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형

김재형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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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출입하며 산업 현장의 변화상을 기록합니다.

monami@donga.com

취재분야

2025-11-28~2025-12-28
산업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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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11%
미국/북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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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2%
중남미2%
기타1%
  • 푸르메재단, ‘빼빼로데이’ 맞아 장애아동들에 기부 실천 행사

    11월 11일. 젊은 연인들이 과자를 선물로 사랑을 표현하는 일명 ‘빼빼로데이’에 장애인어린이들을 위한 기부금 모금행사가 진행된다. 푸르메재단은 ‘나(1) 아닌 다른 한 사람(1)을 더 생각하는 날’이란 의미로 매달 11일 하루 동안 장애인어린이들을 위한 기부금 모금 행사를 열고 있다. 2005년 3월부터 시작해 지난달까지 총 927만 원이 모였다. 이화여대 재학시절 자동차 사고로 전신에 큰 화상을 입은 뒤 수십 번의 대수술을 딛고 일어선 이지선 씨(36)가 이 행사 대표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기부금은 2016년 상반기 개원예정인 서울 마포구 상암동 어린이재활병원 건립비용으로 사용된다. 기부는 자동응답시스템(ARS) 전화(060-700-1002)를 통해 하면 된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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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럽도 아닌데… ‘부비부비’ 그만하시죠

    지난달 20일 오후 8시경 서울 성북구 종암동의 한 주택가. 퇴근 후 방에서 TV를 보던 직장인 박모 씨(27)는 창문 밖에서 나는 여성의 낮은 신음소리를 들었다. 밖은 막다른 골목. ‘혹시 성범죄일 수 있다’는 생각에 급히 창문을 열었다. 하지만 눈앞에는 서로를 끌어안은 채 입을 맞추는 젊은 커플이 있었다. 두 사람의 웃옷은 아슬아슬하게 말려 올라가 있었다. 박 씨는 “대학생처럼 보였는데 나와 눈이 마주치자 멋쩍게 웃더니 골목 밖으로 사라졌다”며 “큰길도 가까이 있는데 무슨 용기가 나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도가 넘은 ‘길거리 애정행각’에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학교는 물론이고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에서 민망한 스킨십 장면을 봤다는 목격담이 쏟아진다. 동영상 사이트에는 이런 장면을 찍은 영상도 심심찮게 올라온다. 6일 오후 7시경 취재팀이 찾은 서울 종로구 일대 버스정류장에서는 우산 밑에서 포옹하고 있는 연인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진한 입맞춤은 물론이고 과감하게 스킨십까지 하는 젊은이들도 있었다. 직장인 박슬기 씨(29·여)는 “가벼운 키스로 배웅하는 모습은 ‘예쁘다’는 인상을 받지만 그 이상이면 불쾌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가족들이 많이 찾는 공원이나 놀이터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김모 씨(28)는 “한강공원에서 부모님과 함께 산책하다 커플들의 과도한 애정행각을 보고 서둘러 집에 돌아온 적이 많다”며 “여름에는 아예 텐트 안에서 껴안고 있는 커플이 많아 시선 둘 곳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눈치 보지 않고 애정표현을 하는 것이 더 멋있는 연애라고 착각하는 젊은 커플도 많아졌다”며 “공동체 의식보다는 개인의 자유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면서 어른들이 길거리 애정행각을 지적하면 오히려 ‘지나친 간섭’이라며 욕을 먹게 된다”고 말했다. 공공장소에서 벌어지는 과도한 애정행각은 법적으로 처벌하기도 어렵다. 형법상 공연음란죄는 공공장소에서의 성기 노출이나 성행위 등에만 적용된다. 결국 당사자들이 주변 사람들을 배려해 스스로 애정표현의 선을 지켜야 한다. 결혼을 20여 일 앞둔 권모 씨(31)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진한 스킨십을 하고 그 사진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버젓이 올리는 사람들도 있다”며 “내가 이런 ‘민폐 커플’이 되지 않으려고 공공장소에선 애정표현을 자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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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부, “내가 낸 돈 어떻게 쓰이는지 확인을”

    “아이들이 밥도 못 먹고 있습니다. 기부 좀 해주세요.” 지난해 10월 전국 시골 면단위 마을 이장과 부녀회장, 새마을지도자 등 2400여 명에게 이런 내용의 전화가 걸려 왔다. 자신을 ‘불우아동을 돕는 기부단체 A본부 회원’이라 소개한 상대방은 “방학 기간이라 급식도 못 챙겨 먹는 아동들이 많다”며 기부금으로 6만 원씩을 요구했다. 자식뻘 되는 학생들이 굶고 있다는 얘기에 시골 주민들은 기꺼이 쌈짓돈을 꺼냈다. 하지만 기부금은 아이들의 후원비로 쓰이지 않았다. 시골 주민들이 십시일반 보낸 돈이 대부분 A본부 직원들의 개인 비용으로 사용된 사실이 올 7월 경찰 조사를 통해 밝혀진 것. 적발된 A본부 대표 이모 씨(52)와 모금 업무를 담당한 텔레마케터 10명은 기부금 1억6000여만 원 중 1억2000여만 원을 월급과 수당으로 나눠 가졌다. 특히 이 씨는 자신의 개인 카드대금을 갚는 데 쓰기도 했다.○ 나눔문화에 찬물 끼얹는 ‘기부 사기’ 사람들의 온정을 악용한 ‘기부 사기’는 끊이지 않고 되풀이되고 있다. 주로 연말연초나 명절 등 소외된 이웃에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에 발생한다. 이달 20일에도 경기 고양시의 한 장애인 후원단체가 텔레마케터 11명을 고용해 11억5000여만 원을 기부받은 뒤 직원들과 나눠 가진 사실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런 기부 사기는 한국 사회에 뿌리내리기 시작한 나눔문화에 찬물을 끼얹는다. 성실하게 기부금을 받아 사용하는 다른 기부단체도 “한통속이다”며 싸잡아 비난받기 때문이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기부 경험이 있는 19세 이상 성인 78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기부단체를 정할 때 가장 중요한 점으로 ‘기부단체의 투명성’(56.3%)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기부단체 지정에서 지정 후 관리까지 대부분 서류로만 점검이 이뤄지는 허술한 관리체계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비영리단체가 ‘지정기부금단체’가 되기 위해선 해당 부처나 지방자치단체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검토하는 과정에 현장실사를 거의 하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필요한 자산이나 규모, 회계 관련 규정도 없다. 다만 설립 이후 기부금 운영 실태를 국세청 등에 보고하면 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이름과 금액만 적어 놓은 서류로 대체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제 기부자가 ‘착한 기부단체’ 찾아야 기부단체의 탈선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올해 5월 미국암기금, 암지원서비스, 미국아동암기금, 유방암협회 등 4개 암 자선단체 직원들이 2008∼2012년 1억8700만 달러(약 2113억여 원)의 기부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곳 직원들은 텔레마케팅 등으로 거둬들인 암 환자 돕기 성금을 체육관 등록비, 콘서트 티켓 구매 등 개인 비용으로 사용했다. 미국은 보완책으로 국세청이 비영리단체에 표준재무신고 양식(Form990)을 받아 연 수입과 지출, 운영 사업, 투자 내역 등 운영 사항을 검증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또 미국의 자선단체들이 모여 만든 미국자선협회에서는 ‘모르는 단체에 기부하지 마라’ 등 10가지 행동강령을 홈페이지 등에 게재해 기부자들 스스로 성실한 기부단체를 찾을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강철희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감시관리 제도의 도입도 필요한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부자들 스스로도 어느 단체가 믿을 만한지 직접 확인하고 스마트하게 기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기부단체 지정 여부 △기부활동 성과 △인적 구성 △재정운영 투명성 등을 꼼꼼히 살피라고 당부한다. 기부단체의 홈페이지나 안내서(브로슈어) 등에는 법적 자격 요건과 법인등록 번호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단체 대표가 과거 어떤 활동을 했던 사람인지, 이사회는 재정 운영 등을 어떻게 감독하고 관리하고 있는지 그 기준을 찾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장윤주 아름다운재단 연구교육팀장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부단체는 자체 홈페이지 등에 재정 운영 내역을 상세히 공개하고 있으니 이를 자세히 살펴 결정해야 한다”며 “처음에는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단체에 작은 금액을 기부하고 실제 그 단체의 활동 등을 주시하다가 믿음이 생기면 큰 금액을 기부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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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단체 깜깜이 기부금 8兆… 美선 시민압박에 ‘자진공개’

    가족의 이름이 적힌 등을 달고 스님이 불공을 드리는 조건으로 서울에 있는 한 사찰에 연간 60만 원을 내온 이정숙(가명·52·여) 씨. 제사를 위탁해 지내거나 자녀가 수험생이라 기부를 많이 하던 때에는 1년에 200만 원 가까운 돈을 내기도 했다. 그렇게 10년 동안 이 씨가 이 사찰에 기부한 돈은 1000여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연말정산을 위해 이 씨가 사찰에서 받은 기부 영수증에는 실제 기부금보다 늘 30%가 더 많은 금액이 적혀 있었다. 이 씨는 10년간 실제 낸 돈보다 300여만 원을 더 기부한 것으로 국세청에 등록돼 총 45만 원의 세제혜택을 더 받았다. 종교단체는 세금을 내지 않으니 기부금을 실제보다 많이 받은 것으로 처리해도 불이익이 없고 국가에 내는 돈도 없다. 신도들도 덕분에 소득공제 혜택을 더 받을 수 있으니 암묵적으로 짬짜미 탈세를 하는 셈이다.○ 만연한 허위 기부금 영수증 종교단체들은 우리 사회의 ‘나눔 문화 정착’에 기여하는 공로가 적지 않다. 정부도 이런 점을 인정해 기부금에 세액공제 혜택을 줬다. 지난해 개인과 기업들이 연말정산을 받기 위해 국세청에 제출한 기부금 영수증을 토대로 추산해 본 기부금 연간 총액수는 12조4800억 원. 이 중 확인된 공익법인 5542개 단체의 3조9120억 원을 제외하면, 종교단체에 냈다고 신고한 기부금 규모는 약 8조 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헌금이나 시주로 과연 이 금액이 기부됐을지 의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세청도 칼을 뽑았다. 지난해 12월 국세청 홈페이지와 관보에 처음으로 허위기부금 영수증을 수시로 발급한 102개 단체의 실명, 주소, 대표자, 허위금액까지 세세하게 올려놓았다. 전체 102곳 중 91%(93곳)가 종교단체다. 경남 함안군 A사찰에서는 실제 기부를 받지 않았는데도 허위 영수증을 1123건(11억9800만 원) 끊어줬다. 부풀린 기부금으로 모두 세액공제를 받았다면 1억7970만 원(2014년 기준)의 세금이 이 사찰에서만 빠져나간 셈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올해 말에도 기부금 영수증을 허위로 발급하는 단체의 실명을 인터넷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규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기부자들에게 더 큰 세제 혜택을 더 주려 해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추진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도 압력에 미국에선 자발적 신고 연간 350조 원에 이르는 기부금 중 100조 원이 교회로 향하는 미국. 미국 교회들도 회계정보를 공시할 의무가 전혀 없다. 그러나 2000년부터 신도들의 압력이 시작됐다. “왜 우리 교회는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느냐”는 문제 제기에 2004년 10만 곳, 2008년 30만 곳의 종교단체가 국세청 표준양식에 따라 자발적으로 신고하고 있다. 얼마를 교회 업무에 쓰고, 얼마를 지역사회에 내놨는지 미 국세청 인터넷을 통해 알 수 있다. 국내 종교단체도 점차 기부금 사용 명세를 공개하는 곳이 늘고 있다. 천주교 최대 교구인 서울대교구와 인천교구는 지난해 3월 종교단체로는 최초로 국세청 연말정산서비스 전산에 신자들이 낸 기부금 명세를 등록했다. 서동경 천주교 서울대교구 언론홍보팀장은 “국세청 공시 이후 신도들은 오히려 교구 사무실까지 찾아올 필요 없이 국세청 홈페이지에서 기부 내용을 출력할 수 있어 연말정산 때 더 편리했다며 반겼다”고 말했다. 불교계도 기부금 등 사찰재정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올해 3월 열린 ‘제3차 대중공사’ 회의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사찰 재정 명세 공개 △회계 관리 프로그램 개선 등 총 7가지 계획안을 내놓았다. 조계종 관계자는 “30억 원 이상의 재정(기부금 포함)을 가진 사찰 36곳 중 대부분이 자체 홈페이지에 기부금 사용 명세 등을 공개하고 있다. 재정 투명화의 필요성에 절감하는 스님이 많아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세무학회장)는 “그간 깜깜이로 운영되던 기부금이 공개되면 종교단체 기부에 불신을 품은 신도들도 기부에 동참할 수 있어 전체 기부시장이 선순환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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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5542개 공익법인 기부금 명세 첫 확인

    국내 공익법인 5542개의 재정 명세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자산 5억 원 이상 또는 기부금 수입 연간 3억 원 이상의 공익법인들로 사실상 현재 활동 중인 사회복지법인과 학술장학법인 문화법인 등이 모두 포함됐다. 이들 국내 5542개 공익법인의 지난해 기부금 수입은 총 3조9120억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사회복지법인 1541개에 기부된 돈이 총 1조7672억 원(45.2%)으로 가장 많았다. 5000개가 넘는 공익법인의 재정 명세를 일일이 확인하고 분석한 곳은 한국가이드스타다. 삼일 삼정 안진 한영 등 국내 유수의 회계법인과 한국공인회계사회 등 회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비영리기관이다. 한국가이드스타는 7년에 걸친 노력 끝에 국세청의 협조를 얻어 이번에 국내 모든 공익법인의 재정 명세를 확보해 분석했다. 기부금 쏠림 현상도 확인됐다. 100억 원 이상을 기부받은 공익법인은 50곳. 액수는 2조5105억 원으로 65%를 차지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사회복지 분야에서 더욱 심했다. 100억 원 이상 기부금 수입을 올린 사회복지법인은 1541개 중 16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금액은 1조3280억 원으로 전체 사회복지법인 기부금 총액의 77%에 달했다. 이번에 확인된 공익법인 재정 명세는 올 12월 탄생할 인터넷 사이트 ‘도너비게이터(Donorvigator)’에서 누구나 볼 수 있다. 기부자(Donor)에게 이정표(navigator)와 같은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각 단체가 기부금과 모금으로 얼마를 모았는지, 한 해 동안 얼마를 사무실 임차료와 인건비로 사용했는지 ‘주머니 사정’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상당수 공익법인들은 양적 팽창에 치우쳐 정작 가장 중요한 투명성 확보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두준 한국가이드스타 사무총장은 “주주가 기업에 관여하듯 일반 기부자들도 각 단체가 일을 잘하고 있는지 알 권리가 있다”며 “나눔문화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체들도 재정회계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노지현 isityou@donga.com·김재형 기자}

    • 201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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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공동모금회 5883억… 월드비전, 大-中企협력재단, 유니세프 順

    《 한국가이드스타가 자산총액 5억 원 이상 또는 수입총액이 3억 원 이상(종교법인 제외)인 공익법인 5542개 단체의 2014년 회계연도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부금 수입은 총 3조9120억 원이었다.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 개인과 기업이 낸 기부금 영수증을 토대로 국세청이 파악한 우리나라 2013년도 기부금은 총 12조4800억 원. 2013년 개인은 7조8300억 원을, 기업(법인)은 4조6500억 원을 기부금으로 냈다고 신고했다. 이를 토대로 국내 기부금 규모는 연간 12조 원으로 추정돼왔다. 그러나 이번 분석을 통해 명확히 드러난 부분은 30%에 불과하다. 빠진 9조 원(70%)은 종교단체 기부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익법인 재정 공개를 계기로 전반적인 기부문화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기부금도 ‘빈익빈 부익부’ 기부금 100억 원 이상을 모금한 공익법인은 총 50곳. 100억 원 이상 모금한 사회복지법인 16개 단체 중 기부금 수입이 가장 많았던 곳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5883억3000만 원)였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효율적으로 돈을 모아 단체들에 나눠주기 위해 만들어진 법정모금단체다. 매년 ‘사랑의 열매’ ‘사랑의 온도계’로 온정이 많이 모이기 때문에 기부금 수입이 가장 많은 것은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그 다음으로 기부금 수입이 많은 곳은 월드비전(1802억4000만 원)이었다. 이어 △어린이재단(1049억7000만 원) △한국컴패션(702억8000만 원)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589억 원)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445억4000만 원) △대한적십자사(326억 원) △홍익회(262억3000만 원) △한국사회복지협의회(198억 원) △굿피플인터내셔널(139억8000만 원) △밀알복지재단(136억7000만 원) 등이었다. 기업이 출연해 만든 복지재단도 기부 문화의 주축을 차지했다. △삼성생명공익재단(1119억4000만 원) △삼성복지재단(310억8000만 원) △CJ나눔재단(154억6000만 원) △롯데복지재단(100억2000만 원) 등이 기부금 100억 원 이상인 사회복지법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회계정보 공개를 통해 단체별 평균 연봉도 처음으로 확인됐다. 직원 수 대비 급여를 나눠 평균 연봉을 분석해보니 △유니세프한국위원회 5200만 원(직원 50명) △대한적십자사 3900만 원(직원 3308명) △한국컴패션 2900만 원(직원 109명) △아이들과 미래 2900만 원(직원 30명) △아름다운재단 2300만 원(직원 4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효율성’ 평가지표도 곧 공개 기부자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정보는 ‘이 단체가 일을 잘하고 있는지’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쉽게 알기 어렵다. 12월 공개되는 인터넷 사이트 ‘도너비게이터’에서는 1차적으로 단체별 기부금 보조금과 사업비 지출 규모 등 회계자료를 시각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공개한다. 이후에는 효율성 측면에서 특정 단체가 일을 잘하고 있는지 다양한 지표를 제공할 방침이다.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회계자료가 쌓이면 ‘환경’ ‘여성’ ‘아동’ ‘의료’ 등 카테고리별로 단체들 간 성과를 비교분석할 수 있게 된다. 순위를 매기지는 않지만 보는 눈이 많아지면서 비영리단체들끼리 선의의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박두준 한국가이드스타 사무총장은 “이 같은 회계정보 공개를 통해 진정한 풀뿌리 지역사회 기부문화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가이드스타는 지식이 부족해 결산자료를 내기 어려워하는 작은 단체들을 위해 회계 교육도 지원할 방침이다. 한국가이드스타 홈페이지(www.guidestar.or.kr)에서 온라인 교육도 받을 수 있다.노지현 isityou@donga.com·김재형 기자}

    • 201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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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직자 울리는 ‘속빈 자격증’

    성준호(가명·28) 씨는 대기업 수십 곳에 입사원서를 넣었지만 매번 1차 전형에서 탈락했다. 부족한 ‘스펙’ 탓으로 여긴 성 씨는 2년 전부터 각종 민간자격증을 따는 데 몰두해 왔다. 지방대 출신인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은 자격증뿐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그가 획득한 자격증은 인성지도사, 소비자전문상담사, 레크리에이션 지도사, 독서논술지도사 2급 등 4개. 학원 수강비, 교재비 등으로만 250만 원가량을 썼다. 성 씨는 올 상반기 한 대기업의 1차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고생해서 취득한 자격증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처음 본 면접시험에서 그는 뒤통수를 맞았다. 면접관이 “직무와 관계없는 자격증을 따는 데 시간만 낭비했다”는 핀잔을 줬기 때문이다. 성 씨는 “이력서를 조금이라도 더 채우고 싶은 마음에 여러 자격증을 땄지만 결국 돈만 낭비한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취업 장벽을 뚫기 위해 각종 자격증을 따려는 청년, 경력단절여성(경단녀) 등의 구직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절박한 마음을 이용한 ‘자격증 장사꾼’ 때문에 피해를 보는 이들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도 급증하는 추세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19일 현재 정부에 등록된 민간자격증은 무려 1만7289종에 이른다. 2007년 자격기본법이 개정되면서 정부가 민간자격 등록제를 도입한 뒤 꾸준히 늘어난 결과다. 민간자격증은 운전면허 등과 달리 특별한 심사과정 없이도 등록이 허용되다 보니 급속하게 늘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청년, 경단녀 구직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취업난 속에서 ‘스펙’을 조금이라도 더 쌓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구직자들을 자격증 학원으로 몰고 있는 것. 유사 자격증도 난립하고 있다. 한 곳이 인기를 얻으면 다른 곳에서 바로 비슷한 교육과정을 급조해 등록하는 식이다. 심리상담 관련 민간자격증은 1460종, 웃음 관련 자격증은 196종이나 된다. ‘취업 100% 보장’ 같은 허위 과장 광고도 늘어나는 추세다.박창규 kyu@donga.com·김재형 기자}

    • 201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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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 위해 이력서 채운 ‘자격증 스펙’… 기업은 “쓸모없다”

    웃음치료사, 심리상담사, 독서지도사, 스피치지도사, 미술상담사, 타로상담사…. 정부에 등록된 민간자격증의 종류다. 이러한 민간자격증은 1만7289종(19일 기준)에 이른다. 명칭은 다르지만 사실상 같은 자격인 것도 수두룩하다. 정부가 대입 전형에 인성평가 반영을 고려한다는 소식이 퍼지며 관심을 끈 인성 관련 자격증만 해도 인성지도사, 인성독서전문가, 분노조절인성지도사 등 272개나 된다. 등록되지 않은 분야로는 팔씨름 줄다리기 자격증까지 있다. 민간자격증이 폭증하면서 관련 학원들은 경쟁적으로 ‘자격증 장사’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가 등록 최초, 유일 자격증’이라거나 ‘누구나 쉽게 합격, 취업 및 고소득 보장’ 같은 광고가 쏟아지고 있다.○ 허위·과장 광고에 피해 속출 항공기 승무원 지망생인 박슬기 씨(21·여)는 올 8월 ‘항공권발권자격증(CRS·Computer Reservation System Certificate)’ 취득 과정이 개설된 한 학원에 등록했다. 두 달 치 수강료는 179만 원. “국내 A항공사의 직인이 찍힌 수료증을 받을 수 있어 취업에 유리하다”는 학원의 설명을 듣고 목돈을 지불했다. 부푼 기대 속에 학원을 다니던 박 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해당 항공사에 광고 내용을 문의했다. 그러나 항공사 측은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자격증”이라고 답변했다. 박 씨는 “학원에 환불을 요청하자 계속 미루다가 한국소비자원에 신고한 뒤에야 겨우 돈을 돌려받았다”고 말했다. 전업주부도 자격증 학원의 단골 마케팅 대상이다. 경남 진주시 주부 민모 씨(51)는 두 달 전 이웃들과 함께 아동심리상담사 자격증 학원에 등록했다. 그는 “월 30만 원 수강료만 내고 하루 2시간씩 강의 듣기와 문제 풀이를 하면 직장 경력이 없는 주부도 쉽게 취직할 수 있다는 말에 끌려 등록했는데 아직 제대로 취업했다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며 “괜히 돈만 낭비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업무 연관 없는 자격증은 취업에 독 큰돈을 들여 딴 민간자격증이 취업과 직결되는 일은 많지 않다. 한 대형 통신사의 인사담당자는 “굴착기 자격증이나 축구공인심판 자격증 등을 과시하는 지원자도 있었는데 업무와 연관 없는 자격증을 따는 데 시간을 낭비한 것이라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입사지원서에 최종 학력, 자격증 등 지원자의 스펙을 드러내는 항목의 기재를 막는 회사가 늘고 있는 점도 또 다른 변수다. 한 대기업 채용담당자는 “자격증 취득 과정에서 얻은 독특한 경험이나 직무와 연관된 지식 획득 사례가 중요하다”면서도 “수많은 지원자를 평가하는 와중에 자격증 취득 과정에서의 독특한 이력이 기억에 남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취업과 큰 연관이 없는 자격증은 돈만 날리게 되는 셈이다. 일부 학원들의 허위·과장 광고는 이를 더 부채질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받은 ‘민간자격증 관련 소비자상담 및 피해구제 접수 현황’을 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소비자상담 건수는 총 8143건이었으며 피해구제 건수는 456건으로 집계됐다. 피해금액은 1억2426만 원에 달했다. 민간자격증 발급기관의 난립으로 피해를 보는 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유라(가명·42·여) 씨는 지난달 서울 강남구의 한 직업전문학원에 수강 신청을 했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한 씨가 상담을 받으러 이 학원에 방문했을 때만 해도 학원 관계자는 “전국 유일 직업상담사 학원으로 자격증만 따면 취업도 수월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한 씨는 2개월에 33만 원인 수강료를 내고 직업상담사 자격증 취득 과정에 등록했다. 하지만 이 학원 원장은 이달 초 수강생과 강사 몰래 학원 문을 닫았다. 한 씨는 “학원 홈페이지에 소개된 대표원장은 작년에 사망했고 강사들도 임금 체불로 고통받고 있다”며 “절박한 마음을 악용해 사기를 칠 줄은 정말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한 씨는 서울 강남경찰서에 학원장 등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취업포털 ‘사람인’의 임민욱 취업컨설턴트는 “직무 연관성이 없는 민간자격증은 오히려 구직자의 지원 동기나 진실성을 의심받게 해 부정적 평가를 받게 할 수 있다”며 “취업하려는 직종에 맞는 자격증이 어떤 것인지 사전에 검토하고 준비해야 시간 낭비와 손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박창규 kyu@donga.com·김재형 기자}

    • 201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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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최문순, 사기혐의 수배자 이어 추천 목사도 명예강원지사로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사기혐의 수배자 최모 씨(66)를 명예강원지사로 위촉한 사실(본보12일자 A12면 기사)이 논란인 가운데 최 지사에게 최 씨를 소개해준 신모 목사가 아무런 검증절차 없이 명예지사로 위촉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강원도의 ‘명예지사 위촉현황 자료’에 따르면 신 씨의 명예지사 위촉 이유는 최 씨가 원장으로 있는 A 연구원의 도내이전 추진. 하지만 지난해 12월 신 씨를 명예지사로 위촉할 당시 추천 담당과인 강원도 환경정책과는 도의원들에게 신 씨의 위촉 계획을 통보하지 않았다. 강원도 명예지사 운영 조례에 따르면 명예지사 위촉은 추천 담당과가 위촉계획서를 도의회에 보내면 의원들이 이를 심의해 위촉 여부를 결정한다. 강원도가 최 씨의 사기 행적을 ‘주요경력’으로 소개하며 명예지사로 추천한 정황도 확인됐다. 김기홍 강원도의원이 강원도로부터 제출받은 최 씨의 위촉계획서에는 ‘H아카데미 설립’과 그들이 오폐수처리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AMT(물리학적 처리공법) 건교부 신기술 지정 취득(건설교통부)’이 주요 경력으로 적혀 있다. 하지만 2004년 사기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최 씨의 최종 선고 판결문엔 “H아카데미에서 물연료신기술(맹물연료화프로세스) 기계 내부에 투자자들 몰래 넣어둔 고체연료를 태우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기만했다”고 적혀 있다. 신기술 지정도 “종래의 오폐수처리공법이 함께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신기술 지정(건교부의)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도내 투자유치를 이유로 기업인들을 명예지사로 대거 위촉하다가 정작 이들의 자격요건은 소홀히 검증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012년 7월부터 명예도지사를 선정하기 시작한 강원도는 올해 7월까지 37명을 위촉했고 이중 20명이 넘는 인원이 경제인이거나 경제단체 주요 인사들이다. 김기홍 강원도의원은 “명예지사로 위촉된 경제인 중 실제 강원도에서 경제적 성과를 거둔 사람은 드물다. 본래 취지에 맞게 문화, 사회 저명인사들도 균형있게 위촉해야한다”며 “지금 상황에선 (명예지사가) 기업 투자유치를 위해 강원도가 내어준 명패(名牌)일 뿐이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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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최문순, ‘사기혐의 수배자’를 명예지사 위촉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사기 혐의 수배자를 명예강원도지사로 위촉하고 예산으로 그의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강원도는 특허등록도 돼 있지 않은 등 검증되지 않은 그의 기술을 홍보하고 사무실까지 무상 임대해 주고 있다. 최 지사가 지난해 11월 명예강원도지사로 위촉한 최모 씨(66)는 2011년 음식물 쓰레기를 재활용해 연료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3억여 원을 챙긴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후 중국으로 간 최 씨는 지난해 3월에도 사기 혐의로 고소당해 현재 검찰에 수배된 상태. 2004년에는 맹물로 연료를 만드는 기계(맹물연료시스템)를 발명했다며 기독교 교인 등 650여 명으로부터 32억 원을 챙긴 혐의(사기)로 검찰에 구속돼 5년 6개월간 복역한 적이 있다. 최 지사는 2013년 말 한 지인의 소개로 중국에서 최 씨를 만나 폐기물 자원화 기술에 대해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이나 산업현장의 쓰레기를 건조해 연료를 만드는 기술이다. 최 지사는 지난해 11월 중국 푸젠(福建) 성 일대에서 열린 ‘강원도의 날’ 행사에서 최 씨를 명예강원도지사로 위촉하고 폐기물 자원화 사업을 지원한다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강원도는 올해 초 최 씨가 원장으로 있는 A연구원과 함께 춘천시에 새로운 합작회사를 세우고 임대료 230여만 원(3개월 기준)을 지원하고 있다. 김기홍 강원도의원이 강원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원도는 음식물폐기물 연료화, 열풍보일러 농가 보급 등 총 6개 사업을 지원한다. 올 3월 중국 지린(吉林) 성 옌볜조선족자치주에서 열린 강원도-옌볜자치주 기업간담회에서는 최 씨의 기술을 “폐기물 연료화 사업의 독보적인 기술”이라 소개하며 중국 시장 개척을 추진한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최 씨 측이 핵심기술이라 내세운 기술 4개는 모두 특허청에 등록돼 있지 않다. 이들은 ‘무탈수 건조’(불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건조) 등의 기술을 특허청에 특허출원했지만 작동 원리 등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모두 거절당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현재 다른 국내 민간업체와 최 씨의 기술을 검증하고 있고 업무협약을 맺은 사업도 시장성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씨 측은 “특허 등록이 거절된 이후 새 기술을 추가해 출원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최 지사도 최 씨의) 전과 사실을 알았지만 현재의 좋은 기술을 강원도에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먼저 협조를 요청해 왔던 것”이라고 밝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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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미엄 리포트]상쟁보다 상생… 개인 인센티브 없애자 팀워크 살아나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교과서에서 ‘한강의 기적’을 배운다. 근면 성실한 태도로 폐허에서 산업화를 이뤄 냈다는 점, 그리고 국제화 시대를 거쳐 이제 세계 곳곳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쉽게 볼 수 있게 됐다는 성공 신화다. 그러나 저성장시대에 진입하게 되면서 직장인들은 의문에 빠지게 됐다. 열심히 일하지만 성과는 나오지 않는다. 성취감보다는 피로가 점점 쌓여 간다. 그런 점에서 2014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한 기업평가 소셜미디어 ‘잡플래닛’이 올해 상반기 발표한 ‘일하기 좋은 기업 순위’에는 시사점이 있다. 잡플래닛에서는 전현직 직장인이 기업 재직 경험에 대한 평가를 올려놓는데, 직장인들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서비스 시작 1년 반 만에 연봉·복지·사내 문화와 관련된 기업 정보 약 50만 건이 축적됐다. 이 빅데이터에는 현재 한국인이 직장에서 원하는, 또는 피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드러난다.○ ‘좋은 직장’은 사내 문화가 좌우 직장인들이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꼽은 상위 10개 회사에 대한 칭찬 키워드를 분석해 보니, 직원들이 평점을 줄 때 가장 중요시한 것은 ‘사내 문화’였다. △승진 기회 및 가능성 △복지 및 급여 △업무와 삶의 균형 △경영진 △사내 문화 중 이 부분이 기업 평가를 좌우했던 것. 역동적이고 상하 소통이 잘되는 사내 문화일수록 좋은 평가를 받았고, 군대식 문화가 지배적이거나 아랫사람에게 권한은 주지 않으면서 윗사람이 책임을 안 지는 회사일수록 평가가 나빴다. 휴가도 만족도에 중요한 변수였다. 휴가는 보통 복지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직장인들은 휴가를 문화의 일부로 생각했다. 아무리 휴가 일수가 많아도 실제로 휴가를 자유롭게 갈 수 있는 문화가 없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 그 다음으로 빈도가 높은 칭찬 키워드는 △기회 △(업계) 최고 △복지 △분위기 △사람 △글로벌 △직원 △자유 △성장 △수평 순이었다. 이인묵 잡플래닛 대외협력실장은 “복지와 급여는 직장을 선택할 때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입사 후에는 그 급여가 조금 더 오르는 것이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요즘 젊은 세대가 편한 일만 찾고 일하는 시간이 적은 곳만 선호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분석 결과는 달랐다. 일이 많더라도, 성장 기회가 많거나 해외(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시장 개척이 가능한 곳을 선호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코리아의 경우 ‘일과 삶의 균형성’은 매우 낮고 근무 시간도 길다는 평가를 받지만,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직장인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나쁜 평가를 받는 회사들도 공통점이 있었다. △보수적 △급여 △야근 △비효율 △체계 없음이 주요 묘사 어휘였다. ‘끔찍’ ‘최악’처럼 감정적인 표현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작은 회사일수록 경영진에 대한 평가가 곧 기업 평가와 직결됐다. 윗사람의 심기에 따라 회사 정책과 사내 문화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자발적인 동기 부여’로 스트레스 줄여야 과거에는 기업들이 직원의 ‘행복’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럴 필요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의 ‘피로사회’는 기업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 때문에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도가 나오고 있다. 일부 회사는 자율 출퇴근제, 무한 휴가제도 등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줄여 주기 위해 파격적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고전적인 ‘당근과 채찍’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자발적인 동기 부여와 자율적인 업무로 기업과 직원 모두가 성장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새로운 제도를 시도한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배달의 민족’을 서비스하는 벤처기업 ‘우아한 형제들’은 지난해 3월 영업직 인센티브 제도를 폐지했다. 그동안 이 회사 영업본부 소속 직원들은 가맹점 계약 건수를 따낸 만큼 급여를 받았다. 당장 직원 개개인의 성과를 높이는 데에는 도움이 됐지만 직원들이 서로를 경쟁 상대로 여기도록 만든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좋은 영업 노하우도 공유되지 않았다. 인센티브제를 없앤 지 1년 7개월이 지난 지금, 변화가 있었을까. 김수권 우아한 형제들 상무는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팀워크다. 이전에는 ‘나만 잘하면 된다’는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같이 잘하자’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2013년 한 해 동안 회사를 그만둔 직원이 5명이지만 지난해에는 1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연간 영업 목표치도 1개월 앞서 달성하면서 그해 12월에는 개개인에게 지급할 인센티브를 모아 영업본부 전 직원이 필리핀 세부로 여행을 갔다. 모바일 교육 스타트업인 ‘스마트스터디’는 파격적인 출퇴근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것은 물론이고 개인 사정이 있거나 집에서 근무하는 걸 선호하는 직원이라면 굳이 회사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 올해 6월 메르스가 발생했을 때는 전 직원이 한 달 동안 재택근무를 하기도 했다. 직원 100여 명 중 회사에 나와 근무하는 직원은 절반 수준. 나머지는 집, 카페 등에서 자유롭게 근무한다. 어린 자녀를 둔 기혼자들의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통상 휴가를 가려면 상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이 회사에서는 휴가 결재 자체가 없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e메일로 휴가 일정을 공유하는 게 유일한 ‘절차’다. 박현우 스마트스터디 부사장은 “자신이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한다는 신뢰가 있기 때문에 근무 장소나 휴가 일정 등에 대해 동료의 동의만 구한다면 최대한의 자율을 보장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긍정마인드 문화생활로 스트레스 풀고 상처 치유 ▼이동환 피로클리닉 원장의 힐링법출근길 교통사고를 당했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누군가는 재수가 없었다며 최악의 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정말 운이 좋아 크게 다치지 않았다”며 감사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똑같은 상황에도 마음먹기에 따라 개인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다를 수밖에 없다. 피로를 줄이려면 조직의 변화뿐 아니라 개인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정글 같은 직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성격을 바꾸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동환 만성피로클리닉 원장(대한만성피로학회 명예회장·사진)은 마음가짐을 바꾸는 방법으로 ‘스트레스 낯설게 보기’와 ‘심리적 동화 기법’을 추천했다. 이 원장은 마음가짐의 정의를 자신에게 익숙한 생각의 방식, 습관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레스 낯설게 보기’는 늘 비관적으로 바라보던 스트레스를 다른 시선으로 보는 방법이다. 이 원장은 “업무 실수로 상사에게 혼나서 최악의 하루를 보냈더라도 ‘오히려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한 번만 (일기장에) 적어보면 된다. 그렇게 달리 보는 하루가 쌓여 새로운 생각의 습관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리적 동화기법’은 좋은 음식을 먹으면 건강한 육체를 가지듯, 건강한 심리적 자극을 받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이다. 독서와 음악 감상 등 문화생활을 하거나 각자의 힐링 시간을 가지며 감동을 받는 것을 말한다. 직장생활을 하며 그간 억누르고 있던 분노를 표출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고 꾸준히 영양제를 챙겨 먹는 등 식습관을 개선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이 원장은 “건강한 정신은 건강한 육체에서 나오는 법”이라며 “현대인 대부분은 에너지를 만들어 주는 마그네슘 결핍에 걸려 있는데 틈틈이 이를 보충해줄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도 피로도를 줄이는 중요한 팁”이라고 강조했다.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자리부터 찾는 것을 이 원장은 “자폭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술 마실 때 잠깐 잊고 있던 스트레스는 다음 날이면 되살아난다. 그 순간만 잠시 잊고 있는 것”이라며 “술을 마시면 안 그래도 부족한 마그네슘이 빠져나가 근육이 경직되고 오히려 체력이 더 떨어져 피로의 굴레에 빠진다”고 말했다.김호경 whalefisher@donga.com·노지현 기자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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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미엄 리포트]‘직장인 피로’ 위험수위… 주요 24개국 유급휴가 비교해보니

    “한국인은 미쳤다!” 국내 대기업의 해외법인장을 10년간 맡았던 외국인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낸 책 제목이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한국의 기업문화를 경험한 프랑스인 에리크 쉬르데주 씨는 이 시간을 ‘기상천외한 경험’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하루 10∼14시간을 근무하는 사람들, 회사에 대한 맹목적 헌신은 이방인에게 매우 낯선 경험이었다. 특히 그는 “한국인들의 존재 이유는 회사와 일에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한다. 특히 임원들이 토요일에도 출근할 뿐 아니라 일요일에는 골프장에 모여 시장 동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거나 과로로 쓰러진 동료가 수술한 의사에게 “언제부터 업무에 복귀할 수 있느냐”고 다그치는 모습 등을 안타까워했다. 중장년층의 이런 모습에 대한 반발로 젊은 사원들은 ‘나’를 위한 휴식을 꿈꾼다. 아버지 세대처럼 죽어라 일만 하기 싫다는 생각이 강하다. 하지만 ‘맘 편한 휴가’는 여전히 먼 나라 이야기다. 온라인 여행사이트 익스피디아가 2013년 24개국의 직장인 78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 직장인들이 연간 사용하는 유급휴가 일수는 7일에 불과했다. 전 세계 주요 24개국 가운데 꼴찌였다. 연간 평균 유급휴가 일수(15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위권인 태국과 말레이시아, 일본조차도 연간 사용 유급휴가가 10일로 한국보다 많았다. 여름에 우르르 가야 하는 획일적인 휴가문화도 문제다. 성수기에 가장 비싼 값을 치르고도 휴가 인파에 치여 허겁지겁 제대로 쉬지 못한다. 주말을 붙여 써도 최대 7일이기 때문에 멀리 떠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김동원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회사를 위해 휴가를 미루거나 한 철에 몰아 쓰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던 과거 고도성장기 때 관습이 이어지는 것”이라며 “쉴 땐 쉬게 하고 그 대신 정해진 근무시간에 최대한의 효율을 달성하자는 새로운 시간활용 전략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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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미엄 리포트]휴식시간 - 편한 동료 - 마음의 평안 없는 ‘3無 샐러리맨’

    근무 환경은 제각각이지만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이동환 만성피로클리닉 원장(대한만성피로학회 명예회장)은 만성피로에 시달린다는 직장인들을 10여 년 동안 상담했다. 이들에게는 쉴 시간, 편한 인간관계, 마음의 평안 등 3가지가 없는 ‘3무(無) 현상’이 공통적으로 확인됐다. 이 원장의 상담 사례를 토대로 가상 인물인 ‘○○기업 대리 우울한 씨’의 하루를 들여다봤다.○ 오전 8시: 쉴 시간 자체가 부족하다 우 대리는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피곤함에 눈이 자꾸 감긴다. 전에는 잠을 자고 일어난 뒤 상쾌함에 눈이 저절로 떠졌지만 입사 이후로 이 기분을 느껴 본 적이 없다. 아직 마흔도 되지 않았는데 얼마 전부터는 아침에 일어나면 목 아래 5cm 부위를 누군가가 벽돌로 지그시 누르는 느낌이 들었다. 건강검진 때 의사는 “스트레스로 식도염이 온 것 같다”고 진단했다. 출근하면 상사는 “업계가 위기니 더 고삐를 죄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입사 이후 계속 회사는 위기의식을 강조했고 일은 늘어났다. 직장인 누구에게나 일어날 법한 사례다. 실제 위기였는지와 상관없이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한국 직장문화에선 일이 없어도 회사에 출근해 자리를 지키는 게 미덕으로 통한다. 집단주의 의식이 강한 한국 특유의 조직문화가 개인 시간을 침범한다는 분석도 있다. 구성원이 조직과 잘 융화돼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업무 외 시간의 회식과 모임 등이 빈발하며 개인 시간을 침범하는 게 당연시된다는 것. 김성희 서울노동권익센터 소장은 “한국의 기업 상당수가 선진국 수준보다 훨씬 많은 근무시간을 전제로 인력 운용 계획을 짠다”며 “업무 효율을 높여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는 게 기업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낮 12시 반: 함께할수록 꼬이는 인간관계 우 대리는 홀로 회사 앞 산책로에 나왔다. 식사 내내 동료들과 말 한마디 섞지 않았다. 팀장에게 꼭 말하고 싶었던 불만도 괜히 일만 더 키울 것 같아 참았다. 윗사람에게 직언하다간 찍힐 것 같고 후배들에게 잔소리하면 왕따 당할 것 같은 불안감에 시달리는 중이다. 직장에서 온종일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할 동료들이 스트레스의 원인이란 진단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회사의 인사평가 기준이 개개인 단위로 쪼개지면서 팀원들이 같이 성과를 내고 동료애를 느끼는 일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의 직장인일수록 사회생활 하며 겪게 되는 갈등을 접할 때 더 큰 부담감을 갖는다. 자신이 싫어하는 상대를 설득해 본 경험과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 조선경 딜로이트컨설팅 리더십코칭센터장은 “형제자매 없이 홀로 자란 어린 직장인일수록 갈등 관계를 풀어 가는 기술이 부족하다. 자기애가 강한 이들에게는 강압적인 화법이 아니라 내적인 동기 유발로 그들 스스로 동료에게 다가설 수 있게 하는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라고 해석했다. 상사도 감정의 소통 방식을 정교하게 가다듬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경춘 한국능률협회(KMA) 상임교수는 “자기 감정을 통제하고 동료와 소통하는 방법을 배운 리더는 많지 않다. 갈등이 생기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화부터 내는 상사가 많은 이유”라며 “후배들은 화내는 상사 앞에서 일을 더 키우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입을 닫아 버리고 더는 소통하려 하지 않는다. 이것이 ‘조직의 침묵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오후 7시: 커지는 ‘불안’ 우 대리는 퇴근 후 영어학원으로 향했다. 딱히 영어를 많이 쓰는 업무를 담당하진 않지만 나중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서다.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따겠다며 입학 시험을 준비하는 동료도 적지 않다. 막상 딴 사람들도 별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렇지만 안 딴 사람보다는 낫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피로도가 높은 직장인일수록 불안감이 크다. 불안이 만연하게 된 이유는 한국이 저성장 사회로 넘어가면서 조직 안팎에서 생존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과로사회’의 저자 김영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성과로 생존 여부가 갈리는 시대에 사람들은 자투리 시간에도 자기계발을 하는 등 강박적으로 빈 시간을 채우려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대부분은 사회심리적 건강 점수가 매우 낮았다. ‘삼포세대’(취업·결혼·출산을 포기한 세대)는 언제든지 더 안정적이고 봉급도 많이 주는 직장으로 옮길 수 있도록 꾸준히 자기 경력을 쌓고 대비하는 것을 숙명으로 여긴다. 그렇게 그리던 직장에 들어왔지만 취업 사이트를 기웃거리는 신입 사원들, 경력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아 대학원 학위 취득에 매달려 과잉 학력을 채워 나가는 5∼10년 차 직장인들이 한국사회에 유독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회사가 평생을 보장해 줄 것이란 믿음은 이미 깨졌다. 안정적인 노후 생활도 보장받기 힘들다. 대기업 임원인 A 씨(50)는 “상무까지 달았던 선배가 최근 개인택시를 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애들 뒷바라지에 노후 자금까지 퍼부어 내 미래에 대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직장 선배들의 발자취만 따르면 경제적 안정이 보장되던 시대가 지났다. 생존의 갈림길에서 각자 어떤 선택을 해야 될지를 놓고 스트레스 받는 시대가 오늘이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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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미엄 리포트]직장내 최악의 피로유발자는

    직장인들은 꿈꾼다. 상사는 큰 목표를 이루는 데 ‘제갈공명’처럼 나를 뒷받침할 수 있는 부하 직원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후배는 ‘멘토’가 될 수 있는 인생의 선배를 직장에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실제는 어떨까. 인사 컨설턴트들은 “피로유발자만 안 만나도 큰 행운”이라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함께 일하기 꺼려지는 직장 동료가 있다. 피로를 유발하고 불화의 주범이 되는 사람이다. 사원들이 꼽은 최악의 상사는 감정기복이 심해 예측이 불가능한 사람이다. 자기 할 말만 하는 상사는 훈계를 듣는 그 순간만 잘 넘기면 되지만, 자기 기분에 따라 화를 내거나 업무에 대해 평을 하는 상사는 마주칠 때마다 항상 긴장해야 된다는 것이다. 최철규 휴먼솔루션그룹 대표(42)는 “만약 자신이 기분파에 능력도 없으면서 일만 벌이는 상사로 불린다면 최악 중 최악의 상사로 꼽힌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직장문화 서비스기업인 오피스N 이윤진 팀장은 회사를 학교처럼 생각하고 선배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쳐줘야 한다고 착각하는 후배를 최악으로 꼽았다. 책임감 없이 그저 선배의 지시만 기다리는 ‘선배 바라기’들 때문에 오히려 일이 더 늘어나 피로를 호소하는 선배가 많기 때문이다. 스스로 판단을 미룬 채 “어떻게 하죠?”라는 말만 반복한다면 윗사람들도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팀장은 “선배가 혼냈을 때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 같은 후배 탓에 마치 학교 선생님이 된 기분을 느꼈다고 토로하는 중간관리직 직장인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복장과 화장실 사용 에티켓 등 기본적인 공공예절을 지키지 않는 직장인도 대표적인 피로유발자다. 미래HR컨설팅 남정아 원장(48)은 “슬리퍼를 신고 작업장을 돌아다닌다거나 패션쇼를 방불케 하는 복장을 한 젊은 사원들 때문에 사무실이 놀이터가 된 기분이라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많다”며 “(상사들은) 직접 나서 이를 지적하면 사생활까지 건드는 꼰대 상사로 낙인찍힐까 봐 차마 말도 못하고 속앓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동기나 비슷한 연차의 선후배 중에는 동료 험담에 열을 올리는 사람이 최악으로 꼽힌다. 이 밖에 △회식자리에서 분위기를 띄운다는 명분으로 동료의 치부를 소재거리 삼는 직원 △술자리에서 자기 하소연만 하는 동기 △자기고집만 앞세우는 후배가 컨설턴트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한 피로유발자들이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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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미엄 리포트]피로사회… 30대 男 사무직이 위험하다

    한국 직장인들이 직장생활을 하며 느끼는 피로도는 연령, 직급, 연차를 막론하고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탐사취재팀과 대한만성피로학회가 이달 14∼20일 직장인 1235명(남성 790명, 여성 445명)을 대상으로 피로도 측정 설문조사를 한 결과 3가지 평가지표 중 ‘직무 스트레스’ 정도는 위험선(57점 이상)을 넘은 응답자가 절반이 넘는 692명(56.0%)에 달했고, 전체 평균치도 57.74점으로 위험선을 초과했다. ‘사회심리적 건강’ 정도 역시 위험선(27점 이상)을 넘은 응답자가 절반에 육박하는 592명(47.9%)이었고, 평균치도 위험선에 근접한 26.11점이었다. ‘만성피로도’는 위험선(46점 이상)을 넘은 응답자가 300명(24.3%)이었고, 평균치는 36.84점이었다. 3가지 지표 모두 위험선을 넘은 ‘고위험군’은 6명에 1명꼴인 208명(16.8%)으로 나타났다. 연령과 직급별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피곤한 직장인’은 30대 남자 일반사무직 주임·대리였다. 이들은 만성피로도 41.13점, 직무 스트레스 58.78점으로 다른 연령·직급보다 스트레스 강도가 훨씬 높다고 응답했다. 직무 스트레스 발생 원인을 △직무요구 △직장 내 갈등관계 △직장에서의 조직체계와 인적자원 관리 등으로 나눠서 살펴보니 40대 과장·차장은 직무요구 부담(27.79점)이 사원(23.25점)이나 부장(23.63점)에 비해 훨씬 높았다. 전문가들이 ‘고위험군’으로 분류한 208명 중에는 입사 1∼5년 차(31.7%)와 1년 미만(14.4%)이 합쳐서 절반 가까이 됐다. 설문 응답자들의 연차 및 직급별 분포가 고른데도, 고위험군에 젊은 직장인이 많이 포함돼 있어 직무수행 방식이나 직장문화에 대한 세대 간 인식 차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근면정신을 발휘해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는 우리 사회의 자부심은 여전하지만 효율적인 근무체제를 갖추거나 경직된 직장문화를 고치는 데는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는 그간 고성장의 패러다임을 고집해왔고 인식과 사회 제도가 거기에 맞게 짜였다”며 “저성장 시대에 들어오자 이것이 우리 생활방식과 맞지 않아 혼란은 앞으로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재형 monami@donga.com·노지현 기자}

    • 201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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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충식 창원한마음병원 이사장… 한양대에 발전기금 100억 기탁

    한양대는 하충식 창원한마음병원 이사장(56)이 학교 발전기금 100억 원을 기탁했다고 18일 밝혔다. 하 이사장은 17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풀만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발전기금 약정식에서 “이번 협력으로 경남 창원 지역에 부족한 의료 인프라를 확충해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번 약정에는 한양대의료원이 창원한마음병원에 전임교원을 파견하고 특정질환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두 병원은 2019년 KTX 창원중앙역 앞에 개원할 예정인 850병상 규모의 신축 한마음병원이 해외 중증 환자를 수용할 수 있도록 국제교류도 추진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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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 ‘사선녀 대회’ 19일 접수 마감

    전북 지역의 대표적인 향토문화 축제인 ‘제29회 사선녀(四仙女) 선발 전국대회’ 참가 접수가 19일 마감된다. 이 행사는 전설 속의 선녀상을 재조명해 ‘한국적 여인상’을 보존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10월 2∼4일 소충·사선문화제전위원회(위원장 양영두) 주최로 임실군 사선대 국민관광지 등에서 열리는 ‘제52회 소충·사선문화제’ 기간에 진행된다. 방문객들은 ‘풍년맞이 무사고기원 길놀이공연’을 비롯해 다양한 향토문화축제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참가 자격은 17∼26세(1989∼1998년생)의 고졸 이상 미혼 여성으로, 문의 및 접수는 위원회 사무국(063-643-3988·sasun4444@hanmail.net)으로 하면 된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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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시리아 난민들에게도 관심을”

    그리스 해변에서 익사한 채 발견된 시리아 난민 어린이 ‘아일란 쿠르디’의 추모식이 열린 6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앞. 시리아 난민을 돕는 구호단체 ‘헬프시리아’의 창단 멤버인 심홍윤 씨(36)는 요르단 난민캠프로 봉사활동을 떠난 친구 압둘 와하브 알 무함마드 아가 씨(31·시리아·동국대 법학과)를 대신해 두 손에 촛불을 든 채 쿠르디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 “살기 위해 작은 보트에 몸을 실었던 한 아이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합니다.” 헬프시리아 박지훈 사무국장의 애도문 낭독이 끝나자 추모식 참가자 20여 명은 고개 숙여 묵념했다. 2013년 6월 창단한 헬프시리아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시리아 난민을 돕기 위해 매년 모금운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지난해 7월에는 직접 시리아로 가서 난민들에게 생활용품도 전했다. 매주 수요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아랍어를 가르치고, 시리아 문화를 소개하는 강좌도 개설했다. 하지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드물었다. 법무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 난민 신청을 한 시리아인은 470여 명. 이 중 난민 자격을 얻은 두 명을 제외하곤 모두 정착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 ‘인도적 체류자’로 분류돼 한국에 머물고 있다. 심 씨는 “그들의 아픔을 방관하며 더이상 ‘먼 나라 이야기’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쿠르디의 사진 한 장이 사람들을 움직이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쿠르디 추모 글이 줄을 잇고, 모금에 참여하겠다는 사람도 급증하고 있다. 심 씨는 이 같은 관심이 ‘1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심 씨는 “과거 우리도 ‘6·25전쟁’으로 난민의 고통을 겪었다”며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만큼 그에 걸맞은 아량과 사랑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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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들, 산속으로 들어간 까닭은

    점점 더 부모 얼굴 보기가 미안했다. 밤이면 친구들 연락에 술자리로 불려가는 일도 많았다.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혼자 식사하는 것도 지겨웠다. 익숙한 공부 환경에 정신 상태도 나태해져만 갔다. 변화가 필요했다. 세상과 담 쌓고 채용시험을 준비하고 싶었다. 취업을 준비하며 시내 독서실을 전전하던 홍정선 씨(27·충북 청주)는 고민 끝에 재작년 3월 집을 나와 충북 보은군의 한 산속 고시촌에 들어갔다. 인근 마을에서 걸어서 20분 거리. 도로 위에 새 떼가 온종일 앉아 있어도 될 만큼 외진 시골 마을이다. ‘취업 난민’이라 자조하는 청춘들이 모인 곳이기도 하다.○ 취직하러 산으로 간 청년들 1991년에 지어진 이 고시촌은 한때 사찰 공부방이 그랬던 것처럼 사법시험과 행정고시 준비생의 메카였다. 취업이 ‘하늘의 별 따기’가 된 요즘 이곳은 9급 공무원시험, 경찰채용시험, 자격증 취득시험 준비생이 찾는 최후 격전지로 바뀌었다. ‘고시도 아닌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취업 절벽’에 내몰린 청춘의 심정은 누구보다 절박하다. 그렇게 매년 가을 겨울이면 40여 명의 취업고시생들이 부푼 꿈을 안고 이곳을 찾고, 또 시험이 끝나면 하산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신입 순경 공채시험을 보름 정도 앞둔 홍 씨는 요즘 오전 6시 반에 일어나 밤 12시가 훌쩍 넘어 잠든다. 오전 7시 졸음을 쫓아가며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아침 식사 시간. 잠깐의 ‘커피 타임’이 끝나면 그때부터 잠들기 전까지 ‘공부-식사’라는 단순한 강행군이 이어진다. 체력 단련을 위해 저녁 식사 전 헬스장 이용 30분, 그리고 산책 15분이 자신에게 배정한 자유시간이다. 그는 “공부에 방해될까 봐 휴대전화는 아예 숙소에 두고 독서실에 간다”며 “빨래는 사흘에 한 번, 같은 시험을 준비하는 이곳 동료와 ‘스터디’ 하는 시간 외엔 똑같은 하루의 반복이다”라고 말했다. 숙식비를 포함해 고시촌 한 달 평균 생활비 40만 원 안팎. 가끔 부족한 생활비를 아껴 읍내에서 치킨과 맥주를 사오는 날이면 이 고시촌의 잔칫날이 된다. 각오가 흐트러졌던 때도 있었다. 혈기왕성한 20, 30대 남녀가 경치 좋은 곳에서 서로의 처지를 위로하다 보니 종종 사랑의 감정이 싹트기도 한다는 것. 홍 씨는 “속세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곳을 찾았는데, 처음 1년 동안은 야유회 온 기분이 들어 동료와 어울려 한참을 놀았다”며 “합격한 동료들이 떠나고 나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며 자책했다.○ 이 시대 청춘은 모두 ‘취업 난민’ 고시촌 김창영 원장(72)은 “예전에는 이곳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하위직 공무원시험 준비생이 이젠 (고시원에) 주류가 됐을 만큼 취업난이 심각한 듯하다. 인근 사찰도 마찬가지다”라고 전했다. 채용 시험에 여러 번 낙방한 뒤 현재 9급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김모 씨(32·서울)는 “2개월 전부터 이곳에 들어와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틀에 한 번꼴로 어머니로부터 격려 문자가 온다”며 “못난 아들 걱정에 속앓이하고 있을 부모님을 생각하면 하루빨리 이곳을 벗어나야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취업난에 산까지 찾아온 자신의 처지를 ‘취업 난민’이라고 표현했다. 취업에 도움 되는 환경을 찾아 유랑하는 모습이 꼭 정착할 곳을 찾아 떠도는 난민의 모습과 닮았다는 뜻이다. 그는 “산과 절로 찾아드는 고시생뿐만 아니라, 취업 명당을 찾아 도심 고시촌, 대학가 쪽방촌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떠도는 이 시대 청춘들은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더 이상 취업을 꿈만 같은 일로 생각하지 않는 그런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보은=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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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 인생 도전 자신감 얻어”… 지자체도 놀란 창농 열기

    30일 폐막한 ‘2015 A Farm Show―창농귀농(創農歸農) 박람회’는 마지막 날까지 예비 창농인들의 참여로 성황을 이뤘다. 도시민 5만여 명이 폐막 직전까지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 설치된 박람회장을 찾아 창농과 귀농에 대한 노하우를 하나라도 더 듣기 위해 애썼다. 이날 오후 2시경 aT센터 제2전시장에 설치된 충남 서산시 부스에서는 40대 중반의 관람객 5, 6명이 농작물 40여 종이 진열된 팻말 앞에서 열심히 메모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해당 작물을 재배할 때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생산자 연락처를 빠뜨리지 않고 적는 모습이었다. 김갑식 서산시 농업기술센터 팀장(48)은 “창농 귀농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고 말했다.○ 연령·성별 넘어선 창농 귀농 열기 김 팀장뿐만 아니라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기관 관계자들은 대부분 창농 귀농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에 놀라워했다. 귀농귀촌종합센터는 이번 박람회 사흘 동안 1년 치 귀농 귀촌 안내책자 4000여 권을 모두 배포했다. 밀려드는 예비 창농·귀농인들 때문이다. 김덕만 센터장은 “앞으로 남은 상담을 하기 위해 책자 2000부를 추가로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의 특징은 청년층의 높은 관심과 참여였다. 행사장에는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뿐 아니라 20, 30대 청년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정보기술(IT)을 농업에 적용한 ‘스마트팜(Smart Farm)’이 알려지면서 농촌에서 새로운 길을 찾는 젊은층이 크게 늘었다. 폐막일인 30일 행사장을 찾은 장용구 씨(37)는 “IT가 접목되고, 신품종을 재배하는 농업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길이 될 것 같다”며 “창농에 성공할 다양한 정보를 찾기 위해 행사장에 왔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이 같은 창농 귀농 움직임에 적극 동참했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 CJ제일제당, KT, 네이버, 한화갤러리아 등은 직접 부스를 만들어 첨단 영농법과 직거래 방식 등의 창농 농가 지원책을 설명했다. 네이버는 박람회 현장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 장터를 만들 수 있는 모바일 웹 ‘모두!’를 선보이며 모자 증정 행사를 열어 관람객의 인기를 끌었다. SK텔레콤은 aT센터 실내에 ‘스마트 온실’을 재현해 만들기도 했다. LG와 롯데, 두산, 포스코, 다음카카오 등도 향후 농촌창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기업은행 등 금융권은 농촌창업 및 귀농 자금 지원을 활성화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수협은 어촌 분야의 귀어(歸漁) 방식을 관람객들에게 전파했고, 한국무역협회는 창농한 농가의 해외 수출 노하우를 이번 전시를 통해 알렸다.○ 창농 제품 ‘벽화수’ 나눠주며 폐막 이번 창농귀농 박람회를 통해 히트 상품으로 떠오른 ‘벽화수’가 관람객들에게 기념품으로 지급됐다. 벽화수는 28일 개막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축사한 연단의 벽을 장식한 작물로 2009년 일본에 수출하기도 했다. 주최 측은 벽화수 모종을 총 2000여 점으로 나눠 폐막 당시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배분했다. 충남의 들기름 제조업체인 코메가는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선물세트용 제품 1800여 개를 농촌진흥청에 납품할 예정이다. 청와대 역시 해당 업체에서 추석 선물세트를 주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28일 개막 당시 이 업체를 찾아 “들깨를 볶지 않고 어떻게 짜느냐”며 관심을 보인 바 있다. 관람객들은 이번 행사로 창농 귀농의 ‘길’을 찾았다고 입을 모았다. 부인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문윤원 씨(67)는 “이번에 귀농한 농가가 출품한 농산물의 높은 품질에 감탄했다”며 “이번에 얻은 정보를 통해 은퇴 이후 귀농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박재명 jmpark@donga.com·김재형 기자}

    • 201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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