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영

유재영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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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부터 정치, 사건, 검찰, 법원 담당 취재를 해오다 2014년부터 스포츠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에서도 영웅과 야인의 시대를 취재하겠습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스포츠의 위대함을 느끼게 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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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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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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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국제안경전 내달 5일 개막

    국내 유일의 안광학 전시회인 대구국제안경전(디옵스)을 앞두고 관련 단체들이 대회 성공을 위해 뭉쳤다.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원장 진광식)은 (사)대한안경사협회 지역 시도 6개 지부(부산, 대구, 대전, 울산, 경북, 경남)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브랜드 연합 단체인 EFIS(대표 이승우) 등과도 MOU를 맺었다. 디옵스는 4월 5일 오전 11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7일까지 3일간 대구 엑스코 동관 5, 6홀에서 개최된다. 이번에 21회째를 맞는 디옵스 기간에 약 4000명의 안경사가 현장 보수 교육을 받게 된다. 각 지부 소속 안경사는 교육에 참가할 경우 평점(4점)을 부여받기 때문에 적극적인 참여가 기대된다. 사전 신청자에 한해 차량 이용과 식사 등이 제공된다. 또 EFIS 중에서는 16개 업체(리스펙트아이웨어, ㈜마루아이티씨, 마이스터옵틱스, 비앤비, 비엔케이옵틱, 씨슬로우, 아주옵틱스, ㈜엠투아이티씨, 오겐디자인, ㈜오이코스아이웨어, ㈜오피스더블유, ㈜옵티코리아, ㈜제이나인스테이션, ㈜지오코퍼레이션코리아, 커버그라운드, 타르트옵티컬앤씨오)가 안경전에 참가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광식 원장은 “대구국제안경전이 대한민국 안경업계 비즈니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도록 모든 지혜와 역량을 모으겠다. 대한안경사협회 6개 지부, EFIS와 협력해 역대 가장 성공적인 디옵스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장 보수 교육 세부 내용은 앞서 언급한 6개 지부로 문의하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 디옵스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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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라대, AI 교육플랫폼 활용해 구글 텐서플로우 개발 자 자격증 취득 지원

    강원 원주시 한라대학교는 인공지능 모빌리티 교육플랫폼(aMAP·AI-Mobility Accelerator Platform)을 활용해 구글 텐서플로우(기계 학습 및 수치 계산을 위한 오픈 소스 라이브러리) 개발자 자격증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이 교육은 2022년도에 1회차를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2회차 교육을 실시했다. 1회차에는 전국 102개 고교에서 451명이 참가했고, 2회차에는 전국 67개 고교 443명을 대상으로 교육이 진행됐다. 3월 4~5일에 걸쳐 진행된 구글 텐서플로우 개발자 자격증 취득 시험에 응시한 이천고와 양영디지털고는 학생 전원이 합격증을 받았다. 자격증 교육을 담당한 고국원 한라대 교수(미래모빌리티공학과)는 “대학 교육 과정을 고교생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더 많은 고교생 개발자를 배출출시키겠다”고 말했다. 김석범 이천고 교사는 “지난해에도 교육에 참여해 좋은 성과를 얻었다. 한라대 aMAP 온라인 프로그램 강의를 통해 구글 텐서플로우 프로그램을 기초부터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전문성을 높여 학생들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게 됐다” 고 말했다. 신용현 양영디지털고 교사는 “고교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못한 영역을 심도있게 학습할 수 있는 값진 기회였다”고 말했다. 한라대는 2021년부터 초등학생과 대학생, 기업 재직자들에게도 aMAP을 활용한 인공지능 관련 온라인 교육을 하고 있다. 유재영기자 elegant@donga.com}

    • 2023-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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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세상에 진 고마움의 빚을 함께 갚아나갑시다” 국민 배우와 레전드 산악인의 20년 우정 블루스[유재영의 전국깐부자랑]

    깐부. 국어 사전에는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보충 설명이 달려 있습니다. 제아무리 모든 것을 갖춘 인생도 건전한 교감을 나누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미국 하버드 의대 로버트 월딩어 교수는 동아일보 신년 인터뷰에서 “행복을 결정하는 결정적 요인은 부도, 명예도, 학벌도 아닌 사람들과 따뜻하게 의지할 수 있는 ‘관계’”라 했습니다.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 ● 슬픈 일에도 “나였어도…같이…함께” 설 연휴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1월 20일. 국민배우라 불리는 박상원(64) 서울문화재단 이사장(서울예대 공연학부 연기전공 교수)은 서울 경희의료원 장례식장 1호실에 앉아 있었다. 전날 산악인 엄홍길(63·엄홍길휴먼재단 상임이사) 대장의 모친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박 이사장은 심한 독감에 걸려 목소리가 완전히 잠기는 등 컨디션이 최악이었지만 급히 병원에 들러 수액 주사를 맞고 장례식장을 찾았다고 했다. 그가 앉은 건 빈소 접객실 가장 뒷줄 가운데 자리. ‘상주’ 엄 대장을 정면에서 주시할 수 있는 위치였다. 엄 대장은 재단의 네팔 6차 산티푸르 휴먼스쿨 증축 착공식 등에 참석하고 1월 17일 귀국하자마자 어머니를 잃었다. 엄 대장이 조문객들에게 임종 순간을 설명하는 모습을 바라보던 그는 짠한 마음이 들었는지 차려진 음식도 뜨는 둥 마는 둥 했다. 다음날 새벽, 발인이 끝나고 엄 대장이 운구 버스로 옮겨진 모친의 관에 머리를 대고 극락왕생을 빌자 박 이사장은 급하게 휴대폰을 꺼내 엄 대장과 어머니의 마지막 교감을 영상으로 찍었다. “엄 대장한테 주려고. 나중에 보고 싶어할 것 같아서”라 말하는 박 이사장의 눈가도 붉어졌다. 그는 장지인 경남 고성으로 떠나는 운구 버스 맨 앞 자리에 타고 있던 엄 대장과 버스 창을 사이에 두고 눈을 맞추려 애썼다. 엄 대장이 손짓으로 화답하자 그는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엄 대장이 가면서 어머니와 못다한 얘기를 했으면 좋겠어. 내 얘기도.” ‘인간시장’,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첫 사랑’ 등 역대 최고 인기 드라마에서 주인공으로 열연을 펼쳤던 톱스타와 세계 최초 히말라야 8000m 봉우리 16좌 완등의 전설적인 산악인. 두 사람은 지난 20여년 간 어떤 상황에서라도 든든하게 서로를 지탱해왔다. ● 통하더니 닮게 된 일상… ‘필요충분조건’으로 느끼는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신 19일 당일 새벽이었어. 자는데 시커먼 망토를 쓴 애들이 나한테 막 달려 드는거야. ‘하지마, 하지마, 오지마’라고 막 소리를 지르고 했나봐. 아내가 급하게 나를 깨우더라고. 생전 그런 꿈은 처음이었어.” 장례식 약 한달 뒤, 엄 대장이 모친을 잃은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시점에 박 이사장이 서울 삼청동 재단 사무실을 찾았다. “엄 대장. 사무실 천장 구조물을 떼어내면 어떻겠어요? 시원해 보일 것 같은데”라며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박 이사장에 말에 엄 대장이 “아유, 좋습니다. 왜 제가 그 생각을 못했을까요”라고 받아친다. 둘의 대화는 항상 이런 식이다. 박 이사장의 ‘아무말 대잔치’에 엄 대장이 맞장구를 치고, 박 이사장이 다시 엄 대장의 존재감을 살려준다. 박학다식한 박 이사장이 이런 저런 의견을 내놓으면 한 살 어린 엄 대장은 그 의도를 살피며 동의하고 잘 받드는 편이다. 만담 같은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하는 와중에 칭찬이 오가고, 웃다가 심플하게 둘만의 합의에 이른다. 엄 대장은 박 이사장의 방문에 생기를 찾았다. 2002년 무렵 우연한 자리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서로의 삶에 빨려 들어갔다. 박 이사장은 엄 대장 덕에 네팔과 히말라야 곳곳을 국내 산보다 많이 찾게 됐다. 엄 대장이 2005년 휴먼원정대를 꾸려 전년도에 에베레스트 등반 도중 정상 부근에서 생을 마감한 후배 (박)무택의 시신을 수습하러 갔을 때는 위험을 무릎쓰고 엄 대장을 따라 갔다. 히말라야 등반 경험이 많은 산악인들도 고산증으로 목숨을 잃는 일이 많은 그곳에서 박 이사장은 사흘 밤을 엄 대장과 함께 보냈다. 2016년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엄 대장과 함께 찾았을 때는 극심한 체력 저하에 실신 직전까지 갔지만, 무전기로 들려오는 엄 대장의 엄포를 들으며 베이스캠프보다 높은 칼라파타르(5550m)에 올랐다. 이곳은 에베레스트 정상이 가장 잘 보인다는 ‘뷰 포인트’. 자신에게 평생 추억을 남겨주려는 엄 대장의 의도를 알고 죽을 힘을 냈다. 엄 대장도 박 이사장이 나오는 드라마는 일단 ‘본방 사수’다. 공연 연습에도 자주 발걸음을 한다. 2020년부터 전국 투어를 진행한 박 이사장의 1인 연극 ‘콘트라바쓰’는 연습을 하도 많이 봐서 본인이 까메오로 출연해도 될 만큼 주요 대사를 줄줄 외운다. 사진 전공으로 박사 학위까지 받은 박 이사장이 사진전을 열 때도 엄 대장은 스태프 역할을 자처하곤 했다. 박 이사장 아들 도현 군의 군대 면회 때도 작은 아버지처럼 동행했다. 정부 각 부처와 기업 등에서 강연을 자주 하는 엄 대장은 박 이사장으로부터 평소 사람 대할 때의 화법, 연기 상황에서 감정 표현, 발성 등을 보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박 이사장은 이러는 엄 대장이 고맙다. “엄 대장이 나를 처음 만났을 때는 대중에게 많이 드러난 사람은 아니었어요. 집요하리만큼 산에 다가가 있었죠. 그런데 20년간 나를 만나다보니 본인도 대중들과 가까워지고 친숙한 사람이 됐잖아요? 저도 에베레스트 정상을 올라가는 과정이 예술의 본질을 찾으려고 싸움을 하는 연기자의 삶과 닮았다고 생각해 산을 찾았죠. 서로 테니스 공을 넘기듯 랠리를 주고 받으면서 비슷한 부분이 더 에스컬레이팅(확대)됐다고 봐요.”(박상원) “연기를 보다보면 대사와 표정이 저와 있었을 때 보여준 모습이라 그냥 빨려 들어가요. 히말라야에 와서는 제가 산에서 했던 대로 하시죠. 그러니 어디에서든 자꾸 만나고 싶고, 그 분이 ‘오늘은 무슨 얘기를 하고 어떤 배려를 보여줄까’ 기대가 돼요. 산 밑의 세상을 제가 품을 수 있도록 해 준 분입니다.” (엄홍길)● ‘존칭으로 존경’이 우정 비결 … 이제 감사한 분들에 빚갚는 동반자 한 살 터울 두 사람은 형-동생 호칭을 쓰지 않는다. 엄 대장은 평소 사석에서 형이라고 부르는 선배들이 다섯 손가락으로 셀 정도 있다. 평생 지낼 인연이라 작정을 하고 단촐한 ‘의형제’ 의식까지 치른 각별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들보다 정서적으로 더 가까운 박 이사장을 엄 대장은 형님 대신 ‘박 교수님’으로 부른다. 박 이사장도 ‘대장’ 호칭을 꼭 붙여 부른다. “김종학 감독(드라마 모래시계 연출. 2013년 작고)과 예전에 술을 마시면서 ‘우리 형, 동생 해보자’고 한 적이 있어요. 내가 김 감독께 ‘형님’ 그랬더니 갑자기 그 분이 너무 매력없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감독님으로 부르겠다 했던 기억이 나요. 엄 대장은 전설적인 산악인이잖아요. 그런데 내가 ‘홍길’이라고 부르면 ‘도전하는 산사나이’ 매력이 반감될 것 같았어요. ‘대장’은 ‘엄홍길’을 존경한다는 의미죠. 엄 대장 역시 내 여러 직함 중 ‘교수’가 가장 ‘인간 박상원’의 매력을 잘 표현한다고 생각했을 거에요.”(박상원) “우리 사이에서 호칭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서로가 주는 목적 의식, 자극이 워낙 커요. 어떤 일이든 완벽하게 해야 직성이 풀리는 박 교수님을 보고 제가 많이 배우기도 합니다. 서운한 마음이 들 겨를이 없고 관계를 깰 수 있는 감정도 절제하게 돼죠.”(엄홍길) 형식상의 ‘호형호제’ 없이도 건전한 ‘찐우정’을 이어가는 이 브로맨스 관계는 가족과도 같은 인생 파트너에게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주변에 널리 알려준다. 박 이사장은 히말라야로부터 받은 고마움을 돌려주는 목표를 ‘인생 17좌’로 삼고 히말라야 오지에 학교(휴먼스쿨)을 짓는 엄 대장의 행보를 만사 제치고 돕는다. 주변 사람들은 자신도 전방위 봉사를 하면서도 엄 대장의 ‘인생 17좌’를 자신의 일상으로 여기는 박 이사장을 보며 느끼는 바가 적잖다. 이들의 관계가 주는 의미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홍보대사를 동시에 위촉한 기관도 여럿 있다. 엄 대장이 평소 형이라고 부르는 이연용 (주)일신 E&C 회장(전 대한전기학회 전기설비부문 회장)은 “각자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서도 서로 아끼고 지내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 솔직히 샘도 나고 부럽다. 둘을 보면 나와 내 주변 관계를 계속 돌아보게 된다. 인생 반환점을 훌쩍 넘은 나에게 세상을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엄 대장과 나는 그냥 쉬는 것 싫어하고 끊임없이 꿈틀거리는 걸 좋아하는 필연의 동반자에요. 닮아가고 있지만 분명한 건 하나가 아닌 둘이라는 겁니다. 수족관에 비슷한 고기들만 있다면 전부 시름시름 앓다가 죽죠. 그런데 우리는 서로의 가치를 빛내주면서 주변 생태계에도 좋은 영향을 주려는 ‘케미’를 갖고 있지 않나 싶어요.”(박상원) “영화 ‘라디오스타’를 보면 이런 대사가 나와요. ‘스스로 빛나는 별은 없다’. 누군가가 사방에서 나를 비춰주기 때문에 빛이 난다는 거죠. 박 교수님이 저에게 그런 존재죠. 이제는 저희가 주변 분들을 더 많이 비추려고 합니다.”(엄홍길) 박 이사장은 “우리는 필요 이상으로 대중에게 과한 사랑을 받았다. 이제 돌려줄 때다. 엄 대장이 세상에 진 빚을 갚을 때는 내가 힘을 보태고, 내가 갚을 때는 엄 대장이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말해 뭐해, 엄 대장 역시 100% 공감이다. “ ‘나만 받고 누리고 끝내겠다’는 아니죠. 박 교수님이나 저나 지금까지 받은 것에 비하면 만 분의 일도 못 갚았어요.” ● “인생 하산길, 건강을 부탁해” 인생의 하산길도 함께 걸을 둘은 건강에도 신경을 각별히 쓴다. 엄 대장은 매일 오전 특별한 스케줄이 없으면 휴대 전화를 끄고 수영을 하거나 집 근처 우이동 북한산 백운대 코스를 가볍게 등산한다. 그 전에 아침에 일어나면 무조건 손-발가락을 쥐었다 폈다를 30분간 반복하면서 코어 운동을 한다. 따뜻한 물을 하루 2리터 이상 마시고, 인스턴트 음식은 되도록 삼가한다. 라면을 꼭 먹어야 할 때는 먼저 면을 끓여 기름기를 빼내고 죽처럼 푹 삶아서 조금 맛을 본다. 탄수화물 섭취는 최소한만 한다. 공기밥에는 숟가락이 거의 안 간다. 술은 맥주와 감미료가 첨가된 희석식 소주(참○○, 처음○○)는 안 마신다. 증류식 소주(일품○○ 또는 화○)에 레몬을 직접 짜넣어 마시는 게 요즘 엄 대장의 술 스타일이다. 고량주나 위스키 등도 체질적으로 잘 맞는다. 술을 마실 때는 술 한 잔에 따뜻한 물 한 모금 마시기를 반복하면서 몸 속 알코올 농도를 낮춘다. 1년마다 하는 정기 검진은 아예 병원에 하루 입원해 세밀하게 점검한다. 평소 스키, 스킨스쿠버 등을 즐기고 헬스클럽도 부지런히 드나드는 박 이사장도 1년에 2~3차례 하는 금주 기간을 더 늘리려고 한다. 연기 활동에 각종 행사, 개인 스케줄을 소화해도 끄덕 없던 몸이었는데 요즘 부쩍 체력이 떨어졌다고 느껴진다. 박 이사장은 “나보다 엄 대장이 전방위로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과부하가 더 걸릴 것 같다. 관계의 범위를 크게 넓히지 않는 선에서 몸 관리를 해야한다”며 엄 대장을 더 걱정했다. 그날 저녁도 ‘한잔’의 분위기를 잡는 엄 대장에게 박 이사장이 어깃장놓듯 말한다. “엄 대장. 내가 이제 반쪽 산악인이 된 것 같은데 앞으로 건강하게 히말라야에 더 가야하지 않겠어요? ” “아. 그래도 저하고 있을 때는 한 잔 드셔야 됩니다.” 박 이사장이 “이제 본인 몸에 배려를 해야 한다”고 받아쳤지만 술에 관한한 완강한 엄 대장의 협박(?)에 꼬리를 내린다. “그럼 뭐 저는 간단하게 막걸리나 한 잔하고 일찍 집으로…” “무슨 말씀이십니까. 안 됩니다.” 결국 이 날도 두 사람은 일찍 헤어지지 못했다. “기.기.길!!!” 막걸리 잔이 경쾌한 소리를 내며 부딪힌다. 히말라야와 인왕산-북악산의 기운, 또 생기-활기-정기를 불러 모은다는 엄 대장의 대표 건배사 ‘기.기.기’는 최근 ‘기.기.길’이 됐다. 모든 기운은 하나의 길로 통한다는 의미에서 엄 대장이 바꿨다. 둘을 묶고 있는 인연의 끈이 특별한 기합으로 더 조여졌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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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기 아닌 풀이 과정이 평가 기준”

    서울 성동구 동마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김성준 교사(전 광희중)는 ‘문제를 잘 푼다=수학을 잘한다’는 일반적 평가를 거부한다. 학생들이 공식을 암기해 답을 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결과에 도달하는 과정이 수학 평가에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 교사는 학생들의 논리적 활동이 수행 평가에 반영되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수업 활동이라는 ‘길’을 선생님과 같이 걸으면 수행 평가라는 ‘나무’를 자연스럽게 만나고, 평가 결과와 피드백이라는 ‘열매’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수학듣기 평가도 새롭게 시도했다. 하나의 문제를 놓고 다양한 관련 상황을 듣기 평가 형태로 주면 학생들이 토론하고 의미 부여를 하면서 논리적으로 결과에 접근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지필 평가도 ‘이유에 대해 설명하시오’라는 식의 문제를 내고 숫자로 된 답이 아닌 방법으로 서술하도록 했다. 서우찬 군(광희중 3학년)은 “선생님은 내가 답을 알고 있더라도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을 한 번 더 유도하고 증명하는 시간을 주신다. 그러다 보니 어려운 문제에 부닥치더라도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 대원여고에서 한국사와 빅히스토리를 가르치는 박인엽 교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지를 작성하고 교과 내용, 수업 준비, 아이디어 등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활동지를 만들게 한 뒤 이를 갖고 자기 평가, 동료 평가를 실시하게 했다. 박 교사도 과정 중심 평가를 한 뒤 개별 피드백을 줬다. 이 자료는 그대로 학생의 교과 세부 내용 및 특기사항을 정리하는 데 활용된다. 이 학교 1학년인 황유영 군은 “교과서 내용을 다양한 활동을 통해 다각적으로 학습하게 돼 사고력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동급생인 유수빈 군도 “평가를 하다 보면 친구들의 활동지를 보게 된다. 잘한 친구들의 활동을 내가 평가하면서 반성도 하게 되고 다음 활동 때는 잘해보자는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성동광진교육지원청(교육장 강연흥)은 학생들의 미래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 실천 문화를 알리기 위해 지난달 관내 중고교 수업 혁신 사례를 모아 ‘먼저 도착한 미래, 교실’이란 타이틀 영상으로 제작했다. 영상은 성동광진교육지원청 홈페이지를 방문하거나 유튜브에서 ‘온수콸콸 교실혁명 프로젝트’를 검색하면 볼 수 있다. 강연흥 교육장은 “지식을 주입하는 교육이 아닌 핵심 역량을 끌어올리는 교육이 필요하다. 학교와 교실이 그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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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남표 전 KAIST 총장, UNIST 톱 100 연구중심대학 방안 제시

    서남표 MIT(매사추세츠공대) 명예교수(87)가 16일 UNIST(울산과학기술원)에서 명예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UNIST가 지난해 세계 100위권 대학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대학 혁신과 경영 선진화 등에 관한 자문으로 도움을 준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올해로 개교 14년 차인 UNIST는 지난해 세계대학평가 100위권에 올랐으며 국내 순위도 5∼6위를 오르내릴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세계 1% 과학자’로 불리는 HCR 연구자를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10명(전체 60명)이나 배출하는 등 연구 우수성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보였다. 세계적 공학자인 서 명예교수는 공리적 설계이론의 창시자이다. 제조과학, 설계과학 분야에서 300여 편의 논문과 10권의 저서를 저술했다. 100건 이상의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2006년부터 2013년까지 7년간 KAIST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혁신을 통해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1984년부터 1988년까지 미국과학재단(NSF) 공학 부문 부총재, 1991년부터 2001년까지 10년간 MIT 기계공학과장 등을 역임하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했다. 1959년 MIT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64년 카네기멜론대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65년부터 1969년까지 사우스캐롤라이나대 교수를 거쳐 1970년부터 모교인 MIT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UNIST는 지난해 8월 총장국제자문위원회를 발족하고 첫 위원으로 서 명예교수를 위촉했다. UNIST 총장국제자문위원회는 ‘2027년 세계 100대 연구중심대학 진입’을 목표로 세계적 석학 및 글로벌 리더 10명을 위원으로 채워 나갈 계획이다. 4년 임기의 자문위원은 UNIST에서 초청 세미나를 하며, 총장 자문 역할을 수행한다. UNIST 이용훈 총장은 “올해는 UNIST가 세계 100대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세계적인 석학들을 자문위원으로 초빙해 글로벌 초격차 기술개발에 주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마다 두세 명을 순차적으로 초청해 자문을 요청하고, 주요 시기에는 여러 명을 한꺼번에 모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UNIST 첫 국제자문위원으로 위촉된 서남표 명예교수는 13일 미국 보스턴에서 귀국해 이날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에 참석했다. 17일에는 교수, 직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문위원 특강을 진행했다. 서 명예교수는 특강에서 세계적 연구중심대학들의 성공 사례와 인류발전 기여 사례를 소개하고, 자신의 공리적 설계이론을 기반으로 세계적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을 제안했다. 그는 “UNIST의 경우 울산의 탄탄한 산업 기반과 연계해 교육, 연구 촉진에 힘을 쏟아야 한다”며 “글로벌 기관, 리더그룹과의 활발한 인력 교환, 공동 프로그램 운영, 자원 공유에 적극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교육혁신에 대한 조언도 내놓았다. 그는 “대학은 학생들이 실제 문제해결을 통해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창조할 수 있도록 돕고 격려하라”면서 “학생들의 창의성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산학 연계 교육과 프로젝트를 고민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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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생명, 컨설턴트 역량 강화 위해 교육체계 개편

    삼성생명이 사내 교육 체계 개편을 통한 컨설턴트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삼성생명 전영묵 대표이사는 신년사를 통해 무한성장의 관점에서 한계를 넓혀가는 도전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삼성생명은 고객에게 적합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컨설턴트 양성 차원에서 교육 체계를 업그레이드했다. 우선 신입 컨설턴트 대상 교육을 확대, 개편했다. 기존의 현장 체계 교육을 재정비하고 연수를 통한 전문 교육 기회를 확대했다. 컨설턴트 6대 핵심 역량인 △컨설턴트십(Ship) △판매 프로세스 △금융 자격 △정도 영업 △상품 △판매 스킬을 배양하고 장기 정착을 지원한다. 기존 컨설턴트 대상 교육도 개선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컨설턴트 세일즈 아카데미(CSA) 과정 신설이다. 여기서는 법인, 세무, 단체 보험 등 전문 지식을 학습하는 하드스킬 교육과 프레젠테이션, 스토리텔링 등 영업 관련 테크닉을 기르는 소프트스킬 교육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연세대, 성균관대와 함께 산학 연계과정도 운영한다. 가업 승계, 상속세 등 분야의 재무 컨설팅 교육이 깊이 있게 진행된다. 또 모바일 교육 플랫폼을 통해 컨설턴트의 자기 주도 학습도 가능하게 했다. 컨설턴트들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통합 교육 플랫폼인 ‘스마트쏙쏙’에 접속해 교육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거치면 누구든 보험 영업에 필요한 스킬과 역량을 습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준 높은 교육을 통해 앞으로도 고객에게 최상의 보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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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학과 예체능의 화려한 만남 ‘수채화 프로젝트’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의 교육혁신코로나19로 학교 수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면서 학력 중간층은 줄어들고 기초 학력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을 비롯한 지역 교육청은 문제 해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 교육감은 신년사에서 “기초 학력은 인권”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발맞춰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은 기초 학력 신장 지원 프로그램인 ‘수채화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동작관악 수채화 프로젝트는 국어‧영어‧수학을 위주로 한 기존의 학력 증진 방식에서 벗어나 수학에 체육‧미술‧음악을 융합한 수업으로 기초 학력 증진과 수업 혁신을 추구한다. 수채화는 수학과 예체능으로 학력을 채우는 화려한 만남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사전 작업으로 기초 학력 증진에 필요한 데이터 기반 플랫폼(올인원 라이브러리)을 구축해 필요한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기초 학력 업무 및 융합 수업에 경험이 많고 현장 지원이 가능한 ‘수채화 지원단’을 꾸린다. 이들은 학생들의 흥미를 높일 수 있는 융합 수업 모델과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개발한다. 기초 학력 집중 보강이 필요한 학생들은 학기나 학년이 바뀔 때마다 학업 공백을 크게 느낀다. 생활습관 형성에도 지장을 받는다. 그래서 학기와 학기 사이를 ‘이음 학기’로 삼고 동작관악학습도움센터와 함께 도움을 줄 예정이다. 오정훈 동작관악교육지원청 교육장은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미래 역량은 국영수 위주 지식 습득을 넘어선다. 기본 교과 지식 외에 사회‧정서적 소양, 신체적 기능 발휘 역량을 함께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다양한 사회 현상에 적응할 수 있고 자신만의 장점을 발휘해 인생 스토리를 잘 풀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오 교육장은 “학교 부담을 덜어주면서 동시에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기반(데이터화)-연결(교과·교사·학교)-실천(나눔과 멘토링)’의 과정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간 서울시특별시교육청이 기초 학력 보장 사업의 일환으로 도입한 협력강사제‧키다리샘‧학습지원 튜터 등도 초반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만족도가 높아졌다. 수채화 프로젝트 역시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정책 기조를 구체적으로 실현한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재영기자 elegant@donga.com}

    • 202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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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백호를 연기하는 배우처럼… 허슬도 연습하는 김진유 [유재영 기자의 보너스 원샷]

    강백호. 1990년대 큰 인기를 얻었던 만화 ‘슬램덩크’ 주인공의 한국판 이름이다. 최근 영화로 개봉된 ‘슬램덩크’는 농구 ‘덕후’들에게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데 역시 강백호의 존재감이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만화 속 강백호는 애초 농구와 거리가 먼 캐릭터다. 농구를 좋아하는 한 여학생에 반해 고등학교 농구부에 들어갈 때만 해도 보여주는 농구 지능(Basketball IQ·BQ)은 제로에 가까웠다. 좌충우돌 사고만 치다가 타고난 운동 능력과 허슬 플레이로 자신감을 얻으면서 결국 농구에 눈을 뜨는 판타지 인물이다. 만화 속 강백호하면 떠오르는 국내 프로농구 선수가 캐롯의 김진유(29)다. 인정사정 없는 몸싸움과 허슬 플레이를 즐기는, 보기드문 파이터형 가드다. ‘풋내기’ 시절의 강백호가 바로 연상된다. 키(188cm)도 같다. 지난 시즌까지 주전 선수들이 휴식을 가질 때 대신 들어가 경기당 평균 5~10분 남짓을 뛰는 ‘식스맨’이었던 김진유는 변변하게 내세울 만한 기록이 없다. 명색이 프로농구 선수인데 전문가나 지도자들로부터 ‘BQ와는 거리가 있는 선수’라는 혹독한 평가도 많이 들었다. 그래도 “부모님이 튼튼하게 몸을 물려주신 덕분에 농구를 포기하지 않고 해왔다”며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다소 소홀하게 여기는 기능 영역을 가다듬고 잠재력을 터트릴 기회를 기다려왔다. 그런 그에게 프로농구 2022~2023시즌 인생 반전이 일어났다. 6일 현재까지 27경기에서 경기당 19분 45초 동안 코트에 나선 것부터가 기막히다. 주전급의 가용 시간이다. 이렇게 뛰어본 건 건국대 시절 이후 처음이다. 고질적으로 허리가 안 좋고 무릎도 아프지만 ‘물 만난 고기’처럼 쉬지 않고 몸을 상대에게, 코트 바닥에 내 던지는 중이다. 동료들의 슛이 성공되지 않을 때는 적극적으로 골밑에 뛰어들어 공격 리바운드에 가담하고 있다. 공 경합 상황이나 상대 주득점원 수비에서도 집념의 허슬을 발휘하고 있다. ● 문성곤의 허슬 아바타 김진유는 이번 시즌 경기당 3.0점, 4.4 리바운드, 1.4어시스트 등을 기록하고 있다. 돋보이는 기록은 아니지만 전문가들은 KGC 문성곤(30·195cm)과 비교하며 가치를 찾는다. 문성곤은 KBL(한국농구연맹) 최초 3시즌 연속 최우수 수비상을 받은 프로농구 ‘허슬’ 포워드의 대명사다. 코트 어디서든 공격 리바운드 가담에 찰거머리 수비까지 발군이라 ‘문길동’으로 불린다. 다음 시즌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데 대다수 팀들이 탐을 내고 있다. 김진유는 가드 포지션에서 상대 에이스를 전담해 수비하면서도 리바운드를 4.4개나 잡아냈다. 문성곤(5.0개)과 비슷하다. 오히려 공격 리바운드는 경기당 1.8개로 문성곤(1.7)보다 많다. 김진유의 움직임으로 팀은 2차 공격 횟수를 늘리고 상대 역습을 적절하게 지연시킬 수 있었다. GD(굿 수비) 수치도 0.4개(전체 2위)로 문성곤(0.3개)을 앞선다. 지난 시즌까지 문성곤을 키우고 캐롯에 부임한 김승기 감독 체제에서 김진유는 ‘문성곤 아바타’처럼 작동해주고 있다. 김진유는 “그런 부분까지 의식하지 않지만 출전 시간을 길게 배려해주시는 감독님에게 보답한다는 생각으로 죽어라고 뛰다보니 기록이 따라오는 것 같다”고 했다. 국내 최고의 3점 슈터 ‘에이스’ 전성현의 위력도 ‘김진유 매칭’ 으로 전보다 배가됐다. 지난 시즌 54경기에서 177개의 3점 슛을 성공시켰는데, 이번 시즌엔 39경기에서 이미 150개의 3점 슛을 꽂았다. 프로농구 사상 최초 한 시즌 3점 슛 200개 돌파를 노리고 있다. 전성현을 막는 상대 전담 수비들과 1차적으로 부딪혀 압박의 강도를 상쇄시켜주는 김진유의 전투적인 도움이 크게 한 몫했다. 전성현은 지난 시즌 KGC에서도 문성곤의 지원 사격을 제대로 받았다. 전성현에게 수비가 집중되는 상황에서 김진유의 깜짝 공격을 노리는 사용법 역시 상대에게 적잖은 부담을 줬다. 김진유는 전성현과 뛸 때 3점 슛 라인 밖과 골밑 슛 성공률 모두 평균 이상이다. 전성현은 상무에서도 같이 한솥밥을 먹은 절친 선배라 시너지 효과를 더 기대한다. 김진유는 “형이 슛을 던지면 들어갈지 안 들어갈지 느낌이 온다. 경기를 뛸 때 많은 조언을 해준다. 슛을 쏠 때 머뭇거리는 단점을 고쳐준 것도 성현 형”이라고 말했다. 김진유의 탁월한 팀 기여도는 공수 효율 관련 지표로도 확인할 수 있다. 김진유의 ‘Offensive Rating(OFFRTG)’은 166.4다. 이번 시즌 2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 중 2위다. 각 팀 주 득점원인 KCC 라건아(147.0), 현대모비스 함지훈(145.5), LG 아셈 마레이(140.8) 등을 앞선다. ‘Offensive Rating’은 100번 공격 기회에서의 득점 기대치다. 김진유가 뛸 때 약 166득점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각 팀의 주득점원들은 공격 횟수, 평균 득점 수치가 높지만 범실 숫자도 많기 때문에 대체로 득점 기대 수치가 확연하게 높지는 않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엄청난 공격 효율이다. 김진유의 ‘Defensive Rating’(100번의 수비 기회에서 실점 예상치)은 110.1. 공격과 수비 기여도의 균형 정도를 알 수 있는 마진(Net Rating, 득점 기대치-실점 예상치)이 +56.3으로 역시 리그 2위다. ● 연습 때도 허슬 반복…방치된 BQ를 깨우다 “진유가 연습 때 공격 패턴과 수비 로테이션을 자주 잊어버려 따로 반복 연습을 많이 했다. 그럴 때 큰 소리로 ‘죄송합니다’고 하면서 잘못을 깔끔하게 인정한다. 진지한 상황에서도 너무 진정성 있게 표현을 해서 다들 웃었던 기억이 난다.” 지난 시즌까지 김진유를 지도한 김병철 전 오리온(캐롯의 전신) 코치는 연습에 임하는 멘탈과 태도에서 김진유가 기회를 받게 된 이유를 찾았다. 지금도 팀 내에서 김진유가 연습에 뜨면 동료 선수들이 접근을 피할만큼 모든 연습 과정에서 몸을 던진다. 경기 전날 공수 패턴의 흐름, 길만 맞추는 연습에서도 동료들의 실수를 유발하고 거칠게 몸싸움을 해봐야 직성이 풀린다. 연습에서 110~120%의 힘을 써봐야 실전에서 100% 전력을 다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연습은 실전의 연속’. 김진유는 스스로 형식적인 연습을 각성한 계기가 있다고 했다. 2017년 오리온 선수들은 비시즌 기간 타이론 엘리스 전 미국 농구 대표팀 코치를 초빙해 스킬트레이닝 훈련을 받았다. 엘리스 전 코치는 “최고의 선수가 되려면 최고의 배우가 돼야 한다”며 “선수들의 움직임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중요하게 강조했었다. 김진유는 “당시 어려서였는지 그 가르침의 중요성을 이해 못하고 연습에 집중하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후회가 됐다”고 말했다. 김진유만의 허슬에 대한 집중력과 노하우가 실전에서 요긴하게 통할 수 있다는 점을 김 감독은 간파했다. 김 감독은 “무조건 공만 보고 달려드는 것 같은데 아니더라. 출전 시간을 충분히 주니 슈퍼맨이 됐다. ‘이거 해줘’라고 주문하면 어떻게든 해결해준다. 내공이 보통이 아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 “과거도, 앞으로도 나는 강백호” “감독님이 팀에 오시고 나서 ‘너가 할 수 있는 것을 자신 있게 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전부 가려주셨어요.” 탄력을 받은 김에 허슬로 지난날 BQ의 아쉬움을 지우겠다는 그다. 김진유는 “대학 1, 2학년 때 머리카락을 다 밀고 다녔는데 어떤 팬이 ‘건국대 강백호’라 불러주셨다. 정말 강백호 ‘찐팬’이다. 강백호 농구를 좋아한다. 이 스타일로 계속 밀고 갈 생각”이라고 했다. 프로 데뷔 첫 더블-더블(KGC전, 12점-17리바운드) 기록을 세운 1월 21일은 나만의 ‘김진유 데이’로 삼고 기세가 꺾이고 슬럼프 조짐이 있을 때마다 자주 되새기기로 했다. “그날 기록지는 가보로 남겨둘 겁니다. KGC를 이기고 감독님이 팬들에게 쇼맨십까지 하시는데 그렇게 환하게 웃는 것을 저는 처음 봤어요. 앞으로 여러 번 똑같이 웃게 해드려야죠.” 출전 시간 단 1초가 아쉬웠던 김진유의 절박한 허슬 농구가 화려하고 보기 좋은 개인기 재능에만 기대려는 프로 선수, 유망주들에게 잔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팀 농구에 최적화될만한 선수를 보는 기준과 그 발굴의 잣대를 바꿔놓고 있기도 하다. 김진유는 여전히 “동료들을 거들 뿐”이라며 몸을 던지고 있다. 유재영기자 elegant@donga.com}

    • 202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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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정부의 수평적 관계부터 정립돼야 지역경제 혁신 가능”

    “이제 일을 시작하는 것 같은 기분인데….” 27일로 4년의 임기를 마치고 평교수로 돌아가는 김동원 전북대 총장(64)은 ‘윤석열 정부’가 주요 교육정책으로 추진하는 지역균형발전과 교육자유특구 등 지역 대학의 역할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물러나는 것을 무척 아쉬워했다. 2일 전북대 총장실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김 총장은 “나라가 잘되려면 교육이 잘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면서 “재임 기간 동안 전북대 혁신에 힘썼고, 거점국립대의 연구중심 대학 전환을 비롯한 대학 활용에 대한민국의 발전이 달려 있음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혁신의 연속으로 보낸 4년김 총장이 취임하면서 내건 “대규모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같은 대학 조직을 잘 이끄는 명지휘자가 되겠다”는 약속은 교육과정 개혁으로 이어졌다. 이공계 학생이 고전을 읽고 인문계 학생이 코딩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도 만들었다. 학문 계열 간 교차 교육 과정을 도입한 데 이어 신산업 분야에서는 새 연계 전공도 신설했다. 단일 전공과목 내에서도 대학원 진학, 산업체 맞춤형 교육, 취업 실무형 교육 과정 등으로 세부 트랙을 나눠 학생들이 진로에 맞게 수준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총장은 “학생 만족도를 높여 큰사람으로 키우는 데 혁신의 기본을 뒀다”고 회고했다. 전북대의 혁신은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하는 학생 서비스 만족도 평가에서 2019년부터 4년 연속 지방 국립대 1위를 차지한 데서 엿볼 수 있다. 그는 “학생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대학, 이보다 더 좋은 평가가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 총장은 “거점국립대의 위상을 강화해 국가 발전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한 계획 가운데 하나로 추진한 거점국립대 간 학점 교류를 더 발전시키면 국립대 무상 등록금,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립대학법이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 대학과 연계해야 지역 기업이 성장김 총장은 ‘캠퍼스혁신파크’와 ‘산학융합플라자’ 건립을 최고 성과로 꼽았다. 이는 김 총장이 전북대가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대학의 역량 강화에 필요한 대학원과 스타 교수 육성에 공들인 것과도 연관돼 있다. 대학원생 장학금을 대폭 늘렸고, 석박사 통합 과정을 도입해 연구 집중력을 높였다. 또 우수 연구자는 정년에도 ‘석좌연구교수’로 지정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캠퍼스혁신파크는 2030년까지 1100억 원을 들여 전북대 내 미래형 첨단산업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산학융합플라자에는 나노, 탄소, 바이오 분야를 이끌 50여 개 혁신셀과 디자인 스튜디오, 공용 실험실습관 등이 2025년까지 들어선다. 이곳에서는 대학 보유 핵심 기술과 인력이 개방돼 기업들과 공유한다. 김 총장은 이 시설에 “전북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20여 개 핵심 기업을 입주시키면 공동 연구와 공동 기술 개발을 하는 인프라가 될 것”이라면서 “대학이 가진 핵심 기술을 기업에 전수하고, 우수 연구자가 지역 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학이 가진 기술과 연구인력 자원을 활용하면 1년 매출 1000억 원의 지역 기업이 1조 원 매출을 올리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도 했다. 평교수로 돌아가서도 제자들과 힘을 모아 기업이 대학의 기술과 연구력을 활용해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 대학 자율권 강화가 혁신의 핵심 김 총장은 “대학이 지역경제를 혁신시켰다는 사례가 많이 나와야 대학을 바라보는 인식이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려면 “대학과 중앙정부, 지방정부의 수평적 관계가 정립돼야 한다”면서 “대학을 정치 사회의 하부 구조가 아니라 사회를 이끄는 견인차로 보고 대학을 믿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대학이 지역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려면 스스로 발전 계획을 세우고 집행하는 데 필요한 자율권이 대폭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율권의 핵심은 총장의 임기 연장을 포함한 권한 강화로 “총장이 교수 연봉 책정 등에 관한 재량권이 없어 우수 교원 확보에도 수도권 대학에 크게 밀리고 있다”고 했다. 김 총장은 “세계 대학 순위 300∼500위에 들어가는 대학들은 대학이 자율성을 가지면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면서 “교육부에 대학 자율을 침해하는 규제 리스트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김 총장은 현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의 핵심을 교육과 대학에 두고 지방정부에 대학 육성 권한을 상당 부분 이전한다는 정책을 반겼다. 정부가 2023년도 고등·평생교육 특별회계 예산을 1조7000억 원으로 증액한 것도 정부의 의지를 구체화한 것이라며 대학이 지역균형발전의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 총장은 “지방정부가 대학을 위한 정책을 효과적으로 실현하려면 지방정부에도 교육 전문가를 둬 대학을 이해하고 가치를 높이는 정책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전주=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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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자농사꾼이 스마트팜 경영인으로… “재배-유통-마케팅 망라 사업모델 꿈”

    전북 김제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김기현 씨(32·팜큐베이터 대표)는 농부가 되고자 했던 초심을 잃지 않으려 매일 반복하는 의례가 있다. 미국의 스타 요리연구가이자 유명 식당 셰프인 댄 바버의 강연 동영상 ‘내가 사랑에 빠진 생선’을 꼭 본다. 바버는 강연에서 지속가능한 먹거리의 중요성을 전한다. 김 씨는 이 영상을 보고 바른 농사를 짓는 농부의 길을 가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어린 시절 어렴풋이 농부가 되려는 꿈은 갖고 있었다. 대학을 전북대 농생물학과로 진학했고,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행사장에서 농산물을 팔아보기도 했다. 필리핀 환경청에서 인턴 근무를 해봤고, 대학 졸업 후에는 서울시에서 도시농업관리사로 일했다. “배운 농업 지식으로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해서 잘 팔면 의미 있는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인생 선택이었어요.”○ 무작정 감자 농사 발품, 논에서 도시 물을 빼다2019년 초 외가가 있는 김제로 귀농을 한 김 씨의 눈에 처음 들어온 건 감자였다. 김제시 광활면은 봄 감자 전국 생산 물량의 약 40%를 생산하는 지역. 가장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해보겠다고 뛰어든 김 씨에게 아주 적합한 작물이었다. 타깃을 정한 김 씨는 한겨울에 무작정 감자 농사를 배우러 광활면 곳곳을 다녔다. 이런 열의에 논 3필지 농사를 지어보겠냐는 제안이 들어왔고, 2019년 5월 김 씨는 처음으로 농부의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논농사를 지어보면서 초보 농부의 티를 조금씩 벗은 김 씨는 이듬해 본격적으로 감자 농사를 시작하면서 스마트팜(전통 경작 방식의 농업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시스템) 창업을 위한 경쟁력을 키웠다. “옆 논에서 농사를 짓던 어르신이 ‘워메, 젊은 놈이 독하네. 쉬어가면서 해’라고 말씀하셨어요. 이 말만 생각하면 쉬고 싶은 생각이 사라지더라고요. 하하.” 2020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청년후계농 대상자로 선정돼 지원을 받은 그는 겨울철 한파 기간 하우스에서 감자를 길러보고 관련 교육을 받으면서 온실 환경 관리 노하우 등을 쌓았다. 영하 8도 근처까지 떨어지면 감자가 죽어버려 영하로 기온이 내려갈 때마다 신문지에 불을 붙인 채로 밤새 하우스 안을 돌아다니곤 했다. “매번 하늘에 모든 것을 맡겨 농사를 짓는다면 농업 공부가 쓸모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날씨를 이겨보겠다는 오기가 생기더군요.”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작물 생장에 필요한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정밀하게 관리하는 법을 익힌 김 씨는 지난해 1월 김제시 스마트팜 혁신밸리에 입주해 토마토 농사도 짓고 있다. 새벽부터 온실에서 재배, 수확 관리를 비롯해 상품 포장, 납품까지 전 과정의 일을 팀원들과 같이 한다. 영농일지, 사업 계획서 작성은 온전히 그의 몫이다. 마트 등을 찾아 판로를 개척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 임대 농장의 대표로 기술센터와도 다양한 데이터를 주고받는다.○지역에 공헌하는 농업 경영인이 꿈청년 농부가 된 김 씨는 농업 경영인을 꿈꾸고 있다. 농장 임대 기간이 끝나는 2024년 6월부터 김 씨는 창업에 도전할 생각이다. 재배, 유통, 홍보마케팅, 시설, 가공, 교육·체험 등을 잘 버무려 운영해 좋은 상품을 출시하고 동시에 체계적인 농업 비즈니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고 했다. “처음에 귀농을 하고 나서 막막했어요. 대학에서 작물 생리, 작물 재배법 등을 배웠지만 막상 농사를 시작하니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떠오르는 게 없었어요. 그때 마을 주민들이 농사의 모든 것을 도와주셨습니다. 지역 네트워크에 녹아들면서 농사를 점차 알아가는 청년후계농이 돼서 지역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김 씨는 쉬는 날에도 여러 임시장터에 나가 농산물을 홍보하고 지역 동아리, 지역 정책 서포터스, 마을 기자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민 4명을 직원으로 고용하고 있는데 앞으로 지역 일자리 창출에 더 기여할 생각이다. 김 씨는 “이분들과 오래 같이 농사를 짓고 싶고, 농업을 기반으로 한 창업 방식도 주변에 널리 알리고 싶다”고 했다. 김 씨는 자신이 청년 농업인이 돠는 데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농식품부의 청년후계농 영농정착 지원 사업이었다고 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시작하는 청년들에게 생활비나 정책자금 융자 등은 아주 중요합니다. 농사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안전장치였던 것 같습니다. 많은 예비 또는 청년 농업인들이 이 사업에 응모해 용기를 얻었으면 합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3-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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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잉글랜드 벨링엄, 월드컵 골망 흔든 최초의 ‘2000년대생 선수’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노리는 잉글랜드와 네덜란드의 두 ‘명장’ 감독이 기막힌 젊은 ‘영건’의 전진 배치 기용으로 부담과 압박감이 심한 조별리그 1차전을 잡아냈다. 잉글랜드는 21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이란을 6-2로 대파하고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19살의 주드 벨링엄(도르트문트)이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벨링엄은 4-2-3-1 포메이션에서 데클란 라이스(웨스트햄)와 함께 중원 미드필더로 나섰다. 이란이 전반 극단적인 수비 전술로 전체 라인을 내려서 공격 공간을 주지 않자 잉글랜드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활동량이 강점인 벨링엄을 2선 공격 라인까지 전진 배치해 공격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 이란 진영을 노리던 벨링엄은 전반 35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루크 쇼의 크로스를 정확하게 헤딩으로 연결해 막힌 흐름을 뚫는 선제골을 터트렸다. 이 득점은 벨링엄의 A매치 첫 골이기도 했다. 벨링엄이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면 후반에 이란 특유의 극단적인 질식 수비, 경기 지연 플레이에 고전할 뻔 했다. 잉글랜드는 벨링엄의 골을 시작으로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이란의 조직력을 완전히 깨버리고 완승을 거뒀다. 벨링엄은 선제골을 비롯해 3번째, 6번째 득점에도 시발점 노릇을 했다. 2-0으로 앞선 전반 추가 시간 하프 라인에서 이란 미드필더들의 경합을 이겨낸 벨링엄이 측면 공간으로 빠져 나간 해리 케인(토트넘)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케인의 빠른 크로스에 스탈링이 오른 발을 갖다대며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44분에도 오른쪽 측면으로 뛰어 들어가던 칼럼 윌슨(뉴캐슬)에게 절묘한 공간 패스를 내줬고, 드리블로 골문 옆까지 전진한 윌슨이 다시 중앙으로 내준 패스를 잭 그릴리쉬(맨체스터 시티)가 마무리지었다.인생 월드컵 첫 경기에서 A매치 데뷔 골맛을 본 벨링엄은 의미 있는 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2003년생 벨링엄은 월드컵에서 골을 넣은 최초의 2000년대생 선수가 됐다. 2000년 이후 태어난 선수 중 월드컵에서 득점한 선수는 벨링엄 밖에 없다. 또 만 19세 145일에 골을 넣은 벨링엄은 잉글랜드 역사상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월드컵에서 득점한 선수가 됐다. 마이클 오언(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1998 프랑스 월드컵 조별리그 루마니아 전에서 18세 190일 나이에 골을 터트렸다. 이란전 활약으로 잉글랜드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라이징 스타’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렸다. 미드필더 포지션이면서도 2022~202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독일 포칼컵 등에서 9골(3도움)을 터트리며 스트라이커급 공격력을 과시한 그의 가치는 더욱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벨링엄은 잉글랜드 월드컵 대표팀에서 유일하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이 아니다. 유럽 축구 이적 시장을 다루는 매체인 ‘트랜스퍼마크트’가 매긴 벨링엄의 몸값은 1억 유로(1388억 원)까지 올랐다. 벨링엄은 이란 전 후 “도르트문트와 대표팀에서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 정말 자랑스러운 순간”이라고 말했다.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도 코디 각포(23·아인트호벤)의 깜짝 ‘원맨쇼’로 복병 세네갈을 2-0으로 잡고 16강 진출의 유리한 교두보를 점했다. 네덜란드 루이스 반할 감독의 후반 각포를 올린 ‘족집게’ 전술 변화가 적중했다. 주전 공격수 멤피스 데파이(바르셀로나)가 부상으로 결장한 상황에서 공격이 풀리지 않자 2선의 각포를 최전방으로 전진 배치했고, 각포는 후반 39분 193cm의 신장을 살려 상대 골키퍼 펀칭보다 높은 점프로 공을 머리에 맞혀 선제골을 터트렸다. 각포는 네덜란드 첫 유효 슈팅을 득점을 연결하며 8년 만에 월드컵에 나선 조국에 짜릿한 승리를 안겼다. 이 골은 자신의 첫 번째 월드컵 득점이기도 했다. 데이비 클라센(아약스)이 후반 추가 시간 쐐기 골로 경기를 끝냈다.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서 2021~2022시즌 리그 12골, 13도움을 기록한 각포는 이번 시즌 리그 14경기를 치르고도 9골, 12도움을 올리며 한층 업그레이드된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월드컵 무대에서도 분위기를 이어 ‘에이스’ 데파이의 공백 우려를 완전히 지우면서 유럽 빅리그 클럽들의 시선을 끌어당겼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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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잉글랜드, 우승하면 1인 8억 보너스… 한국 16강땐 얼마?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나서는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선수 한 명당 50만 파운드(약 8억 원)의 보너스를 받는다. 영국 신문 ‘데일리 메일’은 20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선수들이 카타르월드컵에서 우승한다면 잭팟을 터트릴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잉글랜드는 월드컵에서 이란, 웨일스, 미국과 함께 B조에 속해 있다. ‘데일리메일’은 “잉글랜드가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거머쥐면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300만 파운드(약 48억 원)의 보너스를 받고 선수에게는 50만 파운드의 포상금이 지급된다”고 보도했다. 선수단에 지급되는 포상금 총액 규모는 1300만 파운드(약 207억 원)에 이른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연봉 600만 파운드(약 96억 원)를 받고 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에는 잉글랜드 축구협회(FA)에서 선수 1인 우승 보너스로 21만 5000파운드(약 3억 4000만 원)를 책정했다. ‘데일리메일’은 “잉글랜드가 우승하면 선수들은 개인 후원사로부터도 막대한 금액의 보너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잉글랜드는 브라질, 프랑스와 함께 유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된 팀이다. 개최국으로 출전해 우승한 1966년 월드컵 이후 56년 만에 통산 2번째 트로피를 노리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때 4위를 했고,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이번 월드컵에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잉글랜드는 21일(한국시각) 밤 10시 카타르 도하 칼리파인터내셔널스타디움에서 이란과 B조 첫 경기를 갖는다. 손흥민의 토트넘 동료 해리 케인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득점왕에 도전한다. 독일은 카타르 월드컵 우승 시 선수 한 명에게 보너스 40만 유로(약 5억5000만원)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때 우승 보너스로 35만 유로(약 4억8000만원)를 내걸었던 것에 비하면 7000만원 정도 늘어난 액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때는 선수 개인당 30만 유로(약 4억 1200만원)를 지급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팀인 ‘디펜딩챔피언’ 프랑스는 우승 당시 선수 한 명당 약 4억 7000만 원의 보너스를 받았다. 한국은 본선 출전 선수에게 기본 포상금을 1인당 2000만 원씩 주고, 승리 경기마다 3000만 원, 무승부 시 1000만 원을 지급한다. 또 16강에 오르면 1인당 1억 원을 받고 8강 진출시 2억 원을 추가로 준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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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라도나 ‘신의 손’ 축구공 32억원 낙찰

    디에고 마라도나(1960∼2020·아르헨티나)에게 ‘신의 손’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축구공이 32억 원에 팔렸다. 17일 영국 런던에 있는 ‘그레이엄 버드 옥션 하우스’에 따르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스페셜’로 진행한 이날 경매에서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 아르헨티나-잉글랜드 경기 때 사용한 대회 공인구 ‘아즈테카’가 200만 파운드(약 32억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금과 달리 당시에는 공 하나로만 경기를 진행했다. 마라도나는 0-0으로 맞서던 이 경기 후반 6분 잉글랜드 골키퍼 피터 실턴(73)과 공중볼 경합을 벌이는 과정에서 왼쪽 주먹으로 공을 쳐서 골대에 넣었다. 경기 후 ‘핸드볼 반칙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자 마라도나는 “‘신의 손’의 도움을 일부 받아 마라도나가 머리로 넣은 골”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는 이 경기에서 잉글랜드를 2-1로 물리치고 4강에 오른 뒤 결국 정상까지 밟았다. 아디다스에서 만든 이 공은 당시 주심을 맡았던 알리 빈 나세르 심판(78·튀니지)이 보관하고 있다가 이번에 경매에 내놓았다. 그는 “이 공을 세계인과 공유할 적절한 시기가 왔다고 생각했다. 구매자가 대중을 위해 전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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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 분위기 흐리고 장염까지… 겉도는 호날두

    포르투갈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사진)가 장염으로 훈련에 불참했다. 영국 매체 ‘더선’은 17일 호날두가 복통을 호소해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진행한 포르투갈 대표팀 훈련에서 제외됐다고 전했다.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호날두는 몸에서 수분이 엄청 많이 빠져나갔다. 장염을 앓고 있어서 오늘 훈련을 하지 못했다. 그는 방에서 쉬고 있으며 회복 중이다”라고 말했다. 개인 통산 5번째 월드컵에 나서는 호날두는 포르투갈 대표팀 합류 이후 계속 실타래가 꼬이는 모양새다. 소속팀 맨유와 에릭 텐하흐 감독을 비난하는 호날두의 인터뷰가 공개되면서 포르투갈 대표팀 안에서도 그를 향한 냉랭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맨유 동료이기도 한 브루누 페르난드스는 라커룸에서 호날두와 악수를 나눌 때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고, 다른 선수들도 호날두를 살갑게 대하지 않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산투스 감독은 호날두 인터뷰와 관련해 “우리 대표팀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일축하며 “자신의 개인적 문제에 대해 인터뷰한 것이다. 대표팀으로 번질 일은 없다”고 했지만 대표팀 분위기는 묘하게 흐르고 있다. 포르투갈은 월드컵에서 단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지만 호날두와 페르난드스를 비롯해 수많은 스타를 보유하고 있어 우승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2월 3일 한국과 카타르 월드컵 H조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포르투갈은 조 1위 후보로 꼽힌다. 한편 ESPN은 16일 “맨유 선수들은 카타르 월드컵이 끝나고 프리미어리그가 재개될 때 호날두가 선수단에 포함될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구단 수뇌부는 조엘 글레이저 공동대표, 리처드 아널드 최고경영자, 텐하흐 감독 등이 모여 회의를 열었다. 호날두 문제를 해결하고자 법적 조언도 구했다”고 보도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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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라도나 ‘신의 손’ 축구공 31억 원에 낙찰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때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손으로 공을 쳐 골으며 ‘신의 손’ 논란을 일으켰던 축구공이 경매에서 수십억 원에 낙찰됐다.17일 AFP에 따르면 이날 영국 런던의 그레이엄 버드 옥션 하우스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신의 손’ 축구공이 200만 파운드(약 31억8000만 원)에 팔렸다. 이 공은 당시 월드컵의 공인구인 아디다스 ‘아즈테카’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의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8강전에서 마라도나는 손으로 골을 넣었지만 주심이 이를 보지 못했고, 득점으로 인정됐다. 당시는 공을 여러 개 사용하지 않고 한 개만이 90분 경기 내내 쓰였다. 이 축구공은 당시 8강 전 주심을 맡았던 튀니지의 알리 빈 나세르 전 심판이 36년간 소유하고 있다가 경매에 내놓았다. 빈 나세르 전 심판은 “이 공을 세계인과 공유할 적절한 시기가 왔다고 생각했다. 구매자가 대중을 위해 전시하기를 바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골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2020년 사망한 마라도나는 당시 경기 후 “내 머리와 신의 손이 함께 했다”며 행운의 골이었음을 인정했다. 빈 나세르 전 심판은 “사실 그때 (골 장면을) 정확히 볼 수가 없었다. 경기 후 잉글랜드 보비 롭슨 감독이 내게 ‘당신은 (심판을) 잘 봤지만, 선심이 무책임했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마라도나는 당시 논란의 골을 터트리고 나서 4분 후 하프라인에서 70m 가량을 수비를 제치고 드리블해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이 골은 멕시코 대회 최고의 골로 꼽혔다. 잉글랜드를 2-1로 꺾은 아르헨티나는 4강에서 벨기에를 꺾고, 결승에서 서독을 제압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멕시코 월드컵에서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1-3으로 졌다. 이 경기에서 박창선은 한국 월드컵 역사상 첫 골을 터트렸고, 허정무는 마라도나를 치열하게 막았다.  마라도나는 1984년부터 1991년까지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뛰었다. 1926년 창단했지만 만년 꼴찌였던 나폴리는 마라도나가 온 뒤 팀 사상 첫 우승을 포함해 두 차례 리그 정상 등극에 유럽축구연맹(UEFA)컵까지 품에 안았다. 그라운드에서는 최고였지만 각종 기행으로 ‘악동’이라는 수식어도 달고 다녔다. 나폴리 시절인 1991년에는 코카인 복용이 밝혀져 15개월 자격 정지를 당했고, 1994년 미국 월드컵 도중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나와 중도에 귀국했다. 자신의 별장까지 와 취재하던 기자에게 공기총을 쏴 집행유예 판결을 받기도 했다. 2008년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에 선임됐지만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8강에 그쳤고, 아르헨티나, 중동, 멕시코 등에서 클럽을 지휘했지만 지도자로서 주목받지는 못했다. 마라도나는 뇌출혈로 수술을 받은 뒤 2020년 11월 25일 세상을 떠났다. 한편 지난 5월에는 마라도나가 멕시코 월드컵 8강전에서 입었던 유니폼이 930만 달러(약 124억 원)에 낙찰됐다. 스포츠 기념품 경매 사상 최고가 세계 기록은 1952년 발행된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강타자 미키 맨틀 야구카드다. 8월 낙찰된 가격은 1260만 달러(당시 환율로 170억 원)였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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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 첫 ‘여성 포청천’, 주심-부심 3명씩 ‘휘슬’

    카타르 월드컵에선 1930년 제1회 우루과이 대회 이후 남자 월드컵 사상 최초로 여성 주심 3명, 부심 3명이 심판으로 나선다. 스테파니 프라파르(프랑스), 야마시타 요시미(일본), 살리마 무칸상가(르완다) 심판이 주심, 네우자 바크(브라질), 카렌 디아스(멕시코), 캐스린 네즈빗(미국)이 부심으로 참여한다. 대부분 남자 축구에서 ‘유리 천장’을 깨며 실력을 인정받은 심판들이다. 프라파르는 이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주심을 봤다. 2019 프랑스 여자 월드컵 결승전 주심을 맡는 등 여자 축구계에서는 ‘최고’로 인정받고 있는 그는 2019년 4월부터 프랑스 리그1 심판으로 활동했고, 그해 8월 리버풀과 첼시의 UEFA 슈퍼컵 주심을 보는 등 남자 축구계에서도 자신의 영역을 넓혀 왔다. 야마시타도 2019년 프랑스 여자 월드컵 주심을 본 이후 남녀 대회 ‘2회 연속 월드컵’ 주심을 보게 됐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 미국-스웨덴 경기에서 주심을 보기도 했던 야마시타는 올해 4월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멜버른시티(호주)-전남(한국) 경기에서 주심을 보는 등 국제 남자 경기에서도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무칸상가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역사상 최초의 여성 심판으로 활약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심판이 된 이후 FIFA 여자 월드컵, 아프리카 여자 네이션스컵(AWCON),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여자 챔피언스리그에서 심판을 맡는 등 풍부한 경력을 자랑한다. 논란을 일으킨 심판들도 주심으로 발탁됐다. 1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조별리그 튀니지-말리 경기에서 후반 40분에 종료 휘슬을 불었던 재니 시카즈웨(잠비아)가 주심으로 합류했다. 이달 초 아르헨티나 컵대회 결승 보카 주니어스-라싱 경기에서 레드카드 10장을 뽑아 화제가 됐던 파쿤도 테요(아르헨티나)도 주심으로 나선다. 이번 월드컵에는 주심 36명과 부심 69명, 비디오 판독 심판 24명 등 모두 129명이 ‘그라운드의 포청천’으로 활약한다. 한국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정해상 부심이 나선 이래로 3회 연속 월드컵 심판 배출에 실패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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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화 후계자’ 굳혔다… 김민선, 빙속 월드컵 여자 1000m 사상 첫 은메달

    ‘신기록 제조기’ 김민선(23·의정부시청)이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1000m 은메달을 차지했다. 김민선은 13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스타방에르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22∼2023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1000m 디비전A(1부)에서 1분15초82를 기록했다. 이보다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는 유타 레이르담(24·네덜란드·1분15초61) 한 명뿐이었다. ISU에서 1985∼1986시즌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을 시작한 뒤 한국 여자 선수는 아무도 이 종목에서 2위 이상을 기록하지 못했다. 월드컵에서 메달을 총 94개 수확한 ‘빙속 여제’ 이상화(33·은퇴)도 이 종목에서는 동메달만 2번 땄을 뿐이다. 전날 주 종목인 500m에서 개인 첫 월드컵 금메달을 따낸 김민선은 이날 1000m 은메달까지 추가하면서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리는 2026 겨울올림픽 입상 전망도 밝혔다. 김민선은 올해 2월 베이징 올림픽 때는 500m에서 7위, 1000m에서 16위를 했던 선수다. 김민선은 2017년 9월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폴 클래식 2017’ 여자 500m에서 37초70으로 이상화가 보유하고 있던 세계주니어기록(37초81)을 0.11초 단축하면서 ‘포스트 이상화’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곧 ‘국내용’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적수를 찾기 어려운 국내 무대에서는 연일 신기록을 쏟아냈지만 국제무대에서는 허리 통증 때문에 디비전A와 디비전B(2부)를 오가는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소속팀 의정부시청을 이끌고 있는 제갈성렬 감독(52)이 제시한 처방은 ‘중장거리 훈련’이었다. 월드컵 남자 1000m에서 두 번 우승했던 제갈 감독은 “김민선은 원래 500m에 초점을 맞춰 스타트와 근력 훈련에 전념했다. 그러나 허리 통증 때문에 근력을 키우기가 어려워 답답한 상황이 이어졌다”면서 “‘근력을 키우기 어렵다면 지구력으로 대체해 보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1000m, 1500m를 함께 뛰면서 장점을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근력으로 허리 통증을 이겨내기 시작한 김민선은 지난해 12월 열린 지난 시즌 월드컵 4차 대회에서 개인 최고 기록(37초205)을 새로 썼고, 올해 3월 월드컵 파이널 5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면서 개인 첫 시니어 국제무대 입상에도 성공했다. 김민선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두 개의 월드컵 메달과 함께 월드컵 1차 대회 마무리! 정말 행복한 주말이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한다”는 글을 올리며 자축했다. 김민선은 18일부터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리는 월드컵 2차 대회에 출전해 상승세를 이어갈 계획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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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흥민, 월드컵 ‘역대급 7번’… 베컴-호날두와 나란히

    카타르 월드컵 개막이 다가오면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창과 방패’인 손흥민(30), 김민재(26·사진)를 주목하는 시선이 늘고 있다. 그만큼 이번 월드컵에서 세계 최정상급 골잡이와 수비수인 둘의 활약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카타르 월드컵 개막(21일) ‘D-7’에 맞춰 그동안 월드컵에서 등번호 7번을 달고 뛴 선수들 중 돋보이는 활약을 보여준 10명을 추렸는데 손흥민이 포함됐다.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는 선수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케빈 더브라위너(벨기에), 앙헬 디마리아(아르헨티나) 등이 뽑혔고 잉글랜드의 슈퍼스타 데이비드 베컴, ‘캡틴 프랑스’ 디디에 데샹 등 은퇴한 레전드들도 포함됐다. 프랑스 대표팀 감독인 데샹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데샹은 1998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당시 프랑스 대표팀 주장을 맡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포르투갈은 같은 H조에 속해 손흥민과 호날두의 ‘7번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손흥민은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선 9번을 달았고 한 골을 넣었다. 당시 대표팀 7번은 김보경(전북)이었다. 손흥민은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7번을 달고 2골을 터뜨렸다. 카타르 대회에서도 7번 유니폼을 입는다. 이번 대회에서 한 골을 더 넣으면 안정환, 박지성(이상 3골)을 넘어 월드컵에서 골을 가장 많이 넣은 한국 선수가 된다. 김민재는 카타르에서 주목해야 할 세리에A 선수 10명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의 CBS스포츠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이탈리아 세리에A 클럽 선수 10명을 선정하면서 김민재를 빠뜨리지 않았다. 튀르키예 리그에서 뛰던 김민재는 이번 시즌에 세리에A 데뷔를 했는데 9월엔 세리에A 사무국이, 10월엔 이탈리아 축구선수협회가 뽑는 ‘이달의 선수’로 선정되는 등 인상적인 활약으로 리그 대표 선수로 자리 잡았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김민재가 막아야 할 포르투갈의 공격수 하파엘 레앙(AC밀란)도 10명에 포함됐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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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방구장 찾은 손흥민, 아직 왼쪽 눈에 부기

    왼쪽 눈 주위 골절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손흥민(30·토트넘)이 수술 후 처음으로 소속 팀 안방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13일 영국 런던에 있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찾았다. 수술 후 9일 만이다. 이날 토트넘과 리즈 유나이티드의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가 열렸다. 검정색 폴라티와 체크무니 카디건 차림의 손흥민은 아직 부기가 조금 남아 있는 수술 부위를 가리기 위해 검은 뿔테 안경을 끼고 관중석 앞쪽에 앉아 팀 동료들을 응원했다. 손흥민은 경기가 시작되기 전 안방 팬들을 향해 웃으며 사인을 해주는 등 내내 밝은 표정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그라운드로 내려가 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한국 축구대표팀 응원단 ‘붉은 악마’가 선물로 보낸 국가대표팀 머플러를 취재진 앞에서 펼쳐 보이기도 했다. 토트넘 구단은 손흥민이 경기장을 빠져나갈 때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면서 환하게 웃는 모습의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손흥민은 부상 부위 치료 등을 위해 런던에 머물다 16일 오전 카타르에 입성한다. 26명의 국가대표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하는 선수다. 손흥민은 2일 마르세유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상대 선수와 충돌해 눈 주위 골절 부상을 당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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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루과이 발끝, 갈수록 날카롭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첫 상대인 우루과이 핵심 공격수 다르윈 누녜스(23·리버풀)와 로드리고 벤탕쿠르(26·토트넘)가 나란히 멀티 골을 터뜨렸다. 누녜스는 13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 사우샘프턴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여름 벤피카(포르투갈)를 떠나 빅리그 무대를 밟은 누녜스는 시즌 초반 적응기를 거친 뒤 전천후 공격수의 자질을 보이고 있다. 누녜스는 이번 시즌 EPL(5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3골) 등에서 9골을 넣으며 활약해 루이스 수아레스(35), 에딘손 카바니(35) 등 우루과이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이을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흥민의 동료인 벤탕쿠르는 이날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안방경기에서 동점골과 역전골을 터뜨리며 팀의 4-3 승리를 주도했다. 벤탕쿠르는 후반 36분 상대가 걷어낸 공을 가슴으로 받은 후 논스톱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2분 뒤에는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내준 패스를 가볍게 왼발로 밀어 넣었다. 중앙 미드필더인 벤탕쿠르는 우루과이 대표팀에서 공격 성향이 강한 페데리코 발베르데(24·레알 마드리드)와 짝을 이뤄 공수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강한 압박과 태클 등으로 상대 빌드업 플레이를 저지하며 공격 때는 적극적인 돌파와 슈팅으로 골을 잡아낸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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