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엽

조종엽 차장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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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종엽 차장입니다.

jjj@donga.com

취재분야

2025-11-26~2025-12-26
문학/출판25%
역사21%
정치일반14%
사회일반11%
문화 일반7%
칼럼7%
정당4%
검찰-법원판결4%
인사일반4%
산업3%
  • 10kg 아령 내리치고… 20kg 생수통 들었다 놓고…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현역 입영 대상자이면서 일부러 어깨 관절 질환을 일으켜 병역을 면제받은 혐의(병역법 위반)로 실업축구팀 선수 임모 씨(27) 등 전현직 축구선수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6, 2007년 징병 신체검사에서 1∼3급 현역 입대 판정을 받자 10kg 상당의 아령을 왼손으로 들어 올렸다가 빠르게 내리기를 반복하는 일명 ‘아령치기’ 수법으로 어깨 탈구를 일으켜 재검에서 5급 면제 판정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20kg가량 나가는 생수통을 들었다 놓기를 반복하거나 끌고 다니는 수법을 썼다. 운동장까지 이동하는 버스 좌석에서 왼손으로 좌석의 중앙을 잡고 어깨에 힘을 뺀 뒤 상체를 뒤로 젖히기를 반복하는 일명 ‘의자빼기’를 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주로 축구 특기생인 이들은 대학에 진학한 뒤 합숙생활을 하면서 선후배들로부터 이런 병역면제 수법을 전해들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병적기록 등을 분석해 이들이 신체검사 직후 어깨 진료를 받은 정황을 파악했으며 조사과정에서 혐의사실을 자백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현역에 입대하면 축구선수 활동을 중단하게 될까 봐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허위로 직업 훈련학원에 등록하거나 공무원 시험 응시표 사본을 제출하는 수법으로 70∼830일 동안 입대를 연기한 프로축구팀 선수 고모 씨(29) 등 5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병무청이 입영 연기자가 학원에 실제 다니는지, 시험에 응시했는지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운동선수들이 비슷한 수법으로 병역을 기피한 사례가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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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앙대교수들 “기업식 구조조정 반대”

    중앙대가 추진 중인 책임부총장제와 학과 통폐합 등 개혁안이 내부 합의에 진통을 겪고 있다. 중앙대 단과대 교수 대표 30명으로 구성된 ‘계열별위원회’ 회장인 방효원 의학부 교수는 27일 “우리는 책임부총장제를 근본적으로 반대한다”며 “대학에 기업처럼 상하관계에 바탕을 둔 피라미드 구조를 적용하면 행정의 효율성은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학문의 자율성은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방 교수는 학과 통폐합으로 인한 모집단위 광역화에도 반대의견을 냈다. 방 교수는 “학부제는 이미 여러 대학에서 실패한 제도”라며 “일부 인기학과에만 신입생이 몰리는 학부제의 폐해에 대한 대책 없이 학부제를 도입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경현 중앙대 기획처장은 “책임부총장제는 계열의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좋은 정책을 도입할 수 있는 교수를 부총장으로 선임해 권한을 위임하겠다는 취지로 외부인사를 영입한다거나 기업처럼 운영한다는 것은 오해”라고 말했다. 중앙대 대학본부는 지난해 12월 현행 18개 단과대, 77개 학과를 10개 단과대, 40개 학과·부로 통폐합하는 대대적인 학문단위 개편안을 발표했다. 부총장 5명을 계열별로 선임해 인사추천권을 비롯한 예산, 교원 및 직원 승진 심사권 등 대학 운영의 모든 권한을 위임하는 책임부총장제도 도입하겠다고 했다. 중앙대 계열별위원회도 18개 단과대를 11, 12개로 통합 재편하는 내용의 자체 구조조정안을 29일 확정할 예정이다. 중앙대는 본부와 계열별위원회 양측 안을 바탕으로 3월 말까지 최종안을 만들어 2011학년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0-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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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AMP대상 4명 선정

    서울대 경영대 최고경영자과정(AMP) 총동창회는 제9회 ‘서울대 AMP대상’ 수상자로 류덕희 경동제약 회장, 구자준 LIG손해보험 회장, 강보영 안동병원 이사장, 이영관 도레이새한 사장을 선정했다. 시상식은 28일 오후 6시 반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3층 사파이어볼룸에서 열린다.}

    • 2010-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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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웅진 다문화 장학기금 협약

    서울대와 웅진재단(이사장 신현웅) 웅진코웨이(대표이사 홍준기)는 26일 ‘서울대-웅진 글로벌 다문화 장학기금’ 협약을 체결했다. 서울대는 이 기금으로 아시아권 저개발국가 출신의 서울대 교환학생에게 올해부터 매년 1억 원씩 5년간 모두 5억 원의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서울대는 “이번 장학금은 유학생과 서울대생 간 다문화적 교류를 촉진해 글로벌 리더 양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 2010-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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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만원 안주고 비아냥대자 친딸 살해한 아버지

    친딸이 자신을 무시했다며 목을 졸라 살해하고 방에 시체를 숨긴 비정한 40대 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22일오후 5시경 서울 동작구 상도동 자신의 셋집 거실에서 함께 TV를 보던 딸(24)과 다투다 거실 빨랫줄에 널려 있던 스타킹으로딸의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체를 옆방에 숨긴 혐의(살인 및 사체은닉)로 아버지 장모 씨(49)를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장 씨는 범행 당일 "대출을 받으려면 주민등록등본과 초본을 발급받아야 하는데 돈이 필요하니1만 원만 빌려 달라"는 자신의 말에 딸이 "집에서 놀고 있으면서 무슨 돈이 필요하나. 그런 돈은 줄 수 없다"고 말하자 격분해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 씨는 부인(44)이 회사에서 돌아오면 자신이 딸을 죽였다는 사실이 드러날까봐 집주인 소유의 빈옆방에 사체를 옮겨 이불과 신문지로 덮어 놓고 자물쇠로 방문을 잠가 감춰 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장 씨의 부인은 없어진딸을 3일째 찾던 24일 오전 10시 반경 이불 틈새로 삐져나온 시체의 발을 옆 방 문틈 사이로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장 씨는딸의 시체가 발견되자 검거될 것이 두려워 도망갔다가 술을 마시고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 조사결과 장 씨는 실업상태로 빚 때문에6년 전 부인과 협의 이혼한 뒤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며 동거해왔으며 "집에서 나가 독립하기 위해 대출을 받으려 했다"고 진술한것으로 전해졌다.조종엽기자 jjj@donga.com}

    • 2010-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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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사의약품센터 의약품 기증… 의료선교회에 1억여 원 상당

    서울시약사회 산하 천사의약품지원센터(봉사단장 임준석)는 필리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더배섬 의료선교회’에 안약, 기관지와 편도염 치료제, 피부질환 치료제, 제산제, 진통제 등 1억2700만 원 상당의 의약품을 기부하기로 하고 19일 서울 서초구 서초3동 서울시약사회에서 전달식을 열었다. 더배섬 선교회는 필리핀 마닐라 시 남부 파라냐케 지역 시립 공동묘지에서 빈 묘를 거처로 삼고 사는 아이들과 몬틸루파 지역 교도소 재소자를 위한 의료 지원 사업 등을 벌이고 있는 의료 봉사단체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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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단서 7년간 인술… ‘한국판 슈바이처’ 이태석 신부 48세로 선종

    이태석 신부의 장례미사가 16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가톨릭 살레시오회 관구관에서 조문객 1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조문객 대부분은 생전에 이 신부를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이 신부는 14일 오전 5시 35분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병실에서 가족과 동료 사제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종했다. 이날 오전 1시 반경 의식을 잃은 채 사경을 헤매던 이 신부는 상체를 조금 들고 “돈 보스코!”라고 말했다. 돈 보스코는 가난한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데 평생을 바쳤던 살레시오회의 설립자. 이어 이 신부는 “에브리싱 이즈 굿(Everything is good)”이라고 말했다. 사제들은 “모든 것이 잘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뜻으로 들렸다”고 설명했다. 고인은 1962년 부산에서 태어나 1987년 인제대 의대를 졸업한 후 군의관으로 복무하다 미래가 보장된 의사의 길을 버리고 사제가 되기로 결심했다. 강원도에서 근무할 때 휴가를 나가던 병사들이 눈이 너무 많이 와 실종된 사건이 있었다는 것. 다들 두려워하는 가운데 이 신부가 운전병을 설득해 그들을 구하러 갔지만 병사들은 눈 속에 깊이 파묻혀 숨진 채 발견됐고, 이들을 구하지 못한 이 신부는 인생의 진로를 바꿨다. 1992년 광주 가톨릭대에 입학한 뒤 2001년 살레시오회 사제품을 받은 그는 오랜 내전으로 폐허가 된 아프리카 수단으로 건너갔다. 그는 굶주림, 식수난, 말라리아와 한센병 등으로 고통받던 남수단 톤즈 마을에서 병원과 학교를 짓고 의료 봉사와 선교활동을 해 왔다. 2008년 11월 휴가차 한국에 왔다가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14∼16일 5000명 이상이 미사에 참석해 이 신부를 추모했다. 대구에서 온 김지희 씨(38)는 “신부님의 삶을 전해 듣고 ‘나는 무엇으로 남을 도울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 신부의 소개로 지난해 12월 한국에 와 공부하고 있는 수단 톤즈 출신 존 마옌 씨(24)는 “이 신부는 진정한 ‘수단의 아들’”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 신부의 오른손에는 사제품을 받을 때 자신이 평생 마음에 두고 살기로 정한 성경구절이 적힌 카드가 쥐어졌다. 구약 이사야서에 나오는 “여인이 제 아이를 잊을 수 있느냐? 설령 여인들은 잊는다 하더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는 구절이었다. 가족들은 “자신의 사명을 다하겠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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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성학원 이사장에 이희순 씨

    학교법인 한성학원은 학원 설립자인 이희순 여사(사진)를 제14대 이사장에 선임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이사장은 한성학원 2대 이사장(1971∼1977) 및 한성대 2대 학장(1977∼1979)을 지냈다.}

    • 201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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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동아일보]TV-노트북까지… 3D 열풍

    3차원(3D) 입체영화 ‘아바타’가 영화산업과 전자산업 등을 바꾸고 있다. 극장들이 줄줄이 3D 상영관으로 바뀌고 있고, 올해는 3D TV가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3D 비디오게임과 3D 노트북컴퓨터, 3D 휴대전화까지 등장해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3D의 현재와 미래를 알아봤다. ■ 80만명 원성에 여는 국회이름도 생소한 ‘원 포인트 국회’가 18일 열린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안’ 처리를 위해서다. 정치논리에 사로잡혀 대학생 80만 명의 이해가 걸린 민생 현안을 외면해 오던 정치권이 부랴부랴 하루짜리 국회를 열기로 한 것. 국회 파행의 부산물인 원 포인트 국회의 서글픈 단면을 짚어봤다. ■ 한파 속 쪽방촌 사람들은한 할아버지는 내복 상하의와 셔츠 니트 솜바지 등을 잔뜩 껴입고 양말 2개를 겹쳐 신은 채 이불까지 뒤집어썼다. 내복 4개를 입고 햇볕에 몸을 녹이던 한 할머니는 “추워서 집에 있을 수가 없어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기온이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등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바람에 쪽방촌 주민들도 추위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 쪽방촌 주민들을 14일 만났다.■ 에이즈 잡는 포경수술 비밀 포경수술이 에이즈 감염을 막는단다. 몇 년 전부터 아프리카에서 나온 연구인데 과학자들이 이번에 그 비밀까지 풀어냈다. 바로 남성 생식기에서 세균의 생태계를 바꾸는 것. 무시무시해 보이는 에이즈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포경수술의 비밀을 들여다본다.■ 경술국치 100년 역사현장 일제강점기의 흔적은 아직도 서울 곳곳에 남아 있다. 잠시 앉아 쉬는 작은 공터나 청계천에 놓인 다리에도 쓴 역사가 배어 있다. 표석이 없거나 안내판에 표기가 돼 있지 않아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일제강점기 역사의 흔적 7곳을 짚어 봤다. 100년 전 한일병합조약이 강제 체결된 일제 통감관저 터도 그중 하나다.}

    • 201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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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窓]내복 4개 껴입어도 덜덜덜…

    기자가 들고 간 막대 온도계의 수은주는 영상 6도를 가리켰다. 14일 오후 4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김수복 씨(60)의 방 안이었다. 영등포역 뒤 구불구불 이어진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 2, 3층의 노후 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이른바 ‘쪽방촌’이 있다. 그중 한 벽돌집에 3.3m²(1평) 남짓한 김 씨의 방이 있다. 방과 방 사이의 벽은 얇은 합판이다. 이 쪽방촌에 500여 가구가 산다. “춥지 않으세요?” 민망한 질문이었다. 기자의 입에서 허연 입김이 나왔다. “잘 때는 문을 바짝 당겨서 자물쇠를 걸어야 해. 그래야 덜 춥지.” 솜잠바 안에 내복 상하의와 T셔츠, 니트, 솜바지를 껴입고 양말 2개를 겹쳐 신은 채 이불까지 뒤집어쓴 김 씨가 무표정하게 말했다. 몇 마디를 나누는 동안에도 칼바람이 들어왔다. 연탄보일러가 설치돼 있지만 외풍이 심해 김 씨는 매일 잠을 설치고 있다. 김 씨는 7세 때 보육원에 가 그곳에서 18세까지 살았다. 학교를 다닌 적이 없어 글을 읽을 줄 모른다. 막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김 씨는 2003년 겨울 동상으로 왼발의 발가락 모두와 오른발의 절반 정도를 잘라내야 했다. 청계천 굴다리를 기어 다니며 구걸을 하고 영등포역에서 노숙을 하다가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장애 판정과 기초생활수급 자격을 얻었다. “그냥 이불 속에 앉아 있어. 아무것도 안 해. 이렇게 추우면 잘라낸 발쪽이 더 가려워.” 역시 노숙을 하다 지난해 7월 이곳에 온 조규선 씨(54)는 밤에 전기장판을 켜고 이불 두 장을 덮는다. 이웃에 사는 이선희 할머니(70)는 내복을 4개 껴입고 낮에는 햇볕이 들어오는 복도에서 몸을 녹인다고 했다. 강남구 개포동의 비닐하우스촌도 6년 만의 한파로 주민들 고생이 심했다. 이곳에 사는 황인기 씨(64)는 지난해 10월부터 전기가 공급돼 반가운 마음에 전기장판을 썼다가 12월 전기요금이 9만6000원이 나오자 그마저도 가끔만 쓰고 있다. 김형옥 영등포 쪽방상담소장은 “최근 추위가 유난히 심해 주민들의 고생이 많다. 근본적인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매입 임대 정책이 있지만 영등포 지역에는 입주할 주택이 적고 1인가구가 많은 쪽방 주민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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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운찬 총리에 취임 축하패 서울대 총동창회 신년교례회

    서울대 총동창회(회장 임광수 임광토건 회장)는 14일 오후 6시 반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2층 크리스털볼룸에서 동문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교례회’를 갖고 정운찬 국무총리에게 취임 축하패를 전달했다. 임 회장에게서 축하패를 받은 정 총리는 “현안인 세종시 문제를 무난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동문 여러분의 적극적인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주요 20개국(G20) 멤버가 된 우리나라는 앞으로 국제경제질서와 제도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며 올해 경제는 밝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총동창회는 이윤경 충무병원 부원장(간호대 동창회 전임회장), 정흥숙 중앙대 명예교수(생활대 〃), 하권익 전 중앙대 의무부총장(의대 〃), 강인구 대영ECC 회장(보건대학원 〃), 이홍중 화성산업 사장(대구·경북지부 〃) 등 전임회장 12명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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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안서만 기어다니던 동근아 그들이 네 몫까지 뛰어줄거야”

    태어날 때부터 뼈가 자라지 않는 ‘연골무형성증’을 앓던 엄동근 씨(31)는 6일 급작스러운 호흡곤란으로 무산소성 뇌손상이 생겨 9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엄 씨의 키는 사망 당시 120cm. 어머니 제선자 씨(51)가 엄 씨의 장기 기증을 결정해 9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등에서 환자 3명에게 엄 씨의 간, 신장, 또 다른 신장과 췌장이 각각 이식됐다. 12일 엄 씨의 관에는 엄 씨가 13세 때부터 건강해지기를 빌며 접었다는 종이학 수천 마리가 함께 담겼다. 동아일보 기자는 11일 어머니 제 씨를 서울 도봉구 창동의 자택에서 만났다. 제 씨는 눈시울을 붉히면서도 차분하게 아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스무 살이면 죽는다던 우리 큰아들 동근이는 10년을 더 살았습니다. 1979년에 전북 임실군에서 살 때 낳았지요. 첫아이인 데다, 태어날 때부터 얼마나 예쁘고 소중했는지…. 두 살부터 애가 영 힘이 없고 자꾸 눕더라고요. 세 살이 되니 손목이 뒤틀리고 걸음을 잘 걷지 못했습니다. 전국의 병원을 찾아다녔어요. 누군가 ‘굳을 병’이라고 하더군요. 서너 살 무렵 의사로부터 “동근이는 키가 안 클 겁니다. 스무 살을 넘기기 힘들어요”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저는 까무러쳐 쓰러졌습니다. 지인들은 동근이를 안쓰러워했지만 저는 자랑스럽게 키웠습니다. 동근이가 기죽지 않게 제가 학교 어머니회에도 나가고, 명예교사 활동도 했어요. 동근이도 그때는 조금씩 걸을 수 있었습니다. 1∼3학년 때는 공부를 잘해 우등상을 받기도 했죠. 장난꾸러기였죠. 동근이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유치원 때 키 그대로였습니다. ‘동근이가 정말 스무 살을 못 넘기겠구나’ 하는 생각을 그때 처음 했습니다. 열다섯 살 때부터는 걷지 못해 거의 기어다녔어요. 초등학교 졸업 뒤 경기도의 장애인학교에 보내려다가 행여 얼굴도 못 보고 그대로 저세상으로 보내게 될까 두려워 그냥 내 품에서 길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로 이사 온 뒤 15년 동안은 아프지 않고 잘 지냈어요. 우리 동근이는 제가 외롭지 않도록 집을 지켜주고, TV도 켜주고, 불도 켜 놓았어요. 둘이 안방은 비워 놓고 거실에서 나란히 누워 자며 “우리 아들, 사랑해” “엄마, 사랑해”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서로 의지하고 살며 행복했습니다. 눈이 밤새 내리던 4일 새벽이었어요. 동근이가 방바닥에 똥을 쌌더라고요. 저녁에 “엄마, 머리가 아파 어질어질해, 잠이 안 와”라고 하더군요. 배가 고파 그런 줄 알고 물과 요구르트를 먹였죠. 5일 아침에는 카스텔라 빵하고 우유, 배즙을 먹였는데 그날 밤 갑자기 동근이 몸이 축 처지더라고요. 숨을 못 쉬고 혀를 빼물고 손발이 시퍼레져서 인공호흡을 하고 구급차를 불렀어요. 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받고 깨어났죠. 잠시 좋아지는 듯하던 동근이는 중환자실에 입원했습니다. 집에 잠깐 갔다가 작은아들에게 “엄마는 평소 형이 죽으면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네 의견은 어떠니?”라고 물었습니다. 동근이가 세상에 훨훨 다니게 하고 싶었어요. 좁은 데서 잘 걷지도 못하고 살았던 내 아들이 다른 사람을 통해서라도 자유롭게 뛰어다니게 하고 싶었어요. 동근이는 몸이 아파 세상을 못 돌아다녔지만 동근이의 장기가 누군가에게 이식돼 그가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에요. 아들 덕분에 다른 사람이 생명을 건지는 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요. 저도 죽으면 장기를 기증할 거예요. 원래 동근이와 똑같은 베개를 썼는데 지금은 동근이가 없어 두 개를 포개 놓고 잡니다. 가슴이 아파 어쩔 줄 모르겠습니다. 평소에는 동근이가 “엄마, 나 사랑스럽지?” 하면 제가 “우리 새끼!” 하고, 동근이는 “나도 엄마가 좋아!” 했는데….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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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 훨훨 다니게 하고 싶었어요”

    태어날 때부터 뼈가 자라지 않는 '연골무형성증'을 앓던 고(故) 엄동근 씨(30)는 6일 급작스런 호흡곤란으로 무산소성뇌손상이 생겨 9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엄 씨의 키는 사망 당시 120㎝. 어머니 제선자 씨(51)가 엄 씨의 장기 기증을 결정해 9일 엄 씨의 간, 신장, 신장과 췌장이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등에서 환자 3명에게 이식됐다. 12일 엄 씨의 관에는 엄 씨가 13세 때부터 건강해지기를 빌며 접었다는 종이학 수천마리가 함께 담겼다.동아일보 기자는 11일 어머니 제 씨를 서울 도봉구 창동의 제 씨 자택에서 만났다. 제 씨는 눈시울을 붉히면서도 차분하게 아들 엄 씨 이야기를 들려줬다. 스무 살이면 죽는다던 우리 큰 아들 동근이는 10년을 더 살았습니다. 1980년에 전북 임실군에서 살 때 낳았지요. 첫 아이인데다, 태어날 때부터 얼마나 예쁘고 소중했는지…. 두 살부터 애가 영 힘이 없고 자꾸 눕더라고요. 세 살이 되니 손목이 뒤틀리고 걸음을 잘 걷지 못했습니다. 전국의 병원을 찾아다녔어요. 누군가 '굳을 병'이라고 하더군요. 서너 살 무렵 의사로부터 "동근이는 키가 안 클 것이다. 스무 살을 넘기기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저는 까무러쳐 쓰러졌습니다. 지인들은 동근이를 안쓰러워했지만 저는 자랑스럽게 키웠습니다. 동근이가 기죽지 않게 제가 학교에서 어머니회도 하고, 명예교사로 활동도 했어요. 동근이도 그때는 조금씩 걸을 수 있었습니다. 1,2,3학년 때는 공부를 잘해 우등상을 받기도 했죠. 장난 꾸러기였죠. 동근이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유치원 때 키 그대로였습니다. '동근이가 정말 스무 살을 못 넘기겠구나' 하는 생각을 그 때 처음 했습니다. 열다섯 살 때부터는 걷지 못해 거의 기어다녔어요. 초등학교 졸업 뒤 경기도의 장애인학교에 보내려다가 행여 얼굴도 못 보고 그대로 저세상으로 보내게 될까 두려워 그냥 내 품에서 길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로 이사 온 뒤 15년 동안은 아프지 않고 잘 지냈어요. 우리 동근이는 제가 외롭지 않도록 집을 지켜주고, 텔레비전도 켜주고, 불도 켜 놓았어요. 둘이 안방은 비워 놓고 거실에서 나란히 누워 자며 "우리아들 사랑해" "엄마 사랑해"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서로 의지하고 살며 행복했습니다. 눈이 밤새 내리던 4일 새벽이었어요. 동근이가 방바닥에 똥을 쌌더라고요. 저녁에 "엄마, 머리가 아파 어질어질해, 잠이 안 와"라고 하더군요. 배가 고파 그런 줄 알고 물과 요구르트를 먹였죠. 5일 아침에는 카스테라 빵하고 우유, 배즙을 먹였는데 그날 밤 갑자기 동근이 몸이 축 쳐지더라고요. 숨을 못 쉬고 혀를 빼물고 손발이 시퍼래져서 인공호흡을 하고 구급차를 불렀어요. 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받고 깨어났죠. 잠시 좋아지는 듯하던 동근이는 중환자실에 입원했습니다. 집에 잠깐 갔다가 작은 아들에게 "엄마는 평소 형이 죽으면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네 의견은 어떠니?"라고 물었습니다. 동근이가 세상에 훨훨 다니게 하고 싶었어요. 좁은데서 잘 걷지도 못하고 살았던 내 아들이 다른 사람을 통해서라도 자유롭게 뛰어다니게 하고 싶었어요. 동근이는 몸이 아파 세상을 못 돌아다녔지만 동근이의 장기가 누군가에게 이식돼 그가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기뻐요? 아들로 인해 다른 사람이 생명을 건진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요? 저도 죽으면 장기를 기증할 거예요. 원래 동근이와 똑같은 베개를 썼는데 지금은 동근이가 없어 두개를 포개 베고 잡니다. 가슴이 아파 어쩔 줄 모르겠습니다. 평소에는 동근이가 "엄마, 나 사랑스럽지?" 하면 제가 "우리 새끼!" 하고 동근이는 "나도 엄마가 좋아!" 했는데….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0-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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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雪亂에 지하철도 한때 스톱

    2010년 첫 평일인 4일 서울에 관측 기록상 가장 많은 눈이 내려 사상 최악의 도로 마비 사태가 빚어지면서 출퇴근길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새벽부터 내린 폭설로 ‘출근대란’을 겪은 직장인들이 귀가하며 일제히 지하철로 몰려 퇴근길은 전쟁을 방불케 했다.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교차하는 신도림역 승강장은 이날 오후 5시 반경부터 밀려든 인파로 가득 찼다. 신도림역 김문식 역무원은 “인파가 평소보다 3배는 많은 듯하다”고 말했다. 1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만원인 2호선 전동차에서 내리던 회사원 최도영 씨(29)는 “오늘은 그야말로 ‘지옥철’”이라고 말했다. 일부 직장인은 아예 집에 가지 않고 회사 근처 사우나나 모텔 등에서 하룻밤 자는 것을 택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 씨(46)는 “집이 경기 파주시라 집에 가기도, 내일 출근하기도 힘들어 동료들과 신년 회식을 하고 회사 근처에서 잘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장인들은 이날 오전 자가용이나 택시 대신 전철 등 대중교통으로 힘겹게 출근했지만 전철마저 지연되는 바람에 무더기 지각 사태가 벌어졌다. 오전 7시경 서울 역삼역에서 강남역으로 향하던 지하철 2호선 열차가 역삼역 인근에서 약 20분간 멈춰 섰고, 오전 7시 40분경 국철구간 남영역 부근에서 열차가 고장을 일으켜 약 15분간 운행이 중단됐다. 이날 선로 전환기 사이에 쌓인 눈으로 선로가 밀착되지 않아 생긴 탈선 위험이 있어 1호선 급행열차 운행이 일시 정지됐다. 1호선 영등포발 광명행 급행열차는 오전 11시부터 6시간여 중단됐고, 용산발 천안행 급행열차는 오전 11시 반 운행이 중지됐다. 폭설로 지각하는 회사‘원이 속출했고 출근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충남 아산시 탕정면의 한 제조업체 직원 이모 씨(28)는 “자가용으로 출근하는 직원들이 중간에 집으로 되돌아가 아예 휴가를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2010년 시무식이나 예정돼 있던 새해 첫 회의를 연기하는 기업도 많았다. 폭설에 ‘119’를 부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눈길에 구조대 출동도 늦어졌다. 종합병원들조차 응급차 운행이 제대로 안 돼 환자 이송에 어려움을 겪는 등 의료 현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고지대인 서울 중구 만리동에 사는 주민 노대흥 씨는 “연탄을 실은 차가 눈 때문에 올라오지 못했다”며 “연탄이 떨어진 주민들이 추위에 떨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눈길에서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징이 달린 골프화를 신고 다니거나 눈이 많이 쌓인 도로에서 스키를 타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오후 1시 반 서울 세종문화회관 뒷길에서 40대 남성이 스키를 타고 질주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한 웹사이트에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비탈진 골목길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가는 동영상이 게재되기도 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0-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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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생 임대주택’ 총학생회서 해결 나서

    한 달에 35만 원을 내고 서울 서대문구의 한 하숙집에서 혼자 살던 경남 창원 출신의 연세대 3학년 박모 씨(22)는 다달이 내야 하는 돈이 부담돼 지금은 같은 학교 친구와 서대문구 북아현동 하숙집의 13.2m²(약 4평) 남짓한 방에서 함께 산다. 한 달 40만 원이던 하숙비는 지난해 46만 원으로 올랐다. 기숙사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박 씨는 새해 들어 주인집 아주머니가 하숙비를 다시 올려달라고 할까 봐 걱정이다. 대구가 고향인 숙명여대 4학년 김모 씨(23)도 생활비 중 방값이 가장 큰 부담이다. 용산구 갈월동 자취촌의 26.4m²(약 8평)형 원룸에서 사는 김 씨는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55만 원을 낸다. 관리비 4만 원에 5만∼10만 원의 공과금은 별도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아버지로부터 매달 120만 원을 받아 방값과 교재비, 용돈 등으로 쓰는 김 씨는 “서울 친구들이 부럽고 월세를 낼 때마다 부모님께 죄송스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방에서 상경한 대학생들에게 주거비가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한 대학 총학생회가 이를 해결하겠다고 나서 눈길을 받고 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3일 “학생들이 저렴한 보증금과 임대료로 양질의 주거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가 신촌 인근에 ‘20대 임대주택’을 짓도록 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과 서대문구청장 출마 후보들로부터 대학생을 위한 임대주택을 서대문구에 짓겠다는 약속을 받아낸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서대문구는 북아현, 가재울 등 구내 뉴타운 건설 구역 모두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상태라 설계 변경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총학생회는 후보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다음 달까지 지방 출신 학생들의 주소를 서대문구로 모두 옮기고 투표권을 행사하도록 독려하겠다는 계획이다. 연세대 총학생회 권지웅 부회장(21·기계공학과 3학년)은 “신촌 자취방 월세가 2006년 대비 10만∼15만 원 올라 보증금 1000만 원인 경우 연간 500만∼700만 원을 월세로 내야 한다”며 “지방 학생들은 등록금을 세 번 내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세대생 중 지방 학생이 40%에 달하지만 기숙사 수용률은 의대 치대 간호대 재학생을 제외하면 7%에 불과하다”며 “대학생 대학원생 등 20대를 위한 저렴한 임대주택이 절실하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0-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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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넘기지 말자” 유족 - 조합 - 정부 공감대

    29일 서울 용산 철거민 화재 참사와 관련된 보상 문제가 극적으로 타결된 데에는 협상 당사자들과 정부 사이에서 “올해가 가기 전에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공사가 지연되면서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보고 있던 재개발조합, 사건 발생 345일째 장례도 치르지 못한 유족, 투쟁의 동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돌파구가 필요했던 ‘용산참사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 등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사고 책임자 처벌 및 사과 등의 부당한 요구는 단호히 거절해 명분을 얻고, 유족 측에서는 보상금을 받아내 실리를 챙긴 셈이다.》 사고 발생 직후 용산 4구역 재개발조합은 보상 책임이 없어 단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쪽이었다. 유족을 대표한 범대위는 정부의 사과와 다른 세입자들의 대체상가 보장 등을 요구하면서 협상은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졌고 올해 안에 타결이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8월 중순부터 직접 종교계 지도자들을 만나 협조를 구했고 서울가톨릭 사회복지회장 김용태 신부, 한국교회봉사단 사무총장 김종생 목사,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혜경 스님 등 3대 종교 대표가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오 시장은 타결 직전인 29일에도 직접 조합장을 만나 협상 타결을 강력히 부탁했다. 정운찬 국무총리도 사태 해결에 큰 힘이 됐다. 그는 취임 후인 10월 3일 추석을 맞아 용산 분향소를 방문해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한 뒤 종교계 인사들과 잇따라 접촉했다. 한국교회봉사단 대표 김삼환 목사, 사랑의 교회 오정현, 덕수교회 손인웅 목사, 정진석 추기경, 수경 스님 등에게도 도움을 구했다. 정 총리는 최후의 카드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두 차례에 걸쳐 용산 참사 해결에 힘을 실어 줄 것을 간절하게 요청했고, 이 대통령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12월 중순경부터 협상은 막바지 국면으로 치달았다. 당초 재개발조합 측은 보상금 20억 원을 제시했고, 유족 측은 45억 원에 상가 임대를 요구하며 큰 견해차를 보였다. 하지만 양측이 요구 수준을 조금씩 양보했다. 재개발조합 측에서 상가 임대만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굽히지 않아 보상금액을 35억 원가량으로 올리는 대신 상가 임대는 요구하지 않는 조건에서 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상금은 순천향병원에 지급해야 할 사망자 5인의 장례비와 시신안치비용 5억7000만 원, 유족 위로금, 세입자 보상금, 병원 치료비 등의 명목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참사 현장에서 진압작전 중 숨진 김남훈 경사의 유족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사망 조의금 등 명목으로 1억9600만 원을 일시금으로 받았다. 김 경사가 공무 수행 중 순직했기 때문에 유족에게는 매달 연금이 지급된다.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인 김 경사의 외동딸(8)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월 86만 원, 국가보훈처로부터 월 100만여 원 등 매달 186만여 원을 연금으로 받고 있다. 이날 당사자들은 ‘조합과 유가족 간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합의해 유족 등 세입자들과 재개발조합 간에 서로 제기한 각종 고소 고발은 취하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용산 참사 시위를 배후 조종한 혐의로 수배 중인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회 의장 등 3명이 처벌을 면하게 된 것은 아니다. 수배자 3명 가운데 박래군 이종회 용산참사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에 대해서는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와 ‘일반교통방해 혐의’를 적용해 박 씨에게는 사전 구속영장이, 이 씨에게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황이다. 남 의장도 용산 철거민 시위를 배후 조종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경찰은 이들이 출두하면 현행법에 따라 조사해 처리할 방침이다. 협상은 타결됐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섣부르게 보상금을 많이 편성하는 등 합의에 일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원이 시위대에 사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한 상황에서 보상금이 시위에 대한 면죄부나 보상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은 10월 28일 당시 화재를 일으켜 경찰관 등을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철거민 7명에게 징역 5∼6년의 중형을 선고한 바 있고, 당시 시위에 참여한 사망자 5명 중 3명은 용산 4구역과 관련이 없는 경기 용인, 수원시 등 다른 재개발지역 주민이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김윤종 기자 zozo@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수배자 “자진출두”… 재판 영향줄 듯▼ 용산 참사 관련 협상이 30일 타결됨에 따라 희생자들에 대한 장례가 1년이 다 돼서야 치러지게 됐다. 또 용산참사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와 유족들은 현재 점거 중인 서울 용산구 한강로 남일당 건물에서 내년 1월 25일까지 철수하게 된다. 범대위는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합의안에 따라 유족이 내년 1월 9일 장례식을 치르고 사무실 등으로 사용했던 남일당 등 3곳의 건물을 25일까지 비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일당 건물에 설치된 분향소는 당분간 유지된다. 범대위는 장례식을 치르더라도 용산 참사 1주년인 1월 20일까지 분향소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수배 중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해온 박래군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 의장 등 3명도 장례가 끝나면 농성을 풀고 경찰에 자진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이들은 ‘사태가 해결되면 농성을 풀고 경찰 조사를 받겠다’고 밝혀왔다”고 밝혔다. 참사 과정에서 경찰관 등을 숨지게 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 혐의로 구속 기소된 농성자들에 대한 재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용산철거대책위원회 위원장 이충연 씨 등 농성자 9명은 10월 1심에서 모두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내년 1월 6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광범) 심리로 열리는 항소심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보상 문제가 타결되면서 이들의 형량에 참작할 만한 새로운 변수가 생긴 셈이다. 법원 관계자는 “유무죄를 가를 사실관계 판단과는 별 상관이 없다”면서 “1심에서 법정 모독행위 등으로 인해 더 엄한 판결을 받은 만큼 피고인들이 항소심에서 차분히 재판을 받는다면 합의를 전제로 선처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이종식 기자 bell@donga.com▼유족 “반쪽 타결”… 건설사 “돈으로 해결한 잘못된 선례” ▼철거민과 경찰관 등 6명이 숨진 용산 참사 문제가 발생 1년 가까이 해법을 찾지 못하다가 30일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되자 철거민 유족들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345일간 끌어온 문제가 타결돼 장례를 치를 수 있게 된 유족들은 안도하면서도 이번 합의는 ‘반쪽짜리’라며 아쉬움을 보였다. 장례를 치르고 보상이 이뤄지더라도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숙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용산 참사 문제 해결을 위해 물밑 노력을 기울여 온 국무총리실과 서울시는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연내 협상 타결을 봐 다행스럽다는 반응이었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30일 “많이 늦었지만 올해가 가기 전에 이 문제를 매듭짓게 돼 참으로 다행스럽다”라며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총리로서 책임을 느끼며, 다시 한 번 유족 여러분께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은 “용산 참사 이래 서울시장으로서 단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라며 “유가족의 비통함을 이제 조금이나마 풀어드릴 수 있게 돼 다행스럽고 앞으로 재개발, 재건축 등의 사업과정이 원주민과 세입자 보호는 강화하면서도 사업은 신속하게 추진하는 방향으로 이뤄지도록 제도 보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족에 대한 보상 액수가 35억 원이라는 소식을 접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돈으로 문제를 해결한 것 같다”며 “잘못된 선례를 남긴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200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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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주 1잔에 330만원?

    소주 한 병을 마시고 차량을 운전하다 사람을 치면 종합보험에 가입했더라도 최소 2300만 원의 사고 처리 비용이 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주 1병이 7잔이라고 계산하면 1잔을 마신 데 대해 330만 원이 비용으로 드는 셈이다. 자동차10년타기시민운동연합은 30일 음주운전 사고처리 비용분석 자료를 내고 “소주 1병가량을 마신 상태인 혈중 알코올 농도 0.14%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하다 신호위반으로 전치 4주의 부상을 입히는 사고를 내면 벌금, 면책금, 형사합의금, 변호사 선임비 등으로 2300만 원 이상을 지출한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벌금이 약 1000만 원으로 가장 많이 들고 변호사 선임비용 500만 원, 인사사고 면책금 200만 원, 운전면허 재취득 비용 100만 원, 보험료 할증 200만 원, 피해자 형사합의금과 기타 비용 300만 원이 소요된다. 또 소주를 3잔가량 마신 뒤 혈중 알코올 농도 0.05∼0.06% 상태에서 접촉사고를 냈다면 벌금 300만 원, 자차 수리비용 약 100만 원, 보험 면책금 50만 원 등 최소 450만 원이 든다. 소주 1잔에 150만 원꼴이다.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2만6873건의 사고가 나 969명이 사망했다”며 “각종 술자리가 많은 연말연시에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0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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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착비리 2차단속… 타깃은 고위공직자

    경찰이 전국의 경찰관서에 ‘토착비리 신고센터’를 개설하고 공직자의 권력형 비리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경찰청은 28일 “오늘부터 본청과 16개 지방청, 244개 경찰서에 토착비리 신고센터를 일제히 개소하고 수사와 정보분야 합동으로 ‘토착비리 척결 태스크포스’를 편성해 수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8월 시작한 1차 특별단속에서 적발한 인원은 많았지만 자치단체장 등 고위 공직자가 개입된 조직적 비위 적발이 미흡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찰이 1차 단속에서 적발한 2299명(구속 118명) 중 공무원은 820명(구속 38명)으로 이 중 자치단체장은 없었고 6급 이하 공무원이 87%(771명)를 차지했다. 경찰은 2010년 1∼6월 벌이는 2차 특별단속에서는 고위 공직자 비리나 사이비언론의 갈취 행위 등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이날 강희락 경찰청장은 “특히 내년 6월 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치단체장이나 의회 의원들의 비위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종 공사 이권에 개입하거나 인사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받는 행위 등에 강력 대처하겠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09-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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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토착비리 2차단속 고위공직자 집중

    경찰이 전국의 경찰관서에 '토착비리 신고센터'를 개설하고 공직자의 권력형 비리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경찰청은 28일 "오늘부터 본청과 16개 지방청, 244개 경찰서에 토착비리 신고센터를 일제히 개소하고, 수사와 정보 분야 합동으로 '토착비리 척결 태스크포스'를 편성해 수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8월 시작한 1차 특별단속에서 적발한 인원은 많았지만 자치단체장 등 고위공직자가 개입된 조직적 비위 적발이 미흡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찰이 1차 단속에서 적발한 2299명(구속 118명) 중 공무원은 820명(구속 38명)으로 이중 자치단체장은 없었고 6급 이하 공무원이 87%(771명)를 차지했다. 경찰은 2010년 1~6월 벌이는 2차 특별단속에서는 고위 공직자 비리나 사이비언론의 갈취 행위 등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이날 "특히 내년 6월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치단체장이나 의회 의원들의 비위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종 공사 이권에 개입하거나 인사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받는 행위 등에 강력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전국 지방청의 수사과장과 정보과장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어 1차 단속 결과를 점검하고 2차 단속의 중점 추진사항을 공유했다. 강 청장은 "토착비리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국민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신고자나 제보자 보호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니 신고센터를 적극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09-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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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혈병 엄마 위해” 일곱 살 딸의 선물

    7세 여자 어린이가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수원 매화초등학교 1학년 조현아 양(7)은 23, 24일 이틀에 걸쳐 경기 수원시 팔달구 지동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에서 어머니에게 제공할 조혈모세포를 채취하는 시술을 받았다. 성빈센트병원에 따르면 조 양의 어머니 임경란 씨(35)는 6월 29일 급성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조 양 가족과 의료진은 임 씨에게 맞는 골수를 찾으려고 형제자매는 물론이고 대한적십자 등 관련 기관을 알아봤지만 찾지 못했다. 마지막 희망은 딸인 조 양으로부터 조혈모세포를 이식받는 것뿐. 가족들은 조심스럽게 조 양에게 이야기를 꺼냈고 평소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도 무서워하는 조 양이었지만 선뜻 “아픈 엄마가 나을 수만 있다면 내가 조금 아파도 좋다”며 동의했다. 조 양은 조혈모세포를 증식하는 주사를 맞은 뒤 이틀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4시간가량 주사기를 양쪽 팔에 꽂고 있어야 했다. 채취된 조혈모세포는 곧바로 어머니 임 씨에게 이식돼 현재 경과를 지켜보는 중이다. 조 양은 일주일가량 집에서 쉬면 일상생활로 돌아올 수 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조 양의 아버지인 조병광 씨(34)는 “현아가 시술을 받은 뒤 힘든 기색도 없이 환한 웃음을 지었다”며 “처음에는 무서워했지만 엄마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 용기를 냈다”고 전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09-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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