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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와 안보의 위기가 동시에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와 정부의 국정 컨트롤타워 기능이 마비되면서 초유의 국가 위기가 닥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이 사실상의 대통령 유고 상태를 서둘러 수습하지 않을 경우 국정 공백을 넘어 국정 운영이 완전히 붕괴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공직사회 동요]외교2차관-공공기관 CEO 후임 못채워 최순실 파문으로 청와대를 비롯한 행정부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공직사회도 크게 동요하는 모습이다. 경제부처의 한 국장급 인사는 “청와대가 그렇게 보안을 강조하고 공직사회에 대해 솔선수범을 요구해 왔는데 정작 대통령은 비선을 통해 공식 문건을 대거 유출했다”며 “과연 공직사회에 영(令)이 설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공직사회가 패닉에 빠지면서 “이 정권에선 더 이상 앞장서서 일하지 않겠다”는 복지부동도 심화되는 모습이다. 정부 당국자들이 일제히 내부 단속에 나섰지만 공직사회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금융위 전 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공직자는 국민이 기댈 수 있는 최후의 보루”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기재부 내부망에 “이럴 때일수록 공무원이 중심을 잡고 업무에 더욱 매진해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개혁 인사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하지만 인사 검증을 해야 할 청와대 참모진이 물갈이되면서 부처별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는 전면 중단된 상태다. 주유엔 대사로 임명돼 자리를 비워야 하는 조태열 외교부 2차관의 후임 인선은 한 달 가까이 멈춰 서 있다. 한국석유관리원, 한국예탁결제원 등 정부 산하 공공기관에서도 최고경영자(CEO) 후임 인선 작업이 중단돼 경영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경제개혁 표류]노동5법 사실상 무산… 성과연봉제 위기 당초 전문가들은 올해 정부 목표치인 2.8% 성장률 달성의 변수로 미국의 금리 인상, 부정청탁금지법 등을 꼽았지만 지금은 정치 불확실성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당장 규제프리존특별법,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 신산업 육성책 등 정부의 경제 활성화 방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야당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노동 5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사실상 박근혜 정부 임기에서 처리가 무산됐다. 예산국회 역시 주도권이 야당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정부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사상 처음으로 400조 원대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 하지만 야당이 ‘최순실 예산’에 대한 집중 검증을 예고해 예산안의 법정기한(12월 2일) 내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실제로 3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예산소위는 미르재단이 관여한 정황이 드러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인 ‘코리아에이드(K-Aid)’의 내년도 예산 42억 원을 삭감했다. 당초 정부는 아프리카 6개국에 지원할 143억 원, 코리아에이드 센터 운영비 등 17억 원을 더해 모두 160억 원을 편성했다. 코리아에이드는 의료진이 진료를 보면서 케이팝과 K밀(한식)을 소개하는 이동식 트럭으로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순방 당시 시범 실시됐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미르재단이 사업 기획 단계부터 참여했고 K밀을 개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야당은 ‘최순실표 예산’이라며 삭감을 예고해 왔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올해 금융권 최대 현안인 성과연봉제 도입이나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위한 은행법 개정안, 한국거래소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이 사실상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등 양대 노총 소속 공공부문 노조들은 31일 기자회견을 열어 “성과연봉제에도 최순실의 국정 농단이 개입됐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갖고 있다”며 성과연봉제 폐기를 주장하고 나섰다.[외교활동 타격]해외순방 제약… 한일정보협정 여론 악화 대규모 시위가 잇따르고 야당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정상적인 대외활동을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2014년 5월 19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1박 2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다녀와 국면 전환을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은 나라를 비울 수 없는 상태여서 외국 방문은 언급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 12월경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하고 과거사 해법을 모색하는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개최가 물 건너갔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통상적으로 이뤄진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방부가 발표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협상 재개 결정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최순실 사태의 혼란을 틈타 여론도 무르익지 않은 상태에서 ‘구렁이 담 넘어가듯’ 은근슬쩍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외교안보 부처에서도 제기되고 있다.[안보태세 비상]혼란 틈탄 北도발 우려… 사드도 영향 일각에선 최순실 사태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늦어도 내년 말까지 배치하기로 한 일정에도 차질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대통령의 역할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 여부와 배치 부지를 최종 결정하는 것으로, 세부 절차와는 관련이 없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7일 열릴 예정이던 방위산업 진흥 확대회의는 최순실 사태로 연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리로 얼룩진 방위산업을 바로 세우고 각종 규제를 철폐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회의는 박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처음 열렸고, 1980년에 중단된 지 36년 만에 열릴 예정이었다. 국방부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회의를 대신 주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적 혼란을 틈탄 북한의 도발도 우려된다. 군은 미국 대선(8일) 등을 틈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기습 발사 등 도발을 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은 1일부터 7박 8일 일정으로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북한이 국내 상황이 어수선한 것을 노려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순방 일정을 연기했다. 외교라인은 어수선한 분위기 다잡기에 나섰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31일 실국장회의에서 “중심을 잡고 흔들림 없이 업무에 매진하라”고 지시했다고 참석자가 전했다. 1일 열릴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도 대북 압박 지속 및 ‘대북 공조 이상 없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려는 목적이 강하다.세종=손영일 scud2007@donga.com /정임수·손효주 기자}
정부가 27일 일본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을 위한 논의를 재개키로 하면서 중국에도 GSOMIA 체결을 제안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 소식통은 28일 “정부가 27일 주한 중국대사관 무관부를 통해 GSOMIA 체결을 제안했다”며 “아직 중국에서는 반응이 없다”고 전했다. 한국과 중국은 국방부 차관급 회의체인 한중 국방전략대화 등으로 일반적인 대북 정보에 한해 대화하고 있으며 북한 핵 및 탄도미사일에 대한 군사기밀 등을 주고받는 협정이나 약정은 체결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2012년 7월에 열린 제2차 한중 국방전략대화에서 처음으로 중국에 GSOMIA 체결을 제안했지만 중국은 당시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정부가 4년여 만에 중국에 GSOMIA 체결을 다시 제안한 것은 북한이 핵무기를 완성하는 단계에까지 올라섰고, 핵탄두 탑재 탄도미사일의 실전 배치가 코앞까지 온 만큼 대북 정보 수집량을 늘려 효과적인 군사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중국은 북한 탄도미사일을 탐지하는 탐지 거리 5500km 이상의 장거리 조기경보레이더를 4대 이상 운용하는 등 북한을 비롯한 주변국을 밀착 감시하고 있다. 정부는 중국과 GSOMIA가 체결되면 중국이 수집한 양질의 인적 정보(휴민트)까지 활용할 수 있어 북한 내부 동향을 파악하는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27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5차 중-러 동북아안보대화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비판했다. 이런 기류는 중국이 한국의 GSOMIA 체결 요청에도 부정적으로 나올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28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국방부 실무자들도 최근까지 GSOMIA에 대해 일절 검토한 바 없다고 하더니 지금 이 시점에 발표하는 건 국면 전환용 카드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할 때부터 정보 공유의 필요성이 커져 내부 논의 끝에 발표한 것이지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또 한 장관은 한일 간 GSOMIA 체결은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출할 근거를 마련해주는 것이란 일각의 주장에 대해 “필요한 군사 정보를 주고받는 일에 관한 협정일 뿐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과) 전혀 관계가 없다”며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은 국회 동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본은 한국 정부가 GSOMIA 논의 재개를 제안한 것을 환영하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동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상황에서 실제 협정 체결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박 대통령이 12월에 한중일 정상회의를 위해 일본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며 “(방일에) 부담되지 않도록 11월 중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10월에 논의 재개를 선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최순실 사태’를 거론하며 “(문제는) 국내 반대 의견을 무릅쓰고 강행할 체력이 박근혜 정권에 있는지 여부”라는 외무성 간부의 발언을 전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도쿄=장원재 특파원}
인사평가·승진심사 등 상급자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형성되는 기간이라도 상급자의 경조사에 10만 원 이하 금액에 한해 조의금이나 축의금을 낼 수 있게 된다. 또 직무 관련자끼리의 식사에서 한쪽이 1차에서 식사비를 모두 내고, 바로 이어진 2차에서 1차 식사 금액에 준하는 금액을 다른 한쪽이 모두 냈다면 1인당 3만 원을 넘어도 허용된다.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에 관한 무리한 유권해석을 막고 현실을 반영한 해석을 내놓겠다는 취지로 출범한 관계부처 합동 청탁금지법 해석 지원 태스크포스(TF)는 28일 첫 회의를 열고 논란을 일으켰던 사안들에 대한 최종 해석 기준을 내놨다. 당초 권익위는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형성되는 기간에는 상급자에게 직무 관련자에게 허용되는 10만 원 이하의 조의금이나 축의금도 줘서는 안 된다고 해석해 사회 상규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았다. 언론사 기자들이 공연·영화·스포츠 경기 등을 취재할 때 제공되는 ‘프레스티켓’도 1회 5만 원을 초과할 수 없다고 했지만, 취재가 목적인 만큼 타인에게 양도하지 않는다면 금액에 관계없이 받을 수 있다고 결론을 냈다. 또 현장학습이나 체험학습 등을 위한 시설에 학생들을 인솔하기 위해 방문하는 교사도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고 TF는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국방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을 위한 논의를 재개한다고 27일 공식 발표했다. 국방부는 이날 “어느 때보다 심각해진 북핵 및 미사일 위협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하려면 일본과 직접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2년 6월 밀실 처리 논란으로 무산된 지 4년 4개월 만에 논의가 재개되는 것이다. 한일 양국은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실전 배치 수순에 들어가고 4, 5차 핵실험을 거치며 핵무기 완성도를 높임으로써 기습 핵공격 가능성이 커진 만큼 GSOMIA 체결을 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은 2012년 6월 29일 GSOMIA 서명식을 50분 남기고 체결을 연기했다. 당시 “과거사 및 독도 영유권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았는데 일본과의 협정을 밀실 추진했다”는 여론의 거센 반발 때문이었다. 국방부는 2012년에 이미 협정의 목적, 군사비밀정보 보호의 원칙 등을 21조에 걸쳐 담은 합의문을 완성해 둔 상태고, 북한의 핵무기 완성에 가속도가 붙은 만큼 가급적 빨리 협정을 체결할 방침이다. 현재 한일 양국은 직접적인 정보 교환 대신에 2014년 12월 발효된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에 의거해 미국을 매개로 북핵 및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만 공유하고 있다. 북핵 및 미사일 관련 정보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탐지해야 하는 ‘시간과의 전쟁’이지만 미국을 거쳐야 하는 탓에 신속한 정보 공유가 어려웠다. 일본은 지상의 사람을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의 0.4m급 광학위성 4대와 야간레이더위성 2대 등 북한을 빈틈없이 감시하는 정찰위성을 6대나 보유하고 있다. 또 2021년까지 해상도 0.25m급 고성능 정찰위성을 추가 발사할 예정이다. 군 당국은 GSOMIA가 체결되면 일본이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자산으로 수집한 북한 잠수함 동향 및 무기 개발 수준 관련 정보, 탄도미사일 탄착지점 정보는 물론이고 대북 인적정보(HUMINT·휴민트)를 활용한 북한 내부 동향 정보까지 신속하게 제공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은 도쿄(東京)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협의를 재개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일본 기자들과 만나 “(2012년에) 서명 직전까지 갔던 것이기 때문에 제로부터 협상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12월 초 일본에서 열릴 가능성이 있는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만나 협상을 타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군 장병들이 먹는 군납 식품에서 30cm 칼이 나오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이물질이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어 군납업체의 신뢰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6일 육군 군수사령부에 따르면 군납 식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된 사례는 2012년 29건, 2013년 39건, 2014년 53건, 지난해 41건, 올해는 10월까지 47건으로 총 209건에 달했다. 특히 올해 납품된 배추김치에서 30cm 길이의 칼이 발견됐고, 지난해에는 닭 살코기에서 볼트와 너트가, 2013년에는 배추김치에서 죽은 개구리가 나오기도 했다. 2012년에도 김치에서 죽은 개구리가 두 차례나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불량식품’ 납품은 전투력 저하로까지 이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방위사업청은 26일 서울 해군호텔에서 식품정책 관계기관, 군 급식관계관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군 급식 안전성 향상을 위한 정책 발전 세미나’를 열고 불량식품 근절 방안을 논의했다. 세미나에서는 불량식품으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손해배상은 물론이고 계약 해지 이후 식품 재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정비용까지 청구하는 방안과 군 급식품목 전담 검사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육군군수사령부는 생산자에서부터 최종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식품을 냉동·냉장 상태로 유지해 공급하는 저온 유통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6·25전쟁에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프랑스인 참전 용사가 별세한 지 1년여 만에 생전 ‘제2의 고향’이라 여기던 한국에서 영면한다. 국가보훈처는 앙드레 발레발 씨(사진)의 유해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와 27일 유엔군 전우들이 잠들어 있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보훈처에 따르면 발레발 씨는 1953년 3월 프랑스 13보충대대 일등병으로 6·25전쟁에 참전했고, 1955년 3월 귀국했다. 그는 이후 프랑스 한인외인부대협회에 창립 멤버로 참여했으며 10여 년간 이 협회 명예회장을 지냈고, 프랑스 내 한인 행사에 참석하며 교민 사회와 각별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등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평소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했던 그는 “생사고락을 함께한 전우들이 잠들어 있는 한국에 묻히고 싶다”라는 말을 유언으로 남기고 지난해 7월 2일 향년 87세로 별세했다. 발레발 씨의 아들은 부친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으로 한국 내 안장을 문의했고, 보훈처는 주한 프랑스대사관과 협의해 유엔기념공원 안장을 결정했다. 안장식에는 발레발 씨 아들 부부와 손자도 참석할 예정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유해 봉환식부터 안장식까지 최고의 예우와 의전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엔기념공원에는 프랑스 참전 용사의 묘 44기 등 유엔군 참전 용사 묘 2300여 기가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대남 핵공격 위협이 현실화되면서 미국의 대한(對韓) 확장 억제(Extended Deterrence)의 실효적 강화 문제는 최대 안보 이슈로 주목받고 있다. 북한의 ‘핵 폭주’를 저지하고, 한국 국민의 안보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해 미국이 보다 강도 높은 대북 전략적 응징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상시 또는 순환 배치 방안이 떠올랐다. 하지만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48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는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절반의 성공’에만 그친 것으로 보인다. ‘미 전략무기의 상시순환배치(permanent deployment of strategic assets on rotational basis)’ 등 추가 조치를 검토하기로 합의했지만 이 내용을 SCM 공동성명에 명문화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당초 한국군은 이번 SCM에서 미 전략무기의 상시순환배치 합의 및 공동성명 명문화를 노렸지만 미 측과 협의 끝에 ‘검토하기로 합의한다’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런 결과가 나온 데는 미국의 현실적 고려가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우선 비용 문제다. 전략폭격기나 핵추진항모 등 전략무기를 해외에 전개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 군 관계자는 “이런 전략무기들을 한반도와 인근 해상·공중에 상시 개념으로 순환 배치하려면 비용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이 요구해도 선뜻 수용하기 힘들고, SCM 공동성명에 명문화하기에는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전략무기 운용 과정에서 상당한 예산 압박을 받고 있다. 미 민간 과학자단체 ‘걱정하는 과학자 모임(UCS)’은 21일 “미국은 3종 전략무기(핵미사일, 전폭기, 핵잠수함) 개량 사업에 향후 30년간 1조 달러(약 1136조 원)가 필요하다”며 “미니트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량에만 1000억 달러 이상이 든다”고 밝혔다. 미국은 현재 운용 중인 오하이오급 핵잠수함과 전략폭격기도 개량 사업을 계획 중이다. 이를 위해 2020년대 집중적으로 국방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고 UCS는 덧붙였다. 전략무기의 운용 절차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운용되는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사실상 고정 배치하려면 운용 계획부터 새로 짜야 한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 전략무기는 최소 1년 전부터 전개 지역과 규모, 시기 등 구체적 운용계획이 확정된다”며 “한반도 상시순환배치를 위해선 이번에 신설에 합의한 한미 외교·국방 확장억제 전략협의체(EDSCG) 등에서 후속 협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대신 한미 양국은 전략무기의 상시순환배치 이외에도 확장 억제의 실효성을 강화할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기로 공동성명에 명기했다. 북한의 ‘핵 질주’가 계속되면 제2, 제3의 군사적 압박 카드를 준비한다는 여지를 남겨 둔 것이다. 확장 억제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조직 정비도 했다. 한미동맹의 현안을 논의하는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아래 위기관리협의체(KCM)를 신설하기로 한 것이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한미 양국 해군의 대잠수함 작전을 포함한 연합 해상 작전 능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도 주요 합의 사항이다. 양국 해군은 잠수함, 해상초계기, 해상작전헬기 등으로 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 탐지·추적 능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북한이 쏜 SLBM을 해상에서 요격하는 능력도 배양하게 된다. SLBM을 이용한 북한의 핵 도발을 저지하기 위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조기 배치와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및 주한미군 기지 이전사업 등 동맹의 주요 현안들이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워싱턴=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손효주 기자·조숭호 기자}
부대장을 지낸 해군 준장이 공금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되는 등 전 부대장과 부대원들이 줄줄이 사법처리되며 홍역을 치른 소말리아 아덴 만 파병부대 청해부대에서 이번엔 하사와 중위가 음주에 엄격한 이슬람 국가에서 술을 마시고 서로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사건은 15일 오후 10시경(현지 시간) 중동 오만 살랄라 항 내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 일어났다. 이날 청해부대원을 태운 문무대왕함은 임무를 마친 뒤 살랄라 항에 기항했다. 해병대 A 중위(대위 진급 예정자)와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B 하사는 외출에 나선 뒤 이 레스토랑에서 각자의 일행과 함께 술을 마셨다. 그러던 중 A 중위의 일행인 해병대 C 하사와 B 하사 사이에 시비가 붙었고, 말다툼이 격해지자 A 중위는 B 하사의 태도가 불손하다며 뺨을 때렸다. 이에 B 하사도 격분해 A 중위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하는 등 ‘하극상 폭행’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해부대와 함께 파병을 간 헌병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해병대와 UDT 간에 신경전을 벌인 끝에 몸싸움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초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도착한 뒤 파병 임무를 수행 중인 청해부대 22진은 해군 및 해군 특수전전단 부대원, 해병대 장병 등 300여 명으로 편성돼 있다. 이들이 음주에 엄격한 이슬람 국가에서 술을 마시다 싸운 것도 문제지만 특히 미국, 중국, 프랑스 등 중동 지역에서 작전 중인 세계 각국 해군이 찾는 외국인 전용 레스토랑에서 몸싸움을 벌여 한국군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외국 군인들 앞에서 하극상 폭행까지 저지르는 등 기강 해이를 고스란히 보여준 셈이다. 군 관계자는 “합동참모본부에 이번 사건이 보고됐지만 내년 2월까지 현지에서 작전을 해야 하는 데다 중대한 범죄가 아니어서 이들을 국내로 복귀시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한국과 미국은 20일 미 전략자산(무기)을 한반도와 인근 해상 및 상공에 상시적으로 순환배치(permanent deployment of strategic assets on rotational basis)하는 것을 포함해 추가조치를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전날(19일)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에서 합의한 ‘외교·국방 확장억제 전략협의체(EDSCG)’ 신설에 이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구체적인 군사 조치를 마련한 것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20일 워싱턴에서 제46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은 주요 군사동맹 현안을 논의하는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산하 억제전략위원회(DSC)와 앞으로 신설되는 위기관리협의체(KCM)에서 미 전략무기의 배치 주기와 방식 등을 협의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양국 장관은 미 전략자산의 상시 순환배치 외에도 미국의 대한(對韓)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다양한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양국은 19일 2+2 회의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 “(미국과 한국에 대한) 어떤 핵무기의 사용 시에도 효과적이고 압도적 대응(effective and overwhelming response)에 직면할 것”이라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담았다. 양국은 또 핵무기와 재래식 타격 능력, 미사일방어 능력 등 미국의 모든 확장억제를 한국에 제공할 것이며 동맹국(한국)에 대한 어떤 공격도 격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조기 배치 방침을 재확인하고, 한미 해군 간 대북 군사협력 강화, 미래 전장 로봇의 공동 연구개발 등에도 합의했다. 한편 북한은 20일 오전 7시경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비행장 인근에서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1발을 발사했지만 공중 폭발했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15일 같은 장소에서 발사에 실패한 뒤 닷새 만에 재발사했지만 역시 실패한 것이다. 북한은 4월 15일 무수단을 처음 발사한 이후 총 8차례 발사를 시도했지만 7차례 실패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은 그간 최소 13일의 간격을 두고 무수단을 쐈는데, 이번엔 5일 만에 재발사를 강행했다”며 “어떻게든 성공시켜 대내외에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은 북한이 며칠 안에 무수단 재발사에 나설 것으로 보고 관련 동향을 주시 중이다.워싱턴=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손효주 기자}

인천 강화도는 한강 하구를 사이에 두고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과 짧게는 1.9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섬 북부 상당 부분이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구역이다. 북한이 6명으로 구성된 간첩단의 침투 경로로 1990년 한 해에만 세 차례나 골랐을 정도로 서부전선에서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곳인데도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 지도 서비스의 ‘거리보기’ 기능으로 이 지역을 자동차를 타고 운전하듯 360도로 볼 수 있다. 이곳뿐만 아니라 군사시설의 보안 조치를 엉성하게 처리해 초소 위치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등 수도권 접경지역의 공간정보 보안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지도의 ‘거리뷰’를 통해 강화도 민통선 검문소 이북 지역 사진을 고해상도로 제공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군의 허가를 받지 않고 촬영을 할 수 없다. 해병대 2사단 관계자는 “강화도 접경지역은 군사보호구역으로서 촬영은 엄격하게 통제한다. 거리뷰 촬영은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내륙의 경우 민통선 검문소까지 거리뷰 화면이 제공되고 있지만 군은 강화도에 대해 최초 촬영 후 6년 넘게 실태를 알지 못한 것이다. 경쟁사인 카카오의 포털 다음은 ‘로드뷰’에서 경기 파주시 자유로를 따라 늘어선 임진강 하구 철책의 보안 처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내부 보안규정에 따라 군사시설은 볼 수 없도록 조치해야 하지만 철책은 그대로 둔 채 초소만 흐리게 처리해 초소 위치와 철책의 구성을 쉽게 알 수 있다. 이곳은 북한 개풍군과 3km 남짓 떨어져 있다. 문제는 일반 지도와 달리 거리보기에 대해서는 명확한 관리감독 기준이 없다는 것. 네이버와 카카오 양 사 관계자는 “거리보기는 지도가 아니라 자체 심의에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지도는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과 ‘국가공간정보기본법’을 바탕으로 국토지리정보원이 국가정보원 등의 심의를 거쳐 국가안보에 중요한 시설은 보안 처리를 하지만 거리보기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다. 군 관계자는 “민통선 등 군사통제구역은 남북이 어느 정도 정보를 다 공유하고 있고 현실적으로 다른 통로를 통해서도 다 알려진 만큼 지금 와서 이를 못 보게 막는 건 큰 의미가 없다”면서도 “문제가 된다면 각 포털과 협의해 더이상 서비스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손효주 기자}
북한이 20일 오전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무수단 1발을 발사했으나 또 실패했다. 15일 무수단 발사 실패 이후 닷새만이다. 20일 합동참모본부와 미 전략사령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7시경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비행장 인근에서 무수단 1발을 발사했지만 발사 직후 폭발했다. 방현비행장은 북한이 15일에도 무수단 1발을 발사했다가 실패했던 곳으로 같은 곳을 택해 발사했지만 똑같이 실패로 돌아갔다. 군 당국은 앞서 북한이 5전 6기 끝에 6월 22일 무수단을 사거리 400여km, 고도 1413km까지 비행시키는데 성공했다가 4개월 만인 지난 15일 또다시 실패해 겨우 회복했던 체면을 구긴 만큼 무수단을 재차 발사해 비행에 성공시키는데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그러나 20일 또다시 발사 실패로 총 8번 발사에 7번이나 실패하며 미사일로서의 신뢰성에 회복할 수 없는 수준의 치명상을 입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은 그동안 최소 13일 간격으로 무수단을 쐈는데, 이번엔 5일 만에 쏜 것으로 볼 때 마음이 그만큼 급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이번에 또 실패하며 무수단이 무기로서의 신뢰성이 '0'에 가깝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4월 15일 무수단을 사상 최초로 시험 발사한 이후 13일, 33일, 22일, 115일 간격을 두고 재발사를 감행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구겨진 체면을 다시 한 번 회복하기 위해 며칠 내로 무수단 재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재발사에 나서 무수단 발사에 다시 성공하더라도 미사일로서의 신뢰성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핵위협이 현실로 닥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뒷북 대응이 아니라 북한의 핵 사용을 원천봉쇄할 수 있는 비책(秘策)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18일 당정협의에서 새누리당이 정부에 요청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대비한 핵추진잠수함(핵잠)의 조기 확보를 비롯해 북한 핵실험 이후 일각에서 제기됐던 핵무장, 전술핵 재도입 등 다양한 논의가 있지만 한미 동맹 안정성, 국제사회와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실효성과 부작용 문제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안보 사치품? 미래 전략무기? 핵잠(核潛) 핵추진잠수함은 북한 SLBM 대응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핵 탑재 SLBM을 실은 북한 잠수함을 밀착 감시하려면 무제한 잠항 능력을 가진 핵잠(3000t급 이상)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새누리당은 이날 당정협의에서 북한의 SLBM 보유로 무너질 위기에 처한 남북 간 전력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핵추진잠수함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 원자력협정은 핵잠수함 원료인 농축 우라늄을 평화적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제한하고 있어 해석이 필요하다”고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과거 핵잠 도입 사업에 참여했던 문근식 해군 예비역 대령은 “핵잠은 속도와 은밀성 등 잠항작전에서 디젤잠수함을 압도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핵 위협을 계기로 미래의 대주변국 전략무기로 활용할 수 있는 핵잠 도입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건조비용이 디젤잠수함의 두 배(척당 1조6000억 원)가 넘고 미국을 설득해야 하는 등 난제도 적지 않다. 천영우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핵 탑재 SLBM에 맞서 핵잠을 갖자는 논리는 과도하다”며 “디젤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하는 것이 SLBM 저지에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독자 핵무장은 실리와 명분 모두 손해 독자적 핵무장은 북한의 핵을 핵으로 저지하자는 논리다. ‘공포의 균형’을 통해 북한이 함부로 핵카드를 꺼내지 못하게 하자는 것이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도 핵무장 공론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국이 결심만 하면 1년 내 핵을 개발 배치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하지만 핵무장은 패착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한국도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핵개발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의 경제 외교적 제재로 수출·금융 분야에 막대한 타격은 물론이고 주변국과의 충돌 등 치러야 할 대가가 크다. 정부 관계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서도 극구 반발하는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의 핵무장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전술핵 재배치도 가능성 희박 1990년대 초 한반도 비핵화 선언 이후 미국이 철수한 전술핵무기를 주한미군에 재배치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유사시 괌 기지나 미 본토의 핵우산 전력(핵전략폭격기, 핵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 등)보다 더 신속하게 북한의 핵을 저지할 수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한미 양국 모두 부정적이다. 미국은 전술핵을 갖다 놓지 않더라도 기존의 핵전력으로 대한(對韓) 핵우산 공약을 이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한국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면 미 정부가 추진하는 비핵화 원칙을 거스르고,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로 북핵을 둘러싼 역내 대결이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 대안은 없나 현재로선 미국의 대한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이 보유한 첨단 핵·재래식 전력의 북핵 억지 효과를 높이는 군사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전략폭격기의 대북 무력시위나 미군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으로는 북한의 ‘핵 폭주’를 저지하는 데 한계가 많다”며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상시 또는 순환배치 등 더 강력한 확장억제 구현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9, 20일 워싱턴에서 잇달아 열리는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합참본부 차장을 지낸 신원식 예비역 중장은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선언 차원을 넘어 한국에 핵공격을 하면 파멸될 수 있다는 공포감을 북한이 절감하게 만드는 구체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력화까지는 3, 4년 더 걸릴 것이다. 이번 발사는 제대로 된 실험이라고 볼 수 없다.” 올해 4월 23일 북한이 SLBM을 발사해 수중 사출에 성공한 것을 두고 군 당국이 밝힌 내용이다. SLBM이 비행 자세조차 못 잡은 데다 30km도 날지 못하고 폭발한 만큼 ‘쇼’라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국방부의 태도는 불과 4개월 만에 바뀌었다. 8월 24일 북한이 SLBM을 최초로 500km 넘게 비행시키는 데 성공하자 군에선 연료를 가득 채워 발사할 경우 사거리가 2000km를 훌쩍 넘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군 당국은 “북한이 올해 말 SLBM을 실전 배치한다고 해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을 바꿨다. 전문가들은 군 당국이 오판을 하는 것은 북한을 ‘정상 국가’의 기준을 적용해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등 SLBM 보유국은 수중 사출 이후 핵 기폭장치 작동까지 3, 4년가량 소요됐는데 이를 기준으로 북한도 비슷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북한이 전면전이 벌어지면 단 한 발만으로도 판을 바꿀 수 있는 SLBM 같은 무기 개발에 국력을 총동원하며 속도전을 펴는 특수한 정권임을 간과한 분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비상식적인 국가에 ‘무기 개발의 상식’을 들이댔다는 것이다. 북한은 곧 SLBM 단 1기만을 실은 신포급(2000t급) 잠수함 1척을 우선 실전 배치하는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장광일 전 국방부 정책실장은 18일 “북한처럼 특정 무기에 군사적 역량을 모두 집중하는 경우엔 어떤 예측도 빗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수준 평가에 대한 정확도를 높이는 데 핵심이 되는 최고급 정보를 미국이 한국과 공유하지 않는 점도 오판 확률을 높인 원인이다. 김종환 전 합참의장은 “한미동맹을 더 공고히 해 최고급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핵무기 완성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가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실전 배치까지 임박하자 정부와 새누리당이 특단의 처방을 내놨다. 우리 군이 구축 중인 킬체인(핵 사용 등 도발 징후 시 선제 타격 체제),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체계(KMPR) 등 ‘3축 체계’의 구축 완료 시기를 2020년대 중반에서 초반으로 2, 3년 앞당기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18일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에서 ‘방위력 증강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같이 논의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1년 앞당기는 데 예산 2000억∼3000억 원이 추가로 든다”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전체 재정 규모를 보고 최대한 반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군은 탄도미사일 조기경보레이더를 현재 2대에서 4대로 늘려 운용하고, 2021년부터 총 5기가 배치될 군 정찰위성 사업에 앞서 외국 정찰위성을 빌려 쓰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탐지·정찰 자산도 확충할 방침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정부는 17일 이범림 해군사관학교장(57·중장)을 합동참모차장에 임명하는 등 ‘2016 후반기 장성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인사에서 해군참모차장에 김판규 해군교육사령관(57·중장), 공군참모차장에 이건완 공군사관학교장(54·중장), 해군작전사령관에 정진섭 해군참모차장(55·중장), 공군작전사령관에 원인철 공군참모차장(55·중장), 특수전사령관에 조종설 제3군사령부 참모장(54)이 임명됐다. 정부는 육군 4명과 공군 1명 등 소장 5명을 중장으로 진급시켰다. 육군에서는 특수전사령관으로 임명된 조종설 소장을 비롯해 서욱, 김성진, 이정근 소장이 각각 중장으로 진급해 군단장 및 군수사령관에 임명된다. 공군에서는 황성진 소장이 중장으로 진급해 공군사관학교장에 임명될 예정이다. 권삼 준장 등 육군 12명과 해군 2명, 공군 6명 등 20명은 소장으로 진급했다. 강신철 대령 등 육사 46기 중 처음으로 별을 단 13명을 포함해 육군 59명과 해군 11명, 해병대 2명, 공군 14명 등 86명은 준장으로 진급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8월 망명한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북한이 내년 말까지 두 번의 핵실험을 준비 중”이라고 우리 정보 당국에 밝힌 것으로 16일 전해졌다. 복수의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입국한 태 전 공사는 “북한 외무성이 재외공관에 ‘남조선(한국) 대선이 치러지는 내년 말까지 6, 7차 핵실험을 순차적으로 실시할 것이니 준비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북한 스스로 향후 핵실험 시기와 시점을 특정했다는 점에서 북핵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북한은 2006, 2009, 2013년 1∼3차 핵실험을 단행했고 올해 1월과 9월 4, 5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북한 핵실험 10주년인 9일이나 노동당 창건일인 10일을 전후한 6차 핵실험 도발을 하지는 않았지만 내년 말까지 최소 두 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아직 미완의 단계지만 북한은 향후 두 번의 핵실험으로 핵무기 완성 단계에 도달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 완성 시기를 내년 말로 잡고 있다는 것은 국제사회가 북핵 보유를 저지할 시간이 1년 정도 남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북한이 핵실험 시기와 한국 대선을 연계한 점도 눈길을 끈다. 그동안 북한 핵실험은 한국보다 미국을 의식한 카드라는 분석이 많았다. 북한 스스로도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때문에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을 수 없다”는 논리를 펴왔다. 하지만 내년 12월 한국 대선 시점과 핵실험을 연계함으로써 국내 정치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국가정보원은 태 전 공사의 발언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공식 답변을 보내왔다. 한편 동아일보가 최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20∼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7%는 지금과 같은 방식의 제재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10명 중 3명은 북핵 선제타격론에 동감했지만,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그렇지 않다는 의견보다 많았다. 노동당 창건일을 조용히 넘어간 북한은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을 재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6일 “북한은 15일 낮 12시 33분경 무수단 미사일 1발을 발사했지만 발사 직후 공중폭발하며 실패했다”고 밝혔다. 6월 22일 이후 약 4개월 만에 이뤄진 이번 무수단 미사일 발사는 그동안 강원 원산에서 주로 발사했던 것과 달리 서해에 가까운 방현 비행장(평안북도 구성시)에서 이뤄졌다. 15일은 10일부터 시작된 한미 연합 훈련 ‘불굴의 의지’가 끝난 날이다.조숭호 shcho@donga.com·손효주 / 세종=이상훈 기자머리}

북한은 노동당 창당일인 10일 추가 핵실험이나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장거리 로켓 발사 등 초대형 도발을 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5일 무수단 미사일 1발 발사라는 ‘중형급’ 도발을 하는 데 그쳤다. ○ 무수단 카드… ‘김정은 죽는다’ 발언 대응? 북한은 과거 6번에 걸친 무수단 발사를 동해안인 강원 원산에서 실시한 것과 달리 이번엔 서해에 근접한 평안북도 구성을 택했다. 내륙을 가로질러 동해상에 낙하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 그러나 발사 단추를 누르자마자 폭발했다. 6월 22일 ‘5전 6기’ 끝에 무수단 발사에 성공하며 겨우 회복했던 체면을 다시 한번 구겼다. 7번 중 6번이나 실패해 미사일의 신뢰성에 치명상을 입은 것이다. 군 소식통은 16일 “6번째 성공한 것을 끝으로 더 발사하지 않았더라면 무수단은 성능이 모호한 탓에 오히려 공포감이 배가되는 무기로 남았을 것”이라며 북한이 자충수를 뒀다고 평가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최고 존엄’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직접 거론하며 선제 타격 가능성을 내비친 한미 양국에 대해 ‘무슨 도발이라도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 나머지 ‘무수단 카드’를 무리하게 꺼냈다가 ‘자책골’을 넣었다고 보고 있다. 최근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김정은이 핵 공격을 할 능력을 가지면 곧바로 죽는다”며 이례적으로 강경한 경고를 했다. 마이클 멀린 전 미 합참의장도 선제 타격론을 본격적으로 제기했고 한국 정부 역시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전례 없이 ‘선제 타격론’을 자주 거론하며 압박 공세를 이어 가고 있다.○ 군 당국, 북한 미사일 발사 늑장 발표 논란 북한은 선제 타격론과 김정은을 겨냥한 초강경 발언에 반발한 무력시위로 핵실험급 초대형 도발을 택했을 경우 감당해야 할 후폭풍을 고심해 도발 수위를 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 5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 제재 결의 채택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해선 안 된다는 계산에 따라 상대적으로 약한 카드인 무수단을 택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미 양국군이 10일부터 엿새간 사상 최초로 동·서·남해 등 한반도 전 해역에서 핵항공모함인 로널드레이건함 등을 동원해 동시다발적인 연합 해상 훈련을 한 것도 북한의 초대형 도발을 주저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합참이 무수단 발사 사실을 19시간 넘게 지난 16일 오전 7시 44분경 공개한 것을 두고 늑장 발표라는 논란도 일고 있다. 이날 오전 4시 40분 북한의 무수단 발사 사실을 발표한 미 전략사령부보다도 3시간가량 늦은 것이다. 통상 합참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쏘면 늦어도 몇 시간 내에 발사 사실을 알려 왔다. 합참 관계자는 “한미 양국이 북한이 쏜 미사일 종류 등에 대해 정확한 공동 평가를 진행해야 해 발표가 다소 늦어졌다”고 말했다. ○ 북한의 미사일 기술 어디까지 왔나 북한이 성공 보장도 없는 무수단을 다시 발사할 정도로 무수단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사거리 3000∼4000km의 무수단이 전력화되면 괌 미군기지는 물론이고, 고각으로 발사하면 우리나라에도 큰 위협이 될 걸로 보고 있다. 북한이 핵탄두를 무수단에 실을 수 있는 무게인 650kg까지 소형화하는 데 성공하면 한반도 전역은 물론이고 괌 미군기지까지 북핵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미국이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다고 보는 탄도미사일은 2012년 4월 김일성 출생 100주년 군사퍼레이드에서 선보인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사거리 5000∼8000km)과 2015년 10월 공개한 KN-08 개량형 KN-14다. KN-14는 450∼500kg의 폭약을 싣고 1만 km가량 비행해 미 서부 지역을 타격할 수 있다. 북한은 최종 목표이자 북-미 협상을 끌어낼 수 있는 ‘최후의 카드’인 이동식 ICBM 완성을 위한 디딤돌 만들기 차원에서 무수단 발사에 집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탄도미사일 전문가인 정규수 박사(전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는 “북한이 잇달아 무수단 시험 발사를 하는 건 KN-14 같은 ICBM의 기반이 되는 로켓 엔진을 실험해 완성하려는 의도”라며 “KN-14는 엔진이 2개인데, 엔진 4개를 장착하는 형태로 개량한다면 추력이 훨씬 세져 미 본토 전체를 타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동식 ICBM 시험 발사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추가 핵실험까지 감행해 ICBM에 실을 핵탄두 완성까지 선언하면 미국은 미 본토에 직접적인 위협에 된다고 보고 선제 타격 카드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실패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미군 전략사령부와 합동참모본부는 16일 "북한이 15일 오후 12시 33분경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 비행장 인근에서 무수단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발사 직후 실패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한미 양국 공동 평가를 통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종류를 가려내느라 발표가 다소 늦었다고 밝혔다.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는 지난 6월 22일 무수단 발사에 최초로 성공한 지 4개월 만이다. 북한은 시험발사 없이 2007년 실전배치한 무수단을 4월 15일 첫 시험 발사했지만 발사 직후 수초 만에 공중폭발하면서 실패했다. 이후 4차례 더 발사를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6월 22일 여섯 번째 시도 끝에 400여km를 비행시키는데 성공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사거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무수단을 90도에 가까운 고각으로 쐈고, 최고 1400km 이상 고도까지 올라갔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무수단을 정상적인 각도인 35도~40도로 쏠 경우 괌까지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을 전후해 추가 도발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군 당국은 북한이 5전 6기만에 무수단 발사에 성공한 만큼 무수단 카드를 꺼낼 가능성은 낮다는데 무게를 실었다. '발사 성공'으로 결론낸 무수단을 다시 꺼내들었다가 실패할 경우 그간의 시험발사가 원점으로 돌아가고 국제적 망신을 살 수 있어 부담이 큰 만큼 아예 다시 꺼내들려 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었다. 이 때문에 추가 핵실험 및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으로 추가 도발을 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지만 북한의 예상을 깨고 비교적 강도가 약한 카드에 속하는 무수단을 꺼내들면서 북한의 속내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5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만큼 추가 핵실험 등 대형 도발카드로 국제사회를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대신 무수단 발사 수준의 '중형 도발'로 체면만 차리려 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민구 국방부장관도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10일 별다른 도발을 하지 않았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한미동맹이 강력한 억제력을 보여주고 있는 점, 두만강 일대 수해가 심각한 점 등을 고려했을 것"이라며 도발 시기를 조정한 것일 뿐 언제든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병역 면제자들이 세금을 내는 것으로 국방의 의무를 대신하게 하는 병역세 도입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 국방위원장인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이 현역 국회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이 문제를 공식 거론한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병역세 도입은 남녀 갈등을 불러올 수 있는 민감한 이슈여서 누구도 앞장서 공론화하지 않았던 사안이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감을 재개하면서 질의 진행에 앞서 “우리 사회는 병역 의무를 다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갈등으로 홍역을 치러 왔다”며 “병역 면제자에게 일종의 ‘병역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갈등 해법으로) 제안한다”고 말했다. 헌법 제39조 1항이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대한민국은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인 만큼 온 국민이 국방의 의무를 나누는 실질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앞서 2014년 헌법재판소가 남성에게만 병역 의무를 지게 한 병역법 규정은 합헌이라고 결정하자 남성연대가 여성과 병역 면제자에게서 병역세를 걷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들이 개인 의견으로 병역세 도입 방안을 제시한 적은 있지만 본격적인 공론화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의원은 스위스 사례를 들었다. 스위스는 20세가 되면 18∼21주간 기초군사교육을 받은 뒤 21∼26세엔 매년 19일씩 6차례 동원·소집돼 군복무를 하는 민병 체제다. 병역 면제비율이 17%가량인 스위스는 병역 면제자나 민방위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에게 과세 소득의 3%에 해당하는 ‘배상세’를 10년간 부과한다. 다만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돈을 벌 수 없는 이들에 대해 배상세를 면제해 준다. 김 의원은 “병역세를 부과해 마련한 재원으로 ‘안보평화기금’을 조성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지역 같은 군사시설 밀집 지역 지원과 현역병 복지 사업 지원에 쓸 수 있을 것”이라며 “액수를 떠나 국방의 의무를 온 국민이 다 같이 진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병역의무 이행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사회 갈등을 치유하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긍정적인 자세를 보였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공론화를 시작해 보자는 의미에서 화두를 던진 것으로 병역세 부과 방안이나 여성 포함 여부까지 구체적으로 구상한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노동당 창건일(10일)에 도발하지 않은 이유 등 북한 동향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은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동시에 감행하는 초대형 도발을 할 것이란 예측과 달리 숨죽인 이유에 대해 물었다. 한 장관은 북한이 5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 제재 결의 채택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자극을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도발 시기를 조정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시기를 조정한 것일 뿐 언제든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한미연합사령부와 주한미군사령부 고위 지휘관 10여 명이 13일 한반도 해역에서 실시 중인 '불굴의 의지(Invincible Spirit 2016)' 훈련에 참가 중인 미국 핵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함(CVN-76)를 전격 방문했다. 한미연합사는 이날 "연합사 및 주한미군사 선임 지휘관들이 한반도 해역에서 실시 중인 '불굴의 의지' 훈련을 지켜보며 한미 양국 전력의 해상 상호운용성을 지켜봤다"고 밝혔다. 이번 해상훈련은 북한의 도발 움직임에 맞서 한미 양국 군이 처음으로 동·서·남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10일부터 실시하고 있다. 임호영 연합사 부사령관(육군 대장)과 토머스 버거슨 주한미군사 부사령관(미7공군사령관·공군 중장) 등 한미 양국군 장성 10여 명은 13일 수송기 C-2를 타고 서남해상에서 훈련 중인 로널드레이건함에 도착했다. 한반도 해상에서 연합 훈련 중인 미 핵항공모함에 한미 양국군 지휘관들이 단체로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한반도 유사시 한미지상군을 지휘할 임호영 부사령관과 한미 공군을 지휘하는 버거슨 부사령관이 핵항모를 찾은 것은 유사시를 대비한 한미 양국 육·해·공군의 연합 상호운용성을 최종 점검하기 위한 방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임 부사령관은 "한미 연합전력은 바다는 물론 하늘과 땅, 그 어디에서 감행되는 적의 도발도 응징할 수 있도록 강력한 연합작전 수행능력과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훈련을 함께 하면서 한미동맹은 더욱 굳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버거슨 부사령관은 "한미의 유대감은 굳건하며 이번 훈련을 통해 그 의지가 더 강력해졌다"고 평가했다. '불굴의 의지' 훈련은 유사시 북한 지휘부 시설 및 핵시설에 대한 정밀타격 작전, 북한 잠수함을 탐지 및 파괴하는 대잠수함전, 북한 전투기나 수송기를 타격하는 대공전, 후방으로 침투하는 북한 특수부대를 격멸하는 대특수전부대작전(MCSOF) 훈련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며 15일까지 계속된다. 훈련에는 로널드레이건함과 이지스구축함 등 미군 함정 7척과 한국 해군 함정 40여 척, 공군 전투기 등이 참가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