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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계의 협업, 컬래버레이션은 2000년대 들어 빠르게 확산됐다. 두 브랜드 사이에 ‘×’ 표시를 두고 홍보하는 사례는 이제 쉽게 볼 수 있다. 같은 업종은 물론 다른 업종 간 협업도 흔하다. 2000년대 럭셔리 브랜드의 협업 파트너들은 주로 예술가였다. 상업적이면서도 예술의 세계를 지향하는 럭셔리 브랜드 속성과 잘 맞았다. 예술의 실험정신과 새로움은 럭셔리 브랜드에 영감을 주곤 했다. 2000년대 중반에는 테크놀로지와 럭셔리의 만남이 화제가 됐다. 2007년 LG전자와 프라다의 만남, ‘프라다폰’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요즘 럭셔리 패션 브랜드가 찾는 것은 뭘까? 바로 뒷골목, 길거리 문화, 힙합 같은 ‘쿨(Cool)함’이다. 반항적인 젊은이들의 문화, 유스 컬처(Youth culture·젊음의 문화)가 주류 문화를 제치고 대세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럭셔리×뒷골목’ 전성시대…쿨함을 찾아서 슈프림은 1994년 창업자 제임스 제비아가 뉴욕 뒷골목의 스케이트 보더들을 위해 내놓은 브랜드다. 스케이터들의 문화가 녹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반항적이고 무례한데 쿨한 느낌이다. 매주 목요일마다 신제품을 조금씩만 내놓는 방식도 독특하다. 매장 앞에는 전날부터 긴 줄이 늘어선다. 문이 열리면 순식간에 모든 제품이 팔리고 이후 이베이 등에서 2∼5배 비싸게 거래된다. 뉴욕타임스에 10대 딸을 둔 엄마 기자의 슈프림 쇼핑기가 실릴 정도였다.(그 기자는 결국 제품 구매에 실패했다.) 2000년에는 루이뷔통과 얼굴을 붉힌 일도 있었다. 슈프림이 루이뷔통의 모노그램을 동의 없이 무단 사용하자 루이뷔통은 법원에 사용금지 신청을 냈다. 17년 후 상이한 문화의 두 대표 브랜드가 만났다. 루이뷔통의 남성 컬렉션은 유례없는 관심과 박수를 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득템’한 사람들은 바쁘게 인스타그램에 올리느라 여념이 없다. 박서원 ㈜두산 전무는 2일 인스타그램에 루이뷔통×슈프림의 후드티를 입은 셀카 사진을 올렸다. 킴 존스 루이뷔통 남성복 컬렉션 아티스틱 디렉터는 “뉴욕의 남자들 사이에서 슈프림을 빼놓고는 대화가 완성될 수 없다. 이번 협업은 업타운과 다운타운, 아티스트와 뮤지션, 친구와 영웅들에 관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전통 럭셔리 하우스 버버리도 최근 쿨한 파트너와 손을 잡았다. 러시아 디자이너 고샤 루브친스키다. 루브친스키는 ‘포스트 소비에트 유스 스타일’을 표방한다. 한마디로 소련 해체 후의 러시아 뒷골목 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영국 신사와 러시아 반항아의 만남인 셈이다. 루브친스키는 지난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진행된 그의 2018 봄여름 컬렉션 런웨이에서 버버리와의 협업 디자인을 공개했다. 버버리의 대표적인 트렌치코트, 버버리체크 셔츠 등을 새롭게 해석한 8종의 남성복 제품을 선보였다. 이 중 오버사이즈 스타일로 재해석된 디자인은 버버리 브랜드 유산에 뿌리를 둔 현대적 재창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협업 제품은 내년 1월 판매될 예정이다. 버버리의 크리에이티브 총괄책임자(CCO)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버버리 아이코닉 디자인의 재해석은 영국 문화유산에 대한 존경심과 새로움이 느껴진다. 흥미진진하다”고 말했다. 루브친스키는 “버버리의 시대를 초월한 작품들은 우리의 현대적인 스트리트 웨어와 조화를 이뤘다”고 했다. 루브친스키는 지난해 스포츠 브랜드 휠라의 ‘부활’에도 일조했다. 지난해 그는 자신의 컬렉션에 휠라를 포함한 1990년대 유스컬처 브랜드의 로고 플레이를 선보였다. 이 옷은 켄달 제너 등 톱스타들이 입으며 화제를 모았다. 휠라는 다시 유스컬처의 상징이 됐다. 루브친스키에 앞서 옛 소련식 쿨함을 선보인 디자이너가 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베트망을 이끄는 조지아 출신 뎀나-구람 그바살리아 형제다. 파격적인 행보로 기존 하이패션의 룰을 깨고 있는 이들은 지난해 2017년 봄여름 컬렉션을 위해 무려 18개 브랜드와 협업했다. 각 분야의 대표 주자를 모았다고 한다. 신발은 마놀로 블라닉, 재킷은 브리오니, 청바지는 리바이스, 스포츠 웨어는 리복, 붐버재킷은 알파 인더스트리 등. 미국 온라인 패션지 더 컷에 따르면 그바살리아 형제는 마놀로 블라닉을 찾아 이렇게 얘기했다. “우리는 구두를 망가뜨릴 거예요. 괜찮으세요?” 블라닉은 “오, 너무 좋아요. 제발 제발 제발 망가뜨려 주세요!” 재킷 한 벌을 만드는 데 220단계를 거쳐야 하는 전통의 이탈리아 슈트 브리오니도 “편하게 만들어보자”는 베트망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바살리아 형제는 더 컷과의 인터뷰에서 “짧은 기간에 각 분야 최고 브랜드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참여 브랜드들은 시도해 보지 못한 파격적 디자인 프로젝트의 일부가 되는 과정이 즐거웠다는 평이다. 윈윈의 협업이었다. 역사에 남을 패션 협업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오래도록 기억될 협업 사례들도 있다. 패션계에서 컬래버레이션이 화제가 되기 시작한 2000년대는 디지털 시대가 찾아오고, 명품 소비층이 젊어지던 시기다. 소비자는 새로움을 원했고 브랜드는 의외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연출하고자 했다. 과거에도 예술가와 디자이너의 협업은 있었다. 1920∼1930년대를 풍미한 프랑스 패션 디자이너 엘사 스키아파렐리는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와 협업해 유명한 작품을 남겼다. 랍스터가 그려진 이브닝 드레스다. 2000년대에도 예술가와 위트 있는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브랜드가 있다. 1997년 루이뷔통에 영입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크 제이콥스는 고상한 모노그램에 신선함을 불어넣고자 했다. 2003년 일본 팝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와 함께 만든 ‘멀티 모노그램’은 이렇게 탄생했다. 20대 젊은층이 명품에 관심을 쏟기 시작하던 시기, 형형색색 멀티 모노그램은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 2009년 스테판 스프라우스의 그래피티 백도 찬사를 받았다. 반면 현대 미술계의 거장 제프 쿤스와 루이뷔통의 협업 컬렉션은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쿤스의 지휘 아래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등 대가의 작품을 가방과 액세서리에 담았다. 올해 4월 공개되자 반응이 엇갈렸다. 미술관 기념품숍 가방에 왜 수백만 원 가격을 붙였냐는 비판과 예술의 의미를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반면 원래 쿤스 작품의 첫 인상이 ‘지금 장난해?’라는 반응을 자아내는 것처럼 예술로 봐야 한다는 리뷰도 있었다. 뉴욕타임스는 “핸드백을 두고 이렇게 말이 많은 건 처음인 것 같다. 그게 포인트”라고 평했다. 논란 자체가 브랜드에 나쁠 게 없다는 얘기다. 어쨌든 화제가 됐다는 증거니까. 패션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협업의 파괴력을 일깨워준 브랜드가 있다. 스웨덴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 H&M이다. 2015년 11월 서울 명동이 아수라장이 된 ‘발망 대란’이 유명하다. H&M이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발망과 협업한 제품을 명동점을 포함한 국내 4개 주요 점포에서 판매하자 2, 3일 전부터 줄이 늘어섰다. 결국 1000명 정도 몰리자 방송사 카메라까지 총출동했다. 미디어들은 ‘발망 대란’이란 이름을 붙이기에 이르렀다. H&M은 2004년 카를 라거펠트를 시작으로 매년 마르니, 알렉산더왕, 랑방, 발망, 겐조 등과 협업한 옷을 내놨다. 비싼 명품 브랜드를 SPA 가격대로 살 수 있으니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했다. 스산한 11월에 며칠을 노숙하며 기다리는 열혈 팬들을 보면서 온 국민이 발망을 알게 됐다. 두 회사 모두에 이득이 되는 협업이었다. 올해 H&M과 협업하는 디자이너는 어덤(ERDEM). 11월 2일 온라인과 오프라인 점포에서 동시 판매될 예정이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서울이라는 도시, 그리고 서울 여자에 어울리는 향을 추천해 달라고 하자 그는 루이뷔통의 ‘아포제’ 향수를 들었다. 그는 루이뷔통의 수석 조향사 자크 카발리에-벨트뤼 씨. 12일 막 서울에 도착한 그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만났다. DDP에선 루이비통의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 전시가 열리고 있다. 그는 “하나의 향만 고르긴 어렵다. 하지만 이렇게 습도가 높은 여름 날씨에는 ‘아포제’가 좋을 것 같다. 싱그러운 바람이 꽃을 가져다주는 향”이라고 말했다. 바로 향을 맡고 싶었다. 늘 하던 대로 손목 안쪽 부분에 뿌린 후 양쪽 손목끼리 맞대어 비비려는 순간…. “오 노(NO)!” 카발리에-벨트뤼 씨가 진정으로 안타까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온도가 높은 손목 안쪽에 뿌리고 거기에 문지르기까지 하는 것은 와인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마시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과거의 향수는 오일 성분이 많아 문지르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하지만 요즘은 스프레이로 분사하기 때문에 손등 위에 올려놓으면(뿌리면) 향이 당신을 찾아갈 겁니다. 향수도 향이 당신에게 다가오는 여정입니다.” 2012년 루이뷔통 하우스의 수석 조향사가 된 카발리에-벨트뤼 씨는 프랑스 남부 그라스 태생이다.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조향사였다. 가문에서 4세기 넘게 향에 대한 열정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수천 번 실험을 통해 탄생한 향이 고객에게 제대로 전달되는 과정까지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향에 대한 열정은 결코 지칠 수 없다”고 말했다. ―루이뷔통 수석 조향사로서 한국을 찾은 까닭은…. “루이뷔통은 프랑스 역사의 한 부분이다. 163년간 하우스가 지켜온 모든 DNA가 DDP에서 열리는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에 담겨 있다. 서울 전시에는 이전 파리, 도쿄 전시와 달리 향수가 전시된 방이 따로 있다. 파리 전시가 2015년 12월 그랑 팔레에서 공개됐는데 우리 향수는 지난해 9월 선보였기 때문이다.” ―향수에서도 여정, 여행과 연결지을 만한 게 있을까. “조향사는 원재료를 찾아 이곳저곳을 여행한다. 이렇게 탄생한 각 향수는 고유의 스토리가 있고, 나는 이 향수들을 통해서 감정을 창조하려고 했다. 향수는 또 고객의 여정과 함께한다.” ―세계적인 향수기업 피르메니히에서 22년을 일하다 2012년에 루이뷔통으로 이동했는데. 계기가 있었나. “글로벌 럭셔리 1위 브랜드의 전속 수석 조향사 자리를 거절할 이유가 없다. 루이뷔통에서는 전적으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행운이 주어졌다. 루이뷔통이 90년 만에 다시 향수를 론칭한다는 것은 매우 오랫동안 비밀이었다.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버크는 ‘고객에게 만족을 주고, 더 나아가 갈망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나도 그게 럭셔리의 정의라고 생각한다. 과거 향수 제조사에서 단순히 향을 만드는 일만 했다면 루이뷔통에서는 향수를 만드는 것뿐 아니라 향수의 삶 자체에 관여한다. 이제 소비자(consumers)가 아닌 고객(clients)을 생각하며 향수를 만든다.” ―2012년에 합류해 2016년에 무려 7가지 향수를 냈다. “합류 첫날부터 ‘여정’이 시작됐다. 하우스의 장인정신과 브랜드를 아름답게 만들어 나가는 이들과 만나며 역사를 느끼려 했다. 가죽제품, 특별한 원재료 등 루이뷔통의 뿌리에 맞닿아 영감을 받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첫 업무였다. ‘로즈 데 방(Rose des Vents)’은 근무 3일째부터 시작했던 향수이다. 진부한 재료를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 피부 위에서 진정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싱싱한 꽃과 관련한 아이디어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나에게 플로럴 향은 아주 어릴 때부터 탐구주제(quest)이다. 작은 재스민이 향으로 공간을 모두 감싸기도 한다. 그런 힘이 있다. 나는 이번 첫 컬렉션을 통해 여성성을 기념하고 싶었고, 꽃은 나에게 가장 좋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체다.” ―처음부터 7가지 향을 생각했는가. “럭셔리는 갈망을 만드는 것이다. 꽃을 통해 갈망을 만들어내고 싶었다. 사실 럭셔리 분야에서 7종류의 향수를 한번에 출시하는 경우는 전례가 없다. 4년 동안 90여 개를 만들어 냈는데 여기서 2, 3개 내는 데 그치고 싶지 않았다. 직관적으로 7개가 좋았다.” ―가죽 향기를 재현하려 했다는 내용을 봤다. “가죽 공방을 다니며 특유의 향을 느끼려 했다. 꽃 자체의 향에서 비롯된 환상적인 향에 가죽 향을 가미하고 싶었다. ‘VVN(루이뷔통 가방의 핸들에 쓰임)’이라고 불리는 천연소가죽의 특수한 향은 ‘당 라 포(Dans la peau)’에서 처음으로 시도했다. 가죽 향이 더해진 향수는 최초이다. 루이뷔통은 가죽 공예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그 향이 루이뷔통의 정체성을 잘 반영했다고 생각했다. 나에게도 도전이었다.” ―후각은 타고나는 것일까. “나는 후각이 타고나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 분야에서 타고난 천재는 없다. 훈련이 중요하다. 현재 55세이고 올해 7월 4일은 내가 훈련을 시작한 지 39년째 되는 날이다. 나는 여전히 훈련을 멈추지 않는다. 나는 다섯 살 때부터 아버지와 할아버지처럼 조향사가 되고 싶었다. 아버지의 시향병을 맡아보는 걸 지켜보는 게 즐거웠다. 사실 그라스 지역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족 중에 향수 업계에 몸담고 있는 이가 있다. 일요일 점심에 정치나 향수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은 일종의 의례였다.” ―서울을 위해 새로운 향을 만든다면…. “오늘 공항에서 도심으로 오며 젊은이들을 지켜봤다.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굳이 향기로 표현하자면 과일의 느낌이 배었다 생각되고, 다면적인 특징을 갖기 때문에 장미로 표현하고 싶다. 역동성, 희망과 에너지가 버무려져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과실향과 장미 향,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디(나무) 향을 가미하고 싶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루이뷔통이 첫 향수를 만든 것은 1927년이다. ‘부재의 시간(Heures d’Absences)’이란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왔다. 이 향수는 DDP에서 열리는 루이뷔통의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 전시에도 출품돼 있다. 루이뷔통은 2012년 자크 카발리에-벨트뤼 씨를 수석 조향사로 영입했다. 1년 뒤에는 1640년 프랑스 남부 도시 그라스에 세워진 ‘퐁텐 파르퓌메’라는 공방을 샀다. 이 공방은 ‘향기로운 분수’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 공방5은 LVMH그룹의 후각 창조 센터로 변모했다. 여기에는 카발리에-벨트뤼 씨뿐 아니라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수석 조향사 프랑수아 드마쉬의 아틀리에도 자리를 잡았다. 4년이 지난 지난해 9월 루이뷔통은 7개의 향수를 내놨다. 그라스 지역의 장미꽃 향기를 가득 머금은 ‘로즈 데 방(Rose des Vents)’, 은방울꽃과 재스민 꽃잎, 목련, 장미의 향이 함께 어우러진 ‘아포제(Apog´ee)’, 진한 월하향의 ‘튀르뷜랑스(Turbulences)’, 천연 가죽의 독특한 향기가 달콤한 살구 등과 어우러진 ‘당 라 포(Dans la peau)’, 아가우드와 화이트 플라워가 만난 ‘마티에르 누아르(Mati‘ere Noire)’, 전례 없는 바닐라 향기를 구현해낸 ‘콩트르 무아(Contre moi)’, 그리고 산딸기와 가죽 향이 신비롭게 조화를 이룬 ‘밀 푀(Mille feux)’다. 향수병 디자인은 산업디자이너 마크 뉴슨이 맡았다. 그라스는 세계적인 향수 산업의 중심지다. 카발리에-벨트뤼 씨는 “향수와 가죽은 떼려야 뗄 수 없다. 그라스는 원래 가죽 공예로 유명했던 곳”이라고 말했다. 16세기에 향기가 나는 장갑이나 가죽제품이 인기를 얻으면서 가죽과 향수의 관계가 시작됐다고 한다. 이때 수석조향사, 장갑 제조인과 같은 직업이 생겨났다. 향수 에센스가 가죽 향을 가려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그라스의 풍부한 장미, 재스민, 오렌지 꽃은 향기가 나는 장갑을 만드는 데 쓰였다. 19세기에 향수 산업이 급성장하며 향수 장갑 산업은 액체 향수 시장에 자리를 내줬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지난달 30일, 루이뷔통과 슈프림의 협업 제품이 서울에 상륙한다는 기사를 썼다. 국내 미디어 중 처음이었다. 기사를 쓰면서도 ‘진짜 줄이 늘어설까’ 궁금했다. 결과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 일대에 보기 드문 일이 일어났다. 늘 한산했던 거리에 수백 명이 몰려 진을 치고 기다리기 시작한 것이다. 30일에만 300명이 몰렸다. 이때 풀린 물량은 3일 만인 이달 2일 동이 났다. 2차 판매는 7일부터 시작한다고 공지가 떴다. 폭염과 장마가 기승을 부리던 때였지만 사람들은 계속 모여들었다. 텐트와 간이 의자도 동원됐다. 3일부터 4박5일 노숙을 각오로 기다린 것이다. 4일 밤에는 줄을 서는 문제로 한 남성이 난동을 피워 경찰까지 출동했다고 한다. 7일 문이 열리고 대란이 일어났다. 5만 원대 티셔츠부터 600만 원대 가죽재킷까지 모든 제품이 동이 났다. 이런 일이 세계 8개 도시에서 동시에 일어났다. 루이뷔통은 서울을 비롯해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미국 마이애미와 로스앤젤레스, 일본 도쿄, 중국 베이징, 호주 시드니 등 전 세계 7개국 8개 도시에서 한시적으로 이 컬렉션을 선보였다. 온라인에서는 원래의 두 배 이상 가격으로 상품이 거래되고 있다. 슈프림은 쿨함을 대표하는 뉴욕의 뒷골목 브랜드다. 그래서 루이뷔통이 올해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17 가을겨울 루이뷔통 남성 컬렉션에서 두 브랜드의 협업을 알렸을 때 업계의 반응은 뜨거웠다. 프랑스 럭셔리와 뉴욕 뒷골목의 만남은 양극단에 있는 문화의 조합이기 때문이다. 6개월 후 판매가 시작되자 루이뷔통×슈프림의 가치는 ‘실적’으로 증명됐다. 한정판 협업의 힘은 놀라웠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신세계그룹의 SSG 브랜드가 신용카드로도 확장됐다. 신세계그룹의 정보기술(IT) 계열사인 신세계아이앤씨는 19일 SSG 브랜드를 단 자체브랜드(PB) 신용카드를 내놓는다고 밝혔다. 금융 업무는 전북은행이 맡고, 신세계가 SSG 브랜드로 상품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운영 전반을 책임진다. 신용카드 회사가 신세계와 제휴 카드를 낸 적은 있었지만 PB 카드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드 사업자인 전북은행 표시가 SSG카드에는 없다. 앞서 이마트와 현대카드가 손잡고 만든 ‘이마트e카드’에 현대카드 표기가 돼 있는 것과 다른 점이다. 신세계는 2015년 간편결제 서비스인 SSG페이를 처음 선보였다. 신세계 관계자는 “간편결제 사업자 중 처음으로 신용카드로 영역을 확장해 고객 편의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SG카드 사용자가 SSG페이로 결제하면 사용액의 1.5%를 SSG머니로 적립 받아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여기에 신세계 포인트도 0.1% 추가로 받는다. 카드 사업자가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평균 수수료의 약 80%를 고객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SSG닷컴, 스타필드 등에서는 10%, 스타벅스, 이마트위드미, 신세계면세점 등에서는 20% 할인 쿠폰도 제공한다. 신세계는 SSG카드 출시를 계기로 간편결제 플랫폼인 SSG페이의 영토 확장을 노리고 있다. 김장욱 신세계아이앤씨 대표이사는 “신용카드와 가맹점이 주도하는 결제 환경에서는 고객들이 누리는 혜택은 제한적이었다. SSG카드는 간편결제 플랫폼인 SSG페이의 혜택이 더해져 고객 중심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신기술과 우리 사업의 연결고리를 찾아야 합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은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상반기(1∼6월) 그룹 사장단회의에서 4차 산업혁명을 또다시 키워드로 삼았다. 롯데그룹은 매년 두 차례 신 회장 주재로 사장단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에는 신 회장을 포함해 사장단과 경영혁신실, 비즈니스유닛(BU) 임원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디지털 시대의 신사업, 신기술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지난해 12월 같은 회의에서도 “4차 산업혁명의 그룹 비즈니스를 새로운 시대에 맞춰 어떻게 바꿀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신 회장은 이날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한 질적 성장이 바로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이라고 강조했다. 레고와 펩시를 사례로 들었다. 이 기업들이 핵심 사업 강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주목했다. 신 회장은 “올해는 창립 50주년이 되는 해이자 ‘뉴 롯데 시대’의 첫해다. 구글의 ‘10 타임스 싱킹(10 times thinking)’ 문화처럼 10% 향상이 아닌 10배 향상을 가져올 수 있는 아이디어를 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회의 참석자들에게는 ‘젊은 베르테르의 고뇌 다시 읽기’라는 책자가 배포됐다. 롯데그룹 인재원에서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소설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주석을 달아 펴낸 책이다. 롯데 창업자 신격호 총괄회장은 괴테의 이 소설 속 여주인공 ‘샤를로테’에서 ‘롯데’라는 이름을 따왔다. 신 회장은 추천사에 “이 책을 통해 우리 기업의 이름이 지향하는 정체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해보자”고 썼다. 창업주의 철학과 기업정신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자는 취지다. 한편 신 총괄회장은 지난달 24일 일본 롯데홀딩스에 이어 29일 롯데리아 이사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일본 롯데그룹 15개 계열사의 이사직을 모두 잃게 됐다. 한국 롯데에서도 남은 곳은 다음 달 임기가 만료되는 롯데알미늄뿐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정말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회장님 방문을 두드렸다. 적자가 너무 심해 운영 자체가 어려우니 사정이 조금 나아질 때까지만 식자재 지원을 부탁했다. 그것도 어렵다면 가게를 넘길 수 있게 도와달라고 애원했다. 회장님의 대답은 차갑고 빨랐다. “안 됩니다.” 계약 때 “적자가 심하면 점포 양도를 책임지고 각종 지원을 해 주겠다”며 ‘과잉 친절’을 베풀던 본사는 1년 만에 완전히 다른 얼굴이 돼 있었다. 2014년부터 3년간 4번째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연 김성현 씨(44) 부부. 이들이 털어놓은 실패 경험담은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구조적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2015년 기준 21만9000개. 하루 평균 114개 가맹 점포가 생기고, 66개가 문을 닫는다. 그 속도라면 지금쯤은 23만∼24만 개를 헤아릴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는 가맹점과 ‘윈윈’ 모델을 구축하며 은퇴자의 희망으로 자리 잡은 프랜차이즈도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프랜차이즈는 이른바 ‘갑질’ 논란에 휩싸여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8일 가맹사업 갑질 근절 종합대책을 내놓기로 한 것도 이런 현실 때문이다. 다음은 김 씨 부부의 얘기. 2014년 아내와 나란히 사표를 던졌다.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까지 근무하면 도둑) 같은 신조어가 남 일 같지 않았다. 차라리 좀 더 일찍 제2의 삶을 시작해보자고 마음먹었다. 20년 가까이 사무직으로 일해 온 우리 부부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유일하게 도전해 볼 만하다 싶었다. 생애 첫 사업은 분식 프랜차이즈였다. 가게 면적도 82m² 정도로 제법 컸다. 공개된 정보가 많지 않았다. 인근의 같은 브랜드 가맹점주를 찾아갔더니 하루 매출 100만 원은 식은 죽 먹기라고 했다. 현실은 딴판이었다. 분식점을 하기엔 매장이 너무 컸다. 임차료와 인건비가 인근 가맹점에 비해 배로 들었다. 인근 가맹점주가 본사 요청으로 좋은 쪽으로 말을 부풀렸다는 사실도 나중에 알게 됐다. 1년간 적자만 냈다. 2억2000만 원을 투자해 건진 돈은 3000만 원뿐이었다. 두 번째 차린 외식 프랜차이즈는 그럭저럭 장사가 됐다. 조금이라도 인건비를 아껴보자는 생각으로 매일 하루 12시간 이상 일을 했다. 아르바이트 직원 몫까지 휴일 없이 일을 하다 보니 몸이 견디질 못했다. 결국 임차료가 싼 변두리 동네로 자리를 옮겨 세 번째 도전에 나섰다. 이번에는 주점 프랜차이즈 ‘1호 가맹점’이었다. 계약 당일 ‘정보공개서’를 처음 봤다. 가맹사업 현황과 재무상태, 가맹 계약의 주요 내용 등 계약을 위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자료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계약 보름 전에 받았어야 할 내용이었다. 초기 비용을 줄여보려 인테리어 시공업체를 직접 알아보겠다고 조심스럽게 요청했다가 단칼에 거절당했다. 영업에 전혀 필요 없는 식자재도 배달됐다. 마늘 같은 건 그냥 버릴 수 없어 집으로 가져갔다. 구입 품목들에 대한 단가 명세조차 알 수 없었다. 개업 4개월 만에 가게를 접기로 했다. 그러자 본사가 위약금을 요구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시 눈물 그만 상담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올해 1월 합의 결정을 내렸다. 지금 생각해 보니 우린 1호 가맹점이 아니라 그냥 마루타가 아니었을까. 아내와 난 2월 또 다른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차렸다. 임차료를 꼬박꼬박 내면서 마냥 놀 수는 없었다. 한국 사회에서 퇴직 샐러리맨이 할 수 있는 건 결국 프랜차이즈밖에 더 있겠나. 다만 이번에는 실패하지 않길 바랄 뿐. 강승현 byhuman@donga.com·김현수 기자}

《 “(최저임금이) 1만 원 되면 장사 접을 거예요. 직원이 사장보다 돈을 더 벌 텐데요. 나중에 취업도 안 돼 빈곤층으로 떨어질까 겁이 납니다.” 16일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편의점을 하는 A 씨(52)는 한숨부터 쉬었다. 여름은 편의점의 성수기다. 그의 점포는 요즘 하루 매출 220만 원을 올린다. 일 매출 200만 원을 넘으면 보통 ‘대박’ 편의점으로 불린다. 하지만 A 씨가 하루 14시간 이상 일하고 손에 쥐는 돈은 월 200만 원이 채 안 된다. 1000원짜리를 팔면 가맹 수수료, 임차료, 공과금 등을 다 내고 약 100원 남는데, 여기서 70원 정도가 인건비로 또 떼인다. 내년에 최저임금이 16.4% 인상되면 인건비는 80원 정도가 된다. 》 그는 “비수기에는 150만 원 남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건비 아끼려고 부부가 12시간 교대로 근무하고 300만∼400만 원 겨우 버는 곳도 많다. 직원 처우 개선도 좋지만 사장이 살아야 직원도 살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을 발표하자 자영업자, 중소기업, 재계는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인상으로 3년 후인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시대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크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생존의 위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성남시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기껏 해야 월 300만 원을 버는데 통상임금 인상까지 고려하면 내년엔 140만 원 정도가 추가로 더 든다”고 말했다. 그는 정규직 3명, 시간제 2명 등 총 5명을 고용하고 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시간제 아르바이트생을 한 명 줄여야 할 수도 있다. 일부 영세 업주들 사이에선 “차라리 내가 직접 다른 점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낫겠다”는 자조 섞인 반응도 나온다. 중소기업도 비상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중소기업이 추가 부담할 금액이 15조2000억 원”이라고 추산했다.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와 새로 최저임금 대상이 되는 근로자 460만 명을 대상으로 순인상분, 4대 보험료, 특별격려금 등을 계산한 결과다. 최저임금이 2020년 1만 원이 되면 중소기업의 인건비 추가 부담액은 매년 81조5259억 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세상인과 중소기업은 정부 지원책도 비용 증가분을 만회하기에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업주의 인건비 부담 능력’을 무엇을 근거로 판단할지도 미지수다.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 씨는 한 달에 많아야 300만 원을 벌지만 매출은 3억4000만 원이다. 유류세 60%가 붙기 때문으로 매출액을 인건비 부담 능력 기준으로 보기에 힘들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서 5년째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모 씨(53)는 “대기업·중견기업 기준과 중소기업·소상공인 기준을 나눠 최저임금 인상률 차이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최저임금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폐업률 증가로 실업, 물가 인상, 투자 위축, 고용 감소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다. 피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전모 씨(32)는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 고용을 줄이거나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1만 원 시대로 인한 부담은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도 당장의 인상을 감내할 여력은 있지만 장기적으로 투자 및 고용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저임금 수준의 고용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유통업계는 이미 1만 원 가능성에 대비해 재무계획을 다시 세우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번 인상으로 연간 인건비가 250억∼500억 원이 더 든다”며 “어떻게 전략을 세워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9급 공무원 초봉이 최저임금보다 적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9급 1호봉 공무원의 기본급은 139만5800원으로 직급보조비(12만5000원)를 더해도 152만800원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월급(주 40시간 근무 기준 157만3770원)보다 적다. 물론 공무원 급여는 각종 수당이 더해지고, 최저임금과 연동해 올라 최저임금과 역전될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최저임금보다 높게 유지하려면 공무원 급여 역시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저임금 확정 직후 “내년 최저임금이 역대 최고 인상 폭(450원)의 2.4배에 이르는 1060원이나 오른 데 대해 경영계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최근 중소기업의 42%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고, 소상공인의 27%는 월 영업이익이 100만 원에 못 미치는 현실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경총은 “영세·소상공인의 경영 환경은 나빠지고,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김현수 kimhs@donga.com·김예윤 / 세종=최혜령 기자}

‘갑을관계’는 오래됐지만 ‘갑질’은 비교적 신조어다. 2013년 무렵 널리 퍼졌다. 갑이 해도 해도 너무 한다고 해서 나온 말이다. 남양유업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 사건이 시발점이 됐다. 30대 영업사원이 50대 대리점주에게 ‘죽여 버릴 거야’, ‘이 ××야’ 등 생생하게 욕을 퍼부은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라면 상무’, ‘땅콩 회항’ 등 안하무인형 갑질도 유명하다. 요즘은 프랜차이즈 업체의 ‘피자 통행세’ 같은 구조적 갑질이 지탄을 받고 있다. 이런 갑질을 정의하자면 ‘계약서, 법, 사회적 합의를 어기고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겠다. 며칠 전 감사원이 발표한 면세점 점수 조작 사태를 보며 떠오른 단어는 갑질이었다. 정부는 공정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와 법이 정한 면세점 선정의 원칙을 모두 깨뜨렸다. 심사위원들 사이에서 오갔다는 말은 더 충격적이다. 2015년 11월 2차 심사 당시 ‘롯데에 교훈을 남기자’라는 말이 나왔다. 롯데를 탈락시키자는 뉘앙스에 다름없었다. 정부는 갑질을 근절하기 위해 애써 왔다. 억울함도 문제지만 결국 시장 질서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공정한 심판자가 돼야 할 관세청이 왜 점수까지 조작했는지는 검찰이 밝힐 일이다. 그런데 이미 시장에 준 충격과 폐해는 누가 보상할 것인가. 2015년 11월 롯데와 SK가 탈락했을 때, 홈쇼핑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홈쇼핑도 5년마다 재승인 심사를 받는다. 당연히 기준 미달 기업은 허가권을 뺏는 게 맞다. 하지만 당시 기업들이 받은 시그널은 ‘찍히면 죽는다’였다. 정황만으로도 술렁였는데 실제 점수까지 조작됐다니 앞으로 정부 허가 사업마다 뒷말이 나오고 의혹이 난무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결국 대관(對官) 조직에 최고 인재를 보내고, 정부가 돈 내라면 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혹시나’ 하는 의구심 때문에 불필요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명백한 자원 낭비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탈락 직전 서울시내 매출 3위의 면세점이었다. 여길 탈락시키고 선정된 두타면세점이 금방 이 정도 위상을 갖긴 어려운 상태다. 효율적 자원 배분이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효율보다 상생이 더 중요한 대의일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중소기업은 상생에서 배제됐다. 배려한다고 중소·중견기업 몫을 만들어 놓고 그 후 계속 특허권을 남발했기 때문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 이 또한 청와대의 지시였음이 밝혀졌다. 2015년 초 이후 1∼3차 면세점 심사에서 새로 생긴 7개 특허 중 5개가 대기업 몫이다. 요즘 제일 속 타는 곳은 중기·중견기업 몫의 면세점일 것이다. 이들과 경쟁할 대기업은 예상보다 늘었고, 적자를 버틸 힘은 크지 않다. 중소·중견기업 몫의 SM면세점 권희석 회장은 지난해 3월 정부가 신규특허 4개를 더 발급하겠다며 공청회를 열자 “지금도 파리만 날린다”며 비명을 질렀다. 정부에 대한 불신, 실적 악화, 검찰 수사, 특허 지속에 대한 불확실성, 민사소송 가능성 등 이번 사태로 인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은 어마어마하다. ‘정부 갑질’이 어떤 갑질보다 무서운 이유다. 김현수 산업부 기자 kimhs@donga.com}
박근혜 정부에서 벌어진 ‘면세점 선정 비리’ 사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이 “롯데에 강한 워닝(Warning·경고)을 줘야 한다”고 지시한 일이 관세청 심사에서 롯데가 탈락하는 데 어떤 영향을 줬는지가 이번 수사에서 밝혀질지 주목된다. 이날 서울중앙지검은 감사원이 천홍욱 관세청장과 2015년 면세점 선정 심사를 담당했던 전·현직 서울세관 직원 등 5명을 수사 의뢰한 사건을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해온 특수1부(부장 이원석)에 배당했다. 천 청장은 면세점 심사 자료를 국회에 제출하지 않으려고 파기한 혐의(공공기록물법 위반)다. 나머지 서울세관 관계자들은 심사 점수를 조작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등)를 받고 있다. 검찰은 롯데가 2015년 7월과 11월 면세점 선정에서 탈락했다가 지난해 12월 다시 사업권을 되찾은 과정을 주목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2015년 8월 경제수석실에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대기업 독과점 규제 방안을 마련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렸다. 또 경제수석실을 통해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등 주요 경제 부처에 “롯데에 강한 워닝을 줘야 한다”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 때문에 관세청이 롯데의 심사 점수를 의도적으로 깎아 면세점 사업권을 박탈했는지, 이 일이 롯데의 K스포츠재단 추가 출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규명할 방침이다. 천 청장과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관계가 면세점 선정 비리 은폐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천 청장은 앞서 수사 과정에서 지난해 4월 말 관세청장 임명을 앞두고 최 씨의 측근이었던 고영태 씨(41·구속 기소)와 비밀 면접을 본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천 청장은 관세청장에 취임한 이튿날에는 최 씨에게 식사 접대를 하면서 “실망시키지 않겠다”며 ‘충성 맹세’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면세점 업계는 감사원이 발표한 관세청의 심사 비리에 대해 경악하는 분위기다. 한 신규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모두의 실패”라고 말했다. 정부가 특허 허가권을 남용하고 시장을 왜곡한 결과 특혜의 수혜자, 피해자뿐 아니라 모든 시장 참여자가 비용을 치르게 됐다는 얘기다. 서울시내 신규 면세점 4곳 중 선정 당시 ‘수혜자’로 꼽혔던 두산과 한화는 극심한 영업난에 시달리고 있다. 두타면세점의 영업적자는 1분기(1∼3월)에만 100억 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 갤러리아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 제주공항 면세점과 63점(서울 시내면세점)을 합친 매출은 444억 원, 영업적자는 127억 원이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향후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더해져 인기 브랜드 유치에도 ‘적색등’이 켜졌다. 1, 2차 면세점 심사 점수 조작에서 피해자가 된 롯데면세점도 허탈해하는 분위기다. 롯데는 사업권 상실로 4400억 원가량의 피해를 본 걸로 추정된다. 또 검찰 수사와 재판 결과에 따라 형사 처벌은 물론이고 기업 이미지 훼손과 매출 하락 등 추가적인 경제적 손실도 불가피하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사기를 쳤다’는 말도 나왔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2015년 2차 심사에서) 특허를 내 줄 때에는 ‘이제 당분간 추가는 없다’고 해서 수백억 원을 투자했다. 그런데 불과 한 달 뒤 말을 바꿔 추가로 허가를 내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강경석 coolup@donga.com·김현수 기자}

“롯데에 교훈을 남겨야 한다.” 관세청 과장이자 면세 특허 심사위원인 R 씨는 심사위원들의 이 같은 말을 들었다. 2015년 11월, 특허가 완료될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몫의 특허권을 누구에게 줘야 할지를 정하는 자리였다. 이른바 2차 면세점 대전 때다. 심사 대상은 월드타워점을 수성(守成)하려는 롯데, 도전자인 두산과 SK네트웍스였다. 심사 직전 관세청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공문을 낭독했다. ‘시내면세점 시장의 독과점 구조가 심화되고 있으므로 실질적인 경쟁이 일어날 수 있도록 신규 특허사업자 선정 시 고려해 달라.’ 심사위원들은 술렁였다. 2014년 기준 시장 점유율 60.5%였던 롯데를 사실상 떨어뜨리라는 말로 해석될 수 있었다. 그 와중에 ‘교훈’ 발언까지 나온 것이다. R 씨는 분위기를 보고 두산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기로 했다. 883점을 줬다. R 씨가 직전 심사(롯데 소공점 특허 몫)에서 두산의 동일한 사업계획서에 대해 줬던 점수(643점)보다 240점 높아졌다. 결국 두산이 롯데를 제치고 특허권을 따냈다. 감사원이 11일 발표한 ‘면세점 사업자 선정 추진 실태’는 충격적인 내용이 가득하다. 감사원은 보고서에서 “1, 2차 면세점 심사 시 정당하게 평가했다면 선정 사업자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사소한 잘못이 아니라 사업권의 향방 자체가 엇갈렸다는 뜻이다. 감사원은 또 “관세청은 공정위 공문의 내용을 특허 심사의 평가요소로 반영하려면 먼저 특허 심사평가표에 평가기준을 마련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관세청이 공정위의 공문을 읽은 것도 청와대의 우려를 반영한 결과였다. 2015년 8월경 관세청은 면세점 독과점 대기업에 대해 단기간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대통령 우려를 전달받았다. 심사위원 점수에 앞선 계량적 평가에도 롯데는 부당한 평가를 받았다. 정당하게 평가됐다면 롯데가 38.5점 차로 선정됐겠지만 실제로는 두산이 104.5점이나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그룹이 월드타워점의 사업권을 ‘부활’시키기 위해 최순실 씨(61·구속기소) 측근 회사인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추가 지원했다 돌려받은 것은 현재 재판 중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 혐의와 관련해 불구속 기소됐다. 감사원 조사 결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다시 면세 특허권을 얻은 3차 면세점 선정 과정에서 실제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다. 관세청의 기초자료 왜곡 사실도 적발됐다. 지난해 추가로 발급 가능한 특허 수는 최대 1곳에 불과했다. 그러나 4곳을 요청한 기재부 방침에 따라 매장당 외국인 구매고객 수나 점포당 매장 면적을 산출할 때 수치를 조절해 끼워 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에게 신규 발급을 지시하고 기재부가 이어받아 부당하게 개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롯데 측은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을 독대한 것은 지난해 3월로 정부가 신규 면세 특허를 발급하겠다고 결정한 후다. 로비 및 뇌물과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1차 신규 면세점 선정에서는 한화가 잘못된 평가로 유리한 점수를 받았다. 관세청은 2015년 7월 10일 1차 선정 당시 한화에 대해 매장 면적이 부풀려 있는 것을 알면서도 그대로 뒀다. 매장 면적에는 매장으로 이용할 수 없는 화장실, 에스컬레이터 등은 빼야 한다. 매장 면적이 클수록 점수가 높다. 한화는 이를 포함해 실제보다 240점을 더 받았다. 경쟁 관계였던 롯데가 190점을 적게 받아 탈락했다. 감사원은 “(선정된 업체에) 점수를 특별히 많이 준 이유에 대해 관세청 실무자들은 ‘감사과정에서의 실수였다’고 주장했다”며 “특정 항목을 고의적으로 삭제하고 점수를 부당하게 부여한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사유에 대해선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관련 사유 등은 향후 검찰이 수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감사원은 2015년 두 차례 선정과 관련해 관세청 직원 10명에 대해 해임 등 징계를 요구했다. 총괄책임자인 김낙회 전 청장에 대해 인사혁신처에 인사자료로 통보하도록 조치했다. 또 사업계획서를 반환하고 파기한 혐의(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 등으로 천홍욱 관세청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김현수 기자}

롯데그룹의 일본 투자설명회가 2년 만에 재개됐다. 지난해에는 검찰 수사로 전면 취소된 바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은 이 자리에서 한일 롯데의 시너지를 높이겠다며 한일 롯데의 ‘원 리더’로서의 비전을 밝혔다. 10일 롯데그룹은 일본 도쿄에서 일본 금융 및 투자기관 관계자 60여 명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신 회장과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사장), 이봉철 재무혁신팀장(부사장), 오성엽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 임병연 가치경영팀장(부사장), 이진성 미래전략연구소장(전무) 등이 참석했다. 지난달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명실상부한 한일 롯데의 ‘원 리더’가 된 신 회장은 이번 설명회를 통해 현재 롯데의 위기와 극복 방안, 비전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신 회장은 “20여 년 동안 이어온 설명회를 지난해 열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롯데그룹은 투명한 지배구조 구축과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강화를 통해 신뢰받는 기업으로서 지속적인 성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수가 모두 관여하는 중앙집권적 경영이 아닌 현장과 기업 단위의 자율성을 존중함으로써 더 큰 창의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일 롯데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롯데그룹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매년 일본에서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노무라 증권에서 경력을 쌓은 신 회장이 주로 참석해 설명회를 이끌었다. 지난해는 검찰 수사를 받느라 설명회를 열지 못했다. 황 사장은 롯데가 재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어려움 속에 있다면서도 “우리가 잘하고 있고,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의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해 그룹의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측은 “2015년 신 회장이 한일 양국을 동시에 경영한 이후로 2016년도 회계연도(2016년 7월∼2017년 6월) 영업이익이 266억 엔(26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고 설명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장기화에 대한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 정부 들어 처음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제 해결의 출구는커녕 간극만 공식 확인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우회적으로 사드 보복 철회를 요청했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한국이 장애를 제거해야 한다”며 사드 배치 철회가 우선임을 강조했다. 경제를 외교 문제의 볼모로 삼고 있다는 점을 공공연히 드러낸 셈이다. 사드 부지 제공의 당사자로 지목돼 상반기(1∼6월)에만 5000억 원 이상 손실을 입은 롯데그룹은 보복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올해 4월부터 지금까지 중국 롯데마트 99개 매장 중 87개 점포가 영업이 정지된 상태 그대로다. 경영 정상화를 간절히 바라지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중국 현지 사업의 구조조정을 고민 중이다. 면세점 업계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손실을 견디다 못해 특허권을 반납한 사례가 나올 정도로 업계가 어렵다. 잘나가던 롯데면세점마저 올해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의 위기감은 한층 커졌다. 당장 심각한 판매 부진에 이어 중국 진출 17년 동안 구축한 딜러망 1800여 개가 붕괴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현대·기아자동차의 6월 중국 판매량은 5만2000여 대로 전년 동기 대비 63% 줄었다. 상반기(1∼6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가량 감소했다. 피해액으로 치면 5조 원이 넘는다. 현대·기아차 측은 “현대·기아차가 고전하면서 함께 중국에 진출한 510개가 넘는 한국 부품업체들까지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 내 합작사도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중앙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상황을 수습할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무대에서는 ‘자유무역의 수호자’임을 자처하고 뒤에서는 대국답지 않게 경제 보복을 서슴지 않는 시 주석의 모순적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자유무역을 수호하겠다지만 중국은 철저히 중국식 자본주의를 추구하고 있다. 경제와 외교안보가 분리돼 있지 않아 외교 문제를 경제로 보복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모멘텀이 없으면 해결이 불가능하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도 큰 기대는 안 했다. 당분간은 중국 대내 메시지도 중요할 테니 시진핑 2기 체제가 출범할 11월 공산당대회 이후에 변화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현수 kimhs@donga.com·정세진·김재희 기자}
최근 소비심리가 개선되는 조짐이 보이지만 백화점은 여전히 울상이다. 6일 통계청 소매판매통계에 따르면 5월 백화점의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4.5% 감소했다. 백화점 판매액이 올해 1월부터 5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백화점 업계는 지난달에도 판매액이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에 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0.1%, 0.4% 늘었다. 5월 전체 소매 판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3.1% 늘어났다. 전체 소비는 늘었지만 백화점을 많이 찾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백화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7.2%로 전년보다 0.6%포인트 줄어들었다. 백화점의 주력 상품인 고가(高價) 의류 판매가 정체된 게 결정적인 배경으로 보인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비싼 의류에 대한 지출이 줄어들고 온라인 등에서 저렴한 상품을 찾는 소비 트렌드가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패션 브랜드와 백화점이 줄줄이 파산하거나 점포 수를 줄이는 추세다. 5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고가 청바지 브랜드 ‘트루 릴리전’이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고 보도했다. 트루 릴리전은 고가 청바지 시장의 선두 주자로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장마전선이 한반도를 덮쳤어도 때 이른 폭염은 움츠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달부터 기승을 부린 폭염이 반가운 곳도 있다. 옷차림이 가벼워지면서 여름 패션을 완성하는 ‘포인트 아이템’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여름 패션은 갖춰 입을 만한 요소가 적다 보니 액세서리의 인기가 높아지는 편이다. 선글라스, 모자, 주얼리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독특한 소매 모양을 자랑하는 상의가 포인트 역할을 하기도 한다. 김영섭 신세계백화점 해외잡화담당 상무는 “올해 폭염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며 적은 비용으로도 맵시를 뽐낼 수 있는 패션 소품 매출이 지난달 중순부터 빠르게 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올여름 사상 최대의 더위가 예보된 가운데 밋밋한 여름 패션을 돋보이게 해줄 원 포인트 패션 소품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울수록 잘 팔리는 원 포인트 소품 평균기온이 27도 이하였던 지난달 1∼15일, 신세계백화점에서 선글라스를 포함한 패션 소품 전체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선글라스만 따지면 0.6% 증가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서울 기온이 최고 32도까지 치솟은 지난달 16∼25일 갑자기 여름 포인트 패션 소품이 잘 팔리기 시작했다. 전체 패션 소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9% 올랐다. 양산은 11.3%, 모자는 20.3%, 선글라스는 6.1% 뛰었다. 중장년층 여성들의 전유물이던 양산은 2030세대에서도 성장세가 뚜렷하다. 자외선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다. 최근 양산은 진부한 반짝이 장식을 없애고 형광색상 등으로 포인트를 주면서도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상품이 늘어나는 추세다. 여름 포인트 패션 소품으로 선글라스를 빼놓을 수 없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최근에는 가벼운 선글라스가 인기다. 두꺼운 뿔테보다 얇은 프레임, 눈이 안 보이는 미러형 렌즈보다 눈이 비치는 틴트 렌즈가 트렌드”라고 말했다. 국내 선글라스 브랜드의 상승도 눈에 띈다. 수입 브랜드보다 가격은 낮지만 신선한 디자인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선글라스 전체 매출에서 국내 선글라스의 매출 비중은 과거 평균 5%대에서 지난해 30%대로 커졌다. 롯데는 SM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선글라스 브랜드 ‘오이일’을 론칭하기도 했다. 주요 백화점은 다음 달 16일까지 열리는 정기 세일을 맞아 패션 소품 할인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은 에스까다, CK, 듀폰, 로에베, 구치 등 유명 해외 브랜드 선글라스를 20% 할인해 판다. 서울 본점에서는 도플러, 닥스, 메트로시티 등의 양산을 2만5000원∼6만9000원에 판매한다. ○ 특이한 소매, 넓은 바지 소품만으로 부족하다면 상의나 하의에 옷으로 포인트를 줄 수도 있다. 최근 여름 패션 스타일에는 특이한 소매가 유독 눈에 띈다. 한껏 부풀린 퍼프 소매, 한쪽 어깨만 노출시킨 비대칭 소매, 커다란 리본과 러플로 어깨와 팔을 강조한 소매 등 색다른 소매가 인기를 얻고 있다. 굳이 새로 사지 않아도 된다. 집에 있는 셔츠를 입더라도 어깨를 드러내는 등 입는 방식만으로 포인트를 줄 수 있다. 여기에 라피아 소재로 만든 가방이나 모자를 매치하면 바캉스 룩으로 손색이 없다. 넓고 넓은 와이드 팬츠로 스타일에 ‘힘’을 줄 수도 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몸을 따라 흘러내리는 듯한 긴 상의와 발등을 덮을 만큼 길고 넓은 통바지를 통해 우아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매력을 선보였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셀린느는 패치워크 느낌의 독특한 와이드 팬츠를 정갈한 화이트 재킷과 함께 매치해 주목을 받았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성공을 선언한 다음 날인 5일 서울 풍경은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인기 한정판 제품을 파는 곳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주식시장도 하루 만에 강세로 돌아서며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5일 오후 2시경 서울 강남구 루이뷔통 글로벌 스토어 앞에는 100명이 넘는 사람이 매장 앞에 모여 있었다. 길 건너편에는 노숙을 대비한 텐트도 세워졌다. 루이뷔통과 미국 패션 브랜드 슈프림이 함께 만든 한정판 제품을 사기 위한 줄이다. 지난달 30일 1차 판매가 시작되자 300여 명이 몰리면서 3일 만에 완판됐다. 지금은 2차 판매 물량이 풀리는 7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현재 줄은 완판된 3일부터 늘어섰다. 4박 5일 이상 기다릴 각오로 모인 것이다. 4일 미사일 발사 소식에도 사람들은 더 모여들었다. 3일째 줄을 서고 있다는 김형진 씨(35)는 “3일 오후 3시부터 줄을 섰는데 대기번호가 16번”이라며 “평소 가지고 싶었던 제품이라 기다리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와 미국 뒷골목 스케이트보드 브랜드의 협업으로 화제를 모은 ‘루이뷔통×슈프림’ 매장은 서울을 비롯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프랑스 파리 등 전 세계 8개 매장에서만 임시매장 형태로 문을 열었다. 한정판 제품은 반팔 티셔츠 한 장에 60만 원가량이지만 이를 인터넷에 되팔면 150만 원이 넘는 돈에 팔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이베이에는 이 티셔츠가 1600달러(약 184만 원) 이상인 가격에 올라와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은 주식시장에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해 당일 주춤했던 코스피는 하루 만에 강세로 돌아섰다. 사흘 연속 오르던 원-달러 환율은 0.1원 하락(원화가치 상승)하며 1150.5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현수 kimhs@donga.com·황성호·박성민 기자}

백화점이 대형마트와 식품기업이 장악하고 있던 가정 간편식 시장에 뛰어든다. 무기는 고급 레스토랑 조리법과 신선한 재료다. 1970년대 ‘3분 카레’가 열었던 가정 간편식 시장이 ‘집에서 먹는 유명 식당 요리’로 진화하는 셈이다. 현대백화점은 4일 서울 강남 유명 레스토랑과 손잡고 고급 가정 간편식 ‘레시피 박스’의 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백화점이 신선 식품 재료를 대고, 이탈리안 레스토랑 ‘그랑씨엘’의 이송희 셰프가 조리법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간편 가정식 시장은 커지는데 인스턴트 식품 이미지가 강하다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 고급 재료를 앞세운 가정 간편식 아이디어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판매를 시작한 레시피 박스는 일단 2가지다. 그랑씨엘에서 파는 ‘명란 오일 파스타’와 이 셰프와 함께 조리법을 고민한 ‘차돌박이 부추무침’이다. 명란 오일 파스타 제품에는 스파게티면, 오일, 명란, 그라노파다노치즈, 올리브 오일 등이 들어 있다. 조리 안내문도 있다. 명란은 현대백화점의 전통 식품 브랜드 ‘명인명촌’ 제품이다. 부산의 명란 장인 장석준 씨가 청주로 빚었다. 가격은 2인분에 2만4000원 선으로 기존 가정 간편식보다 비싸고 레스토랑보다는 저렴하다. 현대백화점은 명인명촌 고추장으로 만든 육개장 등 향후 40여 가지 레시피 박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규범 현대백화점 명인명촌 담당 바이어는 “불황에도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과 눈높이는 높아지고 있다. 백화점 식재료와 레스토랑의 조리법을 더해 고급 가정 간편식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품기업과 편의점, 대형마트, 홈쇼핑에 이어 백화점까지 가정 간편식 시장에 뛰어들면서 업체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는 올해 국내 가정 간편식 시장 규모가 3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성장 잠재력도 높다. 농식품유통교육원 유통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가정 간편식 시장 규모는 전체 외식 시장의 12.5% 수준으로, 일본의 30%에 비해 낮다. 주요 간편식 업체들은 차별화를 위해 유명 식당과 협업하는 추세다. 방송을 통해 전국 각지의 맛집이 관심을 끌면서 경쟁적으로 ‘집에서 먹는 식당 요리’ 개념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간편식이 맛집의 산업화를 이끄는 셈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이마트다. 바이어들이 전국의 맛집을 찾아다니며 조리법 개발에 나선다. 2013년 서울 광장시장 내 순희네 빈대떡을 자체 간편식 브랜드 ‘피코크’로 내놓자 소비자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초대형 웍(중국 냄비)을 사서 홍대 맛집 ‘홍대 초마’의 불맛을 재현한 ‘초마짬뽕’은 올 상반기(1∼6월)에만 10만 개가 팔렸다. 서울 연남동 일대 유명 커피 전문점 ‘커피 리브레’와 협업해 지난해 자체 커피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맛집 조리법으로 화제를 모으자 2013년 340억 원이었던 피코크 매출액은 지난해 1900억 원으로 뛰었다. CJ오쇼핑은 셰프들의 간편식을 판다. 6일부터 이연복, 미카엘 등 유명 셰프를 모아 ‘쿡민셰프’ 특집 방송을 선보인다. 매출 목표는 연간 100억 원이다. 홍수경 CJ오쇼핑 방송콘텐츠담당 PD는 “소비자들은 가정 간편식의 맛과 품질을 믿을 수 있길 바란다. 그래서 셰프들을 참여시킨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이라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한화갤러리아가 제주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사업에서 손을 뗀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월 매출로 임차료도 못 낼 정도로 사업성이 악화됐다는 게 이유다. 한화갤러리아의 면세사업을 맡고 있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다음 달 31일 제주공항 출국장 면세점의 영업을 종료하겠다고 3일 공시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현재 월 매출(17억∼19억 원)로 임차료(21억 원, 연 250억 원)조차 낼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지속돼 더 이상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갤러리아는 금한령이라는 이례적인 상황을 들어 4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한국공항공사 측에 한시적인 임대료 인하를 요청했지만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국가계약법에 따라 산정된 임대료를 중간에 바꿀 수 없다는 이유였다. 2014년 갤러리아가 제주공항 면세점 운영 사업자로 선정될 때에만 해도 중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던 시기였다. 선정 당시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는 ‘독점’ 비판 여론을 의식해 공항 면세점 입찰에서는 발을 뺐다. 한화와 신세계 등 신규사업자의 경쟁이었다. 제주 국제선 출국장 면세점 매출의 80∼90%는 중국인 관광객에게서 나왔다. 그러나 올해 3월 중순 이후 금한령이 본격화되자 상황은 반전됐다. 4, 5월 제주공항의 출국 항공편수가 전년 월평균 800편대에서 200편대로 70% 이상 줄어들자 갤러리아 제주공항 면세점의 매출도 80%가량 하락했다. 갤러리아의 면세사업부는 지난해 서울 시내면세점인 갤러리아면세점 63을 개장하며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 손실이 불어난 상태였다. 여기에 금한령 사태까지 번지자 경영진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갤러리아 측은 “제주공항 면세점 철수 이후 기존 서울 시내면세점(갤러리아면세점 63)에 역량을 집중해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공항공사는 곧 신규 사업자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면세업계에서는 롯데를 유력한 신규사업자로 보는 가운데 호텔신라나 신세계 등을 물망에 올리고 있다. 갤러리아 제주 면세점 이전에는 롯데가 제주공항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2014년 당시에는 롯데와 신라가 제주 시내면세점을 차지하고 있어서 독점 비판을 받았었다. 시장이 악화되니 다시 이들에 손을 내미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사드 보복 이전에도 면세사업자들은 공항면세점을 두고 복잡한 셈법을 해왔다. 공항면세점은 높은 임차료에 만성 적자가 예상되지만 홍보 효과, 유통 협상력 강화에 유리하다. 인천국제공항은 효과가 더 커 인기가 높은 편이지만 지난해 김포공항은 여러 차례 유찰된 바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김해공항 면세 사업권을 2년 만에 반납했다. 만성적자가 원인이었다. 최근에는 인천공항마저 유찰 사태가 빚어졌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패션 잡화구역(DF3)은 6번째 유찰된 끝에 최근 신세계로 확정됐다. 최근에는 공항에 적자 점포를 감내할 만한 효과가 줄어들고 있다는 게 면세업계의 설명이다. 시내면세점이 늘어나 공항면세점의 우월적 지위도 약화됐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만약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입점 매장이 외부 충격으로 인해 매출보다 임차료를 더 내야 하는데도 나 몰라라 했다면 갑질 논란이 일었을 것”이라며 공항의 경직된 운영을 비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프랑스 고급 백화점 봉마르셰에서 향수 매출 1위를 기록한 스틱향수 ‘사베마송’이 단독매장을 내며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사베마송의 창업자 이자벨 마송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엘본더스타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뷰티 시장은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아름다움에 건강을 더해 새로운 향수의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안에 플래그십스토어 형태로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송 CEO는 프랑스 향수 업계에서 유명한 인물이다. 1970년대 향수 점포 ‘Shop8’에서 인턴으로 뷰티 업계에 발을 들였다. Shop8는 세계적인 뷰티 체인 ‘세포라’의 전신으로 프랑스 최초로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체험한 뒤 살 수 있게 만든 향수 매장으로 꼽힌다. Shop8의 창업자인 도미니크 만도노와 결혼한 뒤로는 두 사람이 함께 글로벌 뷰티 편집매장 세포라를 키워냈다. 1997년 세포라를 루이뷔통모에에네시그룹(LVMH)에 매각한 뒤에는 혁신적인 향수 개발에 몰입해 왔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게 스틱향수. 핸드백에 향수를 언제 어디서든 가지고 다닐 수 있어야 한다는 아이디어로 마송 CEO는 2015년에 사베마송을 창업했다. 건강을 고려해 천연 유래 원료만 고집했다. 남녀의 구분이 없는 향수 제품은 이자벨 아자니 등 유명 프랑스 배우뿐만 아니라 남성들의 반응도 좋다는 게 사베마송 측의 설명이다. 마송 CEO는 “프랑스에서는 매출의 20%가 남성에게서 나온다. 젊은 남성들은 로즈향 등 여성적인 향수도 과감하게 사용한다”고 말했다. 사베마송은 신세계백화점 화장품 편집매장 ‘시코르’ 등을 통해 올해 초 국내 소비자에게 선보였다. 공식 수입판매원인 한국메사의 정미숙 이사는 “사베마송은 세계적인 뷰티 시장인 한국에 비교적 빨리 상륙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경영권 분쟁으로 사이가 틀어졌던 롯데그룹의 형제가 2년 만에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이날 만남은 화해를 위한 첫걸음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30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6월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배석자 없이 만나 10여 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의 독대는 2015년 7월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된 이후 처음이다. 이 만남은 형제의 어머니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 여사의 중재로 이뤄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시게미쓰 여사가 화해를 권유했고, 다른 친척의 제안도 있어 2년 만에 두 사람이 만났다. 화해가 필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한 만남이었지만 특별히 합의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롯데 측은 2년간 서로 마주할 일이 없었던 신 회장 형제가 만났다는 사실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신 회장은 화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대화 노력을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남 이후 신 회장은 측근 등에게 “롯데그룹을 걱정하시는 이해관계자 분들의 염려를 덜어드리기 위해 가족 문제 해결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