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공약을 추진할 ‘서울행복교육추진단’ 인선을 마무리했다. 이광형 KAIST 석좌교수,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등 14명이 외부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초 예상과 달리 선거 캠프에서 교육감을 도운 측근은 대부분 배제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중점공약과제 TF팀 보고회의’를 19일 열었다. 문 교육감 당선 뒤 발족한 태스크포스(TF)팀이 활동사항을 보고하고, 추진단에 포함될 외부위원 명단을 교육감에게 제출하는 자리였다. 교육감을 포함해 김관복 부교육감, 이승복 기획조정실장 등 교육청 간부 16명과 자문위원 31명이 참석했다. 회의는 오전 10시에 시작해서 오후 6시가 돼 끝났다. 특히 외부위원을 확정하는 문제를 놓고 시간이 걸렸다. 애초 TF팀이 교육감에게 제출한 외부위원 명단에는 29명의 이름이 있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 김을호 전 국제문화대학원대 교수 등 이른바 ‘선거 공신’이 포함됐다. 하지만 문 교육감이 수정할 것을 지시했다. 선거 공신이 들어가면 정치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순수하게 그를 도운 사람들의 의도까지 왜곡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회의에 참석한 교육감 측근은 “현장 중심으로 전문성만 고려하겠다는 교육감의 의지가 워낙 강력했다”고 전했다. 다른 교육청 관계자는 “곽노현 전 교육감의 경우 재임 직후 정책보좌관을 외부에서 데려와 임명했고, 이들이 점령군처럼 행세해 비난 받았다. 문 교육감이 이를 의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확정된 외부위원은 6개 분과에서 처음의 절반가량인 14명으로 대폭 줄었다. 성기옥 세계문화재단 회장(교육계), 권영걸 서울대 미대 학장(예술), 유현순 KBS 정책기획본부장(언론), 곽종문 한겨레고 교장(다문화), 이준석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대표(청년문화)가 다양성과 전문성이라는 기준으로 들어갔다. 이번에 뽑힌 외부위원들은 교육청 간부로 구성된 43명의 내부위원과 함께 ‘중1 진로탐색 집중학년제’ 등 공약 틀을 제시하게 된다. 문 교육감이 전임 교육감의 갑작스러운 퇴임으로 당선 직후 임기를 시작한 만큼 외부 자문위원의 역할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은 교육감에 당선되면 한 달가량 취임준비위원회에서 정책을 가다듬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국내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치매 환자가 최근 5년간 8.4배로 늘었다. 전립샘암 식도암 림프암 후두암 환자는 같은 기간에 5∼6배로 증가했다. 베이비부머가 2006년과 2011년 사이에 앓았던 54개 만성질환 환자와 진료비 추이를 동아일보가 민관 합동의 ‘빅데이터 국가전략포럼’과 함께 분석한 결과다. 환자가 가장 크게 늘어난 만성질환은 치매였다. 2006년 717명에서 2011년에 6056명이었다. 암은 환자 증가율이 높은 상위 10개 만성질환 가운데 8개를 차지했다. ‘국민병’ 고혈압은 베이비부머에게도 가장 주의해야 할 질환으로 나타났다. 2011년 환자가 140여만 명으로 그 다음인 충치(치아우식증·65만7258명)보다 74만여 명 많았다. 건강보험 재정으로 암을 앓는 베이비부머에게 지출한 진료비는 8370억 원으로 2006년의 3.2배 수준이었다. 베이비부머 10만 명당 고혈압 또는 고혈압성 환자는 16개 시도 중 강원지역에 가장 많았다. 제주는 충치와 기관지염, 광주는 축농증(만성 부비동염)과 심장질환 환자가 다른 지역보다 많았다. 서울과 경기는 만성질환 환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한국정보화진흥원과 SK텔레콤은 국가통계포털의 만성질환 데이터, 건강보험공단의 298개 질병 데이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환자표본 데이터를 수집해 동아일보 취재팀과 공동으로 분석했다. 차재필 정보화진흥원 선임연구원은 “국내 최대 인구 집단인 베이비부머가 어떤 만성질환을 앓는지 더 정밀하게 분석하면 본격적인 고령화 시대에 필요한 보건의료정책을 수립하고 시도별 개인별로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진우·이샘물 기자 niceshin@donga.com}

《 “한번 빨아봐.” 선배가 검은색 봉투를 내밀었다. 안에 담긴 정체불명의 끈적끈적한 물질. 봉투 쪽으로 머리를 가져가봤다. 코끝이 아렸다. 뇌가 쿵쾅쿵쾅 요동치는 느낌. 순간 아찔해 주저앉을 뻔했다. 이거, 이래도 되나.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냥 봉투를 바닥에 패대기쳐 버릴까. 이런 생각도 잠깐. 어느 새 빨아들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냥 선배들 보는데 쪽팔리는 게 싫었다. 》○ 일진회 중심으로 본드 불어이진성(가명·14) 군의 ‘첫 경험’은 지난해 4월 그렇게 시작됐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상가건물 옥상에서였다. 그가 흡입한 물질은 환각 성분이 강한 톨루엔이 포함된 공업용 본드였다.얼굴이 곱상하게 생긴 이 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인기가 많았다. 합기도를 오래 배워 싸움도 곧잘 했다. 중학생이 되자 ‘일진회’(교내 폭력 서클)가 내버려두지 않았다. 반강제적으로 가입을 권유했다. 이 군도 싫진 않았다. 막연하게나마 일진 선배들이 멋있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렇게 가입한 뒤 이어진 ‘신고식’이 본드 흡입이었다. 반년쯤 지속하던 본드를 지금은 끊었다. 일진회는 탈퇴했다. 하지만 대가는 혹독하다. 손발이 떨리고 심한 두통이 반복되는 등 후유증은 사라지지 않는다. 학교도 멀어졌다. 본드를 마시고 물건을 훔치다 붙잡히기를 수차례. 결국 학교까지 그만둔 것이다. 이 군은 “본드 빠는 게 얼마나 나쁜지 최소한의 상식이라도 있었으면 절대 손대지 않았을 것”이라며 “본드 때문에 학교 친구들을 잃었다. 앞으로도 막막하다”면서 고개를 떨어뜨렸다.일진회를 중심으로 본드에 손을 대는 10대가 늘고 있다. 특히 방학을 맞아 ‘본드 불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1990년대 10대의 본드 흡입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비화됐었다. 1997년 어느 사회복지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한 번이라도 본드나 부탄가스를 흡입한 경험이 있다’는 고교생이 5%에 이르렀다. 다행히 본드 흡입 청소년 비율이 꾸준히 줄었는데 최근 몇 년 새 다시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다.대검찰청의 통계에 따르면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위반으로 검거된 청소년(10세 이상∼19세 미만)의 수는 2008년 423명에서 2009년 501명, 2010년 876명, 2011년 1182명으로 늘었다. 인천경찰청의 ‘미성년자 유해화학물질 위반 현황’을 살펴봐도 환각물질에 손을 대 경찰에 적발된 10대의 수는 2009년 24명에서 2011년 374명으로 16배 가까이 증가했다. 본드 흡입의 중심에는 최근 숫자가 급격히 늘어난 일진회 등 폭력서클이 있다. 서울 A중학교 일진인 정모 군(15)은 “담배는 개나 소나 다 피운다. 본드 정도는 빨아줘야 뭔가 있어 보이지 않냐”고 했다. 신고식 과정에서는 물론이고 나름의 기념일에도 본드를 흡입한다는 게 그의 설명. 연령대도 낮아졌다. 고교생이 중심이었던 1990년대와 달리 지금은 60∼70%가 중학생이다.○ 본드 흡입 발견 시 조기진화가 핵심일단 본드 등 환각물질을 구하기 쉽다는 게 가장 문제다.인천 YMCA청소년재단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인천 시내 8개 구 165곳의 본드 판매업소(철물점, 문구점, 마트 등)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65곳(95%)에서 청소년에게 본드를 팔았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쉽게 살 수 있다. 성인 인증 절차는 거칠 필요가 없다. 본드 흡입의 폐해는 심각하다. 반복적으로 흡입하면 호흡기와 심혈관계에 큰 손상을 준다. 신경계에 미치는 파괴력도 크다.가천대 의대 뇌과학연구소 김영보 교수는 “본드가 뇌의 지방질을 서서히 녹인다. 뇌가 망가지고 치매나 정신분열증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본드에 중독된 청소년의 뇌는 정상 청소년의 뇌보다 훨씬 위축돼 제 기능을 못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선 일차적으로 그러한 행위가 얼마나 나쁜지 학교나 가정에서 알려주는 게 우선이다. 대부분의 청소년은 호기심에서 본드에 손을 댄다.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환각 물질의 위험성을 있는 그대로 제대로만 알려줘도 본드 흡입 청소년 비율을 절반가량으로 줄일 수 있다”고 했다.본드를 흡입했을 경우 ‘조기진화’가 필요하다. 본드는 중독성이 강해서다. 중독성이 더 심한 물질로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는 점도 무섭다.의학계에선 보통 5회 이상 본드 흡입을 반복하면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청소년의 본드 흡입 사실을 알았다면 횟수에 상관없이 반드시 병원에 데리고 가서 치료하라고 권한다. 물리적인 치료와 정신 교육까지 병행해야 완전히 유혹을 차단할 수 있다는 말이다. 김형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본드 중독을 치료할 때 전문 의료진은 물론이고 부모까지 치료에 동참해야 완전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지난해 8월, 처음 e메일을 받았다. 맞춤형 대필까지 나올 정도로 대학 입시 자기소개서 대필 문제가 심각하다는 기사가 나간 직후였다. 발신인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사는 수험생의 어머니. 아이가 한 달가량 밤잠을 설쳐 가며 자소서를 써왔다고 했다. 아이가 독서실에서 귀가하는 매일 오후 11시, 가족회의가 시작됐다. 때론 의견 충돌로 큰 소리가 오갔다. 하지만 아이는 자신을 돌아보며 진심 어린 자소서를 완성했다. e메일의 마지막 줄엔 간절한 희망이 묻어났다. “돈으로 포장된 자소서와 정성과 진실이 담긴 자소서를 대학 입학처에서 구별해 주길 바랄 뿐입니다.”○ 자소서 대필 검증 더 엄격해진다 얼마 전 그 어머니로부터 또 e메일을 받았다. 15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아이가 서울대 심리학과에 합격했다는 반가운 소식. 어머니는 거듭 고맙다고 했다. 자소서 대필 문제를 꾸준히 지적한 본보 기사를 접한 대학 입학처가 방향을 잘 잡고 미사여구에 현혹되지 않았을 거라고, 덕분에 아들도 자신감 있게 입시를 치렀다고 했다. 실제 자소서 대필 문제가 크게 불거진 뒤 대학들이 나름 ‘대필과의 전쟁’을 선포해 성과를 거뒀다. 심층면접을 통해 대필 여부를 검증하고, 수년 동안 쌓아둔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대필 자소서를 골라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도 ‘입학사정관제 지원서류 유사도 검증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대필 근절 의지를 보였다. 2014학년도 입시에선 대학별 자소서 검증이 더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일단 자소서를 꼼꼼하게 검토하기 위해 입학사정관 수부터 늘리기로 했다. 입학사정관 20명가량이 △검토하고 △서로 바꿔 본 뒤 △의문이 남는 자소서는 재검토하는 3단계 검증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연세대는 대교협의 유사도 검색 시스템과는 별개로 자체 표절 검색 솔루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성균관대와 중앙대는 자소서 내용을 일선 고교에 확인하는 한편 심층면접으로 대필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영업비밀’로 꼼꼼 숨겼던 대학별 학생 정보까지 공유될 것으로 보인다. 성균관대 김윤배 입학처장은 “학교별로 수험생의 상세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면 대교협이 이를 취합해 대필 블랙리스트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필 안 해야 기쁨이 10배 일선 고교의 분위기도 확실히 달라졌다. 서울 강남의 A고 교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필을 안 하는 건 무식한 짓이란 분위기였다. 하지만 대필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이젠 최소한 대필이 나쁜 짓이란 공감대는 형성됐다”고 했다. 윤정수 군(고교 2학년)은 “대필 얘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졌다. 얼마 전까진 친구들끼리 대필 정보, 가격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대필이 완전히 근절된 건 아니다. 서울 B대 입학처장은 대학과 대교협의 대필 방지 대책은 1% 잡던 대필을 10% 잡는 효과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자소서를 직접 쓰는 게 시간낭비라고 인식하는 수험생도 여전히 많다. 이모 양(고교 2학년)은 “직접 써서 떨어진 선배, 대필해서 붙은 선배를 봤다. 시간은 시간대로 들고, 질도 떨어지는데 왜 직접 쓰겠느냐”고 반문했다. 결국 핵심은 학생 개개인이 양심의 기준을 높이는 데 달려 있다. 장기적으로 대필이 본인의 재능을 갉아먹는 행위라는 사실도 인식해야 한다. 최근 대기업을 퇴사한 이모 씨(31)는 “학교 과제도 대필, 입사 원서도 대필, 한마디로 ‘대필 인생’이었다. 그렇게 입사하니 스스로 뭘 한다는 게 두려웠다”며 고개를 숙였다. 기자에게 e메일을 보낸 어머니는 꼭 이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꾸준한 기록과 노력, 진실로 쓴 자소서가 좋은 결과의 지름길이죠. 그릇된 유혹과 타협하지 않을 때 합격통지서를 받고서 10배의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누군가 다가온다. 등을 툭 친다. "야, 호빗(소설에 등장하는 난쟁이 종족의 이름)!" 순간 번쩍 눈을 뜬다. 이런 식으로 잠에서 깬 게 일주일새 벌써 2번째. 방학이지만 교실 안에 있는 꿈을 꾼다. 책상에 앉아 있으면 친구들은 매번 "솜털이 보송보송하다"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여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나는 이름이 없다. 대신 호빗으로 불린다. 하루에도 수십 번은 키가 3㎝만 더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낳아준 엄마를 습관처럼 원망한다. (고1 최모 군)● 겨울방학, 10대들은 키와 전쟁 162㎝정도 되는 키 때문에 자살충동까지 여러 번 느꼈다는 최 군에게 이번 겨울방학은 특별하다. 키가 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며 한 인터넷 카페에 가입했다. 이른바 '키 업(up)' 카페. 작은 키 때문에 고민이 많은 10대들이 회원이다. 온라인에 수시로 대화 창을 열고 이런저런 정보를 공유한다. 한 달에 한 번 가량 오프라인에서도 모임을 가진다. 10대들이 구입하기에 비싼 키 크는 약이나 초유(初乳) 등을 번갈아 사 나눠 먹는다. 비단 최 군만의 얘기는 아니다. 겨울방학을 맞아 10대들의 키 늘리기 열풍이 뜨겁다. 방학 기간 성장클리닉은 그야말로 문전성시다. 서울의 A 성장전문 한방클리닉 원장은 "10대들이 많이 찾는 덕분에 3년 사이 회원이 급증했다"고 귀띔했다. 성장전문 맞춤운동을 전문으로 하는 B클리닉 상담사는 "몇 년 전만 해도 초등학생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젠 비율이 초등학생 반, 중·고교생 반이다. 초등학생은 주로 부모 손에 이끌려서 오지만 중·고교생은 고민 끝에 직접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성장 전문 트레이너'도 방학 특수를 누린다. 가격은 10회 100만 원가량. 적지 않은 금액임에도 예약이 넘친다는 설명이다. 신발 안에 넣는 '키 높이 깔창'도 불티나게 팔린다. 국내 한 대형인터넷 쇼핑몰에 따르면 최근 5년 새 주로 10대들이 이용한다는 깔창 판매량이 3배 이상 늘었다. 이화여대 앞 골목에서 신발 가게를 운영하는 전원태 씨는 "특히 남자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다. 50명 중 40명은 깔창을 깐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 죽고 싶다, 키 때문에 이러한 열풍의 배경에는 10대들의 '키 콤플렉스'가 있다. 이는 본보 취재진이 서울의 H, K고교 학생 377명(남 194, 여 183)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가장 큰 외모 콤플렉스로 62.6%가 '키'를 꼽았다. 그 뒤로 '몸무게'(13.8%), '눈, 코, 입'(9.8%), '얼굴 크기'(8.8%), '기타'(5%) 순. 본인의 키가 불만스럽냐는 질문에는 70%가 '그렇다'고 했다. 키 때문에 부모가 원망스러운 적이 있다는 학생은 26%, 학교에 가기 싫은 적이 있다는 학생도 29.2%였다. 20명 가운데 1명은 키 때문에 자살 충동까지 느꼈다고 했다. 고2 최규식 군은 "키는 생김새, 성격 등과 달리 그 수치가 명확하다. 누가 잘났는지 기준으로 삼기 쉽다"고 했다. 명확한 걸 좋아하는, 소위 요즘 아이들 스타일에 딱 들어맞는 기준이 키라는 설명이다. 키 크고 늘씬한 연예인 등을 닮고 싶은 '워너비 신드룸'도 키에 대한 집착을 부추기는 이유로 꼽혔다. 특히 스마트폰의 보급은 기존 인터넷, 각종 미디어들에 더해 워너비 신드룸에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 '몸짱 열풍'이 10대에까지 확산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사실 키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하는 시점은 결혼 적령기이지만 요즘 아이들은 조숙해 고민을 앞당겨 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김장희 인턴기자 이화여대 국문과 4학년}

《 “잘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밖에 없을 겁니다. 잠깐의 비난을 감수하고 접는 게 향후 더 큰 비난을 막기 위한 최선책입니다.”(서울 A대학 입학처장) “말 그대로 재앙입니다. 진학지도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어요. 아이들 얼굴 보기가 민망할 뿐입니다.”(서울 B고교 진학지도 교사) 본보 취재진이 주요 대학 입학처장과 고교 진학지도 교사를 상대로 했던 설문조사 및 인터뷰에서 나온 말이다. 대학과 고교의 입시 관계자 모두 새로운 방식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 거부감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상당수 고교는 선택형 수능의 첫 시행을 앞두고 패닉(공황)에 빠졌다고 할 정도로 혼란을 느끼고 있다. 정부는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학습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지만 이를 곧이 믿는 예비 고교 3학년생과 진학지도 교사는 많지 않은 편이다. 올해 대학입시를 치를 수험생들은 지금까지 세부적인 대학별 입시요강을 제대로 모른다. 대학이 지난해 12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2014학년도 입시요강을 제출했지만 확정안을 발표한 곳은 서울대가 유일하다. 수험생이 가려는 대학이 어떤 유형을 택하는지, 또 B형에 가산점을 주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A, B형 중 하나를 골라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서울 선일여고 정주용 교사는 “대입 전형이 너무 복잡해 이제는 거의 어찌해 볼 방법이 없는 괴물이 돼 버렸다. 수능까지 영역마다 A, B형으로 나뉜다면 정말 답이 안 보인다”고 털어놓았다. 고교생 김준석 군(17)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 머릿속이 A, B로 쪼개진 느낌”이라고 호소했다. 대학이 수시모집의 최저학력기준을 낮추지 않으면 A형으로는 수시, 정시 모두 성공하기 힘들다는 얘기도 나온다. 서울관광고 박흥서 교사는 “수시 최저학력기준에서 ‘A형은 1등급, B형은 2등급 이상’ 같은 식으로 B등급을 우대하는 곳이 나올 것”이라며 “선택에 너무 큰 혼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본보 설문 중 ‘대학이 발표한 A, B형 반영방법을 수험생과 학부모가 잘 알고 있다’는 질문에 서울진학지도교사협의회 소속 교사 20명 중 2명(10.0%)만 ‘그렇다’고 답했을 정도다. 새 시험이 ‘깜깜이 수능’으로 불리면서 입시계획을 짜는 데 혼란을 일으키는 현실을 보여준다. 서울 용산고 이용준 교사는 “시험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다 보니 특히 중상위권 학생들의 불안감으로 교실이 폭발할 듯한 분위기”라며 “일부에선 지금 고3을 ‘저주받은 학년’이라고까지 부른다”고 말했다. 고교들은 A, B형 모두에 대처하려면 학생을 우열반으로 나누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지적한다. 서울 고려대부속고 정경영 교사는 “일반 고교에서 A형과 B형을 같은 반에서 가르치는 건 구조적으로 힘들다. B형 선택 비율에 따라 고교가 서열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현재 수능과 선택형 수능을 비교할 때 더 적절한 방식’을 묻는 항목에 교사 20명 중 14명(70.0%)이 현재 수능이 더 적절하다고 답했다. 선택형 수능이 더 적절하다고 답한 교사는 한 명도 없었다. 한 일선 교사는 “대학이야 학생을 받는 쪽 아니냐. 선택형 수능의 문제점을 알면서도 느긋해 보인다. 일선 고교만 더 죽을 맛”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학생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학교에선 뚜렷한 진학 대책조차 내놓지 못하면서 결국 사교육 업계만 웃게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서울 주요 학원가에서는 오히려 ‘선택형 수능 특수’를 누린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노원구 중계동 등 학원가에서는 방학특강을 마련한 학원의 대부분이 ‘B형 수능’에 대비하는 수업만 개설했다.김희균·신진우 기자 foryou@donga.com}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해 5월 대전충남 지역 고2를 대상으로 새 시험 방식으로 모의평가를 한 차례 실시했다. 결과를 공개하지 않아 문제 유형별로 수험생의 성적분포가 어떻게 되는지를 누구도 알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들은 입학전형에 반영할 문제의 유형과 가산점을 법정시한에 맞춰 지난해 말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했다. 충분한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세부적 전형방법을 정해야 하니 답답할 수밖에 없다. 대학이 느끼는 막막함은 동아일보의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서울시내 대학 입학처장 12명 중 입시부담을 덜어주려는 ‘선택형 수능 도입 취지가 현장에 잘 반영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잘 반영되지 않고 있다’가 7명(58.3%), ‘잘 모르겠다’가 5명(25.0%)이었다. 기존 수능보다 선택형 수능이 더 적절하다고 답한 사람도 단 1명을 제외하곤 아무도 없었다. 대구에 있는 A대 입학처장은 “대학도 눈치작전으로 입시를 치러야 한다. 수준이 비슷한 대학끼리 선택 유형과 가산점을 맞추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수도권의 B대 입학처장은 “말 그대로 비상상황이다. 당장 정시모집 비율을 줄이고 어려운 B형 중심으로 반영해야 하는지 등 정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대학마다 성적대가 비슷한 타 대학 동향을 파악하느라 분주하다”라고 했다. 입학처장들은 수험생이 느끼는 불안감도 이해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자기 성적대에 맞춰 A 또는 B형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한 입학처장은 4명(33.3%)에 그쳤다. ‘대학이 발표한 A, B형 반영 방법을 수험생과 학부모가 잘 알고 있다’는 질문에도 3명(25.0%)만 ‘그렇다’고 답했다. 한 입학처장은 “선택형 수능이 입시계획을 짜는 데 엄청난 혼란을 줄 것”이라면서 “하지만 대학 편에서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 섣불리 방침을 확정짓기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입학처장들은 ‘2014학년도에 예정대로 선택형 수능을 도입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5명(41.7%)은 ‘도입하지 말아야 한다’, 3명(25.0%)은 ‘시간을 두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66.7%가 선택형 수능 시행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답한 것이다. 교육과정평가원이 수험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평가원은 해마다 수능시험의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연도와 과목에 따라 난도가 오락가락해서 만점자가 당초 목표(1%)의 2배를 넘거나 절반에 미치는 못하는 일이 계속됐다. ‘물수능’ 또는 ‘불수능’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이런 상황이니 A, B형의 난이도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는 실정이다. 입학처장들은 선택형 수능이 경제력과 정보력을 갖춘 중산층 가정 이상의 학생에게 유리해 교육 양극화를 부추길지 모른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경북지역 C대 입학처장은 “대학과 고교에서 제공하던 기존 입시정보가 무용지물이 됐다. 학생이 어느 유형을 선택할지 눈치를 볼 수밖에 없게 만든 상황 자체도 비교육적”이라고 지적했다.신진우·김도형 기자 niceshin@donga.com}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사진)이 취임한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중요 정책마다 입장을 자주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책에 대한 소신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 교육감은 교육감선거 당시 ‘중1 시험 폐지’를 첫 번째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고 이 공약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지자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후 여론이 중1 시험 폐지를 지지하는 분위기로 돌아서는 듯하자 다시 ‘임기 내 추진’으로 선회했다. 또 일부 언론과 보수단체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거세졌다. 그러자 “일부 내용이 확대 해석됐다”며 한발 후퇴했다. 27일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을 만난 자리에선 “중 1때 시험은 있지만 진로탐색을 집중적으로 하자는 취지”라며 크게 물러섰다. 진보좌파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의 핵심 정책이었던 혁신학교에 대해서도 오락가락하기는 마찬가지. 혁신학교는 현재 61곳이 지정됐고 6개교가 신규 지정을 신청한 상황이다. 문 교육감은 선거 기간 내내 “추가 혁신학교에 예산을 주기보다 당장 화장실 등 학교 시설부터 고쳐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문 교육감은 25일까지 이 입장을 고수했다. 그랬던 것이 하루 만에 바뀌었다. 26일 당선 이후 처음으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에 출석해 “추가 신청한 6개교에 대해 지정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는 야당인 민주통합당 의원이 과반수다. 이 자리에서 문 교육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해 사과의 뜻까지 밝혔다. 선거 기간 ‘반(反)전교조’를 내걸었던 그는 “내가 한 얘기로 가슴 아파한 전교조 교사들에게 사과한다”고 했다. 27일 조남규 전교조 서울지부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 뜻을 거듭 확인했다. 이런 행보에 대해 문 교육감은 “이념을 초월해 모든 세력을 안고 가려는 통합의 제스처”라고 설명했다. 그의 측근은 “짧은 임기를 감안해 교육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기 위함”이라고 했다. 한 해 집행하는 예산만 7조6000억 원가량. 교원과 일반직 공무원 5만4000여 명의 인사권도 쥐고 있다. ‘교육 소통령’으로까지 불린다. 그런 자리다 보니 새로 취임하면 업무 파악에 시간이 걸린다. 그래도 너무 신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측근들조차 “문 교육감이 구상하는 큰 틀이 뭔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다. 벌써부터 일선 교육청 직원들 사이에선 “일을 추진하기 힘들다. 교육감 입만 바라보는 상황”이란 볼멘소리가 나온다. 다양한 세력의 신임 교육감 길들이기에 문 교육감이 말린 듯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이렇게 꼬집었다. “문 교육감은 진보좌파 후보를 17%가량 앞서며 당선됐다. 그만큼 교육에선 보수적인 서울 시민이 많다는 얘기고, 기대하는 바가 크다는 의미다. 그 뜻을 헤아려 소신 있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가방에서 무색 액체가 든 하얀 병 2개가 꺼내졌다. 환호성이 터졌다. 한 친구는 엄지손가락까지 세우며 찬사를 보냈다. 갈색으로 머리를 염색한 가방 주인은 득의양양한 표정. 능숙하게 병을 따 사람 수대로 술잔에 따랐다. 끝이 아니었다. 에너지드링크를 술잔에 부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저녁. 10대들이 많은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한 노래방에서 벌어진 일이다. ○ ‘밤(bomb)’ 먹고 밤에 취한 10대들1시간쯤 지나자 5명의 남녀 고교생은 얼큰하게 취했다. 게임을 하면서 신체 접촉도 거침없었다. 이들의 정신을 무장해제한 무색 액체는 보드카. 심모 군(17)은 “구하기 어렵지 않다. 보드카 덕분에 오늘 처음 본 여자애들에게 점수를 땄다”고 귀띔했다. 옆자리의 남학생은 “보드카에 에너지 음료를 섞으면 ‘뿅’ 간다. 소주보다 맛도 좋다. 여자애들도 잘 마신다”며 예찬론을 펼쳤다.연말이다. 밤만 되면 거리는 술 냄새로 진동을 한다. 20, 30대 사이에선 일명 ‘밤 시리즈’로 불리는 폭탄주가 폭발적인 인기다. 최근에는 연령대가 더 낮아져 10대에게까지 확산됐다. 리큐어란 증류주에 과즙 등을 넣고, 설탕 등 감미료를 혼합한 술이다. 보드카, 예거마이스터, 아그와가 대표적. 여기에 에너지드링크를 섞으면 그대로 보드카밤, 예거밤, 아그와밤이 된다. 밤 시리즈는 서울 강남과 홍익대, 이태원의 클럽을 중심으로 유행했다. 이제는 젊은이들의 주류(主流) 주류(酒類)로 자리를 굳혔다. 예거마이스터 700mL는 올해 이마트 양주 매출에서 1위를 차지했다. 롯데마트에선 리큐어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밤 시리즈는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10대들에게도 확산되는 추세다. 동아일보 취재진은 강남 지역 고교생 1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밤 시리즈를 마셔본 경험이 있다는 고교생은 12명. 한 달에 1회 이상 마신다는 응답자도 5명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만 15∼19세 176명을 대상으로 올해 조사한 결과에서도 최근 1년 동안 폭탄주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5명 중 1명이었다. 박경모 군(16)은 “사실 반년 전만 해도 예거밤이 뭔지도 몰랐다. 이젠 예거마이스터를 구해야 ‘능력자’로 불린다”고 했다. ○ 밤 시리즈, 10대들에겐 독(毒)부작용은 심각하다. 특히 10대에겐 치명적이다. 식약청에 따르면 체중 50kg인 청소년의 카페인 하루 섭취권장량은 125mg. 에너지음료 1캔만 마셔도 권장량을 초과한다. 술까지 섞어 마시면 불면증, 메스꺼움, 신경과민은 물론이고 심할 경우 뇌 기능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설문에서 밤 시리즈를 마셔본 적이 있다고 답한 12명 가운데 7명도 부작용을 경험했다. 고교생 A 군은 “마신 뒤 가슴이 두근거려 며칠 동안 제대로 잠을 못 잤다”고 했다.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는 학생도 있었다.이철민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교수는 “에너지드링크의 카페인은 각성 효과가 있다. 평소보다 훨씬 취해도 못 느끼게 만든다. 특히 청소년들에겐 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럼에도 10대들에게 밤 시리즈가 인기 있는 것은 쉽게 구할 수 있어서다.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2012년 청소년 건강 행태 온라인조사’에 따르면 고교생 10명 중 8명이 손쉽게 술을 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인터넷 판매는 청소년 음주를 부추기는 주범. 주세법에 따르면 민속주나 농민·생산자단체가 생산한 주류를 제외한 모든 주류의 인터넷 통신판매는 금지돼 있다. 하지만 인터넷쇼핑몰은 물론이고 인터넷 카페, 블로그를 통해서도 주류가 버젓이 판매된다.사회 분위기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전국적으로 이뤄진 주류광고에서 노출 횟수가 높은 상위 모델 22명 가운데 72%는 아이돌이었다.김경호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청소년의 우상인 아이돌이 주류 광고의 대세로 자리 잡은 사실만으로도 사회가 청소년 음주에 얼마나 관대한가를 보여 준다”고 꼬집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달 12일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에서 중학교 1학년생의 중간·기말고사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가장 앞세웠다. 보수 이미지를 흐리지 않으면서도 시대를 앞서 가는 공약이란 자체 평가를 내린 후였다. 정책 관련 공약이 예전보다 적은 선거라서 그랬는지 많은 관심을 끌었다. 내년에 중학생이 되는 초등학교 6학년생들이 시험을 보기 싫어 문 교육감에게 투표하라고 부모를 설득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논란은 교육감 선거가 끝난 뒤 뜨거워졌다. 공약 실현 여부를 두고 일부 언론과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팽배했다. 이를 의식한 듯 문 교육감도 대외적으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21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선 중1 시험 폐지 시행 여부를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교육감 측근 A 씨는 “공약의 파괴력이 클 줄 알았지만 이 정도까지일 거라곤 예상 못했다. 사실 이번 임기 동안엔 여건만 조성할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사실 문 교육감은 재선 이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랬던 문 교육감이 ‘임기 내 추진’으로 방향을 바꾼 이유는 충분히 실현 가능하고 여론이 우호적이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교육감 측근 B 씨는 “투표 며칠 전 이상면 후보가 사퇴한 뒤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중1 시험 폐지와 관련된 여론을 진지하게 지켜봤다”라고 전했다. 그 결과 반응이 좋다는 평가를 내렸고, 임기 내 추진으로 전략을 수정키로 했다. B 씨는 “씨앗 뿌리기 수준을 넘어 수확까지 해보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년 반 뒤 재선을 노리는 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거란 계산도 있다. 한 교육계 원로 인사는 “공약을 이행하면 임기 내 주요 성과물로 내세울 수 있다. 완벽하게 이행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확대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새로 걸 수 있다. 일단 공약을 이행하고 보는 게 선거 운동에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지원 약속은 자신감을 줬다는 평가다. 진보좌파인 전임 곽노현 교육감은 사안마다 정부와 잡음을 빚었다. 보수우파인 문 교육감이 당선되면서 정부와 서울시교육청의 관계가 회복될 것이란 예상은 이미 나왔다. 박 당선인까지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히자 교육감이 본격 공약을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중1 시험 폐지 정책은 교육감의 힘만으론 어렵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협조하에 훈령부터 고쳐야 하는 상황에서 대통령 당선인이 힘을 실어 주겠다는 한마디는 천군만마의 효과를 낸다는 분석이다. 중1 시험 폐지 과정에서 예상되는 난관도 적지 않다. 서울 서초구의 A중학교 교장은 “시험을 안 보면 애들이 교사를 존중하고 교과 과정에 애착을 보이겠느냐. 엄청난 혼란이 예상된다”라고 우려했다. 일부 학부모 사이에선 성적이 떨어질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문 교육감 측은 “일방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이지는 않겠다. 현장부터 찾아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설득하겠다”라고 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서울시교육청은 “2월부터 시행한 ‘서울시교육청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에 대해 서울 지역 학생 2126명, 학부모 2039명, 교원 2458명 등 66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효과가 있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23일 밝혔다. 학교보안관·지킴이 등 학생 보호인력을 배치한 대책이 효과 있었다는 응답이 91.7%로 가장 높았다. 이어 △폐쇄회로(CC)TV 설치 및 기능개선 사업(90.2%) △전문상담인력 배치(86.4%) △학생 대상 학교폭력 예방 교육(84.8%)의 순이었다. 응답자들은 시교육청의 학교폭력 대책이 학교 문화를 개선하고(74.6%), 학교 책임을 강화(73.6%)했다는 측면에서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가정과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협력(73.3%)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이르면 내년 1학기부터 중학교 1학년생의 시험을 없애기로 했다. 교육감 재선거를 치르면서 그가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이다. 내년 1월에 공약추진위원회를 만들어 구체적 방법을 마련하되, 늦어도 내년 2학기부터는 중 1의 시험을 폐지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문 교육감을 적극 돕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계 관계자에 따르면 박 당선인은 22일 오전 문 교육감과의 통화에서 “교육감에 대한 신뢰가 깊다”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전국 교육을 선도하는 만큼 교육청이 정책을 추진하면 청와대가 적극 지원하겠다는 말도 전했다. 문 교육감의 측근 A 씨는 “임기 중에 100% 실현이 어렵다면 일부 학교에서 시범 운영이라도 해볼 생각”이라면서 “필요하다면 중간·기말고사 대신 좀 더 유연하고 진로 교육에 도움이 되는 평가로 대체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문 교육감 역시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실 시험 폐지란 단어에만 집착하다 보니 본질이 묻히는 경향이 없지 않다. 중학교 1학년 때만이라도 아이들이 아버지 다니는 회사에 가 보고, 진로에 대한 고민도 진지하게 해 보는 시기를 갖게 해 주고 싶은 바람”이라고 전했다.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문 교육감은 중1 시험 폐지를 주요 공약에 포함시키면서 “초등학교를 벗어나 교과 위주로 나아가는 첫 단계가 중1이다. 성적 경쟁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대신 차분하게 진로 계획을 모색하는 시기로 만들고 싶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찬성론도 있었지만 “현실에 맞지 않는 발상이다. 학력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라는 비난도 나왔다. 선거에서 문 교육감을 지지하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육감 취임 직후인 20일 “중1 시험 폐지 공약을 재고(再考)해 달라”라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교육감의 측근은 “여론을 지켜본 결과 중1 시험 폐지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대통령 당선인이 지원 의사를 밝힌 만큼 걸림돌도 적다. 재선을 위해서라도 임기 내에 추진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한국방송통신대는 내년 1월 10일까지 2013학년도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별도의 시험은 없다. 신입생은 고교 성적, 편입생은 출신대학 성적만으로 지원할 수 있다. 편입학만이 가능한 간호학과와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몇 개 학과를 제외하고는 합격 관문이 그리 높지 않다. 모집인원은 4개 단과대학 22개 학과에서 모두 16만여 명. 1학년 신입생의 경우 복수전공이 가능하다. 가정학과(식품영양학 전공), 간호학과, 교육학과, 청소년교육과, 유아교육과는 제외. 4년제 정규 국립대인 한국방송통신대를 졸업하면 국내외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다. 현역입영 대상자는 24세까지 병역 연기가 가능하다. 재학생의 80%가 직장인이다. 자기 일을 최대한 배려 받으면서 학업을 병행할 수 있다는 게 장점. 학기당 등록금은 35만 원(인문·사회과학대학 기준) 내외로 일반 대학의 10분의 1 수준이다. 사이버대와 비교해도 5분의 1 수준. 여기에 성적우수 장학금 및 교육보호대상자, 기초생활수급권자, 장애학생 등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학비감면제도가 있다. 모든 강의는 PC와 스마트폰의 유노우플러스(U-KNOU+) 앱을 통해 수강할 수 있다. 실습이 필요한 학과 학생은 지역대학에 출석해 수업을 받는다. 학습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한 ‘튜터’(담임선생님) 제도와 학습 도우미격인 ‘멘토링 제도’도 인기다. 지역과 학과를 기반으로 함께 공부하는 모임인 ‘스터디 그룹’이 전국에 3000여 개 있다. 학습은 물론이고 친목 도모에도 도움을 준다는 평가다. 캠퍼스는 전국에 깔려 있다. 서울 대학로에 있는 본부 외에 13개 지역캠퍼스와 32개 학습관이 있다. 윤병준 학생처장은 “공부에 대한 열정만 있다면 성공적인 대학 생활이 가능하다. 학위 획득에 자기계발, 인맥 쌓기까지 3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고 했다. 전형료는 9000원. 방송대 홈페이지(www.knou.ac.kr)를 통해 지원하면 된다. 합격자는 1월 30일 홈페이지에서 발표한다. 문의는 1577-2853.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서 문용린 후보(65)가 당선되면서 서울 교육이 2년 만에 보수 성향으로 돌아가게 됐다. 20일 시작되는 서울시교육감의 임기는 2014년 6월 30일까지다. 문 당선인은 19일 투표 직후 발표된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13.2%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오자 “교육에도 정치와 이념 잣대를 들이댄 좌파 논리에 시민들이 지치면서 제게 표를 모아줬다. 서울교육이라는 항공모함을 옳은 길로 이끄는 데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를 열흘 정도 앞두고 반(反)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략을 강화했다. 홍보 현수막을 ‘보수단일후보 문용린’으로 바꾸는 한편, 좌파의 이수호 후보(63)가 전교조 위원장 출신임을 알리며 차별화에 나섰다.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좌파 또는 진보적이라도 교육문제에서는 안정을 원하는 학부모의 심리를 파고든 셈이다. 이런 전략이 주효했음은 대선에서 서울시민이 문재인 후보에게로 기울었지만 교육감 선거에서는 문용린 후보가 이 후보를 15%포인트가량 차로 누른 사실이 잘 보여준다. 문 당선인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출구조사 발표 및 개표 시작 전까지 가슴을 졸였다. 그만큼 승리에 이르는 과정이 험난했다. 지난달 2일 좋은교육감추대시민회의와 교육계 원로회에 의해 보수우파 단일 후보로 추대될 때만 해도 승리를 점치는 교육계 인사가 많았다. 하지만 2년 전처럼 보수 후보가 난립하며 발목이 잡혔다. 이상면 최명복 남승희 후보가 보수 진영의 표심을 분산시킨 것. 반면 좌파 진영에선 이수호 후보가 일찌감치 단일 후보로 나서며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치고 나갔다.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우파 진영은 6명이 65% 이상의 표를 얻었음에도 34.3%를 얻은 좌파 단일후보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에게 패했다. 서울교육이 다시 좌파에게 넘어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우파 진영이 다시 뭉쳤고 여기에 중도 성향 유권자까지 가세했다. 여론조사에서 10%가량의 지지율을 기록하던 이상면 후보는 “문 후보를 돕겠다”며 14일 사퇴했다. 문 당선인이 서울교육의 수장에 오르게 됨에 따라 곽 전 교육감이 추진하던 교육정책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예를 들어 무상급식은 예산이 더 확보되지 않으면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좌파 진영이 축소나 폐지를 주장한 자율형사립고와 특수목적고는 “당장 손댈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1 시험 폐지, 종일제 돌봄학교 시행 등의 공약은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아이는 숫자를 싫어했다. 수학 학습지를 주면 멀리 떨어진 산만 바라봤다. 비싼 돈 주고 학원에 데려가면 원장은 이렇게 얘기했다. “너무 산만해서 가르치기 힘드네요.” 그러던 아이가 달라졌다. 집에 오면 수학 문제와 씨름하느라 바쁘다. 가끔 ‘피타고라스의 정리’ 어쩌고 하면서 어려운 수학 문제를 물어봐 부모까지 땀을 뻘뻘 흘리게 만든다. 전북 군산 미성초등학교에 다니는 영탁이(가명·11) 얘기다. 10개월 만에 벌어진 변화. 무슨 일이 있었을까.○ 놀면서 수학을 배운다 영탁이 어머니는 요즘 어딜 가나 아들 자랑을 한다. 수학 공부 삼매경에 빠진 아이가 그렇게 기특할 수 없다. 싱글벙글 웃으며 자랑할 때면 다른 학부모들은 부러운 눈빛으로 물어본다. 대체 비결이 뭐냐고. 요즘 어느 학원을 보내느냐고. 성급한 충고까지 건네는 사람이 있다. 집에서 아이를 어떻게 잡았기에 아이가 그러느냐고, 그렇게 잡으면 오래 못 간다는 식이다. 군산은 서울 강남이 아니다. 유명 학원도, 고액 과외 교사도 없다. 그렇다고 어머니가 공부하라고 들들 볶은 적은 더더욱 없다. 오히려 쉬엄쉬엄하라는 얘기를 더 자주 한다. 아이가 스스로 수학 공부에 빠진 이유는 간단하다. 미성초가 올해부터 운영하는 선진형 수학교실 덕분이다. 학교는 올해 초 교실 2개를 활용해 ‘미성수학교실’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공식 암기 위주 학습에서 벗어나 수학의 기본 개념, 원리 이해에 초점을 맞춰 창의적인 사고력을 길러주겠다는 학교의 포부가 녹아 있다. 그래서일까. 말이 교실이지 실제론 놀이방에 가깝다. 아이들은 갖가지 도구와 44종에 이르는 수학 보드게임을 즐기며 수학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 느낀다. 영탁이 역시 구슬 퍼즐과 도미노 게임을 하면서 수학을 좋아하게 됐다. 수학 CD 등 각종 영상물과 200권 이상의 책도 가져다 놨다. 유난히 더웠던 7월. 학교는 ‘미성수학체험전’을 주최해 군산 시내 초등학생들을 초청했다. 원으로 입체도형 만들기, 보드로 배우는 수학, 수학 교구의 세계, 레오나르도 다빈치 다리 만들기 등 학교가 마련한 체험 프로그램은 10가지가 넘었다. 영탁이는 홍보 포스터도 직접 만들고, 몇 가지 체험 프로그램에서 호스트로 활동했다. 영탁이 어머니는 “아이가 ‘수학 전도사’로 활동한 뒤 수학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고 귀띔했다. 학교는 정규 수학수업 진행 방식도 확 바꿨다. 다양한 교육책자와 교구를 활용해 창의력을 키운다. 학생별 맞춤형 학습 관리도 주요 과제. 교사의 자질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교사들은 올해 5, 6월 수학 수업 연수를 받았다. 교사 수학동아리도 생겼다. 이 학교 김봉모 교장은 “학년별 ‘미성수학공책’ 만들기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온 곳도 교사 동아리”라며 웃었다. ○ 친구 멘토 생기니 공부 되고, 웃음소리 커지고 학교가 이렇게 의욕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원동력은 교장과 교사, 학생들의 높은 의지다. 또 빼놓을 수 없는 요소 하나, 바로 창의경영학교다. 정부는 교육과정혁신형(660개교), 학력향상형(629개교), 사교육절감형(575개교), 자율형(186개교) 등 4가지 유형으로 창의경영학교를 지정해 재정과 행정 편의를 지원한다. 공부 잘하는 학생에게 집중됐던 학교의 교육자원을 모든 학생에게 공정하게 배분하자는 취지다. 미성초의 경우 올해 초 교육과정혁신형에 선정됐다. 붕어빵같이 획일적인 학교에서 벗어나자는 취지. 일반 학교에서도 특수목적고 못지않게 수학, 영어, 과학, 체육 등의 분야를 특화해 수업의 질을 높이려고 한다. 전북 익산에 위치한 전북제일고는 지난해 창의경영학교로 뽑혔다. 영어 교육 모델이다. 시작은 쉽지 않았다. 학교 내부에서조차 “결국 영어과만의 전시성 사업 아니냐”는 비난에 직면했다. 이에 학교는 일단 인성 교육과 학력 신장을 동시에 이룬다는 큰 틀을 짜고 전략기획팀을 구성했다. 운영 방안을 고민하는 한편 교사 협의회, 학부모 워크숍 등을 열어 세부 전략도 짰다. 그렇게 마련한 방안 중 하나가 영어 교과교실제다. 학생이 수준과 흥미에 맞춰 교실을 선택해 영어 수업을 받는 방식이다. 멘토링 프로젝트도 좋은 평가를 받는 프로그램. 영어에 재능이 있는 멘토 학생이 같은 학교 학생 가운데 한 명(멘티)을 선택해 도움을 준다. 학교는 1년에 3번 모범적인 멘토-멘티를 선정해 상을 수여한다. 9월에 이 상을 받은 멘토 김태영 군은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학교에 웃음소리가 커졌다. 친구 사이가 돈독해졌다”고 했다. 멘티 조아형 군은 “아무래도 학교 친구다 보니 공부하기 편하다. 영어 공부가 재밌어졌다”면서 웃었다. 학교는 7월 9일을 친구데이(79 day)로 지정했다. 이날 전교생은 ‘친구와의 우정’을 주제로 영어편지를 쓴다. 야외 활동을 하면서 영어 실력을 늘리는 창의영어캠프 역시 학교의 자랑 가운데 하나. 학생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최근 학교 영어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영어 교육 활동에 만족한다는 비율은 59%. ‘보통이다’는 35%, ‘그렇지 않다’는 6%에 그쳤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서울시교육감 재선거를 하루 앞둔 18일 후보들이 막바지 표심 잡기에 나섰다. 보수 우파 문용린 후보는 취약층으로 꼽히는 40대 남성을, 좌파 진영 이수호 후보는 강남 부동층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최근 몇몇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의 취약층은 40대 남성으로 나왔다. 문 후보 캠프 황석연 소통실장은 “아무래도 시대적 배경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 보수라는 키워드 자체를 상당히 불편해한다. 20, 30대보다 소통하기 더 힘든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문 후보 측은 ‘감성 자극하기’ 전략을 내세웠다. 40대 남성을 상대할 때 가급적 이념 얘기를 하지 않기로 했다. 교육부 장관까지 지낸 문 후보의 안정감과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따뜻한 이미지를 강조함으로써 감성에 호소한다는 것. 이날 오후 광화문에서 진행된 유세 현장에서도 문 후보는 40대 남성들이 자주 가는 음식점, 호프집을 찾았다. 40대 남성의 손을 잡고 “요즘 아이들 키우기 힘드시죠. 제가 서울 교육의 가장이 돼 함께 키우겠습니다”라며 한 표를 호소했다. 이수호 후보는 강남 부동층에 공을 들였다. 17일 오후 10시부터 시작한 강남역 유세를 당초 예정 시간을 넘겨 밤 12시 이후까지 계속했다. 또 강남지역에만 집중하기 위해 다른 지역의 2배 규모인 유세단을 별도로 꾸려 18일 강행군을 했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강남 3구의 유치원, 초등학교 학부모들과의 간담회도 자주 열었다. 과거 ‘스타강사’로 활동하다 안철수 전 후보의 캠프에서 교육정책을 담당했던 이범 씨를 영입해 강남 표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2008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우파 공정택 후보와 좌파 주경복 후보의 표차는 불과 2만2053표였다. 강남 3구에서 표를 몰아준 게 컸다. 주 후보는 25개 구 가운데 17개 구에서 승리했지만 강남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10년 선거에서 좌파 곽노현 후보가 강남 3구에서 뒤졌는데도 당선이 된 전례가 있지만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강남지역에서 격차를 15% 내로만 좁혀도 당선 가능성이 50% 높아질 거라고 본다. 강남에 주력하는 이유다”라고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 나섰던 이상면 후보가 14일 사퇴하며 문용린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선거는 우파의 단일주자인 문용린 전 교육부 장관과 좌파의 이수호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이 각축을 벌이는 구도로 흐르게 됐다. 이런 가운데 후보들은 대통령선거에 비해 관심이 떨어지자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40∼60%의 유권자가 부동층으로 드러났다.○ 보수 분열 장본인이라는 지적에 부담 이상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 YMCA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용린 후보가 무너지고 병든 서울교육을 살리는 데 더 나으리라 생각한다. 저의 사퇴로 문 후보가 당선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 후보들이 갈라져 경쟁하면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앞으로도 계속 교육운동을 이어가겠지만 문 후보가 저보다 더 나은 전망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상면 후보는 1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투표용지 추첨에서도 맨 앞자리 순번이란 ‘프리미엄’까지 얻었다. 이 때문에 일부 캠프 관계자들조차 중도 사퇴를 예측하지 못했다. 이에 이상면 후보의 측근은 “우파 진영의 ‘분열을 일으킨 장본인’이란 비난에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10일 보수단체들이 “이상면 후보가 완주하면 이수호 후보를 돕는 이적행위”라고 주장하자 크게 흔들렸다는 설명이다. 이상면 후보의 사퇴는 보수우파 진영이 추대한 문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 관계자는 “문 후보에게 최소한 5% 이상 지지율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곽노현과 박명기 후보가 투표일을 열흘 정도를 앞두고 극적 단일화를 이루며 지지율이 상승했다. 이 후보의 사퇴도 비슷한 효과를 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수호 후보 측 관계자는 “감동이 없는 단일화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 얼굴 알리기 전략에 고심, 또 고심 최근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40∼60%가 부동층으로 드러나자 후보들은 ‘얼굴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의 경우 부동층은 일부 여론조사에서 70%를 넘었다. 이 때문에 ‘깜깜이 선거’란 말이 나왔다. 하지만 대선과 함께 치르면서 ‘대선 러닝메이트’라는 얘기까지 나온 이번 선거는 관심을 많이 끌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지금까지의 분위기는 예상과 다르다. 문용린 후보 캠프의 황석연 소통실장은 “대선후보에 묻혀 얼굴 알리기가 오히려 더 힘들다”고 했다.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후보들 중 젊고 참신한 인물이 없다. 4년 사이 3번의 교육감 선거를 치르면서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누적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문 후보는 ‘색깔 드러내기’로 부동층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중도보수 이미지를 벗고, 보수 우파의 단일후보임을 적극 부각할 계획이다. 문 후보는 14일에 기자회견을 열고 “이수호 후보는 과거 전교조 위원장으로서 과오를 인정하라”면서 날을 세웠다. 이수호 후보는 젊은층 사이에 인지도가 떨어진다고 판단해 20, 30대를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트위터 등 SNS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한 점이나 홍성교도소에 수감된 정봉주 전 의원을 면회한 점이 이런 전략에서 비롯됐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상대 후보의 색깔을 두고 거세게 몰아치던 전략은 수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대와 색깔 공세로 맞서면 전교조 출신이라는 점이 부각될 수 있는 데다 상대 후보 인지도를 높여줄지 모른다는 판단에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동덕여대는 2013학년도 정시모집에서 ‘나’군과 ‘다’군 분할 모집으로 1153명을 선발한다. 수시에서 이월된 최종 모집인원은 12월 20일 입학처 홈페이지에 공지된다. ‘나’군의 경우 수능 100%를 반영해 학생들을 선발하고, ‘다’군은 학생부 30%+수능 70%(인문·자연계열 기준)로 선발한다. ‘나’군에서는 인문사회, 자연계열 학생들만 뽑는다. ‘다’군에서는 인문사회, 자연, 예체능계열의 전체 학과에서 신입생을 모집한다. 이번 정시 모집에서는 지난해와 같이 이수 단위 수와 관계없이 교과별로 같은 비율을 반영한다. △인문사회계열은 국어, 영어 교과 전 과목과 사회, 수학 교과 중 우수한 성적의 1교과 전 과목 △자연계열은 수학, 영어 교과 전 과목과 과학, 국어 교과 중 우수한 성적의 1교과 전 과목 △예체능계열은 국어, 영어 교과 전 과목과 사회, 수학, 과학 교과 중 우수한 성적의 1교과 전 과목을 각각 반영한다. 동덕여대는 ‘나’군과 ‘다’군 일반전형의 모든 학과에서 같은 수능 영역을 반영한다. 총 3개 영역을 반영하는데 외국어 영역은 필수다. 언어와 수리 영역 가운데 백분위가 높은 1개 영역과 탐구 영역 중 백분위가 높은 1개 영역(2과목 평균)을 반영한다. 영역별 반영 비율은 같지만 자연계열 지원자 가운데 수리‘가’형과 과학탐구 응시생에게는 수리‘가’ 성적의 9%, 과학탐구 영역 성적의 6%를 가산점으로 준다. 따라서 수리‘가’형과 과학탐구 응시생의 경우 최대 35점까지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교차지원 때에는 가산점까지 고려해 합격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나’군에서는 지난해 실시됐던 농어촌학생, 특성화고, 서해5도출신자특별전형에 기회균등특별전형이 추가됐다. ‘다’군에서는 특성화고졸재직자특별전형이 신설됐다. 농어촌학생, 특성화고, 기회균등특별전형의 경우 ‘나’군 일반학생 전형과 동일하게 학생부는 반영하지 않고 수능 성적만으로 선발한다. 서해5도출신자특별전형 역시 수능 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데 수능 2개 영역 이상 4등급 이내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특성화고졸재직자특별전형은 특성화고교를 졸업한 뒤 3년 이상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재직자를 대상으로 한다. 학생부(30%)와 면접(70%)을 합산해 뽑는다. 특별전형의 수능 반영 방법은 일반학생 전형과 같지만, 특성화고특별전형만은 직업탐구 영역을 포함해 반영한다. 정시모집에서는 모집기간 군이 다른 대학 사이나 동일대학 내 모집기간 군이 다른 모집단위 사이에는 복수지원 할 수 있다. 따라서 ‘나’군 동덕여대 경영학과와 ‘다’군 동덕여대 경영학과는 복수 지원이 가능하다. 입학문의는 입학처 홈페이지(ipsi.dongduk.ac.kr)나 전화(02-940-4047)로 하면 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아주대는 ‘작지만 강한 대학’이다. 역사가 길지 않고, 입학정원은 2000명이 되지 않지만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약학대학, 학부교육선진화(ACE)사업 등을 유치하는 등 굵직굵직한 성과를 내고 있다. 10월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11년도 ‘대학 교육역량 강화 지원 사업’ 성과평가에서 아주대는 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 7월 학부교육선진화 사업 평가에서 최우수 대학으로 뽑힌데 이어 또 한 번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이처럼 교육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두면서도 다양한 국제화 프로그램 마련과 융복합 학과 신설, 기초 소양 지도 등에도 앞장서고 있다. 아주대는 2013학년도 정시모집을 통해 정원내로 1932명을 모집한다. ‘가’, ‘나’, ‘다’군에서 학과(전공)별로 선발한다. 단, 사회과학대학의 경우 단과대학 단위로 입학생을 모집하며 입학 후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 기존에는 ‘가’군과 ‘다’군에서만 정시 모집을 진행했지만 이번 정시모집부터는 ‘나’군을 신설했다. ‘나’군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학과는 기계공학과, 전자공학과, 소프트웨어융합학과 등 3곳이다. 이 학과들은 수능 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수리 ‘가’형 50%+과학탐구 50%를 반영하기 때문에 언어와 외국어에 자신이 없는 이과 학생에게 유리하다. 수리 ‘가’는 표준점수, 과탐은 상위 2과목 백분위 평균 점수를 반영한다. 363명을 선발하는 ‘가’군 일반전형에서는 모집단위별 모집인원의 50% 이내를 수능 성적 100%로 우선 선발한다. 나머지 인원은 수능 70%+학생부 30%로 뽑는다. 477명을 선발하는 ‘다’군 일반전형에서는 수능 성적을 100% 반영한다. ‘다’군 일반전형 의학과 모집의 경우 수능 성적을 100% 반영해 1차 합격자(정원의 10배수 이내)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수능 성적(80%)+심층 면접(20%)으로 최종 합격자를 가려낸다. 그 밖에 ‘가’군과 ‘다’군 모집에는 국가유공자 및 사회기여자 전형(입학사정관전형 32명), 기회균형선발전형(입학사정관전형 30명), 농어촌학생특별전형(입학사정관전형 74명, 의학과 1명 포함)을 따로 마련해 두고 있다.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진행되는 국가유공자 및 사회기여자 전형의 경우 수능 성적 60%+서류평가 40%를 반영한다. 입학사정관이 평가하는 서류 전형의 경우 학생부 및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교과 관련 성취 및 전공 적합성, 학교생활 충실도, 활동 경력, 자기주도성 및 인성 등을 종합평가할 예정이다. 기회균형선발전형은 기초생활수급권자나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1단계 서류평가와 2단계 심층면접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농어촌학생특별전형은 전 계열 수능 성적 60%+서류평가 40%로 선발한다. 의학과의 경우 △1단계 수능 성적 100% △2단계 수능 성적 80%+심층면접 20%로 진행된다. 문의는 홈페이지(www.iajou.ac.kr)나 전화(031-219-3981)로 하면 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서울과학기술대는 정시모집에서 ‘가’ ‘나’ ‘다’군으로 분할 모집한다. 일반전형으로는 1059명을 뽑는다. 특별전형인 국가(독립)유공자(손)자녀, 특성화고교졸업자, 농어촌학생, 특성화고교졸재직자전형까지 포함하면 1230명을 선발한다. 234명을 선발하는 ‘가’군은 수능만 반영하는 우선선발로 절반을 뽑는다. 나머지는 학생부 40%+수능 60%를 반영한다. ‘나’군은 일반전형과 특별전형 모두 수능 100%로 각각 687명과 171명을 선발한다. 스포츠과학과와 조형대학은 제외된다. ‘다’군은 일반전형 138명으로 역시 수능 100%를 반영한다. 서울과학기술대는 풍성한 장학 혜택으로 유명하다. 조형실기우수 장학생, 정시일반전형 우수 장학생, 신입생 수능성적 (최)우수 장학생 등에게 4년간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장학금 지원도 수준급이다. 소득분위 3분위까지는 국가장학금과 교내장학금을 함께 받을 경우 등록금의 80% 이상까지 감면이 가능하다. 1910년 ‘어의동실업보습학교’로 개교해 응용과학과 실용학문 중심대학으로 성장을 지속한 서울과학기술대는 4년 연속 취업률 1위(2009∼2012년)를 달성했다. 2012학년도부터 공과대학, 정보통신대학, 에너지바이오대학, 조형대학, 인문사회대학 및 기술경영융합대학 등 6개의 단과대학 및 일반대학원, 6개(NID 융합기술대학원 등)의 특수 및 전문대학원으로 모집단위를 개편했다. 문의는 홈페이지(admission.seoultech.ac.kr)나 전화(02-970-6114)로 하면 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