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호

황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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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후 대부분의 시간을 사회부에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 주로 범법 행위들을 기사로 쓰고 있습니다.

hsh0330@donga.com

취재분야

2026-03-10~2026-04-09
칼럼77%
사건·범죄10%
인사일반7%
검찰-법원판결3%
대통령3%
  • ‘역사적 현장’속 외국인 관광객들 “판타스틱”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집전한 시복미사는 많은 진풍경을 연출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은 수십만 명이 질서를 지키며 미사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크게 감동했다. 취재진이 만난 외국인들은 대부분 관광이나 사업 등의 목적으로 짧은 기간 한국에 머물다가 ‘역사적 현장’에 동참하는 행운을 잡았다. 루마니아 국적의 엔지니어 미하이 마노로케 씨(37)가 가장 놀란 것은 서울 광화문 일대에 몰려든 엄청난 인파. 그는 “다른 종교의 큰 반대 없이 대규모 행사가 질서 정연하게 진행되는 모습이 정말 신기하다”며 감탄했다. 가톨릭 신자인 제이슨 베레즈 씨(24·미국)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교황 한 명을 보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놀랍고 환상적인 일이다”라면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시복미사가 끝난 뒤 서울 광화문 일대 식당과 편의점 등은 특수(特需)를 누렸다. 오후 1시경 인근 식당들은 손님으로 꽉꽉 들어찼고 거리에서 얼린 물과 음료수를 파는 상인들도 신이 났다. 광화문 인근 편의점들은 평소보다 품목별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특히 새벽부터 자리를 잡기 위해 몰린 인파로 인해 음료와 간편한 먹을거리의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GS25는 이날 광화문광장 인근 6개 점포의 오전 2시부터 낮 12시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생수가 지난주 토요일(9일)보다 43배 많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커피와 차 등 음료 매출은 32배, 김밥·샌드위치 매출은 19배로 늘어났다. 광화문광장 인근 CU 점포에서는 16일 하루의 커피 판매량이 평소보다 6배로 늘었다. 세븐일레븐 점포의 두유 판매량은 평소의 6.3배로 늘었다. 서울 종로구의 한 메밀음식집 앞에서는 오후 한때 가게 밖에 30∼40명의 손님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가게 종업원 이모 씨(42·여)는 “토요일 점심은 직장인들만 상대로 장사를 한다. 평소 이 시간 100여 명의 손님이 식사를 하는데 오늘은 600여 명이 왔다 갔다”며 “예상은 했지만 결국 식재료가 떨어져 손님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광화문에 운집한 인원은 주최 측과 경찰 집계가 달랐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측은 “입장권을 받아 정식으로 입장한 사람 수가 20만 명”이라며 “대형 스크린 등을 통해 광화문 인근에서 시복식을 함께 지켜본 사람은 80만 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울지방경찰청은 시복미사 시작 직후인 16일 오전 10시 반 기준 17만5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해 차이를 보였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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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일병 사망후 단체 소원수리… 일부간부 “묵살하면 그만”

    28사단에서 복무하고 전역한 부대원들은 지금도 부대 내에 적지 않은 ‘악습’이 남아 있다고 증언한다. 28사단이 비무장지대(DMZ)를 포함한 경기 연천 지역 최전방을 담당하는 데다 소규모 경계 부대가 곳곳에 산재해 각종 가혹행위가 개선되지 않은 채 계속됐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구타 및 가혹행위에 대한 신고체계 미비다. 올해 5월 28사단을 전역한 예비역 병장 A 씨(23)는 “4월 윤 일병 사망사고가 터진 직후 전 부대원을 대상으로 소원수리를 받았을 때도 몇몇 간부는 ‘너희가 어떤 식으로 쓰든 우리가 묵살하면 보고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해 황당했다”며 “부대 식당 등에 모여 100명 가까운 중대원들이 단체로 소원수리를 쓰다 보니 신고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전방초소(GP) 근무에 들어가면 소원수리 자체를 소대장이 접수시키는 것도 문제로 꼽혔다. 간부들에 의한 가혹행위 ‘조장’도 문제로 제기됐다. “소대장 등 간부들도 고립된 GP에서 근무하면 병사들의 개별 역량에 기댈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역량이 떨어져 ‘짐’이 되는 병사의 기수 열외 등 오히려 가혹행위를 부추기는 경우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2014-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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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람교는 평화 가르치는 종교” 국내 무슬림 발끈, 왜?

    "불쾌하다. 이슬람교는 평화를 가르치는 종교지, 테러를 가르치는 종교가 아니다."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국이슬람중앙교회에서 만난 파키스탄 국적 A 씨(50)는 기자를 보자 대뜸 이 말부터 꺼내며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앞두고 경찰이 이란, 이라크, 파키스탄 등의 이슬람 국가 출신 중 테러 가능성이 있는 외국인에 대한 정보 수집활동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정보 수집대상은 국내에 거주 중인 해당국가 외국인뿐만 아니라 새롭게 입국하는 해당국가 출신 외국인 역시 포함하고 있다. 테러 전력이 있거나 테러 가능성이 의심되는 외국인이 주된 정보 수집 대상이다. 그러나 경찰이 거주지 파악, 직장 정보 수집, 해외 입국자의 입국 목적과 숙박업소 같은 정보까지 파악에 나서자 이슬람교도들은 발끈했다. A 씨는 "지난 주 금요일에 경찰 2명이 사원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묻고 다니길래 쫓아내려다 참았다"며 얼굴을 붉혔다. 이슬람교도 B 씨(22)는 "교황이 이슬람교도에게 세족식을 해주는 등 친 이슬람 행보를 보여 우리는 오히려 교황의 방한을 환영한다"며 경찰의 정보 수집활동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반면 경찰은 대 테러 대비를 약화시킬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황뿐만 아니라 외국 정상 등 국빈급이 방문할 때면 벌이는 통상적인 수준의 정보 수집활동이라는 것이다. 해당국가 출신 외국인들에 대해 정보 수집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 경찰관은 "테러라는 것이 한 치의 실수만 있어도 발생한다"라며 "교황 행사 때 구멍이 생겨버리면 국제적 망신이라 불가피한 통상적인 정보 수집활동"이라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2014-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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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고자 누군지 다 알아… ‘배신자’ 낙인찍힐까 입 다물어

    국민을 경악하게 한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은 가해자로부터 사건의 내막을 전해들은 김모 상병(21)의 용기 있는 신고가 없었다면 자칫 단순 질식사로 묻혀 버릴 수도 있었다. 만약 폭행 초기부터 신고가 이뤄졌다면, 제도적인 신고 장치만 제대로 갖춰져 있었다면 윤 일병이 목숨을 잃는 극한상황은 피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군 사고의 대부분은 신고만 제대로 이뤄지고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마음의 편지’로 알리면 예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군은 명령계통을 중시하는 계급조직이다. 이 때문에 신고자가 쉽게 알려지고 지휘관들도 인사상 불이익을 우려해 신고자 전출을 꺼리고 있다. 이젠 이런 현실을 바꿔야 할 때다.○ “비밀보장 안 되는 신고…하고 싶어도 못해” 군에서 운영하는 신고 채널은 개인이 작성하는 마음의 편지를 비롯해 군 감찰실, 국방부 헬프콜 전화 등이 있다. 이런 채널은 실효성이 없다는 게 윤 일병 사망 사건을 계기로 확인된 셈이다. 사건이 발생한 28사단에서 복무했던 예비역 병장 A 씨(23)는 “마음의 편지를 통한 소원수리는 1년에 20∼30번 한다. 하지만 개별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식당 등 공개된 장소에 100명 가까이 모여서 쓰다 보니 누가 뭘 썼는지 다 알게 된다”고 말했다. 쓰라고 해도 사실상 쓸 수 없는 분위기가 만연하다는 것. 신고자는 보통 관심병사로 분류된다. 지휘관들이 보호 차원에서 신고자를 관심병사로 분류한 것이지만, 관심병사가 되는 순간부터 면담 등을 이유로 자주 불려 다니기 시작한다. 그러면 부대에 소문이 퍼지고, 동료를 고자질한 ‘배신자’로 낙인찍히곤 한다.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복무 중인 B 병장(26)은 “가혹행위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더라도 신고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군이 워낙 폐쇄적인 조직이고 말이 빨리 퍼지기 때문에 무언가 하려는 움직임만 보여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신고 자체가 불이익으로 돌아오는 현실 신고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의 ‘모범 답안’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부대를 분리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일선 부대 지휘관들이 이들을 상급부대가 완전히 다른 곳으로 전출시키려면 인사상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대대급 부대에서 사고가 나면 그 인원은 대대 안에서만 근무처나 보직 조정이 가능하다. 연대급 다른 부대로 옮기려면 연대장의 승인을, 사단 내 부대 조정을 하려면 사단장의 승인을 각각 받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같은 지휘계통 부대 안에서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는 하나마나한 조치가 되는 셈이다. A 씨는 “GOP(일반전방소초)에서 근무할 때 한 부대원이 폭언 등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해 소원수리를 했는데 소대장이 이를 묵살했다”며 “이후 그 친구가 소원 수리했다는 게 선임들에게 알려져 그 친구만 더 힘들어졌고 결국 대대장한테 울면서 호소한 뒤에야 다른 부대로 갔다”고 전했다.○ 전출 후에도 겉도는 신고자들…‘그럴 바엔 남아라’ 군도 고민을 호소한다. 부대 전출 및 보직 변경을 쉽게 허용하는 것이 자칫 특혜의 수단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피해자의 상당수가 관심병사인 경우가 많아서 다른 부대도 이들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운 좋게 받아주는 부대가 있더라도 새로운 부대의 생소한 환경에서 ‘아저씨(다른 부대 병사를 지칭하는 말)’ 대우를 받다가 전역한다. 선·후임 서열도 사라지는 게 현실이다. 한 예비역 장교는 “아예 해군이나 공군으로 옮기더라도 군 조직의 특성상 개인 기록에 왜 옮기게 됐는지 다 적혀 있어 얘기가 퍼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문무철 국민권익위원회 국방보훈민원과 조사관은 “권익위에서 2011년 9월부터 공익신고자보호법을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도 한국엔 내부 신고자를 고발자로 배척하는 문화가 남아 있다”며 “내부 공익신고자·공익제보자와 같은 용어 사용으로 제보자는 배신자가 아니라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정성택 neone@donga.com·황성호 기자   }

    • 2014-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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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타 사망 윤일병 어머니… “내 아들같은 비극 다시 없길”

    “4월 5일에 면회 간다고 전날 전화했을 때 ‘엄마, 4월은 안 돼’라고 네가 말했었지. 그때 미친 척하며 한 번이라도 부대를 찾아갔더라면 어땠을까. 면회가 안된다는데 찾아가면 너에게 불이익이 갈까봐 참았다. 바보 같은 엄마를 용서해다오.” 엄마는 먼저 떠난 아들에게 용서를 빌었다. 선임병들의 집단폭행과 가혹행위로 숨진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의 어머니 안모 씨(58)는 8일 오후 열린 추모제에서 힘겹게 아들을 향한 그리움을, 아들을 지켜주지 못한 분노를 터뜨렸다. 편지를 쥔 손은 가늘게 떨렸다. 오른손에 쥐고 있던 연두색 손수건은 이내 눈물로 젖었다. 안 씨는 아들을 위한 추모제가 열린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15분간 미리 써온 편지를 읽었다. 차분하던 목소리는 어느새 울먹임으로 변해 있었다. 아들 잃은 엄마는 추모제를 찾은 시민 150여 명에게 “눈물 젖은 환영을 해줘 고맙다”고 말문을 뗐다. 안 씨는 “엄마는 네가 떠난 후 어떻게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가슴이 찢어지는 슬픔의 나날을 보냈다”고 했다. 이어 “응급실 침대에 남아있는 너를 보며 엄마는 하얗게 세상이 정지된 착각 속에 빠져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며 4월 6일 병원으로 이송된 아들을 본 순간을 회상했다. 안 씨는 떠나보낸 아들을 ‘하나님이 주신 보물 같은 아들아’라고 불렀다. 윤 일병이 방학이면 개학 전날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벌고 부모 용돈까지 챙겨주던 일을 소개하며 말문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그토록 착하기만 했던 아들이 제대하면 오순도순 살 날을 기다렸지만 차가운 시신으로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윤 일병의 어머니는 슬픔에만 갇혀 있지 않았다. 안 씨는 “너의 죽음을 통해 제2, 제3의 윤 일병이 나오지 않도록 간절히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진실 규명도 요구했다. 그는 “모든 가족은 네가 없어 슬픔 속에 살아가고 있지만 정확한 진실이 규명되길 바란다”며 “너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살아가련다.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는 말로 편지 낭독을 마쳤다.   ▼ “4월 5일 면회는 네가 안된다고 했지, 찾아가면 불이익 갈까봐 참았는데…” ▼윤일병 어머니 눈물의 편지윤 일병 사건을 폭로한 민간단체인 군 인권센터가 주최한 이날 추모제에는 윤 일병의 어머니 외에도 군 사망자 유가족 20여 명이 참석했다. 2011년 육군훈련소에서 뇌수막염으로 사망한 노모 훈련병(당시 21세)의 어머니는 숨진 아들에게 직접 쓴 편지를 눈물과 함께 읽었다. “이 땅에 태어나게 해 미안하다, 아들아. 힘없고, 빽 없는 엄마의 아들로 태어나게 해 정말 미안하다”는 대목에선 여러 참석자들이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지금과 같은 군대 조직 문화 아래서는 같은 사건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시민들은 저마다 국화 한 송이를 들고 윤 일병의 억울한 죽음에 조의를 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군 사망자 유족이나 시민단체 관계자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다수 참석했다. 군 인권센터와 언론사 등에는 이날 하루 종일 추모제 시간과 장소를 묻는 문의전화가 이어지기도 했다. 추모제에 참석한 홍진희 씨(32)는 “국방부는 이번 사태에 책임이 없다는 듯 대응한다”며 “군의 폐쇄적인 조직 문화를 감안했을 때 군법이 아닌 일반 형법으로 이번 사건을 다뤄야 신뢰가 갈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시민들은 ‘군 인권법 제정하라’, ‘축소은폐 책임자 처벌하라’ 등 문구가 새겨진 피켓을 들고 이번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은 행사를 마치면서 윤 일병의 몸에 든 멍을 상징하는 보라색 종이비행기를 국방부 청사 쪽으로 날려 보냈다.강홍구 windup@donga.com·황성호 기자전현우 인턴기자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4학년}

    • 201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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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대 얘기 잘못하면 영창 갑니다”

    “인터뷰한 거 걸리면 영창 갑니다.” 병사들의 말투는 딱딱했고 표정은 굳어 있었다. 육군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사건’ 이후 병영 내 분위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들은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8일 오전 서울 광진구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만난 A 상병(22)은 “휴대전화로 녹음하거나 사진 찍으면 안 된다”며 경계심을 보였다. B 일병은 “상부의 허가 없이 외부에 군대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함구령’이 내려졌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하지만 윤 일병 사건에는 큰 관심을 보였다. 병사들은 터미널 내 텔레비전에서 윤 일병 뉴스가 나오자 가던 길을 멈추고 지켜봤다. 전모 병장(23)은 “저런 부조리는 거의 없는데 소수 사례 때문에 모든 군인들이 폭력적으로 비치는 것 같아 분위기가 별로다”라며 불편한 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상인들도 안타까워했다. 터미널에서 가판대를 운영하는 유모 씨(44·여)는 “애들에게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물어보려다 참았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일병 사건이 벌어진 28사단에서 30년 전 복무했다는 김모 씨(54)도 “내가 있을 때나 지금이나 군은 달라진 게 없다”며 군을 비판했다. 이날 터미널에는 28사단을 상징하는 ‘태풍’ 마크가 붙은 군복을 입은 사병은 없었다. 이날 강원 춘천시 온의동 춘천시외버스터미널은 휴가 나온 장병들로 북적였다. 이 터미널은 춘천을 비롯해 화천, 양구 지역의 최전방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이 휴가를 가기 위해 거쳐 가는 곳이다. 장병들은 들뜬 표정이었지만 최근 윤 일병 사건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느냐고 묻자 금세 표정이 굳어졌다. 그러곤 한결같이 “우리 부대에서는 그처럼 지속적이고 잔혹한 가혹행위는 없다”며 소속 부대를 두둔했다. 최모 상병은 “그런 가혹행위는 우리 부대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오후에는 휴가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는 장병들이 줄을 이었다. 채모 일병도 “우리 부대뿐 아니라 다른 부대에 근무 중인 친구들에게서도 윤 일병 사건과 같은 심각한 가혹행위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이 사건을 통해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군대 내 가혹행위가 완전히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방지역 상인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장병들은 별다른 동요가 없다고 전했다. 강원 화천군 화천읍의 서점 주인 김모 씨(46)는 “부대 내 큰 변화는 없지만 자칫 작은 실수도 본보기 사례로 걸릴 수 있어 몸조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며 “이런 때일수록 휴가나 외출, 외박 등 은 평소보다 빡빡하지 않아 주말의 지역 경제에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 / 춘천=이인모 기자전현우 인턴기자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4학년}

    • 201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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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대변인 “유병언 시신은 가짜” 근거없는 의혹 키우기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이 29일 국회에서 “최근 발견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변사체가 실제 유 전 회장이 아니라는 경찰 관계자의 증언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100% 유 전 회장 시신이 맞다”고 단언한 걸 뒤집는 발언이다. 박 원내대변인은 “7월 21일인지 22일 새벽인지 정확하지는 않으나 국과수 요원 3, 4명이 순천 장례식장을 찾아왔고 그 변사체를 감식했다. 순천경찰서와 전남도경(전남지방경찰청) 관계자가 입회를 했는데, 경찰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외관상 유병언이 아니다’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며 ‘가짜 유병언 의혹’을 제기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국과수 직원이 장례식장에서 줄자로 시신 키를 쟀는데 150cm였다 △입회한 경찰이 시신에 금니가 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발견 당시엔 채취가 안 됐던 지문이 나중엔 채취된 게 이상하다는 걸 근거로 들었다. 박 원내대변인의 의혹 제기는 근거가 없어 보인다. 유 전 회장 시신은 순천 장례식장에 안치돼 있던 당시 목뼈 7개 중 3개가 빠진 상태였다. 6월 12일 발견 당시 시신은 부패가 심해 경찰이 병원으로 옮기던 중 머리와 몸이 분리됐는데 이 과정에서 목뼈가 3개 빠졌다. 경찰은 22일 오후 3시경 사망 현장에서 목뼈 2개를 회수했고 나머지 1개는 인근 주민 윤모 씨가 주워 갖고 있던 걸 25일에야 돌려받았다. 목뼈가 3개나 없는 상태였으니 키가 줄어든 건 당연하다. 국과수 서중석 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목뼈가 3개 빠진 상태에서 줄자로 시신 길이를 잰 거라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시신의 키는 발표대로 159.3cm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금니 의혹에 대해서도 “순천으로 간 직원에게 ‘시신에 금니가 10개 있다’는 보고를 받고 시신을 올려 보내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회장 지문에 대한 박 원내대변인의 주장도 설득력이 약하다. 경찰은 6월 13일부터 2주에 걸쳐 두 차례 유 전 회장 시신 왼쪽 손가락에서 지문을 채취하려고 두 차례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오른손은 배에 짓눌려 부패가 심해 상태가 그나마 양호한 왼손을 택한 것이다. 7월 21일 오후 변사체와 유 전 회장 DNA가 일치한다는 소식을 국과수로부터 전해 듣고 다시 지문을 채취하려고 시신을 냉동고에서 꺼냈는데 장기간 냉동해서인지 흐물흐물하고 갈라졌던 피부가 건조되고 딱딱해지면서 붙어 지문 상태가 나아졌다고 한다. 경찰은 22일 오전 1시 20분경 시신 오른쪽 집게손가락에서 ‘쪽지문’을 확보해 기존에 등록된 유 전 회장 지문과 일대일로 비교한 결과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날 유 전 회장의 시신과 유대균 씨의 DNA를 분석한 결과 둘은 부자(父子) 관계로 확인됐다며 ‘가짜 유병언 시신’ 의혹 잠재우기에 안간힘을 썼다.순천=조동주 djc@donga.com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 201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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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兪별장 수색 4시간뒤 가보니… 불 켜져있고 뒷문 열려”

    5월 26일 오후 8시 28분 전남지방경찰청 112상황실. 전남 순천시의 최모 씨(53)가 ‘순천시 서면 송치재 터널 인근에 문을 닫은 카페가 있는데 수상하다. 유병언 씨가 숨어 있을 수 있다’는 내용으로 112 신고를 했다. 최 씨는 서면 인근에서 택시운전을 오랫동안 한 경력이 있어 송치재 터널 주변 은신 가능 시설을 꿰뚫고 있었다. 상황실은 최 씨의 112 신고 6분 후인 오후 8시 34분 서면파출소와 순천경찰서 형사들에게 출동 명령을 내렸다. 이후 서면파출소 신모 경위(50) 등 경찰관 4명은 7분 뒤인 오후 8시 41분 순찰차 2대를 타고 파출소에서 7km 떨어진 카페에 도착했다. 신 경위 등이 정문을 통해 내부로 진입하려 했지만 문이 닫혀 있었다. 하지만 건물 뒤쪽으로 가 출입문 손잡이를 돌리자 곧바로 열렸고 불도 켜져 있었다. 신 경위 등이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수색했다. 방 3곳 중 1곳에서는 성경책, 각종 의류, 여행용 가방이 있었다. 화장실과 거실 등에는 심해광천수, 육포 등 먹을거리가 흩어져 있었다. 신 경위 등은 순천경찰서 형사들이 도착한 직후 수색을 멈췄다. 형사들이 “여기는 어제(5월 25일)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을 한 곳”이라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카페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사망)이 23일 동안 숨어 있었던 ‘숲속의 추억’이었다. 앞서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5월 25일 오후 9시 반 숲속의 추억을 급습해 유 전 회장의 여비서 신모 씨(33·구속)를 검거하고 2시간 동안 압수수색을 했다. 특별수사팀은 다음 날인 26일에는 오후 3시부터 전남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직원 4명을 불러 내부에서 지문 채취를 했고 2차 압수수색도 했다. 지문 채취 시간은 1시간 정도 소요됐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 수사관들은 당시 뒷문 출입문 열쇠를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뒷문 출입문 구조는 건물 안팎에서 잠그거나 여는 게 가능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4시간 후 서면파출소 경찰관들이 왔을 때 뒷문이 열려 있었다는 것은 여러 가지 추정이 가능하다. 우선 검찰이 2차 압수수색을 끝낸 뒤 뒷문을 잠그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압수수색 장소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허점을 노출한 셈이 된다. 그 다음으로는 검찰이 뒷문을 잠갔는데 누군가가 26일 오후 4시부터 오후 8시까지 4시간 사이에 숲속의 추억 내부에서 밖으로 문을 열고 나왔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때 유 전 회장이 별장 2층의 비밀공간에서 빠져나와 별장을 벗어났을 가능성도 있다. 검경은 서면파출소 경찰관 수색 이후에는 숲속의 추억 출입문을 자물쇠로 봉쇄하고 수사(폴리스)라인과 봉인서류를 부착했다. 경찰은 26일 오후 4시부터 4시간 사이에 유 전 회장의 도주 행적을 찾기 위해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유 전 회장의 최후 행적을 본 목격자가 있는지 찾고 있다. 순천=이형주 peneye09@donga.com·황성호 기자}

    • 2014-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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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兪사망 시각 ‘파리 번데기 껍질’로 추적

    ‘파리 번데기 껍질.’ 경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정확한 사망 시각을 밝히기 위해 주목하고 있는 유력한 단서다. 전북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CSI)와 고려대 의대 박성환 교수팀은 27일부터 유 전 회장이 변사체로 발견된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매실밭에서 파리 번데기 껍질 40∼50개를 수거해 정밀 분석하고 있다. 유 전 회장의 시신에서 나온 파리 번데기 껍질의 상태를 통해 사망 시각을 추정하려는 것이다. 유 전 회장이 6월 12일 오전 9시 6분경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 매실밭에서 발견될 당시 시신에는 구더기가 잔뜩 꼬여 있었다. 파리가 낳은 알에서 생겨난 구더기다. 파리는 사람이 사망하면 가장 먼저 달려드는 곤충이다. 시신 중 습기가 있는 곳을 찾아 알을 낳는데, 이 알은 구더기에서 번데기로 자란다. 번데기에서는 파리 성충이 껍질을 까고 나온다. 파리가 낳는 알이 성충으로 성장하는 데엔 종류와 기온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2주 정도 걸린다. 유 전 회장은 5월 27일∼6월 12일 사이에 숨졌고 시신이 옮겨진 지 한 달 반이나 지났기 때문에 현재는 구더기나 번데기가 없다. 파리가 남긴 번데기 껍질을 통해 정확한 사망 시기를 유추해야 한다. 파리 말고도 시신에 몰려드는 딱정벌레 같은 곤충들도 채집 대상이다. 경찰과 박 교수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유 전 회장의 시신에서 발견된 구더기도 건네받아 발생 시기를 감식할 예정이다. 파리 알의 정확한 진화 시간을 유추하려면 정확한 기온과 습도를 알아야 한다. 경찰과 박 교수팀은 현장에 미국산 기상관측대 2대를 설치해 기온과 습도를 측정하고 있다. 전북경찰청 과학수사팀 현철호 검시관은 “지금 유 전 회장의 사망 시기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답은 곤충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순천=조동주 djc@donga.com·황성호 기자}

    • 2014-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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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병언 ‘휴대전화 금지’ 지시가 고립 자초

    4월 23일 오후 9시경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사망)은 검찰 수사망이 좁혀오는 것을 알고 황급히 경기 안성시 금수원을 빠져나왔다. 이후 5월 3일 오후 11시경 안성을 벗어나 이튿날 오전 3시 전남 순천시 서면 ‘숲속의 추억’ 별장으로 숨어들었다. 유 전 회장은 5월 10일 운전사 양회정 씨(56·수배 중), ‘김엄마’로 불리던 김명숙 씨(59·여·수배 중), 전남지역 구원파 대표적 신도 추모 씨(61·구속)에게 장기 은신에 필요한 물품을 부탁했다. 양 씨 등은 금수원에서 마른 사과 등 먹을거리, 현금이 든 가방 2개 등을 승합차에 실어 숲속의 추억으로 가져왔다. 현금 약 20억 원이 들어있는 가방 2개는 길이 1m 남짓한 크기에 손잡이 부분에 4, 5번이라는 숫자가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다. 유 전 회장의 여비서 신모 씨(33·여·구속)는 유 전 회장의 지시를 받아 김엄마와 양 씨에게 약 3억 원씩, 추 씨에게는 약 2억 원을 건넸다. 이 돈으로 김엄마와 양 씨는 강원도에서 제2의 은신처 물색에 나섰고, 추 씨는 5월 19일 별장 인근의 집이 딸린 땅을 2억5800만 원에 매입했다. 신 씨는 추 씨가 땅을 매입한 직후 별장 2층의 통나무 벽장 안에 현금 8억3000만 원과 16만 달러(약 1억6500만 원)가 남아있던 가방 2개를 숨겼다. 4, 5번의 숫자가 붙은 가방 2개가 나중에 발견되면서 1, 2, 3번이 붙은 또 다른 돈가방이 있다는 추측과 함께 이 돈을 노린 타살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검경은 1, 2번은 옷가지가 담긴 가방, 3번은 먹을거리가 담긴 가방, 4, 5번은 돈가방으로 분류해 도피 시 헷갈리지 않게 해놨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금수원 등 다른 장소에 또 다른 돈가방이 더 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유 전 회장은 5월 25일 오후 9시경 검찰이 별장을 급습했을 때 함께 있던 여비서 신 씨에게 “나무 벽장에 같이 숨자”고 했지만 신 씨는 “혼자 숨어 계시라”며 유 전 회장을 통나무 벽장으로 밀어 넣었다고 한다. 빈 몸으로 숨은 유 전 회장은 통나무 벽장 안에서 잠금장치를 걸었고 신 씨는 밖에서 소파로 입구를 가렸다. 신 씨는 별장에서 검거됐지만 통나무 벽 비밀공간의 존재를 철저하게 숨겨 수사에 큰 혼선을 줬다. 더욱이 검찰은 미국 시민권자인 신 씨가 영어와 한국어를 번갈아 사용하며 허위진술을 한 것에 철저히 농락당했다. 신 씨는 검거 당시 영어로 “미국대사관 관계자를 데리고 오지 않으면 말하지 않겠다”고 버티다 이후 “별장에 계속 혼자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다 5월 28일 갑자기 한국말로 “유 전 회장과 함께 있었는데 자다가 눈을 떠보니 유 전 회장이 어떤 남자랑 얘기하고 있었고, 깨어보니 둘 다 사라졌다”고 말을 바꿨다. 검찰은 이 말을 믿고 한동안 엉뚱한 곳에서 수색작업을 벌였다. 유 전 회장은 휴대전화를 쓰지 않고 최측근 8명에게만 은신처를 알려준 탓에 홀로 도망을 쳐야 할 상황에 놓였다. 결국 6월 12일 숲속의 추억에서 2.5km 떨어진 매실밭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신 씨는 경찰 조사에서 “변시체 사진에 나온 신발, 내복, 점퍼, 스쿠알렌 등은 유 전 회장 것이 맞다. 유 전 회장을 살해할 사람은 (측근 중에는) 없지만 사망한 원인은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 2014-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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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원파 제품 수색” 상부 지시만 따랐어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변시체가 발견됐던 지난달 전남 순천 일대에 구원파 계열사 물품이 떨어져 있는지 수색해보라는 지시를 받고도 순천경찰서가 사실상 이를 묵살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경찰은 유 전 회장 시신에서 구원파 계열 제품인 ASA스쿠알렌과 육포가 발견되자 뒤늦게 전방위적인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유 전 회장이 은신했던 순천시 서면 학구리 ‘숲속의 추억’ 별장을 관할하는 순천경찰서는 6월 22일 상부로부터 “유 전 회장이 도주하다 흘리거나 버렸을 수 있으니 구원파 계열사에서 제조한 유기농식품 같은 물건을 수색해 보라”는 지시와 함께 구원파 계열사 제품 목록을 공문으로 받았다. 하지만 순천경찰서는 유 전 회장의 소재를 찾는 데 정신이 팔려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당시 수색에 참가했던 경찰 관계자는 “유 전 회장을 찾느라 한창 바쁠 땐데 쓰레기통이나 뒤질 시간이 어디 있었겠느냐. 수색하라니까 하기는 했는데 열성적으로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25일 “유 전 회장의 안경이 도피경로를 추적하는 주요 단서인 만큼 꼭 찾겠다”고 공언했다가 하루 만에 “유 전 회장은 평소 안경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을 바꿨다. 경찰이 25일 오후 인천구치소로 가 유 전 회장과 별장에 함께 있었던 신모 씨(33·여·구속)를 만나보니 신 씨가 “유 전 회장은 평소 책을 읽을 때 말고는 안경을 쓰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유 전 회장이 등장하는 설교 영상을 보면 늘 안경을 쓰고 있고, 수배전단지에도 안경을 쓴 모습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 전 회장이 안경을 써야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는 얘기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며 “유 전 회장이 평소 안경을 쓰지 않았다는 건 복수의 인물에게 확인한 것”이라고 거듭 해명했다.순천=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2014-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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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병언 도피 추정 계곡에 수상한 텐트… 성경책-옷-식기 갖춰져

    경찰이 24일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오솔길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도피하다 흘린 것으로 추정되는 안경을 발견했으나 확인 결과 인근 농장 주인의 안경으로 밝혀졌다. 유 전 회장의 안경이 맞다면 도피로 추적이 가능했으나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23, 24일 유 전 회장이 별장에서 나와 도피로로 이용할 수 있는 경로 세 군데를 직접 따라가 봤다. 도주 추정 경로에선 수상한 텐트와 구원파 계열사 물통, 단종된 보해골드 소주병 등이 발견됐다. 별장에서 매실밭까지는 직선거리로 2.5km가량 떨어져 있지만 도주로에 따라 험준한 산길을 7km 넘게 걸어야 하는 경로도 있었다.○ 도피로에 숨겨진 ‘수상한 텐트’ 유 전 회장이 5월 26일 새벽 전남 순천시 ‘숲속의 추억’ 별장을 나서면서 택할 수 있는 도주 경로는 세 군데다. 정문으로 나가 50m 정도 걸으면 국도 17호선과 바로 연결되지만 사방이 뚫려 있어 금세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유 전 회장이 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경로는 별장 뒷문 쪽 양 갈래 오솔길이다. 왼쪽엔 얕은 계곡으로 통하는 길이, 오른쪽엔 1.1km 길이의 폐철도 터널이 나온다. 왼쪽 길을 택하면 나오는 계곡을 250m가량 거슬러 올라가니 왼쪽에 수상한 연두색 텐트가 설치돼 있었다. 사람 한 명이 충분히 잘 수 있는 크기였고 텐트 입구는 철사로 잠겨 있었다. 내부엔 장판이 깔려 있었고 성경책, 100사이즈 갈색 체크무늬 남방과 검은색 트레이닝복, 식기도구와 마른 과일 등이 들어 있었다. 유 전 회장이 이 길을 택해 도피했다면 잠시 쉬어가기엔 최적의 장소로 보였다. 텐트 바로 옆에 있는 배수로를 따라가니 왼쪽에 국도 17호선 하행선 송치터널 앞으로 연결되는 통로가 나왔다. 통로를 지나려면 1m 높이의 배수로를 기어올라야 하는데 밑에는 이미 누군가가 이용한 듯 디딤돌이 놓여 있었다. 별장 뒷문에서 오른쪽 길을 택해 하천을 따라가니 왼편에 과거 철도로 썼던 폐터널 입구가 보였다. 7월 대낮인데도 내부엔 강한 냉기가 서려 있었다. 유 전 회장이 5월 말 도피 전 겨울 점퍼를 챙겨 입은 게 이곳을 지나기 위해서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터널 안에선 유 전 회장의 계열사 온나라유통에서 만든 350mL짜리 빈 생수병이 발견됐다. 터널 끝으로 나와 보니 유 전 회장이 사망 당시 갖고 있던 것과 같은 ‘보해골드’ 빈 소주병이 뒹굴고 있었다. 터널을 빠져나오면 등장하는 산속 도로를 따라 쭉 올라가니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순천교회로 불리는 야망연수원을 지나 국도 17호선 하행선 송치터널 앞으로 연결됐다. ○ 매실밭 뒤는 기독교 공동묘지 취재팀이 유 전 회장이 사망한 채 발견된 순천시 서면 학구리 매실밭과 통하는 길을 역추적해 보니 유 전 회장이 매실밭 뒤쪽 산길을 통해 왔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매실밭 앞쪽 길은 마을과 통하는 길이라 언제든 주민의 눈에 띌 수 있다. 매실밭 뒤쪽 산길로 가니 기독교 신자 공동묘지가 나왔다. 드넓은 공동묘지지만 관리가 되지 않아 곳곳에 빈 술병이 발에 차였다. 유 전 회장이 갖고 있던 소주병 2개와 막걸리병 1개는 이곳에서 주웠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매실밭 뒤쪽 산길은 유 전 회장이 사망한 매실밭으로 연결된다. 걸어서 도피했다면 몸을 숨길 최적의 장소처럼 보였지만 산세가 매우 험해 20대인 기자도 걷기 쉽지 않았다. 한편 2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한 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은 “유류품인 소주병과 막걸리병 등에서도 타액이 채취됐다”며 현장 검사가 진행되고 있고 25일 국과수 결과 발표 때 함께 밝히겠다고 말했다.순천=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201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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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兪 순천별장에도 스쿠알렌-육포…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 근처에 있던 유류품 중 일부는 전남 순천시 ‘숲 속의 추억’ 별장에 있던 물품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23일 오후 9시부터 1시간 25분 동안 별장을 다시 압수수색해 유 전 회장의 유류품과 같은 물건을 확보한 뒤 내부를 취재진에 공개했다. 경찰이 별장에 들어섰을 당시엔 유 전 회장 시신과 함께 발견된 ASA스쿠알렌 갈색 병이 100여 개 널려 있었고 진공포장한 육포 봉지 90여 개가 든 비닐봉지도 발견됐다. 식탁에는 구원파 신도가 경기 안성시 금수원에서 가져다 준 육포와 말린 사과, 구원파 관련 회사가 생산하는 녹차사탕과 30mL짜리 ‘아해티 앤 그린티’ 병 등 다양한 유기농식품이 가득 놓여 있었다. 유 전 회장 시신 옆에 있던 베이지색 천가방에는 ‘꿈 같은 사랑’ ‘글소리’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는데 별장에선 이 단어들을 제목으로 하는 책이 여러 권 발견됐다. 별장 2층 다락방에는 양쪽에 각각 비밀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계단을 올라서서 왼쪽 통나무 벽면에 붙어 있는 검은색 소파를 치우면 구석에 돈가방이 있었던 비밀공간으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나온다. 오른쪽 통나무벽 끝에는 유 전 회장이 5월 25일 압수수색 당시 숨어 있었던 비밀공간으로 진입하는 출입구가 있었다. 비밀공간 내부에는 건축물 폐기물 등이 놓여 있었다. 경찰은 1층 바닥에 깔려 있던 건물 설계도 여러 장을 확보하고 도피 조력자들이 검경의 수색에 대비해 비밀공간을 미리 만들어 뒀던 것인지를 수사할 방침이다. 별장에선 유 전 회장이 평소 신다가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 최고급 남성 수제화 ‘벨루티’ 구두와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구두가 각각 상자에 담겨 있었다고 전해졌다. 책상에는 도피 중에도 카메라를 챙긴 듯 카메라 배터리와 충전기가 여러 개 놓여 있었고 성경과 유병언이 쓴 ‘꿈 같은 사랑’ ‘그분 다시 살으셨소’ 등의 책이 발견됐다. 냉장고는 음식으로 가득 차 있었고 화장실에는 유 전 회장이 발명했고 구원파 신도 대부분이 애용하는 관장기 ‘내클리어’도 비치돼 있었다.순천=조동주 djc@donga.com·황성호 기자}

    • 201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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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쇠사슬 묶인 가방… 지하철역 폭발물 소동

    20일 오후 1시 22분경 서울 강남경찰서에 급박한 신고가 접수됐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선릉 방면 승강장에 폭발물로 의심되는 여행 가방이 쇠사슬에 묶여 있다는 신고였다. 경찰과 소방대원 63명이 급히 출동해 확인해 보니 승강장 중간에 세워진 지하철 노선도 안내판 기둥에 가로 1m, 세로 70cm 크기의 검은색 가방(사진)이 쇠사슬에 감겨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경찰과 소방대, 서울메트로는 가방 근처에 있는 승객 40여 명을 1층으로 대피시키고 감식 작업에 들어갔다. 가방이 묶여 있는 내선 순환 7-3 승강장에는 승객이 타고 내리지 못하게 했다. 폭발물이 확인된 게 아니어서 지하철 무정차 통과 조치는 내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가방을 면밀히 살피는 한편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소동은 47분 만에 허무하게 끝났다. 가방 주인 하모 씨(43)가 오후 2시 9분 승강장에 스스로 나타난 것이다. 하 씨는 오후 1시경 지하철에서 내린 뒤 무거운 가방을 쇠사슬로 묶어 두고 코엑스에 가 전시회를 보고 온 것으로 밝혀졌다. 노점상인 하 씨는 평소 가방에 옷가지 등 판매 물품을 넣고 다니면서 때에 따라 이동의 편의를 위해 가방을 묶어두려 늘 쇠사슬을 갖고 다녔다고 한다. 경찰은 하 씨를 처벌하지 않기로 했다. 3월 17일에도 강남구청역에서 승객이 실수로 놓고 간 가방을 두고 한때 폭발물 소동이 일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2014-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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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모욕하는 ‘일베’

    ‘노량진역 주변 노란 리본 전부 제거한 인증샷 올린다.’ 19일 강경 우파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 박모 씨는 이런 제목으로 사진 여러 장을 올렸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 수십 개가 바닥에 떨어져 뒹구는 사진과 함께 “노량진역에서 환승하는 직장인인데 상쾌한 아침마다 죽은 사람 생각나게 해서 기분이 더러웠다”고 적었다. 그는 이날 오전 직접 가위를 들고 서울 동작구 노량진역 앞으로 와 가로수에 묶여 있던 노란 리본 수십 개를 30여 분에 걸쳐 모두 잘라냈다. 일베를 중심으로 한 일부 커뮤니티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두 번 울리는 비뚤어진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한 일베 회원은 18일 강원 춘천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현장의 사진을 찍어 “통행에 불편을 유발한다”며 민원을 넣은 사실을 자랑스레 올렸다. 일부 일베 회원은 “유가족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의사자로 지정해 달라’ ‘단원고 학생들에게 대학 특례 입학 혜택을 달라’고 주장하는 건 억지”라며 자신들의 행동을 합리화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20일 “항간에 떠도는 대학입학 특례, 의사자 지정은 우리가 낸 법안에 포함돼 있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는다”며 “현재 일베에 올라온 글들의 내용을 꾸준히 파악하고 있다. 도가 넘는다고 판단되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2014-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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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정 서울대 교수 “총장 선출 이사회 결정 존중”

    서울대 차기 총장 선출 과정을 놓고 이사회와 교수진·교직원 간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오연천 총장과 오세정 물리천문학부 교수(사진)가 11일 입을 열었다. 서울대는 이번 총장선거에서 간선제를 도입했고 총장추천위원회가 주관한 선거에선 오 교수가 최종 후보 3명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그러나 지난달 19일 이사회 투표에서 2등을 했던 성낙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총장으로 선출되자 교수협의회와 교직원 대표기구인 평의원회가 “1등과 2등이 바뀐 이유를 밝히라”며 반발했다. 오 총장은 미리 공개한 이임사에서 “차기 총장 선출 과정과 관련해 대학 대표로 총체적 책임을 느낀다. 선출 과정이 규정대로 진행되긴 했지만 교직원의 정서가 간선제 제도와 괴리되며 생기는 어려움을 예견하고 보완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전 교직원에게 보낸 e메일에서 “이사회 결정을 존중하지만 대학 운영 구조 개선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차기 총장님이 (이사회가) 투명하고 민주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게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교수협의회와 평의원회는 이사회가 14일 회의에서 총장 선출 과정을 공개하고 관련 규정을 개정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을 경우 각각 비상총회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201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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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 모임서 “노래해봐”… 주저하자 “논문 떨어지고 싶나”

    “○○야. 노래 한 곡 불러봐라.” 지난해 6월 서울의 한 식당. 석사과정 대학원생 박모 씨(26·여)는 지도교수로부터 이런 주문이 떨어지자 얼굴이 빨개졌다. 교수가 소속된 학회의 세미나가 열린 날이었다. 박 씨는 참석자들에게 책자를 나눠주는 일을 했고, 이후 저녁식사에 동석해 삽겹살을 굽고 있었다. 이날 식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했다. 박 씨의 차례가 다가오자 교수는 노래를 부를 것을 주문한 것이다. 그가 고개를 숙이면서 머뭇거리자 교수가 말했다. “너 논문 통과 안 되고 싶냐?”○ 사적인 일에 동원, 성희롱까지 대학원생들 사이에서는 이처럼 일부 지도교수가 ‘슈퍼 갑’으로 군림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서울의 사회계열 대학원에 다니는 이모 씨(29)는 “입학한 뒤로 교수의 말을 거부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교수의 주문에 따라 매일 커피와 음식을 사오는 잔심부름을 하고 있다. 교수는 책조차 직접 구매하지 않고 일일이 이 씨의 손을 빌린다. 이 씨의 친구는 지난해 여름에 교수의 비행기표를 대신 예매한 적도 있다. 교수가 동남아로 여행을 떠난다며 표를 끊으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지방의 한 공과대 대학원에 다니는 최모 씨(26)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그는 “특히 석사과정 대학원생들은 교수의 개인비서처럼 일을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차를 사더라도 조용히 해야 한다. 꼼짝없이 교수의 운전기사 노릇을 할까 봐 두려워서다. 최 씨는 “매일 도서관에 와서 대기하다 교수가 부르면 달려가서 일하는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지도교수 앞에서 꼼짝 못하는 분위기이다 보니 대학원생들은 설령 성희롱을 당하거나 폭언을 듣더라도 제대로 항의조차 하지 못한다. 서울의 한 사립대 석사과정에 다니던 박은정(가명·34) 씨도 그랬다. 그는 지난해 저녁식사 자리에서 술에 취한 교수로부터 “자고 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음 같아서는 거세게 항의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지 못했다. 주변의 대학원 친구들은 박 씨의 하소연을 듣고서도 아무도 도와주지 못했다. 괜히 나섰다가 보복을 당할까 무서워서다.○ 대학원생 인권보호 어떻게? 지도교수와 대학원생 사이에 ‘갑을관계’가 형성되는 이유는 장학금이나 연구비뿐 아니라 논문 심사에 대한 권한이 전적으로 지도교수에게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사립대 인문계열 석사과정 대학원생 김모 씨(25·여)는 “논문심사를 받을 때 외부 교수들이 학생의 논문을 비판하면 지도교수는 해당 논문을 설명하며 방어해주는 역할을 한다”며 “이 때문에 지도교수에게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논문 통과에는 지도교수의 도움이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논문이 통과되면 갑을관계가 사라질까. 그렇지도 않다. 이평화 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30·여)은 “한국의 학문사회는 좁기 때문에, 졸업을 하더라도 자신이 전공한 학계에 남아 있는 이상 지도교수를 계속 마주쳐야 하고, 잘 보여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립대 석사과정 대학원생 김모 씨(29)는 “학계에서는 지도교수가 당사자에게 내린 평가가 평생 가고, 결국 대학원생의 인생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진석 서강대 대학원 총학생회장(28)은 “부당한 관행은 제도를 통해 바꿔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대학별로 인권문제를 다루는 인권센터 설립을 의무화하고 대학원생의 권리와 관련된 회칙을 마련하도록 하는 한편 이를 대학평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논문이나 연구성과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으면 인권과 관련된 회칙이나 센터를 마련해도 선언적인 대책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논문심사와 연구비 사용, 프로젝트 추진 과정을 부정이 개입되기 어려운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모든 대학원생과 지도교수 간에 갑을관계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스승과 제자로 남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번 장관 후보자들의 논문 파동을 계기로 대학가의 관행으로 남아 있는 폐해는 반드시 고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갑을관계를 이용해 횡포를 부리거나 부정을 저지른 교수는 퇴출시키는 등 제재조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손호영 인턴기자 이화여대 작곡과 4학년}

    • 201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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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매매로 호텔수입 올려줬으니, 룸살롱 접는 대가 30억 내놔라”

    “달다고 삼킬 땐 언제고 쓰다고 뱉으니까 화가 나겠지.” 서울 강남의 한 호텔 룸살롱 영업부장은 8일 오후부터 9일 새벽에 걸쳐 강남구 봉은사로 라마다서울호텔 705호에서 벌어진 분신자살 소동을 이렇게 평했다. 박모 씨(49)는 8일 오후 6시경부터 호텔 객실에서 휘발유를 뿌리며 분신자살하겠다고 소동을 피우다 약 11시간 만인 9일 오전 4시 50분 경찰에 자수했다. 박 씨는 2003년부터 이 호텔 지하 1층에서 차명으로 룸살롱을 운영해왔다. 이번 사건으로 강남 일대 호텔과 룸살롱의 밀월관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게 경찰과 업계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피해보상금 30억 원 달라며 분신 소동 박 씨는 8일 오후 2시 18분경 휘발유 10L를 채운 플라스틱통을 들고 호텔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문병욱 라미드그룹 이사장(전 썬앤문그룹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문 이사장 등 호텔 운영진에게 몸에 휘발유를 뿌린 사진 등을 휴대전화로 전송하며 대화를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자 오후 6시경 119에 불을 지르겠다고 신고했다. 비슷한 시각 박 씨의 난동을 전해들은 호텔 직원도 경찰에 신고해 경찰과 소방 관계자 108명이 긴급 출동했다. 박 씨는 객실전화를 통해 박미옥 강남경찰서 강력계장에게 사연을 털어놨다. 호텔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다 성매매 알선이 적발돼 영업정지를 당하자 호텔 측이 가게를 빼라고 통보했고 이에 피해보상금 30억 원을 요구했는데 호텔 측이 10억 원만 주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박 씨는 그동안 이 호텔 객실 1개 층을 통째로 빌려 성매매 영업을 해오며 호텔 측에 수입을 올려줬는데 보상액이 너무 적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가 호텔 지하 1층에 차명으로 운영하던 B유흥주점은 2012년 5월 성매매를 알선하다 경찰에 단속돼 영업정지 1개월 처분을 받았다. 강남구에 따르면 이곳은 2009년 7월과 2011년 2월에도 성매매 알선으로 단속돼 각각 영업정지 1개월과 과징금 2220만 원 처분을 받았다. 박 씨는 2012년 11월 가게 이름을 바꾸고 노래주점으로 영업을 계속했지만 단속을 자주 당한다는 소문이 퍼져 영업이 잘 되지 않았다고 한다. 호텔 측은 2012년 12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자 박 씨에게 가게를 비우라고 종용했다. 잦은 단속 때문에 돈벌이가 안 되는 데다 호텔 이미지 차원에서도 좋을 게 없다고 봤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박 씨는 권리금과 인테리어 비용 등 보상을 요구하며 버티다 올해 2월 법원의 강제명도 처분에 의해 가게를 내줬다. 경찰은 박 씨를 업무방해와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로 체포하고 10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호텔과 룸살롱의 ‘공생관계’ 드러나 박 씨가 분신자살 소동을 벌인 호텔 7층은 2012년 5월 단속 당시 성매매 장소로 쓰인 곳이다. 이 호텔도 성매매 장소를 제공한 혐의로 같은 해 9월 강남구로부터 영업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지만 “호텔에서 성매매가 이뤄지는 줄 몰랐다”며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 서울행정법원에서 심리가 진행 중이다. 통상적으로 호텔에 입주한 룸살롱은 보증금과 월세를 내고 호텔 객실 일부를 빌려 성매매 장소로 제공한다. 룸살롱은 가까운 곳에 ‘2차’ 장소를 확보하고 호텔은 고정적으로 방값을 버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장사가 잘되면 호텔 몇 개 층을 통째로 빌리기도 하고 강남 일대 최대 규모 룸살롱이었던 ‘어제오늘내일(YTT)’처럼 아예 성매매 영업을 목적으로 호텔을 짓기도 한다. 이에 여행업계에선 “강남 일대 호텔엔 집단 관광객이 묵을 방을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는 말까지 나온다.조동주 djc@donga.com·황성호 기자}

    • 201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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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맥 짚어서 유병언 찾았다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의 도피 행각이 지속되며 ‘현상금 사냥꾼’들의 황당한 제보도 계속되고 있다. 유 씨에게 걸린 현상금이 ‘로또’에 버금가는 5억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제보는 주로 5월 25일 유 씨가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전남 순천시에 집중됐다. 6월 초순에는 한 무속인의 제보로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무속인은 유 씨가 순천에 있는 ‘정혜사’라는 사찰에 숨어 있을 것이라고 제보했다. 무속인은 “점괘를 쳐보니 유 씨의 기가 정혜사에서 강하게 느껴진다”며 신고했다. 정혜사로 올라가는 숲 속의 길에는 구원파 신도 4가구가 살고 있어 이전에도 유 씨에 대한 제보가 끊이지 않았던 곳이었다. 경찰은 무당의 점괘를 반신반의하며 현장에 나갔지만 결과는 허탕이었다. 유 씨와 닮은 외양 때문에 수차례나 곤욕을 겪은 사람도 있다. 순천에 사는 문모 씨(96)는 유 씨의 수배 전단에 나온 얼굴과 흡사한 백발과 얼굴 생김새 때문에 집으로 찾아온 경찰을 서너 차례나 봐야 했다. 문 씨의 아들이 구원파 신도이고, 거주지 인근에 구원파 신도가 많이 산다는 점도 문 씨에 대한 제보가 끊이지 않았던 이유다. 순천경찰서에 근무하는 한 경찰은 “수맥을 짚고 다니는 사람도 제보를 해 출동한 적이 있다”면서 “전국에서 (유병언이 숨어 있다는) 제보가 들어오는데 순천에 와본 적도 없으면서 유 씨가 있다는 순천 특정 장소의 주소와 건물 모습까지 상세히 제보해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황당한 신고는 순천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말에는 양복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한 중년 남성(무직)이 서울의 한 경찰서로 찾아와 유 씨의 위치를 제보했다. 이 남성은 자신을 공무원 출신이라고 밝히며 유 씨가 서울의 한 번화가에 있는 A아파트에 숨어 있다고 말했다. 자필로 A4용지 3장에 그동안 유 씨의 행적을 정리한 이 남성은 “추리 결과 A아파트에 있을 것이다”라며 경찰을 설득했다. A아파트를 찾아간 경찰을 맞이한 사람들은 구원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신혼부부였다. 신고를 한 남성의 자녀들은 헛수고를 한 경찰에게 “아버지가 최근에 유 씨의 행방을 찾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이해해 달라”고 한 뒤 사과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 씨의 현상금이 5억 원으로 인상된 직후에는 하루에 전국적으로 200여 건의 신고가 접수됐지만 최근에는 100여 건으로 줄었다”면서 “제보가 접수되면 어떠한 내용이든 확인을 해야 돼 경찰력의 낭비가 크다”며 신중한 제보를 당부했다.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허위·장난 신고자는 6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과료, 구류 처분을 당할 수 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201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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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재 前철도시설공단 이사장 투신… 속도내던 ‘철피아 수사’ 급제동

    이른바 ‘철피아’(철도+마피아) 비리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른 김광재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58)이 4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 전 이사장은 이날 오전 3시 30분경 서울 광진구 자양동 잠실대교에서 한강에 뛰어내렸다. 경찰은 오전 5시 45분경 김 전 이사장의 시신을 발견해 인양했다. 투신 추정 장소에서는 검은색 양복 윗옷과 구두, 휴대전화, 지갑 등이 발견됐다. 그가 갖고 있던 수첩에는 3쪽에 걸쳐 유서 형식의 글이 적혀 있었다. 김 전 이사장은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에게 은혜도 못 갚고 죄송합니다”라며 가족과 지인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악마’에 걸렸다. 유혹에 넘어가 이런 지경까지 왔다”며 자책하는 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이사장은 철도부품 납품업체 비리와 관련해 자신에게 금품을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 권영모 씨(55)가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철피아 수사는 김 전 이사장의 자살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수사의 핵심 연결고리를 잃은 검찰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이사장의 자살 등으로 심리 상태가 불안정해진 권 씨를 이날 변호사법 위반 및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동안 검찰은 철도레일 체결장치 납품업체 AVT사가 김 전 이사장을 비롯한 정관계 곳곳에 로비를 벌인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왔다. 검찰은 3일 소환한 권 씨에게서 “나는 이 씨가 건넨 수천만 원을 김 전 이사장에게 건네는 배달부 역할을 했다”는 취지의 진술까지 확보했다. 이에 따라 김 전 이사장 소환도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 전 이사장의 자살로 납품업체나 발주 업무를 담당한 실무진과 관료 사이의 연결고리를 규명하는 데 한계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철피아 수사의 또 다른 한 축인 삼표그룹 비리 수사를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삼표그룹 계열사인 삼표E&C는 국내 철도궤도 공사 1위 업체로 시설공사 및 납품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권오혁 hyuk@donga.com·황성호·장관석 기자}

    • 2014-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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