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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데이’(11월 11일)를 맞아 여자프로농구에서 가장 값진 선물을 받은 사람은 삼성생명 박정은 코치(36·사진)였다. 삼성생명은 11일 경기 용인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2013∼2014시즌 국민은행과의 홈 개막전을 앞두고 박정은의 선수 은퇴식을 열고 그의 등번호인 11번을 영구 결번시켰다. 박정은에게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빼빼로를 선물한 것. 이날 박정은은 “기억력이 좋지 않은 편인데 농구를 시작하고 나서 행복했던 순간들이 전부 떠올랐다. 그동안 받았던 사랑이 다시금 전해진 것 같다”며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박정은은 1995년 실업 삼성생명에 입단해 1998년 여자프로농구 원년 이후로도 줄곧 같은 팀 유니폼만 입었다. 프로 15년 동안 정규시즌 통산 486경기를 뛰면서 경기당 평균 13.46득점, 5.48리바운드, 3.65도움, 1.45가로채기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KDB생명과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는 여자프로농구 최초로 통산 3점슛 1000개를 달성했다. 또 1만7395분으로 역대 최장 출전시간 기록도 세웠다. 선수 시절 박정은은 그의 등번호(11번)만큼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4강에 올랐던 시드니 올림픽을 꼽았다. 그는 “시드니에서 함께 뛰었던 언니들이 잊혀지지 않는다”며 “당시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라 여러 감정이 집중돼 있었다. 지금의 박정은이 있을 수 있었던 건 그때의 경험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정은은 1996년 애틀랜타부터 2008년 베이징까지 네 차례나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았다. 최고의 선수 시절을 보낸 그는 이날 “다시 앞머리가 짧았던 커트머리 신인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며 “노장 박정은이 아닌 신인 박정은 코치로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생명은 시즌 개막전에서 국민은행에 69-86으로 크게 져 박정은 코치의 데뷔 첫 승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용인=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거친 ‘상남자’(남자 중의 남자)들이 사랑하는 스포츠가 있다. 역도와 체조 동작을 활용한 크로스핏(CrossFit)이다. 여러 종목의 운동을 섞어서 훈련한다는 뜻의 크로스 트레이닝(Crosstraining)과 신체 단련을 뜻하는 피트니스(Fitness)를 합친 운동이다. 크로스핏은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섞어 전신의 운동 능력을 고루 발달시킨다. 크로스핏 운동법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지만 소방관이나 군인이 주로 애용했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최대의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직업상의 특수성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종합격투기 선수들의 훈련법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크로스핏 트레이너인 고성현 씨(33·크로스핏 센티널 체육관)는 종합격투기 선수(22전 16승 6패 8KO) 출신이다. 2005년 은퇴한 그는 2007년 크로스핏을 배운 뒤 이듬해 태국에서 열린 국제 무아이타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고 씨는 “결승전에서 태국 선수와 경기를 했는데 기술은 부족했지만 힘과 지구력에서 내가 월등하게 앞섰기 때문에 2라운드 만에 KO승을 거둘 수 있었다”며 “우승을 계기로 크로스핏을 한국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1세대 크로스피터가 돼 국내 종합격투기 선수들에게 크로스핏 운동법을 알려줬다. 한국인 최초 UFC 파이터 김동현(32·부산팀매드)도 2008년부터 크로스핏을 훈련에 활용하고 있다. 김동현은 “부상 때문에 망가졌던 몸을 크로스핏으로 두 달 만에 회복할 수 있었다”며 “프로그램에 따라 다르지만 크로스핏은 전신 근육을 다 쓰면서 심폐지구력을 같이 키울 수 있다. 격투기 선수들은 여러 운동을 병행해야 해서 시간이 많지 않은데 크로스핏은 최단 시간에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26·코리안좀비MMA)도 “격투기는 5라운드 경기라 근지구력이 필수적이다. 조제 알도와의 경기 전에 크로스핏으로 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최초의 여성 K-1 파이터 임수정(28·티엔터테인먼트)은 선수와 크로스핏 트레이너를 병행하고 있다. 그는 “훈련 때문에 3년 전부터 시작했다가 크로스핏의 매력에 푹 빠졌다. 내가 들어올린 무게와 프로그램을 끝낸 시간 등을 체크한 뒤 동료들의 기록과 비교하면서 점차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격투기 선수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 선수들도 크로스핏을 배운다. FC 서울에서 뛰는 축구 선수도 2년째 크로스핏을 하고 있는데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선수보다 내년 연봉이 더 궁금한 선수가 있다. 2년 연속 프로야구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넥센 박병호(27)다. 올 시즌 타격 4관왕(37홈런, 117타점, 91득점, 장타율 0.602)을 차지한 박병호는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강타자로 인정받았다. 박병호의 지난해 연봉은 6200만 원. 지난 시즌 그가 타격 3관왕에 오르며 MVP로 선정되자 넥센은 아낌없이 돈을 풀었다. 박병호의 올해 연봉은 지난해 대비 약 254.8% 오른 2억2000만 원. 협상 과정에서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도 없었다. 당시 박병호는 이장석 넥센 대표가 처음 제시한 연봉액을 보고 “1초 만에 도장을 찍었다”고 고백했다. 이 대표가 이번에도 박병호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프로야구 역대 최고 연봉 인상률은 류현진이 2년차에 기록한 400%다. 류현진은 데뷔 첫해인 2006년 18승(1패)을 거두며 투수 3관왕과 신인왕, MVP를 휩쓸었다. 데뷔 첫해 2000만 원을 받았던 류현진은 이듬해 1억 원을 손에 쥐었다. 박병호가 이 기록을 깨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류현진과 달리 박병호는 이미 억대 연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병호가 기대할 수 있는 연봉 인상률에 가장 근접한 사례는 1999년 이승엽(삼성)이다. 1997년 생애 첫 MVP로 선정된 이승엽은 1999시즌 타격 5관왕(54홈런, 123타점, 128득점, 출루율 0.458, 장타율 0.733)에 오르며 개인 통산 2번째 MVP의 영광을 안았다. 당시 1억1000만 원이던 이승엽의 연봉은 다음 해 3억 원으로 뛰었다. 인상률은 약 172.7%. 넥센은 2010시즌 롯데에서 타격 7개 부문(타율 0.364, 44홈런, 133타점, 99득점, 174안타, 출루율 0.444, 장타율 0.667)과 MVP를 휩쓴 이대호(오릭스)의 사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인상률보다는 인상액을 고려한 것이다. 당시 이대호의 연봉은 3억9000만 원에서 6억3000만 원으로 2억4000만 원이 올랐다. 넥센 관계자는 “박병호는 넥센의 대표 선수이기 때문에 그의 연봉은 상징성이 있다. 이 대표도 화끈한 대우를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며 “박병호가 지난해처럼 주저 없이 도장을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류현진(26·LA 다저스·사진)이 2013 미국프로야구 최우수신인 후보에서 탈락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6일(한국 시간) 내셔널리그 최우수신인 최종 후보 3인을 선정해 발표했다. 류현진의 팀 동료 야시엘 푸이그(23·외야수)와 호세 페르난데스(21·마이애미), 셸비 밀러(23·세인트루이스·이상 투수)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페르난데스는 올 시즌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12승(6패)에 평균자책 2.19를, 밀러는 31경기에서 15승(9패)에 평균자책 3.06을 각각 기록했다. 시즌 중반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푸이그는 다저스의 상승세를 이끌며 104경기에서 타율 0.319에 19홈런 42타점을 올렸다. 각 리그 신인왕은 12일 발표된다. 이어 13일에는 감독상, 14일에는 사이영상, 15일에는 최우수선수(MVP)의 주인공이 가려진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사령탑을 맡아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끈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 위 감독은 5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3∼2014시즌 여자프로농구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살벌한 별명을 얻었다. 시작은 훈훈했다. ‘나에게 우리 감독님이란?’이라는 질문을 받은 삼성생명 주장 이미선은 이호근 감독을 “옆집 아저씨”라고 했다. “선수들을 너무 편하게 대해 준다”는 이유였다. 그리고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가끔 욕도 하시지만….” 장내는 웃음바다가 됐다. 졸지에 이호근 감독은 ‘옆집 욕쟁이 아저씨’가 됐다. 우리은행의 주장 임영희는 한술 더 떴다. “(위성우 감독님은) 무서운 욕쟁이 아저씨예요.” 만년 꼴찌였던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위 감독의 혹독한 훈련을 견딘 대가였다. 조동기 하나외환 감독은 “시즌 전 훈련양이 워낙 많았던 우리은행이 우승을 해서 지옥훈련이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며 “우리은행식 훈련을 벤치마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은행의 라이벌로 꼽히는 신한은행의 임달식 감독은 “전보다 운동량을 많이 늘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신한은행 선수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곳곳에서 터지는 웃음소리에 얼굴이 붉어진 임 감독은 “정신력 강화에 중점을 뒀는데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며 “선수들의 정신력 강화에 더욱 신경 써야 할 것 같다”고 엄포를 놓았다. 올 시즌 우승후보로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1, 2위인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거론됐다. 탄탄한 국내 선수층에 특급 외국인선수 티나 톰슨까지 영입한 KDB생명도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2013∼2014시즌 정규리그는 10일 춘천에서 열리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경기를 시작으로 내년 3월 17일까지 약 5개월간 열전에 돌입한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모순(矛盾) 대결에서 창이 방패를 뚫었다. 날카로운 공격력을 앞세운 LG가 5일 적지 인천에서 전자랜드를 80-68로 꺾고 원정 4연승을 내달렸다. LG는 경기당 평균 81.2득점으로 모비스(82.3득점) 다음으로 공격력이 강한 팀이다. 반면 전자랜드는 경기당 평균 69.6실점으로 모비스(69.2실점)와 SK(69.5실점) 다음으로 수비가 좋다. 경기 전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1라운드 맞대결에서 LG에 84-86으로 졌다. 우리가 공격력이 좋은 팀도 아닌데 80점 이상 줬으니 지는 게 당연하다. 이번에는 수비에 더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자랜드의 수비는 LG를 막을 수 있을 만큼 견고하지 않았다. 새로 가세한 루키 김종규(2득점 6리바운드)를 봉쇄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리카르도 포웰이 혼자 LG의 외국인 선수 데이본 제퍼슨(9득점 8리바운드)과 크리스 매시(10득점 10리바운드)를 막기는 힘들었다. 2쿼터 들어 코트에 나선 매시는 골밑을 장악하며 2쿼터에 전자랜드가 기록한 리바운드 6개를 혼자서 책임졌다. 전자랜드는 외국인선수 전담 토종 센터 주태수의 부상 공백이 아쉬웠다. LG는 2쿼터 종료 직전 김영환의 3점 버저비터로 12점 차로 도망간 뒤 단 한 번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전자랜드가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박성진과 정영삼의 연속 3점포로 6점 차까지 쫓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인천=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꼭 팀 성적이 좋아야 선수가 박수 받을 자격이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화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응원을 부탁한다.” 4일 열린 2013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올 시즌 최고출루율(0.444) 상을 받은 한화 주장 김태균의 소감이다. 지난해 최고 타율(0.363)과 출루율(0.474)을 기록했던 그는 2년 연속 출루율 1위를 차지했지만 표정은 밝지 않았다. 소속팀 한화가 꼴찌를 했기 때문이다. 한화에서 시상식에 초대받은 건 김태균이 유일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를 달성한 삼성도 단 한 명만 시상식에 초대받았다는 것이다. 올 시즌 14승(4패)을 거둔 배영수가 투수 최다승 타이틀을 차지했을 뿐이다. 최우수선수(MVP)상과 최우수신인상도 삼성의 몫은 아니었다. 이런 팀이 어떻게 최고의 전력을 갖출 수 있었을까. 그것은 시상식에 초대받지는 못했어도 잘나가는 ‘2인자’가 많은 덕분이다. 수상자를 보며 가장 배가 아플 사람은 삼성의 4번 타자 최형우일 것이다. 올 시즌 그가 기록한 29홈런, 98타점, 156안타는 모두 각 부문 2위 기록이다. 홈런과 타점은 MVP 넥센 박병호에게 밀렸고 최다안타 부문에서는 롯데 손아섭(172안타)에게 1위를 내줬다. 최형우는 그 외에 장타율(0.530·3위)과 득점(80개·4위)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 의미 없는 가정이지만 박병호와 손아섭이 아니었다면 최형우는 타격 3관왕에 오를 수 있었다. 삼성은 마운드에서도 다승왕 배영수에 버금가는 윤성환과 장원삼(이상 13승)이 버티고 있었다. 오승환도 세이브 부문 4위(28개)로 타이틀은 넥센 손승락(46개)이 가져갔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모습은 여전히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올 시즌 삼성은 최고의 선수가 없어도 최고의 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한국 여자농구가 아시아 정상 문턱에서 아쉽게 멈춰 섰다. 한국은 3일 태국 방콕 청소년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 일본에 43-65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일본의 장신 센터 도카시키 라무(22·192cm)를 막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도카시키는 20득점 18리바운드로 골밑을 지배했다. 지난달 29일 조별리그 3차전에서도 연장 접전 끝에 일본에 71-78로 진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일본에 2패를 당했다. 아쉬움이 남지만 소득도 있었다. 아시아 최강 ‘만리장성’을 두 번이나 넘고 결승까지 오를 수 있었던 건 베테랑들의 힘 덕분이었다. 한국은 2일 대회 준결승에서 중국을 71-66으로 꺾었다. 한국은 이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2014 터키 세계선수권 직행 티켓을 확보했다. 위성우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 감독은 중국을 꺾은 뒤 “승리의 일등공신은 변연하(33·국민은행)와 신정자(33·KDB생명)다”라며 베테랑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중국전에 나선 선발 5명의 평균 연령은 30.8세. 주장 이미선(34·삼성생명)과 변연하, 신정자 등 노장 선수를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 한국 대표팀의 평균 신장(180.2cm)은 중국(187.3cm)보다 7cm 이상 작았지만 높이의 열세를 스피드와 압박수비로 극복할 수 있었다. 변연하는 중국과의 준결승전에서 3점슛 4개를 포함해 팀 내 최다인 24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4쿼터 종료 59초를 남기고 결승행 3점포를 터뜨렸다. 중국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홀로 풀타임을 뛰었던 신정자도 팀 내 가장 많은 33분 32초를 소화하며 골밑에서 고군분투했다. 서른을 훌쩍 넘긴 베테랑들의 투혼이 만리장성을 넘어 터키로 가는 길을 열었다. 은메달을 목에 건 한국은 역대 25차례의 대회에서 모두 메달을 획득하는 진기록도 달성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새로운 목표는 없습니다. 처음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때 목표를 10승, 2점대 평균자책이라고 했는데 내년에도 마찬가집니다.” ‘괴물’ 류현진(26·LA 다저스·사진)은 변함이 없었다. 지난달 29일 귀국한 류현진은 1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호텔 워커힐 시어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마친 소회를 담담하게 밝혔다. 올 초 스프링캠프에서 달리기 꼴찌를 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느냐는 질문에 류현진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며 “시즌 초반에 부진했다면 여러 말이 많이 나왔을 텐데 성적이 잘 나와서 묻혔던 것 같다. 하지만 당시는 스프링캠프였고 몸 만드는 단계기 때문에 주변의 우려에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평가도 좋았다. 류현진은 올 시즌 자신에게 99점을 줬다. 1점을 깎은 건 동부 방문 경기에서 시차적응에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99’는 류현진의 등번호이기도 하다. 그는 “4월 초반에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도 공은 나쁘지 않았다. 시즌 전체적으로 구위가 나빴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류현진만의 스타일은 변하지 않는다. 불펜 피칭을 하지 않아 1회에 불안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도 그는 “내년에도 불펜 피칭을 할 생각은 전혀 없다. 올해처럼 4일 동안 빠르게 회복하는 데만 신경 쓰겠다”며 “새로운 구종을 개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류현진을 ‘올해의 위대한 야구(GIBBY·Greatness In Baseball Yearly Awards)’ 신인상 부문 10명의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새로운 목표는 없습니다. 처음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때 목표를 10승, 2점대 평균자책이라고 했는데 내년에도 마찬가집니다." '괴물' 류현진(26·LA 다저스)은 변함이 없었다. 지난달 29일 귀국한 류현진은 1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호텔 워커힐 씨어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마친 소회를 담담하게 밝혔다.●멘탈 붕괴는 없다 올 초 스프링캠프에서 달리기 꼴찌를 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느냐는 질문에 류현진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며 "시즌 초반에 부진했다면 여러 말이 많이 나왔을 텐데 성적이 잘 나와서 묻혔던 것 같다. 하지만 당시는 스프링캠프였고 몸 만드는 단계기 때문에 주변의 우려에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평가도 좋았다. 류현진은 올 시즌 자신에게 99점을 줬다. 1점을 깎은 건 동부 방문 경기에서 시차적응에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99'는 류현진의 등번호이기도 하다. 그는 "4월 초반에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도 공은 나쁘지 않았다. 시즌 전체적으로 구위가 나빴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저스의 마케팅 담당 겸 류현진의 통역사인 마틴 김도 "경기 결과가 좋지 않을 때 들어와 속상해하는 모습도 많이 봤지만 류현진은 몇 분 후면 잊어버리고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나도 그 모습을 보고 배웠다"고 칭찬했다. 내년에도 류현진만의 스타일은 변하지 않는다. 불펜피칭을 하지 않아서 1회에 불안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도 그는 "내년에도 불펜 피칭을 할 생각은 전혀 없다. 올해처럼 4일 동안 빠르게 회복하는 것만 신경 쓰겠다"며 "새로운 구종을 개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성공비결은 친화력 마틴 김은 류현진을 "라커룸에서 가장 사랑받는 선수"라고 했다. 그는 "다저스의 기둥은 우리베다. 라커룸에서 항상 밝고 솔직하고 동료들을 챙겨주는 선수다"며 "그런 우리베가 '류현진은 언제 봐도 항상 밝게 웃어주는 모습이 너무 마음에 든다'고 했다"고 전했다. 류현진 특유의 인사법도 화제가 됐다. 마틴 김은 그의 밝은 인사성을 칭찬하면서 "보통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만나면 '와츠업(What's up)'이라고 인사하는데 류현진은 어디서 배워왔는지 엄청 높은 목소리로 '왓업~ 왓업'하면서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재밌는지 선수들도 류현진만 보면 똑같이 따라한다"고 털어놨다. 류현진도 자신의 성공 비결을 친화력으로 꼽았다. 그는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려는 한국 선수들에게 "동료들과 빨리 친해지라"고 조언했다. 또 "내가 김병현 선배(넥센)에게 들었던 것처럼 미국에 가서도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대로 운동하라"고 덧붙였다.●신인왕 후보로 선정 이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올해의 위대한 야구(GIBBY·Greatness in Baseball Yearly)' 부문별 수상 후보를 결정해 발표했다. GIBBY상은 22개 부문으로 나뉘어 팬과 미디어, 야구 관계자를 대상으로 5주간 투표를 진행해 수상자를 결정한다. 류현진은 신인상 부문에서 10명의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됐다. MLB.com은 "류현진은 빅리그에서 첫 해를 성공적으로 보냈다. 신인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192이닝을 던진 류현진은 신인들 중에서 평균자책점(3.00)과 다승 부문 2위(14승), 탈삼진 4위(154개)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신인상 후보는 류현진의 팀 동료 야시엘 푸이그(타자)를 비롯해 크리스 아처(탬파베이·투수), 게릿 콜(피츠버그·투수),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투수), 에반 개티스(애틀랜타·포수), 호세 이글레시아스(디트로이트·유격수),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투수), 윌 마이어스(탬파베이·외야수), 훌리오 테헤란(애틀랜타·투수) 등이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29일 금의환향한 류현진(26·LA 다저스)이 올해 메이저리그 최고의 신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이날 미국 야구 전문매체인 베이스볼아메리카(BA)에 따르면 전미야구기자협회가 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포지션별 신인 15명을 선정하는 투표를 한 결과 류현진이 팀 동료인 야시엘 푸이그와 함께 2013시즌 최고의 루키팀에 포함됐다. 베이스볼아메리카는 류현진을 소개하면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클레이턴 커쇼와 잭 그링키의 뒤를 이어 3선발을 꿰찼다. 신인 중에 가장 많은 192이닝을 던지면서도 볼넷과 홈런, 도루를 그다지 허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류현진의 도루 저지율이 매우 뛰어났음을 칭찬하면서 “상대 주자의 도루 시도 3번 중 2번을 잡아냈는데 류현진의 변화구 비율(체인지업 22%, 슬라이더 14%, 커브 10%)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다”라고 덧붙였다. 외야수에 이름을 올린 푸이그에 대해서는 “간혹 상대를 자극하는 플레이를 펼치기도 했지만 타율(0.319)과 출루율(0.391), 장타율(0.534)에서 신인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며 “탬파베이의 윌 마이어스(0.293, 53타점)와 함께 우익수로 장래가 촉망된다”고 전했다. 또 “푸이그가 1군에 합류하고, 헨리 라미레스와 그링키가 복귀한 6월 3일 이후 다저스는 69승 38패(승률 64.5%)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인 SB내이션도 이날 “류현진은 올 시즌 신인 중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는데 가장 인상 깊은 기록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며 “20경기 이상 선발 출전한 투수 중 도루를 1개 이하로 허용한 다저스 투수는 1965년 조니 포드레스 이후 류현진이 처음”이라고 전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지난 시즌 LG는 모비스에 6전 전패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가 올 시즌에서만큼은 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LG는 대대적인 리빌딩으로 시즌 전부터 다크호스로 떠올랐고 최근 4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반면 모비스는 3연패로 침체된 상황. 하지만 LG는 29일 창원에서 열린 모비스와의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 72-79로 또다시 가로막혔다. 결국 천적관계를 끊지 못한 것이다. 4쿼터 중반까지도 LG의 리드였다. 양우섭이 전반에만 12점을 올리며 LG의 공격을 주도했다. 양우섭은 집요한 수비로 가로채기를 4개나 기록하며 모비스를 괴롭혔다. 특히 2쿼터 종료와 함께 버저비터를 성공시키며 모비스의 기세를 꺾어 놨다. 하지만 모비스는 4쿼터 들어 디펜딩 챔피언다운 저력을 보였다. 모비스는 4쿼터 종료 4분 31초를 남기고 문태영의 미들 슛으로 68-66 역전에 성공했다. 승부의 쐐기를 박은 건 지난 시즌 LG에서 데려온 로드 벤슨(29득점, 13리바운드)이었다. 벤슨은 전준범의 레이업슛이 림을 맞고 튀어 나오자 팔로업 덩크를 성공시키며 73-68로 점수 차를 벌렸다. 벤슨은 4쿼터에만 15점을 몰아넣으며 모비스의 3연패 탈출에 일등공신이 됐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두산과 삼성의 한국시리즈 4차전이 열린 28일 서울 잠실구장에 특별한 손님이 방문했다. 집 밖으로 15년 만에 외출한 박신구 씨(36)가 그 주인공이다. 박 씨는 7세 때 근이영양증 진단을 받았다. 온몸의 근육이 서서히 굳어 결국 심폐 근육까지 힘을 잃는 희귀 난치병 때문에 초등학교 3학년을 끝으로 학교를 다닐 수 없었다. 폐 기능이 떨어져 인공 산소호흡기 없이는 10분 정도밖에 버틸 수 없는 박 씨가 야구장 나들이를 할 수 있었던 건 기적 같은 일이었다. 이 기적을 만든 건 박 씨의 초등학교 동창 이효삼 씨(36). 가장 친한 친구였지만 이 씨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전학을 가면서 서로 연락이 끊겼다. 하지만 이 씨는 박 씨와의 추억을 잊지 못했고 수소문 끝에 2011년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이 씨는 “친구를 다시 만났을 때 정말 기뻤지만 손가락 하나밖에 쓸 수 없게 된 모습에 많이 놀라고 또 슬펐다”고 말했다. OB(현 두산) 시절부터 두산의 열성 팬이었던 친구를 위해 이 씨는 한국시리즈 표를 예매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 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왕성한 트위터 활동으로 유명한 박용만 두산 회장에게 트위터로 글을 보냈다. “부탁이 있습니다. 제 친구 박신구(근이영양증)가 불치병으로 침대 생활을 한 지 20년째입니다. 두산 야구를 좋아하는 이넘(이놈) 야구장 구경 한번 시켜주십시오!!” 사실 이 씨는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하지만 바로 다음 날 이 씨는 두산 구단으로부터 야구장에 초대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박 회장은 23일 이 씨에게 “오시는 날 꼭 이기면 좋겠습니다. 어느 날 오시는지 내가 구장에 있으면 인사하지요”라고 직접 트윗을 보냈다. 생애 처음 야구장을 방문해 중계석 바로 앞에 자리 잡은 박 씨는 “한국시리즈를 직접 볼 수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효삼이에게 정말 고맙다”고 어눌하지만 감사의 뜻을 담아 말했다. 한편 박 회장도 이날 관중석에서 직원들과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프로야구에서 ‘투혼’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베이스를 훔치기 위해 거침없이 몸을 던지기도 하고 베이스를 지키기 위해 몸을 부딪치기도 한다. 몸을 날려 날카로운 타구를 잡아내는 선수들의 모습은 팬들의 마음을 끓어오르게 한다. 두산 김현수는 보이지 않는 투혼을 발휘했다. 고무골무(타격 프로텍트)를 벗어던진 것이다. 엄지손가락에 끼우는 골무는 타격할 때 충격을 완충시키는 역할을 한다. 골무를 뺀 김현수는 삼성과의 한국시리즈(4선승제) 1차전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안타는 홈런 하나에 그쳤지만 전보다 타구의 질이 좋아졌다. 김현수는 25일 2차전을 앞두고 그동안 사용했던 골무를 보여주었다. 김현수는 “이걸 끼면 손가락이 덜 아프다. 하지만 비거리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한편 공이 방망이에 정확히 맞아야 통증이 줄어든다. 그는 “골무를 빼면 통증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공을 정확하게 맞히려고 집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이날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0-0으로 맞선 8회엔 전력질주로 내야 안타를 만든 뒤 김재호의 적시타로 홈을 밟아 두산에 선취점을 안겼다. 그는 갑작스레 살아난 타격감을 골무를 뺀 탓으로 돌렸지만 사실 몸을 사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진욱 감독은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은 선수들의 투혼 덕분이라고 했다. 한국시리즈의 결과와 상관없이 가을 곰들이 보여준 투혼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대구=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올해는 ‘국민타자’ 이승엽(37·삼성)이 프로야구 인생에서 가장 부진한 해였다. 1995년 데뷔 이래 11번의 시즌 가운데 최하인 타율 0.253에 69타점을 기록했다. 9월 들어 타율이 1할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승엽은 한국시리즈에서 6번 타자로 돌아왔다.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을 ‘폭탄’에 비유했다. 24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류 감독은 “이승엽이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쉬었는데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몇 번에 배치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4번 타자 같은 6번으로는 이승엽이 제격이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승엽이가 열쇠를 쥐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이승엽은 언제 터질지 모르지만 반드시 터지는 폭탄이었다. 그는 초대받았던 8번의 가을잔치에서 한 번도 홈런을 놓친 적이 없다. 그는 타이론 우즈(두산)와 함께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인 13홈런(1997시즌 1개, 1998시즌 1개, 1999시즌 4개, 2000시즌 1개, 2001시즌 3개, 2002시즌 1개, 2003시즌 1개, 2012시즌 1개)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이승엽은 SK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결승 홈런을 터뜨렸다. 그는 6차전까지 타율 0.348(23타수 8안타) 7타점으로 삼성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생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그러나 올 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이승엽은 두산 선발 노경은에게 연거푸 삼진을 당했다. 7회말 우전 안타로 출루했지만 곧바로 병살타의 희생양이 됐다. 안방에서 1차전을 내준 삼성의 충격도 컸다. 삼성이 반전을 노리기 위해서는 팀의 상징과도 같은 이승엽이 터져줘야 한다. 최악의 시즌을 보낸 이승엽은 또한 내년도 연봉 삭감 폭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빨리 도화선에 불을 댕겨야 한다.대구=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대부분의 전문가가 삼성의 절대 우세를 점쳤다. 20일 동안 쉰 데다 선수들의 큰 경기 경험이 많아서다. 게다가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체력을 소진했다. 뚜껑을 열어 보니 예상은 예상일 뿐이었다. 정규시즌 4위 두산이 사상 첫 3년 연속 통합우승을 노리는 삼성과의 첫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두산은 24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4선승제) 1차전에서 선발 노경은의 6과 3분의 1이닝 4안타 1실점 7탈삼진 호투와 홈런 2개를 포함해 장단 12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폭발을 앞세워 7-2로 이겼다. 역대 30차례 한국시리즈에서 첫 승을 거둔 팀이 우승한 횟수는 24차례(80%)나 된다. 선취점은 삼성의 몫이었다. 1회말 2사에서 3번 타자 박석민이 노경은의 시속 142km 초구 슬라이더를 잡아 당겨 왼쪽 담장을 살짝 넘긴 것(105m). 1회초 공격에서 삼자범퇴로 물러난 두산으로선 부담스러울 법한 실점이었다. 하지만 두산은 곧바로 2회초 공격에서 삼성 선발 윤성환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1사에서 5번 타자 홍성흔이 오른쪽 안타를 때려 팀의 첫 출루에 성공한 데 이어 오재원이 볼넷을 얻어 만든 2사 1, 2루에서 최재훈-손시헌-이종욱이 3연속 적시타를 때려 3-1로 승부를 뒤집었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5회 1사에서 김현수가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115m) 솔로 홈런을 때렸다. 윤성환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상대의 추격 의지를 봉쇄하는 한 방이었다. 김현수는 세 번째 한국시리즈 출전 만에 첫 홈런을 기록했다. 두산은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최준석과 홍성흔의 잇단 안타에 윤성환의 폭투로 계속된 1사 2, 3루에서 이원석이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타점 3루타를 때려 6-1로 달아났다. 지난해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1·5차전 승리 투수였던 윤성환은 4와 3분의 1이닝 만에 10안타 6실점으로 강판되며 체면을 구겼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9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한 김재호를 대신해 “정규시즌 삼성에 강했다”는 이유로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나간 두산 유격수 손시헌은 6회 솔로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손시헌은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삼성은 8회 2사 만루의 기회를 맞았지만 4번 타자 최형우가 1루 땅볼로 물러난 게 아쉬웠다. 이날 대구구장에는 1만 명의 만원 관중이 입장해 한국시리즈 매진 행진을 32경기로 늘렸다. 2차전은 25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삼성은 밴덴헐크, 두산은 니퍼트가 선발 투수다. ▼ “윤성환 투구 패턴 꿰뚫었다” ▼▽김진욱 두산 감독=사흘 쉰 것이 도움이 됐다. 선수들의 체력이 빨리 회복됐다. 게임 감각도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1회 홈런을 맞았지만 바로 따라간 것이 주효했다. 노경은이 구사하는 구종과 구위가 삼성에 효과적으로 먹혔다. 삼성 선발 윤성환의 제구력이 좋지만 예상했던 패턴으로 공이 들어왔다. 터질 때가 됐다고 했는데 정말 터뜨려준 선수들이 대단하다. 김현수와 홍성흔이 살아난 것이 긍정적이다. 오랜만에 나온 손시헌의 움직임도 마지막까지 괜찮았다.▼ “2회 정병곤 파울홈런 아쉬워” ▼▽류중일 삼성 감독=1차전을 내줘서 아쉽다. 믿었던 윤성환이 생각보다 안타를 많이 맞았고, 타선은 두산 선발 노경은을 공략하는 데 실패했다. 걱정했던 내야진은 나름대로 잘했다. 2회 정병곤의 파울 홈런이 아쉬웠다. 김재걸 코치가 라인 밖으로 나갔다고 해서 비디오 판독 요청은 하지 않았다. 홈런이 됐다면 쉽게 풀렸을 것이다. 1-3까지는 해볼 만했는데 5회 김현수에게 홈런을 맞으면서 흐름이 넘어갔다.대구=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사자(삼성 라이온스)와 곰(두산 베어스)이 만난다. 1982년 원년 최고의 무대에서 자웅을 겨뤘던 둘이다. 이번이 네 번째 대결.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네 차례 만난 팀은 삼성과 두산이 처음이다. 한국시리즈(4선승제) 개막을 하루 앞둔 23일 대구 시민체육관에서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삼성은 류중일 감독과 최형우 배영수가 참석했고 5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오른 두산은 김진욱 감독과 홍성흔 유희관이 나왔다. ○ 첫 통합 3연패? 첫 4위 우승? 1982년 첫 대결은 두산(당시 OB)이 4승 1무 1패로 이겼다. ‘불사조’ 박철순이 포수 김경문(NC 감독)을 얼싸안으며 기뻐하는 모습은 프로야구 원년 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장면이다. 두 팀은 2001년 두 번째로 만났다. 정규시즌에서 1위 삼성에 13.5경기나 뒤졌던 3위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뒤 삼성마저 4승 2패로 무너뜨렸다. ‘미러클 두산’의 탄생이었다. 2005년 세 번째 대결에서는 삼성이 4연승으로 완승을 거뒀다. 한국시리즈 최초로 네 번째 만나는 두 팀은 각각 최초의 신화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의 목표는 통합 3연패다. 지난해까지 31년 동안 삼성과 함께 해태와 SK가 2년 연속 통합우승에 성공했을 뿐이다. 두산은 정규시즌 4위 최초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꿈꾼다. 1986년 단일 리그 도입 이후 4위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네 차례 있었지만 모두 정규시즌 1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최근 11년 동안 정규시즌 우승 팀은 예외 없이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개막 전 두산을 우승 후보로 꼽았는데 역시 강팀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더 준비를 많이 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류 감독은 “신인 시절 시범경기에서 두산 김진욱 감독을 상대로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며 자신감을 얻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 감독은 “솔직히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운이 좋았다. 그게 야구다. 그 운이 마지막까지 따라 줘 삼성의 3연패를 막고 싶다”고 말했다. ○ 약점은 있다 1차전은 삼성 윤성환과 두산 노경은의 우완 선발 대결이다. 류 감독은 “윤성환은 지난해 SK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과 5차전에서 2승을 거뒀다. 현재 팀 내에서 가장 안정적”이라며 낙점 이유를 밝혔다. 올 시즌 13승(8패)을 거둔 윤성환은 평균자책점이 3.27로 지난해(2.84)에 이어 팀 내 1위다. 하지만 두산을 상대로는 4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5.91로 부진했다. 2년 연속 10승을 달성한 노경은도 삼성에는 약했다. 올 시즌 대구에서만 2경기에 나서 모두 졌고 평균자책점 4.97을 기록했다. 홈런은 4개나 맞았다. 전문가들이 꼽는 약점은 삼성은 내야수비, 두산은 불펜이다. 삼성은 부상으로 빠진 유격수 김상수와 2루수 조동찬을 대신해 정병곤과 김태완에게 키스톤 콤비를 맡겼다. 홍성흔은 “삼성은 약점이 별로 없지만 김상수가 빠진 게 큰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류 감독 역시 “수비 기동력이 떨어졌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두산에 왼손 불펜 투수가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안심하는 모습이었다. 최형우는 “선발을 최대한 빨리 마운드에서 내려 보내고 불펜을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타자’ 이승엽과 ‘타격기계’ 김현수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류 감독은 이승엽을 중심타선 바로 다음인 6번에 배치했다며 큰 경기에 강한 그의 활약을 기대했다. 부상으로 플레이오프 최종 4차전에 결장했던 김현수는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 타율 0.382에 16타점 4홈런으로 맹활약했다. 1차전은 24일 오후 6시 대구에서 열린다. 대구=이승건·박민우 기자 why@donga.com}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칙위원장은 감독을 맡았던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간에 지독한 독감에 시달렸다. 건강 문제로 제대로 팀을 지휘하기 어려웠지만 그에게는 ‘믿는 구석’이 있었다. 기자들이 경기 계획을 물을 때마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그건 (박)경완이가 나보다 더 잘 알아.” 야구에서 포수가 차지하는 위치는 절대적이다. 그 포수가 박경완(41·사진)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박경완은 팀 평균자책점을 낮추는 포수였다. 주전 포수로 마지막 시즌을 보낸 2010년 박경완이 공을 받을 때 SK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3.58이었지만 정상호가 받으면 4.11이었다. 57과 3분의 1이닝밖에 뛰지 못했던 지난해도 박경완의 ‘포수 평균자책점’은 2.98, SK 팀 전체는 3.82였다. 하지만 이제 포수로서 그의 모습은 옛날 야구를 다룬 TV 프로그램에서나 볼 수 있게 됐다. 프로야구 SK는 22일 “박경완이 23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내년 시즌 퓨처스(2군) 감독으로 팀을 이끌게 됐다”고 밝혔다. 박경완은 프로야구에서 2043경기에 나와 1480안타, 314홈런, 995타점, 75도루를 기록했다. 옛 현대 소속이던 2000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고, 골든글러브도 4번이나 탔다. 2001년에는 포수로는 처음으로 20-20 클럽(20홈런 20도루 이상)에 가입하는 역사도 썼다. 박경완은 이날 동아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올 7, 8월부터 본격적으로 은퇴를 고민했다. 9월에 구단에 은퇴하겠다고 했더니 ‘괜찮겠냐?’고 되물었는데 이미 입 밖으로 낸 말이었고 되돌릴 수 없었다. 1군에서 더 오래 선수 생활을 한 뒤 은퇴하고 싶었는데 그걸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박경완은 포수로 10경기만 더 뛰었으면 포수 출장 2000경기를 달성할 수 있었다. 박경완은 “은퇴 선수를 바로 2군 감독으로 선임한 사례가 없다. 구단에서 파격적인 대우를 해준 만큼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만수 감독과의 불화설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감독님 기대에 못 미쳤다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은퇴 소식을 듣고 이 감독님께서 ‘젊은 선수들하고 열심히 한번 해보라’고 응원해 주셔서 ‘백업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선수 생활 중 최고의 장면을 묻는 질문에 박경완은 “2007년 SK의 창단 첫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2연패 뒤 4연승을 누구도 예상 못했지만 해냈다”며 “(당시 한국시리즈에서 팀 에이스로 떠오른) 김광현과는 이제 배터리를 이룰 수 없게 됐지만 멀리서나마 잘되기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박민우·황규인 기자 minwoo@donga.com}

《 5년 만에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한 두산에는 값싸고 성능 좋은 배터리가 있다. 2013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유희관(27)과 최재훈(24)이다. 》‘느림의 미학’으로 불리는 유희관의 투구는 가을에 더 빛나고 있다. 정규시즌에서 10승(7패)을 거둔 유희관은 포스트시즌 3경기에 선발 등판해 21과 3분의 1이닝 동안 2실점했다. 평균자책점은 0.84에 불과하다. LG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투혼의 홈 블로킹을 보여준 포수 최재훈은 유희관과 함께 4차전 승리를 이끌며 두산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놨다. 유희관(2600만 원)과 최재훈(3500만 원)의 연봉은 둘이 합쳐 6100만 원. 삼성의 배영수(4억5000만 원)-진갑용(4억 원) 배터리의 8억5000만 원과 비교하기에는 너무나 초라하다. 올 시즌 프로야구 전체 선수의 평균 연봉(9496만 원)보다도 적다. 가격 대비 성능만 최강인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두산의 저연봉 배터리가 한국시리즈에서 더욱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포수 최재훈의 경험이 많지 않은 것이 단기전에서는 오히려 약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최재훈은 양의지와 리드 패턴이 다른 데다 백업이라 비교적 패턴 노출이 덜 됐다. 플레이오프에서 LG가 고생한 것도 그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투수 유희관에 대해서도 허 위원은 “어떤 타자가 나오더라도 통한다. 유희관은 어떤 투수보다 실투율이 낮다. 구속보다 제구력의 싸움이다”고 말했다. 투수 출신인 손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유희관의 투구 패턴에 강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손 위원은 “유희관의 초구 구속이 시속 128km라면 2구는 같은 속구라도 조금 더 빠르게 던진다. 커브와 체인지업이 워낙 느린 것도 속구의 체감 속도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희관이 최재훈의 사인을 보고 고개를 흔드는 걸 못 봤다”며 “그만큼 포수의 리드를 믿는다는 뜻이고 빠른 템포의 투구가 이어지기 때문에 타자들이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희관은 올 시즌 삼성과의 경기에 다섯 차례 등판해 평균자책점 1.91의 강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손 위원은 “좌완인 유희관이 좌타자에게 체인지업이나 바깥쪽 직구를 쉽게 던질 수는 없을 것”이라며 삼성의 최형우를 경계 대상 1호로 꼽았다. 실제 삼성은 유희관을 상대로 팀 타율이 0.220에 그쳤지만 유독 최형우만은 유희관을 상대로 0.500(12타수 6안타)을 기록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2-1로 앞선 두산의 8회말 공격. LG 김기태 감독은 마무리 봉중근을 투입했다. 어차피 지면 내일이 없는 상황. 더는 실점 않고 반전을 노리겠다는 의지였다. 이에 두산 김진욱 감독은 선두 타자로 대타 최준석을 내세웠다. 결과는 김진욱 감독의 승리였다. 최준석은 1볼 1스트라이크에서 봉중근의 3구째 시속 128km 체인지업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상대의 추격 의지를 가혹하게 꺾어 버린 한 방이었다. 김진욱 감독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도 3-3으로 맞선 연장 13회초 공격 시작과 함께 최준석을 대타로 기용했고 최준석은 결승 솔로홈런으로 보답했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곧바로 오재일이 3루타를 친 뒤 LG 중견수 박용택의 실책을 틈타 홈까지 밟았고, 1사 후 3루타를 치고 나간 오재원이 민병헌의 적시타로 다시 득점에 성공했다. 3루 쪽 LG 팬들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망연자실할 뿐이었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LG 팬들의 ‘유광 점퍼’는 네 경기로 올 시즌 소임을 다했다. 두산이 20일 잠실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LG를 5-1로 꺾었다. ‘13년 만의 더그아웃 시리즈’를 3승 1패로 마친 두산은 5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정규시즌 4위 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른 것은 두산이 5번째이고, 준플레이오프에서 최종 5차전을 치르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팀은 두산이 처음이다. 두산은 2회말 2사 1, 2루에서 LG 1루수 김용의의 실책으로 선취점을 올렸다. 반격에 나선 LG는 7회초 박용택의 적시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게 LG의 처음이자 마지막 점수였다. 두산은 7회말 LG 선발 우규민의 몸에 맞는 공 2개로 만든 1사 1, 2루에서 바뀐 투수 이상열의 폭투로 2, 3루의 기회를 잡은 뒤 이종욱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았다. ‘투수의 실책’인 몸에 맞는 공과 폭투가 결승점 헌납의 빌미가 됐다. LG는 이날 두산과 똑같이 8개의 안타를 때리고도 후속타 불발과 미숙한 주루 플레이로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LG는 1차전에서 3루수 정성훈의 실책 2개로 2점을 내줬고, 3차전에서도 실책 3개로 3점을 허용하는 등 잦은 실책과 주루 플레이 미숙으로 11년 만의 가을잔치를 초라하게 마쳤다. 두산은 2001년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한화)와 플레이오프(현대)를 통과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삼성마저 4승 2패로 누르는 기적을 연출했다. 이후 팬들은 두산을 ‘미러클 두산’으로 불렀다. 그해를 마지막으로 정규시즌 1위는 예외 없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두산은 플레이오프를 4경기 만에 끝내면서 휴식일이 사흘로 늘었고, 선발 로테이션에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4위 두산은 2001년의 가을처럼 다시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24일 오후 6시 대구에서 열린다. ▼ 투혼의 승리… 모두가 수훈선수 ▼▽김진욱 두산 감독=모든 여건이 우리에게 불리했지만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손시헌은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지만 “내가 있기에 김재호가 더 열심히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모든 선수가 수훈 선수다. 봉중근을 상대로 추가점을 뽑을 수 있을지는 예상치 못했다. 7회 추가 실점을 하지 않고 버틴 것이 큰 도움이 됐다. ▼ 파워히터-수비에서 부족함 느껴 ▼▽김기태 LG 감독=나름대로 준비를 했지만 나올 건 다 나왔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파워히터와 수비 등에서 부족한 점을 느꼈다. 몇몇 안 좋은 실책이 나왔지만 선수들이 페넌트레이스에서 잘해 줬다. 시즌 초반 중하위권으로 평가받았지만 선수들이 본래 기량보다 더 잘해 줬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큰 영광을 누릴 자격이 있는 선수들이다.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승건·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