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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잠수함 관련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방위산업체 대표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동아)는 2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모 씨(50)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독일 방산업체와 합작 회사를 운영하던 박 씨는 지난해 4,5월 방산업체 K사 이사 김모 씨(52·구속)로부터 잠수함 성능개량 사업과 항만감시체계 등 3급 군사기밀 내용을 8차례에 걸쳐 넘겨받은 혐의로 같은 해 11월 기소됐다. 박 씨는 김 씨에게서 받은 문건을 회사 직원을 통해 독일 업체 직원에게 이메일로 건넨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박 씨가 김 씨에게서 받은 잠수함 관련 기밀은 다른 루트로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등 군사기밀보호법상 탐지·수집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다만 우연히 수집한 기밀이라도 이메일을 통해 외국인에게 누설한 행위는 처벌 대상”이라고 밝혔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항공기 회항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1)의 재판이 1심에 이어 항소심도 속전속결로 마무리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상환)는 1일 조 전 부사장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생각보다 증거조사 할 내용이 많지 않고 피고인 측이 원하는 대로 변론을 해도 한번에 다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재판에 변론을 종결하고 피고인 최후진술까지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20일 두 번째 공판을 끝으로 모든 변론을 마치고 이르면 다음 달에 선고를 할 것으로 보인다.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받은 조 전 부사장 측이 항소심에서 다툴 쟁점이 많아 재판이 길어질 거라는 관측을 뒤집은 초고속 진행이다. 이에 앞서 1심도 검찰이 기소한 후 37일 만에 선고가 이뤄져 통상적인 재판에 비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이날 조 전 부사장 측은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판단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주력했다. 1심 재판부는 “항공기 이륙 전 지상 이동도 항로”라며 항공기 항로변경죄를 유죄로 판단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22초 동안 17m 후진한 것은 ‘이미 정해진 항로’의 변경이 아니어서 처벌 대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승무원에 대한 폭행 혐의(항공기 안전운항 저해폭행)도 “항공보안법의 입법취지상 당시 (조 전 부사장의) 행동이 보안이나 운항을 저해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다른 쟁점에 대해선 재판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1심에서 유죄가 난 업무방해와 강요 혐의를 인정하고 무죄 주장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는다고 해도 쟁점이 많아지면 재판이 길어질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비난 여론과 93일간의 수감 생활로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상태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교훈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선처를 구했다. 이날 법정은 국내외 취재진과 일반인 방청객 등 90여 명이 몰렸다. 연녹색 수의에 머리를 뒤로 묶고 나온 조 전 부사장은 시종 고개를 숙인 채 가끔 두꺼운 뿔테 안경 사이로 방청석 쪽을 곁눈질하기도 했다. 그는 재판 말미에 발언 기회를 얻어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빈다.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의 부인 권윤자 씨(72)와 동생 권오균 트라이곤코리아 대표(65) 남매가 항소심에서 함께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이광만) 심리로 1일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권오균 씨는 “트라이곤코리아는 교단 소유 회사이고 교회 신축 사업은 적법한 경영행위였다”고 주장했다. 권윤자 씨도 “동생과 트라이곤코리아를 돕는다는 생각이나 행위를 한 적이 없다”며 두 사람 모두 횡령·배임 혐의를 부인했다.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창시자인 고 권신찬 목사의 딸인 윤자 씨는 2010년 구원파 재산을 담보로 297억원 상당을 대출받은 뒤 이를 동생 오균 씨 사업자금으로 쓴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동생 오균씨는 계열사 자금을 경영 고문료 등의 명목으로 유 전 회장 일가에 몰아줘 회사에 수십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집행유예 상태인 권윤자 씨는 검은색 외투의 사복 차림이었지만 수감 중인 동생 오균 씨는 푸른색 수의를 입고 출석해 대조를 이뤘다. 재판부는 구원파 관계자에 대한 증인신문을 한차례 진행한 뒤 다음달 20일 피고인 신문을 끝으로 심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다음 재판은 이달 29일 오전 10시에 열린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계약직 연구교수에게 지인들의 논문을 대필해주도록 지시한 ‘갑질’ 교수들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장준현)는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경희대 김모 교수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노모 교수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김 교수는 2009년 10월 한 제약회사와 진행한 신약 효능 실험에 같은 대학 축구부 선수들을 참여시키는 대가로 축구부 감독에게 박사 학위 취득을 위한 논문 대필을 약속했다. 김 교수는 2010년 3월 자신의 연구실 연구교수인 A 씨에게 대학축구 선수의 신체적 특성과 관련된 논문을 쓰게 했고, 이 논문은 축구부 감독이 작성한 것으로 둔갑돼 한국체육과학회지에 게재됐다. 같은 대학 노 교수도 2011년 3월 대학교수 지원에 필요한 논문 점수를 확보해야 한다는 친구의 부탁을 받고 A 씨에게 논문 대필을 지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은 부정한 연구행위를 조장하거나 자격 없는 사람에게 학위를 취득하게 함으로써 학위 취득을 위해 정직하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많은 사람의 정당한 기대를 저버리는 것으로 엄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이 개인적인 이득 없이 친분관계로 인해 범행을 저질렀고 동료 교수와 제자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을 고려해 실형은 선고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대한변협이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한데 이어 서울변호사회가 ‘박원순법(서울시 공무원 행동강령)’ 등 서울시 자치법규의 위법성을 검토하기 위한 ‘자치법규 평가위원회’를 1일 출범했다. 김한규 서울변호사회장은 “단돈 1000원 만 받아도 감봉 이상의 징계를 할 수 있는 박원순 법의 경우, 최근 30만 원을 받은 직원에 대해 중징계를 논의하는 등 과잉처벌 지적이 있다”며 “과잉규제나 재정 부담을 고려하지 않은 졸속 입법, 상위법의 위임범위를 넘어서는 위법한 입법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위법한 자치법규로 인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낭비되는 것을 막고 좋은 법률 제정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앞서 서울시의회 전현직 의원들의 친목단체인 ‘의정회’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조례나 지방의회 의원들에게 보좌직원을 둘 수 있게 하는 조례 등은 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았다. 또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을 강제하는 조례도 서울고법에서 위법판결을 받고 대법원 판단만 남겨두고 있다. 평가위원회는 서울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들과 외부 전문위원들로 구성되고 평가결과는 백서로 제작해 자치단체와 지방의회에 배포할 예정이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자존심 대결로 치닫던 ‘세탁기 분쟁’이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특허 유출을 놓고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2012년부터 벌여온 법적 분쟁도 마무리된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현재 진행 중인 법적 공방을 모두 끝내기로 합의했다고 31일 밝혔다. 삼성과 LG는 합의문을 통해 “소비자를 위한 제품 품질과 서비스 향상에 주력하자는 양측 최고경영진의 결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며 “앞으로 갈등과 분쟁이 생길 경우 법적 조치는 지양하고 대화를 통해 해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감정싸움으로 확산된 대립 세탁기 분쟁은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세탁기 부문 임원들과 함께 한 전자매장에 전시돼 있던 삼성전자 세탁기의 도어 부분을 힘주어 누른 장면이 매장 폐쇄회로(CC)TV에 찍힌 것이 발단이다. 예기치 못한 본사 압수수색에 검찰 소환 조사를 거친 조 사장은 CCTV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며 “바로 옆에서 삼성전자 직원들이 지켜보고 있었다”며 “만일 고의로 세탁기를 파손했다면 무엇보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삼성전자는 “조 사장이 세탁기 도어를 파손할 당시 삼성전자 직원들은 다른 방향을 보고 있었다”며 “LG전자가 해당 부분을 편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세탁기 분쟁이 확대된 것은 국내 가전업계 대표 라이벌인 두 회사가 서로 자존심을 건드린 탓이 크다. 특히 LG전자가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해 9월 “문제의 삼성전자 세탁기가 힌지 부분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는 입장을 밝힌 데에 대해서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그룹 수뇌부도 분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내부적으로 “삼성에 지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 앞으로도 법적 분쟁은 지양 하지만 사건이 장기화되면서 양쪽 그룹에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왜 국내 기업들끼리 싸우느냐는 여론이 양측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건은 이전 갈등 사례와 달리 정부나 법원의 중재 등 외부 개입 없이 양사 간 자발적 합의로 이뤄졌다”며 “특히 최근 국가 경기가 좋지 않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앞으로 벌어질 갈등에 대해서도 법적 분쟁을 지양하기로 한 데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또 다른 갈등이 발생하면 해당 사업 고위 관계자들끼리 직접 대화를 하거나 창구를 마련할 방침이다. 양측은 현재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 대해 고소 취하 등 필요한 절차를 밟고 관계 당국에도 선처를 요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재판에 넘겨진 LG전자 임원들의 ‘삼성 세탁기 고의 파손 사건’은 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명예훼손 혐의는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에 피해자의 처벌불원서가 제출되면 공소 기각으로 종결되지만 나머지 혐의는 검찰의 공소 취소가 없는 한 선처 탄원서가 제출되더라도 판결의 양형 단계에서나 참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합의 소식을 언론 보도로 알았다”며 “공소 취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지현 jhk85@donga.com·신동진 기자}
중국 정부의 탈북자 고문 사실을 양심선언한 중국 공안(公安) 출신 조선족에게 중국에서 박해받을 우려가 있다며 난민으로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이승택)는 조선족 이모 씨가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장을 상대로 낸 난민 불인정 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씨는 1995~2002년 중국 공안으로 일하며 탈북자를 색출해 북한으로 송환시키기도 했다. 2010년 한국에 입국한 이 씨는 2012년 8월 ‘탈북난민구출네트워크’가 주최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내가 중국에서 공안으로 일할 때 탈북자를 고문한 적이 있다. 중국에서는 전기방망이, 잠 안 재우기 등 심한 고문을 한다”는 취지의 양심선언을 했다. 이 씨는 이후 ‘탈북자 강제북송 규탄대회’에 참석하는 등의 활동으로 인해 본국에서 박해받을 우려가 있다며 지난해 2월 법무부에 난민 인정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 씨의 양심선언은 중국 정부가 한국 언론에 고문 사실을 부인한 직후에 이뤄지는 등 중국 정부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며 “중국 정부가 공공 영역에서 회람되는 정보라도 해외 인권단체에 제공한 경우 그 행위자를 처벌했던 점을 보면 원고가 중국으로 귀국할 경우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원고의 난민 지위를 인정하지 않은 처분은 위법하다”고 밝혔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법원이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정윤회 씨와 만났다는 소문은 허위”라고 결론짓고 재판 중인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다쓰야 전 서울지국장 측에 더이상 대통령의 행적을 문제 삼지 말 것을 주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이동근)는 30일 박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전 지국장의 재판에서 “정 씨의 휴대전화 발신지와 청와대 출입기록 등 객관적 자료를 볼 때 피고인이 게재한 소문의 내용이 허위인 점이 증명됐다”며 “앞으로 변론은 기사의 공공성이나 비방 목적 유무, 표현의 자유 해당 여부 등에 초점을 맞춰 달라”고 밝혔다. 재판이 마무리되는 단계에서 불필요한 논쟁을 줄이고 ‘명예훼손 사건’ 본질에 관한 판단을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어 재판부는 “정 씨가 청와대에 기록도 남기지 않고 출입했다는 등의 변호인 주장은 대통령 경호 시스템에 비춰 납득하기 어렵다”며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행적을 밝히는 것은 (기사가 허위임을 입증할) 검찰의 몫이지 변호인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가토 전 지국장이 쓴 ‘폄한’ 기사 6편을 증거로 추가했다. 검찰에 따르면 가토 전 지국장은 이번에 문제가 된 ‘박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을까’라는 제목의 기사 외에도 한국의 현 정권을 ‘무능한 정권’으로 표현하거나, 한국의 민족성과 위안부 문제를 비하하는 듯한 기사를 다수 게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가토 전 지국장이 기사에 인용한 칼럼을 쓴 조선일보 최보식 기자를 증인으로 채택하고 다음 달 20일 증인 신문을 위해 소환하기로 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일제강점기 때 백범 김구 선생과 함께 독립군 자금을 모으고 교육 구국운동에 힘썼던 포우 김홍량 선생에 대한 독립유공자 서훈 취소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5부(부장판사 성백현)는 김 선생의 아들 대영 씨(78)가 “고인을 친일행적자로 단정해 서훈을 취소한 것은 부당하다”며 국가보훈처장 등을 상대로 낸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김홍량 선생은 황해도 안악의 재력가로 1906년 양산학교를 설립해 민족운동을 전개하고1911년에는 김구 선생 등과 함께 간도 이민계획 등을 세웠다가 일제에 체포돼 수년간 수형생활을 했다. 그는 또 독립군 기지와 만주 무관 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사재를 출연하고 자금 모금에 앞장서는 등의 공적을 인정받아 1977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하지만 2010년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그의 이름이 오르면서 2011년 서훈이 취소됐다. 1938년 일본군의 중국 남경 점령 축하발언과 신사 참배, 1939년 일본군 전시체제 협력방안 논의, 1941년 친일전쟁협력기구 평의원 선출 등 행적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1, 2심은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들어 유족의 손을 들어줬지만 대법원은 서훈 취소의 효력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비록 김 선생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했다고 하더라도 친일인명사전에 적힌 행적이 객관적으로 확인되고 이런 사실들은 서훈 공적과 양립하기 어려운 것이므로 서훈을 취소한 것은 적법하다”고 밝혔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EWTS) 도입 사업을 중개하면서 국방비 500여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는 일광공영 이규태 회장(66·구속)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이 회사 직원 김모, 고모 씨(수감 중) 등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에 각종 서류 은닉처를 털어놨다. 검찰은 26일 도봉산 인근 컨테이너 야적장을 찾아갔다. 김 씨 등이 얘기한 1.5t 컨테이너를 열어 본 수사팀은 깜짝 놀랐다. 사업계획서와 각종 장부 등이 담긴 1t 분량의 서류상자,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이동식저장장치(USB), 녹음테이프 등이 빼곡히 쌓여 있었다. 이 회장이 직접 관리한 10년 치 무기중개 관련 서류와 파일이 있었다. 검찰이 비밀장소를 알아낸 것은 이달 11일 서울 성북구의 일광공영 본사를 압수수색하면서 직원 3, 4명이 서류를 외부로 빼돌리는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하면서다. 오랜 추궁 끝에 검찰은 본사 이 회장의 사무실 안에 있는 비밀공간을 파악한 뒤 이달 25일 두 번째 압수수색을 했다. 9.9m²(약 3평) 남짓한 이 공간은 1차 압수수색 당시엔 발견하지 못한 곳으로 비밀번호 잠금장치를 열어야 했다. 입구엔 감시용 폐쇄회로(CC)TV까지 설치돼 있었다. 검찰 조사결과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합수단 출범 직후부터 첫 압수수색이 이뤄진 날까지 100일 가까이 비밀방에 있던 중요 서류를 직원들을 시켜 매일 조금씩 빼돌렸다고 한다. 합수단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직원들이 당황한 탓인지 서류나 파일을 미처 정리하지도 못하고 급하게 빼돌린 흔적도 나왔다. 검찰은 29일 김 씨 등을 구속했으며, 구속된 후 로비 의혹에 대한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이 회장을 상대로 본격적인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장관석 jks@donga.com·신동진 기자}
스페인 명문 축구클럽인 FC바르셀로나의 유소년 팀에서 뛰고 있는 이승우 선수(17)가 전 에이전트사와 벌인 억대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이겼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부장판사 조규현)는 이 선수의 에이전트를 맡았던 S2매니지먼트가 “부당한 계약해지에 따른 손해배상금 1억50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이 선수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선수는 2012년 S2매니지먼트와 계약금 6000만 원에 2년 간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지만 1년 뒤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 선수가 한 스포츠용품 업체에게서 받은 후원금에 대해 S2 매니지먼트가 계약서에 없는 수수료를 챙겨갔다는 게 이유였다. 이 선수는 곧 스페인 현지에서 다른 에이전트사와 계약을 맺었다. 재판부는 “S2매니지먼트의 대표가 스스로 작성한 계약조건과 달리 수수료를 받고, 이를 문제 삼는 피고의 주장을 생트집으로 모는 것은 계약 위반에 해당한다”며 “이 선수가 계약을 해지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이 선수는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며 한국 팀의 준우승을 이끌었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이승한)는 동료 교사와의 불륜과 금품수수 등의 사유로 해임 징계를 받은 전직 교장이 “퇴직급여 제한은 부당하다”며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2010년부터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교장으로 근무했던 A 씨는 같은 학교 연구부장 교사와의 불륜 관계가 제보돼 학교에서 감찰 조사를 받았다. 조사 결과 A 씨와 부하 교사의 불륜은 사실이었고 이 밖에 학부모나 교사들로부터 37만원 상당의 선물과 식사 접대를 받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지난해 7월 해임됐다. A 씨는 공단 측이 ‘금품 및 향응 수수로 징계해임 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퇴직급여를 감액하자 A 씨는 “금품 및 향응수수는 징계처분의 주된 사유가 아니며 이 사유만으로 징계해임 될 정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 씨가 받은 징계의 주된 사유는 교장 신분으로 같은 학교 교사와 맺은 불륜”이라며 “A 씨가 받은 금품은 비교적 소액으로 이 자체만으로 해임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이를 이유로 퇴직급여를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흉기로 위협하고 집에 몰래 숨어있다가 기습하는 방식으로 성폭행한 20대 남성이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허부열)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손모 씨(24)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손 씨는 초등학교 동창생으로 만나 5개월 동안 교제한 여자친구 A 씨가 이별을 통보하며 만나주지 않자 지난해 7월 A 씨의 집 화장실에서 불을 끈 채 몰래 숨어있다가 밤늦게 귀가하는 A 씨의 목을 조르고 성폭행했다. 손 씨는 한때 A 씨와 동거하면서 출입문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 이 사건 2주일 전에도 손 씨는 재차 이별을 요구하는 A 씨 앞에서 “너 없이 죽는 게 낫다”며 자해 소동을 벌이다가 이를 말리던 A 씨를 도리어 흉기로 위협하고 원치않는 성관계를 가졌다. 1심은 “이별을 요구하는 연인을 칼로 위협하거나 집에 침입해 반복적으로 강간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징역 6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육체적으로 고통을 받고 처벌을 원하고 있지만 피고인이 깊이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와 교제 기간 절반을 동거한 피고인의 집착으로 벌어진 일임을 참작한다”며 징역 5년으로 감형했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거동이 불편한 60대 아버지를 상습적으로 때려 숨지게 한 20대 딸에게 징역 6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용빈)는 존속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28·여)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자격증 학원에 다니며 취업을 준비하던 이 씨는 지난해 1월 양쪽 무릎에 인공관절수술을 받고 퇴원한 부친의 병간호를 맡게 되면서 취업과 간병 스트레스를 이중으로 받았다. 간병을 시작한지 한달도 안돼 이 씨는 아버지가 재활운동을 게을리 하고 무릎을 함부로 움직이지 말라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며 아버지에게 손찌검을 하기 시작했다. 이 씨는 두 달 동안 나무 몽둥이와 플라스틱 안마봉 등의 도구를 이용해 매주 1, 2회 씩 누워있는 아버지의 가슴, 배 부위를 수십 차례 때리는 등 폭행의 강도를 점점 높였다. 같은 해 4월 10일 한밤중에 잠에서 깬 이 씨의 부친은 다리를 제멋대로 움직였다는 이유로 1시간 넘게 딸에게 나무 몽둥이로 맞은 끝에 갈비뼈 2개가 부러졌고 이튿날 장기간에 걸친 전신 출혈로 인한 속발성 쇼크로 숨졌다. 이 씨는 1심에서 중학교 시절 지속적인 학교폭력과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형량 감경 사유인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씨가 몸이 불편한 자신의 아버지를 2개월에 걸쳐 폭행의 방법으로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윤리적으로 용인하기 어렵다”면서도 “정신감정 결과 이 씨가 과거 사건으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었고 분노조절 및 정서 불안정성 인격장애를 가지고 있는 점, 모친과 언니가 선처를 구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철희)는 혼자 사는 80대 건물주 할머니를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살해한 혐의(살인)로 전 세입자 정모 씨(60)를 27일 구속 기소했다. 정 씨는 지난달 24일 오전 과거 자신이 세들어 살던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다가구 주택 2층에서 건물주인 함모 씨(88·여·사망)의 손을 휴대전화 충전용 케이블로 묶은 뒤 목을 눌러 숨지게 한 혐의다. 검찰은 이렇다할 직업 없이 도박과 경마로 재산을 탕진한 정 씨가 함 씨에게 돈을 빌리러 갔다가 거절당하자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씨는 2004년 4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함 씨의 집 아래층에 세들어 살면서 함 씨가 재산이 많고 혼자 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2013년 사기죄로 1년을 복역하고 나온 정 씨는 고의로 자동차 사고를 낸 사실이 밝혀져 보험금 환수와 미납 전화요금 독촉에 시달렸고 지인들에게 3만~5만 원씩 빌려 겨우 생활해왔다. 경제적 능력이 없어 부인과 사이가 안 좋았고 정신과 치료도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서울 강서구 재력가 송모 씨(사망 당시 67세)의 살인을 친구에게 교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형식 서울시의원(45·사진)이 살해범에게 사체 훼손까지 요구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용빈) 심리로 26일 열린 김 의원에 대한 항소심 3회 공판에서 송 씨를 살해한 팽모 씨(45)가 증인으로 나와 “형식이가 살해 후 (시신을) 토막까지 내서 담아오라고 했다. 거기 샤워실이 있으니 거기서 토막을 내면 된다”며 “(송 씨에게) 도끼를 써야 하니 운동도 열심히 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팽 씨는 “형식이가 내게 (살인) 데드라인을 몇 번이나 줬다”며 “2012년 살인교사 얘기가 처음 나왔을 땐 농담인 줄 알았지만 교사 강도가 점점 심해졌고 미루면 짜증을 냈다”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이 자신에게 “송 씨가 (범행 현장인) 빌딩 사무실에 늘 함께 오던 아내와 싸워서 혼자 나오는 때가 기회라고 했다”며 “건물 안 폐쇄회로(CC)TV 위치도 형식이가 알려줬다”고 주장했다. 팽 씨는 살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오열해 재판이 10분간 휴정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증인석에 앉은 팽 씨를 시종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억울한 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서울 강서구 재력가 송모 씨(사망 당시 67세)의 살인을 친구에게 교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형식 서울시의원(45·사진)이 살해범에게 사체 훼손까지 요구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용빈) 심리로 26일 열린 김 의원에 대한 항소심 3회 공판에서 송 씨를 살해한 팽모 씨(45)가 증인으로 나와 “형식이가 살해 후 (시신을) 토막까지 내서 담아오라고 했다. 거기 샤워실이 있으니 거기서 토막을 내면 된다”며 “(송 씨에게) 도끼를 써야 하니 운동도 열심히 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팽 씨는 “형식이가 내게 (살인) 데드라인을 몇 번이나 줬다”며 “2012년 살인교사 얘기가 처음 나왔을 땐 농담인 줄 알았지만 교사 강도가 점점 심해졌고 미루면 짜증을 냈다”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이 자신에게 “송 씨가 (범행 현장인) 빌딩 사무실에 늘 함께 오던 아내와 싸워서 혼자 나오는 때가 기회라고 했다”며 “건물 안 폐쇄회로(CC)TV 위치도 형식이가 알려줬다”고 주장했다. 팽 씨는 살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오열해 재판이 10분간 휴정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증인석에 앉은 팽 씨를 시종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억울한 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정보공개 청구 소송을 남발한 악성 민원인과 그를 대리한 변호사가 ‘소송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민단체 바른기회연구소(소장 조성환)는 이날 “문모 씨(46)와 A 변호사(31)가 자신들이 승소할 경우 (소송 상대방인) 정부기관의 예산에서 지급해야 하는 소송비용을 나눠 가질 목적으로 ‘기획 소송’을 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소송비용에 포함된) 변호사 보수 배분에 합의했다’는 원고 진술을 사실로 본 대법원의 판결문도 함께 증거로 냈다. 필로폰을 밀반입한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문 씨는 2007∼2014년 검찰과 경찰, 교도소 등 공공기관을 상대로 150건이 넘는 정보공개 청구 소송을 냈다. 문 씨는 2011년 필로폰 투약 혐의가 불기소 처분을 받자 제보자의 진술 등 정보를 공개하라며 서울중앙지검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1, 2심은 문 씨 손을 들어줬지만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원고가 공개 결정된 정보도 수령하지 않는 등 정보 취득 의사가 없어 권리를 남용한 것”이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문 씨가 제기한 정보공개 청구 소송 대다수를 특정 변호사가 수임한 사실과 문 씨가 교도관과의 면담에서 “소송비용 확정 절차를 통해 변호사 보수를 지급받으면 변호사와 배분하기로 했다”고 한 진술에 주목했다. 서울고법 행정1부(부장판사 곽종훈)는 대법원의 판단을 받아들여 “소송에서 이기면 실제 지출 비용보다 많은 돈을 지급받아 금전적 이득을 취할 목적 등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서울지방변호사회는 24일 ‘부실 로스쿨’의 퇴출과 로스쿨 관리·감독 강화를 교육부에 촉구했다. 김한규 서울변호사회장은 이날 세종시에 있는 교육부 청사를 방문해 로스쿨 통폐합과 로스쿨 운영에 관한 요청사항이 담긴 의견서를 전달했다. 주요 요청사항은 로스쿨 입학 기준 공개와 불투명한 선발 절차 개선, 엄격한 학사관리, 실무 교수 비율 확대, 로스쿨 인가 당시 장학금 지급 비율 준수, 결원보충제 폐지 등이다. 김 회장은 “로스쿨이 도입된 지 7년이 지났지만 법조인 배출을 위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며 “제주대 로스쿨 사태에서 보듯이 변호사시험 합격생을 늘리기 위해 불법을 저지르는 등 부실한 학사 관리의 폐해가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실한 로스쿨 운영은 법조인의 질적 저하를 초래해 국민들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기준에 미달하는 학교는 통폐합 형식으로 정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제주대 로스쿨은 최소 출석일수를 채우지 못한 일부 학생을 졸업생 명단에 포함시킨 일이 밝혀져 교육부에게서 지난달 경고 조치를 받았다. 서울변호사회는 유급 대상 학생들을 졸업예장자 명단에 포함시켜 법무부의 변호사시험 관리업무를 방해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고호성 전 제주대 로스쿨 원장 등 관계자들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대한변호사협회가 23일 차한성 전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 신고서를 반려했다. 차 전 대법관은 지난주 하창우 대한변협 회장이 개업 신고 자진 철회를 권고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한변협은 이날 상임이사회에서 차 전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 신고 처리를 정식 안건으로 논의한 후 “전관예우를 타파해 법조계가 국민의 신뢰를 받는 건전한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반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한변협의 ‘신고서 반려’를 놓고 법조계 안팎에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차 전 대법관의 경우 이미 서울변호사회가 법률 검토까지 마쳐 문제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 만큼 ‘법적 근거’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 회장이 “차 전 대법관이 소송을 내면 우리가 당연히 진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대법관 출신의 전관예우를 막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현행 변호사법에는 개업 신고 거부나 반려, 처분 조건 등에 관한 규정이 전혀 없다. ‘개업을 지체 없이 신고하여야 한다’는 한 줄뿐이다. 위반 시 처벌이나 과태료 규정도 없기 때문에 개업 후 신고를 하지 않고 수임한다고 해서 제재할 방법도 없다. 변협에 개업 신고서를 전달한 서울변호사회도 “개업 신고 자체로 효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차 전 대법관은 “대한변협이 어떤 법적 권한과 근거로 신고서를 반려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다. 다만 대한변협은 “변호사법 하위 규정인 변협 회칙에 ‘신고 심사 권한’이 있는 만큼 당연히 반려 권한도 있다”고 주장한다. 신고서를 받는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일반적인 ‘신고’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회칙이 위임한 변협 등록 규칙에 따르더라도 반려할 수 있는 경우는 ‘서류의 미비가 있는데도 신고자가 변협의 보완 명령에 불응한 때’로 국한돼 있다. 한 지방변호사회 관계자는 “과거 동료 국회의원에게 돈 봉투를 돌려 징역형을 선고받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경우도 이미 변호사 등록이 돼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개업 신고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며 “도덕적인 비난과 법적인 문제는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업 신고가 거부될 때 구제 절차가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경우 당사자가 법무부에 이의를 신청하는 구제 절차가 변호사법에 명시돼 있지만 개업 신고는 구제 절차가 따로 없기 때문에 개업 신고 반려를 이유로 변호사 활동을 제한하려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진강 전 대한변협회장은 “변협이 전관예우 폐해를 조사해 징계하면 모를까 위험성만으로 변호사 활동을 봉쇄하는 것은 국민에게 오랜 법조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기회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찬반 논란에도 불구하고 하 회장은 이날 “앞으로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 미리 서약서를 받아 변호사 개업을 원천적으로 막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청문회를 앞둔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가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