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대만 총통 선거에도 큰 파장을 일으켰던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 쯔위(본명 저우쯔위·17)의 ‘대만 국기(國旗) 사건’을 둘러싼 후폭풍이 18일에도 거세게 일고 있다. 쯔위는 이날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MBC TV ‘2016 아이돌스타 육상 풋살 양궁 선수권대회’ 녹화에 예정대로 참석했다. 이 녹화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다른 출연진에게 둘러쌓인 쯔위는 녹화장으로 서둘러 들어갔다. 이 장면이 일부 매체에 의해 촬영됐지만 인터뷰 등은 허용되지 않았다.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JYP) 관계자는 “쯔위의 부모님이 15일 오전 입국해 서울에 머물며 쯔위를 보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 쯔위의 공개사과에 대한 논란 현재 대만 현지와 국내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미성년자인 쯔위의 공개사과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한국다문화센터는 이날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인 멤버 쯔위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와 박진영 대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센터 측은 “쯔위가 최근 인터넷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는 이유로 업체 측이 15일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 사과하게 한 것은 심각한 인종차별과 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JYP는 같은 날 발표한 공식 입장문에서 “(공개 사과는) 쯔위가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부모와 함께 상의한 후 최종 결정한 것”이라며 “강요된 사과가 전혀 아니었다”고 말했다. 쯔위 사건은 국내 연예계에도 적지 않은 충격이 되고 있다. 가요기획사 대표 A씨는 “연예제작자로서 엄청난 공포를 느꼈다”고 했다. 연예기획사 대표들은 대부분 대만 국기 사태가 이 정도로 비화될지 예상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기획사들은 향후 △중국 지사를 통한 현지 여론 모니터 활동을 매일, 실시간 체제로 바꾸고 △소속 연예인의 동아시아 근대사 교육을 강화하며 △해외 활동 가이드라인을 재설정할 방침이다. ●한류 리스크 어떻게 해야 하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한류 전략도 재점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 연예 기획사들은 2000년대 한류 확산과 함께 해외 활동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2010년대 초반만 해도 일본이 중요했다. 2009~2010년 한국 배우와 가수, 개그우먼이 일본 TV에 출연해 기미가요에 박수를 보내거나 김치를 ‘기무치’로 발음했다가 국내 여론의 뭇매를 맞는 일이 발생했다. 2011년부터 한류가 동아시아 밖 국가까지 확산되면서 가이드라인이 늘었다. ‘남미에선 OK 사인이 욕’ ‘나치즘 연상 동작 금지’ ‘인근 라이벌 국가 언급 자제’ 같은 사항이 추가됐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한류의 중국 의존도는 심각해지면서 심각한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 빅뱅은 지난해 연말 국내 주요시상식과 행사에 불참했지만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2015-2016 후난TV 신년 콘서트’에는 출연했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중국에서 이민호 김수현의 중국 TV 회당 출연료는 10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안다. 많이 주는 쪽으로 움직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때로 특정 스타를 둘러싼 예기치 못한 논란도 초래된다. 2014년 6월 배우 김수현 전지현이 모델로 나온 중국 생수 광고에서 수원지가 백두산의 중국식 명칭인 ‘창바이산(長白山)’으로 표기된 것이 알려지자 이를 두고 한국과 중국 누리꾼의 설전이 벌어졌다. 고정민 홍익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중국에 지나치게 맞추다보면 규제 중심의 중국 콘텐츠와 비슷해져 한류의 장점이 사라진다. 콘텐츠 자체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임희윤 기자 imi@donga.com}

《 “2016년 이후 중요해질 세계적 이슈를 3개 뽑아달라고요? 세 가지나 뽑을 필요 없어요. 가장 중대한 이슈는 딱 한 가지, ‘기후변화’입니다.” 미국 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 펜실베이니아대 교수(71)는 단호하게 얘기했다. 그는 저서 ‘3차 산업혁명’ ‘한계비용 제로 사회’(이상 민음사) 등을 통해 “세계는 인류사에 몇 번밖에 없는 중요한 변곡점에 와 있다”고 진단한 대표적 미래학자다. 11일 벨기에를 방문 중인 그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기후변화가 이렇게 빨리 진행될 줄은 몰랐습니다. 공포심을 느낄 정도예요. 우리는 엄청난 양의 화석연료를 소비했고 그 결과 탄소 배출량도 폭발적으로 늘었죠. 환경 재앙으로 3, 4세대 안에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다고 봐요. 그것이 제가 공유경제를 강조해온 이유입니다.” 공유경제는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각종 재화와 콘텐츠를 나눠 쓰는 경제 시스템을 말한다. 그는 ‘한계비용…’에서 공유경제를 통해 한계비용(생산물을 추가로 생산할 때 필요한 총비용 증가분)을 줄여 나가 결국은 제로(0)가 되는 사회로의 전환을 주장했다. 그는 “공유경제는 기후변화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경제 비전”이라며 조목조목 예를 들기 시작했다. “카 셰어(Car share), 아파트 셰어처럼 자원을 공유하면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죠. 가정마다 미니 발전소를 설치해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생산해도 마찬가지고요. 향후 전체 자동차의 80%가 사라지고 나머지 20%는 친환경 에너지로 움직일 겁니다. 공유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면 생산성이 향상되고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지나친 낙관론 아닐까?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일자리 문제로 질문을 한 적이 있어요. 현재 경제 구조로 실현할 수 있는 최대 생산성은 20년 전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노동, 경제 개혁을 해도 현 시스템에서는 소용없어요. 메르켈 총리에게 ‘세 가지 기술 즉 인터넷, 재생에너지, 자동화된 교통·운송·물류 시스템이 필요하고 이들을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플랫폼으로 결합시키는 3차 산업혁명이 중요하다’고 답했죠.” 다만 리프킨은 “네트워크 중립성과 사생활 보호, 데이터 보안, 사이버 범죄 등 ‘다크넷(dark net)’ 문제는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언제 공유경제 사회가 오냐’고 묻자 그는 “2040∼2050년 정도이지만 이미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싸이’를 봐요. 인터넷에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배포하는 데 비용이 얼마나 들었을까요? 한 명에게 배포하든, 수백만 명에게 배포하든 비용은 거의 0원에 가깝습니다. 정보재를 생산하는 기술 비용도 하락 중이죠.” 그는 공유를 중시하지만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자본주의가 공유경제라는 ‘자식’을 낳은 거죠. 현재 30대 초반 이하의 세대는 자본주의와 공유경제를 동시에 경험합니다. 제품을 직접 쇼핑하면서 인터넷에 접속해 동영상 등 정보재를 생산하고 공유합니다. 사물인터넷 덕분에 사이버 공간을 넘어 기존 오프라인 시장에서도 한계비용이 제로가 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어요. 2050년에도 자본주의는 여전히 존재하겠지만 유일한 경제 체제는 아닐 겁니다.” 리프킨은 또 “한국은 공유경제가 발전하기 좋은 나라지만 권력 부문이 뒤떨어졌다”고 강조했다. “한국인은 개인의 정체성을 중시하면서도 커뮤니티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확인하더군요. 예술, 음식, 디자인 등 문화에서도 전성기를 맞았다고 봐요. 다만 아직 한국이 뒤떨어져 있는 것은 권력 분야입니다. 한국의 신세대는 투명성, 개방성, 수평성을 원하는데 현재 한국의 권력 구조는 중앙집중화돼 있고 구세대의 이익을 대변합니다. 그래서 세대 간 갈등이 커집니다. 해결해야 할 문제예요.”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조곤조곤 일정한 톤으로 말하는 그의 첫인상은 그의 집이 있는 서울 평창동의 분위기와 묘하게 닮았다. 주인공은 ‘채사장’이라는 필명의 채성호 씨(34). 그가 쓴 인문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지대넓얕) 1, 2권은 지난해 65만 부 이상 팔리며 국내 저자의 책으로는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채 씨는 최근 ‘시민의 교양’(사진)이란 신간을 냈다. 최근 자택에서 만난 그에게 베스트셀러 저자가 된 소감부터 물었다.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요, 계속 쓰고, 일주일에 최소 2, 3번은 강연하고….” 그는 ‘취미도 없다’고 했다. 쉴 때는 ‘잔다’고 한다. ‘사장’을 필명에 넣은 이유를 묻자 그는 “팟캐스트 방송에서 자본주의에 대한 설명을 맡다 보니 부르주아를 가장 잘 상징하는 단어를 쓴 것”이라고 답했다. ‘시민의 교양’에서 그는 세상을 ‘시장의 자유를 보장하는 세계’와 ‘정부의 개입을 강조하는 세계’로 나눈 후 두 세계 안에서 세금, 국가, 교육, 정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시민’인 우리에게 ‘어떤 세계를 선택할 것인가’라고 묻는다. 요즘 사람들이 원하는 지식 트렌드를 담아 대박을 냈던 ‘지대넓얕’과 달리 제목이 심심하다. “우리 사회의 갈등은 결국 분배의 문제죠. 자원은 희소해 어떻게 나누느냐가 중요하잖아요. 투표를 통한 시민의 선택으로 두 세계 중 한쪽의 비중이 높아진다고 봤어요.” ‘지대넓얕’의 성공 요인처럼 그는 복잡한 내용도 비교적 쉽게 설명한다는 느낌을 주었다. “보수나 진보, 다 괜찮다고 봐요. 하나의 정치적 성향으로 일관하는 건 정치인이고 시민은 전체와 개인의 이익을 조율해서 그때마다 합리적 선택을 하는 존재죠. 다만 선택의 결과로 드러날 현상은 무엇인지, 사회가 어디로 나아갈지를 잘 알고 선택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썼어요.” 그는 “개인적으로는 보수적 성향”이라고 밝혔다. 채 씨의 설명은 명료했지만 지나치게 단순화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대넓얕’이 성공하자 인문서마저도 인터넷처럼 얕은 지식을 내세운다는 비판도 나왔다. “어렵게 쓰는 저자는 많잖아요. 인문학이 부담스럽고 책을 잘 접하지 않는 독자를 위해 계속 쓸 거예요. 쉽게 쓰는 것 자체가 아니라 완독률을 높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성균관대에서 철학, 국문학을 전공한 그는 취업 준비 대신 도서관에 파묻혀 2년간 책만 읽었다. 졸업 후 화장품 사업, 임대업, 논술 강사를 거쳤다. 2011년 제주도 여행 중 교통사고로 친구 2명이 숨진 뒤 스스로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지대넓얕’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앞으로 종교와 정신에 대한 책을 쓰고 싶다”며 기자에게 ‘티베트 해탈의 서’와 ‘우파니샤드’를 꼭 한 번 읽어 보라고 권했다. 다만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버리라’고 조언했다. “독서에 대한 강박관념은 산업화, 자기계발 담론과 연결된다고 봐요. 책 내용이 좋아서 읽는 게 아니라 읽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는 겁니다. 사회가 책을 읽으라고 등 떠민다면 먼저 그 사회에 경제적 정치적 문제가 심각하고 그것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봅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스포츠만화를 보면서 꿈을 키웠습니다.” 이승엽 선수(삼성 라이온즈)의 말이다. ‘독고탁’으로 유명한 이상무 화백이 3일 별세한 후 기자는 야구선수들과 주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독고탁에 대한 추억을 물었다. “넘어지며 던지는 독고탁의 마구 ‘드라이브볼’을 흉내 내다 팔꿈치가 다 까졌다”며 어린 시절 마음을 가득 메운 스포츠만화 속 주인공들을 추억하는 사람이 많았다. ‘공포의 외인구단’의 주인공 ‘까치’ 오혜성도 또 다른 영웅이었다. 야구 애니메이션 ‘황금의 팔’(1983년)의 훈이를 기억하는 사람도 많았다. 허영만 화백의 ‘무당거미’ 주인공 이강토와 고 박봉성 화백의 ‘신의 아들’ 최강타도 권투 영웅으로 거론됐다. ‘달려라 하니’ 중 주인공 하니의 투지를 기억하는 여성도 적지 않았다.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도전자’의 헝그리 복서 ‘훈이’와 ‘내일의 죠’의 권투선수 야부키 죠가 있었다. 1990년대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는 ‘슬램덩크’ 강백호와 서태웅, 전세훈 작가의 ‘슈팅’ 주인공 나동태, 러브스토리와 야구를 결합한 ‘H2’의 주인공 히로 등이 가슴속 별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청소년기를 보낸 이들에게 스포츠만화 영웅을 물으면 고개를 갸웃거린다. 대학생 김윤성 씨(26)는 “기억에 남는 스포츠만화가 없다”고 말한다. 네이버 웹툰을 봐도 개그, 판타지, 액션, 드라마, 스릴러 등의 장르에는 수십 개의 작품이 연재 중인 반면 스포츠 장르는 자전거 경주를 다룬 ‘윈드브레이커’ 등 두 작품만이 연재 중이다. ‘다이아몬드 에이스’ ‘쿠로코의 농구’ ‘테니스의 왕자’ 등 2010년대에도 인기 스포츠만화가 일부 존재하지만 폭발력이 예전만 못한 형편이다. 스포츠만화 영웅은 왜 사라졌을까? 장비, 동작 등 경기 속 모습을 표현하려면 작화와 연출 실력에다 스포츠 전문지식까지 갖춰야 한다. 웹툰 ‘라이징패스트볼’의 박현수 작가는 “실제 스포츠 영상을 하나하나 캡처한 자료를 토대로 야구 장면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만화잡지 ‘코믹챔프’ 이봉석 편집장은 “예전에는 협업 시스템이라 스포츠만화를 그리기 용이했지만 요즘은 대부분 혼자 만화를 그리기 때문에 경기 장면을 세세히 표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세인 웹툰에는 스포츠만화가 적합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장상용 국장은 “콘텐츠 소비 패턴이 빨라지면서 ‘마음의 소리’(조석)처럼 짧게 개그로 풀어내는 ‘생활툰’이 인기다. 스포츠만화는 호흡이 길고. 유머 코드가 들어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독자들이 접하는 스포츠의 현실이 만화를 능가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1990년대 초반까지는 국내 프로 스포츠가 영세한 데다 해외 스포츠를 접할 기회가 적었다. 덩크슛이나 시속 155km 강속구는 만화 속 주인공이나 가능했다. 박석환 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과 교수는 “마이클 조던은 스포츠만화 주인공보다 더 농구를 잘하지 않나. 케이블TV나 인터넷으로 메이저리그, 유로축구를 보면서 스포츠만화에서 접하던 판타지를 실제 경기에서 얻게 됐다”고 말했다. 사회 분위기의 영향도 있다. 과거에는 가난한 주인공들이 노력으로 최고가 되는 모습에 독자들이 카타르시스를 느꼈지만 요즘에는 ‘흙수저’란 유행어에서 보듯 노력해도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자조가 팽배하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스포츠만화가 대리만족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앞으로는 스포츠 영웅보다는 사회인 야구나 레저 같은 참여형 스포츠를 다룬 만화가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강력해진 북한이 세계 곳곳을 침공한다.” 2010년 이후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등 세계 각국의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자주 나오는 설정이다. 6일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이 알려지자 핵무기를 바탕으로 북한이 세계의 주적(主敵)이 되는 설정의 콘텐츠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황당해 보였던 이 같은 내용이 이제는 꽤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SNS에서 가장 부각된 것은 올 초 출시를 앞둔 게임 ‘홈프런트 더 레볼루션’. 미국 제작사가 만든 이 게임은 북한이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를 점령한다는 내용이다. 전작 ‘홈프런트’(2011년)는 김정일 사망 뒤 김정은이 핵무기를 바탕으로 한반도를 통일한 뒤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정복하는 설정으로, 세계적으로 100만 장 이상 팔렸다. 북한이 남한을 침공하는 ‘머셔너리’, 북한군과의 전쟁을 다룬 ‘크라이시스’와 ‘스팅’ 등 게임 분야에서는 북한이 최악의 점령군으로 묘사된다. 영화도 마찬가지. ‘백악관 최후의 날’(2013년)에서는 북한 핵실험으로 각국 최고위급 회담이 열린 순간 북한 테러리스트가 백악관을 초토화시키고 미국 대통령을 인질로 붙잡는다. ‘레드돈’(2012년) 역시 북한이 워싱턴 주를 점령하자 미국 10대들이 이를 물리친다는 내용. ‘사우스파크’ ‘팀 아메리카: 월드 폴리스’ 등 애니메이션에서도 북한이 핵을 보유한 악으로 그려진다. 누리꾼들은 “북한이 수소폭탄까지 개발하려는 현실에서 이런 콘텐츠가 과거만큼 허황돼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회사원 이태성 씨(38)는 “6일 수소폭탄 TV 뉴스를 본 뒤 북한군의 침공을 막는 게임을 해봤다. 뭔가 일어날 법한 일로 느껴져 몰입도가 컸다”고 말했다. 영화, 게임 등에서 북한이 악당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2002년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묘사하면서부터다. 이후 영화 ‘007 어나더데이’(2002년) ‘스텔스’(2005년) 등에서 북한군이 등장했다. 다만 이 영화들에는 소수의 인원이 악당 캐릭터로 나오는 정도였다. 하지만 북한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갈수록 북한이 대규모로 세계를 침공한다는 식의 콘텐츠가 늘고 있는 것. 북한이 실제로 위협적 존재로 세계인에게 체감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핵무기 때문에 북한이 전 지구를 위협하는 존재로 여겨지는 데다, 수년째 발생한 각종 테러로 자국 침공에 대한 세계인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대중문화 콘텐츠 속에 북한이 공포스러운 존재로 비중이 커진 이유”라고 설명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인기배우 황정음(31·사진)이 결혼한다. 황정음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황정음이 프로골퍼 출신인 이영돈 거암코아 대표(35)와 다음달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중순 연애를 시작한 이들은 지난달 연인 관계임을 밝혔다. 걸그룹 슈가 출신인 황정음은 지난해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킬미힐미’로 큰 인기를 누렸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강력해진 북한이 세계 곳곳을 침공한다.” 2010년 이후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등 세계 각국의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자주 나오는 설정이다. 6일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이 알려지자 핵무기를 바탕으로 북한이 세계의 주적(主敵)이라는 설정의 콘텐츠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황당해 보였던 이 같은 내용이 이제는 꽤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SNS에서 가장 부각된 것은 올 초 출시를 앞둔 게임 ‘홈프런트 레볼루션’. 미국 제작사가 만든 이 게임은 북한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를 점령한다는 내용이다. 전작 홈프론트‘(2011년)는 김정일 사망 뒤 김정은이 핵무기를 바탕으로 한반도를 통일한 뒤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정복하는 설정으로, 세계적으로 100만 장 이상 팔렸다. 북한이 남한을 침공하는 ’머셔너리‘, 북한군과의 전쟁을 다룬 ’크라이시스‘와 ’스팅‘ 등 게임분야에서는 북한이 최악의 점령군으로 묘사된다. 영화도 마찬가지. ’백악관 최후의 날‘(2013년)은 북한 핵실험으로 각국 최고위급 회담이 열린 순간 북한 테러리스트가 백악관을 초토화시키고 미국 대통령을 인질로 붙잡는다. ’레드던‘(2012년) 역시 북한이 워싱턴주를 점령하자 미국 10대들이 이를 물리친다는 내용. ’사우스파크‘ ’팀 아메리카: 월드 폴리스‘ 등 애니메이션에서도 북한이 핵을 보유한 악으로 그려진다. 누리꾼들은 “북한이 수소폭탄까지 개발하려는 현실에서 이런 콘텐츠가 과거만큼 허황돼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회사원 이태성 씨(38)는 “6일 수소폭탄 TV뉴스를 본 뒤 북한군의 침공을 막는 게임을 해봤다. 뭔가 일어날 법한 일로 느껴져 몰입도가 컸다”고 말했다. 영화 게임 등에서 북한이 악당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2002년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묘사하면서부터다. 이후 영화 ’007 어나더데이‘(2002년) ’스텔스‘(2005년) 등에서 북한군이 등장했다. 다만 이 영화들에는 소수의 인원이 악당캐릭터로 나오는 정도였다. 하지만 북한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이 현실화하면서 갈수록 북한이 세계를 침공한다는 식의 콘텐츠가 늘고 있는 것. 북한이 실제로 위협적 존재로 세계인에게 체감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핵무기 때문에 북한이 전 지구를 위협하는 존재로 여겨지는 데다, 수년째 발생한 각종 테러로 북한의 침공에 대한 세계인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대중문화 콘텐츠 속에 북한이 공포스러운 존재로서 비중이 커진 이유”라고 설명했다.김윤종기자 zozo@donga.com}

“첫 페이지를 펼쳤다. 2016년 1월 1일, 첫 질문은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였다. 고민 끝에 질문 밑 공란에 한자 한자 꾹꾹 눌러쓰며 답을 적었다. 1월 2일 질문은 ‘사람은 변할 수 있는가’, 3일 질문은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인가’였다.” 30대 회사원 강모 씨가 전한 책의 내용이다. 그는 새해를 맞아 하루에 한 가지씩 자신에게 질문하고 스스로 답하는 형식의 ‘5년 후 나에게 Q&A a Day’란 도서를 구입했다. 이 책은 연말연초를 거치며 6쇄까지 찍는 등 독자에게 호응이 크다.○ 새해 주목받은 첫 책은 ‘셀프 성찰’ 1월이면 외국어 학원과 헬스장에 사람들이 붐비듯 의미 있는 ‘책 한 권’을 읽으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새해 사람들이 읽고 싶어 한 책은 뭘까. 동아일보가 교보문고, 예스24와 함께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새해 1월 3일까지 가장 많이 팔린 서적을 집계한 결과 장기간 베스트셀러 순위를 유지했던 책들을 제외하고는 책 제목에 ‘나’ 즉 자신(셀프·Self)이란 단어가 들어간 책이 많았다. ‘5년 후…’는 12월 교보, 예스24 월간 베스트셀러 순위에 없다가 연말연초 2위에 올랐다. 이 책을 낸 토네이도출판사 김지혜 기획실장은 “1년간 365개씩 5년간 총 1825개의 답을 쓰도록 돼 있는데 해마다 자신의 답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살펴볼 수 있어 호응이 큰 것 같다”고 밝혔다. 판매 순위 5~7위를 오간 오른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역시 애덤 스미스의 ‘도덕 감정론’을 토대로 자신을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깨닫게 하는 책이다. 9위인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도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란 주제를 다룬다. 10위권 밖의 ‘혼자 있는 시간의 힘’(11위),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14위) 등도 스스로를 돌아보는 ‘셀프 성찰’을 키워드로 삼았다.○ 불안 해결할 사회구조, 리더십 부재가 원인 지난해 초에 오스트리아 정신의학자 알프레트 아들러(1870∼1937) 심리학을 다룬 ‘미움받을 용기’가 급부상했다면 최근에는 권위 있는 특정 학자의 이론을 따르기보다는 ‘내가 묻고 내가 답하는’ 성찰을 돕는 책이 급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연초에 ‘뜨는’ 책은 그해의 문화 트렌드를 주도한다”며 “취업, 해고, 노후 불안 등 모든 세대가 삶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지만 정작 이를 해결해 줘야 할 리더십의 부재가 심각하다. 결국 사람들은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해답을 찾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올 연초에는 학습서의 대약진은 없었다. 이전에는 1월 1일부터 공부를 결심하는 사람들 덕분에 토익책 등 학습서가 종합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했다. 교보문고가 2013∼2015년 매해 1월 1일부터 3일까지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외국어 교재, 참고서 등 학습서의 구매 점유율이 그해 학습서 분야 전체 구매 점유율보다 41∼58%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는 학습서 중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든 책이 없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급변하는 세상이다. 세계적인 화제작을 쓴 저자들은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바라볼까? 동아일보가 글로벌 파워 라이터들에게 이런 화두를 던졌다.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 일본의 비판적 지성인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총, 균, 쇠’의 제러드 다이아몬드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교수, ‘노동의 종말’ 등 종말 시리즈를 쓴 제러미 리프킨 등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향후 10년이란 관점에서 보면 올해부터 2025년까지 생명공학기술이 근본적인 방법으로 인간을 바꾸기 시작할 겁니다.” 글로벌 화제작 ‘사피엔스(Sapiens·김영사)’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40)는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2016년을 이렇게 조망했다. 새해를 맞아 인류의 미래를 탐구해 온 그와 인터뷰를 시도한 지 근 한 달 만에 돌아온 답변이었다. 그는 “60일간 인도로 명상수행을 떠났다가 최근 돌아왔다”고 말했다. ‘사피엔스’는 현생 인류 즉, 호모 사피엔스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진단한 책으로 지난해 30개 언어로 번역됐다. 하라리 교수의 대답은 그가 저서와 강연을 통해 “200년 뒤 인간이 신이 될 수 있다”고 밝혀온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비유가 아니라 말 그대로예요. 미래를 생각할 때 레이저총, 광속우주선을 떠올리지만, 미래기술의 혁명적인 잠재력은 인간의 몸과 마음, 즉 호모 사피엔스 자체를 변화시키는 겁니다. 미래의 인간은 유전공학, 나노기술,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로 수명을 무한대로 연장하고 생명체를 디자인할 거예요.” 이와 관련해 그는 2016년 이후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키워드로 ‘인공지능(AI)’ ‘불평등’ ‘테러리즘’을 꼽았다. “영화처럼 인공지능이 핵 공격으로 인류를 전멸시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가능성이 더 높은 위험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쓸모없는 존재로 만들 것이라는 점입니다. 컴퓨터가 인간의 의식까지 대체할 가능성은 낮죠. 하지만 무인자동차, 의사로봇의 지능 때문에 운전사와 의사 수백만 명이 직업을 잃게 되죠. 경제적으로 쓸모없어진 수많은 인간은 어떻게 될까요? 21세기의 가장 큰 문제가 될 겁니다.” 그는 부의 불균형과 이로 인한 의학적 혜택의 불평등 심화도 향후 세계를 움직일 화두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불평등이 생물학적 불평등으로 이어질 겁니다. 상류층은 나머지 인류보다 부유할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재능과 아름다움을 갖추겠죠. 그간 건강한 노동자가 필요해 의학이 대중을 치료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지만, 21세기에는 대중보다는 소수 능력자들을 중시할 겁니다.” 그는 테러리즘에 대한 인류의 대처 방식이 미래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부분 지역은 전쟁에서 자유로워요. 그래도 사람들은 점점 더 테러리즘을 두려워하죠. 테러리스트는 도자기 가게를 파괴하려는 파리와 같아요. 파리는 힘이 약해 찻잔 하나조차도 옮길 수 없죠. 그래서 파리는 황소 귓속에 들어가 윙윙거립니다. 황소가 두려움에 날뛰게 되면 가게는 엉망이 되죠. 지난 10년간 중동에서 일어난 일들이에요. 테러리즘에 대한 과잉대응이 세계 평화에 훨씬 더 큰 위협이 될 겁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미래는 불평등과 테러로 점철된 ‘디스토피아’ 같다. 높은 자살률과 양극화로 ‘헬조선’이란 말까지 유행하는 한국과 일맥상통한다. “한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 자본주의 사회가 유사한 특징을 보이고 있어요. 자본주의로 성장을 만끽했지만, 세계가 더 행복한 곳이 된 것은 아닙니다. 성장에 대한 자본주의의 집착을 넘어선 무언가가 필요한 시점이에요.” 그는 ‘그 무언가’를 구체적으로 묻자 “인간은 힘을 얻는 것에는 능하지만, 그 힘을 행복으로 바꾸는 데에는 뛰어나지 않다”며 부정적인 답변으로 대신했다. “인간은 무엇을 이뤄도 만족할 줄 모르고 갈망이 더 커지는 존재입니다. 향후 새로운 발전이 이런 인간의 패턴을 바꿀지는 의심스러워요.” ‘다 잘될 거야’란 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신뢰가 갔다. 올해 4월 한국을 방문할 계획인 그는 “한국은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딜레마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인류의 장기적 미래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한국은 새로운 기술과 조직들이 어떻게 인류 사회의 구조에 영향을 주는지 살펴볼 수 있는 ‘최고의 실험실’이라고 봅니다. 한국에서 일어나는 자녀 수의 급감 현상은 점차 세계로 퍼져 인류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죠.” 그는 “인간과 신의 결합을 뜻하는 ‘호모데우스(Homodeus)’란 제목의 책을 준비 중”이라며 인류의 미래를 고찰하는 작업을 계속할 뜻도 밝혔다. “네안데르탈인이 오늘날 사회를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오늘날의 인간도 미래 인류를 쉽게 이해할 수는 없겠죠. 4월 한국에서 더 이야기를 나눠봅시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발상의 전환 자체가 상큼 발랄한 청량감을 주는 소설이다. 인어공주가 물거품이 돼 사라진 뒤 그녀가 사랑했던 에릭 왕자가 누군가에게 처참히 살해당한다. 사라진 인어공주가 용의자로 지목되지만 이미 물거품이 된 그녀. 범행은 불가능해 보인다. 범인은 누구일까. 일본 미스터리 작가 기타야마 다케쿠니가 동화 ‘인어공주’의 후일담을 미스터리 스릴러로 풀어냈다. 그의 장기는 물리적 장치를 이용해 범행 과정, 알리바이, 시간, 동기 등을 속이는 ‘물리 트릭’이다. 인어공주 특유의 몽환적 분위기와 작가의 세밀한 물리 트릭 작법을 바탕으로 왕자를 살해한 범인, 인어공주와의 연관성이 반전을 거듭하며 전개된다. 평소 왕자가 괘씸했던 인어공주 팬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1만3500원.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연봉이 수십만 달러인 미국인 니커디머스 씨. 궁핍한 어린 시절을 겪은 그는 성공한 뒤 원하는 물건을 실컷 사들여도 행복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 가지 실험을 했다. 상자에 집 안 모든 물건을 담고 1개월간 필요한 물건만 꺼내 썼다. 꺼내 쓴 물건은 칫솔, 치약, 입을 옷, 포크, 접시 등 몇 개에 불과했다. “삶에서 사용하는 물건은 몇 가지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나머지 물건들에 쓸데없이 돈을 쏟아온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니커디머스 씨의 사례로 시작하는 이 책은 과도한 소유가 불안감, 스트레스를 가져온다는 의미의 ‘과(過)소유 증후군’을 다뤘다. 원제는 ‘Stuffocation’. 물건을 뜻하는 ‘Stuff’와 질식을 의미하는 ‘Suffocation’을 합친 말로, 지나친 물건이 사람의 목을 조른다는 뜻. 책에서 과소유의 대안으로 ‘체험주의’를 내건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질주의, 소비중심주의를 비판한 책은 많다. 이런 책들은 대체로 소비를 줄이는 ‘미니멀리즘적 삶’을 강조한다. 반면 문화예측 전문가인 저자는 도시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물건으로 최소한의 삶을 추구하는 방법은 실현 가능성이 적다고 설명한다. 현실적 해결책을 찾는다면, 소유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목표를 ‘물질의 체험’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면 직장은 돈을 벌기 위한 장소가 아닌 일을 체험하는 장소로 바꾼다. 여가활동도 스포츠, 창작활동 등 체험을 늘린다. 지역사회는 도서관, 거주지, 차량 등 공유 프로젝트를 확대한다. 새해가 밝았다. 안 쓰는 물건을 버리고, 버린 물건을 다시 사지 말고, 물건에 돈 쓰는 대신 체험에 돈을 쓸 것을 계획하면 어떨까. 행복을 찾기 위한 시도로 말이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글쎄요. 아직 젊긴 한데…. 젊으니까 과감하게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입사 7년차 회사원 김모 씨(36)는 퇴근 후 종종 서점을 찾아 귀농 관련 서적을 찾아 읽는다. 한창 직장에서 일할 나이인 30대 중반의 그가 왜 귀농에 관심을 가질까. 그는 “현재와는 다른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귀농 하면 흔히 은퇴를 앞둔 50대를 떠올리지만 최근 귀농 관련 책을 찾는 연령층은 김 씨처럼 3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27일 온라인 서점 예스24와 함께 2015년 귀농 도서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30대 독자 비율이 33%로 가장 높았다. 40대(32.7%), 50대(24.1%), 20대(5.6%), 60대(3.9%) 순이었다. 2012∼2014년 귀농 책을 찾는 독자 중 40대가 가장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추세가 바뀌고 있는 것. 최근 ‘시골생활’을 낸 문학과지성사 김가영 편집자는 “요즘 귀농 체험 신청자를 모집하면 30대 여성이 가장 많다”며 “이런 흐름이 도서 기획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귀농 도서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올해 귀농 도서 판매순위(표 참조)를 보면 ‘흙을 알아야 농사가 산다’ ‘텃밭백과’ 등 농촌 생활의 기초, 즉 농사짓는 법을 알려주는 귀농 분야 스테디셀러를 빼면 ‘창농으로 10억 부자농부 되기’ ‘젊은 귀농 부자들’ 등 귀농을 돈과 연결시킨 책이 대거 상위권을 차지했다. ‘창농으로 10억…’을 낸 라온북 출판사 노준승 편집자는 “농업 기술이 발달하고 인터넷으로 판로 확보가 쉬워지면서 30대에게도 귀농이 새로운 대안으로 여겨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반농반X의 삶’ ‘시골생활’ 등 농사일과 함께 저술, 예술창작, 봉사활동 등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병행하거나 여러 명이 함께 농촌생활을 하는 귀농 공동체를 주제로 다룬 책들이 최근 집중적으로 발간됐다. 예스24 조선영 도서팀장은 “일본의 경우 장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단순하게 살기’ ‘근본으로 돌아가기’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늘었다. 국내에서 귀농 공동체, 귀농과 일의 병행을 다룬 책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헬조선’으로 상징되는 각박한 사회 환경 때문에 30대가 대안적 삶의 하나로 귀농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20대도 명퇴시키는 상황에서 도시의 삶은 인간답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새로운 시도로 귀농을 염두에 두면서 귀농 책 독자의 연령층이 낮아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최근 김소월(1902∼1934)의 시집 ‘진달래꽃’ 복간본이 화제다. 이 책은 출간 한 달 만에 8000부가 팔렸기 때문이다. 또 온라인 서점 알라딘에서 이달 셋째 주부터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며 일본 심리학자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 받을 용기’를 밀어냈다. 교보문고, 예스24 등에선 아직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하진 못했지만 주요 온라인서점 한 곳에서 1위를 한 것도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대형 서점에서 올 2월경부터 40여 주 1위를 차지하며 최장기 베스트셀러 신기록을 세운 ‘미움받을 용기’가 90년 전인 1925년 나온 시집에 밀린 건 무슨 사연일까. 이번 복간본은 여러 ‘진달래꽃’ 판본 중 정본으로 통하는 중앙서림 총판본(등록문화재 470호)을 내용과 표기는 물론 활자까지 그대로 복원했다. 김소월 사후 ‘진달래꽃’은 수많은 종류가 출간됐지만 그 과정에서 최초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다. 복간본을 낸 출판사 ‘소와다리’는 “최근 과거 유명 작품을 옛 모습 그대로 소장하고 싶은 독자의 욕구를 읽고 진달래꽃 복간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또 경성우편국 소포 봉투와 대한제국 시절 우표도 똑같이 복제한 후 복간본에 담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알라딘에서의 이벤트도 성공 비결의 하나다. 9800원짜리 책에 스토리를 담으려는 노력과 마케팅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올해 출판 담당 기자로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최악의 불황”이라는 하소연이었다. 실제 새 도서정가제가 지난해 11월 도입된 후 1년간 출판시장은 얼어붙었다. 올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서적 구입비는 1만6752원으로 2003년 이후 최저였다. 하지만 출판계가 환경만을 탓해서는 돌파구를 마련할 수 없다. 작지만 독자의 마음을 자극하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진달래꽃 사례에서 보듯 불황을 뚫고 나갈 길을 찾을 수 있다. 내년엔 출판계에서 “이런 아이디어로 책을 냈더니, 대박 났어!”라는 소식이 자주 들렸으면 좋겠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1980년대 우주를 무대로 한 광대한 서사를 의미하는 ‘스페이스 오페라’ 전성기를 이끈 과학소설(SF) 대작이다. 수십억 년 전 우주에는 과학과 기술을 극한까지 발전시킨 전설의 종족이 존재했다. 이들은 첨단 지식을 담은 데이터베이스를 만든 후 홀연히 사라진다. 수십억 년 뒤 지구 탐사 우주선 스트리커호가 수수께끼의 유령선단을 발견하고 전설 속 종족이 남긴 유물을 발견하면서 은하계에 분쟁이 시작된다. 저자는 SF의 거장으로 통하는 데이비드 브린. 우주과학을 전공하고 미 항공우주국(NASA)의 자문위원을 지낸 미래학자이기도 하다. 웅장한 서사, 정교한 우주관과 상상력, 지성체와 진화에 대한 깊은 성찰로 SF 최고 문학상인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받았다. 각 권 1만2800원.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기자는 초등학교 시절 시중에 도는 유머 이야기는 도대체 누가 처음 만들었으며, 어떻게 전파되는지가 궁금했다. 그래서 유머 하나를 만들어 매일 3명에게 이야기해줬다. 내가 만든 이야기가 돌고 돌아 누군가 나에게 “이런 유머가 있다”며 해주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를 실험해보려 한 것이다. 그 이야기는 이렇다. 세계 토하기 대회가 열렸다. 가장 역겨운 ‘토’를 한 사람이 우승하는 대회. 첫 번째 선수 ‘인간’이 음식을 잔뜩 먹고 토했다. 심판은 냄새를 맡더니 “7점”을 외쳤다. 두 번째 선수 ‘개’가 토하자 심판은 냄새를 맡은 후 인상을 쓰며 “9점”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선수인 ‘돼지’가 출전했다. 심판은 냄새를 맡자마자 “우웩!”이라고 했다. 30년이 지난 현재도 이 이야기는 돌아오지 않았다. 다소 황당한 이야기를 늘어놓은 까닭은 이 책이 사람이 웃게 되는 근원적 원리를 다뤘기 때문이다. 저자는 피터 맥그로 미국 콜로라도대 교수 겸 유머연구소(Humor Research Lab) 창립자와 덴버 지역 시사주간지 기자인 조엘 워너다. 이들은 “웃음은 불확실한 세상에서 통제권을 잃지 않기 위한 방법”이라며 의기투합한 후 과학이론으로 웃음의 비밀을 풀어나간다. 실제 국제유머학회, 유머연구 국제저널이 있는 등 웃음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려는 시도는 현재진행형이다. 웃음 관련 이론도 많다. 플라톤은 ‘인간은 다른 이의 불행에 웃는다’는 우월성 이론(Superiority theory)을 주장했다. 프로이트는 ‘완화 이론(Relief theory)’을 주장했다. 즉, 인간 내면에 억압된 성적욕망과 폭력적 생각이 갇혀 있던 정신적 에너지를 분출하는 경로가 유머라는 것이다. 맥그로 교수는 무언가 상황이 잘못된 것 같고 위협적이지만 동시에 괜찮고 안전하다고 느껴지면 재미가 유발된다는 ‘양성위반(良性違反) 이론’을 개발했다. 고양이를 섹스토이로 이용하는 유머가 있다고 치자. 고양이에게 애무를 받는 비정상적 상황이지만 고양이가 ‘야옹’ 울며 인간과의 접촉을 즐긴다면 안도와 함께 웃게 된다는 것. 저자는 이 이론을 세계를 누비며 검증하려 한다. 미국 덴버의 한 코미디 클럽에서 직접 무대에 올라가 스탠딩 개그를 하고, 뉴욕에서는 루이스 CK 등 유명 코미디언을 만나 남을 웃기는 재능의 실체를 알아본다. 만화 캡션 콘테스트에 참석해 웃음코드를 만들고, 웃음이 멈추지 않는 병을 찾아 아프리카로 향한다. 팔레스타인과 아마존 빈민가를 누비며 웃음이 주는 힘을 찾는 등 1년간 5대륙 15만 km를 누비며 유머의 실체를 찾는 모험을 지속했다. 그리고 책 말미에 저자는 이 모든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양성위반 이론을 토대로 개그 단막극을 만들어 세계 최대 코미디 축제인 몬트리올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 경연 무대에 선다. 과학의 이름으로 웃음을 해부하고 분석해 만든 유머로 청중을 웃기는 데 성공했을까? 결과는 책에서 확인하시길…. 다만 저자는 무대 위에서 이 유머로 청중을 웃겼다. “유머를 분석하는 것은 개구리를 해부하는 것과 같아요. 관심 있는 사람도 거의 없거니와 그 과정에서 개구리는 죽어버리기 때문이죠. 하하.”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나는 세계일주로 유머를 배웠다 피터 맥그로, 조엘 워너 지음·임소연 옮김424쪽·1만6000원·21세기북스 기자는 초등학교 시절 시중에 도는 유머 이야기가 도대체 누가 처음 만들었으며, 어떻게 전파되는지가 궁금했다. 그래서 유머 하나를 만들어 매일 3명에게 이야기해줬다. 내가 만든 이야기가 돌고 돌아 누군가 나에게 “이런 유머가 있다”며 해주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를 실험해보려 한 것이다. 그 이야기는 이렇다. 세계 토하기 대회가 열렸다. 가장 역겨운 ‘토’를 한 사람이 우승하는 대회. 첫 번째 선수 ‘인간’이 음식을 잔뜩 먹고 토했다. 심판은 냄새를 맡더니 “7점”을 외쳤다. 두 번째 선수 ‘개’가 토하자 심판은 냄새를 맡은 후 인상을 쓰며 “9점”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선수인 ‘돼지’가 출전했다. 심판은 냄새를 맡자마자 “우웩!”이라고 했다. 30년이 지난 현재도 이 이야기는 돌아오지 않았다. 다소 황당한 이야기를 늘여놓은 까닭은 이 책이 사람이 웃게 되는 근원적 원리를 다뤘기 때문이다. 저자는 피터 맥그로우 미국 콜로라도대 교수 겸 유머연구소(HUMOR RESERH LAB) 창립자와 덴버 지역 시사주간지 기자인 조엘 워너다. 이들은 “웃음은 불확실한 세상에서 통제권을 잃지 않기 위한 방법”이라며 의기투합한 후 과학이론으로 웃음의 비밀을 풀어나간다. 실제 국제유머학회, 유머연구 국제저널이 있는 등 웃음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려는 시도는 현재진행형이다. 웃음 관련 이론도 많다. 플라톤은 ‘인간은 다른 이의 불행에 웃는다’는 우월성 이론(Superiority theory)을 주장했다. 프로이트는 ‘완화 이론’(Relief theory)을 주장했다. 즉, 인간 내면에 억압된 성적욕망과 폭력적 생각이 갇혀있던 정신적 에너지를 분출하는 경로가 유머라는 것이다. 맥그로우 교수는 무언가 상황이 잘못된 것 같고 위협적이지만 동시에 괜찮고 안전하다고 느껴지면 재미가 유발된다는 ‘양성위반(良性違反) 이론’을 개발했다. 고양이를 섹스토이로 이용하는 유머가 있다고 치자. 고양이에게 애무를 받는 비정상적 상황이지만 고양이가 ‘야옹’ 울며 인간과의 접촉을 즐긴다면 안도와 함께 웃게 된다는 것. 저자는 이 이론을 세계를 누비며 검증하려 한다. 미국 덴버의 한 코미디 클럽에서 직접 무대에 올라가 스탠딩 개그를 하고, 뉴욕에서는 루이스 C.K 등 유명 코미디언을 만나 남을 웃기는데도 재능의 실체를 알아본다. 만화 캡션 콘테스트에 참석해 웃음코드를 만들고, 웃음이 멈추지 않는 병을 찾아 아프리카로 향하다. 팔레스타인과 아마존 빈민가를 누비며 웃음이 주는 힘을 찾는 등 1년 간 5대륙 15만㎞를 누비며 유머의 실체를 찾는 모험을 지속했다. 그리고, 책 말미 저자는 이 모든 과정에서 얻는 경험과 양성위반 이론을 토대로 개그 단막극을 만들어 세계 최대 코미디 축제인 몬트리올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 경연무대에 선다. 과학의 이름으로 웃음을 해부하고 분석해 만든 유머로 청중을 웃기는 데 성공했을까? 결과는 책에서 확인하시길…. 다만 저자는 무대 위에서 이 유머로 청중을 웃겼다. “유머를 분석하는 것은 개구리를 해부하는 것과 같아요. 관심 있는 사람도 거의 없거니와 그 과정에서 개구리는 죽어버리기 때문이죠. 하하.”김윤종기자 zozo@donga.com}

“서평을 쓴다는 것은…. 저자를 존경하고 거리를 두기보다는, 사랑하고 격하게 들이대는 것이라고 봅니다. ‘독서’란 것 자체가 난폭한 행위예요.” 온라인 서점 MD(상품기획자)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문학과지성사(이하 문지) 편집동인(위원)이 된 서평가 금정연 씨(34)의 말이다. 문지는 최근 창립 40주년을 맞아 계간지 ‘문학과 사회’ 편집진을 교체했고 금 씨를 편집동인으로 발탁했다. 그간 주요 문학출판사의 문예지 편집위원은 등단한 평론가들이 맡아왔다. 금 씨는 등단한 적이 없는데도 ‘문지’ 편집동인이 된 것. “문학의 위기도 계속되고 문예지도 변화를 추구하다 보니 다양한 시각을 가진 사람이 필요했을 겁니다.” 금 씨는 출판계에서 개성 넘치는 서평으로 ‘차세대 서평가’로 꼽혀왔다. 최근 프랑수아 라블레, 미겔 데 세르반테스, 조너선 스위프트 등 작가 10명의 작품 서평집 ‘난폭한 독서’를 냈다. 그는 알라딘에서 MD로 일하며 간혹 외부기고를 썼고 ‘글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외고 청탁이 늘었다. 이후 2011년 퇴사하고 서평가로 나섰다.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 시대에 ‘서평가’란 직업은 어떤 의미일까. “책은 세상에 대한 것이잖아요. 서평은 ‘세상에 대한 책’에 대한 이야기고요, 서평은 책의 정보를 잘 전달하는 것을 넘어 책을 한 인간의 삶에 끌어들여 다른 생각과 연결시키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서평은 한 편의 에세이처럼 읽힌다. ‘서평가로 어떤 책을 추천하겠느냐’고 묻자 금 씨는 고전 예찬을 꺼냈다. “고전을 딱딱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론 신간보다 포복절도하게 재미있고 독창적인 내용이 많아요. 고전에 대한 부담감을 벗겨내고 자신의 눈높이에서 읽어보세요. 걸리버 여행기를 읽으면서 한국 사회와 연결할 수도 있고, 돈키호테를 보면서 일상의 모험을 찾는 겁니다.” 그래도 ‘고전은 부담된다’고 하자 금 씨는 “그냥 난폭하게, 즉 자기 마음대로 읽으면 된다. 물론 위험할 수 있지만 책을 안 읽는 게 더 위험하다”라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모든 불가능한 것을 제외했을 때, 남은 것이 아무리 그럴듯하지 않더라도 진실이기 마련일세!” 셜록 홈즈(홈스)의 어록이다. 이 책은 셜록 홈즈 시리즈에서 설명하기 불가능한 것을 제외한 모든 것을 담아냈다. 코넌 도일이 홈즈 캐릭터를 만든 과정, ‘바스커빌 가문의 개’ 등 4편의 장편소설과 56편의 단편소설 속 미스터리 구조와 각 사건을 풀어내는 추리법, 존 왓슨 박사, 모리어티 교수 등 인물별 특성을 각종 삽화와 도표로 세밀히 풀어냈다. 영국의 대표적 추리작가 8명이 함께 만든 이 책은 코넌 도일 묘비명처럼 ‘강철처럼 진실하고 칼날처럼 곧게’ 재미나다. 3만8000원.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동아일보 ‘책의 향기’팀은 2015년 ‘올해의 책’을 선정하기 위해 전문가 33명으로부터 150권이 넘는 책을 추천받았다. 이 중에서 간발의 차로 ‘올해의 책’에 선정되지 못한 도서가 적지 않다. 그중 올해가 가기 전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들을 추천한다. 연말연시, 한 살 더 나이가 들어가는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다면 ‘메이블이야기’(헬렌 맥도널드·판미동)의 일독을 권한다. 급작스레 아버지를 잃은 여주인공이 참매 한 마리를 기르는 과정을 담았다. 참매를 길들여 가면서 날것이던 슬픔을 보듬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에는 쓰디쓴 인생을 하나씩 삼키며 성숙해 가는 우리네 모습이 담겨 있다. 이정모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은 “분노와 슬픔을 매의 시각과 정신을 통해 지극한 애도로 옮겨주는 아름다운 언어의 책”이라고 호평했다. 흙수저, 금수저 등 ‘수저 계급론’ 용어가 유행한 올해, 콘크리트처럼 공고해진 사회구조와 양극화에 분노를 느꼈다면 아쉽게 탈락한 두 책을 권한다. ‘가난은 어떻게 죄가 되는가’(맷 타이비·열린책들)는 돈의 원리에 따라 미국의 사법 시스템이 얼마나 심하게 왜곡됐는지를 비판한다. ‘가난이 조종되고 있다’(에드워드 로이스·명태)는 가난은 개인의 도덕적 해이와 무능력이 아니라 합법적 제도인 선거를 통해 기득권에 권력을 장기간 유지되게 하는 사회시스템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지배받는 지배자’(김종영·돌베개)는 학문적 기득권의 문제를 다뤘다. 미국 유학파가 점령한 한국 학계가 미국의 학문 풍토와 달리 왜 후진적인 행태를 보이는지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이 책을 추천한 전상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 지식인 사회의 민낯을 고발했다”고 평했다. 외로운 사람이 참 많은 세상인가 보다. ‘고독이 필요한 시간’(모리 히로시·카시오페아)과 ‘혼자 있는 시간의 힘’(사이토 다카시·위즈덤하우스) 등 ‘혼자’를 다룬 책들도 아쉽게 탈락했다. 일본 나고야대 건축학과 교수이던 저자가 학교를 떠나 은둔하며 쓴 ‘고독…’은 자신을 성장시키는 양질의 고독법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혼자 있는…’은 혼자 있는 시간의 본질은 뇌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는 지적인 활동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줬다는 차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진지한 책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곤충들의 수다’(정부희·상상의 숲)는 75세 노(老)학자가 구수한 우리말로 풀어놓은 벌레 이야기로 많은 추천을 받았다. 이인식 문화창조아카데미 총감독은 “진화론 소개에 급급하는 일부 교수들과 달리 생물 이야기를 발로 현장을 뛰면서 꾸준히 써낸 저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했다. ‘뼈가 들려준 이야기’(진주현·푸른숲)는 뼈를 소재로 인류학, 고고학, 역사학, 물리학, 생물학을 종횡무진한다. 이 밖에 영국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의 현대사 3부작인 ‘파열의 시대’(에릭 홉스봄·까치), 조선 건국과 문묘 배향의 과정을 권력정치의 시각에서 조명한 ‘조선의 지식계보학’(최연식·옥당), 화성에서 혼자 살아남기를 다룬 ‘마션’(앤디 위어·알에이치코리아)도 아쉽게 탈락했다. 정재승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는 ‘마션’에 대해 “이런 SF를 쓰고 죽을 수 있다면”이라고 평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내년 2월부터 음악 저작권자에게 지급되는 음원 전송사용료가 인상된다. 이 사용료는 실시간으로 음악을 듣는 스트리밍이나 음원을 내려받을 때 권리자(작곡·작사가, 가수, 음반제작자)가 받게 되는 돈이다.○ 정부, 음원 저작권자 몫 17∼91% 인상 문화체육관광부가 16일 발표한 ‘음원 전송사용료 개선을 통한 창작자 권익 확대방안’의 골자는 △다운로드 음원 수익배분을 ‘권리자 60% 대 음원서비스업체 40%’→‘권리자 70% 대 음원서비스업체 30%’로 변경 △곡당 사용료를 스트리밍(월정액)은 3.6원→4.2원(17%), 다운로드는 360원→490원(36%)으로 인상 △다운로드 상품의 최대 할인율 75%→65%로 인하 등이다. 문체부에 따르면 새 기준으로 시뮬레이션하면 저작권자에게 돌아가는 음원사용료가 최대 91%까지 늘어난다. 소비자들은 음원 가격 인상을 우려한다. 음원서비스업체가 저작권자에게 다운로드 곡당 사용료를 490원으로 올려주고 나서 기존과 비슷한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는 곡당 소비자 가격이 현행 600원에서 700원으로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문체부 측은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소비자가 인상 시점을 내년 8월로 6개월간 유예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형 음원서비스업체 관계자는 “소비자 가격 저항을 고려해 다양한 할인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가격이 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실효성은 미흡, 본질적 대안은? 정부의 노력이 일정한 성과를 거뒀지만 업계에선 추가의 개선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체 음원 매출의 65%가량이 발생되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배분은 ‘권리자 60% 대 음원서비스업체 40%’가 그대로 유지됐기 때문이다. 문체부는 또 저작권료가 많게는 91% 증가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음원 사이트 가입자의 2∼3%만 이용 중인 ‘매달 스트리밍 무제한+다운로드 100곡’ 상품이 기준이다. 대다수 소비자가 사용 중인 ‘스트리밍 무제한+다운로드 30∼50곡’ 상품 할인율(50∼59.1%)은 현행대로 유지된다. 개선안대로 수익 배분을 70%로 늘린다고 해도 음원 1곡 다운로드 시 실제 창작자인 작곡·작사가에게 돌아가는 몫은 11%, 가수는 6.5%에 그치고 나머지는 음반 제작자의 몫이다. 한 작곡가는 “창작환경을 개선하려면 여전히 높은 음반 제작자나 음원서비스업체의 수익 비율을 더 줄이고 창작자가 수익을 더 가져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대 음원 유통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 CJ E&M, KT뮤직이 3대 음원서비스업체인 멜론, 지니뮤직, 엠넷닷컴을 사실상 겸업하는 국내의 특수 상황도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 음반 제작사 대표는 “이들 업체는 사업자 몫인 30∼40%를 받는 동시에 권리자 몫인 60∼70% 중 유통 수수료 15∼20%도 챙겨간다. 음원 사용료 인상분을 고스란히 보전할 수 있는 제로섬게임”이라고 했다. 음원 유통사인 미러볼뮤직 이창희 대표는 “소비자가 주로 사용하는 상품에 대한 할인율부터 현실화하고 매출이 적은 기업과 창작자도 체감할 수 있는 개선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는 국내 음원가격이 너무 싸기 때문에 정부가 수익구조 배분을 조율해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표 참조). 문체부 최태경 저작권산업과장은 “내년 1월부터 문체부 장관의 자문기구가 될 ‘음악산업발전위원회’를 구성해 향후 음원 문제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김윤종 zozo@donga.com·임희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