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동

유재동 부국장

동아일보 편집국

구독 15

추천

미국 뉴욕 현지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모두 전해드립니다.

jarrett@donga.com

취재분야

2026-03-01~2026-03-31
칼럼91%
인공지능3%
경제일반3%
금융3%
  • 평창-강릉-정선 연내 ‘올림픽 특구’ 지정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지역이 ‘올림픽 특구’로 지정된다. 정부는 17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올해 안에 강원 평창군 강릉시 정선군 일대 지역을 올림픽 특구로 지정하는 등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종합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지역이 올림픽 특구로 지정되면 앞으로 이곳을 개발하는 사업자나 입주 기업들은 조세 및 부담금 감면, 기반시설 지원 등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개발을 위한 인·허가 절차도 대폭 간소화된다. 올림픽 특구는 우선 대회지원위원회에서 특구 종합계획을 심의, 의결하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정, 고시한다. 이어 강원도지사가 특구 개발사업자를 지정하고 특구 실시계획을 승인하면 개발이 본격화된다. 이 지역이 특구로 지정되면 대회 준비 기간은 물론이고 대회를 치른 이후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대회를 차질 없이 준비하기 위해 경기장이나 진입도로와 같은 인프라 건설 계획도 이른 시기에 확정하기로 했다. 또 유망한 선수를 조기에 선발해 육성하고 종목별로 맞춤형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 밖에 대회 홍보 기간을 3단계로 나눠 웹사이트와 홍보물 개발, 국민 대상 홍보 프로그램 개발, 대회 분위기 조성 등의 작업을 해나가기로 했다.세종=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3-10-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與 “나랏빚 1000조 넘어… 복지 줄이든지, 증세해야”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는 ‘증세 없는 복지’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정부는 이번에도 “증세는 최후의 수단”이라며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의원들은 정부가 복지공약 이행을 위해 결국 증세를 할 것이라는 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며 여러 가지 질의와 지적을 쏟아냈다. 세법 개정안을 통한 중산층 증세와 음식점 자영업자에 대한 세(稅) 부담 인상 방안 등이 줄줄이 역풍을 맞으면서 세율 인상 없는 세수 확보가 사실상 어려운 것 아니냐는 현실론이 부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아니라지만… 의원들은 증세 공론화 이날 국감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은 “복지를 줄이든지, 증세를 하든지 선택을 하고 국민에게 이해를 구해야 한다”며 기재부를 몰아붙였다.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은 “‘증세 없이 하겠다’ 이런 것에 매여선 안 된다”며 “대통령에게 정확히 얘기해서 증세를 포함한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어 “정부는 괜찮다고 하지만 공공기관 부채 등을 다 포함하면 나랏빚이 1000조 원이 넘는다”며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상황을 알리고 (증세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이미 비공식적으로 증세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를 질의했다. 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세출 구조조정,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노력해 본 다음에 그래도 안 되면 증세를 하겠다고 했다”며 “그렇다면 지금쯤은 당장은 안 하더라도 앞으로 증세가 필요할지, 한다면 어떤 방향으로 할지 등을 검토할 시점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기재부에 따르면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5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실무회의에서 “부가가치세 인상의 정책 효과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정부는 부가세가 2%포인트 오르면 세수가 연간 11조 원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부가세 인상 등을 포함해) 정부가 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아직 없다”고 답했다. 이처럼 정부는 조심스러운 태도로 일관했지만 의원들은 구체적인 세목(稅目)까지 거론하면서 증세 논의를 이어갔다.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은 “증세 논의는 법인세보다는 소득세 중심으로 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법인세 부담률은 OECD 34개국 중 5번째로 높은 반면, 소득세 부담(3.5%)은 OECD 평균(8.4%)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부자 감세 철회와 법인세 인상 등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은 “비과세·감면은 이해당사자의 반발로 인해 정비가 쉽지 않고, 지하경제 양성화도 과표(세금을 매기는 기준) 양성화가 상당 부분 진전돼 세수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며 “그러나 증세는 경제활동을 저해하는 만큼 꼭 필요하다면 증세보다는 복지 지출의 속도 조절이 더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밋빛’ 성장률 전망 논란 기초연금,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등 공약 후퇴에 대한 의원들의 지적도 이어졌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16개 주요 사업을 분석한 결과 그중 12개 사업의 예산 증가율이 올해보다도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특히 지역공약에는 3조3000억 원만 배정돼 사실상 포기 선언을 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예산안 발표 때마다 반복되는 정부의 ‘장밋빛 성장 전망’ 논란도 어김없이 재연됐다. 여야 의원들은 기재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3.9%)가 다른 민간 연구기관 예측치보다 높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런 근거 없는 낙관이 매년 세입결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현 부총리는 “정부의 성장 전망은 중립적인 수준이며 각종 정책 효과가 달성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국회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각종 법안들을 하루빨리 처리해 줘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세종=유재동·송충현 기자 jarrett@donga.com}

    • 2013-10-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일감몰아주기 규제 기업 9곳 추가될 듯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15일 현대자동차가 제품 가격과 서비스 등에서 해외 소비자와 국내 소비자를 차별한다는 지적에 대해 “불공정거래 행위 여부를 조사해 보겠다”고 밝혔다. 노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현대차의 국내외 소비자 차별 의혹에 대한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각국의 법규에 따른 것이라면 합리적인 차별이지만 그게 아니라면 문제가 있다”며 “한번 조사해 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는 대상 기업은 208개에서 217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무위 소속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공정위가 규제 대상을 정할 때 전체 발행주식 총수를 기준으로 했지만 공정거래법상 발행주식 총수는 ‘의결권 있는 주식의 총수’로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 위원장은 “타당해 보인다”고 답변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지분 기준을 변경할 경우 롯데쇼핑의 지분은 28.67%에서 30.55%로 올라가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GS건설은 29.43%에서 30.28%로, ㈜LS는 26.40%에서 30.63%로 지분이 상승한다. 영풍, 태광산업, 하이트진로홀딩스, 태영건설, 예스코, 가온전선 등도 총수일가 지분이 30%를 넘어 법 적용 대상에 속한다.세종=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3-10-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니면 말고式 마구잡이 화살… 기업 윽박지르는 국회

    15일 세종시에서 열린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환경부가 아니라 증인으로 출석한 기업인들에게 화살을 돌렸다. 홍영표 의원(민주당)은 재계가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화평법)에 반대하는 것과 관련해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에게 “화평법은 수출 증가와 일자리 창출, 사고 예방에 긍정적 효과가 있는데 왜 반대하느냐”며 “입법 취지를 훼손하지 말라”고 다그쳤다. 전날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는 이상민 의원(민주당) 등이 통신비와 스마트폰 원가 공개를 요구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기업인들은 “국정감사가 아니라 기업 감사”라며 “기업의 영업비밀 공개가 정부 정책에 대한 감사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올해 국감에 사상 최대인 196명의 기업인 및 경제단체 관계자를 증인으로 채택한 국회가 민간 영역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무위원회는 15일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 백남육 삼성전자 부사장, 김충호 현대자동차 대표,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 손영철 아모레퍼시픽 대표 등 기업인 19명을 무더기로 불렀다. 이들은 자사를 둘러싼 각종 불공정행위 및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에 대해 해명 또는 사과를 했지만 질의응답 시간은 대체로 1인당 5분을 넘지 않았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무책임하게 폭로하거나 정치적 시각에서 기업을 재단해 피해를 주는 행태도 이어지고 있다. 한정애 의원(민주당)은 고용노동부 국감에서 “삼성전자가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을 지키지 않아 내는 부담금이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62억 원”이라며 “‘나 몰라라’ 돈으로 때우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은 이를 근거로 삼성전자를 장애인 고용 기피기업 1위로 지목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고용 의무 준수비율이 59%로, 50% 안팎인 다른 기업보다 높은 편”이라며 “임직원이 많다 보니 부담금도 많은 것인데 이를 감안하지 않고 부도덕한 기업으로 지목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같은 국감에서 홍문종 의원(새누리당)은 ‘(보안업체인) 안랩의 백신 프로그램은 해외 안전성 평가에서 B등급을 받아 안전성이 떨어진다. 이를 정부기관이 사용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자료를 배포했다. 그러자 안랩 측은 “홍 의원이 언급한 바이러스 블러틴 테스트는 등급제가 아니어서 A, B라는 점수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최민희 의원(민주당)은 배포한 자료에서 이석채 KT 회장을 지목해 “취임 이후 직원 수는 10%가량인 약 3000명이 줄어든 반면 임원 수는 150%가량 증가했다”며 “낙하산 수십 자리를 만들기 위해 수천 명의 직원을 정리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T 측은 “노동조합과 협의해 실시한 명예퇴직으로 직원 수가 줄었고 임원 증가는 KTF와의 합병과 사업영역 확대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14일 환노위 국감에선 무분별한 증인 출석 요구를 그만해 달라는 요청까지 나왔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김규한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은 정리해고자 복직 문제를 정치 쟁점화하려는 의원들에게 “(출석 요구를 중단하고) 저희 스스로 노력하고 일해서 그들(해고자)을 보듬을 수 있는 시간들을 만들어주는 것이 의원님들이 도와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김용석·이성호 기자·세종=유재동 기자 nex@donga.com}

    • 2013-10-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경직된 노동시장-갈팡질팡 정책… 한국 ‘투자의 사막’으로

    《 산업화 과정에서 고도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기업 투자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각종 규제와 투자환경 악화로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 투자는 정체되고, 해외로 빠져나가는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고 있다. 기업들은 “투자하는 분은 업고 다녀야 한다”는 대통령의 구애에도 불구하고 향후 경기의 불확실성을 우려하며 투자 결정을 미루고 있다. 》  #1 올 5월 정부는 ‘1차 투자 활성화 대책’을 통해 “지주회사 규제를 완화해 국내 기업과 일본 기업의 공장 합작투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는 현행 규제를 바꿔주면 당장 2조3000억 원대의 신규 투자를 일으킬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관련 법안은 “대기업 특혜”라는 야권의 반발로 아직도 국회 통과가 지연되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이러다가 일본 측에서 먼저 투자 의사를 접을지도 모른다”며 불안해하고 있다.#2 삼성전자는 올 한 해 사상 최대 규모인 24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경기침체에도 좋은 실적을 이어가는 데 자신감을 얻고 보다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짠 것이다. 하지만 정작 삼성전자의 투자처는 국내보다는 미국 중국 베트남 등 해외에 몰려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이 아무리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내고 투자를 해도 국내 경제에 주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한다.○ 정부의 총력전에도 좀처럼 늘지 않는 투자 기업 투자는 어느 정권이든 집권 첫해에는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새 정부는 보통 국정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제 회복에 힘쓰는 데다 정부 출범과 동시에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도 어느 정도 걷히기 때문이다. 현 정부도 기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벌써 세 차례에 걸쳐 맞춤형 규제 완화 대책을 내고 그룹 총수들을 청와대로 초청하는 등 갖은 노력을 했다. 앞으로 정부가 경제 활성화에 전념하겠다는 신호를 확실히 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기업들의 투자는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기업 설비투자 규모는 지난해 5월부터 올 7월까지 15개월 연속 감소세(전년 동월 대비)를 보였다. 정부 관계자는 “역대 정부 통틀어 이렇게 기업 투자를 위해 노력한 적이 없는데 막상 지표를 보면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투자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한국은행의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도 1.8%(7월)에서 ―1.2%(10월)로 불과 석 달 만에 3%포인트나 하향 조정됐다. 외국 기업 투자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2004년 90억 달러를 넘었던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지난해 50억 달러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가장 큰 이유는 투자환경의 악화다. 경직된 노동시장, 강성 노조, 반(反)외자 정서와 정치권의 규제 입법 등이 국내 기업의 투자를 저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외국 기업의 한국 진출도 막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한 이명박 정부 때부터 투자의 중요성을 부쩍 강조해왔지만 실제는 정국 상황에 따라 경제 정책이 좌우로 갈팡질팡해 왔고 이는 현 정부에 와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통상임금 문제나 화학물질관리법 등 기업의 존립을 좌우하는 규제가 별다른 예고 없이 튀어나오는 것도 외국 기업들을 밖으로 내모는 요소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순위에서도 한국은 △정부 규제 부담(95위) △노사 간 협력(132위) 등 기업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대체로 하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 “내년 초부터 조금씩 살아날 것” 기업 투자 부진의 원인을 보다 구조적인 문제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정부나 정치권의 의지와 무관하게 주변의 경제 여건이 기업들의 투자 의지를 꺾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 둔화의 요인은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이 제조업을 강화하며 내수 중심의 경제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금만 쌓아놓고 투자를 안 한다고 나무라는데 기업으로서는 한 번의 투자 실패가 기업의 존폐를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도 “돈이 된다면 기업은 투자하게 돼 있는데 지금 돈을 벌 만한 아이템이 부족하다”며 “경제가 활력을 잃기 전에 벤처·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새 성장동력을 찾는 방법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외국인 투자 유치가 부진한 것에 대해서는 과거보다 한국의 투자매력이 떨어졌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기업정책연구실장은 “한국은 인건비가 싼 것도 아니고 시장도 크지 않은 만큼 중국 등 주변국보다 경쟁력이 낮다”며 “외국인 학교나 병원 등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획기적인 규제 완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정책효과의 시차를 고려하면 늦어도 내년 상반기면 투자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당국자는 “아직은 경기에 대한 확신은 덜하지만 경제단체들을 만나 봐도 조금씩은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세종=유재동·송충현 기자 jarrett@donga.com   ▼ 사회주의 중국도 서비스 규제 푸는데… ▼■ 한국 경제자유구역 꽉 막힌 규제“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 서비스 분야에서 과감한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8일 열린 제22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중국 상하이 자유무역시범구의 서비스 규제 완화를 언급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서비스 규제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 국내 현실에 대한 답답함이 담겨 있는 말이었다. 전문가들은 매년 확대되는 투자 불균형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업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한국의 서비스 규제는 여전히 10년 전과 똑같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 과감하게 규제를 푸는 것을 보면 한국의 현실은 부끄러울 정도다. 중국은 지난달 29일 상하이에 중국 최초의 자유무역시범구를 출범시켰다. 중국 마카오(26.8km²)보다 넓은 28.8km²의 지역에 금융 의료 교육 등 서비스업 규제를 대폭 풀었다. 이 지역에서는 외국 자본이 영리 목적의 교육기관을 중국 측과 합작으로 세울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전까지 외국 자본은 비영리 목적의 교육기관만 설립할 수 있었다. 병원은 아예 외국 자본이 단독으로 지을 수 있게 했다. 이전까지 외국 자본이 중국에서 의료기관을 설립하려면 중국 측과 합작하는 것이 필수 조건이었다. 중국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규제를 없앤 것은 새로운 경제발전 모델을 실험하기 위해서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법인세 감면 등 인센티브를 주고 외국 제조업체를 끌어들이던 기존 외자유치 방식 대신 규제 완화를 통해 서비스업을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은 이번 ‘실험’이 성공할 경우 자유무역지대를 향후 서울 면적의 2배에 이르는 상하이 푸둥 지역(약 1210km²)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반면 한국은 2003년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8곳의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했지만 대부분 ‘허허벌판’ 수준이다.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한 지 10년이 됐지만 경제자유구역이 2003년부터 작년 말까지 유치한 외국 자본은 67억8000만 달러(약 7조2546억 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국내에 들어온 외자의 6%에 불과한 것이다. 정부는 2002년 제정한 경제자유구역법에 외국인이 경제자유구역에 투자개방형 병원을 지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근거를 만들었지만 작년 말에야 병원 내 외국면허소지자 비율, 병원 허가 절차 등 세부 내용이 만들어졌다. 오정근 고려대 교수(경제학과)는 “중국 상하이는 2015년까지 병원 학교 등의 모든 규제를 풀어 국제금융도시를 완성할 계획”이라며 “한국 내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까지 중국에 뒤처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2013-10-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투자 순유출’로 일자리 180만개 날렸다

    국내 기업들은 해외로 빠져나가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격감하는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최근 8년간 우리나라의 직접투자 순(純)유출액이 12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집계하는 각종 투자 관련 지표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며 한국 경제가 ‘투자의 사막화’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 투자의 부진은 생산과 고용, 소비에 연쇄적인 파급 효과를 미치고 장기적으로는 잠재성장률을 훼손하는 등 경제 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준다. 또 최근 8년간 이런 투자 유출로 사라진 일자리만 180만 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14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올해 8월까지 직접투자 순유출액은 모두 1232억 달러였다. 이 기간에 외국 기업이 국내에 투자한 액수보다 국내 기업이 해외에 투자한 액수가 그만큼 더 많다는 뜻이다. 한국의 ‘투자 수지(收支)’는 무역 자유화로 경제 개방의 폭을 넓혔던 외환위기 직후에는 흑자를 보였지만 2005년부터는 거의 매년 100억 달러 이상의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가속화된 반면 론스타 사건 등으로 ‘반(反)외자 정서’가 확산되며 외국인직접투자(FDI)는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투자 유출이 심화되면서 국내 경제에서 창출됐어야 할 일자리도 대거 사라지는 추세다. 신규 투자액 10억 원당 일자리가 12∼15개 생긴다는 점(산업연관표에 따른 연도별 취업유발계수 적용)을 감안하면 2005년 이후 지속된 투자 손실로 지금까지 약 179만 개의 관련 일자리가 증발한 것으로 추정됐다. 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활발해진 것과는 달리 국내 투자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4∼6월)부터 올해 2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기업 투자가 이같이 오랫동안 뒷걸음질을 친 것은 외환위기 전후인 1997년 3분기부터 1998년 4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보인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안충영 중앙대 석좌교수는 “각종 규제 법안과 강성 노조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어렵게 하는 주된 요인”이라며 “정부도 경제민주화를 마무리하고 투자 활성화에 매진한다고 밝힌 만큼 기업들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도록 ‘신바람’을 일으켜 줘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유재동·송충현 기자 jarrett@donga.com}

    • 2013-10-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이폰 새 제품 겉면 긁혀도 교환

    최근 대리점에서 아이폰을 구입한 정모 씨는 제품을 확인하다가 아이폰 겉면에 긁힌 자국을 발견했다. 그는 애플 서비스센터를 찾아갔지만 서비스센터 직원은 “애플의 정책 때문에 기능상 문제가 아닌 외관상 문제라면 교환이 어렵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긁히거나 파인 자국 등 제품 표면상의 결함에 대해서는 품질보증을 해주지 않았던 애플의 불공정 약관이 시정됐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자사 제품의 외관상 결함에 대해 책임소재를 불문하고 품질보증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 같은 약관 규정 때문에 판매직원이 보는 앞에서 포장을 뜯고 표면상 하자를 발견해도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 주지 않는 사례가 많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아이폰 등 소형 전자제품은 기능이나 성능뿐 아니라 외관 역시 소비자의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며 “제품에 표면상 결함이 있다면 마땅히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3-10-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유연탄에 과세… LNG 세금은 낮춰

    11일 민관 워킹그룹이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초안’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관계 부처들이 물밑에서 검토해 온 에너지 세제 개편 방향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한마디로 전기 소비와 관련된 세금은 올리고 다른 에너지원에 대한 세금은 낮추겠다는 것이다. 워킹그룹은 이날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른 정책 제안’에서 그동안 한국이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최단기간 내에 높은 전력 보급률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값싼 전기’에 대한 과도한 집착 때문에 1차 에너지원인 석유류보다 2차 에너지원인 전력의 값이 더 싼 왜곡된 가격구조가 형성됐다. 이는 지난 10여 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의 전기 소비 증가율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워킹그룹은 이번 2차 계획을 통해 왜곡된 가격구조 개선을 위한 에너지 세제의 근본적인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지나치게 낮은 전기요금을 현실화하고 친환경 에너지원에 대한 세제 지원을 함으로써 에너지 수요를 종류별로 적절히 분산하겠다는 계산이다. 워킹그룹은 우선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을 상대적으로 많이 배출하는 발전용 유연탄에 대해 개별소비세 등을 과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연탄 과세가 이뤄지면 전기의 생산원가가 높아지며 자연스럽게 전기요금도 올라 국민으로 하여금 전기를 덜 쓰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생긴다. 또 재정난에 시달리는 정부로서는 과세에 따른 추가 세수(稅收)를 확보할 수 있다. 이처럼 전기에 대한 세금은 높아지는 반면 차세대 에너지원에 대한 과세 수준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친환경 에너지 소비를 유도하고 저소득층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과세 형평성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연탄에 대한 과세가 또 다른 ‘증세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은 정부가 우려하는 대목이다. 김창섭 워킹그룹 위원장도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가격 개편에 따른 국민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 개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워킹그룹은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 과정에서 불거진 사회적 갈등을 줄이기 위해 발전소를 지을 때 송전시설 건설계획을 함께 세우고, 기업들의 자가발전 등 분산형 발전 비중을 현재 5%에서 2035년까지 15%로 확대하도록 권고했다.세종=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3-10-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기업 계열사간 ‘편법 빚보증’ 작년 5조

    그룹 내 계열사나 부동산 개발 사업 시행사에 대한 ‘빚 보증’ 수단의 하나인 자금보충약정의 규모가 모두 22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김기식 의원이 7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현재 35개 기업집단에서 총 21조8000억 원(586건) 규모의 자금보충약정이 체결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금보충약정은 자회사나 계열사가 금융회사 채무를 갚을 능력이 없을 때 이들에게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금융회사와 약속하는 계약이다. 보증회사가 직접 금융사에 돈을 갚아 주는 ‘채무 보증’과 효과가 사실상 같다. 그러나 별도의 공시 의무가 없기 때문에 “주주 및 투자자에게 부실을 숨긴 채 계열사에 편법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지난해 웅진홀딩스도 계열사인 극동건설과 자금보충약정을 맺었다가 채무 부담을 못 견디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기업집단별 자금보충약정 규모는 SK가 2조178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화(2조1330억 원) 효성(2조550억 원) 한진(2조430억 원) 등의 순이었다. 지원 대상별로는 계열사에 대한 약정이 5조1000억 원(80건)으로 전체의 23.4%였고, 비(非)계열사에 대한 약정이 16조7000억 원(506건)이었다. 비계열사에 대한 자금보충약정은 대부분 시공사인 대기업 건설사가 소규모 시행사의 채무보증을 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과정에서 이뤄졌다. 김 의원은 “계열사에 대한 자금보충약정은 사실상 대규모 기업집단의 편법적인 빚 보증으로 이를 규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PF사업을 통한 약정도 부동산 개발 사업이 좌초됐을 때 대기업 건설사가 떠안아야 할 부담이라는 점에서 관행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세종=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3-10-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수출이어 내수-투자까지… 모처럼 동시 파란불

    수출에 이어 내수, 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가 줄줄이 개선 움직임을 보이면서 본격적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등락을 거듭하며 불안한 흐름을 보이던 경제지표들에 일제히 청신호가 켜지면서 한국 경제가 길었던 경기부진의 긴 터널에서 벗어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원화 강세 등 악재들이 남아 있어 아직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많다. 30일 통계청의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제지표인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1.8% 늘면서 지난해 11월(2.1%)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서비스업 생산은 여가업(3.7%), 교육업(2.0%) 생산이 늘면서 전달보다 0.7% 증가해 석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투자와 내수 핵심지표인 소비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8월 설비투자는 자동차와 운송장비 등의 증가세에 힘입어 전달보다 0.2% 증가했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4.6% 증가하면서 2012년 4월(2.8%) 이후 1년4개월 만에 플러스 성장을 보였다. 소비는 백화점 등의 매출 증가로 전달보다 0.4% 증가했다. 향후 경기상황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달보다 0.3포인트 오르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내놓은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9월 제조업 업황 BSI는 75로 전달보다 2포인트 상승해 두 달 연속 개선되는 등 얼어붙었던 기업 경기심리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특히 3대 경제지표인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상승세를 보이면서 경제 전반에도 서서히 활기가 도는 모습이다. 8월 신규 취업자가 11개월 만에 40만 명대로 올라서는 등 내수시장 회복이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고 있고, 초저금리에도 예금으로 쏠리던 자금이 증시와 부동산으로 옮겨가는 등 금융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는 것이다. 장밋빛 전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자동차와 정보기술(IT) 분야를 제외하면 8월 광공업생산 개선이 여전히 미약한 데다 소비 역시 여름휴가 특수와 이른 추석효과에 힘입은 면이 크다는 것이다. 기업들의 실적 역시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한은에 따르면 상장기업들의 2분기(4∼6월) 매출액 대비 세전순이익률은 3.5%로 2011년 3분기(3.1%) 이후 가장 낮았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수출 대기업이 해외시장에서 선전하면서 경제지표들이 좋아지고 있지만 긴 경기 부진으로 내수 비중이 큰 기업들은 여전히 좋지 않다”며 “하반기에도 기업과 국민들이 경기 회복을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홍수영 기자·세종=유재동 기자 gaea@donga.com}

    • 2013-10-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번 예산안 논란은 예고편… 임기말 ‘재정적자 폭탄’ 터진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공약 축소 및 적자예산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박근혜 정부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정권 초기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해 골치 아프고 돈이 많이 드는 재정사업들을 대거 임기 후반부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세 수입도 계획 대비 매년 20조∼30조 원씩 부족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정부가 자신하던 세원(稅源) 확대 방안의 성과마저 불투명해 결국 앞으로도 복지공약을 임기 내내 계속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예고된 ‘재정적자 폭탄’ 최근의 ‘공약 파기’ 논란이 예고편에 불과하다는 점은 정부의 지역공약 계획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예산안에서 신규 지역공약 사업에는 680억 원만 배정했다. 전체 나랏살림 예산(357조 원)으로 보면 0.02%, 신규 사업 기준(84조 원)으로 보면 0.08%만 배정했다. 특히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 수서발 고속철도(KTX) 노선 연장, 대구 광역교통망 구축 등 대부분의 지역 핵심공약들이 내년에 한 푼도 예산 배정을 받지 못했다. 정부는 “아직 이들 사업의 타당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대지만 지자체들의 해석은 다르다. 애초부터 정부의 추진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한 지자체의 예산담당자는 “정부는 ‘지원을 해줄 테니 경제성 있게 다시 사업을 수정해 갖고 오라’고 하는데 사실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결국 공약 자체를 흐지부지 만들려는 수순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설령 정부가 공약들을 파기하지 않고 추진한다고 해도 이들 사업이 ‘첫 삽’을 뜨기 시작하는 임기 말에는 심각한 재정 문제가 불거질 게 뻔하다. 정부는 지역공약 사업들을 모조리 이행하려면 모두 84조 원(신규 사업 기준)의 예산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앙정부 차원의 공약들도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소요 재정이 급증하기는 마찬가지다. 당장 기초연금만 해도 정부 수정안을 기준으로 내년에 7조 원에서 2017년에는 11조4000억 원, 2040년에는 100조 원으로 커진다. 4대 중증질환 보장 공약은 더 심하다. 올해는 3000억 원으로 충당할 수 있지만 2017년에는 10배가 넘는 3조1700억 원으로 투입 예산이 늘어난다. ○ “정부 예산안, 이대로는 지속 불가능” 정부가 ‘실천 가능성’을 강조하기 위해 복지공약들을 일단 실행해 놓고 부담이 커지는 부분은 임기 후반부로 지연시킨 사례도 많다. 셋째 아이에 대한 대학등록금 지원이 가장 대표적이다. 일단 내년에는 1학년생만 수혜를 받지만 지원 대상이 매년 늘어나며 2017년에는 전 학년으로 확대된다. 고령자에 대한 임플란트 건강보험 급여화도 정작 내년은 75세 이상 노인들에게 적용되지만 2016년부터는 65세 이상으로 수혜자가 많아진다. 군 사병 월급 역시 2017년까지 연차적으로 2012년의 두 배까지 확대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정부의 공약가계부에 따른 전체 소요 재정도 내년 15조 원에 불과하지만 2015년 29조, 2016년 38조, 2017년 46조 원으로 불어나게 짜여 있다. 결국 정부가 추가적인 재정악화 없이 공약들을 지키려면 소요 재정이 불어나는 만큼 세입(歲入)도 늘어나야 하는데 문제는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이다. 오로지 경기회복만 바라보는 지금의 천수답(天水畓) 재정 여건에서 현재 2%대인 경제성장률이 앞으로 비약적으로 올라가지 않는 한 공약 이행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목표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일단 세출 구조조정과 지하경제 양성화를 적어도 내년 말까지는 해봐야 한다”며 “그때도 효과가 없다면 공약의 추가 수정이나 증세를 얘기할 수 있겠지만 그전까지는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기초연금 공약 수정을 사과하면서 공약의 ‘임기 내 실천’ 의지를 재천명한 것도 이런 기조 변화를 꾀하기에 또 다른 족쇄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실상 복지 재원 조달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지금 정부가 짜놓은 예산안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복지를 줄이든지, 세입을 늘리든지 선택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세종=유재동·박재명 기자 jarrett@donga.com}

    • 2013-09-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경제회복이 먼저” 3兆 줄이려던 SOC사업 1兆만 감축

    26일 정부가 공개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재정건전성의 악화를 어느 정도 감수하더라도 경제 회복과 일자리,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총력전을 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경제난으로 세수(稅收)는 줄고 있지만 최근의 대내외 여건을 감안하면 경기 대응을 위한 정부 지출을 줄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이를 두고 고착화된 저성장 기조를 과연 언제까지 재정으로 떠받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회의론도 나온다.○ 정부 “내년은 경제 활력과 일자리를 위한 예산”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브리핑에서 “이번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경제활성화, 국정과제 수용, 재정건전성 유지라는 세 가지 과제 가운데 경제활성화를 가장 중요시했다”며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도 기본적으로 경제활성화를 통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가 재정을 최대한 동원해 우선적으로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을 확고히 한 셈이다. 실제 정부는 내년 예산안의 부제(副題)도 ‘경제 활력·일자리 예산’으로 잡았다. 내년 예산안에서 정부의 이런 기조를 가장 잘 반영한 분야가 사회간접자본(SOC)이다. 애초 공약가계부 내용대로라면 내년 SOC 예산은 올해보다 3조 원이 줄어든 21조3000억 원 선이 돼야 하지만 실제로는 23조3000억 원으로 1조 원 감축에 그쳤다. 특히 기존의 4대강 사업 예산을 제외하고 따져보면 오히려 이전 정부의 연평균 SOC 예산(22조4000억 원)보다 1조 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다만 정부는 지금까지 SOC의 기반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판단 아래 신규 투자보다는 기존 사업의 마무리와 운영의 효율성 제고 위주로 예산을 짜기로 했다. 도심 도로는 교통 혼잡구간에 대한 재정투자를 늘려 조기 완공을 유도하고, 고속도로나 민자도로는 토지보상비 지원을 통해 착공을 서두를 방침이다. 또 철도도 경부·호남 고속철도를 내년에 완공하고, 원주∼강릉 복선전철에 대한 투자액도 올해 4650억 원에서 내년 8000억 원으로 늘려 공사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역공약의 경우 계속사업은 차질 없이 지원하되, 신규사업은 지역별 숙원사업 1, 2개를 우선적으로 지원한다는 원칙을 갖고 예산을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지역공약 예산은 올해보다 10% 늘어난다. 고용과 투자를 위한 재정 지출도 늘어난다. 현재 60만 개인 재정지원 일자리는 내년에 65만 개 수준으로 늘리고 전체 일자리 관련 예산도 11조8000억 원으로 7.7% 증가시키기로 했다.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을 위해 인건비 지원 한도를 현재 월 60만 원에서 80만 원으로 올리고,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뽑으면 사업주의 국민연금 및 고용보험료 부담분을 전액 국가에서 지원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예산도 대폭 늘어난다. 우선 이들의 경영지원을 위한 정책금융 자금이 올해보다 24조3000억 원 늘어난다. 소상공인의 경영안정을 위한 저리 융자지원은 올해 7500억 원에서 9150억 원으로 확대되고, 전국의 골목슈퍼 2500곳이 현대식 점포(나들가게)로 육성된다. 어려운 재정여건이지만 창조경제의 기반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도 올해보다 4.0% 늘어난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지원, 한국형 발사체 개발,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등에 나랏돈이 올해보다 많이 배정됐다.○ 국방·치안·문화 예산도 확충…고위공무원 월급은 동결 다른 분야의 예산도 전반적으로 지원은 최대한 늘리고, 삭감은 최소화한다는 원칙하에 편성됐다. 우선 복지예산(보건·복지·노동)이 ‘공약 후퇴’ 논란이 있긴 하지만 수치상으로는 12개 분야 중 가장 큰 폭(8.7%)으로 증가했다. 총액 105조9000억 원으로 사상 처음 100조 원을 돌파한 것은 물론이고,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에 육박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방예산은 올해보다 4.2% 증액됐다. 병사 월급과 장병 급식비가 각각 15%, 3.3% 인상된다. 이에 따라 상병 기준 월급은 올해 11만7000원에서 내년 13만5000원으로 오른다. 차세대 전투기 도입 예산도 올해의 두 배 이상인 7328억 원으로 편성됐다. 무상보육의 국고보조율이 10%포인트씩 인상되고 지방소비세율이 높아지면서 일반·지방행정 예산도 5.1% 급증했다. 지방선거에 따라 정당보조금은 올해 381억 원에서 내년 827억 원으로 크게 올랐다. 공공질서·안전 분야 예산은 경찰 인력 증원, ‘4대 사회악 척결’ 등의 공약 이행을 위해 올해보다 4.6% 높게 책정됐다. 내년에는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이 늘어나고 학교안전을 위한 고화질 폐쇄회로(CC)TV가 단계적으로 확충된다. 문화·예술 및 체육에 대한 지원도 늘어난다. 내년부터는 예술인 약 10만 명에게 공연장, 박물관에서 할인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 기초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에게는 문화·여행·스포츠 관람에 쓸 수 있는 연 10만 원 상당의 ‘통합문화이용권’이 나오는데 청소년 자녀가 있는 가구에는 여기에 5만 원이 추가 지원된다. 정부는 다만 공공 부문의 솔선수범을 위해 3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의 보수는 동결하고 하위직의 인상률은 올해 물가상승률 수준인 1.7%로 묶기로 했다. 공무원의 업무추진비와 해외출장비도 올해보다 각각 9%, 5%가량 삭감된다.세종=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3-09-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경복궁 인근 ‘대한항공 7성급 한옥호텔’ 신축 길 열린다

    정부가 대한항공이 서울 경복궁 인근에 추진 중인 7성급 한옥호텔 건립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또 강원 춘천시 중도의 어린이테마파크, 평창군 삼양목장의 레저관광단지 조성을 위한 지원책도 마련한다. 전국의 신도시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지역에는 첨단산업단지 9곳을 신규 지정하고 노후 산업단지에 대한 대대적인 리모델링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25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제3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3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논의했다. ○ 관광호텔, 레저단지, 테마파크 건설 ‘물꼬’ 이날 대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규제에 막혀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5건의 민간 투자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방안이다. 정부는 이로 인해 향후 5조7000억 원의 신규 투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정부는 도박장 등 유해시설이 없는 관광호텔들이 학교 부근에도 들어설 수 있도록 승인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 현재는 초중고교의 200m 이내에서는 관광호텔 설립이 아예 불가능하거나 교육청 산하 학교정화위원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에 정부는 정화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사업자에게 설명할 기회를 주고, 한 번 승인을 못 받더라도 사업자가 사업계획을 변경해 재심의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로 했다. 정부가 따로 개별기업의 사례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이 대책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서울 송현동 경복궁 인근에 특급 한옥호텔을 짓기 위해 2008년 용지를 매입했지만 “학교 인근이라 안 된다”는 서울시의 반대로 사업 진행을 못하고 있다. 춘천시에 있는 섬 중도에서 추진되는 ‘레고랜드’에 대한 지원도 본격화된다. 정부는 강원도와 영국의 멀린 사(社)가 함께 추진하는 이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해당 용지를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해 무상임대하고 섬과 육지를 잇는 다리 건설을 위한 재정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이 밖에 삼양식품이 운영 중인 평창군의 목장 용지를 특구로 지정해 축산과 관광이 어우러진 레저단지로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공장과 맞닿은 보전산지에 반도체기업이 공장 증설을 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선하기로 했다. 또 도로공사 등 8개 공공기관으로 하여금 140만 개의 조명을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큰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바꾸도록 해 관련 산업에서 6000억 원의 신규 투자를 일으키기로 했다.○ 도시에 첨단산업단지 9곳 추가 지정 정부는 또 전국 산업단지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수술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현재 11곳인 도시첨단산업단지를 2015년까지 20곳으로 9곳 늘리기로 했다. 고급인력이 모이고 시장 규모가 큰 대도시 인근에 정보기술(IT), 서비스업 등 첨단기업이 들어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현재 수도권과 지방 2곳씩 총 4곳의 그린벨트 해제 지역과 신도시 택지지구 1곳, 기존 공장 이전지 1곳 등을 신설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기존 산업단지의 입지 규제도 완화된다. 정부는 전기통신업과 운송장비임대업 등 서비스업종 12개를 선정해 산업시설용지 입주를 허용할 계획이다. 또 산업단지 안에 공장과 전시, 판매시설을 혼합해 지을 수 있는 ‘복합용지’ 제도도 도입된다. 지금까지는 용지별로 입주시설이 제한돼 공장과 편의시설이 격리돼 있는 등 불편이 많았다. 장철순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도시에 있는 기존 도시첨단산업단지들도 입주업체를 다 채우지 못하고 있다”며 “이참에 서울만 첨단산단 지정을 못하게 한 입지 규제를 풀고, 추가 지정도 수요나 인력이 풍부한 대도시 위주로 해야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환경 규제도 정비된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대기·수질·소음 등 오염 종류별로 일일이 배출허가를 받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모든 환경 관련 허가제도가 하나로 통합된다. 화학물질관리법 등 재계에서 논란이 돼 온 규제법안은 시행령 단계에서 대폭 완화된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수출유망 품목을 발굴해 육성하는 내용의 ‘농수산식품 수출 확대방안’도 논의됐다. 정부는 기업인, 농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제2의 파프리카 만들기 팀’을 구성해 수출 1억 달러 이상 품목을 현재 13개에서 2017년까지 23개로 늘릴 계획이다.세종=유재동·박재명 기자 jarrett@donga.com}

    • 2013-09-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外資 한달간 8조 유입… 환율 급락 막아라”

    원-달러 환율이 9월 들어 30원 가까이 급락(원화가치 상승)하면서 외환당국이 사실상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한 ‘전투 모드’에 돌입했다. 최근 원화가치의 급등은 경상수지가 18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과 다른 신흥국 간의 차별화가 심화되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국내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24일 수출입업체의 자금담당 임원들을 긴급 소집해 외환시장 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원화 강세와 신흥국의 경제 불안이 수출에 타격을 줘 자칫 올 하반기 경기회복의 싹을 꺾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환율 하락세 막아라”…당국 사실상 전투태세 외환당국 관계자는 24일 “한국의 경제여건이 다른 신흥국보다 튼튼하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우리 통화가치가 글로벌 시장 흐름과 괴리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현재 국내로 유입되는 자금이 급격하게 유출될 개연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코스피시장에 순(純)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8조 원이 넘는다. 지난달 23일 이후로 20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이다. 정부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으로 인도나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시장에서 유출된 자금의 상당 부분이 국내에 유입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 달러화 공급이 많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이달 3일 달러당 1100원 선이 무너졌고 24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1072.2원까지 떨어졌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연일 당국자의 구두 개입을 쏟아내는 등 시장을 진정시키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24일 아침에는 자동차 정유 중공업 등 주요 수출입 업체의 재무담당자를 불러 최근 외환시장 움직임에 대한 정부의 우려를 전달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 자리에서 수출업체는 달러 매도를 서두르고 수입업체는 매수를 미루는 ‘리딩 앤드 래깅’ 전략이 시장의 쏠림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런 움직임을 두고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경계 모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전투 모드’에 들어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금융위기 조짐이 보이는 신흥국과 한국은 다르다”며 ‘차별화론(論)’을 설파했던 정부가 이제는 거꾸로 차별화로 인한 지나친 자금 유입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몰린 것이다. ○ 미 출구전략, 한국 수출 발목 잡을 우려 정부가 최근 환율 움직임에 대해 극도의 민감함을 드러내는 것은 미국의 출구전략과 맞물려 돌아가는 세계경제 상황이 자칫 한국의 대외수출에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이 우려하는 최악의 상황은 신흥국과의 차별화로 원화 강세 기조가 지속되고 주요 시장인 신흥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아 수출 여건이 이중으로 나빠지는 형국이다. 여기에 ‘아베노믹스’로 일본 엔화가치의 약세가 이어지고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회복이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 발생하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윤인구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고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이 모든 상황이 환율 하락을 이끄는 요인”이라며 “정부가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금은 거침없이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이 나중에 언제든지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지나친 원화 강세가 당장 수출이나 경상수지에 악영향을 주면 상당수의 외국인 자금은 주저 없이 한국 시장을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온 외국인 자금의 상당 부분이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단기성 투기자금일 것으로 보고 있다.세종=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3-09-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현오석 “당분간 세금 올릴 계획 없다”

    정부가 당분간 세율 인상 등 직접적인 증세를 할 계획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박근혜 대통령의 증세 가능성 언급에 대해 “원론적인 이야기”라며 “세금을 올리기보다는 비과세·감면을 정비하고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는 게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이어 현 부총리는 “재원 확보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그러고 나서 안 되면 (증세를) 해야 한다”며 “그걸 도외시하고 이쪽(증세)을 한다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 3자회담에서 “세출 구조조정과 비과세 축소로 복지재원을 마련하도록 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국민 공감대하에 증세도 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정부가 드디어 ‘증세 없는 복지’의 한계를 스스로 인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현 부총리의 이날 언급은 이런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경기가 나쁘고 세수가 줄면 경기를 활성화해야지, 증세를 하면 경기가 더 꺼진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향후 5년간 비과세 감면 축소로 18조 원, 지하경제 양성화로 27조 원을 조달한다는 기존 계획에 대해서도 “가능할 것”이라며 자신했다.세종=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3-09-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中企에 5조3000억 더 풀고… ‘손톱밑 가시’ 32개 또 뽑는다

    정부가 중소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올해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자금 공급 규모를 5조 원 늘리기로 했다. 또 환경과 관련된 이중(二重)규제 등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손톱 밑 가시’로 지적받아 온 30여 건의 규제도 완화한다.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서는 낡은 산업단지에 활력을 불어넣고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각종 정부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17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민생활성화 대책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최근 경제동향 및 대응방안’과 ‘기업 현장애로 개선대책’,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2014년 재정투자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대책에는 기존의 금융·세제 지원을 조금씩 늘리고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애로점을 해소하는 방안들이 담겨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대책은 추석을 앞두고 정부가 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기업의 투자심리를 살리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우선 올해 중소기업의 설비투자를 위한 시설자금 공급 규모를 기존 32조8000억 원에서 38조1000억 원으로 5조3000억 원 늘리기로 했다. 정책금융기관의 보증과 대출을 통해 중소기업의 자금 부족 상황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또 세제 측면에서는 내년 3월까지 투자분에 한해 중소기업의 감가상각 기간을 현재보다 더 단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기업이 투자금을 비용으로 처리해 회수하는 기간이 짧아진다. 정부는 이와 함께 기업 현장 방문과 경제단체 건의 등을 통해 발굴한 32건의 규제 개선 과제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는 경기 팔당 등 ‘상수원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에서는 폐기물 처리 시설의 설치를 금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폐수가 발생되지 않고 창고 등 보관시설을 갖춘 경우에 한해 이를 허용하기로 했다. 또 배출구 한 개당 1회 측정하는 데 2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대기유해물질의 자가측정 빈도를 선별적으로 월 2회에서 1회로 완화하고, 대기환경보전법과 공중위생관리법을 통해 세탁업체들이 받는 이중규제를 단일화하기로 했다. 이 밖에 앞으로 건강기능식품도 자동판매기를 통해 팔 수 있게 하고, 연매출 200억 원 이하 중소기업의 폐기물 부담금 감면기한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는 등 각종 준조세 부담도 완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산업단지 활성화와 중소기업 투자 확대를 위한 내년도 재정 투자계획도 이날 함께 내놨다. 우선 대전 1·2공단, 대구 3공단 등 전국의 낡은 산업단지들의 기능 회복을 위해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420억 원 늘린 1441억 원으로 책정했다. 기업 물류를 돕기 위해 진입도로 건설을 지원하고 도서관, 공연장 등 문화 공간 및 공동기숙사를 지어 근로환경을 개선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울러 외국에서 국내로 돌아오는 ‘U턴기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게 ‘U턴 데스크’를 설치하고 외국인 투자기업을 위한 설비투자자금 지원 규모를 올해 140억 원에서 245억 원으로 확대한다. 이 밖에 전통시장의 시설을 현대화하고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 지원을 위해 전용판매장을 두 배 이상으로 늘리는 등 소상공인·중소기업을 위한 예산도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대책과 별개로 산업단지 및 환경관련 규제를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내용의 3차 투자활성화대책을 추석연휴가 끝난 뒤 발표할 예정이다.세종=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3-09-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내년 국회의원 세비 동결… 공무원 임금인상도 억제

    내년도 사병들의 봉급이 15%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문화 분야 예산이 크게 늘고 사회간접자본(SOC) 지출은 당초 계획보다 감소 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와 새누리당은 16일 당정협의를 갖고 2014년도 예산안에 대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당정은 “내년도 예산안 편성 목표를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 잡고 재정수지를 크게 악화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출을 최대한 늘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사상 처음으로 100조 원을 돌파하는 복지예산은 정부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편성하고, 국정과제인 ‘문화융성’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문화 분야 지출 증가율을 총지출 증가율보다 높게 설정하기로 했다. 농림 부문 예산은 2013년 본예산에 편성했던 규모보다 줄어들지 않도록 하고 농어민에 대한 직접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SOC 투자는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공약 이행 등을 위해 당초 계획보다 삭감 폭을 줄이고 교육 분야는 산학협력 활성화와 학비 부담 경감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구체적인 항목별로는 우선 사병 월급이 상병 기준으로 올해 11만7000원에서 내년 약 13만5000원으로 오르는 등 계급별로 15% 인상된다. 또 예술인 복지 확충(200억 원), 문화·예술공연 기금사업(1870억 원)에도 나랏돈 지원이 늘어난다. 일자리 창출 예산으로는 고교 3학년 또는 대학 3, 4학년 때 기업에서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는 ‘선진국형 일·학습 병행시스템’ 지원에 626억 원이 쓰인다. 또 정부는 계층별 취업 지원을 위해 ‘재능을 활용한 노인 일자리’를 5000개 만들고 경력단절 여성의 취업을 지원하는 ‘새일센터’와 직장 어린이집을 늘리기로 했다. 당정은 이와 함께 솔선수범 차원에서 국회의원의 내년도 세비를 동결하고 공무원들의 임금 상승률도 최대한 억제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세종=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3-09-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정부 ‘美 양적완화 축소’ 비상 체제로

    한국이 닷새간의 긴 추석연휴에 돌입하는 이번 한 주 동안 세계 각국 금융당국과 투자자들의 눈과 귀는 일제히 미국 워싱턴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7일(현지 시간)부터 이틀간 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매입 프로그램(양적완화·QE)의 축소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미 연준이 이달 양적완화 축소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비상대응 모드에 들어갔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고용 등 미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고,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남은 임기(내년 1월)를 고려하면 재임 기간 트레이드마크였던 자신의 양적완화 정책을 원상복구하고 떠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세계경제의 충격을 감안해 축소 규모는 100억∼150억 달러 정도로 제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준이 매달 사들이는 채권 물량이 기존 850억 달러에서 700억∼750억 달러 안팎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동아일보 경제부가 15명(무응답 1명 포함)의 경제·금융 전문가를 대상으로 긴급 설문을 실시한 결과에서도 10월 이전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를 개시할 것이라고 응답한 전문가가 8명으로, ‘연말’을 꼽은 전문가(6명)보다 많았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본격적인 출구전략이 시작되면 글로벌 자본의 흐름이 10년 만에 대전환기를 맞으면서 신흥국 경제에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 역시 원화 강세와 금리 상승으로 수출 및 경기 둔화가 가시화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금융당국 등 관계부처는 추석연휴 기간 내내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하는 한편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오후 추경호 기재부 차관 주재로 시장점검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모색하기로 했다.세종=유재동 기자·홍수영 기자 jarrett@donga.com}

    • 2013-09-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출구전략 → 국내 금리상승 이어지면 부동산 등 내수 타격”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돼 온 ‘비상 통화정책’(제로금리 및 유동성 확대)이 5년 만에 정상화된다는 것을 뜻한다. 그만큼 미국 경제의 위기국면이 끝나고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정부도 “선진국 경기가 회복된다는 의미로 보면 한국 경제에 나쁠 것이 없다”는 생각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미국의 출구전략은 저성장과 투자 저하로 신음하는 한국경제에 독(毒)이 될 개연성도 만만치 않다. 당장 1997년이나 2008년과 같은 외환위기 국면이 오진 않겠지만 외환 및 채권시장의 급변에 따른 부작용으로 실물경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비관론 못지않게 과도한 자신감도 금물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대외수출, 실물경기 둔화 우려 정부는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이 이전보다 탄탄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인도 인도네시아 등 최근 금융 불안이 벌어지는 신흥국들과의 ‘차별화론’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 한국의 경상수지는 17개월 연속 흑자를 내고 있고, 단기외채 비중도 30%를 밑돌아 2000년대 들어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 외환보유액과 재정수지도 다른 아시아 신흥국들과 비교하면 양호한 모습이다. 문제는 이 점이 개방경제인 한국에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다른 신흥국에 비해 경제지표가 좋은 한국은 원화가치가 올라가면서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과거에도 우리 경제가 괜찮다는 이유로 외국인자금이 들어온 뒤, 그 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또 양적완화 축소로 인도 브라질 등의 경제 불안이 현실화하면 신흥국 수출시장의 상당 부분을 잃을 수 있다는 것도 우려되는 점이다. 선진국의 출구전략이 국내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며 경기에 충격을 주는 시나리오도 있다. 시장에서는 비록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은 내년 말 이후로 예상되지만 국내외 시장금리는 그에 앞서 들썩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금리 인상은 경제 활력이 둔화돼 있고, 가계부채라는 폭탄도 안고 있는 한국경제의 현실에 ‘독약’이나 마찬가지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미국의 출구전략이 국내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시차(時差)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대출금리가 오르면 빚이 많은 가계에 부담이 되고 소생하는 기미를 보이는 부동산시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만약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확대되면 투자 ‘안전지대’로 평가받는 한국에서도 일부 자본 유출이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순식간에 위기 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제 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한 것은 맞지만 안심하고 있을 때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은 글로벌 자금의 쏠림 현상에 따라 언제든지 위기 국면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경제는 2003∼2004년에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이 높았지만 원-엔 환율 하락을 방치한 결과 순식간에 경상수지 적자로 돌아서며 2008년 외화유동성 위기를 겪었다”며 “앞으로 2, 3년간 이어질 출구전략 기간에 최선을 다해 경상수지를 방어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미국 경기 회복이 한국 실물경제에 도움이 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라며 “장기 침체를 겪은 우리 경제는 기업과 금융시스템 부실이 상당히 진행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충격에 대한 적극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 양적완화(QE) ::중앙은행이 국채 등 금융자산을 직접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통화정책이다. 일반적으로 경기부양이 필요할 때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낮춰 간접적으로 통화공급을 확대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실상 제로금리로 더이상 금리를 낮출 수 없게 되자 미국은 세 차례에 걸쳐 양적완화 정책을 동원했다.● 전문가 명단 (15명, 가나다순)권구훈 골드만삭스 전무 김익주 국제금융센터 원장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김형태 자본시장연구원장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장재철 씨티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정용택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 이코노미스트 하성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장세종=유재동 기자·한우신·이원주 기자 jarrett@donga.com}

    • 2013-09-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동네음식점 부가세 부담 줄인다

    동네 음식점 등 영세 자영업자들의 부가가치세 부담이 정부의 기존 방침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세법개정안에서 음식점 업주들의 탈세를 막기 위해 부가세 공제 한도를 낮추기로 했는데, 이 방안이 자영업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치자 공제 한도를 다시 높여주기로 방침을 바꾼 것이다. 근로소득자에 대한 증세 논란으로 이미 세법개정안을 수정한 바 있는 정부는 또다시 여론에 떠밀려 정책을 바꾼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정부의 ‘농수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 축소 방침에 대해 “영세 음식점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보완 장치를 마련하려 한다”고 밝혔다. 의제매입세액공제는 농수산물을 식재료로 구입하는 음식점 및 유흥업소를 대상으로 구입비에 일정비율(공제율)을 곱해 세액에서 빼주는 제도다. 지금까지 업주들은 개인사업자의 경우 농수산물 구입비용을 평균 매출액의 40% 안팎으로 신고해 세액공제를 받아왔다. 하지만 정부는 업주들이 관행적으로 구입비를 과다 신고해 탈세가 이뤄진다고 판단했다. 지하경제의 한 축인 자영업자들의 부가세 탈세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농수산물 구입비의 부가세 공제를 매출액의 30%까지만 인정하기로 했다. 가령 연 매출액 1억 원인 음식점 업주 A 씨가 식재료 구입비를 5000만 원으로 신고한다면 지금까지는 구입비에 공제율(7.4%)을 곱해 370만 원의 세액공제를 받았지만, 앞으로는 매출액의 30%인 3000만 원만 인정받아 222만 원의 공제만 받게 된다. 바뀐 제도로 A 씨는 연간 150만 원의 세금을 더 부담하게 된 것이다. 음식점 업주들은 이에 대해 “경기침체로 장사도 안 되는데 정부가 ‘세금폭탄’으로 자영업자들을 죽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매출액이 일정 기준 이하인 영세업자들에 한해 공제한도를 매출액의 30%에서 5∼10%포인트 정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비과세 감면제도를 정비할 때 어려운 서민들에게 돌아갔던 혜택들이 일률적으로 축소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며 “공제 축소 방안을 합리적으로 재조정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기재부는 관련단체들과 협의한 뒤 수정안을 세법개정안에 반영해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세종=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2013-09-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