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석

장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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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소식을 세밀히 파악해 전하겠습니다. 2009년 입사 후 사회부 법조팀, 정치부 정당팀에서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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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2024-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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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대기 “MZ세대 위해 빚 관리해야…국민은 무조건 옳다" 尹 발언 인용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7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 뜻은 무조건 옳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참모진과의 회의에서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 어떤 비판에도 변명해선 안 된다”고 발언한 것을 따온 것이다. 김 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대통령비서실을 상대로 열린 국정감사에서 30%대에 머물고 있는 현 정부 국정 지지율을 거론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다각적인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교훈으로 삼을 건 삼고 바꿀 건 바꾸고 하겠다”고 했다. 김 실장은 “(윤 대통령이 강조했던) ‘이념’ 때문에 경제가 그렇다(안좋다)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며 “전 정부에서 재정 주도로 성장했지만 저희는 시장 주도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역대 급 세수 감소지만 특히 야당에서 ‘부자감세’라고 말하는 것(세수 감소폭)은 한 2조 원대”라며 “나머지는 경기침체에 따른 것으로 안다”고 했다. 또 김 실장은 “국가 빚(채무)이 1100조 원을 돌파했다”며 “가계, 국가 (부채를) 다 합하면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 채무비율이 미국을 넘어 선다. MZ세대를 위해서라도 빚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긴축 재정 기조로 예산안을 편성했지만, 이는 궁극적으로는 미래 세대를 위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결론이라는 취지의 설명이다.그는 “‘상저하고’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생산, 소비, 투자가 지난주에 모두 플러스로 돌아서고 수출도 14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서고 있다”면서도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제조업 취업자수 감소에 대해선 “큰 트렌드인 것 같다”면서도 “청년 고용률 상승이 (보인다)”고 했다. 취약계층 보호 대책을 두고 김 실장은 “부채, 고금리 문제로 고통을 받고 계시더라”며 “고금리 대출을 싼 금리로 바꾸는 대환 프로그램 등을 다각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202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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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경제부총리 최상목-보훈장관 최원일 유력 검토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과 내각 재정비에 들어간 가운데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이 총선 출마가 거론되는 박민식 보훈부 장관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후임으로는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대통령실 수석급에선 총선 출마로 교체가 예정된 김은혜 홍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공공기관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진복 정무수석에 더해 안상훈 사회수석도 총선 출마를 고심하고 있어 대통령실이 수석 6명 중 5명이 개편되는 ‘2기 체제’가 시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6일 “최 전 함장이 보훈부 장관 후보자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고 후보자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최 전 함장에 대해 인사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여권 핵심 관계자는 “법무부를 비롯해 사실상 전 부처 개각 가능성을 열어 두고 폭넓게 인사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전 함장은 천안함 피격 사건 당시 함장으로, 이후 장병의 명예 회복에 집중해 왔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선출 2주 만인 2021년 11월 최 전 함장을 만나 “천안함 폭침은 북한에 의한 피격”이라고 했다. 12월 예산안 마무리 뒤 총선에 도전할 추 부총리의 후임에는 최 수석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흔들림 없는 경제정책을 이어갈 수 있는 카드”라고 말했다. 최 수석은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수석으로 3고 위기 속 국내외 경제정책 전반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는 평가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임과 최 수석 후임 등으로 복수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 등 금융위 현안이 있는 만큼 최종적 논의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한동훈 후임 인선 검토… 대통령실 수석 6명중 5명 교체 가능성 참모들 ‘총선 러시’에 개각 윤곽원희룡도 채비, 인선 폭 커져안상훈 사회수석까지 출마 타진홍보수석 이도운-정무 한오섭 유력시민사회 김희정-김정수 물망윤석열 대통령은 올 6월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 가족과의 오찬’ 때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을 자신의 오른쪽에 앉혔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천안함 폭침으로 장병들을 잃은 최 전 함장에게 “힘든 시기를 보냈을 텐데 어려운 발걸음을 했다”고 위로하기도 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보훈 분야에서 국민에게 울림을 줄 스토리가 있는 최 전 함장이 박민식 보훈부 장관의 후임 후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 전 함장이 정부 보훈 정책을 이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스토리가 있는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인선이 성공적이었다는 정부 내 고려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함장을 비롯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후임으로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등 ‘총선용 개각’ 구상이 한층 커지는 형국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참여를 상정한 후임 법무장관도 구상하고 있다. 대통령실 수석급에선 안상훈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까지 총선 출마를 타진하고 있는 만큼 대통령실은 수석 6명 중 5명이 개편되는 ‘2기 체제’로 변모할 가능성도 열렸다.● “추경호-한동훈-원희룡 모두 출마 가능성도” 추 부총리가 일찌감치 총선 출마로 결심을 굳히면서 후임으로는 최 수석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여권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흔들림 없는 경제정책을 이어갈 수 있는 카드”라며 “시점은 유동적이지만 현재로서는 유력한 카드”라고 말했다. 최 수석 이동에 따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후임 경제수석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후임으로 옮기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시절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의 문제점을 지적해왔고, 대선 캠프에서 경제정책본부장으로 합류했다. 여권 관계자는 “김 부위원장은 정부 출범 초 경제수석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등 현 정부 경제 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참모”라면서도 “금융위가 진행 중인 현안이 있는 만큼 최종 논의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이번 총선의 ‘빅샷’으로 불리는 한 장관을 비롯한 부처 장관들의 총선 참여 공간도 열리는 형국이다. 여권 핵심부에서 한 장관의 출마를 전제로 한 후임 법무장관 인선 등이 타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여권의 위기의식이 커질수록 한 장관에 대한 수요는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총선 참여도 유력한 상황인 만큼 윤 대통령의 핵심 국정과제를 이끌어온 세 장관이 모두 총선을 향해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초대 보훈부 장관으로 국가 보훈 정책을 적극적으로 이끈 박 장관의 총선 출마 시기도 다가오고 있다는 평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실상 전 부처를 대상으로 한 개각 가능성을 열어두고 폭넓게 인사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 수석 6명 중 5명 교체 가능성 대통령실은 개편 폭이 더 커지고 있다.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의 후임은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윤곽이 잡혔다. 언론인 출신으로 2월 임명된 이 대변인은 외교·안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대통령의 입’ 역할을 안정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다. 강승규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후임으로는 재선의 김희정 전 의원과 김정수 전 육군사관학교장(예비역 육군 중장) 등 복수의 인사가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진복 정무수석비서관 후임에는 한오섭 국정상황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는 뉴라이트전국연합 기획실장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정무 조율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수석 3명에 더해 안상훈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까지 총선 출마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당내 보건 사회 정책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평가 속에 안 수석이 상황에 따라 총선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진우 법률비서관 후임엔 이영상 국제법무비서관이 유력하고, 의전비서관에는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이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2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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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네이버 이해진, 尹 순방 동행타진… 여권 반대로 무산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지난달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순방 경제사절단에 동행하는 방안을 타진했지만 여권의 반대가 대통령실에 전달돼 최종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국정감사와 방송통신위원회의 뉴스 검색 순위 알고리즘 조정 의혹에 대한 현장 조사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이 GIO의 동행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전달된 데 따른 조치로 전해졌다.6일 대통령실과 여권에 따르면 네이버는 윤 대통령의 사우디 순방에 동행할 인사로 이 GIO를 명단에 올려 대통령실에 전달했다가 추후 대외‧ESG 정책 대표 참석으로 최종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사우디에서 1억 달러(약 1300억 원) 규모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하는 자리였던 만큼 이 GIO의 참여가 타진된 것. 성사됐다면 ‘은둔의 경영자’로도 불리는 이 GIO의 흔치 않은 대통령 순방 동행이 이뤄질 수도 있었던 장면이다.그런데 경제계, 정치권 등 복수의 경로로 반대 의견이 대통령실로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GIO 본인이 글로벌투자 책임자로서 동행 의향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도 “최종적으로는 대표 선에서 순방 참여가 정리됐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정치권과 재계에서 네이버에 대한 국정감사 일정, 방통위 현장 조사 문제 등 각종 현안에 대한 문제점이 대통령실로 전달됐다”고 말했다.여권 관계자는 “공룡포털 네이버에 따른 뉴스 시장의 황폐화 수준에 대한 네이버의 자정 노력 등이 필요한 상황에서 평소 경영 일선에 거리를 두고 있던 이 GIO의 순방 참여는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했다. 갑질 논란에 휩싸인 네이버는 뉴스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의도적으로 조정한 의혹을 두고 방통위 현장 조사를 받고 있다. 네이버는 올 8월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면서 뉴스 50년 치와 블로그 9년 치의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했다고 밝히면서 한국신문협회가 “뉴스콘텐츠제휴 약관 위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기업에 대한 여권의 기류가 묻어난다는 해석도 나온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진행했다는 의혹까지 받는다. 정부 관계자는 “유력 대기업들이 경쟁당국 조사나 사정당국 수사를 겪으며 경영 기준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려 노력해 온 것과 달리 플랫폼 기업들은 단기간에 급속 성장하며 경영상 문제가 누적됐다”고 했다.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채선주 대외‧ESG 정책 대표는 국토교통부 주도의 원코리아 수주 순방단에 포함된 이후 수차례 사우디를 방문해 디지털트윈 플랫폼 수주를 주도했다”며 “그 때문에 애초부터 순방단에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저희는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GIO의 순방 동행 문제에 대해서는 “네이버 측이 글로벌 투자 책임자로서 이 GIO의 동행을 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202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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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위기도 아닌데 공매도 금지는 처음…총선앞 與압박에 백기

    6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된 모든 종목에 대해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다. 금융당국은 휴일인 5일 예정에 없던 임시 금융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매도 전면 금지안’을 발표했다. 내년 상반기(1∼6월)까지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전 종목의 공매도를 막기로 한 것이다. 다만, 시장 조성자와 유동성 공급자의 차입 공매도는 허용된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팔았다가 나중에 주가가 내리면 싸게 사서 갚아 이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다른 투자와 달리 주가가 하락해야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는 공매도가 증시 하락을 유발한다고 의심해 왔다. 금융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사태 등 세 차례에 걸쳐 공매도를 일시적으로 전면 금지했다. 이후 2021년 5월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를 구성하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허용했다. 정부가 경제위기 상황이 아닌데도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총선을 앞둔 여권의 압력에 못 이겨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행하는 무리한 대책을 내놨다는 비판도 나온다. 또 정부는 최근 일부 해외 투자은행(IB)의 관행화된 불법 공매도를 처음 적발한 것을 계기로 글로벌 IB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기로 했다. 불법 무차입 공매도가 적발될 경우 엄정 제재, 적극적인 형사고발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방침이다. 정부는 공매도를 일단 모두 금지한 뒤에 개인투자자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공매도 제도를 재정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또 내년 6월 말 이후 공매도 재개 여부는 그때 시장 동향 등 전반적인 여건을 감안해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글로벌 IB의 불법 공매도 행태를 놔두면 자본시장의 신뢰를 유지할 수 없다”며 “이 관행을 뿌리 뽑는 게 중장기적으로 외국인투자가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통령실은 “이번 논의를 계기로 선의의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 공정한 자산시장이 확립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공매도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되사서 차익을 남기는 거래 방식. 개인투자자들에게 ‘주가 하락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금융당국, 공매도 내년 6월까지 금지글로벌 투자銀 불법공매도 적발에개미들 제도 개선 목소리 커져업계 “공매도, 주가 거품제거 효과… 당국 입장 바꿔 정책 일관성 훼손” 금융위원회가 한시적인 공매도 ‘전면 금지’ 카드를 꺼낸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둔 여당의 압박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불법 공매도 적발도 계기가 됐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4일 밤에 이 같은 방침이 결정됐으며 내년 하반기 이후 공매도 금지 해제 여부는 그때 상황을 봐서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1400만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결정임을 강조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연이은 불법 공매도 적발로 투자자들의 불안이 극심한 만큼 전수 조사가 끝날 때까지 한시적 공매도 금지가 필요하다”며 “불공정 경쟁이 계속돼 시장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투자자 이탈이 일어나면 훨씬 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여당에서도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공매도 금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당 지도부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정부의 공매도 금지 조치에 찬성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여당 내부에서는 일단 공매도를 한시 중단한 뒤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몇 개월간 공매도를 중지하고 그사이에 제도를 재정비해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라며 “(시장) 문을 닫고 공사를 크게 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부도 이참에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에게 불리한 공매도 규정을 손보기로 했다. 대주 상환기간이나 담보비율에서 개인과 기관투자가 사이의 차별을 해소하려는 것이다. 현재 개인투자자의 상환기간은 90일인 반면에 외국인과 기관은 제한이 없다. 담보비율도 개인은 120%로 외국인이나 기관에 비해 높다. 그동안 공매도는 개인투자자와 금융당국, 정치권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금융위원회와 전문가들은 공매도가 주가의 거품을 제거해 적정한 가격을 유도하는 순기능이 있고, 이를 전면 금지하는 선진국이 없는 만큼 관련 규제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국내에서 공매도를 금지하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주가 하락 원인으로 공매도를 지목하며 금융당국에 대책을 요구해 왔다. 5만 명이 넘는 개인투자자가 국회에 ‘공매도 제도 개선 청원’을 내기도 했다. 금융위가 기존 방침에서 한발 물러난 표면적인 원인은 최근 일부 글로벌 IB들의 불법 공매도 적발이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이들 IB의 560억 원대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하면서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 것이다. 하지만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총선을 앞둔 여당의 압박 영향이 무엇보다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송언석 의원이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같은 당 원내대변인인 장동혁 의원에게 “저희가 이번에 김포 다음 공매도로 포커싱하려고 한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됐다. 개인투자자들의 표심을 고려해 공매도 금지를 추진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동안 공매도 전면 금지에 부정적이던 금융당국은 총선을 앞둔 여권의 압박에 백기를 들었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게 됐다. 당국은 공매도 허용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며 이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자본시장 선진화에 역행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송 의원은 “언론사에서 관련 문의가 들어와 당 원내 대변인을 맡고 있는 장 의원에게 정보 공유 차원에서 보낸 것이 노출됐다”고 해명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정부의 공매도 한시 금지가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제위기 국면도 아닌데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여론에 떠밀려 공매도 전면 금지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공매도 전면 금지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증시에 대한 해외 기관들의 평가가 악화되면서 외국계 자본이 추가로 빠져나가면 가뜩이나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등에 타격을 입은 증시가 추가로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매도를 금지할 경우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오른 주가의 거품을 뺄 수 있는 수단이 사라지게 된다”며 “가격이 제때 하락하지 않으면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되레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 정책의 일관성이 무너졌기 때문에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한 단계 더 멀어졌다”고 지적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 2023-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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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일이후 주진우 등 용산참모 총선 러시… 중폭이상 개각 가능성

    대통령실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리는 7일을 기점으로 용산 대통령실 참모들의 총선 ‘2차 출마 러시’가 본격화한다. 전희경 대통령정무1비서관이 이번 주 후반에 출마를 위해 대통령실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 중 대법원장 후보자 지명 시 주진우 법률비서관의 총선 출마 결단 시기도 빨라질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총선을 5개월 앞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출마에 나설 일부 참모와 지난주 후반 오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강승규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 이달 중 사의를 표명할 계획이어서 수석급의 출마로 대통령실 개편이 속도가 붙고, 예산안 처리와 맞물려 장관들의 총선 출마도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핵심부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출마를 놓고 다각도로 검증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는 등 개각 폭도 커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진우 등 비서관 이어 수석 출마 이어질 듯 여권 관계자는 “이미 행정관들이 지난달 중순을 기점으로 퇴직한 가운데 운영위 국감이 마무리되는 시점부터는 국정 철학의 이행을 위해서라도 여의도로 진출하려는 참모들을 막을 명분이 없는 상황”이라며 “후임자 인선이 마지막 변수라면 변수”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핵심 비서관으로 윤 대통령의 대선 도전 초기부터 그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주 비서관도 대법원장 지명을 기점으로 출마 시기를 본격적으로 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 수영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주 비서관의 후임으로는 검사 출신인 이영상 국제법무비서관이 거론된다. 이 비서관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부장, 대검 범죄정보담당관, 쿠팡 법무담당 부사장 등을 지냈다. 김승희 의전비서관의 낙마로 공석 상태인 의전비서관에는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이 자리를 옮기는 방안이 거론된다. 경기 의정부에서 초중고교를 나온 전 1비서관은 경기 의정부갑 출마를 위해 이번 주 후반 용산을 떠난다. KBS 기자 출신으로 윤 대통령의 대선 캠프 시절부터 ‘원년 멤버’로 활동한 김기흥 부대변인은 1일 브리핑을 마지막으로 사직했다. 경북 구미 출마를 타진 중인 강명구 국정기획비서관의 출마 시기도 다가온 상태다. 강훈 국정홍보비서관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수석급에서는 강승규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충남 홍성-예산) 등이 이달 중 대통령실을 나설 예정이다.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의 경우 경기 성남 분당을 출마가 거론되는 가운데, 당에서는 ‘당선인 대변인’ ‘경기도지사 출마’ 등 그의 상징성을 감안한 역할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은 고향인 경북 영주 출마 결심을 굳혔다.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불출마로 기울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수석의 차기 행보로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점치는 이들도 있다. 이렇게 되면 정무수석 교체도 가시화한다. 여권 관계자는 “상징성이 있는 용산 참모들의 경우에는 총선의 전체적 방향과 기세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당내 혁신위 논의 상황과 맞물려 더 책임 있게 기여해 달라는 목소리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여권, 한동훈 법무 총선 출마 기용 고심 이달 중 대통령실 개편이 이뤄진 뒤 정치인 출신 장차관들의 총선 출마에 따른 개각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월 초 개각 가능성과 함께 몇 개 부처에 대한 ‘중폭 개각’이 병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윤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한 장관에 대한 총선 출마 등 여권 내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검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인사는 “한 장관 출마 결정 시 불거질 후임 법무부 장관 인선도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검토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 장관이 출마할 경우 총선 구도는 물론이고 여권 내 권력 지형에도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관계자는 “본인 의사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총선 출마가 유력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활용 방안을 두고도 여러 구상이 오가고 있다. 현 정부에서 몸집을 키운 만큼 상징성이 있는 지역구인 서울 종로 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맞대결 카드 구상도 일각에서 거론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등도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출마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거론된다. 다음 달 초 국회 예산안 처리가 남아있지만 ‘중폭 개각’ 등을 계기로 발걸음이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 2023-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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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인재영입위장에 ‘찐윤’ 이철규… 당내 반발에 “불가피한 조치”

    국민의힘이 2일 내년 총선에 출마할 외부 인사 영입을 책임질 인재영입위원장에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재선·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사진)을 임명했다. 이 의원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지난달 14일 사무총장직에서 자진 사퇴한 지 19일 만에 핵심 당직에 복귀했다. 당 지도부는 “전직 사무총장으로서 인재 영입 활동을 오래 해 왔기 때문에 업무 연속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지만 당내에선 “지도부 돌려막기 인사”란 비판이 나왔다. 여권에선 “친윤 핵심이 돌아온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 공천 키를 확실하게 쥐겠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회전문 인사’란 지적에 “당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국회를 좀 더 발전시킬 분들을 영입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이해해 달라”며 “최종적으로 인재 영입에 대한 결과로 여러분께 평가받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수도권 총선 1호 전략으로 내세운 ‘메가시티’ 서울 구상과 인요한 혁신위원장 영입에도 초기부터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핵심 측근 및 여권 실세로 꼽히는 이 의원은 간부후보생 출신으로 경찰청 정보국장, 경기지방경찰청장 등을 지낸 ‘정보통’으로 불린다. 권성동, 장제원, 윤한홍 의원 등 이른바 ‘초기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그룹은 아니지만 이들이 갈등하며 부침을 겪은 것과 달리 조용히 물밑에서 움직이며 이제는 “찐윤(진짜 친윤)”이라 불리면서 가장 핵심 실세로 부상했다. “티 나지 않게 움직이면서도 대통령실과 여당을 잇는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윤 대통령으로부터 꾸준한 신뢰를 얻았다고 한다.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친윤 세력을 오가면서 막후 조정자 및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이 의원이 대통령 뜻을 정확히 전달하고, 이를 왜곡하거나 와전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신뢰를 받는 점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당 관계자는 “당초 윤 대통령은 보선 패배 뒤 이 의원의 사무총장직 사퇴 결정에도 ‘반대’ 입장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결국 총선 국면에서도 당과 용산 대통령실의 가교 역할을 이 의원이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번 인선이 보궐선거 참패로 총사퇴한 주요 임명직 당직자들의 복귀 신호탄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만간 출범할 총선기획단 등 당내 기구에 친윤계 핵심인 박성민 의원(전 전략기획부총장)과 박수영 의원(전 여의도연구원장)의 기용 가능성이 점쳐진다. 윤 대통령이 3일 김기현 대표와 이 의원, 박 의원 등 김기현 1기 지도부 인사들과 만찬 자리를 갖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당내에선 비주류 인사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김웅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의원의 8월 “멀쩡한 배에 구멍이나 내는 승객은 승선할 수 없다”는 발언을 겨냥해 “심기에 거슬리면 같은 당 의원도 내쫓겠다고 겁박하는 이 의원이 과연 어떤 인사를 영입하겠는가. 시키는 대로만 하는 윤심 100% 인사만 영입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허은아 의원도 “이번 인사를 보니 김 대표가 내려와야 할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이날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대사면’ 차원에서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김재원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취소했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지지율이나 올리라”라고 했고, 홍 시장은 “과하지욕(袴下之辱·가랑이 사이를 지나가는 치욕)의 수모는 잊지 않는다”고 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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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력 대기업, 수사 겪으며 글로벌기준 맞추려 노력… 플랫폼 기업들은 급속 성장 속 경영상 문제 누적돼”

    “플랫폼 기업들은 급속 성장하며 경영상 문제가 누적됐고 사회적 책임 이행에 대한 고민도 부족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과 대형 은행의 독과점 구조를 질타한 가운데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같이 평가했다. 윤 대통령이 보궐선거 패배 이후 ‘현장’을 강조한 가운데 플랫폼 기업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독과점 상태인 은행권의 이자 수익과 돈 잔치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스란히 전달됐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유력 대기업들이 경쟁당국 조사나 사정당국 수사를 겪으며 경영 기준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려 노력해 온 것과 달리 플랫폼 기업들은 단기간에 급속 성장하며 경영상 문제가 누적됐다”고 했다. 삼성, SK, 현대차, 한화 등은 모두 검찰의 굵직한 수사를 받았다. 특히 문어발식 확장 논란에 더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해 3월 약 1조3900억 원을 들여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진행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의 중동 순방 중 이뤄진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이관섭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 경제수석실의 현장 행보에서도 민생 현장의 고충이 그대로 전달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카카오나 배달 앱 등 플랫폼 기업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 토로가 많았다”고 했다. 과도한 수수료 인상, 배달료 후려치기, 독소 조항 강요 등이 거론됐다.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한 경우 ‘배달비에 대한 카드 결제 수수료’를 왜 음식점주가 납부해야 하느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참모들은 윤 대통령 귀국 후 이를 보고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높은 진입 장벽에 따라 수익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인 은행권에 대해서도 “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들도 기존 금융지주의 수익 모델을 답습하며 사회 공헌과 혁신 성과를 내지는 못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차별화된 금융 상품 개발이나 선진시장 개척, 사회적 책임 이행은 소홀하면서 이자로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는 것. 윤 대통령은 “은행은 너무 강한 기득권층이며, 독과점 행태는 정부가 그냥 방치해선 절대 안 된다”고도 했다. 정부 당국은 향후 플랫폼 기업과 은행권의 문제점을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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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관계자 “카카오-배달앱 등 플랫폼 기업, 급성장에 경영문제 누적”

    “플랫폼 기업들은 급속 성장하며 경영상 문제가 누적됐고 사회적 책임 이행에 대한 고민도 부족하다.”윤석열 대통령이 1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과 대형 은행의 독과점 구조를 질타한 가운데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같이 평가했다. 윤 대통령이 보궐선거 패배 이후 ‘현장’을 강조한 가운데 플랫폼 기업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독과점 상태인 은행권의 이자 수익과 돈잔치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스란히 전달됐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정부 관계자는 “유력 대기업들이 경쟁당국 조사나 사정당국 수사를 겪으며 경영기준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려 노력해 온 것과 달리 플랫폼 기업들은 단기간에 급속 성장하며 경영상 문제가 누적됐다”고 했다. 삼성, SK, 현대차, 한화 등은 모두 검찰의 굵직한 수사를 받았다. 특히 문어발식 확장 논란에 더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해 3월 약 1조3900억 원을 들여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진행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윤 대통령의 중동 순방 중 이뤄진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이관섭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 경제수석실의 현장 행보에서도 민생 현장의 고충이 그대로 전달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카카오나 배달 앱 등 플랫폼 기업에 대한 시민들의 토로가 많았다”고 했다. 과도한 수수료 인상, 배달료 후려치기, 독소 조항 강요 등이 거론됐다.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한 경우 ‘배달비에 대한 카드 결제 수수료’를 왜 음식점주가 납부해야 하느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참모들은 윤 대통령 귀국 후 이를 보고했다.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높은 진입 장벽에 따라 수익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인 은행권에 대해서도 “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들도 기존 금융지주의 수익 모델을 답습하며 사회 공헌과 혁신 성과를 내지는 못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차별화된 금융 상품 개발이나 선진 시장 개척, 사회적 책임 이행은 소홀하면서 이자로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는 것. 윤 대통령은 “은행은 너무 강한 기득권층이며, 독과점 행태는 정부가 그냥 방치해선 절대 안 된다”고도 했다. 정부당국은 향후 플랫폼 기업과 은행권의 문제점을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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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文정부 비판 빼라” 초안부터 수정 지시

    3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7분간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후 두 번째 예산안 시정연설에는 ‘문재인 정부’나 전(前) 정부, 반대 정치 세력을 비판하거나 지적하는 내용이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문을 초안 단계부터 직접 수정하고 준비했으며, 당초 초안에 있던 전임 정부의 방만 재정을 지적하는 문장도 직접 “빼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당초 참모들이 준비한 시정연설문 초안에는 전임 정부의 방만 재정 등을 지적하고 현 정부에서 이를 바로잡았다는 내용이 상당 부분 포함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초안에 있던 문재인 정부 비판 내용을 빼라고 지시했다”며 “우리가 더 잘하고, 더 낮은 자세로 임하자는 뜻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시정연설에서는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그동안 정치적 목적이 앞선 방만한 재정 운용으로 재정수지 적자가 빠르게 확대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A4용지 22장 분량의 연설문은 전임 정부에 대한 비판 대신 약자 복지, 미래 세대를 위한 개혁, 여야 협력에 초점이 모아졌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낮은 자세로 현장과 민심을 강조하며 국정 기조에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소야대 정국으로 예산안 처리를 위해 야당의 협조가 필수인 상황에서 여야 협치 분위기를 감안해 시정연설의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20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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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정치적 유불리 안따지고 연금개혁 약속 반드시 지킬 것”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연금 개혁은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나 사회적 합의 없이 결론적 숫자만 제시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연금 개혁의 국민적 합의 도출을 위해 우리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 이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숫자가 없는 맹탕’ 비판이 나온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심의·의결하고 국회에 제출했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지난 정부는 연금 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 없이 4개 대안을 제출해 갈등만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엔) 최고 전문가들과 80여 차례 회의를 통해 재정추계와 수리 검증 등 과학적 근거를 축적했고, 24번의 계층별 심층 인터뷰로 의견을 꼼꼼히 경청했다. 여론조사로 일반 국민 의견도 철저히 조사했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내부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국민연금 가입자 2025명을 8월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81.3%는 제도 개혁의 필요성에 동의했다. 선호하는 개혁 방향성에 대해선 “더 내고 더 받자”가 38.0%로 가장 많았고 “덜 내고 덜 받자”가 23.4%, “더 내고 지금만큼 받자” 21.0% 순이었다. 응답자의 53.6%는 “기금이 소진돼 나중에 못 받을까 불안하다”는 점을 현행 국민연금 제도의 단점으로 꼽았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전 정부 탓을 하며 본인은 다를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정부의 이번 발표는 문재인 정부가 4개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것만도 못한 것으로 사실상 연금 개혁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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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플랫폼 과도한 수수료 해결을”… “정부 고위직-국민 사이에 콘크리트 벽”

    “정부 고위직과 국민 사이에 원자탄이 터져도 깨지지 않을 정도의 거대한 콘크리트 벽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이같이 밝히며 “작은 틈이라도 열어 국민들의 숨소리와 목소리가 일부라도 전달되기를 간절하게 원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 비서관, 행정관들이 소상공인 일터와 복지행정, 병원 전공의 간담회 등 민생 현장 36곳을 찾아간 사례를 공개했다. 김 실장은 이튿날인 24일 소상공인연합회를, 이관섭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은 25일 외식업중앙회와 제과협회 관계자를 연달아 만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고충이 이어졌다. 소상공인들은 김 실장에게 “온라인 플랫폼들의 과도한 수수료 인상, 배달료 후려치기, 불리한 독소 조항 강요 등 ‘갑질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며 해결책을 요청했다.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적용되는 중대재해법 적용 유예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식당에서는 끝없이 올라가는 인건비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생사의 기로에 있음을 절규하며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을 내국인과 동등하게 지불해야 한다는 국제노동기구(ILO)에서 탈퇴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비상대책 마련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23일 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를 찾아 청년 과학기술인과 원로 과학자들로부터 연구개발(R&D) 예산 관련 의견을 들었다. 정부의 내년도 R&D 예산 대폭 삭감에 대한 과학계의 반발이 이어진 상황에서 대통령비서실 수장이 직접 나서 의견을 들은 것. 참석자들은 “정부 R&D 예산 절감으로 젊은 연구자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배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R&D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지역 대학에도 R&D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안상훈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은 24일엔 대학병원에서 전공의 간담회를, 25일엔 늘봄학교와 방과후 학교 현장을 점검했다. 전공의들은 “전문의 인력 충원과 필수 과목에 대한 사법리스크 완화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인한 지역의료 인력·시스템 부족 등 왜곡된 의료체계 개편과 의과학전문대학원 설치도 건의했다. 초등학교 방문에서는 신도시 지역 늘봄학교, 방과후 학교 수요 폭증에 대한 일선의 부담과 제도적 지원 요청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다 아는 얘기라도 현장에서 직접 국민 목소리를 들으니까 더 생생하게 문제의 본질이 파악되고 심각성도 피부에 와 닿는 것을 느끼게 됐다”며 “일정을 참모들에게 맡기지 말고 주도적으로 일정을 관리하고, 일부러 시간을 내 현장 목소리를 들어 달라”고 지시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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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연금개혁 약속 반드시 지킬것”… 野 “구체방안 없어, 사실상 포기”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연금 개혁은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나 사회적 합의 없이 결론적 숫자만 제시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연금 개혁의 국민적 합의 도출을 위해 우리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 이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숫자가 없는 맹탕’ 비판이 나온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심의·의결하고 국회에 제출했다.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지난 정부는 연금 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 없이 4개 대안을 제출해 갈등만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엔) 최고 전문가들과 80여 차례 회의를 통해 재정추계와 수리 검증 등 과학적 근거를 축적했고, 24번의 계층별 심층 인터뷰로 의견을 꼼꼼히 경청했다. 여론조사로 일반 국민 의견도 철저히 조사했다”고 강조했다.보건복지부는 이날 내부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국민연금 가입자 2025명을 8월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81.3%는 제도개혁 필요성에 동의했다. 선호하는 개혁 방향성에 대해선 “더 내고 더 받자”가 38.0%로 가장 많았고 “덜 내고 덜 받자”가 23.4%, “더 내고 지금만큼 받자”는 21.0% 순이었다. 응답자의 53.6%는 “기금이 소진되어 나중에 못 받을까 불안하다”는 점을 현행 국민연금 제도의 단점으로 꼽았다.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전 정부 탓을 하며 본인은 다를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정부의 이번 발표는 문재인 정부가 4개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것만도 못한 것으로 사실상 연금 개혁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2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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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박근혜 만난 다음날 TK 찾아 “지역투자 파격 인센티브”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경북 안동 병산서원을 찾아 “대통령으로서 공적으로 맡은 바 소임을, 국민을 위해 일하는 그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 경북도청에서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데 이어 순방 후 첫 지방 일정으로 대구·경북(TK)을 찾아 보수층 정서에 구애한 것. 윤 대통령은 수출 위기나 국정 운영의 돌파구로 ‘박정희 모델’을 두고 관련 자료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전통 보수층 재건 뒤 중도층 공략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윤 대통령은 경북도청에서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기회발전특구와 같이 지역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위한 파격적인 인센티브 부여 방안 등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에 기업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복합문화공간 등 주거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교육과 의료”라며 카타르 도하 모델을 예로 들었다. 그는 “도하에서는 교육도시를 만들어, 전 세계 좋은 학교들의 분교를 유치해 카타르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며 “교육의 다양성과 개방성이 존중되어야 국제 경쟁력을 갖춘 인재들을 키워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념 편향 교육은 획일화된 교육을 의미하고 획일화는 또 반대로 이념화로 귀결된다”며 “이는 진영의 좌우를 막론하고 어느 경우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회의에는 17개 시도지사를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등이 대거 참석했다. 윤 대통령이 보수의 텃밭인 안동을 찾고 지방 발전을 강조한 것은 전통 지지층에서도 국정수행 지지율 하락세가 또렷했던 점이 영향을 끼쳤다. 지난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대구·경북 지지율이 전주보다 13%포인트 낮아져(45%) 하락 폭이 컸다가 세일즈 외교 성과가 부각된 이날 조사에서는 49%까지 회복한 상태다. 윤 대통령은 병산서원에서 “유성룡 선생의 병산서원에 오니 고향에 온 것 같고 마음이 아주 편안하다. 어르신들을 뵈니까”라며 보수 정서에 구애하기도 했다. 이날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는 ‘기회발전특구 추진 방안’이 의결됐다. 기회발전특구는 지방의 인구 소멸을 막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조성되는 특구다. 기회발전특구에 투자하는 기업에는 △규제특례 △세제 지원 △재정 지원 △근로자 정주여건 개선 등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창업 기업 및 신설 사업장에 대해선 소득·법인세를 5년간 100%, 이후 2년간 50% 감면해준다. 수도권에서 특구로 옮기는 기업의 경우 지방 이전 기업에 주는 지방투자촉진보조금 한도도 기업당 기존 최대 100억 원에서 200억 원으로 늘어난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 202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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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 살만, 尹에 “네옴시티 韓기업 많은 참여를” 직접 요청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사진)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도시 개발 프로젝트 ‘네옴시티’ 사업에 ‘한국 기업’이 많이 참여해 달라”고 직접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정부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이뤄진 수차례 만남에서 사우디의 네옴시티 등 ‘기가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직접 언급했다고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사업 규모가 5000억 달러(약 700조 원)에 이르는 스마트 도시 건설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사업 성공에 무함마드 왕세자가 역점을 두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의 첨단 기술력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또 윤 대통령에게 “방산 분야에서도 한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많은 협력을 원한다”고 발언했다. 23일(현지 시간) 윤 대통령이 사우디 국방장관과 국가방위부 장관을 접견해 안보 상황을 공유할 때 분위기도 상당히 우호적이었다고 한다. 이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사우디의 제조업 기반을 만들기 위한 파트너가 돼 달라고 윤 대통령에게 요청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개혁 정책을 강조하는 무함마드 왕세자는 자국 산업의 석유 의존도를 탈피하고 산업 구조를 고도화시키기 위해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1985년생인 빈 살만 왕세자가 앞으로 30년, 40년, 50년 (통치) 하는 동안 제조업 기반을 만들어야겠다고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4일 윤 대통령이 묵던 영빈관에 예정 없이 찾아와 환담한 뒤, 윤 대통령을 태우고 벤츠 차량을 직접 운전해 미래투자 이니셔티브 포럼(FII)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짧은 시간에 산업화를 이뤄내고 첨단 산업 발전까지 이뤄낸 한국의 발전 모델에 대해 사우디가 매력을 느끼고 있다”며 “K팝 등 한국의 문화적 역동성도 양국 관계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문화부 장관이 지난해 방한해 CJ ENM 등 엔터테인먼트 업체를 방문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보인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202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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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박근혜 만난 다음날 TK 찾아… “지역 투자유치 위한 파격 인센티브 논의”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경북 안동 병산서원을 찾아 “대통령으로서 공적으로 맡은 바 소임을, 국민을 위해 일하는 그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같은날 오후 경북도청에서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데 이어 순방 후 첫 지방 일정으로 대구경북(TK)을 찾아 보수층 정서에 구애한 것. 윤 대통령은 수출 위기나 국정운영의 돌파구로 ‘박정희 모델’을 두고 관련 자료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전통 보수층을 재건한 뒤 중도층 공략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윤 대통령은 경북도청에서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기회발전특구와 같이 지역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위한 파격적인 인센티브 부여 방안 등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에 기업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복합문화공간 등 주거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교육과 의료”라며 카타르 도하 모델을 예로 들었다.그는 “도하에서는 교육도시를 만들어, 전 세계의 좋은 학교들의 분교를 유치해 카타르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며 “교육의 다양성과 개방성이 존중되어야 국제 경쟁력을 갖춘 인재들을 키워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념 편향 교육은 획일화된 교육을 의미하고 획일화는 또 반대로 이념화로 귀결된다”며 “이는 진영의 좌우를 막론하고 어느 경우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회의에는 17개 시·도지사를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등이 대거 참석했다. 윤 대통령이 보수의 텃밭인 안동을 찾고 지방 발전을 강조한 것은 전통 지지층에서도 국정수행 지지율 하락세가 또렷했던 점이 영향을 끼쳤다. 지난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대구·경북 지지율이 전주보다 13%포인트 낮아져(45%) 하락폭이 컸다가 세일즈 외교 성과가 부각된 이날 조사에서는 49%까지 회복한 상태다. 윤 대통령은 병산서원에서는 유성룡 선생의 병산서원에 오니 고향에 온 것 같고 마음이 아주 편안하다. 어르신들을 뵈니까”라며 보수 정서에 구애하기도 했다. 이날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는 ‘기회발전특구 추진 방안’이 의결됐다. 기회발전특구는 지방의 인구 소멸을 막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조성되는 특구다. 기회발전특구에 투자하는 기업에게는 △규제특례 △세제지원 △재정지원 △근로자 정주여건 개선 등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창업 기업 및 신설 사업장에 대해선 소득·법인세를 5년간 100%, 이후 2년간 50% 감면해준다. 수도권에서 특구로 옮기는 기업의 경우 지방 이전 기업에게 주는지방투자촉진보조금 한도도 기업당 기존 최대 100억 원에서 200억 원으로 늘어난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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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 살만, 尹에 “네옴시티 사업, 韓기업 참여 해달라” 여러 차례 요청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도시 개발 프로젝트 ‘네옴시티’ 사업에 ‘한국 기업’이 많이 참여해 달라”고 직접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정부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이뤄진 수 차례 만남에서 사우디의 네옴시티 등 ‘기가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직접 언급했다고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사업 규모가 5000억 달러(700조 원)에 이르는 스마트 도시 건설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사업 성공에 무함마드 왕세자가 역점을 두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의 첨단 기술력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또 윤 대통령에게 “방산 분야에서도 한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많은 협력을 원한다”고 발언했다. 23일(현지 시간) 윤 대통령이 사우디 국방장관과국가방위부 장관을 접견해 안보 상황을 공유할 분위기도 상당히 우호적이었다고 한다. 이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사우디의 제조업 기반을 만들기 위한 파트너가 돼 달라고 윤 대통령에 요청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젊은 개혁 군주로 평가받는 무함마드 왕세자는 자국 산업의 석유 의존도를 탈피하고 산업 구조를 고도화 시키기 위해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1985년생인 빈 살만 왕세자가 앞으로 30년, 40년, 50년 (통치) 하는 동안 제조업 기반을 만들어야겠다고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4일 윤 대통령이 묵던 영빈관에 예정에 없이 찾아와 환담한 뒤, 윤 대통령을 태우고 벤츠 차량을 직접 운전해 미래투자 이니셔티브 포럼(FII) 행사장으로 이동했다.대통령실 관계자는 “짧은 시간에 산업화를 이뤄내고 첨단 산업 발전까지 이뤄낸 한국의 발전 모델에 대해 사우디가 매력을 느끼고 있다”며 “K-팝 등 한국의 문화적 역동성도 양국 관계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문화부 장관이 지난해 방한해 CJ ENM 등 엔터테인먼트 업체를 방문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보인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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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카타르서 6조 수출 계약… “중동 빅3에 106조 시장 만들어”

    카타르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한국 시간)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이와 함께 HD현대중공업과 카타르 국영기업이 총 39억 달러(약 5조2570억 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7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하는 등 카타르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에 46억 달러(약 6조2000억 원) 규모의 계약과 양해각서(MOU) 총 17건(민간 12건)이 체결됐다. LNG 운반선 건조 계약은 단일 계약으로는 한국 조선업계 역대 최대 규모다. 156억 달러 규모의 수출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번 사우디 순방 성과까지 포함하면 총 202억 달러(약 27조2200억 원)대의 사업 기회가 새로 열린 것이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지난해 말 사우디아라비아(290억 달러), 올해 아랍에미리트(UAE)의 300억 달러 투자 약속 등을 포함하면 중동 ‘빅3’(사우디, UAE, 카타르)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에 792억 달러(약 106조8000억 원) 규모의 거대한 운동장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수석은 “기존의 건설, 에너지 중심의 중동 협력이 에너지, 인프라, 수소, 안보 등 복합 다층적 협력으로 진화하는 이른바 ‘중동 2.0’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 한-카타르 ‘방산 군수 협력 MOU’ 체결 윤 대통령은 25일 아미리 디완 궁에서 공식 환영식-정상회담, 양해각서 서명식, 국빈 오찬을 했다. 윤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입구로 들어서자 기마부대와 낙타부대가 호위하며 차량을 안내했다. 윤 대통령은 타밈 국왕의 영접을 받으며 레드카펫을 따라 의장대를 사열한 후 정상회담장으로 입장했다. 이날 양 정상은 양국의 외교안보 소통 채널을 확충하기로 하고 ‘방산 군수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도 함께 협력하는 가운데 국방, 방산 협력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이와 별도로 양국 정상이 자리한 가운데 정부 간 양해각서 5건이 체결됐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카타르 무역, 투자 촉진 프레임워크’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스마트 건설 인프라 협력을 위한 ‘건설·건축 분야 첨단기술’, 공간 정보 신기술 활용을 위한 ‘국가 공간정보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카타르가 높은 에너지 의존도에서 벗어나 지식 기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카타르 국가비전 2030’을 2008년 발표한 상황에서 협력 범위가 에너지 안보, 신산업과 인프라 협력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HD현대중공업이 카타르에너지와 39억 달러 규모의 LNG 운반선 17척을 건조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도 협력 심화의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됐다. HD현대중공업 기준 반년 치 일감이 확보된 셈이다. 최 수석은 “세계 LNG 운반선 수주에서 우리 기업의 점유율도 74%에서 81%로 증가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이 전체 LNG 수입량의 21%(973만 t)를 카타르에서 수입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은 LNG 운반선 건조, 운영, 유지 보수를 포함한 전후방 산업 전체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카타르 측과 약 30척의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라 가시적인 성과가 조만간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한국 해운업체들이 참여 중인 LNG 운반선 40척의 운영 계약 입찰에도 카타르 국왕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대통령실 “중동 2.0 시대, 106조 시장 열려” 대통령실은 사우디와 UAE, 카타르 등 이른바 중동 ‘빅3’로 불리는 주요 국가들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에 792억 달러 규모의 거대 시장이 열렸다며 한국과 중동의 협력 범위가 다층적으로 확대되는 ‘중동 2.0’ 시대를 강조했다.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는 중동이 한국이 가진 첨단 기술력과 신뢰성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데다, 한국 역시 변화의 흐름을 읽고 한발 앞서 다가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잡으려는 유인이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게 대통령실의 평가다. 최 수석은 “한국과 중동 국가가 전기차와 배를 같이 만들며 새로운 산업 지도를 함께 그리는 협력은 과거에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던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순방이 곧 민생 행보”라면서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정상 순방 경제사절단에 참여하면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큰 신뢰와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도하=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202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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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숙소 찾은 빈 살만, 예정없던 환담-직접 운전

    윤석열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가 24일(현지 시간) “수소경제, 스마트시티, 미래형 교통수단, 스타트업 등 공통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상호 투자 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 성명은 1980년 5월 최규하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이후 43년 만이다. 이에 더해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의 숙소인 영빈관을 전격 방문해 23분가량 단독으로 환담했다. 예정에 없던 환담 후 윤 대통령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직접 운전하는 벤츠 승용차 옆자리에 동승해 이날 오후 열린 미래투자 이니셔티브 포럼(FII) 행사장으로 15분간 함께 이동했다.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가 행사장에 나타나자 청중은 박수로 환호하며 휴대전화로 두 사람을 촬영하기도 했다. 국빈 초청국 정상을 직접 찾아와 단독 환담에 이어 공개석상에 함께 등장한 것을 두고 “파격에 가까운 환대”라는 평가가 나왔다. 양국은 성명에서 “교역·투자, 건설·인프라, 국방·방산, 에너지 등 기존 협력을 지속하며 탈탄소, 친환경 건설, 재생에너지 등 분야로 확대한다”며 “네옴(NEOM)시티, 키디야(엔터테인먼트 단지) 디리야(유적지 개발) 로신(주택 공급), 홍해 개발 등 사우디가 추진하는 ‘기가 프로젝트’와 연관 인프라 사업에서 함께 협력한다”고 명시했다. 건설과 원유라는 1차 협력을 벗어나 고도화된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확고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북한 등을 겨냥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모든 위반을 규탄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사우디 정부는 한국 정부의 대북 제안 프로그램인 ‘담대한 구상’ 등 한국의 끈기 있고 단호한 노력을 평가한다고도 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긴장 고조에 대해 양국은 “국제법과 국제인도법에 따라 민간인을 보호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23일 칼리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국방장관과 압둘라 빈 반다르 알 사우드 국가방위부 장관을 접견하고 “사우디의 국방개혁 성공과 국방력 강화에 한국이 일조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사우디 국방장관은 “차세대 방산 협력을 희망한다”면서 기술 협력과 공동생산을 더한 포괄적인 협력을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23일 리야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순방 동행 경제인 만찬에서 “사우디 순방에서 ‘팀코리아’는 156억 달러(약 21조 원) 이상의 수출 수주에 대한 업무협약(MOU)과 계약을 체결했다”며 “직면한 복합 위기 역시 새로운 ‘중동 붐’을 통해 그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리야드 네옴전시관에서 170km 직선 도시 ‘더 라인(The Line)’의 일부 구간이 단절된 이유가 산악 지형이라 터널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듣자 “한국에 산악이 많아 터널을 뚫는 건 한국 기업이 세계 최고”라고 하기도 했다. 이에 사우디 투자장관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을 세일즈하는 데 단 1초도 낭비하지 않는다”고 답해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윤 대통령은 24일 카타르에 국빈 자격으로 방문해 중동 세일즈 외교를 이어간다.리야드=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20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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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전기사’ 빈살만, 尹 태우고 “다음엔 사우디 생산 현대 전기차 타자”

    “(윤석열) 대통령님 다음에 오시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생산한 ‘현대 전기차’를 함께 탈 수 있기를 바란다.”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는 24일(현지 시간) 자신이 운전하는 벤츠 승용차에 윤석열 대통령을 태우고 이동하며 이같이 언급했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양국 회담 등 경제조치 성과로 현대자동차그룹이 사우디 킹 압둘라 경제도시에 중동 지역 최초의 자동차 반조립제품(CKD) 공장을 짓기로 한 가운데 협력을 심화해 빠르게 성과를 내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후 무함마드 왕세자는 윤 대통령의 숙소인 영빈관을 전격 방문해 23분가량 단독으로 환담했다. 예정에 없던 환담 후 윤 대통령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직접 운전하는 벤츠 승용차 옆자리에 동승해 이날 오후 열린 미래투자 이니셔티브 포럼(FII) 행사장으로 15분간 함께 이동했다. 이 자리에서 무함마드 왕세자가 ‘현대차 그룹이 사우디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다시 언급한 셈이다.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가 행사장에 나타나자 청중은 박수로 환호하며 휴대전화로 두 사람을 촬영하기도 했다. 국빈 초청국 정상을 직접 찾아와 단독 환담에 이어 공개석상에 함께 등장한 것을 두고 “파격에 가까운 환대”라는 평가가 나왔다.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공군1호기로 카타르 도하의 하마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도하 국제원예박람회 한국관 개관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25일 타밈 빈 하마드 알 사니 카타르 국왕과 공식 환영식, 정상회담, 국빈 오찬을 갖으며 중동 세일즈 외교를 이어간다.도하=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20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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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장관석]현장도 책상 앞도 다 중요…尹 현장론에 빠진 한 가지

    “1, 2년 새 추진할 정책을 세부 스케줄까지 착착 짜둬야 한다.” 대선 직후인 2017년 6월 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국회 의원실에서 만난 기자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탄핵 후 치러진 대선의 열기가 남아 있던 때였지만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새 정책을 꺼낼 동력도 없다”고 했다. “대선으로 나타난 민심과 달리 보수가 원내 의석에 ‘과잉 대표’돼 있다. 문재인 (당시) 대통령 스스로 야당과 협치하려는 마음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5년 단임 대통령의 1, 2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체감하고 하는 말로 들렸다. “용산의 비서실장부터 수석, 비서관 그리고 행정관까지 책상에만 앉아 있지 말고 국민들의 민생 현장에 파고들어 살아 있는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으라.”(19일) “컴퓨터로 화면 쳐다보는 행정, 보고서로 밤새우는 행정이 아니라….”(2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의 쓰라림을 단단히 맛본 윤석열 대통령이 연일 ‘현장론’을 설파하고 있다. 취임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민심을 다시 읽으라는 주문을 보며 문득 문 전 의장 발언이 떠올랐다. 두 달이 지나 해가 바뀌면 어느덧 이 정부에 ‘집권 3년 차’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참모들이 현장으로 달려가 들으면 답이 나올까. 시장 상인의 어려움, 취업하기 힘든 청년, 고물가에 신음하는 서민, 환율 변동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고충을 현장에서 들으면 민심을 달랠 수 있을까. 글쎄다. 어떤 아이디어가 나올지 아직 모르지만, 지금 문제가 어디 현장을 몰라서 일어나는 일들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윤 대통령과 가깝고 그를 극히 아끼는 사람들조차도 “지금 여권에 위기감이 있기는 한가”라는 말도 한다. 용산이 짚고 또 짚었고, 머릿속에 새겨야 할 현장은 널렸다. 용산이 현장을 안 챙겼던 것도 아니다. 지난해 8월 신림동 반지하 일가족 침수 사고 현장, 산사태 현장도 그는 직접 찾았다. 전임 대통령과 달리 ‘혼밥’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그는 공개·비공개 일정도 많고, 지금도 중동 외교 현장을 누비고 있다. 그런데도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의 비극은 사람을 달리해 계속 일어난다. 이 정부에서도 대기업 제빵공장 근로자 손 끼임 사고와 희생 소식이 자주 들려온다. 책상에서 답이 안 나올 때 흔히 현장을 가라 하지만, ‘현장’이 성공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덜컥 뭐라도 얻어걸리라는 심정으로 나가 운 좋게 성과가 날 때도 있지만, 또렷한 문제의식 없이 쑤시고만 다니면 될 일도 그르치거니와 현장을 겉돌 뿐이다. 현장을 찾는 절박감만큼 필요한 것은 철저한 회고다. 현장의 뜨거움만큼이나 냉철한 숙고와 판단도 필요하다. 가령 “10년도 훨씬 전에 고위직을 지낸 이들이 다시 고관대작에 오르고, 인사청문회장에서 ‘드라마틱 엑시트’를 실천할 인사를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의사 결정 과정은 어땠는지. 사람이 없는지, 인사 시스템이 문제인지”에 대한 국민들의 물음에 어떻게 답할 수 있는지도 그중 하나이겠다. 보선 패배 이후 여당 지도부 구성에 물밑 영향을 끼치려 한 인사를 향한 말도 나온다. 유명 드라마 대사처럼 현장만 중요한 게 아니라 현장도, 책상 앞도 다 중요하다.장관석 정치부 차장 jks@donga.com}

    • 20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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