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윤

이지윤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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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장바구니에 담은 세상을 들여다봅니다

leemail@donga.com

취재분야

2025-07-02~2025-08-01
문화 일반23%
인사일반21%
역사21%
무용10%
문학/출판8%
연극5%
사회일반5%
종교3%
남북한 관계3%
미술1%
  • [책의 향기]태어났으나 존재하지 않는, ‘울타리’ 밖 아이들

    최근 배우 정우성의 자녀 소식이 단체 대화방을 온통 떠들썩하게 달궜다. 혹자는 ‘더 무책임한’ 한쪽을 골라 비난했고, 혹자는 아이를 동정했다. 바라보는 시각은 제각각이겠지만 이번 일을 통해 혼외 출생자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높아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책은 공론의 장에 좀처럼 나오지 않았던 혼외 출생과 영아 유기의 현실을 직시한다. 그 원인과 해결책도 저자의 시각에서 제시한다. 아동 방임과 입양, 닫힌 사회에서 벌어지기 쉬운 영아 살해와 유기를 열쇠말로 총 4장에 걸쳐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우리나라의 2022년 혼외 출생률은 3.9%로 202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42%)의 10분의 1 수준이다. 혼외 출생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원인을 저자는 “결혼제도 밖의 임신 및 출산을 허용하지 않는 사회”에서 찾는다. 혼외 출생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시각이 아직은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책은 아이들의 입양, 유기 등의 사회적 문제도 조목조목 짚는다. 1970, 80년대 횡행한 이른바 ‘아기 수출’의 어두운 면도 살핀다. 또한 ‘보호출산제’에 대해선 위기 임산부에게 양육보다는 합법적 유기를 장려할 수 있다며 저자는 우려를 표시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행복이다. “원가족과 살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아동의 고유한 권리”라는 대목은 많이 공감이 간다. 한 살에 미국으로 입양돼 10년 만에 불법체류자가 된 김모 씨, 자립이 요원한 ‘보호 종료 청년’ 등 태어나자마자 원가족을 잃은 이들의 목소리를 구체적으로 담았다. 얇은 책이지만 아동 문제와 관련된 국내외 사례와 쟁점을 알차게 담아냈다. 코끼리, 원숭이 등 일부 동물이 열악한 양육 여건에서 새끼를 유기하는 사실까지 폭넓게 짚는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면서도 출생한 아이들조차 잘 키우지 못하는 사회의 문제는 심각하다. “태어난 아이들이 잘 살아야 태어날 아이들도 잘 산다”는 저자의 주장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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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대위 춤추는 손가락… “이것은 관객이 증인인 일회성 영화”

    “죽음은 예상치 못한 순간 찾아와 그 이전의 삶이 갖던 의미를 송두리째 앗아가요. 터무니없고, 익살스럽고, 때로는 사소하기까지 합니다. 인생의 블랙코미디죠.” 이달 13, 14일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국내 초연되는 ‘콜드 블러드’를 연출한 야코 판도르마얼의 말이다. 1991년 장편 데뷔작 ‘토토의 천국’으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 카메라 상’을 거머쥔 이후 ‘미스터 노바디’ 등 대표작을 남긴 그는 아내이자 안무가인 미셸 안 드 메이와 함께 공연단체 ‘키스 앤드 크라이 콜렉티브’를 이끄는 공연 연출가이기도 하다. 2014년 열린 ‘키스 앤드 크라이’ 이후 10년 만의 내한 공연을 앞두고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를 만났다.작품은 일곱 가지 무작위 죽음을 ‘손가락 춤’과 실시간 영상, 내레이션으로 펼쳐낸다. 영화 촬영장을 연상케 하는 미니어처 세트 곁에 선 두 명의 무용수. 이들은 모리스 라벨, 데이비드 보위 등의 음악에 맞춰 검지와 중지만으로 춤을 추고, 이는 실시간 녹화 및 송출을 통해 영화화된다. 손가락 춤을 안무한 건 45년 경력의 무용가인 드 메이. 벨기에의 전설적인 현대무용 단체 ‘로사스 무용단’의 창립 멤버다. “아내와 주방 식탁에서 아이들 장난감을 만지작거리다 손가락 춤이 탄생했어요. 손가락은 거울 없이 우리 눈으로 볼 수 있고 옷가지를 걸치지 않는 특별한 신체 기관이죠. 또 형태를 바꾸어 사람, 동물 등 다채로운 모양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스크린보다 무대가 제약이 많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의 공연에서는 더 큰 상상력이 자유롭게 펼쳐진다. 구름은 어항 속 우유로, 태양은 손전등으로 표현된다. 미니어처 방에서는 가구가 천장에 붙어 회전하는 장면까지 가뿐히 보여줄 수 있다. 판도르마얼은 “대형 세트장이나 최첨단 컴퓨터그래픽(CG)이 없어도 손수 만든 소품과 종이 상자만 있으면 된다”며 “이러한 작업 방식은 반대로 영화 작업에도 영향을 준다. 최신작 ‘이웃집에 신이 산다’에서는 미니어처를 사용해 다양한 시각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실시간 영화는 무대 상단에 설치된 거대한 스크린에 투사된다. 관객이 무대 위 움직임과 스크린 속 영화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것. 판도르마얼은 이를 ‘일회성(´eph´em`ere) 영화’라고 불렀다. “유일한 기록장치는 현장 관객의 기억뿐, 나머지는 사라질 운명”이라는 이유에서다. 기발한 연출은 그가 20, 30대 시절 아동극과 서커스에 참여한 경험이 밑거름이 됐다. “어린이 관객은 비교적 솔직하게 감상을 표현합니다. 30분쯤 지나도 반응이 없으면 공연에 문제가 있는 거죠. 이 경험은 제게 리듬감과 단순함의 중요성을 가르쳐 줬습니다.” 삶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레이션은 영화 ‘올드보이’, ‘봄날은 간다’ 등에 출연한 배우 유지태가 맡았다. 2014년 ‘키스 앤드 크라이’ 내레이션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을 맞추는 것. “한국 배우들에게 관심이 많다”는 판도르마얼이 다시 유지태를 고집한 덴 이유가 있다. 그는 “부드럽고 다정한 유지태의 목소리는 풍자적인 작품 내용과 반전을 이룬다. ‘당신은 곧 죽을 거야. 그런데 다 별거 아니야’라는 뉘앙스를 전달하기에 적격”이라고 설명했다. 10년 만의 내한공연을 앞두고 “한국은 언제나 흥미로운 나라”라면서 설렘을 드러냈다. “한국 문화는 빠르게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어요. 한국 관객이라면 작품의 블랙코미디적 요소를 잘 이해하고 즐길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언젠가는 영화에서도 한국의 마법같이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내고 싶습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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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계도 ‘계엄령 소동’… 포토월 행사 당일 취소, 콘서트-공연 개최 혼란

    3일 밤과 이튿날 새벽에 걸쳐 숨 가쁘게 이어진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로 인해 문화계도 적지 않은 혼란을 겪었다. 4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오리지널 시리즈 ‘트렁크’에 주연으로 출현하는 배우 서현진의 이날 오전 11시 인터뷰 일정은 전날 계엄 소식이 전해지자 취소됐다. 이 외에 출연진인 공유, 정윤하의 인터뷰 일정도 재공지하겠다고 했다. 프랑스 주얼리 브랜드 딘반은 당초 배우 정은채, 남윤수 등이 참석할 예정이던 포토월 행사를 취소했다. 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총 22개국 외신 기자단이 참석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2’ 제작발표회는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임박한 콘서트를 앞둔 팬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가수 이승환은 4, 5일 이틀간 서울 마포구 구름아래소극장에서 예정됐던 단독 콘서트를 취소했다가 재개를 알렸다. 일부 국가가 한국을 ‘여행 위험국’으로 지정하면서 취소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던 팝스타 두아 리파의 내한공연은 4, 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예정대로 열린다. 국립극장,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LG아트센터 등 1000석 이상 대극장을 보유한 서울 시내 주요 극장들은 차질 없이 공연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해외 아티스트의 내한공연을 준비 중인 국내 업체들은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 ‘한국 상황이 불안정하다’고 느끼는 해외 반응이 적지 않은 분위기”라고 전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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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콩쿠르는 음악과 함께 살아가는 법 찾는 길목”

    “연주자가 자기만의 소리를 빚어내는 순간을 기다려요. 그땐 심사 기준이라는 틀 안에서 계량할 수 없죠. 선율에 빨려 들어가 즐기는 수밖에요.” 올해 피아노 부문으로 열리는 ‘LG와 함께하는 제19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은 주희성 서울대 음대 교수(55)와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손민수 뉴잉글랜드음악원(NEC) 교수(48)가 말했다. 3일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 종합문화관에서 만난 두 사람은 1∼3일 사흘에 걸친 1차 예선 심사에도 피곤한 기색을 띠지 않았다. 그 대신 따스함과 냉철함이 모두 묻어나는 미소로 “젊은 연주자들의 다채로운 색깔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경연에는 대중에게도 친숙한 쇼팽의 ‘발라드 1번’부터 콩쿠르에서 잘 등장하지 않는 슈만의 ‘아베크 변주곡’까지 폭넓은 레퍼토리가 펼쳐졌다. 예년과 비교해 개성 있는 연주자가 많아진 것이다. 콩쿠르 심사 경력 22년 차인 주 교수는 “선생님에게 배운 대로 치던 우리 때와 달리 자기 자신을 표현할 줄 아는 시대적 변화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스승으로 잘 알려진 손 교수는 “연주자들의 전반적인 기량과 무대 경험치가 높아지면서 틀에 박힌 연주로는 더 이상 감동을 줄 수 없음을 체득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한국과 미국 최고의 음대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두 심사위원에게 콩쿠르에 도전하던 과거 시절은 여전히 생생하게 다가온다. 1990년대 NEC 재학 시절 석사생과 학부생으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건반 위의 철학자’ 러셀 셔먼(1930∼2023), 피아니스트 변화경에게 가르침을 받으면서 나란히 성장했다. 손 교수는 “(주 교수는) 가장 의지하고 따르는 누나였다. 음악적 고민이 있으면 조언을 구했고, 아플 때 집에서 죽을 끓여 주시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고 회상했다. 주 교수는 “그때부터 음악성이 돋보이는 후배였다”며 웃었다. 그렇게 서로 의지하면서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던 콩쿠르를 넘었다. 숱하게 평가받고, 또 평가해본 이들이 깨달은 점은 “콩쿠르가 단지 연주 활동을 넓히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는 것”. 주 교수는 스물두 살의 나이로 제31회 동아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겪은 커리어 변화를 되짚었다. “국내 최고의 콩쿠르였기에 이름을 알렸고, 협연 기회도 늘었죠. 그러나 돌이켜 보면 수상 여부와 무관하게 콩쿠르는 ‘자기 발전’을 안겨줬어요. 고배를 마신 기억이 자신을 잃게 내버려둬선 안 됩니다. 압박감을 내려놓고 무대 위에서 음악과 내가 온전히 하나 되는 데 집중해야 해요.” 손 교수에게 콩쿠르란 “음악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길목”이다. 어떤 음악을 할 것이고, 왜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시간이 돼서다. “젊은 연주자는 음악으로 성공해야겠단 압박에 시달리곤 해요. 저 역시 그 딜레마를 오래 안고 살았고요. 하지만 음악을 한다는 건 인생의 실마리를 찾는 일이에요. 그 어떤 폭풍이 몰아친대도 내 음악과 함께 차분히 걸어가는 법을 알게 된다면 아름답고 값진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LG와 함께하는 제19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5∼7일 2차 예선, 9∼10일 준결선, 12∼13일 결선 경연과 시상식으로 이어진다. 2차 예선과 준결선은 오후 1시 서울교대 종합문화관에서, 결선은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도암홀에서 12일 오후 7시와 13일 오후 2시 반에 시작된다. 시상식은 결선이 끝난 뒤 같은 장소에서 13일 오후 5시 반에 열린다. 2차 예선과 준결선 1만 원, 결선 전석 3만 원. 02-361-1415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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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이’ 마음 데워줄 공연 어때요? ‘몬스터 콜스’ ‘긴긴밤’ 2편 열려

    추운 겨울, 어른이(어른+아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줄 어린이·청소년 문학 원작 공연 2편이 열린다. 5∼8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되는 국립극장 기획공연 ‘몬스터 콜스’는 동명의 영국 청소년 문학을 토대로 한다. 2012년 영국 최고의 아동 문학상 카네기상을 수상한 원작을 희곡 ‘은의 혀’ 작가 박지선이 각색했다. 작품은 가정과 학교에서 고통받던 10대 소년 ‘코너’에게 매일 밤 몬스터가 세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마음속 상처와 새로운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성장담을 그린다. 연극 ‘나무 위의 군대’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등을 연출한 민새롬이 연출을 맡았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링크아트센터드림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긴긴밤’은 누적 50만 부 이상 판매된 동명의 어린이 문학을 재창작했다. 지구상 단 하나 남은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펭귄’이 주인공. 긴긴밤을 거쳐 함께 바다를 찾아가는 여로를 따뜻하게 그려내 성인 관객의 눈시울을 적신다. 기발한 소품, 다채로운 연기로 무대 위 동물이 어떻게 표현되는지 보는 재미도 있다. 내년 1월 5일까지.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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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눈부시게 떠오르는 기억의 편린들

    이혼 후 고스트라이터로 생계를 유지하는 화자 ‘윤지’는 이모 ‘선임’으로부터 자서전 작업을 의뢰받는다.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됐지만 가부장적인 외가 식구와 아들로부터 끊임없이 성적 정체성을 부정당한 ‘선임’은 자신의 유일한 사랑을 기억하고자 자서전 발간을 결심한다. 이를 기록하는 ‘윤지’ 역시 30여 년 전 죽은 고등학교 동창에 관해 조각난 기억을 고통스레 이어 맞추게 된다. ‘윤지’의 명멸하는 기억을 직조하듯 엮어내면서 소설은 깊이감과 흥미진진함을 더한다. ‘윤지’가 10대에 겪은 감정의 밑바닥에 대한 회고는 같은 시절을 경유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고개를 주억일 법하다. 꼭 맞아떨어지는 참신한 비유가 곳곳에 들어찬 덕분이다. 짝사랑에 낙오된 마음을 가무리는 자세는 “‘신포도설’의 여우로 남아 두 사람이 풍기는 상큼하고 달착지근한 향내를 맛이 시어 따 먹지 않는 포도라는 듯 시큰둥한 척했다”고 묘사한다. 꿈틀대는 감정을 눈에 보일 듯 섬세하게 표현한 문장들은 마음을 요동치게 한다. 외사랑으로 인해 들끓고 시리는 마음은 “낱장으로 떨어진 장미 꽃잎이 검붉어서 왈칵 토해진 핏덩이처럼 보였다. 자전거를 바라보는 눈이 시근거렸다”고 전한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소설의 백미는 시간 저편으로 침잠한 기억을 직관적으로 심상화한 대목들이다. “내 입맛대로 과거를 저장하는 건 나만의 회상법일지도 모른다. (중략) 이후에 전개된 일들은 미세한 입자가 되어 허공에 흩뿌려졌다.” 소설 속 표현처럼, 기억은 “한여름 내리쬐는 강렬한 햇빛에 시야가 하얗게 바래듯” 휘발되곤 한다. 뼈아픈 기억일수록 “망각의 늪에 빠진 묵직한 돌덩어리”처럼 좀체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이를 고통스럽게 길어 올리는 소설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날카로운 편린을 모아 과오를 마주해 볼 용기를 얻게 될지 모른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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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래식-뮤지컬 유머 콘텐츠에 빵빵… ‘정품’보다 잘 팔리네

    “드뷔시를 어떻게 싫어할 수가 있어요? 네? 조성음악의 틀을 깨고 현대음악으로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 사람인데?” 한껏 격앙된 목소리와 곧장 누구라도 물어버릴 듯한 앞니, 피아노 연주까지 곁들이면서 ‘드뷔시 가스라이팅’을 하는 음악교육과 박사과정 유학생의 영상이다. 클래식 개그 유튜버로 불리는 ‘탱로그’는 4분 48초짜리 ‘드뷔시 가스라이팅’ 콘텐츠에서 19세기 프랑스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의 매력을 역설해 조회수 60만 회를 올렸다. 영상에는 클래식 애호가부터 ‘머글’(팬이 아닌 일반인)에 이르는 이들의 댓글이 쏟아졌다.이처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뮤지컬, 클래식 음악을 유머러스하게 다룬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대중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추세다. 뮤지컬은 강렬한 서사와 특색 있는 캐릭터를 앞세운다. 코미디언 이창호와 곽범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빵송국’은 뮤지컬 패러디 시리즈인 ‘뮤지컬 스타’에서 ‘킹키부츠’ ‘노트르담 드 파리’ 등의 넘버를 모창하면서 SNS를 도배 중이다.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리부트 시즌6’은 뮤지컬 ‘시카고’의 하이라이트인 복화술 장면을 오늘날 어휘력 부족 세태로 패러디하면서 화제가 됐다. 클래식 장르에서는 작곡가·지휘자별 특징과 연주자들의 애환을 풍자적으로 담아낸 콘텐츠가 인기다. 어릴 적 수업 시간에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음악, 한 번쯤 배워본 악기를 통해 남녀노소의 공감을 얻는다. 인스타그램에서 계정 ‘클뮤밈’은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들의 애환, ‘무대 조명은 생각보다 뜨겁다’ 등 위트 있는 밈을 제작해 이목을 모으는 중이다. 가볍고 재미있게 내용을 다루면서 실제 유명 연주자나 뮤지컬 제작사 등 ‘정품’보다 더 큰 사랑을 받기도 한다. 구독자가 56만7000명에 달하는 ‘빵송국’의 경우 뮤지컬 ‘킹키부츠’를 만든 CJ ENM(8만2000명)이나 ‘시카고’ 공연제작사 신시컴퍼니(2만8000명)보다 인지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탱로그’의 구독자 수는 9만3000명 이상으로,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피아니스트 손열음(9만 명), 신창용(1만4000명) 등보다도 많다. 콘텐츠가 SNS에서 확대 재생산되며 공연 흥행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앞서 뮤지컬 ‘시카고’와 ‘킹키부츠’는 SNS 밈이 이슈가 되면서 올해 티켓 판매에도 득을 봤다. ‘시카고’의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24년 전 국내 초연된 스테디셀러라 올해 매진 행렬은 해외 오리지널 제작사가 놀랄 만큼 이례적”이라며 “패러디 콘텐츠는 평소 극장을 찾지 않는 소비자가 공연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 공연제작사 관계자는 “극장이 다소 낯설고 엄숙하게 여겨지는 경향이 있는데, 유머러스한 콘텐츠가 그 틀을 깨고 있다”고 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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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쥐롤라, 드뷔시 가스라이팅…‘정품’보다 사랑받는 뮤지컬·클래식 개그 콘텐츠

    “드뷔시를 어떻게 싫어할 수가 있어요? 네? 조성음악의 틀을 깨고 현대음악으로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 사람인데?”한껏 격앙된 목소리와 곧장 누구라도 물어버릴 듯한 앞니, 피아노 연주까지 곁들이면서 ‘드뷔시 가스라이팅’을 하는 음악교육과 박사과정 유학생의 영상이다. 클래식 개그 유튜버로 불리는 ‘탱로그’는 4분 48초짜리 ‘드뷔시 가스라이팅’ 콘텐츠에서 19세기 프랑스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의 매력을 역설해 조회수 60만 회를 올렸다. 영상에는 클래식 애호가부터 ‘머글’(팬이 아닌 일반인)에 이르는 이들의 댓글이 쏟아졌다.이처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뮤지컬, 클래식 음악을 유머러스하게 다룬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대중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추세다. 뮤지컬은 강렬한 서사와 특색 있는 캐릭터를 앞세운다. 코미디언 이창호와 곽범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빵송국’은 뮤지컬 패러디 시리즈인 ‘뮤지컬 스타’에서 ‘킹키부츠’ ‘노트르담 드 파리’ 등의 넘버를 모창하면서 SNS를 도배 중이다.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리부트 시즌6’은 뮤지컬 ‘시카고’의 하이라이트인 복화술 장면을 오늘날 어휘력 부족 세태로 패러디하면서 화제가 됐다. 클래식 장르에서는 작곡가·지휘자별 특징과 연주자들의 애환을 풍자적으로 담아낸 콘텐츠가 인기다. 어릴 적 수업 시간에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음악, 한 번쯤 배워본 악기를 통해 남녀노소 공감을 얻는다. 인스타그램에서 계정 ‘클뮤밈’은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들의 애환, ‘무대 조명은 생각보다 뜨겁다’ 등 위트 있는 밈을 제작해 이목을 모으는 중이다.가볍고 재미있게 내용을 다루면서 실제 유명 연주자나 뮤지컬 제작사 등 ‘정품’보다 더 큰 사랑을 받기도 한다. 구독자 56만7000명에 달하는 ‘빵송국’의 경우 뮤지컬 ‘킹키부츠’를 만든 CJ ENM(8만2000명)이나 ‘시카고’ 공연제작사 신시컴퍼니(2만8000명)보다 인지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탱로그’의 구독자 수는 9만3000명 이상으로,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피아니스트 손열음(9만 명), 신창용(1만4000명) 등 보다도 많다. 콘텐츠가 SNS에서 확대 재생산되며 공연 흥행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앞서 뮤지컬 ‘시카고’와 ‘킹키부츠’는 SNS 밈이 이슈가 되면서 올해 티켓 판매에도 득을 봤다. ‘시카고’의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24년 전 국내 초연된 스테디셀러라 올해 매진 행렬은 해외 오리지널 제작사가 놀랄 만큼 이례적”이라며 “패러디 콘텐츠는 평소 극장을 찾지 않는 소비자가 공연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 공연제작사 관계자는 “극장이 다소 낯설고 엄숙하게 여겨지는 경향이 있는데, 유머러스한 콘텐츠가 그 틀을 깨고 있다”고 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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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엔 제약사 사장, 밤엔 독립운동가… 유일한의 ‘은밀한 이중생활’ 무대로

    ‘냅코 프로젝트.’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전신인 전략첩보국(OSS)이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마지막 전선이었던 일본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한국에서 펼친 비밀 첩보작전이다. 작전을 위해 모집된 19명의 이름 없는 한국인 중 암호명 ‘A’로 불렸던 한 남자는 성공 가도를 달리던 회사를 뒤로한 채 특수요원이 되어 목숨을 건다. 유한양행의 창업주 유일한 박사(1895∼1971)의 생애를 모티프로 제작된 창작 뮤지컬 ‘스윙데이즈, 암호명 A’가 내년 2월 9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작품은 유 박사가 작고한 지 20년 후에야 세상에 알려진 그의 독립운동가로서의 면모를 주인공 ‘유일형’의 이야기로 재창작해 조명한다. 유일형 역은 유준상, 신성록, 민우혁이 돌아가면서 연기한다. 어릴 적 유일형과 친구였으나 일본군 중좌가 된 야스오 역은 고훈정, 이창용, 김건우가 맡는다. 총 1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26일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및 하이라이트 공연에서 유준상은 “창작 뮤지컬만 10번째 출연인데, 커튼콜을 향해 달려가는 순간 느껴지는 관객 눈빛이 남다르다.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는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했다. 민우혁은 “연기하는 동안 전 세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멋진 이야기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누적 관객 수 1000만 명을 넘긴 영화 ‘실미도’ 등 대본을 쓴 김희재 작가가 극작했다. 긴장감 넘치는 서사가 한 편의 영화처럼 구성됐다. 김 작가는 “냅코 프로젝트에 대해 파고들수록 유일한 박사의 드라마틱한 삶에 빠져들었다. 한번 상영되고 끝나기 쉬운 영화에 비해 여러 세대에 걸쳐 공유될 수 있는 뮤지컬로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위인전처럼 보이거나 업적을 찬미하는 데 그치지 않도록 고심했다. 작품 속 실화의 비중은 15∼20%에 불과하고 세부적인 내용은 새로 썼다”고 설명했다. 총 23곡의 넘버는 2015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최우수 뮤지컬 앨범상을 수상하고 뮤지컬 ‘데스노트’ ‘웃는 남자’ 등 넘버를 편곡하면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작곡가 제이슨 하울런드가 작곡했다. 묵직하고 서정적인 넘버 ‘확신’, 밝고 유쾌한 넘버 ‘아픔 없는 세상을 위해’ 등이 등장인물들의 굴곡진 감정을 긴밀하게 담아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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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라딘’이 여는 150분 오색찬란한 밤… 지니의 ‘K유머’에 빵빵

    화려하게 수놓인 태피스트리 장막이 걷히자 신비로운 아그라바 왕국이 관객 눈앞에 펼쳐졌다. 램프의 요정 지니는 자홍색, 터키옥 색 등의 아랍풍 의상을 입은 출연진과 넘버 ‘아라비안 나이츠(Arabian Nights)’를 부르면서 150분간 펼쳐질 오색찬란한 밤을 열어젖혔다. 22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 ‘알라딘’이 국내 초연됐다. 2014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전 세계에서 관객 2000만 명을 모은 대작으로, 1992년 개봉한 동명 애니메이션에 기반했다. 뮤지컬 ‘라이온 킹’ ‘오페라의 유령’ 등 국내 공연을 만든 공연제작사 에스앤코가 디즈니 시어트리컬 그룹과 손잡고 제작했다. 애니메이션이 ‘로맨틱 동화’라면 뮤지컬은 ‘코미디 가족극’에 가깝다. 장르물 위주인 국내 뮤지컬계에서 손꼽게 밝고 순수한 전개가 관객 마음을 따뜻하게 데운다. 한국 문화와 유머 코드에 맞춰 재치 있게 번안한 대사의 공이 크다. “너 이 램프에서 나왔어? 아니, 잠실역 3번 출구” “속이 더부룩해서 까스활명수 마시고 라면에 밥 말았어” 등이 대표적이다. 간판 넘버 ‘새로운 세상(A Whole New World)’의 가사는 “별을 넘어, 새로운 세상이 보여”로 개작돼 더빙 원작에 비해 작품 메시지가 잘 드러났다.원작의 등장인물이 무대에서 어떻게 표현됐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요정 지니는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고 관객에게 말을 거는 등 유쾌한 쇼맨으로 그려진다. 20년 경력 뮤지컬 배우이자 코미디언 출신인 정성화가 이를 연기해 극의 중심을 잡았다. 2019년 개봉한 실사 영화에서도 지니 역 더빙을 맡았던 그는 “지니의 핵심 안무인 탭댄스를 위해 집에 두꺼운 매트 2장을 깔고 매일 레슨을 받았다”고 말했다. 왕실 고문관에게 아부하는 앵무새 캐릭터 ‘이아고’는 잔망스러운 광대처럼 표현돼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10차례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출연진은 수준급 실력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김준수는 가벼운 춤사위, 허스키하고도 발랄한 음색으로 ‘재간둥이 샤라딘(시아준수+알라딘)’을 보여줬다. 그동안 뮤지컬 ‘데스노트’, ‘드라큘라’ 등 주로 어두운 작품에 출연하면서 “무대 위에서 춤추고 싶었다”고 밝힌 김준수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격렬한 안무와 고음역대 노래를 동시에 매끄럽게 소화했다. 알라딘이 사랑하는 공주 자스민 역은 배우 이성경이 맡아 무대 연기 신고식을 치렀다. 도도한 표정 연기, 고운 음색이 배역과 잘 어우러졌으나 약 1200석 규모 대극장을 채우기엔 발성 및 가창력이 다소 부족하게도 느껴졌다. 눈앞에서 휘황찬란하게 펼쳐지는 황금 동굴 장면은 공연의 백미다. 지니, 알라딘을 포함한 출연진 14명이 이곳에서 대표곡 ‘나 같은 친구(Friend Like Me)’에 맞춰 추는 탭댄스 군무가 볼거리. 원작에서는 2∼3분 길이인 노래는 약 8분 길이의 스윙 재즈풍 음악으로 화려하게 탈바꿈한다. 작품에는 모로코 등 9개국에서 공수한 원단 2000여 개와 스와로브스키 보석이 사용돼 관객 눈을 자극했다. 다만 일부 하이라이트 장면을 제외하면 최고 19만 원인 티켓값에 비해 무대가 아쉽다는 평이 나온다. 황금 동굴을 지키는 괴물은 다소 허술한 영상 투사로 처리됐다.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밤하늘을 날아오르는 장면 역시 무대 기술이 고도화한 오늘날 화려함과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인상을 줬다. 내년 6월 22일까지 공연되며 7월부터는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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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콤 힐링 연애담… 결혼 생각 몽글몽글 솟을걸요”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는 거, 꼭 한번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릴 때 부모님께 받은 사랑을 아이에게 돌려주면서 어른이 되니까요.” 채널A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결혼해YOU’에 주인공 봉철희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이이경(35)은 이렇게 말했다. ‘결혼해YOU’는 시청 공무원 정하나가 ‘결혼 사기(士氣) 진작팀’으로 강제 발령 나면서 봉철희를 결혼시키고자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이경과 조수민(25)이 각각 봉철희, 정하나를 맡아 호흡을 맞춘다. 최근 서울 마포구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DDMC)에서 만난 두 사람은 “드라마를 보면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몽글몽글 솟아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섬마을에서 홀로 쌍둥이 조카를 돌보는 봉철희는 ‘슈렉 같은 외모에 (결혼) 등급조차 안 매겨지는 남자’로 묘사된다. 폭탄 머리, 낡아빠진 깔깔이와 앞치마를 입은 채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섬 총각은 결혼 시장에서도, 남배우들의 드라마 시장에서도 인기 높은 매물은 아니다. 그러나 이이경은 의상팀에서 가져다준 예쁜 옷들을 고사한 뒤 직접 깔깔이 한 벌을 요청할 만큼 배역에 진심이었다. 60kg대였던 몸무게를 1, 2주 만에 75kg까지 찌웠다. “고향이 충북 청주라서 요즘도 고향 친구들을 만나면 사투리가 나와요. 화려하고 멋진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도 좋지만 따뜻하고 귀여운 충청도 사람을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죠. 실제 대본에 없는 사투리는 애드리브로 추가했고요. ‘이잉, 시방 안 다쳤슈?’ 같은 대사를 할 땐 억양이 강한 우리 할머니 말투를 많이 참고했어요.”(이이경) 비혼주의자인 정하나는 타인의 결혼을 성사시켜야 하는 업무를 떠안으면서 좌충우돌한다. 조수민은 “실제 성격이 하나처럼 밝고 솔직한 편인데 유일하게 다른 점이 있다면 저는 결혼을 꿈꾼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쓰레기 전남편’으로 등장했던 이이경만큼이나 조수민의 연기도 변화 폭이 크다. ‘펜트하우스’에서 거짓말을 일삼으며 억척스럽게 사는 역할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그는 “그동안 불쌍한 역을 많이 맡았기 때문에 이번 촬영이 더욱 새롭고 좋았다”고 했다. 앞서 KBS 2TV 드라마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에서 이이경과 한 차례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 조수민은 “모두가 힘든 촬영 현장에서 오빠가 집밥 같은 요리를 해줘서 힘이 됐다. 짬뽕라면을 끓여서 스탭분들과 다 같이 나눠 먹었다”고 회상했다. 이이경은 “예전엔 최대한 빨리 결혼하는 게 꿈이었는데 ‘일 먼저 하자’는 생각이 앞서면서 늦어지고 있다.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크다”고 했다. 작품 촬영은 지난 겨울, 강원 삼척에서 혹독한 바닷바람을 견디며 이뤄졌다. 조수민은 “올해 1, 2월이 유난히 추웠는데 이경 오빠는 물벼락을 맞고 저는 대야에 빠져서 고생했다. 입김이 너무 많이 나서 입에 찬물을 물었다 뱉기를 무수히 반복했다”며 웃었다. 드라마는 온 가족이 집에 모이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7시 50분에 방영된다. 이이경은 “전원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처럼 그저 사람 사는 무공해 이야기이기에 가족들과 나란히 보기 좋다”고 말했다. “다른 로맨틱 코미디물과 달리 사랑을 훼방 놓는 악역도, 고구마 먹은 듯 답답한 전개도 없어요. 가만히 보기만 해도 힘을 얻는 시간이 되실 거예요.”(조수민)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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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해YOU’ 이이경, 폭탄머리에 충청도 사투리로 컴백…조수민과 케미 기대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는 거, 꼭 한번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릴 때 부모님께 받은 사랑을 아이에게 돌려주면서 어른이 되니까요.” 채널A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결혼해YOU’에 주인공 봉철희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이이경(35)은 이렇게 말했다. ‘결혼해YOU’는 시청공무원 정하나가 ‘결혼 사기(士氣) 진작팀’으로 강제 발령 나면서 봉철희를 결혼시키고자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이경과 조수민(25)이 각각 봉철희, 정하나를 맡아 호흡을 맞춘다. 최근 서울 마포구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DDMC)에서 만난 두 사람은 “드라마를 보면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몽글몽글 솟아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섬마을에서 홀로 쌍둥이 조카를 돌보는 봉철희는 ‘슈렉 같은 외모에 (결혼) 등급조차 안 매겨지는 남자’로 묘사된다. 폭탄 머리, 낡아빠진 깔깔이와 앞치마를 입은 채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섬 총각은 결혼 시장에서도, 남배우들의 드라마 시장에서도 인기 높은 매물은 아니다. 그러나 이이경은 의상 팀에서 가져다준 예쁜 옷들을 고사한 뒤 직접 깔깔이 한 벌을 요청할 만큼 배역에 진심이었다. 60kg대였던 몸무게는 1, 2주 만에 75kg까지 찌웠다. “고향이 충북 청주라서 요즘도 고향 친구들을 만나면 사투리가 나와요. 화려하고 멋진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도 좋지만 따뜻하고 귀여운 충청도 사람을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죠. 실제 대본에 없는 사투리는 애드리브로 추가했고요. ‘이잉, 시방 안 다쳤슈?’ 같은 대사를 할 땐 억양이 강한 우리 할머니 말투를 많이 참고했어요.”(이이경) 비혼주의자인 정하나는 타인의 결혼을 성사시켜야 하는 업무를 떠안으면서 좌충우돌한다. 조수민은 “실제 성격이 하나처럼 밝고 솔직한 편인데 유일하게 다른 점이 있다면 저는 결혼을 꿈꾼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쓰레기 전남편’으로 등장했던 이이경만큼이나 조수민의 연기도 변화 폭이 크다. ‘펜트하우스’에서 거짓말을 일삼으며 억척스럽게 사는 역할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그는 “그동안 불쌍한 역을 많이 맡았기 때문에 이번 촬영이 더욱 새롭고 좋았다”고 했다. 앞서 KBS 2TV 드라마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에서 이이경과 한 차례 호흡을 맞춘 적 있는 조수민은 “모두가 힘든 촬영 현장에서 오빠가 집밥 같은 요리를 해줘서 힘이 됐다. 짬뽕라면을 끓여서 스탭분들과 다 같이 나눠 먹었다”고 회상했다. 이이경은 “예전엔 최대한 빨리 결혼하는 게 꿈이었는데 ‘일 먼저 하자’는 생각이 앞서면서 늦어지고 있다.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크다”고 했다. 작품 촬영은 지난 겨울, 강원 삼척에서 혹독한 바닷바람을 견디며 이뤄졌다. 조수민은 “올해 1, 2월이 유난히 추웠는데 이경 오빠는 물벼락을 맞고 저는 대야에 빠져서 고생했다. 입김이 너무 많이 나서 입에 찬물을 물었다 뱉기를 무수히 반복했다”고 웃었다. 드라마는 온 가족이 집에 모이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7시 50분에 방영된다. 이이경은 “전원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처럼 그저 사람 사는 무공해 이야기이기에 가족들과 나란히 보기 좋다”고 말했다. “다른 로맨틱 코미디물과 달리 사랑을 훼방 놓는 악역도, 고구마 먹은 듯 답답한 전개도 없어요. 가만히 보기만 해도 힘을 얻는 시간이 되실 거예요.”(조수민)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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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YMCA청소년심포니오케스트라 26일 정기연주회

    서울YMCA 청소년심포니오케스트라가 11월26일 오후 7시반 고양 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청소년 꿈을 지키는 힘, 음악으로 하나 되는 세상’을 주제로 정기 연주회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에선 술 담배 마약 도박 등 4대 중독으로부터 벗어나 건강한 미래를 그려 가자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정소일 지휘자가 지휘봉을 잡고 이성민 한국나눔예술원 대표 사회로 드보르작의 교향곡 8번 전악장을 선보인다. 협연자는 바이올린 임유진, 플룻 이용원. 공연은 전석 초대 관람으로 당일 아람음악당 창구에서 표를 받을 수 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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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뽀글머리 충청도 총각 결혼 시키기 ‘좌충우돌 작전’

    “서른다섯 살인 저는 실제로도 결혼 적령기라 드라마를 찍는 동안 생각이 많아졌어요. 결혼을 남의 일이라 느끼던 시청자들도 드라마를 보고 난 뒤엔 결혼에 한 발자국 가까워질지 모르겠어요.” 지난 주말 첫 방송이 된 채널A 드라마 ‘결혼해YOU’에 출연하는 배우 이이경의 말이다. ‘결혼해YOU’는 시청공무원 정하나가 신생 폭탄부서 ‘결혼사기진작팀’을 탈출하기 위해 충청도 섬 총각 봉철희를 결혼시키려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코미디다. 15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봉철희 역의 이이경은 “촬영 2년 전에 대본을 받았다. 자극적인 요즘 콘텐츠들과 달리 순수하고 따뜻한 이야기라 좋았고,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2년을 꼬박 기다렸다”며 출연 소회를 밝혔다. 정하나는 봉철희에게 끈질기게 결혼을 설득하지만 사실은 비혼주의자다. 이후 봉철희의 책임감 있고 순수한 모습에 차츰 빠져들면서 변하기 시작한다. 정하나 역은 자칭 ‘캐릭터 싱크로율 80%’ 배우 조수민이 연기한다. 조수민은 “밝고 솔직한 점에선 굉장히 닮았지만 하나와 달리 결혼하고 싶다. 부모님께서 오랜 연애 끝에 결혼하셨기에 로망이 있다”며 “다만 작품에서 ‘결혼은 온전히 자신을 내어줄 때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이 해야 한다’는 내레이션을 읽으면서 결혼에도 자격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두 배우 모두 대표작의 캐릭터에서 180도 변신한 연기를 선보인다.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쓰레기 전남편’ 역할로 시청자의 분노를 산 이이경은 홀로 쌍둥이 조카를 돌보며 살아가는 뽀글머리의 순수한 남자로,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거짓말을 일삼으며 억척스럽게 살았던 조수민은 밝고 사랑스러운 여자로 등장한다. 작품을 연출한 황경성 감독은 “이이경 씨는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으면 오히려 어색할 정도로 봉철희 역에 대체 불가능한 배우다. 조수민 씨는 귀여운 외모 안에 숨은 성숙함이 매력”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이경은 ‘봉철희 미소’를 완벽히 표현하기 위해 잇몸 수술까지 미뤘다고 했다. 그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한 웃음은 봉철희의 트레이드마크다. 촬영 시작하기 전, 잇몸이 주저앉아 수술을 받아야 했으나 치료 일정을 촬영 이후로 늦췄다”며 “충청도 사투리도 많이 신경 썼다. 백종원의 자리를 뺏을 순 없겠지만 합승 정도는 가능할 것 같다”고 웃었다. 한국 로맨틱코미디 드라마의 공식과도 같은 ‘빌런’(악역)을 ‘결혼해YOU’에선 찾아볼 수 없다. 황 감독은 “다른 작품에서 악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질투와 오해의 빈자리는 다른 등장인물들의 사랑 이야기로 채워진다. 능력과 미모를 모두 갖춘 재벌 3세 오인아는 흔히 훼방꾼 역할을 맡는 ‘서브 여주’가 아니다. 결혼만큼은 자신의 의지로 해내려는 진취적 캐릭터다. 이를 연기하는 지이수는 “솔직하고 무해한 면모가 좋았다. 평소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성격이라 캐릭터에도 잘 녹여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출연진은 “정신없고 피곤한 촬영 현장에도 악역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결혼사기진작팀의 팀장이자 정하나를 잊지 못한 최기준 역의 가수 겸 배우 구준회는 “단체 대본 리딩 때부터 모두가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였다. 무게감 있는 팀장 역은 처음 연기해 보는 터라 고민이 많았는데 감독님과 동료 배우들이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지이수는 “마지막 촬영이 끝날 땐 헤어지기 싫어서 눈물이 날 만큼 행복하게 촬영한 작품”이라고 회상했다. 총 10부작인 드라마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7시 50분에 방송된다. 이이경은 “요리에 비유하자면 드라마의 ‘킥’(셰프의 요리를 살리는 결정적인 한 수)은 철희의 귀여운 9세 쌍둥이 조카들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드라마가 잘되면 이(배우들) 중에서 누가 결혼하는 것을 공약을 걸겠다(웃음)”고 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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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를 보고 나면 시청자들도 결혼에 한 발자국 가까워질 것”

    “서른다섯 살인 저는 실제로도 결혼 적령기라 드라마를 찍는 동안 생각이 많아졌어요. 결혼을 남의 일이라 느끼던 시청자들도 드라마를 보고 난 뒤엔 결혼에 한 발자국 가까워질지 모르겠어요.” 지난 주말 첫 방송된 채널A 드라마 ‘결혼해YOU’에 출연하는 배우 이이경의 말이다. ‘결혼해YOU’는 시청공무원 정하나가 신생 폭탄부서 ‘결혼사기진작팀’을 탈출하기 위해 충청도 섬 총각 봉철희를 결혼시키려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코미디다. 15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봉철희 역의 이이경은 “촬영 2년 전에 대본을 받았다. 자극적인 요즘 콘텐츠들과 달리 순수하고 따뜻한 이야기라 좋았고,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2년을 꼬박 기다렸다”고 출연 소회를 밝혔다. 정하나는 봉철희에게 끈질기게 결혼을 설득하지만 사실은 비혼주의자다. 이후 봉철희의 책임감 있고 순수한 모습에 차츰 빠져들면서 변하기 시작한다. 정하나 역은 자칭 ‘캐릭터 싱크로율 80%’ 배우 조수민이 연기한다. 조수민은 “밝고 솔직한 점에선 굉장히 닮았지만 하나와 달리 결혼하고 싶다. 부모님께서 오랜 연애 끝에 결혼하셨기에 로망이 있다”며 “다만 작품에서 ‘결혼은 온전히 자신을 내어줄 때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이 해야 한다’는 내레이션을 읽으면서 결혼에도 자격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두 배우 모두 대표작의 캐릭터에서 180도 변신한 연기를 선보인다.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쓰레기 전남편’ 역할로 시청자 분노를 산 이이경은 홀로 쌍둥이 조카를 돌보며 살아가는 뽀글머리의 순수한 남자로,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거짓말을 일삼으며 억척스럽게 살았던 조수민은 밝고 사랑스러운 여자로 등장한다. 작품을 연출한 황경성 감독은 “이이경 씨는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으면 오히려 어색할 정도로 봉철희 역에 대체 불가능한 배우다. 조수민 씨는 귀여운 외모 안에 숨은 성숙함이 매력”이라고 했다. 실제 이이경은 ‘봉철희 미소’를 완벽히 표현하기 위해 잇몸 수술까지 미뤘다고 했다. 그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한 웃음은 봉철희의 트레이드마크다. 촬영 시작하기 전, 잇몸이 주저앉아 수술을 받아야 했으나 치료 일정을 촬영 이후로 늦췄다”며 “충청도 사투리도 많이 신경 썼다. 백종원의 자리를 뺏을 순 없겠지만 합승 정도는 가능할 것 같다”고 웃었다. 한국 로맨틱코미디 드라마의 공식과도 같은 ‘빌런(악역)’을 ‘결혼해YOU’에선 찾아볼 수 없다. 황 감독은 “다른 작품에서 악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질투와 오해의 빈자리는 다른 등장인물들의 사랑 이야기로 채워진다. 능력과 미모를 모두 갖춘 재벌 3세 오인아는 흔히 훼방꾼 역할을 맡는 ‘서브 여주’가 아니다. 결혼만큼은 자신의 의지로 해내려는 진취적 캐릭터다. 이를 연기하는 지이수는 “솔직하고 무해한 면모가 좋았다. 평소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성격이라 캐릭터에도 잘 녹여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출연진들은 “정신없고 피곤한 촬영 현장에도 악역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결혼사기진작팀의 팀장이자 정하나를 잊지 못한 최기준 역의 가수 겸 배우 구준회는 “단체 대본 리딩 때부터 모두가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였다. 무게감 있는 팀장 역은 처음 연기해보는 터라 고민이 많았는데 감독님과 동료 배우들이 큰 도움을 줬다”고 말다. 지이수는 “마지막 촬영이 끝날 땐 헤어지기 싫어서 눈물이 날 만큼 행복하게 촬영한 작품”이라고 회상했다. 총 10부작인 드라마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7시50분에 방송된다. 이이경은 “요리에 비유하자면 드라마의 ‘킥(셰프의 요리를 살리는 결정적인 한 수)’은 철희의 귀여운 9세 쌍둥이 조카들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드라마가 잘 되면 이 (배우들)중에서 누가 결혼하는 것을 공약을 걸겠다(웃음)”고 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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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일 ‘박정희 대통령 & 육영수 여사 탄신기념음악회’ 열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이사장 유영구)과 육영재단(이사장 조수연)은 11월 20일 오후 7시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박정희 대통령 & 육영수 여사 탄신기념음악회 <당신이 그리우면>’을 연다. 방송인 김연주의 사회로, 가수 임백천과 바리톤 김동규, 팝소프라노 한아름 등 음악가들이 코리아모던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 무대를 갖는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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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 끝” 영화는 7000원에, 공연은 70% 저렴하게

    수능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문화 활동으로 풀어보면 어떨까. 영화, 공연 등 문화계가 수험생을 대상으로 대폭 할인이나 무료 행사를 대대적으로 연다. CGV는 30일까지 ‘수험 끝, 모험 시작’ 이벤트를 지역문화진흥원과 함께 진행한다. 수험생 및 청소년에게 7000원에 영화를 볼 수 있는 쿠폰 2장을 지급하며 해당 쿠폰을 사용하면 다음 날 할인 쿠폰이 자동으로 추가 지급된다. 메가박스도 26일까지 ‘수능 해방 위크’를 진행해 7000원에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롯데시네마는 청소년 전용 멤버십 ‘틴틴클럽’ 회원 중 영화 관람자를 대상으로 ‘교촌 오리지널 치킨’을 증정한다. 스페셜 영화 관람권, 팝콘 교환권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공연계도 수험생 등 청소년 관객을 위한 할인 서비스에 나선다. 세종문화회관은 13일부터 ‘서울시 청소년 데이 티켓’을 운영하는데, 7세 이상 24세 이하(2000∼2017년생)를 대상으로 서울시예술단 기획 공연을 공연 당일 7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각 공연 티켓 최저 등급의 잔여 좌석에 한해 적용된다. 롯데문화재단은 12월 2일부터 8일까지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BBC 프롬스 코리아 전 공연에 수험생 할인 40%를 제공한다. 대구미술관은 12월 31일까지 수험생을 포함해 3명까지 무료 입장 행사를 열고, 인천시 문화예술회관은 12월까지 수험생에게 티켓 반값 할인 행사를 연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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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샛별들 “미래의 꿈, 최선 다한 도전”

    “지난해 콩쿠르에서는 동상을 받았어요. 대상을 욕심내기보다 최선을 다해 좋은 무대를 만드는 것이 이번 콩쿠르의 목표였어요. 그런데 믿기 힘든 결과로 이어져서 너무나 행복해요.”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도암홀에서 11일 열린 제8회 동아뮤지컬콩쿠르 시상식에서 대학·일반부 대상을 수상한 장여랑 씨(25·명지대 2학년)는 이렇게 소감을 밝히며 기뻐했다. 장 씨는 이날 본선 무대에서 뮤지컬 ‘아웃 오브 아워 헤즈(Out of Our Heads)’의 ‘Random Black Girl’을 불렀다. 올해 신설된 대상은 전체 부문 금상 수상자 중 한 명을 선정해 상금 300만 원을 시상한다. 고등부 금상은 뮤지컬 ‘멤피스’의 ‘Colored Woman’을 부른 조은별 양(18·구일고 3학년)에게 돌아갔다. 중등부 금상은 뮤지컬 ‘인 더 하이츠’의 ‘Breathe’를 부른 성예슬 양(15·안양부안중 3학년)이, 초등부 금상은 뮤지컬 ‘시스터 액트’의 ‘The Life I Never Led’를 부른 김도윤 양(12·인천만수초 6학년)이 받았다. 대상을 비롯해 올해 콩쿠르에는 총 3개 시상이 신설됐다. 김문정 음악감독이 대학·일반부 참가자 중 한 명을 직접 선정해 장학금 100만 원과 김 감독과의 일대일 레슨을 제공하는 ‘김문정 특별상’, 할리퀸크리에이션즈가 초등부 수상자에게 수여하는 ‘할리퀸크리에이션즈 장학금’ 등이다. 김문정 특별상은 방성윤 씨(20·단국대 1학년)에게 돌아갔다. 본선 심사는 이희숙 한세대 공연예술과 교수(심사위원장), 박민선 스튜디오선데이 대표, 이재은 연출가, 김유철 라이브러리컴퍼니 본부장, 뮤지컬 배우 김주택이 맡았다. 이 교수는 “뮤지컬의 필수 요소인 노래와 연기, 춤이 어우러지지 못했던 과거 콩쿠르 경향과 달리 철저한 작품 해석을 통해 세 요소가 융합된 이들이 많아졌다”며 “단순 가창력을 넘어 캐릭터 표현력이 얼마나 우수한지를 중점적으로 따졌다”고 평했다. 본선 채점표와 참가자들에 대한 개별 심사평은 동아뮤지컬콩쿠르 홈페이지(www.donga.com/concours/musical)에, 본선 영상은 유튜브 ‘동아콩쿠르’ 채널에 이번 주중 게시될 예정이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 ▽초등부 △금상 김도윤(12·인천만수초 6학년) △은상 김소울(12·갈뫼초 6학년) △동상 김은솔(9·미사초 3학년) 김아진(8·송례초 3학년) △장려상 구민솔(11·거제중앙초 6학년) 정아인(8·아현초 2학년) 고은(11·서울 개포초 5학년) ▽중등부 △금상 성예슬(15·안양부안중 3학년) △은상 주시진(15·통영중 3학년) △동상 이다인(13·심석중 1학년) ▽고등부 △금상 조은별(18·구일고 3학년) △은상 양수현(17·계원예고 3학년) △동상 이한(18·인천대중예고 3학년) ▽대학·일반부 △대상 장여랑(25·명지대 2학년) △은상 소지윤(20·홍익대 2학년) △동상 유별희(23·서울예대 1학년) △장려상 방성윤(20·단국대 1학년) 김정현(24·단국대 4학년) △보아스 특별상 김도윤(12·인천만수초 6학년) 서율아(13·국립전통예중 2학년) 조은별(18·구일고 3학년) 유별희(23·서울예대 1학년) △할리퀸크리에이션즈 장학금 김도윤(12·인천만수초 6학년) 김소울(12·갈뫼초 6학년) 김은솔(9·미사초 3학년) 김아진(8·송례초 3학년) △김문정 특별상 방성윤(20·단국대 1학년)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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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도를 기다리는 주연이 쉬기를 기다리며…

    내 인생은 먼지를 뒤집어쓴 백스테이지 같다고 느낄 때가 있다. 애면글면 살면서 ‘진짜 무대’에 오르길 기다리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도, 멋진 영웅 서사도 내 몫이 아닌 듯하다. 옆 사람에게 주어진 요행을 목도할 땐 울분과 허무감이 치민다. 우리는 대체 왜 요원한 꿈을 위해 현실에서 분투해야만 하는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가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사뮈엘 베케트의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미국 극작가 데이브 핸슨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 전 회차 전석 매진된 배우 신구, 박근형 주연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제작한 파크컴퍼니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다. 다음 달 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공연된다. 작품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무대에 오르길 하염없이 기다리는 두 대역 배우의 모습을 그린다. 연출가 또는 브로드웨이 진출, 별 다섯 개짜리 리뷰이기도 한 ‘고도’를 기다리는 동안 이들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깊이 있게 인생과 예술에 관한 질문과 씨름한다. 시시때때로 역정을 내는 ‘젊은 꼰대’ 에스터 역은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 출연한 곽동연이, 어수룩하지만 열정적인 늦깎이 밸 역은 박정복이 맡았다. 묵직한 베케트 원작에 비해 쉽고 가뿐하게 볼 수 있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무의미한 대화가 오가지만 “G.O.D.O.T(고도)에도 ‘신’이 있어” 등 웃음 포인트를 적절히 분산했다. 작품의 메시지도 비교적 친절하게 전달한다. “살면서 자기 인생의 의미를 다 깨닫는 사람이 있을까” 등 직관적 대사가 이해를 돕는다. 다만 공연 후반부에 메시지를 몰아치면서 연기 톤이 급작스레 진지해지는 것은 다소 어색하게 느껴진다. 배우 이순재가 출연 중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한 작품이다. 그는 에스터 역을 연기하면서 “평생 배우를 하면서 기다림에 대해서는 통달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고 늦더라도 반드시 기회가 온다”고 밝혔다. 두 대역 배우를 비춰줄 듯 비춰주지 않는 스포트라이트 뒤편, “인생의 기회는 운명의 장난처럼 갑자기 달려들지. 그러니 준비된 자만이 잡을 수 있어”라는 에스터의 말이 진실되게 다가온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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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순재 건강 문제로 하차한 이 연극서 곽동연X박정복 ‘열연’ 이어간다

    내 인생은 먼지를 뒤집어쓴 백스테이지 같다고 느낄 때가 있다. 애면글면 살면서 ‘진짜 무대’에 오르길 기다리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도, 멋진 영웅 서사도 내 몫이 아닌 듯하다. 옆 사람에게 주어진 요행을 목도할 땐 울분과 허무감이 치민다. 우리는 대체 왜 요원한 꿈을 위해 현실에서 분투해야만 하는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가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사뮈엘 베케트의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미국 극작가 데이브 핸슨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 전 회차 전석 매진된 배우 신구, 박근형 주연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제작한 파크컴퍼니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다. 다음 달 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공연된다. 작품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무대에 오르길 하염없이 기다리는 두 대역 배우의 모습을 그린다. 연출가 또는 브로드웨이 진출, 별 다섯 개짜리 리뷰이기도 한 ‘고도’를 기다리는 동안 이들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깊이 있게 인생과 예술에 관한 질문과 씨름한다. 시시때때로 역정을 내는 ‘젊은 꼰대’ 에스터 역은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 출연한 곽동연이, 어수룩하지만 열정적인 늦깎이 밸 역은 박정복이 맡았다. 묵직한 베케트 원작에 비해 쉽고 가뿐하게 볼 수 있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무의미한 대화가 오가지만 “G.O.D.O.T(고도)에도 ‘신’이 있어” 등 웃음 포인트를 적절히 분산했다. 작품의 메시지도 비교적 친절하게 전달한다. “살면서 자기 인생의 의미를 다 깨닫는 사람이 있을까” 등 직관적 대사가 이해를 돕는다. 다만 공연 후반부에 메시지를 몰아치면서 연기 톤이 급작스레 진지해지는 것은 다소 어색하게 느껴진다. 배우 이순재가 출연 중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한 작품이다. 그는 에스터 역을 연기하면서 “평생 배우를 하면서 기다림에 대해서는 통달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고 늦더라도 반드시 기회가 온다”고 밝혔다. 두 대역배우를 비춰줄 듯 비춰주지 않는 스포트라이트 뒤편, “인생의 기회는 운명의 장난처럼 갑자기 달려들지. 그러니 준비된 자만이 잡을 수 있어”라는 에스터의 말이 진실되게 다가온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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