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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2028년까지 3조 9000억 원을 투입해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차기 이지스구축함 3척을 건조 배치한다. 방위사업청은 30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주관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차기 이지스함(광개토-III Batch-II) 체계개발 기본계획을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차기 이지스함에는 적대국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탐지·추적은 물론이고 수직발사관에서 미사일을 쏴 요격할 수 있는 최신형 통합 전투체계가 탑재된다. 미국과 일본의 신형 이지스함에 탑재된 것과 같은 급의 전투체계다. 해군이 현재 운용하고 있는 세종대왕급 이지스함 3척은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레이더로 탐지 추적은 가능하지만 요격 능력이 빠져있다. 이 때문에 ‘눈’만 있고, ‘주먹’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군은 차기 이지스함에 미일 이지스함에서 운용 중인 SM-3급(최대 요격고도 500km 이상)의 요격미사일을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차기 이지스함이 전력화되면 육상의 패트리엇·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함께 다층적 방어망을 구축해 대북 미사일 방어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추위는 이날 장보고-III(3000t급) 잠수함 4~6번함(3척)을 2028년까지 3조 4000억원을 들여 개발 배치하는 계획도 확정했다. 이들 잠수함은 2024년까지 전력화되는 동급의 1~3번함보다 덩치가 크고, 납축전지 대신 리튬전지를 장착해 속도가 빠르고 수중 작전시간이 2배 이상 길다. 미사일·어뢰를 쏴 올리는 수직발사관도 10개로 1~3번함(6개)보다 많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국방부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민간인 견학을 다음 달 1일부터 재개한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남과 북, 유엔사령부의 JSA 남북 자유왕래 이행 협의가 시작되면서 중단된 지 7개월 만이다. 견학은 JSA 비무장화 합의 이행에 따라 무기를 휴대하지 않은 우리 경비병의 안내로 주요 장소를 둘러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산책 후 대화를 나눈 도보다리와 기념식수 장소, 향후 남북 비무장 군인들이 함께 근무할 초소 등으로 견학 장소가 확대됐다고 군은 설명했다. 기존엔 판문점 T1(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 T3(군사정전위 소회의실) 건물 앞까지만 개방했다. 견학 신청은 단체(30∼45명)만 가능하고, 국가정보원·남북회담본부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군은 이번 조치로 북한이 JSA 자유왕래 협의에 전향적 태도로 나서길 바라는 분위기다. 남과 북, 유엔사는 JSA 자유왕래 문제를 협의 중이지만 북측의 소극적 태도로 진척이 없는 상태. 지난해 11월 3차 협의 이후 논의가 중단됐고, 한국군과 유엔사가 작성한 공동경비근무 및 운용규칙안을 전달받고도 북한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우리 해군이 주관하고 미국 등이 참가하는 연합 해상훈련에 일본이 불참하기로 하면서 한일·한미일 대북 안보 공조에 균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해군에 따르면 29일∼5월 13일 부산과 싱가포르 근해에서 12개국 함정 16척과 항공기 6대가 참가하는 연합 해상훈련이 1, 2부로 나눠 진행된다. 이 훈련은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ADMM-Plus) 산하 해양안보분과위원회 회원국들(18개국)이 2014년 해양안보협력 일환으로 3년 주기로 실시키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1부 훈련(29일∼5월 2일)은 우리 해군 주관으로 미국 등 8개국 함정 10척과 항공기 6대가 참가해 부산 앞바다에서 진행된다. 피랍 민간선박 구출과 해상 중요시설 보호·구조 등이 주 내용이다. 하지만 일본 해상자위대는 이 훈련에 참가하지 않고 싱가포르 근해에서 진행되는 2부 훈련(5월 9∼13일)에만 2척의 함정을 보내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당초 일본은 한국 훈련에 참가하되 부산항 입항만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올 2월 사전 협조회의 때 최종 불참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12월 ‘레이더 갈등’과 ‘저공위협 비행’으로 악화된 한일 관계를 다분히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렇듯 악화 일로인 한일 관계를 바라보는 미국의 시선은 편치 않다. 미국의 동북아 외교 전략의 한 축인 한미일 3각 협력 구도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브래드 글로서먼 퍼시픽포럼 국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일 관계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현재 상황은 미국으로서도 매우 곤란하다”며 “양국이 협력할 방안을 모색해온 전문가들도 한일 양국이 이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도록 해야 할지 답을 찾는 데 점점 더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미 의회는 한일 관계의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상원은 이달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0일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우리 손으로 제작한 거대한 충무공 동상이 진해만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면서 전쟁을 끝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습니다.” 67년 전 우리나라 최초로 대형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을 만들었던 이진수 옹(95)은 24일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이 옹은 올해 충무공 탄신 제474주년(28일)을 맞아 충무공의 정신을 드높인 공로로 이날 해군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이 옹은 1951년 해군 조함창(현 정비창)의 주물 담당 군속(군무원)으로 근무하면서 대형 충무공 동상 제작에 참여했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1월 해군은 국난 극복의 염원을 담아 이순신 장군 동상을 세우기로 했다. 이후 시민을 중심으로 동상건립기성회가 결성됐고, 장병과 국민들의 성금도 모였다. 놋그릇을 기부한 사람들도 있었다. 높이 4.82m, 너비 1.40m의 충무공 동상은 1951년 11월 제작에 착수해 이듬해 4월 경남 창원시 진해구 북원로터리에서 제막됐다. 당시로선 국내 최대 규모였고 서울 광화문 충무공 동상보다 16년이나 빨랐다. 국내 대형 충무공 동상 1호인 이 동상은 현재 창원시 근대건조물 제1호로 지정돼 있다. 이 옹은 “당시에 4m가 넘는 동상을 제작할 수 있는 주물 기술을 보유한 곳은 해군 조함창이 유일했다”며 “나를 포함해 10여 명의 동료들이 4개월 이상 거푸집을 만들고 쇳물을 부어 완성했다”고 말했다. 제막식 이후 충무공 동상 앞에서 매년 열린 추모제는 1963년부터 군항제로 바뀌어 대표적 문화 축제로 자리 잡았다. 1949년부터 20여 년간 해군 조함창에서 근무한 이 옹은 해군 정비 분야의 산증인으로 꼽힌다. 각종 표창과 상장도 20여 차례나 받았다. 이 옹의 둘째 아들인 치관 씨(58)도 25년째 해군 군수사 정비창에서 근무하고 있다. 치관 씨는 “아버지께서 해군과 정비창의 일원이었다는 것을 항상 자랑스럽게 말씀하셨고, 동상에 대한 애정도 자주 표현했다”며 “해군 정비 군무원 후배로 직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북-러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 완화와 단계적 비핵화 방안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고강도 대북제재에 따른 경제난 타개를 위한 북-러간 경제지원 및 협력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군 안팎에선 양국간 무기 도입 관련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때도 러시아제 무기 구매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앞서 2015년 5월엔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무산된 직후 러시아가 S-300 지대공 요격미사일의 대북 판매를 거절했기 때문이라는 외신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낙후된 방공망이 최대 취약점인 북한이 당시 전투기와 순항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 S-300 미사일 4개 포대의 판매를 러시아에 요구했다가 ‘퇴짜’를 맞았다는 것이다. 당시 러시아는 역내 전략적 균형 붕괴를 우려하면서 중국의 사전 양해를 조건으로 내세워 S-300의 판매를 거부했고, 이에 불만을 품은 김 위원장이 러시아 방문을 전격 취소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러시아가 옛 소련 시절(1980년대 초)에 개발한 S-300 미사일은 레이더로 적기나 미사일을 포착하면 차량에 탑재된 원통형 발사관에서 발사된다. 최대 요격 고도는 30km, 최대 사거리는 150km에 달하는 우수한 대공 시스템으로 미국의 패트리엇 미사일보다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는 미국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S-300을 이란과 시리아에 판매한 바 있다. 일각에선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한국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 등 한미 양국군의 군사위협을 내세워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S-300과 같은 고성능 방공무기 도입을 요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 협조의 반대급부로 북한의 부실한 방공망을 보강할 재래식 무기 원조를 러시아에 거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첨단 방공무기는 유엔의 대북 판매금지 무기인데다 대북제재에도 정면 위배돼 북한이 설령 요구해도 러시아가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많다. 군 관계자는 “이란, 시리아와 북한의 경우는 다르다”면서 “러시아가 미국과 정면대결을 불사하지 않고서는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가진 북한에게 강력한 방공무기를 제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고조부께서 그토록 원하셨던 독립된 대한민국에서 병역 의무를 하게 돼 자랑스럽습니다.” 18일 대전 국군수의학교에서 열린 제49기 의무사관 및 제16기 수의사관 임관식에 참석한 송경한 육군 대위(내과·가톨릭대)는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송 대위의 고조부는 일제 강점기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의정원(입법기관)에서 활약한 조중구 선생이다. 선생은 독립 운동에 헌신한 공로로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받았다. 송 대위와 함께 임관한 최재환 육군 대위(안과·성균관대)도 독립유공자 후손이다. 일제 강점기 창원에서 삼진회를 결성해 일제 수탈에 항거하다 옥고를 치른 백승인 선생이 그의 외증조부다.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이 장병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군의관으로 거듭난 것이다. 두 사람은 “조국 독립에 헌신한 고귀한 뜻을 이어받아 장병들이 건강히 나라를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병운 육군 대위(수의학과·강원대) 등 6·25전쟁 참전용사의 후손 10여명도 이날 군의관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임관 전부터 꾸준한 의료·교육 봉사 활동을 실천한 군의관들도 눈길을 끌었다. 이용진 육군 대위(소아치과·전남대)는 2004년 미국 유학시절부터 최근까지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위한 기금 모금 행사에 참여하고, 방글라데시, 몽골 등에서 의료 봉사를 해왔다. 최영채 육군 대위(정형외과·원광대)는 2008년부터 11년간 전북 지역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교육 봉사에 전념했다고 군은 전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사실상 국가수반에 오른 뒤 보여주는 대미 압박 메시지의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비핵화 대화 기간에는 자제하던 공개 군사 행보에 잇따라 나선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더 이상 대화를 하고 싶지 않다며 비핵화 카운터파트를 교체해 달라고 요구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은 18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앞으로 미국과의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에도 폼페이오가 아닌,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우리의 대화 상대로 나서기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권 국장은 “하노이 수뇌회담의 교훈에 비추어 보아도 일이 될 만하다가도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였다”며 “앞으로도 우려하는 것은 폼페이오가 회담에 관여하면 또 판이 지저분해지고 일이 꼬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해부터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면담하며 비핵화 대화를 이어간 만큼, 김 위원장의 승인 없이 나오기 어려운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이라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미국 국무부는 18일(현지 시간) 북한의 폼페이오 국무장관 협상 배제 요구에 대해 “미국은 여전히 북한과 건설적 협상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은 17일 국방과학원의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을 참관 지도했다. 김 위원장이 인민군이 개발한 신형 무기 시험을 직접 지도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이다. 김 위원장은 전날(16일)에도 평양을 방어하는 공군 부대를 불시에 찾아 전투기 비행 훈련을 지도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사격 시험을 지켜본 뒤 “마음만 먹으면 못 만들어내는 무기가 없다”면서 “우리 식의 무기 체계 개발 사업들이 활발히 진행되는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전했다. 미 정찰위성은 이날 평안남도 남포 일대에서 진행된 발사 현장을 실시간으로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정보당국은 이 무기가 대전차용 로켓이나 미사일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북한이 미국의 비핵화 협상 총책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카운터파트 교체를 워싱턴에 요구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동력은 유지하면서도 ‘빅딜’ 압박에서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 강경파 참모에 대한 ‘핀셋 공격’에 나선 것.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틀 연속 군사적 행보에 나서며 ‘신형전술유도무기’의 시험발사를 직접 참관했다. 3차 정상회담 용의를 밝히면서도 이번엔 “새 계산법을 내놓으라”며 동시다발적 압박에 나선 것이다. ○ 北, 폼페이오 콕 집어 “바꿔 달라”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은 18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폼페이오는 지난 기간 평양을 찾아와 국무위원장 동지의 접견을 여러 차례 받고 비핵화를 애걸하고 뒤돌아 앉아 지난주 국회 청문회들에서 우리의 최고 존엄을 모독하는 망발을 줴침(함부로 지껄임)으로써 저질적인 인간됨을 드러냈다”고 맹비난했다. 또 “하노이 수뇌(정상)회담의 교훈에 비추어 보아도 일이 될 만하다가도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가곤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비핵화 협상 대표 교체를 요구했다. 북한이 이번에 외무성 국장을 앞세워 불만을 폭발시킨 것은 앞서 폼페이오가 9일(현지 시간) 미 상원에 출석해 김 위원장을 ‘폭군(tyrant)’으로 규정하는 등 최근의 대북 강경 메시지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여기에 북한이 ‘하노이 회담’을 끄집어낸 것은 결국 당시 폼페이오가 ‘스몰딜’에 관심을 표명한 트럼프 대통령을 만류해 ‘노딜’로 끝났다는 최근 워싱턴 일각의 분석과도 닿아있다. 결국 3차 정상회담을 유리하게 이끌려면 트럼프에게서 강경파 참모부터 빼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권정근 미국국장의 문답으로 불만 수위를 조절했다. 외무성 미국연구소장을 겸하는 그는 지난해 11월 논평을 통해 제재 압박에 대해 “(북한) 중학생들마저 너무나 어이없어 ‘엿이나 먹어라’ 한다”며 비난하는 등 매파 역할을 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뒤 미국이 김영철 교체를 요구한 것처럼 북한이 이번엔 폼페이오 교체를 요구하면서 협상판을 유리하게 다지려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정은, “마음만 먹으면 못 만들 무기 없어” 김 위원장은 16일 평양을 방어하는 공군부대를 찾아 비행 훈련을 지도한 데 이어 17일 국방과학원을 찾아 신형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을 참관했다. 워싱턴을 의식한 듯 “마음만 먹으면 못 만들어내는 무기가 없다”고도 했다. 지난해 비핵화 대화 시작 이후 무기시험 참관은 처음으로, 재래식무기 관련 공개 활동을 통해 저강도 도발에 시동을 건 것이다. 이날 김 위원장이 군수 생산을 정상화하고 국방과학기술을 최첨단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단계적 목표와 전략적 목표들을 제시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다. 추가적인 무기시험 도발 가능성을 예고한 셈이다. 한국과 미국 정보당국은 이번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대전차용 로켓이나 미사일로 보고 있다. 발사체의 낮은 고도와 짧은 사거리, 비행 궤적 등을 감안할 때 전차나 장갑차 같은 지상표적 파괴용 유도무기라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쏜 발사체는 미 정찰위성에 실시간 포착됐지만 비행 고도가 너무 낮아 우리 레이더에는 잡히지 않았다”고 했다. 즉, 최소 비행 고도가 수십 km에 달하는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선 북한이 옛 소련제 대전차 미사일을 역설계·제작한 ‘불새’ 계열의 대전차 로켓이라는 관측이 많다. 북한은 이 로켓의 사거리를 늘리고, 탄두의 파괴력을 증강시킨 불새-2, 불새-3 신형 대전차로켓을 개발한 후 배치 중이다. 한편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참관한 북한의 사격 시험과 관련해 18일 “현재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는 중요한 단계에 와 있다. 유관 각국, 특히 북-미가 서로 마주 보고 가고 대화를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탄도미사일의 발사 징후를 탐지하는 미국 공군의 RC-135S ‘코브라볼’ 정찰기가 15일 서해상에서 장시간 비행하며 대북 감시 임무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제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강조한 것과는 별개로 대북 경계의 고삐는 더 조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16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RC-135S 코브라볼은 15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의 가데나 공군기지를 이륙해 서해상으로 날아와 5시간여 동안 비행 임무를 하고 기지로 복귀했다. 지난달 복구가 완료된 평안북도 동창리 발사장 등 미사일 관련 시설의 동향 파악이 주목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말 동창리 발사장과 산음동 미사일 연구단지에서 도발 징후가 포착되자 미 공군은 RC-135S를 네브래스카주 오펏 기지에서 가데나 기지로 전진 배치했다. 미 공군이 3대를 보유한 RC-135S는 적외선 센서와 고성능 광학·전자기기, 녹화·통신장비로 수백 km 밖에서 미사일 발사 징후와 지상 감시 임무를 수행한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가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는 주장을 여과없이 방송한 KBS 규탄대회를 16일 전국에서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진행된 규탄대회에는 1500여명, 전국 10개 KBS 지방총국 앞에서 진행된 규탄대회에는 3000여명의 회원이 참가했다고 향군은 전했다. 김진호 향군회장은 대회사에서 “이번 규탄대회는 대한민국의 건국과 정체성을 부정하는 내용을 여과없이 방송하고도 안이하게 대처하는 KBS의 인식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고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우국충정으로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 좌익세력의 반대를 물리치고 세운 단독 정부가 오늘날 세계인이 주목하는 세계 12대 경제대국,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라며 “건국의 주역을 폄하하고 공격하는 것은 국기문란 행위”라고 강조했다. 앞서 KBS 1TV는 지난달 16일 방영한 ‘도올아인 오방간다’ 프로그램에서 “김일성과 이승만은 소련과 미국이 한반도를 분할 통치하기 위해 데려온 자기들의 일종의 퍼핏(puppet), 괴뢰” “전 국민이 일치단결해 신탁통치에 찬성했으면 분단도 없었을 것”, “이승만을 국립묘지에 파내야 한다”는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의 발언을 내보내 논란이 일었다. 이에 향군은 지난달 25일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치명적 과오를 저질렀다며 대국민 사과와 김 교수의 해당 프로그램 퇴출 등을 요구한 바 있다. 향군 관계자는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범국민적 KBS 시청료 거부운동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우리나라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이 세계 9위로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약 80%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 방위사업청 산하 연구기관인 국방기술품질원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가별 국방과학기술 수준 조사서(이하 조사서)’를 16일 발간했다. 조사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방과학 기술 수준은 주요 16개국 가운데 이탈리아와 함께 공동 9위로 나타났다. 한국은 K-9 자주포 성능개량과 155mm 사거리연장탄 개발, 지대공유도무기 개발 등 화력 분야에서 기술 우위(미국 대비 84% 수준)가 두드러졌다. 지휘통제와 레이더, 수중감시 관련 무기체계 분야도 미국의 약 80% 수준으로 평가됐다. 반면에 모델링&시뮬레이션(M&S)과 소프트웨어 분야는 미국의 약 74% 수준으로 다른 분야보다 낮았다. 지상·해상·항공무인 체계와 관련된 기술 분야에서도 연구 개발이 다소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부동의 1위는 미국이었고, 프랑스·러시아(공동 2위), 독일·영국(공동 4위), 중국(6위), 일본·이스라엘(공동 7위) 등으로 평가됐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3년 전과 비교해 국방과학 기술 순위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신 잠수함과 6세대 전투기, 대함탄도탄, 극초음속 유도탄 개발 등 군비증강에 박차를 가하는 중국은 3년 전(7위)보다 순위가 한 계단 올랐다. 기품원이 3년마다 발간하는 이 조사서는 세계 주요국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을 평가하고 관련 동향을 진단해 관련 정책 및 투자방향 수립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합참과 각 군 및 산학연, 유관기관에 배포된다. 기품원 관계자는 “올해 발간된 조사서에는 최초로 해외 전문가 130명을 포함해 총 362명의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해 조사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한국이 전투기와 미사일 등 상당한 양의 무기 장비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혀 그 배경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규모 무기 구매에) 감사드린다”며 무기 구매만 세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군 당국자는 “F-35A 스텔스 전투기 등 이미 결정된 무기 구매를 언급한 것일 뿐 이번 회담에서 추가 무기 구매와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한국의 기존 무기 구매 건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한미 정상회담을 미국 무기의 ‘세일즈장’으로 적극 활용한 만큼 사실상 추가 구매 요청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가령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미국 무기의 추가 판매가 추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F-35A 스텔스기 추가 구매, 지상감시정찰기인 ‘조인트스타스(JSTARS)’ 도입 등이 본격화될 수 있다. 특히 전차, 병력 등 북한의 지상전력을 샅샅이 감시할 수 있어서 조인트스타스는 우리 군이 도입을 적극 원하고 있다. 또 1차 사업에서 유럽 기종이 채택된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12대·약 1조 원 상당)의 유력 후보로 미국의 시호크(MH-60R)가 꼽히고 있다. 아울러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되는 SM-3 요격미사일의 수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당 250억 원인 SM-3는 150∼500km 고도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 파괴할 수 있다. SM-3가 도입되면 저·중고도 요격을 담당하는 패트리엇, 사드(THAAD) 미사일과 3중 요격 체계를 갖출 수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방위사업청은 12일 대우조선해양이 인도네시아로부터 1400t급 잠수함 3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계약금액은 총 10억2000만 달러(약 1조1600억 원)다. 인도네시아에 수출되는 잠수함은 한국이 20여 년 전 독일에서 전수받은 기술로 건조한 해군의 장보고함(1200t)을 개량한 것이다. 이 잠수함은 길이 61m로 승조원 40명을 태우고 중간 기항 없이 약 1만 해리(약 1만8520km)를 항해할 수 있다. 부산항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항의 왕복 거리에 해당된다. 어뢰와 기뢰, 유도탄 등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관 8개도 갖췄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2011년에도 동급의 잠수함 3척에 대한 구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대체하는 한미 연합 ‘동맹(Dong Maeng) 19-2’ 연습이 8월 11~20일 1,2부로 나눠 진행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됐다. 앞서 한미 양국군은 지난달 키리졸브(KR) 훈련을 대체하는 ‘동맹 19-1’ 연습을 실시한 바 있다. 동맹 연습은 한미 군 당국이 올해부터 폐지하기로 한 KR과 UFG처럼 컴퓨터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지휘소 연습(CPX)으로 진행된다. 11일 주한미군 소식통에 따르면 로버트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동맹 19-2’를 1부(8월 11~14일)와 2부(8월 16~20일)로 나눠 실시하는 방안을 최근 한국군에 제안했다. 휴일을 제외한 훈련 기간은 일주일가량이다. 과거 UFG 훈련 기간(2주)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달에 실시한 ‘동맹 19-1’은 1, 2부를 구분하지 않고 일주일간 쭉 이어서 진행됐다. 북-미 비핵화 대화 기조를 고려해 훈련 내용도 반격 시나리오는 빼고 방어 위주로 실시됐다. 군 소식통은 “동맹 19-2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첫 단계인 한국군의 최초 작전운용 능력(IOC)을 검증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한국군의 독자적 전쟁 수행 능력을 제대로 검증하려면 훈련을 1, 2부로 나눠 실시해야 한다는 게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의중“이라고 말했다. 동맹 19-1 연습 때처럼 미 전략자산은 참가하지 않고, 증원병력도 최소 규모로 참여할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군 안팎에선 1부(방어), 2부(반격) 시나리오로 진행됐던 KR과 UFG의 훈련 방식을 ’동맹 19-2‘에 적용해 미국 측이 한국군의 전작권 전환 수준을 철저히 따져보려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미 대화 기류를 고려해 방어 위주로 진행된 ’동맹 19-1‘과는 차별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미 비핵화 대화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3차 북-미 정상회담이나 남북 정상회담이 가시화되면서 비핵화 협상 경색 국면이 해소될 경우 훈련의 내용과 기간이 변화될 여지가 있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이 미측 요구대로 적극 협상에 임한다면 미국은 연합훈련의 수위를 더 낮추거나 유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 육군이 텍사스 포트후드의 미 1기병사단 예하 제3기갑전투여단(약 4500여명)을 올 여름 한반도에 순환배치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 부대는 지난해 10월부터 한국에 배치된 1기갑사단의 3기갑전투여단과 교대하게 된다. 이번 발표로 올 초 이후 방위비분담금 갈등으로 불거진 주한미군 감축·철수설이 잦아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한(對韓) 방위비분담금 압박을 위해 미군의 순환배치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주한미군을 감축시킬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았기 때문이다. 기존 배치된 부대의 본토 복귀 후 후속 부대를 안보내면 주한미군의 병력 감축이 불가피하다. 주한미군(약2만8500여명)의 핵심인 전투여단이 사라지면 대북 억지력 유지에도 큰 차질을 발생할 수밖에 없다. 미국은 2015년부터 8, 9개월마다 1개 기갑전투여단(ABCT)을 한국에 교대로 보내 미 2사단 예하 배속시켜 한반도 방어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기갑전투여단은 전차·장갑차·공격헬기 등 막강한 화력을 갖춘 혼성부대로 유사시 막강한 전투력을 발휘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바로 저 비행기군요….” 1960년대 중반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미국 공군 고위 장성과 점심식사를 하던 한국 군 장성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방금 전 식탁 위 접시를 덜그럭거리게 한 굉음의 정체를 눈치챘다는 뜻이었다. 그 비행기는 미국이 1965년에 개발한 SR-71 블랙버드 초음속 정찰기로 대북 감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음속의 3배 이상으로 비행하는 블랙버드는 1968년 1월 미 해군정보함 푸에블로호가 북한에 납치된 사건도 발생 하루 만에 가장 먼저 확인했다. ▷냉전시절 미국은 적국 깊숙한 곳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정찰기 개발에 매달렸다. 1955년 취역한 U-2 정찰기가 그 대표작이다. U-2기는 적기가 쫓아올 수 없는 고고도(高高度)에서 소련 영공을 넘나들며 핵·미사일 기지와 격납고 등 특급 기밀시설을 촬영했다. 1960년 U-2기 1대가 소련의 신형 지대공미사일에 격추됐지만 동체 개조와 항법·정찰장비 개량을 거쳐 반세기 넘게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주한미군에 배치된 신형 U-2기는 대북 감시의 핵심으로 지금도 휴전선 인근 상공을 누비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감시하는 데도 미 정찰기의 역할이 크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준비 과정에서 방출되는 통신·전자신호는 물론이고 미사일의 비행 궤적과 극미량의 핵물질을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RC-135 계열의 전략정찰기는 수백 km 밖에서 도발의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을 손금 보듯 파악할 수 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커질 때마다 미국은 각종 정찰기를 본토에서 주일미군 기지로 전진배치한 뒤 한반도 상공에 투입해 대북 감시의 끈을 바짝 조였다. ▷하노이 합의 결렬 이후 북한이 도발 징후를 보이자 미 정찰기들이 한반도 주변으로 총출동했다. 미 공군에 2대밖에 없는 RC-135U(컴뱃센트)를 비롯해 RC-135/VW(리벳조인트), RC-135S(코브라볼) 등이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서 수시로 동·서해로 날아들고 있는 것이다. 북한과 대화는 하겠지만 딴청을 부리는지 눈 깜박이지 않고 주시하겠다는 미국의 경고 메시지다. 북한은 7년 전 평북 동창리 발사장에서 ‘위장전술’로 한미 양국을 안심시킨 뒤 장거리미사일을 기습 발사했다. 지금은 그때보다 미국의 정찰 감시능력이 더 정교하고 촘촘해졌다. 과거의 ‘속임수’를 재탕하려는 시도는 포기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는 게 북한에 남은 유일한 선택지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ysh1005@donga.com}

“정면으로 마주친 북한군들이 총을 쏘기 시작했고, 오른쪽 다리에 총상을 입었다. 위생병은 부상이 심각해 후송해야 한다고 했지만 난 응사하면서 반격을 독려했다. 그 순간 우측 능선에서 날아온 기관총탄에 내 총대가 부러지고 오른쪽 팔이 잘렸다….” 2008년에 발간된 ‘한국전쟁, 미군 병사들의 기록’은 6·25전쟁에 참전한 미군 113명의 수기를 엮은 책이다. 60여 년 전 이역만리에서 자유와 평화를 지켜낸 참전용사들의 처절한 사투가 페이지마다 피로 쓴 듯 선연히 펼쳐진다. 지옥 같은 전장에서 적탄에 몸이 찢어지고, 수많은 동료들이 전사했지만 이들은 후회하지 않는다고 회고한다. 공산세력의 침략에 맞서 한국군과 함께 목숨 걸고 대한민국을 구한 것은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것이다. 혈맹의 기억은 책 속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6·25전쟁이 터지자 가장 먼저 전투부대를 파병하고 최대 규모의 병력을 보낸 미국에는 42개주에 140여 개의 6·25전쟁 참전 기념물이 건립돼 있다. 그 대표적 장소인 워싱턴 시내의 ‘한국전쟁 참전기념공원’에선 ‘혈맹의 산증인’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주요 기념일이면 미 전역에서 참전용사들이 찾아와 먼저 떠나보낸 전우들을 추모하며 감회에 젖는다. 몇 해 전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취재차 이곳을 찾은 필자가 한국인임을 알아보고 반갑게 악수를 건넨 백발의 노병도 6·25전쟁 참전용사였다. 그는 가슴에 단 무공훈장들을 가리키며 “내 청춘을 바쳐 한국을 지켜낸 징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피로 일궈낸 한미동맹의 가치와 전통이 세대를 이어 간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작금의 한미관계를 보면 과연 혈맹인지 의구심이 깊어진다. 한미 양국이 서로 경쟁하듯 그 가치를 훼손하면서 한미동맹이 큰 위기에 봉착했다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울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북한 비핵화 해법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하노이 결렬 이후 완전한 비핵화 없이는 대북제재의 해제는 없다는 미국의 확고한 방침에도 우리 정부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방안을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밝힌 것이 그 사례다. 북한의 핵 포기 견인을 위해 ‘철통(ironclad) 같은’ 한미 공조 체제를 과시해도 모자랄 판에 ‘적전분열(敵前分裂)’을 자초한 것과 같다. 아무리 사소한 한미동맹의 균열도 북한엔 ‘우리 민족끼리’ 전술을 써먹을 수 있는 호재다. 민족에 치우친 감성적 대북정책은 북한 비핵화를 더디게 만들고 한미 공조를 금가게 하는 패착이 될 수 있다. 방위비 분담금 갈등도 악화일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내년에도 더 많은 돈을 한국에 요구할 것이 확실시된다. ‘미군 주둔 비용의 150%(3조 원 이상)’를 제시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는 판국이다. ‘동맹’보다 ‘돈’을 앞세운 미국의 압박이 노골화될수록 주한미군의 위상과 지위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미동맹의 ‘주춧돌’인 주한미군의 ‘용병화’는 한국 내 반미 감정을 촉발시켜 종국엔 철수나 감축 사태로 비화될 소지도 있다. 6·25전쟁 참전용사의 ‘후예’인 주한미군이 ‘흥정거리’로 폄하되면 북한과 중국, 러시아는 이를 한미동맹 약화의 결정적 징후로 보고 그 틈을 집중 공략할 수 있음을 미국은 직시해야 한다. 주요 연합훈련의 중단 사태도 우려스럽다. 북한 비핵화는 전혀 진척이 없는데도 3대 연합훈련(키리졸브, 독수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을 폐기 및 축소한 것은 한미 군사동맹의 근간을 허무는 악수(惡手) 중의 악수다. 한미 군 당국은 연합 방위태세에 문제될 게 없다고 강변하지만 이 상태로 몇 년이 지나면 연합작전 능력은 크게 저하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훈련을 도외시한 군사동맹은 ‘껍데기 동맹’ ‘무늬만 동맹’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쓴소리에 한미 양국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남북, 북-미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 등 한반도 평화 구축 과정에서 한미동맹에 대한 도전과 변화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그 과정이 동맹의 요체와 기반을 흔드는 ‘자해행위’여서는 곤란하다. 더구나 국내 정치적 명분과 경제적 실리를 위해 동맹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것은 양국 모두에 득이 되지 않는다. 11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 동맹의 현주소를 냉철히 진단하고 크고 작은 간극을 메워 완벽한 대북 공조체제를 복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그것은 60여 년 전 대한민국을 피로 지켜낸 혈맹의 수호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기도 하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ysh1005@donga.com}

일제강점기 미국과 중국에서 독립운동에 헌신한 애국지사 3인의 유해가 조국으로 돌아온다. 국가보훈처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11일)을 맞아 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서측 귀빈주차장에서 이재수(1876∼1956)·김태연(1893∼1921)·강영각 지사(1896∼1946)의 유해 봉영식을 거행한다고 7일 밝혔다. 이 행사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관하며 유족과 광복회원 등 6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 후 강 지사는 서울현충원 충혼당에, 나머지 두 지사의 유해는 대전현충원 애국지사 제5묘역에 안장된다. 이 지사는 미 캘리포니아 공립협회 솔트레이크지방회장(1907∼1909)과 대한인국민회 세크라멘토지방회 부회장(1927) 등을 맡아 여러 차례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한 공로로 2018년 건국포장을 추서받았다. 그는 미국에서 유명을 달리하기 전에 “언젠간 내 조국으로 건너가 새롭고 진정한 민주주의 나라를 건설하는 봉사자가 될 것”이라는 유언을 남겼다. 김 지사는 1919년 중국 상하이에서 대한인거류민단 및 대한적십자회 상의원, 임시정부의 임시의정원 서기 및 황해도 의원을 맡아 조국 독립에 앞장섰다. 정부는 김 지사의 공적을 기려 1995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강 지사는 1925년 하와이 호놀룰루의 임시정부 후원회에서 활동했다. 1932년 4월 윤봉길 의사의 훙커우(虹口) 의거에 고무돼 지역 한인들과 함께 독립자금을 마련하는 한편 지역 한인신문인 ‘국민보’의 영문 주필로 조국 독립을 호소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7년 건국포장을 추서받았다. 강 지사의 부친 강명화 지사와 손윗 형들인 강영대·영소·영문·영상 지사도 모두 대한인국민회와 흥사단에서 독립운동에 재정적 후원을 한 공로로 정부 포상을 받았다. 해외 안장 독립유공자 유해봉환 사업은 1946년부터 민간 차원에서 추진되다가 1975년부터 보훈처가 주관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36위의 유해가 국내로 봉환됐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승용차를 몰고 청와대로 무단 진입하려다 검거된 육군 장교가 조사를 받던 중 달아났다가 다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군 수사당국이 피의자 신병 관리에 큰 허점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군 당국에 따르면 육군 모 부대 소속 김모 소령(45)이 4일 오후 1시 24분경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단에서 조사를 받던 중 도주했다. 김 소령은 담배를 피우고 오겠다며 조사실을 나간 뒤 한 간부의 차량을 얻어 타고 부대 밖으로 빠져나갔다고 한다. 수방사 헌병단은 피의자인 김 소령이 조사실을 홀로 나가도록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소령은 도주 3시간여 만에 서울 지하철 7호선 논현역 화장실에서 군 수사요원에게 검거됐다. 군 관계자는 “김 소령이 검거 장소 인근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한 정황을 파악하고 주변을 샅샅이 수색해 신병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김 소령의 도주 경위와 관리 실태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긴급 지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중대한 기강 해이 사건으로 보고 경위를 명백히 밝히고 책임 소재를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소령은 3일 오후 10시 30분경 BMW 승용차를 몰고 검문에 불응한 채 청와대로 돌진하다 차단장치를 들이받고 경찰에 검거된 뒤 수방사 헌병단으로 넘겨졌다. 김 소령은 조사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을 하고 싶다는 등 횡설수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수사 관계자는 “김 소령은 육사 출신 헌병장교로 올 6월 전역을 앞두고 맡은 보직이 없는 상황”이라며 “평소 정신질환 치료용 약물을 복용해온 걸로 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ysh1005@donga.com}

1950년 6월 25일 기습 남침을 감행한 북한군은 일방적으로 국군을 밀어붙여 8월 초엔 선두 부대가 당시 경남 마산 외곽의 진동리 고개까지 도착했다. 이 고개만 넘으면 평평한 김해평야를 거쳐 부산을 손에 넣고 남한 함락을 완결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북한군은 매서운 반격에 발이 꽁꽁 묶였다. 소규모 국군 부대의 잇단 기습에 허를 찔린 북한군의 부산 점령 기도는 결국 무산됐고, 아군은 천금같은 시간을 벌 수 있었다. 당시 우리 해병대가 거둔 진동리 전투의 승리는 인천상륙작전 등 총반격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1949년 4월 15일 대대급 부대로 창설된 해병대는 6·25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주요 전투에서 용맹을 떨쳐 ‘귀신 잡는 부대’라는 외신의 찬사를 받았고, 이는 해병대의 상징이 됐다. 9·28 서울 수복 때 중앙청에 태극기를 가장 먼저 게양한 주인공도 해병대원이었다. 1960년대엔 많은 해병대원이 베트남전쟁에 파병돼 숱한 전과를 거뒀다. 현재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해병부대는 북한군의 목과 허리를 겨눈 ‘비수’와도 같다. 우리 해병대의 서북도서 일대 반격이 두려워 북한군은 섣불리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연평도 해전 때 불붙은 헬멧을 쓴 채 반격한 해병대원의 애국심을 국민들은 잊을 수 없다. ▷창설 70돌을 맞기까지 해병대는 부침(浮沈)의 역사를 겪었다. 1960년대 ‘돌아오지 않는 해병’이란 영화가 큰 인기를 끌 정도로 국민적 사랑을 받다가 1973년 10월 군사정권 시절엔 해체돼 해군에 통합됐다. 독특한 군대 문화를 가진 해병대의 부상(浮上)을 육군 일색의 정권 수뇌부가 탐탁지 않게 여겼다는 게 정설이다. 이후 민주화 물결이 밀어닥친 1987년 11월 해병대는 해군에서 독립해 독자 사령부로 재창설됐다. 요즘 출산율 급감으로 병역 자원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해병대 지원율은 3∼4 대 1 수준이다. 혹독한 훈련을 거쳐 ‘빨간 명찰’을 달기 위해 3수, 4수는 기본이고 10여 차례 도전하는 지원자도 있다고 한다. ▷우리 해병대는 병력 규모(약 2만9000명)로는 미국(약 18만 명) 다음의 세계 2위 수준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내용면에선 전천후 상륙능력을 갖춘 미 해병대에 견줄 바가 못 된다. 유사시 적 해안 기습상륙이 주 임무인데도 이를 독자 수행할 전력이 여전히 태부족이다. 여단급 상륙작전(3000여 명)도 202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병대가 명실상부한 ‘전략기동부대’로 거듭나려면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관심이 뒷받침돼야 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ysh1005@donga.com}

한국과 미국이 5월 연합 공중훈련에서 지금까지 사용해 온 ‘맥스선더(Max Thunder)’ 명칭을 빼고 규모도 대폭 축소해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은 공세적 의미의 맥스선더를 ‘전투준비태세 점검 훈련’ 같은 평이한 명칭으로 바꾸고 미군 참가 전력도 최소화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이 같은 내용에 양 장관이 공감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지난해 12월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 결정에 이어 북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당시 한미 양국 군은 비질런트 에이스를 유예하고 한국군 단독의 ‘공군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축소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평가에 있어 한미 온도차도 드러났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장관 대행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지난달 키리졸브 연습을 대체해 이뤄진 ‘19-1 동맹’ 연습을 언급하면서 “아주 성공적이었지만 우리는 가을 훈련에서 이뤄낼 수 있을 개선점들도 파악했다”고 밝혔다. 반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새로운 동맹 연습에 대해 “확고한 연합방위태세 유지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최초 작전 운용 능력 검증을 위해서도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장관 회담을 통해 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매월 평가하는 특별상설군사위원회(SPMC)가 지난달부터 가동된 것이 공개됐다. 향후 전작권 전환 준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