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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혁신성장을 이끌 ‘인문사회 융합인재양성사업’이 29일 단국대 천안캠퍼스 보건과학관에서 출범했다. 이 사업은 교육부가 디지털시대, 기후위기 등 미래 문제에 대응할 5개 분야의 인재를 육성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는 2025년까지 분야별로 90억 원씩 총 450억 원을 지원한다. 참여 대학은 총 25곳이다. 대학들은 5곳씩 컨소시엄을 구성해 학과, 대학 간 경계를 허물고 학문 간 융합교육 시스템을 도입한다. 교육 과정, 교육 방법, 교육 인프라도 혁신하고 비전과 교육모델도 공유한다. 참여 대학의 재학생들은 정규 과목 외에 인턴십이나 현장 전문가 특강, 경진대회 등의 활동을 통해 진로를 탐색할 기회를 얻게 된다. 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른 대학의 강의를 들을 수 있고, 산업체 현장실습의 기회도 주어진다. 이날 행사에는 교육부 최은희 인재정책실장, 박대현 한국연구재단 학술진흥본부장, 안순철 단국대 총장 등이 참석해 토론을 진행했다. 안 총장은 “미래 산업분야의 인재 육성과 산학협력 생태계 조성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도록 대학의 기본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상반기(1∼6월)에 ‘주 69시간 근무 논란’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정부의 노동개혁이 내달부터 다시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공무원 임금 체계 개편도 고용노동부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노동개혁 과제 중 임금 체계 개편에 대해 이성희 고용부 차관(사진)은 22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6∼9급, 법관, 검사 등 공무원부터 호봉제, 즉 연공서열 임금 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공무원 임금 체계 시스템도 개편 가능성이 제기된다. ● 1948년부터 호봉제… “정부부터 바꿔야” 일반 기업은 박근혜 정부를 전후로 성과, 직무 중심의 임금 체계가 확산됐다. 그러나 공무원은 1948년 법으로 임금 체계를 정한 이후 호봉제 틀을 고수하고 있다. 5급 이상 공무원에 한해 2017년부터 연봉제가 제한적으로 도입됐지만, 6∼9급 공무원을 비롯해 검사 법관 등은 여전히 근속 연수가 길어지면 급여도 오르는 호봉제다. 인사혁신처의 올해 일반직 공무원 봉급표를 보면 6∼9급은 1호봉에서 최대 32호봉까지 나뉜다. 6급 1호봉은 218만6800원, 32호봉은 454만6300원이다. 법관의 보수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올해 일반 법관 1호봉은 334만9800원, 17호봉은 878만9800원이다. 이 차관은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기자를 만나 공무원 임금에 대해 “과도한 연공성을 좀 낮출 필요가 있다”며 “공무원 임금 테이블을 보면 호봉 인상분이 너무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공무원들이 서로 똑같은 일을 해도 호봉이 다르면 임금 인상 폭이 다르다”고 지적하며 “(근무 연한보다는) 직무 가치가 상승하면 그에 상승해 임금이 상승하는 식으로 개편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당장 민간 기업처럼 바꿀 수는 없지만 호봉 상승분이 차지하는 비중을 조금씩 줄이고 성과나 직무 관련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역대 정부도 공무원 임금 체계를 바꾸려 했으나 공무원 노조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이 때문에 민간에서는 “기업에는 임금 체계를 바꾸라고 하면서 정작 공무원들은 옛날 호봉제를 고집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됐다. 공무원 임금 체계 개편은 대통령실부터 예산권을 쥔 기획재정부 등 범부처적 논의가 필요하고 국회에서의 법 개정도 동반돼야 하는 사항이기도 하다. 이 차관은 “공공부문 임금 개편은 장시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해야 하고 노사가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며 “개편을 한 해에 뚝딱 해치우려는 발상은 그 자체가 ‘사상누각(모래 위에 지은 누각)’”이라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 공무원 임금 체계 개편을 추진한 일본은 검토와 논의, 노사 대화만 5년을 거쳤다. 그런 뒤 2005년 호봉금 상승 비율을 줄이고 직급 차이에 따른 상승분을 늘리는 식으로 임금 체계를 개편했다.● 근로시간 개편 여론조사 내달 발표 전망 고용부 산하 상생(相生) 임금위원회는 임금 체계를 포함한 노동시장 이중 구조 개선 방안을 논의 중이다. 10월 이후 위원회의 논의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는 근로시간제 개편안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도 내달 중순경 발표할 계획이다. 노사 의견 추가 수렴 과정 등을 거쳐 새로운 근로시간 기준 등을 내놓게 된다. 앞선 3월 정부는 주 기준이었던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월, 분기(3개월), 반기(6개월), 연 기준으로 확대하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주 52시간’에 묶여 있던 근로시간을 바꾸기 위해서다. 하지만 장시간 근로 비판 여론이 커지자 수정안을 준비해 왔다. 이 차관은 ‘69시간제’ 논란에 대해 “공론화가 충분하지 못했다. 국민 의사를 더 반영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시간 개편이 모든 업종, 직종에 똑같이 필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직종별, 업종별 차등 적용 가능성도 시사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6월 29일 대통령고용노동비서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등을 거친 이 차관을 비롯해 차관 12명 인사를 단행할 당시 “개혁 과제 추진이 지지부진한 분야는 대통령의 장악력을 높여 정책 추진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차관은 “부처, 여당, 대통령실 간에 정책을 놓고 엇박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저의 과제”라며 “대통령실부터 국회, 정부가 서로 다른 해석을 하지 않도록 개편 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서울 중구 청계천 평화시장 앞 전태일 다리에 있는 ‘전태일 동상’의 존치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전태일재단이 긴급 이사회를 23일 소집했다. 이 동상을 만든 민중미술가 임옥상 씨(73)가 최근 성추행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기 때문이다. 재단은 “이번 사건에 충격과 실망을 느끼고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재단은 ‘전태일 동상에 대한 전태일 재단 입장’을 냈다. 재단은 “전태일 동상 문제의 해결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고문단, 운영위, 이사회 등을 긴급하게 소집했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계를 포함해서 문화, 여성, 청년 등 각계 인사가 참여하는 전태일 동상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신속하게 의견을 모을 것”이라며 “그 결과를 공개 보고하겠다”고 덧붙였다.전태일 동상은 2005년 청계천 복원 당시 노동자, 시민의 모금으로 성금을 마련해 설치됐다.당시 동상 제작을 맡은 것이 임 씨였다. 임 씨는 2013년 8월 자신이 운영하는 미술연구소 직원을 추행한 혐의로 6월 기소됐고, 1심 재판부는 17일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사건 이후 재단에는 전태일 동상을 그대로 놔둘 것이냐는 문의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재단은 “임 작가가 성추행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선고 받았다”며 “아동 노동이 용인되던 시대, 어린 여성 노동자의 인권을 위하여 고군분투하다 산화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뜻을 넓고 깊게 확산하려는 취지로 재단은 활동한다”고 밝혔다. 재단 관계자는 “동상의 철거 혹은 존치를 모두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지난달 13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미국 연방 교육장관 미겔 카르도나(48)의 인터뷰를 실었다. 사법부 판결들부터 이념 갈등, 학력 저하 논란, 교사 처우 개선 요구까지. 우리와 사안은 다르지만 미국 교육도 몸살을 앓고 있었다. 카르도나 장관은 “지금은 국가가 교사들을 가장 필요로 하는 때”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초1 교사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우리 교육 현장이 암담한 시점에서 굳이 미국 장관을 언급하는 이유는 그의 이력 때문이다. 그는 인구 6만 명 남짓한 코네티컷주(州) 메리든의 한 초등학교에서 4학년을 가르치는 평범한 교사였다. 20여 년간 학교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그는 교장, 주정부 교육위원을 거쳐 2021년 조 바이든 행정부 초대 교육장관에 임명됐다. 현장 경험을 토대로 학교와 교사들을 이끄는 카르도나 장관을 보면서 최근 들었던 하소연이 떠올랐다. 교사 사망 사건 뒤 정부가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교사들은 기자에게 “그들은 학교 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했다. 사건 이후 일련의 상황을 복기해 보자. 고인이 근무했던 초교 교장은 “학교폭력 신고 사안이 없었다”며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문을 서둘러 냈다. ‘신고 사안’이 아니었을 뿐 학폭은 있었다. “돌이킬 수 없다면 일어나지 않은 일로 만들라”는 넷플릭스 드라마 ‘D.P. 2’ 속 대사가 떠오른다. 정부는 문제의 원흉을 학생인권조례로 지목했다. 한 교사는 “조례가 부담되는 것은 맞지만 교권이 무너진 원인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학교를 추스르고, 사회적 논의를 주도해야 할 국가교육위원회는 ‘애도’만 남기고 사라졌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교권 보호 대책을 발표하면서 인공지능(AI) ‘교육청 챗GPT’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부모 상담에 사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교수 출신 관료’의 한계였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에 학부모 민원실을 만들고 소송비 지원을 늘리겠다고 한다. 한 교사는 “윗사람들은 결국 뒤로 숨고 민원실에서, 법정에서 최종 책임은 교사 혼자 지라는 뜻”이라며 냉소했다. 교육 수장이 교사 출신이었다면 조금은 다르지 않았겠냐는 토로도 나온다. 문제는 앞으로다. 아수라장이 된 학교를 목격한 20, 30대 젊은 교사들이 교직을 떠나고 있다. 20년 차 고교 교사는 “젊은 후배들이 학원, 기업, 7급 공무원 시험 준비로 옮기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교직을 준비 중인 예비 교사들도 지금의 상황을 싸늘하게 지켜보고 있다. 카르도나 장관이 타임 인터뷰 중 한 말이 있다. “요즘 교사들이 매우 지쳐 그만둘 생각도 한다는 것을 안다. 그들의 번아웃(burnout·극도로 지침)은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가 되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말한다. 당신을 위해 열심히 싸우고, 당신을 지지하는 그러한 정부를, 바로 지금 당신은 갖고 있다.” 승진 기회가 남은 교감과 교장, 다음 정치적 진로를 고민 중일 교육감, 총선 출마설이 나오는 장관이 교사와 학부모들 사이에서 무엇을 고민 중일지 충분히 짐작은 간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비극의 고리를 여기서 끊으려면 교장이, 교육감이, 장관이 카르도나처럼 명확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장 교사들의 리더는 바로 나라고. 내가 최종 책임자라고. 내가 지지하고 보호할 테니 나를 믿고 따라오라고 말이다.이은택 정책사회부 차장 nabi@donga.com}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올해 11월 치러지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일명 ‘준킬러’ 문항을 늘리거나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출제하는 일은 없다”고 29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밝혔다. 수능 출제 과정에서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임무를 맡을 ‘수능공정출제점검위원장’에 현직 고교 교사를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출제위원장을 견제할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년 수능부터는 문항별 정답률과 변별도 수치를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날 이 부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본보와 만나 “기존 수능에 있던 킬러 문항을 제거하겠다는 것이지, 새로운 문제를 일으키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최근 사교육계에 퍼진 ‘준킬러 확대’ 전망을 일축했다. 그는 “준킬러 문항이라는 용어 자체도 사교육의 불안 마케팅”이라며 학생과 학부모가 동요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당장 9월 모의평가부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나 EBS를 통해 출제 경향을 분석, 공개할 방침”이라고 했다. 올해 수능부터 신설될 ‘수능공정평가자문위’와 ‘수능공정출제점검위’ 구성에 대해 이 부총리는 “기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인재 풀과는 겹치지 않도록 하겠다”며 “사교육 카르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에서는 평가원으로부터의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경계했다. 이 부총리는 “출제위원이 만든 문항을 점검위원이 ‘킬러 문항’이라고 판단할 경우에는 반드시 출제에서 배제하도록 하겠다”며 “이는 대단히 중요한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밝혔다. “9월 모평 뒤 출제경향 공개… 킬러문항 없애도 변별 문제없어” “내년 수능부터 정답률-변별도 공개출제위원-점검위원 철저히 분리‘사교육카르텔’ 실체 밝혀지면 개선수능개혁 사회적 논의 하반기 시작”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본보 인터뷰에서 “지금도 현장 교사들은 매번 기말고사로 학생들을 평가하고, 교육과정 내에서도 얼마든지 변별력 있는 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이 사라지면 변별력을 잃고 ‘물수능’(쉬운 수능)이 될 것이란 우려를 반박한 것. 윤석열 대통령의 15일 수능 발언 이후 교육현장은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 부총리에게 수능, 사교육 카르텔, 입시제도 개혁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수능이 불과 5개월 전인데 혼란이 크다. 올해 어떻게 출제하나.“올해는 영역별로 1, 2개에 불과한 킬러 문항들만 없앤다. 그것만 하겠다는 것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동요할 만큼 그렇게 많은 문항이 아니라는 걸 일단 강조하고 싶다. 일선 학교에서 출제되는 시험들은 이미 공교육 과정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학생을 변별해 낸다. 킬러 문항이 사라져도 변별은 이뤄질 것이다.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등장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평가의 본질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정보를 공개 안 하니까 사교육에 의존한다. “이번을 계기로 공교육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가 있어서 내년 수능(2025학년도)부터는 정보 공개를 검토 중이다. 수능 문항별 ‘정답률’뿐 아니라 ‘변별도’도 포함될 것이다. 변별도는 특정 문항을 잘 푸는 아이들의 전체 성적이 어떤지 그 연관성을 보여 주는 중요한 지표다. 단, 공개가 불안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어서 면밀히 지켜보는 중이다. 9월 모의평가부터는 시험이 끝난 뒤에 EBS나 평가원 등 공적 기관에서 출제 경향 등을 학부모들에게 알리는 설명회를 열려고 한다. 그래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수능공정출제점검위원회와 수능공정평가자문위원회의 구체적인 역할은…. “자문위는 출제 이전과 이후 과정에서, 점검위는 출제 과정에서 킬러 문항을 감시하고 배제한다. 때문에 점검위원장이 출제위원장 밑에 있으면 안 된다. 그러면 형식적인 점검이 돼 버린다. 교수(출제위원)가 만든 문제라도 교사(점검위원)가 킬러라고 판단하면 반드시 배제하도록 프로세스(절차)를 마련할 것이다. 점검위원장을 현직 교사가 맡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위원회 구성에 수능 출제기관인 평가원을 완전히 배제하는 건가. “수능 출제는 평가원이 한다. 긴밀히 같이 해야 하는 일이긴 하다. 그렇지만 지금 사교육 카르텔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신고 접수까지 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평가원으로부터 상당히 독립적인 기능이 갖춰져야 한다. 카르텔이라는 것이 서로 알음알음으로 하다 보니 생겨나는 것 아닌가. 평가원 출제위원과 점검위원, 자문위원을 철저히 분리하겠다.” 이 총리의 발언은 평가원에서 수능 출제를 담당했던 교수나 교사들이 사교육 업계에서 영리 행위를 하고 있는 실태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카르텔’이라고 표현했다. 국무총리실은 평가원에 대한 복무 감사를 진행 중이다. ―점검위원과 자문위원의 신분, 권한을 보장할 방안은…. “점검위는 수능 출제를 마치면 해산하지만, 자문위는 1년 내내 ‘스탠딩 커뮤니티’ 형식으로 존재한다. 필요할 때마다 모여서 회의를 열고 이전 수능을 리뷰하고 다음 수능 대책을 논의한다. 자문위원 임기는 1년이다. 내년부터 임기, 권한을 법적으로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면 국회에서 입법 추진도 검토하겠다.” ―‘스카이(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인맥이 출제위원에 너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와 관련해 소위 ‘사교육 카르텔’ 신고를 받고 있다. ‘어떤 특정 그룹’이 출제에 많이 들어가서 그들의 이해가 반영됐고, 이 때문에 사교육이 성행한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온다. 조사를 해서 그 실체가 밝혀지면 개선해야 한다.” ―이번을 계기로 수능은 공통 과목 비중을 늘려서 절대평가로 바꾸고 장기적으로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웃음) 제 마음을 들여다보고 계신 것 같다. 수능을 ‘자격고사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최근에 많이 들어온다. 지금 어떻게 하겠다고 언급하면 일파만파가 되니까 말씀은 못 드리지만, 상당히 좋은 제안들이 있다. 이것이 대입제도 개편의 동력이 될 수 있다. 장관 취임했을 때 ‘수능은 미세 조정밖에 못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이제는 동력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하반기(7∼12월)부터는 수능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할 것이다.” ―교육부 대입국장 경질의 배경을 놓고 추측이 무성하다. “대통령님은 원칙을 계속 강조했는데, 사실 관행적으로 지켜지지 않았던 부분들이 있었다. 6월 모의평가에서 킬러 문항 없는 제도로 된 모의평가가 출제됐다면 사실 그게 제일 정답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담당 국장을 경질하고 국민께 사과한 것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재정난에 시달리는 전태일재단이 출범 42년 만에 처음으로 후원 행사를 연다. 그간 저임금 근로자와 재정이 열악한 노동조합 등을 지원해 온 재단은 “현재 방식으로는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전태일재단은 1970년 11월 13일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한 고 전태일 열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1981년(당시 ‘전태일기념관 건립 위원회’) 구성됐다. 14일 재단은 15일 오후 6시 반부터 오후 8시까지 서울 종로구 조계사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제1회 후원의 날 ‘태일이네 문을 열다’를 연다고 밝혔다. 그간 재단은 방송작가, 대리운전, 라이더, 제화, 아파트 경비, 청년 근로자 등을 조합원으로 둔 노조나 공제회 등을 지원하는 활동을 해왔다. 재단에 따르면 매달 재단 운영비, 사업비, 지원비 등으로 2500만 원이 나간다. 하지만 매달 들어오는 정기 후원금은 1700만 원 수준이다. 재단은 “그간 부족한 재원은 개인, 노조 등의 특별후원금으로 채워왔다”며 “하지만 이제는 감당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전태일 기념관’을 둘러싼 오해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전태일 재단’은 서울 종로구 창신동 봉제거리 안쪽에 있고, ‘전태일 기념관’은 서울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 인근에 있다. 재단이 기념관을 서울시로부터 수탁받아 운영하지만, 기념관 관련 돈이나 수익은 재단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재단과 기념관이 서로 별개인 셈. 재단은 “서울시에서 수탁받아 운영하는 전태일기념관 관련 예산은 재단 운영에 한 푼도 쓰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단을 이끄는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에 따르면, 재단 직원들은 재단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본인들의 임금도 인상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사회가 직원들의 임금을 올리자고 했지만, 직원 본인들이 스스로 ‘그럴 수 없다’며 임금 인상을 거부한 것. 한 사무총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해 초 전태일재단 이사회가 열렸다. 예산안을 심의하며, 이사들이 사무국 직원 임금을 5% 인상하라고 주문했다. 그랬는데 사무국이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임금을 인상할 여력이 있으면 전태일재단 문을 두드리는 노조와 공제회 등에 더 지원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임금을 올리라는 이사들과 올릴 수 없다는 사무국 사이에 실랑이가 이어졌다. 이사들은 사무국의 뜻을 꺾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동계 원로인 한 사무총장은 현재 고용노동부 산하 상생(相生)임금위원회에 노동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과 하청,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근로자의 임금 격차를 줄이고 이중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위원회에 참여했지만, 이 일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으로부터 재단 사무총장직 사퇴 압박을 받기도 했다. 한 사무총장은 민노총 사회연대위원장을 지냈다. 재단은 이번 후원 행사를 통해 후원자와 재단 공동 이름으로 불안정 노동 단위에 지원할 계획이다. 비정규직 노동자, 하청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등이 지원 대상이다. 재단은 “전태일은 돈이 많아서 배곯고 일하는 열서너 살 어린 여공들에게 풀빵을 사준 것이 아니었다”며 “자신보다 더 어려운 시다와 미싱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마음의 고향인 그들의 곁을 떠나지 않기 위해 자신을 바치고 산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태일재단의 운영원칙은 바로 그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처럼’이다”라고 덧붙였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사단법인 노동법이론실무학회는 9일 오후 2시 고려대에서 노동법이론실무학회 제59회 정기학술대회 및 정기총회를 연다. 고려대 법학연구원 노동사회보장법센터 후원하는 이번 총회에는 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장, 이욱래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등이 참석한다. 1부 기획세션에서는 ‘위법 쟁의행위와 손해배상책임’을 주제로 최우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준희 광운대 법학부 교수가 발표한다. 종합 토론에는 성대규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송강직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상희 한국공학대 지식융합학부 교수가 참여한다. 2부 일반세션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제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주제로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가 발표하고, 전형배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토론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는 1950년대만 해도 미국 전역에서 1인당 주민 소득이 가장 낮은 지역이었다. 당시 미국인 1인당 평균 연 소득이 1639달러(약 214만 원·1952년 기준)였는데 노스캐롤라이나는 1049달러(약 138만 원)에 불과했다. 지역 사람들 대부분은 소규모 농업이나 섬유공업, 산림업, 가구 제조 같은 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했다. 학생과 청년들은 초중고교를 졸업하면 다른 주로 떠났고,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70여 년이 지난 현재 이 지역은 미국 최고의 두뇌를 길러내는 북미 최대 첨단기술 연구단지를 품은 곳으로 완전히 바뀌어 있다.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RTP·Research Triangle Park)’로 불리는 인구 130만 명의 연구 도시가 형성된 것.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낸 것은 다름 아닌 주내 채플힐의 노스캐롤라이나대, 더럼의 듀크대, 롤리의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등 세 지역 대학들이었다.● 대학-지역 혁신의 모델, 美 RTP1950년대 중반 쇠락해 가는 노스캐롤라이나를 살리기 위해 주정부와 민간, 그리고 대학은 아이디어를 모은 끝에 ‘리서치 트라이앵글 개발 위원회’를 만들었다. 지역 내 주요 3대 대학을 중심으로 삼각형 모양의 첨단 연구단지와 공동 캠퍼스를 만들고 기업, 인재를 유치해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살린다는 계획이었다. 이 계획은 처음부터 미국 정부가 아니라 철저히 지역, 대학, 민간 주도로 진행됐다. 그 결과 1980, 90년대 지역 고용이 늘기 시작했고, 최근 40년간 매년 평균 6개의 새로운 기업, 1800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됐다. 현재는 IBM, SAS인스티튜트 등 글로벌 회사와 스타트업이 입주해 대학과 유기적으로 연구를 주고받으며 140여 개 연구개발 시설이 가동되고 있다. 이는 최근 한국의 대학, 지역이 처한 위기에 시사점을 제공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저출산 고령화가 학령인구 감소, 지방대와 지방 인구 소멸로 이어지는 중이다. 본보 ‘위기의 대학 해법을 찾아서’ 시리즈 1회(22일자), 2회(23일자)를 통해 살펴본 국내 지방대와 지역의 현실은 참담했다. 문 닫은 대학 연구실에는 먼지만 쌓였고 주변 상권은 붕괴됐다. 지역의 쇠락과 인재 유출은 우리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이미 주요 선진국은 이를 겪었고, 그중 일부는 해결책을 찾아내 더 나은 대학과 지역을 만들어 냈다.● 말뫼-애리조나, 시장과 총장이 변화 주도스웨덴의 남서부 스코네주에 있는 도시 말뫼는 시장(市長)이 주도해 도시를 바꾸고, 그 기반에서 첨단기술 대학이 태어난 사례다. 조선업 중심 도시였던 말뫼는 1970년대부터 한국, 일본에 경쟁력이 밀리면서 쇠퇴했고, 청년 실업률이 20%에 달했다. 말뫼는 도시의 생존을 도모하기 위해 지식기반, 첨단기술 도시로의 변화를 추진했고 일마르 레팔루 당시 말뫼 시장(현재 80세)이 이를 주도했다. 덴마크 코펜하겐∼말뫼 교량 설치, 주상복합빌딩 건설 등이 이뤄지는 와중에 1998년 7월 1일 조선소 부지에 ‘말뫼대’가 설립됐다. 말뫼대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육성’ 집중 투자가 이뤄졌고 국가, 대학, 지역이 연계된 스타트업 생태계가 구축됐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ASU)가 있는 템피는 총장의 개혁이 도시까지 바꾼 사례로 꼽힌다. 2000년만 해도 ASU는 대학 전체 예산의 90%를 주정부에서 지원해야 할 정도로 재정난이 심각했다. 당시 재학생은 5만5000명 정도. 그 와중에 주정부는 지원금을 줄이기 시작했고 대학의 쇠락은 템피 지역의 쇠락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2002년 취임한 마이클 크로 ASU 총장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대학 혁신 정책을 폈다. 그는 ASU의 문을 지역에 개방하고 신입생 선발 계층을 넓혔다. 또 대학과 기업, 지역사회와 연계한 맞춤형 교육 캠페인을 벌였다. 이런 노력 덕분에 ASU는 최근 5년간 미국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선정하는 ‘가장 혁신적인 대학’ 1위에 올랐다. 크로 총장은 2023년 현재도 이 대학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애리조나 지역 언론 애리조나빅미디어는 지난해 11월 “크로 총장은 상아탑을 허물고 대학을 재설계했다”며 “그는 깨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것들을 발굴하고 가져와 부수는 일을 20년 넘게 해왔다”고 평가했다. 일본도 문부과학성 주도로 2013년부터 ‘지역 활성화를 이끌 수 있는 대학을 만든다’는 목표로 거점 정비 사업, 일명 ‘COC(Center of Community)’ 사업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일본 요코하마시는 2005년 ‘대학-도시 파트너십 협의회’를 설립했고 시(市), 요코하마 지역 대학, 지역 공동체가 삼각 협력 체계를 구축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남동부 코트다쥐르주 니스 근처에 있는 ‘소피아앙티폴리스’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 첨단 연구단지는 1970년대 지자체가 도시 건설을 주도한 뒤 국가사업으로 확대됐고 현재 IBM, 에어프랑스 등 2500곳이 넘는 기업과 파리광산대, 국립정보과학대(ESSI) 등 고등교육기관이 입주해 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동아일보 4월 25일자 A8면에 실린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 인터뷰에서 지면사정상 미처 다 담지 못했던 내용들을 온라인에 게재합니다.“조국(전 법무부장관) 일가(一家)의 행위는 불평등이고 불공정이었어요. 상위 1%의 삶, 최상위 1% 성취 안의 삶을 자식들에게 대물림하기 위해 불공정한 행위를 한 거잖아요. 그걸 진보가 옹호하면서 조국은 무죄다, 정경심(조 전 장관의 아내)은 무죄다 이런거죠. 그때부터 격렬하게 진보가 오염됐다고 생각해요.”● 창신동 봉제거리에서 만난 한석호 2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의 일명 ‘창신동 봉제거리’. 이 곳은 영세한 소규모 봉제공장이 벌집처럼 다닥다닥 들어앉은 골목이다. 대부분 사장과 근로자를 합해도 서너 명에 그치는, 일명 ‘5인 미만 사업장’이 밀집해있다. 우리나라 근로기준법(근기법)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은 그늘과 같은 곳이다. 임금, 근로시간, 휴가, 휴업수당, 해고 등과 관련된 조항들이 적용되지 않는다. 영세 사업장을 근근이 꾸려가는 사장은 근로자에게 넉넉한 임금을 지불하지 못하고, 근로자는 최저임금 혹은 그를 밑도는 시급을 모아 월 최저생계비를 확보하기 위해 ‘초장시간’ 근로를 자처하고, 법은 이런 상황을 합법으로 간주한다. 그렇게 24시간 365일 봉제거리는 합법적 묵인 하에 쉴 새 없이 작동한다. 이 거리 어느 골목 끝에 열려있는 공장 문틈으로 ‘드르륵, 드르륵’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가 기관총 연사음처럼 흘러나왔다. 안에서 재봉사의 작업 현장을 바라보고 있던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59)이 기자에게 말했다. “주 69시간 근로시간, 최저임금 이런 것들은 이 사람들에게는 다른 세상이야기예요.” 바깥일을 보고 작업장으로 복귀하던 공장 사장이 한 사무총장과 기자를 보더니 꾸벅 인사했다. 전태일재단 근처에 있는 공장이라 두 사람은 서로 오래 지켜본 이웃이었다. 노동운동가와 봉제공장 사장은 평소처럼 안부를 나눴다. “여기서 일하는 분들은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없어요.” 한 사무총장이 말했다. “아침 8시나 9시에 와서 일하곤 정해진 퇴근시간도 없이 밤늦게까지 하다가는 ‘아, 오늘 이 정도 정리하고 간다’ 싶을 때 가는 거예요. 우리 사회에서 보수, 진보라고 하는 사람들이 봐야 할 곳은 이러한 밑바닥이예요.”● ‘화염병과 쇠파이프’에서 ‘연대’로 한 사무총장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사회연대위원장, 민노총 산하 전국금속산업노조연맹(현 전국금속노조) 조직실장을 지냈다. 본인은 “노동운동을 한 건 35년 쯤, 학생운동까지 합치면 40년 쯤 했다”고 한다. 그는 1983년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재학 시절 학생 운동에 뛰어들어 1987년 ‘6월 항쟁’ 때 처음으로 구속됐다. ‘조직’ 소속으로 노동운동을 한 건 민노총의 전신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 시절이었다. 그는 “전노협의 선봉대, 조직쟁의 전문가, 일명 ‘화염병과 쇠파이프’”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그런 그가 지금은 민노총으로부터 ‘뭇매’를 맡고 있다. ‘운동’ 연차나 이력으로 보면 노총 위원장, 고용노동부 장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혹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금배지’라도 됐어야지 싶은데 지금 그의 사무실은 창신동 골목의 아담한 사무실이다. 번잡한 대로에서 골목으로 들어가야, 그리고 그 골목에서 다시 오르막길이 시작되는 더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야 왼쪽편 구석에 그의 사무실, 전태일재단이 나온다. 한 사무총장은 요즘 자꾸 ‘임금투쟁’이 아니라 ‘연대’를 말한다. ‘우리 임금을 올리자’가 아니라 ‘너희 것을 나누자’고 한다. 그래서 민노총과 갈등 중이다. ‘나눠야 할 것’을 가진 대기업 정규직, 민노총 내 고소득이나 원청 근로자도 그를 ‘이단시’ 한다는게 본인의 말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상생(相生)임금위원회에 참여한 뒤 한 사무총장은 “사무총장직에서 사퇴하라”는 요구를 민노총으로부터 받았다. 한 사무총장은 기자에게 “지상파 방송사 정규직 평균 임금이 1억 원 쯤 됩니다. 그런데 5년차 이하 막내뻘 비정규직 작가, 스테프들은 3000만 원이 될까말까예요”라고 했다. 고(高)임금 정규직 근로자는 위에, 저임금 비정규직 근로자는 아래에 있다. 이걸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라고 한다. 한 사무총장은 “이중구조와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다면 내 영혼이라도 팔 것”이라고 말했다. 봉제공장과 재단에서 한 사무총장이 생각하는 양극화, 노조와 진보의 문제점, 한국의 고용 현실에 대해 들어봤다.● “불평등을 방치했고 나는 실패했다”―40년 가까이 노동운동에 투신했는데 본인을 ‘실패했다’고 스스로 규정했다.“이런거다. 노동운동을 열심히 하긴 했는데…. 상층(고임금 근로자)만 처우가 좋아지고 저 밑바닥(저임금 근로자)은 방치되도록 놔둔, 그런 노동운동이었다. 불평등은 심화됐다. 노동자들도 상위 10%와 하위 50%는 하나의 노동자 계급이라고 이야기 할 수도 없는, 분단 계급이 됐다.”―11년 전 인터뷰에서 ‘젊은 청년과 노동자에게 많이 미안하고 아프다’고 한 적이 있다. 지금은 어떤가“흐….” 그는 한숨을 쉬다 입을 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 0.78’ 속을 쭉 파고들면 소득 불평등이 있다고 본다. 상위 10%, 20% 일자리에 들어갈 수 있는 청년들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을 수 있다. 그런데 나머지 80%, 혹은 최저임금 노동을 하는 청년들은 결혼을 할 엄두를 못 낸다. 노조가 ‘조직된 이들’의 임금과 고용조건을 지키는 데에만 집중하고 몰두해온 것이 만든 현상이다. 노조 밖의 현실을 못 보고 있었다.” 한 사무총장이 말하는 조직된 이들은 충분한 임금을 받고 노조를 결성해 사측과 동등한 입장에서 교섭을 할 수 있는 집단을 뜻한다. ‘노조 밖의 현실’은 그런 처지에 있지 못한 근로자들을 말한다.―임금 양극화가 언제부터 벌어졌다고 보는가.“1996,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전부터 그런 현상이 많이 나타난 것 같다. 경제 위기로 대량해고 사태가 벌어지자 노동운동 안에서 ‘나부터 좀 살고 보자’, ‘내 임금 좀 지키자’는 기류가 강해졌다. 이들이 총파업을 벌이자 자본과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놀랐고 이들 ‘조직된 노동자들’을 적으로 돌리지 말아야겠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임금을 올려주고 처우를 개선하고, 그 임금을 마련하기 위해 하청·비정규직 인건비를 쥐어짜게 된 것이다. 그게 30년 넘게 계속됐다.”―당시 노동운동을 할 때는 그걸 몰랐나.“당시 민주금속연맹 조직부장이었다. 그때는 그 문제(양극화)가 눈에 보이지 않았다. 눈앞에 보이는 것이라곤 전경(전투경찰)들, 그 뒤에 있는 정권, 그리고 재벌, 이런 것 만 보였다. 2001년 다시 투옥되면서 독서를 하고 생각을 할 시간이 많아졌는데 그때서야 ‘아, 뭔가 이상하다. 나의 노동운동은 실패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저임금·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왜 고임금·정규직 근로자들처럼 노조를 세력화 못 했나“고용노동부 통계를 보면 30인 미만 사업장의 노조 가입률은 0.2% 정도다. 그곳에 속한 노동자들이 노조를 몰라서, 아니면 노조 하면 감옥 갈까봐 무서워서 안 하는 게 아니다. 노조를 해도 임금을 못 올린다는 걸 알기 때문에 안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 영세 사업장은 사장들이 근로자보다 더 힘들어했다. 임대료는 내야 하는데 일은 없고. 이런 처지를 피차 서로 아는 거다. 영세한 식당이나 공장, 중소공단, 시흥 반월 동두천 등 지방의 농공단지 같은 곳들은 사장들이 근로자에게 임금을 더 주고 싶어도 못 준다.”● “韓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라는데…”―양극화가 어느 정도 심각하다고 보는가.“한국이 국민 소득 3만 달러(약 4007만 원) 시대라고 한다. 환율에 따라 변하지만 대략 4000만 원이다. 이는 갓 태어난 신생아든, 팔순 어르신이든, 집에서 가사 노동하는 주부든, 초중고생이든 누구나 연 4000만 원 가량의 경제적 혜택을 입는다는 의미 아닌가. 그런데 하루에 8~10시간 씩 일주일 일하고면서도 연 3000만 원을 못 받는 사람들이 통계청 발표 기준으로 근로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말이 되나.” ―그 속사정은 노조가 제일 잘 알 텐데, 왜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았나.“오래된 관성이다. 1990년대부터 노조는 임금인상 투쟁이 가장 쉬웠고, 파업하자하면 너도나도 모였다. 그렇게 이어지면서 ‘기승전 임금인상 투쟁’이 됐다. 그게 사회적 현상이 돼버렸다.”―‘고임금’, ‘파업’하며 현대차가 제일 먼저 회자되는데.“현대차는 오히려 안정되어가는 중이다. 2018년도에는 하청 임금 인상액을 더 높게 책정하는데 합의하기도 했다. 2020년도에는 기본급을 스스로 동결했다. 최근의 임금 인상 경쟁은 오히려 ‘판교 밸리’로 대변되는 정보기술(IT) 기업들과 삼성전자, SK, LG 이런 곳에서 불 붙고 있다.”―양극화 해소를 위해 정부, 기업, 노조는 무엇을 해야 할까.“노동계는 양대노총을 중심으로 ‘하후상박’을 해야 한다. 고임금 근로자는 임금을 천천히 올리고, 저임금 근로자는 두텁게 올리고. 경영계는 부유한 회사라고 해서 자꾸 임금 올리는 경쟁을 해서는 안 된다. 이제 사회를 봐야 한다. 양대 노총이 먼저 나서 저임금 근로자를 위한 기금을 만들면 재벌 총수들이 내는 것보다 더 큰 기금을 만들 수 있다. 양대 노총 조합원 250만 명이 매달 1만 원씩 기금을 모으면 단순 계산해도 연 3000억 원이다. 이건 기업 사내유보금 다 털어도 안 되고, 재벌 총수 주식 다 털어도 안 되는 문제다. 노동계가 이렇게 먼저 나서면 기업과 정부도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 그 과정에서 노동계는 한국의 경영자와 재벌체제를 인정해주고, 기업은 노조의 자유로운 권리와 교섭권을 인정해주는 식의 타협이 필요하다.”● “양극화, 정부-경영계 책임만 물어선 안 돼”―민노총에 이러한 제안을 해본 적은 없는가.“사회연대위원장을 하면서도 주장했는데 집행부는 동의하지 않았다. 재벌이 책임져야지 정부가 책임져야지 왜 우리가 그걸 책임 지냐고 한다. 지금 이 얘기는 경영계와 정부의 책임만 물어서 해결 되는 게 아니다. 노사정을 중심으로 전 사회가 앞으로 20년 플랜, 30년 플랜을 가야지만 이룰 수 있다. 그렇게 출발해도 20년 30년, 어쩌면 50년 100년이 걸릴 수도 있다.”―양극화를 어느 수준까지 해소해야 할까.“적절한 수준의 불평등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마르크스식 소비에트식 평등주의에 동의하지 않는다. 내가 그걸로 노동운동 했지만 동의하지 않는다. 그래도 최소한 열심히 일했는데 연 소득 2500만 원도 안 되는 이들은 소득은 사회가 뒷받침 해 줘야 하지 않는가. 상위 10% 부자가 사회 전체 부의 30%를 점유하고, 나머지 90%가 70%를 점유하는 정도가 이상적이지 않을까 싶다. 스웨덴이 그렇다.―시간이 흐르면 양대노총도 세대교체가 이뤄질까. “당연하다. 물리적으로 지금 집행부는 정년퇴직하지 않겠나.(웃음) 다만 어떤 방향으로 바뀌느냐가 문제다. 자기 이익만 더 생각하는 ‘왜곡된 능력주의’로 간다면 한국 사회는 아수라장,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되는거다. 반면 서로 연대하는 방향, 서로 손 잡는 방향으로 가면 아주 긍정적으로 가는거다.”―최근 본인 페이스북에서 ‘진보는 오염됐다’고 썼다. 그 진보는 누군가.“우리 한국 사회에서 진보라고 하면 더불어민주당과 그 왼쪽을 말한다. 물론 노동운동 안에서는 논란이 있지만 사회적으로 보면 대체로 그렇다. 이들이 오염됐고 그 출발점은 조국 사태다. 진보는 자기 가치를 지키기 위해 냉철해야 하는데, 그들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하면서 진보의 가치를 완전히 훼손시켜버렸다. 그리고 그것을 지금까지도 여전히 옹호한다. 문제가 드러나면 잘못했다고 반성을 해야했다. 진보가 그렇게 망가지고 오염됐는데, 내가 굳이 나를 진보라고 고수할 필요가 없다.”―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과 함께 ‘성찰과 모색’ 첫 토론회에 참석했다. 정치를 할 생각인가“현실 정치를 할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다. 나에게 두 가지 원칙이 있다. 하나는 ‘관(官·정부)밥’ 먹지 않는다. 또 하나는 선거에 나가지 않는다. 사실 그날 좌장은 다른 분을 모시려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분이 사정이 여의치 않으셔서 무산됐다. 그래서 누구를 모실까 하다가 김종인 선생님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좌장으로 모셨다. 매번 이렇게 나오시는 건 아니고.”●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한 사무총장은 인터뷰 도중 재단 벽에 걸린 전태일 열사 사진을 보며 말했다. “사실 전태일은 맨 아래 노동자가 아니라 재단사, 즉 중간 관리자였어요. 그 정도의 비상한 머리와 강력한 의지를 가졌던 사람이 ‘위’를 보면서 ‘나도 사장을 해야겠다’ 마음 먹었으면 지금쯤 못해도 대단한 의류업체 회장은 돼있었을 거예요.” 전태일은 의류업체 회장이 되는 대신 1970년 11월 13일 평화시장 앞에서 자기 몸에 석유를 뿌린 뒤 분신했다. 그는 죽어갈 때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고 외쳤다. 한 사무총장은 “전태일은 위가 아니라 아래를 봤어요. 피 토하는 미싱사, 배 곯는 시다를 봤고 자기 몸을 던졌죠. 그래서 그가 아름다운 청년으로 역사에 남은거예요. 우리도 아래를 봐야해요”라고 말했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전국노동조합협의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에서 40년 가까이 노동운동에 투신했던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사진)은 20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노동계가 30년 넘게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과 하청,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양극화 문제를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까지 노동계는 정부와 기업에만 그 책임을 미뤄 왔다”며 “노동계와 양대 노총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했다. 》“양대 노총 조합원이 약 250만 명이다. 이들이 월 1만 원씩이라도 모아서 비정규직과 저임금 노동자들을 위한 기금을 마련해야 한다.” 20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봉제공장. ‘드르륵’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가 사방에서 울리는 가운데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59)은 “이곳 사람들은 아침 8시에 출근해 밤 11시, 12시에 퇴근하고도 연 수입이 3000만 원을 넘지 못한다. 주 69시간 근무, 최저임금 같은 소리는 이들에게 다른 세상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노총은 ‘양극화를 재벌이, 정부가 책임져야지 왜 우리가 책임지느냐’고 한다”며 “아니다. 노동계가 먼저 나서야 정부도 기업도 따라온다”고 말했다. 1983년부터 노동운동에 투신해온 그는 민노총 사회연대위원장, 금속산업연맹 조직실장까지 지냈다. 현 정부에서 임금 개편을 논의하는 상생임금위원회에 참여했다가 민노총에서 사무총장 사퇴 요구 등 ‘뭇매’를 맞았다. 그는 본보 인터뷰에서 “양극화와 임금 격차 문제를 풀기 위해서라면 내 영혼이라도 팔 것”이라며 “노동계부터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가 고임금-정규직 대변, 양극화 심화”한 사무총장은 “나는 노동운동을 열심히 하긴 했는데 그 결과 상층 노동자만 처우가 좋아지고 밑바닥(저임금 근로자)은 방치됐다”며 “나의 운동은 실패했다”고 규정했다. 이어 “방송사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심하면 7, 8배 난다”며 “정규직 연봉은 1억 원이 넘는 사이 5년 차 이하 비정규직 작가들은 나이 서른이 훌쩍 넘어도 연봉 2000만∼3000만 원을 못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영세 식당이나 시흥 반월 동두천 등 지방의 농공단지, 5인 미만 사업장 같은 곳들은 “제대로 월급을 줄 능력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사장과 근로자가 모두 최저임금 수준의 저임금에 시달리는 곳들이다. 반면 “‘판교 밸리’로 대변되는 정보기술(IT)업계와 삼성전자, LG, SK 같은 대기업에서는 최상위 고임금 근로자를 중심으로 임금 인상 경쟁이 붙고 있다”고 지적했다.지난해 세계불평등연구소가 낸 ‘세계 불평등 보고서 2022’에 따르면 한국은 상위 10%가 전체 자산의 58.5%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상위 10% 부자는 전체 자산의 43%를 보유 중이다. 한 사무총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즈음부터 고용이 불안정해지자 대기업 노조는 ‘내 임금부터 지키자’고 나섰다”며 “기업들은 노조를 적으로 돌리지 않으려 고임금 정책을 폈고,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고 했다. 이어 “그 임금을 마련하기 위해 하청·비정규직 인건비를 쥐어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양대 노총의 ‘임금 지키기 투쟁’을 비판했다. 한 사무총장은 “노조가 너도나도 임금 인상 투쟁을 하다 보니 오랜 관성이 생겼다”며 “‘기승전 임금 극대화’가 사회적 현상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 “적당히 불평등해지자… 노동계 이제 변해야” 한 사무총장은 “나는 마르크스나 소비에트식 평등주의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적절한 수준의 불평등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하후상박’을 언급했다.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은 두텁게 올려주고 고임금은 천천히 올려 격차를 줄이자는 것이다. 고임금, 대기업, 전문가, 정규직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는 제안이다. 이에 대해 그는 노동계가 먼저 변하면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양대 노총이 먼저 나서 저임금 근로자를 위한 기금을 만들면 재벌 총수들이 내는 것보다 더 큰 기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양대 노총 조합원 250만 명이 매달 1만 원씩 기금을 모으면 단순 계산해도 연 3000억 원이다. 4년간 기금이 쌓이면 1조2000억 원이다. 그는 “이건 기업 사내유보금 다 털어도 안 되고, 재벌 총수 주식 다 털어도 안 되는 문제”라며 노동계 참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런 변화가 만들어지면 기업과 정부도 양극화 해소를 위해 노동계를 따라올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했다. “그 과정에서 노동계는 한국의 경영자와 재벌 체제를 인정해주고, 기업은 노조의 자유로운 권리와 교섭권을 인정해주는 식의 타협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과 함께 ‘성찰과 모색’ 첫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들과 손잡고 현실 정치에 참여하는 것인지 묻자 “나에게 두 가지 원칙이 있다”며 “하나는 ‘관(官·정부)밥’ 먹지 않는다. 또 하나는 선거에 나가지 않는다”라고 일축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고려대 세종캠퍼스와 세종특별자치시는 12일 캠퍼스 내 복합운동장 대운동장 부지에서 ‘스포츠 콤플렉스’ 착공식을 열었다. 총 43억800만 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을 통해 3만3624㎡ 규모의 스포츠 콤플렉스가 조성되고, 그 안에는 국제 규격의 축구장, 농구장, 테니스장 등이 생긴다. 이날 착공식에는 김재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 김동원 고려대 총장, 김영 고려대 세종부총장, 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 등이 참석했다. 김 총장은 “세종시민 모두에게 개방돼 시민 삶의 증진은 물론이고 국제 행사 개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2025학년도 대학 입학 전형 시행계획이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문과·이과 학생 선발을 둘러싼 대학과 교육 당국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정부는 ‘문·이과 통합’이라는 장기 계획에 맞춰 고교 문·이과 통합, 통합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단행해 왔다. 융합형, 창조형 인재를 배출해야 할 미래에 과거의 문·이과 ‘칸막이식’ 교육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에서다. 당국은 이 장벽을 더 허물려는 기조다.반면 대학가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고교 교육과정과 수능은 정부가 바꿨지만, 대입에서까지 이 틀이 흔들리는 것은 원치 않는 분위기다. 특히 그간 수학, 과학 실력이 우수한 이과 상위권 학생들을 선호해 온 주요대 의대, 이공계열, 자연계열 학과들 사이에서는 우려와 불만이 커지고 있다. 교육 당국과 대학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필수 과목 없애라” 대학에 요구 지난달 10일 경기 광주시 모처에서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수도권 대학 주요 입학처 관계자들을 모아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대교협은 대학들에 수능 선택과목을 둘러싼 요구 사항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요대 의대, 이공계열, 자연계열 학과들이 유지하고 있는 ‘필수 선택과목’을 폐지하고 문과생들이 쉽게 이들 학과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였다. 2022학년도부터 시작된 통합 수능 체제에서는 수험생 누구나 치러야 하는 ‘공통과목’과 골라서 치르는 ‘선택과목’이 있다. 가령 수학은 총 30문항 중 공통과목에서 22문항이 출제되고, 나머지 선택과목인 ‘확률과 통계(확통)’, ‘미분과 적분(미적분)’, ‘기하’에서 8문항이 출제된다. 국어는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이 선택과목이다. 과학탐구에서는 물리Ⅰ·Ⅱ, 화학Ⅰ·Ⅱ, 생명과학Ⅰ·Ⅱ, 지구과학Ⅰ·Ⅱ가 있다. 고교 문·이과 학생 모두 이 중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수능을 치르고 그 성적으로 대학에 지원한다. 문제는 각 대학, 그리고 학과들이 내세우는 조건이다. 통합 수능 시행 이후 대부분 대학의 경제 및 경영학과, 사회학과, 국문과, 영문과 등 인문계열 학과들은 수험생이 치러야 할 과목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반면 의학·이공·자연계열 학과들은 다소 다르다. 의대, 치의대, 컴퓨터공학과, 화학공학과, 수학과, 물리학과, 전기전자공학과 같은 곳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필수 선택과목’을 대학이 미리 지정해 뒀다. 학교나 학과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수학은 미적분이나 기하, 탐구는 과탐을 지정했다. 이과생들이 공부하는 과목들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이과생은 인문계열 학과에 진학할 때 장벽이 없는데, 문과생이 의학·이공·자연계열 학과에 가려면 필수 선택과목을 응시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지원서를 낼 수도 없다. 가령, 수학 영역만 봐도 문·이과생들이 각각 주로 선택하는 확통, 그리고 미적분·기하는 서로 난도나 학습량이 매우 차이가 난다. 학원가에서는 “미적분 만점을 받기 위한 학습량은 확통의 5∼10배”라고 입을 모은다. 미적분, 기하에는 최상위권 학생들을 분별하기 위한 일명 ‘킬러 문항’, 초고난도 문제도 2, 3문항씩 출제된다. 과탐 영역도 물리Ⅱ, 화학Ⅱ 등의 선택과목에는 대학 전공자들도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종종 출제된다. ● 문·이과 통합에도… 입시 장벽 여전 2025년 고교학점제 도입이 예고된 가운데 각 대학은 수시모집 선발 과정에서도 이러한 구조를 유지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고교학점제란 고교생도 대학생처럼 본인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서 수강하고 일정 학점을 채우는 것을 말한다. 지난달 23일 경희대,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 중앙대 등 5개 대학 입학처는 ‘고등학생 교과 이수 과목의 대입전형 반영 방안 연구’ 보고서를 내놨다. 2025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계획 제출 기한을 7일 앞둔 시점이었다. 이들 학교는 자연계열 14개 중 12개는 미적분을 고교에서 들어야 할 핵심 과목으로 제시했다. 또 물리학과는 물리Ⅰ·Ⅱ를 핵심 과목으로 지정했다. “우리 학교에 입학하려면 미적분을 배우고 오라”는 일종의 지침을 제시한 것이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의학·이공·자연계열 학과들이 유지하고 있는 필수 과목을 ‘대학 재정지원 사업’을 통해 허물려 한다. 대교협은 교육부로부터 ‘고교교육기여대학 지원 사업’을 위탁받아 실시하고 있는데, 올해는 총 91개 대학에 575억 원이 지원된다. 교육부는 사업비의 책정에 각 대학이 문·이과 통합 교육, 통합 수능의 취지를 얼마나 학생 선발에 반영했는지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국내 4년제 대학의 연평균 등록금은 676만3100원이다. 가령 정부 지원금 10억 원이면 재학생 147명의 등록금과 맞먹는다. 재정이 어려운 지방대의 경우 지원금 10억 원을 포기하는 대신 기존의 입시 전형을 고수하기 위해서는 신입생을 무려 147명을 더 뽑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서울의 한 상위권 사립대 입학처장은 “교육부의 눈 밖에 나는 순간 해당 사업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정부 재정지원 사업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늘 있다”고 말했다. 재정지원 사업에서 탈락한 대학에서 총장이 물러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의학·이공·자연계열 “수업 부담 우려” 물론 필수 과목을 고수하는 의학·이공·자연계열 학과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다. 문·이과 통합 취지는 좋지만 대학에서의 연구, 수업, 장기적으로 인재 양성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도권의 한 이공계열 학과 교수는 “학부 교수 입장에서는 신입생이 이미 미적분을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1학년 수업을 하는데, 미적분도 모르는 문과생이 여럿 입학해 강의실에 앉아 있다면 수업을 할 수 없다”며 “문·이과 격차를 고려하면 감당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반면 선제적으로 문·이과 장벽을 허무는 대학도 일부 있다. 서강대는 내년 신입생(2024학년도)부터 자연계열의 수학, 탐구영역 필수 응시 과목을 전면 폐지한다. 중앙대도 내부적으로 이를 고려 중이다.● “문과서도 의대 쏠림 나타날 수” 교육당국과 대학 간의 줄다리기와는 관계없이 교육계에서는 또 다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융합 인재를 기르고 문·이과 장벽을 없애자는 정책 취지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는, 현재 이과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의대 쏠림’ 현상이 문과로까지 확장될 것이라는 우려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자연계열 필수 과목이 사라지면 장기적으로는 문과생마저 의대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지금은 문과 최상위권 학생이 몰려 있는 외국어고, 국제고는 대부분 인문계열로 진학하지만, 필수 과목이 사라지면 이들이 인문계열 대신 사회적 지위나 향후 연봉 등을 고려해 의대, 약대, 수의대 등으로 몰릴 수 있다고 분석한다. 임 대표는 “파장이 중학교급까지 미치면, 중학교 상위권 학생들이 장기적으로 의대 진학을 위해 일부러 내신에서 유리한 문과로 진학한 뒤 통합 수능으로 의대에 지원하는 새로운 ‘의대 루트’가 열릴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커트라인이 높은 수도권 주요 의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지방대 의대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이은택 정책사회부 기자 nabi@donga.com}

세계적으로 챗GPT, 인공지능(AI), 양자기술 등 미래 첨단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 분야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한국의 대학들도 본격적으로 경쟁에 나섰다. 건국대는 소프트웨어중심대학사업, 캠퍼스타운사업,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운영사업 등 다방면의 사업에 참여해 교육 환경 및 교육 인프라 혁신과 신기술 산업 맞춤 인재 양성에 힘을 싣고 있다. 2019년부터 중기부 초기창업패키지사업과 예비창업패키지사업을 운영 중이다. 고려대는 최근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발표했다. 표절, 부정행위, AI 의존에 따른 비판적 사고 약화, 부정확하고 편향된 정보 습득 등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AI 윤리교육 및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경험적 데이터 수집과 동료 및 교수자 피드백 반영 등을 통해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고려사이버대는 올해 서울 종로구 화정관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메디사이언스파크 진리관에 1인 스튜디오를 구축했다. A, B 총 두 개의 공간으로 구성된 1인 스튜디오의 가장 큰 특장점은 교수자가 원하는 때에 언제든 스스로 강의를 촬영하고 편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광운대는 산학협력 중장기 발전 계획인 ‘K-산학협력 발전계획 2030’을 선포하고, 대학의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 및 실행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참빛설계학기’와 ‘KW-VIP 프로젝트’는 획일화된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의 다양한 프로젝트 기반 학습 프로그램이다. 단국대는 2021년 디지털 혁신공유대학사업 바이오헬스 분야 주관기관에 선정돼 1차 연도 평가에서 사업 참여 56개 대학 중 1위에 올랐다. 혁신공유대학 사업을 통해 ‘유전자 기반 AI 질병진단’ 등 79개의 바이오융합강좌를 신설해 2026년까지 2만5000여 명의 바이오인재를 양성해 나갈 계획이다. 삼육대 인공지능융합학부는 인문사회계열과 기술공학계열을 융합한 학부다. 인공지능 중심의 공학적 전문 역량 함양을 기본으로 인문사회학적 소양과 경영적 통찰력을 갖춘 전문 인재를 양성한다. 해외연수 프로그램 등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창의적 융합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서경대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발맞춰 전교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2022학년도에는 교육부·신산업 첨단부처 주관, ‘부처 협업형 인재 양성사업(지식재산 분야 혁신인재 양성사업)’에 선정돼 융복합 인재 양성에 힘썼다. 아트앤테크놀로지학과(2023학년도 신설), 스포츠앤테크놀로지학과(2023학년도 신설) 전자컴퓨터공학과(2023학년도 통합)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다. 성균관대는 교육부로부터 첨단 신기술 분야 석·박사 정원 251명을 승인받아 2023학년도 2학기부터 5개의 첨단 분야 대학원 학과를 신설한다. 251명은 증원받은 전국 24개 대학 가운데 가장 많은 인원이다. 첨단 분야 신설 학과는 미래 산업의 핵심인 첨단 신기술 분야의 고급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교과 과정이 제공될 예정이며 우수한 교원과 연구시설이 확보될 계획이다. 한국외대가 선보일 AI 융합대학은 서울캠퍼스에 랭귀지(언어) 테크놀로지와 소셜 데이터 사이언스, 글로벌캠퍼스에 AI 데이터 테크놀로지 분야로 특화하여 개별 학문 분야와 인공지능을 결합한 융합을 도모하고 있다. 한국외대의 고유 가치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첨단 기술과 접목하여 사회에 기여할 창의적 성과를 도출하는 가장 ‘외대’다운 방식의 융합을 추진하고 있다. 숭실대는 반도체 분야의 혁신적인 교육 과정을 선보이며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2021년에 ‘디지털 신기술 인재 양성 혁신공유대학’ 사업의 차세대반도체 분야 공유 대학에 선정됐다. 숭실대는 6개 대학과 대학 연합체(컨소시엄)를 맺고 차세대반도체 분야의 다양한 융복합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있다. 세종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올해 신설된 학과로 반도체전공 분야 최우수 교수진으로 구성되었으며 신설 후 10년 이내에 국내 최고 수준의 반도체 학과로 성장하기 위한 비전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고용 연계형 계약 학과 추진, 반도체 고급 인력 양성을 위한 학·석사 연계 과정 확대, 우수 산학협력기업 확대 등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중앙대는 지난해 산학연협력 선도대학 육성(LINC 3.0)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주한 데 이어 캠퍼스타운 종합형 사업 재선정과 현장 연계 미래선도인재양성사업, 산업혁신인재성장 지원사업, 의약품 규제과학 인재양성사업, 선도연구센터 후속 과제, 신산업 분야 지식재산 융합인재 양성사업, 수소연료전지 혁신인재양성사업 등 다양한 재정지원사업에 선정됐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한국의 임금체계는 ‘지속 가능성’에 경고등이 들어오고 있다. 삼풍백화점 붕괴처럼 오랜 기간 문제가 쌓여 터져 버린, 일종의 ‘축적된 재난’이라고 볼 수 있다.” 고용노동부 산하 상생(相生)임금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현 정부의 임금체계 개편을 이끌고 있는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사진)는 2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교수연구실에서 진행된 동아일보와의 첫 언론 인터뷰에서 호봉제 중심의 기존 임금체계를 ‘재난’에 빗댔다.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의 임금 격차를 줄이고 근속연수 중심의 호봉제를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며 임금체계를 바꾸는 기업들에 정부가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생위는 정부 노동개혁 정책의 양대 축인 근로시간 개편과 임금체계 개편 중 후자를 맡고 있다. 먼저 추진된 근로시간 개편이 ‘주당 최대 69시간 근로’ 논란에 휩싸이면서 임금체계 개편에도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 위원장은 “현 임금체계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며 “개혁을 미루면 현 세대는 괜찮을지 몰라도 다음 세대에는 기업이 사람을 고용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출범한 상생위는 이달 31일 3차 회의를 열고, 10월에 ‘임금 개편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근로시간 개편 핵심은 생산성… 정규-비정규직 임금차 줄여야” 상생임금위원장 인터뷰최대 근로시간 논쟁은 본질과 무관… 한국 노동생산성, 美의 58% 수준 비정규직, 같은 일하고 40%만 받아… 中企 근로자부터 임금개편 시작해야 이재열 상생임금위원장은 임금체계 개편 문제에 앞서 최근 논란이 진행 중인 근로시간 개편안을 지적하며 “핵심은 시간이 아니라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것인데 본질과 무관한 논쟁만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근로시간의 변화를 모색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근로자에게 더 장시간 일을 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업에 주어진 일을 제때 처리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이 위원장의 지적이다. ● “근로시간 개편은 노동생산성 높이기가 핵심” 앞서 6일 고용노동부는 주당 최장 근로시간을 69시간으로 늘리는 근로시간 개편안을 발표했지만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노동계를 중심으로 한 반발에 직면했다. 이후 고용부와 윤석열 대통령이 개편안에 잇달아 서로 다른 메시지를 내놓으며 혼란에 휩싸였다. 이 위원장은 현재 한국의 근로시간을 “낮은 강도로 천천히, 오래 일하는 시스템”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과거 한국의 수출 경쟁력은 낮은 임금에서 나왔고 정부는 임금 인상을 규제했다”며 “근로자 입장에서 총소득을 늘리는 방법은 야근, 특근, 주말 근무 등을 마다하지 않고 장시간 일해서 수당을 더 받는 방법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정부 국가지표체계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42.7달러(약 5만5600원)다. 미국(74.1달러)의 58%, 독일(68.3달러)의 63%, 프랑스(66.7달러)의 64%에 불과하다. 이 위원장은 “근로시간 개편 논의는 반드시 노동생산성 향상 방안과 함께 다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규직-비정규직 차별은 반상 차별” 상생위가 논의 중인 임금 체계와 관련해서는 ‘이중 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고 이 위원장은 지적했다. 이중 구조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등에서 근로자가 겪는 임금과 처우의 격차를 말한다. 이 양극화는 현재 한국 노동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는 동시에 저출산, 결혼 포기 등 다양한 사회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위원장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세계화 등을 거치면서 국내 임금 체계에서 심각한 이중구조 문제가 고착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일을 해도 대기업 정규직 소속 근로자가 연봉을 100을 받는다 치면 중소기업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40밖에 못 받는다”며 “같은 일을 하는데 소속과 직책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임금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이 조선시대 양반과 상민을 차별하던 ‘반상(班常) 차별’과 똑같은 신분 차별 구조 아닌가? 이것이 공정할까”라고 되물으며 “양측의 임금 격차를 줄여야만 한다”고 말했다. 일부 MZ세대들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반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과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2021년 비정규직의 직접 고용에 반대했고, 2020년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젊은 직원들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반대하고 나섰다. 노력해 얻은 정규직에 대한 역차별이란 불만이었다. 이 위원장은 “MZ가 말하는 공정(公正)의 개념은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은 정규직이라는 신분을 순수하게 자신들의 노력으로 쟁취했다고 여긴다”며 “하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부모의 경제력, 교육 환경의 차이, 부의 불균형 등 배경과 행운이 작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의란 무엇인가’를 쓴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이를 ‘공정이라는 착각’으로 표현했는데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과도한 정규직 보호가 되레 毒” 이 위원장은 한국이 정규직을 보호하려다 오히려 정규직 채용을 못 늘리는 역설적인 상황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용자 입장에선 해고가 매우 어렵다. 고용 유연성이 ‘제로(0)’ 수준이 된 이유”라며 “이 때문에 100명의 인력이 필요해도 50명만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나머지는 완충지대(비정규직)로 둔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용자는 정규직 50명에게 100명분의 일을 시키거나, 나머지 50명을 계약직으로 채워 2년만 쓰고 해고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네덜란드 등 선진국은 고용 유연성과 근로자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다고 이 위원장은 제시했다. 기업에는 자유로운 고용, 해고의 자유를 부여하되 실직자들이 재취업을 모색할 수 있도록 연금 등 사회안전망을 탄탄하게 구축한 곳들이다. 이 위원장은 “이를 위해서는 국민연금, 직역연금, 실업급여 등으로 흩어진 연금과 복지 제도를 하나로 통합해 두툼한 사회 안전망을 깔아야 한다”고 말했다.● “中企 임금 체계부터 바꿔야… 인센티브 고민” 상생위의 논의는 시작 단계지만 이 위원장은 “연차가 쌓이면 자동으로 월급이 오르는 연공서열 중심의 호봉제는 지금의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맞지 않는다.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늘어난 고령 인구의 고용을 유지할 경우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청년들은 일자리 부족을 겪을 수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 사이의 차별과 임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실제 하는 일과 능력 중심으로 임금 체계가 바뀌어야 한다고 이 위원장은 강조했다. 그는 법과 제도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근로 약자’를 대상으로 먼저 임금 개편이 시작돼야 한다는 소신도 밝혔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발표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99.9%는 중소기업이고, 전체 근로자의 81.3%는 중소기업 근로자다. 이 위원장은 “대기업, 정규직, 원청이란 울타리로 보호받는 상위 18%의 ‘1부 리그’보다는 80%가 넘는 ‘2부 리그’(중소기업, 비정규직, 하청)의 임금 체계를 먼저 바꿔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세한 중소기업은 근로시간이나 임금 체계에 대해 무지(無知)하기도 하고 관리 역량이 없기도 하다”며 “임금 체계를 바꾸는 기업에 정부가 어떤 ‘인센티브’를 줄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상생위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경찰이 민중당(현 진보당)에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건설노조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24일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서울 영등포구 민노총 건설노조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경기 성남시와 의정부시 지부 사무실, 건설노조 사무처장 자택 등 10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2020년 4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2019년 말 건설노조가 노조원들에게 돈을 걷어 민중당에 건설노조 명의로 후원금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노조가 건넨 후원금 규모는 약 6500만 원에 이른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개인 명의로 후원을 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건설노조와 같이 단체 명의로 후원을 할 경우 관련법에 위배된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 ‘쪼개기 후원’으로 불법 행위를 피해 가려고 하는데 건설노조의 경우 명백한 위법 행위를 저지른 정황이 포착됐다”고 했다. 경찰은 노조 지휘부 등이 개입해 조직적으로 후원금을 모집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또 경찰은 노조 간부들이 노조비를 횡령한 혐의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경찰이 민중당(현 진보당)에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건설노조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24일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서울 영등포구 민노총 건설노조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경기 성남시와 의정부시 지부 사무실, 건설노조 사무처장 자택 등 10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2020년 4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2019년 말 건설노조가 노조원들에게 돈을 걷어 민중당에게 건설노조 명의로 후원금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노조가 건넨 후원금 규모는 약 6500만 원에 이른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개인 명의로 후원을 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건설노조와 같이 단체 명의로 후원을 할 경우 관련법에 위배된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 ‘쪼개기 후원’으로 불법 행위를 피해가려고 하는데 건설노조의 경우 명백한 위법 행위를 저지른 정황이 포착됐다”고 했다. 경찰은 노조 지휘부 등이 개입해 조직적으로 후원금을 모집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또 경찰은 노조 간부들이 노조비를 횡령한 혐의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압수수색에 대해 민노총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민노총 측은 응답하지 않았다. 민노총은 별도 성명이나 입장문도 내지 않았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고학력 고령층이 늘어갈수록 노인 고용시장에서도 일자리 양극화가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인 구직 인력 안에서도 고학력 숙련 인력과 상대적으로 저학력에 단기·단순노무직을 선호하는 인력이 분화될 것이라는 의미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인구클러스터장인 이철희 경제학부 교수의 장래 학력별 노인 인구 추산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고졸 미만의 학력을 가진 노인은 전체 노인의 68.7%지만 2040년에는 23.0%, 2051년 9.2%, 2070년 2.0%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고등학교까지 마친 노인 비율은 21.7%에서 43.6%까지 늘었다가 점차 39.7%, 27.9%로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2050년에도 전체 노인 2명 중 1명이 고졸 이하 학력으로 그 수가 적지 않다. 이들을 위한 일자리도 계속 필요한 실정이다. 지난해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보면 고령층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더 고연령층인 70대 이상은 시간제 일자리를 희망하는 비율이 60% 이상으로, 30∼50%에 불과한 50, 60대보다 높았다. 6·25전쟁 전후로 태어난 이들은 학력 수준이 낮고 노후 대비가 되지 않은 탓에 노동 부담이 작고 생계 유지를 위해 최소한의 벌이가 되는 단기·단순노무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노인들의 ‘복지형 일자리’ 수요는 꾸준히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2021년에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빈곤율 조사 결과 국내 66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43.4%로 조사 국가 중 1위다. OECD 평균(13.1%)보다도 3배 이상으로 높다. 상대적 빈곤율은 전체 인구 중 중위소득의 50%로 생활하는 인구의 비율을 뜻한다. 우리나라 연금 소득 수준을 감안하면 이 빈곤율을 당장 획기적으로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노인 중 절반을 조금 넘는 인원만 노령연금을 받고 있고, 평균 수급액은 58만6112원(지난해 12월 기준)에 불과하다. 안준기 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고학력·숙련 인력’과 ‘저학력·미숙련·저소득 인력’이 나뉘는 등 다변화될 것”이라며 “전자를 위한 일자리만큼 후자를 위한 복지형 일자리를 계속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경기 신도시 초중생 新학군 뜬다 서울의 집값 급등과 경기권 신도시 개발이 교육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동아일보와 종로학원이 분석한 결과 초등생과 중학생이 가장 많이 유입되는 지역은 과거 서울 강남이었으나 최근 경기 화성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합격자를 많이 배출한 지역도 과거에는 대부분 서울이었으나 최근에는 경기 성남, 용인, 수원, 고양, 화성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에 집을 살 수 없게 된 3040세대 젊은 부모들의 사정, 상대적으로 서울보다 저렴한 집값, 강남 부럽지 않게 들어선 학원과 기업들이 ‘신(新)학군’을 형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최근 10년간 서울 경기 학생 인구 이동을 분석한 결과 초중학생이 가장 많이 유입되는 지역은 서울 강남에서 경기 화성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합격자를 많이 배출한 지역 순위에서도 경기 고양, 화성이 서울 강동, 강서를 제쳤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자녀를 둔 30, 40대 젊은 학부모들이 서울 집값 급등을 피해 신도시와 교육 여건이 좋은 경기로 몰리면서 ‘신(新)학군’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성 뜨고 강남은 정체, 학생 이동 뚜렷 15일 동아일보와 종로학원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경기의 초등학생 및 중학생 인구 변화를 분석했다. 경기와 서울은 전국 학생 인구 1, 2위 지역이다. 초등생 순유입(들어온 인구에서 나간 인구를 뺀 것)이 가장 많은 상위 5개 지역은 2013∼2017년 당시 강남, 경기 김포, 서울 양천, 화성, 서울 서초 순이었다. 서울의 대표적인 학군지인 강남과 목동이 속한 곳이 3곳이다. 하지만 2018∼2022년에는 상위 5개 지역이 화성, 강남, 김포, 경기 시흥, 경기 하남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을 뺀 나머지는 모두 경기 지역이었다. 같은 식으로 중학생 순유입 변화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경기 지역이 두각을 나타냈다. 2013∼2017년에는 순유입 상위 5개 지역이 강남, 김포, 경기 수원, 화성, 하남이었으나 2018∼2022년에는 화성, 하남, 강남, 김포, 경기 평택 순으로 바뀌었다. 강남은 1위에서 3위로 내려갔고, 평택은 새로 순위에 진입했다. 서울에서 경기로 학생들이 쏠리는 현상의 배경에는 ‘부동산’과 ‘신도시 개발’이 있다는 것이 교육계의 분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초중생 자녀를 둔 부모는 30, 40대로 아직 젊은 층에 속하는데 집값 급등 탓에 서울에 자가 주택을 마련하기 어려워졌다”며 “이들이 서울과 가까운 경기권 신도시 지역에 정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실제 화성의 동탄신도시, 용인의 수지구청 인근 등에는 양질의 학교와 학원가가 밀집해 있다. 서울 강남 대치, 경기 성남 분당 등에 본원이 있는 유명 학원들도 이 지역에 분원을 냈다. 삼성전자 나노시티, 한미약품,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회사 ASML 등 유명 기업과 연구소도 이 지역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학부모 입장에서 ‘직주근접’(직장과 주거의 근접)도 누릴 수 있다. 그러면서도 비슷한 직장, 교육 환경을 가진 서울 강남권보다 집값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화성 동탄 인구는 2004년만 해도 1만 명 남짓이었지만 지난해 50만 명으로 늘었다.● “新학군 팽창 가능성… 소외지역 대책 필요” 학군 변화는 입시 결과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과 경기에서 서울대 합격자를 많이 배출한 지역을 분석한 결과 2008∼2013년에는 상위 10개 지역 중 경기는 3곳(성남 수원 고양)뿐이었고, 나머지 7곳은 모두 서울이었다. 하지만 2019∼2023년에는 상위 10곳의 분포가 서울 5곳, 경기 5곳(성남 용인 수원 고양 화성)으로 바뀌어 서울과 경기가 대등한 양상으로 변했다. 특히 성남은 서초를 밀어내고 합격자 배출 2위 지역에 올랐다. 학생이 줄어드는 서울은 안에서도 양극화 현상을 겪고 있다. 본보가 서울시교육청의 최근 10년간(2013∼2022년) 초중고교 개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양천 동작 관악 마포 용산 종로 성북 강북 도봉 노원 동대문 광진 중구 등 13개 구는 새로 문을 연 일반 초중고교(특수목적학교 제외)가 한 곳도 없었다. 반면 강동은 초교 5곳과 중학교 2곳, 송파는 초교 4곳과 중학교 3곳이 새로 생겼다. 이들 지역은 고덕 등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거나 위례신도시와 인접해 있다. 국내 전체 학생 수가 감소하고 폐교하는 학교도 늘어가는 와중에 특정 지역에 학교가 계속 생긴다는 것은 학생들이 해당 지역으로 쏠리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일각에서는 이런 식의 학생 쏠림과 학군 형성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군 형성에서 소외된 다른 지역들은 학생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며, 교육 환경도 점점 나빠지면서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인프라 개발이나 교육 여건 발달 같은 정부 정책이 대부분 인구가 팽창하는 지역에 집중됐기 때문에 경기 ‘신학군’의 팽창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발전에서 소외돼 학생 인구가 자꾸 줄어드는 지역은 그 추세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교육당국과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 ‘챗(chat)GPT’가 한국 교육계에 미칠 파장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가 14일 잇따라 열렸다. 이미 미국 등 해외에서는 대학들이 챗GPT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우리도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챗GPT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용할 방안이 있을지에 대해 앞으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교육부는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학생문화관에서 ‘생성형 인공지능,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화여대 미래교육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이 토론회에서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가진 장단점, 그리고 교육현장 활용 방안에 대해 여러 의견이 나왔다. 정제영 이화여대 미래교육연구소장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 프린스턴대는 강의계획서에 챗GPT를 어떻게 활용할지 지침을 안내하고,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에 의존하지 않도록 비판적인 생각과 창의적 사고를 요구하는 내용의 과제물을 부여한다. 미국 예일대 역시 챗GPT 사용을 아예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인정하면서 어떻게 활용하면 되는지 학생들에게 알리고 있다. 정 소장은 최근 국내 대학들도 챗GPT를 활용한 과제 작성 등 부정행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남기 전 광주교대 총장은 챗GPT를 평가나 원격수업 등 교육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교사들이 이를 활용할 능력을 갖추도록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도 교육부와 함께 ‘챗GPT와 AI 서비스로 창출하는 교육 기회’를 주제로 온라인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기조 강연은 폴 킴 미국 스탠퍼드대 교육대학원 부학장이 맡아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1월 국내 방송에도 출연해 화제가 된 그는 초중고교 때만 해도 성적이 ‘하위 1%’였다는 사실을 털어놓아 화제가 됐다. 그는 “부모님의 무관심이 오히려 제 창의력을 키우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KERIS는 이번 토론회가 “대화형 AI 챗봇을 기존의 디지털 콘텐츠나 기술과 어떻게 접목하고, 어떻게 수업에 활용할지 그 가능성과 한계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일주일에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에 대해 “노종자의 삶을 거꾸로 되돌리는 노동 개악”이라고 비판하며 “국회에서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했다. 양대 노총을 중심으로 노동계 역시 “총력 투쟁으로 저지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6일 국회 브리핑에서 “우리나라는 2018년 주 52시간 상한제를 통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장 노동시간 국가라는 오명을 겨우 벗어나고 있는데 윤석열 정부는 다시 장시간 노동으로 회귀를 선언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원내대변인은 “정부는 왜 노동조합과의 대화나 협의는 하지 않나. 무엇이 두려운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법안을 검토한 뒤 구체적인 입장을 정할 방침이다. 정의당도 “과로사 조장 정책”이라고 성토했다. 정의당 김희서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사실상 사용자가 주도하는 노동시간 선택권, 연속 집중 노동을 합법화하는 것은 정부가 국민을 과로와 위험으로 내모는 것”이라며 “탁상공론 친기업 정책, 정부의 노동 개악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에서 개편안을 “초장시간 압축 노동을 조장하는 법”이라며 “죽기 직전까지 일 시키는 것을 허용하고 과로 산재는 인정받지 않을 수 있는 길을 정부가 제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5일 연속 오전 9시에 출근해 밤 12시까지 일을 시켜도 합법이 되는 개편안에는 오직 사업주의 이익만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