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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겠다∼ 함께 눈뜰 수 있어서. 좋겠다∼ 함께 꿈꿀 수 있어서….” 7일 대구 수성구 대구미술관 내 웨딩홀에서는 가수 스윗소로우의 노래 ‘좋겠다’가 울려 퍼졌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최고 스타로 떠올랐던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의 주장(스킵) 김은정(28)의 결혼을 축하하는 노래였다. ‘팀 킴’의 동료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가 함께 불렀다. ‘안경 선배’ 김은정이 백년가약을 맺었다. 신랑은 5년간 교제해온 이모 씨로 대구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스케이트 코치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팀 동료를 부르는 목소리 “영미∼”와 함께 승리할 때마다 보여줬던 거수경례로 팬들의 이목을 끌었던 김은정은 경기에 집중하는 무표정한 얼굴과 뿔테 안경으로도 유명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안경 선배’였다. 하지만 이날 결혼식장에서는 안경을 쓰지 않았다. 주례 없이 진행된 이날 결혼식에서 김은정의 아버지는 “돈보다는 행복하게 살아라” 등의 덕담을 건넸다. ‘팀 킴’의 멤버들도 총출동했다. 팀원 5명 모두 김 씨여서 팀 킴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들 중 4명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친자매 및 친구들이었다. 의성의 특산물인 마늘에 빗댄 ‘갈릭걸스’를 비롯해 ‘컬벤저스(컬링+어벤저스)’ 등의 애칭도 얻었다. 이들은 새신랑에게 “(김은정은) 볼살이 예쁘니까 빠지지 않도록 해 달라” “밥 먹고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좋아하니 가만히 내버려 두라” 등의 유쾌한 당부도 건넸다. ‘팀 킴’은 올림픽 후에도 대표팀으로 세계여자컬링선수권에 참가해 5위를 하는 등 꾸준히 활동했다. 김은정은 평창 패럴림픽에서 휠체어컬링 스킵 서순석과 함께 최종 점화자로 나서기도 했다. 김은정은 지난달 말 루게릭병 환자를 돕는 캠페인인 아이스버킷챌린지에 동참하기도 했다. 캠페인에 참가했던 피겨스케이팅 대표 최다빈이 다음 참가자로 김은정을 지목했고 김은정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탈리아로 신혼여행을 떠난 김은정은 대구에 신혼집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25∼28일 경북컬링훈련원에서 열리는 월드컬링투어-코리아의 한국주니어컬링캠프에 팀 동료들과 함께 강사로 나설 계획이다. 이후 8∼9월에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도 준비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스웨덴의 축구스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7)가 잉글랜드 축구의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경기를 보게 됐다. 8일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스웨덴과 잉글랜드의 8강전을 앞두고 잉글랜드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43)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펼친 장외 대결의 결과다. 프랑스 파리생제르맹,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세계적인 클럽에서 활약한 이브라히모비치는 이번 월드컵 대표팀으로는 선발되지 못했다. 포문은 이브라히모비치가 먼저 열었다. 그는 6일 베컴을 향해 “잉글랜드가 승리한다면 세계 어디든 당신이 원하는 곳에서 저녁 식사를 사겠다. 그러나 스웨덴이 승리하면 이케아(스웨덴 가구회사)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사 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과거 베컴과 파리생제르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브라히모비치는 이번 시즌 LA 갤럭시 이적을 앞두고 과거 갤럭시에서 뛰었던 베컴에게 조언을 구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이에 베컴은 “스웨덴이 이기면 이케아에서 당신이 LA의 새로운 맨션에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사주겠다. 그러나 잉글랜드가 승리하면 웸블리에서 잉글랜드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경기를 보자. (영국의 대표음식인) 피시앤드칩스도 먹자”며 내기에 응했다. 잉글랜드가 스웨덴을 2-0으로 완파하며 베컴이 웃게 됐다. 베컴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브라히모비치의 얼굴에 잉글랜드 유니폼을 합성한 사진을 올리며 약속 이행을 요구했다(사진). 이브라히모비치는 트위터에 ‘그래 갑시다(Let‘s go)’란 메시지로 승복의 뜻을 밝혔다. 한편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날 경기에서 비스폰서 양말을 착용한 스웨덴의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에게 약 7만 달러(74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FIFA는 월드컵 기간 동안 공식 후원사 이외 다른 업체의 노출을 금지하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전 세계 별들이 모인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별별 기록도 쏟아지고 있다. 4일 스위스와 스웨덴의 16강 경기로 역대 월드컵 누적 관중 수는 4000만 명을 돌파했다. 5일 현재 이번 대회에만 258만 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역대 최다 기록은 1994년 미국 대회의 359만 명이다. 2014년 브라질 대회 343만 명, 2006년 독일 대회 336만 명이 그 뒤를 잇는다. 월드컵 최초로 비디오 판독(VAR)이 도입되면서 페널티킥 판정도 늘어났다. 총 56경기에서 28개의 페널티킥(21개 성공)이 나왔다. 역대 월드컵 최다 기록이다. 전체 146골 중 21%인 31골이 80분 이후에 쏟아지면서 팬들은 마지막까지 그라운드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 3골을 모두 후반 추가시간에 기록했다. 56경기 중 전반에 골이 나오지 않은 경기도 22번이나 됐다. 그러나 0-0 경기는 C조 조별리그 덴마크와 프랑스의 경기가 유일했다. 멕시코의 백전노장 라파엘 마르케스(39)는 악동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를 넘어 역대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17경기에서 주장 완장을 찬 선수가 됐다. 5개 대회에서 주장 완장을 찬 건 마르케스가 유일하다. 월드컵 통산 5회 출전은 멕시코의 안토니오 카르바할, 독일의 로타어 마테우스에 이어 세 번째다. 득점 선두인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25)은 주장 완장을 찬 채 6골을 넣으며 마라도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마라도나는 월드컵에서 통산 8골을 터뜨렸다. 잉글랜드의 승부차기 ‘8번 악몽’은 그대로 이어졌다. 1990년 크리스 웨들, 1998년 데이비드 배티, 2006년 프랭크 램퍼드에 이어 이번 대회 등번호 8번을 단 조던 헨더슨 역시 콜롬비아와의 16강전 승부차기에서 골 망을 가르지 못했다. 헨더슨은 동료들 덕분에 잉글랜드가 승부차기 끝에 12년 만에 8강에 오르는 장면을 지켜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추추 트레인’은 멈추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텍사스 추신수(36·사진)가 43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하며 아시아 출신 선수 최장 타이기록을 세웠다. 일본 스즈키 이치로가 2009년 시애틀에서 세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추신수는 4일 미국 텍사스주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휴스턴과의 안방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내며 연속 출루 기록을 이어갔다. 추신수는 이날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2볼넷을 기록했다. 팀은 3-5로 패했다. 올 시즌 리그 최장 기록을 경신 중인 추신수는 이제 조이 보토(신시내티), 앨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가 가진 현역 선수 최장 기록(48경기)에도 5경기 차로 다가섰다. 메이저리그 최장 기록은 1949년 보스턴의 전설적인 타자 테드 윌리엄스가 세운 84경기다. 국내 기록은 추신수와 동갑내기인 한화 김태균이 지난해 기록한 86경기다. 올해로 빅 리그 14년 차인 추신수는 5월 27일 캔자스시티와의 경기에서는 개인 통산 176호 홈런을 치며 일본 마쓰이 히데키(175홈런)를 넘어 아시아 출신 선수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추신수는 현재 홈런 183개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타율 0.347, 6홈런, 15타점, 15득점으로 활약해 ‘6월 최고의 우익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후반 추가시간 3분. 벨기에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26)의 손을 떠난 공이 일본의 골망을 흔들기까진 10초만이 필요했다. 상대 중원을 헤집은 케빈 더브라위너(27), 오른쪽 측면을 공략한 토마 뫼니에(27)의 발끝을 거친 운명의 공은 나세르 샤들리(29)의 왼발 끝을 거쳐 일본의 골문을 넘었다. 상대 문전에서 일본 수비수의 시선을 따돌린 로멜루 루카쿠(25)의 판단도 절묘했다. 5골을 주고받는 혈투 끝에 최종 승자가 벨기에로 가려지는 순간이었다. 후반 한때 2골 차로 앞서며 8강 진출을 눈앞에 뒀던 일본 선수들의 얼굴엔 망연자실한 표정이 역력했다.3일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월드컵 16강전에서 벨기에가 일본에 3-2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월드컵 토너먼트 경기에서 48년 만에 0-2로 뒤지던 경기를 뒤집는 극적인 승리였다. 벨기에는 두 대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사상 첫 월드컵 8강 진출을 노리던 일본의 도전은 마침표를 찍었다. 아시아 출전국 중 유일하게 월드컵 16강 무대를 밟은 일본은 이번 대회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조별리그 세네갈과의 경기에서는 일부 일본 관중이 전범기인 욱일기를 펴 문제가 됐다. 일본의 득점 직후 흔든 욱일기가 중계 화면에 포착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노출됐다. 일본 팬들은 과거에도 축구 경기에서 여러 차례 욱일기를 들어 물의를 일으켰다. 조별리그 마지막 폴란드전에서는 0-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10여 분간 자기 진영에서 공을 돌려 비난을 샀다. 1점 차로 패할 경우 16강전에 진출할 수 있다는 판단에 결정한 ‘언페어플레이’였다. 반대로 일본은 16강전 2-0 리드 상황에선 추가 골을 넣기 위해 공세적인 전술을 펴다 벨기에에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경기 뒤 니시노 아키라 일본 대표팀 감독도 “나의 실수였다”며 전술상의 문제를 인정했다.일본이 대회 내내 따가운 시선만 받은 건 아니었다. 경기 뒤 관중석을 직접 치우고 가는 관중 에티켓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날도 충격의 역전패 속에서도 일본 팬들은 조별리그 때와 마찬가지로 미리 준비해온 봉지에 음료수 컵 등을 담아가며 경기장을 정리했다. 영국 더선은 “경기장을 청소하며 일본 팬들은 그들이 패자가 아님을 입증했다”고 평했다. 일본 대표팀 또한 직접 자신의 라커룸을 정리한 뒤 떠났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경기장 책임자 프리실라 얀선스는 이날 경기 뒤 자신의 트위터에 깨끗이 정리된 일본 라커룸 사진을 올렸다. 두 얼굴의 일본. 상반되는 이미지를 남긴 채 일본은 러시아 월드컵의 모든 여정을 마감했다. 강홍구 windup@donga.com·김배중 기자}

운명의 한 방이었다. 스페인의 승부차기 다섯 번째 키커 이아고 아스파스가 페널티 마크 앞에 섰다. 스페인이 떨어지고 러시아가 8강에 올라가느냐가 걸려 있는 순간. 러시아 수문장 이고리 아킨페예프는 크게 숨을 쉰 뒤 아스파스를 노려봤다. 아스파스가 킥을 날린 순간 185cm의 아킨페예프가 개구리처럼 양팔과 양다리를 뻗으며 옆으로 몸을 날렸다. 구석으로 날아갈 줄 알았던 공은 뜻밖에 가운데로 향했다. 이미 골대 왼쪽으로 몸을 날렸던 아킨페예프의 팔은 이 공을 막을 수 없었다. 그러나 공은 뒤로 길게 뻗은 아킨페예프의 왼발 끝에 걸렸다. 연발 권총에 총알 한 발을 넣고 번갈아 서로의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잔인한 게임 ‘러시안 룰렛’에 빗대어 ‘11m 러시안 룰렛’으로 불리는 승부차기의 이날 승자는 러시아였다. 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개최국 러시아는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해 8강에 올랐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한국전에서 이근호의 평범한 중거리 슛을 놓쳐 ‘기름손’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아킨페예프는 러시아의 영웅으로 거듭났다. 4시간 뒤에는 덴마크와 크로아티아가 1-1로 비긴 뒤 잔인한 승부에 돌입했다. 승부차기에서는 ‘거미손’ 골키퍼들의 혈전이 이어졌다. 크로아티아의 다니옐 수바시치는 승부차기 5개 중 3개를, 덴마크의 카스페르 슈마이켈은 5개 중 2개를 막아내는 신들린 ‘선방쇼’를 보여줬다. 크로아티아가 승부차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양 팀 골키퍼를 합쳐 5개의 승부차기 세이브는 역대 월드컵 사상 한 경기 승부차기 최다 세이브 기록이다. 2016∼2017 프랑스리그 ‘올해의 골키퍼’에 선정됐던 수바시치는 3개의 세이브를 기록하며 역대 월드컵 한 경기 최다 세이브 개인 공동 1위에 올랐다. 이날 경기에서 슈마이켈은 지고도 경기 최우수선수(MOM)를 차지했다. 연장 후반 11분 크로아티아 간판스타 루카 모드리치의 페널티킥을 막아낸 것을 비롯해 경기 내내 눈부신 선방을 보여준 슈마이켈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골키퍼였던 아버지 페테르 슈마이켈이 보는 앞에서 아버지 못지않은 선방쇼를 펼쳤다.○ 11m 거리에서 벌어지는 심리 싸움 이론상으로는 승부차기에서 키커가 골키퍼보다 유리하다. 키커와 골대까지의 거리는 11m. 성인 남자 선수의 슈팅 평균 속도는 시속 90∼100km. 이 속도로 공을 차면 골라인 통과 시간은 0.4∼0.5초인 반면에 골키퍼의 반응 속도는 0.6초다. 이론상으로라면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실제론 다르다. 영국 BBC에 따르면 승부차기가 시작된 1982년 스페인 대회부터 2014년 브라질 대회까지의 승부차기 횟수는 총 240회. 키커들은 이 중 170회를 넣어 성공률은 70.8%였다. 2일 열린 16강전 2경기의 승부차기 성공률은 63.2%에 불과했다. 이론과 실제의 차이는 심리적인 데서 온다. 덴마크 골키퍼 슈마이켈은 상대가 킥을 하기 전에 몸을 이리저리 흔들거나 크게 소리를 지르는 등 키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려 했다. 노르웨이의 스포츠심리학자인 가이르 요르데 박사는 승부차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심리적 스트레스(40%), 슈팅 기술(10%), 본경기에 따른 피로(7%) 순으로 분석했다. 통상 키커들은 심리적 압박 때문에 첫 번째와 마지막 다섯 번째 순서를 기피한다고 한다. 공격수 출신인 김도훈 울산 감독은 “골키퍼는 승부차기를 막지 못해도 ‘밑져야 본전’이지만 키커는 그렇지 않다. 무조건 넣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국 엑서터대 연구팀은 “키커는 골키퍼의 동작을 무시하고 공을 어디로 보낼 것인지에만 집중해야 한다. 키커의 눈 움직임을 추적한 결과 골키퍼를 오래 바라볼수록 불안감이 높아져 킥 정확도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최고의 승부차기 코스와 슈퍼 세이브 비법 덴마크의 두 번째 키커 시몬 케르는 교과서적인 승부차기를 보여줬다. 그는 골대 오른쪽 상단에 꽂히는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가 몸을 던져도 막을 수 없는 위치로 공을 보낸 것이다. 크로스바와 골포스트에서 각각 50cm 안쪽 지점으로 향하는 공은 골키퍼가 거의 막을 수 없다. 반면에 최악의 코스는 골문 중앙 하단부로 향하는 킥이다. 스포츠 통계업체 OPTA는 “역대 월드컵에서 중앙 하단부로 향한 킥의 성공률은 58%에 불과했다. OPTA는 “만약 가운데로 공을 찰 생각이라면 낮은 코스보다는 골키퍼 머리 위로 향하는 강력한 킥을 해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선수들도 가장 확률 높은 슈팅 코스를 알고 있다. 그럼에도 실제 경기에서 최적의 코스로 공을 보낼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2002년 한일 월드컵 멤버인 김병지(골키퍼)는 “실제로 골대 위쪽 구석을 보고 승부차기를 하는 공격수는 드물다. 조금만 방향이 빗나가거나 힘 조절에 실패하면 골문 밖으로 나가버린다. 이 때문에 안정적인 득점을 위해 땅볼이나 골키퍼 어깨 높이로 공을 보내게 된다”고 말했다. 승부차기를 골키퍼가 성공적으로 막아낼 수 있는 비법은 없을까. 독일 일간지 디벨트는 “키커의 발 모양은 공의 방향이다. 차기 직전 지면에서 킥을 지탱하는 쪽의 발끝은 80% 정도 공이 나갈 방향을 가리킨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스페인전에 나선 키커 9명은 디딤발 끝의 방향과 슈팅 방향이 일치했다. 골키퍼들은 다양한 동작과 발언으로 승부차기의 주도권을 가져오기도 한다. 김병지는 “상대가 킥을 하기 전에 제스처를 통해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정상적인 타이밍보다 골키퍼가 늦게 골문 앞으로 걸어가거나, 키커에게 볼을 건네며 ‘너 오른쪽으로 많이 차잖아’라는 식으로 심리전을 시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16강 이후로는 더 이상 무승부가 없는 토너먼트 경기가 계속되면서 승부차기는 치명적인 변수로 계속 작동할 수밖에 없다.정윤철 trigger@donga.com·김배중·강홍구 기자}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치열한 시즌 내내 기다렸을 달콤한 휴식기간. 지난달 26일 서울 성북구에서 만난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50)은 휴가 계획을 묻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난해 4월 감독 선임 이후 숨 가쁘게 달려온 그의 지난 1년이 눈앞에서 필름처럼 감겨 돌아가는 듯했다. “이러다 휴가 끝나겠는데요?”라며 웃는 그의 모습에서 벌써부터 다음 시즌을 향한 설렘이 느껴졌다. 현역 시절 ‘컴퓨터 세터’로 불리던 이 감독은 부임 첫 시즌 팀을 정규리그 3위로 봄 배구에 올려놨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55)과의 여성 사령탑 맞대결, 차세대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22) 특별과외 등 여러 이야깃거리도 나왔다. V리그의 스토리라인이 이 감독 덕에 풍성해졌다. 자신의 첫 시즌에 대한 평가를 묻자 이 감독은 80점이라고 답했다. “후하게 준 걸 알고 있어요. 저도 자존감이 필요하거든요”라며 말문을 뗀 이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아쉽지만 국내 선수들은 기술적, 체력적으로 기대만큼 실력을 끌어올렸어요. 외국인 선수가 전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재밌는 경기를 하기 위해선 국내 선수들이 자기의 역할을 다하는 게 중요해요. 그런 면에선 만족합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장점인 높이를 극대화하는 데도 주력했다고 덧붙였다. “센터 (양)효진이와 (김)세영에게 높이 있는 속공으로 승부를 걸자고 했다. 세터 다영이도 신장(180cm)이 좋아 높은 곳에서 볼을 올려주니 높은 속공을 성공시키면 상대가 무서워할 수밖에 없다. 내가 감독을 맡고서 가장 달라진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6∼2017시즌 팀 속공 5위(성공률 38.97%)였던 현대건설은 올 시즌 1위(52.99%)로 도약했다. 이 감독은 “수치로도 감으로도 선수들의 상태를 파악하는 데 이번 시즌은 내내 감 이상으로 수치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컴퓨터 세터의 집중과외를 받은 이다영에 대한 평가도 덧붙였다. “재능이 많은 선수다. 아무래도 내가 해왔던 포지션이라 타이트하게 조각조각내서 볼 수밖에 없다. 기대가 큰 만큼 혼도 많이 난다. 다음 시즌에는 확실히 다영이에 대한 기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팬들의 높은 기대만큼 혹독한 비판도 받았다는 이 감독은 “(남자부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과 문성민의 ‘케미’가 브로맨스로 표현되는 것처럼 다영이와 저도 어디 좋은 단어 없을까요?”라고 웃으며 팬들의 성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부터 지명 포기 구단이 나온 지난시즌과 달리 새 시즌에는 “많게는 3라운드까지 구단들의 지명이 이어질 수 있다”고 신인들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새 시즌 목표로는 우승을 언급했다. 이 감독은 “감독으로서 우승은 한 번 해봐야 할 말이 생길 것 같다. 저보다 선수들이 이기고 싶어서 안달 났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돌아보니 삶의 모든 과정이 감독이 되기 위한 준비작업 같았다”고 말하는 이 감독은 다음 시즌 더 활짝 웃을 수 있을까. 그의 얼굴에서 자신감의 꽃봉오리가 피어났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아쉬움이 채 가시기도 전. 30일 챔피언결정전에서 고배를 마신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사진)은 꽃다발을 든 채 대한항공 선수단 앞에 섰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포옹을 나눈 최 감독은 상대 팀 선수들에게도 일일이 축하 인사를 전했다. 한선수 김학민 등 일부 선수의 볼도 토닥이며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캐피탈 팀 선수들도 대한항공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패자의 품격이 빛난 순간이었다. 최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도 “대한항공 배구단의 첫 번째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축하 인사부터 전했다. 현대캐피탈에서 대한항공으로 둥지를 옮긴 센터 진성태, 리베로 정성민에게도 “잘했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최 감독은 “프로구단으로서 (패자가 승자를 축하하는) 아름다운 문화는 계속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챔프전이라는 마지막 고비를 넘진 못했지만 최 감독은 시즌 전 외국인 선수 부상 교체 등 악재 속에서도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하며 팀을 3시즌 연속 챔프전에 올려놓았다. 라이트 문성민, 세터 노재욱의 부상은 챔프전 기간에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래서인지 패장은 어느새 또 다른 시작을 기약했다. “내일부터 ‘외국인’ 트라이아웃을 바로 준비해야겠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4학년이 돼서야 비로소 대학생이 된 느낌? 이제야 대학 생활이 재밌네요. 하하.” 캠퍼스(한국체대)에서 오전 강의를 듣고 왔다는 쇼트트랙 샛별 임효준(22)에게서 새 학기의 싱그러움이 느껴졌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한국의 첫 금메달(남자 1500m) 주인공이 된 그는 요즘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한다. 28일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에서 만난 임효준은 “올림픽 준비할 때는 늘 학교도 훈련장을 가는 마음으로 갔다. 학생보다는 운동선수에 가까웠는데 요즘은 달라졌다. 학교 매점에서 사인 요청을 받아 놀라기도 한다”며 웃었다. 각종 행사, 방송 출연의 러브 콜도 쏟아졌다. 올림픽 전 6000명이던 인스타그램 팔로어도 30만 명으로 늘었다. 어딜 가나 셀카 내지 사인 요청을 받아 기쁘다고 했다. 임효준은 이날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친선대사로 위촉돼 자신을 롤 모델로 꼽는 쇼트트랙 유망주 이비호 군(8)에게 후원금 1000만 원을 전하는 등 바쁜 스케줄을 소화했다. 여느 연예인 못지않게 유명해졌지만 정작 스스로는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내 존재를 팬들에게 알리게 됐을 뿐이에요. 이젠 주위의 기대에 부응해야죠. 안현수, 김동성 선배처럼 쇼트트랙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초심을 강조한 그는 “내심 다관왕에 대한 욕심도, 자신감도 있었기에 평창 올림픽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4년 뒤 베이징에서는 꼭 2개 이상 금메달을 따겠다”고 덧붙였다.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도전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스피드, 쇼트트랙에서 모두 올림픽 메달을 딴 네덜란드 요린 테르모르스(스피드 여자 1000m 금, 쇼트 3000m 계주 동)를 보고 결심을 굳혔어요. 매스스타트는 쇼트트랙이랑 비슷한 점도 많고 쇼트트랙 모든 일정이 끝난 뒤 열려 해볼 만할 것 같아요.” 올림픽 매스스타트 우승자 이승훈(30)과의 맞대결이 성사되는 것이냐고 묻자 “‘형만 이기면 1등 아니냐’고 승훈이 형에게 말했더니 ‘효준이 네가 제발 날 좀 이겨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이달 중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황대헌(3위)에 이어 종합 4위로 마치며 다시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게 됐지만 큰 걱정은 없어 보였다. “올림픽 뒤 훈련을 많이 못 해서 걱정했는데 그동안의 준비가 어디 가지 않았다는 걸 느꼈어요. 오히려 자신감을 얻었어요.” 앞으로 두 번의 올림픽에 더 나가고 싶다는 그는 은퇴 후에는 카레이싱 라이선스를 따고 싶다고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기 위해 영어 공부도 시작할 생각이다. 당장 30일에는 고향 대구에서 프로야구 삼성 경기 시구에 나선다. 올림픽 뒤 첫 금의환향이다. 스물두 살 임효준의 봄날이 활짝 열린 듯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골프존뉴딘그룹은 스크린볼링 사업에도 도전한다. 3월 계열사 뉴딘이 선보인 ‘뉴딘VR볼링’이다. 그룹의 기술력을 동원해 출시한 뉴딘VR볼링은 실제 볼링장에서 느낄 수 있는 볼링공의 움직임과 핀 액션, 현장음 등을 생생하게 재연했다. 기존 그룹에서 선보였던 스크린골프와 스크린야구 사업 등에서 선보였던 노하우를 적용했다는 평가다. 특히 기존 볼링장의 약 40% 공간과 3분의 1 수준의 창업비용만으로 창업이 가능해 예비 창업주들의 좋은 호응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앞서 골프존뉴딘그룹은 지난해 9월 세계 최초의 스크린 낚시 ‘피싱조이’를 내놓았다. 최근 채널A ‘도시어부’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주목받으며 국민 취미로 자리 잡은 낚시의 대중화를 위한 도전이다. 피싱조이는 가로 22.5m, 세로 2.5m의 대형 스크린에 경남 통영 육지도와 마라도 앞바다를 생생하게 구현해 실제 낚시터에 온 듯한 느낌을 구현했다. 스크린을 향해 낚싯줄을 던지면 실제 낚시처럼 입질을 맛볼 수 있게 했다. 낚싯줄 하나에 모터 6개를 연결해 생생한 물고기의 힘과 무게감은 물론 파도 등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낚싯대 전자릴에 부착한 자이로 센서는 낚싯줄의 방향을 정교하게 구현하고, 장력 센서 및 전자 브레이크 장치는 어종별로 다르게 설정한 장력 수치를 적용해 물고기 100여 종의 각기 다른 손맛을 느낄 수 있게 했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파도와 갈매기 소리로 현장감도 더했다. 매장 내에는 펍도 마련돼 시원한 맥주나 음료, 피자 등 다양한 먹을거리도 즐길 수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챔피언 반지를 향한 전쟁이 이제 다시 시작된다. 2018시즌 메이저리그가 30일 막을 올린다. 정규시즌 162경기를 치르는 30개 구단은 저마다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길 원한다. 올 시즌 관전 포인트를 꼽았다.○ FA 앞둔 류현진, 한미일 400세이브 도전 오승환 코리안 메이저리거 중 눈길을 끄는 건 LA 다저스 류현진이다. 일찌감치 팀의 5선발 자리를 꿰찬 류현진은 올 시즌이 끝나면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시범경기에 네 차례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7.04를 기록한 그는 다음 달 3일 애리조나와의 경기에서 시즌 첫 등판을 한다. FA 계약을 앞둔 그가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되지 않기 위해선 시즌 초반부터 확실하게 입지를 굳혀야 한다. 토론토 유니폼을 새로 입은 오승환은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에 4세이브만을 남겨놓고 있다. 팀에 로베르토 오수나라는 걸출한 마무리가 있지만 상황에 따라 얼마든 기회가 올 수 있다. 텍사스 추신수는 타격 폼에 레그킥을 추가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초청선수로 개막전 로스터에 극적으로 합류한 밀워키 최지만도 다시 한 번 빅리그 안착을 노린다.○ 오타니와 이치로의 도전 올 시즌 일본인 두 선수의 행보도 흥미롭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와 시애틀 스즈키 이치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구단의 프레젠테이션까지 봐가며 특급 대우를 받았던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의 전설 베이브 루스에 이어 다시 한 번 투타 겸업 성공 신화를 꿈꾼다. 시범경기에서는 투타 모두 극심한 부진에 “타격은 고등학생 수준”이라는 혹평을 받으면서도 4선발 자리를 꿰찼다. 우여곡절 끝에 6시즌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온 이치로도 5년 만에 개막전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최소 50세까지 뛰겠다는 이치로가 친정 시애틀에서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휴스턴, 어게인? 월드시리즈 챔피언 후보로는 지난해 우승팀 휴스턴이 꼽힌다. 지난 시즌 우승을 이끈 저스틴 벌랜더, 댈러스 카이클 선발 원투펀치에 피츠버그에서 이적한 게릿 콜까지 합류하면서 마운드가 더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휴스턴의 대항마로는 LA 다저스, 클리블랜드, 뉴욕 양키스 등이 꼽힌다.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적생들이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거리다. 마이애미에서 양키스로 이적한 내셔널리그 홈런왕 장칼로 스탠턴은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에런 저지와 팀을 챔피언에 올려놓겠다는 각오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4학년이 돼서야 비로소 대학생이 된 느낌? 이제 서야 대학생활이 재밌네요. 하하” 캠퍼스(한국체대)에서 오전 강의를 듣고 왔다는 쇼트트랙 샛별 임효준(22)에게서 새 학기의 싱그러움이 느껴졌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에서 한국의 첫 금메달(남자 1500m) 주인공이 된 그는 요즘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한다. 28일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에서 만난 임효준은 “올림픽 준비할 때는 늘 학교도 훈련장을 가는 마음으로 갔어요. 학생보다는 운동선수에 가까웠죠. 요즘은 달라졌어요. 학교 매점에서 사인 요청을 받아 놀라기도 했죠.”라며 웃었다. 각종 행사, 방송 출연의 러브 콜도 쏟아졌다. 올림픽 전 6000명이던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30만 명으로 늘었다. 어딜 가나 셀카 내지 사인 요청을 받아 기쁘다고 했다. 임효준은 이날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친선대사로 위촉돼 자신을 롤 모델로 꼽는 쇼트트랙 유망주 이비호 군(8)에게 후원금 1000만 원을 전하는 등 바쁜 스케줄을 소화했다. 여느 연예인 못지않은 유명세를 치르고 있지만 정작 스스로는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내 존재를 팬들에게 알리게 됐을 뿐이에요. 이젠 주위의 기대에 부응해야죠. 안현수, 김동성 선배처럼 쇼트트랙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초심을 강조한 그는 “내심 다관왕에 대한 욕심도, 자신감도 있었기에 평창 올림픽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요. 4년 뒤 베이징에서는 꼭 2개 이상 금메달을 딸 겁니다”고 덧붙였다.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도전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스피드, 쇼트트랙에서 모두 올림픽 메달을 딴 네덜란드 요린 테르 모르스(스피드 여자 1000m 금, 쇼트 3000m 계주 동)를 보고 결심을 굳혔어요. 매스스타트는 쇼트트랙이랑 비슷한 점도 많고 쇼트트랙 모든 일정이 끝난 뒤 열려 해볼만할 것 같아요.” 올림픽 매스스타트 우승자 이승훈(30)과의 맞대결이 성사되는 것이냐 묻자 “‘형만 이기면 1등 아니냐’고 승훈이 형에게 말했더니 ‘효준이 네가 제발 날 좀 이겨줬으면 좋겠다’고 하던걸요?”라며 웃었다. 이달 중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황대헌(3위)에 이어 종합 4위로 마치며 다시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게 됐지만 큰 걱정은 없어 보였다. “올림픽 뒤 훈련을 많이 못해서 걱정했는데 그동안의 준비가 어디가지 않았다는 걸 느꼈어요. 오히려 자신감을 얻었어요.” 앞으로 두 번의 올림픽에 더 나가고 싶다는 그는 은퇴 후에는 카레이싱 라이센스를 따고 싶다고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기 위해 영어 공부도 시작할 생각이다. 당장 30일에는 고향 대구에서 프로야구 삼성 경기 시구에 나선다. 올림픽 뒤 첫 금의환향이다. 스물두 살 임효준의 봄날이 활짝 열린 듯 했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호랑이가 사자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프로야구 KIA가 27일 광주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홈런 6방을 쏘아 올리며 17-0으로 이겼다. 이날 KIA는 국내 데뷔전을 치른 삼성 선발 보니야에게 매운맛을 보여줬다. 3회 KIA 외국인 타자 버나디나의 시즌 1호 홈런(1점)을 시작으로 4회에 홈런 2방을 추가하자 보니야는 더 이상 못 버티고 강판됐다. KIA는 후속 투수인 김기태에게도 홈런 3방을 더 쳤다. KIA 안치홍은 4회 연타석 홈런을 치며 역대 8번째로 한 이닝 2홈런의 기쁨을 맛봤다. KIA는 25일 경기에서도 홈런 4방을 집중시켰다. KBO리그 2년 차 KIA 선발 팻딘은 6과 3분의 1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2연승을 도왔다. 보니야는 3과 3분의 1이닝 동안 홈런 3개를 포함해 7피안타 9실점으로 무너졌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괴물이 맞붙는다.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지역 라이벌 LA 다저스와 LA 에인절스의 마지막 시범경기 관전 포인트다. 이날 선발로 예정된 다저스 류현진(31)과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24)의 투타 맞대결 성사에 관심이 쏠린다. 가능성은 높다. 27일 다저스와의 시범경기에 8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타니가 30일 시작되는 정규시즌에 대비해 타석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최근 등판(23일 에인절스전)에서 5이닝을 책임진 류현진 역시 정규시즌 경기에 준하는 이닝을 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타니가 선발로 출전할 경우 1, 2차례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다. 실력을 결과로 입증해야 할 처지는 두 선수가 마찬가지다. 오타니는 27일 발표된 MLB닷컴과 MLB네트워크 소속 전문가 50명 투표에서 아메리칸리그 신인상 부문 1위로 지목됐지만 여전히 빅리그 적응 가능성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ESPN은 “트리플A(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할 이유가 더 많다”며 개막전 로스터 등록에 회의론을 펴기도 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오타니 특유의 궤도가 큰 스윙으로는 지금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 대처하긴 쉽지 않다. 빠른 공을 의식하면서 어깨가 빨리 열려 변화구에도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했다. 지난 경기에서 1실점하며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후한 평가를 받은 류현진 역시 좋은 기세를 이어가길 원한다.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만큼 시즌 초부터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보강한 컷 패스트볼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셔널리그 소속 다저스와 아메리칸리그 소속 에인절스는 올 시즌 정규시즌에서 6차례 맞붙는다.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에게 3타수 2피안타, 아오키 노리치카(일본 야쿠르트 복귀)에게 4타수 2피안타를 기록하는 등 그동안 일본 타자들에게 재미를 보지 못한 류현진이 오타니와의 실전 맞대결에서 웃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반도를 뒤덮은 관측 이래 최악의 미세먼지는 최근 막을 올린 프로야구에도 악재다. 워밍업과 경기 시간을 합하면 3시간, 많게는 4시간이 넘게 야외에서 미세먼지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선수와 야구팬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높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프로야구 흥행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몸=재산’인 선수로선 특히 미세먼지에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주말 2연전을 안방 잠실구장에서 치른 두산은 라커룸에 마스크를, 더그아웃에는 가글액을 비치해 미세먼지에 대비했다. 선수들도 경기 전 타격 훈련 때 마스크를 착용했다. 한 선수는 “아무래도 (경기력에)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다. 몸 관리 차원에서 마스크를 썼다”고 말했다. 경기 관람에도 영향을 주는 건 마찬가지다. 24일 롯데와 SK의 경기가 열린 문학구장을 찾은 롯데 팬 김병조 씨(28)는 “경기장 외야가 뿌옇게 보일 정도였다. 목에 느껴질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각했지만 막상 마스크를 낀 야구팬은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SK 구단은 25일 입장 관중에게 마스크를 무료로 배포했다. 미세먼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구단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제27조)에 따르면 경기 예정 시간에 강풍, 폭염, 안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돼 있을 경우 해당 경기운영위원이 지역 기상청 확인 후 심판위원 및 경기관리인과 협의해 구장 상태에 따라 취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미세먼지 피해가 늘어나면서 2016년 규정에 관련 내용을 추가했다. 규정상 경기 도중 선수들의 마스크 착용도 문제가 되진 않는다. 아직까지 미세먼지로 경기를 취소한 적은 없다. 경기감독관의 재량에 따라 결정되다 보니 TV 중계, 매표 상황 등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에 현장에서는 규정을 손봐서라도 보다 적극적인 취소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강홍구 windup@donga.com·김배중·임보미 기자}

“안전한 투자를 하면 남는 게 없어요. 위험한 투자를 해야 왕창 남는 거죠.” 적진에서 1승 1패의 목표를 달성한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박기원 감독(67)은 승리 뒤 호탕하게 웃으며 이처럼 말했다. 배구단 감독이 난데없이 투자라는 단어를 거론한 건 팀의 강점인 ‘서브 철학’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서브 실패의 위험성에도 앞으로도 끊임없이 강한 서브로 상대를 공략하겠다는 감독의 강한 의지였다. 박 감독은 “완벽한 준비란 없다. 리스크는 감독이 책임을 지고 밀어붙여야 한다”며 자신의 지도 철학까지 덧붙였다. 감독의 바람대로 대한항공은 이날 서브에서 크게 ‘남는 장사’를 하며 웃었다. 대한항공은 26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현대캐피탈과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3-0(25-19, 26-24, 26-24)으로 승리하며 1패 뒤 1승으로 승부에 균형을 맞췄다. 대한항공은 이날 서브로 현대캐피탈(3점)보다 5개 많은 8득점을 했다. 그것도 적재적소에 터졌다. 2세트 듀스 접전 뒤 25-24 상황에서는 대한항공 레프트 곽승석이 상대 리베로 여오현과 레프트 송준호 사이에 떨어뜨리는 절묘한 서브를 성공하며 세트를 가져갔다. 대한항공은 3세트에 16-20까지 뒤처진 상황에서 이후 서브로만 3득점하며 끝내 승부를 3세트에서 마무리했다. 현대캐피탈은 평소 리베로를 맡는 신동광을 레프트 자리에 기용하는 4인 리시브 체제까지 동원했지만 상대의 기세를 막진 못했다. 반대로 대한항공의 안정적인 리시브 라인은 현대캐피탈을 더욱 지치게 만들었다. 정지석, 곽승석 등이 버티는 대한항공은 이날 45%의 리시브 성공률을 기록했다. 현대캐피탈의 성공률은 26.6%였다. 경기 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상대가 무너질 타이밍이 됐는데도 잘 버티다 보니 우리 선수들이 당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 감독은 대한항공 곽승석, 정지석의 수비 라인을 한국 배구의 전설적인 수비 라인으로 평가받는 박삼용-이재필, 신진식-석진욱 등과 비교하며 극찬하기도 했다. 현대캐피탈의 안방 천안에서 장군 멍군을 부른 양 팀은 이제 대한항공의 안방 인천으로 무대를 옮겨 3, 4차전을 치른다.천안=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스타 탄생의 서막을 알렸다. 2018시즌 KBO리그가 개막한 24일 야구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홈런 하나가 있다. kt의 신인 강백호(19·사진)가 KIA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친 올 시즌 첫 홈런이다. 이 홈런은 ‘고졸 최초 개막전 신인 첫 타석 홈런’ ‘최연소(18세 7개월 23일) 개막전 1호 홈런’ 등 각종 진기록을 남겼다. 진기록만큼이나 내용도 의미가 있다. 이날 상대는 지난 시즌 20승(다승 공동 1위)을 따낸 KIA의 외국인 에이스 헥터(31)였다. 강백호는 2스트라이크 3볼 풀카운트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6구째 패스트볼을 받아 넘겼다. 왼손 타자인 강백호가 공을 밀어 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강백호의 정교한 타격 기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군사용 레이저 기술로 투·타구 정보를 알려주는 ‘트랙맨 베이스볼’에 따르면 강백호의 첫 홈런 타구 속도는 시속 155.22km로 지난 시즌 리그 평균 인플레이 타구 속도(시속 142.6km·번트, 땅볼 제외)를 크게 뛰어넘는다. 이날 배트 타이밍이 다소 늦은 감이 있었지만 공이 폴대 바깥으로 휘어나가지 않고 담장을 넘어간 건 타구에 힘이 제대로 실렸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통상 신인 타자들이 정확도를 위해 33.5인치짜리 방망이를 주로 쓰는 것과 달리 강백호는 타구에 좀 더 힘을 싣기 위해 34인치 방망이를 활용하고 있다. 강백호는 개막 전 시범경기에서도 시속 160km대 타구 속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고 시절 투수와 포수를 주로 맡았던 강백호가 프로 데뷔 후 외야수로 전환하면서 좁은 수비 범위 등은 앞으로 보완해야 할 숙제다. 투수들의 약점 공략도 더욱 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시간은 신인 강백호의 편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4세트 7번의 매치포인트 기회, 그리고 7번의 듀스. 치열한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건 키 183cm 백업 세터 황승빈(대한항공)의 오픈 공격이었다. 황승빈의 공격이 상대 코트 위에 떨어지자 대한항공 선수들은 코트 위로 달려 나오며 환호했다. 삼성화재 센터 김규민은 패배를 믿을 수 없다는 듯 네트를 쥐고 흔들었다. 2시간 10분의 혈투 끝에 대한항공이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순간이었다. 정규리그 3위 대한항공이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최종 3차전에서 2위 삼성화재에 3-1(23-25, 25-20, 25-22, 32-30)로 이겨 2승 1패로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에 진출했다. 1차전 패배 후 2, 3차전을 내리 따내며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지난 시즌까지 13차례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패배 팀이 챔프전에 진출한 건 단 한 차례(약 7.7%)다. 대한항공의 날카로운 서브가 승리를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삼성화재(3개)보다 8개 많은 11개의 서브 득점을 하며 상대를 흔들었다. 외국인 에이스 가스파리니(사진)는 4세트 4-3에서 3연속 서브 득점을 성공하는 등 이날 서브로만 5득점하며 양 팀에서 가장 많은 39득점을 했다. 황승빈의 활약도 빛났다. 3세트 4-11 상황에서 투입돼 정확한 볼 배급으로 세트를 따내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을 하고도 챔프전에서 현대캐피탈에 패했던 대한항공은 이제 도전자의 입장으로 정규리그 1위 현대캐피탈과 24일부터 왕좌를 다툰다. 한편 신진식 감독을 새로 선임한 삼성화재는 시즌을 마감했다. 신 감독은 “(마땅한) 백업 요원이 없는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잘해줬다. 마지막이 아쉽지만 많은 공부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올 시즌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면 1994년 이후 24년 만인데요. 24년에 365일을 곱하면 8760일이 나옵니다. 8760개의 우승 볼에 팬들이 원하는 사인을 넣고 무료로 배포해 드리겠습니다.” 프로야구 LG 최고참이자 주장 박용택(39)이 미리 준비해온 우승공약을 밝히자 팬들이 들어찬 객석에선 환호가 쏟아졌다. ‘미스터 LG’의 약속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성인 팬을 위한 일일호프, 어린이와 청소년 팬을 위해서는 일일야구교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야구교실에는 이병규, 이상훈 코치가 말을 타고 등장할 것”이라고 덧붙이자 폭소가 터졌다. 정규시즌 개막을 이틀 앞둔 22일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미디어데이&팬페스트’에서는 LG의 신바람 입담이 빛났다. 삼성에서 정규시즌 5연패를 이끈 류중일 감독을 선임한 데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유턴한 자유계약선수(FA) 김현수를 영입한 LG는 이날 취재진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류 감독의 재치 넘치는 답변도 눈길을 끌었다. 류 감독은 올 시즌 김현수의 기대성적을 묻는 질문에 “타율 3할 5푼 이상, 안타 150개 이상, 홈런 30개 이상”이라며 목표를 콕 집어냈다. 감독 옆자리에서 당황한 표정을 짓던 김현수도 “해보도록 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삼성 감독 시절 애제자였던 김상수와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는 게 어색하지는 않으냐는 질문에 “지금도 내 새끼 같기는 하지만 LG 감독으로 왔으니 파란색(삼성을 의미)은 잠시 잊겠다. LG 파이팅”이라고 답했다. 각 팀 감독과 주장 등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 마치 선거에 나선 후보처럼 대형 우승공약도 쏟아져 나왔다. 올 시즌 FA로 롯데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포수 강민호는 “구단의 허락을 미리 받고 왔다”며 자신 있게 말문을 연 뒤 “전지훈련 때 팬 참관단이 오는데 지원하는 모든 분을 캠프에 모시고 숙박비와 비행기표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우승공약을 내걸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삼성 출신 레전드 이승엽(KBO 홍보위원)이 고개를 가로젓는 모습이 화면에 잡히자 장내에는 다시 한 번 웃음이 터졌다. 넥센 주장 서건창은 시즌 뒤 고척스카이돔에서 팬들과 1박 2일 캠핑을, NC 모창민은 내년 시즌 신축 마산야구장에서 열릴 안방 개막전 전석 티켓 무료 제공을 약속하며 물량작전을 펼쳤다. 우승 후보로는 5개 구단 감독들이 지난해 통합우승의 주인공 KIA를 꼽았다. 그러나 “후보는 KIA지만 우승은 두산이 할 것”이라는 김태형 두산 감독의 말처럼 각 팀 모두 정상을 향한 열망을 감추지 않았다. 겨우내 칼을 간 10개 구단이 이제 출발 총성만을 기다리고 있다. 강홍구 windup@donga.com·임보미 기자}

별들이 돌아왔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2018시즌 KBO리그 개막을 누구보다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국내로 유턴한 선수들을 비롯해 부상 재활을 마친 선수들까지, 리그를 호령했던 스타플레이어들이 일제히 복귀전을 벼르고 있다. 타이틀 경쟁 등 야구팬들의 볼거리도 더욱 풍성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유턴 선수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넥센 박병호(32)다. 2012∼2015년 4시즌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던 그는 포스팅(비공개입찰)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었지만 현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2년 만에 국내로 복귀했다. 넥센으로선 천군만마를 얻었다. 박병호가 4번 타순에서 중심을 잡으며 팀 타선 또한 두꺼워졌다. 외국인 타자 초이스, 박병호, 김하성 등으로 이어지는 넥센 타선이 어떤 파괴력을 보일지 주목된다. 미국 진출 전 목동구장을 안방으로 썼던 박병호가 고척스카이돔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도 관심거리다. 팬들 사이에서는 벌써 최근 2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던 SK 최정의 대항마로 박병호가 지목되고 있다. 박병호는 시범경기에서 이미 홈런 두 방을 신고했다. 빅리그에 도전했던 LG 김현수(30)는 2년 만에, kt 황재균(31)은 1년 만에 국내 복귀전을 치른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빅리그 구단과 계약했던 두 선수는 올 이적시장에서 친정팀이 아닌 새 유니폼을 입었다. 김현수는 두산 소속이었다가 한 지붕 라이벌 LG로, 황재균은 롯데에서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김현수는 시범경기에서 타율 0.353을 기록하는 등 별명이었던 ‘타격기계’다운 실력을 뽐내고 있다. 올해 새롭게 부임한 류중일 LG 감독은 김현수를 2번 내지 5번 타자로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황재균은 최하위 탈출의 선봉 역할을 맡는다. 그동안 마땅한 스타플레이어가 없다는 지적을 받아온 kt에서 황재균과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뽑힌 신인 강백호가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거리다. 시범경기에서 황재균은 주로 5번 타자, 강백호는 7번 타자로 활약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빅리그에서 시속 160km 가까운 까다로운 공에 도전해 왔던 만큼 국내에서도 예전같이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월드컵, 아시아경기 등 올해 예정된 다양한 국제대회 속에서도 빅리그 선수들의 복귀는 KBO리그에 확실한 흥행 요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마운드에선 돌아온 SK 김광현(30)이 단연 눈길을 끈다.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지난 시즌 재활에만 집중했던 김광현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시속 150km대 강속구를 던졌다. 지난시즌 팀 홈런 1위(234개)를 차지한 막강 타선에 김광현의 복귀가 어떤 시너지를 낼지 주목된다. 정규시즌·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하며 2017시즌을 자신의 해로 만들었던 KIA 양현종과의 동갑내기 좌완 에이스 맞대결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외국인 선수 중에서는 2015, 2016시즌 한화에서 뛰었던 로저스(33)가 넥센 소속으로 국내 팬들 앞에 선다.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당시 한화에서 방출됐던 로저스는 공교롭게도 한화와의 시즌 개막전에 선발로 나선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