진자산운용과 유진투자증권 등 10여 개의 계열사가 있는 중견 기업이다. 원코리아미디어홀딩스는 글로벌피스재단이 이번 입찰을 위해 만든 회사로 전해졌다. 글로벌피스재단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 창시자인 고 문선명 총재의 아들 문현진 씨가 세운 곳으로, 미국 UPI 통신사 등을 소유하고 있다. 참가 신청서를 제출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23일 입찰이 이뤄지고, 최고가를 써낸 기업이 낙찰을 받게 된다. 낙찰자는 방송법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의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을 얻어야 한다. 앞서 18일 방통위는 이와 관련해 전문가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위원회 의결을 거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사에 통상 2∼3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최종 인수자가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매각은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YTN의 지분 30.95%(보통주 1300만 주)가 대상이다. 인수자는 YTN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현재 KBS가 공영방송의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느냐”면서 “KBS는 재건축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인 이 위원장은 최근 발간된 서울대 총동창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KBS2 채널의 경우 왜 공영방송이 민영방송과 똑같이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로 경쟁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보도, 시사, 다큐멘터리 등의 분야에서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KBS가 일본 공영방송 NHK를 참고해야 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NHK를 보면 누구나 저기에 나오는 뉴스는 대체로 맞을 것이란 신뢰가 있다”며 “NHK 뉴스 프로그램은 재미는 없지만 보도준칙에 맞춰 확인 안 된 것은 절대 내보내지 않는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얼마 전 수신료 병합 징수를 중단한 것도 KBS 개혁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오늘부터 나는 마트 대신 숲에 가기로 했다.” ‘1년간 손수 자연에서 채집하거나 잡은 야생식만 먹겠다’는 건 무모한 도전 같다. 그래도 저자는 자신이 있었다. 50대에 대학원에서 약초학 석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이론 연구뿐 아니라 직접 제철 야생식을 먹으며 채취의 역사와 요리의 진화를 추적하겠다는 걸 목표로, 저자의 여정이 시작된다. 한겨울에 들어가기 직전인 11월부터 시작해 꼬박 1년간 사계절의 변화를 거치며 자연에서 채집한 식료품을 구하고, 요리하고, 먹고 산 저자의 분투가 담겼다. 저자는 도전을 시작하기 전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1년 동안 식료품을 사는 데 일절 돈을 쓰지 않고, 농사도 짓지 않기로. 그 대신 살고 있는 영국 스코틀랜드 중부 자연에서 나는 것을 채취하고 사냥, 선물, 물물교환으로 얻은 식량만 먹기로 했다. 시작부터 난관의 연속이었다. 낮이 짧은 겨울이라 부지런히 움직여야만 얼기 전 분홍쇠비름의 잎을 따서 먹을 수 있었고, 뿌리 맛이 좋은 땅감자를 캘 수 있었다. 수렵과 채집은 초보였기에 이따금 이웃이 잡아다 준 사슴이나 토끼 고기가 없었으면 겨울을 보내지 못할 뻔했다. 스코틀랜드의 이른 봄도 보릿고개였다. 눈은 덜 녹았는데, 비축해 둔 견과류와 곡물마저 빠르게 바닥났다. 기력과 식욕을 잃어가던 저자였지만 땅이 녹고, 비가 오자 도처에 피어나는 신선한 버섯을 요리해 먹으며 활력을 되찾아간다. 여름이라고 ‘채취 생활인’에게 호의적이지는 않다. 식물의 잎이 질겨지고, 해초도 맛을 잃어가기에 의외로 먹을 것을 구하기 힘들단다. 7개월을 버틴 저자가 정신을 놓고, 피시 앤드 칩스 가게 앞까지 달려갔다가 운 좋게 가게가 문을 닫아 위기를 모면하는 웃지 못할 장면까지 등장한다. 숱한 고비를 거쳐 넉넉한 계절의 가을마저 지나온 저자의 여정을 읽고 있으면 함께 도전을 무사히 마친 기분이 든다. 비만이었던 저자는 1년의 여정이 끝나자 체중이 31kg 줄었다. 원래 목적은 아니었지만 건강한 몸을 찾았고, 같은 방식으로 함께 1년을 보낸 동료는 당뇨병이 있었는데 혈당 수치가 정상으로 내려갔다고 한다. 야생의 맛과 효과가 무엇이었는지 경험담이 생생하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현재 KBS가 공영방송의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느냐”면서 “KBS는 재건축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인 이 위원장은 최근 발간된 서울대 총동창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KBS2 채널의 경우 왜 공영방송이 민영방송과 똑같이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로 경쟁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보도, 시사, 다큐멘터리 등의 분야에서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KBS가 일본 공영방송 NHK를 참고해야 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NHK를 보면 누구나 저기에 나오는 뉴스는 대체로 맞을 것이란 신뢰가 있다”며 “NHK 뉴스 프로그램은 재미는 없지만 보도준칙에 맞춰 확인 안 된 것은 절대 내보내지 않는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얼마 전 수신료 병합 징수를 중단한 것도 KBS 개혁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해임된 김의철 전 KBS 사장이 법원에 낸 해임 처분 집행정지 신청은 20일 기각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는 “(김 전 사장의) 인사권 행사로 KBS 주요 보직의 인적 구성이 특정 집단에 편중돼 공영방송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MBC 업무보고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국정감사에서는 MBC의 보도 공정성 등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MBC 사옥에서 업무보고를 받고 MBC가 허위 인터뷰 논란이 불거진 뉴스타파의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의 인터뷰를 인용 보도한 것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은 “대선을 이틀 앞둔 지난해 3월 7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뉴스타파 인터뷰를 4꼭지에 걸쳐 보도했다”며 “명확하지 않은 내용에 이렇게나 할애한 것은 의도성을 가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국민적 의혹을 갖고 있는 사안에 대해 MBC가 보도한 것”이라며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MBC가 노력한 것에 대해 정부가 과도하게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은 “MBC는 그동안 광우병, 오세훈 서울시장 생태탕, 김건희 여사 박사 논문 등 보도를 많이 한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조국 전 장관 관련 보도는 거의 없었다”며 “공영방송인지 자성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MBC가 ‘바이든 날리믄 보도’ 뒤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뉴스타파 인용 보도 그리고 과징금 처분 등 정부에서 수난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방문진에 대한 국감에서는 권태선 이사장을 둘러싼 방통위의 해임 처분을 두고 공방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은 “권태선 이사장의 존재 자체가 양극단 갈등의 도화선”이라며 “이사장으로서 MBC 및 관계사의 무리한 투자 문제 등에 대해 관리 감독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필모 의원은 “방통위는 해임 사유로 관리감독 의무 위반을 꼽으면서 방문진 임원이 MBC 감사에 개입했다는 것도 동시에 포함시켰다”며 “졸속으로 해임 사유를 만들다 보니 모순된 얘기가 나오는 것이고, 법원에서 (해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해임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의결했고, 1심 판결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항고 중”이라고 말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한국신문협회가 네이버의 생성형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의 뉴스 학습은 법적으로 네이버 뉴스콘텐츠제휴 약관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생성형 AI의 뉴스 이용은 약관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기에 언론사와 별도의 계약이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신문협회는 16일 신문협회보를 통해 하이퍼클로바X의 뉴스 학습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에게 자문한 결과를 공개했다. 네이버는 올 8월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면서 뉴스 50년 치와 블로그 9년 치의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했다고 밝혀 언론사들의 뉴스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신문협회는 “네이버의 뉴스콘텐츠제휴 약관 1조는 ‘언론사가 제공한 뉴스 기사를 네이버 뉴스 서비스에서 노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용함에 있어 네이버와 제공사 간의 권리의무 등에 관하여 정하는 것’이라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며 “하이퍼클로바X 학습에 뉴스를 사용하는 행위는 뉴스를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것과 전혀 다른 것이므로 약관의 적용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약관 8조 3항 “서비스 개선,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연구를 위해 직접, 공동으로 또는 제3자에게 위탁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를 근거로 뉴스 데이터 학습에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신문협회는 이 조항은 약관규제법에 의해 무효이거나 불공정 규정으로 판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신문협회는 “이 조항이 AI 학습과 관련된 사항이었다면 고객인 언론사에 ‘중요한 사항’이며, 법에 따라 반드시 설명할 의무가 있는데 네이버는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이 조항에 근거한 뉴스 학습은 ‘신의성실 원칙을 위반해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조항이 무효가 된다고도 덧붙였다. 신문협회는 “네이버는 뉴스 콘텐츠를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이익을 얻고, 언론사는 어떠한 이익도 얻지 못하므로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라고 밝혔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박민 KBS 사장 후보자의 임명 제청 과정과 보도의 공정성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은 KBS가 허위 논란이 있는 뉴스타파의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의 인터뷰를 인용 보도한 것을 두고 “지난해 대선을 코앞에 두고 KBS 라디오는 물론 9시 뉴스에서도 여과 없이 대선에 심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가짜뉴스를 버젓이 보도했다”며 “KBS가 유튜브 가짜뉴스 확성기인가”라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정부와 여당이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보도를 가짜뉴스로 몰아가며 방송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쪽으로 순치하려 한다. 공영방송을 편파방송이라고 프레임을 만들고, 이걸 바로잡는다는 핑계로 방송을 장악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허숙정 의원은 “KBS 이사회의 여권 이사만 표결해 박민 사장 후보 임명 제청안이 의결됐다. 위법 절차이고 명백한 무효”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박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재가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전임 (김의철) 사장에 대한 (해임 집행정지) 가처분 재판을 앞두고 국정감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 인사청문요청서를 보내는 대통령과 방통위의 오만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국회는 인사청문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20일 안에 인사청문회를 열어야 한다. 청문회에선 박 후보자가 문화일보 재직 시 3개월간 일본계 기업의 고문을 맡아 자문료로 총 1500만 원을 받은 점 등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자 측은 이날 인사청문회준비단을 통해 “편집국장을 마치고 휴직 기간, 문화일보에 사전 신고하고 허가를 받았다. 기자 업무와 관련되지 않았다. 사전 문의를 통해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한국언론진흥재단 국감에선 정부광고지표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열독률의 구간 범위를 넓게 책정해 열독률 1위 신문사와 무려 6배 차이가 나는 언론사가 동일한 1등 구간에 들어가도록 했다”고 지적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박민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60·사진)이 KBS 신임 사장 최종 후보자로 결정됐다. KBS 이사회는 13일 “임시이사회에서 찬반 표결을 거쳐 박 전 논설위원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열린 KBS 이사회에는 11일 새로 임명된 이동욱 이사를 포함해 이사 11명 전원이 참석했다. 하지만 회의 시작부터 여권 성향 이사 6명과 야권 이사 5명이 이사회 논의 내용 공개 여부를 두고 의견 대립을 벌였다. 서기석 KBS 이사장이 공개 여부를 표결에 부치겠다고 하자 야권 이사 5명이 모두 퇴장했다. 이후 이사회는 박 후보자의 임명 제청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고, 여권 성향 이사 6명만 투표에 참여한 뒤 모두 찬성표를 던져 통과됐다. 박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KBS가 국민의 신뢰를 상실해 TV 수신료 분리 징수, 2TV 재허가 등 여러 위기에 직면한 만큼 빠른 시일 안에 철저히 혁신해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며 “사장에 공식 취임하면 혁신 방안을 국민에게 소상히 밝히겠다”고 했다. 박 후보자는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후 1991년 문화일보 기자로 입사해 사회부장, 정치부장, 편집국장, 논설위원을 지냈다. 관훈클럽 총무와 법조언론인클럽 회장 등을 역임했고, 서울대 출신 언론인 모임인 관악언론인회의 12대 회장을 맡고 있다. KBS 야권 이사들은 이사회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 문외한에다 경영 능력조차 전혀 확인받지 못한 박 후보자가 KBS 사장으로 제청된 것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 말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며 “비상식과 위법으로 점철된 박 후보자의 KBS 사장 제청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도 성명을 내고 “부적격 낙하산 사장 박민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방송법에 따라 KBS 사장은 대통령이 지명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다. 청문회를 통과해 대통령이 재가하면 사장으로 임명된다. 신임 사장의 임기는 김의철 전 사장의 잔여 임기인 내년 12월 9일까지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여러 학문에 백과사전적인 관심을 가졌던 학자 500명을 백과사전식으로 다뤘다. 고대 그리스 학자들부터 현대의 수전 손태그와 올리버 색스까지, 서구 사회의 ‘폴리매스(polymath·박식한 사람)’ 500인이 주인공이다. 폴리매스를 천재, 박학다식, 팔방미인이란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 저자는 탐구 정신을 발휘해 관련 없어 보이는 분야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약한 인재라고 정의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폴리매스의 대명사 같은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노트에 스스로를 ‘배우지 못한 사람’으로 표현했던 것처럼 대부분 혼자서 지식을 습득했단다. 글보다는 경험으로 지식을 얻었는데, 그런 사실을 자랑스러워했다. 직접 해부에 나서 심장 대동맥 판막의 기능을 발견했고, 예술 작업에 도움을 얻기 위해 광학과 기하학을 배웠다. 이를 통해 그림 ‘모나리자’를 비롯한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폴리매스가 환영받기만 한 건 아니었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환생, 운동, 채식 등에도 관심이 많았는데 그 때문인지 ‘쓸데없는 말을 하는 협잡꾼’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일부 폴리매스들은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다가 정작 훌륭한 프로젝트를 중도에 포기하거나 미완성으로 남겨두기도 했다. 저자는 이를 ‘레오나르도 증후군’이라고 설명한다. “지금과 같이 지식 노동이 분업화된 시대엔 제너럴리스트가 더 필요하다. 모든 것을 연결할 수 있는 한 사람이 열 명 이상의 몫을 할 수 있다”는 저자의 지적은 현대사회에도 폴리매스가 왜 필요한지 말해 준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KBS 보궐이사에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사진)가 11일 임명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추천으로 이 전 기자를 임명하면서 KBS 이사회의 정치적 구도는 여야 6 대 5로 여권이 우위가 됐다. KBS 이사회가 기존 사장 선정 절차를 지속해 13일 회의에서 박민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을 최종 사장 후보자로 선정할 것인지 투표를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전 기자는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0년 야당이던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KBS 보궐이사 후보가 됐지만 방통위의 최종 추천을 받지 못해 이사로 선임되지 못한 이력이 있다. 월간조선 기자 시절인 1996년 4월 ‘광주사태 관련 10대 오보·과장’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가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로부터 공개 사과 요구를 받기도 했다. 부산 출신으로 한국갤럽조사연구소 전문위원, 뉴데일리 객원 논설고문, 자유전선 대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2019년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5·18민주화운동 진상조사위원이 됐다. 앞서 5일 여권 추천 김종민 KBS 이사가 사표를 내면서 KBS 이사회의 여야 구도는 일시적으로 5 대 5가 됐다. 최근 KBS 이사회는 KBS 사장 최종 후보자 선정 과정에서 내홍을 겪었다. 4일 이사회 투표에선 여권 이사 가운데서 이탈표가 나와 박 전 논설위원과 최재훈 KBS 부산방송총국 기자 등 2명이 결선투표 후보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김 전 이사가 사의를 표한 데 이어 최 후보자도 중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KBS 내부에선 조속한 사장 선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KBS 기자협회장과 PD협회장, 경영협회장, 아나운서협회장 등 7개 직능단체장은 8일 “조속한 사장 임명 제청으로 공영방송 KBS의 미래를 이어가게 해 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최근 KBS의 젊은 직원들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같이노조’도 같은 날 “최선의 선택지만 기다리지 말고 차선과 차악을 가려 판단해 달라”는 성명을 냈다. 보수 성향의 KBS 노동조합도 “사장 미선임에 따른 경영 공백 상태를 빨리 해소해 달라”고 밝혔다. 반면 야권 이사들은 재공모를 통해 처음부터 다시 사장 선임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여권 우위로 바뀐 KBS 이사회는 13일 박 후보자를 대상으로 임명 제청 여부를 위한 표결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다시금 여권 이사 내에서 이탈표가 나올지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